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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5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철산의 한숨]

 

 [작은 소리로]  철산왜 이래?

 

 (철산)  뭐여?

 

 첫 데이트 잘하고 왜 또 뜨개질이여  니 뭐고민 있냐?

 

 ?

 

 - 철산아  - (철산

 

 아니야  [철산의 깊은 한숨]

 

 뭔디말해

 

 (도산)  아니야  [철산과 용산의 깊은 한숨]

 

 또 시작이여

 

 말해

 

 아니내가 달미한테 물어봤어

 

 내가 왜 좋냐고

 

 (철산)  뭐라디난 달미 씨 눈깔 삐었다에  만 원 걸었는디

 

 미안

 

 (달미)  그거야 넌…  [잔잔한 음악]

 

 내 첫사랑이고

 

 첫사랑?

 

 그건 엄밀히 말하면 한지평이제

 

 그래서 내가 또 왜 좋냐고 물었더니

 

 (달미)  네 편지가 오랫동안 나 위로해 줬고

 

 그것도 니가 아니고 한지평이잖애  아니

 

 (철산)  니 지분은 없대?

 

 

 

 손이 크고 멋있어

 

 겨우 손 하나래

 

 [용산의 한숨]

 

 - 도산아  - (도산?

 

 인류가 네 발로 걷다가 직립을 하면서  뇌가 발달하기 시작해?

 

 앞발이 할 게 없다 보니까  이 손이 된 거지

 

 [용산의 힘주는 숨소리]

 

 (용산)  손을 쓰면서 인간은 뇌가 발달하고  도구를 만들잖냐

 

 문화역사라는 게 생기고그렇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철산)  아따그냥공돌이 말을  공돌이가 못 알아먹으면 쓴대?

 

 긍께 겨우가 아니다손이 다다  손이 장땡이다그 말 아니겄냐

 

 - 맞지?  - (용산그렇지

 

 !

 

 내 손을 잡았다고내 손을

 

 (원덕)  뭔 소리야손잡은 게 뭐

 

 (달미)  아니언니가 도산이 앞에  딱 버티고 서서 그러는 거야

 

 (인재)  선택해요  나입니까서달미입니까?

 

 (달미)  그랬더니 도산이가 뭐랬는지 알아?

 

 우리 삼산텍 CEO가 돼 줄래?

 

 그러면서

 

 언니 말고 나한테 손을 탁 내미는데

 

 (달미)  할머니

 

 그 손이

 

 그 손이

 

 세상 멋진 거야

 

 (원덕)  별나라

 

 손이 멋있어 봤자지

 

 멋지더라고

 

 (달미)  내가 뭐라고

 

 내가 뭐라고 언니 말고 내 손을 잡냐고

 

 (도산)  하긴 손도 과분해

 

 내가 뭐 볼 게 있다고

 

 그렇지?

 

 (달미)  할머니

 

 나 자꾸 욕심이 나

 

 처음엔 아빠 때문에  언니를 이기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이제 진짜 욕심이 나

 

 근데 이게 과분한 걸 아는데

 

 자꾸만 더 바라게 돼

 

 점점 더 간절해져

 

 [철산의 한숨]

 

 [용산의 한숨]

 

 (동천)  지금부터 2 3일  헬게이트 오픈이구나

 

 [흥얼거리며]  내 일 아니고 남 일이구나

 

 아유아유

 

 아니저 작년에 저기  멘토로 2 3일 갔다가

 

 3 4일을 앓아누웠잖아요

 

 몸 고생마음고생만 하고  공은 하나도 없고

 

 저거 진짜 할 짓 아니에요그렇죠?

 

 팀장님?

 

 [밝은 음악]  팀장님?

 

 어라어디 가셨대?

 

 [한숨]

 

 (진행 요원)  

 

 테이블 36번으로 가시면 됩니다

 

 대표님은 팀원 충원되실 때마다  아시죠?

 

 저한테 QR 코드 찍어서 보내 주세요

 

 알겠습니다

 

 (진행 요원)  간식은 저쪽에서 무한 제공이니  마음껏 드시면 되는

 

 (용산)  주머니에 넣어

 

 (도산)  여기 간식 스케일이 장난 아니야

 

 (용산)  동기 부여가 된다  여기 입주하면 이거 맨날 먹을 수 있다

 

 이제 나는 샌드박스에 겁나 진심이여

 

 나도 뼈를 묻을 거야!

 

 도산아

 

 (도산)  ?

 

 숙여 봐

 

 젤리는 너만 먹어쟤들 주지 말고

 

 맛있어서 빨리 빠질 거야

 

 알았어

 

 (용산)  서 대표님  저희 팀원 하나 더 뽑아야죠

 

 - (달미그렇죠뽑아야죠  - (철산선발 기준은 정했대요?

 

 나는

 

 일단 초기 멤버는 스펙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달미)  무엇보다 좀 자발적으로  동기 부여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또 몰입하고 좀 집요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떤 그런  회복 탄력성을 갖춘

 

 그런 좀

 

 도산아

 

 도산이가

 

 [도산의 당황한 탄성]

 

 - (도산…  - 어디까지 얘기했어요?

 

 - ?  - (지평말해요

 

 서달미한테 어디까지 들켰습니까?

 

 어떤 걸 들킨 게 걱정입니까?

 

 제가 대단한 놈이 아닌 거?

 

 아니면 뭐  첫사랑 편지가 가짜라는 거?

 

 [도산을 탁 잡으며]  편지도 들켰어요?

 

 (도산)  편지는 아직 유효합니다

 

 [지평의 안도하는 한숨]

 

 대단한 놈 아니라고  실망 많이 하던가요?

 

 아니요오히려 좋아하던데요?

 

 좋아해화내는 게 아니고?

 

 

 

 그럼 나는나 이상하단 소린 안 해요?

 

 (지평)  다방면으로  사기극에 동참하고 주도해서

 

 몹시 궁금할 텐데그 이유가?

 

 팀장님

 

 팀장님 얘기는 일절 없었습니다

 

 - 그래요?  - (도산

 

 그러니까 뭐이제  차랑 시계 빌려주실 필요도 없고요

 

 - 더 이상 신경 안 쓰셔도…  - (지평어떻게 그래

 

 (지평)  당신이랑 서달미가 팀으로 묶였는데

 

 이것 좀 잠깐

 

 거기다가 그 원수 같은 언니까지  샌드박스에 왔잖아요

 

 언닌 붙고 자긴 떨어지면  얼마나 상처받겠어

 

 - (도산이건 뭐예요?  - 그러니까나도 이게 지금 뭔가 싶네

 

 (지평)  수천억대 펀드 조성하던 내가  이런 모양 빠지는 옷이나 입고

 

 거기다가 해커톤 멘토?

 

 아휴기자들 많이 온 거 아니야?

 

 나 사진이나 좀 안 찍혔으면 좋겠네  [도산의 헛웃음]

 

 여기까지만 하시죠

 

 이제 제가 알아서 해 보겠습니다

 

 아유무서워

 

 그 말이 제일 무섭네

 

 (지평)  지금까지 몰라서 그 지경이었나?

 

 내가 김용산이철산이면  [차분한 음악]

 

 당신한테 지난 2년  배상하라고 했을 겁니다

 

 [한숨]

 

 왜요열받나분해요?

 

 

 

 뭐야?

