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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15

 

 [밝은 음악]

 

 [긴장한 한숨]

 

 준비됐어?

 

 출발하자

 

 [감독관들이 안전벨트를 맨다]

 

 (용산)  시작한다

 

 [철산이 숨을 후 내뱉는다]

 

 (천호)  청명컴퍼니의 역사적인 순간을

 

 이 스튜디오 작두에서 기록하겠습니다

 

 여기서 편하게 보세요

 

 들어와들어와들어와  들어오세요!

 

 [손가락을 딱 튀긴다]

 

 (인재)  임시 면허 따는 게 뭐 대단하다고  여기까지 행차하셨어?

 

 - 한가한가 봐  - (상수한가하긴

 

 입찰 때문에 정신이 없다

 

 [긴장되는 음악]  입찰?

 

 (두정)  아직 모르나선주시에서  스마트 시티 구축 사업 하는 거

 

 (인재)  알죠, DQ그룹이 딴 거

 

 전체 예산이 조 단위던데

 

 거기 자율 주행 업체를  추가 선정 하는데

 

 우리가 거기 입찰 서류를 낼 거거든

 

 …  [헛웃음]

 

 (두정)  분발해라하다 보면  언젠가 청명컴퍼니도

 

 큰 사업 따낼 수준으로  성장하겠지?

 

 [두정의 웃음]  (상수)  그래좋은 말 있잖아

 

 시작이 반

 

 오늘 면허도 우리 엔지니어들 덕분에  아주 넉넉하게 딸 거다?

 

 무슨 소리야?

 

 (상수)  우리 이 신신 콤비가  세팅 다 끝내 놓고 나왔잖아

 

 내가 실력은 검증했고

 

 아주 마음 편하게 그냥  그냥 마음 편히 봐자연스럽게

 

 그 시스템 우리가 싹 다 밀어 부렀는디

 

 (상수)  뭘 밀어 버려?

 

 - 아니?  - (용산우리도 웬만해서

 

 너희 시스템 업그레이드해서  편하게 가고 싶었는데

 

 웬만해야제

 

 고스트도 허벌나게 잡혀 불고

 

 (철산)  센서 퓨전도 잘 안되고  제어 쪽도 엉망진창이더만

 

 아유나 주행하다 멀미 나서 토했잖아

 

 [정의 어이없는 숨소리]

 

 (용산)  그래서 우리 시스템  알고리즘으로 교체했다

 

 "타잔"

 

 (철산)  센터 튜닝도 다시 싹 다 하고

 

 속도가 너무 빠른데?

 

 무슨 자신감이지?

 

 ()  저러다 돌발 상황 닥치면 어쩌려고

 

 [경보음이 울린다]

 

 [밝은 음악]

 

 [태원의 환호]

 

 [경보음이 울린다]

 

 [타이어 마찰음]

 

 고스트다

 

 [도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고스트를 인식한 건가요?

 

 (도산)  아니요

 

 [고양이 울음]  [잔잔한 음악]

 

 (감독관)  고양이네

 

 고스트 아니고 고양이입니다

 

 (용산)  로드킬도 인식으로  막을 수 있단 소리죠

 

 (철산)  아휴거의 다 끝나 가는디  마중 한번 슬쩍 가 볼까?

 

 (용산)  아유좋지

 

 (철산)  고양이야고양이

 

 그 입찰 언제가 마감이지?

 

 입찰입찰 뭐무슨 입찰

 

 (인재)  DQ그룹이 땄다는  스마트 시티 구축 사업

 

 거기 자율 주행 업체 입찰에  우리도 참여해 볼까 해서

 

 [헛웃음]

 

 - (상수갑자기?  - 나도 갑자기라고 생각했는데

 

 (인재)  오늘 보니 갑자기가 아니겠단  생각이 드네

 

 그리고 두 사람 표정을 보니

 

 적어도 모닝 AI보다는  우리가 낫구나 확신이 들고

 

 (두정)  호기야 언제든 부릴 수 있지  공짜니까

 

 근데

 

 대가는 비싼 법이다알지?

 

 그럼요잘 알죠

 

 (철산)  아야용산아

 

 너 도산이가 투스토에서  자율 주행 하겠다고 했을 때 기억나냐?

 

 기억나지

 

 알렉스가  왜 자율 주행이냐고 물었을 때

 

 만에 하나 때문이라고 했지

 

 이제 천에 하나쯤 된 거 아니냐?

 

 그렇지?

 

 만에 하나는 뭐고  천에 하나는 또 뭔데요?

 

 [장난스럽게]  안 가르쳐 줘요

 

 [철산과 용산의 웃음]

 

 - (달미수고하셨습니다  - (도산수고하셨습니다

 

 (철산)  어이!  [달미가 호응한다]

 

 아주 그냥아주 그냥!

 

 [밝은 음악]  [함께 환호한다]

 

 (철산)  한번 태워

 

 (용산)  한번 타한번 타

 

 (철산)  한번 타가자빨리 와  [용산이 거든다]

 

 [함께 웃는다]

 

 (용산과 철산)  하나!

 

 [용산과 철산의 힘주는 탄성]

 

 [달미와 사하의 환호]  - (용산남도산남도산남도산!  - (철산남도산남도산남도산!

 

 (함께)  남도산서달미!

 

 서달미서달미서달미!

 

 (달미)  하나

 

 [달미의 기분 좋은 탄성]  [카메라 셔터음]

 

 [샴페인 뚜껑이 펑 터진다]  [함께 놀란다]

 

 "청명컴퍼니"

 

 (달미)  미쳤구나?

 

 (인재)  회사입니다

 

 미쳤군요

 

 - (철산그래 보여  - (용산동감요

 

 (사하)  말도 안 돼

 

 (달미)  우리 그 임시 면허  잉크도 아직 안 말랐어요

 

 굉장히 우수한 실력으로 붙은  임시 면허죠

 

 난 입찰도 승산 있다고 봐요

 

 [달미의 한숨]

 

 저랑 잠깐 얘기 좀 합시다

 

 [문이 쓱 닫힌다]

 

 이건 뭐거의 초딩한테  수능 보라는 소리 아니냐?

 

 나 초등학교 때 수능 봤었어

 

 아야볼 순 있지

 

 근디 그라고 니가 대학을 갔냐고이씨

 

 갔었어

 

 - (용산?  - (철산갔어?

 

 - (사하?  - (도산몇 달 다니다 관뒀어

 

 (용산)  미친

 

 난 인제 저 물건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

 

 [잔잔한 음악]

 

 [문이 쓱 닫힌다]  [달미의 한숨]

 

 (달미)  갑자기 왜 그래?  왜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난 말 된다고 생각하는데

 

 (인재)  난 사업은 대표의 꿈보다  커질 수 없다고 생각해

 

 난 네가 도전에 한계를 긋는  대표가 되지 않길 바라고

 

 무모한 꿈이  가끔 현실을 이기기도 하니까

 

 모닝 AI도 입찰하는구나?

