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3.14
[주제곡]
[무거운 음악]
[다급한 숨소리]
(매니저) PD님 이번 토요일요? 결혼
(혜령) 응
[혜령의 헛구역질]
언니, 왜요? [의미심장한 음악]
[혜령의 헛구역질]
(매니저) 세울까요?
(혜령) 아니
속 안 좋아요? 약국 들러요?
원래 비위 약하잖아
(문호) 요즘 어느 여자가 남편 발 씻겨 줘?
[사과를 쓱쓱 깎으며] 쑹위안 맞아 틀림없어
어쩌
그렇게 잘하는디
괜히 퇴마 떨궈 냈다가
또들 뜨악해지믄?
(예정) 이럴 수도, 저럴 수도
(문호)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디
부럽긴 혔어
몇십 년 살면서
그런 호강 못 받아 봤으니께
난 받았고?
가장으로서 나 정도면
최선 다한 거 아니여?
잘 먹여 살리고
난 뭐 밥 안 해 먹였어? 굶겼어?
뿔나서 거의 한 달 외유했잖여
호화 유람선 타고
호화 호강 유람선이면 뭐 해?
(예정) 마음이 행복해야지
밤에 갑판 올라가
울기라도 혔어?
울었구먼, 나 생각 하믄서
좋은 생각이래야 말이지
(예정) 복장 치면서 울었어
(문호) 들어
(예정) 안 보여? 빨래 개키는 거
치워
오늘 저녁 기대해도 돼?
뭘?
소원이 없겄어
(문호) 발 마시지 한번 받으믄 마누라 할망한테
- 할망? - (문호) 아, 손주 봤잖여, 응?
- 그게 뭐 어려워? - (문호) 정말?
(예정) 지금 발이 문제가 아니야 이 양반아
막내가 혼령이랑 살아, 좋다고!
보기도 아깝게 둘이 잘 지내는디
(문호) 좀 더 지켜봅시다
1, 2년 새 어떻게 되겄어?
그걸 믿으라고?
[어두운 음악]
(아미) 내가 지금 지어내 하는 얘기야?
그 손에 아버님 병 걸려 돌아가셨어
영화관에서 심장 마비 일으키셨어 상황도 모르고
닥터 맞아?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영화관에서 쓰러지셨지
못 믿겠으면 직접 듣고
두 양반 살아온 걸 못 봐 그래
본인 입으로 그랬어
(아미) [한숨 쉬며] 동영상 찍었어야 하는데
너무 심장 떨리고 놀라서
정상 아니야, 환자야
언니랑 내 우려 그대로잖아
근데 또 무시?
- 무시가 아니라 - (아미) 묵살?
바빠
(유신) 회진 돌아야 돼
나 어머니 무서워
그거 말고 작은 거
VIP 손님이나 돼?
- 도련님도 드시고 들어온대고 - (도우미1) 네
(집사) 회장님은 굴비 좋아도 안 하시잖아
보리굴비 좋아하시지
애들을 굶겨 키웠나 거지들이 들어앉았어 [무거운 음악]
무섭게들 먹더구먼
일반 가정집에서
한우 마음껏 먹을 수 있어요? [피식 웃는다]
신데렐라도 아니고
할데렐라?
[도우미들의 웃음]
하루아침에 SF그룹 맏며느리 돼서 웬 호강?
[커피 머신 작동음]
(집사) 뭐라고 우리가 수발들어야 돼?
(도우미1) 그러니까요
사모님은 왜 돌아가셔 가지고
그랬으면 발 들여요?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아) 친구한테 입학식 사진 보냈더니
삼촌이냬
그래서?
새아빠라고요
오늘 바쁜데 시간 내 주고 고마워요
참석해야죠, 당연히
(지아) 오늘은 올리브오일이랑 발사믹식초가 당기는데?
(동마) 있을 거야
(피영) 그냥 먹어, 유난 떨지 말고
유난이 아니라
(지아) 버터보다 올리브오일이 좋다며
찍어 먹게 혹시
발사믹식초, 올리브오일 있어요?
네, 갖다드리겠습니다
하여튼
(피영) 내가 별스럽게 키운 거 아니에요
인제 중학생인데 그 정도는 맞춰 주시지?
중이병보다 중일병이 더 무서워?
[지아가 살짝 웃는다] 중이병이든 일병이든 걸리기만 해
(지아) 어쩌신다고?
매로 다스릴 거야
[동마가 피식 웃는다] (지아) 레알?
나 빈말 안 하잖아
미친개하고 중이병은…
나중에
나중에 뭐?
[웃음]
(피영) 치렀어요, 중이병?
나 워낙 낙천적이라
낙천적 아니라, 씁, 유들유들
내가 유들유들해?
생각하기 나름이죠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웃음]
'부럼, 부럼'
(지아) 얘네 엄마는 3년 전에 재혼했는데
'울 새아빠 내일모레 60, 환갑, 눈물'
같이 나가면 사람들이 할부지가 젊으시다고 [다가오는 발걸음]
[함께 웃는다]
웃프다, 어쩌겠어
맛있게 드십시오
입학 선물 해 본 적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필요한 거 사
할아버지가 주셨잖아요
할아버지는 할아버지고
(지아) 오늘 함께해 주신 것도 선물이고요
두 분 결혼하시는 거 확실한 선물이세요, 저한테
[부드러운 음악] 덕분에
엄마가 다시 행복해지신 거 같아서
너무 좋거든요, 맘 편하고
전에 할아버지 살아 계셨을 때
맘 편한 게 최고라고 하셨고요
맞는 말씀인데
그래도 뭔가 기념할 만한 거 장만하면 좋잖아
저 생일 얼마 안 남았어요
[피영과 동마의 웃음]
알았어, 선물은 그때 제대로
방에 계세요
[차분한 음악]
[서 회장의 한숨]
하루라 아쉬웠지?
