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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3

 

 (지평)  지금 서달미 씨 만나러 가는 거죠?

 

 

 

 그거 어떻게 아세요?

 

 가면서 설명할게요  일단 차로차로 가요

 

 잠깐  아저 이거 직거래만 하면

 

 - 진짜 딱 5분이면 돼요잠깐…  - (지평저도

 

 (도산)  진짜 딱 5

 

 (도산)  '도산아'

 

 이거 진짜 저한테 보낸 편지예요?

 

 (지평)  그렇죠

 

 (도산)  '너 혹시 일부러 헤매 본 적 있니?'

 

 아니요없어요  저 헤매 본 적 없어요

 

 그냥 좀 쭉 읽읽어 봐요

 

 (도산)  '난 오늘'

 

 [잔잔한 음악]

 

 (어린 달미)

 

 (어린 달미)

 

 (어린 달미)

 

 (어린 달미)

 

 (어린 달미)

 

 (도산)  '그렇게 한 30분 걸었나?'

 

 '비가 그치고'

 

 '내 눈앞에 말도 안 되게  멋진 풍경이 나타났어'

 

 (어린 달미)

 

 (어린 달미)

 

 (어린 달미)

 

 (어린 달미)

 

 '아주 가끔'

 

 '지도 없는 항해를 떠나 보는 것도'

 

 (도산)  '근사하겠다'

 

 

 

 서달미라는 사람이

 

 참 특이하네요

 

 그래요난 어느 정도는 공감 가던데

 

 전 전혀

 

 왜 멀쩡한 길을 놔두고 헤매죠?

 

 [지평의 헛웃음]  우산 있는데 왜 비를 맞아요?

 

 헤매다가 무지개 봤다잖아요  그것도 쌍무지개로

 

 (도산)  그러니까 저는  그게 제일 이해가 안 가요

 

 왜 무지개 보고 소원을 빌죠?

 

 무지개는 아시잖아요  빛의 굴절 반사 현상인 거

 

 이봐요  이 편지 요지는 그게 아니잖아

 

 아니지금 대화가 되고 있는 거야?

 

 대체 언어 영역 몇 점 받았습니까?

 

 그리 좋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수리과탐에선 만점에 가까운

 

 그 편지 맥락이 지금 파악이 안 돼요?

 

 (지평)  그 편지의 키워드는  무지개가 아니잖아요

 

 

 

 - 예  - (도산

 

 그럼 뭐예요키워드가?

 

 [익살스러운 음악]

 

 어떡하지당신?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저마다 대화한다]

 

 (여자1)  론칭이 언제야?

 

 (남자1)  풀 베타 버전은 아마도 올해 말쯤?

 

 [남자2의 탄성]  (여자1)  빠르다

 

 (남자2)  형 진짜 잘한다니까

 

 - (여자1) 동남아 진출은 진행 중이고?  - (남자1) 당연하지  [남자2와 여자1이 감탄한다]

 

 - (남자1) 그럼  - (여자2) 생각보다 빠르네?

 

 [힘겨운 신음]

 

 [외국인들이 인사한다]

 

 [외국인들이 영어로 대화한다]

 

 (달미)  쏘리쏘리쏘리

 

 [퉤 뱉는다]

 

 죄송합니다

 

 [달미의 신음]

 

 [달미의 한숨]

 

 - (인재오셨어요감사해요  - (남자3) 예  [차분한 음악]

 

 [인재가 영어로 대화한다]

 

 - (인재니콜  - (여자3) 인재

 

 (인재)  [불어]  미국으로 가기 전에 또 볼 수 있을까?

 

 (여자3)  그래샌프란시스코에는 언제 가?

 

 (인재)  다음 주 화요일에 가

 

 (여자3)  곧이구나

 

 [여자3과 인재가 불어로 대화한다]

 

 [부드러운 음악]

 

 [한국어]  많이 기다렸지?

 

 엄청

 

 보고 싶었어

 

 (도산)  그러니까 제가아니내가

 

 [익살스러운 음악]  - (도산!  - (달미미안해

 

 (달미)  지금 회포 풀 시간이 없어  저기 언니랑 엄마가 오고 있거든

 

 [도산의 의아한 신음]  나 사실 언니한테 거짓말했어

 

 너랑 나 그매일 만난다고 했거든  에로스적으로다가

 

 에로스에로

 

 황당하지이해해

 

 (달미)  내가 진짜 막말을 했다  근데 좀 맞춰 줘라

 

 나 거짓말 잘 못하는데

 

 (달미)  제발 오늘만 해 줘오늘만

 

 나 여기서 초라해지면 안 돼  그러니까 네가 제발

 

 언니이제야 만나네?  한참 찾았는데

 

 (인재)  나도

 

 하도 안 보여서 어디 숨어 있나 했다

 

 (달미)  숨긴 내가 왜 숨어

 

 많이 컸네

 

 (아현)  밖에서 봤으면 못 알아봤겠어

 

 저도요

 

 어머니도 옛날하곤 많이 달라지셨네요

 

 어머니

 

 그냥 엄마라고 하지

 

 (인재)  이 친구가 혹시

 

 도산이야남도산내 남친

 

 안녕하십니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인재)  네이쳐모닝 대표 원인재입니다

 

 (도산)  

 

 달미… 언니라고 해도 되지?

 

 

 

 달미가 남자 친구 자랑을 많이 하던데

 

 같이 창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아닌데

 

 (인재)  아니에요?

 

 네가 그랬잖아창업 준비 중이라고

 

 (달미)  

 

 [달미의 한숨]

 

 그게사실은

 

 (도산)  그게

 

 창업이 아니라 동업입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 동업?  - (도산

 

 제가 달미한테 저희 회사  CEO로 와 달라고 부탁을 좀 했거든요

 

 - CEO?  - (도산

 

 근데 아직 저희 회사가 못 미덥나 봐요

 

 (도산)  그러니까 두 분이 설득 좀 잘해 주세요

 

 (인재)  무슨 회사인지 알아야 설득을 하죠

 

 - 명함 있어요?  - (도산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산)  삼산텍 대표 남도산이라고 합니다

 

 대표?

 

 (달미)  진짜

 

 들을 때마다 놀란다니까

 

 [익살스러운 효과음]

 

 명함이

 

 특이하네요  [도산이 살짝 웃는다]

 

 (달미)  레트로 감성 디자인이네  요즘 유행이잖아

 

 투자 라운드 오픈하셨어요?

 

 [흥미진진한 음악]  (도산)  라운드요?

 

 ?

 

 그게

 

 지금 1라운드부터 좀

 

 빠르게 도는 중인데

 

 1라운드?

 

 투자 안 받아 보셨나?

 

 (인재)  라운드 몰라요?

 

 (도산)  

 

 라운드가 그게 제가

 

 - !  - (지평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지평)  우리가 눈여겨보고 있는 회사입니다

 

 프리 A쯤으로 보면 되죠대표님?

 

 프리 A, 

 

 한 팀장님

 

 - (달미아는 분이야?  - (지평엔젤

 

 아니한지평 팀장님이라고

 

 (지평)  SH 벤처캐피탈 한지평입니다  서달미 씨죠?

 

 남 대표님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달미)  정말요?

 

 대표님  실례지만 저쪽 가서 얘기 좀 할까요?

 

 

 

 (지평)  실례 좀 하겠습니다

 

 (도산)  그럼

 

 대표님메일 확인해 보셨어요?

 

 - (도산?  - (지평텀시트 보냈는데

 

 (지평)  [작은 소리로]  자연스럽게웃어웃어

 

 [도산과 지평의 웃음]

 

 잘나가는 남자 친구를 뒀네?

 

 그렇죠대박 멋있죠?

 

 [흥미진진한 음악]  [헛기침]

 

 유유상종이죠

 

 (지평)  [작은 소리로]  여기 왜 온 겁니까?

 

 나 분명히 샌드박스는  내 능력 밖이라고 얘기했어요

 

 압니다

 

 뭐 바라고 온 거 아니에요

 

 그럼 뭐

 

 유니세프입니까?  그냥 도와주러 왔다고?

 

 근데 도움이 됐나 잘 모르겠네요

 

 [지평의 한숨]

 

 (지평)  도움 됐어요

 

 당신 이미 여기서  잘나가는 CEO 됐으니까

 

 제가요?