 

 [헛기침]

 

 

 

 (인재)  그렇지만 난

 

 내 사적인 감정보단  청명컴퍼니의 비전이 더 중요하

 

 그렇게 지기 싫어?

 

 그래싫다

 

 죽어도 싫어

 

 [한숨]

 

 거기는 대주주가 모닝그룹이야

 

 (달미)  뒤에 원두정 회장이 있다고

 

 (인재)  너흰 대주주가 인재컴퍼니야  뒤에 내가 있잖아

 

 나 갈래

 

 (인재)  자신 없니?

 

 [달미의 한숨]

 

 기술은 자신 있지

 

 (달미)  근데 이 정도 입찰은  기술만으론 승산 없잖아

 

 우리가 승산 없는 싸움을 할 만큼  그렇게 한가하지도 않고

 

 패기가 사라졌네

 

 아니신중한 거야

 

 (달미)  알잖아

 

 난 경솔한 결정으로  팀원들을 다 잃어 봤어

 

 다신 잃고 싶지 않아

 

 무엇보다 그게 먼저야

 

 [엘리베이터 조작음]

 

 [영상 속 직원들의 놀란 탄성]

 

 (영상 속 달미)  하지 마!

 

 [영상 속 직원들의 환호]

 

 (영상 속 철산)  여러분

 

 드디어우리가 드디어  자율 주행 임시 면허를 땄습니다

 

 축하는 구독과 좋아요로 부탁해요

 

 [영어]  또 봐요

 

 또 봐요

 

 [발랄한 음악]

 

 [한국어]  미쳤나 봐

 

 댓글들 왜 이래?

 

 나 지켜 주는데 자기들이 왜 설레?

 

 [엘리베이터 도착음]

 

 (철산)  여기에 웨더 컨디션을  추가할 수 있을까요?

 

 좀 더 극단적인 주행 환경을 줘서

 

 아무래도 지금 저희 타잔이

 

 그런 부분들이  조금 취약하다 봉게

 

 (네티즌1)  철산 오빠아바라 먹는 것도  왜 이렇게 귀여워요?

 

 눈웃음 달달해서 나 당뇨병 걸리겠어

 

 (네티즌2)  이철산 4.9점  이철산 인생에 오점은 없으니까

 

 (네티즌3)  우리 철산이 건치네?

 

 누나 치과 의사야

 

 스케일링 필요하면 연락해

 

 (철산)  비가 오는 환경으로 세팅을 해서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사하 님?

 

 제 말 듣고 있대요?

 

 듣고 있어요

 

 (철산)  

 

 지금

 

 안녕하십니까

 

 (철산)  안녕하십니까

 

 (천호)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강진이 인사한다]

 

 남도산이

 

 

 

 여기 자율 주행 임시 면허  촬영본이에요

 

 가편 했으니까 검토하고 의견들 주세요

 

 고마워

 

 이것도 공짜로 해 주는 거야?

 

 대신

 

 나 피드백 하나만 해 줘라

 

 [흥미진진한 음악]

 

 무슨 피드백?

 

 (천호)  이게

 

 타로로 미래를 점치는 어플이거든?

 

 이름은 '믿거나 말거나'

 

 - (달미타로?  - (사하재밌겠다

 

 사기여사기

 

 - (강진에이말도 안 돼  - (태원우린 그런 거 안 믿어요

 

 (천호)  일단 해 보라니까?

 

 모든 운세를 예술로 맞혀요

 

 그리고 영실이가 연동돼 있어서

 

 그냥 고르기만 하면  대답은 자동으로 읽어 줘

 

 저 알고리즘도 공돌이들이 짰겠지

 

 (철산)  사하 님이런 미신에  현혹되면 안 돼요

 

 거기 사업 운도 있어?

 

 그럼

 

 (사하)  뭐야도산 님 이런 거 안 믿잖아요

 

 혹시 그런 것도 나오나?

 

 우리 스마트 시티에  입찰 참여할까 말까

 

 [잔잔한 음악]  (천호)  그럼그럼뭐든 물어봐

 

 사업 운오케이

 

 골라 봐

 

 [신비로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인공 지능 음성]  타워 카드를 뽑으셨네요

 

 자만심은 타락 전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무모함은 공들여 쌓은 탑을 무너트리죠

 

 조심하세요

 

 (사하)  소름

 

 이거 입찰하지 말란 소리죠?

 

 그렇죠

 

 그럴 줄 알았어

 

 믿지 마다 미신이야

 

 [복사기를 탁 닫는다]  [복사기 조작음]

 

 [복사기 작동음]  [헛기침]

 

 (철산)  ?

 

 [복사기 종료음]  사하 님복사할 거 있대요?

 

 (사하)  아니요

 

 (철산)  그럼 왜

 

 (사하)  부탁할 게 두 가지 있어요

 

 (철산)  부탁요?

 

 뭐든 말씀하세요

 

 다 들어드릴 수 있응게  [웃음]

 

 철산 님 브이로그 접었으면 하는데

 

 브이로그요?

 

 [발랄한 음악]  근데 그게

 

 (철산)  구독자만 5만인디

 

 왜요혹시

 

 싫어요?

 

 아니요

 

 접을게요

 

 (철산)  접을라고 했어요접어야죠

 

 두 번째는 뭐대요?

 

 (사하)  난 사내 연애 티 내는 거  극도로 싫어해요

 

 절대 티 안 냈으면 해요

 

 어유나도 그런 유난은 싫죠

 

 [웃음]

 

 ?

 

 이게 뭐뭔 소리대요?

 

 아무도 몰랐으면 한다고

 

 우리 사귀는 거

 

 [침을 꿀꺽 삼킨다]

 

 사하 님

 

 혹시 이거 또 농락이대요?

 

 (철산)  그러면 저 진짜 좀

 

 [밝은 음악]  [복사기 작동음]

 

 [복사기 종료음]

 

 부탁 들어줄 수 있죠?

 

 

 

 

 

 티 안 내요

 

 절대로맹세코

 

 그럼 가 볼게요

 

 

 

 

 

 [옅은 신음]

 

 

 

 심장

 

 "스마트 시티"

 

 (달미)  언닌 왜 그런 얘길 해 가지고  사람 신경 쓰이게 만드는지 모르겠네

 

 모닝그룹 얘기만 나오면  완전 발작 버튼이에요

 

 체급도 막 생각 안 하고  막 덤빈다니까

 

 서달미 씨도 지는 거 싫어하잖아요

 

 싫죠

 

 근데 그건 감정이잖아

 

 (달미)  난 대표니까 이성으로 판단해야죠

 

 

 

 이제는 멘토 해도 되겠어요

 

 [잔잔한 음악]

 

 (사하)  소름

 

 이거 입찰하지 말란 소리죠?

