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2.14
[무거운 음악] 무슨 일 있어?
[숨을 들이켠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목을 가다듬는다]
오랜만이에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피영의 가쁜 숨소리]
(피영)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어젠 어디 가시는 길이셨어요?
집에요, 서점 갔다가
- 토요일, 공 잘 맞았어요? - (반) 네
그날 한 얘기 농담 아니죠?
- 아니죠 - (반) 솔직히 좀 의외였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내 음성] 지하 2층입니다
(피영) 라테 한잔 안 사실래요? 별다른 약속 없으시면
(반) 등 카페 아세요?
[박진감 넘치는 음악]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피영) 커피는 언제나 맛있어요
중독이죠
(반) 어쩔 수 없어요 방송 일 하는 사람들
(피영) 저 이혼 사유 뭘 거 같아요?
[웃으며] 물음에 답하실 분 아니지
(반) 다들 성격 차이라고 하는데
유명인들 얘기고요
차였어요, 남편한테
저 말고 다른 여자한테 눈 돌렸으니
차인 거 아니고 뭐예요
남편분이 원했다고요?
아니요
한번 봐주고 눈감아 달라고 했는데
안 감아져서요
감았어야 했나요?
뭐가 옳았는진 나중에 돼 봐야 알고요
참아서 결과가 좋은 경우도 있고
안 참아서 잘된 경우도 있고요
(반) 보기 괜찮았어요, 그날
골프장에서요 그렇게 편하게 얘기하는 모습
(피영) 아마 내가 원인 제공한 게 아니어서였겠죠
원인 제공 안 했기 때문에 더 화나고 못 견딜 수 있어요
- 쉽지 않았어요 - (반) 쉽지 않죠
남자들은 왜 그래요?
그냥 의리 지키고 약속 지키면서 살면 안 돼요?
그게 그렇게 힘들어요?
모르죠, 나야
나도 약속 안 지키는 사람들 이해 안 될 때 많아요
주변 친구분들 어때요?
- 기혼남들요 - (반) 3분의 1은 이혼했어요
- 이유가 뭐래요? - (반) 성격 차이도 있고
양쪽 말 들어 봐야겠지만
(반) 상대방이 못돼서 갈라설 수밖에 없었다는 친구도 있고
다양해요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 체인징 파트너 케이스는요? - (반) 두 명 있어요
- 잘들 살아요? - (반) 한 명은 잘 살고
한 녀석은 사혼하고서 정착했어요
- 네 번 결혼요? - (반) 네
어떻게 네 번을…
한 번도 쉽지 않은 게 결혼인데
보니깐 한 번 이혼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쉬운 거 같아요
부러우세요? 남자로서
하나도 안 부럽죠
인생이라도 심플하게 살아야지
복잡한 세상에
지아는요?
어머, 이름 기억하세요?
치매예요? 이름을 기억 못 하게
[컵을 탁 내려놓으며] 내가 맡았고요, 당연히
애 때문에 많이 고민하다
결혼 안 하셨으니까 모를 거예요
부부는 신뢰가 굉장히 중요해요
인간관계 다 신뢰가 중요하죠
앞으로 계획 같은 건요?
- 아니에요 - (피영) 인제 댁으로 가세요?
네
- 직접 해 드세요, 음식? - (반) 거의 드물고
시켜 먹거나 집 근처에서 먹고 들어가요
아무거나 다 잘 드시죠? 캐비어 빼고
(반) 네, 어머닌 어떻게 모셨어요?
- 우리 엄마요? - (반) 매장하셨어요?
네, 아빠 옆에 [슬픈 음악]
[한숨]
- 부장님은요? - (반) 후회되는 게요
(반)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화장해서 물에 뿌려 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했는데
잘못했단 생각 들어요
화장해 드린 게요?
- 물에 뿌려 드린 거요? - (반) 둘 다요
화장했어도 수목장이나 납골당에 모셨어야 했는데
어머니 혹시 꿈에 안 나타나셨어요?
- 네 - (반) 그럼 편히 가신 거예요
우리 어머닌 몇 번 나타나셔서
춥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머
- 이미 뿌렸는데 방법도 없고 - (피영) 그러게요
- 제사는요? - (반) 지내 드려요, 약식으로
(반) 부모는 희생이 역할이고 자식은 후회 아닌가 싶어요
참 후회되는 게 많아요
- 저도 마찬가지예요 - (반) 잘했을 거 같은데
대개 딸들은 잘하잖아요, 엄마한테
그러게요, 얘기가 좀 길어요
효도 못 한 자식끼리 언제 술 한잔해요
네 [휴대전화 진동음]
좀 받을게요
네
(동미) 하루 종일 뭐 하고 이제 들어와?
- (아미) 미팅 있었어요 - (동미) 미팅을 종일 해?
운동하고요
어머니
손 이렇게 해 보세요 [동미의 기가 찬 숨소리]
들어 보세요
[흥미진진한 음악] (아미) 슉슉, 슉슉
슉, 슉슉
(동미) 어이없어, 정말
나랑 장난 놀자는 거야? [아미의 웃음]
어머니도 같이 하세요, 복싱
- 운동 효과 최고예요 - (동미) 너나 하세요
(동미) 밀대 빨리 밀고 들어와 저녁 거들어
네
아주머니 안 오셨어요?
(아미) 오시는 아주머니 있다고 들었는데
돈이 썩어 나? 여자가 둘씩인데 아주머니가 왜 필요해?
맞아요, 어머니 말씀 옳아요
(동미) 백치 아니야, 저거?
사피영 헛똑똑이 [한숨]
얼뜨기한테 안방 내줬어
[초인종이 울린다]
- (문호) 없는 거 아니여? - (예정) 통화 안 했어?
오늘 짬 없었잖아요
[초인종이 울린다] (예정) 씻을지 몰라, 전화 걸어 봐
(문호) 번호 몰러?
(원) 여보세요?
- (사현) 집에 없어요? - (원) 네
(원) 꽈배기 사 먹으러 가는 중이에요
꽈배기요?
네, 갑자기 꽈배기가 먹고 싶어서요
어디예요? 멀어요?
강남 사우나 뒤인데 걸어가는 중이에요
알았어요, 금방 가요
온다고요?
집에 왔어요?
(예정) 하여튼 애 가지면 별게 다 먹고 싶어
(문호) 당신이 사현이 가졌을 때
꿩만두 먹고 싶다고 한 기억 나네
(예정) 큰애 때, 얘 아니고
(문호) 큰애 때던가?
