수호천사 8,9 회 대본
.. 회사 복도 창가.
태웅, 빈 손을 보여준다.
다소의 귀 밑에서 백원짜리 동전을 꺼내 보여준다.
다소의 눈앞에 1979년 동전.
다소 어머. 어떻게 된거예요?
태웅 믿는다면서요. 마술이예요. 가져요.
다소 (동전을 받아 들고).....
태웅 그 동전 있으니까 앞으로 행운이 있을거예요.
앞으로는 버벅거리지말고 일 잘해요.
걸리적거리는 놈 없어서 일 잘하겠네.
다소 (대충 알아듣고) 무슨...얘기예요?
태웅 나 내일부터 회사 안나와요. 잘해요. 갈게요. (돌아서 간다)
다소 (멍해서)......
태웅 (계속 걸어간다)
다소 하태웅씨! (뛰어가며) 잠깐만요. 잠깐 기다려봐요.
태웅, 돌아서 본다.
다소 무슨 말이예요? 내일부터 회사 안나온다니요?
태웅 (덤덤하게) 사표냈어요.
다소 왜요? 사표는 갑자기 왜요?
태웅 그냥 그렇게 됐어요. 다음에 얘기해요.
다소 이유가 뭔데요? 무슨 일 있었어요? 이번 행사 잘못 했다고 그런거예요?
태웅 (버럭) 아 거 짤렸다는데 뭘 그렇게 많이 물어봐요.
짤린 사람한테 자꾸 말시키면 기분 좋겠어요 예?
다소 .....
태웅 (간다)
씁쓸한 표정으로 가는 태웅.
뒤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다소.
회장실.
태웅의 사직서를 들고있는 강회장.
세현 (느긋하게 강회장의 표정을 살핀다)
강회장 사표낸 이유가 뭐야?
세현 회장님께서도 아시다시피 하태웅씨가 회사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습관적인 근무태만,
두 번에 걸친 폭행사건, 또 이번에 해변 행사.
강회장 (자르며) 알아. 하태웅이가 일을 잘하지 못한다는건 알고 있어.
그래서 사표 내라고 했나?
세현 하태웅 본인이 더 이상 회사 생활을 못견디는 것같습니다.
강회장 ....
세현 사표... 수리할까요 회장님?
강회장 사표 수리해.
세현 (의외의 대답이다)
강회장 더 할 얘기있나?
세현 아닙니다. 그럼 사표 수리하겠습니다.
비서실.
불안해서 앉아있는 지수.
회장실이 신경쓰여서 침이 마른다.
세현, 회장실에서 나온다.
지수 (긴장해서 일어선다)
세현 (지수를 바라본다)
지수 .....
세현 (지수의 사직서를 반으로 찢어서 책상 위에 툭 놓고 나간다)
지수 (무너지듯 앉는다)
우리 로비.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는 다소.
은주, 이미 돈을 찾아서 지급에 정리한다.
은주 (월급 명세표 보며) 아무리 한 달 조금 못채웠다고 해도 월급이 이게 뭐냐.
신경질나게. 애들 껌값도 아니구.
정사원일 때하고는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임시직은 사람도 아니라는거야 뭐야. 짜증나 진짜.
다소 정사원은 이것보다는 많죠?
은주 그럼. 그래도 이것저것 붙어나오는게 있어서 (명세표 흔들며)
이거, 이것보다는 낫다니까.
홍만 (옆에 와서 돈 찾으며) 월급 명세서는 왜 흔들어? 월급 받았다고 자랑하는거야?
은주 나대리 너 같은 정사원 욕하고 있었다 왜?
정사원은 명함에 금테 둘렀니? 왜 차별하니?
일은 똑같이 하는데 임시직보다 왜 월급 더 받아먹니?
홍만 이러지마. 행복한 줄 알아.
취직해서 첫 월급 날 사표내고 짤린 사람도 있는데 배부른 소리하고 있어 그냥.
하태웅이 말이야.
다소 .....
은주 어머 정말? 진짜 짤렸어? 왜?
홍만 이번에 해변 이벤트, 아무것도 준비 못하고 망쳤잖아.
은주 그렇다고 짤라? 너무하는거 아냐 이거? 왜들 그래 정말?
홍만 몰라 나두. 왜 나한테 그래.
다소 저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홍만 예.
은주 내일 봐.
내가 열이 받네 그냥. 기분도 그렇지 않은데 맥주나 한잔 사.
홍만 그래 좋아. 맥주값은 각자 내기로 하고 가자.
은주 으유 정말. 내가 산다 그래. 오늘 내가 책임질테니까 따라와.
수만 (뒤에서) 내도 책임좀 지도.
홍만 깜짝이야. 놀랬네....
은주 (홍만과 동시에)언제 또 왔냐.... 아우 진짜.
수만 내도 책임좀 져달라니까. 오늘 여대리 니한테 내를 완전히 다 맡길기다.
남들 시선은 의식 안해도 무방해.
은주 (한숨) 휴.... 갈증난다 정말.
거리 공중전화.
쇼핑백 옆에 놓고 전화하는 다소.
다소 여보세요. 정다소예요.
거기 어딘데 시끄러워요? (한심해서)오락실에서 뭐해요?
집에 언제 들어가요? 할 말 있어서 그래요.
동네 큰나무 아래.
다소, 태웅에게 쇼핑백을 내민다.
태웅 뭐예요 이거?
다소 옷이예요. 아저씨랑 순동씨 갖다드려요.
태웅 무슨 날인가? 오늘 생일도 아닌데.
다소 오늘 월급날인거도 모르죠?
태웅 그래? 월급날이었어요?
다소 월급도 안받고 나왔죠?
태웅 다음에 받으러 가지뭐.
(중얼거리듯)짤려도 꼭 월급날 짤려요.
다소 .....(미안한 마음에)
태웅 직접 주면 돼지 이걸 왜 나한테 주나?
다소 회사 그만뒀다고 아저씨한테 말씀드릴거예요?
태웅 ....
다소 아저씨가 하태웅씨 회사 취직된거 너무 좋아하시는거 같아서 그래요.
우선 다른데 취직 한 다음에 그때 말씀드리면 어때요?
태웅 그러지 뭐.
다소 그 옷, 하태웅씨가 첫월급 탄 선물로 드리라구요.
태웅 ....
다소 우리 어진이 봐주시는거 죄송해서 산거니까 부담가질건 없어요.
태웅 갑시다. (앞서 간다)
다소 ....(따라간다)
태웅 거실.
덕호 순동, 똑같은 분홍색 티셔츠 입고있다.
덕호 (기분 좋아서) 어떠냐 어울리냐?
순동 한 삼십년은 젊어 보이시는데요. 좋아요.
덕호 삼십년 젊으면 니들하고 내가 동갑이여 임마.
너도 그 이상한 호랭이 무늬있는 티쪼가리보다는 훨 났다.
순동 그래도 너무 일반 티샤쓰 같지 않아요 아저씨?
덕호 인물 훤해보이는데 뭘그래 임마?
옷갈아입고 방에서 나오는 태웅.
덕호 태웅아. 첫월급 타오느라 수고했다.
태웅 예....
순동 고맙다. 잘 입을게.
태웅 어. 그래.
순동 근데 너는 왜 안입어 보냐?
태웅 어? 뭐?
순동 (쇼핑백에서 똑같은 티셔츠 꺼내서) 이거 니꺼 사온거 아니냐?
태웅 어? 어. 어.
덕호 이놈이 참 뻔뻔스런 놈이네. 지 월급 탔다고 지 옷도 사와요 그래?
순동 아니죠 아저씨. 보세요. 우리 셋이 똑같은 티샤쓰잖아요.
통일. 의리. 단결. 예? 그지 태웅아.
태웅 어. 그렇지.
순동 자 빨리 입어봐.
덕호 그래. 우리, 태웅이 첫월급 기념으로다가 사진 한 장 찍자.
다소 거실.
다소, 어진을 꼭 안아주고 있다.
다소 엄마 보고 싶었어?
어진 응. 너무 너무.
다소 엄마도 어진이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어진아. 선물 있다?
다소, 어진에게 머리핀 선물을 내민다.
어진 우와 예쁘다. 고맙습니다 엄마.
다소 엄마 첫월급 탔다?
어진 그게 뭔데?
다소 (웃으며) 좋은거야. 엄마가 꽂아줄까?
어진 아니. 내가 할래. (거울 앞으로 간다)
창문 너머로 태웅의 마당에서 왁자지껄한 소리 들린다.
똑같은 티셔츠를 입은 남자셋이 자동으로 사진찍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은 찍어 두세요)
다소 (보고 빙긋 웃다가 태웅이 걱정스러운 표정인데)
어진 엄마 어때?
어진, 머리에 심플한 어린이 머리핀 꽂고 있다.
다소 예쁘네. 요거는 요렇게 (머리핀 하나를 다시 꽂아주며)
엄마 없는 동안 뭐했어?
어진 마술아저씨랑 놀았어.
마술 아저씨는 순동이 아저씨보다 재미 없어.
무슨 놀이 하자고 그러면 마술 아저씨 힘들다고 안해.
다소 그런 소리 하는거 아니야.
어진 엄마는 바다에서 순동이 아저씨랑 놀아서 좋았겠다.
다소 순동이 아저씨 여기 있었잖아.
어진 아니야. 순동이 아저씨 엄마 일하는 바다에 간다고 그랬어.
다소 어진이가 잘못 들었을거야. 순동이 아저씨 안왔어.
어진 아니야. 진짜야. 순동이 아저씨가 나쁜 아저씨 일 도와주러 간다고 그랬어.
정말이야.
다소 (이상한 생각이 드는데)
동네 골목.
순동의 차가 서있다.
순동, 분홍색 티셔츠 입고 온다.
순동 어? 여기서 뭐하세요?
다소 출근하시는 거예요?
순동 예. 이옷 어때요? 저한테 어울려요?
다소 예.
순동 태웅이가 첫월급 탔다고 사준거예요.
좋기는 한데 남의 옷 입은 거같아서 영 불편하네요.
(자신의 옷을 이리저리 보며)너무 일반옷이라 이거.
다소 (민망해서).....
순동 (웃으며) 근데 여기서 뭐하세요?
다소 ... 뭐 하나 물어볼게 있어서요.
순동 예. 물어보세요.
다소 혹시요....저희 일하는 해변 행사장에 오셨었어요?
순동 (덜컹한다) 예? 아 아니예요. 절대 안갔어요.
다소 솔직히 얘기해주세요. 부탁이예요.
순동 (난감하다)
다소 우리 어진이한테 얘기 다 들었어요.
순동 ....의리 때문에 말하면 안되는데....
다소 죄송해요. 솔직히 얘기 좀 해주세요.
제가 하는 해변 이벤트 도와주셨던 분들이 순동씨하고 같이 일하시던 분들 맞죠?
순동 예. 맞아요.
다소 (쿵한다).....
순동 원래는 태웅이 행사 도와주러 간건데, 태웅이가 다소씨 행사 도와주라고
그러더라구요.
다소씨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요.
다소 .....
순동 왜요? 무슨 일 생겼어요?
다소 아 아니예요. 아무 일 없어요.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는 있어야 될거 같아서요.
행사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순동 아이, 뭘요. 서로 돕고 살아야죠.
제가 이런 얘기한거 태웅이한테는 비밀이예요.
다소 예.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순동 예. 그럼 갔다 올게요. (차에 탄다)
다소 수고하세요.......
동네 큰나무 아래.
앉아있는 다소.
멍해서 앉아있다.
태웅과의 일들이 떠오른다.
<콘도 입구에서>
태웅 (버럭) 아 왜 하는 일마다 그 모양이야!
다소 (고함친다) 왜 나한테 소리 질러요! 안그래도 지금 죽겠는데! (속상해서)
태웅 (누그러져서) 어떻게 할거예요? 지금 두 시간 밖에 안남았는데.
<해변 무대에서>
다소, 순동일행에게 뛰어간다.
순동, 배트맨 가면에 야구모자 거꾸로 써서 얼굴 가리고 있다.
다소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라이타 저희는 이 동네에서 왔습니다.
오십원 우리 전부 이 동네에서 왔습니다.
순동 (끄덕끄덕)
<방파제에서>
태웅 행사 잘 했어요?
다소 예. 행사 망쳤다는 얘기 들었어요.
태웅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앉아요. 목아파.
<회사 복도 창가에서>
태웅 그 동전 있으니까 앞으로 행운이 있을거예요.
앞으로는 버벅거리지말고 일 잘해요.
걸리적거리는 놈 없어서 일 잘하겠네.
다소 (대충 알아듣고) 무슨...얘기예요?
태웅 나 내일부터 회사 안나와요.
잘해요. 갈게요. (돌아서 간다)
다소, 착잡하고 난감하다.
답답해서 나무 위를 쳐다본다.
태웅 거실.
덕호, 식탁 위에 삶은 닭 한 마리와
맥주를 꺼내놓는다.
덕호 자 어서 먹어라 태웅아. 월급 타오느라 수고 많았다.
자 받어.
태웅 먼저 받으세요. (따르며)이런건 뭐하러 사오셨어요.
덕호 내가 기분이 째지게 좋아서 그래 임마.
자 너도 받어.
(따르며) 회사에서 더럽고 아니꼬운 일 많았을텐데 잘 참았다.
건배하자. 자 화이팅이다.
태웅 (씁쓸해서 마신다)
덕호 크어. 맥주맛이 어째 이래 좋다냐 태웅아?
태웅 (사실을 뱉어버리고 싶다) 외삼촌. 사실은 말이죠.
덕호 어 그래. 사실은. (닭 다리를 뜯는다)
태웅 (차마 말 못하고) 사실은 저도 맥주맛 좋다구요.
덕호 이런 싱거운 놈. 자 먹어라.(닭다리를 준다)
태웅 예.
덕호 (닭다리 뜯으며) 왜 안먹어?
태웅 삶은 닭 내오실거면 순동이 있을 때 내오시죠. 순동이도 먹고 가게요.
덕호 닭다리가 두 개 뿐이 안달렸잖냐.
셋이 먹으면 한 사람은 닭다리 못먹잖냐.
태웅 아이고 참 외삼촌도.
덕호 닭다리는 왜 두 개라냐? 세 개면 순동이도 먹었을텐데.
어여 먹어.
대포집.
드럼통 식탁이 있는 서민적 분위기.
불판에 안주가 익고있다.
강회장 남기사 소주 마시고 있다.
강회장 (마시고 남기사에게 준다)
남기사 (술을 받는다)
강회장 남기사 자네하고 같이 술을 마시면 마음이 편해.
남기사 .....
강회장 자네가 내 식구가 된게 엊그제같은데 참 세월 빠르구만.
벌써 30년은 됐지?
남기사 회장님께서 저를 거둬주신 것은 평생 은혜로 알고 있습니다.
강회장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할 때도 돼지않았나?
