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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3.13

[주제곡]


[무거운 음악] (문호) 기다, 아니다


기다, 아니다


기다 [면봉을 툭 놓는다]


[동미가 요란스럽게 웃는다]


왜 웃으세요?


[웃으며] 아니야


뭐가 아니에요?


(동미) 전에 필리핀 사돈 [동미의 웃음]


장례식장에서 소주…


나중에 얘기해


근데 무슨 일이야?


첫새벽에 결혼도 안 한 예비 며느리 집에 왜 오셔?


[초인종이 울린다] [인덕션 조작음]


벌써 오신 거 아니야?


[도어 록 작동음] 아빠랑 AM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아빠


- (유신) 응 - (아미) 안녕


- (아미) 어디 계세요? - (피영) 주방에


예비 시아버님 도착하실 거야, 곧


- 옷 좀 갈아입고 - (유신) 응


(동미) 안 가


어머님 컨디션 지금 안 좋으세요


컨디션 같은 소리 해


[인덕션 조작음] (피영) 손님 곧 도착하셔 가, 일단


왜 오시는데? 아침 먹으러?


웃기는 상황 만들지 말고, 얼른


- 어머니 - (피영) 실랑이할 시간 없어


- 두 사람이나 빨리 - (동미) 가


못 올 데 왔어, 내가?


[한숨]


혼자 계시게 마


손님들 가면 바로 전화하고


(동미) 계란찜 얼른!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차 문이 탁 닫힌다]


[통화 연결음]


언니 예비 시아버님?


(아미) 대박, 예비 신랑?


우아, 언니 대단, 대단


[아미의 웃음]


[타이어 마찰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어서 오세요


좀 결례인데, 왔어


아니에요, 들어가세요


[따뜻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한숨]


지아요


(지아) 안녕하세요


(서 회장) 응, 음


싫어서 데려오신 거 아니야


욕실 이쪽이요


(피영) 저희 시어머님요


어서 오세요


(피영) 아침에 잠깐 다니러 오셨어요


음, 실례하겠습니다


(동미) 실례라니요


[동미의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웬일이야, 웬일이야!


[문이 탁 닫힌다]


[놀란 숨소리]


단추야, 음 [단추가 킁킁거린다]


지아 친할머니는 아니고 재혼하신 할머니라고 들었어요


(피영) 앉으세요


(서 회장) 같이 드세요


(동미) 전 엊저녁 먹은 게 아직 안 내려갔어요


[웃으며] 좀 과식했더니


어, 앉아, 굴비도 다 됐어


- (동미) 지아 손 씻었지? - (지아) 네


[부드러운 음악]


찬이 부실해요


아버지 김치찌개 좋아하세요


(서 회장) 음


(동미) 부세 아니고 진짜 보리굴비예요


(서 회장) 네, 잘 먹겠습니다


어, 일어나지 마


녹차 물


갖다줄게


포기김치 썰어 드릴까요?


아니, 좋아


여태 동치미가 있네?


담갔어, 직접?


일 도와주시는 분 청주 친정에서 얻어먹어요


담글 때 재료비 보내고


제대로 동치미 맛이야


(서 회장) 이 김치찌개는 나 올 줄 알고


일찌감치 끓여 놨어?


아니요


아버지 푹 끓인 찌개 좋아하시거든요


(동미) 방법이 다 있어요, 요령 [동미의 웃음]


김도 드세요 들기름 발라서 제가 구웠어요


네 [옅은 헛기침]


- (동미) 고소하죠? - (서 회장) 네


(서 회장) 고기 아니네 고기인 줄 알았더니


고기 좋아하세요?


(동미) 불고기 재어 놓은 거 있던데


좀 볶아 드릴까요?


아니에요, 충분해요


꽁치동그랑땡요


꽁치?


꽁치가 이런 맛이 나?


어미 시그니처 요리 중 하나예요


[웃음]


은근 맛있어요, 감칠맛


네, 처음 먹어 보네요, 꽁치전


(동미) 동그랑땡요


전이나 동그랑땡이나


하긴 다르지 다진 거니까, 살 저민 거 아니고


[한숨] [발랄한 음악]


할머니, 오늘 기분 좋으신가 봐?


마침 다니러 왔는데 귀한 손님들 오시고


(동미) 천천히 드세요


굴비 맛보셔야 해요 녹차 물에 말아서


(서 회장) 음, 네


다 밥도둑 반찬들이야


입맛 없었는데


드실 만하세요?



군고구마에 아이스크림 올려서 그걸로 몇 끼 때웠어


맛있을 거 같아요


맛있어


어떠세요?


제대로네요


- 퀴퀴하지 않고 고소하죠? - (서 회장) 네


(동미) 퀴퀴한 건 무늬만 보리굴비예요


(서 회장) 음…


인물이 너무 좋으세요


그런 말 많이 들으시죠?


[헛기침]


- 젊어선 좀… - (동미) 지금도…


(피영) 어머니, 식사하시게



(동미) 밥 많아요, 누룽지도 있고


(서 회장) 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나 생각해서 보내긴 보냈는데


단추 보고 싶을 거 아니야 눈에 밟히고, 그래서


단추가 울고 보챘나 봐요


안 울었어, 내 옆에서 잘 자고


어머, 데리고 주무셨어요?



내 말 맞지? [지아가 살짝 웃는다]


찍어 놓은 사진 봤어요


만난 적도 없는 할아비 마음 써 주고


[따뜻한 음악]


근데 반은 핑계고


얘랑 멀거니 얼굴 보면서 아침 먹기 그래서 겸사겸사


성형 수술 해요?