어쨌든 부정 타게 살생은 할 수 없고
꿩고기 구하느라 애먹었는디
옛날 건 다 기억해 [문호의 웃음]
(예정) 왜? 기분 안 좋아? 표정이 왜 그래?
그동안 얼마나 먹고 싶은 게 많았겠어요 [애잔한 음악]
하나도 못 사 주고
(예정) 우리한테 뭐든 말하라고 했는데
(문호) 아, 가까워야 말이지
지금도 혼자 사 먹으러 간 것 봐
(예정) 남은 한 달이라도 신경 써 주면 돼
(문호) 그려,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귀찮고 성가셔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랑
기쁜 맘으로 해 주는 건 다르니께
그 뭐여, 쿼, 쿼…
- (예정) 퀄리티 - (문호) 어
퀄리티가 중한 겨
(동미) 밥은 왜 퍼, 식게?
(아미) 저녁 먹어야죠
뭘 보고 배웠어? 가장이 안 들어왔는데
(아미) 아, 오빠 늦어요
- 늦는대? - (아미) 네
알고 있었으면서 왜 얘기 안 했어?
회식하고 늦는 게 뭐 중요해요?
(동미) 그럼 반찬들 안 했잖아!
어머니하고 전 입 아니에요?
- 굶어요? - (동미) 지아 말마따나 짱나, 정말
(동미) 우리 먹자고 이 손 많이 가는 걸 해?
우리 할머니가요
(아미)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다르다고 늘 그러셨어요
너 도대체 뭐야?
- 저요? - (동미) 하나부터 열까지 [흥미진진한 음악]
저녁내 갖은 반찬 하는 거 빤히 보면서 말짱한 얼굴로
(아미) 아시는 줄 알았어요
이만큼 드시죠?
(문호) 타
바로 저기예요, 아버님
[밝은 음악]
(직원1) 어서 오세요
(예정) 냄새부터가 그냥…
(문호) 환장하네, 환장혀
(원) 아버님도 이런 거 좋아하세요?
(문호) 아, 나라고 특별나? [예정과 원의 웃음]
(원) 꽈배기고 매콤 핫도그요
(문호) 당신 좋아하는 도넛도 있네
(원) 어머님 도넛 좋아하세요?
(문호) 팥 든 거
- 치즈도넛도 맛있어요 - (문호) 골고루 줘요, 푸짐히
(직원1) 네
- (원) 여긴 찹쌀이에요 - (예정) 찹쌀?
- (원) 네 - (예정) 먼저 얼른 하나 먹어 [원의 옅은 웃음]
(예정) [웃으며] 보는 우리도 침 넘어가
(사현) 맛있어요?
(원) 살겠어요 [원과 예정의 웃음]
(문호) 근처 어디 마땅한 식당 없나?
- 들어가 식기 전에 먹어야지 - (직원1) 여기 있습니다
(사현) 고맙습니다
보쌈하고 막국수 3개요, 하나는 비빔
(사현) 우린 나눠 먹어요
(직원2) 네, 알겠습니다
(예정) 어디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문호) 자, 국수는 국수고
우리 오늘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구먼
- 어머 - (문호) 잔금까지 치르느라고
혜령이 모레 이사 들어간대 서류 접수 마쳤고
[애잔한 음악]
진짜 맛있다
(문호) 이것도 [함께 웃는다]
- (사현) 하나 더 안 먹어요? - (원) 이따 식후 디저트로요
- (사현) 음! - (원) 맛있죠?
확실히 그동안 먹던 꽈배기가 아니야
[아미의 탄성]
[아미의 기분 좋은 신음]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 (아미) 어머님 갈비찜 일품이에요
다른 것도 맛있지만
(동미) 기껏 이 물건 먹이려고 내가 몇 시간씩…
남이 해 준 음식 맛있는 사람 있고
본인이 한 음식 맛있다는 사람 있는데
어머님은 남이 해 준 게 맛있으신가 봐요
- 그냥 먹어, 조용히 - (아미) 네
운동하면 완전 식욕 폭발요
그만 드시게요?
어디 몸 안 좋으신 거 아니에요?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문호) 눈이 떠지는구먼, 이제 배 차니께 [예정의 옅은 웃음]
- 우리 집 내려와 있어 - (사현) 아이, 뭐 하러요
뭐 하러라니, 혼자 있는 것보단 낫지
뜰 넓고 걷기 좋잖여 밖에 나갈 거 없이
내가 이것저것 챙겨 주고
(예정) 큰애네한테도 다 얘기했어
(사현) 우리 집으로 빨리 옮기는 게 나아요, 안전하게
- (문호) 우리 집은 위험해? - (사현) 출산 빨라질 수도 있잖아요
(사현) 다니는 병원 우리 집에서 가깝고
(예정) 그건 그렇네
차라리 두 분이 올라오세요
[밝은 음악] - 네 - (문호) 다 같이 지내자고?
방 3개니까요
(사현) 어차피 서류까지 정리되려면 앞으로 한 달이고
식은 나중에 하더라도 우리 집에 있다가 낳았으면 좋겠어요
맞아, 그게 모양새도
(문호) 기념사진이라도 우선 찍어야 하는 거 아니여?
왜 아니에요?
[부드러운 반주가 흘러나온다] ♪ 그대 생각에 ♪
♪ 잠을 설치고 ♪
♪ 그대 생각에 미소를 띠고 ♪
♪ 하루를 살 수 있었지 ♪
(가빈) ♪ 그대 생각에 ♪
♪ 오늘만 기다리면서 ♪
♪ 그댈 만나면 ♪
♪ 하고 싶은 말 ♪
♪ 참고 또 ♪
♪ 참았는데 ♪
♪ 사람들 모두 ♪
♪ 바보라 해도 ♪
♪ 괜찮아 ♪
♪ 난 ♪
♪ 널 사랑해 ♪
[사람들의 환호]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 홍 마담
- (남자) 몇 시 퇴근해? - (반) 했어
(남자) 한승이가 번개 하재
- 약속 있어 - (남자) 누구? 여자는 아닐 거고
왜 아닐 거라고 생각해?
(남자) 여자면 내 손바닥을 지진다 [피영이 피식한다]
문자로 보내, 손바닥 지진다고
(남자) 알았어
여보세요?
[흥미진진한 음악]
어디로 가면 돼? 내가 지져 줄게
(남자) [당황하며] 누구야?