 

 - 왜요?  - (지평나랑 같이 있잖아요

 

 자랑입니까?

 

 솔직한 겁니다

 

 계속 떠들어요그래야 있어 보이니까

 

 - 뭐라고 떠들어요?  - (지평그냥 아무

 

 애국가 가사라도 읊어요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남자 친구가 이쪽 계통이면  미리 말하지

 

 미국 가기 전에 뭐라도 도와줬을 텐데

 

 글쎄?

 

 굳이 도움 필요할까 싶네

 

 (도산)  남산 위에 저 소나무

 

 - 철갑을 두른 듯  철갑을 두른 듯

 

 (도산)  !

 

 (인재)  아버지 곧 오시는데 인사하고 가지

 

 (달미)  내가 왜언니한테나 아버지지

 

 언닌 원씨고 난 서씨잖아

 

 그런가?

 

 근데 어디로 가요?

 

 (인재)  발렛은 저쪽인데?

 

 버스

 

 (지평)  차 가지고 왔죠발렛은 이쪽이에요

 

 - (도산…  - 여기서 기다려요

 

 (도산)  이쪽

 

 - 운전할 줄 알죠?  - (도산할 줄 알죠

 

 아아그런 대충 하는 대답 나 불안해

 

 내 차 비싼 차입니다

 

 나도 아까워서  진짜 못 타는 세컨드 카

 

 (지평)  됐고

 

 조심해서 데려다줘요

 

 내가 그쪽을 왜 데려다줘요

 

 아니

 

 이쪽 말고 저쪽

 

 나 말고 내 차로 서달

 

 저쪽 서달미 데려다주라고

 

 [익살스러운 음악]  

 

 나이스하게 굴고

 

 센스 있게 대화를 이끌

 

 아니야대화 안 돼

 

 (지평)  그냥 입 다물고 아무 말 말아요

 

 그냥 끄덕이고 가끔 웃어 주고

 

 그렇지그거

 

 알죠과묵한 훈남 콘셉트

 

 데려다주고 나면  핑계 대서 깔끔하게 잘라요

 

 무슨 핑계요?

 

 (지평)  남녀가 못 만나는  그런 이유들 많잖아요

 

 

 

 시한부?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런 극단적인 거 말고

 

 그래여자 친구 있다 그래

 

 (지평)  그거 깔끔하겠다

 

 결혼할 여자 있다 그래요

 

 저 여자 없는데  있어 본 적 한 번도 없는데

 

 - 자랑입니까?  - (도산솔직한 거죠

 

 (지평)  진짜

 

 데려다주고 나면 차 바로 반납해요  딴 데 새지 말고

 

 주소는 내비에 집 찍고 오면 돼

 

 할 수 있죠?

 

 걱정하지 마세요

 

 (도산)  

 

 여기핸들 오른쪽이 기어

 

 - (도산이거요?  - (지평아니그 앞의 거

 

 (지평)  왼쪽에 깜빡이요

 

 !

 

 달미야

 

 엄마가 한 번만 안아 봐도 될까?

 

 아니

 

 [잔잔한 음악]

 

 (아현)  염치없는 소리겠지만

 

 많이 보고 싶었어

 

 걱정 많이 했고

 

 엄마가 정말 미안해

 

 이렇게 잘 자라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달미)  덥네요

 

 떨어져서 얘기하죠

 

 

 

 미안하다

 

 보시다시피 저 잘 살았어요

 

 (달미)  일 열심히 하고 연애도 하면서  [차분한 음악]

 

 하루하루 그날의 선택에 감사하며

 

 그러니까 미안할 필요 없어요

 

 달미야나는

 

 (달미)  앞으로도 쓸데없는 걱정  안 하셨으면 좋겠네

 

 앞으로 더 잘 살 거니까

 

 솔직히 지금은 언니보다 살짝 처져요

 

 인정

 

 근데 언닌 나보다 세 살 많잖아

 

 그러니까 3년으로 하죠

 

 그땐 내가 더 잘나간다에

 

 

 

 만 원어때?

 

 - 만 원?  - (달미만 원 넘으면

 

 내기가 아니라 도박이래할머니가

 

 좋아만 원

 

 근데 웬만큼 해선 힘들걸?

 

 알지

 

 그래서 도산이랑 동업해서  회사 잘 키워 보려고

 

 (달미)  잡스나 저커버그 레벨쯤 돼 볼게

 

 따라올 엄두도 못 내게

 

 허세가 늘었다?

 

 꿈이 커진 거지

 

 너무 어처구니없이 지르니까  오히려 기대가 되네

 

 기대해

 

 가 볼게요

 

 (아현)  달미야

 

 [차 문이 탁 여닫힌다]

 

 …  [아현의 한숨]

 

 뭣도 없이 지르기만 하면 사기꾼이야

 

 수습하면

 

 네 아빠고

 

 [잔잔한 음악]

 

 파이팅

 

 갈게요

 

 (도산)  저기주소가 어떻게 돼?

 

 일단 출발해 줘라

 

 (도산)  이게 주소를 입력해야

 

 [달미가 훌쩍인다]

 

 울어?

 

 아니

 

 (달미)  얼른 출발해 줘제발

 

 (도산)  

 

 [자동차 시동음]

 

 기사님저 흰색 차 좀 따라가 주세요  [택시 기사가 대답한다]

 

 [달미가 훌쩍인다]

 

 [한숨]

 

 파이팅

 

 [한숨]

 

 아씨짜증 나

 

 사람 헷갈리게

 

 왜 그러냐진짜

 

 여기 휴지

 

 (달미)  고마워

 

 좀 덥지에어컨 틀어 줄까?

 

 버튼이…  [자동차 조작음]

 

 깜짝이야

 

 [부드러운 음악]  [도산의 당황한 신음]

 

 (도산)  아니이게 왜 열리냐

 

 

 

 미안

 

 이러고 가자

 

 (달미)  시원하고 좋네

 

 나 오픈카 처음 타 봐

 

 (도산)  나도

 

 너도?

 

 아니그냥 이러고 가는 게 더 낫다고  시원하고

 

 [한숨]

 

 우리 집은 반대 방향인데

 

 ?

 

 그래?

 

 여기 유턴이 안 되는데

 

 한참 가야 되는데

 

 (달미)  잘됐네

 

 [폭죽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저기가 샌드박스인가?

 

 이쁘다

 

 그러게

 

 이쁘네

 

 ?

 

 배가 너무 고프다

 

 (달미)  나도

 

 (아현)  저 인간은 무슨 피날레병이 들렸나

 

 요즘 맨날 마지막에 등장해  [남자4가 인사한다]

 

 (두정)  오늘도 좋았지?

 

 - (아현나 택시 좀 불러 줘요  - (직원1) 

 

 지금 가시게아버지 보고 가시지

 

 나 오늘 넘치게 센티해

 

 네 아버지 들러리 할 기분 아니야

 

 [아현의 한숨]

 

 [어두운 음악]  - 상수 오빠가 여길 왜 와?  - (두정축하드립니다

 

 (인재)  아니그것보다

 

 왜 저기서 나와?

 

 몰랐니?

 

 (아현)  이 네트워킹 파티

 

 네 오빠 인맥 만들어 주려고 연 거잖아

 

 [헛웃음]

 

 말이 되는 소릴 해

 

 오빠 그냥 내 비서야

 

 비서?

 

 저 인간이 자기 핏줄을  겨우 네 비서 하라고 붙여 줬겠니?

 

 네가 쎄빠지게 밥상 차리는 거  옆에서 보라고 붙여 준 거 아니야

 

 (아현)  다 차리면 거기다 숟갈 얹으라고

 

 아니지밥상 들고 튀라고

 

 - 엄마  - (아현정신 차려이것아

 

 (두정)  들어가시죠

 

 [상수가 영어로 인사한다]

 

 (아현)  네 오빤 곰 탈을 쓴 여우고  넌 여우 탈을 쓴 곰이야

 

 그렇게 미련곰탱이처럼 굴다간  네 밥상 다 뺏겨

 

 여우처럼 굴든가  아니면 나한테 하듯 모질게 굴든가

 

 넌 자존심도 없니?

