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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16

 

 (동천)  '성공 기업의 인재 용병술  인사가 만사다'

 

 '모닝그룹 대표 원두정이 들려주는  인사 이야기'

 

 (황 기자)  

 

 여기 청명컴퍼니가 어디예요?

 

 

 

 누구신지

 

 나 형주일보 황상현 기자인데  취재할 게 좀 있어서요

 

 [어두운 음악]

 

 기자님이시구나

 

 취재 요청은 하고 오신 거죠?

 

 스타트업 취재하는데  무슨 요청씩이나

 

 [당황한 숨소리]

 

 어디예요?

 

 2층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요어디로 가야 돼요?

 

 저쪽으로

 

 - 고마워요  - (동천

 

 (동천)  상무님혹시

 

 형주일보 황상현 기자?  잘 아세요?

 

 이름만 알지  상종하고 싶진 않은 종류야

 

 - (동천왜요?  - 스타트업 저격 기사 전문이잖아

 

 홍보 기사 써 준다고  지분 나눠 달라고 지저분하게 굴고

 

 (지평)  거절하면  뭐없는 리스크 만들어 써대고

 

 질 나쁜 기자야

 

 그래요?

 

 지금 청명컴퍼니 취재하겠다고 왔던데

 

 아이템이 뭐래

 

 모르죠약속도 안 잡고 온 거 같은데

 

 뭐 걸리는 거 있어요?

 

 [지평이 펜으로 책상을 두드린다]

 

 입찰 앞두고 있잖아  [밝은 음악]

 

 상대 경쟁사에서 스크래치 내겠다고  제보했을 수도 있고

 

 근데 뭐제보랄 게 있을까요?

 

 청명컴퍼니가 책잡힐 만한 게 딱히

 

 [동천의 놀란 신음]

 

 - 랜섬웨어  랜섬웨어

 

 - (지평…  - (동천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업계에 물어보니까

 

 청명컴퍼니가 자율 주행 쪽으로 아주

 

 (황 기자)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고 하더라고요?

 

 (철산)  아하소문이 또 벌써 그라고 났대요?

 

 [함께 웃는다]

 

 (황 기자)  그럼요

 

 이번에 선주 스마트 시티  자율 주행 플랫폼에도

 

 입찰 참여한다고 들었어요

 

 맞습니다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달미)  이게 뭐지?

 

 (사하)  왜 저래유치하게

 

 (도산)  뭐야이게?

 

 용산 님이 랜섬웨어 범인 잡겠다고  애너그램 한 거네요

 

 뭐야이거

 

 [어두운 음악]  ?

 

 "아폴론 아르테미스"

 

 "신현 신아폴론"

 

 "신정 신아르테미스"

 

 - (용산있어있어  - (철산없당게없어

 

 - (용산있어있어있어  - (철산없어없어

 

 (도산)  너희 이거 뭐야?

 

 (용산과 철산)  뭐가

 

 (도산)  이 아폴론이랑 아르테미스  어디서 나온 단어야?

 

 랜섬웨어 때 호스트명이 좀 걸려서

 

 애너그램 좀 해 봤어?

 

 (도산)  내가 얼마 전에 소스 버전 관리 툴에서

 

 신현이랑 신정 프로필을 봤거든?

 

 거기 신현 유저 네임이 아폴론이었고  신정이 아르테미스였어

 

 - ?  - (철산진짜여?

 

 (달미)  아폴론아르테미스?

 

 그 둘이 쌍둥이 남매잖아

 

 (철산)  아야이거 나만 싸하냐?

 

 아니이런 우연의 일치도 있나?

 

 아니랜섬웨어 범인이  혹시 신현하고 신정이면

 

 (태원)  아니근데 왜 자사 서버를 공격해요?

 

 (강진)  그러게무슨 동기로?

 

 

 

 나 짚이는 거 있어요

 

 ?

 

 (달미)  그 두 사람

 

 랜섬웨어 사건 바로 직전에

 

 모닝 AI 센터장 만나는 거  본 적 있어요

 

 (용산)  모닝 AI가 사주를 해서

 

 자사 서버에 랜섬웨어를 뿌렸다?

 

 (용산)  이게 말이 돼요?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알아보면 되지

 

 (도산)  달미야너 랜섬웨어 사건  신고는 했지?

 

 (달미)  바로 신고했지

 

 지금 수사 중일걸?

 

 [마우스 클릭음]

 

 (황 기자)  제가 어제 취재한 회사는

 

 랜섬웨어에 된통 걸려 가지고

 

 2억 넘게 주고 키를 받았다던데

 

 (태원)  진짜요우리도 걸렸었

 

 [황 기자의 놀란 신음]

 

 (황 기자)  아이고에헤여기도 걸리셨구나

 

 근데 그게 걸리면  딴 데는 돈만 손해 보면 되는데

 

 자율 주행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잖아요

 

 그렇죠근데 저희는  그날로 바로 해결을 했고요

 

 키를 찾아서 바로 복구했습니다

 

 다행이네요

 

 (황 기자)  근데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또 생길 수도 있고

 

 뭐랄까그런 잠재적인 위험이  걱정된달까?

 

 (용산)  그렇죠그래서 보안 쪽도 저희가 이제  최고 등급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사하)  저희 개발 팀이 인식뿐 아니라  보안 쪽으로도 일가견이 있거든요

 

 (철산)  이 친구가요

 

 보안 분야계의 화타예요화타

 

 그래요?

 

 대충 이 정도면  필요한 얘기는 다 나온 거 같네요

 

 아니요

 

 중요한 얘기는 지금부터죠

 

 ?

 

 [지평의 거친 숨소리]

 

 혹시  서 대표님 여기 있습니까?

 

 지금 인터뷰 중이에요

 

 (지평)  인터뷰 중단시켜야 돼요

 

 저 황상현 기자 이 바닥에서 아주

 

 (인재)  유명하죠

 

 네이쳐모닝 시절 많이 봤어요

 

 별명이 스타트업 탈곡기일걸요?  탈탈 턴다고

 

 근데 안 말려요?

 

 안 말려요

 

 지금 잘 대응하고 있으니까

 

 대응을 잘해요?

 

 [잔잔한 음악]

 

 (황 기자)  중요한 얘기가 남았다고요?

 

 그럼요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끝내면

 

 어떤 논조로 기사가 나올지 빤하잖아요

 

 (달미)  청명컴퍼니는

 

 스마트 시티  자율 주행 플랫폼 입찰에 참여한다

 

 자율 주행에서 해킹은  사람의 목숨을 위험하게 한다

 

 청명컴퍼니는 그 위험한 해킹을  당한 적이 있다

 

 맞죠?  [지평의 헛웃음]

 

 (황 기자)  아이고

 

 팩트가 그렇잖아요

 

 뭐가 더 있어요?

 

 기자님

 

 더 중요한 거 알고 싶지 않으세요?

 

 - 더 중요한 거?  - (도산

 

 해킹한 범인이 누구일까

 

 범인을 알아냈어요?