 

 (달미)  그렇죠

 

 그럴 줄 알았어

 

 믿지 마다 미신이야

 

 상무님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지평)  혹시나는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만에 하나

 

 (달미)  진짜 만에 하나정말 만에 하나

 

 - 입찰을 딸 확률이…  - (지평없어요

 

 (지평)  없는 가능성에 도전하는 거

 

 지금 단계에선 전략 낭비  리소스 낭비밖에 안 됩니다

 

 [한숨]

 

 그렇죠?

 

 (달미)  그럴 줄 알았어

 

 - 음식은 다 드셨어요?  - (지평

 

 (지평)  할머니한테  음식 좀 그만 싸서 보내라 그래요

 

 냉장고가 터지기 직전이야

 

 할머니 좋아하시겠네요

 

 상무님 살찌우는 게  요즘 할머니 유일한 낙이거든요

 

 [달미의 한숨]  (지평)  저기내가 들게요

 

 - 차에다가 실을 거죠?  - (달미

 

 [조작음]

 

 (지평)  차 몇 층에 댔어요?

 

 지하 4층요

 

 할머니가 물어보래요

 

 상무님 무슨 반찬 좋아하는지

 

 진짜 됐다니까

 

 체지방이 지금  무지막지하게 늘고 있어요

 

 할머니 목표가  상무님 체지방 20%를 넘기는 거예요

 

 체지방 20%면 돼지를 이겨요

 

 진짜?

 

 돼지의 체지방이 20%가 안 돼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조작음]

 

 안 타?

 

 

 

 - 몇 층?  - (지평지하 4층요

 

 [조작음]

 

 콩자반

 

 (달미)  ?

 

 다음번에는 할머니한테  콩자반 좀 해 달라고 해 줘요

 

 (지평)  나 콩자반 귀신이거든

 

 (달미)  

 

 그럴게요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린다]

 

 (지평)  이거 왜 이러지?

 

 (도산)  고장인가?

 

 [도산이 버튼을 탁탁 누른다]

 

 [조작음]

 

 여기 샌드박스 본관  엘리베이터인데요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요

 

 (안전 요원)  본관요지금 갈게요

 

 

 

 [한숨]

 

 사하 님

 

 혹시 애너그램 할 줄 알아요?

 

 (사하)  어릴 때 많이 했죠

 

 (용산)  그러면 이걸로  [발랄한 음악]

 

 무슨 단어들이 나올까요?

 

 이게 뭐예요?

 

 (용산)  이게 그랜섬웨어 때  호스트명에 나온 문자열인데

 

 아무리 봐도  뭔가 의미가 있는 거 같거든요?

 

 그래요?

 

 [사하가 펜을 달칵거린다]

 

 (사하)  

 

 

 

 '파스텔 모노레일'도 되고  [용산이 호응한다]

 

 '파일러먼트 솔로'

 

 '올소 트램펄린'도 되고

 

 [용산이 호응한다]  (철산)  

 

 겁나 재밌어 보이네?

 

 나도 참전해야 쓰겄다

 

 (용산)  너 애너그램이 뭔지 알아?

 

 (철산)  배우면 되지

 

 (태원)  철산 님보내 준 파일

 

 빌드가 잘 안되는데  한번 봐 주실래요?

 

 (철산)  이따 봐 줄게요지금은 이게 급항게

 

 (용산)  저게 더 급해

 

 [한숨]

 

 빌드가 왜 안 될까?

 

 (철산)  리드미는 봤대요?

 

 [철산이 책상을 쾅 친다]

 

 [지평의 한숨]

 

 아직 멀었나?

 

 (달미)  그러게요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차분한 음악]

 

 달미야

 

 (달미)  ?

 

 우리

 

 자율 주행 플랫폼 입찰

 

 한번 해 보자

 

 

 

 알잖아

 

 (달미)  우리 수준으론 너무 벅차

 

 그리고 가능성도 별로 없고

 

 알아

 

 될 거라고 생각 안 해

 

 - 그래도 한번…  - (지평근데 왜 하지?

 

 그래도 한번 해 보자고 하기에는  준비를 너무 많이 해야 되는데

 

 그래서 해 보자는 거죠

 

 한번 해 보면  다음은 좀 더 쉬워질 거 아닙니까

 

 - 저기…  - (지평연습을 해 보자?

 

 다른 일 다 접고 제안서 작성에

 

 스마트 시티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에

 

 언론전에 기술 평가 준비까지  다 연습으로 해 보자?

 

 그렇게 시간노력 다 쏟아부었는데  떨어지면?

 

 떨어지면 경험이 되겠죠

 

 한 번에 되는 사업이 어디 있습니까?

 

 경험을 쌓는다 생각하고

 

 그건 경험이 아니라 삽질이죠

 

 [달미의 한숨]

 

 (달미)  왜들 그래요

 

 왜 일 얘기를 여기서

 

 삽질요?

 

 그래요

 

 여기저기 파 봐야  어디가 좋은 땅인지를 알죠

 

 일단 파 보고 그다음에

 

 순서가 바뀌면 죽는다니까?

 

 (지평)  전에도 말했지 않습니까

 

 지도 없이 배 타면 죽는다고

 

 태풍을 만나든 죠스를 만나든 죽는다고

 

 잊었어요?

 

 어떻게 잊어요

 

 당연히 기억하죠

 

 지도 없는 항해

 

 [잔잔한 음악]

 

 (달미)  하자

 

 나 네 얘기 들었을 때 엄청 설렜어

 

 대책 없네

 

 (달미)  작정하고 헤매 보지

 

 지도 없는 항해

 

 기억나?

 

 근데

 

 난 그 항해가 꽤 근사했어요

 

 실패했지만 후회는 안 해

 

 그때도

 

 지금도앞으로도

 

 - 이봐요남도산 씨  - (도산알아요

 

 상무님 말대로 지도 없이 떠나면  죽을 수도 있죠

 

 (도산)  근데

 

 살아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길을 만들죠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안전 요원)  괜찮으세요?

 

 (도산)  미안해나 때문에 곤란했지?

 

 (달미)  

 

 내 얘긴 그냥 못 들은 걸로 쳐

 

 그냥 노이즈다 생각해

 

 어떻게 그래들어 버렸는데

 

 달미야

 

 네가 무슨 결정을 하든

 

 난 무조건 네 편이야

 

 다만 네가 결정하는 데  우리가 변수가 되진 않았으면 해

 

 실패해도 팀이 다칠 리는 없어

 

 언니랑 하는 얘기 들었구나?