[피영과 지아의 웃음]


(피영) 아무 때건 오세요


내일 아침부터 아예 저희 집서 드셔도 되고요


성가시지


전혀요, 어차피 아침 먹는데요, 뭐


- 수저 두 벌만 더 놓으면 되고 - (피영) 네


빈말하는 성격 아니에요


- 벌써부터 역성들지 마 - (동마) 네


할아버지라고 불러


(서 회장) 우람이처럼 회장 할아버지라고 하지 말고



노인네 왜 저렇게 인물이 좋은 거야?


포스가 장난이 아닐세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원장님 가신 거 맞죠?


[긴장되는 효과음]


안 가셨다고요?


[겁먹은 숨소리]


(혜령) 다녀오겠습니다


오늘도 고생하세요


고생은 무슨, 늦어?


약속은 없는데 몰라요


대표 변호사님 기러기시잖아요


아…


애들 외국 보냈다고 그랬지?


네, 사모까지


약속 없으면 꼭 저녁 먹자고 붙잡으신대요


(예정) 남자들 빈집 들어가는 거 싫어해


(혜령) 아버님 이따 장어구이 사 올까요?


(문호) 됐어


그러든가 [혜령이 살짝 웃는다]


(혜령) 네


운전 조심하고



[무거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내가 점을 봤거든?


(예정) 언제? 무슨 점을?


(문호) 아침에, 면봉으로


면봉 점?


은근히 맞아


근디 빙의로 나오는 거여


(서 회장) 중학교 올라간다며? 필요한 거 사


(지아) 감사합니다


(서 회장) 잘 먹었고


아유, 너무 차린 게 없어요


(서 회장) 가짓수보다 솜씨고 정성이지


퀄리티


(동미) 벌써 가세요?


네, 아주 뜨듯이 잘 먹었습니다


(동미) 아…


다음에 미리 연락 주시면 제대로 준비할 텐데


[잔잔한 음악]


(동마) 오늘 늦잠도 못 자고


입학 전에 실컷 자 둬야 하는데


[지아가 살짝 웃는다]


그냥 인사드리세요


(동미) 어


그럼 살펴 가세요


(서 회장) 네


- (동마) 또 뵙겠습니다 - (동미) 네


나오지 마


차도 못 드시고


(서 회장) 회사 가면 어차피 마셔


문자할게요


나이만 한 10년 젊으면 좋겠구먼


전화하랬지, 오랬어?


[문이 탁 닫힌다] 둘이 나 욕했다며?


(유신) 무슨 욕을 해?


[무거운 음악]


어머님이 그러시던데 방에서 욕했다고


(아미) 어머님 지금 정상 아니세요


그렇게 둘러대지 마


일어나 보니까 없는 거야 전화는 꺼져 있고


지아 안 좋은 꿈 꿔서 오셨대


어제요


가면서 얘기해, 전화로


지아랑 지금 둘이 있는 거잖아


안 돼


뭐가 무섭냐고 물어보지


물어봤죠


그 말엔 대답 않고


때리지 말래요 싹싹 빌면서, 저한테


(아미) 이상한 거 못 느끼셨어요, 정말?


(피영) 좀 다르시긴 했어


말도 지나치다 싶게 많았고


손님들 오니까 그냥 기분 업돼서 그러신 줄 알았지


어머니 남자 좋아하시잖아


[욱하며] 무슨 남자를 좋아해?


스피커폰이야?


얼굴 보고 얘기해요, 언니


(피영) 응 [통화 종료음]


[의미심장한 음악]


[동미의 힘주는 신음]


[힘주는 소리]


[동미의 기합] [휴대전화 벨 소리]


[통화 연결음] (동미) 여보세요?


지아 뭐 해요?


(동미) 머리 감아


어머니는요?


(동미) 나? 전화받잖아


어디 간 거야, 말도 없이?


금방 들어가요


(동미) 응


- 저기 - (피영) 네?


나 피해서 나갔어? 안 보려고?


아니요, 금방 들어가요


[통화 종료음]


(동미) [흥얼거리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무거운 음악]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고


땅에서 이루어진 게


우주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드라이어 작동음]


어린게 멋은


제 어미 닮아서 인물값 하려고


(문호) 당신하고 결혼 때도


선보고 들어와서 점 봤거든?


그랬더니 결혼 성사로 나오고


그때는 면봉은 아니고


성냥개비로 혔지만


무슨 마음으로?


너무 이쁘니까 꼭 마누라 삼고 싶어서


[피식 웃는다]


정빈이한테도 좋을 거 없을 것 같고, 진짜면


(예정) 기 뺏긴다는 소리 들은 거 같아


이럴까?


뭐 헐 때


'쑹위안' 하고 불러 보는 겨


(문호) 그 말에 '네' 하고 대답하믄


만일 아니면?


우리가 여태 쑹위안 못 잊고 있는 게 되고


잊을 수야 없지, 평생 어떻게 잊어?


어쨌든 아니면?


우리 혜령이한테 미운털 박혀


어디 하게?


지인 막냇동생이


출가했다 소리 들은 기억 나


(문호) 고시 공부 하다


이 방면 전문가 스님 알지 모르니까


[정빈의 울음]


건강 검진 좀 받읍시다 받을 때 됐어


아무 이상 없는데 왜?


검사받고 이상 없는 거 확인하면 안심되고 좋잖아요


싫어, 무서워


내시경 같은 건 안 할 테니까 걱정 말고


- 그럼? - (유신) 피 검사, 요검사


초음파 그런 거


얼마나 좋아, 특실 입원해서


[흥미로운 음악]


(동미) 누가 시켰어?


전 그냥 따라왔어요


걱정들 말고 가


(유신) 걱정 말라고? 난 걱정되는데?


김 여사 걱정 내가 안 하면 누가 해?


우리 집 대빵 아니야


- 대빵? - (유신) 대빵이지, 당연히


대빵 맞으세요


알았어, 하루?