 

 그럼요

 

 저희가 이벤트 로그 분석을 통해서  공격자를 확인했거든요

 

 (도산)  그 공격자 노트북을 포트 스캔해서  호스트 네임을 확인한 결과

 

 감염됐을 때 PC 네임과  일치하는 걸 확인했고요

 

 그 증거들을 저희가

 

 저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게  넘겼습니다

 

 (달미)  방금 경찰한테 연락이 왔더라고요  용의자 신병 확보했다고

 

 (경찰)  신현신정 씨 되시죠?

 

 (황 기자)  용의자가 누군데요?

 

 (경찰)  임의 동행 해 주시죠

 

 (달미)  신현과 신정

 

 저희 예전 개발자들이에요

 

 (도산)  그 랜섬웨어 사건 터지고

 

 얼마 안 있다가 모닝 AI  CTO로 스카우트됐죠

 

 (철산)  사건 터지기 직전 원상수 센터장과

 

 접촉하는 정황도  증거로 제출을 했으니까

 

 (사하)  수사하면 배후가 누군지도 밝혀지겠죠?

 

 이 기사를 황 기자님이 어떻게 쓰실지  너무 기대돼요

 

 [함께 웃는다]

 

 아이고이거 뭐

 

 (황 기자)  벌써 해결이 됐다고 하니까

 

 써 봤자 뭐데스크에서  킬당하겠네에이

 

 (용산)  아니

 

 범인도 잡히고 배후가  무려 모닝그룹 회장 아들인데

 

 이걸 안 써요?

 

 [밝은 음악]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을 쓰면  안 되는 거거든요

 

 (도산)  다른 기자님들은 수사 중인 사건  잘만 쓰시던데요

 

 결론 나면 쓰실 거죠?

 

 결론 나면 써야죠당연히

 

 - (황 기자수고하세요  - (도산들어가세요

 

 - (철산조심히 가세요  - (달미안녕히 가세요

 

 (달미)  회의합시다  [직원들이 대답한다]

 

 (인재)  꼭 쓰세요

 

 안 쓰면 배후랑 유착 있다고  다들 의심할 겁니다

 

 [황 기자의 헛기침]

 

 다행이네

 

 (인재)  급하게 오셨나 봐요

 

 ?

 

 사원증 돌아갔어요

 

 (지평)  

 

 [지평이 살짝 웃는다]

 

 또 저번처럼 실수할까 봐

 

 서 대표도 벌써 3년 차예요

 

 (인재)  3년이면 서당 개도  풍월을 읊는 세월이잖아요

 

 이 정도 대처는 당연히 해야죠

 

 (지평)  그렇죠

 

 그래야죠

 

 시원섭섭 뭐그런 표정이네요

 

 제가요?

 

 아이섭섭은 전혀

 

 시원만 합니다시원만

 

 후련해

 

 이제 진짜 마음 놔도 되겠어요

 

 그럼

 

 [차분한 음악]

 

 아닌데섭섭 같은데

 

 (직원1)  [작은 소리로]  상무님 왜 저래요?

 

 괜찮은 거예요?

 

 (동천)  그런 듯 아닌 듯

 

 그런 거 같은데?

 

 - 동천아  - (동천

 

 나 일찍 좀 퇴근한다

 

 중요한 연락 오면 전화하

 

 아니다가능한 한 문자로 해

 

 (직원2)  들어가세요

 

 [동천의 의아한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아직 갱년기는 이른데  [문이 탁 닫힌다]

 

 (아현)  맛있게 드세요안녕히 가세요  [손님이 대답한다]

 

 [인공 지능 음성]  3천 원입니다

 

 (원덕)  3천 원

 

 - (달미할머니저희 왔어요  - (도산저도 왔습니다

 

 (원덕)  … 누구?

 

 도산이?

 

 (달미)  도산이

 

 (아현)  어머반가워요오랜만이에요

 

 그래미국에서 왔다는 얘긴 들었는데

 

 아이고얼마 만이냐이게  그래?

 

 너무 오랜만이에요할머니

 

 [도산의 손을 토닥인다]

 

 눈이

 

 많이 안 좋아지셨어요?

 

 너 또 딱한 눈으로  나 보고 있지지금

 

 (도산)  아니에요아니에요할머니

 

 너무 좋아 보이세요

 

 - (도산앉으세요  - (원덕그래

 

 [잔잔한 음악]

 

 도산이 네 덕에 편해

 

 (원덕)  이 눈길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어

 

 의지가 많이 돼

 

 (아현)  그러게눈길 성능이 너무 좋아서  내가 땡땡이를 못 쳐요

 

 눈 좀 붙이려 그러면  '졸고 있습니다'

 

 - (아현이렇게 다 일러댄다니까?  - (원덕그러게?

 

 용해

 

 [함께 웃는다]

 

 눈길 만들어 줘서 정말 고맙다

 

 갚지 못할 빚을 졌어

 

 이게 무슨 복이냐 그래?

 

 (도산)  더 많이 누리셔야 돼요

 

 할머니도산이가 눈길 엔지니어랑  엄청 친하거든?

 

 그러니까 불편한 거 있으면  도산이한테 다 얘기해

 

 저한테 말씀만 해 주시면 제가  바로바로 업데이트해 달라고 할게요

 

 그래알았어

 

 전처럼 피드백 노트북  만들어서 줄게내가

 

 [원덕의 웃음]  

 

 할머니  도산이가 화분 떠 왔다?

 

 - (원덕?  - (아현화분을 떠어떻게?

 

 (도산)  이게 제가  [원덕과 아현이 호응한다]

 

 선인장을 모티브로 한번 따 봤는데요

 

 이게 RGB라고 제가 예전에  수세미 만들어 드렸던 거 기억하세요?

 

 [원덕의 부정하는 신음]  R은 여기 레드

 

 - (도산여기 G는 그린  - (원덕

 

 (도산)  여기 B는 블루

 

 얘 또 시작이다

 

 [함께 웃는다]

 

 여기 가운데 누르시면 소리 나요

 

 - (원덕여기?  - (도산꾹 눌러 보세요

 

 [원덕의 힘주는 신음]  (도산)  아이 러브 유

 

 [함께 웃는다]

 

 (도산)  겨울에 안고 계시면 따뜻해지거든요?

 

 내가 이거 달미 얼굴 보고  만들었거든요

 

 (아현)  똑같다똑같아

 

 (달미)  할머니이거 나랑 닮았대

 

 (아현)  달미처럼 생긴 선인장

 

 [웃음소리가 들린다]

 

 [영상 속 영어 뉴스가 흘러나온다]

 

 [초인종이 울린다]

 

 뭐야누구지?

 

 [뉴스 소리가 뚝 멈춘다]  (지평)  

 

 [도어 록 작동음]

 

 - (지평할머니  - (원덕

 

 (지평)  여기 어떻게

 

 (원덕)  며느리가 데려다줬지

 

 (지평)  

 

 할머니여기이쪽으로

 

 [문이 달칵 닫힌다]  조심해서

 

 조심하고

 

 [힘주는 신음]

 

 (원덕)  달미가 네 집이 그렇게 좋다던데

 

 아이고아쉽네

 

 눈 좋을 때 진작에 좀 와 볼걸에이

 

 핫도그 주려고 오셨어요?

