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3.12
[주제곡]
[의미심장한 음악]
[안내 음성] 8층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도어 록 조작음]
(유신) 너무 늦지 마요 밤길 위험해
(동미) 응
[통화 종료음]
[유신이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아미) 아가씨야? 밤길 위험하게
차 갖고 다니시고
[TV 전원음]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사과를 쓱쓱 깎으며] 언니 먼 친척 있어?
- 지아 엄마? - (아미) 응
없어, 왜?
오늘 지아 입학 선물 주러 들렀는데
- 지아 봤어? - (아미) 잠깐
[TV 전원음] (아미) 친구들이랑 도서관 간다고
언니
예비 시어른 댁에 인사 갔다는 거야, 아주머니가
[무거운 음악] 누구 친척분 예비 시어른 댁이냐니까
아주머니 말을 아끼는 거 같고
그것 때문에 궁금해서 낮에 전화했었어
언니 결혼하는 거 아니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 무슨 결혼?
- 그럼? - (유신) 친한 우람 엄마
(유신) 예비 시어른 댁 같이 갔나 보지
아무리 친해도
부모도 아니고 인사를 같이 가?
(유신) 같은 방송국 직원이랑 결혼해, 우람 엄마
아… 그런가?
근데
아줌마 반응이 약간 이상했어
하여튼 여자들은 엉뚱한 상상 하는 데 뭐 있어
상상이 아니라 들었으니까
지아한테 밥 먹자고 안 했어?
오빠가 문자 보내 봐
한창 예민할 때라…
바쁜 눈치야
이거 아버님 방에 둘게요 [차분한 음악]
(시은) 전 좋아요
(피영) 저도요
[반이 포크를 잘그랑 놓는다]
생각 좀 해 보고요
[못마땅한 신음]
뭘 생각한대?
같이 살 와이프가 좋다는데
(반) 할아버지는 다 같이 살고 싶으신가 본데
외로우셔서
너희들은 불편할 수 있어
그렇지?
(반) 늦잠도 맘 편히 못 잘 수 있고
잔소리 혹시 들을 수도 있고
잔소리하실 만큼 한가하셔?
(시은) 그리고 하셔도
어른 옳은 말씀은 들어야 하는 거고
(반) 그렇게 마음먹어도 일단 들으면
기분 좋을 수 없어
사람은 어차피 서로 어울려 사는 거야
독불장군은 없어
전에 외할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셨지
[잔잔한 음악] (향기) 친구가요 전에 코로나 한창일 때
미국 고모네 집 가려고 공항 갔는데
큰 공항에 사람이 거의 안 보이더래요
인천 공항 너무 잘돼 있고 멋있는데
사람이 없으니까 쓸쓸 그 자체고 기분도 너무 안 좋고
그때 사람이 정말 아름다운 존재인 걸 깨달았대요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데도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거죠
다 같이 사는 거 이런저런 불편함 있을 수 있지만
괜찮을 거 같아요
아마 지아도 좋다고 할걸요?
너도 찬성이라는 얘기지?
(우람) 응
내키지 않아?
아니
상관없어, 난
(반) 정말 괜찮은 거야?
저 그렇게 까탈스럽지 않아요
(동마)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 엄마한테 자기 인사시키는 건데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후회돼
예비 며느리 얼굴은 보고 가셨어야지
내 입장에선 처음에 소식 듣고
가슴 철렁했어
(피영) 나 때문에 충격받아 쓰러지셨나 하고
천천히
우리 둘 다 인제 엄마 없다
[잔잔한 음악]
나 정말 당신밖에 없고
당신한테만 올인할 거야
아버님이랑 형님도 계셔
고마워
흔쾌히 들어와 산다고 해 줘서
아버님한테 우리가 얹혀사는 거야
아직도 나 못 미더워?
미더워, 든든하고
나 사랑해 줄 거지, 많이?
받는 거에 80%만
딥다, 많이
한없이
사랑 쏟아부을 거니까
마음의 준비 해
오케바리
(피영) 아버님 멋있으시더라
연세 드셨는데도
그렇게만 나이 먹어
자기가 속 안 썩이면
나야 안 썩이지
힘내요, 실장님
함께면
[물소리가 들린다] 사현이가 좋아하지?
(예정) 일 줄이고 집에 있는 시간 많으니까
제가 여유 생기니까 본인이 바빠요
남자 바쁜 건 좋은 거야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정빈이가 아는 거 같아요
면 기저귀 채워 줄 땐 표정부터가 다르지 않아요?
귀신같이 안다니까
좋은 거, 편한 거
[예정의 웃음]
[숨을 후 내뱉는다]
(예정) 올 가져서 내년에 딸 하나 낳으면 금상첨화인데 [문이 탁 닫힌다]
정빈이 밑으로
(문호) 그러게
(예정) 내년이면 서른 중반 아니야
늦기 전에
애도 젊었을 때 낳아야 회복도 빨라
애 입장에서도
엄마가 젊고 쌩쌩하믄 좋지
저 아기집 기형이에요
[차분한 음악]
그래서 임신 쉽지 않대요
누가 그래? 의사가?
(예정) 검사받아 봤어?
(혜령) 네
언제?
다른 병원 가 봐, 오진일 수 있어
(혜령) 사진으로 다 봤어요
정빈이 있는데요, 뭐
사현이도 알아?
아니요, 중요한 문제 아니잖아요
[혜령이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의미심장한 음악]
좋아, 완전 좋아
어떤 면에서?
향기 언니랑 다 같이 한집에서
엄마 늦어도 상관없고
공부도 배우고, 언니한테
우람이랑 서로 이름 부를 거야?
당근이지
어쨌거나 호적상으로는 사촌 되는 건데?
네가 생일 5개월 빠르고
그럼 얘기가 달라지나?
[피영의 웃음] (지아) 나한테 누나라고 불러야 맞는 거 아니야?
근데 우람이가 좋다고 하겠어?
5개월 먼저 태어났는데 말 들어야지
(지아) 단추야
[단추가 낑낑거린다] 완전 신나
다음 주 할아버지 뵈면 너무 웃고 그러지 마
슬픔 크셔
내가 그렇게 눈치 없나?