(유신) 금식 검사도 있고 이틀이래야지


오늘은 지아 케어해야 돼


저 오늘 안 나가요


(피영) 원장님 맘먹었을 때 그냥 받으세요


- 그럴까? - (피영) 네


어머니 건강이 우리 행복


여시 같은 것


(동미) 내 옷 어디 있지?


(피영) 저 방요


(동미) ♪ 나 혼자만이 ♪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 그대를 사랑하고 ♪


(피영) 지아야


할머니 가실 거야 [문이 달칵 열린다]


(동미) ♪ 나 혼자만이 ♪


오늘 학원도 가지 말고 엄마랑 집에 꼭 있어 [의미심장한 음악]


내가 안 좋은 꿈 꿨어


(지아) 네


(동미) 내가 지켜 줘야 하는데, 지아


땡잡았어


총각 신랑 어디서 만나?


쳐다보기도 아깝더구먼


[동미의 웃음]


지아 어미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동미의 웃음]


누가 보낸 건데요?


(배달원) 남가빈 씨요


[차분한 음악]


(가빈) 안녕하세요


이렇게 저렇게 지인 연결 통해 좋은 소식 들었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축하 드려요


제 마음의 선물입니다


남가빈 왜 결혼 소식 안 들려와?


[무거운 음악]


(동미) 엄마!


아유, 아파


죄송해요


간호대 나온 거 맞아?


[쓸쓸한 음악]


정확한 결과는 내일 나오는데요


위염도 좀 있고


그리고 우리가 생각한 거 맞는 거 같대요


어떡해?


아니, 멘털 강한 양반이


아버님 돌아가신 거 외엔 속 썩은 것도 없고


평생 호강에


자칭 가슴으로 낳은 아들하고


사이도 좋으셨는데


뭔가 정신적 충격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여파일지도 모르고


[의미심장한 음악] 영화관에서요


누가 알겠어


언니, 오해 푸셨죠?


오빠가 욕했다고


어제 언쟁도 오갔겠다


어머니 하도 그럴듯하게 얘기하니까


긴가 했지


상황이 맞아떨어졌어요


[인터폰 알림음]


(아미) 오빠 들어오네요


(피영) 응


[통화 종료음]


할머니 어떻대?


그냥 사람이 나이 들면 감정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 있어


[무거운 음악]


[박수 소리]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탁 연다]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 (동미) 동상, 나 - 네


'네'라니?


누나 동생 하기로 해 놓고, 뭐 해?


일찍 좀 자 보려고, 밖이에요?


아니, 하긴 집은 아니구나


병문안 와


입원했어요?


(동미) 응


어디가 안 좋아서?


불치병 걸렸나 봐


에이, 그런 소리를


올 거야, 안 올 거야?


신중앙병원?


해 본 소리고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


갈게요, 잠깐이라도


[하품]


- 졸리셔? - (동미) 응


자요, 그럼


내일 오전에 뭐 검사받나?


내일은 MRI


어디 안 좋은데?


그냥 건강 검진


안 받은 지 2년 됐다고 우리 집 원장님이


(시은) 모레 막재 참석할 거지?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참석해야 돼


(반) 응


가구 배치 내 마음대로 해도 돼?


그럼, 안주인 마음이지


아버님


오늘 아침 지아네서 드신 거 알아?


그래?


내일은 우리 집 깜짝방문 하시는 거 아니야?


오신다면 자기도 와


전화할 테니까


(반) 응


신혼여행 못 가 서운하지?


못 간 게 아니라 미룬 거지


(시은) 다 같이 가는 게 더 재밌어


결혼식 예정대로 했으면


애들이랑 유럽 다녀왔을 텐데


1년 후딱이야


(문호) 그냥 실내 풍수 봐주시는 걸로요 [차분한 음악]


절대 내색하지 마시고


(문호) 어서 오세요


먼 길 오시느라


멀지 않아요 절이 평택에 있습니다



(문호) 앉으세요


[문이 탁 닫힌다]


(예정) 풍수 봐 주십사 모셨어


저희 며느리예요


그런 거 왜 물어?


- 지금 정신병 취급하는 거야, 나? - (유신) 아니


(동미) '아니'고 '저니'고 분열증 검사하려고 입원시켰어? [유신이 설득한다]


[무거운 음악] (유신) 언제는 건강 검진 안 받아?


지금 교묘하게 내 심리 체크하는 거잖아!


[유신의 한숨] 식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서당 개 3년이면 라면을 끓여!


병원장 안주인으로 몇십 년…


[거친 숨소리]


나 간호사 출신이야


모를 줄 알아?


뭐 눈엔 다 뭐로 보이나 보지? [달그락거리는 소리]


(유신) 이따 나랑 같이 들어가요


싫어! 병원 냄새 나


[문이 스르륵 닫힌다]


[한숨]


(문호) 어떻게 가구 배치 바꿀 데 없나요?


(스님) 소파 위치도 괜찮고 무난합니다



(스님) 택시에서 몇 번 방송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오늘 방송은…


(혜령) 녹음요


(문호) 이 집 일 운은 잘 풀릴 거 같아요?


서재랑 안방도 봐야죠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스님) 빙의 맞습니다


- 그래요? - (스님) 네


어떻게 해야죠, 그럼?


퇴마 불공 드려야죠


불공드리면


확실히 떨어질까요?


가끔 질기고 독한 영가 있는데


나쁜 영가는 아니에요



크게 상관없으믄 그냥


모른 체할까요?


그럼 좋을 게 없는 게 일이 꼬이고 안 풀릴 수 있어요 [어두운 음악]


일이 안 풀려요?


