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3
[뱃고동이 울린다] [잔잔한 음악]
[새가 끼룩거린다]
(서해) 저거 바다예요?
(택시 기사) 바다지, 그럼 강인가?
해운대
해운대가 뭐예요?
뭐야, 해운대 몰라요?
부산 처음이야, 아가씨?
(택시 기사) 아니, 그 나이 먹도록 뭐 했노?
부산에도 한번 놀러 안 오고
저짝이 해운대
해운대 좋지
광안 대교랑 자갈치 시장이랑 좋은 데 억수로 많은데
"벡스코 퀀텀앤타임"
[웅장한 음악]
[탐지기 작동음]
[탐지기 작동음]
[얼굴 인식음]
[탐지기 작동음]
"보안"
"2020 퀀텀앤타임 콘퍼런스"
[무전기 작동음] (보안원1) 2층 B 구역 이상 없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전등이 지직거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두운 음악] [전등이 지직거린다]
[어두운 효과음]
[남자1의 힘겨운 신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무전기 작동음] (보안원2) 네, D 구역 이상 없습니다
[전등이 지직거린다]
뭐야?
[손전등을 달칵 켠다]
[긴장되는 효과음] [보안원2가 달칵거린다]
[쿵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보안원2의 놀란 신음]
[보안원2의 비명]
[보안원2가 털썩 쓰러진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에디가 입소리를 쩝 낸다]
어려운 자리를 찾아 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아, 아니야
여러분, 어려운 자리를 찾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입소리를 쯧 낸다] [향수를 탁 집는다]
[숨을 후 내쉰다] [향수를 칙 뿌린다]
[향수를 달칵 닫는다]
[에디가 향수를 툭 내려놓는다]
[에디의 놀란 신음] [서진의 웃음]
(에디) 아이, 깜짝이야
- 서진아, 밖에서 이러지 말랬잖아 - (서진) 응?
(서진) 여기가 밖인가?
[함께 웃는다]
끝나고 뭐 할 거야?
아, 미안
저기, 이사장님이랑 투자자들이랑 저녁 약속 있어
[서진의 고민하는 신음]
(서진) 그럼
밤에?
밤에?
[함께 웃는다] (에디) 하지 마
(서진) 뭘 하지 마?
- (서진) 아유 - (에디) 어때?
[서진이 숨을 씁 들이켠다]
(서진) 가만 보자
다 멋있는데
한 군데
어디?
어디게?
[웃음]
(서진) 삐뚤어졌네요
[함께 웃는다]
자, 됐다
- (에디) 됐어? - 응
- (에디) 야, 서진아 - 응?
나 태술이가 우리 둘이 사귀냐고 물어보는데
나 진짜 깜짝 놀랐잖아
나도
근데 걔는 진짜 안 온대, 오늘?
(에디) 응
궂은일은 다 자기한테 맡기고 자기는 회장님 소리만 듣고
편하게 산다
뭐, 태술이 없으면 이 회사도 없는 건데 어쩔 수 없지, 뭐
그래도 잘됐어
자기가 기조연설 하잖아
그렇지
[에디의 웃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 (스태프) 3분 남았습니다 - (에디) 아, 네
[문이 철컹 닫힌다] (에디) 갈까?
가자 [서진이 피식 웃는다]
[무전기 작동음] (보안원3) 3분 남았습니다, 스탠바이 해 주세요
[긴장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사람들의 박수]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에디) 어려운 자리를 찾아 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의 박수]
[긴장되는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어, 저는 퀀텀앤타임의 부회장 에드워드 김입니다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어, 원래 오늘 기조연설을 하기로 했던 한태술 회장은
지난번 비행기 사고 후유증으로 자택에서 요양 중인 관계로
제가 오늘 기조연설을 대신 맡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작가 윌리엄 깁슨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멀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여러분
오늘 우리 퀀텀앤타임은
여러분께 새로운 미래를 선보이는 날입니다
[무거운 음악]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문이 덜컹 여닫힌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2) 한태술 아니야?
(남자3) 어, 한태술이다!
(남자4) 와, 한태술이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여러분, 퀀텀앤타임의 한태술입니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
[긴장되는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에디) 죽고 싶어 환장했어? [마이크가 삐 울린다]
(태술) 뭐, 인마
(에디) 너 지금 살해 협박 받고 있다고
(태술) 알아, 당사자가 제일 잘 알지
(에디) 빨리 내려가
(태술) 승복아, 오늘 나 죽는 날 아니야
[태술이 에디를 툭툭 친다]
[사람들의 환호성]
(태술) 아, 아, 테스팅
아이, 목소리 좋네요
[입소리를 쩝 낸다]
어, 일단 죄송합니다
제가 기차를 타고 오느라 좀 늦었습니다
아직 비행기가 좀 무서워 가지고
[사람들의 웃음]
[태술의 웃음] [사람들의 환호성]
아, 미래
자, 여러분, 미래라는 건 말이죠
정말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 연구실에 와 있죠
제가 못 나가게 하고 있으니까요
왜냐하면 아직 특허권 청구가 안 끝났습니다
[사람들의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뭐야?
(택시 기사) 야, 야, 야, 택시비 내야지!