남기사 30년전에 회장님께서 저를 거둬주지 않으셨으면 저는 아마 지금도
교도소를 들락날락 하고 있을 겁니다.
강회장 태웅이 그 아이가 회사를 그만 뒀네.
남기사 ....
강회장 내가 그 아이한테 괜한 짓을 한것도 같아.
자네 참 내 옆에서 내 집안 일 볼 것 못볼 것 지켜보면서
마음 고생도 많았네.
남기사 고생된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강회장 나이는 못속여. 어떤가 요즘 일이 고단하지 않은가?
이제 쉴 때도 돼지 않았나?
자네 남은 여생은 편안하게 내가 책임질 생각 하고있네.
쉬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하게.
남기사 회장님. 아직은 아닌것같습니다.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았습니다.
강회장 (무슨 말인지 몰라서 남기사를 쳐다본다)
남기사 (고개 돌려서 술을 마신다)
한강변. (밤)
세현의 차가 서있다.
차 밖에 서있는 세현 지수.
세현 이제는 솔직하게 얘기줄 수 있지 않나?
사표낸 후에 정말 회사를 나갈 생각이었어? 진심이었어?
지수 ... 그래요. 진심이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사표를 내는 것 밖에는 없었어요.
세현 그 진심은 기억하고 있겠어.
사표는 없었던 일이야. 기억에서 지워버려.
지수 왜 내 사표 받지 않았어요?
솔직하게 얘기해줘요. 이유가 뭐예요?
세현 우리한테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았어.
지수 이유는 그것 뿐인가요?
세현 니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지수 .....(세현을 바라본다)
세현 (지수를 가볍게 안아준다)
오피스텔 앞. (밤)
세현의 차가 도착한다. 내리는 세현.
세현 잠깐 내려봐.
지수 (내린다)
(마음 편치않아서) 여기는 왜요?
세현 지수가 이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고 했었지?
지수 (딱딱하지 않게) 내가 세현씨 속인거 확인시켜주려고 그러는거예요 지금?
세현 지수는 이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거야.
지수 (영문 몰라서 본다)
세현 (열쇠를 지수 손에 쥐어준다) 내일이라도 당장 이사 해.
지수 세현씨....
세현 나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여기 살고 있었던거야.
지수는 거짓말한 적 없는거야.
지수 .....
세현 그러니까 앞으로도 나한테 거짓은 없는거야.
지수 .....
세현 약속해줄수 있지?
지수 (세현의 품에 안긴다)
세현 (지수의 등을 두드려준다)
동네 큰나무 아래. (아침)
태웅, 출근하는 복장으로 온다.
기다리고 있는 다소.
태웅 (다소를 보고) 아 잘 만났네. 어제 내 옷은 뭐하러 샀어요?
그런거 입지도 않는데. 인제 반품도 안돼잖아.
다소 ....
태웅 회사 안가고 여기서 뭐해요?
다소 (쏘아붙이듯이) 아침부터 어디 가는데요?
태웅 아 몰라서 묻나? 출근한다고 나왔는데 그럼 점심 때 나오나?
다소 출근 어디로 하는데요?
태웅 왜이래 진짜?
다소 회사가 어딘데요? 출근 어디로 하냐구요?
태웅 왜이래요? 아침부터.
다소 나 출근해야 하니까 이따가 좀 만나요.
전화할거예요. (간다)
태웅 아 진짜 아침부터 쯧.
우리 로비.
세현, 의기양양하게 걸어들어온다.
직원들의 인사에 기분 좋게 답한다.
기획1부.
들어오는 세현.
만기 홍만 인사한다.
만기 나오셨습니까 실장님.
홍만 안녕하십니까.
세현 좋은 아침이에요. 수고들 해요. (실장실로)
홍만 좋은 아침이에요?
부장님 우리 실장님 아침부터 기분 짱인거 같거든요? 예?
만기 그건 하태웅이가 쓰던 말투 아니야?
고쳐.
홍만 예. 알겠습니다 부장님.
만기 (자리로 가며) 앓던 이가 빠지면 기분이 좋은거지.
홍만 아 나도 치과 가봐야 되는데(하다가 태웅의 빈자리를 보고)
(쩝하고 입맛 다신다)
기획 실장실.
세현, 상의를 옷걸이에 걸고 자리에 앉는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 봉투.
세현, 봉투를 뜯어본다.
무인카메라에 찍힌 '과속 범칙금
고지서' 복사한 종이가 나온다.
세현의 차가 사진 찍혀 있다.
세현 (인상 굳어지며 이게 뭐지 생각하다가 다시 본다)
고지서에 날짜가 보인다.
1998년4월17일.
세현 4월17일?....4월17일.(깜짝 놀란다)
세현, 3년전 진호와 과속으로
도로를 달리던 기억이 빠르게 지나간다.
세현, 충격에 손이 떨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세현 (놀라서 전화 받는다) 네. 네 회장님.
회사 복도.
얼굴 굳어서 걸어가는 세현.
애써 진정하며 걸어간다.
회장실.
소파에 앉아있는 강회장 세현.
강회장 개인적인 일로 좀 불렀다.
세현 (긴장해서) 예.
강회장 세현아.
세현 예. 형님.
강회장 우리 진호... 사고 말이다.
세현 (극도로 긴장한다)
강회장 3년이 지나면 웬만큼 상처가 아물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구나.
세현 .....
강회장 당시에 피해자 유족은 갓난아이 혼자였지 않나.
세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강회장 그 갓난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지금은 네 살이 됐겠구나.
세현 ....예.
강회장 사실은 나 나름대로 그 아이를 찾아는 봤지만 찾을 수가 없어.
세현 (극도로 긴장해서)
강회장 그 갓난아이한테 큰 빚을 진거같다.
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 그 빚을 갚고 싶다.
세현 .....
강회장 누가 그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세현 .....
강회장 알리고 싶지 않은 우리 가족 일이니 세현이 너한테 좀 맡기마.
그 아이를 찾을 방법을 좀 강구해봐.
세현 예.... 알겠습니다.
비서실.
극도로 날카로워져서 나오는 세현.
지수, 자리에서 일어난다.
세현, 지수도 보이지 않고 넋이 나간 듯 나간다.
지수, 그런 세현이 이상하다.
창고.
출고 대장을 보고있는 다소와 직원.
다소 이 날 아침에 해변 이벤트 음료로 출고 된건 '기획1부'
한 트럭 밖에 없다는 거죠?
직원 그렇죠.
다소 나중에 늦게 출고된게 '특판팀' 앞으로 출고 된거라는거죠?
직원 한 트럭 더 출고해달라고 오후 늦게 전화한 사람 누구예요?
성질 되게 더럽던데. '하' 뭐라더라.. 하씨던데? 창고에 한번만
나타나면 내가 진짜.
됐죠? (간다)
다소 .....(기막히고 답답하다)
#29. 빌딩 사이 휴게공원.
벤치에 앉아 심각한 다소.
태웅, 터덜터덜 걸어온다.
태웅 출근한다고 아침도 안먹고 나왔더니만 배고프네.
밥이라도 먹고 천천히 나올걸. 지각도 없는데.
다소 ....
태웅 배 안고파요? 저기 가서 컵라면이나 한 젓가락 합시다.
다소 사람이 왜그래요? 세상 왜 그렇게 살아요?
지금 배고프다는 말이 나와요? 왜 진지할 줄을 몰라요?
태웅 하! 하 나 진짜.
칠구지? 나 칠오야. 어려도 한참 어리면서 무슨 훈계야!
하 나 죽겠네 진짜.
다소 하태웅씨. 내가 언제 나 도와달라고 했어요?
회사에서 해고되면 안되니까 도와달라고 했냐구요!
태웅 !!....
다소 하태웅씨 앞으로 온 음료트럭 왜 나한테 넘기고.
하태웅씨 도와주러 온 순동씨네 사람들 왜 나한테 보냈냐 말이에요!
태웅 그건 말이죠.
다소 그렇게 해서 해고되면 회사 다니는 나는 뭐예요?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좋아서 회사 다니면 되는거예요?
왜 사람 바보 만들어요?
태웅 내 말좀 들어봐!
나는 말이죠. 학교를 열아홉번이나 옮겨다녔던 놈이예요.
체질적으로 한군데 오래 못있어요. 내 말 알아들어요?
싫증난다고. 짜증난다고!
다소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얘기 중에 제일 바보같은 말이네요.
싫증이 나서, 한달도 안다닌 회사를 그만둔다구요?
사는 것도 싫증나지 않아요? 벌써 이십년을 넘게 살았는데?
그만두지 그래요?
태웅 나보러 지금 죽으라는거야? 말이면 다하는거야?
다소 그만큼 바보같고 멍청해 보여요. 알아요?
태웅 아.... 미친다...
다소 왜 나 도와줘요?
태웅 (순간 할 말을 못찾고) .....
도와준게 아니라 내가 때려치울려고 그런거라니까!
다소 하태웅씨는 지구에서 제일 바보예요. (간다)
태웅 (순간 씁쓸해진다)......
우리 현관.
차를 닦고 있는 남기사.
세현 수고하십니다. 남기사님.
남기사 (인사한다)
세현 뭐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남기사 예.
세현 회사 소유 차량이 교통법규위반을 했을 때는 고지서가
어디로 날아옵니까?
운전자 본인한테 직접 날아옵니까?
남기사 총무부를 거쳐서 본인한테 전달 되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세현 처음에는 총무부로 간다는 거군요.
남기사 총무부 업무가 된지는 얼마 안됐고...
그 전에는 고충처리반에서 처리한걸로 알고있습니다만.
세현 .....고충처리반....
남기사 ......
세현 수고하세요. (간다)
남기사 (다시 차를 닦는다)
특판팀 앞 복도.
세현, 특판팀 사무실을 노려보고 있다.
서류들고 나오는 영달.
영달 (세현에게 의례적인 인사하고 가는데)
세현 주반장.
영달 이제는 특판팀장입니다만.
세현 나한테는 고충처리반 반장으로 더 익숙해서 그래요.
영달 그러시겠죠.
3년전에 강세현 과장이 기획실장님이 되신 다음에 직접 고충처리반을
만들어서 저를 보내셨으니까요.
세현 내가 주반장을 구석에 혼자 처박았으니까 나한테 감정이 많겠군요?
영달 회사 업무는 감정하고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만.
세현 나한테 할 말 있어요?
영달 없습니다만.
세현 앞으로 할 말이 있으면 뒤로 돌려서 하지 말고 직접 얘기해요.
언제라도 상대해줄테니까.
영달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러죠. (간다)
세현 (감을 잡을 수가 없다)
#33. 동네 공원.
순동 뭐?! 뭐라구? 사표 냈다구?
김밥과 컵라면 먹고 있는 태웅.
태웅 뭐 그렇게 놀라냐.
순동 그 그럼. 짤린거냐? 진짜 짤렸어?
태웅 한두번 짤려보냐?
순동 야! 학교하고 업소에서 짤리거 하고 똑같냐 이게?
일반회사 아니냐.
태웅 그게 그거지 뭐. 걱정할거 없어.
(김밥 두 개 들어서)짤리면 (김밥을)붙이면 되는거지.
(김밥 입에 넣는다)
야 순동아. 우리 외삼촌한테는 절대 얘기하지마라.
순동 내가 미쳤냐?
태웅 그러면 미쳐서 정다소한테는 얘기했냐?
순동 그거는.... 다소씨가 어진이한테 듣고 알고 있더라구.
태웅 아 쥐방울 고거 진짜.
순동 태웅아. 너 왜 짤렸냐?
태웅 지구에서 제일 바보라서.
순동 나보다 니가 십원어치 더 똑똑하잖아.
그럼 난 뭐야...(생각한다)
태웅 순동아. 니네 나이트에 자리 하나 있냐?
우리 로비.
경비창구에서 구내전화하는 다소.
다소 안녕하세요 실장님. 특판팀에 정다소예요.
기획실장실.
세현 아 정다소씨. 어쩐 일이예요?
다소 실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세현 그래요? 무슨 얘기죠?
다소 찾아 뵙고 말씀드렸으면 하는데요.
지금 실장님 찾아뵈도 될까 해서요.
세현 아... 내 방은 지금 곤란하고....자료실에서 보면 어떻겠어요?
다소 네. 알겠습니다. 실장님.
세현 그래요. (전화 끊는다)
세현, 잠시 생각하다가 나간다.
책상 위의 세현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 신호 울린다.
휴대폰 창에 [자료실에서. 홍지수]
자료실.
다소 그렇습니다 실장님.
하태웅씨가 사표를 낸건 다 제 잘못 때문입니다.
세현 (끄덕이며) 그런 일이 있었군요.
하태웅씨는 왜 본인이 사표를 쓰면서까지 정다소씨 일을 도와줬을까요?
다소 .....
세현 하태웅 본인이 회사 일이 싫었던거고,
그 구실로 모든걸 정다소씨한테 줘버린게 아닐까요?
다소 그렇지 않습니다 실장님.
세현 그렇다면요?
다소 .....
세현 정확한 이유가 없는거죠?
다소 이유는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장님.
어쨌든 제 잘못 때문에 하태웅씨가 사표를 낸겁니다.
사표 수리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실장님.
세현 어쨌든 행사 사고는 난 것이고, 누군가 책임은 져야하는데.
하태웅이 아니라면 정다소씨가 대신 사표낼 수 있겠어요?
다소 !!.....
세현 그럴 수는 없는거죠?
다소 ......
세현 이미 사표 수리됐어요.
그리고 행사 사고 뿐만 아니라 폭행사건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하태웅씨한테.
다소 실장님.
세현 다 끝난 얘기예요. 또 다른 할 말 있어요?
다소 ....없습니다.
세현 앞으로도 이렇게 상의할게 있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전화해요.
다소 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세현 갑시다. (간다)
다소 .....(간다)
서가 뒤에서 듣고 있던 지수.
지수 ......
#28-1. 우리로비 공중전화.
다소 금성이벤트죠? 우리음료 특판팀 정다소예요.
예. 맞아요.
어떻게 된거예요? 펑크나서 일이 어떻게 된지나 아세요?
#28-2. 비상계단.
열이 올라서 기다리는 다소.
지수, 온다.
다소 뭐하나 물어볼려구요.
지수 (빤히 쳐다본다)
다소 금성 이벤트 아시죠?
지수 알아. 왜그러지?
다소 해변 행사 당일 날 이벤트 취소한다고 거기다 전화했었죠?
지수 (기가 막히다는 듯) 왜이래? 정신나갔어?
다소 홍대리님 자료파일 대로 행사 준비했으니까 이벤트 업체가 금성이란 것도
홍대리님이 알고 있었던거 아니예요?
금성이랑 계약한거 아무도 모른단 말이예요.
지수 정다소. 왜이렇게 겁이 없어?
뭐? 내가 계약 취소 전화를 해? 증거 있어?
다소 (억울하고 약올라서)
지수 한번만 더 이런 식으로 나오면 다칠줄 알아.