(스님) 네, 대개가 그래요


[한숨] 그리고 어쨌거나


영가는 제 갈 길 가야죠


길이 달라졌는데 이승에 머물면 돼요?


업장에 따라서 새로 몸 받아 태어날 수도 있고


순리를 거스르면


꼭 문제가 생겨요


아기한테 낳은 생모 영가라


떼어 내기가…


현재는 그런데


사람이 변한다고 하죠?


(스님) 영가도 그래요


차차 죽은 자가 산 자를 좌지우지하려고 해요


뭐, 홀대한다 싶으면 해코지하는 경우도 있고요


[걱정스러운 숨소리]


어쨌든 의논하셔서 연락 주세요


현법 스님이 특별히 부탁하더라고요


(시은) 저쪽 방이요


[밝은 음악]


- (도우미1) 드세요 - (인부) 아, 끝나고요


[달그락거리는 소리]


[탄성]


(시은) 그것도 방이요


(도우미1) 소파 어디 건데…


우리나라 거 아니죠?


요즘 우리나라 제품이 더 좋아요


[놀라며] 어머


우리나라 메이커라고요?


[놀란 숨소리]


[도우미1의 탄성]


(도우미1) 넓고 편해서


침대 말고 여기서 자도 되겠어요



(도우미2) 작은 사모님이 아래층에서 찾으세요



신혼집 분위기가 나요


[도우미1의 웃음]


[무거운 음악]


(집사) 춥고 배고픈 것들이 떼로 들어와


편하죠?


그런 말 듣고 안 할 수 없잖아


정말 산 사람을 좌지우지한대요?


(문호) 그렇대, 해코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인제 영가


쑹위안이 설마 그러려고


(예정) 영가라도 애어미인데


사무쳐서 못 떠나는 거지


(문호) 영가도 똑같대


사람 맘 변하듯이 영가도 변한대


아, 따지고 분별하는 뇌가 없잖여


떨궈 내치자니 가엾고 못 할 노릇 같고


사현인 또 어떡해?


겨우 안정 찾았는데


[한숨]


이러고 의논하는 것도 알려나?


깰 때 됐는데


둬, 자게


스님 정말 그 방면 실력 있는 분이세요?


(문호) 응


우리도 소개받았어


사이비 종교인이 많아서요, 요즘


아니여, 사이비


정식 스님이여


[초인종이 울린다]


부장님? [인터폰 조작음]


PD님


(피영) 이거


[따뜻한 음악]


참석은 못 하고


언니 웨딩드레스 자태 봐야 하는데 아쉬워


- 바로 찍어 보내 줘 - (향기) 네


내가 떨리고 기대돼


아유, 늙은 신부


(피영) 무슨 늙어


요즘 언니 완전 팽팽해졌어


- (피영) 그렇지? - (향기) 네


엄마 최고로 상태 좋아요


돈과 시간을 투자한 보람이 있네


마사지 서너 번은 기본이지 투자한 것도 아니야


(피영) 언니 잠옷만 샀어


얘가 사 줬구먼, 뭐 하러 돈 쓰고


잠옷도 몇 벌 있어야지 하나만 입어?


맞아요


[향기의 탄성]


완전 실키, 실키


(시은) PD님 과용하셨네


잠옷 한 벌 갖고 과용?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해륜) 먼저 시작했어요


(유신) 네


빈속에 마셨더니 취하네요


(해륜) 어머니는 건강 검진 받으셨다고…


이상 없으시죠?


어디 안 좋으세요?


말 있죠?


대장장이 집에 도낏자루 썩는다고


(유신) 제 진료 과목이 정신 건강 의학이잖아요


그렇죠


근데


약간 마음의 병이 드셨어요


(해륜) 그래요?


전혀 못 느꼈는데


초기라 증상이 있었다 없었다 해요


그럼 어떻게 해야 돼? 입원?


(피영) 약 먹어야지


상태 심각한 거 아니니까


이런 말 좀 그렇지만


자기 오히려 잘 빠져나온 거 아니야?


(시은) 누군가 케어해야 하는데


아미?


된 시집 만났어


고쳐 놓겠지, 어떻게든


대외비, 언니만 알고


그럼


먼저 결혼 잘하셔요


(피영) 마음으로 축하하고 기도할 테니까


난 자기 결혼식 참석할 수 있어서 좋아


형님으로서 폐백도 받고? [시은의 웃음]


[피영의 웃음]


(피영) 부장님…


인제 아주버님이라고 불러야지


한국 호칭 어려워


(시은) 왜 아니야


어떤 면에선 서양처럼 이름 부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신) 이혼한 뒤로요


도장 찍고 나서


낙이 없어요, 낙이, 사는 낙이


나도 마찬가지예요


애는 뺏기게 생겼고


말이 돼요?


말 안 되죠



누구랑 결혼한대요, 지아 어머니?


- 기도 안 차요 - (해륜) 왜요?


이 작가님이랑 지아 엄마 동서지간 돼요


동서지간이라니요 무슨 동서지간요?


말 그대로요


우람 엄마가 형님


사피영은 손아래 동서요


[해륜의 한숨] (유신) 한집안 한 형제랑 엮여요


정말요?


네, 총각들 만나 가요


(유신) 그것도 알찬 SF전자 아들들


민병원도 SF 거예요


그 자식들 미친 거 아니에요? 제정신이래요?


정신 감정 받아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해가 안 가요, 나도


(해륜) 아니, 세상에 젊고 팔팔한 여자들 쌨구먼


그렇게 여자가 궁하대요?


툭 까놓고


사실 젊다고 다 능력 갖추고 매력 있는 건 아니니까요


매력에 빠졌나 보죠


사 PD님은 몰라도요


나 우람 엄마 여자로서 한물갔다고 생각했거든요


(해륜) 그래서


지아 엄마 언제 결혼한대요?