그래도 잘 쉬었습니다
어제 애들 불러 주셔 가지고 좋았다고요
둘이서
엄마 빈자리 느낄 거 같아서
재밌었어, 얘기들 하고
앞으로 모쪼록 잘 지내자
(서 회장) 불편한 건 마음에 담지 말고 얘기하고, 응?
네
옷들 갈아입어, 편하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지아 오늘 입학식이요
저녁 먹고 있어요
네
[통화 종료음]
(피영) 지아야 윗사람이랑 통화할 땐
한 살이라도 윗사람이 먼저 끊은 다음에 전화 끊는 거야
가끔 보면 아랫사람이 먼저 끊는 경우 있는데
그건 큰 결례야
상대방이 예법을 알면 바로 찍혀
(지아) 응 [동마가 살짝 웃는다]
안 썰어 줘도 돼요?
잘 썰려요, 나이프 잘 들고
나도 어렸을 때 이런저런 예법
(동마) 사람들 만나서 자리할 때 상석
차 탈 때 상석, 그런 거 배웠어
그런 게 다 가정 교육이야
함부로 멋대로 행동하면
부모 욕 먹히는 거고
네
잘 실천해서
두 분 칭송 듣게 하겠습니다
[동마가 살짝 웃는다]
(동마) 지아도 얘기할 거 있으면 해 봐
들을 건 들어야지, 우리도
세 살 꼬마한테도 배울 거 있다니까
엄마 너무 완벽해서
어떨 땐 좀…
숨 막혀?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사람 맘이 간사해서
엄마가 실수하고 허점 보이면
그거 가지고 또 뭐랄 거야
(지아) 맞아
형수랑 오늘 통화했어요?
아니요
[웃음]
궁금해
(동마) 후식은 집에 가 먹어요
지아 방도 볼 겸
오늘은 그냥 신랑 신부 오붓한 시간 보내시게 해요
- (서 회장) 학원이 늦게 끝나? - (시은) 네
이제 고생문이구먼, 먹자
[잔잔한 음악]
(시은) 맨날 이렇게 드세요?
반찬이 너무 많은 거 같아서요
(서 회장) 그러게
요저께 지아네도 딱 먹을 만큼만 있더구먼
(시은) 버려지면 아까워서요
(서 회장) 그렇지
우리 어머니도 전에 음식 못 버리게 하셨어
입에 맞아?
사 먹는 밥 비슷해요
맛있다고?
조미료 맛?
[차분한 음악]
(문호) 아기들한티 TV, 컴퓨터 보여 주는 게
안 좋다는구먼
전에 쑹위안이 그랬잖아 뇌 개발이 더디다고
(예정) 보고서 신문 착착 접어 갖다 놓구려, 다용도실에
요즘 우리 그 문제로 정신 팔려서
정신 팔려도
[문호의 한숨]
저…
임신한 거 같아요
[문호의 놀란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 (예정) 임신? - (혜령) 네
이런 경사가
(예정) 병원서? 그냥 느낌이?
임테기요
임테기?
- 임신 테스터기요 - (문호) 그런 게 있어?
정말요?
(예정) 어, 그러니까 빈손으로 들어오지 말고 꽃이라도
케이크든
[살짝 웃으며] 네
슬픈 일 겪고 나니까
이런 또 기쁜 일이
(사현) 그러게요 기대도 안 했는데
(문호) 파티 열어야 돼
- (유신) 선물 - (동미) 웬일로 이 비싼 걸?
(유신) 받을 자격 있잖아 우리 김 여사
그렇지 않아도 갖고 싶었는데
(유신) 또 뭐? 뭐든 얘기해요
- 다 사 줄 거야? - (유신) 그럼
(동미) 아이, 좋아라
(유신) 저녁은 왜 안 먹었어요?
어떻게 먹어
(동미) 나 먹고 죽을 것만 차려 줘
[어이없는 숨소리]
무슨 먹고 죽을 거
그런 게 있어
(아미) 낮에도 고기 구워 드리고 배 안 고프시…
나랑 같이 먹읍시다, 그럼
(동미) 어
고기, 안심
또요?
(동미) 고기는 삼시 네 끼 먹어도 돼, 안 질려
좋은 거야, 아주
나무 관세음보살 [어두운 음악]
(동미)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주문 외웠지? 나 죽으라고
쟤가 저래
나 죽으라고 아주 고사를 지내 중얼중얼
저주 기도 하는 거 들었어
[한숨]
[동미의 웃음]
- (동미) 얼마? - 선물은 가격 묻는 거 아니지
그렇지? 맞아
[웃음]
곱게 잘 들게
친구 년들이 얼마나 부러워할까
[동미의 웃음]
[동미의 신난 탄성]
(문호) 애어미 보냅시다
제 갈 길 가게
애도 생겼겠다
혜령이 뭐, 변하겄어?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호) 아빠 왔다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예정) 아이
혜령이 맞게
아… 그렇지
(사현) 똑똑
누구세요?
(사현) 열어도 돼?
[부드러운 음악] [치실을 툭 내려놓는다]
[차분한 음악]
(유신) 서당 개 3년에 풍월 읊는다고
수십 년 정신과 환자들 봐 왔잖아
약 먹이려는 거 알고 거부하는 거야
얘기 잘 들어 주고
잘못, 실수 같은 거 지적 말고
마음이 병들고 아플 땐 관심과 사랑으로 대하는 게
제일 효과 있는 치료법이고
마음이 왜 병나셨을까?
