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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3.11

[주제곡]

 

[잔잔한 음악]

 

(시은부장님이 취했는데

 

썰렁한 빈집에 들어가기 싫대

 

하룻밤 거실서 재워 달라셔 - (향기그러세요

 

우리 집 궁금하다고

 

사실 진작 초대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겨를이 없어서

 

제 방에서 주무시면 되죠

 

깨끗해냄새나는 거 없어?

 

내가 뭐술 마시고 담배 피워?

 

가뿐해졌다

 

(사현아기들은 아무래도 커야 오지?

 

(혜령그럼

 

좀 걷고 싶어

 

요즘 통 못 걸었더니

 

[따뜻한 음악]

 

계절 중에 겨울이 없다면

 

참 별로일 거 같아

 

(사현

 

하와이 지상 낙원이라지만

 

살고 싶은 생각 없어

 

(사현나도지루하지

 

겨울이 계절의 여왕이라고 생각해

 

매력 있지

 

눈 내리는 거 얼마나 신비해

 

얼음서리

 

눈밭에 반짝이는 햇살

 

[숨을 들이켠다]

 

시린 바람

 

정빈이

 

스키를 먼저 가르칠 거야 아니면 스케이트?

 

내 등목을 제일 먼저 탈 거야

 

[웃음]

 

(사현혼인 신고만 하지 말고

 

우리 리마인드 웨딩처럼 결혼식 다시 하는 거 어때?

 

나도 그 생각 했어

 

[사현이 살짝 웃는다]

 

(사현오늘 웬일로 별이 좀 보인다 [반짝이는 효과음]

 

신께 감사한 마음 들어

 

나도 요즘 참 마음이 편하고

 

(사현안정을 되찾았어 자기 덕에

 

이 순간도 감사하고

 

이 밤도 감사하고

 

오래 내 곁에 있어 줘요

 

[사현이 살짝 웃는다]

 

그냥 집으로 가신 거 아니에요?

 

그러게

 

(시은차에서 잠든 건 아니겠지?

 

(우람그럴지도 몰라요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올라오랬는데 왜 안 와?

 

(가고 있어

 

(시은

 

엄마저랑 주무시고 안방 쓰시게 해요

 

편하게 씻으실 수 있고

 

씻으면 뭐 해갈아입을 게 없는데

 

그래도

 

눈만 좀 붙이고 가겠대소파에서

 

강아지도 아니고 그건 아니죠

 

서재 방에 이부자리 펴 주면 돼

 

너무 늦어서

 

정빈이 보러 가기도 그렇고

 

뭐 늦어남의 집도 아니고

 

인제 집이야다시

 

[부드러운 음악]

 

(상인어서 오세요 이쁜 것들 많아요

 

천천히 고르세요

 

(혜령이거하고 이거요

 

이건?

 

이뻐

 

술 좀 깨고 올라오려나 봐

 

(시은친구들 모임 있었다는데 많이 취하셨어

 

제가 꿀물 탈까요?

 

꿀 들이부으려고네 입에 맞게?

 

꿀물인데 달아야지 [초인종이 울린다]

 

[인터폰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향기열렸어요

 

[흥미로운 음악]

 

(시은뭐야?

 

(향기안녕하세요

 

(밤늦게 실례

 

(우람대환영요

 

이렇게 살아

 

아늑하네

 

따뜻하고

 

상상한 대로

 

물 드릴까요꿀물 드실래요?

 

(

 

뭘 이렇게이거 사느라고

 

(시은왜 안 오나 했더니

 

빈손으로 오면 돼?

 

왜 안 돼?

 

(시은어떻게 들고 왔어

 

(우람아 무슨 용도 음식 같아?

 

(우람군것질요

 

단순히 군것질일까? [반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아이스크림은 빼고

 

먹는 거라도 용도가 있어

 

다이어트 식품 절대 아니고

 

(향기

 

비상식량

 

아니에요? - (맞아

 

[헛웃음]

 

비상식량을 왜?

 

지진이든

 

유사시를 대비해서

 

(우람맞아요

 

그럼 먹으면 안 되겠네요?

 

먹어

 

(난 아이스크림

 

뭐부터 먹지?

 

애들 오늘 치킨 한 마리로 때운 거 어떻게 알고

 

나 오길 잘한 거네그럼

 

[부스럭거리는 소리] (시은

 

서재 방 남아요

 

(매일 일로 퇴근하라고?

 

 

(동마어떤 며느리 보시고 싶으신 거예요?

 

결혼은 내가 하는데

 

(서 회장

 

네가 서른 중반이니까

 

여덟 살 정도 아래면 딱 좋을 거 같고

 

옛날엔 스물다섯만 넘어도 노처녀로 쳤어

 

가정 환경도 중요한데

 

PD면 신문 방송학과 나왔나?

 

(동마

 

몇째? - (동마외동딸이요

 

무남독녀? - (동마

 

부모님 젊으시겠구먼

 

돌아가셨어요

 

두 양반 다? - (동마

 

이러니 스타트를 잘 끊어야 돼

 

(서 회장네 예비 형수 양친 부모 다 돌아가셨다잖아

 

그쪽은 막내딸이 쉰이니 당연하지만

 

왜들 요절하신 거야?

 

아버지는 초등학교 때 교통사고로요

 

어머니는 최근에요

 

저런상심이 크겠구먼

 

(서 회장혼자 아니야결혼 서둘러야겠다

 

들어와 살 생각 있대?

 

엄마 아빠만 좋다면

 

우리야 '생큐 소 머치'

 

얼른 봐내일 저녁이라도

 

(서 회장저녁엔 약속 있어

 

아침은 힘든가조찬

 

아빠도 단점 있고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그렇지

 

뭐가 빠져? - (동마일반적 기준으로는요

 

또 노처녀 아니야?

 

[무거운 음악]

 

그렇구먼

 

얼굴은 안 빠져요

 

인물 뜯어 먹고 살 일 있어?

 

그러는 아빠는?

 

(동마엄마가 인물 형편없었으면 결혼했나?

 

 

[한숨 쉬며몇 살이야?

 

가빈이랑 같아요

 

완전 헛똑똑이구먼

 

남가빈도 나이 때문에 반대했는데

 

결국은 오케이 하셨잖아요

 

이번에도 오케이 하라고?

