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10회 대본
.. <옥외휴게실>
다소, 다시 음료 맛을 본다.
다소, 곰곰이 생각하는데
태웅이 떠오른다.
다소 (크게 딸꾹질이 나려는데)
태웅 (입으로 다소의 입을 막는다)
다소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지지만 어쩔수 없고)
태웅 (어쩔수 없이 그대로 입을 대고 있다)
다소, 떨쳐버리려는 듯 고개 흔들고.
<특판팀>
급하게 들어오는 다소.
다소 죄송해요. 다 하셨어요?
은주 그럼. 벌써 다 돌려봤어. 줘봐. (A4용지를 받는다)
(읽는다) 음료명, 첫키스.
다소 (쑥스럽다)
큰나무 아래. (저녁)
다소 공범으로 훔친 기념이예요. (음료를 준다)
태웅 아 공범 좋지.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훔쳤네.
먹어봐도 돼죠?
다소 예.
태웅 (마신다)
다소 맛이 어때요?
태웅 글쎄 이게 무슨 맛인가?
다소 컨셉 음료라 맛은 생소할거예요.
태웅 이거 음료 이름이 뭐예요?
다소 (당황스럽다) 음료이름요.....
태웅 가만 있어봐요.
다소 .....
태웅 (다시 한모금 마신다)
다소 .....
태웅 첫키스.
다소 (놀라서 본다)
태웅 (불쑥 말해놓고 나니 쑥스럽다)
다소 (멍해서)
태웅 (얼버무리듯) 아닌거 같다. 음료 이름으로는 좀 이상하다 그죠?
틀렸죠?
(음료 병을) 이거 이름이 뭐예요?
다소 (일어나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얼른 말 돌린다) 출근해야죠.
태웅 그렇죠. 출근해야죠.
다소 우리 어진이 기다리겠어요. 들어가볼게요. (간다)
태웅 (가는 다소를 보다가 음료병을 다시 한번 본다)
다소네 마당.(저녁)
들어오는 다소.
정신이 팔린 듯 멍해서 마루턱에 앉는다.
태웅의 모습이 떠오른다.
태웅 (다시 한모금 마신다)
다소 .....
태웅 첫키스.
다소, 얼굴이 달아올라 두 볼을 만지는데...
불쑥 들어오는 어진.
어진 엄마. 엄마 언제 왔어?
다소 (놀라며) 음? 음 어진아. 엄마 방금 왔어.
어진 (조금 삐져서) 그럼 마술 아저씨네서 나 데리고 와야지.
다소 엄마가 지금 데리러 갈려고 그랬어. 미안해.
오늘 잘 놀았어?
어진 엄마. 탱탱볼 사왔어?
다소 아차. 엄마가 깜빡 잊어버렸다.
어진 (삐져서 외면한다)
다소 미안해. 엄마가 내일 꼭 사올게.
어진 몰라.
다소 약속이야. 내일 탱탱볼 꼭 사올게.
어진 몰라. 엄마는 나 안사랑하지?
요즘은 잘 놀아주지도 않잖아. 엄마 이상해. (들어간다)
다소 (가슴이 쿵한다)....
(따라 들어가며) 정어진. 이리 와봐. 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다소 거실.(저녁)
이어서 마당에서 들어온
어진 (방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간다)
다소 정어진. 너 문 안열어? 너 혼나. 문열어. 빨리 문 열어.
어진 (문을 열고 문고리를 잡고 섰다)
다소 너 왜 말 그렇게 해. 너 왜 문 쾅 닫고 들어가?
누가 그러라고 했어. 혼나고 싶어?
어진 엄마가 먼저 그랬잖아.
맨날 바쁘다면서 놀아주지도 않잖아.
사준다고 해놓고 안사주잖아.
엄마 나 안좋아하잖아. (울음 터뜨린다)
다소 (그만 할 말을 잃고).....
(어진을 안아준다) 뚝. 뚝해. 그만. 어서.
오피스텔.
지수 누구세요. (문을 연다)
세현, 와인 한 병을 들고 서있다.
지수 연락도 없이 왠일이예요?
세현 연락 없이 오면 더 반가운거 아닌가?
놀라기만 한거야? 반갑지는 않은 얼굴인데?
지수 그럴 리가 있어요? 어서 들어오세요.
세현 (둘러보며) 집안 정리가 더 말끔하게 됐는데?
지수 겉만 그래요. 속살림까지 정리할려면 아직 몇주는 더 해야할거예요.
앉아요.
세현 술 한잔 하러 왔어.
다른 데서 할거 없이 여기서 마시면 좋을거 같아서.
지수 잘 왔어요. 잔 준비할게요.
세현 (실내를 둘러본다)
오피스텔.
적포도주 잔을 부딪치는 세현 지수.
세현 새 음료 담당 부서로 특판팀이 된건 알고 있지?
지수 알아요.
세현 어떻게 생각해?
지수 뭘 묻고 싶은거예요?
세현 당선된 음료 이름과 상품 전략이 누구 아이디어인줄 알아?
지수 특판팀에 유선정이란 주부사원 아이디어로 알고 있어요.
세현 아니야. 정다소 아이디어야.
지수 (놀란다) 뭐라구요? 그럴 리가 없어요.
세현 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
지수 그건... 정다소는 그정도 능력 없다고 생각해요.
세현 내가 알아본 바로는 정다소 아이디어가 틀림없어.
아이디어 서류를 제출할 때 이름을 바꾼거야.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회장 비서실에서 아이디어 서류를 접수 받았지?
지수 그래요. 내가 직접 받았어요.
세현 왜 이름을 바꿔서 냈을까?
지수 (약이 오른다)
세현 아이디어 서류들을 다시 검토해보니 특판팀 파일에 정다소
아이디어는 없더군.
혹시 지수가 빠뜨렸나?
지수 그건... 나도 모르는 일이예요.
세현 더 해. (와인을 따라주고 자신의 잔에도 따른다)
정다소가 싫다고 했지? 같은 회사에 있는 것이 싫다고 했지?
지수 그래요. 싫어요.
세현 이유가 궁금해.
지수 얘기 했을텐데요. 그리고 잘 알고 있을텐데요?
세현씨가 하태웅씨를 싫어했던 이유하고 같아요.
세현 그래?
지수 정다소가 회사에서 나갔으면 좋겠어요.
세현 좋아.
지수 무슨 뜻이죠?
세현 정다소가 회사에서 나가게 해줄게.
물론 도움이 필요하면 도울 수 있겠지?
지수 물론이예요. 기꺼이 돕겠어요. 아니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어요.
세현 자 마시지.
월드컵 앞. (밤)
라이타 오십원, 호객하고 있다.
태웅, 다소가 준 음료 빈병을 들고있다.
순동 (나오면서) 태웅아. 그 빈병은 왜 들고 있냐?
태웅 어? 어.... (자신도 의식하지 못했다)
순동 아까부터 계속 들고 있는데?
태웅 어.. 그랬냐?
순동 (웃으며) 빈병 모으냐? 엿바꿔 먹을라구?
태웅 (웃으며) 그냥.
순동 그냥. 그렇지. 너 요즘 기분 좋아 보인다?
회사 짤리고 이바닥에 다시 오니까 좋은거냐?
태웅 어? 어.... 그냥.
인상 구기고 있을 필요 없잖냐.