- 말 돌리지 말고 - (남자) 같이 와
(남자) 오늘은 내가 쏠 테니까, 확실히
- 끊어, 다시 할게 - (남자) 와! [통화 종료음]
- 왜 마담이에요? - (반) 홍도담인데 말이 많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별명요 [피영이 호응한다]
[휴대전화 조작음] 가 보셔야겠네
실없는 소리나 하고 술들 마셔요
[무거운 음악]
오랜만이에요
팬요
박해륜 교수님, 약혼자
아, 네
이번 주가 마지막 공연이죠?
네
- (동마) 고생했어요 - (가빈) 감사해요
그럼
[문이 탁 여닫힌다]
[훌쩍인다]
[흐느낀다] [해륜이 등을 토닥인다]
[한숨]
(동미) 저녁 먹고 들어올 땐 알려 줘, 미리
문자 한 줄 어렵지 않잖아
- (유신) 했는데? - (동미) 나한테
갖은 반찬 다 했더니
먹고 들어온다고 [문이 탁 여닫힌다]
(아미) 어머님, 이거 바르세요
눈가랑 입술 주변에요, 목주름에도요 [의미심장한 음악]
제가 발라 드려요?
큰 주름은 없으신데 잔주름 신경 쓰이시죠?
주름 생기실 나이세요
[아미의 놀라는 숨소리]
버릇없이! 쯧
젊게 해 드리려고요
좋은 건데
[문이 탁 여닫힌다]
[한숨]
저게 유신이 앞에서 나 늙었다고…
[차분한 음악]
(직원3) 아, 저, 이쪽 장 그릇들도 다 싸요?
네
(직원3) 어, 저것들도 다 싸
- (혜령) 이거 조심해 주세요 - (직원4) 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긴장되는 음악]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 네 - (동마) 나
단지에 와 있어
- 못 내려와? - (가빈) 밖이야
방금 일어난 목소리고
차도 있고
올라가 벨 눌러?
- 왜? - (동마) 얘기하고 싶어서
사계에 있을게
- (가빈) 아메리카노요, 따뜻한 거 - (직원5) 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웬일로 커피를?
알지?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동마) 부스스한 머리 그대로 입고 자도 될 거 같은 차림
무슨 일이야?
부모님은 잘 계셔?
신경 쓰여서 왔어
어제 공연도 감동이었고
- (동마) 역시 남가빈이야 - (가빈) 돌아가셨어
[무거운 음악]
두 분 다
언제?
혹시 어제?
근데 가지도 못해
단독 주연이라
[가빈이 흐느낀다]
(가빈) 아빠
테니스 치시다 넘어져 가지고 쇄골이 부서지셨어
그래서 결혼식 연기했는데
병원에서 깁스 풀고
엄마가 운전해 오다가…
(동마) 작은아빠네 가깝게 사신다고 했던가?
[가빈이 흐느낀다] 우리 독일 지사 있어 직원 보낼게, 바로
- 믿어지지가 않아 - (동마) 언제 뵈었어?
작년 가을
무너지면 안 돼
견뎌야 돼
근데 어제 그렇게 공연을 마쳤어?
[한숨]
어쩌면 부모님 영혼
와서 보셨을지도 몰라
보셨을 거야
바다야, 건강히 오래 살아 [강아지가 낑낑댄다]
[문호의 웃음]
(예정) 혜령이가 내일 저녁 산대요
(문호) 아이, 내가 사려고 했는디
(예정) 누가 사든 밥은 먹고 헤어져야지
얘 이름 바꿨어, 바다로
뭐 하러, 얘가 뭐, 알아듣나?
영리해 금방 알아들을 거여 [웃음]
개는 주인 닮으니까
(문호) 그렇지, 바다야?
으이구, 앉아 [문호의 웃음]
(예정) 어때? 집 자리 편한 거 같아?
(혜령) 네, 잘 잤어요
(예정) 잠이야 피곤했으니까 곯아떨어졌을 테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일이 이렇게…
어쨌든 한번 맺었던 인연인데
(혜령) 그러게요
결혼하던 날 저 정말 행복했었거든요
면목 없어, 너한텐
천주교에서 다 본인 탓으로 돌리라고 하잖아요
제 팔자고 운명이려니 할 거예요
넌 전생에도 그렇게 이쁜 마음으로 산 모양이야
그래서 복으로 얼굴도 이쁘게 태어났고
(문호) 그럼 당신도 전생에 착하게 산 거예요
우리 판 변도
나만 좀 못됐었나? [웃음]
아버님이 어때서요?
완전 남자답게 생기셨죠, 호남형
- 맞아 - (문호) 호남형? [함께 웃는다]
(예정) 아무튼 이렇게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어서
그나마 마음이 덜 무겁긴 해
저 이제 영영 안 보신다고요?
그 뜻은 아니고, 형식상
- 한번 인연은 평생 인연이여 - (혜령) 네
아기 태어나면 나도 보여 달라고 했어요 [애잔한 음악]
(예정) 그래, 왔다 갔다 친구처럼
외국 드라마 보니께
다 그렇게 왕래하고들 지내더구먼
쿨하게요
사현 씨, 우리도
생각해 보니까요, 후회까진 아니고
결혼하자마자 바로 애부터 낳을 걸 그랬나 싶기도 해요
- 그럼 좋았지 - (혜령) 지혜가 좀 모자랐어요
(예정) 인생관이지, 무슨 지혜 문제야
(혜령) 이번에 흔쾌히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해요
제 손으로 밥 한 끼 차려 드려야 하는데
밥이 중요해? 이런 시간 갖는 게 중요하지
그럼
인제 시어머님, 시아버님 아니고
그냥 엄마, 아빠처럼 생각하고
한 번씩 대전 내려가도 되죠?
그럼, 공 치러 올 때마다 들러
- 먹고 싶은 반찬 얘기하고 - (혜령) 네, 어머님
(아미) 정말 잘됐어, 언니, 축하해
(원) 자기도
인제 시간문제네, 결혼
(아미) 응
[아미의 한숨]
가빈 언니 어떡하지?
마땅한 위로의 말도 생각 안 나
내 말이
그냥 마지막 공연 한 번 더 볼까?
난 그날 출판사 사람들이랑 약속 있어
(문호) 잘 먹었다
- (혜령) 네, 조심히 내려가세요 - (문호) 어
- 어머님, 한 번씩 문자드릴게요 - (예정) 어
[차 문이 탁 닫힌다]
[쓸쓸한 음악]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고마워
잘 지내
자기도
[자동차 시동음]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문호) 사람은 겪어 봐야 안다더니
- (문호) 혜령이 두고 하는 말이여 - (예정) 그러게
헤어지는 마당에 웃는 낯으로
(문호) 알고 보니 천사표였어
(예정) 그러니까 내 거 좀 더 가는 게 나아
당신이 통 크게 해 달라는 대로 들어주니까
마무리 훈훈하니
- 좋은 상대 만나야 할 텐디 - (예정) 만나지, 한창나이겠다
잠깐 시끄럽겠지만
이혼 사유 뭐라고 할 겨?