저 미친년, 저거…
[탐지기 작동음]
[탐지기 경고음]
(보안원4) 저기요!
[보안원5의 힘겨운 신음] 잠깐만요
[보안원4의 아파하는 신음] (보안원6) 당신 뭡니까?
(서해) 비켜
[보안원6이 털썩 쓰러진다]
[보안원들이 소리친다]
(태술) 자, 오늘 제가 여러분들께 보여 드릴 것은 바로
바로
[부스럭거리며] 바로, 바로
이겁니다
[카메라 셔터음] 응? 실망하셨나 봐요
그냥 주식 떨어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데, 그냥
[사람들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자, 무게 2.73g
밀도 0.468g/cm
가로, 세로, 높이 18mm의 정사각형 가공당
여러분, 이게 바로 우리 퀀텀앤타임의 미래입니다
아, 뭐, 혹시라도 오해하실까 봐 드리는 말씀인데
뭐, 갑자기 우리 회사가 뜬금없이 제당 사업을 하겠단 얘기는 아니고요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자, 모든 기술이 극도로 발전을 하게 되면
마술과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지금부터 눈을 깜빡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신비로운 음악]
[프로그램 작동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여러분, 퀀텀앤타임이
공개합니다
[스푼과 컵을 탁 집는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우린 인류 역사상 최초로
고분자 화합물을 양자 전송을 통해 위상 이동 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잔을 쨍 친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
[탄성]
아침밥을 못 먹었더니 당이 떨어져 가지고요
[사람들의 웃음]
자 [스푼을 잘그랑 내려놓는다]
여러분, 이게 뭘 의미하냐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어두운 효과음]
[어두운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형
[마이크가 삑 울린다]
(에디) 저 새끼 왜 저래, 어? [서진의 다급한 숨소리]
(서진) 데리고 내려와, 빨리
[태술이 약통을 달그락거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서진) [에디를 툭 치며] 아, 빨리
(태술) 형
[어두운 효과음]
형!
형 맞지?
한태산
한태산!
[어두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한태산, 한태산!
[긴장되는 효과음]
(에디) 태술아, 태술아, 들어가자
- (에디) 너 미쳤어? - (태술) 잠깐…
[긴장되는 효과음] (태술) 놔 봐, 아, 놔 봐
[태술의 다급한 숨소리]
형
잠깐, 형
(에디) 야, 정신 차려,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태술) 나 가야 돼, 지금 가야 된다고
(서해) 한태술
한태술!
한태술, 엎드려!
(에디) 정신 차려 다 망하게 할 작정이야, 너?
[서해의 힘주는 신음]
[태술의 다급한 숨소리] - (태술) 형, 형! - (에디) 미쳤어?
(태술) 꺼져, 새끼야!
[사람들의 놀란 신음]
(서해) 한태술, 엎드려!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한태술, 엎드리라고!
[총성]
[사람들의 비명] [긴장되는 음악]
[태블릿이 쿵 떨어진다]
[사람들의 비명]
(에디) 태술아
[총성]
[서진의 다급한 신음] (서진) 도망가
(에디) 태술아, 태술아!
- (서진) 나가야 된다고! 빨리 - (에디) 태…
[탄피가 잘그랑 떨어진다]
[총성] [서진의 비명]
[긴박한 음악]
[힘겨운 숨소리]
[서진의 다급한 숨소리] (서진) 빨리
(에디) 태술아!
태술…
[사람들의 비명]
[총성]
[총성]
[보안원7이 쿵 쓰러진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서해의 힘주는 신음]
[서해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연막탄이 툭 떨어진다]
[철컥 장전한다]
[서해의 다급한 숨소리]
(서해) 한태술, 한태술 정신 차려, 도망쳐야 돼
[태술이 콜록거린다]
[서해가 총을 탁 집는다]
(태술) 형
[총성이 연신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 (태술) 뭐야? - 빨리 가자고, 빨리 [태술의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사이렌이 울린다] [웅장한 음악]
[사람들의 비명]
[차가 끼익 멈춘다]
[무전기 작동음] (경찰1) 벡스코 긴급 상황 발생, 지원 바랍니다
야, 사람들 통제하고 진입해!
[사람들의 비명]
[서해의 다급한 숨소리]
- (태술) 뭐야? - (서해) 이쪽
[박진감 넘치는 음악] [태술의 당황한 신음]
(태술) 어, 경찰, 경찰, 경찰!
- (태술) 경찰, 나, 나, 경찰… - (서해) 빨리 와
[태술의 힘겨운 신음]
(태술) 야, 어디 가!
[태술의 힘겨운 신음]
[총성이 연신 울린다] [태술의 놀란 신음]
(태술) 아, 뭐야, 씨
[태술의 겁먹은 신음]
[서해의 힘주는 신음] [태술의 비명]
[태술의 아파하는 신음]
[총성]
(태술) 야, 누구야, 너?