뭘 믿고 까부는거야?
믿을 사람도 이제 없어진거 아니야? (간다)
다소 (억울하고 분하지만 믿을 사람 없다는 말에).....
다소, 허탈해서 내려간다.
회사 복도 일각.
기다리고 있는 선정.
만기, 주위 살피며 온다.
만기 어디서 지금 전화질이야? 누가 전화하라고 했어?
선정 나도 당신하고 통화하고 싶은 마음 요만큼도 없어.
만기 너 정말 이 회사 계속 다닐거야? 안나갈거야?
니 발로 안나가면 내가 쫓아내는 수가 있어.
선정 내가 못견뎌서 집 뛰쳐나왔지만, 회사는 절대 못나가.
이거 첫월급 나와서 산거니까 애들 갖다줘.
정은이 치마하고 정수 운동화야. (쇼핑백을 준다)
만기 (쇼핑백 바닥에 툭 던진다) 우리 애들 이런거 필요 없어.
다 있어.
선정 어디로 이사한거야? 애들 어디로 전학시켰어?
전화번호라도 가르쳐줘야 될거 아니야!
만기 애들한테 신경 끊으라고 했지?
좋은 말로할 때 내눈 앞에서 꺼져. (간다)
선정 (눈물을 참고 쇼핑백을 주워든다)
사장실.
강회장 장변호사 마주앉아있다.
강회장 (보던 서류를 탁자에 놓으며)장변호사. 이렇게 간단한거요?
장변호 복잡한 편은 아닙니다.
친자확인소송도 아니고 친자를 호적에 올려서 정리하는 것이니까
친자 본인 동의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강회장 본인 동의라....
이 서류 한부 더 있겠소?
장변호 저쪽에 보여드리려고 하시는 겁니까?
강회장 그래요.
장변호 그럼 복사를 하면 되겠군요.
강회장 장변호사 알다시피.
장변호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서실.
서류 들고 나오는 장변호사.
장변호 복사기가...
지수 제가 하겠습니다 변호사님.
장변호 아 아니예요. 내가 직접 하지요.
장변호사, 서류 1장 복사한다.
지수 (무슨 일인지 궁금한데).....
장변호사, 복사된 서류를 들고 들어간다.
지수 (보고 있다가) 원본을...(하며 복사기 앞으로 간다)
지수, 복사기 뚜껑을 연다. 원본을 뒤집어 본다.
[인지(친권자 지정)신고서]
피인지자 성명-하태웅
인지자 성명-강두식
기타사항-친자확인에 의한 호적변경
지수 (깜짝 놀라서 복사기 뚜껑을 닫는다)
여비서, 꽃다발을 들고 들어온다.
여비서 홍대리님. 이정도면 예쁘죠? 합격이죠?
지수 응. 꽃병에 꽂아.
여비서 네.
장변호사, 나와서 원본을 갖고 들어간다.
지수 (놀라움에).....
화장실.
지수, 놀라움이 진정이 안된 듯 서성거리다가 걸음을 멈춘다.
<제3부 강회장의 차>
강회장 회사생활이 기본이 안돼있는 신입사원이 하나 있는데,
교육좀 맡아주겠나?
<제4부 회장실>
강회장 그친구 어때? 마음에 드나?
<제4부 비서실>
지수 회장님. 하 덕자 호자 쓰시는 분이십니다.
강회장 연결해. (들어간다)
<제4부 카페에서>
세현 하태웅이에 관해서 뭐... 들은 얘기 없어?
<제4부 카페>
지수 그건 모르겠어요. 식당 예약만 지시하셨어요.
늘 가시는 중식당 예약했어요.
아마 하덕호라는 분인 것 같아요.
세현 (깜짝 놀란다) 지금 하덕호라고 했어?
<제5부 자료실>
지수 세현씨.
세현씨 요즘 나한테 뭐 숨기는거 있어요?
세현 무슨 소리야?
지수, 침착하려고 애쓰며....
우리 로비.
걸어나가는 강회장 지수.
강회장 홍대리, 하태웅이 퇴사한거 알고 있나?
지수 네. 알고 있습니다.
강회장 어떻게 생각해?
지수 죄송합니다 회장님.
하태웅씨 교육을 제대로 못한 것 같습니다.
강회장 선생 잘못은 아니지. 대기해 있는 차 앞에 도착한다.
내가 묻는건 하태웅이가 한달도 안돼서 사표 쓸만한 인물이냐
이말이야.
그만큼 회사에 적응할 능력이 없는 인물이야?
지수 아닙니다. 하태웅씨는 여러 가지 장점이 많습니다.
강회장 그래?
세현, 뒤에서 다가온다.
지수 (세현을 보지 못하고)회장님.
사실은 하태웅씨가 사표를 낼 일이 아니었습니다.
강회장 무슨 소리야?
지수 해변 행사는 하태웅씨 잘못이 아닙니다. 사실은.
세현 (재빨리 끼어든다)회장님 어디 나가십니까.
강회장 갈데가 좀 있어.
해변 행사 실패한 것이 하태웅이 잘못이 아니라니?
그럼 누구 잘못이야?
지수 (입을 열려는데)
세현 말씀 중에 끼어들어서 죄송합니다만, 해변 행사를 망친 원인은
음료 운송에 착오가 있었고, 또 행사 공연팀이 펑크를 냈기 때문입니다.
하태웅씨가 물론 고의적으로 착오를 일으키거나 펑크를 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두가 하태웅씨 책임하에 있던 일들입니다.
책임을 질 사람은 하태웅씨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강회장 음. 홍대리도 이런 얘긴가?
세현 (지수와 빠르게 눈을 마주친다)
지수 ...그렇습니다.
강회장 남기사. 가지. (차에 탄다)
남기사 예. (차에 탄다)
출발하는 강회자의 차.
지수 (세현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들어간다)
세현 (긴장이 풀어지면서)....
(다시 문득 몸을 돌려서 들어간다)
우리 로비.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지수.
세현, 빠르게 걸어온다.
세현 (휴대폰 들어서) 메시지 보냈었어?
사무실에 놓고 나갔었어.
지수 자료실에 갔었어요.
세현 ....그래?
지수 엿들으려고 했던거 아니예요.
세현씨 정다소하고 얘기하는거 들었어요.
세현 안들은 걸로 해줘.
지수 왜요?
세현 별 얘기 아니잖아.
엘리베이터 타는 세현 지수.
엘리베이터.
세현 저희들끼리 우왕좌왕하다가 생긴 일이야.
지수 하태웅씨가 사표를 낸 일이잖아요.
나 회장님한테 많이 혼났어요. 내가 교육하던 사람이잖아요.
잘잘못은 분명히 가려야한다고 생각해요.
세현 하태웅 대신 정다소를 내보내기라도 하겠다는거야?
지수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현 그건 안돼.
지수 왜죠?
세현 .....
나는 하태웅이 그놈이 마음에 안들어. 내 밑에 두고 싶지않아.
지수 일개 임시직 부하직원한테 왜 겁을 내요?
세현 내가 겁내고 있는거 같이보여?
지수 그런게 아니라 너무 예민해보여서 그래요.
세현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세현 나중에 얘기해. (내린다)
지수 .....
특판팀 사무실.
일하고 있는 직원들.
눈치보며 통화하는 다소.
다소 그런걸 왜 나한테 그래요. 직접 와서 찾아가요.
한강 시민공원.
쪼그리고 앉아 비둘기 모이 주며
휴대폰 통화하는 태웅.
태웅 아 그 회사 인제 가기도 싫다니까 그러네.
거기 있는 사람이 내 월급 좀 찾아오면 돼지.
다소 은행 통장도 없어요?
태웅 내가 은행에 맡길 돈이 어디 있다고 통장을 만드나?
다소 경리과에서 본인 아니면 안됀다고 할지도 몰라요.
태웅 거 얼마 된다고 본인을 찾나.
측근이라 그러고 좀 찾아다 줘요. 끊읍시다. (끊는다)
다소 여보세요. 여보세요. (눈치보며 전화 끊는다)
태웅, 모이를 휙 뿌리며
경리 창구.
다소 예. 은행통장이 없는 사람이라서요.
직원 본인 아니면 지급할 수가 없는데요.
다소 예... 그래도 혹시 안될까요?
제가 영수증 쓸게요. 저 특판팀 직원이거든요. (사원증을 내민다)
직원 (사원증 보고) 사원번호가.... 임시직이시네요?
다소 네.
직원 좀 곤란한데요. 본인이 오라고 하세요.
다소 네.... 알겠습니다. (돌아서는데)
지수, 들어온다.
다소 지수, 서로 쳐다본다.
다소 (가볍게 고개 숙이고 피하듯 간다)
지수 (가는 다소를 돌아본다)
지수, 창구 앞으로 간다.
지수 기획1부 하태웅씨 월급명세서좀 줘요.
직원 하태웅씨가 누군데 본인이 월급 안타가고 그래요?
지수 방금 저 여사원도 하태웅씨 월급 때문에 왔었어요?
직원 그런데요.
지수 .....
하태웅씨 월급이 지급 안됐어요?
직원 예.
지수 월급 지급해줘요.
직원 본인이 아니면.
지수 나 회장 비서실 홍지수 대리예요.
한강 시민공원.
벤치에 누워 얼굴에 신문 덮고
자고 있는 태웅.
다소, 보고 한심하다.
다소 이봐요. 하태웅씨. 하태웅씨.
(다리를 손끝으로 약하게 흔들어 본다) 이봐요. 하태웅씨.
(신문을 확 벗긴다)
태웅 (부시시 눈을 뜬다) 아 뭐야 뭐야?
다소 (쳐다본다)
태웅 왔으면 얌전하게 이름을 불러야지 뭐하는거야 이게?
다소 뭐예요 이게? 노숙자예요?
태웅 아 거 말 심하게 하네.
다소 한심해서 그래요.
태웅 지 구에서 제일 바보. 노숙자. 한심하다.
스타일 완전히 구기네 오늘.
내 월급은 받아 왔어요?
다소 본인 아니면 안준데요. 직접 가서 찾아요.
태웅 월급도 못받아오고 여기 왜 왔어?
다소 취직 안할거예요?
태웅 취직 시켜줄라구?
다소 취직 자리 알아보자구요.
태웅 그럼 말이지. 우선 시원하게 목좀 축이고.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잤더니만 피곤하네. (간다)
다소 (한심하게 본다)
태웅 (돌아보며) 내가 사께.
카페.
종업원 커플빙수를 내온다.
태웅 우리 빙수 두 개 시켰는데요?
종업원 2인분이예요. 커플빙수예요. 맛있게 드세요. (간다)
다소 ....
태웅 (빙수를 섞는다) 부대찌개도 아니고 한바가지에 같이 주나 이걸?
남자 여자 같이 다니면 다 커플인줄 아나? 문제야 문제.
일단 먹읍시다.
(퍼서 먹으려다가) 숟가락 안들어요?
다소 어떻게 같이 먹어요?
태웅 아이고 참 나. 성격 이상하네.
자 자. (빙수 얼음에 숟가락을 푹푹 찔러 반을 가른다)
이건 내꺼. 이건 거기꺼. 됐죠?
다소 녹으면 어차피 섞이잖아요.
태웅 아 거 되게 깔끔떠네. 아 그럼 하나 더 시켜. 이봐요.
다소 알았어요. 먹어요. (숟가락 든다)
다소 태웅, 빙수를 먹으려고
고개 숙이다가 이마를 부딪친다.
다소 아....
태웅 아...진짜... (이마 만지며) 왜 그렇게 딱딱해?
다소 뭐요?
태웅 같이 못다니겠구만. 먼저 먹어요.
다소 먼저 먹어요.
태웅 (즉시) 그러지 뭐. (빙수를 퍼먹는다) 먹어 먹어.
다소 (빙수를 먹는다)
다소 거실.
전화벨 울린다.
뛰어들어와서 전화받는
어진 여보세요. 엄마.
동 카페.
휴대폰 통화하는 다소.
다소 어진이 뭐해?
태웅 (손등으로 입 쓱 문지르며) 어이구 시원하네.
어진 마당에서 물총놀이 해. 엄마 왜 안와? 오늘은 일찍 온다면서.
다소 음... 어진아. 오늘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겼어.
태웅 회사는 무슨 회사.
어진 (실망해서) 그럼 오늘도 늦어?
다소 일 빨리하고 엄마 갈게. 조금만 참을 수 있지?
어진 (포기하고) 알았어 엄마. 일찍 와야돼.
다소 그래. 아유 착하다. 그래 끊어.
(조금 마음이 찜찜한 듯).....
(휴대폰 주고) 전화 잘 썼어요.
태웅 애한테 거짓말은 술술.
아주 선수구만? (그릇 들고 국물까지 다 마신다)
다소 다 먹었으면 일어나요.
태웅 핸드폰 잃어버린거 못찾았죠?
다소 예. (일어나며) 빨리 일어나요.
일식집 룸.
강회장 오늘 출근을 안했더군요. 사표 수리 됐어요.
덕호 .....
강회장 ....마음 같지가 않아요.
덕호 마음대로 될줄 알았습니까?
앞으로 어쩔 작정입니까?
강회장 어떻게 하는게 좋으시겠어요?
덕호 (언성 높여) 그걸 지금 나한테 묻습니까?
강회장 (서류봉투를 내민다)
덕호 뭐요 이게?
강회장 그 아이를 내 호적 밑으로 옮겼으면 해요.
필요한 서류예요.
덕호 (쿵한다)
강회장 호적 변경에 동의해 주시겠소?
덕호 한달도 안돼서 회사 때려치운 못난 놈도 아들로 받아 들이겠다는 겁니까?
강회장 태웅이 그 아이가 하고 싶은걸 하게할 생각이요.
공부를 하던가, 조그만 사업을 시작하던가 말이요.
덕호 태웅이는 내가 잘 알아요.
지금 섣불리 당신이 아버지라고 말하면 태웅이 걔 어떻게 나올지 몰라요.
(서류 봉투를) 이거 집어넣으세요.
강회장 이제는 방법이 없잖소.
덕호 당신 뜻은 알았으니까... 시간을 좀 주세요.
거리.
건물 화단 턱에 앉는 덕호.
가슴이 답답해서 하늘을 본다.
PC방.
의자 2개 붙이고 앉아서
모니터 보는 다소 태웅.
[구인구직 사이트]
다소 (마우스 움직이며) 여기는 어때요?
태웅 어디? (모니터 앞으로 고개를 내밀어 다소와 얼굴이 가까이 붙는다)
다소 여기요. 식음료 계통 경력자 우대. 신체건강하고 성실한 분.
태웅 (다소를 본다)
다소 밤업소도 식음료 계통이잖아요. 여기는 어때요?
(태웅을 보고 조금 뒤로 물러난다)
태웅 (쑥스러워서) 별론거 같은데.
다소 지금 어디 보고 있는거예요?
태웅 여기 봤다니까. 경력자 우대.
