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바이, 마마 2
[새근거린다]
[아기 서우가 칭얼거린다]
턱도 없는 소리 하지 말아
자네 새끼를 내가 왜 키워 줘?
(무풍) 조 서방 일도 해야 하고
사돈네가 미국서 애 봐 줄 수도 없잖아
당신 거들지 마
이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살아
(은숙) 어린이집도 있고 베이비시터도 있어
잔말 말고 자네가 키워
[훌쩍인다]
[은숙의 한숨]
왜
또 우리한테 맡겨 놓고 내 딸 따라가 보게?
[떨리는 숨소리]
하루도
못 살겠어요, 장모님
[강화가 훌쩍인다]
이게, 이게...
숨이...
숨이 잘 안 쉬어져요
[흐느낀다]
그러면 숨 쉴 틈도 주지 마
일하고, 애 보고, 일하고, 애 보고
그렇게 정신없이 오늘 하루만 살아
내일은 또 내일 하루만 살고
(은숙) 매일 그렇게 살다 보면 살아져
견뎌져
[문이 달칵 여닫힌다]
[흐느낀다]
저 사람 말이 맞네
저 사람은
자네 또 나쁜 생각 할까 봐
[흐느낀다]
(무풍) 자네한텐 서우가 있어야 돼
그래야 자네가 살겠어
[오열한다]
[한숨]
[잔잔한 음악]
[강화의 다급한 신음]
(강화) 하, 아유 [아기 서우의 울음]
아이고, 다 했다
다 했다, 다 했다, 다 했다
봐 봐, 아빠 봐 봐
아이고,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문이 달칵 열린다]
[아기 서우가 칭얼거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강화) 누구나 한 번은
인생에서 어둠의 터널을 지날 때가 있다
다신 빛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길고 긴 터널
[강화가 훌쩍인다]
[차분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들린다]
[매미 울음]
[서우의 신난 탄성]
- (강화) 좋아? - (서우) 네!
(강화) 춤춰 볼까?
춤춰 봐
[함께 즐겁게 떠든다] (강화) 그러나 출구 없는 터널이 없듯
세상엔 영원한 사랑도
영원한 아픔도 없었다
[서우의 신난 탄성] [강화의 웃음]
[밝은 연주가 흘러나온다]
(성가대) ♪ 기쁘다, 구주 오셨네 ♪
♪ 만백성 맞으라 ♪
♪ 온 교회여 ♪
♪ 다 일어나 ♪
♪ 다 찬양하여라 ♪
♪ 다 찬양하여라 ♪
♪ 다 찬양, 찬양하여라 ♪
[감성적인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툭 부딪는 소리가 난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 (민정) 왜 그래요? - (강화) 어?
아니, 뭘 그렇게 봐요?
어...
아니야, 아무것도
[유리의 거친 숨소리]
아, 뭐야
이게 뭐야
앗, 차가워
어? [흥미진진한 음악]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 어? 이게 왜 차가워?
이게 왜 녹아?
[놀란 숨소리]
- (여학생1) 뭐야? - (여학생2) 왜 저래?
(여학생3) 미친 거 아니야?
[여학생2의 코웃음] (여학생1) 왜 저래?
보여?
내가?
(여학생2) 아씨, 뭘 꼬나봐! 죽을래?
[놀란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아니, 뭐야
내, 내가 보여? 진짜 보여? 다 보여?
[놀란 숨소리]
설마 나 지금...
사람 됐어?
[놀란 숨소리]
[자동차 경적이 여기저기 울린다]
[유리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대체 왜?
갑자기 왜?
아니, 뭐, 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답답한 신음]
아...
아, 근데 나 뭐 했다고 이렇게 힘들지?
[몸을 툭툭 두드린다]
[힘겨운 숨소리]
(유리) 얘들아, 얘들아, 나 보여? [밝은 음악]
나 보이는 거지? 와! 대박
저기요, 저기요, 저 보이는 거 맞아요? 진짜 보여요?
[유리의 신난 웃음]
웬일이니, 웬일이야
아, 차가워, 차가워, 차가워
아, 눈이 너무 차가워!
[유리의 환호]
(남자1) 어어, 언니, 언니, 이쁜 언니
노래방, 노래방 안 놀러 오세요?
노래방 놀러 오시면 제가 특별 서비스 드릴게요
오, 잡혀! 잡았어!
(여자1) 근데 이게 좀... 어?
보여! [여자1의 당황한 탄성]
[유리의 신난 웃음]
뭐야!
[유리의 환호]
(유리) 아, 추워, 아, 차가워
[유리의 신난 웃음]
눈이 많이 오네!
아, 시원해, 바람!
[헛웃음]
[차분한 음악]
[꼬르륵 소리가 난다]
아, 배고파
[추워하는 숨소리]
아, 추워
어휴, 뭐야 이 오래간만에 느껴 보는 조합은
아, 춥고 배고파
[훌쩍인다]
[한숨]
[한숨]
[잔잔한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감기 와, 이것아!
미동댁
아...
[잔잔한 음악]
(유리) 개겨? 내가?
아, 누구한테?
누구긴
(유리) 에?
아유, 아니야! 내가 언제...
[긴장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유리) [울며] 왜, 왜 안 돼?
왜 나만 안 돼?
당신이 뭔데?
당신이 뭔데!
내가 죽은 것도 억울한데
왜 우리 서우까지 귀신 보며 살게 해?
왜, 왜, 왜!
내가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진작에 올라갔어! 어?
당신이 있어도 된다며!
있어도 된다 그랬잖아!
아, 왜, 왜, 왜, 왜 안 돼!
네가 신이야? 어?
신이면 다야?
네가 신이야?
[음 소거 효과음] [소리친다]
[한숨]
(미동댁) 아, 아?
아니, 대체 뭘 했길래 이, 이 사달이 나?
일개 잡귀 주제에
아, 아니, 그냥 뭐 애로 사항 같은 거 조금...
아, 근데 그것 때문에 내가 지금 사람이 됐다고?
와, 와...
[유리의 어이없는 웃음] 왜 이래?
(유리) 와, 윗분들 취향 되게 독특하네
아, 그러니까 '나한테 개긴 여잔 네가 처음이야'
'오, 신선해, 상 줄게' 뭐, 그런 거야?
쯧쯧, 상 같은 소리 한다
- 심판 - 심판?
그래!
환생하기 전에 누구나 49일 동안 하늘에서 심판을 받아
- 그건 알지? - 어, 알지
그 심판에 따라 사람으로 환생할지 개나 벌레가 될지 결정되잖아
그렇지!
근데 너는 그 심판을 이승에서 받는 거야
여기서? 어, 어떻게?
49일
딱 49일 안에 네가 원래 자리를 찾으면 [신비로운 음악]
영원히 그대로 살 수 있어
못 찾으면 뭐 뭐로 태어날지 나도 모르고
[당황한 신음]
워, 원래 내 자리라니?
죽지 않았다면 네가 있어야 했던 그 자리
네 남편의 아내, 네 딸의 엄마
[어이없는 숨소리]
미쳤나 봐
아, 내가 그 자릴 어떻게 찾아?
아, 그 사람 재혼했어
내 말이!
아유, 대체 이게 무슨 의도신지 나도 빡세게 굴리는 중이다
[한숨]
아, 아유, 싫어, 안 해
아, 나 올라간다 그랬잖아 올라가기로 다 했잖아
[유리를 퍽 때리며] 올라간다는 게, 올라간다는 게 그 위에다 대고 그 난리를 피우냐!
사달은 이미 났어 너 49일 동안 못 올라가
[당황한 숨소리]
아, 뭐야, 왜 마음대로...
아니, 이게 무슨 상이야?
잘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
아이고, 참, 그러게나 말이다
[미동댁의 한숨]
[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서랍을 쓱 닫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긴장되는 음악] [민정의 한숨]
(민정) 소파에서 뛰어내리지 말라니까, 서우야
자
[민정의 힘주는 신음]
[신비로운 음악]
(강화) 유리야!
유리야...
[강화가 오열한다]
유리야!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긴장한 숨소리]
안 돼, 안 돼
엄마 심장도 약한데
[한숨]
그래도...
[웃음소리가 들린다] [유리의 놀란 숨소리]
(연지) 아빠, 아빠
그러면 바람이 귀엽게 불면?
(무풍) 바람이 귀엽게 불면?
바람이 귀엽게 불면 바귀?
[연지의 웃음] (은숙) 뭐래, 무슨 바귀야?
(연지) 분당
[연지의 웃음] [무풍의 어이없는 신음]
(무풍) 야, 요즘 애들 그런 거 갖고 재밌다 그러냐?
- (연지) 치, 그래, 뭐... - (무풍) 너 그러면
스님들이 화났을 때 만드는 음식이 뭔지 알아?
(연지) 스님이 화났을 때 만드는 음식?
(무풍) 응
- (연지) 그게 뭐야? - (무풍) 중화요리
[무풍의 웃음]
(은숙) 참, 아이고, 아이고
- (연지) 어디 가서 하지 마, 아빠 - (은숙) 아유, 참
[개가 왈왈 짖는다] - (은숙) 어마, 왜 그래 - (연지) 깜짝이야, 왜 그래
- (연지) 왜, 왜, 왜, 어머, 왜 이래? - (무풍) 야, 왜 그래?
[가족들이 당황한다] [개가 계속 왈왈 짖는다]
(은숙) 왜, 왜 그래
포포, 왜, 거기 뭐 있어?
왜 그래, 왜, 포포야
- (연지) 포포야, 왜, 왜, 왜, 왜 - (은숙) 거기 뭐 있어?
[개가 낑낑거린다] - (연지) 왜, 왜, 왜 이래? - (은숙) 얘가 왜 이래?
(유리) 아, 제발, 제발 포포야, 절로 가 [가족들이 개를 진정시킨다]
(은숙) 왜 그래, 포포, 포포 왜 그래, 왜 그래
- (은숙) 왜 그래, 왜, 응? - (연지) 왜, 왜, 왜 [개가 낑낑거린다]
(연지) 괜찮아, 왜, 왜, 왜, 왜, 왜 이래?