학대받은 것도 없을 텐데, 평생
아까처럼 따지고 지적 같은 거 마
나한테 맡기고
당신 스스로 뭔가 스트레스받고 힘든 거라니까
내가 의사야
평생 봐 온 사람도 나고
그럼 병 걸리게 말았어야지 사전에, 원인을 알면
[한숨]
[유신의 한숨]
[드르륵거리는 소리]
[유신의 한숨]
둘 중의 한 사람 택하라면 난 어머니야
[무거운 음악]
일곱 살 때부터 최선을 다해 키워 줬어
마음의 병 들었다고 쓸모없는 물건처럼 버리면
사람 아니야
(유신) 싫고 성가시면 떠나 안 잡을 테니까
[어이없는 한숨]
떠나 달라고? [달그락거리는 소리]
(아미) 오붓하게 첫사랑 계모랑 살게?
- 말이면 다야? - (아미) 그렇게 보여
'첫사랑', '첫사랑'!
오빠 본인 입으로 그랬잖아, 방금 어머니 택한다고
지아 어미랑 똑같아
- 나한테는 인간미 없이 모질면서 - (유신) 뭘 모질어?
한두 마디만 거슬려도 성질이고
(아미) 어머니한테는 마냥 다정다감
눈빛부터가 달라
- 환자야 - (아미) 크게 말해!
[답답한 한숨]
(아미) 그 엄마에 그 아들도 아니고
진짜 아버님 돌아가시게 한 거면
(유신) 죄란 거 몰라? 그런 생각 하는 거부터
사실이면 어쩔 건데 그래도 사랑해?
[한숨]
[거친 숨소리]
[깊은 한숨]
(시은) 다녀오세요, 아버님
응, 오늘까지만 배웅받을게
[잔잔한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늦지 마, 웬만하면
안 늦지
[자동차 시동음]
푹 쉬어, 뒹굴뒹굴
[반이 안전띠를 탁 채운다]
(의사) 음… [마우스 조작음]
무사히 낳을 수 있을까요?
음, 조심해야죠
같은 경우인데 아들딸 출산한 산모도 있어요
어머 [의사가 살짝 웃는다]
(향기) 그렇게 방귀 얘기를 하고 있었어
근데 김 아줌마가 찻잔 놓고 허리 펴면서
'회장님, 연잎차 드실래요 뽕잎차…' 하는데
- 방귀가 뽕 나온 거야 - (시은) 어머
아줌마가 창피해서 어쩔 줄 모르고 도망치듯 갔다?
근데 냄새까지 독해
[향기의 웃음]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할아버지가 창 열라고 하시고
나더러 가서 뽕잎차 달라고 하라셔
[향기가 숨을 하 내뱉는다]
[헛기침]
[웃으며] 뽕잎차 달라…
[함께 웃는다]
[차분한 음악] 며느님 꼭 집에 있게 하고요
(문호) 네
그냥 순산 기원 기도로
그럼요
우리 아들은 상황 몰라요
(문호) 알 필요 없죠?
[새가 지저귄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스트레스 풀어 가면서 해야 뭐든 집중 더 잘돼
(동마) 시간 많이 안 들고 운동 효과는 최고고
올림픽 같은 데서 여자 승마 선수들 보면
완전 멋지더라고요
[살짝 웃으며] 그러니까
근데 무서울 거 같아요
(동마) 처음에만
타다 보면 네가 더 무서워져 말보다, 기 세지고
[옅은 웃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점원) 오랜만에 오셨어요
(유신) 네
(점원) 아, 좀 다이어트하신 거 같아요
네, 그래서 바지가 다 커서
14일?
알았어
현승인 못 올걸, 아마?
[무거운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고조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
알았어, 응
[성난 숨소리]
[유신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자동차 시동음]
[타이어 마찰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이거 어때?
좋아요
[타이어 마찰음] [어두운 음악]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 (도우미2) 안녕하세요 - (유신) 네
(도우미2) 안 계세요
아주머니, 슈퍼에서 박스 좀 몇 개 사다 주세요
이삿짐 박스요
(친구1) 음, 얘 얼굴 핀 것 봐 어린 신랑 만나더니
(친구2) 그러게, 부럽다
우리 남편은 노안 와서 맨눈으로는 신문도 못 봐
아유, 마사지 몇 번 받았어 [휴대전화 진동음]
(피영) 잠깐, 우리 집
여보세요
(도우미2) 저기, 원장님 오셨어요 [어두운 음악]
근데 이삿짐 박스를 사 오라고 하시네요
- 이삿짐 박스요? - (도우미2) 네
그래서 집에 혼자 들어가 있어요?
(도우미2) 네, 저 퇴근해 나오다가
엘리베이터 막 내리시는 거예요
안 계신다고 했는데
뭐?
잠깐 통화 좀 하고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벨 소리]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통화 종료음]
(피영) 미안, 나 들어가 봐야 돼
(친구2) 뭔 일인데? 너 때문에 모였구먼
재혼도 쉽지 않다
(친구1) 네 남편 랄지, 랄지 해?
되는대로
편의점 돌면 있을 거야
(유신) 응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고조되는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뭐야?
지아 데려갈 거야, 오늘
얘기 끝났잖아
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딸 내가 키워!
누구 마음대로? 무슨 권리로?
무슨 권리로? 아빠 권리로, 자격
- 포기해 놓고 - (유신) 서동마인지 뭔지
그 자식이 뭔데?
무슨 아빠 노릇을 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기생오라비가
신 원장님 고작 이 정도였어?
이런 멘털로 환자 보는 거야?
자식 맡겠다는 멘털이 문제라고?
지아가 나랑 살겠다고 했어!
남자 없이 단둘이 산다면 얼마든지!
지아 말에 아무 소리 못 해 놓고
수긍하고 갔잖아!
[한숨]
앉아 봐
너 뭐야?
(유신) 뭐 하느라고 어린 딸자식
아직 결혼도 안 한 의붓아비랑 단둘이 쇼핑시켜?