 

(서 회장꿈 깨!

 

그러니까 자신 있게 데려오지도 못했어

 

[힘주며에이

 

딸 하나 있어요

 

[어두운 음악]

 

(동마예비 형수랑 같은 프로 했고요

 

그리고 친해요둘이

 

[서 회장의 한숨]

 

(서 회장뭐라고?

 

애가 있어?

 

올해 중학교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혼녀야과부야?

 

이혼요

 

미쳤어이것들이 둘 다

 

(서 회장네 형도 아는 거 아니야?

 

- (동마 - 완전히 짜고들 고스톱 쳤구먼

 

뭘 짜고 쳐? - (서 회장짜고 친 거 아니면?

 

서로 품앗이하듯이 결혼 품앗이?

 

(서 회장늙은 아비 하나 뭐 만들면서?

 

아버지는 이해하실 줄 알았어

 

이해 같은 소리 해 - (동마그거 말곤 단점 없어요

 

단순히 단점?

 

결격 사유야

 

아빠가 뭐라고 해도 결혼해요

 

아시잖아요내 성격

 

내 성격도 알지?

 

아빠 내키시는 대로 하고 나도 내 식으로 살고요

 

(서 회장직원들이 뭐랄 거야

 

당장 네 엄마는기대에 부풀어 있던데

 

며느릿감이 애 딸린 마흔한 살 이혼녀라면?

 

그것도 만 나이

 

삶이 그런 거죠

 

뜻대로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게 더 많다고

 

엄마가 여러 번 해 준 말이에요

 

(동마내 뜻대로도 안 되는데

 

나라고 마흔두 살 이혼녀한테 빠지고 싶어 빠졌겠어아빠?

 

터진 입으로 - (동마터진 입이라서가 아니라

 

설명이고 설득

 

[깊은 한숨]

 

(동마자식은 한 번은 속 썩이게 돼 있다며

 

누가 그래? - (동마들었어요

 

아빠도 뭐완벽한 아들 아니었고

 

나 정도면… - (동마내가 결혼하는 거지

 

아빠 엄마 마음에 들어서 뭐 해내가 데리고 살 건데

 

(동마요즘은 나이 의미 없어요

 

돈만 있으면 할머니라도 젊어지는 세상이야

 

네 엄마 돈 쏟아부었구먼 20대 얼굴 됐어?

 

어차피 결론은 버킹검이야 받아들여요

 

(동마일찍 주무시고

 

내일 컨디션 안 무너지게 - (서 회장잠이 와?

 

나 결혼만 안 했지

 

여자 신물 나게 사귀었어 열 손가락도 모자라

 

인제 제대로 된 여자한테 정착하고 싶어

 

참도 제대로 됐어

 

이름 사피영이에요

 

사피영이든 봉피영이든 받아들일 수 없어글쎄

 

네 엄마 가슴 붙잡고 쓰러져!

 

엄마가 그만 일에?

 

네 엄마가 너 어떻게 낳고 어떻게 키웠어?

 

진통 장장 10시간 만에 간신히 낳았어

 

첫애는 진통 길대다 그리고 아빠

 

(동마자식은 열 살 때까지 평생 할 효도를 다 한대

 

미운 네 살 미친 일곱 살이란 말도 있지만

 

난 정말 엄마 아빠한테

 

충분히 넘치게 기쁨 줬다고 생각해

 

안 그래요?

 

[한숨]

 

결혼 늦은 거 말고는 크게 잘못한 것도 없고

 

나도 꽃 같은 어린애가 눈에 들어왔으면 좋지

 

[피식하며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사피영이란 여자한테 마음이 영혼이 꽂히는 걸 어떡해

 

이 자식아! - (동마아빠!

 

[동마의 한숨]

 

일하는 사람들이모양 빠지게

 

네가 이렇게 우리 뒤통수를 쳐?

 

기껏 키워 놨더니

 

사람은 살면서

 

다 누군가한테 한두 번씩 뒤통수치게 돼 있는 거 아닌가?

 

(동마아빠만 봐도 형이랑 큰엄마한테

 

[힘겨운 한숨]

 

현실을 직시하시고 힘 빼지 마세요괜히

 

아빠가 말로논리로 나 이겨?

 

사모님 도착하신대요

 

[한숨]

 

[반의 한숨]

 

(술이 확 깨네

 

술기가 있어야 잠 오지

 

낯선 집에서 깨면 어떡해

 

좋아서

 

[따뜻한 음악]

 

[살짝 웃는다]

 

(우람치킨 반 마리 기별도 안 갔는데

 

완전 잘 먹었어요야식

 

야식도 한 번씩 먹어 줘야 돼

 

건강엔 별로야

 

스트레스 풀려 - (우람맞아요

 

(향기너 반 마리 아니고 3분의 2 먹었거든?

 

몰라아무튼 먹은 거 같지도 않았어

 

어서들 양치해

 

(시은새 칫솔 있어

 

잠옷 제 거 드릴 수도 없고

 

상관없어

 

하루 정도야 입은 채로 자도

 

아침에 집 들러서 갈아입으면 되니까

 

(집 구경도 안 시켜 주고 자라고?

 

이게 다지

 

(시은정말 안 졸려?

 

잘 잘 거 같은데

 

안 자고 싶어

 

그럼 주무시지 마세요

 

- (우람저희랑 얘기하고 - 그래

 

(시은아휴내일 휴일 아닙니다

 

학원 가야지

 

하루 빠질 수도 없고

 

빠져도 인생 사는 데 지장 없는데

 

후회가 남아

 

그 마음 이기고 가면 후회 없고

 

 

오늘 밤 행복한데요?

 

됐어그럼

 

불청객일까 봐 걱정했는데

 

이제 저희 식구고 가족이세요

 

그렇게 생각해 주니까 고맙고

 

사실이잖아요

 

(엄마한테 들었지모레 가구

 

 

마음대로 골라

 

방 작지 않으니까

 

그만

 

음식 남기면 안 되잖아

 

우리 집에선 괜찮아요

 

그래야 칭찬받아요

 

 

엄마

 

집 안이 꽉 차는 느낌 들어요

 

[함께 웃는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혜령저 왔어요

 

죄송해요늦게 - (예정어때

 

(문호우린 낮밤 없어

 

(예정개운하게 씻고 잠들었어

 

(문호영화들 봤나?