순동 야 오십원. 이거 치워라. (태웅의 빈병을)
태웅 저기 어디 한 쪽에 놔둬라.
오십원 예. 형님.
순동 태웅아. 너 있잖냐.
내가 요즘에 너한테 뭐 물어보면 대답이 보통 뭔 줄 아냐?
어? 어... 그냥.
뭐야 그게. 뭔 딴 생각이 그리 많어? 뭔 생각 하는거여?
태웅 어? 어...
순동 그냥.
태웅 (웃으며) 어 그냥.
순동 (어깨를 치며)
이때 특판팀 직원들과 홍만 온다.
홍만 이야! 하태웅씨.
태웅 아이구. 나대리님. (특판팀들에게도) 안녕하세요.
(영달에게) 안녕하세요.
영달 (덤덤하게 인사한다)
선정 오랜만이예요.
태웅 예. 잘 지내시죠?
은주 안녕하세요.
태웅 예. 안녕하세요.
은주 어머. 의상 멋있다. 회사 있을 때보다 더 멋있다.
수만 (은주 말 자르며) 자 인사는 들어가서 하고. 빨리 들어갑시다.
순동 안녕하십니까. 오백원입니다.
확실하게 모시겠습니다. 들어가시죠.
라이타. 길 터라.(들어가며)
라이타 라이타. 어서옵쇼. 들어가시죠. 특실에 다섯분요.(들어가며)
홍만 특판팀 회식인데, 나는 안내자격으로 왔어.
그러니까 삐끼. 잘 했지?
태웅 예. 고맙습니다.
근데 특판팀 회식이면....
은주 한명 빠졌죠? 정다소씨.
사실은 회식 주인공인데 정다소씨가.
정다소씨는 집에 갔어요. 집에 일 있다고.
태웅 예....
은주 정다소씨는 맨날 뒤풀이는 빠지잖아요.
뒤풀이 없이 무슨 재미로 사나 그래. 사정이야 이해하지만.
수만 (월드컵 안에서) 뭐하노. 빨리 온나.
홍만 알았어. 지금 가. 이따 봐. (들어간다)
은주 이따 봐요. (들어간다)
태웅 ......
월드컵.
영달 선정 은주 수만 홍만.
홀에서 춤추고 있다.
영달 선정, 열심히는 춰보지만 잘 안돼고
은주, 신나게 춤을 춘다.
수만 홍만, 은주 옆에서 춤을 춘다.
은주, 선정에게 춤 동작을 가르쳐주면
선정, 따라해보지만 잘 안돼고 웃음이 나온다.
모두들 즐겁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있는 태웅.
태웅, 다소도 그들과 함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안타깝다.
은주, 태웅과 시선이 마주친다.
태웅, 가볍게 인사하고 간다.
은주, 다시 춤을 추지만 그런 태웅이 신경쓰여서
다시 태웅이 가는 쪽으로 시선이 간다.
월드컵 앞. (밤)
라이타 오십원, 손님을 배웅하고 인사한다.
태웅, 착잡해서 담배를 입에 무는데
은주 아유 오랜만에 뛰었더니 숨 차네.
태웅 (담배를 다시 넣으며) 특판팀에 좋은 일 있는 모양이죠?
은주 다들 신났죠? 컨셉 음료라구 신개발품인데 그 음료 이름을 우리 특판팀에서
지은게 당선됐잖아요. 거기다가 그 음료 생산 판매 담당부서로 우리 특판팀이
결정됐잖아요.
정다소씨가 한건 확실하게 올린거예요.
태웅 예...
은주 음료 이름이랑 판매전략이랑 다소씨가 만든게 당선 된거예요.
(피식 웃으며) 경험 생각하고 지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다소씨가 음료이름으로
글쎄 '첫키스'라고 지었지 뭐예요?
태웅 (가슴이 쿵한다)
은주 왜 그러세요?
태웅 예? 아니요.
은주 아 참. 이 얘기 할려고 나온거 아닌데.
우리도 다소씨랑 같이 축하하고 싶었는데 다소씨가 끝끝내 집에 가야된다고
그러더라구요.
다소씨 안데리고 온거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구요.
태웅 아, 그런거 아니예요.
은주 아닌게 아닌거 같아서 그러죠.
수만 여대리. 니 거기서 뭐해? 빨리 온나. 브루스 타임이다.
홍만 여대리. 빨리 와봐. 어떤 여자가 나랑 브루스 추쟤.
은주 하이고 참. 왜 이렇게 나 찾는 사람이 많어.
그럼 이따 봐요. (간다)
태웅 (뭔가 멍해서)
다소와의 일이 떠오른다.
태웅 이거 음료 이름이 뭐예요?
다소 (당황스럽다) 음료이름요.....
태웅 (음료 병을) 이거 이름이 뭐예요?
다소 (일어나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얼른 말 돌린다) 출근해야죠.
태웅, 이상한 느낌이 든다.
어진 방. (밤)
잠자리에 든 어진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다소.
다소 (잠 자는 숲속의 공주) 왕자는 공주가 잠들어 있는 방으로 갔습니다.
거기에는 장밋빛 뺨을 한 아름다운 공주가 자고 있었습니다.
왕자는 공주의 손을 잡고, "공주님 눈을 뜨세요"하고 말하며
공주의 뺨에 뽀뽀를 했습니다.
그러자 공주는 정말 눈을 떴습니다. 공주에게 걸렸던 저주가 마침내 풀렸습니다.
공주는 백 년 동안의 긴 잠에서 깨어난 것입니다.
(책을 덮으며) 나머지는 내일 읽어줄게. 재미 있지?
어진 엄마. 진짜로 왕자님이 뽀뽀하면 공주님이 잠을 깨는거야?
다소 음. 늦었어. 어서 자.
어진 엄마. 나도 왕자님이 와서 뽀뽀해주면 좋겠다.
다소 그래. 이 다음에 어른 돼면.
어진 엄마는 누가 뽀뽀해줬는데?
다소 (당황스럽다) 응? 엄마는 그런거 없어. 어서 자.
어진 엄마는 어른이잖아. 누가 뽀뽀 해줬는데?
다소 어서 자라니까. 빨리 안자면 탱탱볼 안사다 줄거야.
어진 알았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눈 감는다)
다소 (겸연쩍어서).....
월드컵 앞. (밤)
서성이는 태웅.
뭔가 결심하기 전의 초조함으로.
태웅, 갑자기 뛰어간다.
뛰어가는 모습 길게 보인다.
동네 큰나무. (밤)
뛰어오는 태웅.
큰나무를 지나 계단을 올라간다.
다소네 마당. (밤)
다소, 마루턱에 앉아 턱괴고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다.
열린 대문으로 들어오는 태웅.
놀라서 보는 다소.
숨을 몰아쉬며 보는 태웅.
동네 큰나무. (밤)
걸어오는 다소 태웅.
다소 아무래도 안돼겠어요. 들어갈래요.
태웅 아 거 괜찮다니까 자꾸 그러네. 괜찮아요.
다소 우리 어진이 깨면 어떡해요. 안돼요.
태웅 자는 애가 한밤중에 왜 깨나? 괜찮아요. 안 깨.
다소 애 키워봤어요? 안키워봤잖아요.
잘 모르면서 왜 자꾸 괜찮다고 우겨요?
태웅 아 거 나 참. 앉아봐요. 아 앉아봐요.