 

 (지평)  아직은 화낼 자격 없어팩트니까

 

 나중에 샌드박스 붙으면  그때 화낼 기회 줄게요

 

 어유당 떨어져

 

 이거 제 거예요

 

 (도산)  

 

 왜 저래

 

 (달미)  도산아!

 

 한참 찾았는데

 

 [사탕이 탁 떨어진다]

 

 한 팀장님

 

 (달미)  안 그래도 물어볼 게 있는데요

 

 (지평)  

 

 그게제가

 

 지금

 

 동천아

 

 무슨 일인데

 

 - (동천?  - (지평잠깐만요

 

 [지평이 계속 묻는다]  (동천)  뭐가 무슨 일이에요무슨 일이

 

 (지평)  ?

 

 - 뭐야팀장님 멘토예요?  - (지평무슨 일로

 

 빨리 가 봐야겠다무슨 일이구나

 

 (지평)  빨리 가죠  아니어떻게 된 거야

 

 그래그런 일이 있으면  진작 말을 해야지

 

 [한숨]

 

 [헛기침]  뭐 물어보려고?

 

 그냥 뭐 좀 물어보려고

 

 가자

 

 (지평)  그래그런 일이구나

 

 그런 일이 있으면  날 불러야지

 

 이제 와서

 

 [지평의 한숨]

 

 미치겠다진짜

 

 (동천)  뭔데요무슨 일이

 

 큰일이에요?

 

 제가 뭐 또 잘못했어요?

 

 안 되겠다

 

 [흥미진진한 음악]

 

 잠깐 들어 봐

 

 (지평)  너 그재킷 좀 벗어 봐

 

 - 동천아  - (동천?

 

 너 나 대신 멘토 해라

 

 (동천)  아니제가 왜 멘토를  아니요아니요아니요잠깐

 

 [동천의 당황한 신음]

 

 제가 왜 멘토를 해요?

 

 잘 부탁한다

 

 (동천)  아이뭘 부탁하는데!

 

 

 

 [한숨]

 

 [철산의 신난 신음]

 

 [철산이 입바람을 후 분다]

 

 [신나는 음악]  [철산과 용산의 신난 신음]

 

 ()  이게 누구야

 

 김용산이철산이야

 

 - 현이정이!  - 현이정이!

 

 이게 얼마 만이냐!

 

 [익살스러운 음악]

 

 (용산)  이야여기서 다 보네

 

 그러게반갑다

 

 오메현이 너는 진짜  더 멋있어져 부렸다잉?

 

 (철산)  일로 와일로 와

 

 이야

 

 정이도 왔냐?

 

 [철산의 웃음]

 

 니들 저

 

 팀은 다 짰냐?

 

 [헛웃음]

 

 운 좋게  제일 잘나가는 팀에 합류했다

 

 - 제일 잘잘나가는 팀?  - (용산잘나가는 팀?

 

 [휴대전화 전원음]

 

 저 알록달록한 사람들이 개발자야?

 

 (도산)  쟤네 둘이 쌍둥이인데

 

 인공 지능 쪽으로  제일 잘나가는 개발자야

 

 - 제일?  - (도산

 

 (용산)  창업에 관심도 없는 놈들이  여긴 왜 왔대

 

 쟤들 별명이 헌터야헌터

 

 - (달미헌터사냥꾼요?  - (용산

 

 (용산)   2년 전부터 창업 공모전이니  해커톤이니 족족 찾아다니면서

 

 상금만 얍삽하게 노리고  먹고 튀기 시작했죠

 

 일종의 먹튀

 

 (철산)  창업 자금 절실해서 온 사람들  아주 힘 빠지게 해 버리는

 

 못된 놈의 새끼들이에요저것들

 

 아마 상금만 수억 될걸?

 

 실력이 상당하네?

 

 (달미)  스타일도 개발자치고 상당하고

 

 (철산)  잠깐아이

 

 개발자치고대표님

 

 말이 쪼까 거시기해요  예대표님?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니그러면 뭐  우리 스타일은 그러면 뭐?

 

 [어이없는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래솔직히 뭐  스타일은 우리가 쪼까 후달려

 

 근디 저짝은 창업 의지가 달리제

 

 그리고 코다 우승은 우리밖에 못 했고

 

 글제저쪽은 로컬 우린 글로벌

 

 (도산)  쟤들은 대학부터 글로벌인데  MIT 나왔지아마

 

 (철산)  아야니 누구 편이여어그로여?  [흥미진진한 음악]

 

 MIT?

 

 스펙 죽이네?

 

 (용산)  기죽지 마요  쟤들은 우리랑 콘셉트부터 달라

 

 글제우리는 스펙보단 무조건 인성!

 

 안 그래요서 대표님

 

 (철산)  ?

 

 [소란스럽다]

 

 스펙 찾아야 돼스펙

 

 (달미)  스펙스펙

 

 오메아야겁나 신기하다잉?

 

 (철산)  QR 코드 찍응께  우리 팀 경력이 싹 다 나와 부러

 

 [철산의 웃음]

 

 [마우스 클릭음]  그렇구나

 

 - 도산이용산이  - (용산

 

 니들 서달미가 고졸인 거 알았냐?

 

 고졸?

 

 (철산)  지금이라도 원인재한테 다시 가자

 

 팀 구성 아직 안 끝났응께

 

 됐어우리 대표 서달미야

 

 아야고졸이 AI 회사 대표라는 게  가당키나 한대?

 

 (철산)  남들이 얼마나 개무시하겄냐?

 

 네가 지금  무시하고 있는 거 아니야?

 

 내가야?

 

 !

 

 (철산)  나는 사람 무시하는 놈들하고는  상종을 안 해 불지

 

 남들이 그렇다고남들이

 

 나도 무시 안 해  너 나 몰라?

 

 그럼 됐어

 

 남들 신경 쓰지 마  그냥 우리만 무시 안 하면 돼

 

 [흥미진진한 음악]

 

 [작은 소리로]  아야나 잠깐 쫄았다

 

 없던 카리스마가 생겼네

 

 (참가자1)  우아미인이시네

 

 우리 팀에 들어오면  회사가 환해지겠어요

 

 경력 말고 외모 보시는구나

 

 (사하)  근데 어쩌지나도 외모 보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참가자2)  정사하 씨는  딱 우리가 찾는 인재상이다

 

 회계와 법무 팀  그리고 디자인까지 능통한

 

 전천후 인재상을 찾고 있었거든

 

 일은 다각도로 시키고  월급은 하나로 퉁치시겠다?

 

 무릎 꿇어도 될까 말까네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 (사하뭐니너  삼산텍 대표 서달미예요

 

 (달미)  정사하 씨 외모 말고  경력 보고 찾아왔고요

 

 대표 자리 날로 먹을 생각 1도 없고요

 

 전천후로 다 해 달라는  뻘소리도 안 합니다

 

 딱 디자인만 잡아 줘요

 

 - 너 나 따라다녔니?  - (달미

 

 [헛웃음]

 

 없어 보이게 뭐니?

 

 (사하)  사람들이 너 우습게 봐

 

 대표 무릎이 뭐 이렇게 쉬워?

 

 (달미)  사람들은 내 무릎이 쉽다기보다

 

 그쪽이 대단하다고 생각할걸요?

 

 그게 그쪽한테 더 좋은 결론 아닌가?

 

 시간이 좀 있을 때 결정해요

 

 임박해서 결정하면 떨이처럼 보여

 

 (사하)  왜 난데?