(무풍) 아, 고양이 있나 보지 아, 빨리 데리고 와, 추워
- (은숙) 가자, 가자, 가자 - (연지) 누나 간다
- (은숙) 아무것도 없어, 가자, 가자 - (연지) 포포
- (은숙) 집에 가자 - (연지) 포포야, 밥 먹자
- (은숙) 아이고, 착해, 아이고, 착해 - (연지) 얼른 들어가자
(은숙) 아이고, 가, 가, 가
- (은숙) 아무것도 없어, 가자 - (연지) 빨리 일로 와, 일로 와
- (연지) 밥 먹으러 가자, 누나 간다 - (은숙) 집에 가자, 가자, 가자
- (은숙) 가자 - (연지) 포포야 [대문이 열린다]
- (연지) 밥 먹으러 가자, 가자 - (은숙) 들어가자
(은숙) 들어가자, 들어가자
[대문이 철컥 닫힌다]
[숨을 작게 내뱉는다]
[안도하는 숨소리]
[한숨]
[신비로운 음악]
(귀순) 이승에 네 자리는 없어, 이제
[귀신1이 흐느낀다] 산 사람은 다 자기 알아서 살아
미련한 너만 미련 갖고 사는 거여 산 사람은 아니여
할매 말이 맞아 그놈한테 넌 잊혀졌어
붙어 있으면 네 속만 쓰려
그거야 내가 눈에 안 보이니까 난 보이고
보인다고 뭐가 달라져?
설령 네가 살아 온대도 '아이고, 야, 잘 왔다' 하겠어?
지금 애인도 있다며
[놀란 숨소리]
[귀신1이 엉엉 운다]
(미자) 아휴...
얘가 또 귀신 연차 낮은 거 티를 내네
무슨 미련이 그렇게 한 바가지야
미련 없으면 그게 귀신이여? 신이지
그것도 그러네
(미자) 그래, 할매 말이 맞는다, 맞아, 아유
(귀순) 그런데
왜 자꾸 나한테 할매래, 언니?
언니 내일모레 100세여 곧 울 엄마랑 갑장! [익살스러운 음악]
쭈글쭈글해 죽은 귀신 서럽게 어린 척은
일찍 죽은 것도 서러운데 그 정도도 못 누리나, 내가? 내가? [귀순의 어이없는 숨소리]
염병 떨고 있네
[귀순이 구시렁거린다] [한숨]
그나저나 어제, 오늘 유리가 안 보인다?
(귀순) 그 미련한 것도
또 어디서 미련 떨고 있겄제
아, 이 언니 정말, 어?
이렇게 두면 내가 도둑 든다고 살아생전 누누이 말했구먼
[열쇠를 탁 내려놓으며] 참 말 안 들어, 쯧
[유리의 한숨]
[놀란 숨소리]
그래, 이거, 어? 겹쳐서 보이지도 않는 거, 이거
아, 똑바로 해 놓고 싶어 죽는 줄 알았네
[잔잔한 음악]
(미동댁) 49일
딱 49일 안에 네가 원래 자리를 찾으면
영원히 그대로 살 수 있어
죽지 않았다면
네가 있어야 했던 그 자리
아니, 이게 무슨 상이야, 벌이지
아...
보고 싶다, 우리 서우
[유리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새가 지저귄다]
[흥미진진한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폐를 삭삭 잡아챈다]
[숨을 하 내뱉는다]
[탁 하는 효과음]
모자라
이거, 이거 [지폐를 탁 내려친다]
쥐새끼 한 마리가 기어들어 왔구먼 [고양이 울음 효과음]
쥐새끼? 남편한테 쥐새끼?
이 누나가 진짜...
(근상) 아, 아니라고!
내가 애인 줄 알아?
아직도 누나 돈통 건드리고 그러게?
(간호사1) 출근하세요, 계 쌤?
예, 출근했어요
어, 여보
[작은 소리로] 만 원?
만 원을 누구 코에다 붙이냐?
닭 한 마리도 못 사 먹어, 이씨
[발랄한 음악]
언니, 미안, 내가 꼭 갚을게
[탄성]
맛있어
(주인) 아가씨, 천천히 먹어, 체해
젊은 아가씨가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
[웅얼거리며] 아줌마
배고픈 귀신이라고 막 사람한테 붙고 그러지 않거든요?
(주인) 얼렐렐레?
[못마땅한 신음]
[유리의 탄성] (강화) 안녕하세요
[놀란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강화) [온장고 문을 탁 열며] 이모, 여기 커피 얼마예요?
(주인) 천 원 [온장고 문을 탁 닫는다]
[한숨]
(강화) 많이 파세요
여기 떡볶이는 얼마예요?
- (주인) 삼천 원 - (강화) 아...
(강화) 이거 빨간 오뎅은요?
- (주인) 천 원 - (강화) 아, 이거는요? 하얀 거
(주인) 오백 원 [강화가 호응한다]
(강화) 많이 파세요
[멀어지는 발걸음]
[익살스러운 음악]
[유리의 안도하는 숨소리]
아, 또 들킬 뻔했네
[흥미로운 음악]
"출입증"
(강화) 연세도 있으신데 담배까지 계속 태우시니까 안 나으시죠
(정 간호사) 조, 조 선생님?
- 네? - (정 간호사) 차트...
[익살스러운 음악] (강화) 차트...
연세요?
담배요?
그...
가족분들 중에 혹시 흡연자가 계신...
[중얼거리며] 동명이인이 있나, 이게?
어,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자
[숨을 후 내뱉는다]
[강화의 한숨]
정신 나가셨어요?
[강화가 주걱을 탁 내려놓는다]
아니면 탄수화물 중독이세요?
뭐?
(강화) 뭐야, 이거, 이거 왜 이래 [의사1의 헛웃음]
아이...
(근상) 왜? 다 드시지?
배 터져 죽나 안 죽나 좀 보게
(강화) 조용히 해
- 숟가락, 숟가락 - (강화) 뭐?
(강화) 아유, 여기 두 개, 어
- (강화) 미안해 - (의사1) 정신 차리자
[한숨] [의사들이 대화한다]
(근상) 남자 패션
훈남
그것은 바로 나 [정 간호사의 웃음]
계 선생님은 항시 폰을 놓질 않네요
(정 간호사) 저 정도면 SNS 중독 아니에요?
(의사1) 아, 중독은 넘어섰지
팔로워가 자그마치 10만 명이다
[간호사들의 놀란 탄성] - (의사1) 엔간한 연예인보다 많아 - (김 간호사) 대박
- (정 간호사) 10만? - (의사1) 응
(정 간호사) 와, 난 지금까지 100명 넘기기도 힘들던데
아, 신경외과 전문 자료 이런 거 올리시나?
[의사1의 웃음] 어유! 어유, 왜 저래
- 자기야 - (정 간호사) 네?
그런 걸 누가 보니?
SNS는 자고로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걸 올려야지
일기장도 아니고, 어유
그럼 뭐 올리시는데요?
- (근상) OOTD - (의사1) OOTD? 그게 뭐야?
(근상) 'Outfit Of The Day', 오늘 입은 옷 [의료진들의 웃음]
(의사1) 네가 오늘 뭘 입든 그걸 왜 보고 싶어 해?
(근상) 내가 보고 싶게 만드니까
응, 그들이 사고 싶은 옷, 구두
리미티드 스페셜 에디션을! [간호사들의 탄성]
내가 보여 주니까, 뭐로? 내 화려한 옷발로
- 팔로워 10만, 파, 파, 파! - (의사1) 야
(의사1) 그 옷발 때문에 구매욕 뚝뚝 떨어지겠다
나름 국위 선양 하네 [의사1의 웃음]
(정 간호사) 그 열정으로 공부를 더 했으면 진즉에 교수 땄겠어요
[의료진들의 웃음]
밥 먹어, 밥, 밥, 밥
조 선생님
조 선생님, 부르잖아
- (강화) 어? 누가? - 부른다고
누가?
(정 간호사) 무슨 일 있으세요?
오전부터 자꾸 실수하시고
오전에? 왜? 무슨 실수?
(강화) 야, 너 몰라도 돼
(정 간호사) 출입증도 잃어버리시고
아기 환자한테 연세 있다고 담배 끊으라고
[의료진들의 웃음]
아기 환자한테 연세 있다고?
돌았냐?
미쳤다, 왜, 됐냐?
[숨을 씁 들이켠다]
저기...
세상엔 굉장히 닮은 사람들이 간혹가다가 있을 거야
그렇지? 막 쌍둥이처럼 닮은
(정 간호사) 닮은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쌍둥이가 아닌데 쌍둥이처럼 닮기는 좀 어렵지 않아요?
- (근상) 그렇지, 그렇지 - 왜?
아, 정 간호사 말이 심하네 닮을 수 있어, 있지
그게 왜 그렇게 어렵지?
그렇게만 생각하면 안 돼 닮을 수 있지 않니?
미안해, 머, 먹어들 [젓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의사1) 야, 안 먹어?
- (근상) 쟤 왜 저래? - (정 간호사) 모르겠어요
(근상) 뭐!
닮은 사람이 있으면 뭐!
뭐 어쩔 건데, 인마! 네가 뭐!
[익살스러운 음악]
왜, 왜, 왜, 왜
[강화가 식판을 탁 내려놓는다]
그럼 너희들
도플갱어 본 적 있냐?
(정 간호사) 예?
(근상) 그게 정녕 질문이냐, 친구야? [정 간호사의 웃음]
[강화의 한숨] (강화) 그래, 맞는다, 이게 정녕 질문이냐
[어이없는 웃음]
- (근상) 뭐, 뭐지? 쟤, 쟤 뭐야? - (김 간호사) 어, 뭐야
[의료진들의 웃음] 지금 이 상황 나한테 설명해 줄 사람? 없지?
미친놈...
야, 미친 거는 정신과 의사도 못 고쳐 이 미친놈아!
[유리의 한숨]
[자전거 벨이 울린다] [남자2의 당황한 탄성] [자전거가 끼익 멈춘다]
[남자2의 놀란 탄성]
아, 이 아가씨 뭐 하는 거야!
(남자2) 정신 차려요!
아, 정말 돌아 버리겠네, 아...
(유리) 죄송합니다
[당황한 탄성]
[멋쩍은 신음]
[동전을 댕그랑 넣는다]
[카드 인식음]
[신비로운 음악]
(미동댁) 절대 다른 귀신들한테 걸리지 말아
보여도 못 본 척, 알았지?
너 사람 된 거 알면 너나 나나 피곤해져
알아들어?
[흥미진진한 음악]
[귀신2의 웃음]
[귀신2의 박수] (귀신2) 아이고
[차분한 음악]
[시원한 숨소리]
[서랍을 드르륵 연다]
[케이스를 툭 연다]
[반지가 잘그락 떨어진다]
(근상) 식사들 했어요?
나랑 했어요?
재미없어?
뭐, 표정들이 많이 안 좋은데?
(김 간호사) 장 교수님 오셔서 한 소리 하고 가셨어요
아, 장 교수 이 양반 잡으려면 저 새끼를 잡아야지
왜 우리 애먼 사람들을 쪼고 그래, 그렇지?
이러다가 저희 조 선생님 잘리는 거 아니에요?
(정 간호사) 흉부외과 의사가 수술 안 하고 외래만 본다는 게 좀...