다소 (앉는다)
태웅 (할 말을 찾다가 나무를 올려다보고) 이 나무가 말이죠.
누가 그러데요? 나무는 말이죠, 그늘도 만들어 주고 비도 피하게
해주고 장작불 피우는 뗄감도 돼고 뭐 하여튼 아낌없이 다 준다면서요.
다소 (고개 조금 외면하는 듯 돌려서 듣고 있다)
태웅 다 퍼주면 뭐하냐구요. 나무, 지는 얼마나 답답하겠어.
다소 ....
태웅 꼼짝도 못하고 뻗쳐 서서 얼마나 답답하겠냐구요.
저기 번쩍번쩍하는 네온사인, 쿵짝쿵짝 신나는 소리, 시끌벅적 사람 많은데,
가보고 싶지 않겠냐구요.
다소 .....
태웅 왜 대답이 없어? (나무를 올려다보며) 야, 나무, 대답해봐. 답답하지?
가보고 싶지?
다소 답답하지는 않아요. 우리 어진이 키우면서 답답하다는 생각 하지는 않아요.
태웅 (실망스러워서)
다소 하지만 가보고는 싶어요.
태웅 (다시 웃으며 본다)
다소 (쑥스러워 고개 돌린다)
버스.(밤)
다소, 앞에 타고
태웅, 뒤에 앉았다.
태웅 (고개 앞으로 내밀어서) 어디 가보고 싶어요?
다소 아무데나요.
그냥 종점까지 버스 한바퀴 타고 들어가도 좋아요.
태웅 거 참 되게 빈티내네.
아무리 그래도 그래 버스로 드라이브하나 그래?
다소 차 없는건 피차 마찬가지잖아요.
태웅 꼭 한번을 안져요. 한번을.
다소 어디 가는 거예요?
태웅 (놀리듯)불한증막에 가서 땀이나 뺍시다.
다소 그런데는 뭐하러 가요. 싫어요.
태웅 그러면 어디 가냐구요. 말을 해 말을.
다소 왜이렇게 떠들어요. 남들 듣잖아요.
태웅 그러니까 말을 하라구 말을.
다소 (어렵게)락카페 한번 가요.
태웅 촌스럽기는.
다소 왜요? 그게 왜 촌스러워요?
태웅 아 알았어요. 알았어. 가지 뭐. 가. 가자구.
락카페.
댄스 음악에 춤추고 있는 젊은이들.
태웅 다소, 맥주 마시며 보고 있다.
태웅 (시끄러워서 얼굴 가까이 대고) 인제 분위기 적응 됐죠?
나가보자구요.
다소 아뇨. 아직요. 조금만 더 있다가요.
태웅 아 구경만 할거면 집에서 댄스교습 비디오나 보고 있지 뭐하러
한밤중에 나왔나 그래?
자 일어나요. (일어나며)
다소 조금만 있다가요.
태웅 하나 둘 셋. 조금만 됐어. 자 일어나요. (손목을 잡는다)
다소 알았어요. 갈게요.
태웅 따라와요. (손목을 잡고)
태웅, 다소를 데리고 중앙으로 간다.
태웅 (손목을 놓아주고) 자 지금부터 흔들어요.
태웅, 무게잡고 추는 3류 건달 춤을 춘다.
다소,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몸을 흔들어 보지만 상당히 어색하다.
태웅 (흔들면서) 지금 뭐해요?
다소 (흔들면서) 예?
태웅 지금 뭐하냐고.
다소 왜요?
태웅 아니. 아니예요. 잘 한다고. 계속 해요.
태웅 다소, 춤추는 서로를 보다가 픽 웃고만다.
거리. (밤)
걸어오는 태웅 다소.
태웅 업소에서 춤추는 사람 많이 봤지만, 내가 보다가 보다가 그런 춤 추는
여자는 생전 처음보네.
다소 내가 뭐가 어떻다고 자꾸 그러는거예요?
태웅 그게 무슨 춤이냐하면 말이죠. 두 돌 된 손자 안아주다가 허리 다친
아주머니가 추는 춤이거든 그게. 뻣뻣해가지고 엉거주춤 해가지고, 엉?
다소 참 나. 사돈 남말하는거 아니예요?
거기는요, 싸움꾼이요, 누구 시비거는 사람 없나 걸리기만 해봐라 하면서
몸만 흔드는 춤이라구요.
태웅 하 나 참. 한번을 안져요. 한번을.
인형뽑기 기계 앞에서 멈춰선다.
다소 왜요? 시간 많이 됐어요. 가요.
태웅 (동전 꺼내며) 가는 길이잖아요. 이거 한번만 뽑고 가자구요.
먼저 뽑을래요?
다소 됐어요. 하세요.
태웅, 인형을 뽑는다.
첫 번째 아깝게 실패한다.
태웅, 아깝다고 큰 몸짓과 함께 소리친다.
두 번째 역시 실패한다.
다소, 자기도 모르게 아깝다고 몸짓한다.
그런 다소를 태웅이 보고 있으면
다소, 뭔가 들킨 듯이 평상시 표정으로 수습한다.
세 번째 인형이 뽑힌다.
태웅, 좋아하고
다소, 웃는다
태웅 (인형을 들고) 이거 성공하는거 바랬어요?
다소 그럼 돈 넣고 하는건데 뽑히면 좋은거 아니예요?
태웅 성공하는거 바랬어요 안바랬어요?
다소 바랬다고 했잖아요.
태웅 그럼 이거 가져요.
마음쓴건 그쪽이니까. (인형을 툭 준다)
다소 (인형을 받아들고)
동네 큰나무.(밤)
걸어오는 태웅 다소.
태웅 한가지 물어볼게 있는데요.
다소 예.
태웅 내가 쭉 보니까 말이죠. 정다소씨 말이죠.
다소 예.
태웅 내가 쭉 보니까, 비디오방도 나랑 갔던게 처음인거 같고 락카페도
처음인거 같고, 보통 여자들이면 남자들하고 곱창집 감자탕집도
가보는데 한번도 못가본거 같고. 지금까지 뭐했어요?
다소 (조금 당황해서) 그런걸 왜 물어요?
태웅 알고싶으니까.
다소 (가슴이 뛴다)
태웅 내가 못봤던, 그 전에는 뭘하며 지냈는지, 그런게 궁금하니까.
다소 남의 일 상관 말라고 했잖아요.
태웅 그냥 알고 싶고 궁금해서 그래요.
다소 하나도 궁금할거 없어요. 특별한거 없어요. 남들하고 틀린거 없어요.
태웅 왜 더 궁금하냐하면 거짓말을 하니까 그래요.
다소 (당황해서) 내가 무슨 거짓말을 했다고 그래요?
태웅 (망설인다)
다소 (가슴이 뛰어서)
태웅 새로 만든 음료 이름 말이예요.
다소 (피하듯 외면한다)
태웅 벌써 정해졌던데 왜 모른다고 했어요?
다소 (외면한 채로)
태웅 나한테 뭘 들킨거예요?
첫키스였던거 들켜서 모른다고 거짓말한거예요?
다소 그런거 아니예요. 그런 얘기 그만해요.
들어가봐야겠어요.
태웅 들키기는 나도 마찬가잖아요.
우리 좀더 솔직하면 안돼겠어요?
다소 그런 얘기 그만하자구요.