 

찜질방이요

 

나는 찜질 좋은지 모르겄구먼

 

(사현) [헛기침하며저희

 

다시 합치기로 했어요

 

[잔잔한 음악]

 

그려?

 

(혜령어쩌다 보니까

 

다시 옛날 감정으로 돌아갔어요

 

순리라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야

 

가만있어 봐

 

샴페인이라도 터트려야지

 

아유아기 자는데 무슨

 

(문호살짝

 

거품만 넘치게

 

고맙다

 

우리가 더 신경 쓰고 잘할게

 

인제 실망 안 시킬 거여

 

그럼 개아들이고

 

그러고 보니까 바다는 잘 있어요?

 

또 새끼 가졌어

 

희한혀

 

맨날 혼자 조신하게 있구먼 배불러 오는 거 보믄

 

(문호얌전한 강아지 부뚜막 먼저 올라간다는 말

 

난 맞는 거 같아

 

(예정인제 다시 알콩달콩 살아옛날처럼

 

 

(피영왜 안 자고?

 

단추 때문에? - (지아

 

[지아가 살짝 웃는다]

 

안 없어져

 

여기서 자게? - (피영

 

아기라 사람 없으면 울어

 

(지아그럼 엄마 매일 여기서?

 

당분간은

 

나랑 교대로

 

소파서 떨어지려고

 

왜 떨어져내가 애도 아니고

 

그리고 떨어진다고 다쳐?

 

옛날 생각 난다

 

엄마 초등학교 막 들어갔을 때

 

아빠가 강아지 얻어 오셨거든

 

사진에 있던 요크셔?

 

(피영미미

 

그땐 아빠가 소파에서 주무셨어

 

아침에 눈뜨자마자 나와 봤더니

 

그때 우리 집 벽난로 있었는데

 

강아지가 얼마나 따뜻하고 안심되고 좋은지

 

사람처럼 발라당 누워 자는 거야

 

다리 쫙 벌리고

 

[웃음]

 

지금처럼 휴대폰 있었으면

 

바로 찍었을 텐데

 

할아버지도 강아지 좋아하셨나 보지?

 

(피영

 

(지아난 강아지 싫어하는 사람 이해 안 가

 

얼마나 이뻐

 

완전 천사의 눈 아니야?

 

[부드러운 음악]

 

실장님 좋은 분 같아

 

강아지 사 줬다고?

 

아니느낌

 

우리랑 코드도 잘 맞고

 

할아버지가 살아 계셨으면

 

손녀딸 너무 이뻐하셨을 텐데

 

할머니도 보고 싶고

 

할아버지도 그립고

 

엄마 오래 살아

 

내가 그리워하지 않게

 

그리움은 슬픔이야엄마 보니까

 

[드라이어 작동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동마

 

(집사회장님이 강남 호텔에서 아침 드시재요

 

회장님 출발하셨고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 회장사피영인가

 

애 엄마랑 결혼하면

 

너한테 더 이상 물려줄 거 없어

 

다 사회 환원 할 거야

 

(동마그러세요

 

요즘 말하는 다이아몬드 수저 물고 태어나서

 

아버지할아버지 덕에 아쉬움 없이 살았어요

 

인제 좀 소박하게 살죠

 

[서 회장의 못마땅한 숨소리]

 

엄마랑 계속 정 좋게 사세요

 

손주 태어나도 관심 갖지 마시고요

 

나이 마흔에?

 

(동마마흔에 못 낳아요?

 

초산도 건강하게들 낳아요요즘

 

연예인만 봐도 옛날 같지 않고 영양 상태들 좋아서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충분한 기쁨 드렸으니까 두 분한테

 

손주 태어나고 보고 싶으면

 

그 기억 떠올리시면 돼

 

[한숨]

 

(서 회장네 엄마 불쌍하지도 않냐?

 

(동마엄마가 왜 불쌍해요?

 

남편이 없어아들이 없어?

 

돈이보석이 없어?

 

아빠 만나서 모든 호강 누리고 사셨고

 

너 어떻게 키웠어엄마가?

 

(서 회장기사 있어도 직접 라이더 하고

 

금이야 옥이야

 

(동마삐뚤어지지 않고 제대로 컸으니까 된 거예요

 

(서 회장말도 못 했어 충격 먹을까 봐

 

(동마어쩔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아시겠지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아아빠

 

이 자식아난 몰라도

 

어휴

 

[무거운 음악]

 

(동마커피 드세요 괜히 또 체하시지 않게

 

커피가 넘어가?

 

(동마결혼하면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들어도

 

내 식대로 바꾸려 하면 안 된다고

 

부부 전문가들 TV 나와서 그러잖아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라고

 

자식도 마찬가지예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고 응원하는 게

 

진정한 부모 사랑이야

 

[한숨]

 

아빠 살면서

 

이런 건 큰일도 아니잖아

 

[입소리를 쩝 낸다]

 

[힘겨운 한숨]

 

부장님 일어나시라 해

 

(향기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일어나셨어요?

 

(

 

(향기아침 드시래요

 

안녕히 주무셨어요 [문이 탁 닫힌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

 

잘 잤어? - (우람

 

부장님도요? - (시은오세요

 

(양치 좀 하고요

 

[따뜻한 음악]

 

[반의 힘주는 소리]

 

우린 아침 단출하게 먹어

 

3찬이 안 넘어

 

충분하지

 

(딱 알맞네

 

잘 먹겠습니다

 

(우람저도요

 

 

국 나는 시원한데

 

나 때문에 억지로들 먹는 거 아니야?

 

누나도 저도 북어해장국 좋아해요

 

심심하게 끓여 가지고

 

어려서부터 밥 말아 먹여 버릇했거든

 

아침 제대로 먹는다

 

거의 처음으로

 

튀긴 건가? - (시은

 

맛있죠? - (

 

최애 반찬이에요

 

최애 반찬이 열 가지도 넘어

 

[함께 웃는다]

 

아침부터 생선 냄새 좀 그랬지?

 

눈뜨는데 이런저런 반찬 냄새 좋던데?