 

 이유를 얘기해들어 보고 결정할게

 

 [희망찬 음악]

 

 (철산)  그린

 

 (용산)  라이트다

 

 [심장 박동 효과음]

 

 [문이 탁 닫힌다]  안녕하세요

 

 왓 더…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산)  이쪽으로 오세요

 

 [발랄한 음악]

 

 이쪽은 삼산텍 개발자 남도산 씨

 

 (달미)  이철산 씨김용산 씨

 

 그리고 여기는 디자이너 정사하 씨

 

 디자이너셨구나

 

 (철산)  우리 다 구면이죠잉?

 

 그러게구면이네

 

 (달미)  그래어디서 만났대요?

 

 그때 그 서점에서  그 책 뭐냐그 책

 

 샌드박스 입주 백문백답

 

 (도산)  그거 딱 한 권 남은 거를

 

 (철산)  프리미엄 만 원만 받고  딱 넘겨주셨당께요

 

 만 원?

 

 상호 간의 니즈를 충족시킨  합리적인 거래였어

 

 아니

 

 막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디!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산)  뭔 일이야  우리가 또 요로코롬 막

 

 - (철산창업 멤버가 돼 버…  - 스톱

 

 선 좀 긋고 시작하자

 

 (사하)  인연이니 우리니  이딴 구질구질한 단어들은

 

 서로 간에 피하는 걸로

 

 난 이 팀 좋아서 오지도 않았고  시간 때문에 떨이처럼 선택했어

 

 [헛웃음 치며]  이 삼산텍

 

 네이밍도 끔찍해

 

 여긴 내 종점이 아니야

 

 잠깐아주 잠깐 스쳐 갈  정거장일 뿐이지

 

 그 점 명확히 하자

 

 그러죠

 

 (달미)  그럼 시작해 볼까요?

 

 [밝은 음악]

 

 [참가자들의 환호]

 

 (선학)  

 

 팀 구성 시간이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48시간 동안  본격적인 해커톤이 진행됩니다

 

 여러분은 팀원들과 함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샌드박스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세트와

 

 GPU, API

 

 모든 자원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의 환호]

 

 대박다 쓸 수 있다고?

 

 유전을 개방할 테니  석유를 마음껏 퍼다 쓰라는 뜻이네

 

 (철산)  퍼 가서 아스팔트를 만들든  나일론을 만들든 다 해 봐라?

 

 아따샌드박스 대인배네

 

 역시 큰물이 좋당께?

 

 (달미)  선발 기준을 말씀해 주십시오

 

 (선학)  선발 기준은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제한된 시간 안에 주어진 자원으로

 

 얼마나 실현 가능한 사업을  만들어 내는가

 

 둘째

 

 그 사업을 3분 피칭으로  얼마나 설득시키는가

 

 3

 

 3

 

 (선학)  샌드박스가 보유한 데이터를  마음껏 활용해서

 

 아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건투를 빕니다

 

 [참가자들의 환호]

 

 (사하)  그래서 너희들 뭐 할 거니?

 

 당연히 서비스 기반일 테고

 

 (달미)  아니요우린 머신 러닝 기반 서비스  생각 중인데?

 

 너희 기술 기반 팀이었어?

 

 당연하죠

 

 이름부터 삼산텍이잖아요

 

 오 마이 갓진짜 너희 로또다

 

 그렇죠잘 왔단 생각 들죠?

 

 아니

 

 로또처럼 나랑 맞는 게 하나도 없다고

 

 

 

 (철산)  저기요대표님  무시하는 건 아니고요

 

 머신 러닝이 뭔진 안대요?

 

 

 

 알아요

 

 저번에 도산이가 설명해 줬어요

 

 엄청 낭만적인 기술이던데

 

 낭만?

 

 (용산)  어떻게 설명하면  머신 러닝이 낭만적인 기술이 되냐?

 

 [웃음]

 

 [발랄한 음악]  - (달미궁금하네  - (도산뭐가?

 

 (달미)  그냥 너에 대한 모든 것?

 

 가족친구

 

 좋아하는 거 다

 

 내가 좋아하는 건

 

 인공 신경망 짜는 건데

 

 들어 봤어?

 

 들어는 봤지

 

 근데 뭔진 잘 몰라

 

 그러면 머신 러닝은 알아?

 

 그것도 들어는 봤는데

 

 뭔지는 잘

 

 그러면

 

 (도산)  그러니까

 

 - 컴퓨터를 타잔이라고 쳐  - (달미

 

 (도산)  얜 무인도에서 자라서  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근데 어느 날 갑자기

 

 무인도에 제인이 온 거야

 

 그래서 타잔이 제인한테  돌멩이를 주니까 싫어해

 

 근데 꽃을 주니까 좋아해

 

 

 

 모쏠이라서  여자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구나

 

 맞아

 

 그래서 계속 시도를 해

 

 (도산)  타잔이 뱀을 잡아다 주니까  또 싫어해

 

 근데 예쁜 토끼를 주니까 좋아해

 

 또 소리치면 싫어하고

 

 웃어 주면 좋아하고

 

 그렇게 경험을 많이 하면서

 

 제인의 마음을 얻어 가는 걸 배워

 

 [달미가 호응한다]

 

 그래서 머신 러닝이구나

 

 - 기계를 학습시킨다?  - (도산

 

 이 컴퓨터에 여러 경험 데이터를 주고

 

 인공 신경망으로 학습시켜서  예측하게 하는 거

 

 그게 내가 하는 일이야

 

 재미없었지?

 

 아니엄청 재밌었어

 

 멋지고

 

 - 타잔?  - (철산제인?

 

 메타

 

 메타포 몰라은유

 

 (용산)  언어 영역 7등급이라 모른다새끼야

 

 (철산)  근데 나 완전 닭 돼 불겄다!

 

 너희 언제까지 지지부진할 거니?

 

 (사하)  시작한 지 벌써 20분이나 지났네

 

 타잔한테 무슨 데이터 세트를  뽑아서 학습시켜 볼까?

 

 별의별 데이터가 다 있네?

 

 (용산)  교통사고 데이터미세 먼지 데이터

 

 필적 데이터도 있다

 

 필적?

 

 손 글씨 데이터네

 

 (철산)  '정한은행'?

 

 은행에서 뭔 필적 데이터를  다 갖고 있대?  [헛웃음]

 

 (사하)  많겠지

 

 입출금 서류에 대출 서류  위임장까지 다 수기로 작성하니까

 

 위조 데이터도 엄청 있을걸?

 

 갑자기 사하 님한테서 어떤  벽이 확 느껴져 부네요

 

 ?

 

 완벽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철산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 …  - (철산아유!

 

 잠깐만나 뭐 생각났어

 

 ?

 

 [밝은 음악]  만일 말이야

 

 타잔한테 위조 글씨랑 실제 글씨를  구별하게 학습시키면

 

 나중에 얘가 위조 글씨를  잡아낼 수 있지 않을까?

 

 (도산)  

 

 장담은 못 하겠는데  가능할 거 같은데?

 

 (철산)  근데 그것이 무슨 사업이 된대요?

 

 되죠당연히

 

 (지평)  동천아동천아

 

 박동천!

 

 내 이름 닳겠다닳겠어

 

 (지평)  박동천박동천!

 

 팀장님  아이고여기 계셨어요?