(예정) 갈라서는 연예인들 고정 멘트
'성격 차이고'
'좋은 친구 사이로 남기로 했다'
[휴대전화 벨 소리]
- 여보세요? - (혜령) 부장님, 댁 들어가셨어요?
네, 방금 [혜령의 한숨]
- 왜요? - (혜령) 칵테일 한잔 안 하실래요?
(혜령) 제가 살게요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쉬며] 너 이거 웬 돈이야?
[무거운 음악]
엄마
- 어 - (향기) 좀 나와 보세요
아빠가…
(향기) 몰래 한 번씩 아빠 만난 거야?
세 번
[한숨] (시은) 아빠 뭐래?
그냥 보고 싶다고, 궁금하고
(향기) 우리한테 말하지 말라시디?
그냥 그래야 할 거 같아서
- 최근에 언제 만났어? - (우람) 한 달 전쯤요
너 속이 없는 거니? 속이 좋은 거니, 박우람?
어쨌든 아빠잖아
우린 어쨌든 자식이야, 아들이고 딸
(향기) 근데 아빠 우리한테 어떻게 했어? [시은의 깊은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혜령) 바텐더 멋있네요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이것도 맛보세요, 맛있어요 - (반) 달지 않아요?
- 약간요 - (반) 됐어요
오늘은 달달한 맛으로 위로받고 싶어요
집 나왔거든요
(혜령) 지난번 우리 남편 어땠어요?
[반의 생각하는 숨소리]
- (반) 멋있었죠 - (혜령) 그 멋있음에
어떤 여자가 유혹했고 계획 임신 했고
우리 남편은 넘어가서 나한테 이혼 요구했어요
그래서 응했고요
[한숨]
어떻게 생각하세요?
- 말 안 된다고 생각해요 - (혜령) 처음엔 나도요
(반) 내가 할 질문은 아니지만 그 상대 여자가 정말 좋대요?
아니면 아기 때문에?
둘 다겠죠, 뭐
(혜령) 자존심도 상하고 아파요, 솔직히
더 좋은 상대 만나야죠
그럼 치유돼요
[차분한 음악]
몰라요
인제 자신 없어요
(반) 본인에 대해서요? 남자에 대한 신뢰요?
저에 대한 자신감도요
새옹지마란 말처럼 몰라요
(반) 더 훨씬 잘될 수도 있어요 배우 오유림처럼요
(혜령) SF전자 미혼 맏아들이랑 결혼하면
짜릿한 복수지
(반) 잠시 흔들렸지만 돌아올 수도 있어요
- (혜령) 아이가 생기는데요? - (반) 자식 있다고 안 헤어져요?
우리 아버지도 저 있는데
이혼하셨어요
부장님 몇 살 때요?
한창 사춘기 때요
힘드셨겠어요
좋게 헤어졌어요?
좋게 보내 줬어요
끝낼 거면 싸울 필요도 없어요
말은 쉽죠?
(사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트렁크 있죠?
(원) 네
(사현) 중요한 건 따로 챙겨 가야 해요
(원) 이 밤에?
갑자기 싸면 빼먹는 거 있어요
내일 정신없고, 말만 해요
과로하다 병나요 하루 종일 이사했을 거 아니에요
- 내가 했어요? - (원) 밤엔 쉬어야죠
- 병 안 나요 - (원) 입찬소리
퉤퉤퉤 해요
퉤퉤퉤
[함께 웃는다]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 결혼 안 하길 잘하셨는지도 몰라요
- 후회하세요? - (반) 아니요
몇 년 후에 이혼하길 잘했다 할 수도 있어요
[피식하며] 그렇죠
(혜령) 결혼도, 이혼도 후회 안 하려고요
다 어쨌든 경험이고
인생엔 어떤 경험이든 플러스가 되니까
요즘 얼마나 걸려요? 서류 정리까지
- 아이 없으면 한 달요 - (반) 서류 정리되면 어쨌든
기자들한테 알려질 거예요
(반) 이 작가님, 사 PD랑 친하지만
나도 한 팀이라 생각하고
도움 필요하면 얘기해요
오늘 이렇게 털어놓고 얘기하는 것도
저한텐 도움이에요
좀 편해지고 안정돼요
(혜령) 그동안 내색 못 하고 힘들었거든요
사 PD 알아요?
요저께 얘기했어요 작가님이랑 PD님한테
- 뭐래요? - (혜령)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흥미진진한 음악]
(혜령) 아, 들어가 보셔야죠
오늘 감사해요
빈집에 들어가기 싫었어요
나도 싫은데 좋다 생각 들 때도 있어요
- 어떤 때요? - (반) 피곤한 술자리 모임 있잖아요
졸리고 말 들어 주는 것도 에너지 소모고
그럴 땐 어서 들어가 쉬고 싶어요
- 오늘도 그런 거 아니에요? - (반) 아니요 [휴대전화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반) 동생이 집에 와 있다고
어머, 동생분 있으세요?
사 PD가 얘기 안 해요?
지난 토요일 골프장에서 만났는데
아, 제가 이혼 문제로 경황없어서
- 차 가지고 왔죠? - (혜령) 부장님은요?
전 매니저 오기로 했어요
- (혜령) 7120 - (반) 두 대요
(반) 7120, 6850입니다
오고 있어요?
아, 저기
안녕하세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 피스타치오하고
- (유신) 초코, 스트로베리요 - (직원6) 네
[한숨]
[한숨]
[탄성]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TV 전원음]
(피영) [리모컨을 탁 내려놓으며] 그만 자
(지아) 안 졸린데?
(피영) 늦잠 자는 습관 들면 안 돼 누우면 잠 와
[초인종이 울린다]
(지아) 우와, 아빠다 [인터폰 버튼음]
엄마, 아빠 [도어 록 작동음]
[어색한 웃음]
[문이 탁 여닫힌다]
아빠!
(유신) 응, 우리 공주님 다행히 안 주무셨네?
[긴장되는 음악] - (유신) 젤라토 - (지아) 와우!
- 아빠 술 드셨네? - (유신) 조금 [지아의 옅은 웃음]
- 연락하고 오지 - (유신) 들어가다가 보고 싶어서
엄마, 녹기 전에
지금 먹게? 잘자리인데
나 저녁도 조금 먹었어
젤라토는 괜찮아
(지아) 엄마, 우아하게 아이스크림 볼
- 어 - (유신) 나도 줄 거지?