나 들어갈게요.
태웅 (팔을 잡고) 왜 어진이 아빠 얘기는 한마디도 안해요?
숨길거 없이 얘기해봐요.
탓하고 야단칠거 아니니까. 다 알고 싶어서 그래요.
다소 얘기 그만하자구요. 그런 얘기 하고 싶지 않아요.
나한테 마음대로 굴지 말아요.
내가 태웅씨한테 다 얘기할 이유 없어요. (간다)
태웅 (더 이상 잡지 못하고)
다소 (입을 꾹 다물고 걸어간다)
태웅 (가슴이 답답하다)
다소 거실.(밤)
들어오는 다소.
가슴이 아프다.
손에 든 인형을 한쪽에 올려놓는다.
다소, 착잡하고 복잡한 심정에
벽에 등을 기대고 심호흡을 해본다.
어진 방. (밤)
들어오는 다소.
자고 있는 어진의 머리맡에 앉는다.
어진의 머리를 쓸어주며.....
다소, 마음이 착잡하다.
집앞 골목 외경. (아침)
다소 거실.
출근 준비 서두르는 다소.
실내를 대충 치우고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가방을 든다.
다소 (시계 보며) 어진아 어서 옷갈아 입어. 엄마 출근해야 돼.
어진 (방에서 옷 입고 나오며) 엄마 다 갈아입었어.
다소 그래. 아저씨 말씀 잘 듣고 잘 놀고 있어.
어진 탱탱볼 사와야돼.
다소 알았어. 꼭 사올게. 어서 앞집에 가자.
어진 엄마 이건 무슨 인형이야? (태웅이 준 인형을)
다소 응? 으 응. 그거.
어진 나 줄려고 산거야? 언제 산거야?
다소 나중에 얘기하고 가자. 엄마 늦었어. (다시 시계보고)
가자 어서.
동네 버스정류장.
태웅, 버스에서 내려 시계를 보며 뛴다.
늦을까봐 계속 시계를 보며 뛴다.
동네 골목.
서둘러 뛰듯이 빨리 걷는 다소.
시계를 보며 뛴다.
(태웅이 뛰는 모습과 교차편집)
동네 큰나무.
뛰어오던 다소 태웅, 나무 아래서 마주친다.
숨을 몰아쉬는 두 사람.
서로 몰아쉬는 숨을 감추려고 한다.
태웅 출근하는거예요?
다소 예. 퇴근해요?
태웅 예. 어제밤에는.
다소 (동시에) 어제밤에는.
태웅 어제 밤에는 미안했어요. 내가 너무 마음대로 말했죠?
다소 나도 미안했어요. 내가 좀 기분나쁘게 얘기했죠?
태웅 그런거 없어요. 나는 그냥 알고싶어서.
다소 그럼 그냥 이정도에서 그 얘기는 그만 하면 안돼요?
태웅 그래요. 그만해요.
다소 나 출근할게요.
태웅 그래요. 가요.
다소 예. 가세요. (간다)
태웅 (잠시 보다가 간다)
태웅 방.
옷갈아 입고 있는 태웅.
덕호 (들어오며) 태웅아 너 왜 요즘 순동이하고 같이 안들어오냐?
태웅 순동이요. 애들하고 아침 해장국 먹고 들어오잖아요.
덕호 아는데, 너는 왜 먼저 들어오냐고.
태웅 그냥요. 외삼촌이랑 아침 같이 먹을려고 그러죠.
덕호 입에 침이나 발르고 아양을 떨더래도 떨어라 이 속 시커먼 놈아.
태웅 내가 뭐가 속이 시커멓다고 그러세요.
덕호 (가슴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너 요즘 이 속에 뭐 들었지?
태웅 뭐가요.
덕호 내 눈은 못 속여 이 시커먼 놈아.
너 요즘 뭔 요상한 짓거리 하고 다니지? 연애질하냐?
태웅 아이고 참 아침부터 또 왜이러세요.
덕호 애 새끼가 눈이 풀려가지고 멍해가지고선 너 임마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거 다 알어 임마. 누구여? 연애질하는 아가씨가 누구여?
태웅 아 배고파요. 밥 주세요. (나간다)
덕호 이 베라처먹을 놈이. 밥 매껴놨냐? (나가면서) 연애질하면서 밥도 못얻어
처먹고 다니냐? 연애질 상대가 누구여?
태웅 거실.
어진 마루턱에 앉아서 놀고 있다.
방에서 나오는 덕호.
태웅, 물 마시고 있다.
태웅 밥 먹었냐 쥐방울?
어진 (쌀쌀맞게) 그럼요. 먹었죠.
태웅 참 말하는 폼새도 지엄마하고 똑같네.
덕호 누구냐니까?
태웅 아 누가 연애질을 한다고 아침부터 달달 볶고 이러세요.
덕호 진짜 아니야?
태웅 아니예요.
덕호 진짜여?
태웅 진짜예요.
덕호 에라이 팔푼이 같은 놈아. 연애질도 하나 못하냐?
언제 연애질해서 장가 갈겨? 남들 다 하는거 너는 왜 못해?
장가 안갈거여?
태웅 가야죠.
덕호 남들 부킹은 잘해주면서 지들 부킹은 왜 못해?
태웅 아이구 진짜. 수준 안맞아서 외삼촌이랑 얘기 못하겠네.
그러니까 외삼촌도 여태 장가 못가신거라구요.
덕호 이 베라처먹을 놈이 터진 입이라고 어디서 그런 소리가 나와?
어디가? 밥 처먹어.
태웅 (소리)운동 잠깐 하구요.
어진 마술 아저씨. 우리 엄마도 이상해요. 연애질하나 봐요.
덕호 뭐? 에에이. 애들은 그런 소리 하는거 아니여.
어진 진짜예요. 우리 엄마 이상해요. 연애질하는거 맞죠?
덕호 그래 내가 잘못했다. 입조심하마. 나가 놀아라. 응?
우리 로비.
걸어들어오는 다소.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세현.
다소 안녕하세요 실장님.
세현 (인사한다)
기분이 좋아 보여요?
다소 예?
세현 회사 옮기지 않고 계속 다니는게 기분 좋은건가?
다소 아 예... 회사 전직 문제는 정말 생각해주셨는데... 죄송합니다.
세현 아니예요. 미안할건 없어요.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 회사 안옮긴 것이 이해가 안돼서 그래요.
이 회사에 임시직으로라도 남아 있겠다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다소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특판팀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서요.
세현 그 이유는 들었고. 다른 이유는 없어요?
다소 없습니다.
세현 회사 안옮긴걸 후회하지는 않을까?
다소 예?
세현 좋은 기회였는데 아까워서 그래요.
다소 후회하지 않게 특판팀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세현 (엘리베이터) 탑시다.
회장실.
특판팀 직원들 앉아있다.
강회장 이번에 음료 이름하고 판매전략, 특판팀 아이디어 아주 좋았어요.
칭찬해줄려고 불렀어요.
황송한 직원들.
다소 (강회장의 얼굴을 바라본다)
<제3부 빌딩일각>
세현 사고 당사자가 내 조카예요.
다소 예....
세현 그리고... 우리 회장님 외동아들이기도 했고요.
다소 .....
세현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사고 얘기는 회사에서
우리 둘만 아는 걸로 해줄 수 있겠어요?