닥쳐
[못마땅한 숨소리]
[태술의 가쁜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총성]
[긴장되는 음악] [태술의 놀란 신음]
[총성] [서해의 힘주는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총성]
[태술의 겁먹은 신음]
[서해의 힘주는 신음]
[서해의 힘겨운 신음] [총성]
[서해의 다급한 숨소리]
[서해의 기합]
[서해의 힘주는 신음]
[서해의 힘주는 신음] [남자5의 힘겨운 신음]
[태술의 놀란 신음]
[남자5의 힘겨운 숨소리]
도망가 봤자 소용없어
너도 알잖아
이게 다 어떻게 끝날지
[의미심장한 효과음]
꺼져
[서해의 힘주는 신음]
(서해) 일어나
[달려오는 발걸음]
(태술) 어, 경찰, 경찰
[어두운 음악]
(경찰1) 총 버려, 손 들어!
[태술의 간절한 신음]
자, 자, 진정해
진정하고 총 내려
[태술의 간절한 신음]
(서해) 따라오지 마
[태술의 간절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경찰들의 긴장한 숨소리]
[총성] [경찰들의 놀란 신음]
[무전기 작동음] (경찰1) 총기 든 용의자 인질 잡고 도주 중
동쪽 비상구로 몰아넣었다
지원 바랍니다
야, 조심해서 진입해
[강조되는 효과음]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웅장한 음악]
[태술의 겁먹은 신음]
[태술의 비명]
(경찰2) 위쪽입니다!
(경찰1) 흩어져서 쫓아!
[태술의 비명]
[서해의 힘주는 신음]
[서해의 거친 숨소리]
[서해의 힘주는 신음]
[태술의 비명]
[서해와 태술의 힘겨운 신음]
[서해의 다급한 숨소리]
일어나
[횡설수설한다]
[태술의 힘겨운 신음] 빨리 일어나
(태술) 미쳤어
[서해의 힘주는 신음]
미쳤어, 진짜, 미쳤어 [박진감 넘치는 음악]
(서해) 뛰어 [태술의 힘겨운 숨소리]
[간절한 신음] [서해의 짜증 섞인 신음]
[태술의 힘겨운 신음]
[태술의 놀란 신음]
(태술) 아, 어지러워
아, 현기증, 아, 어지러워 [서해의 다급한 숨소리]
[태술이 중얼거린다]
[태술의 겁먹은 신음]
[태술의 놀란 신음]
[비장한 음악]
[태술의 당황한 신음]
- (태술) 뭐야? - 빨리 와
빨리, 잡히면 죽어
(태술) 싫어, 미쳤어? 너 뭐야?
(서해) 와
(태술) 알았어, 알았어
[태술의 당황한 신음]
(경찰1) 정지!
이제 다 끝났어
총 버리고 순순히 투항해
(태술) 그래
그만해, 이제 항복하자
[총성] [태술의 놀란 신음]
[서해의 힘주는 신음] [태술의 비명]
(경찰1)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웅장한 음악] [태술의 비명]
[서해와 태술의 힘주는 신음]
[태술의 겁먹은 신음]
[서해의 힘겨운 신음] [태술의 비명]
(서해) 야, 야!
[놀란 신음]
[태술의 비명]
[태술이 툭 떨어진다] [서해의 힘겨운 신음]
[서해의 아파하는 신음]
(서해) 야, 야, 일어나
[놀라며] 아이씨, 어떡해
[서해의 다급한 숨소리]
아, 살았다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급한 숨소리] [태술을 탁탁 친다]
사진이랑 좀 다르네
[태술과 서해의 놀란 신음]
[거친 숨소리]
[놀란 신음]
(태술) 죽는 줄 알았어
[태술의 거친 숨소리]
[서해의 힘주는 신음]
(서해) 피가 많이 나, 일단 도망가자 [태술의 힘겨운 신음]
단속국 말고도 널 노리는 놈들이…
[태술의 성난 신음] [힘겨운 신음]
죽을 뻔했잖아!
(태술) 너 뭐야?
너 뭐, 너 원하는 게 뭐야?
어? 돈이야? 테러야?
그래, 너 누가 시켰어?
너 누가 시켰냐니까!
[태술의 아파하는 신음]
(서해) 이게 살려 줬더니
하, 씨, 나 괜히 왔나, 진짜, 씨
(태술) 너…
[다급한 숨소리]
너
이거 맞지?
'이거'?
[총이 철컥 장전된다]
[긴장되는 음악] (태술) 어어, 어어, 뭐야?
[긴장되는 효과음]
(박 사장) 아이고
[박 사장의 웃음]
[박 사장의 탄성]
한태술 회장님, 아유, 영광입니다
[웃음]
어, 저기, 나랑 몇 번 통화했을 거야
나 박 사장
그래 [웃음]
[총성]
[탄피가 잘그랑 떨어진다]
하여튼 요즘 젊은것들은 툭하면 총질하려고, 이씨
저기, 한태술 회장님은 나하고 말, 말로 합시다
일어나요, 일어나요
어, 그래
[웃음]
[사이렌이 울린다] 가자
[어두운 음악]
[태술의 힘겨운 신음] (태술) 말로 하자며, 개새끼
한낮에 끔찍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대한민국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최지은 기자입니다
[사람들의 비명]
(기자1) 어제 오후 4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퀀텀앤타임 콘퍼런스에서
(기자1) 한태술 회장이 피습을 당했습니다
(기자2) 이번 사건은 국내에서 드문 총격 사건으로
총기 청정국으로 뽑히는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기자3이 영어로 말한다]
(기자4) 현재 피해자인 한태술 회장은 중태 상태로 밝혀졌으며
(TV 속 기자4) 반기업가로 알려진 용의자는 현장에서 저격 직후 체포됐습니다
[TV 전원음]
(형사1) 요청하신 대로 일단 납치 건은 극비로 해 뒀습니다
그런데 기자 놈들 설치고 다니는 통에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에디의 한숨]
- (에디) 돈 풀어, 상품권이랑 와인도 - (비서) 네
(에디) 용의자 신상은 나왔습니까?