 

 - (지평못 들은 척했지?  - 아유아니요저 진짜 못 들었어요

 

 (지평)  삼산텍 말이야

 

 - (지평아이템 정했대?  - (동천

 

 - 벌써?  - (동천

 

 같이 좀 잡아 주지

 

 그럴 필요 없던데

 

 - 아이템 괜찮아요  - (지평괜찮긴뭔데?

 

 (동천)  머신 러닝으로 필적 위조를  감별하는 사업 하겠다는데요?

 

 아유그건 사업성이  너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 그렇죠?  - (지평누구 아이디어야?

 

 저기 서달미 대표요

 

 서달미가?

 

 [헛웃음]

 

 [달미 팀이 회의한다]

 

 재밌는 데이터가 많네요

 

 (대명)  유통 쪽은 어때요?

 

 우리 전공이기도 하고

 

 정한은행의 필적 데이터 어때요?

 

 ()  필적 데이터?

 

 [정이 캔을 쉭 딴다]  그걸로 무슨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그거야 대표님이 결정하시겠지?

 

 필적 데이터는 갑자기 왜?

 

 ()  저쪽 삼산텍이 필적 데이터로  서비스를 만든대요

 

 그런데요?

 

 아까 보니까 삼산텍 남도산한테

 

 대차게 까이시는 거 같던데

 

 - 이봐요까이다니  - (우리가 도와줄게

 

 한번 붙어 봐요

 

 왜 그래야 되죠?

 

 재밌잖아요

 

 나 깐 놈 까는 거

 

 [밝은 음악]

 

 [한숨]

 

 [우두둑거린다]

 

 (도산)  한번 시작해 볼까?

 

 - 오케이!  - (용산오케이

 

 [철산의 헛기침]

 

 좀 창의적인 접근을 해서

 

 폰트를 아예 제작을 해서

 

 [인재가 계속 말한다]

 

 8%

 

 법원

 

 ()  예스나이스  [정의 신난 탄성]

 

 [현의 신난 탄성]  됐네요

 

 오메수렴이 전혀 안 돼 분다?

 

 하이퍼 파라미터 수정해 볼까?

 

 오케이다시 시작  [희망찬 음악]

 

 [철산의 헛기침]  [숨을 깊게 내뱉는다]

 

 [한숨]

 

 [도산의 한숨]

 

 

 

 테스트 세트에서  어큐러시가 왜 이 모냥이냐

 

 (용산)  도대체 뭐가 문제지?

 

 활성 함수 바꿔 볼까?

 

 오케이

 

 (달미)  저기내 생각엔

 

 (철산)  지금 정신없응께  대표님 생각은 나중에요

 

 달미야네 생각이 뭐야?

 

 제인은 꽃이 더 좋다지만

 

 나는 꽃보다 돌멩이가 더 좋아

 

 뭐래?

 

 아니무인도에서 꽃이 무슨 소용이야

 

 돌멩이가 있어야 과일을 떨어트리든  늑대를 쫓든 할 거 아니야

 

 [호응한다]

 

 (달미)  그래서 내 취향은 꽃보다 돌멩이야

 

 (철산)  도산아나중에 꽃 말고

 

 짱돌 이만한 걸로 꼭 하나 사다 드려라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긴장되는 음악]

 

 우리 네트워크 구조 자체를 바꾸자

 

 - 이 시점에?  - (철산니 미쳤냐?

 

 (도산)  아니이 구조는  우리가 영상 처리 할 때 쓴 구조잖아

 

 영상이랑 필체는  완전 다른 패턴의 데이터인데

 

 똑같은 네트워크를 쓴 게 패착이지

 

 차라리

 

 슬림한 네트워크로 새로 짜자

 

 그렇지내 얘기가 바로 그 얘기야

 

 네트워크는 대공사야대공사

 

 다시 짠 게 답이 아니믄  이제 돌이킬 수도 없어야

 

 그렇다고 계속 오답을 낼 순 없잖아요?

 

 차라리 다른 답을 찾아야지

 

 틀리면 바로 짐 싸야 되는데도요?

 

 네  [용산의 어이없는 숨소리]

 

 해 보자

 

 [희망찬 음악]

 

 [용산의 한숨]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한숨]

 

 (성환)  아니물김치가 지난번보다  덜 익은 거 같아요여보

 

 (금정)  아니익혀서 드시면 되는 거라니까요?

 

 - 당신이 봐 봐요김치냉장고에…  - (금정왜 내 탓을 하고 그래요?

 

 내가 더 꺼내 놓을게요

 

 [바람이 쌩 부는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아이고말세다말세

 

 다 커 갖고 장난감 타고  저뭐 하는 짓거리야저게

 

 (성환)  아유아이고아유

 

 [금정의 놀란 숨소리]  

 

 어떡해요당신 얘기 들었나 봐

 

 전 아무 소리 안 했습니다만

 

 혹시 근처에 남도산 씨 집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누구

 

 전 알렉스라고 합니다

 

 남도산 씨 만나러  샌프란시스코에서 왔습니다

 

 "알렉스 권"

 

 발음 예술

 

 샌프란시스코면  그실리콘 밸리 있는 데?

 

 [성환의 놀란 신음]

 

 (성환)  

 

 저는 그

 

 도산이 아비파더고

 

 - 이쪽은  - (금정마더입니다

 

 [영어]  뭐라고요?

 

 [한국어]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전 한국에 파견 온 김에  남도산 씨 좀 뵈러 왔습니다

 

 (성환)  

 

 근데 어떡하나

 

 도산이 지금 집에 없는데

 

 [영어]  이런

 

 [한국어]  그럼 어디에

 

 (원덕)  할머니가 도시락 좀 싸다 줄까?

 

 [휴대전화 진동음]

 

 (달미)

 

 어머니

 

 [한숨]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달미)  왜 여기야?

 

 미국 지사 가는 거 아니었어?

 

 회사 때려치웠어

 

 - ?  - (인재누구 말마따나

 

 아버지한테 빌붙어서 만든 회사였잖아

 

 (인재)  아무리 잘해도 공 없는 회사라  때려치웠어

 

 리셋하고 새로 시작하려고

 

 [인재가 가방을 정리한다]

 

 (달미)  

 

 이렇게 된 거 3년까진 필요 없지?

 

 ?

 

 (달미)  솔직히 지금은 언니보다 살짝 처져요  인정

 

 [잔잔한 음악]  근데 언닌 나보다 세 살 많잖아

 

 그러니까 3년으로 하죠

 

 그땐 내가 더 잘나간다에

 

 만 원어때?

 

 (인재)  분발해 줬으면 하네  [헛웃음]

 

 샌드박스에 들어와야  내기를 하든 말든 할 거 아니야

 

 보니까 너희 팀 개발자들  엄청 헤매는 거 같던데

 

 넌 늘 선택이 안타까워

 

 남도산을 선택한 것도 그렇고

 

 그 옛날 아버지를 선택한 것도 그렇고

 

 닥쳤으면 하네

 

 누구 선택이 안타까울지는  두고 봐야 알지

 

 맞아두고 봐야 알지

 

 우리도 정한은행 필적 데이터다

 

 (인재)  알아 두는 게 공평한 거 같아서

 

 [한숨]  [치약을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도산)  결과 나왔어

 

 [초조한 숨소리]

 

 [도산의 놀란 탄성]  결과 나왔어?

 

 지금 문자 보내고 있는 중이었는데

 

 어떻게 나왔어말해

 

 정확도는?