 

 (남자5)  잘 부탁드립니다

 

 (남자6)  잘 부탁드립니다

 

 - (남자7)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늦으셨네요아버지?

 

 인재야

 

 - 오빠도 왔네?  - (상수안녕

 

 - (두정너 잘 어울린다?  - (인재감사해요

 

 (상수)  아버지저쪽에도  좀 소개시켜 주세요

 

 (두정)  !

 

 (지평)  분명히 여기로 온 거 같은데

 

 딴 데 새지 말고 집에 데려다주라니까  말 더럽게 안 들어

 

 [지평의 못마땅한 숨소리]

 

 [지평의 당황한 탄성]

 

 아이고잘들 논다잘들 놀아

 

 [달미의 시원한 탄성]

 

 (달미)  살 거 같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도산)  디저트

 

 (달미)  생큐

 

 안 물어봐?

 

 ?

 

 왜 갑자기 와 달라고 했는지

 

 왜 엄마언니 앞에서 잘난 척했는지

 

 (달미)  왜 울었는지

 

 안 궁금해?

 

 궁금해

 

 근데 왜 안 물어봐?

 

 (도산)  그게

 

 내가 그

 

 과묵한 훈남 콘셉트라

 

 [발랄한 음악]  ?

 

 [달미의 웃음]

 

 (달미)  웃으면 안 되는데

 

 [달미의 웃음]

 

 울다가 웃으면  나서는 안 되는 털이 나는데

 

 아니야아니야걱정하지 마  그거 낭설이야

 

 (도산)  그게 사실이라면 모든 인류의 엉덩이엔  머리털보다 많은 털이 났겠지?

 

 그런 감정 변화는 숱하게 겪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래위로가 되네

 

 나는 말 없는 훈녀 콘셉트가  아니라 그런가

 

 궁금하네

 

 - 뭐가?  - (달미그냥

 

 너에 대한 모든 것?

 

 (달미)  가족친구

 

 좋아하는 거 다

 

 재미없을 텐데지루하고

 

 우리 부모님도 듣다가 화내셔

 

 그래도 해 봐

 

 내가 좋아하는 건

 

 대체 무슨 얘길 하는 거야

 

 [달미가 살짝 웃는다]

 

 (도산)  재미없었지?

 

 (달미)  아니엄청 재밌었어

 

 멋지고

 

 [휴대전화 진동음]

 

 잠시만

 

 (지평)  지금 뭐 합니까?

 

 빨리 데려다주고 끝내요깔끔하게

 

 [날카로운 효과음]

 

 - (달미누구야?  - ?

 

 (도산)  아니야아무도

 

 여자 친구구나?

 

 (달미)  그래있겠지

 

 있을 줄 알았어

 

 없을 리가 없지

 

 가자데려다줄게

 

 아니야나 집 바로 여기 근처야  그냥 걸어가면 돼

 

 - 아니그래도…  - (달미에이괜찮아

 

 (달미)  여자 친구가 오해하겠다  얼른 들어가

 

 그럼 나 먼저 갈게

 

 - 잘 가  - (도산

 

 [부드러운 음악]

 

 (성환)  아니저 물건을  저걸 뭐라고 부를 거야저거를!

 

 장손인데 직장이 있기를 하나  사업은 개차반이지

 

 누가 너 같은 놈한테 시집오겠냐!

 

 (지평)  투자 안 한 곳 중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제로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들한텐  절대 투자 안 합니다

 

 (달미)  도산이 넌

 

 내 예쁜 오르골이야

 

 분명 넌  아주 기분 좋은 멜로디를 품었을 거야

 

 내가 장담해

 

 (지평)  [작은 소리로]  일로 와빨리 와요빨리

 

 (도산)  저기달미야

 

 왜 또 불러

 

 (달미)  ?

 

 혹시 오르골 열어 봤어?

 

 (지평)  오르… 아씨오르골

 

 

 

 소리 어땠어?

 

 아주

 

 아주아주 말도 안 되게

 

 근사했어

 

 [밝은 음악]

 

 나 키워드 알 거 같아요

 

 키워드?

 

 지도 없는 항해

 

 (지평)  이봐요남도산 씨

 

 남도산남도산

 

 (도산)  나답지 않게 그때 난

 

 너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헤매도 좋으니

 

 지도 없는 항해를 떠나는 것도  괜찮겠다

 

 너와 함께라면

 

 (도산)  이거

 

 내 명함이야

 

 저거 왜

 

 (달미)  나 이거 받아도 돼?  너 여자 친구

 

 아니야나 여자 친구 없어  있어 본 적도 없어

 

 나 남중남고공대 나와 가지고  이때까지 쭉 모쏠이야

 

 - 진짜?  - (도산

 

 나도나도 없었어남자  단 한 번도

 

 (달미)  아니있었는데나 좋다는 사람은

 

 근데 내가 눈길 한 번 안 줬어

 

 너 때문에

 

 (도산)  

 

 [어이없는 숨소리]

 

 가관이다진짜

 

 (도산)  여기

 

 24시간 항시 연락 가능

 

 - 레트로 스타일 명함이네  - (도산

 

 그리고 또 줄 거 있다

 

 (도산)  이거 그때 못 했던 직거래

 

 맞는다

 

 (달미)  '폴로 유어 드림'

 

 좋은 말이네

 

 [지평의 헛웃음]

 

 아유돌겠네

 

 [한숨]

 

 (지평)  지도 없는 항해?

 

 그 말 때문에 명함을 주셨다?

 

 대책 없이 뒤도 생각 안 하고  저지르셨다?

 

 - 비슷합니다  - (지평이 사람아

 

 지도 없이 배 타면 죽어

 

 태풍을 만나든 죠스를 만나든 죽는다고

 

 접때 분명히 공감한다고 했잖아요

 

 (지평)  그냥 은유잖아요은유메타포

 

 메타포가 뭐예요?  [인공 지능 스피커 작동음]

 

 [인공 지능 음성]  메타포는 직유보다  한 단계 발전된 비유법으로

 

 사물의 본뜻을 숨기고

 

 (지평)  시끄러워!  [인공 지능 스피커 작동음]

 

 [인공 지능 음성]  알겠습니다

 

 [지평의 한숨]

 

 (지평)  그래서 어쩔 겁니까?

 

 연락 오면 또 만나?  만나면 또 속이게?

 

 속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천년만년 속일래요?

 

 아니천년만년까진 못하죠  인간의 수명이 기껏해야 100년인데

 

 이봐요지금 그런 얘기 할 때가

 

 [휴대전화 알림음]  (지평)  !

 

 흐름 끊겼잖아

 

 암튼 여기까지입니다쇼는 끝났어

 

 이후론 절대 서달미한테 연락하지 마요

 

 

 

 근데 서달미 씨한테 먼저 연락이  오오면요?

 

 - 왔어요?  - (도산

 

 저 엄마 빼고  여자한테 문자 처음 받아 봐요

 

 자랑입니다가문의 영광이네

 

 감사합니다

 

 뭐라고 왔어요?

 

 (도산)  여기

 

 (달미)

 

 [휴대전화 조작음]  먹고 싶은 거 치킨

 

 갖고 싶은 거?

 

 USB 128기가

 

 (지평)  제정신이에요지금?

 

 지워요당장

 

 (도산)  

 

 앞으로 문자 오면  나한테 검사받고 보내요

 

 - 네  - (지평받아 적어요

 

 - '받아 적어요'  - (지평

 

 (지평)  '받아 적어요'를 받아 적지 말고  내가 하는 말을 받아 적으라고

 

 (도산)  

 

 갚을 필요 없어

 

 '갚을 필요 없어'

 

 이미 고맙다는 말로 다 갚았으니까

 

 '이미 고맙다는 말로'

 

 - (지평다 갚았으니까  - '다 갚았으니까'

 

 (지평)  좋은 꿈 꿔

 

 [흥미진진한 음악]

 

 왜요왜요

 

 아니에요

 

 , '좋은 꿈 꿔'

 

 (지평)  '키읔키읔빼요

 

 - (도산빼요네  그거 빼요

 

 [휴대전화 진동음]  [놀란 숨소리]

 

 (달미)  왔어왔어

 

 알았어좋은 꿈 꿀게

 

 [쪽쪽 뽀뽀한다]

 

 (원덕)  달미야나 왔다!  [기분 좋은 신음]

 

 (달미)  할머니할머니!