실장님 오늘은 어떠셨어, 기분?
저기 말이여
진즉에 기형인 거 알았던 거 아니여? 혜령이
(예정) 그럴지도
그럼 애 갖기 힘든 거 알고 이혼했단 얘기 아니여?
(문호) 인심 쓰는 척
우리한테 얻을 거 이빠이 다 얻어서
그런들
어쨌거나 다시 합쳤으니 됐지, 뭐
그러니까
지는 임신 텄고
그래서 정빈이가 껌뻑 이쁜 거고
지 속으로 안 낳았어도
나는 그보다 좀 이상한 생각이 드는 게
[의미심장한 음악] (예정) 꼭 말투가 낯익어서 생각해 보니까
쑹위안 비슷한 거야
나도 그 생각 혔어
그럼 혹시…
당신도 같은 생각 하는 거지?
(문호) 아니겄지
무슨 생각 하는데?
[한숨]
(예정) 아닐 거야
누워요
기면?
(문호) 왜 여태 기형인 거 입도 뻥긋 않다가
혜령이 성격에
아까 아무렇지 않게 실토하잖여
안 그려?
그런 성격 아니잖여
확실하게 물어볼 데 없어?
어디 가 물어봐?
만신, 용헌 만신
요즘 용한 만신이 어디 있어
옛날도 아니고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
과학하고는 상관없는 거여
우리
언젠가부터 달라졌다고 혔어
(문호) 이상하다고
난 변덕인가 했는데
변덕이라고 말투까지 달라져?
다른 사람도 아니고
쑹위안 억양, 말투
안 먹으려고 기를 썼는데 잘 먹고
그니까
(예정) 정말 기면 어째요?
결과는 좋은데
(문호) 합치고
처음엔 우리가 민망할 정도로 딱 거절하더니
그래서
소 닭 보듯 하다가
사현이도 뿅 간 거 아니여?
영적으로 뭔가 느낌이 와서?
나 소름 돋아
(문호) 근데 왜 팔에만 소름이 돋아?
나도 쫙 돋는구먼
[무거운 음악]
[서 회장의 한숨]
어제 군고구마 남은 거 있지?
네
그거나 줘요
둘째 애 사 온
아이스크림이랑
(집사) 네
[멀어지는 발걸음] [쓸쓸한 음악]
[한숨]
밥 치워요
그거 드시게요?
(서 회장) 응
이게 넘어가, 그나마
형 전화 왔는데 들어온대요
[차분한 음악]
- 그래? - (동마) 네
(서 회장) 음
(동마) 맛있어 보여요
(서 회장) 먹어 봐
영민들 한 거야 이런 거 챙겨 오고
영민보다
지혜고 배려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볼 줄 아는
(동마) 젊은 여자애들은 저만 챙겨 주길 바라요
나이 먹었다고 다 지혜로운 거 아니고
어리고 젊다고 다 생각 없는 것도 아니야
(서 회장) 나도 나이 헛먹었다는 소리
안 들어야 할 텐데
아빠가 그런 걱정 하시면 너무 오버지
SF그룹을 이끄시는 분이
형네 들어오면 네가 좀 살갑게
너 말 안 하고 있으면
냉정, 차가움 그 자체야
아빠가 더 조심하셔야 돼
애들이 회장님 어려워서
눈치 안 보게
어머니는 좀 어떠셔?
기분은 좀 왔다 갔다 하는데
요즘 특별히 이상한 행동은 안 해요
나름 바쁘신 거 같고
지아 가방은 왜 그렇게 비싼 걸
안에 용돈까지 두둑이
용돈은 아빠가요
입학하기 전에 밥 한번 먹고 싶어 해요
얘기할게
어제 인사 가셨다고…
예비 시어른 댁?
아주머니가 잘못 안 거죠?
맞아, 나 결혼해
어머나, 정말요?
(피영) 응
어머, 축하드려요
어떤 분인지 궁금해요
자기한테 브리핑할 사항은 아니고
아… 아, 그렇죠
그냥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이 새어 나온다] - 운전 중인가 봐? - (아미) 네
끊어
네, 들어가세요, 언니
[통화 종료음]
단추야
와, 대박
[놀란 숨소리]
요즘 바쁘니까 아무 생각 안 들고 좋아
나도 노래 실력만 있으면 뮤지컬 도전해 보고 싶은데
불가능해
다 갖고 이룰 순 없으니까
난 이렇게 혼자 늙어 갈 거고
10년 후에 그 말 하면 믿어
남자 열 팬 얼마나 많아
팬은 팬일 뿐이야
부혜령
옛날 결혼사진보다 이번이 훨 낫더라
있지
막 눈물이 나는 거야
신랑 신부 입장 축하곡 부를 때부터
언니가 왜?
두 사람 버진 로드 걸어오는데
희한하게 송원 언니로 오버랩 되면서
눈물이 막 걷잡을 수 없게 쏟아져 가지고
간신히 불렀어
신랑 표정 어때?
좋기만 해
양아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언니가 부르는데
멀쩡한 얼굴로?
(아미) 정빈이 너무 보고 싶지만
안 가
그 할머니, 할아버지도 인제 별로고
어쨌든
정빈이 하루하루 크고
엄마가 있어야 하니까
다른 여자보다는 차라리 나을 수 있어
자기 애 생기면 차별할지 몰라
[발랄한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가빈) 자기 그럼 인제 신중앙병원 사모 되는 거네?
(아미) 딸 때문에 마음 못 냈는데
엄마 재혼하니 인제 미안함 없이 할 수 있지
잘됐다
인생은 버티는 거야, 보니까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
(가빈) 자기 솜씨 많이 늘었다
내가 생각해도 [웃음]
자기는 확실히 배우보다 현모양처 쪽이야
지아한테도 한번 해 주고 싶은데
교포답게 아메리칸 스타일이야 사고방식이랑
엑스 와이프 언니가 멋져
존경스러운 마음도 들고
전업주부?