 

(얼른 깨지고기분 좋게

 

이거 비트인가?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문호정빈아

 

엄마 생긴다

 

새엄마

 

마음 바뀌는 거 아니겄지?

 

뭔 조화인지 다시 불붙었어

 

 

그러기 쉽지 않은디

 

설마… - (예정설마 뭐?

 

사현이 말이여

 

충격이 크믄

 

정신적으로 좀

 

혼란 같은 거 올 수 있다고 들었거든?

 

아휴 - (문호아니겄지?

 

또 데면데면 소 닭 보듯 할까 봐

 

뭘 이렇게 많이

 

내가 해다 주는 마지막 반찬이야

 

[무거운 음악]

 

(시은이건 김치

 

앉아

 

[해륜의 한숨]

 

애들 나랑 안 떨어져

 

그건 당신 생각이고 애들 입장에서

 

나랑 살겠다고 했어계속

 

[한숨]

 

그리고 앞으로 의논 없이 어떤 얘기도

 

(시은제안이 됐든 애들한테 먼저 말고

 

한 번씩 보는 거 상관 안 해

 

천륜 끊을 생각 없으니까

 

공부들 하랴알바 뛰랴 바빠

 

가끔씩만

 

돈 많은 남자 만나 가는데 향기 알바해야 돼?

 

돈보다도 세상도 알 겸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 맞는 거 같다고

 

(시은돈 직접 벌어 보니까 깨닫는 게 많은 모양이야

 

더 이상 어떤 문제로도 애들 신경 쓰이게 말아

 

궁상도 떨지 말고

 

궁상?

 

애들 눈에 맘 쓰이게

 

안 좋게 보이는 거 궁상이야

 

(시은밝은 모습만 보여

 

이래라저래라 말아나한테

 

본인이나 행복하게 살든가

 

애들 감정 안 건드리면

 

이래라저래라 할 일 있어?

 

(해륜아주 호강이 늘어지셨어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어두운 음악]

 

(시은뭐가 늦게 배운 도둑질인데?

 

돈 훔쳐 사 입은 옷이라는 뜻이야?

 

돈맛 보니까 싫지 않잖아

 

왜 싫어?

 

서 부장 나한테나 애들한테 아까운 거 없이 해

 

그게 잘못됐어?

 

김치 통이랑 냉장고 얼른 넣어

 

(해륜정말 좋아서 하는 결혼이야?

 

말이라고

 

날 몰라?

 

[도어 록 작동음]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

 

[통화 연결음]

 

(피영여보세요

 

우리 깜찍이뭐 하다 받았어?

 

[웃음]

 

점점 버릇없어져

 

서로 버릇없으면 돼

 

대등공평해그럼

 

안 바빠요?

 

바빠도 통화할 시간은 있고

 

우리 형네 타운 하우스 가 봤나?

 

갈 일이 없었지?

 

거기서 살면 어떨까 하고

 

"CSB 라디오"

 

[잔잔한 음악]

 

다 같이?

 

아니

 

앞 동에 매물 하나 나온 거 있길래

 

여보세요? - (피영

 

안 내키면 딴 데 알아보고

 

집에 말씀드렸어요?

 

(동마

 

나 안 보시겠다는 거지?

 

아니

 

지아

 

노인네들이랑 한집 사는 거 좋겠나 해서

 

이따 얘기해요

 

많이 늦어요오늘?

 

아니끝나는 대로 문자할게요

 

(피영

 

뭐 하고 있었냐니까?

 

국장님 보자셔서

 

- (우람안녕하세요 - (도우미

 

(지아단추 보고 싶다고 해서요

 

잠시도 가만 안 있어 내 발뒤꿈치 물고

 

[웃음] [부드러운 음악]

 

(지아단추!

 

(우람우아정말 처음 봐

 

완전 귀여워

 

우리도 키우고 싶다

 

부장님이 사 주시겠지

 

엄마가 못 키우게 하셔

 

우리 엄마도 그랬는데

 

회사 이번 주까지만 나가시거든

 

(지아그래서 키울 형편 돼

 

너희 엄마도 작가 일 그만두시잖아

 

(우람

 

그러니까

 

누나 보여 줘야지

 

(우람안고 있어

 

[카메라 셔터음]

 

(지아어디 봐

 

다시

 

(우람이뻐

 

아니야다시

 

(시은이거 우리 향기가 관리 열심히 하는 사 PD님 주라고

 

어머나도 챙겨 왔는데 언니 주려고

 

[따뜻한 음악]

 

[시은의 웃음]

 

(시은일부러 샀어열심히 바르고 젊어지자

 

어쨌든 신부 메이크업 하려면

 

남들 한 번도 힘든 결혼

 

우린 두 번씩 하느라

 

(시은두 번에서 끝내야지 [초인종이 울린다]

 

(피영부혜령 왔다

 

[문이 탁 닫힌다]

 

벌써들 입수하셨어요?

 

얼른 벗고 들어와

 

가볍게 샤워 좀 하고요

 

저 두 분 결혼식 참석 못 해요

 

큰 행사 잡혔어?

 

[살짝 웃는다]

 

결혼해요

 

어머 - (시은누구랑?

 

결혼 앞두고

 

다른 사람 결혼식 가는 거 아니라면서요

 

우리 다 뭐야?

 

(피영재혼까지 세트로 하는 거야?

 

(시은그러게

 

읊어 봐이번에도 연하?

 

[웃음]

 

두 분도 아세요

 

혹시 김민배 씨?

 

[웃으며아니요

 

유회석 씨? - (혜령판 변요

 

[함께 놀란다] [잔잔한 음악]

 

아니합칠 맘 없다더니?

 

그러게요

 

사람 맘이 형체가 없어 그런가

 

왔다 갔다 해요

 

잘됐다

 

아기가 너무 이쁜 거예요

 

아기 예뻐서 엄마 되려고?

 

(혜령그 이유도 있는 거 같아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그러다 자기 애 생기면?

 

어쨌든 둘이 연분인 거야

 

부혜령만 다시 합치네

 

우린 끝나고

 

보니까 우리 예비 시동생 푹 빠졌던데자기한테

 

부장님이야말로

 

속정 깊은 양반이

 

행복하지?

