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3.10
[주제곡]
[의미심장한 음악]
[무거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문이 달칵 열린다]
[고조되는 음악]
왔어?
[의미심장한 음악] 어
[살짝 웃는다]
운동 하루도 안 빼놓나 봐?
[문이 달칵 열린다] 그렇지
(사현) 오늘 운동 아직 안 갔으면 같이 가고
(혜령) 응
[차분한 음악]
옷 갈아입고
[옅은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운동 간다고? [문이 탁 닫힌다]
네
(혜령) 어머님 식혜가 제일 맛있어요
엿기름 진하고
점심 안 먹었어?
조금요
밥 차려 줄까? 운동하려면
제가 차려 먹을게요
[흥미로운 음악] (예정) 웬일이야?
먹으랄까 봐 핑계더니
목말랐나 봐
[살짝 웃는다]
[발랄한 음악]
[인덕션 조작음] (예정) 아버지가 육개장 드시고 싶다고 해서 끓였어
아, 육개장 좋죠
앉아
[밥솥 조작음]
[혜령이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그래, 그럼, 먹을 만큼
[달그락거리는 소리]
고기반찬이 없어서
나물 찬밖에 없네
(예정) 생선 한 토막 후딱 구워 줄게
아니에요, 어머님
나물이 얼마나 맛있어요
[밝은 음악]
와!
[피영의 신난 비명]
여태 점심 안 먹었어?
(예정) 쪼끔 먹었대
운동해야 하니까
(예정) 그럼
[예정이 살짝 웃는다]
잘 먹으니 좋구먼
나도 좀 먹을까?
[밝은 음악] 그래
[예정이 살짝 웃는다]
(혜령) 제가…
아유, 어서 먹어
[웃음]
(예정) 고기 한 덩이 녹여 놓을걸
나가면 매일 먹는데요, 뭐
겨란프라이?
네
계란프라이는 제 전문입니다
[웃음]
[경쾌한 음악]
엄마!
- (동마) 좋아? - (지아) 네
[지아가 말한다]
(예정) 참, 과일 깎아야지
귤 있어요, 어머님?
어, 사과랑
(혜령) 귤요
(예정) 응
(사현) 운동복 차에 갖고 다니지?
그럼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정빈이 이쁘지 않아?
[애잔한 음악]
너무나
[살짝 웃는다]
나 닮은 거 같아?
이미지 있어요
(혜령) 제가 까먹을게요, 어머님
어서 들기나 하세요
(혜령) 어머님한테 이 북어보푸라기 배워야 하는데
(예정) 한가해야 말이지
정빈이 보시느라 힘드시죠?
(예정) 생각하기 나름이지
하늘이 주신 보물, 선물
[힘주는 소리]
더 먹게? [밥솥 조작음]
(사현) 네
(혜령) 아…
아버님
어, 어디들 가?
운동요
허리 안 좋으세요?
아, 이거 바닥에서 자 그런가
딱딱한 데서 자는 거 안 좋대요
제가 침대 사 드릴게요
그런가?
네
운동은 나중에 하고 매장 가요
(문호) 웬 존대?
- (사현) 그래요 - (문호) 내가 사면 돼
저, 어서들
(혜령) 아니에요, 아버님
허리 아프면 얼마나 고통이에요
- 올라가 계세요 - (문호) 같이 가, 그럼
누워 보고 골라야지
그러실래요?
- 나 안 졸린데 - (동마) 나도 안 졸려요
(동마) 목 안 말라요? 물을 못 챙겼어
[잠에 취한 목소리로] 말라요
- 안 잤어? - (지아) 반은 자고
[따뜻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피영) 이런 데가 있네
와 봤어요?
아니요, 검색해서
(피영) 멋있지?
(동마) 케이크?
네
(피영) 우리나라는 너무 좋은 데가 많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 좋다
눈썰매도 재밌더라?
처음 타 봤어요
실장님은요?
난 스위스에서
스위스는 여름하고 가을에만 가 봤는데
스위스는 위험한 구간도 좀 있고 워낙 속도도 빨라서
(동마) 헬멧들 쓰고 타요
근데 몇 km씩 타니까 탈 만해
어머, 썰매 코스가 몇 km씩?
아름다워요 중간중간 전나무 숲도 있고
(동마) 지아 말만 해, 가고 싶으면
내일 갈 수 있어요?
(피영) 아이…
- 비행기가… - (피영) 농담
[피영이 피식 웃는다]
희망 사항요
맘은 당장 가고 싶지만
(동마) 저지르는 거야
내일 지구가 어떻게 될지 알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나도 공부 중압감 굉장히 컸어
[차분한 음악]
(동마) 근데 좋은 것도 영원하지 않고 끝나고 없어지듯이
공부나 불행도 그래
엄마 경우만 봐도
[경쾌한 음악]
(혜령) 예쁜 게 너무 많아요
(직원) 침대는 저쪽입니다
(문호) 저, 편한 거
(직원) 요즘 이런 디자인이 잘나갑니다
소재의 텍스처가 주는 느낌이 포근하고 따뜻해서
방 안에 들여놓으시면
기존 가구들과도 잘 어울려
손님들이 많이 찾으시는 상품이에요
- 누워 봐도 돼요? - (직원) 그럼요
매트리스도 이번에 새로 나온 신제품입니다
야, 천국이다
- (혜령) 이걸로요 - (문호) 아이고!
- (사현) 내가 사 드려야지 - (문호) 그럼!
(문호) 아들 덕 좀 보자
제가 해 드린 게 없어요
늘 받기만 하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피영) 왜 이렇게 안 오셔?
화장실 귀신한테 홀렸나?
아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엄마, 썰렁
나 어렸을 때
이모할머니가 화장실 귀신 얘기 해 줬거든
너무 무서웠어
(피영) 한동안은 밤에 화장실 혼자 못 가고
담배 피우시는 거 아니야?
안 피워
내일 보고 해요, 네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통화 종료음]
[경쾌한 음악]
내가 밀리지
[피영이 피식 웃는다]
[살짝 웃는다]
[피영의 웃음]
(피영) [웃으며] 응? 응?