 

 99.8% 넘게 나와

 

 다행이다

 

 달미야너 울어?

 

 고마워

 

 정말 고마워

 

 …  [한숨]

 

 (지평)  뭐 찾으세요?  [선학의 놀란 신음]

 

 (선학)  

 

 이 중에서

 

 이 꼬맹이가 누굴까 찾고 있어요

 

 [잔잔한 음악]  (지평)  이 꼬맹이가 여기 있다고요?

 

 지금 여기 해커톤에 와 있어요

 

 해커톤에 왔다고요진짜로?

 

 - (선학응  특채로 부르신 거예요?

 

 아이우연히 알았죠

 

 그 친구는

 

 자기가 이 샌드박스에 영감을 준 걸  꿈에도 모를걸요?

 

 누군데요?

 

 그 친구가 샌드박스에 들어오면

 

 그때 말해 줄게요  [안내 방송음]

 

 [안내 방송]  잠시 후 12기 해커톤 피칭이  시작됩니다

 

 (선학)  벌써?

 

 - 가 봅시다  - (지평가시죠

 

 [안내 방송]  참가자들과 심사 위원분들은  대강당으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대표님

 

 - (지평먼저 들어가세요  

 

 [한숨]

 

 (원덕)  이게 얼마 만이냐

 

 10년도 한참 넘었지?

 

 (아현)  

 

 인재도 왔더구나

 

 

 

 달미도 왔던데요

 

 그러게

 

 얄궂게도

 

 저 많이 미우시죠?

 

 밉다뿐이냐

 

 꼴도 보기 싫어

 

 내 아들 버린 며느리를

 

 곱게 봐 줄 시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겠니

 

 [무거운 음악]

 

 (아현)  죄송해요

 

 달미는

 

 그동안 어땠어요?

 

 고생 많았죠?

 

 많았지

 

 달미가 좋은 대학 붙었길래  등록금 내주려고

 

 내 핫도그 가게를 팔았거든

 

 그랬더니

 

 그 길로 대학 때려 집어치우고  온갖 알바 해서

 

 기어이 핫도그 트럭을 사 주더라고

 

 [한숨]

 

 한 번은

 

 달미가 마트 알바 하다가

 

 사고가 나서 다리가 부러졌는데

 

 (원덕)  어찌나 억장이 무너지는지

 

 그래서

 

 내가 그랬다

 

 (원덕)  그냥

 

 엄마 따라가지 그랬어

 

 그랬으면 이 고생 안 하고

 

 마냥 맑은 날만 있었을 거 아니야

 

 할머니아빠가 그랬어

 

 (달미)  마냥 맑은 날이면  세상이 온통 사막이라고

 

 비도 오고 눈도 오고 해야  땅에서 풀도 나고

 

 이런 맛난 귤도 나지

 

 우리 달미 잘 컸어

 

 내 손주인 게 과분할 정도로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라

 

 너 주려고 싸 온 건 아니지만

 

 (원덕)  가져가서 먹어 봐

 

 내가 만든 더덕무침 좋아했잖아

 

 감사해요어머니

 

 [잔잔한 음악]

 

 [원덕의 한숨]

 

 (원덕)  아이고

 

 [힘주며]  아유

 

 ?

 

 아이고

 

 - 순딩이 너도 여기 와 있었냐?  - (지평저기 앉아요

 

 [원덕이 살짝 웃는다]

 

 - (지평이쪽으로 앉으세요  - (원덕아이고

 

 (원덕)  아이고아이고

 

 신발 좀 새로 사요

 

 - 이게 뭐야  - (원덕

 

 - (원덕새거처럼 멀끔한데 왜  - (지평아이

 

 (지평)  눈이 삐셨네이게 무슨 새거야

 

 [원덕의 힘주는 신음]

 

 저 찾아오지 그랬어요

 

 등록금 모자라니까 도와달라고 그러지

 

 (지평)  아니다

 

 차라리 그때 그 7

 

 나 주지 말지 그랬어요

 

 아이고순딩이 또 시작이다  또 시작아이고

 

 (원덕)  네 돈을 내가 왜 가져

 

 그런 헛소리 할 거면  나 그만 가련다

 

 (지평)  후회한 적 없어요?

 

 - 후회?  - (지평아니

 

 저 대신 달미가 대학 갈 수 있었잖아요

 

 할머니 가게도 지킬 수 있었고

 

 저놈 괜히 거뒀다

 

 한두 번은 후회했을 거 같은데?

 

 후회한 적은 없어도

 

 아쉬운 건 있었다

 

 순딩이 널 좀  일찍 만났으면 좋았겠다 했지

 

 그랬으면

 

 명절 때 화투도 쳐 주고

 

 (원덕)  소풍 때 김밥도 싸 주고

 

 너 무시한 놈 있으면

 

 그놈 부모 만나서

 

 자식 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싸워 주기도 했을 거 아니야

 

 부모 노릇까진 못 해 줘도

 

 오지랖 넓은  옆집 할머니 노릇은 해 줬을 텐데

 

 그게 좀 아쉽지

 

 아씨별게 다 아쉽네

 

 (동천)  으음

 

 팀장님젤리 좀 드세요  되게 맛있어요

 

 - 박동천  - (동천?

 

 너 그 티 벗어

 

 안 돼요  저 안에 아무것도 안 입었어요

 

 - (지평벗으라면 벗어  아니요아니요안 돼요

 

 (동천)  풍기문란이에요팀장님어머머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어머머어머

 

 [동천의 당황한 신음]

 

 [사람들의 웃음]

 

 (동천)  아유어머

 

 (사하)  여기서 네가 무대 중앙으로 와  [달미가 호응한다]

 

 그럼 이 브랜치들이  달미 중심으로 쫙 퍼지는

 

 대박아이디어 너무 좋네요?

 

 [달미가 호응한다]  [철산이 입소리를 치칫 낸다]

 

 (달미)  뒤에 화면도

 

 같이 나오는 건가?

 

 이 화면이 나오는 건가?

 

 (사하)  그렇지레이블링  이렇게 지나오는 거고

 

 ?

 

 (사하)  여기 레이블링이 따라 나오는 거지?

 

 - (달미그 밑에  - (사하

 

 (달미)  이게 좀 더 밑에 있을 때  [도산이 호응한다]

 

 - (사하뒤쪽에  - (달미뒷부분에서

 

 (달미)  이 화면이 나오고

 

 [사하가 말한다]  좋은 거 같아요

 

 이렇게 하면 되겠다

 

 (도산)  

 

 (용산)  우리가 쭉 둘러보니까  피칭을 대표가 안 하는 팀도 꽤 돼

 

 그래서?

 

 (용산)  우리도 서달미 말고  도산이 네가 피칭하는 걸로 가자

 

 - ?  - (용산왜는

 

 (용산)  아까 파라미터도  못 알아듣는 거 봤잖아

 

 (철산)  그런 사람한테 사활이 걸린  피칭을 맡겨야 쓰겄냐?

 

 솔직히 고졸인 대표가  AI를 어떻게 설명한대

 

 (도산)  

 

 그 똑같은 말  우리도 들어 봤잖아잊었어?

 

 (용산)  잊었을 리가 있냐  어제 일처럼 생생하지

 

 근데 그걸 아는데 그래?

 

 무시당하는 게 뭔지 뻔히 알면서도  남을 무시하냐고

 

 아니께 그러지새끼야아니께!