 

사랑은 무지개 같아

 

상대에 따라서 사랑의 빛깔도 달라져

 

박 교수한테 향했던 마음하고는 또 달라

 

나도

 

제일 장점이 뭐야?

 

나 휘어잡는 거?

 

[함께 웃는다]

 

(시은우리 만만찮은 사 PD

 

[함께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동마

 

[무거운 음악]

 

뭐라고요?

 

빨리우리 병원으로

 

[휴대전화 진동음]

 

(비서집사님

 

회장님!

 

저기사모님께서

 

뭐야?

 

(비서운명하셨답니다

 

[어두운 음악]

 

운명이라니?

 

(비서최 여사께서

 

차마 회장님께 말씀 못 드리겠다고

 

[집사의 떨리는 숨소리]

 

[도우미들이 흐느낀다]

 

원장님은 왜 그렇게 일찍 퇴근하신 거예요?

 

[사이렌이 울린다] [타이어 마찰음]

 

[집사가 흐느낀다]

 

언제 도착해?

 

(동마막혀서 한 20분이요

 

어쨌든 수술은 해 봐야 돼요 준비시키셨죠?

 

(서 회장준비는 시켰는데

 

[서 회장의 한숨]

 

(피영우리 오늘 꼭 브라이덜 샤워 같다

 

(혜령맞아요의상도 통일

 

향기한테 지금이라도 뭐 좀 준비해 오라고 할까?

 

언니주책이라고 그래속으로

 

안 그래

 

우리 사진 남겨요

 

[혜령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시은이러고?

 

어때우리만 볼 건데

 

[카메라 셔터음] [부드러운 음악]

 

(피영전에 여기서 호캉스 했는데

 

요즘 드는 생각이

 

'교만하면 안 되겠구나'

 

자기가 뭐 교만해?

 

마음속으로는

 

우월감?

 

(피영좀 비슷한 거 있었거든

 

나 혼자 잘나고 행복한 줄 알았고

 

결과 좋으면 됐어

 

새로운 행복 기다리고 있어

 

작가님도 마찬가지죠

 

(혜령두 분은 정말

 

어른들 표현으로

 

호박이 넝쿨째예요

 

우리 예비 시동생

 

 PD 깜찍이라고 불러

 

(혜령) [웃으며어머

 

깜찍하신 부분 있죠

 

서 부장 어제 우리 집 와서 잤어

 

하룻밤 재워 달라고 - (피영어머나

 

엉뚱한 상상 말고

 

엉뚱한 상상 어떤 건데?

 

[혜령이 살짝 웃는다] (시은괜히 또 말 꺼냈다

 

[피영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언니진도 어디까지 나갔어?

 

무슨 진도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

 

서 실장

 

서 부장

 

[시은과 피영의 웃음] (혜령질투 나

 

(피영

 

여보세요

 

[무거운 음악]

 

[어두운 효과음]

 

어떡해

 

지금 지아 엄마랑 같이 있어

 

우리 안 가도 돼?

 

알았어요

 

(시은 [통화 종료음]

 

[슬픈 음악]

 

무슨 일 생겼어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어디 편찮으세요?

 

아니

 

몇 시?

 

일곱 시 반요

 

[동미가 방귀를 뿡 뀐다]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유신이거 먹어요

 

? - (유신영양제

 

요새 기운 없어 보여서

 

[한숨]

 

(유신이런 거 잘 챙겨 먹어야 해요

 

(동미내가 기운 없어 보인다고?

 

나이가 있잖아요

 

나 몇 살로 보이는데?

 

50대 중반

 

알았어먹을게

 

[동미가 살짝 웃는다]

 

[약통을 탁 놓는다]

 

아침 거르지 말고

 

안 걸러

 

[동미가 요란스럽게 하품한다]

 

어제 너튜브 좀 늦게까지 봤더니

 

(아미죽은 사람만 불쌍해

 

송원 언니 간 지 얼마나 됐다고

 

(가빈그러게

 

세상 끝난 사람 같더니

 

언니우리 다 사람 잘못 본 걸까?

 

난 아니지내가 배신 때렸으니까

 

난 인제 남자 멀리할 거야

 

배우로서만 최선을 다하고

 

언니가 멀리한다고 돼?

 

남자들이 반해 오는데

 

[살짝 웃으며부질없어

 

[휴대전화 벨 소리]

 

- (가빈부혜령 - (아미자랑질하려고 걸었나?

 

여보세요

 

(혜령저 부혜령이에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혜령오랜만이죠?

 

 

(혜령한번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세요?

 

[의미심장한 음악뵙고도 싶고

 

부탁 말씀 드릴 것도 있고요

 

저한테요?

 

(혜령

 

언제요?

 

결혼식 다시 하기로 했거든요

 

남편이랑 재결합해요

 

 

남가빈 씨만 떠오르는 거예요

 

가수분들 많이 아실 텐데

 

알죠근데

 

남가빈 씨가 불러 주셨으면 좋겠어요

 

[머뭇거리는 숨소리]

 

부탁드려요

 

[무거운 효과음]

 

언니말 돼요?

 

지하에서 송원 언니가 통곡해

 

(가빈그러게

 

이상하게 '거절해야지하는데 말이 안 나와

 

지금이라도 전화해서 못 한다 해요

 

(가빈어떻게 그래

 

정빈이 할머니 통해서

 

송원 언니랑 관계 밝히고 거절하면 되겠네

 

정빈이 생각해서라도 그냥 부를래

 

정빈이랑 무슨 상관축가랑?

 

정빈이 잘 키워 줬으면 하고

 

퍽이나 잘 키우겠어 인간성 바닥이

 

불러 주고

 

그 인연으로 한 번씩 드나들면서

 

정빈이한테 잘하나 보려고

 

[한숨 쉬며몰라

 

[통화 대기음좀 있다 할게전화 들어온다

 

[통화 종료음]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아이… - (동미엄마야! [익살스러운 음악]

 

[동미의 놀란 숨소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호젊게 좀 부탁혀요

 

- (실장 - (문호

 

(문호사진 잘 나와야지

 

(원장워낙 바탕 인물이 좋으셔서

 

(문호그려요?

 

형도 메이크업 좀 받으랬더니

 

원체 검은 얼굴이

 

바른다고 희어져?