 

 

 

 그러니까 그 걱정은 빼고 생각해

 

  3년 전하고는 달라

 

 꽤 신중해졌어

 

 나도 달라

 

 꽤 단단해졌어

 

 (도산)  달미야

 

 [잔잔한 음악]  우리

 

 자율 주행 플랫폼 입찰

 

 한번 해 보자

 

 [한숨]

 

 [달미의 헛기침]  [신비로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인공 지능 음성]  일곱 개의 검 카드를 뽑았네요

 

 검의 손잡이가 아닌 날을 잡은 당신은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경솔한 행동은 삼가세요

 

 (달미)  그래그렇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한 번만 더 뽑아 볼까?

 

 [인공 지능 음성]  일곱 개의 검 카드를 뽑았네요

 

 [인공 지능 음성]  일곱 개의 검 카드

 

 (달미)  그래아휴

 

 한 번만 더 해 볼까?

 

 [인공 지능 음성]  일곱 개의 검 카드

 

 마지막

 

 [인공 지능 음성]  일곱 개의 검 카드를 뽑았네요

 

 [달미의 짜증 섞인 한숨]

 

 [한숨]

 

 [새가 지저귄다]

 

 [달미가 하품한다]

 

 [힘주는 신음]

 

 (아현)  얼굴이 왜 그래잠 설쳤어?

 

 티 나?

 

 (달미)  티 나면 안 되는데

 

 무슨 고민 있어?

 

 아니야아무것도

 

 (달미)  할머니는아직 주무셔?

 

 (아현)  

 

 점점 잠이 느시네

 

 보약을 바꿔 볼까?

 

 걱정 마엄마가 알아서 할게

 

 (달미)  '엄마가'도 걱정인데

 

 '알아서'는 더 걱정이네

 

 뭐 어떻게 하려고?

 

 [발랄한 음악]

 

 걱정 마얼른 먹어

 

 [아현의 웃음]

 

 

 

 [의아한 숨소리]

 

 [중개인이 말한다]

 

 (중개인)  여기 사인하시고

 

 됐네요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린다]

 

 ?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도 되네?

 

 진짜네?

 

 (용산)  우아사하 님 애너그램 고수네요?

 

 [발랄한 음악]

 

 이 정도면 돼요?

 

 아니요아니요  좀만 더 해 봐요조금만

 

 뭐 나올 거 같아요

 

 [철산의 한숨]

 

 (철산)  게임 그만하고 일합시다

 

 (용산)  이거 게임 아니야

 

 랜섬웨어 범인을 밝힐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심각해

 

 [한숨]

 

 글제나도 심각해

 

 겁나 심각하다고

 

 [철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용산)  좀 조용히 쳐

 

 (지평)  남도산 씨

 

 (도산)  ?

 

 나 당신한테 돌려받고 싶은 게 있는데

 

 뭘요?

 

 편지그거 아직 갖고 있죠?

 

 (지평)  그때 내가 옥탑에 두고 간 거

 

 

 

 그거 나한테 온 겁니다

 

 이제 당신이 갖고 있을 이유 없잖아

 

 돌려줘요

 

 상무님도 제 물건 갖고 있으시잖아요

 

 (지평)  내가당신 물건을?

 

 이봐요남도산 씨

 

 나는 누구와는 달리 성격이 깔끔해서  남의 물건을 그렇게 함부로

 

 금전수

 

 그거 달미가 저한테 준 겁니다

 

 돌려주시죠

 

 그럽시다

 

 각자 자기 거 돌려받읍시다깔끔하게

 

 좋습니다

 

 - 언제 드릴까요?  - (지평지금

 

 - 지금요?  - (지평왜요싫습니까?

 

 아니요좋습니다가시죠

 

 "모닝그룹"

 

 [무거운 음악]

 

 [한숨]

 

 [잔잔한 음악]

 

 (달미)  도산이 넌

 

 내 예쁜 오르골이야

 

 혹시 모르고 있다면 알길 바라

 

 분명 넌  아주 기분 좋은 멜로디를 품었을 거야

 

 내가 장담해

 

 [휴대전화 진동음]

 

 

 

 (지평)  어디입니까?

 

 (도산)  집입니다

 

 어디서 만날까요

 

 화분 필요 없어요

 

 편지 얘긴 없던 걸로 하고요

 

 (지평)  뭐요?

 

 이봐요남도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남도산 씨

 

 남도…  [통화 종료음]

 

 !

 

 

 

 [엔진 가속음]

 

 [원덕의 당황한 신음]

 

 이게 뭐냐?

 

 (아현)  제가 위자료를 쥐꼬리만큼 받았잖아요

 

 그래서 그동안 못 낸  집세 개념으로다가

 

 돈이야?

 

 현찰얼마?

 

 현찰은 아니고

 

 그거보다 더 좋은 거요

 

 현찰보다 좋은 게 뭐가 있지?

 

 수표?

 

 아니요

 

 (아현)  어머니제가

 

 가게 하나 얻었어요

 

 [발랄한 음악]  핫도그 가게

 

 아유

 

 상부상조 개념으로다가

 

 고부 관계를  노사 관계로 전환시키는 거죠

 

 아유아서  야당장 가서 물러이거아휴

 

 못 물러요어머니

 

 잔금까지 다 치렀는데

 

 아유미쳤어미쳤어

 

 너 뭘 믿고 이런 사고를 쳐!

 

 어머니 믿고 사고 쳤죠

 

 (아현)  어머니옆에서 그냥 가르쳐만 주세요

 

 튀기고 파는 거 제가 다 알아서 할게

 

 어유나는 그 말이 제일 무서워

 

 네가 뭘 안다고 알아서 해?

 

 아유몰라몰라나 안 해  아니못 해아니못 해아유쯧쯧

 

 [원덕의 힘겨운 신음]

 

 그래요그럼 뭐  저 혼자라도 하죠

 

 ?

 

 (원덕)  아현아현아

 

 기름 몇 번 엎고  사고 몇 번 치다 보면

 

 (아현)  저도 노하우라는 게 생기겠죠  사람인데

 

 안 그래요?

 

 (원덕)  아휴아휴

 

 아유아유…  [문이 탁 열린다]

 

 나 어떡해?  아유나 핫도그 가게 어떡해  [문이 탁 닫힌다]

 

 눈도 안 보이는데

 

 [휴대전화 진동음]

 

 [문이 철컥 여닫힌다]

 

 (성환)  도산이 집에 있냐?