 

 우리도 후진디 대표까지 후져 봐

 

 우릴 개똥으로 볼 거 아니여  이 새끼들이

 

 - (용산너 왜 이래…  - (철산아야

 

 (철산)  우리 이제 여기서 떨어지면  답도 없어?

 

 니 그곰팡내 나는 옥탑방  다시 겨 들어갈 거여?

 

 나는 죽어도 싫어!

 

 니가 안 하면 내가 할 거야니 빠져

 

 (지평)  당신들이 하면 진짜 답 없는데

 

 [차분한 음악]

 

 [철산의 한숨]

 

 (철산)  우리가 아니면  서달미가 답입니까?

 

 (지평)  아니요그것도 장담 못 하죠

 

 - (용산근데 왜…  - (지평그렇지만

 

 당신들이 오답인 건 장담합니다

 

 (지평)  지난 2년간

 

 AI 잘 안다는 당신들이

 

 피칭으로 투자를 유치한 적 있습니까?

 

 지금까지 안 된 게  오늘 갑자기 된다는 확신은 있고요?

 

 그렇게 절박하면 틀린 답 말고

 

 적어도 다른 답을 내놓는 게  상식 아닙니까?

 

 (용산)  서달미도 오답이면요?  그럼 저희 진짜 끝인데

 

 (지평)  

 

 그땐 내가 개인으로 투자할게요

 

 ?

 

 그럼 여기서 떨어져도 대안이 생기잖아

 

 됐습니까?

 

 [철산의 헛기침]

 

 (철산)  그렇긴 한디

 

 그라고까지 한대요?

 

 시간 다 됐네요얼른 들어가죠

 

 [한숨]

 

 [철산이 바닥을 탁탁 찬다]

 

 가자

 

 [용산의 한숨]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

 

 (선학)  반갑습니다윤선학입니다

 

 드디어

 

 12기 샌드박스 해커톤이

 

 50시간의 긴 여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

 

 그럼 이제

 

 해커톤에서 여러분들이 만들어 낸  창의적인 역량을

 

 우리 투자자들 앞에서  선보일 시간입니다

 

 그럼 먼저 첫 번째 팀부터  만나 보시죠

 

 (발표자1)  안녕하세요  저희는 아이들의 관심사를 분석해

 

 학원을 매칭하는 서비스  맹모삼천입니다

 

 시각 장애인과 자원봉사자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도움을 주는  저희 마이엔젤아이스는

 

 실제 시각 장애인 동생을 둔

 

 저희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습니다

 

 (발표자2)  부조금을 얼마 내야 할지  난감한 적 많으셨죠?

 

 저희 '얼마면 되니서비스는  핸드폰 사용 내역으로

 

 관계에 걸맞은 부조금을  추천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발표자3)  자동차 번호판 부족으로

 

 새로운 번호판 체계를 검토하는  발표가 있었죠

 

 이를 대비해 주차 번호  인식 시스템을 개선해 확실하게

 

 [참가자들의 웃음]

 

 보다 확실하게

 

 (참가자3)  뭐야

 

 [참가자들이 소란스럽다]

 

 (참가자4)  저 팀 망했네어떡하니

 

 아유열심히만 해서 그래열심히만

 

 [긴장되는 음악]

 

 (참가자4)  열심히만 하면 안 되고 잘해야 되거든

 

 [달미의 한숨]

 

 (달미)  감사합니다

 

 이거 내가 손 좀 볼게요괜찮죠?

 

 - (달미네  - (지평보자

 

 (지평)  인트로는 짧고 강렬할수록 좋아요

 

 강조할 부분은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고

 

 [지평이 중얼거린다]

 

 (선학)  다음은 17번째 팀 삼산텍입니다

 

 서달미 대표님

 

 [참가자들의 박수]

 

 완전 얼었네

 

 (철산)  오메나 못 보겄어야안 볼란다

 

 [긴장되는 음악]

 

 [희망찬 음악]

 

 [심호흡]

 

 반갑습니다

 

 AI로 세상을 혁신하는  삼산텍 대표 서달미입니다

 

 먼저 시작하기 전에  질문 하나 드릴게요

 

 (달미)  일란성 쌍둥이는 글씨체도 똑같을까요?

 

 [참가자들이 웅성거린다]

 

 (선학)  글쎄그거 뭐다르지 않을까요?

 

 아닌가같나?

 

 정답은

 

 '다르다'입니다

 

 (달미)  미국의 우편연구소의 실험에 따르면

 

 아무리 일란성 쌍둥이라도

 

 동일한 글씨체는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필적은  뇌의 지문이라고도 불리는

 

 개인의 고유한 특성이죠

 

 때문에 필적은 은행  검찰국과수국세청 등

 

 다양한 기관에서 본인 확인의 수단으로  흔히 사용되곤 합니다

 

 서 대표  생각보다 잘하는 거 같지 않냐?

 

 (철산)  긍께심지어 지금까지 중에  제일로 잘하는 거 같은디?

 

 [철산의 웃음]  (달미)  하지만 사인이나 필적은

 

 위조가 쉽다는 단점이 있죠

 

 위조의 비율은 8%에 달하지만

 

 감정하는 전문 감정사의 인력은  아주 턱없이 부족합니다

 

 법원에 등록되어 있는  전문 감정사는 20여 명에 불과하죠

 

 (철산)  !

 

 [철산의 웃음]

 

 [참가자5가 말한다]

 

 (TV 속 달미)  만일 이 부족한 인력을

 

 AI가 대신하면 어떨까

 

 수많은 위조 글씨와 진짜 글씨를

 

 머신 러닝으로 학습시키면

 

 위조의 패턴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달미)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저희 삼산텍은

 

 지난 2 3일간의 해커톤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화면 보시죠  [밝은 음악]

 

 (지평)  기술 좋겠죠!

 

 사업 계획서 보니까  기술 자랑 잔뜩 해 놨더구먼

 

 그럼 뭐 합니까?  투자자가 혹할 게 하나도 없는데

 

 (선학)  

 

 [참가자들이 웅성거린다]  (철산)  대박이다

 

 [철산의 탄성]

 

 오메!

 

 (지평)  어떤 비즈니스 모델인지  뭘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지

 

 뭐 하나 똑떨어지는 게 없잖아요

 

 (달미)  정한은행이 보유한  만 장의 테스트 세트로

 

 서명과 필체의 특성을 스스로 분석해  진위 여부를 판별한 결과

 

 인식 정확도가 99.8%로 나타났습니다

 

 [참가자들의 박수]

 

 (철산)  박수박수박수!

 

 (지평)  내가 김용산이철산이면

 

 당신한테 지난 2년  배상하라고 했을 겁니다

 

 (달미)  99.8%

 

 지난 3일 동안 이 숫자가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전 단 한숨도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시작은 필적 감정이지만

 

 이 기술로 뻗어 나갈  무궁무진한 서비스들

 

 보안의료 진단  스마트 팩토리자율 주행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  삼산텍의 여정에

 

 제가 함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벅찼거든요

 

 저도요!

 

 [함께 웃는다]

 

 이 설레는 여정의 시작이

 

 바로 이 샌드박스가 되길  기대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참가자들의 박수]

 

 [철산의 환호]

 

 (철산)  우리의 대표님이에요

 

 - 멋지다!  - (철산멋져 부러!