[즐거워한다]
[피영의 웃음]
[피영이 즐거워한다]
[피영과 동마의 웃음]
[피영의 힘주는 소리] [손바닥이 딱 부딪는다]
[피영의 웃음]
(지아) 나랑 해
(피영) 그래
힘보다 요령이야
(피영) 음? 나 머플러 좀요
[피영과 지아의 웃음]
[화기애애하다]
[피영의 웃음]
결혼해, 실장님이랑
(지아) 결혼해, 실장님이랑 [말소리가 울린다]
[차분한 음악]
잘 어울려
정말?
[문호가 입바람을 호 분다] (예정) 걱정했잖아요
막 전화하려던 참이야 날은 추운데
침대 샀어
잘했어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기전인데
혜령이 말이여
[외투를 툭 놓으며] 딴사람 같아
고분, 상냥하니
(예정) 당신도 느꼈어요? 어떻게 알아?
들어오다 만나 가지고
같이 가서들 침대 골랐어 사현이랑
- 말투부터가 온화하니 - (문호) 응
(예정) 뭐든 먹으랄까 봐 질색했구먼
밥을 한 공기나 뚝딱하고
혜령이 먹는 거 보더니 사현이도 입맛 도는지
모처럼 달게 먹고 나갔어요
다행이네 [예정이 살짝 웃는다]
[무거운 음악]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 회장) 우리 땐 부모님들이 애들 교육시킬 때
맞고 다니지 말란 말씀 많이 하셨어
일본에선 뭐라고 하는지 알아?
(우람) 아니요 [문이 드르륵 열린다]
'폐 끼치지 마라'
중국은
'속지 마라'
(종업원1) C 코스에 포함된 바닷가재 요리입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우람) 네
먹어, 우린 많이 안 먹어
- 왜요? - (서 회장) 건강 생각해서
[문이 드르륵 닫힌다] (향기) 그럼 맛이라도 좀 보세요
바닷가재 별로야, 난
그래서 A 코스 시켰어요
[차분한 음악]
그걸 기억해?
[전자레인지 알림음]
(우람) 먹을 게 없다
먹을 게 없는 게 아니라 군것질거리가 없는 거지
군고구마?
어, 덜 녹았어
[전자레인지를 탁 닫는다]
[전자레인지 조작음]
부장님은 참 마음 씀씀이가 깊어
우리 코스 시켜 주시는 것만 봐도
먹은 랍스터 중에 정말 최고였어
몇 번 먹어 보진 못했지만?
다 최고였지, 뭐, 오늘
회장님 할아버지 생각보다 안 무서우시지?
[휴대전화 벨 소리]
아빠
[무거운 음악]
받아
- 네 - (해륜) 나다
네
(해륜) 내일 나올 수 있니? 우람이랑
전화로 얘기하시면 안 돼요?
(해륜) 20분 정도면 돼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차 문이 탁 닫힌다]
- 수고하셨어요 - (기사) 아닙니다
[따뜻한 음악]
고생했어
재밌었어요
- 또 봐 - (지아) 네 [차 문이 탁 닫힌다]
(동마) 푹 쉬어요
(피영) 네, 도착하면 문자
들어가서 문자
(동마) 난 운동하고 들어갈 거예요
(지아) 안 피곤하신가 봐
운동하면 오히려 풀리기도 해
에너지도 생기고
엄마도 내일부터는 열심히 센터 나가기로 했어
(피영) 우람 엄마랑
우람이네 엄마도 웨딩드레스 입으셔?
당연하지
좀 상상이 안 돼
누구나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게 웨딩드레스야 [엘리베이터 도착음]
(지아) 결혼은 한 번은 해야겠네 드레스 입기 위해서라도
(문호) 음
[통화 종료음] [웃으며] 참…
아, 사현이 영화 본다고, 혜령이랑
정말 웬일이야, 둘 다?
소 닭 보듯 하더니, 서로
그러게
변덕
혜령이 변덕이라고?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당찬 음악]
[잔잔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동미의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아, 깜짝아!
(동미) 짱 나 [동미가 위생 장갑을 쓱 벗는다]
[아미의 놀란 숨소리]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아까 즉흥적으로 한 얘기 아니야?
(피영) 정말 생각 안 바뀌어?
(지아) 응
그런 얘길 즉흥적으로 해?
실장님 어떤 점이 우리 딸한테 점수 얻었을까?
[부드러운 음악]
(지아) 쌀떡이에요, 밀떡이에요?
밀떡 좋아해? 쌀떡
- (지아) 저 쌀떡 좋아해요 - (동마) 나도
난 밀떡
(동마) 자, 레이디 퍼스트
감사합니다
(동마) 천만에요
잘 먹겠습니다
네
(피영) 안 짜고 너무 맛있다
(지아) 밀떡은 식감이 별로인데
쫄깃한 맛이 없잖아
(피영) 그 맛으로 먹는 거야
눈썰매장 있는데 안 갈래?
저 때문에 일부러요?
먹은 거 소화도 되고
내키지 않으면 말고
저도 실장님이라고 불러도 돼요?
(동마) 응
맛있는 거 해 줘서
쓸데없는 얘기 안 하니까 좋아
억지로 잘하려고 안 하고
(지아) 엄마하고만 있을 때도 점잖으셔? 별말 없이?
(피영) 음…
점잖기보다 담백함?
한 번씩 장난칠 때도 있고
농담 같지 않은 농담도 하고
근데
진짜 너무 젊어, 좀, 내가 봐도
어쩌겠어
엄마가 막 속 썩여서 늙게 할까?
그건 아니고
[따뜻한 음악]
한편으로는 뭐랄까
속상하기도 하지?
속상까진 아니야
(지아)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별로 나쁜 일도 아니야
어차피 엄마 인생이고 나는 내 인생 살 거고
맞는 얘기긴 한데
슬프다
우리 딸 입에서 그런 얘기 나오니까
나 떼 놓고 가는 거 아니잖아
미쳤어? 말도 안 되지
부장님이랑 다 같이 언제 만나?
곧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피영) 응
(아미) 저예요, 언니
단지 앞 상가 왔는데 잠깐 못 나오세요?
그냥 우리 집으로 와
(아미) 그래도 돼요?
[고풍스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은) 너무 늦었죠?