(지아) 당근 같이 드셔야지
엄마처럼 점점 피스타치오가 좋아져
(유신) 다 먹으면 문자 보내
아빠 젤라토 셔틀 [지아의 웃음]
몸 안 좋은 데 없어?
네
난 안 물어봐 줘?
- 다들 얼굴 상했대 - (피영) 찐 것보다 나아요
- 아빠, 그건 맞아 - (유신) 요즘 어때?
- 학교생활 힘들지, 많이? - (지아) 쏘쏘
왜 안 드셔? 녹게
어
아빠야 뭐, 두 공주님 보러 왔지
[컵을 탁 내려놓으며] 엄마는 왕비님
아빠한텐 엄마도 공주님이야
아, 닭살
아빠 때문에 내가 닭이 돼서 날아가겠어 [유신의 웃음]
대리 기다릴 거 아니야
- 보냈어 - (피영) 그럼 얼른 불러요
- 얘도 자야 돼 - (유신) 응
[긴장되는 음악]
꿀물 타는 거야?
네
[한숨]
(동미) 앉아 봐
어른이 '앉아 봐' 그러면 대답하고 앉는 거야
말없이 앉는 거 아니고
- 네 - (동미) 들어오는 중인가 걸어 봐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전원 꺼져 있어요
부부가 헤어졌다가 다시 합치는 경우 꽤 많아
[흥미진진한 음악] (동미) 지아 엄마랑 사이 나빠서 헤어진 거 아니잖아
세상 다 아는 잉꼬부부였고
- 알아요 - (동미) 남자에 대해서 알아?
(동미) 남자들 바람피우는 이유는 두 가지야
정말 사는 마누라가 지겹거나
호기심에서, 재미로
오빠 저 재미로 만난 거 아니에요 사랑해요
사랑 고백 들었어?
네
뭔 소리 못 해 빈말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왜요
어머님, 키우셨는데 모르세요?
(아미) 그런 인간성 아니에요, 오빠
그럼 내가 좋아하지도 않았고요 [동미의 웃음]
내 친구 하나 재혼했거든
근데 도장 찍고
헤어진 본마누라가 첩 노릇 하는 거야
재혼해 놓고
본처 다시 몰래몰래 만나다 들켜 가지고
내 친구 '더러운 것들, 잘들 살아라' 하고 나왔어
[한숨]
오늘 무슨 모임이라고?
자세히 안 물어봤어요
[입소리를 쩝 내며] 술이 떡이 돼서 들어오는 거 아니면
지아네 있다가 오는 거야
오빠 그런 거짓말은 안 해요
지아랑은 요저께 만나서 수영했어요
내기해?
처음에나 신선하고 좀 새롭지
막상 살아 보면 여자,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
사람 얼굴, 생김 다르듯이
캐릭터, 매력 다 달라요
본인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 젊음?
얼굴 좀 이쁜 거?
지아 엄마는 훨씬 더 이뻤어 자기 나이 때
지금도 안 빠지지만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그랬어
(동미) 단순히 그냥 자신에 대해 알라는 뜻이 아니야
인생 살아 보니까 그 말이 뭔지
소크라테스 철학자 이전에 [의미심장한 음악]
분명히 깨달은 종교인이었을 거 같아
대부분 사람들 자신에 대해서 몰라
잘난 사람이 잘난 줄 알면 그나마 낫지만
어리석고 못난 것들이 다 잘난 줄 알아 그게 문제야
- 저 못났다고요? - (동미) 사람들이 칭찬하겠어?
이러고 우리 집 들어와 있는 거 미국 부모님이
[코웃음 치며] 동생들도 있다며?
'자랑스러운 우리 딸' '본받을 우리 누나' 그러겠냐고
- 어머니는… - (동미) 님!
어머님은 잘난 사람에 속하세요?
나 정도면 솔직히 간호 전문대 나와서
신중앙병원 안주인으로 30년 살았어
따지고 보면
어머님도 세컨드 와이프세요
후처하고 첩은 달라
(동미) 난 엄연히 결혼한 정식 후처고
자긴 첩이야, 현재
지아 엄마 아직 서류상으론 신유신 와이프거든
내기하자니까?
아비, 지아네 갔는지 안 갔는지 전화 한 통이면…
- 하세요 - (동미) 뭐, 돈내기는 그렇고
(아미) 그 목걸이 주세요
전 신상 백 드릴게요
[휴대전화 벨 소리]
여보세요?
- 나 - (피영) 네
아비 혹시 오늘 거기 안 갔어?
(피영) 다녀갔어요 [흥미진진한 음악]
[동미가 호응한다]
그거 물으시려고 하신 거예요?
- 걱정 차원에서, 너무 늦길래 - (피영) 네
- 들어가세요 - (동미) 응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헛기침]
냉수 먹고 속 차리란 말 알지?
눈물로 끝나게 돼 있어 빨리 정신 차려
(동미) 아직 순진해서 남자를 제대로 몰라
어머님은 뭐, 오빠에 대해 100% 아세요?
저 만나는 거 모르셨잖아요
부부 사이는 부부만 안다는 말요
오빠하고 제 사이가 그래요
가방이나 갖고 오세요
[도어 록 조작음] [문이 탁 여닫힌다]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동미) 왜 이렇게 늦었어?
술도 별로 안 먹은 거 같은데
지아네 들렀어요
- 아이스크림? - (유신) 젤라토
난 먹었고
- 지아네는 왜? - (유신) 지아 한 번씩 안 봐요?
[문이 탁 열린다] 어머님은 찬 거 안 드시죠?
[문이 탁 닫힌다] 먹지 말라고?
[사현의 힘주는 신음]
[사현의 가쁜 숨소리]
(원) 마셔요
[사현의 힘주는 신음]
응? 뭐가 이렇게 맛있지?
요거트, 아보카도, 바나나 간 거
[호응한다]
[사현의 시원한 숨소리]
아, 나 그냥 여기서 잘까?
[잔잔한 음악]
바다야, 그러는 게 좋겠지?
- 아이 - (사현) '아이' 어조의 의미는?
가서 편히 자요
나 여기서 한 번도 안 자 봤잖아요
두고 가려니까 발이 안 떨어져요 마음은 더하고
떨어지네
다시 밀어 봐요
[웃으며] 힘주는 게 어디 있어
전에 여기 한 번씩 들렀을 때 얼마나 가기 싫었는지 알아요?
