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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6

 

 [잔잔한 음악]

 

 [거친 숨소리]

 

 (도산)  달미야달미야

 

 (달미)  도산아

 

 (도산)  우리 삼산텍

 

 샌드박스 붙었어

 

 ?

 

 - 진짜야?  - (도산진짜로

 

 (도산)  아니저기 봐 봐저기

 

 삼산텍보이지?

 

 이래도 안 믿겨?

 

 [놀란 신음]

 

 [달미가 소리를 지른다]

 

 [도산의 당황한 신음]

 

 [도산과 달미의 당황한 신음]

 

 

 

 축하해

 

 고마워

 

 너도 축하해

 

 고마워

 

 근데 한 팀장님

 

 (달미)  어디 가셨지?

 

 (도산)  한 팀장님은 왜?

 

 아니나 물어볼 거 있어 가지고

 

 (도산)  달미야

 

 나한테 물어봐

 

 내가 대신 대답해 줄게

 

 [잔잔한 음악]

 

 (지평)  아씨

 

 [지평의 답답한 숨소리]

 

 [지평의 한숨]

 

 나 왜 이래

 

 죄지었어?

 

 [지평의 한숨]

 

 가면 뭐라 그럴 건데  답이 없잖아답이

 

 [지평의 괴로운 신음]

 

 [한숨]

 

 (달미)  저 한 팀장님한테 궁금한 거 많아요

 

 왜 그랬어요?

 

 왜 거짓말까지 하면서  우릴 도와준 거죠?

 

 (지평)  축하합니다결국 해냈네

 

 (도산)  덕분입니다

 

 서로 빈말은 이쯤 합시다  낯간지럽네

 

 왜 한 팀장님이 우릴 도와줬는지

 

 달미한테 내가 대신 대답했습니다

 

 대답을 해뭐라고?

 

 [부드러운 음악]  내가 부탁했어

 

 15년 만에 너 만나는데  좀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어 가지고

 

 한 팀장님한테 찾아가서 부탁했어

 

 한 팀장님이 왜?

 

 나랑 엄청 친해

 

 (도산)  

 

 진짜 친형제처럼  각별한 사이기도 하고

 

 각별?

 

 (지평)  친형제처럼 각별?  당신하고 내가?

 

 그걸 믿겠…  그걸 믿어요?

 

 믿던데요

 

 그걸 믿는구나

 

 (도산)  한 팀장님이 베푸는 모든 호의는

 

 나에 대한 호의니까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잘했네잘했는데

 

 말 잘하네남도산 씨?

 

 (지평)  더듬지도 않고 눈도 안 피하고

 

 왜 나한테 화내는 거 같지?

 

 자격 생겼잖아요

 

 자격?

 

 (지평)  왜요열받나분해요?

 

 

 

 뭐야?

 

 (지평)  아직은 화낼 자격 없어팩트니까

 

 나중에 샌드박스 붙으면  그때 화낼 기회 줄게요

 

 샌드박스 붙었다?

 

 자격 생겼으니까  이제 화내시겠다?

 

 그럴 리가요

 

 이젠 우린 친형제처럼 각별한 사이인데

 

 [잔잔한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달미)  키 크고

 

 죄송합니다잘 모르겠는데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달미니?

 

 (달미)  [영어]  반갑다

 

 이게 얼마 만이야?  [외국인의 당황한 신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출국이 언제야?

 

 [한국어]  쏘리나 영어 못해요

 

 (달미)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머니

 

 [영어]  잠깐만 실례

 

 [외국인들이 대화한다]

 

 [한국어]  

 

 혹시 나 보러 온 거니?

 

 설마요

 

 어머니가 이 호텔에 있는지도  몰랐는데요?

 

 (달미)  저 그냥 친구들 만나러 왔다가  아주 우연히

 

 

 

 우연히?

 

 그럼

 

 (달미)  아참

 

 어머니혹시 샌드박스라고 아세요?