(원장) 아니요
- (시은) 이거예요? - (원장) 네
(반) 잘 맞지 않나?
그래도 입어 보셔야 해요
(원장) 바쁘시죠? 준비할 것도 많고
별로 하는 거 없는데도 바쁘네요
완전 딴사람인 거예요
낮에까지 기분 좋다가
(아미) 치렁치렁 머리도 싹둑 자르고
그랬다며? 지아도 놀랐다고
치매 같진 않고
치매는 깜빡깜빡한다면서요
다양하대, 사람마다
과격해지는 경우도 있대고
[한숨]
도마에 식칼 꽂혀 있죠 오빠는 전화 안 되고
무서워서 있을 수가 없는 거예요
원래 좋았던 사이도 아닌 데다
운동 끝났을 거 아니야?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전화 오겠죠
참
부혜령하고 싸웠다며?
어떻게 연결된 사이야?
우리나라 한두 사람 건너면 다 안다잖아요
그 경우요
[물소리가 쏴 난다]
[당찬 음악]
(서 회장) 네 엄마 씻어
[서 회장의 한숨] (동마) 이거
형이 아빠 갖다드리라고
건강 잘 챙기시래요
서반이가 나 갖다주랬다고?
네
(서 회장) 일부러 샀대?
샀죠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서 회장) 무슨 마음으로 산 거야?
(동마) 좋은 마음으로 샀죠 아빠 나이도 있고
오늘 어땠어요?
그냥 그랬지, 뭐
애쓰셨네, 우리 아빠
예비 형수님 주위 평이 괜찮더라고요
심성은 무난해 보여
남자 뒷목 잡게 할 상은 아니야
(동마) 됐죠, 뭐
한 다리 건너 천 리라고
입으로는 형 생각하면서
당사자가 좋다잖아요
영원히 좋대?
결국 후회해, 저는 남자 아니야?
주무세요
도대체 남가빈이랑 왜 끝냈냐?
(서 회장) 꼭 할 것처럼 고집부리더니
인연이 아닌 거죠
(서 회장) 그만큼 놀았으면 네 엄마 말 좀 들어
사방에서 혼처 들어와…
가족이 아니라 의사 입장에서 잘 관찰해 봐
(아미) 정말 이상하셔
본인 눈의 들보는 못 보고? [아미의 한숨]
(유신) 맨날 거드는 시늉이지
김 여사 혼자 반찬 다 하고 그러니 짜증 안 나?
무슨 거드는 시늉을 해?
생선 손질도 언제나 나 시켜
(아미) 그리고 그렇다고 칼을 도마에 꽂아? 식칼을?
[한숨 쉬며] 애들 쓰는 표현 '짱 나' 하면서
자꾸 듣다 보면 입에 붙어
[익살스러운 음악] (유신) 지아도 그렇고
요즘 TV나 인터넷에 맨 '짱 나'야
세상이 삼류 돼 가
호미로 막을 거 그러다 가래로 막아
가래가 뭔지 알아?
갱년기 되면 호르몬 영향으로 그렇게 돼
기분들 널뛰고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동미가 깔깔 웃는다]
(동미) [웃으며] 웃겨
(유신) 뭐가 그렇게 웃겨요?
아유, 좀만 일찍 들어오지
(동미) 요즘은 예능 프로가 더 웃겨, 코미디보다
[동미의 웃음]
저녁 드셨어요?
[TV 전원음] 아니요
가장이 안 들어왔는데 어떻게 먹어요
[동미가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흥미로운 음악]
(동미) 아미, 수저 좀
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시은) [한숨 쉬며] 노크 안 하면 어때
이걸로 관리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이미 나이 들고 처진 걸 어떡해
엄마, 가꾼 사람하고 안 가꾼 사람하고는 달라
지금부터라도 관리해야 돼
[따뜻한 음악]
(향기)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시고
[웃음]
조심해야지
우리 집 거꾸로야
옛날 같으면 우리 딸 족두리 쓰고 시집갔을 나이인데
요즘은 수명이 길어져서 일찍 하는 거 별로야
하긴
옛날엔 길어야 60 좀 넘게 살았으니까
근데 애가 늦잖아
(사회자) 신랑 신부, 입장
[잔잔한 음악] [박수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알람이 울린다]
[휴대전화 조작음] [알람이 멈춘다]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부드러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동마) 일어났어요?
(피영) 미안
[숨을 들이켠다]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피영) 여보세요
(동마) 뭐가 미안?
눈떴다가 그냥 찍었어
일어났나 하고
눈뜨면서 내 생각 해요? 난 해
할 얘기 있어, 얼굴 보고
할 얘기가 있는 거야 보고 싶은 거야?
- 둘 다 - (동마) 갈게요, 지금
- 정말? - (동마) 정확히 30분 후 도착
[웃음]
안 씻고?
끊어요
잘 잤어요?
(피영) 응
[웃음]
머리도 안 빗고 달려오셨네
달려와야지
좀 더 만져 주지?
(동마) 잘 때 추리닝 입고 자요?
(피영) 아니
아무렴, 잠옷을 입고 나왔을까
무슨 용건일 거 같아?
지아가 나에 대해서 뭐래요?
[따뜻한 음악]
실장님이랑
결혼하래
- 같이 잤어요? - (피영) 아니
그럼 어제 얘기한 거 아니야
근데 인제 알려 줘?
어젯밤 안 물었잖아
쉬라고 했으니까 자려니 하고요
어제 아나, 지금 아나
(동마) [장난스럽게] 으음
(피영) 힝, 아파
나한테 발라요, 아픈 거
[피식 웃는다]
오늘 사직서 내기
일단 휴직하면 안 돼?
그만두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래요, 그럼
(피영) 얼른 가요 아버님 일찍 일어나신다며
우리 어제 카페에서 간식 먹고 그 후로 아무것도 안 먹었어
[놀란 숨소리]
다이어트를 왜 해?
대회 나갈 것도 아니면서
다이어트 아니고
가, 얼른
[한숨 쉬며] 운전할 기운이 없어
[피식 웃는다]
손 떨리려고 그래
얼른 가서 먹어야지
야박하다
올라가서 뭐 챙겨 주고 싶지만
지아 깨면 뭐라고 할 거야?