이제 괜찮아지신 거 아니에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아직 아파, 아픈 애
아, 교수님
[간호사들의 놀란 신음] (근상) 뻥이야!
- 뻥! - (김 간호사) 아, 진짜
(김 간호사) 쟤도 아파 [정 간호사의 헛웃음]
아, 아픈 놈들 천지구먼
[강화의 힘겨운 신음]
- 뭐 하니? - (강화) 에이씨...
[강화의 힘겨운 신음] [문이 탁 닫힌다]
(근상) 너 진짜 아프냐?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강화의 힘주는 신음]
[머리를 쿵 박는다] [강화의 아파하는 신음]
(근상) 뭔데 이래?
- (강화) 아, 야, 아이씨... - (근상) 뭐야
(강화) 야, 내놔
내놔
이거 뭐냐?
뭐냐고, 갑자기 그걸 왜 끄집어내?
(강화) 아, 그냥
(근상) 그냥 왜?
(강화) 아, 그냥 어제 유리 닮은 사람 좀 봤어 길 가다가
(근상) 아, 너 그거였냐?
뭐, 도플갱어다, 뭐다, 헛소리?
아, 됐어, 좀 꺼내 보면 안 되냐?
뭐, 봉인했어? 절대 반지냐, 이게?
야, 봉인은 네가 했잖아 원래 없었던 것처럼 꽁꽁
- 근데 갑자기 왜? - 닮아서
그냥 너무 닮아서 살아 돌아온 것처럼 너무
그래서 그랬어, 됐냐? 됐어?
아, 너 빨리 가
빨리 가서 그, OODT인가? 그거, 그거 찍어
너 팔로워 떨어졌더라
(강화) 셀럽으로서의 도리를 다해, 가
- (강화) 아유, 씨 - (근상) 깜짝이야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유리) 저기, 흉부외과 조강화 선생님요
(직원) 어, 누구라고 전해 드릴까요?
아, 아...
길바닥, 길바닥에서 주웠어요
행인이에요, 행인
아, 또 왜 저래, 불안하게
아, 닮았으면 닮은 거지 살아 돌아온 것처럼 닮은 건 뭐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뭐야, 저거
잠깐, 잠깐만
[떨리는 숨소리]
(근상) 아, 깜짝이야!
아, 깜짝 놀랐어요
아, 나 조금 놀랐다
아, 조금 놀랐고
정신 차려야지, 나까지 왜 이래
(근상) 아, 약 먹어야지
[안도의 한숨]
아...
(유리) 저 입 싼 계근상한테 걸리면 난리 나지, 난리 나
[흥미진진한 음악]
(미동댁) 절대 다른 귀신들한테 걸리지 말아
(영심) 유리야! [긴장되는 음악]
(대춘) 아, 이, 이게 무슨 일이래?
(봉연) 분명 유리는 맞는데?
(영심) 귀신은 아니란 말이지?
[영심이 입바람을 하 분다] [유리의 추워하는 숨소리]
아유, 날이 덥네?
누, 누구세요?
- 유리야 - (봉연) 유리야
(대춘) 너 나 몰라? 너, 너, 나, 나 알잖아
- (영심) 유리야, 유리야 - (봉연) 유리야, 유리야 [대춘이 혀를 날름거린다]
- (봉연) 유리야, 유리야 - (영심) 유리야 [유리가 기침한다]
- (유리) 아씨 - (봉연) 유리야...
(봉연) 뭐야, 쟤 어디 가?
엄마, 쟤 우리 보여
(봉연) [놀라며] 어머
(봉연) 유리야!
(상봉) 이분들은 가족 다 같이 죽은 거 아니야?
근데 왜 안 올라가?
(혜진) 아, 필승네?
아들 때문에 못 가
[흥미진진한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영심) 어? 와, 빨리
아, 진짜...
(상봉) 아들?
(혜진) 응, 아홉 살 난 아들만 두고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아들 성인 되면 올라가기로 해 놓고
아직까지 애라고 버티고 있어요
[카드 인식음]
[대춘이 벽을 탁 짚는다]
[대춘의 헛기침] [문이 달칵 닫힌다]
[봉연의 어색한 웃음]
아유, 저 어린게 무슨...
회의, 회의겠지 [봉연의 어색한 웃음]
[헛웃음 치며] 여기서?
중요한 회의면, 응
이런 데서 할 수 있어, 응 [봉연이 호응한다]
아빠가 들어가 볼게
[대춘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봉연의 놀란 신음]
(혜진) 보니까 별짓 다 하더구먼, 애는 무슨
- (봉연) 회, 회의지? - (대춘) 어, 회의, 회의
(혜진) 근데 저 집 식구가 보통이 아니야
한번 물면 안 놔 [긴장되는 효과음]
[긴박한 음악]
- (여자2) 아, 누가 오나? - (남자3) 어?
(봉연) 계속 쫓아가! 빨리빨리 잡아, 잡아! 거기 서!
아, 하필이면 왜 저 집 식구들한테...
[유리의 가쁜 숨소리]
(대춘) 아, 쟤 뭐야!
아, 쟤가 어떻게 사람이야?
(봉연) 무슨 애가 저렇게 빨라
(영심) 엄마, 자기가 빨라 봤자 귀신보다 빠르겠어?
(대춘) 빨라, 쟤 빨라, 쟤 진짜 너무 빨라
[봉연의 다급한 비명]
- (대춘) 쟤 잡, 잡, 잡아, 잠깐 - (봉연) 잡아!
(대춘) 잡, 잡아, 잡, 잡을 수 있어 잡을 수 있어
(봉연) 잡아, 빨리, 빨리! [차단기 신호음]
[거친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봉연의 놀란 신음]
- (봉연) 못 봤어? - 나, 나, 나는 못 봤어
[봉연의 놀란 신음] - (대춘) 너는, 너는 봤어? - (영심) 못 봤어
(대춘) 너는 왜 못 봤어?
- (영심) 아, 몰라 - (봉연) 아, 빨리 가, 가
아, 진짜 독하다, 독해 [사이렌이 울린다]
[숨을 후 내뱉는다]
(의사2) 병원으로 직접 가져다주셨대요
[강화가 숨을 하 내뱉는다]
요즘 이런 사람도 다 있네요?
아, 고맙네
(강화) 이거 근데 왜 거꾸로 꽂아 놨대?
[차분한 음악]
[옅은 탄성]
[유리의 웃음]
(유리) 어?
[출입증을 탁탁 문지른다]
어? 왜 안 지워져
[유리의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아이씨
아이씨...
어휴, 어떡하지?
(의사2) 근데 201호 환자요
선배님한테 수술받으려고 오신 거 아니에요?
엄청 알아보시고 일부러 오셨다고 들었는데
누가...
(의사2) 201호 환자요
[다급한 숨소리]
이거 누가 갖다줬냐고
- (의사2) 아, 그건 저도 - 선배님
(레지던트1) 가 보셔야 할 거 같은데
(레지던트2) 아, 빨리 가셔야 된다니까요?
(김 간호사) 진짜로 안 하실 거예요 외래만 보시잖아요
기다리다가 저 환자 죽는다니까요
(강화) 뭐야
(정 간호사) 심장 파열 응급 환자인데 다른 선생님들이 다 수술 중이시래요
수술방마다 콜해서 제일 빨리 끝나는 쪽으로 배정해
(레지던트2) 다 했는데 제일 빨리 끝나는 수술이 다섯 시간 뒤래요
(강화) 그럼 전원시켜, 다른 데로
가다가 사망한다니까요
(레지던트2) 선생님밖에 없어요 한 건만 도와주세요
[어두운 음악]
안 돼
(레지던트2) 선생님, 저 환자 죽는다니까요
(강화) 저 사람 죽어요, 저러다가!
안 된다면 안 돼!
(장 교수) 다른 데로 빼
제가 할 수 있다는데 왜 안 되는데요, 왜!
제가 살릴 수 있다고요, 교수님!
(레지던트2) 선생님
(간호사2) [작은 소리로] 여태까지 들어가신 적이 없으셨잖아
(간호사1) [작은 소리로] 한 번도 없어요, 한 번도
(간호사2) 근데 그러다가 정말 잘못되는 거 아니겠지?
(간호사1) 그러니까, 내 말이
(근상) 뭐가, 뭐가, 뭐가, 누가 왜, 왜 그래, 어?
뭐가 그렇게 재밌을까?
(간호사2) 아니요, 그, 흉부과요
조 선생님 지금 수술 들어가신다고 해서요
- 거짓말하지 마 - (간호사2) 진짜예요
4년 만에 처음 들어가시는 거니까 다들 궁금해서
진짜야?
(레지던트3) 가슴 열었고요 바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심전도계 작동음]
(레지던트3) 뭐 하세요?
(강화) 어...
들어가
[강화의 한숨]
[강화의 심호흡]
(의사3) 출혈이 좀 많고요 혈압은 계속 잡고 있습니다
(강화) 응
[무거운 음악]
[강화의 힘겨운 숨소리]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강화) 유리야
유리야, 일어, 일어나 봐
유리야
[훌쩍인다]
(강화) 유리야, 일어나 봐, 유리야
유리야, 일어나 봐!
차유리!
유리야!
[훌쩍인다]
유리야, 일어나자
유리야, 일어나
- (근상) 야, 뭐 하는 거야, 지금 - (강화) 가자
(근상) 조강화, 강화야
- (강화) 놔 봐 - (근상) 야, 정신 차려, 이 새끼야
(근상) 강화야, 야
야, 이 새끼야, 정신 차리라고
[흐느낀다]
(강화) 유리야, 안 돼
유리야, 일어나자
유리야, 일어나
유리야, 일어나...
[강화가 오열한다]
(강화) 유리야!
[강화가 흐느낀다]
(강화) 어떡해...
[흐느낀다]
(강화) 어떡해...
(치인 엄마) 아니, 우리는 걱정이 돼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치인 엄마) 얘기들 조합해 보니까 좀 이상하잖아요
냉동실 일도 그렇고
(미소 엄마) 그래
아니, 서우가 허공에 대고 혼자 얘기하는 걸
우리 미소가 여러 번 봤나 봐
(치인 엄마) 어, 어
소꿉놀이하다가도 우리 치인이가 아빠 하겠다고 하니까
'아빠는 얘야' 하면서 아무도 없는 데를 가리키더래
그러니까
아이, 봐 봐
같이 애들 키우는 입장인데
(미소 엄마) 너무 걱정돼서 그냥 넘어갈 수가 있어야지
가뜩이나 서우는 우리 어린이집에서 말도 제일 느리고
[미소 엄마의 어색한 웃음] 걱정이 많잖아요
(은비 엄마) 내 조카도 심리 치료 받고 있거든?