(아미) 실은 소문나면 그쪽 언니한테
경우가 아닌 거 같아서 얘기 못 했는데
부혜령 음악 프로 PD [무거운 음악]
그럼…
출연했을 때 봤을 거야
(가빈) 이 인연 뭐야?
나에 대해 다 알겠네 이시은 작가 통해서
내 얘기 혹시 못 들었어? 안 해?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 아니잖아
가만있어 봐
그럼 우람 엄마라는 사람
바로 박 교수님 와이프?
맞아, 우람이
그분도 재혼한대
박 교수님 말고 다른 사람이랑?
어, 같이 일하던 방송사 직원이라고 들었어
어머
난 두 사람 바로 재결합할 줄 알았더니
결혼 생활 한 여자들이 선수들인가, 은근히?
남자에 대해 잘 알아서
안 믿어져
전혀 끼 같은 거 없어 보였거든
사람 겉으로 봐선 몰라
(지아) 누나가 살게
[흥미로운 음악] 뭔 누나?
소시지빵 좋아하지?
내가 생일 5개월 빨라
어쨌든 나이 같잖아
우리 인제 사촌 형제 되는 거야
(지아) 어른들 계시는데 서열을 정확히 해야지
'야', '자' 하면 돼?
난 자존심 강해서 잔소리 듣는 거 싫어
- 먹어 - (우람) 그래도…
아닌 거 같거든?
(지아) 맞지, 뭐가 아니야?
누나라고 부르라고?
다 같이 살면
[우람의 한숨]
같이 단추도 키울 수 있고 안 좋아?
좋지, 그건
다른 건?
몰라, 그때 가서
[옅은 웃음] [흥미로운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 수고가 많으세요 - (경비원) 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여왕 된 기분이야
[문이 탁 닫힌다] 자주 즐깁시다, 우리
(시은) 아버님 어제 뵈니까
어쩔 수 없이 기가 빠지셨더라
왜 안 그러시겠어
나이 들수록 남자는
챙겨 주는 와이프 있어야 하는데
연세 있으시니까
재혼 안 하실 거야
글쎄
재혼 생각 있으시면 우리 불러들여?
나이 차이도 있으셨다니
웬만한 여사님들은 눈에도 안 차실 거고
(피영) 인물에, 사회적 위치에
민병원도 SF전자 건지 정말 몰랐어
하여튼 부장님 입 무거우셔
웬만한 남자 같으면
과시하고 자랑하기 바쁠 텐데
(피영) 근데 언니
일하는 사람 셋씩 필요 있을까?
없지
식사는 언니랑 나랑 교대로 하고
청소할 아주머니만 있으면 될 거 같은데
(시은) 응
병원이나 회사 구내식당으로 옮기게 하면 될 거야
그렇지
최 집사
만만치 않게 생겼더라
나도 그렇게 봤어
- (유신) 유정애 님 - (정애) 네
약 안 드시려고 하신다면서요?
(유신) 드셔야 해요 계속 입원해 계실 거 아니면
매일 원장님 보고 좋죠, 뭐
[의사의 웃음] [부드러운 음악]
속 쓰린 약 아니거든요
약에 대한 거부감이 있으셔
먹으면 까부라져요, 기분도 별로고
지금은 어떠세요, 기분?
원장님 뵈면 좋아요
(유신) 유정애 님한테 꼭 필요한 약이에요
건강해지셔서 저 보면 더 좋잖아요
네
병원엔 오지 말라니까
- 몸이 좀 이상해서 - (유신) 어디가?
매스껍고
어지럽기도 하고
[웃음]
농담받아 줄 시간 없어
10분
언니 결혼해
[어두운 음악]
- 지아 엄마? - (아미) 응, 통화했어
- 농담이야 - (아미) 아니
누군지 궁금하다니까 나한테 브리핑할 이유 없다고
(아미) 예비 시어른 찾아뵙는 거 보면
임박한 거 같고, 결혼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간호사) 원장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날아갈 것 같다, 몸이
[살짝 웃는다] 마사지가 중독돼
난 이미 중독된 거 같아
건강에 좋은 중독이니까
돈이 들어 그렇지
인제 누리고 좀 쓰고 살아
충분히 자격 돼, 언니
우리 엄마, 아버지
막내딸 이런 모습 보시고 가셨어야 하는데
노인네들이라
박 교수랑 해로하길 바라셨을까?
그럴지도, 애들 생각해서
서 부장
심성 깊은 건 알았지만 기대 이상이야
애들 챙기고 마음 써 주는 거 보면
그게 더 고맙지?
언니한테 잘하는 거보다?
잘해 줘야겠다는 생각 들어
보면 부장님이나 서 실장이나
형제가 다 가정적 성향 아니야?
(피영) 아버님 닮아서
아버님 한 번 갈아타셨어도
자식들 생각하는 마음은 끔찍하시잖아, 보니까
그러니 우리 서 부장
아버님한테 얼마나 아픈 손가락이었겠어
인제 한집에서
서운한 것도 풀고 화해하고 살면 되지
우리 역할이 중요해
서 부장 큰마음 낸 거야
마음으로는 거의 의절이었던 거 같은데
언니한테 사랑받고 사랑하면서
많이 치유도 됐고
정신적인 여유도 생겼고
(피영) 아버님 안되신 거지 말년 상처
오죽 힘드시면 우리 다 들어와 살라고 하셔, 아버님?
애들이 싫다고 안 해 다행이야
그러게
우리 지아는 너무 좋대
(피영) 혼자 많이 외로웠던 모양이야
내색은 안 했어도
- 샴푸하실게요 - (피영) 네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 이제 가요? - (도우미) 네
내일 냉이 좀 사 와요 요즘 나온 거 같더라
네
[어두운 음악]
[낑낑거린다]
(도우미) 내일 유기농 매장에 들러야 하고
열 시 반까지 올게요
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사실이야?
결혼한다는 거
(피영) 응
- 누구랑? - (피영) 왜 알아야 해?