- 어때서? - (유신) 팔짱 끼고 들어가는데
눈 안 뒤집혀? [피영의 어이없는 웃음]
허리를 끌어안은 것도 아니고
끌어안아도 그렇지 [무거운 음악]
며칠이면 가족 돼 지금도 가족처럼 지내고
- 누가 부녀로 봐? - (피영) 왜 소리 질러?
남들 눈이 중요해?
지아가 아미 팔 잡아도 안 되겠네?
(피영) 같이 산들 누가 의붓어미로 보겠어
완전 이모나 큰언니 정도지
아미는 같은 여자고 이성 아니야
이성 같은 소리 해
생각하는 수준하고는
뭐 눈엔 다 뭐로 보여?
어쨌든
혼자 재혼이든 삼혼이든 백 남자 맞아 가든
지아 뭐래도 오늘 데리고 갈 거니까
엄연히 법적으로 정해졌어
소송해, 그럼, 법원 판결 받아 와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지아) 어
집에 들어오지 마
엄마 끝나면 전화할 테니까
(지아) 실장님이랑 저녁까지 먹으라고 했잖아 [차분한 음악]
(피영) 응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통화 종료음]
- 약속은 지켜 - (유신) 약속한 적 없어, 난
지아 중학교 들어갔어
사흘들이 스트레스 줄 거야? 같은 문제로?
[한숨]
해결 볼 때까지
(유신) 이런저런 풍파, 시련도 겪는 거야
성장 과정이고
물론 나로 인해 비롯됐지만 잠깐 시끄러운 게 나아
저도 생각 있는데
새파랗게 어린 삼촌뻘한테 아빠 소리 나오겠어?
나온다고 했어, 자연스럽게
내 자식이야, 엄연히!
(유신) 키우겠다고 고집부리니까 그러라고 했고
'엄마니까 남자인 나보다 낫겠지' 생각에서
인제 얘기가 달라
뭘 잘했다고 자식 의견 묵살해?
인제부터 완벽한 아빠 될 거니까 걱정 마
아미 문제 외엔 아비 노릇 못 한 거 없어
나도 내 딸 의붓엄마 밑에서 크게 안 해, 절대!
아미랑 정리할 거야
홀아비 손에 크는 건 나아?
[피영의 헛웃음]
함께 살 계모 할머니는 정신 줄 놨고
[한숨 쉬며] 차차 좋아져
그 이유만으로도 법원에서 내 손 들어 줘
소송? 백 번이라도 해
그 전엔 여기 얼씬거리지 말고, 다신
- 얼씬? - (피영) 신유신 씨 돈
1원도 포함 안 된 집이야
완전 엄마 집
내일부터 등하교 사람 붙일 거고
억지 그만 부려
이러는 거 명분 1도 없어
알잖아, 누구보다
아빠에 대한 실망감만 커지지
(피영) 서 실장도 승마했어
자기 경험으로
살아 있는 말이랑 씨름하는 게 사춘기 때 좋다고
승마 좋다는 거 귀 따갑게 들어왔으니까
그러라고 했어
지아도 배워 보겠다고 하고
난 친구들 약속 있어 못 갔고
뭐가 눈 뒤집힐 일인데?
지아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간호사 다음으로 품에 안은 사람 나야
(유신) 눈 떠서 맨 처음 본 사람도 아빠고
응가 기저귀 수도 없이 갈아 줬고
여섯 살까지 목욕도 같이 했어
[쓸쓸한 음악]
근데 눈앞에서
다른 젊은 놈 팔에 매달려서 세상 행복한 얼굴로 가는데
내 심정 어떻겠어?
키워 준 난 내치고
제 놈이 애한테 해 준 게 뭐가 있는데?
밥 한 수저를 떠먹여 줘 봤어 업어 주길 했어?
손발톱 한 번을 깎아 줬어?
지금까지 내가 지아한테 쏟은 사랑, 정성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다른 애 데려와서
'천륜 끊자' 내치기라도 했어?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들어?
여자 문제는 다른 문제 아니야
아빠 노릇 대강 적당히 한 적 있어?
여자들이 남자 동물성 이해 못 하듯이
오늘 받은 배신감, 충격
그거 백 배쯤이라고 생각하면 정확해
(피영) 당신은 당신 원인 제공으로 벌어진 결과인데도 눈 뒤집히는데
우린
지아나 난 원인 제공한 것도 없어, 근데 [침울한 음악]
그 소중하다는 마누라, 딸 속였어
감쪽같이
단 한 번도 아니고 수도 없이 우리 모르게
승마 바지 수준이 아니라 차까지 사 줬잖아, 아미
지아가 아기도 아니고 모든 상황 짐작 못 해?
하나뿐인 아빠고
사랑하고 존경이 컸던 만큼 충격도 커
마음이 어떻게 안 멀어져? 사람인데
잘 알 거 아니야
본인에 대해선 [차분한 음악]
본인 허물은 그렇게 관대하게 이해받아야 마땅해?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렇게 달려왔고
마음대로 아이 짐 싸고
내 입장, 지아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해 보란 말이야
입만 열면
본인한테 너무 가혹하다는 식으로 우리 몰지 말고
이제 정말 그만합시다
지겨워
정떨어진 것도 모자라서
환멸까지 가야겠어?
살아온 정이 있는데
또 생각이 부족했어
[떨리는 숨소리]
그래
우리 여기까지다
[쓸쓸한 음악]
풀어놓고 가?
가
내가 그렇게 둘째 갖재도
귓등으로 흘리더니
(유신) 갖은 이유로 피하고
그 작자한테 둘째 낳아 준다고 했다며?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동마) 맛있다, 그렇지? 이것도 먹어
(문호) 내일 스케줄 없다고 했지?