(피영) 몰래 와서 같이 밤새운 줄 알면 어떡해?
모양 빠지게
새벽에 달려왔다고 하면 되지
아이…
좀 있으면 막힐 시간이야, 빨리
[동마의 서운한 신음]
[피영이 뽀뽀를 쪽 한다]
- 저녁 와서 먹어요 - (동마) 아참
형이 오늘 다 같이 저녁 어떠냐고 했어
시은 언니랑?
아버지 좋은 인상 받으신 거 같더라고요
어제 예비 형수님
제대로 보셨지
[차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우리 오늘은 솔직하자
(해륜) 너희들 엄마 재혼 진심으로 응원하고 너희들도 좋아?
(향기) 네
(해륜) 우람이는?
제가 결혼하는 거 아니니까요
그냥 네 마음을 얘기해 봐 어떤 생각인지
아니라는 대답을 유도하시는 거예요?
지금 법정이냐? 왜 그렇게 까칠하게만 받아들여?
저희 생각 알아서 어쩌시게요
저희 생각이 궁금하세요?
(우람) 엄마는 행복하신 거 같아요
저희가 보기에도
부장이라는 사람하고 한집서 살기 어떨 거 같아?
나 같으면 바로 아버지라고 못 불러
그 문제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떻게 안 중요해
(해륜) 한집 살면서 부를 일 없어?
'이봐요' 할 거야? '아저씨' 할 거야?
우선 '부장님' 해도 될 거 같아요
말이 돼? 그리고 호칭은 한 번 입에 배면 고치기 힘든 거고
저희 문제예요
[한숨]
내 생각을 얘기할게
(해륜) 엄마는 행복 찾아서 가게 하고 [어두운 음악]
너희들은 나랑 살자
그게 순리야
엄마가 좋다고 결혼하세요? 아빠하고는 달라요
현실을 직시해
다 큰 의붓자식들이랑 한집서 복닥복닥
(해륜) 너희들 같으면 좋겠어?
너희들이 좋아서 결혼 맘먹은 거 아니잖아
네 엄마랑 살고 싶어서지
너희들은 어쩔 수 없이…
투 플러스 원 같은 거라고요?
물건 살 때 덤 끼워 파는 거요
내 말의 본뜻을 생각해 봐 꼬투리만 잡고 늘어지지 말고
(해륜) 너희들이 엄마 설득시켜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 봐
상대 남자한테 눈치 안 보이겠나
아무 생각 없이 좋기만 해?
(향기) 이번에 리조트에서 지내봤어요
아무 문제 없었고요
부장님 진심으로 저희 좋아하고 잘해 주세요
처음은 다 좋게 시작해
(해륜) 여행이었지 생활은 아니었어
두 사람 어쨌든 신혼 시작이야
드라마 같은 데서 봤지?
장난도 치고 애정 표현도 하게 되고 그래
근데 너희들 있으면 할 수 있어?
네 엄마는 몰라도 내가 남자라 너무 잘 알아
점점 속으로 불만 쌓일 수밖에 없어
이중인격, 얼굴 몇 개 아닌 이상
속으로 불편하고 성가신데
점점 겉으로 표출 안 돼?
미련한 사람은 끓는 물에 손 넣어 보고 손 다 덴 다음에
'뜨겁구나' 빼지만
현명한 사람은 아예 뜨거운 물에 손 안 넣어
잘 설명하고 너희들이 얼로 도망가?
한집 사나 좀 떨어져 사나 그게 그거지
한 1, 2년만이라도 따로 사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
소위 말하는 신혼 기간 동안만이라도
엄마 그러라고 안 하세요
너 말 잘하잖냐, 설득력 있게
꼭 한집서 사는 것만 최선이 아니야
(해륜) 주말부부들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엄마한테 가서 지내도 되고
아무렴 내가 의붓아빠만 못할까
생각해 봐
어떻게 하는 게 네 엄마 정말 위하고
마음 편하게 해 주는 건가
네 엄마 평생 가족에 묶여 살았어
결혼하자마자
할머니, 할아버지에다 너희들 태어나고
신혼다운 신혼 못 누렸어
약속하마
너희들 배고프게 안 해
아무거나 안 먹이고
나도 이제 웬만큼 해
반찬 가게도 지천이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 옷도 부장님이 사 주셨어?
(피영) 언니한테 잘 어울려
(시은) 이건 내가
큰맘 먹고
(피영) 완전 스타일 산다 [피영의 웃음]
예비 시아버님 어떠셔?
언니 좋게 보셨던 거 같은데
카리스마 장난 아니셔
(피영) 상대방 완전 쫄게?
편하게 해 주시려고 나름 노력하시고, 애들한테도
[걱정스러운 숨소리]
(시은) 너무 걱정 마
큰며느리도 오케이 하셨는데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까
너무 어이없고 기막힐 거 같아
큰아들, 작은아들 다
한 번 갔다 온 며느리들
(피영) 빠지는 아들들이길 한가
어쩌겠어
우리도 지금부터 마음 준비 하자
자식은 부모 뜻대로 안 된다는 거
부혜령 말이야
(피영) 알고 보니까 너무 계산적이고
씁, 두 얼굴이라고 할까?
왜?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혜령) 저예요, 어머님
(예정) 응
(혜령) 정빈이 어젯밤 보채지 않았어요?
한 두 번 깼나?
배고파서
수월한 거야, 그만하면
[살짝 웃는다]
저녁에 들러?
좀 늦어도 괜찮죠?
그럼
어머님 뭐 필요하신 거 없으세요?
드시고 싶은 거나
아유, 없어, 몇 시쯤?
9시쯤요
알았어
(혜령) 네, 들어가세요, 어머님
(예정) 응
[통화 종료음] [숨을 들이켠다]
[차분한 음악]
뭐 약 같은 거 잘못 먹었나?
변덕이 아니야
누나
(우람) 아빠 말이 맞는 거 같지 않아?
우리도 아빠랑 사는 게 더 편하지, 사실
뭐가 편해
그동안 얼마나 파란만장했는데
엄마 입장에서도…
엄마가 우리 안 보고 행복하셔?