- 방송사 사람? - (피영) 아니
내가 결혼해, 궁금해할 필요 없어
혼자 결혼하고 지아는 내가 키울 거야
친권, 양육권 다 나한테 있어
상황 달라졌어! 재혼하잖아
계부보다는 친부가 낫지
- 아미랑 결혼하셔야지 - (유신) 안 해
당분간은 안 하겠지 [코웃음]
소송이든 뭐든 할 거니까
재산 분할, 위자료 다 포기했어
양육권 갖는 조건으로
이제라도 받을 거 다 받아! 나눠 줄 테니까
(유신) 새 신부는 아니지만
지참금 많을수록 좋을 거 아니야
남자 입장에서도, 본인도
[기가 찬 숨소리]
수준 그거밖에 안 돼?
어차피 소송하면 다 알게 되고
뭐 하는 인간이야, 상대?
'인간'?
변호사 다섯 선임하면 열 명 선임할 거고
열 명 선임하면 박앤지 로펌 스무 명이라도 댈 거야
재산 다 몰빵하려나 보지? [코웃음]
용건 끝났으면 가요
- 지아 뭐래? - (피영) 뭘?
의붓아버지 좋대?
- 좋대 - (유신) 왜 안 와?
- (피영) 친구네 갔어 - 그러려고 지아 맡았어?
의붓아비 밑에서 크게 하려고?
의붓아빠 나름이야
괜찮게 물었나 본데?
- 개야, 물게? - (유신) 자랑 좀 해 봐
정신 건강 의학과 원장님 맞아?
몰랐는데
보니까 남자 좋아해
뭐 눈엔 다 뭐로 보이지?
(피영) 신유신 씨가 할 소리는 아니잖아요
가세요
맘대로 드나들지 말고
인제 아줌마한테 열어 주지 말라고 할 거니까
(유신) 지아 의붓아비 밑에서 크게 하면
신유신이 아니야!
겪어 보고 몰라?
마찬가지야, 나도
[문이 달칵 열린다]
아니, 그새 누굴 만난 거야?
저도 궁금해요
지아 아빠 뭐래?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한숨]
콜키퍼 들어와 있어도
아빠한테 전화 말라고, 꺼 놓고
알았어
[통화 종료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시은) [살짝 웃으며] 미안
지아야, 전화 꺼 놨어?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통화 종료음] [어두운 음악]
[성난 숨소리]
맛있게도 먹는구먼
갑자기 비빔밥이 먹고 싶은 거예요
다행히 나물 있어서
(예정) 많이 고팠나 봐
(혜령) 고프진 않았는데 먹혀요
요즘 저 잘 먹죠?
(예정) 응
맨날 살찔까 봐 걱정이더니
먹어도 체중이 안 늘어요
기초 대사량이 높은지
[달그락거리는 소리]
(예정) 애 보느라 그런가?
(문호) 애 보는 시간 얼마나 돼서?
종일 집에서 씨름하는 것도 아니고
정빈이 깼을지 몰라요
깨면 울지
그래도요
(예정) 아이, 내가
(혜령) 혼자 뒤집을 수도 있거든요
(예정) 아유
5개월은 돼야 뒤집어
그래도 몰라요
우리 정빈이는 뭐든 빠를 거 같아요
정빈이가 그렇게 이뻐?
아버님은 안 이쁘세요? [문이 탁 열린다]
이쁘지
[문이 탁 닫힌다] 물 마셔 가면서
네
[애잔한 음악]
아무려도
맞는 거 같아
(문호) 그렇지?
식성도 바뀐 게
쑹위안 좋아하던 것만
안 그려?
몰라요
뭘 몰러
혜령이가 언제 나물 찬 좋아했어?
빵 쪼가리, 시리얼, 고기
나물, 김치는 밀어 놓고
샐러드인가 뭔가만 먹었더랬잖여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내 심정 이해되죠?
지금 전화해 보세요
(해륜) 말해 줄까 몰라요
어쨌든요
[한숨] [통화 종료음]
- 안 받아요? - (해륜) 통화 중이요
부장인지 뭔지랑 통화하겠죠
결혼식 왜 아직 안 한 거예요? 깨진 거 아니에요?
상 당해서 미뤄졌을 거예요
누가 죽었는데요?
회장 부인이요
그럼 예비 시어머니요?
아빠 반응이 좀 그래
아빠랑 살자고 하면
너 어떡할 거야?
아빠는 AM 있잖아
(피영) AM이 딸은 아니니까
아빠한테는 네가 최우선 순위고
자칭, 타칭 딸 바보
AM이랑 결혼 안 한다 할 수도 있어
어쨌든
(피영) 네 의견이 중요해
아빠 어쩌면 소송할지도 몰라
그렇게까지?
내가 물건도 아니고
- 걱정하지 마 - (피영) 걱정이 돼
내 의견이 중요하다며?
[애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마 부장이
자기 지인 누구 소개시켜 준 거 아닐까요?
해 보세요
[해륜의 한숨]
안 오네
여태 통화하는 거 아닐 텐데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한숨]
[통화 종료음]
신호 가는데 안 받아요
이제 전화도 씹고
(동마) 오늘은 못 들러
아버지 들어가셨대서 집으로 가는 중이에요
혼자 계시면 힘들어하시니까
(피영) 응
- 컨디션 안 좋아요? - (피영) 아니
무슨 일 있어요?
얘기해요, 차 돌리기 전에
지아 아빠 다녀갔는데
소송하겠대
결혼 못 하게 막는다고?
지아 때문에
그런 게 어디 있어
(대리 기사) 다 왔습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 잔돈 됐어요 - (대리 기사) 감사합니다
내가 만날 테니까 번호 찍어 줘요
- 만나서? - (동마) 해결할게요
소송 얼마든지 응하고 할 수 있는데
시끄러워질까 봐
은근히 오기, 고집 있거든
(동마) 고집 없는 사람 어디 있어
내 문제로 회사에서 난처해지면 어떡해
아버님한테랑
걱정 마요
[따뜻한 음악]
상대 누구냐고 물었는데
말 안 했어
알아도 상관없고
(동마) 바로 번호 찍어 줘요
(피영) 응
뭐든 문제 생기면 즉시 알리고
인제 좀 안심돼
신경 쓰이더니
여자는 무조건 맘 편해야 돼 왠 줄 알아요?