다소 (마음이 아프다)
강회장 앞으로 회사에서 특판팀 같은 독립 부서를 제대로 만들어 볼 생각이 있어요.
이번 컨셉 음료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특판팀 실적 봐서 결정할 일이니까,
잘 해보도록 해요.
영달 열심히 하겠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아이디어 파일 보며) 유선정씨가 누구신가?
선정 예. 전데요 회장님.
강회장 아이디어 아주 좋았어요. 기억하고 있을게요.
선정 저 회장님. 사실은 그게 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사실은 여기 정다소씨 아이디어입니다.
강회장 그래요? 왜 그렇게 됐지?
(파일 넘기며) 이름이 뭐라고 했지요?
다소 정다소라고 합니다.
강회장 정다소씨 아이디어 서류는 없는데 어떻게 된거죠?
은주 (똘똘하고 자신있게) 회장님. 그건 이렇습니다.
(자신있게 끼어들었지만 마무리 안돼는)
어떻게 하다보니까 이름이 바뀐겁니다. 예.
수만 (사투리 안쓰려고 노력하는) 사원 이름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 특판팀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강회장 그래요. 어쨌든 특판팀 아이디어예요.
정다소씨라고 했죠?
다소 예. 그렇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그래요. 어쨌든 수고들 해요.
비서실.
우르르 나오는 특판팀 직원들.
긴장했던 몸을 푸는데
기다리고 있는 세현.
세현 (다소를 보고 찔끔한다)
지수 (그런 세현을 본다)
세현 (비꼬는)축하합니다 주팀장.
영달 (지지않고) 고맙습니다. 갑시다.
은주 저기 하나만 물어보겠는데요.
아이디어 서류요 비서실에 접수했잖아요.
근데 왜 우리 정다소씨 서류는 빠졌어요? 회장님이 그러시데요?
세현 (듣고 들어간다)
지수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시죠? 나는 아는 바 없어요.
은주 다음부터는 영수증 받아야겠네.
지수 지금 그게 무슨 소리죠?
영달 자 갑시다.
특판팀 직원들 나간다.
지수 (다소를 노려본다)
다소 (외면하고 나간다)
지수 (약이 바짝 오른다)
회장실.
강회장 휴가를 내겠다고?
세현 지난번에 회장님께서 지시하신 우리 가족 일 때문입니다.
사고 때 고아가 된 갓난아이를 찾아보겠습니다.
마침 새 음료도 특판팀으로 배당이 돼서 시간이 조금 나는 편입니다.
강회장 그래 그럼 그렇게 해.
무슨 단서라도 잡아서 휴가까지 내는건가?
세현 사고후에 이송됐던 병원에서도 아이가 퇴원한 후로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핵심을 찔러본다)회장님께서 어디까지 아시고 계신지 알면 좋겠습니다.
강회장 어디까지 아냐는건 무슨 말이지?
세현 혹시 달리 아시고 계신 것이 있나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강회장 (망설인다)
세현 (강회장을 살핀다)
강회장 갓난아이 부모 쪽으로는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봐서 어려워.
그 갓난아이를 누가 키우고 있는지, 그 갓난아이 행방을 추적해봐.
세현 알겠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인터폰) 아. 특판팀 정다소 사원 인사파일 좀 가지고 와봐.
세현 (쿵한다)
강회장 수고좀 해봐.
세현 예. (나간다)
비서실.
나오는 세현.
지수 정다소 인사파일은 왜 찾으시는거죠?
세현 .... 갖다드려. 별거 없으니까.
지수 (다소를 생각하고 인상을 쓴다)
세현 이따가 좀 봐. (나간다)
지수 (약이 바짝 오른다)
자료실.
지수 회장님이 매달 우편환으로 송금하는 곳이 있어요.
상록원이라는 곳이예요.
세현 상록원.
지수 그런데 이상한게 또 있어요.
지난번 해변 행사에 가셨을 때 혼자 택시를 타고 어딘가에
가셨던 적이 있어요.
세현 (해변 콘도에서의 일을 떠올린다)
<제7부 콘도입구>
지수 헬기는 12시에 뜨는 걸로 잡아놨습니다.
강회장 알았어. (택시에 타고 간다)
지수 (택시 상호와 번호를 눈여겨 봐둔다)
지수, 메모지에 상호와 번호를 쓴다.
입구 안쪽에서 세현이 보고 있다.
지수 택시회사에 회장님 행선지를 물어봤어요.
대절 택시였기 때문에 행선지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회장님이 가신 곳이 상록원이예요.
세현 (어금니를 꽉 문다)
지수 택시회사에서 그러는데 상록원은 고아들 맡아 키우는
보육원이라고 했어요.
세현 (찔러본다)회장하고 상록원하고 무슨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지수 그건 내가 알 수가 없잖아요.
세현 (끄덕인다) 그렇지. 알 수가 없지.
지수 무슨 일이예요?
세현 나도 정확히는 몰라. 알았어. 수고했어. 가지.
지수 회장님은 왜 아직까지 세현씨를 못믿는거예요?
세현 무슨 소리야?
지수 언제까지 회장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회장님 심중을 들여다
볼려고 애써야하는거죠?
세현 갑자기 무슨 소리야?
회장이 나를 완전히 신임하지 않는다는건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지수 답답해서 그래요.
세현 가지.
지수 그리고 또 할 얘기 있어요.
정다소 말이예요.
세현 (날카롭게) 정다소 왜?
지수 하루라도 빨리 회사에서 내보내줘요.
더 이상 얼굴 쳐다보는것도 싫어요.
세현 그렇게 될거야. (간다)
지수 (세현의 의중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기획실장실.
들어오는 다소.
다소 (인사한다)
세현 앉아요.
다소 예. (앉는다)
세현 회장님 만나뵈서 어때요?
다소 네? 무슨....
세현 우리 이 회사에서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요?
다소 네. 교통사고로 사망한 분이 회장님 아드님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현 내가 우리 둘만 알고 있는거로 부탁했었죠?
다소 네.
세현 내 부탁 잘 지켜줘서 고마워요.
다소 아닙니다. 저도 벌써 잊어버린 일이라서요.
세현 그래요. 참 애가 있다고 했죠?
다소 그렇습니다.
세현 그때 사고 났을 때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는 어떻게 됐는지 알고 있어요?
다소 (당황한다) 네.... 그 아이는요.
세현 (유심히 살핀다)
다소 그 아이 먼친척 집으로 갔습니다.
세현 아 그래요?
다소 그 후에 외국으로 이민을 가서 소식은 모르겠습니다.
세현 (끄덕인다) 그랬군요.
회사 복도.
생각에 잠겨 걸어가는 다소.
휴대폰 울린다.
다소 여보세요.
상록원 사무실.
원장 다소야. 여기 상록원이야.
다소 네. 원장선생님.
원장 통화해도 괜찮은거지?
다소 네. 그럼요.
원장 내가 서울 올라갈 일이 생겼는데,
올라간 길에 얼굴 좀 봤으면 좋겠구나.
다소 네. 언제 오시는데요? 제가 마중 나갈게요.
우리 로비.
걸어나가는 세현 만기.
세현 내가 없는 동안 회사 돌아가는거 잘 보고 있으세요.
만기 예. 실장님.
세현 특판팀이 무슨 짓을 하나 똑바로 보고 있으란 말이예요.