네
지난번 다녀간 스님한테
불공 좀 부탁드렸어
너 움직이기 그러니까
스님 와서 기도해 주시겠다고
네
[차분한 음악]
[목탁 두드리는 소리]
[스님이 불경을 왼다]
[목탁 두드리는 소리] [불경을 왼다]
[문호의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아는 어느 학교?
[컵을 탁 놓는다]
같은 학교요, 반은 다르고
네 엄마는 식 올렸냐?
네
어때, 불편한 거 없어?
딱히요
학교 좀 멀다고 기사 아저씨가 태워다 줘요
응
안 드세요?
(해륜) 응
[불경을 왼다] [목탁 두드리는 소리]
[무거운 음악]
[어두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원의 놀란 숨소리] [어두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떨리는 숨소리]
(스님) 송원 영가는 제 갈 길 가시오!
[무거운 효과음] [원의 놀란 숨소리]
[원의 놀란 숨소리]
제 갈 길 가시오 이승에 집착 거두고 [고조되는 음악]
[종이 뎅뎅 울리는 효과음]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한숨]
[떨리는 숨소리]
(원) 아가, 내 아가
[애잔한 음악]
[울음]
정빈아
정빈아
[정빈의 울음이 들린다]
[바람이 휭 분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 회장) 오늘 보자고 한 건
사과하고 싶어서
나나 동마나
가빈이한테 참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내 자식 뭐 잘났다고 반대하고
나이 하나 트집 잡아서
결국은 허락해 주셨잖아요
애초에 말이야
(서 회장) 동마 내 아들이지만
참 인간미 부족하지?
어쩌면
(가빈) 아니에요
어쩌면 뭐?
오히려
인간적이라서 그랬을 수 있어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거짓은 없으니까요
사람 기만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 들어요
(서 회장) 음…
저 무대에 서는 거 안 좋아하셨는데
어떤 며느님 보세요?
우리 얘기만 해
너보다 크게 나을 것도 없어
(서 회장) 한마디 하면 그다음 얘기 나오고
어쨌든 새 식구 맞으면서 험담하는 게 되니까
자식을 겉을 낳지 속을 낳냐더니
틀린 말 아니야
옛날 어른들 말씀 하나같이 맞아
동마 대신해서 뭐 해 줄 거 없을까 생각하다
이렇게라도
미안한 마음 표시한다고 생각해서 받아
아버님 미안하실 거 없으세요
동마 씨도 어쩔 수 없었을 거고요
감정이 변했는데 억지로 결혼할 수 없으니까요
부모님이 평생 일구신 거 남겨 주셨어요
그럼 다른 거 뭐 없을까?
(서 회장) 씁, 동마한테 얼핏
양평에 있는 집 팔고 싶은데 안 팔린다는 얘기 들은 기억 나
우리가 살게
아니에요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낼래요
힘들지, 아직?
[차분한 음악]
언제 결혼해요?
이번
[한숨 쉬며] 토요일
[힘겨운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잔잔한 음악]
[분위기 있는 음악]
[흥얼거린다] [부드러운 음악]
어때?
[잔잔한 음악]
(사현) 엄마, 혜령이가 봄동겉절이?
- (예정) [탁탁 칼질하며] 응 - 그거 먹고 싶대요
- 일어났어? - (사현) 또 자요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허리 안 아픈가 몰라
(예정) 원래 애 설 땐 잠 쏟아지잖아
- 아, 그런 거예요? - (예정) 응
당신은 안 그랬던 거 같은디 기억에
시어른들 계시는데 맘 놓고 잘 수 있어? 그때만 해도
(문호) 참…
여자들한텐 요즘 좋은 세상이야
오히려 어른들이 눈치 보잖여
- 보고만 있지 말고 - (예정) 아휴
집에서라도 쉬게
힘든 거 아니니까
다져서 파는 거 있지 않아요?
향이 달라
마늘도 좋은 거라야 하고
(예정) 들어가 변론이나 쓰셔
(문호) 해 본 소리여
머리 식힐 겸
이번엔 딸이었으면 좋겄지?
- 네 - (문호) 난 아들
아유, 아들 욕심은
지집애 둘이나 있어
- 해리, 별희 있는 데서… - (문호) 안 허지
(문호) 미쳤남!
[밝은 음악]
(기자1) 어? 저기 온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2) 아, 뭐야? 아, 그냥 찍어
떼 식구 늘어서 우리만 힘들게 생겼어
그러게 말이야
(도우미3) 우리 월급 좀 올려 달라면 안 돼요?
그렇지 않아도 얘기하려고
강아지까지 끌고 들어와
(도우미1) 털 날리고
[따뜻한 음악]
(사진작가) 자 사진 촬영 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아, 너무 좋아요,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스마일,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시은의 탄성]
(시은) 뷰티풀
괜찮아, 언니?
나이 차이 나 보이지?
안 그래
완벽해
(사진작가) 자, 찍겠습니다
부혜령 미안하다고 전화 왔지?
(피영) 응
병원에서 누워만 있으란대
(사진작가)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우람) 지아야, 기분 어때?
좋았는데 동생이 이름 부르니까 좀 그렇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누나 소리가 뭐가 좋아?
난 좋아, 듣고 싶어
해 봐
[한숨]
(지아) 어른들한테 잔소리 듣지 말고
(사회자) 하객 여러분께서는 자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곧 결혼식을 거행하겠습니다
[피영의 긴장한 숨소리]
(피영) 더 떨려, 옛날보다
떨리는 게 아니라 설레는 거 아니야?