 

 (도산)  아버지

 

 오셨어요?

 

 (성환)  

 

 (도산)  아니한 상무님이 왜

 

 (지평)  전화를 계속하는데 안 받더라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무작정 와 봤는데

 

 마침 아버님을 만났네요  [성환의 웃음]

 

 아유안녕하세요

 

 (금정)  안녕하세요

 

 - (금정누구…  - 도산이랑 각별한 사이라고

 

 (성환)  멘토라고 하셨죠?

 

 맞습니다

 

 (지평)  인사가 늦었습니다  진작 찾아뵀어야 되는데

 

 아니상무님이  왜 우리 부모님을 찾아봬요

 

 (성환)  도산이 네가 뭐 드릴 게 있다며

 

 없는데요

 

 있잖아요

 

 (지평)  어유어유떨어진다

 

 서로 교환하기로 한 걸  깜빡 잊었나 보네요

 

 자주 깜빡해요

 

 아니안 잊었어요

 

 (금정)  어머금전수네

 

 아유큼직하니  너 재벌 되라고 주시나 보다

 

 어머니나무가 돈을 벌어다 주진 않죠

 

 [익살스러운 음악]

 

 말본새 참

 

 식사는 하셨나?

 

 - 괜찮아요  - (지평안 했습니다

 

 

 

 (성환)  혹시 약주 좋아하시나약주

 

 [성환의 웃음]  아니내가 이거 뭐자랑은 아니고

 

 이거 내가 직접 다니면서  다 캐 가지고 담근 건데?

 

 저기도 좀 있고

 

 여기도 좀 있고?

 

 가만있어 봐여기는

 

 땅의 기운을 한껏 품은 칡주

 

 달달하니 뭐언제 취했는지도  모른다는 꾸지뽕주

 

 면역력에 좋은 인삼주

 

 소화가 잘 안되신다고매실주

 

 남자들은 다 아는 변기 깨질라

 

 [웅장한 효과음]  야관문까지

 

 여기 종류별로 다 있는데  [성환의 웃음]

 

 (지평)  아이전 됐습니다

 

 - (지평술은…  - (도산술 못 마셔요

 

 - 주사 있어요  - (지평주사는 없습니다

 

 저는 술버릇은 깔끔해요  누구와는 다르게

 

 나도 깔끔한데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 (성환건배!  - (지평건배

 

 [익살스러운 음악]

 

 [도산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쓴 숨소리]

 

 (지평)  [헛기침하며]  아버님

 

 (성환)  아이난 됐어요  난 여기그만여기까지

 

 (도산)  [술 취한 목소리로]  상무님배부르죠?

 

 그러면 우리 소화를 시키기 위해서

 

 - (도산매실주!  - (지평매실주!

 

 (도산)  사장님매실주

 

 여보우린 들어갑시다

 

 보니까 밤새울 분위기야

 

 그러게요그럽시다

 

 (성환)  둘이 아주 각별하네

 

 - (성환가요  - (도산매실주

 

 (성환)  [힘주며]  여기

 

 여기 매실주 이거 뚜껑 따서 먹고

 

 [도산을 토닥이며]  야관문은 건드리지 말아

 

 - (성환잘해  - (지평감사합니다아버지

 

 (지평)  감사합니다

 

 (도산)  야관문은 안 돼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지평)  이야이것도 못 따고

 

 이게 왜 안 열리냐이게  [힘주는 신음]

 

 (지평)  이리 줘 봐요?

 

 [지평의 힘주는 신음]

 

 이거 내가 따 주면

 

 [숨을 후 내뱉는다]  편지 돌려주는 겁니다

 

 ?

 

 이거 하나 못 따 가지고

 

 [힘겨운 숨소리]

 

 [지평의 헛기침]

 

 [힘겨운 신음]

 

 다른 거 먹자

 

 다른 거 좀 갖갖고 와 봐

 

 상무님

 

 (도산)  제가

 

 진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뭐가요?

 

 편지 말이에요

 

 [한숨]

 

 (도산)  할머니가 그러는데

 

 신문 보고 내 이름 썼다면서요

 

 내가 똘망똘망하고

 

 착해 보여서

 

 아니야아니야

 

 그것보다

 

 팔자 좋아 보여서

 

 [잔잔한 음악]

 

 (지평)  상 받았다고 부모님한테 축하받고

 

 사진 찍는 걸 봤는데

 

 내 눈엔

 

 남도산

 

 당신 팔자 좋아 보였어요

 

 그래서 썼습니다

 

 난 상무님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뭐가 부러워

 

 내가 뭐가 부러워요

 

 (지평)  한강 뷰 아파트?

 

 시계?

 

 (도산)  아니요

 

 제가 예전에

 

 달미한테

 

 내가 왜 좋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 그러더라고요

 

 (달미)  그거야 넌

 

 내 첫사랑이고

 

 그건 상무님이잖아요

 

 그래서 또 물어봤어요

 

 네 편지가

 

 오랫동안 나 위로해 줬고

 

 그것도 상무님이었고

 

 (도산)  그래서 또 물어봤는데

 

 겨우

 

 내 거 하나가 딱 나오더라고요

 

 손이 크고 멋있어

 

 손이 커서 좋대요

 

 겨우 손 하나

 

 (도산)  그래서 아등바등 기를 썼어요

 

 이 손 하나로

 

 추억 이겨 보겠다고

 

 역부족이더라고요

 

 [도산이 잔을 탁 든다]

 

 알면 제발 좀 포기하지

 

 그건 더 안 돼요

 

 그래서

 

 천년만년 짝사랑만 하시겠다?

 

 

 

 천년만년

 

 [풀벌레 울음]

 

 [달미의 한숨]

 

 (달미)

 

 [작은 소리로]  원주율 파이는

 

 (영상 속 철산)  3.141

 

 [익살스러운 효과음]  (달미)  에이진짜

 

 아유저게 뭐야

 

 (도산)  난 그 항해가 꽤 근사했어요

 

 [잔잔한 음악]  실패했지만 후회는 안 해

 

 그때도

 

 지금도앞으로도

 

 [한숨]

 

 (도산)  네가 무슨 결정을 하든

 

 난 무조건 네 편이야

 

 다만 네가 결정하는 데  우리가 변수가 되진 않았으면 해

 

 [한숨]

 

 날 샜네

 

 [한숨]

 

 [달미가 하품한다]

 

 [원덕의 힘겨운 신음]

 

 [원덕의 힘겨운 신음]

 

 - (달미할머니  - (원덕?

 

 - (달미뭐 해안 자고?  - (원덕아니

 

 네 엄마가 사고를 쳐서  밤새 수습 중이다

 

 [원덕의 힘겨운 신음]  (달미)  사고무슨 사고?