총은요? 어디서 구했답니까?
아니, 그런 거 조사하면 태술이 바로 찾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현재 조사 중인데
지문도 등록이 안 돼 있고 DNA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사1) 그래서 일단 저희가
원한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먼저 파악을 해야…
[한숨]
"일급비밀 파일"
(에디) 그동안 한 회장 앞으로 온 블랙 메일, 살해 협박, 악플
그중에서도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것만 추려서
가나다순으로 정리했습니다
(형사1) 아, 이, 양이 좀 많은데?
아니, 지금 한 회장 납치당한 지 몇 시간 됐습니까?
(형사1) 그게, 12시간…
[에디의 어이없는 숨소리] 맞지?
(형사2) 16시간 정도 됐습니다
(형사1) 아, 16시간…
아니요, 17시간 반 지났습니다
그 정도면 시신을 토막 내서
전국 각지에 유기하고도 남을 시간 아닙니까!
[긴장되는 음악]
[에디의 한숨]
(에디) 아니
아니, 지금 너희들 무슨 동네 가출 청소년 찾는 중이야? 어?
시총 1위 기업 회장이야
재벌 회장이 총 맞고 납치됐는데
너희들은 기껏 묻는 게 한태술이
누구랑 사이가 안 좋냐고?
장난해?
지금까지 한태술 때문에 망한 회사가 몇 개인 줄 알아?
우리가 M&A 하면서 자른 사람들이 몇 명인 줄 알아?
환경 단체, 노조, 그냥 미친놈들
매일 한태술 죽이겠단 놈만 수십 명이야, 매일
하, 그런데 지금 와서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 거야?
찾아
너희들이 못 하겠으면은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찾으란 말이야! 씨
[에디의 성난 숨소리]
[카메라 셔터음]
[어두운 음악]
[현승의 한숨]
[어두운 효과음]
[어두운 효과음]
(현승) 저기서도 못 맞히나, 이렇게 가까운데?
(연식) [헛웃음 치며] 그러게요
[한숨]
죽겠구먼, 이거, 할 일도 많은데
(현승) 야, 가, 가, 빨리
가, 쯧
야, 몇 명이나 떨어진 거야?
한 세 명쯤 됩니다
기절한 놈 하나 있고요
잘 수습해, 목격자도
네
근데 걔랑 한태술이 어디로 갔다고?
[에디의 한숨]
(에디) 면목 없습니다, 다 제 불찰입니다
최대한 빨리 납치범을 잡아서…
(한용) 됐어요 그게 왜 에디 군의 잘못입니까?
(에디) 기자들 다 입막음해 놨고 경찰 윗선에도 다 전화해 뒀습니다
[한숨]
만약 납치범의 요구가 있어도 회사에선 들어주지 않기로 했어요
이, 이사장님
주식이 또 떨어졌어요
지난번에도 에디 군이 기다리자고 해서 가만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피해가 커졌습니다
(한용) 인사권 발동합시다
[어두운 음악]
아니, 태술이가 실종 상태인데 지금 어떻게…
아, 안 돌아오면 어차피 해야 될 일 아닙니까
돌아오면요?
[한숨]
태술 군은 나한테 아들 같은 사람이에요
그 녀석을 대학생 때부터 봐 왔으니까
나도 마음이 아파
(한용) 뭐든 해서라도 살리고 싶지
그러나 경영자 입장에선 우리 회사 직원이 2만 명이야
또 하도 회사들은 어떤가?
그 사람들 가족들까지 합하면 십만 명이야
지금 상태라면 한 회장 돌아오지 않는 편이 나아요
아니, 이사장님, 태술이가 없으면 지금 이 회사도 없는 겁니다
아, 에디 군이 있잖아요
이건 어찌 보면 위기가 아니라 기회 아닌가?
[의미심장한 음악]
(현승) 아휴, 이게 백주 대낮에 아주 전국에 생중계를 했네, 어?
여기서 없어졌다고?
(연식) 예, 아무래도 같이 튄 그년이랑 숨은 거 같습니다
이 주위로 여인숙 같은 데 쭉 살펴보면 뭔가…
왜 그러시죠? [현승이 탄피를 탁 집는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브로커 놈들이야
[긴장되는 음악]
[박 사장이 코를 드르릉 곤다]
[자동차 경적이 요란하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아시아 마트"
[타이어 마찰음]
[어두운 효과음]
[태술의 힘겨운 신음]
[어두운 효과음]
(빙빙) [중국어] 어서 오세요
[한숨]
[한국어] 인사 좀 해, 이 계집애야
[태술이 서해를 툭툭 친다]
(태술) 야, 일어나라
[서해의 놀란 숨소리]
[서해의 긴장한 숨소리]
일어났냐?