[살짝 웃는다] (친구1) 너 보니까
한 번은 아니라고 봐, 결혼
[친구1의 웃음]
(시은) 어머님 와 계실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려고
(사회자) 신랑 입장
[사람들의 박수] 힘찬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드러운 음악]
네, 서동마 군 평소에도 좀 재수스러웠는데
오늘 특히 더 그러네요
멋짐이 아주 제대로 폭발입니다
(우람) 지금 기분 어떠세요?
(지아) 넌 계속 기분이 어떠냬 네 기분은 어때?
(사회자) 자리하신 하객 여러분 모두 궁금하실 겁니다
대망의 신부 입장입니다
신부 입장!
뜨거운 박수로 맞아 주십시오 [사람들의 박수]
[총성이 탕탕 울린다]
[총성] [무거운 음악]
[총성]
[한숨]
[숨을 후 내뱉는다]
[떨리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사람들의 박수]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가빈) ♪ 그래 더 이상 묻지 않을게 ♪
♪ 내 곁을 떠나고 싶다면 ♪
[쓸쓸한 음악]
♪ 돌아보지 말고 ♪
♪ 떠나가 ♪
♪ 나보다 좋은 여자 ♪
♪ 만나기를 ♪
[문이 탁 닫힌다] 임산부님, 식사하세요
[사현이 쟁반을 탁 놓는다] [혜령의 한숨]
[따뜻한 음악] [사현의 힘주는 소리]
[혜령의 편안한 숨소리]
(사현) 비빔밥 되겠습니다
- 비벼 줘? - (혜령) 응
나물 간으로 드세요 매운 거 안 좋을 수 있어
네
(사현) 국 마시고
여왕님? 임산부님? 뭐로 부를까?
교대로
(사현) 음, 드세요
[그릇을 탁 놓는다]
맛있어?
프라이는 내가 했어, 알지?
[혜령이 살짝 웃는다]
몸 무거워?
나른해
폐백드리겠다
- 사 PD? - (혜령) 응
신 원장님 속이 쓰리겠어
[옅은 웃음]
(사현) 쑹위안은 배불렀을 때까지 만나지도
챙겨 주지도 못했는데
[카메라 셔터음] [밝은 음악]
[카메라 셔터음]
(서 회장) 어유 낳고 싶은 대로 낳아
으쌰
[옅은 웃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잘 먹었어요
소화 안 되면 어떡하지?
나물밥이니까 잘돼
[사현의 힘주는 소리]
태교 육아책 좀 내용 체크하고 사 와
- (사현) 응 - (혜령) 아무래도 너무 먹었나 봐
(혜령) 좀 틀어
바가지랑 갖다줘? 침대에서 양치하게
[살짝 웃는다] (사현) 대전 집에 요강도 있을 거야
올려 보내라 해?
[함께 웃는다]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예정) 아주 잘 먹고 이뻐 죽겠어
입덧은 더 있어야 하나?
(예정) 예민한 사람은 지금 한창이야
딸인지 아들인지 효도해
제 엄마 힘들까 봐
[휴대전화 벨 소리]
[힘주는 소리]
어
(혜령) [울먹이며] 병원, 119
왜?
[혜령이 흐느낀다] [어두운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타이어 마찰음]
어지러워
찍힌단 말이야
(동마) 어때
[문이 탁 닫힌다] [부드러운 음악]
(피영) 내려, 무거워
새털이야, 나한텐
어디로 갈까요?
(피영) [웃으며] 라스베이거스요
[함께 웃는다]
- 여보 - (피영) 응?
오늘을 기다렸어
같이 씻자
어때
나 남편이야, 자기는 아내고
그래도
영원히 같이 씻는 일 없어
몸매도 좋구먼, 자랑 좀 해
남편한테 안 하면 누구한테 하냐?
- 어쨌든 - (동마) 뭐가 '어쨌든'이야?
(피영) 맞고 들을래, 그냥 들을래?
뭘?
나 고민 있어
무슨? 해결해 줄게
해결해 줄 수 없는 고민
지아 문제?
그 문제는 끝났고
내 품에서 얘기해
인제 좋은 일이건 안 좋은 일이건
'톡 투 미'
창피해
뭐가?
임신됐어
그날
[잔잔한 음악]
농담 아니지?
[피영이 살짝 웃는다]
얼마 된 거야, 그럼?
3개월 접어들었어
뭐 해 줄까, 임신 선물?
(동마) 말만 해, 뭐든 우리 깜찍이
- 별 따 줘 - (동마) 별?
(피영) 이리 와
별 따서
이리 와
너 왜 그렇게 이쁜 짓만 해?
(동마) 아니, 내가 했나?
맞지? 내가 했지?
아빠한테 빨리
(피영) 아버님께 알린다고?
(동마) 응
(피영) 미쳤어
환장하실 거야, 나보다 더
아, 왜?
기쁜 소식 빨리 알려야지 얼마나 좋아하실 텐데
나 뭐가 돼, 우리?
(동마) 음…
아, 어때
입 닫고 계셔, 세트로 망신이니까
제어가 안 돼
(동마) 꿰매 줘, 입으로
아빠한테만, 효도 좀 하자
일단 오늘은 아니야
[피영의 웃음] (피영) 나 국수 먹고 싶어
아, 맞아
결혼 때 국수 먹는 거라고 했어 나갈까?
이 시간에 국숫집 찾으려면…
꿩 대신 닭
[휴대전화 벨 소리]
알았다
[무거운 음악]
[통화 종료음] [문호의 한숨]
유산됐디야
(예정) 아휴
- (직원) 맛있게 드십시오 - 네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달칵 열린다]
여보 [문이 탁 닫힌다]
왔어, 불어
(동마) 오늘 드레스 너무 끼게 입은 거 아니야?