왜?
그래야 안 늙어
좋은 게 아니고 마음에 박혀
주름 생기면 나 버릴 거야?
내 손을 지져
오히려 회춘한다, 나랑 살면
어쨌든 늙으면?
난 상관없어
당신이 스트레스받으면 내 피부라도 벗겨 줄게
[피식 웃는다]
편히 자요, 속 끓이지 말고
(피영) 응
사랑해
(동마) 응? [피영이 피식 웃는다]
못 들었어, 뭐라고?
- 못 들었으면 말고 - (동마) '원 모어 타임'
빨리 들어가라고 했어요
(동마) 김 대리, 지아네로
사랑해
[옅은 웃음]
- (동마) 들어가서 전화할게요 - (피영) 네
[통화 종료음]
지아 엄마 만났어?
(동미) 꿀물 마셔
[한숨]
왜 술 마신 거야?
(아미) 속상해? 언니 재혼한다니까?
(동미) 들어가 누워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쓸쓸한 음악]
[서 회장이 흐느낀다]
[문이 탁 닫힌다]
[서 회장의 힘겨운 숨소리]
말이 씨가 됐어
내가 그랬잖냐
네 결혼 반대하면서
(서 회장) 네 엄마
[힘겨운 숨소리] 가슴 붙잡고 쓰러진다고
딱 그렇게
병 전혀 없었는데
혈압 조금 높은 거 외엔
진정해, 아빠
나 어떻게 사냐?
나 있잖아
[한숨]
네가 등 가려울 때 긁어 줄 수 있어?
긁어 줄 테니까
전화해, 아무 때건
술 먹다가도 달려들어 올 테니까
[한숨]
보고 싶지, 너도?
우람 엄마라는 분은
같은 프로 하던 엔지니어 부장이랑 결혼한대요
[격정적인 음악] [동미의 비명]
(동미) 왜 이러세요, 왜 이러세요
[동미의 비명]
[동미가 흐느낀다]
[토스터 작동음]
[따뜻한 음악]
[웃음]
[사현이 컵을 탁 놓는다]
[드르륵거리는 소리]
(사현) 마마, 아침 대령했습니다
(혜령) 나만?
같이 먹어야지
남으면
그런 게 어디 있어
(혜령) 음, 맛있겠다
설마 사현 씨가 직접?
(사현) 왜 '설마'야? 뭐 어렵다고
[혜령이 살짝 웃는다]
너무 엷어? 요즘 진하게 안 마시길래
딱 좋아요
[컵을 탁 내려놓는다]
(혜령) 음
- 계란에 명란도 들어갔네? - (사현) 어
너무 맛있어
하나면 되지?
어
솔직히 맛있다, 내가 했어도 [혜령의 웃음]
(혜령) 이런 레시피 없잖아
판사현 레시피
최고, 다 잘해
못하는 게 없어
나 생일도 아닌데
일도 줄이고
고맙고 이쁘고 감사해서
알아주니 고마워요
[차분한 음악]
(직원1) 신유신이라는 분이 지인이시라고
- 미팅 룸 계세요? - (직원1) 네
- 모셔요 - (직원1) 네
[의미심장한 음악]
(사현) 먼저 재혼 상대 경제력이나 양육 환경을 알아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자녀분 의사거든요
전 지아 얘기는 자주 들었는데 아빠랑 사이가 어때요?
이혼 전까지는 아주 좋았죠
아, 최근에 같이 스키장도 다녀왔어요
(유신) 제 여자 친구랑 같은 방 썼을 만큼
갈등이나 문제점 같은 거 없고요
잘 지내요
음, 유리한 조건이네요
근데 사피영 PD님도
양육권 포기할 의사가 없는 거고?
- 네 - (사현) 음, 우선 이성적으로
먼저 충분한 대화를 나눠 보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소송 권해 드리고 싶지 않아요
(사현) 과정에서 당사자들도 그렇지만
어린 자녀들이 많이 상처받거든요
[한숨]
아버지 입장에서
피도 뭣도 안 섞인 계부 밑에서 크게 할 수는 없거든요
그렇죠, 근데
어머니 입장에서도 같은 생각일 거예요
난 재혼 안 하면 돼요
(유신) 경제적인 면이나 환경에서 밀리는 조건도 아니고
할머니도 계시고요
그 점을 사 PD님께 잘 피력하시고요
소송은 정말 마지막 방법이에요
고집이 세요, 살면선 몰랐는데
그 고집 못 이겨서
하자는 대로 이혼 도장 찍었어요
고집 문제가 아니라…
내가 실수했죠
(유신) 판 변도 마찬가지잖아요
전 다시 재결합했습니다
[사현의 헛기침]
양부 될 분 어떤 결격 사유가 있는지
그 파악이 먼저 돼야
(사현) 대화로 접근할지 소송으로 갈지
결정할 수 있고요
뭔가 자신 없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상대에 대해서 말을 아끼죠 [휴대전화 벨 소리]
(유신) 아, 죄송해요 끈 줄 알았는데
[통화 종료음] [한숨]
부혜령 씨한테 들은 얘기 없으세요?
네
담당 PD 바뀌고 자주 못 보는 거 같더라고요
집사람 일도 많이 줄이고
요즘 사람들도 덜 만나요
- 아기 때문에 - (유신) 네
어쨌든 알아봐 주실 수 있으시죠?
부혜령 씨한테
[휴대전화 조작음]
[긴장되는 음악]
[안내 음성] 지하 2층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동마)
[휴대전화를 탁 연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한숨]
(동마) 여보세요
여보세요
(동마) 신유신 원장님인가요?
네
서동마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혹시 시간 되시나요?
전화로 할 용건은 아니라서요
저녁에요, 7시
장소는 편하신 데로요
클래스 호텔, 예약되면 문자할게요
네 [통화 종료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쓸쓸한 피아노 연주]
나 결혼 못 해
[가빈의 분한 신음]
(가빈) 가!