소개시켜 줄 테니까 한번 가 봐요
- (미소 엄마) 그래 - (치인 엄마) 그래
여기 다들 영어 유치원 보내실 거죠?
응, 그럼
(치인 엄마) 왜? 소개해 주려고요?
그래, 서우 엄마
이런 건 또 같이 정보도 교환하고 또 우리 친하게 지내면...
(민정) 근데 한가하신가 봐요
남의 집 애한테 관심도 많고
우리 서우는 제가 알아서 잘 키워요
신경...
꺼 주실래요?
[치인 엄마의 황당한 웃음]
(치인 엄마) 아니, 쟤 뭐라니?
알아서 잘 키운대
아니, 애 상태가 저런데 눈 하나 깜짝을 안 하네?
(은비 엄마) 알고 있었던 거 같은데요? 애 저런 거
(미소 엄마) 그렇지?
난 딱 촉이 온다?
저 여자 서우 아빠 돈 보고 결혼한 거 같아
대학 병원 잘나가는 의사겠다
(미소 엄마) 너무 그럴 수 있지, 안 그래?
- 맞네, 그러네 - 그렇지?
[미소 엄마의 헛웃음]
(은비 엄마) 근데 멋있다
- 은비 엄마 - 은비 엄마
(은비 엄마) '신경 꺼 주실래요?'
왜 이래? [치인 엄마의 웃음]
(은비 엄마) 안 비슷해요?
- 안 비슷해! - 안 비슷해!
(민정) 네, 변호사님
죄송해요, 제가 쓸데없는 데 시간을 좀 뺏겨서
빨리 갈게요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서우 엄마예요
오늘 서우 픽업 부탁드려요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반가운 숨소리] 서우다
(유리) 뛰는 거 보니까 괜찮아졌나 보네
[긴장되는 음악]
[아이 귀신의 웃음]
[놀란 숨소리]
[아이 귀신의 웃음]
[못마땅한 숨소리]
(유리) 아, 쟤가 또...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함께 즐겁게 떠든다]
[아이 귀신의 웃음]
(유리) 어, 얘!
[유리의 놀란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부드러운 음악]
(유리) [울먹이며] 안녕
안녕, 서우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벅찬 한숨]
[벅찬 한숨]
서우 여기 있네?
[유리의 당황한 신음]
(선생님) 누구...
[살짝 웃으며] 아, 하원 도우미세요?
서우야, 이모 왔네?
오늘은 엄마가 이모랑 같이 가도 된댔어
[선생님의 웃음]
데려가시면 돼요
네?
(장 교수) [버럭 하며] 네가 의사야, 이 새끼야?
일분일초가 급한 환자를 개복해 놓고 나와?
[출입증을 바닥에 탁 던진다]
자격증 버려
버려, 이 새끼야!
오냐오냐해 주니까 너 뵈는 거 없지?
나 엿 먹이려고 일부러 이러지? 너 지금
내 수술 빨리 안 끝났으면 저 환자 죽었어!
사람 죽일 뻔했다고!
[문이 스르륵 열린다]
(근상) 교수님, 진정하시고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장 교수)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죄송합니다, 교수님 저, 잠깐만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장 교수의 거친 숨소리]
(근상) 진정하시고, 저...
[문이 쓱 닫힌다]
[한숨]
(장 교수) 폐쇄 공포증?
교수님, 그게...
뭐, 일반적인 폐쇄 공포증은 아니고요
(근상) 특정 공간에서만 나타나는 증상이에요
그게 수술실이다?
예
흉부외과 의사가 수술실 공포증?
(근상) 네
[근상의 당황한 신음]
[책을 탁 내려놓는다]
잘 논다
(장 교수) 그걸 이제서 말해?
4년 동안 수전증이다 뭐다 아주 잘만 둘러대더구먼
아, 진작 알았으면 대책을 세웠을 거 아니야!
- 치료를 하든! - 아, 교수님
얘가 치료를 받을 생각이 없다니까?
뭐?
(근상) 아, 내가 약물 치료라도 해 보려고 [어두운 음악]
별짓을, 별짓을 다 했는데
입도 안 대요 걘 치료받을 생각이 없어
(장 교수) 그러니까 대체 왜!
[문이 쓱 열린다]
(근상) 저도 모르죠
너무 잘 지내서 다 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봐요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 나는 행복합니다 ♪
♪ 나는 행복합니다 ♪
♪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
"고 차유리"
[잔잔한 음악]
(강화) 뭐야, 이거
(강화) 우리 유리가 뭘 그리는 걸까?
에헤, 그...
내일모레 어머니가 될 사람이 이게 뭐야, 유치하게
우리 열무 태어나면 다 말해 줄 거야
어제부터 얘기했는데
(강화) 아, 미안해, 응?
내가 내일은 안 까먹고 꼭 딸기 사 올게, 응?
내가 그냥 온 동네 마트를 싹 쓸어 가지고
딸기를 내가 다 갖고 올게, 진짜, 어?
(유리) 됐거든?
[유리의 못마땅한 신음]
(강화) 유리야, 네가 딸기씨를 한번 다 말려 보는 거야, 어?
우리 딸기를 멸종시키자! 어?
아이, 그게 뭐야, 응? [유리가 펜을 탁 내려놓는다]
아, 열무가 딸기 먹고 싶댔는데
(강화) 아, 진짜? 열무야, 내일까지만 기다려
알았지?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헛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숨을 깊게 내뱉는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
[유리가 살짝 웃는다]
아유, 예뻐라, 우리 서우
(유리) 예뻐
서우야, 나 누군지 모르지?
알아
알아?
내가 누군데?
몰라
[웃음]
괜찮아
괜찮아
[숨을 작게 내뱉는다]
[유리가 살짝 웃는다]
이제 집에 가자
(유리) 서우야, 왜?
집에 가야지
저기서 놀고 싶어?
[휴대전화 진동음]
어, 민정아, 내가 5분만 있다가...
(민정) 여보
[울먹이며] 어떡해요?
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민정) 서우가...
(민정) 서우가 없어졌어
뭐?
(민정) 서우야!
서우야!
[민정의 거친 숨소리]
서우야!
서우야!
[강화의 거친 숨소리]
서우야!
(강화) 서우야!
저기요, 혹시 이만한 여자애 못 보셨어요?
(여자3) 아니요, 못 봤어요
- (강화) 못 보셨어요? - (여자3) 네
[강화의 거친 숨소리]
서우야!
서우야! [무거운 음악]
(강화) 서우야!
서우야!
유리?
(근상) 응
닮은 사람 봤나 봐
아, 이젠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현정) 괜찮다가도
그렇게 툭툭 들어가는 거에 장사 없지
나도 길 가다가 조금이라도 유리 닮은 사람 보면
숨이 컥컥 멎어
[근상의 의아한 숨소리]
(근상) 살아 돌아온 것처럼 닮았대
얘를 어떡해야 되냐, 진짜
살아 돌아온 것처럼...
[현정이 혀를 쯧 찬다]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냐
이 누나 뭐래?
(근상) 오면?
이제 와 살아 돌아오면 뭐 어쩔 건데?
야, 말이 안 되긴 하지만
넌 꼭 그러면 큰일 날 사람처럼 말한다?
당연하지, 생각을 해 봐 봐, 누나 지금 상황에서?
민정 씨도 있는데 그건 재앙이지
(현정) 그게 왜 재앙이야? 축복이지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 건데
슝
[유리의 놀아 주는 탄성]
(유리) 이야!
[유리의 탄성] [서우의 웃음]
[웃으며] 재밌어?
와...
와, 우리 서우 그네 잘 타네
오!
우아, 높이높이
더 세게 밀어 줄까?
알았어, 이번엔, 마지막이야
꽉 잡아, 알았지?
[유리의 신난 탄성]
[유리의 탄성]
[서우가 툭 떨어진다] [놀란 신음]
[서우의 울음] 서우야!
(유리) 서우야, 어, 서우야
[유리의 다급한 숨소리] 괜찮아?
어? 어? 어떡해
서우야, 아프지?
[울먹인다]
피... 아, 어떡해
피...
피... 아프지?
아,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유리의 울음]
[잔잔한 음악] 엄마가 미안해
[함께 흐느낀다]
미안해, 서우야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힘겨운 신음]
(유리) 사, 살려 주세요...
아, 아기가 있어요
사, 살, 살려 주세요
(유리) [울먹이며] 아, 미안해
울지 마
엄마가 미안해
[함께 흐느낀다]
(강화) 서우야!
서우야...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떨리는 숨소리]
(근상) 강화 걔가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버텼는데
다시 끄집어내는 건 너무 불쌍하잖아
(현정) 불쌍한 건 죽은 사람이 제일 불쌍해
열 달 동안 품은 자기 애
한 번도 못 안아 보고 죽은 애야
살아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당연히 살아야지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잔잔한 음악]
[강화가 훌쩍인다]
[강화의 한숨]
[훌쩍인다]
[잔잔한 음악]
미안
미안해
[유리가 흐느낀다]
♪ 만약 네가 ♪
♪ 사랑을 하면 ♪
[강화가 훌쩍인다]
♪ 여리고 여린 널 안아주는 ♪
♪ 그런 사람이면 좋겠어 ♪
♪ 만약 네가 ♪
♪ 사랑을 하면 ♪
♪ 표현에 서툰 그런 너에게 ♪
♪ 표현해 주는 사람이길 ♪
♪ 마음에 ♪
♪ 문을 여는 속도가 ♪
♪ 조금 느린 널 이해해 주고 ♪
♪ 사랑해 주는 사람이길 ♪
- (강화) 서우야, 좋아? - (서우) 네!
- (강화) 여기서 춤춰 볼까? - (서우) 네!
[강화의 웃음]
- (강화) 비행기 태워 줄까? - (서우) 응
(강화) 하나, 둘, 셋!
[서우의 신난 탄성]
한 번 더,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강화의 웃음]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한 번 더,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 널 사랑하면 좋겠어 ♪
(유리) 나는 누군가의 잊혀진 계절에 소리 없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엔 영원한 잊혀짐도 없었다
[부드러운 음악]
(유리) 꿈 아니라고
(강화) 어, 어떻게 된 거야?
여기요!
(유리) 포상 휴가! 49일 정도?
[웃음]
(민정) 왜 그래요? 못 볼 거 본 사람처럼
(강화) 이게 말이 돼? 말이 됐지
그럼 어떡해? 어떡하지, 나?
(강화) 놀라지 마, 유리가 살아 돌아왔어
(현정) 미친놈아, 시끄러워
(영심) 49일 동안은 사람인 거야?
(봉연) 우리 부탁 좀 들어줘라
(유리) 우리 서우 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 안 보게 해 줄게
서우야
(민정) 나 서우 어린이집 다 왔어요 [강화의 다급한 숨소리]
하이바이, 마마 2
[새근거린다]
[아기 서우가 칭얼거린다]
턱도 없는 소리 하지 말아
자네 새끼를 내가 왜 키워 줘?