 

 덜컥 가게를 계약했지 뭐냐?

 

 핫도그 가게를 내겠대

 

 [원덕의 한숨]  엄마가뭘 믿고?

 

 그러니까

 

 나 믿고 냈대나 믿고아휴

 

 [잔잔한 음악]

 

 그래서 오밤중에 잠도 안 자고  반죽하고 있는 거야?

 

 걱정돼서 잠도 안 온다

 

 아니왜 되지도 않은 일을 벌여

 

 벌이고 자기는 처자요처자아휴

 

 그래서 도와주려고?

 

 일 벌였는데 뭐수습해야지  어떡하겠어

 

 가만

 

 아이이거 어떠냐?

 

 완벽해

 

 그래?

 

 아휴

 

 - 할머니  - (원덕

 

 가게 잘될 거 같은데?

 

 (원덕)  아휴

 

 이 눈으로 잘되겠냐

 

 안돼

 

 안돼도 해 봐야지어쩌겠어

 

 [원덕의 힘겨운 숨소리]

 

 아이고팔이야

 

 [원덕의 힘주는 신음]

 

 할머니

 

 고마워

 

 뭐가?

 

 - 답이 됐어  - (원덕?

 

 [원덕의 웃음]

 

 - (원덕아휴  - (달미고마워

 

 [원덕의 웃음]

 

 [원덕의 장난 섞인 신음]

 

 읏차읏차

 

 [힘겨운 신음]

 

 영실아

 

 영실아몇 시야

 

 [헛기침]  영실아

 

 (지평)  뭐야

 

 여기 어디야

 

 (도산)  우리 소화를 시키기 위해서  [익살스러운 음악]

 

 - 매실주!  - (도산매실주!

 

 아씨

 

 이거 뭐야?

 

 (지평)  체크다체크야

 

 이 체크삼산체크!

 

 [익살스러운 효과음]  체크체크체크!

 

 나 토할 거 같아진짜로

 

 

 

 (지평)  왜 다 기억나

 

 그 정도로 마셨으면  필름이 끊겼어야지

 

 왜 쓸데없는 거까지 다 기억나

 

 (도산)  손이 커서 좋대요

 

 [잔잔한 음악]

 

 겨우 손 하나

 

 (동천)  그렇지 않아도 내가 슬쩍 떠봤는데

 

 서 대표는 너 영 아니래

 

 [동천의 웃음]

 

 손 큰 남자가 취향이라나

 

 ?

 

 그런 취향이었어?

 

 [헛웃음]

 

 [밥솥이 칙칙거린다]  [칼질 소리가 들린다]

 

 (금정)  북엇국에 청양고추를 넣을까말까?

 

 상무님 매운 거 좋아하시니?

 

 (도산)  좋아할걸요?

 

 어머니혹시 콩자반 있어요?

 

 파란 뚜껑 통에 있어

 

 (금정)  콩자반은 왜?

 

 (도산)  상무님이 콩자반  좋아한다 해 가지고 좀 싸 주려고

 

 [도산이 뚜껑을 탁탁 연다]

 

 (도산)  벌써 깼어요해장국 드시고 가세요

 

 됐습니다생각 없어요

 

 그럼 콩자반 싸 놨으니까 가져가세요  저희 집 콩자반 진짜 맛있어요

 

 나 콩자반 싫어합니다

 

 - 그때 엘리베이터에서 분명히…  - (지평남도산 씨는 속도 없습니까?

 

 왜 갑자기 화를 내세요

 

 편지랑 금전수는 내가 다 가져갑니다

 

 ?

 

 (도산)  그건 불공평하죠  저희 분명 교환하기로 했잖아요

 

 다 가져가도 내가 밑져

 

 밑지다뇨대체 뭐가

 

 남도산 씨

 

 당신의 그 아둔함 때문에  끝까지 우겨 볼까 했는데

 

 안 되겠네

 

 잘 들어요두 번 얘기 안 해

 

 [차분한 음악]

 

 [한숨]

 

 됐어

 

 이걸로 충분해

 

 (도산)  여기서 뭐 해?

 

 (달미)  

 

 여기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나서

 

 [잔잔한 음악]

 

 너도 여기 적었었지?

 

 적었어

 

 여기서 네 걸 찾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도산)  글쎄

 

  5천 개쯤 돼 보이니까

 

 0.0002%?

 

 우리가 입찰에 붙을 확률이

 

 그쯤 되려나?

 

 이렇게 하자

 

 내가 1분 안에 여기서 네 걸 찾으면

 

 우리 입찰 참여해 보는 걸로

 

 그거랑 입찰이랑 무슨 상관이야?

 

 시작한다

 

 (달미)  여기야여기야그거만 알려 줘

 

 여기구나?

 

 [달미가 숨을 들이켠다]

 

 (지평)  잘 들어요두 번 얘기 안 해

 

 나에 대한 열등감 지우고

 

 자존감 끌어올리고

 

 서달미 씨를 다시 봐요

 

 그럼 바로 알 거야

 

 서달미 씨가 누굴 좋아하는지

 

 당신

 

 그 손 하나로

 

 추억을 이겼어

 

 (달미)  네가 키가 크니까 위에 있으려나?

 

 이게 내 거야

 

 찾았으니까 하자

 

 이걸 네가 찾으면 어떡해  내가 찾아야 되는데

 

 이거 설마

 

 달미야

 

 넌 내가 왜 좋아?

 

 난 네 첫사랑도 아니고

 

 편지도 안 썼고

 

 널 속이고

 

 (도산)  상처 주고

 

 따지고 보면

 

 네가 날 좋아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겨우 손 하나인데

 

 내가 왜 좋아?

 

 

 

 

 

 몰라

 

 모르는데 왜 자꾸 물어

 

 내가 왜 좋아?

 

 왜가 어디 있냐?

 

 사람 좋아하는 데 왜는 없어

 

 너니까

 

 네가 이유야

 

 [부드러운 음악]

 

 그게 전부야

 

 고마워

 

 (사하)  굿 모닝

 

 (용산)  사하 님제가 이거 집에서  몇 개 더 만들어 봤거든요?

 

 [익살스러운 음악]  [노트가 툭 떨어진다]

 

 (철산)  미안

 

 아이고?

 

 (용산)  뭐 하냐?

 

 아니여내가 주울게

 

 (철산)  뭔 놈의 노트가  자꾸 도망을 간대?

 

 발이 달렸는갑다

 

 [철산의 웃음]

 

 [한숨]

 

 [용산의 한숨]

 

 (용산)  너 나한테 유감 있냐?