 

 알지

 

 (달미)  

 

 거기 붙었거든요

 

 축하한다

 

 그때 지른 거 수습 중이에요

 

 [잔잔한 음악]  (도산)  그래서 도산이랑 동업해서

 

 회사 잘 키워 보려고

 

 잡스나 저커버그 레벨쯤 돼 볼게

 

 따라올 엄두도 못 내게

 

 그 얘기 하러 나 찾아온 거니?

 

 

 

 아니요저 친구들 만나러 왔다니까요?

 

 (달미)  어머니 만난 건 완전 우연

 

 오해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가 볼게요

 

 [달미의 다급한 숨소리]

 

 [영어]  기다리게 해서 미안

 

 가자가자  [외국인들의 당황한 신음]

 

 (외국인)  [한국어]  미안나 너 몰라요

 

 [달미가 계속 영어로 말한다]

 

 [외국인들이 당황한다]

 

 [새가 지저귄다]

 

 [흥미진진한 음악]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린다]

 

 "불일치"

 

 [밝은 음악]

 

 (도산)  !

 

 [도산의 탄성]

 

 (금정)  도산아얼른 일어나 밥 먹어

 

 남도산너 빨리 안 나와?

 

 (성환)  다 식어 빠진 다음에 먹으려 그러나?

 

 [성환의 힘주는 신음]  조금만 더 자게 놔둬요

 

 어젯밤 꼴딱 새운 거 같은데

 

 [문이 탁 닫힌다]

 

 다녀오겠습니다

 

 - 아침은?  - (도산가서 먹을게요

 

 샌드박스에 먹을 거 되게 많아요

 

 아니넌 그 꼴로 출근하냐?

 

 - 제 꼴이 왜요?  - (성환몰라서 묻냐?

 

 (성환)  아유  [성환이 숟가락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따라와

 

 (성환)  

 

 첫 출근인데  이 정도는 차려입어 줘야지

 

 근데 아버지샌드박스에서는  아무도 이렇게 안 입어요

 

 넌 아무나가 아니잖냐

 

 (성환)  [도산의 팔을 툭 치며]  명색이 CEO인데?

 

 [성환의 웃음]

 

 - 저기아버지  - (성환대표님

 

 (금정)  아유우리 아들 기럭지 좀 봐요

 

 외탁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성환의 헛기침]

 

 (성환)  씁  [익살스러운 효과음]

 

 기럭지 빼곤 전반적으로다가  친탁입니다친탁

 

 [익살스러운 효과음]

 

 가 봐남 대표

 

 - 네  - (금정

 

 다녀오세요대표님

 

 [금정과 성환의 웃음]

 

 - (도산다녀오겠습니다  - (성환그래

 

 (도산)  진짜 튀는데

 

 사람들 다 쳐다볼 텐데

 

 바지가 좀 짧은가?

 

 윗도리가 좀 큰 거 같기도 하고

 

 요새 유행이겠지

 

 [성환의 호응하는 신음]

 

 [문이 탁 닫힌다]  [밝은 음악]

 

 "샌드박스"

 

 [달미의 헛기침]

 

 (용산)  서 대표님도산아모닝커피

 

 (철산)  아야여기 다 공짜여

 

 빨리 와빨리빨리  어떡해시켜시켜

 

 (도산)  얘들아내가 밤새도록  우리 알고리즘을 다시 손봤거든?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인재컴퍼니 데이터랑  다시 비교를 해 봤는데

 

 (달미)  결과 나왔어?

 

 "시작"

 

 "불일치"

 

 - 대박!  - (용산!

 

 - 해냈구나  - (철산역시 남도산

 

 [함께 환호한다]

 

 [작은 소리로]  - (철산남도산남도산  - (용산남도산남도산

 

 (달미)  !

 

 [철산이 흥얼거린다]

 

 (용산)  이게 돼?

 

 우리 사무실 배정됐다

 

 (용산)  인재컴퍼니랑 바로 붙었네?

 

 잘됐네가자가자

 

 (달미)  이거 가서 보여 주자?

 

 (철산)  

 

 [심장 박동 효과음]

 

 [작은 소리로]  이 맛에 코딩하나 봐그렇지?

 

 (용산)  무슨 맛나 아무 맛도 안 나는데

 

 - 너 코딩할 때 무슨 맛 나냐?  - (철산안 나제

 

 우리 미맹인갑서야

 

 [발랄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사람들의 탄성]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 (도산저기저기!  - (철산) 302!