아직 호두만 해
[부드러운 음악]
(동마) 손 하나 까딱하지 마 입 운동만 해
- 오늘만? - (동마) 낳을 때까지
(동마) 영원히, 평생
음, 갈릭 향
자
[웃음]
더 맛있어
- 왜? - (피영) 동마 씨가 먹여 주니까
앞으로 남편이 쭉 최고일 거야
같이 먹고 국숫발처럼 오래 해로해야지
태명?
생각 안 해 봤어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몸 정말 괜찮아?
(동마) 우리 눈썰매도 타고 그랬는데
나 아기집 건강한 편
지난주 검사받았는데 잘 크고 있대
엄마가 도와주나?
메이비?
풀도 먹어야 돼
씁, 당당 어때?
당당하게 살라고?
- 좋아 - (동마) 당당
(동마) 우리 당당, 잘 커
딸이래도 생큐 아들이라도 오케이, 다 좋아
[웃음]
자, 비타민 음료도 드시고
[동마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당당이 덕에 완전 호강
평생 받들어 모실게
너무 행복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기분
[훌쩍인다]
(사현) 또 가지면 돼
안 가져, 소용도 없어 [어두운 음악]
나만 고생이야
(혜령) 왜?
내려가서 뭐 좀 사 오려고
군것질거리밖에 더 있어, 여기?
아무거나 먹으면 돼?
오늘 밤 늑대?
양?
[발랄한 음악]
양가죽 뒤집어쓴 늑대
걱정 마, 열 달 내내
언제 출산일이지?
(유신) 안 졸려?
안 졸려, 편하고 좋아
재혼할 거야?
무슨 재혼?
나 먼저 죽으면
대개 남자들이 먼저 가잖아
우린 아마 엇비슷하게 같이 갈걸?
몸에 좋은 거만 먹여서
(피영) 일찍 못 죽게 할 거니까 내가
어쨌든, 먼저 간다고 가정하면?
하나 마나 한 거 물어, 당연하지
뭐가 당연해 수절해야지, 뭐가 당연해 [피영의 웃음]
(피영) 지아 깨, 쯧
(유신) 다시 묻겠다 재혼한다, 안 한다?
나도 묻겠다 새장가 간다, 안 간다?
안 간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우주가 폭파돼서 먼지가 돼도
[쓸쓸한 음악] [유신의 한숨]
(향기) 오늘 다 외워 놓고 자
그래야 내일 진도 나가니까
(우람) 어 [문이 탁 닫힌다]
'네' 해야지, 선생님인데
(우람) 네, 선생님
(반) 알바비 받아, 엄마한테
- 얼마 받을까요? - (반) 제대로
(향기) 들으셨죠?
(시은) [쟁반을 탁 놓으며] 야식으로 때우면 안 돼요?
안 되죠
(우람) 우아, 밀전병, 오랜만
별거 아니라도 맛봐요
(향기) 별거 아닌 거 같은데 은근 맛있어요
- (우람) 중독 - (시은) 지아는 케이크 먹을려?
(지아) 아니요
(향기) 음 혀에 착착 붙는 이 식감
아무도 흉내 못 내
[아련한 음악]
- (우람) 안 드세요? - (시은) 부치면서 맛봤어
(서 회장) 뭣들 먹어? 나만 빼고
밀가루부침이라 드시란 말씀 못 드렸어요
(시은) 아무것도 안 넣어서 그냥 그래요
이런 건 손으로 찢어 먹어야 맛이야
[서 회장의 힘주는 신음]
(시은) 어머, 아버님 드실 줄 아세요
전에 우리 엄마가 해 주셨어
딱 이 맛, 이 식감
(반) 한두 번 시도했다가 망쳤는데
오늘 먹네
뭔가 비법 있죠, 엄마?
손맛?
(시은) [웃으며] 알려 줘도 몇 번 해 봐야 손이 말을 들어
(지아) 우린 여기다 과카몰레 올려서 먹었어요
그럼 더 맛있고, 영양가랑
엄마 보고 싶지? 처음 떨어져서
혼자 아니니까 괜찮아요
언니랑
동생도 있고
[함께 웃는다]
혹시 말이여, 쑹위안 때문에
임신됐다가 유산된 거 아니여?
(문호) 우리가 내보내 가지고?
나도 그 생각 듭디다
그럼 어쩌
다시 불러들여야 혀, 어쩌?
어떻게 불러들여?
'들어와, 다시' 하면 혜령이한테 또 붙어?
부적 뗄까?
뗀들
나 같아도 안 와, 치사해서
제대로 갈 길 갔을는지
(피영) 이게 5주 때, 이건 지난주 [잔잔한 음악]
(동마) 어느 게 아기집이야?
(피영) 요기
이건 10주 때 사진
많이 컸지?
와…
당당아
아직 못 듣나?
5개월 넘으면
[벅찬 숨소리]
자랑스러운 서동마
사랑스러운 사피영
[웃음]
아빠 아셔야 하는데
그럼 슬픔도 많이 덜어질 거 같고
알았어
아버님께만 내일 뵙고
- 잘할게요 - (피영) 나도
(피영) 아버님 주무시겠지?
(동마) 안 주무셔 12시 넘어야 주무셔, 왜?
그냥, 마음 쓰여서
기특한 것
[피영의 웃음]
맞먹어
9월에
자기는 아기 나올 거고 난 몸에서 사리 나올 거야
바람만 피워 봐
이혼당할 짓 안 합니다
(동마) 놀 만큼 놀았다니까
이렇게 우리 깜찍이랑
얼굴 보면서 얘기만 해도 좋아
감사해
감사까지?
(동마) 응
아버님께 전화드려
얼굴 보고 말씀드리면 더 창피할 거 같아
오케바리
(피영) 도련님이 그런 표현도 알아?
오늘
우리 동마 결혼했어
[애잔한 음악]
당신 있었으면
많이 서운했을지도 모르겠다
[웃음]
근데 어쩌겠어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음…
여보세요
(동마) 뭐 하고 계셨어요?