다소 취직 안해요?
태웅 해야지. (모니터를) 봐요. 보자구.
다소 (마우스 움직이며) 컴맹은 취직하기 힘들어요.
여기는 어때요?
태웅 어디 어디? (모니터에 얼굴 들이민다)
빌딩 사이 휴게공간.
공중전화 하고있는 태웅.
태웅 어 순동이냐? 출근했냐? 그래 그럼 수고해라.
그냥 출근했나 해서 전화했다. 끊는다.
옆 벤치에 앉아서
광고신문(벼룩시장) 보고있는 다소.
태웅 벌써 사람 구했다는데?
다소 (실망해서) 그래요?
그럼 여기는 어때요?
구인구직 란에 벌겋게 엑스 표가 돼있다.
태웅 (엑스표 하며) 이것도 아닌데.
다소 휴.... (신문을 넘긴다)
태웅 (다소와 같이 신문 보다가)샴푸 뭐 써요?
다소 (옆으로 물러 앉으며) 왜요?
태웅 쥐방울하고 같은거 쓰죠? 어린이용 샴푸 쓰죠? 맞죠?
다소 (무안해져서) 무슨 상관이예요?
태웅 머리에서 사탕 냄새 나서 그래요.
다소 (무안하고 어색해서 굳은 표정으로 본다)
태웅 내가 뭐?
다소 그런 말 하지마세요. 취직 얘기만 해요.
태웅 머리에서 사탕 냄새 나니까 사탕 냄새 난다고 그랬지.
감자탕 냄새 난다고 했나 내가?
기분 나쁠게 뭐 있어?
다소 취직 안할거예요?
태웅 (신문 흔들며) 이런거 갖고 취직 어떻게 해?
사람 많은데 가야지.
다소 (영문 몰라서 본다)
야구장.
타자가 안타를 치고 달려나간다.
함성과 함께 일어나는 관중들.
관중석에 앉아있는 태웅 다소.
다소 (포기하고 무표정하게 앉아있다)
태웅 (흥분해서) 세이프! 그렇지! 2루타! 가자! (앉는다)
다소 하태웅씨는 지구에서 나랑 제일 틀린 사람이예요.
관중들 파도 응원한다.
태웅 와! (일어났다 앉으며) 뭐가 틀려요?
다소 어떻게 이렇게 천하태평일 수가 있어요?
태웅 파도 온다 파도. 이런데서는 같이 하는거야.
(다소 팔을 잡아 일으키며) 와!
다소 (끌려서 일어났다가 팔 빼며 앉는다)
태웅 이런데서는 같이 어울리는거라니까.
다소 잡지 말아요. 내가 할거예요.
태웅 세상일이 발 동동 구른다고 나아지나?
돼는건 돼고 안돼는건 안돼고. 파도 온다 파도.
다소 태웅 일어났다 앉는다.
다소 ....
태웅 이런데서는 소리도 한번 질러봐요.
속이 시원해. 막혔던게 뻥 뚫린다니까.
저 야구공이 걱정 덩어리라고 생각해.
뻥 쳐갖고 저기 날아가면 시원하잖아.
타자가 친 공이 외야안타가 된다.
관중들 함성 지른다,
태웅 가자! 가자! (다소를 보며) 그렇지!
다소 잘한다.
태웅 안들려 더 크게 질러.
다소 잘한다! 파이팅!
태웅 따라해봐요. 가자 가자!
다소 (크게) 가자! 가자! 와!
태웅 (다소를 보고 놀리듯이 웃는다)
다소 (쑥스러워서 외면한다)
태웅 가자! 가자!
다소 가자! 가자!
동 야구장.
공수가 교대된다.
응원단장 팬여러분께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팬여러분께서 이 자리에서 직접 응원을 해주시는 '응원 경연대회'를
개최하겠습니다.
관중들 박수친다.
태웅 앞에 나가서 응원하고 춤추는 애들은 이해를 못하겠다니까.
남사시럽잖아.
응원단장 우승경품은 최신형 핸드폰이 되겠습니다.
신청자 선착순 다섯분 받겠습니다.
태웅 갔다올게. (튀어나간다)
다소 (갈수록 태산이다)
동 야구장.
응원석에 올라가서 응원하는 태웅.
광란의 춤 응원이다.
관중들 호응 뜨겁다.
다소, 무안해서 박수 치고 있다.
거리.
핸드폰줄 등 악세사리를 파는 리어카 앞.
다소, 핸드폰 줄 끼우고 있는데 잘 안됀다.
태웅 (답답해서) 줘봐요. 뭐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어.
(옆으로 돌아서 줄을 끼운다)
다소 핸드폰 고마워요.
태웅 내가 줬나? 응원단 애들이 줬지.
다소 핸드폰 줄도 고마워요.
태웅 남사시러워 죽는줄 알았네.
핸드폰에 눈이 멀어가지구.
다소 .....
태웅 자. 됐지?
다소 빨리 한거도 아니네 뭐.
태웅 (쑥스러워) 음. 저기. 혹시 나한테 전화할 때 말이죠.
단축 다이얼 써요. 단축 번호 해놨어.
다소 (뜨아 해서 본다)
태웅 물론 1번은 쥐방울이 기다리는 집 번호일거고....
나야 뭐 한 5백번 밑이겠지 뭐.
4 17번으로 해놨어요.
다소 무슨 단축 번호가 417번이예요?
진짜 제일 바보 아니예요?
태웅 우리 3년전에 유원지에서 처음 봤던 날이 4월17일이야.
다소 (쿵한다)
태웅 싫으면 지우던지. 갑시다. (앞서 간다)
다소 (멍해서)
태웅 쥐방울 기다리잖아. 가.
다소 (간다)
버스.
나란히 앉아서 가는 태웅 다소.
태웅, 뭔가 서먹서먹 쑥스럽다.
다소, 어색해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도시공원.
나란히 걷는 세현 지수.
세현 회장실로 하덕호라는 사람이 전화는 안했었어?
지수 아니요. 왜요?
세현 아니. 요즘 전화를 자주 한다고 했었잖아.
지수 전화 없었어요. (찔러본다)
혹시 하덕호라는 사람이 하태웅씨하고 관계 있는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세현 (날카로워져서) 그게 무슨 소리야?
지수 그냥요. 하태웅씨가 나타나면서 하덕호라는 사람이 전화를 하기 시작했으니까요.
같은 하씨라서 그냥 말해본거예요. 아니겠죠?
세현 우연이겠지. 하태웅이하고 영감하고 무슨 관련이 있을 수 있겠어?
지수 그건 그래요.
세현 (말 돌린다) 내일 이사한다구?
지수 그래요.
세현 내일은 내가 봉사하는 날로하지.
내가 이사 같이 도와줄게.
지수 아니예요. 혼자 해도 돼요.
세현 그동안 내가 지수한테 별로 해준게 없는 것 같아.
내일 이사 같이 하자.
지수 정말 괜찮아요. 정리 다 돼면 그때 정식으로 초대할게요.
그때 와요.
세현 혼자 어떻게 이사를 할려고 그래? 누구 도와줄 사람 있어?
지수 짐 간단해요. 혼자면 충분해요. 집들이 와요.
세현 그래?
지수 집들이 선물 기대할게요.
공원 앞 도로.
세현의 차 주차되어 있다.
세현 술 한잔 하겠어?
지수 이삿짐 정리가 아직 덜 끝났어요.
세현 타. 데려다 줄게.
지수 아니예요. 여기서 가깝잖아요. 택시 타겠어요.
(택시를 잡는다) 택시.
갈게요. (타고 간다)
세현 .....
세현 차에 탄다.
가방에서 속도위반 고지서를 꺼낸다.
세현 (뚫어지게 바라본다) 아니야. 우연이야....
누군가 사무착오를 한거야...
세현, 갑자기 미친 듯 고지서를 갈기갈기 찢는다.
택시.
타고가는 지수.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
동네 큰 골목.(밤)
걸어오는 태웅 다소.
다소 내일은 진짜 일자리 알아봐요.
태웅 됐어요. 내가 알아서 할게.
다소 그러면 나 마음 안편해요.
내일 일자리 알아보러 같이 가요.
혼자 알아보라고 하면 어디 가서 또 잠이나 잘거 아니예요.
태웅 사람 진짜 무시하네. 에?
지수, 기다리고 있다.
지수 (다소를 본다)
다소 (보다가 피해버린다)
태웅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지수 하태웅씨 만나러 왔어요.
월급도 전해줘야하고, 할 얘기도 있어요.
다소 !....
태웅 월급? (다소를 본다)
다소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
지수 그래요. 회사에서 봐요.
태웅 오늘 수고했어요.
다소 (간다)
태웅 우리 앞집에 살아요.
지수 알고 있어요. 어디 같이 다녀오나 보죠?
태웅 예. 내 일자리 좀 같이 알아보러요.
지수 나 하태웅씨 때문에 회장님한테 많이 혼났어요.
왜 나한테 말도 안하고 사표를 썼어요?
태웅 그런걸 뭘 얘기를 해요.
지수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도 있었을텐데.
내가 그동안 하태웅씨한테 별로 안좋게 비쳤나봐요?
안타까워서 그래요. 나한테 먼저 얘기했으면 사표 내지않고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
태웅 예....월급...
지수 아.. 월급이....(핸드백을 열어서 본다. 봉투가 있다)
어머...미안해서 어쩌죠?
집에 들렀다 오는 바람에 월급봉투를 집에 놓고 왔나봐요.
태웅 예....
지수 미안해요. 괜찮으면 내일 우리집에 잠깐 들러줄래요?
다소 거실.(밤)
다소, 밥상을 차리고 있다.
다소 어진이 배고프지. 미안해. 어서 먹자.
어진 (휴대폰을) 엄마 이거 새로 샀어?
다소 응. 새로 생겼어.
어진 되게 좋다.
다소 좋아? 어서 먹어.
어진 네.
다소 (어진 숟가락 위에 반찬 얹어준다) 많이 먹어.
(어진의 머리 냄새를 맡아본다)
어진 엄마 왜요?
다소 응. 아니야.
어진 머리에서 무슨 냄새 나는데?
다소 응... 사탕냄새.
무슨 반찬 줄까?
태웅 거실. (밤)
들어오는 태웅.
태웅 다녀왔어요 외삼촌.
덕호 (짐짓 밝게) 그래. 수고 많았다.
태웅 (제발 저려서) 일이 좀 많아서 늦었어요.
덕호 (살갑게)그래. 밥 안먹었지?
태웅 예. 옷갈아 입고 올게요. (방으로)
덕호 (다시 씁쓸한 표정으로)....
#62-1. 동네 큰나무 아래. (낮)
기다리고 있는 다소.
뛰어오는 태웅.
태웅 미안해요. 늦었죠.
다소 취직할 마음이 있는거예요, 없는거예요?
오늘은 야구장 같은데 안가요. 정말 취직자리 알아볼거예요.
태웅 알았다구. 갑시다.
다소 (가는데)
태웅 먼저 내 월급 좀 찾아갖고 가지?
다소 어제 홍대리한테 월급 안받았어요?
태웅 집에 놓고 왔다네 그래. 홍대리집 앞에 잠깐만 들렀다 갑시다.
다소 홍대리 집도 알아요?
태웅 응. 알아요.
다소 나는 됐으니까요. 혼자 갔다와요.
태웅 왜? 집 앞까지만 같이 가면 돼잖아.
다소 싫다구요. 갔다와요. 어제 낮에 만났던 빌딩 앞 공원에서 기다릴게요.
얼마나 걸려요?
태웅 글쎄... 한 한시간?
다소 그럼 한 시간 뒤에 만나요.
오피스텔 앞. (낮)
소형 트럭에 지수의 이삿짐.
운전기사가 짐을 나르고 있다.
기다리는 지수.
태웅, 걸어온다.
지수 (무거운 짐을 들기 시작한다)
태웅 이사 하시는거예요?
지수 그래요.
태웅 지난번에 여기서 이사했다고 하지않았어요?
지수 여기가 좋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이사 오는거예요.
아 월급 봉투 줘야하는데, 방에 있는데 어쩌죠.
태웅 아...예...그럼 올라가죠 뭐. 들어드려요?
지수 그래줄래요? (태웅에게 밝게 웃으며)고마워요.
태웅 지수, 짐을 들고 간다.
빌딩 사이 휴게 공원.
와서 벤치에 앉는 다소.
시계를 한번 보고 기다린다.
오피스텔.
짐이 거의 자리에 놓여있다.
태웅, 텔레비전 비디오 오디오 선 연결해주는 태웅.
옆에서 지켜보는 지수.
태웅 다 됐는데요. 오디오는 연결선이 없는데요?
지수 그래요? 수고했어요. 고마워요.
욕실 저기예요. 손 닦으세요.
태웅 괜찮아요. (바지에 쓱 문지르고 시계보며) 그럼 가볼게요.
이때 자장면 배달 온다.
지수 자장면 시켰어요. 같이 먹어요.
태웅 (시계보며)
지수 (배달원에게 돈 주고) 수고하셨어요.
왜요? 그냥 가게요? 그럼 이거 어쩌지? 버려야 돼나?
어떻게 해요?
이사한 날 혼자 먹기도 그런데....
태웅 예. 먹죠 뭐. (앉으며 휴대폰을 탁자 위에 놓는다)
지수 (젓가락 뜯어준다)이사하는 날은 자장면 먹는 거라서 오늘은 자장면이예요.
다음에 제대로 식사 한번 살게요.
태웅 아 예.. (먹는다)
지수 (태웅을 보다가 먹는다)
빌딩 사이 휴게공원.
기다리는 다소.
지친 표정으로 다시 벼룩시장 신문 넘겨본다.
꽃집.
종업원에게 꽃다발을 받아드는 세현.
핸드폰을 열어서 전화를 하려다가
그만두고 나간다.
오피스텔.
자장면 먹다가 시계 보는 태웅.
태웅 (서둘러 입 닦으며) 그만 가봐야 겠는데요.
지수 왜 다 안들어요?
태웅 예. 잘 먹었습니다. 가볼게요.
지수 하태웅씨. 미안한데요. 오디오 연결선은 어떤거 사야돼요?
태웅 그거요. 빨갛고 까만 색 있는거 있잖아요.
지수 어떤건지....
태웅 전기 가게 어디 있어요?
지수 지하에 있어요.
태웅 사다드리고 갈게요. (나간다)
지수 미안해요.
오피스텔 앞.
세현의 차가 도착한다.
오피스텔을 올려다보고 들어가는 세현.
빌딩 사이 휴게공간.
기다리다 지친 다소, 주위를 둘러보고
휴대폰을 연다.
망설이다가 417번을 누른다.
오피스텔.
식탁 위의 태웅의 휴대폰이 울린다.
커피를 두 잔을 타던 지수, 휴대폰을 바라본다.
빌딩 사이 휴게 공간.
신호음을 들으며 기다리는 다소.