- 그랬어? - (사현) 너무 아늑한 거야, 분위기가
와인 마셨을 땐 더요
나 안 갔으면 좋겠죠?
솔직히
(사현) 아, 아, 안 돼
갈아입을 옷이 없어 [원이 피식한다]
- 알몸으로 자도 돼요? - (원) 안 돼요
불 끄면 보이나, 뭐
꼭 같이 안 자도 돼 소파에서 이대로 입고요
[발랄한 음악] (사현) 정말 인제 떨어질 필요 없잖아요
두고 가기 진짜 안 내켜
짐은 내일 일찍 집에 갖다 놓고 편한 옷 갈아입고 오면 되고
불편하게 자면 피곤 안 가셔요
[아쉬워하는 신음]
아!
임신복 큰 거
[기분 좋은 숨소리]
[피식한다]
[탄성]
(유신) 드라이아이스 많이 채워서 안 녹았지?
(아미) 응
오빠
가빈 언니 공연 같이 못 가?
지난번 보고 왔다며?
언니 부모님 다 돌아가셨어
[한숨 쉬며] 교통사고로
[밝은 음악] [원의 웃음]
(사현) 섹시하지 않아요?
[힘주는 신음]
귀여워요, 내 눈엔 이뻐
- 마음도 예쁘답니다 - (원) 알죠
어디 가요?
- 멜론 가지러요 - (사현) 멜론을 왜요?
목 안 말라요? 땀 흘렸는데
(사현) 아이, 안 말라요
아이, 먹고 싶으면 내가 갖다 먹지
(원) 베개 가져와야 해요
(사현) 베개가 왜 필요해요? 안 필요해요
베개 없이 자요?
(사현) 베요
(원) [한숨 쉬며] 머리 무거운데
(사현) 안 무거워요
기분 어때요?
난 꿈같은데
근데 꿈이면 안 돼
나 꼬집어 봐요
[아쉬워하는 신음]
안 아파, 꿈인가 봐
[탄식]
(사현) 꿈인가 봐 [원의 놀라는 신음]
[함께 웃는다]
꿈 아니네
(원) 내일 깨고 나면 없는 거 아니에요?
[생각하는 신음]
그럴지도요?
주방에서 첫 브렉퍼스트 차리고 있을 거예요
(원) 그런 게 어디 있어? 우리 집 손님인데
- (사현) 손님? - (원) 아직은 손님
듣는 예비 아기 아빠 기분 나쁘네
우리
아기 백일 날 결혼하는 거 어때요?
몰라요
어머님, 아버님이랑 의논해서 정해요
낮엔 백일잔치, 저녁엔 우리 결혼식
여쭤보고요
한 달 몸조리하면 되려나?
- (원) 자요, 얼른 - (사현) 왜 자래요
재워 놓고 뭐 하게요?
(원) 그냥, 피곤할까 봐
조금도 안 피곤, 오히려 말똥말똥해
피곤도 싹 가시고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어떻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
그런 거예요
좋은 사람하고 있으면
(사현) 쑹위안도?
내 머리도 한번 안 만져 줄래요?
[감미로운 음악]
[사현의 기분 좋은 숨소리]
너무 기분 좋아
- 잠 오죠? - (사현) 메이비
(원) 매일 이렇게 재워 줄 수 있어
나도
서로 재워 주면 되겠네
(사현) 힘들죠? 누우나 앉으나
우리 바다 보고 싶기도 하고
어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보름 정돈 당겨져도 상관없잖아요
태어나는 시도 타고나는 거니까
(원) 몇 번 화장실 왔다 갔다 하는데 설치면 어떡해요?
알아요, 책 보니까 방광이 눌려서
- (원) 어떻게 책을 또… - (사현) 봐야죠
함께는 못 있어도 걱정되는 마음에
난 잠들면 업어 가도 몰라
참 잘생겼어
농담, 진담?
(원) 진담, 진심
당신도
(사현) 전형적인 동양 미인
그러면서 섹시하고
(원) 내가 어디 섹시
몰랐는데 강릉에서 보니까
그날 나 진지했구먼, 떨리고
알아요
온 가슴, 영혼으로 느껴졌어
어, 노래 가사 있죠?
♪ 하늘에서도 눈이 내려와 ♪
♪ 우리의 사랑이 너무나 예뻐서 ♪
(사현) ♪ 하늘이 주는 선물인가 봐 ♪
♪ 너와 나를 위해 ♪
알아요, 이 노래?
[잔잔한 음악] 서로에 대한 우리 마음
그리움, 보고픔
하늘이 알아준 거 같아요
우리 바다, 누구 닮았어?
엄마야, 아빠야?
[헛기침]
아빠 목소리 다시 들으니까 좋지, 너도?
어? 차는 거야, 뭐야?
대답, 좋다고
아, 미라클
[경쾌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뮤지션) ♪ 오늘 아주 오랜만에 ♪
♪ 헬스클럽으로 향해 ♪
♪ 러닝 머신에 올라 내 모습 아주 폼 나 ♪
♪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어 ♪
♪ 그러다가 너를 발견했어 ♪
♪ 핫팬츠의 아가씨 ♪
♪ 긴 생머리 질끈 묶고 빨간 입술 꽉 깨물고 ♪
♪ 아령을 올릴 때마다 아주 감동의 바다 ♪
♪ 이어폰으로 노랠 들으며 콧노래를 ♪
[무거운 음악] 대표님
내일 기자 간담회 할 수 있을까요?
[혜령의 한숨]
(혜령) 커피 좀, 원장님 것까지
(매니저) 네
안녕하세요
(혜령) 원장님 오늘은 생얼 느낌 나게요
[저마다 대화한다]
- (예정) 갓김치 먹어? - (원) 그럼요
(원) 아, 주스도 있고 탄산수도 있어요
(기사) 됐습니다
(원) 아
(예정) 볼일 볼 게 있대 [원이 호응한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여닫힌다]
(원) 아, 반찬 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바리바리 해 오셨어요
(예정) 이 정도가 무슨 바리바리 밑반찬 수준이지
거드는 사람 있잖아
몸 가벼워지면 제가 가서 거들게요
어머님 요리도 배울 겸
[밝은 음악]
안 거들어도 되니까 아기랑 내려오기나 해, 자주
어머님, 아버님은 언제 올라오실 건데요?