이시은은 내일이에요


[한숨]


미치겠어요


눈 돌아가게 생겼고


[한숨]


저는 안 끓어오르겠어요?


약 처방 좀 받아야 할 거 같아요


한두 시면 꼭 깨니


다시 잠들기도 쉽지가 않아요


지아 엄마 결혼 상대요


(유신) 젊은 게 인물까지 멀쩡해요


- 몇 살이요? - (유신) 서른일곱 됐다나 봐요


- 연하네, 거기다 - (유신) 다섯 살요


복 제대로 터졌네


이 작가님도 마찬가지죠


형제가 다 인물 좋고 키들은 장대고


우린 뭐야


루저 된 기분이에요


우리 루저 아니에요


그 자식들이 정상 아니지


[통화 연결음]


(반) 어


- 일어났지? - (반) 방금


기분 어때? 오후엔 해 뜬대


(반) 좋아


좋은 목소리가 아니야


속으로 좋아


[피식 웃는다] [밝은 음악]


아버지 컨디션은?


(동마) 괜찮으셔


1박은 너무한 거 아니야?


적어도 2박은 해야지


여자 말 들어야지 어쩌겠냐


말 잘 들을 거야?


나도 물을게, 넌?


식장에서 봐



[카메라 셔터음]


- 무슨 술이에요? - (시은) 샴페인


[카메라 셔터음]


한잔할래? 긴장돼?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완전 좋아요


두 분 좀 더


[카메라 셔터음]


(반) 엄마 오늘 너무 아름답지? 평소엔 이뻤고


참…


(향기) 맞아요


(우람) 부장님


새아빠님도 멋지세요


(반) 아드님, '님' 자 빼세요


(우람) 네


사 PD는 왜 못 참석한다고?


결혼 한 달 앞두고는 남 결혼식 안 가는 거래요


- (서 회장) 왜? - 뭐, 하여튼 그런 게 있나 봐요


남이야?


일주일 뒤면 바로 위 동서 되는구먼


뭐, 안 좋다는 건 굳이 할 필요 없잖아, 아빠


(사회자1) 하객 여러분께서는 착석해 주시고


정숙한 진행을 위해 휴대폰은 모두


진동으로 바꿔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신랑 신부, 동시 입장 하겠습니다


하객 여러분은 뜨거운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랍니다


신랑 신부, 입장


[사람들의 박수]


[잔잔한 음악]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 (남자1) 여기 - (남자2) 악! [해륜의 비명]


[해륜의 아파하는 신음]


[쓸쓸한 음악]


[아파한다]


[해륜의 괴로운 신음]


악!


(도우미1) 음


늙은 신부 좀 보고 싶구먼


[함께 웃는다]


[도우미들의 웃음]


- 맞아! - (예정) 깜짝이야


아휴, 뭐가?


스님이


영가 붙어 있으면 일이 안 풀린다고 혔거든?


(문호) 혜령이 청취율도 좀 빠졌다고 안 혔어?


그건 PD랑 작가 바뀌어 가지고


PD, 작가 바뀌었다고 다 청취율 내려가?


그리고 일도 줄었잖아, 확


말은 일부러 줄였다고 하는디


일이 안 들어오니까 어쩔 수 없이 줄인 거지, 뭐


- (문호) 안 그려? - 그런가?


[부드러운 음악]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혜령)


[한숨] [무거운 음악]


(유신) 지아야


지난번 스키장에서도 아빠가 잘못했다고 인정했어


정말 결과가 이렇게 될 줄 몰랐고


엄마도


아빠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결혼 앞두고…


(피영) 잠깐


똔똔 만드는 거야?


신유신 씨가 다른 여자한테 빠졌던 것처럼


나도 똑같이 다른 남자한테 빠졌다?


그거 아니잖아


전후 디테일하게 설명해?


난 이혼한 상태에서 만났고


- 신유신 씨는 엄연히… - (유신) 됐어


(유신) 내가 또 실수


그런 뜻 아닌데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네


어쨌든


미안


당신 결혼해


그렇다고 아직 축하까지는 솔직히 자신 없지만


반대할 마음도 없어


지아야, 아빠한텐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딸이야


너도 알지? 아빠 마음 [무거운 음악]


아빠랑 살자


아빠 버리지 마


우리가 아빠 버린 거 아니잖아


우리가 버려진 거지, 따지고 보면


(유신) 아빠가 이혼 요구했어?


절대


아빠는 가정 지키려고 노력했어


그냥 친구 사귀는 마음으로 그 비슷해


어린 너한테 충분히 설명할 표현은 없는데…


엄마한테 상황 들을 땐


사실 그렇게 실감 안 났어


(지아) 근데 서점에서 봤을 때


아빠가


[떨리는 숨소리] 내 아빠가


정말 내 앞에서


엄마 아닌 다른 여자랑 있는 거 봤을 때


내 맘 어땠을지 한번 상상해 봐


방송에서만 보던 거


우리한테 현실이 됐어


'어떻게 아빠가 그럴 수 있나'


'엄마 말이 맞구나'


'엄마 참 힘들었겠다'


그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고


마음도 아팠고


(유신) 살다 보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


나도 예상 못 했던 일이고 변명이 아니라


엄마도 나도 간신히 안정을 찾았어


(지아) 아빠는 아빠 인생 살아


AM, 아미 언니 이니셜로 불러


결혼할 거 아니야, 어차피


네가 말라면 안 해


그럼 처음에 만날 때도 묻지 그랬어, 나한테?


(지아) 아빠 어떤 언니 좀 사귀어 볼까 하는데 되냐고


[쓸쓸한 음악]


[지아의 한숨]


이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잖아


(유신) 돌아가자는 건 아니고



부모, 자식은 천륜이야


어떤 걸로도 끊어질 수 없는


아빠 한 번만 용서하고 봐주면 안 되겠니?