 

(실장형제분인데 피부 톤이 다르신가 봐요?

 

골프장에서 살거든요

 

운영도 허지만 빠져서골프에

 

(실장선크림 꼼꼼히 바르면 되는데

 

남자들은 그게 쉽지가 않혀요

 

[부드러운 연주가 들린다]

 

[사람들의 박수]

 

♪ 나 다시 허락한다면 ♪

 

(가빈) ♪ 그댈 다시 볼 수 있다면 ♪

 

♪ 내 지난 기억 속에서 ♪

 

♪ 그 아픔 속에서 ♪

 

♪ 그댈 불러 ♪

 

♪ You're my destiny ♪

 

♪ 그댄 ♪

 

♪ You're my destiny ♪

 

(가빈) ♪ 그댄 ♪

 

♪ You're my everything ♪

 

♪ 그대만 보면서 ♪

 

♪ 이렇게 소리 없이 불러 봅니다 ♪

 

(가빈) ♪ You're the one my love ♪

 

♪ 그댄 ♪

 

(문호) [흐느끼며아가

 

한 번도 아가라고 못 불렀는디 [가빈이 노래한다]

 

눈도 못 감았네

 

(가빈) ♪ 그댄 ♪

 

♪ You're my delight of all ♪

 

♪ 그대는 영원한 ♪

 

♪ 나의 사랑이죠 ♪

 

(사현사랑이 어떤 건지

 

어떤 감정인지

 

인제 정확히 알겠어요

 

(가빈) ♪ 내 곁에 다가와 줘요 ♪

 

♪ 날 아직 사랑한다면 ♪

 

(가빈) ♪ 두 눈에 고인 눈물이 ♪

 

♪ 그대를 원하죠 ♪

 

(가빈) ♪ 사랑해요 ♪

 

♪ You're my destiny ♪

 

♪ 그댄 ♪

 

♪ You're my destiny ♪

 

♪ 그댄 ♪

 

♪ You're my everything ♪

 

♪ 변하지 않는 건 ♪

 

♪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입니다 ♪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코치드라이버 샷은 무엇보다 중요한 게

 

힘을 빼야 돼요

 

어드레스 자세에서부터 그립에 힘을 빼고

 

가볍게 백스윙한 다음

 

드라이버 헤드의 무게를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어깨를 회전시켜서 스윙해 보세요

 

늦게 시작해서인지 마음대로 안 되네요

 

말처럼 쉽지는 않죠

 

그래도 처음보다 정말 많이 좋아지셨어요

 

(코치저 믿고 찬찬히 따라오시면 금방 느실 거 같아요

 

(해륜듣기 좋으라고 하신 말씀인 줄 알면서도

 

실력이 늘어 있는 기분이에요

 

그럼 제가 말씀드린 대로 힘 빼고 스윙 다시 해 볼까요?

 

힘 빼고

 

[헛기침]

 

[코치의 박수]

 

[골프공을 탕 친다]

 

[골프공을 탕 친다]

 

(문호아유욕봤다

 

낮엔 백일잔치

 

저녁엔 결혼식

 

(예정희한하게 정빈이가 울지도 않고

 

낯도 안 가리고

 

사교성 있는 거지

 

그래야 사회생활 잘혀

 

어쨌거나 다시 신혼인데

 

정빈이 데리고 대전 내려가 있을까?

 

당분간이라도

 

혜령이가 정빈이한테 흠뻑 빠졌는디

 

그러라고 하겄어?

 

그런가?

 

정빈이 아니었으믄 못 합쳤어

 

[웃음]

 

꼬맹이가 복 있으려고

 

공항들 도착했으려나?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미어머

 

안녕하세요

 

아유안녕하세요

 

연습하러 오셨어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요 다 늦게

 

[엘리베이터 도착음]

 

- (해륜가시죠 - (동미

 

[해륜의 한숨] (동미아유뭐 늦어요?

 

남자들은 힘도 좋고 운동 신경도 있고 금방 하지

 

생각대로 안 되네요

 

필드 나가셨어요?

 

아직이요

 

최고 운동이에요

 

나이 들어서까지 할 수 있고

 

그래서요

 

주위에서들 많이 권하더라고요

 

[웃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해륜주세요

 

(동미아유아유 [해륜의 힘주는 소리]

 

[동미가 살짝 웃는다]

 

[흥미로운 음악]

 

(동미아유감사해라 [트렁크가 탁 닫힌다]

 

저녁 드셨어도 다 소화되지 않았어요?

 

 

(동미나랑 야식 해요

 

공 쳤더니 다 소화되고 다리가 휘청거려

 

그럼 식당 닫을 시간이고

 

이자카야 같은 데 괜찮으세요?

 

여기 바로 1층에 있는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해륜모둠 꼬치 하나 계란말이 하나요

 

(종업원

 

(동미새롭네처음 와 봐요

 

저 술 한잔해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해륜여기요

 

(동미아유

 

[동미가 살짝 웃는다]

 

[술을 조르르 따르며나도 한잔하지대리 부르고

 

 

[해륜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동미가 술을 호로록 마신다]

 

사케는 그런대로 잘 넘어가요 부드러우니

 

 

몇 달 싱가포르 다녀왔어요

 

거기 친한 친구 살아서

 

(해륜

 

얘기 들었는데 어떻게

 

결혼했어요?

 

잘 안됐어요

 

?

 

제가 어리석었죠 잠시 마음이 팔려서

 

후회한들 소용없고

 

우람 엄마한테 용서 빌어요그럼

 

(해륜빌었죠

 

소용없어요?

 

 

한 번 갖고 안 돼

 

진정성 있게 진심으로 반성하면 마음 돌리지

 

재혼 앞두고 있어요

 

재혼? - (해륜

 

박 교수님 아니고 우람 엄마가?

 

 

못 들으셨어요?

 

우리도 끝난 마당이라지아 엄마

 

(동미얼굴을 봐야 뭐이런저런 얘길 전해 듣지

 

누구랑 한대요?

 

괜찮은 남자 만난 모양이에요

 

어떻게 괜찮은?