내말 무슨 말인지 알겠스니까?
만기 예. 철저히 감시하고 있겠습니다.
세현 오부장 벌써 실수가 2번이죠?
내가 볼 땐 오부장 위험해요. (나간다)
만기 만회하도록 하겠습니다.
집앞 골목.
바닥에서 공기놀이 하고 있는 어진.
어진, 다가오는 발을 보고 고개 든다.
세현, 어진을 보고 있다.
어진 (일어나며)
세현 너 여기 사니?
어진 네. 여기가 우리집이예요.
세현, '정다소' 문패 본다.
어진 누구세요?
세현 너희 엄마가 정다소씨니?
어진 네.
세현 몇 살이니?
어진 4살요.
세현 아빠는 어디 가셨니?
어진 하늘나라요. 왜그러세요?
세현 아니야. 니가 귀여워서 물어봤다.
아빠는 안계시는구나?
어진 네.
세현 아빠 얼굴 본적 있니?
어진 아니요. 왜 자꾸 그런거 물어보세요?
세현 너 혹시 너 생일 아니?
어진 네. 생일 알아요. 4월17일요.
세현 (쿵한다)
순동 (나오며) 누구세요?
어진 순동 아저씨. (팔을 잡는다)
순동 누구시냐구요.
세현 예. 그냥 지나다가 애가 귀여워서 말좀 시켰습니다.
순동 (누그러지며) 아 예.
세현 실례했습니다. (간다)
순동 (갸우뚱거리며) 어진아. 너 저아저씨 본적 있어?
어진 아니요. 처음 봐요.
순동 (갸우뚱거린다)
동네 골목.
세현, 정신이 나간 듯 걸어온다.
<제8부에서>
강회장 그 갓난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지금은 네 살이 됐겠구나.
어진 4살요.
<제8부에서>
고지서에 날짜가 보인다.
1998년4월17일.
세현 4월17일?....4월17일.(깜짝 놀란다)
어진 네. 생일 알아요. 4월17일요.
세현,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내문다.
회사 복도.
창가에서 휴대폰 누르는 다소.
417번을 누른다.
다소 여보세요. 정다소예요.
카페.
태웅 (휴대폰) 어쩐일이예요?
다소 어진이가 집에 전화를 안받아서요.
태웅 나도 밖이예요. 순동이하고 놀이터 갔나보죠 뭐.
다소 그럼 이따가 집에 들어갈거죠?
태웅 예. 들어가요.
다소 그럼 우리 어진이한테 말좀 전해줄래요?
오늘 일이 좀 있어서 좀 늦을거라구요.
태웅 그래요? 알았어요.
다소 퇴근 시간... 늦을거라구요.
태웅 알았어요. 안기다릴게요.
다소 예?
태웅 쥐방울한테 전해달라는게 나한테 얘기하는거 아니냐구요.
퇴근시간에 못맞추니까 나 출근할 때 큰나무 아래서 기다리지 말라
그거 아니예요.
다소 누가 그랬어요? 왜이래요?
태웅 우리 좀 솔직해지자구요. 앞으로는 돌려서 얘기하지 말고 바로 얘기해요.
나 머리 나쁘니까. 알았어요?
다소 끊어요.
태웅 내일 아침에 봐요. (끊는다)
다소 (마음을 들킨 것이 쑥스러워 휴대폰 닫는다)
태웅 (휴대폰 보고 기가 막히다는 듯 빙긋 웃는데)
지수 (와서 앉으며) 미안해요. 조금 늦었죠.
태웅 (덤덤하게)아니요. 나도 방금 나왔어요.
지수 (조금 웃으며 상냥하게)무슨 전환데, 즐거운가 봐요?
태웅 예. 뭐 그냥요. 무슨 일인데요?
지수 본론만 얘기하고 가라는거예요?
태웅 성질이 급해서요.
지수 그럼 성격에 맞춰야죠. 본론부터 얘기할게요.
다시 업소에서 일한다구요?
태웅 예. 저번에 한번 가보셨죠?
지수 어때요? 일하기가?
태웅 뭐 늘 하던 일인데요 뭐.
지수 회사에 다시 들어올 생각 없어요?
태웅 짤린 놈이 어떻게 들어갑니까.
지수 정규사원 채용이 다음 주예요.
임시직 경력으로 면접시험만 통과하세요.
태웅 그런거도 있어요?
지수 있어요. 면접시험통과는 하태웅씨 실력에 달렸어요.
시험에 통과하면 정정당당하게 정사원으로 들어오는 거예요.
태웅 왜 저한테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죠?
지수 (웃으며) 선생이 제자가 잘 되기를 바라는거 아닌가요?
태웅 아 아. 그렇죠? 내 선생님이죠? 선생님. 깝빡했네.
지수 나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내야해요.
하태웅씨 교육 하다가 말았어요.
회사로 들어오세요.
회장실.
강회장 그래서 하태웅이 대답은 들었나?
지수 생각해보겠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조금 더 설득하면 마음이 움직일 것같습니다.
제멋대로 판단하고 회장님께 보고드리게 돼서 죄송합니다.
강회장 아니야.
지수 퇴사를 했지만, 임시직 경력으로 시험자격을 주려면 회장님 결재가
있어야 합니다.
강회장 알았어. 서류 만들어와.
지수 알겠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홍대리. 홍대리는 왜 하태웅이 일에 신경을 쓰고 있나?
지수 회장님께서 교육 시키라고 지시하셨는데 퇴사를 하게 돼서 마음이
편치않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교육을 해보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하태웅씨가 잠재력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회장 그래.... 알았어.
지수 (인사하고 나간다)
강회장 (나가는 지수를 흐뭇하게 본다)
도로변.
세현의 차가 세워져 있다.
세현 (극도로 날카로워져서 중얼거린다)
회장이 정다소가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나는 이미 정다소가 회사에 다니는 것을 알고도 숨기고 있었다.
회장이 정다소를 만난다면 그 사실을 알게 된다.
회장이 정다소를 만나지 못하게 해야된다.
회장이 정다소를 알지 못하게 해야된다.
세현, 메모지 들고 휴대폰 누른다.
세현 여보세요.
상록원 사무실.
원장 네. 상록원입니다.
세현 예. 수고하십니다. 여기 서울인데요.
거기 상록원을 찾아가려면 어떻게 가야합니까?
원장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나요?
세현 원장님을 뵙고 말씀을 좀 나눴으면 하는데요.
원장 제가 원장입니다만, 누구신지요?
세현 아 예. 원장님이시군요.
꼭 좀 찾아 뵙고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지금 출발할 예정인데 시간이 괜찮으시겠습니까.
원장 그렇지않아도 제가 지금 서울로 올라갈 일이 있는데,
그럼 서울에서 잠깐 만나실까요?
세현 아 그러세요? 언제쯤 도착하실 예정입니까?
회사 복도.
엘리베이터 앞으로 자료파일 여러개를
들고가던 다소 휴대폰 받는다.
다소 여보세요.
상록원 사무실에서 전화.
원장 다소야. 나다.
다소 네. 원장선생님.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며)
원장 우리 약속 있잖니. 한시간만 뒤로 미루면 어떻겠니?
다소 네. 그럴게요.
원장 그래. 미안하구나. 이따가 보자.
다소 네. 이따가 뵐게요. (끊고)
엘리베이터 열린다.