 

 - 없는디  - (용산있잖아

 

 - 없어없어  - (용산있어있잖아

 

 - (철산없어없어없어  - (용산있어있어있어

 

 - (철산없당게!  - (용산있잖아!

 

 - (철산없어없어없어  - (용산있어있어있어

 

 (달미)  이게 뭐지?

 

 - (용산있어있어  - (철산없어

 

 (사하)  왜 저래유치하게

 

 (도산)  뭐야이게?

 

 용산 님이 랜섬웨어 범인 잡겠다고  애너그램 한 거네요

 

 뭐야이거

 

 [어두운 음악]  ?

 

 "아폴론 아르테미스"

 

 인재 파양 판결문 도착했더라

 

 (상수)  이혼도 마무리됐고  파양까지 깔끔하네요

 

 이제 가족도 아니고 뭣도 아니니까  없다 쳐요그 집안

 

 회사 이름도  제 아버지 이름을 따더니

 

 청명컴퍼니요?

 

 (상수)  아버지가 신경 쓸 사이즈 아닙니다

 

 완전 파리 수준도 안 되는 그런

 

 넌 파리가 커서 잡아 죽이냐?

 

 앵앵대는 꼴이 거슬려서 잡아 죽이지

 

 상수야

 

 난 그 집안이 나대는 꼴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서달미인가 그 친구가  당돌하게 우릴 협박한 적 있지?

 

 그 방법이 괜찮던데

 

 (달미)  기업 이미지는 기자들 펜대에서  무너진다잖아요

 

 그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시간과 돈이 꽤 들 테고

 

 

 

 (두정)  형주일보 최 부장 만나 봐라

 

 이번에 광고 많이 팔아 줬으니까  잘 도와줄 거야

 

 아버지

 

 (지평)  

 

 다 왔어지금 바로 가서 검토할게

 

 (동천)  근데 지금 서달미 대표가  상무님 기다리고 있는데요?

 

 [차분한 음악]

 

 동천아

 

 나 검토는 조용한 데서 하고 싶은데

 

 (지평)  IR 자료는 메일로 보내 줄래?

 

 (동천)  상무님그럼 서 대표님은

 

 [통화 종료음]

 

 오늘 외근인 걸 깜빡했네요

 

 제가 잘 말씀드릴게요

 

 대표님이거 어떡하죠?

 

 한 상무님이 오늘 외근이라

 

 다 들렸어요

 

 괜찮아요

 

 

 

 - 그럼네  - (동천들어가세요

 

 [난처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동천)  서 대표 갔고요

 

 한 상무님이 피하는 거  완전 들켰습니다

 

 [한숨]

 

 오케이

 

 바로 들어갈게

 

 [통화 종료음]

 

 [한숨]

 

 진짜 못났다한지평

 

 [한숨]

 

 [지평과 달미의 당황한 신음]

 

 한 상무님 여기 계셨네요?

 

 조용히 검토할 게 있어서

 

 들어가요안 그래도 나가려던 참인데

 

 (달미)  저 피하시네요?

 

 [잔잔한 음악]

 

 (지평)  무슨 얘기 할지 잘 알거든

 

 나 이런 상황이 닥치면  되게 쿨하고

 

 근사할 줄 알았는데

 

 어쩔 수 없이 못나지네요

 

 괜찮지도 않고

 

 한 상무님

 

 하긴 뭐쿨하고 괜찮으면

 

 내가 당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얘기겠지

 

 죄송해요

 

 나도 미안해요

 

 (지평)  이 한심한 짓을

 

 좀 오래 할 거 같네

 

 (달미)  저희

 

 입찰

 

 참여하기로 결정했어요

 

 잘 결정했습니다

 

 (인재)  

 

 그래서 입찰 참여하기로 한 거야?

 

 일단 하는데

 

 붙을 거라고 장담은 못 해

 

 (인재)  장담하는 게 이상하지

 

 입찰 과정을 MVP 테스트 한다  생각하고 해 봐

 

 (달미)  언니 입찰할 때 했던 서류들  그리고 경험들

 

 다 나한테 공유해 주는 거다?

 

 걱정 마

 

 (인재)  믿어져이게 너래

 

 안 믿어져

 

 [밝은 음악]

 

 너무 못생겼잖아

 

 아니지

 

 지나치게 미화됐지

 

 아니지실물을 너무 못 담았지

 

 (인재)  아니야너 저 때 머리가 훨씬 컸어

 

 (달미)  무슨 곤충이야?

 

 (인재)  너 머리가

 

 (달미)  머리는 언니가 컸는데  [인재의 웃음]

 

 (인재)  [웃으며]  나도 컸어나도 컸는데

 

 - (인재코가 컸지  - (달미코가 컸다는 게 뭐야

 

 (달미)  나는 콧대가 높았지

 

 (인재)  콧대는 낮은데 조금 옆으로 컸지

 

 뭐여앞에 차가 없는데  속도를 왜 줄인대?

 

 (용산)  탐지 로직이  뭔가 잘못 인지한 거 같은데

 

 (도산)  동일 루트로 다시 한번 돌아보자

 

 또 이러면 로직을 한번 수정해 보고

 

 (사하)  DQ그룹 측 자료 구할 수 있어요?

 

 UI를 수정해야 할 거 같은데  방향을 아직 못 잡아서

 

 (달미)  보안 자료라 쉽지 않을 텐데

 

 알아봐야죠알아볼게요

 

 오케이

 

 [고민하는 신음]

 

 [심호흡]

 

 [피곤한 신음]

 

 (원덕)  아이뭘 이런 걸 사 와

 

 (달미)  이게 무릎에 그렇게 좋대할머니

 

 이제 장사하려면 무릎 단단히 챙겨야지

 

 이거 꼬박꼬박 매일 챙겨 드셔요

 

 그래알았어

 

 (아현)  너 오늘 중요한 약속 있나 보다?

 

 (달미)  

 

 - (달미반죽은 다 한 거야?  - (원덕

 

 (원덕)  아유

 

 장사 첫날인데 손님이 많을까 모르겠다

 

 아유왜 이렇게  심장이 나대냐아휴

 

 어머니

 

 오늘 아침에 모닝커피  샷 추가해서 드셨잖아요

 

 그래서 그래

 

 [한숨]

 

 아현아

 

 너 장수할 거야

 

 [웃음]  왜요?

 

 내가 속으로 너 욕 많이 해

 

 (아현)  어머니  [원덕의 웃음]

 

 - 가을이네  - (아현그렇지?

 

 은행 냄새가 고릿고릿하지?