(무풍) 조 서방 일도 해야 하고
사돈네가 미국서 애 봐 줄 수도 없잖아
당신 거들지 마
이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살아
(은숙) 어린이집도 있고 베이비시터도 있어
잔말 말고 자네가 키워
[훌쩍인다]
[은숙의 한숨]
왜
또 우리한테 맡겨 놓고 내 딸 따라가 보게?
[떨리는 숨소리]
하루도
못 살겠어요, 장모님
[강화가 훌쩍인다]
이게, 이게...
숨이...
숨이 잘 안 쉬어져요
[흐느낀다]
그러면 숨 쉴 틈도 주지 마
일하고, 애 보고, 일하고, 애 보고
그렇게 정신없이 오늘 하루만 살아
내일은 또 내일 하루만 살고
(은숙) 매일 그렇게 살다 보면 살아져
견뎌져
[문이 달칵 여닫힌다]
[흐느낀다]
저 사람 말이 맞네
저 사람은
자네 또 나쁜 생각 할까 봐
[흐느낀다]
(무풍) 자네한텐 서우가 있어야 돼
그래야 자네가 살겠어
[오열한다]
[한숨]
[잔잔한 음악]
[강화의 다급한 신음]
(강화) 하, 아유 [아기 서우의 울음]
아이고, 다 했다
다 했다, 다 했다, 다 했다
봐 봐, 아빠 봐 봐
아이고,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문이 달칵 열린다]
[아기 서우가 칭얼거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강화) 누구나 한 번은
인생에서 어둠의 터널을 지날 때가 있다
다신 빛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길고 긴 터널
[강화가 훌쩍인다]
[차분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들린다]
[매미 울음]
[서우의 신난 탄성]
- (강화) 좋아? - (서우) 네!
(강화) 춤춰 볼까?
춤춰 봐
[함께 즐겁게 떠든다] (강화) 그러나 출구 없는 터널이 없듯
세상엔 영원한 사랑도
영원한 아픔도 없었다
[서우의 신난 탄성] [강화의 웃음]
[밝은 연주가 흘러나온다]
(성가대) ♪ 기쁘다, 구주 오셨네 ♪
♪ 만백성 맞으라 ♪
♪ 온 교회여 ♪
♪ 다 일어나 ♪
♪ 다 찬양하여라 ♪
♪ 다 찬양하여라 ♪
♪ 다 찬양, 찬양하여라 ♪
[감성적인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툭 부딪는 소리가 난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 (민정) 왜 그래요? - (강화) 어?
아니, 뭘 그렇게 봐요?
어...
아니야, 아무것도
[유리의 거친 숨소리]
아, 뭐야
이게 뭐야
앗, 차가워
어? [흥미진진한 음악]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 어? 이게 왜 차가워?
이게 왜 녹아?
[놀란 숨소리]
- (여학생1) 뭐야? - (여학생2) 왜 저래?
(여학생3) 미친 거 아니야?
[여학생2의 코웃음] (여학생1) 왜 저래?
보여?
내가?
(여학생2) 아씨, 뭘 꼬나봐! 죽을래?
[놀란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아니, 뭐야
내, 내가 보여? 진짜 보여? 다 보여?
[놀란 숨소리]
설마 나 지금...
사람 됐어?
[놀란 숨소리]
[자동차 경적이 여기저기 울린다]
[유리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대체 왜?
갑자기 왜?
아니, 뭐, 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답답한 신음]
아...
아, 근데 나 뭐 했다고 이렇게 힘들지?
[몸을 툭툭 두드린다]
[힘겨운 숨소리]
(유리) 얘들아, 얘들아, 나 보여? [밝은 음악]
나 보이는 거지? 와! 대박
저기요, 저기요, 저 보이는 거 맞아요? 진짜 보여요?
[유리의 신난 웃음]
웬일이니, 웬일이야
아, 차가워, 차가워, 차가워
아, 눈이 너무 차가워!
[유리의 환호]
(남자1) 어어, 언니, 언니, 이쁜 언니
노래방, 노래방 안 놀러 오세요?
노래방 놀러 오시면 제가 특별 서비스 드릴게요
오, 잡혀! 잡았어!
(여자1) 근데 이게 좀... 어?
보여! [여자1의 당황한 탄성]
[유리의 신난 웃음]
뭐야!
[유리의 환호]
(유리) 아, 추워, 아, 차가워
[유리의 신난 웃음]
눈이 많이 오네!
아, 시원해, 바람!
[헛웃음]
[차분한 음악]
[꼬르륵 소리가 난다]
아, 배고파
[추워하는 숨소리]
아, 추워
어휴, 뭐야 이 오래간만에 느껴 보는 조합은
아, 춥고 배고파
[훌쩍인다]
[한숨]
[한숨]
[잔잔한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감기 와, 이것아!
미동댁
아...
[잔잔한 음악]
(유리) 개겨? 내가?
아, 누구한테?
누구긴
(유리) 에?
아유, 아니야! 내가 언제...
[긴장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유리) [울며] 왜, 왜 안 돼?
왜 나만 안 돼?
당신이 뭔데?
당신이 뭔데!
내가 죽은 것도 억울한데
왜 우리 서우까지 귀신 보며 살게 해?
왜, 왜, 왜!
내가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진작에 올라갔어! 어?
당신이 있어도 된다며!
있어도 된다 그랬잖아!
아, 왜, 왜, 왜, 왜 안 돼!
네가 신이야? 어?
신이면 다야?
네가 신이야?
[음 소거 효과음] [소리친다]
[한숨]
(미동댁) 아, 아?
아니, 대체 뭘 했길래 이, 이 사달이 나?
일개 잡귀 주제에
아, 아니, 그냥 뭐 애로 사항 같은 거 조금...
아, 근데 그것 때문에 내가 지금 사람이 됐다고?
와, 와...
[유리의 어이없는 웃음] 왜 이래?
(유리) 와, 윗분들 취향 되게 독특하네
아, 그러니까 '나한테 개긴 여잔 네가 처음이야'
'오, 신선해, 상 줄게' 뭐, 그런 거야?
쯧쯧, 상 같은 소리 한다
- 심판 - 심판?
그래!
환생하기 전에 누구나 49일 동안 하늘에서 심판을 받아
- 그건 알지? - 어, 알지
그 심판에 따라 사람으로 환생할지 개나 벌레가 될지 결정되잖아
그렇지!
근데 너는 그 심판을 이승에서 받는 거야
여기서? 어, 어떻게?
49일
딱 49일 안에 네가 원래 자리를 찾으면 [신비로운 음악]
영원히 그대로 살 수 있어
못 찾으면 뭐 뭐로 태어날지 나도 모르고
[당황한 신음]
워, 원래 내 자리라니?
죽지 않았다면 네가 있어야 했던 그 자리
네 남편의 아내, 네 딸의 엄마
[어이없는 숨소리]
미쳤나 봐
아, 내가 그 자릴 어떻게 찾아?
아, 그 사람 재혼했어
내 말이!
아유, 대체 이게 무슨 의도신지 나도 빡세게 굴리는 중이다
[한숨]
아, 아유, 싫어, 안 해
아, 나 올라간다 그랬잖아 올라가기로 다 했잖아
[유리를 퍽 때리며] 올라간다는 게, 올라간다는 게 그 위에다 대고 그 난리를 피우냐!
사달은 이미 났어 너 49일 동안 못 올라가
[당황한 숨소리]
아, 뭐야, 왜 마음대로...
아니, 이게 무슨 상이야?
잘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
아이고, 참, 그러게나 말이다
[미동댁의 한숨]
[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서랍을 쓱 닫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긴장되는 음악] [민정의 한숨]
(민정) 소파에서 뛰어내리지 말라니까, 서우야
자
[민정의 힘주는 신음]
[신비로운 음악]
(강화) 유리야!
유리야...
[강화가 오열한다]
유리야!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긴장한 숨소리]
안 돼, 안 돼
엄마 심장도 약한데
[한숨]
그래도...
[웃음소리가 들린다] [유리의 놀란 숨소리]
(연지) 아빠, 아빠
그러면 바람이 귀엽게 불면?
(무풍) 바람이 귀엽게 불면?
바람이 귀엽게 불면 바귀?
[연지의 웃음] (은숙) 뭐래, 무슨 바귀야?
(연지) 분당
[연지의 웃음] [무풍의 어이없는 신음]
(무풍) 야, 요즘 애들 그런 거 갖고 재밌다 그러냐?
- (연지) 치, 그래, 뭐... - (무풍) 너 그러면
스님들이 화났을 때 만드는 음식이 뭔지 알아?
(연지) 스님이 화났을 때 만드는 음식?
(무풍) 응
- (연지) 그게 뭐야? - (무풍) 중화요리
[무풍의 웃음]
(은숙) 참, 아이고, 아이고
- (연지) 어디 가서 하지 마, 아빠 - (은숙) 아유, 참
[개가 왈왈 짖는다] - (은숙) 어마, 왜 그래 - (연지) 깜짝이야, 왜 그래
- (연지) 왜, 왜, 왜, 어머, 왜 이래? - (무풍) 야, 왜 그래?
[가족들이 당황한다] [개가 계속 왈왈 짖는다]
(은숙) 왜, 왜 그래
포포, 왜, 거기 뭐 있어?
왜 그래, 왜, 포포야
- (연지) 포포야, 왜, 왜, 왜, 왜 - (은숙) 거기 뭐 있어?
[개가 낑낑거린다] - (연지) 왜, 왜, 왜 이래? - (은숙) 얘가 왜 이래?
(유리) 아, 제발, 제발 포포야, 절로 가 [가족들이 개를 진정시킨다]
(은숙) 왜 그래, 포포, 포포 왜 그래, 왜 그래
- (은숙) 왜 그래, 왜, 응? - (연지) 왜, 왜, 왜 [개가 낑낑거린다]
(연지) 괜찮아, 왜, 왜, 왜, 왜, 왜 이래?