강회장 지수, 타고 있다.
다소 (인사하고 뒤로 물러선다)
강회장 타요. 무거울텐데.
다소 네. 회장님. (탄다)
엘리베이터.
지수 (노려보다가 재수없다는 듯 외면한다)
강회장 정다소씨 맞죠?
다소 네. 회장님.
지수 (기분 나쁘다)
강회장 아이디어 서류에 왜 이름을 바꿔서 올렸지?
다소 (지수를 옆으로 본다)
지수 (다소를 옆으로 본다)
다소 특판팀에서 서류를 취합하다가 실수를 했습니다.
강회장 (웃으며) 학생들이 시험지에 이름 안쓴거 하고 같지 않나.
앞으로 그런 실수는 없도록 해.
다소 주의하겠습니다.
우리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강회장 다소 지수.
강회장 (지수에게 가방 건내받고) 됐어. 홍대리 올라가봐.
(다소에게) 수고해.
다소 (인사한다)
지수 안녕히 들어가십시오 회장님.
다소 (가는데)
지수 잠깐 나좀 볼까?
다소 여기서 보세요.
지수 잠깐 보자니까. (간다)
다소 (참으며 따라간다)
비상 계단.
지수 너 참 사람 약올리는데는 재주가 있는 애구나?
다소 말 함부로 하지마세요.
직급도 없는 임시직이지만 애라고 불릴만큼 하찮은 일을 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지수 흥. 그래. 너 참 대단한 일 했지?
아이디어 서류 이름은 왜 바꿔서 냈니?
다소 나보다 더 잘 아실텐데요?
지수 난 아는게 없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
다소 그럼 정다소 이름으로 된 아이디어 서류는 왜 빠졌는지를 생각해보면
다 기억날거예요.
지수 (인상 일그러지며 노려본다)
다소 스스로 챙피하지 않으세요?
지수 이게 정말. (뺨을 때릴려고 손을 올린다)
다소 (지수의 팔을 강하게 잡는다. 자료파일들 떨어져 흩어진다)
지수 너 이거 안놔?
다소 당신은 비서실에 앉아서 얌전 떨면서 100그램도 안나가는 펜대 돌리고
있을 때, 나는 5킬로 6킬로 되는 애를 한손으로 안고 머리 감기고
목욕시켰어요.
힘으로 해도 안돼니까 함부로 손놀리지 마세요.
지수 뭐야 이게 정말. (팔을 뺄려고 움직이지만)
다소 (더 꽉 잡고) 나 당신 안건드릴테니까, 당신 나 건드리지 마세요.
지난건 다 잊을테니까 나 건드리지 마세요.
(팔 던지듯 놓아주고)
지수 너 반드시 내 눈앞에서 안보이게 하겠어.
너 눈에서 반드시 눈물 나오게 해주겠어. (간다)
다소 (씁쓸한 마음으로 파일들을 줍는다)
커피숍.
들어오는 세현.
실내를 둘러본다.
원장, 가볍게 일어난다.
세현 (인사하고) 혹시 상록원....
원장 그렇습니다. 상록원 원장입니다.
세현 안녕하십니까. 전화드렸던 사람입니다.
제가 좀 늦었습니다.
원장 아닙니다. 제가 예정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용건이신지요.
세현 예. (찔러본다) 3년전 교통사고로...
원장 그럼 혹시...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세현 그렇습니다. 그분이 저희 형님되십니다.
원장 아 그러세요?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분이 성함을 밝혀주시지 않아서 어떻게 연락을 드릴 수도
없었는데, 이렇게 연락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현 죄송하지만 저 또한 이름을 밝히기가 곤란합니다.
원장 네. 형님이 그러신데...그러시겠지요.
그런데 무슨 일로....
세현 (원장의 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원장 그 아이 찾는 일로 그러신가요?
세현 그렇습니다.
원장 그렇게 꼭 찾고 싶으신가요?
세현 어디에서 누가 키우고 있는지 알고 계시는군요.
원장 (망설인다)
세현 혹시 알고 계신다해도, 말씀하지 마십시오.
원장 네?
세현 알고 계신다해도 지금까지 비밀로 해두셨던것처럼 묻어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원장 무슨....
세현 저희 형님이 그아이를 찾는다면 뭐가 달라진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아이한테 당장 경제적인 도움은 될것입니다.
하지만 그 아이가 모든걸 알게 되지 않을까요?
그 아이는 지금의 엄마가 생모가 아니라고 꿈에서라도
생각해봤겠습니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장 .....
세현 저희 형님이 나이가 드시고 건강이 안좋아서 마음이
약해지셔서 그런 것 뿐입니다.
아이와 그 엄마에게는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혹시 형님이 다시 찾더라도 비밀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원장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세현 이해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때 다소 들어온다.
다소, 세현과 원장을 보고 놀라서
얼른 도망치듯 나간다.
세현, 나가는 다소의 뒷모습을
보고 놀란다.
세현 그럼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원장 알겠습니다.
세현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인사하고 급히 나간다)
원장 (착잡하다) .....
(물 한모금을 마시고 시계 본다)
커피숍 앞.
서둘러 걸어나오는 다소.
당황해서 옆 건물로 들어가는데.
뛰어나오는 세현.
옆건물로 들어가는 다소를 보고 뛴다.
건물 입구.
다소, 서성이는데
세현, 뛰어들어온다.
다소 (놀라서)
세현 정다소씨.
다소 실장님....
세현 알아요. 커피숍에 들어온거 봤어요.
원장님하고 내가 같이 있는거 봤다는거 알아요.
다소 어떻게...된거예요?
세현 원장님하고 약속한거죠?
다소 네.
세현 그럼 원장님한테 전화해요.
사정이 생겨서 약속 장소에 못간다고 전화해요.
다소 실장님.
세현 날 믿어요. 전화해요.
그리고 나하고 얘기하면 돼잖아요.
다소 (망설인다)
세현 나하고 얘기하면 무슨 일인지 알게 돼요.
날 믿어요. 전화해요.
다소 (휴대폰에서 전화 번호 찾는다)
세현 (그런 다소를 긴장해서 본다)
다소 여보세요. 원장선생님 저 다소예요.
한강 고수부지.
세현의 차 세워져 있다.
멍하니 강물 바라보고 있는 다소.
세현 내가 상록원 원장님을 만난 이유는...
원장님이 정다소씨와 아이의 소재를 회장님께 말씀할려고
했기 때문에 내가 먼저 원장님을 만난거예요.
다소 .....
세현 사실 그동안 회장님께서 상록원에 후원금을 내고 계셨어요.
그리고 그 갓난 아이를 찾고 계셨어요.
정다소씨가 키우고 있는 그 아이를 찾고 계셨어요.
다소 ......
세현 나도 몇 번 정다소씨에 대해서 회장님께 말씀드릴려고 했지만
정다소씨를 생각하면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어요.
다소 감사합니다.
세현 정다소씨는 그 아이를 친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거죠?
다소 네. 어진이는 제 친딸입니다.
세현 회장님은 그 아이를 찾아서 수양딸로 입적시킬 생각을 하고 계세요.
다소 (놀란다) 네? 어떻게 그런...
세현 나는 정다소씨와 아이가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랍니다.
회장님이 알게되면 분명히 큰 문제가 일어나요.
나중에는 어진이도 사실을 알게 될거예요.