 

 (원덕)  

 

 [원덕의 힘주는 신음]  (지평)  이야

 

 잘 오셨어요  나 안 그래도 드릴 말씀 있었는데

 

 (원덕)  할 얘기

 

 - 가게는 이미 차리셨으니까 됐고  - (원덕

 

 할머니 집 계단  불편하지 않으세요?

 

 이참에 아파트로 이사 가시는 건 어때?

 

 내가 아파트 하나 해 드릴게

 

 

 

 그놈의 헛소리는  지치지도 않냐?

 

 그럼 다른 거 아쉬운 거 없어요?

 

 없어  [지평의 당황한 신음]

 

 정 걸리면 그럼

 

 나보다 더 아쉬운 사람한테  가 보든가그럼에이그

 

 할머니 빚을  왜 다른 사람한테 갚아요

 

 그럼 말든가

 

 아유빚 얘기 할 거면  나 그냥 가련다

 

 지겨워아유

 

 아유지겨우면 그냥  눈 딱 감고 받으세요

 

 (지평)  나 같으면 지쳐서라도  받고 땡 하겠네

 

 받고 땡?

 

 순딩이 너 어디 가냐?

 

 [잔잔한 음악]  가긴 뭘어딜 가요

 

 지평아

 

 아니

 

 할머니가 그랬잖아요저기

 

 잘 먹고 잘 살면 연락하지 말라면서

 

 나 요즘 지나치게 잘 먹고 잘 살아요

 

 그래서 내가 요즘 좀 바빠요

 

 나중에 힘들면 내가 따로 연락할

 

 그러지 마

 

 잘 먹고 잘 살아도 연락해

 

 자주 와

 

 별일 있어도 없어도 그냥 와

 

 [지평의 헛기침]

 

 (지평)  별일 없는데 왜 가요

 

 

 

 와서 실없는 소리라도 하고 가

 

 (원덕)  내가

 

 귓구멍이 막히고 눈이 삐어서

 

 별소리별짓 다 해도 돼

 

 울어도 되고 웃어도 돼

 

 왜 그러냐고는 내가 안 물어볼게

 

 그러니까 자주 와

 

 혼자 있어 버릇하면 못써

 

 더는

 

 외로워지지 말아라지평아

 

 ?

 

 아이

 

 [원덕이 지평의 등을 토닥인다]

 

 괜찮아

 

 울지 마

 

 (원덕)  할미가 있잖아

 

 입찰 설명회 때 봤던  자율 주행 회사들

 

 리스트 업 해서 보냈습니다

 

 (직원들)  

 

 사이즈가 큰 입찰이라 그런가?  상당히 많네

 

 많다뿐이대요?

 

 (철산)  자율 주행으로 방귀 좀 뀐다는 놈들은  죄다 덤벼든 거 같은디요?

 

 그러니까요

 

 어떻게 이겨

 

 (철산)  이겨요?

 

 대표님

 

 [발랄한 음악]  설마 우리 진짜 뭐

 

 입찰을 딸 생각으로  참여하는 거 아니죠?

 

 그냥 경험 삼아서 가볍게  참여하는 거 맞죠?

 

 그렇죠경험이죠경험

 

 (달미)  부담 없이 경험 삼아 가볍게

 

 그러다가  덜컥 돼 버리면 어떡해요?

 

 [헛웃음]

 

 태원 님그럼 내가 태원 님한테  10억 줄게, 10

 

 - (태원진짜요  그만큼 안 된단 뜻이죠나는요

 

 (철산)  붙으면 삭발을 할게요

 

 난 붙으면 공개 연애 할래

 

 [익살스러운 효과음]

 

 진짜요?

 

 그만큼 불가능하단 뜻이죠

 

 그렇죠

 

 그래도 만에 하나 되면 진짜

 

 - 공개하시는 거죠?  - (사하

 

 - 철산 님도 삭발할 거죠?  - (철산하죠

 

 따면야 오백 번도 하죠

 

 (강진)  뭐야

 

 그럼 다들 질러 봐요

 

 난 붙으면 여러분들께  스포츠카 쏜다

 

 (용산)  강진 님 통 크네  [태원이 박수 친다]

 

 도산 님도 질러 봐요

 

 난 붙으면

 

 프러포즈합니다

 

 [부드러운 음악]

 

 

 

 그만큼 안 된단 뜻이지?  [철산의 웃음]

 

 대표님최종 심사에  몇 팀 올라간다 그랬죠?

 

 

 

 

 

 다섯 팀요

 

 다섯 팀

 

 그럼 회의하러 갑시다

 

 (철산)  갑시다

 

 (동천)  상무님오늘 컨디션 어떠세요?

 

 박동천

 

 너 이거 뭐냐?

 

 어라이게이게 왜 여기 있지?

 

 (동천)  뭐야이거  누가 여기다 갖다 놨어

 

 그거 회사 메일로 온 건데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보육원에서 나온 친구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힘들잖아요

 

 뭐랄까  청소년과 어른의 경계랄까?

 

 그래서?

 

 그 친구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일대일 후원을 매칭해 주는  스타트업이에요

 

 (동천)  여기 대표님도 보육원 출신이라  굉장히 뭐열성적이고

 

 사업 취지도 너무 좋고

 

 (지평)  취지만 좋지취지만

 

 가치 창출 못 하는 자선 사업 하는 데

 

 (동천)  왜 힘들게 모은 우리 LP들 돈을  갖다 쓰냐고요?

 

 그래서 지금  미팅 취소하려고 했어요

 

 취소하지 마

 

 (지평)  미팅 잡아

 

 ?

 

 그럼

 

 [동천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파일을 탁 내려놓는다]

 

 [용산의 피곤한 신음]

 

 여러분, 10시가 넘었어요  퇴근 안 해요?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철산)  있냐데모 시뮬레이션에서

 

 이 사거리 빨간 신호등이  잘 안 잡히는데 이거 어찌할까?

 

 잡아야지무조건 잡아야지

 

 (도산)  기준을 좀 낮춰 봐

 

 [철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용산)  다들 안 가요?

 

 (도산)  이래도 안 되네

 

 현장 가서 영상 다시 찍어 올까?

 

 - (철산그러자  지금 이 시간에?

 

 먼저 가우린 신경 쓰지 말고

 

 [작은 소리로]  너 삭발하고 싶은 거냐?

 

 허벌나게

 

 [밝은 음악]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달미)  우리가 이번 입찰에서  차별화를 둬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운전자  모니터링이라고 생각해요

 

 안면 인식 기술로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감지하는 거죠

 

 차량 이탈을 감지하고

 

 "타잔"

 

 (달미)  내일 제안서 접수니까 꼼꼼하게 봐 줘

 

 주행 환경 인식이야 다들 하는 거니까

 

 개나 소처럼 안 보이려면

 

 차별화를 둬야 되는데

 

 이 판단 주행을 1번으로 당길까?

 

 아니면 그냥 2번으로 둘까?

 

 - 달미야  - (달미?

 

 넌 타잔이 어디까지 갈 거 같아?

 

 타잔?

 

 [숨을 들이켠다]

 

 목표는 레벨 5

 

 (달미)  근데 그건 우리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법률이니 도로 환경이니

 

 주변 인프라가 따라 줘야

 

 그런 거 말고

 

 [잔잔한 음악]

 

 ?