아니, 아빠 말처럼
살다 보면 그런 문제들 생길 거 같아
[무거운 음악]
누나가 잘 말씀드려 봐
- (우람) 응? - 그렇게 쉽고 간단한 문제 아니야
내가 부장님이라도 사람 마음이
아빠도 혼자 있는 것보다는
우리랑 같이 있으면 훨씬 낫고
우리 맘도 편하고
솔직히 아빠 생각하면서
우리 편치 않았잖아
누나도
그렇지?
(우람) 그럼 아빠도 더 이상 엄마한테 미련 없을 거 같아
그리고 난 이 집이 좋아
이사 올 때 우리 완전 기뻤잖아
엄마 떨어져서 너 자신 있어?
너 막내야
애인가? 인제 중학교 들어가
(우람) 누나 있고 아빠 있고
주말엔 엄마한테 가도 되고
전에 할머니가 그러셨어
맘 편한 게 최고라고
[한숨]
[가빈의 지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동미의 놀란 숨소리]
아유, 아…
(동미) 안녕하세요, 팬이에요 [문이 탁 닫힌다]
네
(동미) 아유, 그냥 조용히 놓고 가려고 했는데
이걸 들고 올라오셨어요?
네
아…
(가빈) 들어가세요
(동미) [당황하며] 아유 어, 어, 아니에요
(가빈) 들어오세요, 차라도 드시고
(동미) 아유, 참… [도어 록 조작음]
[문이 탁 닫힌다] (가빈) 네, 네
[동미의 탄성]
(동미) 이쁘게 해 놓고 사시네요
[가빈이 살짝 웃는다] (가빈) 아, 저…
대추차 있고 홍차 있거든요
(동미) 아무거나요
어, 홍차요
아, 저, 이거 냉장고에…
[동미의 멋쩍은 웃음]
- 김치하고 반찬 몇 가지 - (가빈) 아휴
얼마나 무거우셨어요
하필이면 엘리베이터 점검 중인 날
[웃으며] 천천히 올라왔어요
(동미) 그제 밤 무심히 채널 돌리다가
'미에카' 공연을 봤어요
너무 멋지신 거예요
그 전까지는 죄송하지만 몰랐거든요
뮤지컬 안 보면 잘 몰라요
아휴, 가슴이 벅차고 뛰고
뭐라도 해 드리고 싶어서
주소 기획사에서 알려 주던가요?
안 알려 주죠
[웃음]
친구 남편이 이쪽 계통이라 어떻게 알았어요, 힘들게
아휴, 죄송해요, 실례인데
놓고만 가려고 했어요, 정말
이상하게 일찍 들어오고 싶은 거예요
스케줄 하나도 취소됐고
어머나, 혹시 인연 아닐까요? [웃음]
그런가 봐요
실감이 안 나요
친구들 아무도 안 믿을 거예요
인증 숏 보내세요
어머, 정말요?
같이 찍어 주실 거예요?
[휴대전화 조작음]
(동미) 음, 치즈
[카메라 셔터음] [함께 웃는다]
아휴
어머, 잘 나왔네
[가빈이 살짝 웃는다]
다시 찍을까요?
(가빈) 아니요 저보다 미모가 출중하세요
말도 안 돼요
[함께 웃는다]
감사해요
음식 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정성인데
기사 검색했더니 슬픈 일 겪으셨더라고요
(동미) 어머님 손맛 그리우실 거 같고
[차분한 음악]
언제든 드시고 싶은 거나 생각나는 음식 있으면 문자 주세요
바쁘실 테니까
경비실에 맡겨도 되고요
제가 음식은 웬만큼 하거든요
저도 남편 떠나보냈어요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다가오는 발걸음] (반) 와?
(피영) 이시은 작가님
안녕하세요, 기억나네요
저도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말씀 편히 하세요
예비 시동생이에요
[애잔한 음악]
[뚜껑을 툭 내려놓는다]
(가빈) 엄마가 해 주던 콩자반 생각나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받고 인정받고
[떨리는 숨소리]
그럼 됐지, 뭐
남자 필요 없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우리 형 장단점 아세요?
(시은) 글쎄요, 딱히 단점 아직
본인 장단점부터요
[동마가 살짝 웃는다]
(동마) 형이 잘 알지? 내 단점
주관적인 거니까
(반) 우리 작가님은 장점이 많아
(시은) 아이…
우선 노래 잘 부르고, 그렇죠?
(반) 네, 배려심 많고
다 알아주는 성실성에
글 잘 써, 요리 실력까지
실력까지는 아니야
(피영) 작가만 너무 편애하신다 PD보다
[시은이 살짝 웃는다] (반) 사실이잖아요
누가 아니래요?
(동마) 형, 내 단점은
나쁜 여자한테 끌린다는 거
[동마가 피식 웃는다]
아는데 어쩔 수 없어
(반) 네 단점은 반대로 말한다는 거
[함께 웃는다]
(동마) 자
(피영) 오늘은 좀 취해 보세요 부장님
한 번도 우리 취한 모습 못 봤어 그렇지?
(시은) 응, 앞으로 보겠지, 차차
벌써부터 챙기시네?
- 작가님 - (반) 예비 형수님이시다
(동마) 아, 예비 형수님
우리 형
은근히 손 많이 가요, 모르시죠?
어떤 면에서요?
형이 나 챙긴 적 없어요
내가 언제나 챙겼지
공치사 말고
저도 부족한 점 많아요
솔직히 미안도 하고요
더 좋은 상대 만날 수 있는데
마찬가지지
(피영) 두 분 정담 나누시게 피해 드려야겠다
(동마) 비우고 일어나요
(시은) 괜히 우리 핑계 대고
[시은이 살짝 웃는다]
(피영) 참, 언니,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각서 하나 받아
무슨?
(피영) 오토바이 안 탄다는
[피식 웃는다]
[발랄한 음악] (동마) 아, 내가 얘기했어
우리 청평 갔다 올 때 쓰레기 종량제 봉투
[옅은 웃음]
[정빈이 옹알거린다] 아이, 개운해
[차분한 음악]
[혜령의 웃음]
좋지?
[문이 달칵 열린다]
[혜령이 살짝 웃는다]
오늘부터 편히 주무시겠어요
(문호) 응
[웃음]
우리 장군 기분 좋구먼
[문호의 웃음] (예정) 너 알아봐, 그렇지?