 

 [도산의 신난 탄성]

 

 (철산)  여기여

 

 [함께 탄성을 지른다]

 

 (도산)  겁나 좋아!

 

 [함께 탄성을 지른다]

 

 (함께)  [흥얼거리며]  예스예스예스

 

 [철산이 흥얼거린다]

 

 [용산의 탄성]

 

 (용산)  다 있어

 

 [함께 흥얼거린다]

 

 (철산)  어떻게남도산 씨 되세요?

 

 - (도산맞아요  여기 앉으세요

 

 - (도산감사합니다  아닙니다아닙니다

 

 (철산)  겁나 환영해요!

 

 [도산이 가방을 툭 내려놓는다]  [철산이 흥얼거린다]

 

 (철산)  오메우리 성공했다  [용산의 탄성]

 

 의자도 좋네!

 

 - (철산그만 돌려  - (도산!

 

 (도산)  이거 봐 봐이거 올라가올라가

 

 [함께 감탄한다]

 

 (철산)  나 안 보여나 안 보여?  나 안 보여?

 

 [시끌벅적하다]

 

 여기 있어

 

 - (도산나 여기여기  나 여기 있고너 거기 있냐?

 

 (철산)  다시 내려내려!

 

 (도산)  내려가  [철산이 감탄한다]

 

 - 내려가내려가내려가  - (철산내려가내려가내려가

 

 (철산)  내려가!

 

 이거 다 공짜야?

 

 (철산)  글제다 공짜지!

 

 [도산과 철산이 흥얼거린다]

 

 (용산)  장난 아니다?

 

 근데 달미는?

 

 [달미의 의아한 숨소리]

 

 (달미)  우리보다 조금 더 넓어 보이는데

 

 나만의 느낌인가?

 

 (인재)  너만의 느낌이야  [달미의 놀란 신음]

 

 [헛기침]

 

 - (달미왔어?  - 남의 사무실은 왜 기웃거려?

 

 기웃거리다니

 

 보여 줄 게 있어서 미팅차 온 거야

 

 [한숨]  뭔데?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도산)  뭐야

 

 달미야괜찮아?

 

 (철산)  뭐여

 

 - (남자1) 그래집어치워!  - (남자2) 가라고가라고!  [남자3이 말린다]

 

 (남자2)  알겠어?

 

 - (남자3) 야  - (남자2) 아주 관두자관둬관둬!

 

 (남자1)  아유진짜그깟 지분이 뭐라고

 

 너 혼자 다 해 처먹고!  다신 보지 말자  [차분한 음악]

 

 (남자2)  알겠어가라고!

 

 너 오늘부로 20년 우정  너 다 끝이다?

 

 가라고!

 

 (용산)  이런 데서 일하면  없던 팀워크도 저절로 생기겠구먼

 

 아까 그 팀은 왜 그랬대?

 

 (철산)  긍께막장 드라마 한 편을  라이브로 감상해 부렀다

 

 [철산의 헛웃음]  아니어떻게 첫날부터 쪼개지냐

 

 리더 때문인가?

 

 팀워크가 별로였겠지  [음료수를 툭 넣는다]

 

 (도산)  자리 배치는 어떻게 할까?

 

 (용산)  대표님 자리부터 정할까요?

 

 저요에이

 

 저는 다들 정하고 남은 자리로 할게요

 

 달미야잠깐만

 

 달미야여기가 제일 넓으니까  여기로 하자

 

 아니야난 책상 작아도 돼

 

 개발자분들 책상이 커야지  장비도 놔야 되고

 

 [박수 소리가 들린다]

 

 아름답다아름다워

 

 이것이 팀워크여

 

 [철산의 웃음]

 

 [문이 탁 열린다]  아이괜찮아괜찮아

 

 일로 와달미야  아일로 와

 

 [발랄한 음악]  (사하)  서로 양보하다가

 

 자리 하나 못 정하는 게 팀워크니?

 

 그럼 내가 이 자리됐지?