 

 (원덕)  아이고나 왔다고!

 

 (달미)  할머니할머니할머니!  [원덕의 힘겨운 신음]

 

 할머니할머니!

 

 (원덕)  그렇게 불러서 고막 터지겠어?

 

 더 크게 불러야지아이고

 

 나 오늘 도산이 만났다?

 

 번호도 따고

 

 어떤 도산이?

 

 어떤 도산이라니남도산이

 

 내 첫사랑!

 

 (원덕)  못 만났다며

 

 만났어타이밍 예술로!

 

 완전 런웨이!

 

 런웨이

 

 멋있어?

 

 완전 모델슈트발 예술예술

 

 (달미)  나 완전 숨 멎는 줄

 

 [달미의 설레는 신음]

 

 (지평)  완전 최악 중의 최악

 

 남자는 슈트 입으면  웬만하면 태가 나거든

 

 안 나는 게 더 어려워요  근데 남도산이 그 어려운 걸 해내네

 

 달미 말로는 모델처럼 키가 크다고

 

 키만 커요키만

 

 콩나물처럼 실속 없이 위로만 자랐어요

 

 (지평)  드려요?

 

 머리는…  [원덕이 동전을 잘그락거린다]

 

 요즘 동네 이발소도 그렇게 안 해 준다

 

 아마 자기가 잘랐을 거야

 

 무슨 쥐 파먹은 머리를  하고 와서는어휴!

 

 와선 어땠는데?

 

 달미 기는 좀 살려 줬어?

 

 (지평)  가세요

 

 (원덕)  살려 줬냐고

 

 (달미)  ♪ 오늘 밤 주인공은  도산이도산이 ♪

 

 [부드러운 음악]  ♪ 오늘 밤 주인공은  도산이도산이 ♪

 

 !

 

 할머니할머니도 AI 알지인공 지능

 

 알지알파고인지 뭔지  요즘 텔레비전에 많이 나오잖아

 

 도산이도 그쪽 분야래

 

 요즘 그게 테크 쪽에서  제일로 핫한 분야거든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알아?

 

 뭔데?

 

 - 겸손해  - (원덕?

 

 (달미)  잘난 척을 전혀 안 해

 

 내 헛소리도 다 받아 주고  집까지 바래다주고

 

 에스코트해 주고

 

 완전 천사 그 자체법 없이도 살걸?

 

 (지평)  사이코패스예요사이코패스

 

 공감 능력 제로감성 제로

 

 나 무슨 로봇하고  얘기하는 줄 알았다니까?

 

 (원덕)  달미는 천사라고 그러던데

 

 내가 커버해 줘서 그래요

 

 (지평)  어유수습도 못 할 뻥을  여기 뻥저기 뻥

 

 아유내가 그놈의 뻥들 수습하느라  식은땀 한 바가지 흘렸네그냥

 

 고생 많았다  [지평의 한숨]

 

 달미 기 살리겠다고 별짓 다 했나 보네

 

 [한숨]

 

 내가 진짜 생색내기 싫은데

 

 (지평)  나 진짜 힘들었어요진짜

 

 그래그래고생 많았다

 

 달미가 그러더라

 

 하느님이

 

 자기 고생시킨 게 미안했나 보다고

 

 [잔잔한 음악]

 

 (원덕)  그래서

 

 '옜다하고  어제를 선물로 준 거 같단다

 

 백 살이 돼도

 

 1, 1초가 다 기억날 거래

 

 꿈 같았대

 

 [헛웃음]

 

 겨우 하루 갖고 오버는

 

 (원덕)  다 순딩이 네 덕분이다

 

 [지평의 한숨]

 

 앞으로가 걱정이네요

 

 남도산 그 자식 형편없는 거  바로 뽀록날 텐데

 

 - 아이고됐다  - (지평왜요?

 

 (원덕)  이제 신경 그만 쓰고 네 일 해

 

 앞으로 내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알아서 뭘 하시게?

 

 솔직하게 얘기하련다

 

 (원덕)  가짜 편지 썼고

 

 도산이 내가 섭외했다고

 

 - (지평?  - 마냥 꿈만 꾸며 살 순 없잖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원덕)  좋은 꿈 꿨댔고잠도 푹 잔 거 같으니

 

 이제 깨워 줘야지

 

 역시

 

 아니

 

 [한숨]

 

 (지평)  달미 실망이 클 텐데요

 

 어차피 해야 할 실망이잖아

 

 더 커지기 전에 하는 게 낫지

 

 그렇죠그렇긴 한데

 

 (원덕)  고맙다지평아

 

 넘치게 애써 줬어

 

 언제 얘기하실 건데요?

 

 조만간

 

 [시계 작동음]

 

 [한숨]

 

 영실아

 

 나 왜 잠이 안 올까?  [인공 지능 스피커 작동음]

 

 [인공 지능 음성]  신경 쓰이는 문제가 있나 보네요

 

 있어

 

 어떻게 해결하지?  [인공 지능 스피커 작동음]

 

 [인공 지능 음성]  잠을 푹 자 보세요

 

 푹 자고 내일이 오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예요

 

 그럼 그렇지

 

 [한숨]

 

 영실아

 

 잠이 안 온다

 

 [인공 지능 음성]  신경 쓰이는 문제가 있나 보네요

 

 [밝은 음악]

 

 "네이쳐모닝"

 

 [문이 탁 닫힌다]

 

 (인재)  여기 회의 11시까지죠?

 

 (직원2)  대표님

 

 (인재)  근데 여기 타이포그래피는  좀 더 볼드하게 하고

 

 드롭 섀도 좀 줘 볼까요?

 

 이수 님나 비행기 컨펌 좀 부탁해요

 

 대표님오늘 저녁 일정에  이사회가 있던데

 

 이사회?

 

 나 좀 있다 출국인데?

 

 (두정)  그거 내가 소집했다

 

 (인재)  아버지

 

 갑자기 널

 

 아니우리 대표님을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하셔 가지고

 

 아니어제도 뵀는데 갑자기 왜

 

 (두정)  오늘 출국인데 우리 이쁜 딸  얼굴 보고 싶어서 왔지

 

 상의할 일도 있고

 

 (두정)  오랜만에 한국 왔는데  푹 쉬지도 못하고 고단하지?

 

 아니요괜찮아요

 

 (상수)  아유아니에요아버지

 

 얘 어제그제 잠 한숨 못 자고

 

 이거어휴얼굴 상한 거 봐이거

 

 이거이거 코피 자국이에요  코피 자국이게

 

 (인재)  걱정해 줘서 고마운데

 

 진짜 괜찮아

 

 (상수)  

 

 (두정)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다

 

 아비가 돼서  네 건강도 살폈어야 했는데

 

 아버지

 

 (두정)  이제 한국은 네 오빠한테 맡기고

 

 미국 지사에 전념하는 게 어떠냐

 

 [어두운 음악]

 

 (아현)  저 인간이 자기 핏줄을  겨우 너 비서 하라고 붙여 줬겠니?

 

 [당황한 숨소리]

 

 아휴아유아니에요아버지

 

 (상수)  제가 무슨턱도 없어요  제가 무슨 대표를 해요제가

 

 그래요아버지  직원들 반발이 심할 거예요

 

 투자자들도 갑자기 대표가 바뀌는 거  납득 못 할 거고

 

 투자자 누구?

 

 (두정)  내가 여기 지분이 얼마더라?

 

 72%입니다제가 14%

 

 그리고 우리 합의 86…

 

 (상수)  6, 6%…

 

 (두정)  상수랑 나만 있어도 이사회주주 총회  다 열 수 있고 결의도 할 수 있는데

 

 누구 납득이 필요하지?

 

 요즘 그워라밸인지 뭔지  좋은 말 있잖냐?

 

 오라비하고 내가 특별히 주는  휴가다 생각하고

 

 이참에 워라밸 해 봐

 

 

 

 감사합니다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현)  [놀라며]  진짜 맛있겠다

 

 잘 먹을게요선배

 

 (정 대리)  그러게나도 덩달아 잘 먹을게

 

 이게 무슨 턱이래?

 

 (달미)  

 

 나 일 매출 천만 원 달성한 거  포상 선물 받았거든요

 

 에계매출 신기록 세웠는데  꼴랑 3만 원?