네
(예정) 요것들 다 알아
이뻐하는 거, 미워하는 거
표정 살피고
다니면서 봐도
정빈이만큼 이쁜 아기가 없어요
그렇지?
아빠가 늦는대요
통화했어?
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자기, 오늘 왜 이렇게 안 마셔?
분위기에 취하고 안 당기네
(반) 술은 권하는 거 아니야
(동마) 애칭 없어요, 서로?
있어요?
(피영) 우리 뭐 얼마나 됐다고
깜찍이
[피영과 시은의 웃음]
빨리
우린 성격들이 무난해서
[동마가 피식 웃는다]
(동마) 무난해요? 형 안 무난해
- 깜찍이 - (피영) 어휴
[시은의 웃음] (피영) 안 들은 걸로 해 주세요
취했어
이쁜 얼굴 가리지 마
왜 그러세요, 오늘
좋아서 [피영의 웃음]
(피영) 부장님, 적응 안 되시죠?
볼 거, 못 볼 거 다 봤어요
못 볼 거 뭐?
형 나만큼 솔직해?
앞으로 혹시라도 속 썩이면
나한테 바로 알려요
(동마) 무슨
우리 깜찍이 때문에 나 다시 태어났어, 인정
우리 형 어떤 점이 좋고 끌려요?
- 없어요? - (시은) 세월의 정에
끌린 거 같아요
방송국에서 본 세월만도
(동마) 아, 닮으셨어, 두 분
딱 천생연분
결혼할 사이 맞아요? [시은의 웃음]
손들 잡으셨어요?
(피영) 그만 일어나요
[피영이 달그락거린다]
[차분한 음악]
우리 형
좀 재미없고 그렇지만요
잘 좀 봐주세요
형 생각하면
가슴이 빠개져
(피영) 시은 언니 잘할 거야
(예정) 안 졸려요?
이렇게 혀자고
사현이랑 혜령이 있을 때
적당한 핑계 만들어서
우린 나가
둘만 있게
확실히 달라지지 않았어?
- 혜령이요? - (문호) 응
변덕인 줄 알았더니 아니여
(문호) 우리한테도 눈빛부터가
그러니까
씁, 정빈이 때문에 변한 거 같아
그거 말고는 이유가 없어
둘이 딱 재결합하믄
얼마나 좋아
그게 순리고
(예정) 그런데
섣불리 또 말 꺼낼 수가 있어야지
지난번 얼마나 민망했어
모 아니면 도라고
판을 깔아 줘 보는 겨
오늘도 서로 연락들 주고받았고
(문호) 사현이 밝아진 것 봐
사흘들이 보다 보니까 정들어서
아예 엄마 되고 싶은가?
[도어 록 조작음]
여자들 그럴 수 있거든 [도어 록 작동음]
지발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사현) 저 왔어요
(예정) 어
- 여태 일한 겨? - (사현) 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예정) 아휴, 피곤하겠어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오늘은 말씀드려
(우람) 늦기 전에
아빠 어제도 문자 왔어
실장님 아무 말 없으셔?
내 생각 얘기했잖아
아…
좋아하시지, 고마워하고
[초인종이 울린다]
어머
[인터폰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실장님
(피영) 열렸어요, 들어오세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피영의 놀란 숨소리]
[잔잔한 음악]
(피영) 어머
웬 강아지?
(동마) 안녕
선물
엄마가 안 된다고 하면 내가 키우고
(피영) 너무 귀여워
나도 안아 볼게
- 발바리? - (동마) 말티푸 못 들어 봤어요?
(피영) 말티푸?
(지아) 들어 봤어요 말티즈랑 푸들?
맞아
오늘은 너희들 치킨 시켜 먹어, 오랜만에
(향기) 네
(시은) [코를 훌쩍이며] 갈증들 안 나?
우유 마셨어요
(시은) 부장님이 모레 가구들 고르자셔
침대부터 다 사야지
매트리스도 꺼지고
그 집 가 봤더니 붙박이장 넉넉해서
옷 수납 걱정 안 해도 돼
[컵을 탁 내려놓으며] 뭐 할 말들 있어?
(향기) 엄마, 생각해 봤는데요
우린 그냥 아빠랑 지내는 게 괜찮을 거 같아요
여러 면에서
무슨 소리야?
어쨌든 두 분 신혼이고요 저희는 공부만 하면 되니까
(시은) 누가 공부 못 하게 해?
다음 주면 엄마 평생 했던 일도 놓고
시간 널널해
너희들한테만 집중할 수 있어, 제대로
- 저희 입장에선… - (시은) 아빠 만난 거야?
[무거운 음악]
[한숨]
뭐래?
자기랑 살재?
듣고 보니까
아빠 말씀도 맞아요
뭐가 맞아
내가 못 살아
서로 적응 기간이 필요하잖아요
우람이 한창 사춘기고
한창 예민한 사춘기에 엄마 떨어진다고?
전 어디서든 상관없어요
공부만 신경 쓰면 되니까
그리고 아빠가 봐주실 거고요 누나랑
내가 뭐 하러 결혼해? 너희들 없이
엄마 인생 사셔야죠
저희는 다 컸어요
열네 살이 다 커?
(시은) 너희들 키우고 뒷바라지하는 게
내 삶이고 인생이지
인제 뭐든 다 해 줄 수 있고
그러니까요
잠만 따로 자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왔다 갔다 하면서 저희 봐주시면 돼요
길 막고 물어봐
대학생, 중학생 애들 떼 놓고 재혼한다는 게 말 되나
저희 집 상황은 말 돼요
당장 부장님한테 아빠 소리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자연스럽지 않잖아요
네 말처럼 적응 시기가 필요해
부부도 어차피 남남이 만나 사는 거야
누가 강요해?
아빠라고 부르라고?
저희 입장요
다 어떻게 좋을 수 있어
불편하고 좀 서먹한 것도 있지 처음엔
저희 걱정
그만하셔도 돼요
(향기) 그동안 잘 키워 주셨고 잘 컸어요
저희 앞가림은 할 나이예요, 인제
맞아요
(향기) 지금까지 엄마 인생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인제 좀
자신을 위해서 누리고 살아 보셔야 해요
그러라고 시켜, 네 아빠가?