 

 얘기하면 다 만들어 주나?

 

 (도산)  

 

 [숨을 들이켠다]

 

 (달미)  내가 꿈꾸는 타잔은

 

 막 영화처럼

 

 무인으로 길 찾고

 

 막 하늘을 날아다니고

 

 (도산)  ?  [달미의 웃음]

 

 (달미)  장난이야

 

 [달미의 웃음]

 

 (도산)  그런 거 말고

 

 [숨을 들이켠다]

 

 (달미)  

 

 우리 아버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할머닌 시력을 거의 잃으셨고

 

 타잔이 있는 세상엔

 

 우리 아버지 같은 사고는 없었으면 해

 

 할머니도 안심하고 다니셨으면 좋겠고

 

 가능해?

 

 

 

 그 정도는 5년 반 안에 가능해

 

 (도산)  제대로 스케일 업 해서  R&D에 투자하면

 

 3년 안에도 가능하고

 

 우리 입찰에 성공할까?

 

 당연하지

 

 네가 그랬잖아

 

 경험 삼아 해 보자고

 

 바뀌었어

 

 그냥 아니고

 

 경험도 아니야

 

 해낼 거야

 

 지르고 수습 못 하면 사기꾼이라던데

 

 수습해야지기를 쓰고

 

 [철산의 헛기침]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산의 신음]

 

 나 방해한 거 아니에요?  [익살스러운 음악]

 

 (철산)  아니나 아까부터 계속 기척 냈는디

 

 듣지도 못하대?

 

 둘만의 세상에 빠져 갖고 뭐

 

 [도산의 헛기침]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린다]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산)  ?

 

 니한테 지는 중이여

 

 부러워서

 

 

 

 [익살스러운 효과음]

 

 좋은 아침

 

 [직원들이 인사한다]

 

 (동천)  상무님홍 대표님 와 계십니다

 

 홍 대표님누구지?

 

 보육원 나온 아이들  정착하는 후원 스타트업 있잖아요

 

 (동천)  기억하시죠?

 

 

 

 - 저 회의실?  - (동천

 

 [다가오는 발걸음]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지석)  

 

 안녕하십니까한지평입니다

 

 

 

 [잔잔한 음악]

 

 안녕하세요홍지석이라고 합니다

 

 

 

 앉으시죠

 

 투자사에서 먼저 연락받은 게 처음이라

 

 이런 날이 오네요진짜

 

 대표님진정하시고

 

 

 

 (지석)  많이 바쁘시죠?  제가 설명을 빨리하겠습니다

 

 [지석이 가방을 직 연다]

 

 저희 서비스는

 

 갈 데 없는 둘리또치도우너를  거둬 준 고길동 아시죠?

 

 그 고길동처럼 보육원에서 나와서

 

 정착이 필요한 친구들을 후원해 줄  좋은 어른을 찾아서

 

 그 친구들과 매칭시켜 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럼 다른 거 아쉬운 거 없어요?

 

 없어  [지평의 당황한 신음]

 

 정 걸리면 그럼 나보다 더 아쉬운  사람한테 가 보든가그럼에이그

 

 (지석)  보육원에서 나오는 나이가  애매한 나이거든요

 

 아직은 사회의 벽을  감당할 수 없는 나이라

 

 그 벽을 뛰어넘도록  꼭 저희 솔루션이

 

 대표님

 

 사업 계획서 검토는 이미 했습니다  조사 충분히 했고요

 

 밸류는 고민해 보셨습니까?

 

 

 

 아직 밸류를 산정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죠?

 

 [한숨]

 

 지금 필요한 자금이 어느 정도입니까?

 

 1억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일단 저희 회사에서 추진하기엔  무리가 있고요

 

 , 1억 아니고 5천이면 될까요?

 

 대신

 

 개인 투자를 하고 싶은데

 

 

 

 개인으로요왜요?

 

 대표님 목소리가 좋아서요

 

 제 목소리요?

 

 (지평)  1억을 투자하고 3억을 기부하죠

 

 전 지분은 많이 필요 없습니다

 

 대신 저한테도  좋은 친구들을 매칭해 주세요

 

 어떻습니까?

 

 [밝은 음악]

 

 다음 주 주중으로 텀시트 드리겠습니다

 

 (지석)  아휴저기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요

 

 내가 고마웠어요

 

 복받으실 거예요

 

 [문이 탁 닫힌다]

 

 대박

 

 

 

 (동천)  어떠셨어요?

 

 (지평)  네가 고른 팀 같지

 

 그게 무슨 팀인데요?

 

 성장 전략 하나 없이  꿈과 희망만 채워졌고

 

 취지만 좋은 뭐그런?

 

 

 

 죄송합니다제가 또 뻘짓 했네요

 

 잘했어

 

 ?

 

 (지평)  

 

 - (동천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 아무 말 안 했는데?

 

 아닌데했는데내가 들었는데

 

 방금 잘했다고 했잖아요그렇죠?

 

 - 아닌데?  - (동천아닌데?

 

 했는데잘했다고 했잖아요

 

 - 안 했어  - (동천들었지?

 

 (동천)  나 잘했다고 한 거 들었지?

 

 들었죠아이아이했잖아요  잘했다고?

 

 저기로빨리안 했다니까

 

 (동천)  예스!

 

 잘했다고 했잖아요  [동천의 웃음]

 

 [마우스 클릭음]

 

 일해요빨리

 

 [헛기침]

 

 [밝은 음악]

 

 (달미)  뭐 빠진 거 없겠지?

 

 제안서 있고

 

 USB도 확실히 챙겼고

 

 (도산)  마감 시간이 몇 시라고 했지세 시?

 

 (달미)  두 시간 남았다

 

 (도산)  넉넉하네

 

 [숨을 들이켠다]

 

 모닝 AI도 입찰에 참여할까?

 

 글쎄

 

 지금 주요 멤버들이  경찰 조사 중이니까

 

 못 하지 않을까?

 

 - 그러겠지?  - (도산

 

 [도산이 휘파람을 분다]

 

 (도산)  아이고하는구나

 

 (상수)  

 

 근데 표정들이 왜들 그러시나?

 

 경찰에서 조사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입찰에 참여를 하네요?

 

 (상수)  조사?

 

 끽해야 벌금 나오겠지

 

 ()  기수도 아니고 미수인데

 

 ()  그러게

 

 그게 입찰 참여하는 거랑  무슨 상관 있지?

 

 그래요상관없죠

 

 

 

 제안서 내보는 거야  개나 소나 다 하는 거니까

 

 개나 소?

 

 [상수의 헛웃음]

 

 저게 자꾸

 

 (도산)  가자

 

 [밝은 음악]

 

 [현의 성난 숨소리]

 

 (도산)  저쪽은 신경 쓰지 마

 

 이제 개나 소도 아니니까

 

 변했네?

 

 뭐가

 

 너 처음에 나한테  신현신정 소개할 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

 

 글쎄기억 안 나는데

 

 쟤네 둘이 쌍둥이인데

 

 인공 지능 쪽으로  제일 잘나가는 개발자야

 

 - 제일?  - (도산쟤들은 대학부터 글로벌인데

 

 MIT 나왔지아마

 

 내가 그랬어?