 

 (정 대리)  그것도 자회사 상품권으로?

 

 [정 대리의 어이없는 웃음]

 

 아유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번다더니

 

 (서현)  거봐요내 말이 맞지

 

 신기록 세워서 뭐 해  너덜너덜 고생만 하지

 

 (정 대리)  뭐야그럼 달미 씨가  곰이란 소리야뭐야

 

 서현 씨 말 참

 

 (달미)  왜요맞는 말 했는데

 

 재주 열심히 부리고  왕 서방한테 천만 원 안겨 주고

 

 좋다고 파스타 먹고

 

 저 곰 맞아요

 

 [잔잔한 음악]

 

 (정 대리)  재계약은 어떻게 됐어해 준다지?

 

 (서현)  에이매출 신기록 보유자인데  두말하면 숨 가쁘죠

 

 아휴나도 선배처럼 재계약해 줄까나?

 

 재계약하면 또 한턱 쏴요선배

 

 (정 대리)  서현이 네가 잘나가서  한턱 쏘고 싶단 생각은 안 드세요?

 

 (서현)  별로

 

 전 그냥 잘나가는 사람들한테  빨대 꽂고 사는 인생이 더 좋아요

 

 (택배 기사)  여기 대표 이사실 가려면  어디로 가야 되죠?

 

 (정 대리)  거긴 32층인데  이쪽은 16층까지밖에 안 가요

 

 저쪽 고층부 엘리베이터 타셔야 돼요

 

 (택배 기사)  감사합니다

 

 암튼 선배재계약하면  또 한턱 쏘는 거 잊지 마요?

 

 어쩌지한턱 못 쏠 거 같은데

 

 나 재계약 안 해

 

 ?

 

 (인사팀장)  아이참 나

 

 [손가락을 딱 튀기며]  오케이!

 

 스카우트된 데 어디예요  내가 거기 조건 맞춰 볼게요

 

 (달미)  저 회사에 불만 없어요  조건도 필요 없고요

 

 (인사팀장)  그럼 저왜 그만두는데

 

 저는 32층에 가고 싶거든요

 

 (달미)  근데 저층부 엘리베이터 백날 타 봤자  못 가잖아요

 

 내려서 고층부 갈아타야지

 

 그래서 그만두는 거예요

 

 (인사팀장)  저기이러지 마?

 

 달미 씨 대체할 사람을  갑자기 어디서 찾나

 

 (달미)  사람 많잖아요금방 찾을 수

 

 못 찾아!

 

 (인사팀장)  달미 씨만큼 주인 의식 갖고  일하는 사람이 뭐

 

 요즘 어디 흔한가?

 

 아이고

 

 가 볼게요

 

 (인사팀장)  아이달미 씨답지 않게 왜 이래

 

 회사 생각 안 해?

 

 (달미)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인사팀장)  아니

 

 (달미)  잘 있어가 볼게요

 

 대리님좀 말려 봐요

 

 싫은데난 응원해 주고 싶은데

 

 선물해 줄까?  아니면 맛난 밥 사 줄까?

 

 (달미)  

 

 [희망찬 음악]

 

 선물요

 

 선물 뭐?

 

 박동천

 

 (지평)  인공 지능 스피커 영실이

 

 투자 심사 리스트에서  빼기로 하지 않았나?

 

 (동천)  제가 좀 테스트를 해 봤는데

 

 - 가끔 맞지 않아요?  - (지평가끔 맞으면 안 되지

 

 가끔 틀려도 될까 말까야

 

 (동천)  아니틀려도 묘한 매력이 있던데

 

 학교 때  모자란데 나대는 친구 있잖아요

 

 그래서 되게 정 가는 친구

 

 영실이가 그런 느낌인데

 

 그래서그래서  [휴대전화 진동음]

 

 기어이 투자 심사 리스트에 넣겠다?

 

 (동천)  아니팀장님이 허락하시면

 

 (도산)

 

 [발랄한 음악]  (달미)

 

 왜 이렇게 제멋대로야

 

 아니요아니요아니요  제가 언제요

 

 저 팀장님이 허락하시면 넣는다고요

 

 (지평)  나 좀 나갔다 올게

 

 (동천)  아휴알았어요그럼 영실이 뺄게요

 

 (지평)  잠깐만

 

 일단 넣어 봐

 

 (동천)  넣어요?

 

 넣어요?  [문이 탁 열린다]

 

 뭐야  [문이 탁 닫힌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헷갈려

 

 세 보이는데 은근 약해

 

 [휴대전화 진동음]

 

 (도산)  여보세요남도산입니다

 

 서달미가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

 

 그 명함에 적힌 주소가 어디예요

 

 (도산)  저희 사무실이죠  그때 한 팀장님 왔었던

 

 젠장

 

 서달미 씨 참 이상한 사람이네

 

 럭비공이야?  제멋대로 튀어제멋대로

 

 일단 지금 치우고 있긴 한데

 

 (지평)  거기가 지금 치운다고  괜찮아질 곳입니까거기가!

 

 [한숨]

 

 일단 이렇게 합시다

 

 [흥미진진한 음악]

 

 [도어 록 작동음]

 

 - (지평이쪽  - (철산어디어디

 

 [철산과 용산의 힘겨운 신음]

 

 - (지평살살살살 좀  - (철산아유!

 

 (철산)  이런 씨방우리가 지금  이런 것까지 해야 돼?

 

 - (지평빨리빨리  - (용산빨리빨리

 

 방언이에요방언

 

 - (지평내가 할게요  아니요제가 도와드릴게요

 

 - 돈은 준대?  - (용산모르지

 

 [지평의 한숨]

 

 (지평)  갈아입어요그냥 이거 입어요

 

 빨리 입고 나와요

 

 (철산)  내 고유의 스타일까지  막 갈아 치워 부러야

 

 (용산)  이쁜데?

 

 [초인종이 울린다]  - (철산죽을래?  - (용산아니

 

 (도산)  왔어?

 

 [달미의 놀란 신음]

 

 (달미)  우아…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달미의 놀란 신음]

 

 (달미)  우아진짜 넓다

 

 - 여기가 너희 회사야?  - (도산

 

 여기 청소하려면 진짜 힘들겠다

 

 알아주니 고맙네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린다]  (달미)  근데 못 보던 분들이네?

 

 (도산)  인사해  여기는 삼산텍 공동 창업자고

 

 용산이그리고

 

 - (철산철산이  철산이

 

 - (용산안녕하세요  - (철산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잉

 

 도산용산철산

 

 형제야이름이

 

 아니요저희  대학 동아리 친구예요뜨동  [달미가 호응한다]

 

 (철산)  도산용산철산

 

 산이 세 개라 삼산텍이에요예  겁나 참신하죠?

 

 [함께 웃는다]

 

 역시 안일한 네이밍

 

 (달미)  근데 창업한 진 얼마나 된 거야?

 

 햇수로는 3년 됐고  그만으로 2년 됐어

 

 뭐여지가 장관이여?  시방 시찰 나왔대?

 

 (달미)  한 팀장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내가 묻고 싶네요

 

 - 서달미 씨야말로 여기 어쩐 일이신지  - (달미!

 

 - (달미이거 선물  - (도산선물?

 

 금전수라는 건데 돈을 벌어다 준대

 

 글쎄뭐  나무가 돈을 벌어다 주진

 

 고마워

 

 [달미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산)  긍께 저 나무 하나 줄라고  여기까지 오셨다는 거죠?

 

 

 

 그리고 할 말도 있고

 

 뭔데?

 

 사실 내가 언니한테  되게 꿀릴 줄 알았거든?

 

 근데 보니까 의외로 게임이 되겠더라고

 

 (달미)  애초에 미모는  내 쪽이 한 수 위였고

 

 - 얼씨구?  - (달미남자 친구도

 

 웬만해선 내 쪽이 꿀릴 리 없고  [도산의 어색한 웃음]

 

 - (철산절씨구?  - (달미문제는 내 위상인데

 

 그게 좀 달려

 

 (달미)  달리는 게 나이 탓세상 탓이다  생각했는데

 

 널 보니까 내 탓 맞더라

 

 쪽팔리고 답도 없네

 

 (도산)  아니야나도 답 없어

 

 아니답 있어

 

 넌 내 모든 문제의 답이야

 

 (달미)  넌 언니보다 나이도 어린데  능력 있잖아

 

 [한숨]

 

 그래서 나

 

 네 행보를 따라 해 보려고

 

 [한숨]  [구시렁댄다]

 

 행보?