 

 아니

 

 [잔잔한 음악]

 

 할머니 보니까

 

 예쁘게 폈어코스모스가

 

 

 

 - (달미나 늦겠다나 먼저 가요  - (원덕

 

 고마워엄마

 

 - (달미나 가요  - (원덕

 

 [문이 탁 여닫힌다]

 

 [상수의 헛웃음]  [어두운 음악]

 

 (상수)  설마설마했는데

 

 진짜로 입찰에 참여하네?

 

 [현의 헛웃음]

 

 저런 걸 패기라고 해야 하나

 

 주제 파악을 못 하는 거지

 

 (상수)  최 부장님한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좋은 일로 찾아뵀어야 되는데

 

 이렇게 처음부터 남의 회사  책이나 잡자고 만나니이거 참

 

 민망합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저희야 뭐  남들 원망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

 

 (황 기자)  이런 자리 익숙합니다

 

 그럼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 부장)  아유저희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이 신문사도  광고로 먹고사는 기업입니다

 

 [최 부장의 웃음]

 

 (황 기자)  제보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어요

 

 팩트면 공익이 되거든요

 

 팩트는 확실히 팩트죠

 

 (상수)  이번에 DQ그룹이  선주시에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1 8천억짜리를  따냈잖아요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알죠알죠이야

 

 인트로가 아주 좋은데요?

 

 거기서 자율 주행 차 업체를  입찰로 추가 선정 한다는데

 

 (상수)  거기 참여한다는 회사가 하나 있어요

 

 신생인데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청명컴퍼니라고

 

 청명컴퍼니?

 

 [함께 회의한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쓱 열린다]

 

 안녕하세요

 

 여기가 청명컴퍼니인가요?

 

 무슨 일이신지…  [어두운 음악]

 

 (황 기자)  안녕하세요저는 그

 

 형주일보 황상현 기자라고 합니다

 

 이번에 자율 주행 스타트업 관련해서  기획 기사를 준비 중이거든요

 

 [달미가 호응한다]  (철산)  아유아유안녕하세요

 

 [함께 인사한다]

 

 취재 좀 해도 될까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 (황 기자고맙습니다  - (철산여기 앉으세요여기

 

 - (도산반갑습니다  - (용산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황 기자안녕하세요  - (용산안녕하세요

 

 (황 기자)  업계에 물어보니까

 

 청명컴퍼니가 자율 주행 쪽으로 아주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고 하더라고요?

 

 (철산)  아하소문이 또 벌써 그라고 났대요?

 

 [함께 웃는다]

 

 (황 기자)  그럼요

 

 이번에 선주 스마트 시티  자율 주행 플랫폼에도

 

 입찰 참여한다고 들었어요

 

 맞습니다

 

 (상수)  얼마 전에 거기서  사건 하나가 있었거든요

 

 랜섬웨어 사건이라고

 

 (황 기자)  랜섬웨어요?

 

 해킹을 당했단 소리인가요?

 

 

 

 이게 뭐아무 사업도 아니고

 

 자율 주행 차인데 말이죠

 

 그렇죠

 

 (황 기자)  다른 사업은 뭐

 

 정보 팔리는 수준이지만

 

 자율 주행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거잖아요

 

 그렇죠

 

 (황 기자)  신생으로 여기까지 오면서

 

 아주 많은 역경을 딛고 왔을 거 같은데

 

 혹시 뭐  기억나는 에피소드 같은 거 있나요?

 

 역경 많았죠

 

 근데 지금은 잘 극복하고  안전 궤도에 올랐습니다

 

 다행이네요

 

 (황 기자)  제가 어제 취재한 회사는

 

 랜섬웨어에 된통 걸려 가지고

 

 2억 넘게 주고 키를 받았다던데

 

 (태원)  진짜요우리도 걸렸었

 

 [황 기자의 놀란 신음]

 

 (황 기자)  아이고에헤여기도 걸리셨구나

 

 (상수)  외부 인력 써서  간신히 막았다고는 하는데

 

 이게 사실 애초에 걸리면  안 되는 거거든요

 

 (최 부장)  그럼요안 되죠

 

 그런 회사가

 

 이런 큰 사업을 따내는 것도  옳지 않고요

 

 당연하죠

 

 (최 부장)  이야이거 공익 기사 맞네?

 

 [최 부장의 웃음]

 

 헤드라인이 아주 섹시하네

 

 [최 부장의 웃음]

 

 (황 기자)  '자율 주행 스타트업해킹에 무방비'

 

 '운전자의 목숨도 해킹!'

 

 [달미가 말한다]

 

 (상수)  만일 기사 나가면

 

 입찰 따내긴 힘들겠죠?

 

 (최 부장)  입찰뿐입니까?

 

 (황 기자)  기사 나가면  이 정도 규모의 스타트업은

 

 존속 자체가 불가해요

 

 그날로 매장됩니다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밝은 음악]

 

 - 이게 네 거야?  - (달미

 

 (달미)  너 따라 창업하겠다고  회사까지 그만뒀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무슨 깡이었나 싶다

 

 달미야

 

 나 투스토에서

 

 시켜서 자율 주행 한 거 아니다?

 

 지원했어

 

 ?

 

 만에 하나

 

 네가 나처럼  그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봐

 

 [부드러운 음악]

 

 (달미)  아니나는 우리끼리  또 창업을 해 보면 어떨까 해서요

 

 자율 주행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 기억으로  네가 자율 주행을 시작했다면

 

 (영상 속 달미)  가 보지 않은 길  비바람이 몰아치는 길

 

 그 모든 길이 두렵지 않은 세상

 

 (도산)  같이 하고 싶었거든

 

 그래서

 

 (달미)  그때 넌

 

 내 트로피였고

 

 자존심이었고

 

 내 꿈이었어

 

 네 트로피고

 

 자존심이고 싶었어

 

 꿈이고 싶었고

 

 내 위로였고

 

 날개였고

 

 위로고

 

 날개고 싶었어

 

 진짜 온전히 나로

 

 그래서 시작했어

 

 달미 너는?

 

 나도

 

 (달미)  우리

 

 입찰에 참여해 보자

 

 (도산)  ?

 

 변수 다 생각해 보고 내린 결정이야

 

 그래

 

 (지평)  입찰 앞두고 있잖아

 

 (황 기자)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또 생길 수도 있고

 

 (도산)  그냥 아니고

 

 경험도 아니야

 

 해낼 거야

 

 (지평)  그 시절 나도 친구 하나 없었고

 

 당신 편지로 꽤 위로받았으니까

 

 (원덕)  순딩이 너 어디 가냐?

 

 저 이제 원인재 아니고 서인재입니다

 

 (도산)  감정은 빼고 이성으로 판단해 주세요

 

 (달미)  여기 기도발 좋아

 

 뭐 빌었어?

 

 (도산)  난 붙으면 프러포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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