## 연결선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태웅.
## 오피스텔 로비에서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는 세현.
## 태웅의 휴대폰을 드는 지수.
## 휴대폰 들고 기다리는 다소.
4사람의 모습이 한 화면에서 엔딩. ..
회 대본입니다.......
.. 번호:20 글쓴이:나만의 너 조회:2115 날짜:2001/08/24 17:07 ..
.. .. 지난 엔딩.
## 연결선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태웅.
## 오피스텔 로비에서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는 세현.
## 태웅의 휴대폰을 드는 지수.
## 휴대폰 들고 기다리는 다소.
4사람의 모습이 한 화면에서 엔딩.
엘리베이터.
네 사람이 있는 화면에서
엘리베이터 타고있는 태웅으로.
태웅 (급한 마음에 시계 보고 핸드폰 찾는다) 핸드폰....
아.... 가게에 놓고 왔나? (얼른 1층을 누른다)
오피스텔 로비.
기다리던 세현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 탄다.
옆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태웅 내린다.
태웅, 지하 상가로 뛴다.
오피스텔.
벨 울리는 태웅의 핸드폰을 들고있는 지수.
핸드폰에 '정다소' 이름 떠있다.
지수, 핸드폰을 열려는데 뚝 끊긴다.
지수, 비웃는 표정으로.
빌딩 휴게공간.
다소, 기분 상해서 휴대폰을 덮는다.
다소, 약오르고 기분 나쁘다.
오피스텔.
커피잔 2개에 물을 붓는 지수.
세현, 꽃다발을 들고 들어온다.
지수 (주전자 내려놓으며) 왔어요?
세현 누가 오기로했나?
지수 (깜짝 놀란다)
세현 (둘러보며) 문도 열려있고, 누가 오기로 한거야?
지수 올 사람이 누가 있어요. 세현씨 말고 더 있어요?
세현 그 커피는 뭐야?
두 잔 탄거야?
지수 사실은 세현씨 올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렸어요.
저기 창문에서 내려다보고 세현씨 오는거 봤어요.
세현 (풀어지면서) 그래? 자 이사한거 축하해.(꽃다발을)
지수 고마워요. (꽃다발 받고)
아! 잠깐만요. 잠깐 뭐 좀 사올게 있어요.
커피 마시면서 잠깐만 기다려줄래요?
세현 그래.
지수 (얼른 꽃다발을 식탁에 놓으면서 태웅의 핸드폰을 집어들고 나간다)
금방 올게요.
세현 (둘러보며 앉는다)
오피스텔 복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태웅.
지수, 뛰어와서
태웅 왜 그러세요? 어디 가세요?
지수 어떡하죠? 갑자기 부모님이 오셔서요.
하태웅씨 들어오면 불편할까봐 나왔어요.
태웅 그래요? 그렇지않아도 빨리 가볼데가 있거든요.
지수 이거요. (핸드폰을)
태웅 그렇죠? 거기다 놔뒀었죠? 이거요.(연결선을)
지수 고마워요. 정말.
태웅 예. 월급 전해줘서 고마워요. 그럼 가볼게요. (엘리베이터 탄다)
지수 다음에 신세 한번 갚을게요.
태웅 괜찮아요. 수고하세요. (엘리베이터 문 닫히고)
지수 ....(한숨을 내쉰다)
오피스텔 로비.
빠르게 걸으며 핸드폰
신호음 기다리는 태웅.
태웅 전화는 왜 안받어? 쯧. (뛴다)
빌딩 사이 휴게공간.
뛰어오는 태웅.
둘러보지만 다소의 모습 보이지않는다.
태웅, 헉헉 거리며 주위를 찾아본다.
근처 버스정류장.
다소를 찾으며 두리번 거리며 뛰어오는 태웅.
멀리, 버스를 타는 다소의 모습이 보인다.
태웅 (뛴다) 정다소! 정다소 기다려! 정다소!
다소, 못듣고 버스를 타고 간다.
태웅, 버스를 쫓아 뛰지만 버스는 떠난다.
태웅, 뛰던 걸음을 멈추고....
태웅 택시. 택시.
도로.
버스에 앉아서 가는 다소.
다소, 서운하고 기분 상해서....
버스, 정류장에 멈춘다.
택시가 버스 앞에서 급정거한다.
태웅, 택시에서 내려 버스에 올라탄다.
태웅, 한숨 돌리고 다소의 앞 좌석에 털석 앉는다.
창밖을 보던 다소, 앞자리에 털석 앉는
사람에게 눈길 한번 주고 다시 창밖 보다가 이상해서....
다소 (다시 태웅의 뒷모습을 보면)
태웅 (휙 뒤돌아 앉는다)
다소 (놀라서 보다가 외면하고 창밖 본다)
태웅 고걸 못기다리고 고새 쪼르르 버스 타고 가버리나 그래?
다소 (화나서 본다)
태웅 화났어요?
다소 (주위 눈치보며) 뭐하는거예요 지금?
태웅 한시간밖에 못기다리고 가냐고 그래.
다소 뭐요? 한시간밖에요? 참나 기가막혀서 정말.(외면한다)
태웅 미안하다고 거 정말. 좀 늦을 수도 있는거 아니예요.
내가 뭐 일부러 늦고 싶어서 늦었나?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된거지.
내가 말이예요 오늘.
다소 더 말시키면 나 내릴거예요. (일어나려는)
태웅 (다소의 어깨 누르며) 알았어 알았어. (돌아 앉으며) 갑시다.
동네 큰 나무 아래.
토라져서 걸어오는 다소.
뒤따라오는 태웅.
태웅 (못참고 소리지른다) 아 거 정말 이럴거예요?
다소 지금 누구한테 소리를 질러요?
태웅 나는 말 안하는거 못참는다고 그랬잖아요.
그렇게 화낼 일이냐고. 한시간 늦을걸 갖고 뭘 그렇게 유난을
떠냐 말이야.
다소 월급 봉투 하나 받아오는데 두시간이 넘게 걸려요?
태웅 가니까 홍대리가 이사하고 있더라고, 그거 좀 도와주다보니까 그렇게 된거지.
다소 홍대리 이사 더 도와주지 뭐하러 왔어요? 뒷정리도 해주고 청소도 해주고
오지 뭐하러 왔냐구요?
태웅 지금 홍대리 도와주고 왔다고 그러는거예요?
다소 (외면한다)
태웅 홍대리한테 신세진게 있었으니까 그런거 아니예요.
어쨌든 내 교육도 홍대리가 했었고, 월급도 일부러 찾아주고.
갚을건 갚아야지.
다소 가서 더 갚아요. (간다)
태웅 (어깨를 잡는다)
다소 (뿌리치며) 왜이래요.
태웅 정말 왜이래요? 화 그만내도 돼. 알았어. 진짜로 미안해요. 다시는 안늦어.
그러니까 예정대로 취직자리 알아보러 가자구요.
다소 하태웅씨같은 사람하고는 취직자리 알아보고 싶지 않아요.
태웅 (표정 굳어진다)
다소 취직할 마음이 있기나 한거예요?
앞으로 계획이 있기나 해요?
매사에 큰소리만 치고, 걱정말라고 하고, 될대로 되겠지하고.
세상일이 그렇게 마음대로 쉽게 될것같아요?
좀 진지해지세요. (간다)
태웅 (씁쓸해서 가는 다소를 본다)
다소 (울적해서 걸어간다)
태웅 (답답하다)
다소네 욕실.
다소, 빨래통의 이불 빨래를 발로 꾹꾹 밟고 있다.
다소, 밟던 것을 멈추고 생각하면 울적하다.
다소, 다시 빨래를 밟는다.
오피스텔.
식탁에 세현이 사온 꽃다발이 화병에 꽂혀있고.
와인 마시고 있는 세현 지수.
지수, 웃으며 얘기하면 세현 웃는다.
동네 놀이터.
그네에 앉아 일렁이고 있는 태웅.
태웅, 답답하고 울적하다.
태웅, 답답해서 그네에서 박차듯 일어나 간다.
빈 그네가 일렁인다.
포장마차.(밤)
소주 마시는 태웅 덕호.
덕호 (말없이 소주를 마신다)
태웅 (덕호의 대답을 기다린다)
덕호 (다시 잔에 소주를 따른다)
태웅 외삼촌. 저요.... 회사 그만 뒀다니까요.
덕호 아직 귀 안쳐먹었어 이 썩을 놈아.
태웅 회사 그만둬서 죄송해요.
덕호 (잔에 술을 따른다)
태웅 화 안내세요?
욕 안하세요 외삼촌?
덕호 이 베라쳐먹을 놈아. 인제 너한테 욕하는거도 신물 나.
구워 쳐먹든 삶아 쳐먹든 니 인생 니가 알아서 해.(술을 마신다)
태웅 외삼촌. 벌써 다하신거예요? 욕 더 안하세요?
저는 두드려맞을 각오하고 말씀드렸는데.
덕호 (조용히) 니 얼굴 보니까 벌써 직살나게 맞은 놈이여.
나한테 미안할거 없어. 마음 끓이지 말어.
태웅 .....
(짐짓 밝게) 옛날처럼요, 외삼촌 순동이 저 셋이서 같이 일하고 싶어요.
그놈에 회사는 가족같은 분위기가 없어요.
무슨 대리님. 무슨 부장님. 눈치들이나 보고 말이죠.
서로 뒤에서 씹기나 하고 말이죠. 적성에 안맞아요.
아우야. 형님. 좋잖아요.
덕호 (말없이 소주 마신다)
태웅 (소주 마시고 잔 탁 내려놓으며) 저 다시 하태웅이로 돌아갑니다.
월드컵 골목. (밤)
태웅, 다시 삼류 건달 복장으로 걸어온다.
두리번거리며 분위기를 살핀다.
삐끼, 다가와서 명함을 건내며 달라붙는데
태웅, 어깨를 두드려 주고 걸어간다.
월드컵.
웨이터들 모여서 인사한다.
웨이터들 어서오십시오 형님.
라이타 환영합니다 형님.
태웅 그래. 고맙다. 잘해보자.
순동 아저씨한테는 말씀드렸냐?
태웅 어.
지배인 (오며) 모여서 뭔 작당이야? 손님들 오시잖아.
웨이터들 예. (흩어진다)
순동 지배인님. 태웅이요.
지배인 어.저번에 봤지?
태웅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배인 잘 할 수 있겠어? 가게 사정이 안좋아.
태웅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배인 수고좀 해줘.(간다)
순동 태웅아. 어쨌든 잘 왔다. 반갑다.
태웅 자식.
다소 거실. (밤)
탁자 위에 동전이 뱅글뱅글 돌고 있다.
다소, 동전을 잡는다.
<제7부 회사복도>
태웅, 빈 손을 보여준다.
다소의 귀 밑에서 백원짜리 동전을 꺼내 보여준다.
다소의 눈앞에 1979년 동전.
다소 어머. 어떻게 된거예요?
태웅 믿는다면서요. 마술이예요. 가져요.
다소 (동전을 받아 들고).....
태웅 그 동전 있으니까 앞으로 행운이 있을거예요.
앞으로는 버벅거리지말고 일 잘해요.
다소, 울적해서 동전을 본다.
월드컵 앞. (밤)
라이타, 손님을 맞고 있다.
태웅, 입구를 지키고 있다.
오십원 (뛰어와서) 여기 있습니다. 형님. (담배와 잔돈을)
태웅 그래. 수고했다.
태웅, 잔돈을 주머니에 넣으려다가
<제7부 기차>
다소, 1979년도 백원짜리 동전을 손에 들고 본다.
태웅 그건 뭐예요?
다소 (동전을 보여준다)
다소 내가 태어난 해 만들어진 동전이에요.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거예요.
백원짜리를 하나하나 본다.
태웅 2000년. 1987년. 1993년..... 쯧. (동전들을 주머니에 넣는다)
동네 큰 골목.(아침)
순동의 차 도착한다.
태웅 순동 내린다.
순동 어떠냐? 할만하냐?
태웅 오랜만에 낮밤 바뀌니까 피곤하네.
순동 사람이 낮에 일하고 밤에 자고 그래야 되는데 엉?
태웅아 먼저 들어가 있어. 아저씨랑 같이 먹게 해장국좀 사갖고 갈게.
태웅 같이 가지 뭐.
순동 됐어. 피곤한데 먼저 가있어. (간다)
태웅 깎두기 많이 갖고 와라.
큰나무 아래.
출근하는 다소.
걸어오는 태웅과 마주친다.
태웅 출근하는 거예요?
다소 예.
태웅 나는 퇴근하는 거예요.
다소 (말없이)
태웅 취직 됐다고요.
다소 잘 됐네요.
태웅 진짜 잘 됐다는거야, 비웃는거야?
다소 나 출근해야 돼요. (간다)
태웅 정다소.
다소 (멈춰서서)
태웅 회사 일 잘 하라구. 불안해.
다소 누구 불안해할 처지 아닌거 같은데요?
태웅 그렇지. 앞으로 계획도 없는 놈인데.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니지.
다소 출근해야 돼요. (간다)
태웅 (씁쓸하다)
우리 로비.
출근하는 세현.
경비1들이 로비에 현수막을 걸고 있다.
[신개념 컨셉 음료 W
-음료명 및 상품전략 사내 공모]
다소, 현수막 앞에서 보고 있다.
세현 뭘 그렇게 유심히 봐요?
다소 안녕하세요 실장님.
세현 공모에 관심이 있나?
다소 예. 제가 회사에 들어온 것도 소비자 공모에 열심히 응모한 덕분이거든요.
세현 공모에 무척 자신이 있는 모양이예요?
다소 자신 있는건 아니지만 어쩐지 인연이 있는 것 같아서요.
한번 열심히 해볼려구요.
세현 그래요. 열심히 해봐요.
다소 예. 가보겠습니다. (인사하고 간다)
세현 (뭔가 찜찜하게 생각하고 간다)
뒤에서 출근하다가 보고있는 지수.
지수 (묘한 미소를 짓는데)
기획실장실.
세현, 책상에 앉으며 책상 위에
놓여있는 서류봉투를 본다.
세현, 당황해서 봉투를 연다.
과속 교통범칙금 고지서 복사본이 나온다.
세현, 날카로워져서 찢어버린다.
<제8부 우리빌딩 현관>
세현 회사 소유 차량이 교통법규위반을 했을 때는 고지서가 어디로 날아옵니까?
남기사 그 전에는 고충처리반에서 처리한걸로 알고있습니다만.
<제8부 회장실>
강회장 그 갓난아이한테 큰 빚을 진거같다.
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 그 빚을 갚고 싶다.
강회장 알리고 싶지 않은 우리 가족 일이니 세현이 너한테 좀 맡기마.
그 아이를 찾을 방법을 좀 강구해봐.
세현, 찢어진 고지서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세현 장난은 그만치는게 좋을거야. 증거가 없어.
회장실.
강회장, 들어오는 세현을 맞으며 소파로 간다.