 

 (달미)  

 

 나 오늘 회사 그만뒀다?

 

 [부드러운 음악]

 

 창업할 거야

 

 도산이 너처럼

 

 나처럼?

 

 

 

 점입가경이다

 

 [자동차 경적]

 

 어쩐 일이에요?

 

 (아현)  내 이럴 줄 알았어

 

 비서께서는 어디 가고  너 혼자 그걸 끌고 나와?

 

 오빤 오늘 이사회 준비하느라 정신없어

 

 너는넌 어디 가는데?

 

 몰라서 물어나 오늘 출국이잖아

 

 데려다줄게

 

 [인재가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어디 찍어?

 

 왜 이래자꾸

 

 - 몰라서 물어?  - (아현몰라서 물어

 

 (아현)  어디 찍어?  [인재의 한숨]

 

 인천 공항?

 

 아니면 네 회사?

 

 - 회사  - (아현그래

 

 가서 여우처럼 쌩글거리면서  아버지 비위 좀 맞춰 줘

 

 (아현)  그래야지 그 덜떨어진 팔푼이한테  안 뺏기지

 

 [자동차 시동음]

 

 (상수)  원래 원인재 대표가  의장이 돼야 되는데

 

 미국 출장 건으로  제가 의장을 대신하겠습니다

 

 이 위임장으로 출석을 대신합니다

 

 (두정)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제법 대표 태가 나지?

 

 (주주)  그러네요  [두정의 웃음]

 

 (상수)  당 회사의 원인재 대표가

 

 미국 지사 확장에 집중하고자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속상하지만 다들 원인재 대표 사임에  동의하십니까?

 

 (함께)  동의합니다

 

 (상수)  으음

 

 그럼 전원 이의 없이  사임에 동의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럼 바로 새로운 대표로

 

 의장인 원상수를 선임하는

 

 [어두운 음악]

 

 - (상수?  - (두정왜 저래

 

 선임한다동의하냐  두 마디면 끝나는 걸

 

 (상수)  안 갔어?

 

 (두정)  인재야너 오늘 출국 아니었냐?

 

 (인재)  이 재밌는 걸 놓치기 아까워서요

 

 어깨 펴요

 

 오빠같이 믿는 구석이 든든하면  어깨도 저절로 펴져야 정상 아닌가?

 

 아버지 덕분에 비싼 수업 했네요

 

 쉽게 시작하면 쉽게 뺏긴다는 거

 

 지분 없는 CEO는  씹던 껌만 못하다는 거

 

 [두정의 헛기침]

 

 인재야?

 

 (인재)  좋은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미국 안 갑니다

 

 미국 지사도 저 덜떨어진  팔푼이한테 맡겨 보시든가

 

 팔푼이?

 

 [헛웃음]

 

 (상수)  팔푼이?

 

 나한테 한 소리야?

 

 (아현)  너 미쳤니?

 

 깽판 치려고 여기까지 오자고 한 거야?

 

 (인재)  그동안 치고 싶었는데  자격이 없어서 못 쳤거든

 

 - 깽판도 자격 있어야 치잖아  - (아현자격?

 

 (인재)  누릴 거 다 누리면서 깽판 치면  염치없단 소리 들어엄마처럼

 

 ?

 

 그래서 다 버렸어

 

 더럽고 치사해서 깽판 치려고

 

 [헛웃음]  그래서 좋니?

 

 하고 싶은 말 다 하니까 좋아?

 

 너무 좋아후련해

 

 (인재)  엄마도 한번 해 봐내 기분 알 거야

 

 (아현)  후련해?

 

 네가 어떻게 키운 회사인데  속도 좋다!

 

 날아갈 거 같아?

 

 [울먹이며]  아니

 

 엿같아

 

 [희망찬 음악]

 

 (미용사)  기장은 한 이 정도 괜찮으세요?

 

 그럼 한 이 정도?

 

 "샌드박스"

 

 "샌드박스"

 

 (도산)  이게 뭡니까?

 

 (지평)  약속한 200입니다어찌 됐건

 

 부탁한 바를 들어줬잖아요  어설프게나마

 

 (철산)  우아현찰이다현찰

 

 [철산의 웃음]

 

 (용산)  그럼 이제 이 생쇼는 언제까지 해야

 

 (지평)  [힘주며]  오늘로 끝입니다

 

 서달미 씨 할머니가  사실대로 다 얘기한다고 했습니다

 

 사실대로 뭘 얘기해요?

 

 편지부터 파티까지 싹 다요

 

 (철산)  뭐여그럼 애초에  여기 올 필요도 없었구먼

 

 (용산)  그러게어차피 까발릴 거  이 세팅을 왜 하라 했대요?

 

 (지평)  미안합니다

 

 나도 후회 중이에요

 

 팀장님

 

 달미한테  꼭 사실대로 얘기해야 합니까?

 

 (도산)  끝까지 속일 수 있다면

 

 굳이 얘기할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끝까지 어떻게 속입니까?

 

 거짓말도 어느 정도여야지

 

 (철산)  글제그라믄 선을 넘어

 

 사기여사기

 

 우리가 달미한테 한 거짓말이 두 개죠?

 

 (도산)  첫째, 15년 전 편지를 쓴 건  팀장님인데 나라고 한 거

 

 [흥미진진한 음악]  둘째내가 현재 잘나가는  CEO라는 거

 

 이 첫 번째는 팀장님만 묻어 주면  아무 문제 없어요

 

 편지 쓴 사람이  내가 아니라 팀장님이라는 거

 

 그거 끝까지 비밀로 해 주실 수 있죠?

 

 내 쪽에서 비밀로 하고 싶네

 

 그런 편지 쓴 거 나한테도 흑역사니까

 

 그럼 문제는 두 번째인데

 

 이건 저희가 샌드박스에 입주하면  해결됩니다

 

 지금 나한테 욕한 거요?

 

 아니요

 

 그동안 애썼고 다신 보지 맙시다

 

 (도산)  아니왜 자꾸 안 된다고 단정하세요

 

 아니우리 데모 안 보셨잖아요  우리 기술

 

 기술 좋겠죠!

 

 (지평)  사업 계획서 보니까  기술 자랑 잔뜩 해 놨더구먼

 

 그럼 뭐 합니까?

 

 투자자가 혹할 게 하나도 없는데

 

 어떤 비즈니스 모델인지  뭘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지

 

 뭐 하나 똑떨어지는 게 없잖아요

 

 쪽집게 과외원 포인트 레슨?

 

 그런 꼼수로는

 

 샌드박스 어림도 없어요

 

 [철산의 당황한 숨소리]  무조건 가능성이야가능성

 

 손톱만 한 징조라도 있어야 된다고!

 

 [철산이 흐느낀다]

 

 지금 이 상태론  삼산텍 도산은 시간문제야

 

 불쌍한 가족들 돈 그만 태우고  딴 일 찾아봐요

 

 그만 울어요!  울 거면 나가서 울든가

 

 (용산)  이깟 게 뭐라고 울어  그만 울어

 

 우리 일 쳤어야

 

 - (용산무슨 일?  - (도산

 

 (철산)  우리 코코다

 

 코다에서 우리가 1등 해 부렀다고!

 

 [밝은 음악]  (용산)  진짜네여기 삼산텍

 

 1, 1우리 1등이야!

 

 그냥 1등 아니여!  아주 압도적 1등이여아주

 

 코다거기 지원했었어요?

 

 [철산의 기뻐하는 탄성]  이거면 됩니까?

 

 그 손톱만 한 징조?

 

 [익살스러운 효과음]

 

 (용산)  

 

 [용산이 기뻐한다]

 

 "샌드박스너의 꿈을 좇아라"

 

 (선학)  한 팀장

 

 [지평의 당황한 숨소리]  여기서 뭐 합니까?

 

 (지평)  오셨습니까윤 대표님

 

 설마

 

 창업하려고요?

 

 아니요그런 거 아닙니다

 

 그럼 뭐  관심 있는 지원자라도 생겼나?