(무풍) 아, 고양이 있나 보지 아, 빨리 데리고 와, 추워
- (은숙) 가자, 가자, 가자 - (연지) 누나 간다
- (은숙) 아무것도 없어, 가자, 가자 - (연지) 포포
- (은숙) 집에 가자 - (연지) 포포야, 밥 먹자
- (은숙) 아이고, 착해, 아이고, 착해 - (연지) 얼른 들어가자
(은숙) 아이고, 가, 가, 가
- (은숙) 아무것도 없어, 가자 - (연지) 빨리 일로 와, 일로 와
- (연지) 밥 먹으러 가자, 누나 간다 - (은숙) 집에 가자, 가자, 가자
- (은숙) 가자 - (연지) 포포야 [대문이 열린다]
- (연지) 밥 먹으러 가자, 가자 - (은숙) 들어가자
(은숙) 들어가자, 들어가자
[대문이 철컥 닫힌다]
[숨을 작게 내뱉는다]
[안도하는 숨소리]
[한숨]
[신비로운 음악]
(귀순) 이승에 네 자리는 없어, 이제
[귀신1이 흐느낀다] 산 사람은 다 자기 알아서 살아
미련한 너만 미련 갖고 사는 거여 산 사람은 아니여
할매 말이 맞아 그놈한테 넌 잊혀졌어
붙어 있으면 네 속만 쓰려
그거야 내가 눈에 안 보이니까 난 보이고
보인다고 뭐가 달라져?
설령 네가 살아 온대도 '아이고, 야, 잘 왔다' 하겠어?
지금 애인도 있다며
[놀란 숨소리]
[귀신1이 엉엉 운다]
(미자) 아휴...
얘가 또 귀신 연차 낮은 거 티를 내네
무슨 미련이 그렇게 한 바가지야
미련 없으면 그게 귀신이여? 신이지
그것도 그러네
(미자) 그래, 할매 말이 맞는다, 맞아, 아유
(귀순) 그런데
왜 자꾸 나한테 할매래, 언니?
언니 내일모레 100세여 곧 울 엄마랑 갑장! [익살스러운 음악]
쭈글쭈글해 죽은 귀신 서럽게 어린 척은
일찍 죽은 것도 서러운데 그 정도도 못 누리나, 내가? 내가? [귀순의 어이없는 숨소리]
염병 떨고 있네
[귀순이 구시렁거린다] [한숨]
그나저나 어제, 오늘 유리가 안 보인다?
(귀순) 그 미련한 것도
또 어디서 미련 떨고 있겄제
아, 이 언니 정말, 어?
이렇게 두면 내가 도둑 든다고 살아생전 누누이 말했구먼
[열쇠를 탁 내려놓으며] 참 말 안 들어, 쯧
[유리의 한숨]
[놀란 숨소리]
그래, 이거, 어? 겹쳐서 보이지도 않는 거, 이거
아, 똑바로 해 놓고 싶어 죽는 줄 알았네
[잔잔한 음악]
(미동댁) 49일
딱 49일 안에 네가 원래 자리를 찾으면
영원히 그대로 살 수 있어
죽지 않았다면
네가 있어야 했던 그 자리
아니, 이게 무슨 상이야, 벌이지
아...
보고 싶다, 우리 서우
[유리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새가 지저귄다]
[흥미진진한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폐를 삭삭 잡아챈다]
[숨을 하 내뱉는다]
[탁 하는 효과음]
모자라
이거, 이거 [지폐를 탁 내려친다]
쥐새끼 한 마리가 기어들어 왔구먼 [고양이 울음 효과음]
쥐새끼? 남편한테 쥐새끼?
이 누나가 진짜...
(근상) 아, 아니라고!
내가 애인 줄 알아?
아직도 누나 돈통 건드리고 그러게?
(간호사1) 출근하세요, 계 쌤?
예, 출근했어요
어, 여보
[작은 소리로] 만 원?
만 원을 누구 코에다 붙이냐?
닭 한 마리도 못 사 먹어, 이씨
[발랄한 음악]
언니, 미안, 내가 꼭 갚을게
[탄성]
맛있어
(주인) 아가씨, 천천히 먹어, 체해
젊은 아가씨가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
[웅얼거리며] 아줌마
배고픈 귀신이라고 막 사람한테 붙고 그러지 않거든요?
(주인) 얼렐렐레?
[못마땅한 신음]
[유리의 탄성] (강화) 안녕하세요
[놀란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강화) [온장고 문을 탁 열며] 이모, 여기 커피 얼마예요?
(주인) 천 원 [온장고 문을 탁 닫는다]
[한숨]
(강화) 많이 파세요
여기 떡볶이는 얼마예요?
- (주인) 삼천 원 - (강화) 아...
(강화) 이거 빨간 오뎅은요?
- (주인) 천 원 - (강화) 아, 이거는요? 하얀 거
(주인) 오백 원 [강화가 호응한다]
(강화) 많이 파세요
[멀어지는 발걸음]
[익살스러운 음악]
[유리의 안도하는 숨소리]
아, 또 들킬 뻔했네
[흥미로운 음악]
"출입증"
(강화) 연세도 있으신데 담배까지 계속 태우시니까 안 나으시죠
(정 간호사) 조, 조 선생님?
- 네? - (정 간호사) 차트...
[익살스러운 음악] (강화) 차트...
연세요?
담배요?
그...
가족분들 중에 혹시 흡연자가 계신...
[중얼거리며] 동명이인이 있나, 이게?
어,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자
[숨을 후 내뱉는다]
[강화의 한숨]
정신 나가셨어요?
[강화가 주걱을 탁 내려놓는다]
아니면 탄수화물 중독이세요?
뭐?
(강화) 뭐야, 이거, 이거 왜 이래 [의사1의 헛웃음]
아이...
(근상) 왜? 다 드시지?
배 터져 죽나 안 죽나 좀 보게
(강화) 조용히 해
- 숟가락, 숟가락 - (강화) 뭐?
(강화) 아유, 여기 두 개, 어
- (강화) 미안해 - (의사1) 정신 차리자
[한숨] [의사들이 대화한다]
(근상) 남자 패션
훈남
그것은 바로 나 [정 간호사의 웃음]
계 선생님은 항시 폰을 놓질 않네요
(정 간호사) 저 정도면 SNS 중독 아니에요?
(의사1) 아, 중독은 넘어섰지
팔로워가 자그마치 10만 명이다
[간호사들의 놀란 탄성] - (의사1) 엔간한 연예인보다 많아 - (김 간호사) 대박
- (정 간호사) 10만? - (의사1) 응
(정 간호사) 와, 난 지금까지 100명 넘기기도 힘들던데
아, 신경외과 전문 자료 이런 거 올리시나?
[의사1의 웃음] 어유! 어유, 왜 저래
- 자기야 - (정 간호사) 네?
그런 걸 누가 보니?
SNS는 자고로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걸 올려야지
일기장도 아니고, 어유
그럼 뭐 올리시는데요?
- (근상) OOTD - (의사1) OOTD? 그게 뭐야?
(근상) 'Outfit Of The Day', 오늘 입은 옷 [의료진들의 웃음]
(의사1) 네가 오늘 뭘 입든 그걸 왜 보고 싶어 해?
(근상) 내가 보고 싶게 만드니까
응, 그들이 사고 싶은 옷, 구두
리미티드 스페셜 에디션을! [간호사들의 탄성]
내가 보여 주니까, 뭐로? 내 화려한 옷발로
- 팔로워 10만, 파, 파, 파! - (의사1) 야
(의사1) 그 옷발 때문에 구매욕 뚝뚝 떨어지겠다
나름 국위 선양 하네 [의사1의 웃음]
(정 간호사) 그 열정으로 공부를 더 했으면 진즉에 교수 땄겠어요
[의료진들의 웃음]
밥 먹어, 밥, 밥, 밥
조 선생님
조 선생님, 부르잖아
- (강화) 어? 누가? - 부른다고
누가?
(정 간호사) 무슨 일 있으세요?
오전부터 자꾸 실수하시고
오전에? 왜? 무슨 실수?
(강화) 야, 너 몰라도 돼
(정 간호사) 출입증도 잃어버리시고
아기 환자한테 연세 있다고 담배 끊으라고
[의료진들의 웃음]
아기 환자한테 연세 있다고?
돌았냐?
미쳤다, 왜, 됐냐?
[숨을 씁 들이켠다]
저기...
세상엔 굉장히 닮은 사람들이 간혹가다가 있을 거야
그렇지? 막 쌍둥이처럼 닮은
(정 간호사) 닮은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쌍둥이가 아닌데 쌍둥이처럼 닮기는 좀 어렵지 않아요?
- (근상) 그렇지, 그렇지 - 왜?
아, 정 간호사 말이 심하네 닮을 수 있어, 있지
그게 왜 그렇게 어렵지?
그렇게만 생각하면 안 돼 닮을 수 있지 않니?
미안해, 머, 먹어들 [젓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의사1) 야, 안 먹어?
- (근상) 쟤 왜 저래? - (정 간호사) 모르겠어요
(근상) 뭐!
닮은 사람이 있으면 뭐!
뭐 어쩔 건데, 인마! 네가 뭐!
[익살스러운 음악]
왜, 왜, 왜, 왜
[강화가 식판을 탁 내려놓는다]
그럼 너희들
도플갱어 본 적 있냐?
(정 간호사) 예?
(근상) 그게 정녕 질문이냐, 친구야? [정 간호사의 웃음]
[강화의 한숨] (강화) 그래, 맞는다, 이게 정녕 질문이냐
[어이없는 웃음]
- (근상) 뭐, 뭐지? 쟤, 쟤 뭐야? - (김 간호사) 어, 뭐야
[의료진들의 웃음] 지금 이 상황 나한테 설명해 줄 사람? 없지?
미친놈...
야, 미친 거는 정신과 의사도 못 고쳐 이 미친놈아!
[유리의 한숨]
[자전거 벨이 울린다] [남자2의 당황한 탄성] [자전거가 끼익 멈춘다]
[남자2의 놀란 탄성]
아, 이 아가씨 뭐 하는 거야!
(남자2) 정신 차려요!
아, 정말 돌아 버리겠네, 아...
(유리) 죄송합니다
[당황한 탄성]
[멋쩍은 신음]
[동전을 댕그랑 넣는다]
[카드 인식음]
[신비로운 음악]
(미동댁) 절대 다른 귀신들한테 걸리지 말아
보여도 못 본 척, 알았지?
너 사람 된 거 알면 너나 나나 피곤해져
알아들어?
[흥미진진한 음악]
[귀신2의 웃음]
[귀신2의 박수] (귀신2) 아이고
[차분한 음악]
[시원한 숨소리]
[서랍을 드르륵 연다]
[케이스를 툭 연다]
[반지가 잘그락 떨어진다]
(근상) 식사들 했어요?
나랑 했어요?
재미없어?
뭐, 표정들이 많이 안 좋은데?
(김 간호사) 장 교수님 오셔서 한 소리 하고 가셨어요
아, 장 교수 이 양반 잡으려면 저 새끼를 잡아야지
왜 우리 애먼 사람들을 쪼고 그래, 그렇지?
이러다가 저희 조 선생님 잘리는 거 아니에요?
(정 간호사) 흉부외과 의사가 수술 안 하고 외래만 본다는 게 좀...