엄마가 봐주면


(지아) 근데 늦었고 불가능할 거 같아


결혼 일주일 남았어


(유신) 너보다 겨우 스물세 살 위야


아빠라고 부를 수 있어?


못 부를 것도 없어


어떤 마음으로? 진심으로?


솔직히 몰라


준비 안 됐는데


나도 모르는 새 이혼 가정 된 것처럼


같은 상황 아닐까?


(지아)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편해졌어


인제 한집에서 살면 더 가족 같은 느낌 들 거고


아빠 딸로 13년 산 세월은 아무것도 아니야?


아빠 자꾸 그런 식으로 말하면 똑같이 묻게 돼


(지아) 우리랑 산 십몇 년 세월 아무것도 아니었냐고


[애잔한 음악]


그만 얘기해


난 엄마랑 살 거니까


엄마 없인 안 돼


엄마는 말문도 닫혔었어


얼마나 충격이고 아픔이었으면


[한숨]


그러니까


[훌쩍인다]


후회해도 소용없는데


우리 딸만큼은 포기할 수가 없는 거야


못 살 거 같고


살아져


아미는 남이야


당신이 절대 안 된다니까 따른 거지


난 지아 포기한 적 없어 단 한 순간도


하늘은 알아


딸 앞에서 이런 말 그렇지만 하늘 무섭지 않았어?


우리 모르게 아미 만날 때


(지아) 우리도 안정 찾았듯이


아빠도 그렇게 될 거야


내 자식 난 얼굴도 못 보는데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은


아빠 소리 들으면서 산다는 게 말 돼?


인제 우리 아무도 서로 탓하지 마


엄마랑 나도 아빠에 대해 더 이상 원망 안 하니까


[잔잔한 음악]


애 앞에서 왜 눈물이야


(유신) 심장이 터지는 거 같아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


서점에서


얼마나 모양 빠지고 창피했는지 알아?


(지아) 우람이한테


세상 다정하고 훌륭한 아빠로 자랑해 왔는데


엄마 아닌 너무나 젊은 언니랑 다정하게 들어오는 아빠 보면서


그 모습


평생 못 잊을 거 같아


기억에서 지워 버리고 싶어도


미안하다


[지아가 흐느낀다]


아빠는 이해 못 해


이해해


그래서 너무 미안하고


[지아의 울먹이는 숨소리]


아빠 보면서


모든 걸 가지려 하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거 느꼈어


(지아) AM 안 사귀었으면


우리 여전히 행복한 가족이었을 거 아니야


[스위치 조작음]


오늘은 너희들한테 전화나 문자 안 할 거야


(시은) 우리 맏딸 믿고


걱정 마세요


[따뜻한 음악]


박스 모자라


당장 필요한 것만 싸


다 당장 필요해


(향기) 밥 먹고 들어와서 마저 하자


뭐 먹을 건데? [휴대전화 진동음]


(우람) 엄마인가?


안 하신다고 했잖아


- 모르는 번호 - (우람) 받아


(향기) 네가 받아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동마) 왜 네가 받아?


누구신데요?


- (동마) 작은아빠 - 아…


- 누나 뭐 해? - (우람) 짐 싸고 있어요


내일 아주머니들이랑 같이 싸고 좀 있으면 차 도착할 거야


잠옷이랑만 챙겨서 타고 와, 누나랑



저녁 안 먹고 기다릴 거니까



[통화 종료음] 들었어


엄마보다 우리가 먼저 들어가는 건가?


(서 회장) 애들 반찬 좀 준비해요


밥 넉넉히 하고


- 네 - (동마) 고기요


(도우미2) 네


오누이가 눈 시커메서 있을 거 아니야, 우리처럼


네 형 전화 없어?


외국으로 간 것도 아닌데요, 뭐


[부드러운 음악]


(반) 배 안 고파?


우리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어


룸서비스 시켜 먹는 거 어때?



- 안 갈아입어? - (반) 줘


- 뭐? - (반) 옷


안 가져왔어?


내 거 잠옷이랑 챙긴다며?


응, 잠옷만


갈아입을 옷도 챙기는 줄 알았지


어머나


그냥 가운 입으면 돼


씻고 갈아입어


(반) 응


지금은 말고


왜?


잠깐


[부드러운 음악]


이거


아니


나 헐렁한 거 안 입어


어, 물어볼걸


한 번만 입어


농담


이것만 입으라고?


아…


애들 어떡하고 있을까? 향기, 우람이


(시은) 알아서들 잘 있어


오라고 할까?


- 진담이야? - (반) 스페어 룸 아깝잖아


오버하지 마세요


진담인데


이시은 때문에 나도 근검절약형 됐어


오늘은 나한테만 신경 써 주면 안 될까?


(반) 하…


(시은) 왜?


우리 그냥 들어왔어


뭐 잃어버렸어?


일어나, 다시 나가


[흥미로운 음악]


(반) 첫날밤 세리머니 있잖아


그거? [반이 숨을 들이켠다]


(반) 키가 어디 있지?


나가


(시은) 나 들고 들어온다고?


물건이야? 안고


내가 몇 킬로인데


- 못 들을까 봐? - (시은) 아, 남사스러워


플리즈


형식적인 거야


이미 들어왔고


하…


내 머리 근육인가 봐


[한숨]


"트루하"


누나! 빨리 나와, 엘베 도착


[힘겨운 신음] [쓸쓸한 음악]


박해륜 한심한 놈


미친놈


지옥은 맡아 놨어


아휴…


등신, 머저리


(해륜) 아!