다소 그럴수는 없습니다.
세현 정다소씨한테 원장님을 만나지 말라고 한것도 혹시 그 자리에 회장님이
나타나실까봐 그랬던거예요.
정다소씨가 우리음료에 다닌다고 원장님께 말씀드린건 아니겠죠?
다소 아니요. 말씀 안드렸습니다.
세현 잘 했어요.
어쨌든 내가 다른 회사로 옮겨주겠다는 것도 사실은 회장님하고 마주치지
않게하려고 했던거예요.
다소 네....
세현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옮기는 것이 좋을 것같아요.
다소 네....
세현 이사를 하는것도 나쁘지 않아요.
여러 가지 비용은 내가 마련해보겠어요.
다소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세현 정다소씨와 아이의 진실은 나만 알고 있겠어요.
다소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실장님.
세현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다소 (가슴이 답답하다)
거리.
힘없이 걸어가는 다소.
도로변.
세현의 차가 급정거 한다.
긴장 뒤의 초췌한 모습의 세현.
세현, 휴대폰을 누른다.
오피스텔.
외출 준비 하다가
휴대폰 받는 지수.
지수 여보세요.
세현 나야. 집에 술 있어?
지수 아뇨. 왜요?
세현 지금 갈게. 술좀 사다 놔.
지수 지금은 좀 곤란해요.
세현 왜? 왜 안돼?
지수 친구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어요.
병실에 있어줄 사람이 나밖에 없어요 지금.
세현 왜 지수 너밖에 없어? 다른 사람 부르면 돼잖아.
지수 미안해요. 내가 가기로 돼있어요.
친구를 병실에 혼자 둘 수는 없잖아요. 어쩌죠?
세현 알았어. 친구한테나 가봐.
지수 왜그래요 정말?
세현 알았다구. 끊어. (휴대폰을 탁 덮는다)
지수 (휴대폰 덮으며 씁씁하다)
핸드백을 매고 나가는 지수.
월드컵 앞. (밤)
호객하고 있는 라이타 오십원.
태웅, 입구를 지키고 있다.
지수, 다가온다.
태웅 (놀라서) 어? 여기 어쩐 일이세요?
지수 손님으로 왔어요.
태웅 혼자요?
지수 왜요? 혼자는 안돼나요?
태웅 아 아닙니다. 들어가시죠.
오백원. 손님 모셔라.
순동 (튀어나오며) 어서오십시오. 오백원입니다.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 들어가시죠.
지수 방으로 안내해주세요.
순동 예. 알겠습니다.
월드컵 룸.
지수, 자리에 앉아있다.
순동 (황당해서) 예? 태웅이요?
지수 왜요? 웨이터만 서빙해야돼요? 하태웅씨 여기 직원 아닌가요?
순동 직원 맞기는 맞는데요, 그래도 전공이 다 정해져 있는데요.
태웅이는 그냥 일반 이름밖에 없거든요.
우리같이 오백원이라든가 라이타라든가 그런 이름을 찾으셔야죠.
지수 손님이 원하면 잠깐 바꿀 수도 있는거 아니예요?
하태웅씨 불러주세요.
순동 손님. 그건 진짜 곤란한데요.
제가 확실하게 모시겠습니다. 부킹, 서비스 안주 뭐든지.
지수 하태웅씨 불러주세요.
아니요. 지배인 먼저 불러주세요.
순동 (매우 곤란한 표정)
거리. (밤)
정처없이 걷고 있는 다소.
허탈하고 난감하다.
바.
혼자 술 마시고 있는 세현.
휴대폰 울린다.
세현 여보세요. 예. 형님.
강회장 (E) 어떻게 됐어? 전화라도 해야할거 아니야.
세현 그 아이요... 예 아직...
여러군데 수소문하고 있는 중이라 전화 못드렸습니다.
강회장 (E) 수소문해놨으면 일단 보류해.
세현 예. 알겠습니다.
강회장 (E) 그리고, 하태웅이 정규채용 시험볼 수 있게 만들어놔.
세현 하태웅이가 시험을요...
강회장 (E) 그렇게 알고 있어. 회사에서 보자.(전화 끊긴다)
세현 (휴대폰 닫으며 터질 것 같다)
월드컵 룸.
기다리고 있는 지수.
태웅 (들어와 앉으며) 왜 그러시는데요?
지수 앉아요.
태웅 이러시면 안돼죠. 업소도 규칙이 있는건데.
지수 오해하지 말아요.
나 하태웅씨하고 같이 면접 공부하러 왔어요.
태웅 예? 면접공부요?
지수 나 하태웅씨하고의 일, 제대로 끝내고 싶어요.
태웅 진짜 끈질기네요.
지수 시작할까요? (백에서 노트와 펜을 꺼낸다)
태웅 하 나...(기가 막히다는)
월드컵 앞. (밤)
다소 걸어온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입구를 바라본다.
입구에서는 라이타 호객하고 있다.
다소, 선뜻 입구쪽으로 가지 못하고 본다.
월드컵 골목. (밤)
택시에서 내리는 세현.
세현, 술에 취해있다.
세현 하태웅이. 강태웅이. 니가 또 회사로 기어들어온다고?
하! 어디 낯짝 좀 보자. (걸어간다)
월드컵 룸.
오십원, 맥주와 과일 안주 놓고 나간다.
오십원 좋은시간 돼십시오.
태웅 (서서 보고 있다가) 수고했다 오십원.
이건 내가 서비스로 드리는거니까요 이거 드시고 돌아가세요.
성의는 고마워서 화는 안내겠는데 말이죠, 자꾸 이러지 마세요.
내가 뭐 교육한다고 교육돼고 그러는 놈입니까?
부담갖지 마시고 드시고 가세요. (나간다)
지수 (약이 오르지만 참는다)
지수, 핸드백을 든다.
월드컵 앞. (밤)
다소, 용기를 내서 걸음을 옮긴다.
입구 쪽으로 걸어오는 다소.
라이타 어서오십시오. (손님을 맞아서 안으로 들어간다)
태웅, 나온다.
다소, 얼굴이 펴지면서 태웅 쪽으로 간다.
지수, 나온다.
지수 하태웅씨.(나오면서)
태웅 (돌아본다)
지수 하태웅씨. 술을 살거면 제대로 사야죠.
다소와 지수 눈이 마주친다.
태웅 (다소 쪽으로 돌아본다)
다소 (얼굴이 굳는다)
태웅 어쩐 일이예요?
다소 잘못 온거 같네요. 수고하세요. (돌아서 간다)
지수 (비웃는듯한 표정)
태웅 정다소씨. 다소씨.
다소 (뛰듯이 간다)
태웅 (쫓아 뛰어간다)
지수, 씁쓸한 표정으로
시선 거두고
다소 태웅의 반대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세현, 서서 보고 있다.
지수, 깜짝 놀라서 세현을 본다.
세현, 지수 앞으로 다가온다.
지수, 꼼짝 못하고 세현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렇게 서로 가까이 바라보는
세현과 지수의 옆 얼굴.
월드컵 골목. (밤)
뛰어가는 다소를 잡아서 다소의
몸을 돌리는 태웅.
태웅 왜이래?
그렇게 바라보는 태웅과 다소.
#태웅과 다소의 얼굴 화면 반으로
줄어들면서
나머지 반 화면에 세현과 지수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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