강회장 내가 개인적으로 부탁했던 것은 좀 알아보기 시작했어?
세현 그 어린아이 말씀이십니까?
강회장 그래.
세현 예. 아직...
강회장 시작도 안한거야?
바쁜건 알지만 서둘러서 알아봐.
세현 알겠습니다.
강회장 나이가 들면 예감이란 것이 생겨.
요즘 들어 자꾸 생각이 나는걸 보면 왠지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아.
영달 들어온다.
강회장 (말을 멈추고) 이리 앉지.
영달 예. (세현 맞은 편에 앉는다)
세현 (영달을 노려본다)
강회장 이번에 음료이름하고 상품전략 공모는 내가 직접 챙기겠어.
특히 기획실하고 특판팀은 관련부서니까 뭔가 나한테 좀 보여줘봐.
요즘 우리 제품들이 왜 그모양들이야?
회장실 앞 복도.
나오는 세현 영달.
세현 주팀장.
영달 예.
세현 내가 주팀장을 영업부장에서 고충처리반장으로 보냈을 때 나한테 많이
섭섭했겠군요?
영달 고맙지는 않았습니다.
세현 영업부장이 고충처리반장으로 유배됐을 정도면 큰 수모 아니예요?
왜 끝까지 회사에 남아있었어요?
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는데.
영달 견디다보면 좋은 날이 있을거라고 믿고 있었으니까요.
세현 특판팀장이 된 지금도 믿고 있어요?
영달 물론입니다. 좋은날이 곧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세현 나하고 생각이 틀리는군요.
이번 일 잘 해봅시다. (간다)
영달 (쓰게 웃는다)
기획실장실.
만기 죄송합니다 실장님. 지난번 하태웅이 일은 어쩌다 일이 꼬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세현 어쨌든 일 처리는 틀렸던거죠?
만기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세현 이번에 다시 일을 맡기려고 하는데 괜찮겠어요?
만기 맡겨주십시오. 반드시 만회하도록 하겠습니다.
세현 한번 믿어보죠.
특판팀을 죽여요.
만기 특판팀 말씀이십니까?
그렇지않아도 제가 특판팀은 꼭 죽여야될 이유가.
세현 수단방법 가리지말고 확실하게 처리해요.
나는 두 번 실수하는 사람은 다시 안봅니다.
만기 (바짝 긴장해서) 반드시 죽이겠습니다.
회사 복도.
뛰듯이 급히 가는 다소.
코너를 돌아오는 지수와 부딪칠뻔한다.
지수 뭐하는거야 지금?
시장바닥에서 뛰어다니던 습관을 아직 못버렸나보지?
다소 (대꾸안하고 피해서 가는데)
지수 정다소.
지금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야? 사람이 말을 했으면 대답을 해야지.
다소 (충돌을 피한다) 미안합니다. 가도 돼죠?
지수 하태웅씨 대신 회사 다니는게 즐거운 모양이지? 뛰어다니느걸 보니까?
다소 무슨 말씀이죠?
지수 정다소 때문에 하태웅씨가 사표 냈다는건 다 아는 사실 아니야?
다소 .....
지수 멀쩡히 회사 잘 다니던 사람 사표내게 하고 기분이 좋은가봐?
다소 얘기하고 싶은게 뭐죠?
지수 정다소씨는 이 회사에 다닐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능력이 된다고 생각해?
다소 그건 홍대리님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지수 정다소씨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어?
전부 누가 도와줘야만 겨우 해냈던거 아닌가 지금까지?
공료롭게도 그게 하태웅씨였고. 안그래?
다소 (속상해서 외면한다)
지수 이제 회사에 하태웅씨도 없는데 어떻게 하나?
또 누굴 붙잡을건가? 기획실장님인가?
다소 한가하시면 휴게실에 가보세요. 잡담 상대 많을테니까요.
가보겠어요. (간다)
지수 (코웃음을 친다)
연구실 앞.
연구실 문에 크게 [해외연수 중]
경비1, 음료 두박스를 지키고 있고
홍만, 카트에 음료 한박스를 싣고 있다.
아무글씨도 없는 박사에 종이로
[컨셉음료 W] 씌어있다.
홍만 (경비1이 들고 있던 수령증에 싸인하면서)아저씨.
음료도 지키시는 거예요?
경비1 예. 대외 극비라서 지키랍니다.
홍만 그렇죠. 다른 회사에 넘어가면 그동안 개발한게 바로 꽝이니까.
잘 지키세요.
경비1 수고하십시오.
다소, 뛰어오면서 홍만에게 인사하고
홍만 잘 해봐요. 상금도 있다니까.
다소 예. 수고하세요.
경비1 (다소에게 경례한다)
다소 특판팀에서 음료 수령하러 왔어요.
경비1 (작은 카트에 음료 한 박스 올려주고) 수령증에 싸인 좀 해주세요.
다소 예. (싸인한다)
멀리 코너에서 보고있는 만기.
계단 복도.
음료 카트를 밀고 가는 다소.
아래층 계단에서 올라오는 세현.
세현 아 정다소씨.
다소 네. 실장님.
세현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시간 돼요?
다소 네.
세현 여기는 좀 곤란하고 잠깐 저리로 갈까요? (간다)
다소 네.
다소, 계단 위 한쪽에 카트를 놓고 따라간다.
복도 일각.
코너를 돌아 멈추는 세현.
다소, 세현을 따라온다.
다소 무슨 말씀이신데요?
세현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정다소씨한테 너무 신경을 못쓴 것
같아서 미안해요.
다소 아닙니다. 실장님.
세현 아이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다소 그렇습니다.
세현 힘들텐데 씩씩한거 보니까 좋네요.
다소 고맙습니다.
세현 다름이 아니고...
다소 .....
세현 임시직이라서 월급도 많이 손해를 보고 신분도 보장이 안돼고
여러 가지 불편하죠?
다소 ....괜찮습니다.
세현 회사에서는 형평성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고.
다른 회사에 정직원으로 들어갈 생각 있어요?
다소 다른 회사요?
세현 다른 회사에 정직원으로 추천해주겠어요. 그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다소 ....
세현 어때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다소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할 시간을 좀 주십시오.
세현 그래요. 부담 갖을건 전혀 없으니까 생각해보고 답을 줘요.
다소 네. 알겠습니다.
이때 와장창 깨지는 소리 들린다.
다소 (뭐지?하고 불안해지는데)
세현 그럼 수고해요. (간다)
다소 네. 감사합니다 실장님. (인사하고 혹시하는 마음에 돌아서 뛴다)
계단 복도.
뛰어오는 다소.
만기, 저만치에서 코너를 돌아 사라진다.
음료카트가 계단을 굴러
음료가 새나오고 있다.
다소, 깜짝놀라서 계단을 내려온다.
다소, 당황해서 젖은 박스를 바로 세운다.
박스를 열어본다.
깨진 투명한 병들 뿐이다.
다소,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른다.
특판팀 사무실.
젖어서 찌어진 박스가 올려져있다.
영달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겁니까? 그 일이 지금 어떤.
(더 말하려다가 그만두고 속이 상한다)
다소 죄송합니다.
수만 (심각하다)
선정 음료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거예요?
수만 음료 맛을, 맛을 못본다아입니까.
컨셉 음료라 카는거는 연구실에서 새로운 맛을 개발한 거라예.
과일주스나 전통차 이런게 아니고 말이라예.
맛을 못보는데 어떻게 음료이름하고 상품전략을 만들겠습니까.
안그래예?
선정 그럼 인제 우리는 맛을 못보는거예요?
수만 개발 상태기 때문에 더 이상 음료가 없다꼬요.
은주 다른 부서에서 좀 얻으면 안될까?
영달 부서간 경쟁이기 때문에 불가능해요.
수만 여대리 니같은면 주겠나? 저그 맛볼 것도 모자라는데.
선정 이거 정말 큰일났네 그럼?
영달 이번에 우리 특판팀이 주목을 못받으면 계속해서 재고처리나 하거나
아니면 부서 자체가 없어질겁니다.
다소 (죽고싶을 정도로 난감하다) 정말 죄송합니다.
직원들 속상해서 외면한다.
다소 (미안하고 속이 상해서)
기획실장실.
들어오는 홍만.
세현 전화하고 있다.
세현 (홍만에게 앉으라고 손짓하며) 그러니까 최부장한테 부탁하는거 아닙니까.
하하하. 태청음료에서 도와주는게 있으면 저도 또 갚는게 있지않겠습니까.
예. 메모좀 해주세요.
(홍만이 잘 듣고 있나 홍만 눈치를 살핀다)
홍만 (무슨 대화지?하는)
세현 정다소.
일 잘하니까 정직원으로 거기서 좀 채용해줘요.
정직원으로 해주고싶은데 우리회사는 곤란해서 그래요. 예. 고맙습니다.
곧 정다소씨 보내겠습니다. 예. (끊는다)
홍만 (의외의 사실에 놀란다)
세현 컨셉 음료는 시음들 해봤나?
홍만 예. 양이 얼마 안돼서 조금 마셔보기는 했습니다.
세현 반드시 기획1부에서 당선되도록 해.
직원 휴게공간.
허탈해서 앉아있는 특판팀 직원들.
다소 정말 죄송합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뭐든지 하겠습니다.
수만 (오면서) 멍청한것들. 바보같은 것들 내가 참 한심스러바서.
은주 왜그래?
수만 영업부고 총무부고 어데고 이것들이 벌씨로 음료를 다 마시뿌써.
은주 벌써 다?
수만 그 음료가 어데 갈증난다고 발칵발칵 묵는 냉수가?
맛을 음미하면서 컨셉을 생각하는긴데 그걸 벌씨로 다 마시뿌서.
한심스러바라.
선정 그럼 인제 얻을 데도 없는거예요?
영달 기획1부 가봤어요?
수만 거기는 더럽고 앵꼬바서 아예 안갔어예.
영달 기획1부에는 있을겁니다.
은주 지금 더럽고 앵꼬분거 따질 때가 아니잖아.
기획1부 사람을 한사람씩 맡아서 맨투맨으로해요.
나는 나홍만 대리를 맡을게요.
수만 됐다. 나대리는 내가 맡을게.
은주 그래? 그럼 또 누구지? 누가 누구 맡아요?
흡연실.
홍만 천대리. 너 지금 그게 나한테 부탁하는 태도니?
수만 그라믄 우째야 되는데? 꿇어야 돼나?
홍만 꿇을 수도 없으면서 말로만 그러지마. 속보여.
수만 나대리 니 내하고 동기 맞나?
홍만 천대리 너도 알겠지만, 우리도 음료 모자라.
또 우리 실장님이 특판팀 줬다는거 알면 나는 죽음이야.
수만 그래. 오래 살아라. 못난 자슥아.
홍만 뭐? 너 지금 말 다했어? 살아보겠다는데 내가 왜 못났어?
수만 치와라 치와라. 더럽고 앵꼽다. 가늘고 길구로 오래 살아라.(간다)
홍만 아 자식 진짜.
굵고 짧으면... 변비 걸려 임마.
비상계단.
만기 뭐? 도와줘?
선정 음료 두병만 달라구.
만기 뻔뻔해도 너무 뻔뻔한거 아니야?
선정 (발끈해서) 뻔뻔한건 누군데 그래?
만기 이게 어디서. 쯧.
선정 한번만 더 내 머리끝이라도 건드리면 그때는 가만 안있어.
만기 웃기고 있네 정말.
야. 너 이런데서 헛짓하지말고 빨리 이 회사 나가.
눈에 거슬리니까.
선정 남들 알면 망신살이니까 그렇겠지?
만기 야 야. 나 바뻐. 니가 안나가도 어차피 특판팀은.
어쨌거나 음료는 한방울도 못주니까 그렇게 알어.(간다)
선정 치사한 자식.
내가 바보지. 내가 바보야.
직원 휴게공간.
벤치에 앉은 다소 절망적이다.
은주 (캔음료를 내밀며) 이거 마셔. 갈증날거 아냐.
다소 고마워요. 여대리님.
은주 음료 구하러 간 사람들은 어떻게 됐나 모르겠네.
나타날 시간 됐는데 안나타나는거 못구했나보네.
속들 상해서 어디들 처박혀 있는거야 이건.
다소 .....
은주 다소씨 들으라고 한 얘기 아니야.
다소 나는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정말 바보 같아요.(속상해서)
은주 기획1부에 하태웅씨라도 있으면 다소씨한테 어떻게해서든
음료 구해줬을텐데.
다소 .....
은주 하태웅씨는 인제 뭐해?
다소 (가슴이 답답해서)
복도 창가.
울적해서 창밖 보고있는 다소.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해서....
태웅 회사 일 잘 하라구. 불안해.
지수 이제 회사에 하태웅씨도 없는데 어떻게 하나?
태웅 회사 일 잘 하라구. 불안해.
다소, 휴대폰을 연다.
417번을 누른다. 신호음이 2번 울린다.
휴대폰을 급하게 덮는다.
다소 (마음이 무겁다)
집앞 골목.
휴대폰 들고 있는 태웅.
휴대폰 화면에 '정다소' 찍혀있다.
태웅 (뭔가 마음이 찜찜하다)
순동 어디서 전화가 오다가 마냐?
태웅 어. 그러게. 하던 얘기 계속 해봐.
순동 더 할거도 없어. 서울이 대전같지 않다는거지.
텃세도 심하고 아직 홍보가 덜 돼서 어렵다는거야.
태웅 지난달에 얼마 버렀냐?
순동 대전 있을 때 비하면 반뿐이 안돼.
태웅 그정도야?
순동 원래 자리 옮기면 그렇기는해. 홍보 좀 더 해야지 뭐.
태웅 너 쥐방울 보느라 낮에는 홍보도 못하잖아.
순동 그거는 내가 좋아서 하는거니까 냅두구.
태웅 야 너 홍보 전단 어디 있어?
우리 로비.
자신 있게 걸어들어오는 태웅.
전단 들고 있다.
경비1 이봐요. 어디가요.
태웅 안녕하세요 아저씨. 저 아시죠? 하태웅이요.
경비1 (알아보고 피하듯이)
태웅 수고하세요. (걸어간다)
계단 복도.
태웅, 직원들에게 전단을 돌린다.
태웅 (다소를 찾으며) 짜증나거나 피곤할 때 한번 찾아주세요.
아 양대리님. 안녕하세요. 이거 하나 받으세요.
한번 찾아주세요. (다소를 찾아서 이동한다)
복도.
태웅, 다소를 찾아 걸어가며
직원들에게 전단을 나눠준다.
태웅 안녕하세요. 스트레스 풀고 싶을 때 한번 찾아주세요.
우리음료에서 왔다고 하면 20프로 세일입니다.
고맙습니다. 꼭 오세요.
세현, 태웅을 보고 놀란다.
태웅 (세현을 보고)....
세현 여기는 왠일입니까?
태웅 예. 안녕하세요?