[쓸쓸한 피아노 연주]
[쓸쓸한 음악]
(가빈) 입은 치료됐나?
됐을 거야
(향기) [영어] 이 제품은 저희 브랜드의
[발랄한 음악] 모든 제품 중에서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제품은 크기가 크고 편안해서
침대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시는 형태로 배치가 가능하고
어떤 공간에 들어가도 알맞게 맞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컬러와 커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손님1) 앉아 볼래 - 응, 앉아 봐
[손님1의 탄성]
- (손님1) 좋다 - (손님2) 정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은) [한국어] 그렇게 애들이 끔찍하고 소중하면
바람들은 왜 피워?
애들한테만 최선을 다하지
(피영) 내 말이
소파 몇 층이죠?
(직원2) 3층입니다
인턴 알바생 박향기 불러 주시겠어요?
지금 손님 응대 중이에요
(직원2) 소파 전시장에 있어요
(향기) [영어] 가죽 소파가 많아
다 똑같아 보이던 한국의 거실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부드러운 음악] (손님1) 이걸로 하고 싶어
- (손님2) 응, 좋아 보이네 - (손님1) 응, 정말
(향기) 이쪽입니다
- (손님1) 좋다 - (손님2) 응
(피영) [한국어] 대견해
언니는 밥 안 먹어도 배부르겠어
자기도 마찬가지지
빙의
검색했더니
(문호) 체중이 감소한다고 나와 있어
그러니까 먹어도
체중 안 느는가 벼
[예정의 깊은 한숨] 알아봐, 확실히
애 엄마 혼령 씐 거 같으니까
만신집 가 보자고, 혜령이한테?
초빙하믄 되지
따블이든 따따블이든
거마비 준다 하고
아니면 다행이지만, 기면?
굿해서 떨어트려?
굿은 또 어떻게 해? 당사자가 가야지
(예정) 그리고 다시 예전 혜령이 돼서
만에 하나 안 살겠다고 하면?
[무거운 음악]
그냥 두고 봐요
빙의가 그렇게 쉬워?
검색해 보니까 차차 문제가 될 수 있겄더라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피영) 네가 추천해 줘
(향기) 나 같으면 이 침대요
이 부분 관리도 쉽고 세련되고 모던한 스타일이라
다른 가구랑도 잘 어울릴 거예요
(시은) 나도 그럼 같은 거
상관없잖아
(피영) 방마다 침대 다르면 오히려 지저분해
매트리스는?
[무거운 음악]
(지배인) 예약하셨습니까?
신유신
아, 한 분 와 계십니다
(지배인) 코트 보관해 드리겠습니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동마입니다
[무거운 음악]
(유신) 어린놈이 기조실장이면 오너 2세?
설마 돌싱?
[다가오는 발걸음]
돌싱이라도 그렇지
(웨이터) 주류는 뒤에 있습니다
(동마) 전 여기 처음이고
알아서 시키시죠
"요리 메뉴"
제가 시킬까요?
[유신의 한숨]
간단한 안주 요리 괜찮으시죠?
- 술은 와인? - (유신) 몰트위스키요
(동마) 싱글 몰트위스키
(웨이터) 이쪽입니다
(유신) 도대체 어떻게 만난 거야
실례가 안 된다면 몇 년도 생이에요?
- 서른여섯 됐습니다 - (유신) 한국 나이로요?
서른일곱이요, 한국 나이로는
첫 결혼 아니죠?
첫 결혼입니다
[무거운 음악]
민병원도 SF 거 아니에요?
맞아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지아 양육권 넘기라고 하셨다면서요?
네
왜요?
'왜요'라니요, 내 딸이기도 해요
자식 입장에서
양쪽 부모 함께 사는 게 최선이지만
안 되면
엄마 쪽이 정서적으로 훨씬 바람직하잖아요
특히 딸한테는
피영 씨가
(유신) '피영 씨'?
(동마) 엄마로서 문제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완벽하고 훌륭하고요
그건 아니지
완벽하고 훌륭해서 딸 데리고 재혼해요?
재혼이 어때서요?
돌아가신 부친께서도 재혼하신 걸로 알고요
뒷조사했어요?
피영 씨한테 들었어요
나 진료 과목 정신 건강 의학과예요
- (유신) 뭐 전공했어요? - 경영이요
미혼이니 아이 키워 본 경험도 없을 거고
친아빠도 아니고
우리 딸이랑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고
순리가 아니에요, 모든 면에서
스물세 살 차이가 얼마 안 나는 건가요?
스물에도 부모 되는 경우들 많고요
(동마) 뭐가 걱정되시는데요?
지켜보시면 아빠로서 부족함 없다
느끼실 거예요
그럴 생각 없어요 [어두운 음악]
내 자식 내가 키워요
피영 씨한테는 남의 자식인가요?
우리 딸 기저귀를 갈아 봤어요?
밥을 떠먹여 봤어요 아픈 애 업고 밤새워 봤어요?
부모 노릇 아무나 하는 거 아니에요
부모 노릇 어렵다는 거 알고
마음의 준비도 돼 있고요
말은 자르지 마세요
얘기 나눌 시간 충분하니까
[웨이터가 술병을 탁 놓는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신) 마음의 준비 돼 있다고요?
쉽게 먹은 마음 아닐 거 아니에요
억지로 먹은 마음이지
원장님 기준으로 예단하지 마세요
(동마) 전 뭐든 억지로 하는 거 없어요
내켜야 하죠
애들 밥 하나 먹는 것도 내켜야 먹잖아요
(유신) 이 자식이 생긴 것처럼 뺀질뺀질
지아 딸로 받아들여졌어요
(동마) 저절로, 자연스럽게
벌써 정도 생겼고
너무 이쁜 거예요 [유신의 한숨]
드세요
(유신) 알아서 먹어요
[차분한 음악] (유신) 완전 젖내 나는 거한테 빠져서
피영 씨 의사 확고하고 저도 마찬가지고요
지아 저희랑 살 겁니다
나 친부예요, 결격 사유 없는
소송 가면 법원에서 누가 키우는 게 맞다고 할 거예요?