 

 

 

 나 변했네?

 

 (철산)  서 대표 제안서는 잘 냈대요?

 

 사람 엄청 많다는데

 

 우린 참여하는 데  의의가 있으니까

 

 (철산)  그렇죠

 

 될 리가 없죠될 리가

 

 새 기수가 들어오나 보네?

 

 (철산)  긍게요

 

 사하 님도 저거 썼어요?

 

 썼죠

 

 (사하)  어디더라?

 

 여기 있다

 

 겁나 힘든 이유네요

 

 - 힘들어?  - (철산힘들죠

 

 사하 님보다 잘난 남자가  세상에 있대요?

 

 하긴

 

 찾다 찾다 내 스펙만 늘었네

 

 (사하)  법조계 기웃거렸는데 없어

 

 디자인 쪽도 없어

 

 혹시 여긴 있을까 해서 왔는데

 

 양아치 대표랑 얽혀서 여기까지 왔네요

 

 그러셨구나  [휴대전화 진동음]

 

 (사하)  ?

 

 언니 왔나 보다

 

 언니요?

 

 같이 갈래요점심 먹기로 했는데

 

 

 

 아니에요

 

 저 여기서 묵을게요  둘이서 오붓하게 드세요

 

 그래요그럼

 

 [발랄한 음악]

 

 (철산)  글제

 

 이러니까 나를 공개를 못 하지

 

 나 같아도 쪽팔려서 못 해

 

 (사하)  여기 있었네

 

 인사해요우리 언니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철산)  사하 님 회사 동료

 

 그냥 직장 동료  이철산이라고 합니다

 

 - 반가워요  - (철산

 

 남자 친구야

 

 [정 대리의 웃음]

 

 (정 대리)  사하가 하도 얘길 많이 해서  바로 알아봤네요

 

 

 

 감사합니다아니

 

 

 

 진짜 겁나겁나 영광이네요

 

 

 

 (철산)  

 

 [웃음소리가 들린다]

 

 [통화 연결음]

 

 (도산)  발표가 몇 시라고?

 

 두 시, 2분 남았어

 

 (용산)  대표님펑션 키 닳겠어요  그만 눌러요

 

 이번에 뽑히면 최종 심사에 올라가죠?  [통화 연결음]

 

 - 다섯 팀이랬나?  - (강진

 

 될 리가 없어요될 리가

 

 긍게

 

 그냥 연습 삼아서 한 거여

 

 다 마음 딱 비비워요?

 

 난 입찰까지 바라지도 않네요

 

 그냥 최종에만 올랐으면

 

 (달미)  어머!

 

 (함께)  

 

 - 됐어요?  - 됐어요?

 

 - (강진에이설마  - (용산됐다고?

 

 [밝은 음악]  [함께 환호한다]

 

 (달미)  

 

 이거랑

 

 요거랑

 

 요거 주세요

 

 - 이게 베리 케이크거든?  - (도산

 

 (달미)  이게 맛있으니까

 

 이걸 잽싸게 공략해서 먹어

 

 - 알겠지?  - (도산알았어

 

 (도산)  마음껏 드세요  오늘 제가 쏘겠습니다

 

 [직원들의 환호]  (철산)  아이잘 먹겠습니다

 

 아이케이크가 아주  비주얼이 죽이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산 님이거 드세요  이게 맛있어요

 

 축하 분위기 내 볼까요?

 

 [도산의 아파하는 탄성]  [깨갱거리는 효과음]

 

 (달미)  도산아괜찮아?

 

 [야옹거리는 효과음]  내가 해 줄게

 

 (태원)  우리 이러다가 진짜  사고 치는 거 아니에요?

 

 (강진)  턱도 없네요

 

 우리 다섯 팀 안에 든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칩시다

 

 싫습니다저는 이왕 사고 치는 거  크게 칠 겁니다

 

 (태원)  최종 낙찰 되면  저한테 10억 준다고 했죠?

 

 - (용산응  - (태원이번 최종

 

 저 목숨 걸고 준비할 겁니다

 

 (철산)  아하강진 님은 스포츠카 준비허시고

 

 용산 님도 10억 미리미리 준비허시고

 

 철산 님아  낙찰되면 댁은 삭발해야 돼요

 

 알아요나 바리깡 준비해 놨어요

 

 이거나 쓰세요

 

 (철산)  그리고 사하 님도 무르기 없기예요

 

 걱정 마요한 입으로 두말 안 해

 

 (철산)  도산이 니도

 

 걱정 마해낼 거야

 

 (도산)  그 정도는 5년 반 안에 가능해  [잔잔한 음악]

 

 제대로 스케일 업 해서  R&D에 투자하면

 

 3년 안에도 가능하고

 

 [용산의 만족스러운 신음]

 

 이 시점에서 제가 여러분들에게

 

 의견을 구할 게 좀 있는데

 

 이번 입찰

 

 우리나라 자율 주행 팀들  거의 전부가 달려들었잖아요

 

 (달미)  거기서 우리가 최종에 들었다는 건

 

 우리의 기술력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봐도 되겠죠?

 

 (용산)  그렇죠

 

 그래서 이 시점에  스케일 업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데

 

 (사하)  스케일 업?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

 

 속도를 내고 싶어요

 

 인력을 늘리고 R&D에 투자받고

 

 여러분들 의견은 어때요?

 

 시리즈를 오픈하겠다고?

 

 (달미)  이번에 우리가  입찰 최종에 올랐잖아

 

 그건 우리가 자율 주행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고

 

 그래서 이제 투자 유치해서  스케일 업을 할 타이밍이다?

 

 [손가락을 탁 튀긴다]  그렇지

 

 난 반대

 

 (인재)  매출도 없는데 투자부터 받으면  밸류도 제대로 인정 못 받아

 

 지분 손실만 커져

 

 매출을 만들려고 투자를 받겠다는 거야

 

 지표부터 만들고 투자받아도 안 늦어

 

 아니늦어

 

 (달미)  우린 지금 지분보다 속도가 더 중요해

 

 그리고 아직 외부 투자  한 번도 안 받았잖아

 

 (인재)  그렇지이럴 때 휘둘리지 않고  내 뜻대로 하려고 안 받았지

 

 - 언니  - (인재됐어얘기 끝

 

 (인재)  고생했어최종에서 꼭 입찰 따내

 

 [달미의 한숨]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지평)  잠깐만요

 

 [엘리베이터 조작음]

 

 안 타세요?

 

 [엘리베이터 조작음]  [잔잔한 음악]

 

 (달미)  이제 저 안 피하시네요

 

 (지평)  생각보다 내가 회복 탄력성이 좋더라고

 

 말해 봐요나한테 할 말 있댔잖아

 

 

 

 해 봐요들을 준비 됐으니까

 

 (지평)  대신

 

 고마웠다미안하다  이건 아니까 빼고 해요

 

 그걸 빼면 안 되는데

 

 (지평)  고맙다는 말은

 

 그동안 당신한테 지칠 정도로 들었어요

 

 이미 갚고도 남아

 

 그리고 그 시절 나도 친구 하나 없었고

 

 당신 편지로 꽤 위로받았으니까

 

 우리 고마운 건 서로 퉁칩시다

 

 됐죠?