 

 

 

 12기 샌드박스 멘토로  지원해도 될까요?

 

 웬일이래?

 

 (선학)  내가 그렇게 해 달라고 졸라도  안 해 주던 사람이

 

 관심 가는 회사가 생겨서요

 

 그래요어느 팀인데요?

 

 [잔잔한 음악]  [지평이 살짝 웃는다]

 

 (지평)  모르시는 게 좋습니다

 

 - (선학왜요?  - 떨어질 거 같거든요

 

 떨어졌으면 좋겠고

 

 떨어지면 멘토도 필요 없잖습니까

 

 그래도 혹시 몰라서요

 

 재수 없게 붙기라도 할까 봐

 

 가시죠

 

 [선학의 웃음]

 

 (선학)  어느 팀인지 슬쩍 한번 말해 봐요?

 

 [지평의 웃음]

 

 어어?

 

 [선학의 웃음]

 

 (천호)  긴장 풀고남도산이  [도산의 기합]

 

 - (천호준비됐지?  - (도산

 

 (천호)  간다  [도산의 기합]

 

 하이!  [카메라 조작음]

 

 (도산)  [영어]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남도산이고

 

 삼산텍의 대표입니다

 

 정말 영광스럽게도

 

 [한국어]  나 진짜 못 하겠어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이거?

 

 [도산의 한숨]  [천호의 당황한 신음]

 

 (용산)  그럼 어쩌냐시상식 못 가는데  영상이라도 찍어서 보내야지

 

 잔말 말고 찍어  이게 다 니 때문잉께

 

 내가 뭐

 

 기억이 안 나냐?

 

 [익살스러운 음악]  (철산)  만에 하나 우리가 입상을 했어

 

 근디 비행기표가 없어?

 

 막 우리한테 투자하고 싶다는데  우리가 없어

 

 오메끔찍해

 

 이런 만에 하나의 참사는  막아야 안 쓰겄냐 이 말이여

 

 여권 번호 대 봐

 

 (철산)  내가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표를  딱 예매할라는 그 순간에

 

 (도산)  

 

 - (철산왜  - (도산불 꺼불 꺼불 꺼

 

 또 뜨셨냐?

 

 (철산)  니가 그때 그 난동만 안 피웠어 봐야

 

 [철산의 당황한 탄성]

 

 우린 지금 태평양 상공이여

 

 알았어알았어

 

 (도산)  근데 이거 너무 길어

 

 - (용산그렇지?  - (도산

 

 광고 천재 레오 버넷도 그랬잖아

 

 (용산)  간단하게기억하게재미있게  시선 끌게 만들라고

 

 (천호)  너 레오 버넷을 아는구나?

 

 - 그 말이 내 모토야  - (철산좋아글믄

 

 임팩트 있게 딱 세 문장으로 가 불자

 

 [영어]  '우리가 미래입니다'

 

 '우리는 파트너가 필요하고  우리는 돈을 많이 벌 것입니다'

 

 [한국어]  어때요?

 

 [흥미진진한 음악]  

 

 느낌 좋아  그렇게 가자오케이?

 

 (함께)  오케이!

 

 - (천호가자  - (철산편하게

 

 임팩트 있게  [철산이 호응한다]

 

 (천호)  준비됐지?

 

 - (도산어  - (천호하이

 

 [카메라 조작음]  !

 

 [헛기침]

 

 [영어]  우리가 미래입니다!

 

 우리는 파트너가 필요하고

 

 우리는 돈을 많이 벌 것입니다!

 

 [한국어]  오케이좋았어수고했다

 

 - (도산끝이야?  - (용산한 번한 번에요?

 

 - (철산벌써요?  - (천호충분해

 

 콘티대로 다 찍었어

 

 콘티가 있었어요?

 

 이거 아니야

 

 다시 해야 돼나 어설펐어

 

 (천호)  아이편집으로 다 커버돼

 

 내가 한국의 레오 버넷이라니까

 

 찍은 거 볼래?

 

 봐 봐  [흥미진진한 음악]

 

 [영상 소리가 흘러나온다]  저 형 믿을 만한 사람이대?

 

 (영상 속 도산)  [영어]  우리가 미래입니다!

 

 [한국어]  도산이 말론 유튜버 실버 버튼이래  [영상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광고도 몇 개 찍었고

 

 오메나 저 초록 판때기부터  겁나 싸한디

 

 굿끝  어나왔어나왔어좋아좋아  [카메라 조작음]

 

 - (도산형  ?

 

 - 괜찮네응  - (천호괜찮지?

 

 (천호)  잘 나왔어

 

 - 비용은…  - (천호됐다

 

 사촌지간에 무슨

 

 저번에 명함도 공짜로 해 줬잖아  이번엔 돈 낼게

 

 됐어너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

 

 영상 편집홍보마케팅 다

 

 이 스튜디오 작두에서  재능 기부 해 줄게  [용산이 중얼거린다]

 

 (천호)  용산아명함

 

 - (천호철산이도 명함  - (철산같이 볼게요

 

 받아받아좋은 거야좋은 거

 

 - 좋은 거다!  - (천호그래

 

 (천호)  대신 지분 1%, 알지?

 

 (도산)  

 

 고마워

 

 고맙지?

 

 아이걱정 마  내가 기똥차게 찍어 줄게

 

 - (도산진짜?  - (천호

 

 (천호)  잘 나왔어

 

 봤지?

 

 우리 사촌 형이야

 

 그래 보여

 

 [천호의 웃음]

 

 작두

 

 (여자4)  할머니우산 잘 썼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원덕오냐  - (여자5) 안녕히 계세요

 

 (원덕)  이제 반갑지도 않아!

 

 노인네 찾아올 시간 있으면  연애를 해연애를

 

 식사하셨어요?

 

 그냥 여기서 얘기해  뭔 얘기 하려고 식사까지

 

 긴 얘기야?

 

 [문이 철컥 닫힌다]

 

 (도산)  근데

 

 영상을 꼭 보낼 필요가 있나?

 

 어차피 코다 홈페이지에  우리 1등인 거 딱 박혀 있는데

 

 알지다 알지

 

 근디 아는 것으로만 끝나면 안 돼

 

 (용산)  그렇지우리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려야지

 

 - 우린 글로벌한 회사가 되고 싶다  - (철산

 

 - 투자 파트너를 구한다  - (철산

 

 한지평 씨 있잖아  [철산의 헛웃음]

 

 (철산)  

 

 우린 이제  구글아마존을 상대할 급이여

 

 한지평?

 

 그런 피라미랑은 놀  레베루가 아니라고야에이

 

 글쎄나는

 

 그래도 한지평 씨가  우리한테 제일 좋은 파트너 같은데

 

 한지평이 왜 좋은 파트너인데?

 

 (도산)  

 

 그러니까

 

 

 

 한지평 씨는 우리랑 목적 함수가 같아

 

 목적 함수?

 

 (도산)  

 

 봐 봐

 

 투자자와 우리를 두 신경망이라 치고

 

 두 신경망을 학습시켜서  내시 균형을 찾을 때를 가정해 보자

 

 투자자와 우리

 

 한지평

 

 삼산텍

 

 이게 두 신경망이야

 

 [용산이 호응한다]  - (철산어  - (도산듣고 있어?

 

 두 신경망이 너무 다르면  손실 함수를 구하기도 힘들고

 

 학습시키기도 어렵잖아  근데 목적 함수가 같으면 어떻게 돼?

 

 하나의 손실 함수 텀만 쓰면 되고

 

 수렴이 잘되고 학습이 쉬워지제

 

 그렇지

 

 이렁께 우리 공돌이들이  욕을 처먹는 거여이씨

 

 한지평과 우리의 목적이 같아서  성과가 좋다

 

 그 말이지그 말을 뭣 하러  그러고 길게 하고 자빠졌냐?

 

 (용산)  아니한지평 목적이 뭔데  우리랑 같다는 거야?

 

 (도산)  

 

 삼산텍의 성공

 

 (철산)  오메저 밥통 보소

 

 그것은 우리의 목적이지  한지평이의 목적이 아니고

 

 아니야똑같아

 

 (용산)  무슨 근거로

 

 왜냐하면

 

 우리가 성공을 해야  달미가 실망을 안 하거든

 

 근데 한지평 씨는

 

 절대 달미를  실망시키고 싶어 하지 않아 해나처럼

 

 - 너처럼?  - (도산

 

 [발랄한 음악]  (원덕)  달미한테 사실을 얘기하지 말라고?