 

 (철산)  됐어됐어

 

 [철산의 환호]

 

 평균은 했네

 

 [철산의 환호]

 

 "감사합니다"

 

 [달미의 힘겨운 신음]

 

 [달미의 한숨]

 

 (도산)  달미야

 

 어땠어나 실수한 거 없어?  떠는 거 티 났나?

 

 아니야잘했어

 

 너 아니었으면 아무도 이만큼 못 했어

 

 - 진짜?  - (도산

 

 다행이다

 

 나 진짜 내가 망칠까 봐  얼마나 떨었는지 몰라

 

 잘했어

 

 (달미)  가자

 

 [밝은 음악]  [달미의 지친 한숨]

 

 [참가자들의 박수]

 

 안녕하십니까  인재컴퍼니 대표 원인재입니다

 

 [참가자들의 박수]

 

 (인재)  바로 앞 팀과 같은  정한은행의 필적 데이터로

 

 저희는 다른 서비스를 구상했습니다

 

 물론 저희도 AI 기반이지만

 

 좀 더 창의적인 접근을 시도했죠

 

 에헤말을 쪼까 거시기하게 허네

 

 (용산)  뭐야우린 뭐  창의적이지 않다는 거야뭐야

 

 [철산의 한숨]

 

 인재컴퍼니가 폰트 기술인 거 알았어?

 

 (동천)  

 

 (인재)  여러분이 포털에서 쉽게 다운받는  무료 폰트들

 

 개인적으로 쓸 때야 상관없지만

 

 그 폰트로 전단지를 만들거나

 

 유튜브에 올리는 순간 저작권

 

 [참가자들이 웅성거린다]

 

 (용산)  절었다절었다

 

 [차분한 음악]  죄송합니다

 

 저작권 침해가 되죠

 

 (인재)  야박하게 느껴지겠지만 당연합니다

 

 폰트 하나를 제작하는 데  전문 디자이너 10여 명이 달라붙어

 

 수개월간 만들어야 하거든요

 

 11,172자나 되는 한글 자소를

 

 한 땀 한 땀 디자인하려면 최소 1

 

 많게는 10억까지 드는  엄청난 작업입니다

 

 [웅성거린다]

 

 - 겁나 비싸야  - (용산

 

 (인재)  근데 만일

 

  256자로

 

 손 글씨 고유의 특성을 가진  폰트를 만들어 낸다면 어떨까요?

 

 [참가자들이 웅성거린다]

 

 말도 안 될 거 같죠?

 

 그런데 저희 인재컴퍼니는

 

 OCR을 활용한  학습 데이터 세트를 구축했고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냈습니다

 

 - 대박이…  - (철산

 

 (인재)  지금 보시는 것들은  저희가 2 3일간

 

 정한은행에 있는 필체들 중에

 

 근사한 100개를 추려 만든  폰트들입니다

 

 이걸 예전 방식으로 만들었다면

 

 최소 3년 이상 걸렸을 겁니다

 

 비용 역시 어마어마했겠죠

 

 그러나 저희 인재컴퍼니가  100개의 폰트를 만드는 데 든 시간은

 

 겨우 40시간 안쪽이었습니다

 

 [웅성거린다]

 

 (철산)  40시간

 

 (인재)  이제 여러분은 손 글씨 256자로

 

 자신만의 폰트를  쉽게 만들 수도 있고 또

 

 (두정)  잠깐만

 

 나 여기서 재밌는 의문이 생기는데?

 

 저 심사 위원 원두정 회장 아니야?

 

 (철산)  긍께?

 

 원인재 아버지가  왜 여기서 튀어나온대찝찝허게

 

 말씀하시죠

 

 (두정)  아까 그 바로 앞에 한 팀

 

 어디냐

 

 그래삼산텍은 원래 글자랑  위조된 글자랑

 

 AI로 구별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했죠?

 

 (달미)  

 

 (두정)  인재컴퍼니는 원래 글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고

 

 (인재)  

 

 그럼 이 두 기술을 붙여 보면  어떻게 되나?

 

 나만 궁금한가?

 

 [밝은 음악]  (두정)  인재컴퍼니가 만든 글자를

 

 삼산텍 알고리즘에 넣으면  어떻게 나오려나?

 

 그걸 저위조로 잡아낼 수 있을까요?

 

 [참가자들이 웅성거린다]

 

 물론입니다

 

 (두정)  그럼 한번 보죠?  잡아내나 못 잡아내나

 

 [철산의 헛기침]

 

 [긴장되는 음악]

 

 (동천)  창과 방패의 싸움이네요  그렇죠?

 

 제발 불일치제발

 

 (철산)  제발제발제발제발

 

 "일치"

 

 [참가자들의 탄성]

 

 [어두운 음악]  [용산과 철산의 한숨]

 

 [대명의 당황한 신음]

 

 (동천)  인재컴퍼니가

 

 삼산텍 알고리즘을 무력화시켰네요

 

 (선학)  그럼 대충 12기 샌드박스에  입주할 회사들이 추려진 거 같은데

 

 마지막 팀이 문제네요?

 

 다 점수가

 

 다 똑같아서 어딜 해야 할지

 

 (알렉스)  아아

 

 나 아직 점수 안 냈는데요

 

 - (선학알렉스  - (두정알렉스?

 

 (두정)  한국 사람 같은데  그이름이 왜 그 모양인가?

 

 (선학)  미국 투스토에서 온 분이에요

 

 저희 샌드박스의 제일 큰 협력사죠

 

 투스토

 

 (두정)  거기 나 미국 갔을 때  거무슨 높은 사람 만났었는데

 

 직급이 뭐였더라

 

 우리 회사는 직급이 없습니다

 

 그렇지없다고 하더라고

 

 [선학이 풉 웃는다]

 

 결정했어요알렉스?

 

 

 

 [차분한 음악]

 

 [한숨]

 

 (도산)  미안하다

 

 내가 다 망쳤어

 

 뭔 소리야  우리 하얗게 불태웠어

 

 - 이 이상 어떻게 더 해쯧  - (철산그래

 

 (철산)  괜잖애

 

 우리한테는 최후의 보루가 있응께  한 팀장

 

 진짜 한 팀장 투자 받게?

 

 안 받을 이유가 뭐대?

 

 우리가 걱정할 것은  한 팀장이 오리발 내미는 거여

 

 결국 여기까지구나

 

 안 가니?

 

 (용산)  아직 발표 안 났잖아요

 

 너희 설마 붙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

 

 (철산)  그것은 아닌디요

 

 혹시나 만에 하나 우릴 호명을 했어  근디 우리가 없어

 

 그런 참사는 막아야 항게

 

 (사하)  진짜 나랑 안 맞는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주제 파악 못 하는 종류인데

 

 (용산)  아니그렇게 싫으면  우리 팀에 왜 왔대요?

 

 속 긁을라고 왔대?

 

 그러게내가 미쳤지

 

 그 양아치한테 홀려서

 

 근디 진짜

 

 서 대표가 대체 어떻게 꼬셨대요?

 

 [밝은 음악]  하도 내가 꼭 필요하다고  유난을 떨길래

 

 왜 그러냐 물었더니 그러더라?

 

 (사하)  왜 난데?

 

 이유를 얘기해들어 보고 결정할게

 

 좋아요

 

 (달미)  나 대학 안 나왔어요

 

 별 볼 일 없는 스펙인데

 

 운 좋게 대표가 됐네?

 

 뭐야오란 거야말란 거야?