 

 

 

 당신 편지를 읽고도

 

 15년이나 난 당신을 찾지 않았지만

 

 남도산 씨는 편지를 읽은 그날

 

 스스로 당신을 찾아갔어요

 

 그러니까 그 편지의 남도산은

 

 내가 아닙니다

 

 미안할 것도

 

 자책할 것도 없어요

 

 정말 여지를 안 주시네요

 

 됐죠?

 

 

 

 [철산의 헛기침]

 

 (철산)  아야얘기 들었냐?

 

 [발랄한 음악]  원두정 아들이

 

 청명컴퍼니 개발자 사주해 갖고  해킹했다는 거?

 

 (용산)  아유들었지

 

 아유대기업이 뭐가 아쉽다고  그걸 사주해?

 

 (철산)  잠재적인 경쟁사 씨를 말려 불겄다  뭐그런 의지제

 

 (용산)  아휴아들은 경찰에서  업무 방해로 조사받고 있다며?

 

 진짜?

 

 (철산)  나는

 

 이따위 강연을  들을 가치가 있을지 모르겄다

 

 - 이런이런  이런이런

 

 [직원들이 웅성거린다]  - (직원3) 대기업이 너무하네진짜  - (직원4) 그러니까

 

 - (직원3) 강연은 오겠대?  - (직원4) 하는 거 같아

 

 - (직원3) 진짜 어이없다  - (직원4) 근데 강연은 왜 하는 거야?

 

 (두정)  이번 강연은 질의응답으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보니까 질문할 사람도 없어 보이고

 

 나름 바쁜 시간 쪼개서 왔는데

 

 서로 시간 낭비할 필요 없죠?

 

 이쯤에서 마무리합시다

 

 질문 있습니다

 

 [마이크가 삑 울린다]  (두정)  말씀하세요

 

 [잔잔한 음악]

 

 인사가 만사라고 하셨는데

 

 그 만사의 인사 중에  제 인사도 들어 있죠

 

 그때 왜 절 내치셨습니까?

 

 개인적인 질문이  허용되는 자리인가?

 

 (철산)  봉게 몇 명 되지도 않는구먼  그냥 답허시죠

 

 다들 괜찮죠?

 

 (용산)  괜찮습니다

 

 [철산의 웃음]

 

 내치면 뭐 좀 순해져서  돌아올 줄 알았지

 

 하긴제가 말을 좀 안 듣기는 했죠

 

 말 잘 듣는 아드님께선  요즘 공사다망하시더라고요

 

 경찰 조사 다니랴 입찰에 떨어지랴

 

 - 인재 너…  - (인재

 

 저 이제 원인재 아니고 서인재입니다

 

 오늘 판결문 받았거든요

 

 감사합니다늘 큰 가르침을 주셔서

 

 (용산)  대표님

 

 (인재)  무슨 일이시죠?

 

 (용산)  

 

 사과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 나한테요?  - (용산

 

 3년 전 릴레이 강연 때

 

 제가 그런 질문을 했었어요

 

 (용산)  재벌 아버지 덕에 성공했다는  악플이 많던데

 

 샌드박스에서 시작했으면  인정한다는 댓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억나세요?

 

 기억나죠

 

 그게 김용산 씨였습니까?

 

 

 

 (인재)  뭐야

 

 나 그동안 나 악담한 사람하고  일한 거야?

 

 너무 관대했네

 

 알지도 못하면서

 

 어설픈 객기를 부렸어요

 

 미안합니다

 

 따지고 보면  그 악담 덕에 내가 여기 있으니까

 

 내 악담 덕에요?

 

 열받긴 했는데 자극도 됐거든

 

 감사까진 못 하고 사과는 받을게요  됐죠?

 

 

 

 [휴대전화 진동음]

 

 (용산)  도산아?

 

 진짜?

 

 [공대생들이 저마다 말한다]

 

 (철산)  적응이 안 되네

 

 (공대생1)  누구세요?

 

 예전에 여기서 일했던 팀인데요

 

 구 삼산텍 창업 멤버고

 

 현 청명컴퍼니 팀원입니다

 

 (공대생1)  삼산텍!

 

 알아요예  여여기서 창업하셨다고

 

 맞아요예  아유반갑습니다

 

 - (공대생1) 네  - (철산아유반갑습니다

 

 - (철산아유반갑습니다예  - (공대생2) 반갑습니다

 

 여기로 이사 온 거예요?

 

 얼마 전에 창업했거든요

 

 (공대생1)  여기 써 봤으면 아시겠네요

 

 어때요?

 

 좋아요

 

 월세도 싸고

 

 전망도

 

 한강 뷰 저리 가라고

 

 (용산)  가끔 배고플 때 창문 열면 막

 

 꽃등심 냄새도 솔솔 올라오고 그래요

 

 (철산)  근디 에어컨 없으면  여름에 쪄 뒤징게 그거부터 사세요

 

 [철산의 웃음]  여름 오기 전에 투자받으면 되죠

 

 - (공대생2) 그렇지!  - (공대생3) 받으면 되지

 

 [공대생들이 기합을 넣는다]

 

 죄송한데 저희 마지막으로  한 번만 둘러봐도 될까요?

 

 (공대생1)  그럼요  천천히 둘러보세요

 

 - (철산아유감사합니다  - (도산감사합니다

 

 (철산)  어려울 때

 

 - (철산연락하세요  - (공대생1) …  [공대생2의 놀란 신음]

 

 - (공대생2) 감사합니다  - (철산같이 보세요

 

 (공대생1)  대박대박

 

 - (공대생1) 실화냐와  - (공대생2) 있어 보인다

 

 [공대생1의 탄성]

 

 (도산)  이제 여기도 새 주인이 오는구나

 

 (용산)  다시 여긴 못 오겠네

 

 아이고

 

 [철산이 코를 훌쩍인다]

 

 뭐냐우냐?

 

 울기는 누가 울어

 

 - (용산우는데?  - 그냥 불쌍해서 그런다

 

 불쌍해서?

 

 (철산)  이 곰팡내 나는 옥탑에서  쎄빠지게 고생할 쟤들이

 

 불쌍해서

 

 [한숨]  그렇지

 

 고생길 훤하다

 

 (철산)  아이고

 

 [철산의 한숨]

 

 [잔잔한 음악]

 

 (지평)  지금까지 몰라서 그 지경이었나?

 

 내가 김용산이철산이면

 

 당신한테 지난 2

 

 배상하라고 했을 겁니다

 

 미안해내가

 

 미안했어

 

 - 뭐가?  - (철산갑자기?

 

 아니그냥

 

 [훌쩍인다]

 

 제대로 된 대표 만났으면

 

 (도산)  여기 일찍 탈출했을 텐데

 

 내가 몇 년 헤매는 바람에

 

 돈 걱정 시키고

 

 [한숨]

 

 마음고생시키고

 

 [훌쩍인다]

 

 내가 면목이 없어

 

 이게 뭔 개소리여?

 

 돈을 좇았으면  애초에 너랑 연을 끊었어

 

 (용산)  우리야 뭐

 

 돈 벌자고 대단한 연봉 때려치우고  너한테 왔겠냐?

 

 그럼 왜 왔는데?