(서해) 어디야?
(태술) 어디긴, 그건 내가 물어야지, 씨
(서해) 씨, 짜증 나
도망가야 한다고 했잖아, 너 때문이야
(태술) 지금 뭐라는 거야?
지금 누구 때문이 왜 나와?
그리고 너 뭐야?
너 사진에 있는 애 맞지?
너 이름 뭐야? 이름이나 알자
(서해) 서해
동해 바다, 서해 할 때 서해?
(태술) 너, 너 나한테 원하는 게 뭐냐?
됐고
그, 너 발밑에 그, 철자 떨어진 거 보이지?
어, 그것 좀 어떻게 해 봐 발 뻗으면 닿을 거 같은데
닿아? 닿지?
야, 그거를 주워 가지고 이 줄을 끊을 거야
그다음은 그다음에 생각하고
망했어
(서해) 너 때문에 다 망했어
(태술) 씨, 좀
(서해) 뭐, 왜?
(태술) 그거 달라고 했다
[태술의 기가 찬 숨소리]
나는 지금 네가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이해가 안 가네?
[서해의 헛웃음] (태술) '허'?
야, 씨
야, 내가 너한테 살려 달라고 했어?
구해 달라고 했어?
나, 나 너 때문에 우리 형도 놓쳤어
야, 말 나온 김에 다 하고 넘어가자
너 뭐야? 너 내 스토커지?
너 그, 결혼식 사진 그건 뭔데?
그거 네가 합성한 거지?
아니면 뭐, 우리 뭐, 그런 거냐?
우리 뭐, 원 나이트, 이런 거냐?
미친
(태술) 야, 진짜…
미쳤네
어, 잘했네 그냥 여기서 죽으면 되겠네
우리 만난 적 없어, 됐지?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너 솔직히 말해라
너 누가 보냈어?
누구냐니까, 너
(서해) 나? 네 생명의 은인
생명의 은인이면 지금 좀 살려 줘야지
이게 뭐야, 지금?
입 다물고 그냥 가만히 있어 살고 싶으면
야, 살고 싶으면 자 주우라고 [서해의 못마땅한 숨소리]
자 주워 와, 빨리
- (서해) 조용히 해 - (태술) 너나 조용히 해
(선재) 뭐야, 일어들 나셨네?
[서해의 긴장한 숨소리]
(박 사장) 어디 보자
[박 사장의 못마땅한 숨소리]
[박 사장의 못마땅한 신음]
[박 사장의 휘파람]
하, 나 정말, 이런 거를, 나 이거…
이거 다 뭐야, 이거?
아니, 근데 이런 걸 목숨을 걸고 가져오는 거야, 여기까지?
거기서 이렇게 보낼 때 뭐, 이런 거 안 가르쳐 주나?
어?
[문이 드르륵 열린다]
[태술의 힘겨운 신음]
아이고, 회장님
[박 사장의 웃음]
어떻게, 회장님, 잘 잤나?
(빙빙) 어? 눈 뜨니까 더 잘생겼다
그 드레싱 내가 했는데
이따 거즈 갈러 와요
야, 그만해라, 보기 안 좋다
뭐?
이게 죽으려고, 이씨
(박 사장) 야, 이…
손님들 앞에서 싸우는 거 아니야
[박 사장이 살짝 웃는다]
저기, 회장님, 응, 와 봐
[박 사장의 한숨]
들어갑시다
들어올 때 문 닫아라
[흥미로운 음악]
(박 사장) 그, 다들 식사하셔야지?
들어와
아이고 [박 사장이 살짝 웃는다]
[박 사장의 한숨]
앉아들
자식들, 따개를 항상 안 갖다 놔
[병뚜껑이 뽕 열린다]
[병뚜껑이 탁 떨어진다]
[박 사장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술병을 툭 내려놓는다]
퀀텀앤타임 한태술 회장이 피습을 당한 지 72시간이 지났지만
(TV 속 기자5) 경찰 측은 아직 용의자의 신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하여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발표를 했던 한태술 회장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박 사장) 저거 봐, 저, 저, 저 숨기는 거 봐 봐, 어?
아유, 이 사회가 말이야 투명해야지, 어?
아유
(TV 속 기자5) 한편 현장에서 한 회장을 경호하다 부상을 입은 여 모 씨는
현재 중태로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알려졌습니다 [무거운 음악]
[TV 전원음]
[박 사장이 리모컨을 툭 내려놓는다]
(박 사장) 아, 잘 먹었네
[박 사장이 입소리를 쩝 낸다]
선호야
커피 한 잔만
커피, 커피 마실 사람? 없네
이번엔 잘해
프림 하나에 설탕 두 개
[웃음]
이번에도 틀리면 아주 내가 너 죽여 버릴 거야
(선호) 네
(박 사장) 저 자식은 대가리가 나빠서 맨날 틀려
이따 봐 봐
프림 둘에 설탕 하나 타 오지
[박 사장이 입소리를 쩝 낸다]
그나저나 잘들, 저, 쉬셨나?