저희 어차피 안 떠나요?
떠나도 때가 있어
몇 년 앞당기는 거뿐이에요
우린 솔직히 부장님 좋지만
편한 건 아빠예요
(향기) 아빠 우리랑 있으면
엄마도 훨씬 마음 부담 더실 수 있잖아요
너희들 왜 이래
(향기) 공부 때문에 자식 외국으로 떠나보내는 부모도 많아요
그냥 이삼십 분 거리에 사는 거예요
큰일 아니에요
너희들이 나라면?
저라면 당연히 그러라고 해요
저희 편한 쪽으로요
(향기) 엄마, 이번엔
저희 생각에 따라 주세요
너희들 의견이야?
아빠가 아침도 꼭 챙겨 준다고 했고…
(향기)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인제
저희도 좀 마음 편하고 싶어요
[애잔한 음악] 엄마
저희 다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에요
대안이고요
엄마 말 들어서 잘못되는 거 있어?
(향기) 단 1년
아니, 몇 개월만이라도요
우선 6개월만이라도
그냥 몇 달 신혼 기간 갖는다 생각하세요
(시은) 신혼, 신혼
이 나이에 무슨 신혼!
부장님하고 친구 같은 사이야
일반적인 남녀 사이하고 달라
용평에서 우리 불편했어?
그러니까요, 우선 몇 달만
뭐든 시도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됐어
없던 일로 할 거야
(향기) 그럼 부장님은요?
생각은 일단 해 봐 주세요
(우람) 약속은 지키는 거잖아요
저희도 약속 지킬게요
[떨리는 숨소리]
[한숨] (해륜) 애들 떼 놓고 결혼할 이시은 아니지
아, 아, 씁…
[아파한다]
(지아) 키울 거지?
(피영) 인제 가능하지, 뭐 엄마 집에 있으니까
- 그만뒀어, 회사? - (피영) 일단 휴직
아, 신나
[경쾌한 음악] (지아) 레알?
[지아의 웃음]
어?
[지아의 웃음]
그렇게 좋아?
완전
댕댕이 용품 인터넷으로 주문할까 사러 나갈까?
사러 나가야죠, 직접 보고
- 시간 돼요? - (동마) 4시까지는
(지아) 감사합니다, 소원 이뤘어요
그동안 엄마가 반대했거든요
[동마가 살짝 웃는다] (피영) 사람 없으면 분리 불안 생기니까
[무거운 음악]
[지아의 옅은 탄성]
(지아) 옷 좀 봐 [밝은 음악]
(피영) 아직은 입을 만한 거 없어
(동마) 이거 어때?
(지아) 예뻐요
(동마) 이런 거 있어야 돼
이 날 때 뭐든 다 씹어 놔
- (점원) 카드 여기 있습니다 - (동마) 네
(동마) 응, 가자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이름을 지어야지
(지아) 단추요
(피영) 단추?
(지아) 눈 봐, 까만 단추 같잖아
강아지 생기면 꼭 단추로 지으려고 생각해 뒀어
괜찮네
뭐, 접종 같은 거 맞혀야 하는데?
우선 필요한 건 다 맞혔어요
엄마보다 더 좋지?
사람하고 비교하면 안 되지
맞아, 지아 현명하다
(동마) 지아야
고마워, 나 좋게 봐 줘서
실망 안 시킬게
엄마도, 지아도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논 알코올요
(종업원2) 네
형에 대해
사실 말 안 해도 되지만
알고 계셔야 할 거 같아서요
[차분한 음악]
- (비서) 큰 아드님 와 있습니다 - (서 회장) 어디?
7층 회의실이요
내일들 봅시다
- (임원1) 예, 회장님 - (임원2) 예
"SF전자"
[문이 탁 닫힌다]
(서 회장) 문자하지
미팅 중이시라고 해서요
(반) 이 작가가 아버지 생신 물어서 알려 줬더니
식사 차려 드리고 싶다는데
형편 안 되시죠?
조찬 잡힐까 봐 미리 말씀드리는 거예요
왜 안 될 거라고 생각해?
어디 있어?
저희 집도 상관없으시면
아침은 가능해
저녁은 이미 선약, 모임 있고
네
(서 회장) 동마 어미도 같이 불러 주고
[무거운 음악]
(반) 네
나 몸 챙기라고 보내 준 거
잘 받았다
건강 관리 신경 써, 결혼 앞두고
(서 회장) 이제 혼자 대충 사는 거 아니야
가장 노릇 해야 돼, 네 식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없던 일로 하신대도 전 이해합니다
(동마) 그동안 우리 입장에서만 생각했었어요
근데 부부가 되는 건데
- 형에 대해 뭐든 다 아셔야죠 - (시은) 달라질 거 없어요
(시은) 우린 남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서로 신뢰하고 의지해요
알아 온 세월은 수십 년이고요, 거의
형 보니까
느껴져요
걱정 마요, 어제
왜 그런 당부 했는지
알겠네요
[무거운 음악]
[방향 지시 등 작동음]
[자동차 시동음]
[웃으며] 단추야
(지아) 데리고 자도 되지?
습관 그렇게 들이면 침대에서만 자
- 어때 - (피영) 침대에 냄새 배
그냥 편히 자기 집에서 자게 해
화장실 응가 있으면 깨끗이 치우고
개 키우려면 그 정도는 해야 돼
나 비위 약한데…
난 강해?
자신 없으면 실장님 키우라고 할 거야
어차피 엄마랑 결혼하면 우리 강아지잖아
실장님 부모님들 키우시게
싫어, 안 돼
싫으면 싫은 것도 하는 거고
좋고 편한 것만 골라 할 생각 마
(시은) 잘 들어
너희들이 흔들렸듯이
엄마도 잠깐 흔들렸었어
결혼 예정대로 할 거야
너희들이랑 다 같이 살 거고
[잔잔한 음악]
호칭을 어떻게 부르느냐 중요하지 않아
물론
작은 갈등, 불편함이
큰 갈등, 사건이 될 수도 있어
근데 노력에 달린 거야
노력도 안 해 보고
미리 걱정하고 피하고
계획 변경하는 거 옳지 않아
나는 나대로
너희는 너희대로 노력해서
좋은 결과 만들어 내는 거야
내 말 틀려?