 

 (철산)  도산이 니는 내가 방금 왜 운 거 같냐?

 

 애들이 불쌍해서

 

 (철산)  아유이 행간도 못 읽는 새끼

 

 그리워서 울었다그리워서

 

 이 쪄 죽을 옥탑에서 지낸  그 시절의 우리가

 

 좋고

 

 그리워서

 

 오죽 좋았으면

 

 이 끔찍한 데 맨날 좋다고 출근했겠냐

 

 어유이런 낯간지러운 얘길  굳이 해야 알아 처먹어요

 

 [훌쩍인다]

 

 아니말을 해야 알지

 

 (철산)  고생 아니었다고

 

 - 고마워  - (철산그럼 잘해이 새끼야

 

 나도 잘할게

 

 (용산)  내가 잘할게

 

 (철산)  내가 더 잘할 거야

 

 왜 울어 가지고

 

 (철산)  울지 마이씨

 

 - (철산그만 울어  - (용산네가 먼저 울었어

 

 [철산이 흐느낀다]

 

 (철산)  그만해

 

 [철산의 헛기침]

 

 [공대생1의 헛기침]

 

 가시게요?

 

 (도산)  

 

 사업

 

 [잔잔한 음악]

 

 번창하세요

 

 - 파이팅!  - (용산응원할게요

 

 (함께)  감사합니다

 

 (용산)  근데 여기 있던 삼산텍 간판  어디 갔어요?

 

 (공대생1)  그거

 

 아까 어떤 분이 떼 가셨는데

 

 누가 오긴 왔는데

 

 누가요?

 

 [달칵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성환의 옅은 탄성]

 

 (금정)  그거 왜 거기다 걸어요?

 

 떼요

 

 환하고 좋잖아요

 

 삼산텍 시절엔 그렇게 애 기죽이고  못된 말만 하더니

 

 (성환)  그래서 걸었습니다

 

 또 도산이가 한심한 짓 하면

 

 '참을 인자 대신

 

 저거 세 번 보고 참으려고

 

 그런 뜻이라면

 

 찬성입니다

 

 [성환의 한숨]

 

 (카드사 직원)  카드라 본인이 수령해야 하는데

 

 서달미 씨 안 계세요?

 

 아유없는데요

 

 (카드사 직원)  대리 수령 사인하셔도 돼요

 

 제가 눈이 좀 어두워 가지고

 

 - (카드사 직원예  어디 하하면 되나요?

 

 (카드사 직원)  잠시만요여기에다가

 

 (인재)  제가 대신 해 드릴게요

 

 (카드사 직원)  누구세요?

 

 서달미 언니예요

 

 [잔잔한 음악]  (카드사 직원)  잠시만요

 

 여기요

 

 - (인재여기요  - (카드사 직원여기 있습니다

 

 (카드사 직원)  됐습니다안녕히 계세요

 

 진짜

 

 진짜 인재냐?

 

 ?

 

 저예요할머니

 

 저 너무 늦게 왔죠?

 

 [떨리는 숨소리]

 

 인재야

 

 [원덕이 흐느낀다]

 

 (인재)  할머니

 

 (달미)  울었냐?

 

 아니

 

 너 지금 판다야

 

 마스카라 엄청 번졌어

 

 이게 툭하면 번져  워터프루프가 아니라

 

 (달미)  구차하다

 

 (원덕)  그만해

 

 간만에 모여서 왜 쌈박질이야

 

 (아현)  그동안 오라고  그렇게 노래를 불러도 안 오더니

 

 웬일이래?

 

 (인재)  이거 보여 드리려고

 

 (아현)  뭔데

 

 [잔잔한 음악]

 

 

 

 왜 그래?

 

 (원덕)  영실아  저눈길 좀 켜 봐

 

 [인공 지능 음성]  알겠습니다

 

 영실아읽어 봐

 

 [인공 지능 음성]  청구인 겸 사건 본인의 성을 ''

 

 본을 '달성'으로 변경할 것을 허가한다

 

 저 이제 원인재 아니고  서인재예요할머니

 

 [놀란 신음]

 

 인재야

 

 좀 더 일찍 오고 싶었는데

 

 원씨 달고 오는 게 너무 죄송해서

 

 [헛기침]

 

 그냥 오지

 

 (달미)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할머니 눈 보였을 때 왔으면 좀 좋아?

 

 [울먹인다]

 

 보여

 

 할미 눈에는

 

 너희들이 너무 잘 보여

 

 [문이 달칵 열린다]

 

 (청명)  어머니저 왔어요!

 

 [문이 달칵 닫힌다]  여보얘들아내가 치킨 사 왔다!

 

 - (어린 달미치킨이다  - (어린 인재다녀오셨어요?

 

 [가족들이 반긴다]  (청명)  아이사 왔지

 

 - (아현닭똥집은?  - (청명깜빡했다여보

 

 (아현)  어머니 닭똥집 좋아하시는데

 

 (청명)  먹어

 

 (함께)  잘 먹겠습니다

 

 - (청명…  - (어린 인재잘 먹겠습니다

 

 (청명)  어머니!

 

 치킨 먹어요오세요

 

 - (어린 달미할머니빨리 와  - (아현어머니얼른 오세요

 

 (어린 인재)  같이 드세요할머니

 

 - (어린 달미다리 내가 다 먹는다?  - (청명다 먹어

 

 [어린 달미의 웃음]

 

 이거

 

 [오르골에서 잔잔한 곡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달미)  뭐야왜 남의 책상을 뒤져

 

 이거 네가 고친 거야?

 

 아니저절로 고쳐지던데?

 

 내 거니까 내가 가져간다

 

 그러든가 말든가

 

 [달미의 한숨]

 

 나도 너한테 줄 게 있는데

 

 [잔잔한 음악]

 

 내기기억 안 나?

 

 (달미)  솔직히 지금은 언니보다 살짝 처져요

 

 인정

 

 근데 언닌 나보다 세 살 많잖아

 

 그러니까 3년으로 하죠

 

 그땐 내가 더 잘나간다에

 

 만 원어때?

 

 좋아만 원

 

 기억나지

 

 근데 무슨 의미야?

 

 (달미)  내가 언니보다 잘나간다고 생각해?

 

 (인재)  아직은

 

 계획대로 스케일 업 되면  그럴 수 있지

 

 뭐야하지 말라며

 

 해 봐

 

 (달미)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대?

 

 난 네가 순해지는 게 싫거든

 

 (달미)  무슨 소리야?

 

 내가

 

 성질이 더러워서 좋다는 건가?

 

 비슷해

 

 청명컴퍼니

 

 투자를 받겠다고요?

 

 (인재)  서달미 대표가  규모를 키우고 싶대요

 

 이번에 입찰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느꼈나 봐요

 

 그럴 시점이 왔다는 게  제 판단이기도 하고요

 

 자율 주행 쪽으로  관심 있는 투자자 있으면

 

 추천 부탁드려요

 

 그거 곤란한데요

 

 왜요아직 이르다고 보세요?