아, 그래
응, 아무튼 뭐, 밥도 다 먹었으니까 우리 일 얘기나 합시다
쩝, 나는, 어 여기 아시아 마트의 사장
물론 뭐, 이 마트는 우리 사업의 아주 일부분이지
뭐, 우리 주력 사업은 뭐랄까?
비공식적인 대사관이랄까?
다른 곳에서 이쪽으로 온 사람들
이렇게 막, 어, 관리해 주고 그런 거
[박 사장이 피식 웃는다]
내가 한 회장을 이쪽으로 이렇게 모셔 온 이유는…
왜 나 죽이려 그래요?
죽여?
아니야
한 회장을 죽이려고 한 놈들은 저, 단속국 놈들이야
(박 사장) 나는 한 회장을 이곳에 안전하게 잘 모셔 왔잖아
그리고 이렇게 치료도 해 주고
어이구
죽이려면
벌써 죽였어
[박 사장이 입소리를 쯧 낸다] (태술) 단속국이라니, 뭘 단속하는데요?
열쇠 가지고 왔어?
아니, 우리 형 어떻게 된 거냐고
아,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그 열쇠 원래 내 거야!
아니야, 내 거야
아이씨
(태술) 아니, 뭐, 단속국은 뭐고 대사관은 뭐고
우리 형은 어떻게 된 거고 슈트 케이스는 뭐고
하늘에서 사람이 막 떨어지고 이거 다 뭐냐고
(박 사장) 왜?
알고 싶어?
(태술) 어
아유, 차라리 모르는 게 속 편할 텐데
[의미심장한 음악]
그래, 그럼 내가 저, 한 회장한테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볼게
잘 생각하고 대답해
[고민하는 신음]
그래, 한 회장이
예전에 저질렀던 일들 중에 후회되는 일이 있어서
다시 되돌리고 싶다
그러면 얼마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어?
전부 다
전부 다?
[웃음]
(박 사장) 전부 다?
그래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내가 잘 알지
[문발이 잘랑거린다]
응
아니야, 아니야, 이것만 줘, 이것만 줘
[박 사장의 웃음]
- (박 사장) 똑바로 탔어? - (선호) 네
(박 사장) 어, 그래 [박 사장의 웃음]
[탄성]
[웃음]
이거 봐, 또 다르게 탔잖아, 어?
저 새끼가 맨날, 그 다르게 탈 줄 내가 알면서도
이게 어쩔 수가 없어
이, 쩝, 미래라는 건 말이야
(서해) 현재의 거울이고 바꿀 수 없다
빙고, 그렇지
[박 사장의 웃음]
[어두운 음악]
내가 알려 주면
열쇠 내놔
어
그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봐야지
(박 사장) 저, 얘들아
저, 한 회장님 우리가 하는 일 한번, 어, 직접 보여 드려
[긴장되는 음악] [기계 작동음]
(빙빙) 진짜 이 사람들 데려가?
난 한 번도 안 데리고 갔으면서
(선호) 뭐 좋은 일이라고
(빙빙) 그래, 사장이 까라면 까야지
[태술의 놀란 숨소리]
(선재) 오는 사람 있어?
(빙빙) 보자
[기계 작동음]
[키보드를 탁탁 친다]
없어
다른 서버 확인할게
[캐비닛이 철컹 열린다]
"아트로핀"
다운로더야
뭘 다운받는 건데?
(선재) 써
[선재가 수갑을 찰깍 푼다]
입어
손
[수갑이 찰깍거린다]
[태술의 힘겨운 숨소리]
너도 입어
- (태술) 왜? - (선재) 뭘 물어, 싫으면 말든가
(태술) 쟤는 왜 계속 겨누고 있어?
로봇이야, 쟤?
[태술의 힘겨운 신음]
[구시렁거린다]
야, 너 넘어왔다는 게 무슨 말이야?
어디서 온 건데?
어디가 중요한 게 아니야
(태술) 그럼?
진짜 중요한 건
[의미심장한 음악]
[신호 알림음]
(빙빙) 떴어
[어두운 효과음]
인력 시장
(선재) 아, 나 거기 싫은데, 씨
아, 요즘에 왜 맨날 거기로만 보낸대?
제일 만만하잖아, 위장도 쉽고
(선재) 빨리 가, 뒤돌아
(빙빙) 이거
멀미약, 토하지 말라고
[긴장되는 음악]
(박 사장) 야, 야
넌, 저, 건너온 애지?
어?
야, 여기 이렇게 넘어왔으면은 재깍재깍 와서 신고도 하고
이 물건도 좀 넘겨주고 해야지 도망가기는, 이씨
너 거기서 넘어올 때 얘기 못 들었어?
(서해) 응
(박 사장) '응'? '응'?
[박 사장의 헛웃음]
하여튼 요즘 젊은것들 싸가지하고는, 이씨
저, 이름
서해
- (박 사장) 성은? - (서해) 없어
저기, 부모님은?
없어
(박 사장) [헛웃음 치며] 야, 부모 없는 자식이 어디 있어?