둘이 일단 오붓한 시간 보내 우리야 뭐, 급해? [도어 록 작동음]
두 분 계시면 오붓함 두 배요, 즐겁고 [문이 탁 여닫힌다]
[원의 웃음]
어머, 맛있겠다
점심에 이거 해서 밥 먹을래요, 어머님
그려, 입맛 개운하게
우리 각시 충청댁 다 됐구먼
무슨 각시, 다 늙은 얼굴
뭐 늙어? 내 눈에는 꽃 같은 각시여, 영원히
주책이라고 하겠어
[원의 옅은 웃음]
아버님 말씀이 맞으세요
어머님처럼 고운 분 드물어요
- 그렇지? - (원) 네
어머님 미모에 반하신 거 아니에요, 아버님?
말이라고 [원과 예정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안녕하세요
(혜령) 낯익은 기자분들도 계시고
이런 소식을 알리게 돼서
개인적으로 참 그런데요
[무거운 음악] 저 이혼했습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언제요?
- 얼마 안 됐어요 - (기자1) 사유는요?
성격 차이인가요?
(기자2) 성격 차이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나요?
이혼 요구받았고 응했습니다
(기자3) 남편분이 이혼 요구하셨다고요?
- 네 - (기자3) 어떤 사유로요?
좋은 사람 생겼다고…
(기자4) 남편분 외도요?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 상대는요? - (혜령) 그건
제가 말씀드릴 사항이 아닌 거 같습니다
- 3년 차죠, 결혼? - (혜령) 만으로요
(기자2) 힘드시겠지만 지금 심경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훌쩍인다]
(혜령) [울먹이며] 말씀하신 대로예요
힘들어요, 솔직히
이혼 요구받고 쿨하게 응해 주신 거네요?
-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요 - (기자1) 그냥 버티셔도 되잖아요
사랑한다는데 어떻게 그래요
(소속사 직원) 아, 케어하고 있어
(기자1) 이런 질문 그렇지만 위자료 문제는…
그냥 그쪽에서 제시하고 주는 대로 받았어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기자4) 남편분 부혜령 씨보다 연하라고 알려졌잖아요
- 한 살요 - (기자4) 상대 여성분 나이는요?
그거까진…
너무 배려하시는 거 아니에요?
같은 여자 입장에서 프라이버시 지켜 주고 싶어요
(기자1) 같은 여자인데 그쪽은 남편분을 빼앗았어요
지켜 줘야 해요?
홑몸 아니거든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이 PD) 어머
부혜령 이혼 기사 터졌어
[무거운 음악]
알고 있었어?
(영상 속 혜령) [울먹이며] 말씀하신 대로예요
힘들어요, 솔직히
(변호사) 어떻게 된 거야? [무거운 음악]
이혼했어?
네
누구한테 들었어요?
실검 1위야, 지금 인터넷
[사현의 다급한 숨소리]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휴대전화 벨 소리]
(원) 사현 씨가 아기 이름 아버님께 부탁한대요
(문호) 암, 아무렇게나 적당히 지으면 안 돼
(예정) 별희, 해리도
아버지가 이름 잘 짓는 스님한테 부탁해서
(원) 이뻐요, 뜻도 좋고
(예정) 어감도 중요해
(문호) 검판사 만들려고 사현이라고 지었는디
- 판사현 - (예정) 아휴
벌 때리는 판검사보다 변호사가 나아요
[휴대전화 벨 소리] (문호) 아유, 깜짝이야
거, 시끄럽게 왜들 울려 쌓아?
아유, 앉아 있어, 좀 벌떡벌떡 일어서지 말고
괜찮아요
어, 윤심아, 오랜만이다?
(윤심) 야, 너희 왜 그 모양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긴장되는 음악] 뭘?
(윤심) 네 아들 바람나서 부혜령 내쫓았다며?
그러는 거 아니야
남의 자식 눈에 눈물 빼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문호) 어
어디?
뭐라고?
(예정) 네가 뭘 잘못 알고 있는데…
(문호) 그래서?
(예정) [작은 목소리로] 아니야
[문이 탁 여닫힌다]
(윤심) 내 딸이 부혜령 같은 꼴 당하고 내쫓겼으면
사위 완전히 매장시켜
누가 내쫓아? 본인이 이혼하겠다고…
(윤심) 야, 그런 걸 거짓말해 부풀려서?
얼마나 가엽고 짠하던지
나도 울었어, 인터뷰 보면서
(문호) 양쪽 말 들어 봐야 아는 겨, 쯧
모르면… [휴대전화 알림음]
전화 들어오네
[엘리베이터 도착음] [통화 연결음]
[피영의 한숨]
(피영) 응, 기사 보셨죠?
부혜령 도저히 방송 못 하겠대요
녹음 내보내야겠어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은) 눈물은 보였어도 쿨했어
(반) 그냥 발표 안 하는 게 낫지 않아요?
알려질 때 알려지고
시한폭탄 안고 사는 거예요, 조마조마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으니까
그렇게 안 봤는데, 사람
- (반) 남편요 - (피영) 여자가 작정하고 달려들면
어쩔 수 없나 봐요
이왕 보내 주는 거 피해 안 가게 조용히 끝냈으면 더 좋았을걸
며칠 시끄럽다 말아요
부혜령 씨야 결과적으로 그렇지만 동정표도 얻고
남편은 완전히 신상 털리고
어쩔 수 없죠
자업자득
같은 남자 입장이라
- 그렇죠? - (반) 남자라 남자 편든다고요?
- 아니에요? - (반) 아니죠
(반) 어쨌든 같이 살았던 사이인데
그렇게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면
모르는 사람들은 잊고 말지만
새로 터지는 사건에 덮이고
알고 지낸 지인들은 잊어요?
부모님들도 힘들 거고
예상 못 했지, 뭐
(시은) 어차피 터질 거 미리 밝히려다가 [반의 한숨]
우리나라 사람들 참 극성이니까 남의 일에
신상까지 털 건 뭐야
(시은) 남가빈하고 결혼 발표 나면
우리 애들도 다치는 거 아니야?
(문호) 사람 하나 잘못 들어오면 집안 망한다더니
딱 그 짝이구먼
아니, 어떻게 이렇게 사람 뒤통수를 쳐?
(예정) 어이가 없어, 정말
사람처럼 무서운 거 없다더니
(문호) [한숨 쉬며] 너 그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냐?
명색이 변호사가? 얼굴 밴밴한 거에 홀까닥 넘어가서
(예정) 그렇게 따지면 우리도 마찬가지지
(문호) 나 분명하게 마음에 안 들어 했어
- (사현) 죄송해요 - (예정) 대표 변호사 뭐래?