 

 (지평)  생각해 보니까  별거 없더라고요

 

 나랑 할머니만 입 다물면 되는 거고

 

 남도산이만 괜찮은 놈 만들면 되잖아요

 

 그게 별거지?

 

 영 아닌 놈을  어떻게 괜찮은 놈으로 만들어

 

 힘들긴 한데  아주 안 되는 것도 아니에요

 

 내 전공이기도 하고

 

 (원덕)  힘든 걸 왜 해  됐어그만해

 

 아이

 

 그냥 해 볼게요

 

 대체 왜 이러냐?

 

 내가 그놈의 15년 전 빚 때문에  요즘 잠을 통 못 자요

 

 - 그래서 그래  - (원덕말이 안 돼

 

 (원덕)  너 나랑 다시 만난 게  채 한 달도 안 됐어

 

 빚 때문이면 전에도 잠을 못 잤어야지

 

 15년이나 잘 처잤으면서  갑자기 잠이 안 와?

 

 할머니뭘 그렇게  꼬치꼬치 따져요?

 

 이상하니까 따지지  남 똥 싸는데 네가 왜 힘을 줘?

 

 (지평)  아니꿈 같았다며

 

 백 살이 돼도  1, 1초가 기억날 거라며

 

 그렇게 선물처럼 좋았다는데  그럼 그걸 줬다가 도로 뺏어요?

 

 할머니는 그럼  발 뻗고 잘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유나는 안 올 거 같은데?

 

 - 지평아  - (지평그러니까

 

 그냥 깨우지 말고

 

 줬다 뺏지 말고 그냥 둬요

 

 내가 서달미가 꿈꾸는 남도산이

 

 만들어 볼게

 

 - 됐죠?  - (원덕아니안 됐어

 

 뭐가 또

 

 15년 전 빚 때문이 아니었으면

 

 아니야설마 그럴 리가 없는데

 

 [지평의 한숨]

 

 너 혹시 이러는 이유가

 

 (철산)  삼산텍의 성공  서달미한지평남도산

 

 이 플로가 나만 이해가 안 된대?

 

 한지평이야 그래

 

 서달미랑은 역사가 깊은 거 같응께  그렇다 치고

 

 니는 뭐여

 

 - (도산?  - 일면식도 없던 여자가

 

 실망하든 말든 니가 뭔 상관이여

 

 이상하잖애

 

 그러네

 

 근데 그래도  실망은 안 시켰으면 좋겠는데

 

 - 긍께 왜 그러는디!  - (용산아이

 

 - 도산아  - (도산?

 

 [헛기침]

 

 - 너 혹시  - (도산

 

 그 서달미라는 여자

 

 좋냐?

 

 [부드러운 음악]

 

 너 혹시 이러는 이유가

 

 우리 달미를

 

 좋아해서냐?

 

 아니요

 

 (도산)  

 

 [코를 드르릉 곤다]

 

 [풀벌레 울음]

 

 (성환)  천호야언제 나오는 거야

 

 [시끌벅적하다]  - (천호하고 있습니다  - (성환하고 있어?

 

 (성환)  당숙님많이 드세요많이 드세요

 

 매형많이 드세요

 

 아이고집도 좁은데  화환을 다 보냈어그래

 

 얘들아많이 먹어많이 먹어  음식 많아

 

 많이 먹어많이 먹어그래그래  [아이들이 대답한다]

 

 (천호)  나온다나와나와나와

 

 (작은엄마)  나온다나온다  어여보나와나와나와

 

 (작은아빠)  잠깐만아니그러니까  저게 그렇게 유명한 대회라는 거죠?

 

 (성환)  별거 아니야, AI라고

 

 조류 독감 말고  인공 지능 있어이거 읽어 봐

 

 - (성환매형도 이거 읽어 봐요어  - (작은아빠아이고

 

 (작은엄마)  아이고알아요알아알파고

 

 (성환)  그래그래맞아요제수씨

 

 그쪽 분야로  올림픽급이라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네

 

 (작은엄마)  아유좋겠다

 

 형님태몽이 인삼밭에서  산삼 캐는 꿈이라고 했죠?

 

 아유난 인삼밭에서 고구마를 캤나?  [천호의 당황한 신음]

 

 저 물건만 보면 목이 콱 막혀요아주

 

 (작은아빠)  넌 어디서 나왔어인마

 

 (성환)  천호야네 엄마  사이다나 좀 갖다드려

 

 - (작은엄마아유!  - (천호, 1위 대표다, 1, 1

 

 (성환)  1위야, 1? 1위 발표?  [TV 속 사회자가 영어로 말한다]

 

 (TV 속 사회자)  [영어]  7회 코다 이미지 인식 대회

 

 대망의 1위를 발표하겠습니다  [철산의 개운한 신음]

 

 대망의 1위는

 

 [용산의 기대하는 신음]

 

 한국의 삼산텍남도산!

 

 [함께 환호한다]

 

 [한국어]  - (철산고생했다고생했어!  - (용산고생했다진짜!

 

 [함께 환호한다]  (성환)  삼산텍!

 

 삼산텍!

 

 (작은아빠)  너 배워인마자식

 

 - (성환됐어!  - (작은아빠형님축하합니다

 

 (천호)  저거 보세요저거 보세요  저것 좀 보세요

 

 (TV 속 사회자)  [영어]  유감스럽게도 삼산텍 측은

 

 이 시상식에 함께하지 못해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한다고  전해 왔습니다

 

 영상으로 삼산텍 CEO  남도산을 만나 보시죠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남도산이고

 

 삼산텍의 대표입니다

 

 [당당한 음악]  [추임새 효과음]

 

 (도산)  우리가 미래입니다

 

 우리는

 

 파트너가 필요합니다안녕

 

 우리는 돈을 많이 벌 것입니다

 

 !

 

 !

 

 !

 

 !

 

 [기계음 효과음]

 

 [소리친다]

 

 !  [소리친다]

 

 

 

 [코를 훌쩍이며]  그럼 이만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로봇 음성]  [한국어]  아야저 넘어졌어요

 

 [아파하는 신음]

 

 또라이

 

 [로봇 음성]  짜증 나요

 

 (TV 속 도산)  [영어]  돈을 많이

 

 !

 

 !

 

 [TV에서 음성이 연신 흘러나온다]

 

 (성환)  [한국어]  !

 

 [TV 속 도산이 소리친다]

 

 (작은아빠)  아이고

 

 (영상 속 도산)  [영어]  !

 

 !

 

 !

 

 [영상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용산)  [한국어]  레오 버넷이

 

 우리 안티였어

 

 (철산)  내 초록 판때기부터 이상했다고

 

 싸하다고 했냐안 했냐  [휴대전화 알림음]

 

 (천호)  당분간 집에 오면 안 될 거 같다

 

 미안하다도산아

 

 [밝은 음악]  [도산의 어이없는 웃음]

 

 [철산의 한숨]

 

 (철산)  울어  [도산이 흐느낀다]

 

 더 울어

 

 (영상 속 도산)  [영어]  !

 

 [관계자들의 웃음]  !

 

 [영상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관계자들의 웃음]

 

 놀라운데?

 

 [코를 훌쩍이며]  그럼 이만

 

 [밝은 음악]

 

 (아현)  [한국어]  거긴 돈 없고 백 없는 애들이나

 

 들어가는 데 아니야?

 

 (도산)  아까 달미 만났습니다

 

 (지평)  이 몰골로 만났어요?

 

 내일 도산이랑 공식적인 첫 데이트거든

 

 이게 샐러드용 포크라 그랬죠?

 

 (함께)  디저트 포크!

 

 (달미)  나한텐 당연한 게  남한텐 귀할 수도 있고

 

 그렇죠

 

 - ?  - (지평?

 

 (도산)  너는 내가 왜 좋아?

 

 팁만 주세요  스타일이든 사업이든 팁만

 

 (인재)  잘나디잘난 네 남자 친구가  왜 저기 있을까?

 

 (달미)  네가 왜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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