아유


(문호) 정빈아


네 엄마를 어쩌면 좋으냐


네 생각 하면 모른 체 사는 게 답인디


(서 회장) 고기 계속 구워 올 거야


(우람) 네


고팠지?


(우람) 네, 좀


한창 클 때라 많이 먹어야 돼


(서 회장) 그, 잘들 먹으니까 나도 입맛 도네


향기, 반찬이 입에 안 맞아?


아니요, 저 원래 미역국 좋아해요


(서 회장) 문어숙회 몸에 좋아



오늘 엄마 보면서 기분 좋았지?


(향기) 네


(우람) 새아빠도 완전 멋있으셨어요


- (서 회장) 다 나를 닮았어 - (우람) 그런 거 같아요


누구 닮았어?


(우람) 음… 외할아버지요


풍채가 좋으셨구먼


(우람) 풍채는 보통이셨는데


저 살찌기 전에 완전 똑같았대요


(아미) 어머니, 영양제 드세요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약을 잘그랑 집는다]


저 손 씻었어요


너나 먹으세요


영양제예요


왜 먹던 거 줘?


먹던 거 아니에요


먹던 거 아니면


왜 마개가 따져 있어?


제가 방에서 따…


영양제인지 독약인지 알 게 뭐야?


[흥미로운 음악]


누굴 바보로 알아


내 머리 따라가?


(동미) 나 갖고 놀려고 마


뒈져!


엄마 전화 없었어?


(우람) 네


오늘 전화 안 할 거라고 하셨어요


향기는 동시통역사가 목표고


우람이는 뭐 되고 싶어?


(우람) 엔지니어도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돈 많이 벌고 싶어요


돈 많이 벌어서?


우선 요트 살 거예요, 집보다


요트하고 별장하고 첩은


(서 회장) 생기는 순간 머리 아파


(우람) 왜요?


요트 관리하려면 정박비랑 엄청 들어


(서 회장) 돈이 물처럼 들어가


우리도 별장들 몇 번 가지도 않잖아


[어두운 음악]


[힘겨운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유신의 떨리는 숨소리]


(반) 축하해


나도 축하해 줘


오늘 너무 멋있었어


보면서 행복했고


행복하고 기분 좋은 건 확실히 달라


[부드러운 음악] 오늘 실감 나


고마워, 내 신부 돼 줘서


나야말로


무슨 치즈인데 이렇게 맛있어?


트러플 향도 나고


프랑스 치즈일 거야


어떻게 알아?


한 번씩 사 먹는 치즈 같아 보니까


맨날 혼술 한 거 아니야? 치즈 해서


이시은 그리워서


혼술 했다


[피식 웃는다]


농담으로 들려?



좋다


안 좋아?


나 표정 보면 몰라?


너무 평화롭고


분위기보다


신랑이 좋아야지


같은 의미야


맘껏 취할까, 적당히 마실까?


- 적당히 - (반) 우리 둘 다 그동안


너무 적당히 살아온 거 아니야?


도덕적인 면에서 일탈 없이


신랑님


일탈을 벌써 꿈꾸세요?


색시하고 일탈이요


- 안 돼요? - (시은) 글쎄


결혼 자체만으로도 저지른 거 같은데?


제대로 잘


저지른 거야


살아 봐야 알아


[웃음]


(시은) 왜?


면봉, 귀 가려워


귀이개 있어, 마스터 룸 욕실에


갖고 와


난 귀이개 잘 안 써


상처 날 거 같고


별로 안 시원해


어울리지 않게 겁 많으셔


(시은) 어디 봐


아휴, 귀지 많아, 누워


- 파 준다고? - (시은) 응


무거워, 머리


[잔잔한 음악]


(시은) 나 허벅지 근육 아직 살아 있거든?


느낌 좋다


(시은) 시원하지?


(반) 응


(시은) 시술소 같은 데 안 다녀?


(반) 응, 왜?


그런 데서 귀지 안 파 주나 하고


남이 내 몸 만지는 거 별로야


하지 마?


자기가 남이야?


(반) 막 주물러도 돼


[살짝 웃는다]


아휴


(시은) 왜?


잠 오려 그래


(시은) 자


안 돼


왜?


자면 안 돼


잠깐 눈 붙이면 좋지


피로 확 가시고


(시은) [소파를 툭툭 치며] 누워


감아


할아버진 방귀 때문에 곤란하신 적 없으세요?


(향기) 지저분하게


(서 회장) 별로


뭐 지저분해 하품 나오는 거랑 똑같지


곤란한 적 있었어?


전 아니고요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요


수업하다가 제 옆 지나가면서 뿌룩 하시는 거예요


[서 회장과 향기의 웃음] (우람) 그러곤 '어쿠' 하시는 거 있죠?


(서 회장) 생리 작용이라 어쩔 수 없어


이다음에 남편이 방귀 뀌면 어떨 거 같아?


별로일 거 같아


네 형 방귀 뀌면 안 되겠다


(향기) 식구하고 남편은 다르잖아요


문자 보내, 방귀 뀌지 말라고


근데


정말 참기 힘들어요


- 지금 뀌고 싶은 거 아니야? - (우람) 네


[서 회장의 웃음] [발랄한 음악]


뀌어


(우람) 안 되죠, 어른 앞에서


- 화장실 갔다 와 - (우람) 참을 거야


좋을 거 없어, 참으면


(도우미2) 회장님 연잎차 드릴까요


뽕잎차 드… [도우미2가 방귀를 뽕 뀐다]


아휴, 죄송, 어떡해


[서 회장의 헛기침]


(서 회장) 열어


아유, 뭘 먹은 거야 [향기의 웃음]


[향기가 숨죽여 웃는다] 향기야, 가서


뽕잎차 달라고 해


어휴


[차분한 음악]


(서 회장) 자러들 들어갔어?