아유, 진짜 이거 싸가지네, 아유
자, 그러면 저, 아는 사람
없어
또 없어?
한 명도?
(서해) 응
(박 사장) 이야, 참 나
그럼 너 여기 온 목적은 뭐야?
관광?
관광? 하, 관광 좋지
죽을래?
(박 사장) 이게, 씨
[혀를 쯧 찬다]
야, 그리고 다운로더를 탔으면은, 어?
요…
이게, 씨, 쯧
요금을 지불을 해야지, 어?
[지퍼를 직 연다]
무임승차하고 말이야, 어?
그리고 요금 안 내…
[긴장되는 효과음]
야, 야
[달그락거린다]
어이구, 너, 너, 이거, 이거, 어?
이게 다 뭐야? 어?
[박 사장의 탄성]
왜? 뭐, 저기
전쟁이라도 하려고?
[헛웃음 치며] 참 나
아이고
[어두운 음악] 이건 뭐야?
뭐야, 이건 뭐 일기장이야, 다이어리야?
내놔, 죽인다
[박 사장의 못마땅한 신음]
(박 사장) '서해에게'
'생일 축하해, 네가…'
[서해가 총을 탁 치운다] [박 사장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소란스럽게 싸운다]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서해의 성난 신음] [박 사장의 힘겨운 신음]
(태술) 야, 야, 뭐 해, 야, 야
(선재) 앉아, 앉으라고!
(태술) 야, 잠깐, 잠깐
야, 야, 야, 진정해 [박 사장의 헛웃음]
야, 그거, 야, 이렇게 큰 거를 여기서 쏘면 다 죽잖아!
야, 야, 진정해, 진정해, 제발
뭐, 여기가 미국이야? 어?
뭐, 총 없으면은 뭐 갈등 상황을 해결을 못 해?
와! 진짜 낯설어 죽겠네
야, 너부터 손 놔, 어?
빨리 앉아, 어? [박 사장이 콜록거린다]
자, 총, 자, 자, 자 그만, 그만, 이제 그만
옳지, 자, 평화, 자
됐어, 자, 피스
[콜록거린다] [태술의 안도하는 신음]
아니, 그러게 왜 남의 일기장을 보려 그래?
야, 이거 내 거야
(박 사장) 야, 저
죽여
(태술) 아! 스톱, 스톱, 스톱
말은 바로 합시다
그게 왜 아저씨 거야?
어, 얘가 가져온 건 다 내 거야
(태술) 허, 참, 진짜 고약한 양반이네
오케이, 일기장 내, 내가 살게
어? 됐지? 내가 산다고
(박 사장) 얼마 줄 건데?
(태술) 얼만데?
[헛웃음]
야, 그거 비싼데
아, 왜 이래, 나 돈 많아, 얼마야?
(박 사장) 뭐…
1억?
[흥미로운 음악]
(태술) 어, 일기장이 1억?
(박 사장) 응
[태술의 헛웃음]
오케이
내 폰 어디 있지? 응, 줘 봐
(박 사장) [헛웃음 치며] 아유
아, 왜 이러시나, 한 회장
아, 그, 그 핸드폰 켜져 있으면은
한 회장 여기 잡혀 있다고 말이야, 어?
광고하는 꼴일 텐데
아, 왜, 그냥 그 전화기로 그냥 집에다 전화해서 안부도 좀 전하고
경찰서에 전화해서 막 신고도 하고 그… 하게? 어?
아니, 내 폰은 항상 GPS가 꺼져 있어
왜냐하면 승복이라는 애가 하도 스토킹을 해 대 가지고
진짜야
10초면 되니까 한번 켜서 확인해 봐
승복이가?
[숨을 들이켠다]
야, 줘 봐
(박 사장) 너 이거 켜져 있으면
죽는다
[휴대전화 전원음]
오, 진짜네, 어?
[박 사장의 탄성]
저기, 으흠
여기 계좌 있지?
응, 여기에다가, 응, 1억5천
가만있어 봐, 1억이라며
아, 그, 계좌 사용료
왜, 갑자기 뭐, 돈을 많이 쓰려니까 좀, 어, 너무 많아?
[흥미로운 음악] [태술의 헛웃음]
어, 계좌, 계좌 사용료?
(태술) 아, 그런 사용료는 또 처음 들어 보네
자, 1억5천
응
자, 1억5천, 됐지?
(박 사장) 야, 멋있네
아, 이러니까 이렇게 여자들이, 어?
한 회장을 여자가 그냥 막, 뭐, 뭐
[피식 웃으며] 막 좋아하는구나, 어?
[박 사장의 웃음]
일기장이나 빨리 내놔
(박 사장) 알았어
아이고
[한숨]
[태술의 한숨]
(서해) 도와 달라고 한 적 없어
생명의 은인이라며, 쌤쌤이다
(서해) [작은 목소리로] 열쇠 가지고 있어?
(태술) 왜?
(서해) 저 새끼 열쇠 받으면 너 죽일 거야
[작은 목소리로] 알아
(박 사장) 아유, 뭐 그렇게 말들이 많아?