세현 여기서 뭐하냐고 물었어요.
우리 회사에서는 일이 없을텐데?
(전단지를) 그건 뭡니까?
태웅 예... 제가 다시 나이트에서 일하거든요. 홍보 나왔습니다.
한번 놀러오세요.
세현 (소리지른다) 여기가 당신 장난치는 덴줄 알아?
지금 어디 와서 뭐하는 짓거리야?
태웅 전직 직원이 한번 올 수도 있는거 아닙니까.
세현 여기는 당신이 올 데가 아니야.
여기는 당신이 와서는 안돼.
나가. 당장 나가. 내말 안들려. 당장 사라져.
태웅 아 거 듣자듣자 하니까 진짜 너무 하는구만?
세현 뭐야?
태웅 고운정이든 미운정이든 옛정이란게 있는건데,
내가 밥 빌어먹으러 온거도 아니고, 한푼달라고 온거도 아니잖아요.
사람이 왜 그렇게 정내미가 떨어지나 그래?
세현 이자식이 어디서 행패야?
뒷골목에서 놀던 놈이 이런 회사 맛을 보니까 그러웠던 모양이지?
너는 아니야. 여기는 절대 니가 있을 데가 아니야.
경비 어디 있어.
태웅 (전단을 세현에게 확 뿌린다)
세현 이 자식이. (태웅의 멱살을 잡는다)
태웅 (세현을 확 뿌리치고) 옛정으로다 참는거다 엉?
(세현의 멱살을 콱 잡는다) 아니면 넌 죽었어.
(멱살을 풀고 확 밀치며) 인생 그렇게 살지마. (간다)
세현 (씩씩거리며 넥타이를 고쳐맨다)
(살기어린 눈빛으로)
비상 계단.
화나서 들어오며
담배를 꺼내무는 태웅.
밑에 계단에 앉았던 다소,
사람 소리에 일어난다.
태웅 다소 눈이 마주친다.
다소 (자신도 모르게 반가운 표정이다)
태웅 (바라본다)
다소 (다시 그방 표정 바꾼다)
태웅 여기 있었어?
다소 나 찾았어요?
태웅 아 아니. 여기서 뭐하냐고.
다소 그러는 사람은 여기 왠 일이예요?
태웅 그냥. 그냥 왔어요. 뭐 물건 찾아갈게 있어서.
다소 그래요?....
태웅 일 안하고 여기서 뭐해? 무슨 일 있어요?
다소 그냥. 그냥 쉬는거예요.
태웅 뭐 이런데서 쉬어? 죄 지은거 있어?
남들처럼 휴게실 가지.
갑시다 휴게실. 나도 좀 쉬게.
다소 됐어요. 그냥 됐어요.
태웅 진짜 무슨 일 없는거지?
다소 나는 맨날 사고만 치는줄 알아요?
태웅 그래. 그럼 됐네.
다소 .....
태웅 나 갈건데, 뭐 할 말 없어?
다소 ....없어요.
태웅 그럼 수고해요. (계단을 내려간다)
다소 예.
태웅 (내려가다가) 진짜 뭐 할 말 없어요?
다소 ....없어요.
태웅 (끄덕이고 내려간다)
다소 (부르려다 그만둔다)
우리 로비.
걸어나가는 태웅.
지수, 뒤에서 보고 다가간다.
지수 하태웅씨. 하태웅씨.
태웅 (돌아보고) 안녕하세요.
지수 안녕하세요. 어제는 정말 고마웠어요.
태웅 이사는 잘 끝냈어요?
지수 예. 하태웅씨 덕분에요. 어제 그렇게 보내서 마음에 걸렸어요.
태웅 괜찮아요.
지수 회사엔 어쩐 일이세요?
태웅 예. 뭐 그냥. 내가 못올데를 왔죠?
지수 아니예요. 잘 왔어요. 회사에서 보니까 반가워요.
태웅 그럼 수고하세요. (가는데)
지수 하태웅씨. 어제 고마웠던거 보답하고 싶어요.
태웅 됐어요. 괜찮아요.
지수 나 빚지면 불편해요. 저녁에 약속 있어요?
태웅 저녁 먹은거로 치죠 뭐. 가볼게요. (간다)
지수 (약이 오르지만) 다음에 전화 한번 줘요.
태웅 (가면서 뒤 돌아보지 않고) 수고하세요.
지수 (약이 오른다)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간다)
2층 난간에서 보고있는 세현.
계단 복도.
아래 로비의 지수를 보고있던 세현.
차가운 얼굴로 돌아선다.
다소, 마음을 수습하고 걸어가는데
세현 정다소씨.
다소 네. 실장님.
세현 어떻게 생각 좀 해봤어요? 정직원으로 회사 옮기는거 말이에요.
다소 아직 생각을 못해봤습니다.
세현 기회가 자주 있는건 아니라서 그래요.
내일까지 대답 줄 수 있겠어요?
다소 내일까지요?
영달, 지나가다가 세현과 다소를 보고 씁쓸해서 간다.
세현 오래 생각할거 없어요. 저쪽에서도 기다리니까 내일까지 대답줘요.
다소 알겠습니다 실장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은주 탄다.
수만 타고 있다.
수만 (비밀스럽게) 빨리 문 닫어.
은주 왜 무슨 일인데?
수만 쉿.
은주 아무도 없잖아.
수만 쉿.
은주 (비밀스럽게) 왜?
수만 (뒷춤에서 투명한 병에 반쯤 담긴 음료를 내민다)
은주 어머! 이거 컨셉 음료잖아? 맞지?
수만 쉿! 우리 실장님 아시면 나는 초죽음이야.
자 빨리 집어 넣어.
은주 근데 왜 반 밖에 없어?
수만 반은 내가 맛봤어.
은주 (뒷춤에 숨긴다) 어쨌든 고마워 홍만씨.
수만 만약에 들켜도 내가 줬다는 말 하면 안돼.
은주 오늘 홍만씨 너무 섹시하다. 뽀뽀 한번 해줄까?
수만 (다가오는 은주를 제지하고) 잠깐.
은주 왜? 아무도 없는데.
수만 잠깐. 중대발표가 있어.
은주 뭔데? 나랑 결혼하자구?
수만 그건 절대 아니야.
은주 그럼 시시한 발표겠네? 뭔데?
수만 니네 특판팀에 정다소씨 있잖아.
은주 그래. 정다소 때문에 다 이렇게 된거잖아.
수만 그게 아니라. 기획실장이 정다소를 태청음료에 정직원으로 추천해서
거기로 정직원으로 들어간데.
은주 어머! 어머머머머!
수만 내가 실장님한테 직접 들었어.
은주 어머나 어머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수만 보안상 너는 또 타고 내려가.
비밀이야. (주위 살피며 내린다)
은주 어머나... 정다소가....어머나....
특판팀 사무실.
수만 그기 참말이라? 진짜야?
은주 그딴 거짓말을 내가 왜 해.
영달 (심각하다)
수만 정다소씨 그래 안봤는데 그라모 안돼지.
선정 이건 정말 실망이다.
우리는 뭐 임시직이 좋아서 여기 있는건 아닌데 말이야.
다소, 들어온다.
외면하는 직원들.
다소 (몸둘 바를 모르겠다)
영달 정다소씨. 다른 회사에 정직원으로 갑니까?
다소 네?
영달 정직원으로 가는거 맞아요?
다소 아뇨. 아직...
영달 물론 아직 간건 아니니까 특판팀 음료를 모두 깨놨겠죠.
언제 갑니까?
다소 .....
영달 기획실장이 특판팀 음료는 박살나게 깨라고 합디까?
다소 그런거 아닙니다 팀장님.
영달 그럼 더 이상 특판팀 일에 해끼치지말고 빨리 정직원으로 다른 회사 가세요!
다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밖으로 뛰어나간다)
직원들, 씁쓸하다.
회사 복도.
울음을 참고 뛰어가는 다소.
세현, 보고 차갑게 웃는다.
복도 창가.
서럽고 억울해서 눈물이 날것같은 다소.
억지로 눈물을 참는다.
커피숍.
강회장 생각은 해봤습니까?
덕호 생각요? 많이 해봤지요.
결론은 당신 참 뻔뻔스런 사람입디다.
강회장 (입을 다물고)
덕호 내가 태웅이 안내놓는다면 어떻게 할거요?
법으로다가 어떻게 해갖고선 우리 태웅이 빼앗아갈거요?
강회장 하선생.
덕호 태웅이 인제 다시 옛날 태웅이로 돌아왔어요.
태웅이 다시 나이트클럽에 일하러 나갑니다.
강회장 하선생도 태웅이가 그 일을 하는게 좋은겁니까?
덕호 아니요. 절대 아니요.
태웅이는 나처럼 안됐으면 하고 바라는게 내 소원이요.
나처럼 돼면 안돼지.
강회장 당장 회사에 적응이 안돼는거 같으니까 어디 유학을 보낼 작정을 하고 있어요.
덕호 (고개 흔들며) 똑똑한 양반이 뭘 모르시네.
태웅이 같은 애을 안키워 보셔서 모르시나 보네요.
태웅이 같은 애는 지가 몸으로 깨달아야만 뭘 하는 애예요.
억지로 시키면 더 삐뚜루 나가는 애란 말이요.
가만 놔두세요. 지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깨달을 때까지 가만좀 놔둡시다.
그게 내 결론이요.
강회장 (입을 굳게 다문다)
우리 로비.
퇴근하는 직원들.
다소, 울적해서 걸어나간다.
현수막 앞을 지난다.
다소, 마음이 괴롭다.
특판팀 사무실.(다소의 회상)
홍만이 준 음료가 책상위에 놓여있다.
은주 이거 갖고는 양이 너무 적어서 안된다구?
수만 이거를 누구 코에 붙이노? 맛을 볼라카면 한사람당 최소한 두병은
있어야 되는기라.
다소 천대리님.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수만 방법이 없어.
은주 이거랑 또같이 여러 잔 만들면 되는거 아니야?
수만 그기 그리 쉬우면 집에서 누구나 음료 만들어 묵구로?
다소 천대리님. 정말 방법이 없을까요?
수만 하나 있기는 한데 불가능해.
다소 뭔데요? 뭐든지 할게요.
수만 연구실에 가면 이 음료를 만든, 그라이까네 혼합하기 전에 여러 가지 원액이 있어.
그거만 있으면 내가 우짜든지 혼합률을 맞차가 똑같이 만들어 볼수는 있어도.
그 원액이 없어서 안돼.
은주 연구원들 전부 미국 연수 갔잖아.
수만 연구실은 보안구역이라서 절대 못들어간다니까.
불가능해.
동네 큰 나무 아래.(저녁)
힘없이 걸어오는 다소.
태웅, 앉아있다.
태웅 퇴근하는거예요?
다소 예.
태웅 나는 출근해요.
다소 예.
태웅 이 나무가 말이죠. 이 나무는 행복할까요?
꼼짝 못하고 여기 서있잖아요. (나무를 올려다보며)
답답할거 같애.
다소 저기요.
태웅 (다소를 보고) 예.
다소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데요, 나 어때요?
태웅 뭐가요?
다소 바보같고 무책임하고 이기적이죠?
태웅 누가...그래요?
다소 아니예요. 지금 한 말 없었던걸로 해주세요.
수고하세요. (인사하고 간다)
태웅 나머지는 모르겠는데 바보는 맞아요.
다소 (듣고도 그냥 간다)
태웅 힘들면 힘들다고 그래.
다소 (그냥 간다)
태웅 지구에서 두 번째로 바보는 정다소 너다.
집앞 골목.(저녁)
어진 엄마. (놀다가 달려온다)
다소 (어진을 안고) 잘 놀았어?
어진 응. 엄마 일찍 오니까 좋다.
오늘은 일이 잘 된거구나 그렇지 엄마.
다소 그래. 들어가자. (어진을 데리고 들어간다)
어진 (들어가며) 엄마 나 오늘 넘어졌다. 근데 안울었어. 착하지.
월드컵 앞.(밤)
라이타 어서오십시오. 부킹 확실하게 책임지겠습니다.
아가씨1.2 들어간다.
태웅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몇 년생이세요?
아가씨1 왜요?
태웅 몇 살이냐구요. 주민증좀 보여주세요.
아가씨1 왜이래요. 스물두살이예요.
태웅 민증 까보라구요.
아가씨1 어머. 재수없다 얘. 가자. (간다)
태웅 쪼그만 것들이 그냥.
라이타. 손님이라고 아무나 받지 말고 잘 보란 말이야.
라이타 시정하겠습니다. 형님.
어서오십시오. 확실하게 모시겠습니다.
(남자 2명을 데리고 들어간다)
다소, 앞에 와서 선다.
태웅 (다소를 보고)
다소 (쑥스럽고 미안하다)
태웅 아가씨. 몇 살이예요? 민증좀 깝시다.
다소 부탁 하나 해도 돼요?
우리 로비. (밤)
들어오는 태웅 다소.
경비1 창구에서 경비1이 일어난다.
다소 안녕하세요.
태웅 수고하십니다. 저 아시죠?
경비1 무슨 일이십니까?
다소 야근 좀 할려구요.
현관이 시끄럽다.
순동 라이타 오십원 등 웨이터들이
템버린 등 시끄러운 소리내며
합창을 하며 돌아다닌다.
경비1 저건 또 뭐야? (나간다)
태웅 수고하세요.
경비1 (가면서) 예.
태웅, 경비1 창구에서 열쇠를 찾는다.
다소, 초조해서 망을 본다.
우리 현관.(밤)
시끄럽게 노래하는 순동 일행.
경비1 회사 앞에서 뭐하는거예요?
순동일행 (일순 조용해진다)
경비1 (기가 살아서)조용히 좀 삽시다. (돌아서는데)
순동일행 (다시 노래부른다)
경비1 아 거 좀 조용히 좀 살자니까.
순동일행 (일순 조용해진다)
경비1 (돌아서다가 다시 획 돌아선다)
순동일행 (노래 부르려다가 뚝 그친다)
(아양부리듯 웃는다)
경비1 (웃으며) 아주 웃기는 청춘들이네?
우리 로비.(밤)
초조해서 망보는 다소.
다소 (딸꾹질이 난다)
태웅 왜이래요?
다소 (가슴에 손 얹고 진정하며) 아 아니예요.
태웅 (열쇠 꾸러미를 찾는다) 이건거 같은데?
태웅 다소, 밖에서 순동 일행과
얘기하는 경비1을 확인하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간다.
연구실 앞.
열쇠로 문을 여는 태웅.
다소, 망을 보며 딸꾹질을 한다.
태웅 왜이래요.
다소 원래 그래요.
태웅 원래 뭘?
다소 겁나서 떨리면 딸꾹질 난다구요.
태웅 자랑이다. (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가는 태웅 다소.
우리 로비. (밤)
경비1, 창구를 지키고 있고
경비2, 온다.
경비1 속은 괜찮어?