 

노총각이요독신남

 

잘 물었네

 

[흥미로운 음악]

 

(동미애들은요? [해륜의 한숨]

 

안 좋아할걸엄마 재혼은 더

 

좋대요

 

[오리 울음 효과음]

 

[쓸쓸한 음악]

 

우리 애 좀 내려오라고 해요

 

(집사

 

(서 회장동마 결혼하는 것도 못 보고

 

손주도 못 안아 보고

 

[힘겨운 한숨]

 

(집사샤워하세요

 

[한숨]

 

안주 좀 내올까요?

 

[서 회장의 한숨]

 

물건들 정리 다 끝났어요?

 

[훌쩍인다]

 

아직이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미그래서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해륜저기

 

'이랬어요저랬어요불편해요

 

그럼 말 말라고?

 

제가 딱 여덟 살 아래예요

 

누님으로 부를게요

 

누님?

 

싫으세요? - (동미왜 싫어

 

누님도 아니야너무 젊으셔

 

(해륜완전 동안

 

그런 얘기 많이 들어

 

이름 부르세요누나

 

아이어떻게 이름을 불러

 

동생이라고 할게

 

그러시든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인제 말 편하게 할게요누나

 

그래같이 늙어 가는 처지에

 

누나 어디가 늙어?

 

스타일은 요즘 아가씨들보다도 더 좋구먼

 

[웃음]

 

(동미어디까지 했더라?

 

도우미 아주머니 그만두고

 

누나까지 머리가 쭈뼛 서는 게

 

그래서

 

지아네 집으로 옮기던 날

 

제사상 비슷하게 차려 놓고

 

'계세요?'

 

'계시면 와 앉으세요했어

 

그랬더니?

 

뭔가

 

싸한 게 섬뜩한 느낌이 드는 거야

 

소름 돋으려 그래

 

그만할게좋은 얘기도 아니고

 

오늘 내 얘기만 너무 했다

 

(해륜아니

 

누나 얘기 들으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웃음]

 

친구들이 내가 말을 맛있게 한대

 

오늘 저녁 모처럼 웃었네 누나 덕에

 

언제건 말벗 필요하면 전화해

 

혼자 우두커니 벽 보고 있지 말고

 

그래도 돼누나?

 

(동미그럼

 

근데 뭐 하는 남자야우람 엄마?

 

말하고 싶지도 않아

 

그래!

 

잘 사나 볼 거야

 

(동미그냥 축복해 줘남자답게

 

누나 모르는구나

 

남자가 더 질투 많아

 

먼저 원인을 제공했는데 어쩌겠어?

 

후회한들

 

버스는 떠났고

 

떠나려고 하지

 

멋지게 '사요나라

 

(동미인연 끝난 거야

 

안녕사요나라바이바이

 

(해륜아휴

 

- (해륜기사님이세요? - (대리 기사 [해륜의 웃음]

 

우리 누나 안전하게 잘 - (대리 기사알겠습니다 [휴대전화 벨 소리]

 

- (해륜… - (동미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해륜여보세요

 

여기요 [차 문이 탁 닫힌다]

 

[통화 종료음]

 

(동미갈게 [자동차 시동음]

 

[발랄한 음악] (해륜다음에 내가 살게누나 잘 먹었어요

 

나도 [해륜의 웃음]

 

(해륜

 

머리를 잘랐네 뭔가가 달라졌다 했더니

 

(동마자꾸 술에 의존하지 마요 잠 안 와도

 

(서 회장자려고 마시나

 

사십구재 끝나면 [무거운 음악]

 

결혼해차례로

 

사람이 살았달 게 없어

 

그날그날

 

하루하루 의미 있고 행복하면 돼

 

왜 대답이 없어?

 

알았어요

 

(서 회장난 아직 실감 안 난다

 

안방에서

 

2층에서

 

내려올 것 같아

 

하루에도 몇 번씩

 

난 그렇다 쳐

 

널 두고 어떻게

 

[입소리를 쩝 낸다]

 

[먹먹한 숨소리]

 

[혜령이 혀를 똑똑 튕긴다]

 

(혜령) [웃으며아이좋아

 

정빈아

 

언제 '엄마할 거야?

 

[혜령이 살짝 웃는다]

 

[차분한 음악]

 

() ♪ 잘 자라우리 아가 ♪

 

♪ 앞뜰과 뒷동산에 ♪

 

♪ 새들도 아가 양도 ♪

 

[새가 지저귄다]

 

[무거운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뭐 준비할까요?

 

(동마아메리카노요

 

앉아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아버지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딸아이 있다고 들었는데

 

 

같이 올 줄 알았더니

 

어려운 자리라서요

 

(서 회장뭐 어려워

 

점심 준비하고 있어요?

 

(집사

 

[뚜껑을 달그락 놓는다]

 

갑자기 일 당하고

 

경황이 없어요

 

[서 회장의 한숨]

 

어쨌든

 

산 사람은 계속 살아야 하니까

 

재 끝나는 대로 식들 올리라고 했어요

 

말씀 낮추세요

 

저 여러 가지로 기대에 못 미치는 거 압니다

 

완벽한 사람 있나

 

어제도 못 주무셨어요?

 

(서 회장그런대로

 

운동 뭐 하는 거 있어요?

 

라운딩 가끔씩 나가고

 

얼마 전부터 필라테스 시작했습니다

 

그게 좋다데

 

 

건강이 최고야

 

(피영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그냥 뭐

 

한술 때 되면 뜨고

 

거를 때도 있고

 

좋아하시는 음식

 

면 종류 좋아하세요

 

면은 건강에 안 좋아서 해 드릴 수가 없고

 

그러게

 

애들 불량 식품 끌리는 거랑 똑같아

 

몸에 안 좋은 거 알면서

 

입맛 없으시면

 

차라리 천연 재료 아이스크림

 

조금씩 드시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어쨌든 단백질이라

 

영양 면에선 괜찮거든요

 

(피영저희도 끼니 거르면 바로 에너지 떨어지는데

 

우리 있던가?

 

(서 회장통 군것질을 안 하고 살아서

 

[쓸쓸한 음악이 사람이 사 왔어요

 

젤라토 좀요아빠도 드신대요 [달그락거리는 소리]

 

 

바닐라피스타치오

 

망고녹차 중에서

 

(서 회장알아서

 

제가 준비할게요

 

목은 축이고

 

지아!

 

(아미) [웃으며안녕

 

일요일인데 학원 가?