어, 다 왔네
[어두운 음악]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남자6) 자, 미장 둘
[저마다 소리친다] 미장
어, 오시고, 오시고!
어, 오셔, 오셔
신분증, 안전필증
(남자7) 아, 신분증 없는데…
(남자6) 아, 가시고! 신분증, 안전필증
아, 가세요, 가시고! 예
[자동차 시동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저마다 투덜거린다]
(남자8) 아, 저, 불체자 새끼들 그냥 싹 다 잡아가야 되는데, 이…
아유, 씨
(남자9) 야, 인마
(남자10) 뭐래, 이 새끼가
야, 너희들 나라로 돌아가라고 이 거지 같은 새끼들아!
- (남자8) 뭐, 뭐, 이 새끼야 - (남자10) 치겠다?
(남자8) 뭐, 이 새끼야, 어쩔 건데, 이 새끼야! [소란스럽다]
너희들 때문에 젠장, 우리가 일이 없어!
[어두운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사이렌이 울린다]
(남자11) 어, 단속 떴다!
단속 떴다, 단속!
[긴박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시끌시끌하다]
[남자들의 성난 숨소리]
(연식) 자, 일제 단속 나왔습니다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지 마!
[방사선 계수기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남자9) 단속입니까? 계도입니까?
(연식) 물러서
(남자10) 저 불체자 새끼들 싹 다 잡아가요! 저거
아, 왜 우리한테 그래요!
(남자8) 아, 여긴 한국 사람들이에요 쟤네들을 잡아야지!
[긴장되는 효과음]
[방사선 계수기 경고음]
[남자12의 힘주는 신음] [사람들이 술렁인다]
- (연식) 저것들 잡아! - (남자12) 놔!
[소란스럽다]
[남자12의 비명]
[남자13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13의 힘주는 신음]
[단속국 대원들의 거친 숨소리] [남자13의 아파하는 신음]
(박 사장) 하여튼 이 단속국 놈들 말이야, 어?
저렇게 열심히 사는 자영업자들 막 단속하고 규제하고, 어?
아, 그러면 이 나라 경제는 이거 누, 누가 책임지는 거야?
아유, 엉망이야, 정말, 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어, 빙빙아, 여기, 저기, 단속 떴다
주변에 좀, 어, 알아봐 봐, 위치 좀
지금 하나 막 떴어요
[마우스 클릭음]
(빙빙) 좌표 찍었어요
(박 사장) 어, 어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숨을 들이켠다]
자, 한 회장, 일하러 갑시다
자, 여러분
이제 감춰진 세계의 비밀을 목도할 시간입니다, 어?
[박 사장의 웃음]
야, 가
[의미심장한 음악]
(선호) 여기예요
(박 사장) 아이고
[박 사장의 힘겨운 신음]
[박 사장의 한숨]
[박 사장이 코를 훌쩍인다]
(태술) 우리 지금 뭐 기다리는 거야?
(박 사장) 사람
(태술) 누구?
한 회장, 국민연금 내?
(박 사장) 아, 나 이번 달에 40만 원 냈어
이씨, 날강도에 사기꾼 같은 놈들
아니, 어차피 2040년도면 고갈될 거 뻔한데
그냥 막, 막 처거둬들이는 거야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이상하지?
아유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 더 많아
한 회장은 뭐, 그런 일 없어?
혹시, 어, 찍은 기억이 없는 뭐, 사진을 봤다든지
아니면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 찍힌 사진을 봤다든지
[박 사장의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봉선) 이, 이건 언제예요?
(태술) 야, 미치겠다
콘퍼런스, 내일모레
(박 사장) 왜, 있어?
있었나 보네!
그래, 한 회장, 어
머리 좋으니까 잘 생각해 봐, 아이고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연식) 회장님, 중요한 건 말입니다
어디에서 왔느냐가 아닙니다 [긴장되는 음악]
어디가 중요한 게 아니야
(태술) 그럼?
진짜 중요한 건
중요한 건
언제야
[방사선 계수기 경고음]
왔다
[바람이 휭 분다]
[긴장되는 음악]
[박 사장이 피식 웃는다]
(박 사장) 저기, 한 회장, 이런 말 들어 봤어?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다만 멀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아유, 멋있다, 그렇지?
[웃음]
[태술의 놀란 숨소리]
[지직거린다]
[놀란 신음]
[박 사장의 탄성]
미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웰컴 투
미래
[박 사장의 웃음]
어? [박 사장의 웃음]
[당황한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서해) 왜들 넘어오냐고 했지?
후회야
나중에 가면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그때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매일 밤마다 괴로워해
[사이렌이 울린다]
(현기) [가쁜 숨을 내쉬며] 나 너희 형 어디 있는지 알아
뭐라고?
한태산
[무전기 작동음] (무전 속 동기) 야, 잡았냐?
[긴장되는 효과음] [현기의 힘겨운 신음]
[사이렌이 울린다]
- (연식) 도주했습니다 - (현승) 찾아, 빨리!
(현승) 한태술이 폰 계속 추적해
밖으로 나오는 신호 전부 하이재킹하고
아이고, 회장님, 자주 뵙습니다
(서해) 가, 빨리 가!
.시지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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