이제 괜찮아지신 거 아니에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아직 아파, 아픈 애
아, 교수님
[간호사들의 놀란 신음] (근상) 뻥이야!
- 뻥! - (김 간호사) 아, 진짜
(김 간호사) 쟤도 아파 [정 간호사의 헛웃음]
아, 아픈 놈들 천지구먼
[강화의 힘겨운 신음]
- 뭐 하니? - (강화) 에이씨...
[강화의 힘겨운 신음] [문이 탁 닫힌다]
(근상) 너 진짜 아프냐?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강화의 힘주는 신음]
[머리를 쿵 박는다] [강화의 아파하는 신음]
(근상) 뭔데 이래?
- (강화) 아, 야, 아이씨... - (근상) 뭐야
(강화) 야, 내놔
내놔
이거 뭐냐?
뭐냐고, 갑자기 그걸 왜 끄집어내?
(강화) 아, 그냥
(근상) 그냥 왜?
(강화) 아, 그냥 어제 유리 닮은 사람 좀 봤어 길 가다가
(근상) 아, 너 그거였냐?
뭐, 도플갱어다, 뭐다, 헛소리?
아, 됐어, 좀 꺼내 보면 안 되냐?
뭐, 봉인했어? 절대 반지냐, 이게?
야, 봉인은 네가 했잖아 원래 없었던 것처럼 꽁꽁
- 근데 갑자기 왜? - 닮아서
그냥 너무 닮아서 살아 돌아온 것처럼 너무
그래서 그랬어, 됐냐? 됐어?
아, 너 빨리 가
빨리 가서 그, OODT인가? 그거, 그거 찍어
너 팔로워 떨어졌더라
(강화) 셀럽으로서의 도리를 다해, 가
- (강화) 아유, 씨 - (근상) 깜짝이야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유리) 저기, 흉부외과 조강화 선생님요
(직원) 어, 누구라고 전해 드릴까요?
아, 아...
길바닥, 길바닥에서 주웠어요
행인이에요, 행인
아, 또 왜 저래, 불안하게
아, 닮았으면 닮은 거지 살아 돌아온 것처럼 닮은 건 뭐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뭐야, 저거
잠깐, 잠깐만
[떨리는 숨소리]
(근상) 아, 깜짝이야!
아, 깜짝 놀랐어요
아, 나 조금 놀랐다
아, 조금 놀랐고
정신 차려야지, 나까지 왜 이래
(근상) 아, 약 먹어야지
[안도의 한숨]
아...
(유리) 저 입 싼 계근상한테 걸리면 난리 나지, 난리 나
[흥미진진한 음악]
(미동댁) 절대 다른 귀신들한테 걸리지 말아
(영심) 유리야! [긴장되는 음악]
(대춘) 아, 이, 이게 무슨 일이래?
(봉연) 분명 유리는 맞는데?
(영심) 귀신은 아니란 말이지?
[영심이 입바람을 하 분다] [유리의 추워하는 숨소리]
아유, 날이 덥네?
누, 누구세요?
- 유리야 - (봉연) 유리야
(대춘) 너 나 몰라? 너, 너, 나, 나 알잖아
- (영심) 유리야, 유리야 - (봉연) 유리야, 유리야 [대춘이 혀를 날름거린다]
- (봉연) 유리야, 유리야 - (영심) 유리야 [유리가 기침한다]
- (유리) 아씨 - (봉연) 유리야...
(봉연) 뭐야, 쟤 어디 가?
엄마, 쟤 우리 보여
(봉연) [놀라며] 어머
(봉연) 유리야!
(상봉) 이분들은 가족 다 같이 죽은 거 아니야?
근데 왜 안 올라가?
(혜진) 아, 필승네?
아들 때문에 못 가
[흥미진진한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영심) 어? 와, 빨리
아, 진짜...
(상봉) 아들?
(혜진) 응, 아홉 살 난 아들만 두고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아들 성인 되면 올라가기로 해 놓고
아직까지 애라고 버티고 있어요
[카드 인식음]
[대춘이 벽을 탁 짚는다]
[대춘의 헛기침] [문이 달칵 닫힌다]
[봉연의 어색한 웃음]
아유, 저 어린게 무슨...
회의, 회의겠지 [봉연의 어색한 웃음]
[헛웃음 치며] 여기서?
중요한 회의면, 응
이런 데서 할 수 있어, 응 [봉연이 호응한다]
아빠가 들어가 볼게
[대춘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봉연의 놀란 신음]
(혜진) 보니까 별짓 다 하더구먼, 애는 무슨
- (봉연) 회, 회의지? - (대춘) 어, 회의, 회의
(혜진) 근데 저 집 식구가 보통이 아니야
한번 물면 안 놔 [긴장되는 효과음]
[긴박한 음악]
- (여자2) 아, 누가 오나? - (남자3) 어?
(봉연) 계속 쫓아가! 빨리빨리 잡아, 잡아! 거기 서!
아, 하필이면 왜 저 집 식구들한테...
[유리의 가쁜 숨소리]
(대춘) 아, 쟤 뭐야!
아, 쟤가 어떻게 사람이야?
(봉연) 무슨 애가 저렇게 빨라
(영심) 엄마, 자기가 빨라 봤자 귀신보다 빠르겠어?
(대춘) 빨라, 쟤 빨라, 쟤 진짜 너무 빨라
[봉연의 다급한 비명]
- (대춘) 쟤 잡, 잡, 잡아, 잠깐 - (봉연) 잡아!
(대춘) 잡, 잡아, 잡, 잡을 수 있어 잡을 수 있어
(봉연) 잡아, 빨리, 빨리! [차단기 신호음]
[거친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봉연의 놀란 신음]
- (봉연) 못 봤어? - 나, 나, 나는 못 봤어
[봉연의 놀란 신음] - (대춘) 너는, 너는 봤어? - (영심) 못 봤어
(대춘) 너는 왜 못 봤어?
- (영심) 아, 몰라 - (봉연) 아, 빨리 가, 가
아, 진짜 독하다, 독해 [사이렌이 울린다]
[숨을 후 내뱉는다]
(의사2) 병원으로 직접 가져다주셨대요
[강화가 숨을 하 내뱉는다]
요즘 이런 사람도 다 있네요?
아, 고맙네
(강화) 이거 근데 왜 거꾸로 꽂아 놨대?
[차분한 음악]
[옅은 탄성]
[유리의 웃음]
(유리) 어?
[출입증을 탁탁 문지른다]
어? 왜 안 지워져
[유리의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아이씨
아이씨...
어휴, 어떡하지?
(의사2) 근데 201호 환자요
선배님한테 수술받으려고 오신 거 아니에요?
엄청 알아보시고 일부러 오셨다고 들었는데
누가...
(의사2) 201호 환자요
[다급한 숨소리]
이거 누가 갖다줬냐고
- (의사2) 아, 그건 저도 - 선배님
(레지던트1) 가 보셔야 할 거 같은데
(레지던트2) 아, 빨리 가셔야 된다니까요?
(김 간호사) 진짜로 안 하실 거예요 외래만 보시잖아요
기다리다가 저 환자 죽는다니까요
(강화) 뭐야
(정 간호사) 심장 파열 응급 환자인데 다른 선생님들이 다 수술 중이시래요
수술방마다 콜해서 제일 빨리 끝나는 쪽으로 배정해
(레지던트2) 다 했는데 제일 빨리 끝나는 수술이 다섯 시간 뒤래요
(강화) 그럼 전원시켜, 다른 데로
가다가 사망한다니까요
(레지던트2) 선생님밖에 없어요 한 건만 도와주세요
[어두운 음악]
안 돼
(레지던트2) 선생님, 저 환자 죽는다니까요
(강화) 저 사람 죽어요, 저러다가!
안 된다면 안 돼!
(장 교수) 다른 데로 빼
제가 할 수 있다는데 왜 안 되는데요, 왜!
제가 살릴 수 있다고요, 교수님!
(레지던트2) 선생님
(간호사2) [작은 소리로] 여태까지 들어가신 적이 없으셨잖아
(간호사1) [작은 소리로] 한 번도 없어요, 한 번도
(간호사2) 근데 그러다가 정말 잘못되는 거 아니겠지?
(간호사1) 그러니까, 내 말이
(근상) 뭐가, 뭐가, 뭐가, 누가 왜, 왜 그래, 어?
뭐가 그렇게 재밌을까?
(간호사2) 아니요, 그, 흉부과요
조 선생님 지금 수술 들어가신다고 해서요
- 거짓말하지 마 - (간호사2) 진짜예요
4년 만에 처음 들어가시는 거니까 다들 궁금해서
진짜야?
(레지던트3) 가슴 열었고요 바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심전도계 작동음]
(레지던트3) 뭐 하세요?
(강화) 어...
들어가
[강화의 한숨]
[강화의 심호흡]
(의사3) 출혈이 좀 많고요 혈압은 계속 잡고 있습니다
(강화) 응
[무거운 음악]
[강화의 힘겨운 숨소리]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강화) 유리야
유리야, 일어, 일어나 봐
유리야
[훌쩍인다]
(강화) 유리야, 일어나 봐, 유리야
유리야, 일어나 봐!
차유리!
유리야!
[훌쩍인다]
유리야, 일어나자
유리야, 일어나
- (근상) 야, 뭐 하는 거야, 지금 - (강화) 가자
(근상) 조강화, 강화야
- (강화) 놔 봐 - (근상) 야, 정신 차려, 이 새끼야
(근상) 강화야, 야
야, 이 새끼야, 정신 차리라고
[흐느낀다]
(강화) 유리야, 안 돼
유리야, 일어나자
유리야, 일어나
유리야, 일어나...
[강화가 오열한다]
(강화) 유리야!
[강화가 흐느낀다]
(강화) 어떡해...
[흐느낀다]
(강화) 어떡해...
(치인 엄마) 아니, 우리는 걱정이 돼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치인 엄마) 얘기들 조합해 보니까 좀 이상하잖아요
냉동실 일도 그렇고
(미소 엄마) 그래
아니, 서우가 허공에 대고 혼자 얘기하는 걸
우리 미소가 여러 번 봤나 봐
(치인 엄마) 어, 어
소꿉놀이하다가도 우리 치인이가 아빠 하겠다고 하니까
'아빠는 얘야' 하면서 아무도 없는 데를 가리키더래
그러니까
아이, 봐 봐
같이 애들 키우는 입장인데
(미소 엄마) 너무 걱정돼서 그냥 넘어갈 수가 있어야지
가뜩이나 서우는 우리 어린이집에서 말도 제일 느리고
[미소 엄마의 어색한 웃음] 걱정이 많잖아요
(은비 엄마) 내 조카도 심리 치료 받고 있거든?