(동마) 네


[한숨 쉬며]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


걱정 마세요


걱정하는 건 아니고


(문호) 어쨌든 면사포도 썼고


정빈이도 많이 안았고


가도 되지 않아?


더 좋은 환생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고


[안약을 툭 내려놓으며] 쯧


둘째로 환생허믄 돼


정빈이 동생


어떻게?


혜령이 기형이라는데, 아기집


그렇다고 100% 못 낳아?


힘들다는 거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몰러


[한숨 쉬며] 나도 몰라


생각을 많이 혔더니 배가 꺼졌어


생각하는 것도 에너지구먼


(예정) 밥? 라면?



[흥미로운 음악]


갑자기 떡이 확 당겨


시루떡, 절편, 인절미, 쑥개떡


흑임자떡


- 남았지? - (예정) 다 먹었어


언제?


당신이?


[찰랑거리는 소리] (문호) 아이고


[부드러운 음악]


넌 손 없어?


요즘 과로해서 풀어 주는 거예요


호강이다


내일은 내가 해 줄게


너희들 입 안 심심해?


아버지 떡 드시겠대


- 안 심심해요 - (혜령) 저도요


[차분한 음악]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벨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동마)


[한숨]


[가빈이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궁금해서


뭐가?


언제 하는데? 결혼


걱정 마


축가 불러 줄 수도 있으니까


건강 어때?


- 괜찮아? - (가빈) 응


됐어, 그럼


- (동마) 집? - (가빈) 응


질문엔 대답하는 게 매너 아니야?


곧 해


늦게 자 버릇 말고


- 행복해? - (동마) 응


됐네


(동마) 응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벨 소리]


(남자3) 여보세요


- (남자3) 남가빈 씨 번호 맞죠? - 네


(비서) 회장님 모시는 남상기라고 합니다


언제 제 차로 모신 적 있고요 [무거운 음악]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비서) 내일 회장님께서 점심 하실 수 있냐고 하십니다


(서 회장) 음


앉아


[문이 탁 닫힌다] [서 회장의 한숨]


보니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가을에 또 공연 잡혔던데?


[문이 달칵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네 [문이 탁 닫힌다]


(지배인) 오셨습니까, 회장님


어, 오랜만이지?



- (서 회장) 알아서 - (지배인) 네


저도 드시는 걸로요, 같이


(서 회장) 식전주 한잔할까?


가볍게 샴페인


- 팥죽 끓였어? - (아미) 네


- 왜? - (아미) 그냥요, 먹고 싶어서


식었어요? 데워 드려요?


[의미심장한 음악]


(아미) 먹는 걸…


[피식 웃는다]


모를 줄 알고?


뭘요?


나 먹고 죽으라는 거 아니야?


팥죽 먹고 죽어요?


(아미) 그럼 난 죽게요?


내가 원장님 그렇게 죽였어


[긴장되는 음악]


(동미) 팥죽, 녹두죽, 콩죽, 잣죽


전복죽, 야채죽, 닭죽 소고기죽, 타락죽, 교대로


배겨?


날이면 날마다, 끼마다 탄수화물을 퍼먹이는데?


죽뿐이야?


바지락칼국수, 냉면, 잔치국수 김치말이국수, 콩국수


메밀국수, 건진국수, 비빔국수 손칼국수, 칼제비 돌아가면서


혈당 치솟고 혈압 치솟고


이 두 손으로 먹을 거 해 대느라고


국수 직접 밀어서


그러니 얼마나 맛있고 맛나?


안 먹고는 못 배기지


[동미의 웃음]


애썼다, 김동미


다 결실은 있는 거야, 노력한 만큼


그 덕에 날이면 날마다 잘 자시고


고통 없이


가슴 한 번 붙잡고


안녕


사요나라, 바이바이


그렇게 돌아가셨어요, 아버님?


고기 구워 줘


고기!


(동미) 등심 말고 안심


내가 보면 알아, 속일 생각 마


안심은 한 귀퉁이가 살짝 갈라져 있어


나같이 총명과 지혜와 덕망을 갖춘 여자는


우리나라에


세상에 하나야


[동미가 깔깔 웃는다]


아미


네, 어머니!


(동미) 아멘


[동미의 웃음]


(매니저) 오늘 좀 막히네요


시간 여유 있는데, 뭐


치즈 뺐지?


(매니저) 네, 빼 달라고 했어요


청취율 또 떨어졌어


아예 막 내렸으면 좋겠구먼


(매니저) 사 PD님이 복귀하셔야 하는데


작가님이랑


(매니저) 그러게요


PD님 이번 토요일요? 결혼


(혜령) 응


[혜령의 헛구역질]


[혜령의 헛구역질] [무거운 음악]


[혜령이 연신 헛구역질한다]


[애절한 음악]


둘 중의 한 사람 택하라면


- 떠나 달라고? - (유신) 지아 어미랑 똑같아


이제 고생문이구먼


- 다시 묻겠다 - (피영) 나도 묻겠다


네 엄마는 식 올렸냐?


(우람) 학교 좀 멀다고 기사 아저씨가 태워다 줘요


- (점원) 오랜만에 오셨어요 - (유신) 네


아, 좀 다이어트하신 거 같아요


재혼도 쉽지 않다


네 남편 랄지, 랄지 해?


- 뭐야? 얘기 끝났잖아 - (유신) 하늘이 두 쪽 나도…


저 무대에 서는 거 안 좋아하셨는데


어떤 며느님 보세요?


[동미가 흥얼거린다] (동미) 어때?


(사회자2) 서동마 군 평소에도 좀 재수스러웠는데 [카메라 셔터음]


오늘 특히 더 그러네요?


멋짐이 아주 제대로 폭발입니다


[사이렌이 울린다] [타이어 마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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