그만두라 소리 안 혀?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고
일 터지면 후배고 선배고 없는 겨
두고 보자고요, 며칠
자기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줬구먼 어떻게 이려!
우리한테 고맙다고 밥까지 샀어
(문호) 천주교 운운하면서
자기 팔자고 자기 운명이려니 생각한다고 했어
인제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아니라
엄마, 아빠처럼 생각한다면서
대전에 한 번씩 내려오겠다고까지 해 놓고
멀쩡한 얼굴로
한 달이 지났어? 그저께여, 그저께!
뭔 이혼이 자랑이라고 온 기자들 다 불러서 떠벌리냐고!
떠벌리는 거까진 이해해, 어떻게 얠…
(예정) 세상에 둘도 없는 양아치 바람둥이를 만들어
헤어지면서 허그까지 했어요
잘 지내라고
허그가 뭐여?
작별할 때 포옹 인사요
주로 외국 사람들 하는 거 영화 같은 데서 보면
- 아니, 그래 놓고? - (예정) 걔 얼굴이 도대체 몇 개야?
이럴 줄도 모르고 공 치러 올 때마다 들르라고 했어
아주 우릴 갖고 놀았구먼?
(예정) 눈물 바람 하면서 챙길 거 다 챙기고
(문호) 왜, 심장에 털 났다고 하지?
털 난 게 아니라 아예 심장이 없는 거 아니여?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돼 가지고 어떻게 이러냐고
그 이쁜 얼굴로 속이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었길래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전화들 해서 다 상종 안 할 것처럼
(문호) 그러니 얜 어쩌?
경단녀가 아니라 경단남 되게 생겼어
꼼짝없이, 한창나이에
죄송해요, 다 저 때문에
(문호) 뭐 네 탓이여? 네 탓 아니여
그럼
애초에 잘못 만난 탓이지
(문호) 노래도 있어, '잘못된 만남'
- (문호) 맞지? - (예정) 응
눈이 삐어 가지고
(문호) 얼굴 이뻐도 제대로 이뻐야 써
양심 바르게, 네 엄마처럼
스트레스받지 마
- 우리 문제야 - (문호) 그려
[흥미진진한 음악] (반) 예비 형수님이시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예비 가족으로 만나니까 더 반갑네요
그러게요
(직원7) 잠시 계실게요
[문이 탁 여닫힌다]
(예정) 벌어진 일 호랑이한테 물려 가도…
[휴대전화 벨 소리]
꺼 놔요
[헛웃음]
혜령이인디?
(예정) 받아 봐요 [문호의 한숨]
- 어 - (혜령) 아버님, 죄송해요
제 의도하고 다르게 기사가 나갔어요
- 그려? - (혜령) 네
기자들 어쩌면… [흥미진진한 음악]
[한숨 쉬며] 그렇게 자극적으로 모는지
괜히 했나 봐요
다 네가 한 말 아니여?
말이 어 다르고 아 다르거든요
우리랑 웃고 헤어졌는디
그렇게 눈물이 나와?
기자들이 분위기 몰아가고
말하다 보니까 감정이 복받쳐서요
거짓말할 수도 없고
임기응변으로 둘러대 봤자 결국 다 밝혀지고
오히려 역효과거든요
팩트만 얘기한 건데 그런 식으로…
저도 너무 속상해요
뭐가?
일이 이렇게 커져서요
한번 인터뷰로 어차피 터질 거
밝히고 끝내려고 했는데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요
넌 매 맞은 거 없어
우리가 맞았지
우리 사현이가 아주 오지게 맞았지
(문호) 대한민국 죽일 놈 양아치 됐구먼
- 그 정도예요? - (문호) 네 덕에 신상 다 털렸어
- 몰러? - (혜령) 기사 보는 것도
가슴 아프고 힘들어서요
- 그려? - (혜령) 어쨌든 곧 잠잠해질 거예요
너무 심려 마세요
- 그 말 하려고? - (혜령) 네
- 알았어 - (혜령) 네
들어가세요, 아버님
[휴대전화 조작음]
[피식한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 아주 교활하기까지 - (예정) 뭐래요?
엄마, 뭐 해요? [흥미진진한 음악]
응, 오늘 좀 시끄러웠어
걱정하지 마
내 이미지는 오히려 업그레이드됐으니까
동정표 쏟아지고
아빠랑 한번 안 다녀가실려?
이사 간 집 너무 좋아
밤에 한강 뷰 완전 예술이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머
- (피영) 혼자 오셨어요? - (반) 네
정말요?
내가 언제 거짓말하는 거 봤어요?
거짓말은 아니고 장난? 농담?
그날 결국 안 가셨어요? 친구분 홍 마담
안 갔더니 집으로들 왔어요
(피영) 집도 공개하시나 봐요?
혼자를 즐기실 거 같거든요
부혜령 씨는 그렇더라도
이 작가 같이 왔죠?
화장실요
[아미의 옅은 웃음]
(아미) 끝나면 10시 넘겠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반) 이 작가 아직도요?
속 안 좋은 거 아니에요?
(피영) 약도 사 오시게요?
혼자 왔어요
이 작가는 봤대요?
(피영) 나중에 직접 물어보세요
감사해요
이 뮤지컬 좋아하시는 거예요?
남가빈 씨 팬이에요?
그냥 봐야 할 거 같아서요
(피영) 괜히 제가 농담해 가지고
죄송해요
음식은 버리는 거 아닌데
커피도 어쨌든 음식이고
그렇죠
(피영) 근데 두 잔을 어떻게 마셔
[긴장되는 음악] [아미의 옅은 웃음]
(아미) 어머
(반) 남편분 아니세요?
(피영) 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다물어, 냉국 끼얹기 전에
- 내 눈 갖고 내가 봐요 - (동미) 이게…
냉국 끼얹는다고요?
[아파하는 신음]
[피영과 지아의 웃음]
[웃음] (지아) 얼마 만? 엄마 이렇게 소리 내 웃는 거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 부장님한테 마음 있어요
(혜령) 도와주실 거죠?
(피영) 선수를 치시겠다?
(동미) 이거 사람 아니야
어떻게 어른을 쳐? 어떻게?
[술 취한 말투로] 왜들 와서 싸움들이야?
이 고마움은 평생 기억할게
(가빈) 힘들었던 거
다 잊었으니까 부담 갖지 말고
결혼하자
(아미) 부장님이란 분하고 사귀는 거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유신) 나야말로 속은 거야, 감쪽같이
그러면서 나만 개 잡듯이
- 말 되는 소리를 해 - (유신) 지아 내가 맡을 거야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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