 

 우리 팀에 엄청난 실력을 가진  개발자가 있어요

 

 (달미)  그 사람이 엄청 경력 좋고  학벌 좋은 사람 제안을 거절하고

 

 - 날 선택했죠  - (사하미쳤구나?

 

 그 개발자 지금 후회하겠네

 

 아니요아직

 

 (달미)  후회는 선택하는 순간에 오진 않잖아요

 

 과정에서 오지

 

 난요

 

 내 선택을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어요

 

 기를 쓰고 그렇게 만들었거든

 

 그러니까 난 그 사람 선택도  후회 안 하게 만들 자신 있어요

 

 이깟 무릎  천 번만 번이고 더 꿇을 수 있어요

 

 뭐든 할 수 있어

 

 하도 절절하길래

 

 그 엄청난 개발자가 누군가  궁금해서 왔는데

 

 별거 아니더라고

 

 서달미야말로  지금 후회하고 있는 거 아닌가 몰라

 

 [차분한 음악]

 

 달미 어디 있어?

 

 아까 저쪽으로 갔는데?

 

 ()  남도산

 

 [휴대전화 진동음]

 

 (도산)  달미 찾았어?

 

 ?

 

 (원덕)  달미가 좋은 대학 붙었길래  등록금 내주려고

 

 내 핫도그 가게를 팔았거든

 

 그랬더니

 

 그날로 대학 때려치우고  온갖 알바 해서

 

 기어이 핫도그 트럭을 사 주더라고

 

 (지평)  저 대신 달미가 대학 갈 수 있었잖아요

 

 할머니 가게도 지킬 수 있었고

 

 [지평의 놀란 신음]

 

 여기 있었습니까?

 

 (지평)  난 몰랐네  아난 여기 아무 데나 막 앉는다는 게

 

 나 진짜 이런 우연이

 

 그럼 이만

 

 (달미)  한 팀장님잠깐만요

 

 잠깐만은 안 됩니다  내가 좀 바빠서

 

 (달미)  고맙습니다

 

 [잔잔한 음악]

 

 그동안 애써 주셨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고마울 거 없습니다  뭐죄송할 것도 없고

 

 - 그럼  - (달미

 

 저 한 팀장님한테 궁금한 거 많아요

 

 (달미)  끝나고 물어보려고 기다렸어요

 

 

 

 도산이가 거짓말한 건 이해 가요

 

 15년 만에 만나는데

 

 그럴듯해 보이고 싶었겠죠

 

 나도 그랬는데

 

 그 마음 고맙고 이해돼요

 

 - 그래요  - (지평

 

 근데 한 팀장님은 이해 안 가요

 

 암만 생각해도 거짓말할 이유가 없어

 

 왜 그랬어요?

 

 왜 거짓말까지 하면서  우릴 도와준 거죠?

 

 그게

 

 서달미 씨

 

 (도산)  달미야!

 

 달미야

 

 - (도산달미야  - (달미도산아

 

 (도산)  우리

 

 샌드박스 붙었어

 

 ?

 

 - 진짜야?  - (도산진짜로

 

 [도산의 거친 숨소리]

 

 (도산)  아니저기 봐 봐저기

 

 삼산텍보이지?

 

 이래도 안 믿겨?

 

 [밝은 음악]

 

 [놀란 신음]

 

 [달미가 소리를 지른다]

 

 [도산의 당황한 신음]

 

 [손가락을 딱 튀긴다]  수학 올림피아드 금상

 

 (성환)  최연소예요최연소

 

 최연소

 

 [흥미진진한 음악]

 

 (금정)  [작은 소리로]  내가 이 명함 찾아봤는데

 

 시가 총액 세계 7위래요  [성환의 놀란 숨소리]

 

 우리 도산이한테  엄청난 귀인이 찾아온 거예요  [성환의 놀란 숨소리]

 

 아니왜 이럴 때 집에 없어  이 자식은

 

 잘합시다실수하지 말고

 

 여보저기우리

 

 도산이 장점만 어필하는 겁니다  장점만

 

 장점만

 

 [성환의 긴장되는 숨소리]

 

 도산이 얘가 덜떨어졌지

 

 (성환)  욕심이 없어

 

 날 때부터 무소유?

 

 헤이

 

 우리 집에 왜 저 수학 올림피아드  메달이 없는 줄 알아요?

 

 [영어]  - 알아요?  - (알렉스모르죠

 

 [차분한 음악]

 

 (여자)  [한국어]  뭘 잘했다고 울어!

 

 애한테 진 게 뭐 억울한 일이니?

 

 이거 줄게요

 

 저 필요 없어요

 

 (성환)  아니양보할 게 따로 있지

 

 메달을 양보해요그 속없는 놈이

 

 (성환)  이 자식이 너무 똑똑해서

 

 다 건너뛰고 바로 대학으로 들어갔잖아

 

 근데 거기서도

 

 (교수)  이씨  대학생이나 돼 가지고

 

 , 13살짜리보다 못 풀면 어떡하냐?

 

 아휴

 

 (성환)  문제를 일부러 다 틀려

 

 형들 배려하느라

 

 그러다 자퇴해서  다시 중학교로 돌아갔잖아

 

 (성환)  지는 게 좋대

 

 그게 마음이 편하대

 

 오죽하면 별명이 생불이에요생불

 

 생불?

 

 [성환의 술 취한 숨소리]

 

 (성환)  물욕도 없어명예욕도 없어

 

 딱 하나 있다

 

 [영어]  뭔데요?

 

 (성환)  [한국어]  식욕

 

 - 식욕  식욕

 

 [익살스러운 효과음]

 

 우리 도산이가

 

 머리는 잡스니 빌 게이츠니  그런 사람들만큼 똑똑한데

 

 (금정)  욕심이 살짝 모자라서  지금 이 모양 이 꼴이에요

 

 [흥미진진한 음악]

 

 (금정)  우리 도산이한테 욕심이라는 게 생기면

 

 그땐 게임 끝나는데

 

 결정했어요알렉스?

 

 

 

 [영어]  전 삼산텍한테 점수를 주겠습니다

 

 [한국어]  삼산텍?

 

 [영어]  왜요?

 

 알고리즘 찬찬히 뜯어봤는데

 

 짧은 시간에 만든 것치고  상당한 레벨이에요

 

 [지평의 어이없는 숨소리]

 

 그리고 또 저한테만

 

 어떤 가능성이 보여서요

 

 (알렉스)  내가 제일 먼저 봤으니까  깃발을 제일 먼저 꽂고 싶네요

 

 (도산)  [한국어]  우리 사무실 배정됐다

 

 [밝은 음악]  (달미)  저는 한지평 팀장님이

 

 저희 삼산텍 멘토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평)  아니서달미 씨 참 답답하네

 

 너의 든든한 셰르파가 돼 줄게

 

 (도산)  아유아유아파

 

 (선학)  아버지가 놀이터에 깔아 준 모래처럼

 

 있는 힘껏 돕겠습니다

 

 (철산)  내 지분 뺏어 먹어 불라고  아주 작당을 했어야둘이

 

 [철산의 아파하는 탄성]

 

 (지평)  저들보다 더 큰 문제는

 

 저 지분 싸움을 해결 못 하는 서 대표  당신입니다

 

 (도산)  왜 한 팀장님이 우릴 도와줬는지

 

 오늘 달미한테  사실대로 얘기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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