 

친구들이랑 도서관요

 

 

엄마 계시지? - (지아아니요

 

아휴통화하고 올걸

 

아주머니는?

 

계세요

 

이거 입학 선물크기만 커

 

감사해요

 

가방이야

 

잘 쓸게요

 

올라가서 놓고 갈게

 

(지아

 

(아미저기

 

아빠가 보고 싶어 하셔

 

스키장 다녀온 후로 못 봤잖아

 

[잔잔한 음악]

 

시간 내기 힘들지?

 

요즘 좀 그래요

 

그럴 거야

 

잘 말씀드릴게

 

[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잔잔한 음악]

 

[달그락거리는 소리]

 

언니한테는 제가 문자할게요 - (도우미

 

골프 가신 거죠?

 

아니요예비 시어른 댁에 인사요

 

예비 시어른 댁요?

 

[단추가 낑낑거린다]

 

(아미어머웬 개예요?

 

어유

 

[아미의 탄성]

 

이름이 뭐예요? - (도우미단추요

 

키우려고 분양받은 거예요?

 

선물받으셨나 봐요

 

너무 예뻐

 

친척분 뭐 예비 시어른 댁이요?

 

직접 여쭤보세요

 

[잔잔한 음악]

 

(서 회장시원하니 그런대로 넘어가

 

(피영에너지 금방 생겨요

 

[한숨]

 

어느 게 제일 입에 맞으세요?

 

(서 회장이거

 

(피영피스타치오요?

 

피스타치오?

 

(피영

 

피스타치오가 영양 면에서 아주 훌륭해요

 

콜레스테롤도 낮추고

 

의사 면허 있는 나보다

 

[그릇을 달그락 놓으며어떻게 더 잘 알아?

 

(피영동마 씨가

 

아버님 대단하신 분이라고

 

제가 듣기에도요

 

대단하긴

 

(서 회장저녁까지 먹고 가

 

 

네 형네도 불러

 

예비 형수님이랑요? - (서 회장

 

[차분한 음악]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지아

 

지아야

 

엄마 예비 시어른 댁 가셨다며?

 

언제 오셔?

 

(지아저녁 전엔 오신댔어요

 

알았어들어가

 

(지아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아미언니 설마 재혼?

 

[자동차 시동음]

 

혼기 찬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창나이겠다

 

근데 그새 누굴 만나서?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 (유신 - 오빠

 

공 잘 맞아?

 

(유신그거 궁금해서 했어공 잘 맞나안 맞나?

 

저기

 

아니야이따 얘기해 - (유신

 

[통화 종료음]

 

사실이면 오빠

 

지아한테 미안할 것도 없고

 

눈치 볼 것도 없고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지아가 단추 실장님 키우게 보내자고 그러더래

 

그렇게 좋아하면서

 

보면서 위안 삼으라고? - (시은

 

어려도 마음 쓰는 게 기특해

 

뭐 안 사 가도 되나?

 

아버님 화초 안 좋아하셔?

 

그 집에 뭔 없겠어?

 

마지막으로 언제 갔었는데?

 

옛날에

 

주택에 살 때 한 번

 

그럼 여기는 처음인데

 

빈손으로 가기 그래

 

정말 필요한 거 아니면 안 사는 게 나아

 

(낭비 싫어하셔

 

타운 하우스 이렇게 큰 거 있는지 몰랐어

 

그러니 얼마나 외로우실 거야 이 큰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 있다고 해도

 

(상주는 안 한다고 들었어

 

근처 아파트 얻어 줘서 출퇴근들 하고

 

생김 보니까

 

마음도 단정할 것 같아

 

 

결혼하면 안식구 말 듣고

 

(동마

 

속으로 흉봐

 

사십 줄에 '아빠'라고 하면

 

(서 회장특히 우람이랑 향기 앞에서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애들 예절 깍듯하더라

 

전화해 봐출발했나

 

출발했죠

 

제가 해 볼게요

 

[초인종이 울린다]

 

[인터폰 조작음]

 

[차분한 음악]

 

(동마이 집 처음이지?

 

(

 

(동마앉으세요

 

(시은이거

 

혹시 드실까 해서 사 왔어요

 

군고구마인데

 

오래됐네

 

소화 기능 안 좋으세요?

 

아니

 

잠은 좀 주무세요?

 

[한숨]

 

자다 깨다

 

힘내라는 얘기도 안 나온다

 

(피영맛있는 거 사 왔네

 

통 입맛 없으셔서 잘 못 드시나 봐

 

그러실 거 같아서

 

물김치 뜰까요?

 

여쭤보고요

 

(시은목메지 않으세요?

 

물김치 드릴까요?

 

난 고구마 맛으로 먹어

 

(피영저희 어렸을 때 집 벽난로 있어서

 

한 번씩 군고구마 해 먹었어요

 

(서 회장우리도 한남동 집엔 있어

 

모여서 다 같이 살 생각 없냐?

 

들어들 와서

 

[잔잔한 음악]

 

전 좋아요

 

저도요

 

[달그락거리는 소리]

 

[포크를 잘그랑 놓는다]

 

[컵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여자선생님살펴 가세요 [도어 록 작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고조되는 음악]

 

[애절한 음악]

 

몸이 좀 이상해서 - (유신어디가?

 

매스껍고 어지럽기도 하고

 

(혜령갑자기 비빔밥이 먹고 싶은 거예요

 

아무려도 맞는 거 같아

 

식성도 바뀐 게

 

얘기해요차 돌리기 전에

 

김 대리지아네로

 

애 입장에서도 엄마가 젊고 쌩쌩하믄 좋지

 

(사현마마아침 대령했습니다

 

나 생일도 아닌데

 

고맙고 이쁘고 감사해서

 

(아미오빠빨리 와 어머니 이상하셔

 

(동마저는 사피영 씨와 결혼할 서동마라고 합니다

 

이 인연 뭐야?

 

(사현… 보면 현실이 더 드라마야

 

게임 끝났네 - (혜령무슨 게임?

 

콜키퍼 들어와 있어도 아빠한테 전화 말라고

 

알았어

 

(시은지아야전화 꺼 놨어?

 

- (유신사실이야결혼한다는 거 - (피영

 

누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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