소개시켜 줄 테니까 한번 가 봐요
- (미소 엄마) 그래 - (치인 엄마) 그래
여기 다들 영어 유치원 보내실 거죠?
응, 그럼
(치인 엄마) 왜? 소개해 주려고요?
그래, 서우 엄마
이런 건 또 같이 정보도 교환하고 또 우리 친하게 지내면...
(민정) 근데 한가하신가 봐요
남의 집 애한테 관심도 많고
우리 서우는 제가 알아서 잘 키워요
신경...
꺼 주실래요?
[치인 엄마의 황당한 웃음]
(치인 엄마) 아니, 쟤 뭐라니?
알아서 잘 키운대
아니, 애 상태가 저런데 눈 하나 깜짝을 안 하네?
(은비 엄마) 알고 있었던 거 같은데요? 애 저런 거
(미소 엄마) 그렇지?
난 딱 촉이 온다?
저 여자 서우 아빠 돈 보고 결혼한 거 같아
대학 병원 잘나가는 의사겠다
(미소 엄마) 너무 그럴 수 있지, 안 그래?
- 맞네, 그러네 - 그렇지?
[미소 엄마의 헛웃음]
(은비 엄마) 근데 멋있다
- 은비 엄마 - 은비 엄마
(은비 엄마) '신경 꺼 주실래요?'
왜 이래? [치인 엄마의 웃음]
(은비 엄마) 안 비슷해요?
- 안 비슷해! - 안 비슷해!
(민정) 네, 변호사님
죄송해요, 제가 쓸데없는 데 시간을 좀 뺏겨서
빨리 갈게요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서우 엄마예요
오늘 서우 픽업 부탁드려요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반가운 숨소리] 서우다
(유리) 뛰는 거 보니까 괜찮아졌나 보네
[긴장되는 음악]
[아이 귀신의 웃음]
[놀란 숨소리]
[아이 귀신의 웃음]
[못마땅한 숨소리]
(유리) 아, 쟤가 또...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함께 즐겁게 떠든다]
[아이 귀신의 웃음]
(유리) 어, 얘!
[유리의 놀란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부드러운 음악]
(유리) [울먹이며] 안녕
안녕, 서우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벅찬 한숨]
[벅찬 한숨]
서우 여기 있네?
[유리의 당황한 신음]
(선생님) 누구...
[살짝 웃으며] 아, 하원 도우미세요?
서우야, 이모 왔네?
오늘은 엄마가 이모랑 같이 가도 된댔어
[선생님의 웃음]
데려가시면 돼요
네?
(장 교수) [버럭 하며] 네가 의사야, 이 새끼야?
일분일초가 급한 환자를 개복해 놓고 나와?
[출입증을 바닥에 탁 던진다]
자격증 버려
버려, 이 새끼야!
오냐오냐해 주니까 너 뵈는 거 없지?
나 엿 먹이려고 일부러 이러지? 너 지금
내 수술 빨리 안 끝났으면 저 환자 죽었어!
사람 죽일 뻔했다고!
[문이 스르륵 열린다]
(근상) 교수님, 진정하시고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장 교수)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죄송합니다, 교수님 저, 잠깐만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장 교수의 거친 숨소리]
(근상) 진정하시고, 저...
[문이 쓱 닫힌다]
[한숨]
(장 교수) 폐쇄 공포증?
교수님, 그게...
뭐, 일반적인 폐쇄 공포증은 아니고요
(근상) 특정 공간에서만 나타나는 증상이에요
그게 수술실이다?
예
흉부외과 의사가 수술실 공포증?
(근상) 네
[근상의 당황한 신음]
[책을 탁 내려놓는다]
잘 논다
(장 교수) 그걸 이제서 말해?
4년 동안 수전증이다 뭐다 아주 잘만 둘러대더구먼
아, 진작 알았으면 대책을 세웠을 거 아니야!
- 치료를 하든! - 아, 교수님
얘가 치료를 받을 생각이 없다니까?
뭐?
(근상) 아, 내가 약물 치료라도 해 보려고 [어두운 음악]
별짓을, 별짓을 다 했는데
입도 안 대요 걘 치료받을 생각이 없어
(장 교수) 그러니까 대체 왜!
[문이 쓱 열린다]
(근상) 저도 모르죠
너무 잘 지내서 다 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봐요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 나는 행복합니다 ♪
♪ 나는 행복합니다 ♪
♪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
"고 차유리"
[잔잔한 음악]
(강화) 뭐야, 이거
(강화) 우리 유리가 뭘 그리는 걸까?
에헤, 그...
내일모레 어머니가 될 사람이 이게 뭐야, 유치하게
우리 열무 태어나면 다 말해 줄 거야
어제부터 얘기했는데
(강화) 아, 미안해, 응?
내가 내일은 안 까먹고 꼭 딸기 사 올게, 응?
내가 그냥 온 동네 마트를 싹 쓸어 가지고
딸기를 내가 다 갖고 올게, 진짜, 어?
(유리) 됐거든?
[유리의 못마땅한 신음]
(강화) 유리야, 네가 딸기씨를 한번 다 말려 보는 거야, 어?
우리 딸기를 멸종시키자! 어?
아이, 그게 뭐야, 응? [유리가 펜을 탁 내려놓는다]
아, 열무가 딸기 먹고 싶댔는데
(강화) 아, 진짜? 열무야, 내일까지만 기다려
알았지?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헛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숨을 깊게 내뱉는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
[유리가 살짝 웃는다]
아유, 예뻐라, 우리 서우
(유리) 예뻐
서우야, 나 누군지 모르지?
알아
알아?
내가 누군데?
몰라
[웃음]
괜찮아
괜찮아
[숨을 작게 내뱉는다]
[유리가 살짝 웃는다]
이제 집에 가자
(유리) 서우야, 왜?
집에 가야지
저기서 놀고 싶어?
[휴대전화 진동음]
어, 민정아, 내가 5분만 있다가...
(민정) 여보
[울먹이며] 어떡해요?
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민정) 서우가...
(민정) 서우가 없어졌어
뭐?
(민정) 서우야!
서우야!
[민정의 거친 숨소리]
서우야!
서우야!
[강화의 거친 숨소리]
서우야!
(강화) 서우야!
저기요, 혹시 이만한 여자애 못 보셨어요?
(여자3) 아니요, 못 봤어요
- (강화) 못 보셨어요? - (여자3) 네
[강화의 거친 숨소리]
서우야!
서우야! [무거운 음악]
(강화) 서우야!
서우야!
유리?
(근상) 응
닮은 사람 봤나 봐
아, 이젠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현정) 괜찮다가도
그렇게 툭툭 들어가는 거에 장사 없지
나도 길 가다가 조금이라도 유리 닮은 사람 보면
숨이 컥컥 멎어
[근상의 의아한 숨소리]
(근상) 살아 돌아온 것처럼 닮았대
얘를 어떡해야 되냐, 진짜
살아 돌아온 것처럼...
[현정이 혀를 쯧 찬다]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냐
이 누나 뭐래?
(근상) 오면?
이제 와 살아 돌아오면 뭐 어쩔 건데?
야, 말이 안 되긴 하지만
넌 꼭 그러면 큰일 날 사람처럼 말한다?
당연하지, 생각을 해 봐 봐, 누나 지금 상황에서?
민정 씨도 있는데 그건 재앙이지
(현정) 그게 왜 재앙이야? 축복이지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 건데
슝
[유리의 놀아 주는 탄성]
(유리) 이야!
[유리의 탄성] [서우의 웃음]
[웃으며] 재밌어?
와...
와, 우리 서우 그네 잘 타네
오!
우아, 높이높이
더 세게 밀어 줄까?
알았어, 이번엔, 마지막이야
꽉 잡아, 알았지?
[유리의 신난 탄성]
[유리의 탄성]
[서우가 툭 떨어진다] [놀란 신음]
[서우의 울음] 서우야!
(유리) 서우야, 어, 서우야
[유리의 다급한 숨소리] 괜찮아?
어? 어? 어떡해
서우야, 아프지?
[울먹인다]
피... 아, 어떡해
피...
피... 아프지?
아,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유리의 울음]
[잔잔한 음악] 엄마가 미안해
[함께 흐느낀다]
미안해, 서우야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힘겨운 신음]
(유리) 사, 살려 주세요...
아, 아기가 있어요
사, 살, 살려 주세요
(유리) [울먹이며] 아, 미안해
울지 마
엄마가 미안해
[함께 흐느낀다]
(강화) 서우야!
서우야...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떨리는 숨소리]
(근상) 강화 걔가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버텼는데
다시 끄집어내는 건 너무 불쌍하잖아
(현정) 불쌍한 건 죽은 사람이 제일 불쌍해
열 달 동안 품은 자기 애
한 번도 못 안아 보고 죽은 애야
살아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당연히 살아야지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잔잔한 음악]
[강화가 훌쩍인다]
[강화의 한숨]
[훌쩍인다]
[잔잔한 음악]
미안
미안해
[유리가 흐느낀다]
♪ 만약 네가 ♪
♪ 사랑을 하면 ♪
[강화가 훌쩍인다]
♪ 여리고 여린 널 안아주는 ♪
♪ 그런 사람이면 좋겠어 ♪
♪ 만약 네가 ♪
♪ 사랑을 하면 ♪
♪ 표현에 서툰 그런 너에게 ♪
♪ 표현해 주는 사람이길 ♪
♪ 마음에 ♪
♪ 문을 여는 속도가 ♪
♪ 조금 느린 널 이해해 주고 ♪
♪ 사랑해 주는 사람이길 ♪
- (강화) 서우야, 좋아? - (서우) 네!
- (강화) 여기서 춤춰 볼까? - (서우) 네!
[강화의 웃음]
- (강화) 비행기 태워 줄까? - (서우) 응
(강화) 하나, 둘, 셋!
[서우의 신난 탄성]
한 번 더,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강화의 웃음]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한 번 더,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 널 사랑하면 좋겠어 ♪
(유리) 나는 누군가의 잊혀진 계절에 소리 없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엔 영원한 잊혀짐도 없었다
[부드러운 음악]
(유리) 꿈 아니라고
(강화) 어, 어떻게 된 거야?
여기요!
(유리) 포상 휴가! 49일 정도?
[웃음]
(민정) 왜 그래요? 못 볼 거 본 사람처럼
(강화) 이게 말이 돼? 말이 됐지
그럼 어떡해? 어떡하지, 나?
(강화) 놀라지 마, 유리가 살아 돌아왔어
(현정) 미친놈아, 시끄러워
(영심) 49일 동안은 사람인 거야?
(봉연) 우리 부탁 좀 들어줘라
(유리) 우리 서우 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 안 보게 해 줄게
서우야
(민정) 나 서우 어린이집 다 왔어요 [강화의 다급한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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