경비2 인제 좀 괜찮은거 같어. 밖에 시끄러운거 같던데?
경비1 정신나간 놈들이 소란을 피워서 쫓아보냈어.
내부순찰 내가 돌고 올게. (일어난다)
연구실. (밤)
작은 후레쉬 켜고 찾고있는 다소.
태웅 뭐해요? 빨리 빨래 해.
다소 잠깐만 기다려요.
태웅 어떤건지나 알고 찾는거야 지금?
다소 비이커에 W라고 씌인 거랬어요.
이거 좀 들고 있어요. (비이커 2개를 준다)
태웅 (받아 들고)
다소 떨어뜨리면 절대 안돼요.
태웅 당연하지 그럼. 그걸 말이라고 하나 지금?
다소 조용히해요. 밖에 들리겠어요. (딸꾹질)
태웅 하 나 참. 하하.
다소 왜요?
태웅 지금 이게 뭐하는건줄 알아요?
지구에서 제일 바보하고 두 번째 바보가 달밤에 생쑈하는거야
이게 지금.
다소 여기 있다. (비이커 두 개를 양손에 든다)
가요.
태웅 가야지 그럼. 여기서 사나?
다소 조용히좀 해요. (딸꾹질)
복도.
큰 후레쉬 들고 순찰도는 경비1.
다른 복도.
비이커 양손에 들고 오는 태웅 다소.
다소 이걸 특판팀 사무실에 갖다놓기만 하면 끝나요. (딸꾹)
태웅 알았어요.
다소 만약에 들키면 어떻게 돼요?
태웅 구속이야.
다소 정말요?(딸꾹)
태웅 정말이지 그럼. 잠깐.
코너에 후레쉬불이 일렁인다.
긴장하는 다소 태웅.
다소 태웅, 둘러보지만 숨을 곳이 없다.
태웅, 턱으로 다소를 자판기 옆 구석을 가리킨다.
후레쉬를 비추며 오는 경비1.
자판기 옆 구석에 숨은 태웅 다소.
다소 (딸꾹질을 참지만 나온다)
태웅 (참으라고 인상을 쓴다)
콧노래 부르며 점점 다가오는 경비1.
다소 (딸꾹질이 날것만 같다)
태웅 (양손에 비이커를 들고 방법이 없다)
바로 앞까지 온 경비1.
다소 (크게 딸꾹질이 나려는데)
태웅 (입으로 다소의 입을 막는다)
다소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지지만 어쩔수 없고)
태웅 (어쩔수 없이 그대로 입을 대고 있다)
경비1, 코너를 돌아 사라진다.
떨어지는 태웅 다소.
다소 (태웅을 정색하고 똑바로 쳐다본다)
태웅 (쑥스러워서 외면한다)
다소 (똑바로 쳐다보지만 할 말이 없다)
태웅 (다시 다소를 쳐다보면)
다소 (외면하고 만다)
태웅 갑시다.
동네 큰 나무 아래.(밤)
걸어오는 태웅 다소.
다소 (서먹서먹하다)여기서는 혼자 갈게요.
일하하는데 가봐야죠.
태웅 (역시 서먹서먹) 오해하지는 마요. 안들킬려고 그런거니까.
다소 알았다는데 왜 자꾸 그 얘기를 해요?
태웅 아 계속 뚱해있으니까 그렇지.
다소 그런거 없으니까 인제 얘기하지마요.
태웅 알았어요. 진짜 일부러 그런거 아니예요.
다소 알았다는데 왜 자꾸 그래요 정말.
태웅 알았어요.
조금만 앉아봐요. 딱 한가지만 물어볼게 있어요.
하나만 물어보면 된다니까.
다소 (앉는다)
태웅 나는 앞으로 계획이 없는 놈이라 치고.
거기는 앞으로 계획이 뭐유?
다소 평범하게 사는거요.
태웅 하이고. 그게 앞으로 계획이야 그래?
참 자랑할만한 계획이네.
다소 평범하게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요?
평범하다는건 적당한 걱정거리와 적당한 기쁨이 있는 거예요.
큰 걱정은 말고 그냥 조그만 걱정. 너무 보잘 것 없는 기쁨 말고 그래
이정도면 하는 기쁨. 그런게 있는 생활이예요.
평범하게 사는건 그런거 같아요.
태웅 그러니까... '착하게 살자' 그거네?
다소 그냥 내 생각이예요. 엉터리예요.
(일어나며) 오늘 고마웠어요.
태웅 아이고 우리 지배인 난리 났겠네. (일어난다)
여기서부터는 집까지 괜찮겠어요?
다소 예. 고마워요.
태웅 아까 진짜 일부러 그런거 아니예요.(간다)
다소 (째려보듯 하다가).....(이상한 기분이 돼서 간다)
우리 빌딩 외경.(아침)
특판팀 사무실.
책상 위에 색색깔의 원액 비이커 4개가 놓여있다.
수만 이거 이거 원액 아입니까. 이기 어떻게 된겁니까?
선정 무슨 마술을 부렸는지 정다소씨가 구해놨어요.
은주 다소씨. 진짜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구한거야? 진짜 마술아냐 이거?
다소 ... 심려끼쳐서 죄송합니다.
지금부터 어떻게 방법이 있을까요?
영달 천대리. 할 수 있겠어?
수만 해봐야지예. 가만 있어 보이소. (홍만이 준 음료를 살짝 맛본다)
음.... 한 3시간 정도 걸리겠네예.
일단 생수 큰 통으로 한통 가오소. 빈 용기하고.
은주 생수는 왜?
수만 원액아이가. 물 타야지. 자 시작해보입시다.
다소 생수 제가 가져올게요. (뛰어나간다)
동네 큰 나무 아래.
태웅, 나무를 올려다보고 있다.
태웅, 앉아서 생각에 잠긴다.
덕호 (E) 태웅아. 너는 나처럼 살지는 말어라.
떠돌아 다닌 인생 끝은 이거여. 내 옆에 아무도 없어.
답답하고 힘들어도 한 곳에서 묵묵히 있는 것이 좋은거여.
태웅, 다시 나무를 올려다본다.
나뭇잎 사이사이로 하늘이 흘러간다.
다소 (E) 평범하게 사는거요.
큰 걱정은 말고 그냥 조그만 걱정. 너무 보잘 것 없는 기쁨 말고 그래
이정도면 하는 기쁨. 그런게 있는 생활이예요.
태웅, 누워서 나무를 올려다 본다.
특판팀 사무실.
수만, 큰 유리통에 든 컨셉음료를
투명한 병에 따르고 있다.
은주 (홍만이 준 음료를 조금 맛보고)
수만 자. (자신이 만든 음료를 준다)
은주 (맛 본다) 어머. 똑같다. 똑같은 맛이야.
수만 마 조금은 차이가 있을기라.
그래도 음료 이름 짓고 상품전략 세우는데는 무방한기라.
선정 어머나 신기해라. 아침부터 요술 보는거 같네.
안그래요 팀장님?
영달 자. 시간이 없어요.
각자 맛을 보고 아이디어들을 짜내세요.
옥외 휴게실.
다소, 옆에 음료 두병을 놓고
노트를 펼치고 있다.
다소,다시 음료 맛을 보고
아이디어를 적어나간다.
다소, 마음에 안들어 노트를 넘긴다.
다시 맛을 본다.
노트에 쓴다.
[첫맛-강한 페퍼민트 뒷맛-달콤하고 향이 오래감]
[10대 20대의 젊은 소비자에 적합]
[느낌은? .....]
다소, 곰곰이 생각하는데
태웅이 떠오른다.
다소 (크게 딸꾹질이 나려는데)
태웅 (입으로 다소의 입을 막는다)
다소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지지만 어쩔수 없고)
태웅 (어쩔수 없이 그대로 입을 대고 있다)
다소, 떨쳐버리려는 듯 고개 흔들고.
회장실.
강회장 시간 됐잖아. 사내 공모 올려보내라고 해.
심사할 임원들 들어들 오시게 하고.
지수 알겠습니다 회장님.
특판팀.
급하게 들어오는 다소.
선정 아유 빨리 와야지. 기다렸잖아.
다소 죄송해요. 다 하셨어요?
은주 그럼. 벌써 다 돌려봤어. 줘봐. (A4용지를 받는다)
(읽는다) 음료명, 첫키스.
수만 음. 괜찮네.
은주 나두 동감이야.
컨셉 음료는 생소한 맛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
즉, 컨셉음료 W는 갑자기 찾아온 맛. 그것은 갑자기 찾아온 첫키스.
다소 (쑥스럽다)
은주 우와... 괜찮지 않아요?
선정 어머 나 가슴 떨려.
은주 컨셉음료 W의 첫맛은 페퍼민트의 강하고 톡 쏘는 맛,
그리고 뒷맛은 달콤하고 향이 오래 남는 맛.
이 음료의 느낌은 첫키스.
다소 (고개 점점 숙여진다)
선정 어머 나 어떡해. 너무 좋아. 나 사춘기 소녀된거 같애.
수만 유여사님. 마 진정하이소.
은주 어마? 다소씨 얼굴 빨개졌네? 아줌마. 내숭 그만 떨어.
다소 예.
은주 어머머. 얼굴 더 빨개져. 참 이상하네.
영달 자. 시간이 없습니다. 취합해서 회장 비서실로 올리세요.
다소 (불안하다) 회장 비서실로 올라가나요?
영달 그래요.
선정 내꺼는 빼. 챙피하니깐.
수만 음료이름이 '어우동'은 너무 했어예. 아무 느낌도 없고.
아무 컨셉도 없고. 아무 생각 없는기라예.
선정 알어요 알어. 그러니깐 내껀 빼라니깐.
유선정이꺼 어디 있어. 유선정이는 빼.(종이를 뺀다)
다소 (뭔가 불안하다)
비서실.
다소, 파일을 지수에게 내민다.
다소 사내 공모, 특판팀 응모 서류예요.
지수 놓고 가요.
다소 (가볍게 인사하고 나간다)
지수, 다소가 나가자
파일을 열어본다.
지수 (코웃음 치며) 정다소가 맨 위야?
(종이를 빼서 구겨서 버리고 파일을 덮는다)
회장실.
강회장 임원들 앉아있다.
지수, 파일 4개를 들고 들어온다.
지수 사내공모 응모 파일입니다. 회장님.
강회장 자, 심사 시작합시다.
특판팀 사무실.
초조하게 기다리는 직원들.
초조한 다소.
전화벨 울린다.
영달 네. 특판팀장입니다.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결과가 나왔답니다. 갔다오겠습니다.
다소, 긴장된다.
선정 우리 부서에서 됐으면 좋겠다.
수만 정다소씨꺼 괜찮아예. 기대 한번 해보입시다.
은주 우리요 안돼도 너무 실망하지 말기로 해요. 예?
회장실.
강회장 앉아있고
세현 영달 들어와 앉는다.
강회장 사내 전체 공모였지만 다른 부서장은 안불렀어.
필요한 부서장만 불렀어.
세현 예.
영달 (초조하다)
강회장 주팀장. 자네 부서에 유선정이란 사원이 있나?
영달 네. 있습니다.
강회장 그 사원 아이디어가 괜찮더구만.
감각도 있고 논리적이야.
특판팀 유선정 사원이 낸 아이디어를 채택하기로 했어.
세현 (인상이 굳는다)
영달 (얼굴이 밝아진다)
강회장 10대 20대를 위한 청춘음료가 맞아.
제품명은 '첫키스' 그대로 해. 잘했어.
영달 감사합니다.
강회장 이 음료는 앞으로 특판팀에서 맡아서 해봐.
제품 생산, 용기 디자인, 판매전략 책임지고 해봐.
영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강회장 기획실에서는 특판팀에 지원사격 해줘.
세현 알겠습니다 회장님.
특판팀 사무실.
함성지르는 직원들.
수만 우와! 드디어 일같은 일을 하게됐구나.
은주 아유 그동안 얼마나 챙피했는데.
인제 어깨 펴고 다니겠네.
영달 정다소씨. 잘 했어요.
다소 감사합니다.
은주 아줌마. 잘 했어.
다소 (쑥쓰러워) 예.
은주 본인 경험인 모양이야? 옛날에? 맞지?
수만 씰데없는 얘기하지말고.
영달 자.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우리 특판팀 일은 이제부텁니다.
선정 열심히 합시다.
근데 정다소씨. 어떻게, 아니 왜 내 이름으로 다소씨 아이디어를
올린거야?
다소 예. 그냥요.
기획실장실.
세현 뭣들하고 있었던거예요?
특판팀같은 3류 부서에 지고 뭣들하고 있는거냐 말이예요.
만기 홍만, 고개 숙이고...
세현 유선정이란 사원이 누구예요? 들어보지도 못한 사원이잖아!
만기 (깜짝 놀라서) 유선정이 낸 아이디어가 채택된겁니까?
세현 오부장 일 똑바로 하세요.
만기 예... 죄송합니다.
세현 나대리.
홍만 (제발 저려서 깜짝 놀란다) 예. 실장님.
세현 정신차려.
홍만 예... 죄송합니다.
세현 나가들 봐요. (돌아앉는다)
만기 홍만, 고개 숙이고 나간다.
기획실 앞 복도.
기다리고 있는 다소.
세현, 나온다.
세현 아 정다소씨.
그래 생각 좀 해봤어요?
다소 네. 실장님 배려해주신건 감사하지만 그냥 특판팀에 남겠습니다.
세현 그래요? 정직원을 마다하는 이유가 뭐지?
다소 특판팀에서는 일을 열심히 할 수있을 것같습니다.
그리고 특판팀 식구들하고 같이 있고 싶습니다.
배려해주신거 정말 감사합니다.
세현 그래요. 할 수 없군. 알았어요.
다소 그럼 가보겠습니다. (인사하고 간다)
세현 (인상이 굳어진다)
동네 큰 나무 아래. (저녁)
퇴근해서 오는 다소.
출근하는 태웅.
태웅 퇴근하는거예요?
다소 예. 출근하세요?
태웅 예. 참 일은 잘 됐어요?
다소 예.
태웅 그래요? 잘 됐네.
다소 (가방에서 투명한 병의 음료 꺼낸다) 이게 새로 나올 음료예요.
태웅 아 이게 우리가 연구실에서 훔친 원액 섞어서 만든거구나.
다소 예.
태웅 색깔도 이쁘네.
다소 공범으로 훔친 기념이예요. (준다)
태웅 아 공범 좋지.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훔쳤네.
먹어봐도 돼죠?
다소 예.
태웅 (마신다)
다소 맛이 어때요?
태웅 글쎄 이게 무슨 맛인가?
다소 컨셉 음료라 맛은 생소할거예요.
태웅 이거 음료 이름이 뭐예요?
다소 (당황스럽다) 음료이름요.....
태웅 가만 있어봐요.
다소 .....
태웅 (다시 한모금 마신다)
다소 .....
태웅 첫키스.
다소 (놀라서 본다)
[9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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