그냥 보고도 받고 야식도 먹고
(동마) 잠깐요
(피영) 아버님 너무 늦게 전화드렸죠?
아니
그렇지 않아도 생각하고 있었어
네
저기, 아버님
동마 씨가 드릴 말씀 있대요 잠깐요
(서 회장) 응
아빠, 중대 발표
9월에 할아버지 돼요
뭔 소리야, 9월?
네
태명 당당이로 지었고요
태명?
(동마) 네
[차분한 음악]
- 여보세요? - (서 회장) 농담이지? 장난
이런 얘기를 장난으로 하면 미친 거죠
(동마) 저도 오늘 알았어요 저녁에
[감격한 숨소리]
당당이?
네, 태명
- 9월 출산이라고? - (동마) 네
근데 식구들한텐 당분간 안 알리셨으면 해요
(동마) 민망하대요 지아 한창 예민한 사춘기고
응, 알았어, 네 처
여보세요
고맙다
내가 너희들한테 선물 줘야 하는데
[벅찬 숨소리]
큰 선물 받았어
기쁘게 받아들여 주시니까 너무 감사해요
너무 기뻐
(피영) 네
항시 조심해, 인제
네
많이 고단하겠다, 자 홑몸도 아닌데
네
아버님도 너무 늦지 않게 주무세요
(피영) 인제 더 건강하셔야 돼요
그러게, 손주 녀석 안으려면
그러니까요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많이 받았잖아요
그래도 생각해 봐
(피영) 네
(서 회장) 응
[숨을 하 내뱉는다]
[벅찬 숨소리]
(유신) 커피 안 내렸어? 냄새가 안 나 [아미가 흐느낀다]
왜 울어? 어머니랑 싸웠어?
속상해 죽겠어
(유신) 왜 또?
아침 먹으려고 준비해 놓은 거
하나도 없어
[무거운 음악]
다 드셨어?
싸 들고 어디로 가셨는지 전화도 안 받아
불고기 재어 놓은 거 매운탕 끓이기만 하면 되는데
(아미) 진짜 도토리 가루 생겨서
인터넷 보고 힘들게 묵 쒀 놨구먼, 통째 없어졌고
못 살아, 정말
하루 이틀 아니고
[한숨]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가빈의 힘주는 소리]
(동미) [놀라며] 어머
(가빈) 아, 안녕하세요
아유, 놓고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인연인가 봐요
뭘 또…
(동미) 반찬 몇 가지요
아휴
(동미) 어, 저, 허리 조심
[훌쩍인다]
(유신) 한 끼 걸러도 돼
운동 간다며, 토스트라도 먹어야지
가을에 식 올리자
[잔잔한 음악]
그동안만 참고 봐줘
하는 데까지는 해 봐야 마음 편히 우리 결혼도 해
가을 언제?
9월이든 10월이든
아기는 좀 천천히 갖고, 내년쯤
어쨌든 환자니까 마음 비우고
(유신) 정 못 견디겠다 싶을 땐 나한테 풀어
얼마든지 들어 주고 받아 줄게
[동미의 탄성]
(동미) 오면서 딱 알맞게 녹았네
[동미의 웃음]
(가빈) 감이 변비 된다는데 먹어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덜 익은 감인 경우예요
얼굴이 지난번보다 더 안되셨어요
누구 없죠?
연인요, 사랑하는 사람
네
말 있잖아요, 죽으면 썩을 몸뚱이
사랑도 때가 있어요
때 놓치면 나중엔 후회해도 소용없어요
전 뮤지컬하고 사랑에 빠졌어요
어머, 어머
(동미) 소녀 같은 말씀을 하셔
이쁠 때
남가빈 님처럼 소녀 얼굴 남아 있을 때
사랑도 결혼도 해야 하는 거예요
뮤지컬을 평생 해요?
아, 평생 할 수도 있지만
있죠
지금은 능력 있어서 바쁘고
결혼 안 하는 걸로 봐 줘요 사람들이
근데 70, 80 돼도 사람들이 그렇게 봐 준답디까?
그때는 얼굴, 몸 다 늙었지
한두 번 갔다 오더라도 일단 처녀 귀신은 면하고 봐야 돼요
처녀 귀신, 몽달귀신 들어 보셨죠?
내가 태어나서 제일 잘했다 싶은 게 결혼이에요 [무거운 음악]
우리 영감 작년에 돌아가셨지만
이렇게 명랑, 쾌활하게 버티는 거
평생 받은 사랑의 힘으로 버티는 거예요
정말 잘 어울릴 만한
우리 남가빈 님한테 걸맞은 남자 있는데
한번 안 만나 보실래요?
저 믿고
(시은) 최 집사는 주말엔 출근 안 해요?
네, 저희는 교대로 쉬고요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힘겨운 숨소리]
[헛구역질]
[시은의 힘겨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시은의 헛구역질]
[애절한 음악]
뭐랬다고 힘들대?
뭐 하는 거야?
(혜령) 쇼하지 마
(진아) 아는 기자한테 들었는데
서동마 씨 결혼 상대가 이혼녀라는 거야
섭섭하지? 아버지한테
(반) 표 나게 사 PD만 좀 챙기시잖아
내리사랑이신 거야
단추 같은 년
(도우미1) 처녀도 아니고 평민, 이혼녀
아줌씨들이 들어와서
판을 흔들어 놓을 거야
똑 부러지게들 같이 대차게 나가
(도우미1) 집사님, 파이팅!
임신 테스트기요
(해륜) 나도 보란 듯이 재혼하는 게 복수야
- 어머님 - (예정) 어
아무래도 잘못될 거 같아요
[훌쩍인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