- (동마) 엄마요 - 어린 남자랑 재혼하는 엄마요?
서른일곱이 어려요?
아이 키워 본 낳아 본 경험 있어요?
신 원장님은 낳아 보셨어요?
생물학적 DNA를 말하잖아요
(유신) 말꼬리 잡고 저급한 설전 하자는 건가?
(유신) 싸가지 없는 자식
여자만 아이를 품어서 낳을 수 있어요
(동마) 부성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요
말씀드렸듯이
전 지아한테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는데
지아가 친아빠랑 살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어요
우선 지아 생각을 듣는 게 먼저입니다
어른들이 임의로 결정하고
왈가왈부할 문제 아니에요
[동마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전 상중이라 한 잔만 하겠습니다
(동마) 지난달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갑자기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딱 60이요
상심이 크겠네요
그런데 결혼해요?
사십구재 끝나면요 [무거운 음악]
(해륜) 상 당해서 미뤄졌을 거예요
(유신) 누가 죽었는데요?
회장 부인이요
(유신) 맞네
형이 혹시 서반 엔지니어?
네
형한테 소개받았어요?
아니면 이시은 작가가…
아니요
어떻게 만난 거예요, 그럼?
자연스럽게요
[한숨] (유신) 자식이
- 집안에서 반대 안 해요? - (동마) 네
좀 이해가 안 되는 게
우람 엄마도 그렇고
'우람 엄마'가 입에 배어서요
(유신) 큰며느리, 작은며느리 다
서반 엔지니어도 첫 결혼으로 알고 있는데
두 며느리 다 이혼녀 맞는다는 게
나이들도 안 적고
지아 엄마는 오히려 연상에다
자식을 믿는 거죠
그래서 저도 부모님 존경하고요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동마) 예비 형수님이랑 피영 씨랑
사이 돈독한 거 아시죠?
집안 분위기도 훨씬 좋아질 거 같아요
애들은 말할 것도 없고
'노 프로블럼'요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응, 언니
(시은) 아직 연락 없어?
없어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단도직입으로 물을게요
누가 먼저 호감 생겼어요?
저요
도대체 어떤 점이?
(유신) 솔직히 어리고 이쁜 여자가 좋고 끌리는 게 남자잖아요
말도 있죠
제 눈에 안경요
저한테는 딱 맞는 도수의 여자예요
(동마) 어린애들 거기서 거기 아니에요?
'오빠' 소리도 듣다 보면 질리고
전 그렇더라고요
[한숨]
저 이해 안 가듯이 저도 좀 그래요
피영 씨 여자로서도 그렇고
인간적인 면에서도 본받을 점 많고 매력 넘치는데
왜 다른 여자분한테 끌리셨는지
꼭 대답 듣자는 질문 아니죠?
[차분한 음악] (유신) 이것들이 루비콘강을 건넌 거야, 뭐야?
- 그럼 오늘은 - (유신) 솔직한 성격이에요?
네
내 자식 갖고 싶지, 남자들 특히
남의 자식 키우고 싶어요?
피영 씨가 둘째도 낳아 준다고 했어요
본인이 먼저 그래요?
얘기 나왔을 때
둘째는 마흔 넘어서도 낳을 수 있다고요
얼마든지
(동마) 그리고 지아 하나로도 만족하고 감사하고요
정이란 게 세월이나 시간하고 꼭 비례하는 게 아니란 거
이번에 깨달았어요
정이 사랑은 아니죠
요즘 세태
낳아 준 부모 크게 의미 없잖아요
친부모, 친자식 간에 무서운 사건도 많이 일어나고요
(동마) 사랑은
경험에서 나오는 거 아니란 생각 해요
부끄럽지 않은 좋은 아빠 되려고요
노력해서 안 되는 거 없으니까요
결과 어떻게 될지 몰라요 살아 보기 전엔
신 원장님 결과적으로
한 점 부끄럼 없지 않다는 거 압니다
그러는 서 실장은?
- 서 실장 맞죠? - (동마) 네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왔어요?
물론 내 맘에도 안 들고 부족한 점 있었지만
지아한테는 책잡히거나 실망시킨 거 없어요
앞으로도 변치 않고 노력할 거고요
[한숨]
지아 생각 듣고 다시 만나죠
[쓸쓸한 음악]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동마) 차?
저 차인가요?
그럼 다음엔 제가 자리 마련하겠습니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댁으로 가세요?
(동마) 아니
[사현이 젖병을 탁 놓는다]
트림시켰어?
(사현) 응
뭐 줄까?
양치했어요
아휴, 나도 참자
(혜령) 뭐 먹고 싶어서? 맥주?
진짜 먹고 싶은 건 라면?
한 번 정도는 괜찮아
[피식 웃는다]
[발랄한 음악]
사 PD님 재혼해? [혜령이 물통을 탁 내려놓는다]
누구한테 들었어?
신 원장님, 누구랑? [인덕션 조작음]
백마 탄 왕자
에이, 농담 말고
농담 아니야
(혜령) SF전자 둘째 아들
장남은 서반 엔지니어 부장님이고
그…
[당찬 음악]
저기
돌려서 적당한 데 세워
(사현) 와… 보면 현실이 더 드라마야
우리만 봐도
게임 끝났네
- 무슨 게임? - (사현) 응?
나중에 얘기할게
[인덕션 조작음]
퍼지면 안 돼
너무 꼬들해
꼬들한 게 좋아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혜령) 차가 많이 막혔나 봐요
(문호) 어, 오늘따라
(혜령) 최 기사한테 올려 달라고 하시죠
(사현) 아주머니 본 지도 오래됐네
잘 계세요?
(문호) 그럼
우리 정빈이 안 보고 싶어 해요?
[차분한 음악]
[어색한 웃음]
- 사진 보여 줬어 - (혜령) 그랬더니요?