- 우람이는? - (우람) 알았어요
너희들 인생에도
인제 무늬가 생기기 시작하는 거고
첫 번째 무늬는
아빠 엄마 이혼
지금이 두 번째 무늬일 수 있어
(시은) 용평에서처럼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거야
내가 너희들 서운하게 할 수도 있고
부장님이
너희들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어
하여튼
생각지도 못한 일 생겨
틀림없이
우리 지혜를 모아서
좋은 결과 만들어 보자
부탁이야
네
우리 단란한 세 식구에 부장님 들어오는데
소외감 안 느끼게
먼저 우리가 신경 써 드려야 돼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마음으로는 아는데
쉽지 않을 거야
저희에 대한 엄마 사랑
감사해요
요즘 쉽게 자식들 포기하고 버리는 세상인데
나 정말 러키야
향기, 우람이
내 아들딸이잖아
이런 아들, 이런 딸 어디 있어
부장님께 얘기 안 하셨죠?
하지 마세요 서운해하실 수 있어요
부장님 뭐랄까
가엾고 짠해
나중에 얘기할게
[차 문이 드르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경적]
[차분한 음악]
웬일?
그냥, 얼굴 한번 보고 들어가려고
집에 안 들렀어?
어, 매니저가 몸 안 좋다고 해서
요 뒤에 럭셔리 찜질방 생겼는데 가 보고 싶어
가, 아, 근데 사람들이 알아보면?
배우도 아닌데, 뭐
[밝은 음악]
여기 사람들 없네
[사현의 헛기침]
우리 찜질방 처음이지?
(사현) 응
벌써 피로가 가시는 거 같아
[힘주는 소리]
어깨 풀어 줄게
괜찮아
사현 씨가 더 피곤하지
(사현) 엄마, 아버지가 아주 고마워하시는 거 알지?
나도 마찬가지고
난 정빈이 보면 힐링돼
정빈이도 나 보면 좋아하고
만나는 사람 없다며?
(혜령) 응
[사현의 헛기침]
[사현이 숨을 들이켠다]
우리 [차분한 음악]
다시 합치면 안 돼? 난 그러고 싶어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여보세요
친구 녀석들이 총각 파티 해 준대
총각 파티?
(반) 응, 2차
가고 싶어? 좋아?
묻잖아
안 갔으면 좋겠구먼
그 말이 듣고 싶었어
[잔잔한 음악]
난 있지
평생 나한테 애칭
별명 같은 거 기대하지 마
왠 줄 알아?
왜?
나한텐
이시은 이름 석 자가
평생 그리움이었거든
불러 보고 싶었고
얼마나 요즘 좋은데
막 언제든 부르잖아
나도 애칭 같은 거 필요 없어
시은아
(시은) 응
나 소원 하나 들어줄 수 있어?
(시은) 응
어떤 소원일 줄 알고?
들어준다고 할 때 말해
맘 변하기 전에
(반) 응
일단 가서 얘기할게
얼굴 보고
뭘 와, 많이 취했구먼
그럼
총각 파티 가?
(친구) [술 취한 말투로] 야 안 들어오고 뭐 해?
알아서 빠져나와
소원 들어줄게
(반) 오케이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벨 소리]
[동마가 휴대전화를 탁 연다]
네, 아버지
사실이야? 식장 알아보고 다닌다는 게?
네, 어떻게 아셨어요?
네 엄마가
식장 알아보고 다닌다고 누가 전한 모양이야
들어가 말씀드릴게요
어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통화 종료음]
오늘 내 소원은 집에 안 들어가는 거
안 들어가면 되지
차에서 자?
왜 차에서 자? 근처에 호텔 있잖아
나 하룻밤 재워 줘, 단지에 왔어
[잔잔한 음악]
기다려도 기다려도
초대 안 해 주고
미안
짬 없었잖아
번갯불에 콩 볶듯이 결혼 준비하고
그나마 용평도 간신히 갔다 왔고
올라가서 벨 누르면
문전 박대 할 거야?
어떻게 그래
그럼 재워 줄 거야?
언제나 창 올려다보면
불빛 따스하고
따라 들어가고 싶었어
(반) 오늘은 정말 혼자 썰렁한 집 들어가기 싫다
소파에서든 바닥에 담요 한 장 깔아 줘
담요 없으면 베개만
옷 덮고 자면 되니까
내가 우람이한테 부탁해?
재워 달라고?
10분 후에 올라와
오케이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한숨]
(동마) 두 분 주무세요?
(도우미) 아니요 회장님 화장실이요
아, 사모님은 오빠분 댁에 가셨어요
[힘주는 소리]
- 왜요? - (도우미) 아, 안 여쭤봤어요 [물소리가 쏴 들린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동마) 외삼촌 댁에 무슨 일 생겼어요?
뭐 가지고 싸움이 났는지 이혼들 한다고
[서 회장의 한숨]
(서 회장) 별일 아니야
진짜 갈라설 거면
조용히들 하지 네 엄마 안 불러 대
이번엔 딴따라 아니지?
- 네 - (서 회장) 뭐 해?
방송사 PD요
자기주장 똑 부러져?
그런 편이죠
임자 만났다, 몇 살?
[무거운 음악]
[애절한 음악]
언니, 말 돼요?
지하에서 송원 언니가 통곡해
(동마) 어떤 며느리 보시고 싶으신 거예요?
네가 서른 중반이니까
여덟 살 정도 아래면 딱 좋을 거 같고
- 몇째? - (동마) 외동딸이요
부모님 젊으시겠구먼
사모님 도착하신대요
그러기 쉽지 않은디, 설마…
설마 뭐?
아니겄지?
(혜령) 저 두 분 결혼식 참석 못 해요
(해륜) 뭘 이렇게 많이…
내가 해다 주는 마지막 반찬이야
- 뭐야? - (비서) 차마 회장님께
말씀 못 드리겠다고…
[사이렌이 울린다] [타이어 마찰음]
(서 회장) 물건들 정리 다 끝났어요?
(집사) 아직이요 [서 회장의 한숨]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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