 

 아니요

 

 좋은 딜을 다른 투자자에게  넘기기 싫어서 그러죠

 

 [잔잔한 음악]

 

 (선학)  삼산텍 시절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 회사입니다

 

 이젠 우리가 투자해도 될 만한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또

 

 두 사람이 이곳의 시작이잖아요

 

 응원하고 싶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 그럼 바로 진행하죠  - (인재

 

 자료는 어떤 분께 보내면 될까요?

 

 전 싫습니다

 

 (선학)  왜요?

 

 여기서 한 상무만큼  청명컴퍼니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 없잖아요

 

 동천이

 

 박 과장도 잘 압니다

 

 (지평)  박 과장

 

 [흥미진진한 음악]

 

 박동천 씨

 

 - 동천아  - (동천상무님

 

 못 들은 척했지?

 

 아니요저 서류에 너무 집중하느라고  진짜로 못 들었어요

 

 (지평)  어떻습니까박 과장도

 

 삼산텍 시절부터 계속 관심을 가지고

 

 아유관심 없었는데

 

 아니있어도

 

 상무님 관심에 비하면 시리즈가 다르죠

 

 (동천)  전 턱도 없습니다

 

 (선학)  

 

 내 생각도 그래요

 

 난 청명컴퍼니의 가능성을

 

 그들이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더 높게 봐요

 

 제이커브를 곧 그릴 것 같고

 

 아니우리 눈에 보이면  다른 투자자 눈에도 띄겠죠

 

 뺏겨서는 안 될 딜이라는 거 잘 알죠?

 

 꼭 성사시켜 오세요

 

 대표님

 

 (지평)  대표대표님대표

 

 파이팅

 

 웃은 거니?

 

 [한숨]

 

 이제 와서 받아 달라 빌 수도 없고

 

 미치겠네진짜

 

 왜 나야

 

 (도산)  무슨 얘긴데 따로 보자고 하십니까?

 

 [지평의 헛기침]

 

 부탁할 게 있어서

 

 부탁?

 

 상무님이 저한테요?

 

 윤 대표님이 청명컴퍼니…  [헛기침]

 

 ?

 

 [헛기침]

 

 윤 대표님이  청명에 투자하고 싶다고 하는데

 

 어때요우리 투자 받을 생각 있어요?

 

 아니왜 그런 얘기를  절 따로 불러서 얘기합니까?

 

 사무실 가서 서 대표랑 다 같이

 

 시키니까 하긴 해야겠고  엮이기는 싫고

 

 그래서 그래요

 

 (지평)  당신

 

 내 투자 받는 거 죽어라 싫어했잖아

 

 그렇죠

 

 엄청 싫어했죠

 

 (지평)  그래요

 

 난 제안을 했고

 

 이번에도 역시  완강하게 거절한 걸로 합시다

 

 됐죠?

 

 (도산)  한 상무님

 

 상무님의 솔직한 투자 의견이  어떻게 됩니까?

 

 감정은 빼고

 

 이성으로 판단해 주세요

 

 내 두 번째 기록을 기억합니까?

 

 기억하죠

 

 (도산)  투자 검토 후

 

 투자를 안 한 회사 중에

 

 성공한 기업은 제로

 

 라고 하셨죠

 

 청명컴퍼니를 놓친다면  그 기록이 깨질 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투자자로서

 

 욕심납니다

 

 아주 많이

 

 [밝은 음악]

 

 같이 가시죠

 

 (도산)  가서

 

 서 대표랑  투자 얘기 제대로 해 봅시다

 

 남도산 씨

 

 당신 진짜 내 투자 받고 싶어?

 

 (지평)  받으면 난 사외 이사로

 

 청명컴퍼니에 감 놔라 배 놔라  잔소리하고 계속 엮여야 되는데?

 

 내 잔소리 듣는 거 지겹지 않습니까?

 

 지겹죠

 

 근데 왜 받지?

 

 왜 그땐 아니고 지금은 받겠다는 건데?

 

 이번 제안은

 

 적선이 아니라

 

 진짜 투자로 들리니까요

 

 감사합니다

 

 나야말로

 

 [도산과 지평의 웃음]

 

 (지평)  어색하네

 

 (도산)  가시죠  [함께 웃는다]

 

 [경건한 음악]

 

 [작은 소리로]  달미야나 무교야

 

 난 나이롱 신도야

 

 (도산)  근데?

 

 우리 내일

 

 입찰 최종 프레젠테이션이잖아

 

 (달미)  제발 낙찰시켜 달라고 빌어야지

 

 여기 기도발 좋아내가 해 봐서 알아

 

 [풉 웃는다]

 

 [잔잔한 음악]

 

 [종이 댕 울린다]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달미)  빌었어?

 

 (도산)  

 

 (달미)  기도해도 진정이 안 되네

 

 너무 떨려

 

 무지개다

 

 얼른 빌자

 

 [도산의 한숨]

 

 - 또 빌어?  - (달미성당 기도발도 좋은데

 

 무지개까지 떴잖아

 

 기도발 장난 아니겠다

 

 얼른 빌어

 

 (도산)  아니무지개가 소원을 이뤄 주진 않지

 

 그저 빛의 굴절 반사 현상인데

 

 못 믿겠다?

 

 그래서 안 빌겠다?

 

 아니

 

 무지개가 소원 들어준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으니까

 

 증거?

 

 (달미)  증거

 

 오케이보여 줄게

 

 봤지나 무지개에  너랑 키스하는 거 빌었거든

 

 근데 봐이뤄졌잖아

 

 아니이건 얘기가 다르지

 

 키스는 네가 한 거고

 

 무지개가 해 준 게 아니잖아

 

 이거나 그거나뭐가 달라?

 

 [달미가 숨을 들이켠다]

 

 (달미)  일단 빌어

 

 그리고 네가 이루면 돼

 

 알았어

 

 [도산의 심호흡]

 

 뭐 빌었어?

 

 우리 입찰 성공하라고 빌었어?

 

 아니

 

 좀 더 실현 가능한 거?

 

 실현 가능한 거 뭐?

 

 우리 회사 유니콘 되게 해 달라고

 

 그건 더 벅차지

 

 그건 너무 오래 걸릴 거 같은데

 

 안 된다고는 말 안 하네?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하면 하는 거지

 

 [종이 댕 울린다]  [헛기침]

 

 [밝은 음악]

 

 (달미)  안녕하십니까

 

 청명컴퍼니 대표 서달미입니다

 

 [부드러운 음악]

 

 (달미)  안 돼지면!

 

 지면

 

 아빠를 선택해서 진 게 돼

 

 딱 하루만 잘나가는 척

 

 언니 따윈 부럽지 않은 척해 보고 싶어

 

 (달미)  타잔이 있는 세상엔

 

 우리 아버지 같은 사고는 없었으면 해

 

 할머니도 안심하고 다니셨으면 좋겠고

 

 (달미)  그래서 나 네 행보를 따라 해 보려고

 

 행보?

 

 창업할 거야

 

 도산이 너처럼

 

 가자

 

 "너의 꿈을 좇아라"

 

 [잔잔한 음악]

 

 "청명컴퍼니"

 

 "너의 꿈을 좇아라"

 

 - 태원 님  - (태원

 

 달미 씨

 

 아니

 

 대표님이랑 도산 님 어디 갔어요?

 

 오늘 정기 주주 총회잖아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밝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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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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