잘생겼다고
옛날 같으면 장군감으로
[웃음]
[혜령이 지퍼를 직 연다]
(동마) 지아 생각 잘 말씀드리면 아빠도 이해하실 거야
단추 응가랑 잘 가려?
아직 한 번씩 실수해요
(동마) 아기니까
- 강아지 키운 적 있으세요? - (동마) 그럼
주로 큰 개 키우셨대
단추 나한테 보내 주자고 했다며?
보면서 위로받으라고
[옅은 웃음] [잔잔한 음악]
[살짝 웃는다]
고마워, 찡했어
가요, 아버님 기다리셔
어제 들어갔더니 울고 계시는 거예요
어머…
잘 버티고 견디신다 했더니
[문이 탁 닫힌다]
(동미) 비켜
(아미) 여기서 주무시게요?
어머니
부르지 마
- 왜요? - (동미) 무서워
[의미심장한 음악]
뭐가 무서워요?
어머니?
어머니 [동미의 놀란 소리]
때리지 마
[동미가 손바닥을 싹싹 빈다]
(사장) 네 [휴대전화 진동음]
[포스 조작음] [한숨]
- 왜? - (아미) 오빠, 빨리 와
(아미) 어머니 이상하셔 [한숨]
또 이상해?
(아미) 이번엔 정말이야, 빨리
(서 회장) 웬 개야? [문이 탁 닫힌다]
(동마) 지아 강아지요, 단추
(서 회장) 근데?
(동마) 미리 데려왔어요 집안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 (서 회장) 단추? - (동마) 네
이쁘게 생겼구먼
지아가 그러래?
(서 회장) 억지로 뺏어 온 거 아니야?
뭐가 무서운지는 말씀 안 하고
(아미) 나한테 두 손 싹싹 비시는 거야
때리지 말라면서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내가 이상하다고 했잖아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코 고는 소리]
[유신의 한숨]
입원하셔야지?
내일 보고
점점 더 심해지시잖아
빨리 치료받아야 돼
[코 고는 소리]
[답답한 한숨]
[무거운 음악] [문호의 피곤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문호의 하품] [스위치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동미) 현관이거든, 문 좀
오셨다고요?
(동미) 벨 누르려다가 너무 이른 시간이라
[동미의 한숨]
(피영) 집에 무슨 일 있어요?
지아 오늘 학원 보내지 마 안 좋은 꿈 꿨어
[의미심장한 음악]
무슨 꿈요?
어떤 남자가
얼굴은 안 보이는데 지아 납치하는 꿈
자고 있지?
(동미) [하품하며] 아유, 설쳤어
아, 꾸고 나니까 잠이 와야지
우유라도 우선 데워 드려요?
(동미) 어, 어, 앉아 봐
지아 아비랑 싸웠어?
왜요?
어제 거실서 자는데
어미 욕을 막 하는 거야
뭐라고요?
술 마셨어요?
응, 취해 들어와서
오늘 하여튼 잘 보내
지아 절대 내보내지 말고
나 한 번씩 꿈 맞잖아
쌍욕 해요? 아미는요?
듣고만 있어요?
어
[어두운 음악]
[아미의 다급한 숨소리]
(아미) 오빠, 어머니 안 계셔
전화 꺼져 있고
(유신) 지아네 간 거 아니야?
먼저 관리실 전화해 봐
산책하고 있을지 몰라
[문이 탁 닫힌다]
[휴대전화 벨 소리]
- 여보세요 - (아미) 언니
- 혹시 어머니 안 가셨어요? - (피영) 오셨어
[안도하는 숨소리]
(아미) 언제요?
- 한 시간쯤 전 - (아미) 뭐라세요?
몰라, 말하고 싶지도 않아
갈게요, 못 나가게 잘 보세요
[휴대전화 조작음]
병원 누구 안 불러도 돼?
(아미) 그렇게 하고 갈 거야?
[서 회장의 웃음]
너도 맛있는 건 알아?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네, 아빠
사피영한테 전화해 봐
가면 아침 줄 건지
지금요? 아빠 가신다고?
(서 회장) 응
실례지, 아빠, 왜?
물어봐
[통화 종료음]
[밥솥 조작음]
[밥솥 작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안내 음성] 백미 맛있는 취사를 시작합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일어났어요?
(피영) 응
저기, 아버지가
가면 아침 줄 거냐고 물으시는데
[잔잔한 음악]
어머, 오신다고요?
(동마) 응
내가 실례라고 했는데 무슨 생각이신지
준비할게, 오시라고 해요
- 같이 올 거지? - (동마) 당연하지
- 알았어요 - (동마) 네
[통화 종료음]
어머니
- 어머니! - (동미) 어
열어도 돼요?
(동미) 어, 양치해
(피영) 어머니, 좀 도와주세요
예비 시아버님 오신대요
예비 시아버님?
(피영) 아침 드신대요
지아 좀 깨워 주시고요!
[긴장되는 음악]
[아미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새어 나오는 웃음]
[웃음]
[고조되는 음악] [깔깔 웃는다]
[요란스럽게 웃는다]
[애절한 음악]
병문안 와
어디가 안 좋아서?
불치병 걸렸나 봐
(피영) 어떡해?
누가 보낸 건데요?
(배달원) 남가빈 씨요
(서 회장) 응
무슨 남자를 좋아해?
스피커폰이야?
- 맞아! - (예정) 뭐가?
내가 떨리고 기대돼
늙은 신부
그 자식들 미친 거 아니에요? 제정신이래요?
좀 있으면 차 도착할 거야
잠옷이랑만 챙겨서 타고 와, 누나랑
엄마보다 우리가 먼저 들어가는 건가?
(집사) 춥고 배고픈 것들이 떼로 들어와
(문호) 정빈아 네 엄마를 어쩌면 좋으냐
잠깐, 똔똔 만드는 거야? 그거 아니잖아
[지아가 흐느낀다]
나 먹고 죽으라는 거 아니야?
(아미) 그럼 난 죽게요?
내가 원장님 그렇게 죽였어
(사회자) 신랑 신부, 입장 [카메라 셔터음]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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