 

 아니여기는

 

 디자이너시라  넓은 자리가 필요하신갑지

 

 (달미)  먼저 호칭 정리랑  말투 정리를 했으면 좋겠는데

 

 우리 회사 내에선  모두 존댓말 하면 어떨까요?

 

 도산 님철산 님이렇게

 

 - (철산좋습니다예  - (도산좋아요좋아요

 

 난 싫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달미)  그러면 뭐  그냥 다 반말할까요?

 

 부를 때는 '붙이고

 

 - 좋아  - (철산그래달미 씨  [도산이 대답한다]

 

 싫다

 

 [익살스러운 음악]  내가 너희들보다 위인데  왜 반말 들어야 돼?

 

 [익살스러운 효과음]  (달미)  

 

 그러면 우리끼리 존대를 하고

 

 사하 씨만 반말을 할까요?

 

 난잡해일관성 없잖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산의 답답한 숨소리]

 

 (철산)  하하일관성이 없긴 해

 

 [날카로운 효과음]

 

 [고양이 울음 효과음]

 

 [천둥이 콰르릉 친다]

 

 [어두운 음악]

 

 [차분한 음악]

 

 [자동차들 경적]

 

 (동천)  심사 역 박동천입니다

 

 이번 투자 조건은 저희 단독 투자로  25억입니다

 

 집현전 테크는 인공 지능 음성 기술인  영실이와

 

 건강 서비스를 연계한

 

 [동천이 계속 발표한다]  (지평)  샌드박스 붙었다?

 

 자격 생겼으니까 이제 화내시겠다?

 

 그럴 리가요

 

 이젠 우린 친형제처럼 각별한 사이인데

 

 (동천)  여기 보시면  앞으로 강운병원과 연계해

 

 유효성을 검증해 나갈 예정이며

 

 또 앞으로 취약 계층의 노약자들이

 

 영실이와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앞으로앞으로!

 

 (지평)  언제까지 '앞으로타령만 할 거지?

 

 '앞으로타령할 거면  투자금 말고 복채를 받으라 그래

 

 [당황한 숨소리]

 

 박 대리알잖아

 

 (선학)  우린 예측보다  현재의 데이터로 움직이는 거

 

 그렇지만

 

 아무래도 투자금이 들어와야  시작할 수 있는 사업들이라  [리모컨 조작음]

 

 그래그럼 대답해 봐

 

 월 버닝은 얼마지?

 

 - (동천?  - (지평그래 갖고 BEP는 언제로 보나

 

 강운병원 측 계약서는 확인해 봤나?

 

 기술 진입 장벽을 몇 년으로 본 거지?

 

 작년도 인건비가  비정상적으로 늘었는데

 

 이유는 파악해 봤나?

 

 (동천)  [난처하게 웃으며]  저기팀장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사업 취지가 좋잖습니까

 

 (지평)  취지 좋지

 

 근데 취지만 좋아서 문제지

 

 가치 창출 못 하는 자선 사업 하는 데

 

 왜 힘들게 모은 우리 LP들 돈을 써?

 

 자기 돈으로 사업하라 그래  자기 돈으로!  [펜을 툭 내려놓는다]

 

 [동천의 한숨]

 

 (선학)  커피 한잔합시다

 

 [선학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동천)  감사합니다

 

 팀장님 오늘따라 왜 저렇게 까칠해요?

 

 집에 무슨 우환 있대요?

 

 우환까진 아니고

 

 오늘부터 12기 샌드박스  멘토 해야 하거든

 

 멘토는 해커톤까지만 하신댔는데

 

 그 팀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떡하니 붙어 버렸답니다

 

 그래서 그랬구나

 

 그러면 이해가 가네요

 

 (동천)  샌드박스 멘토면 엔젤이란 소리인데

 

 VC한테 천사처럼 액셀러레이팅 하라니  환장하죠

 

 교수한테 유치원 가서  가나다 가르치라는 꼴 아닙니까

 

 나도 한 팀장 본받아서  12기 멘토 해 볼까 하는데

 

 [컵을 탁 내려놓는다]  역시

 

 대표님 진짜 대단하십니다

 

 (동천)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를 위해서  이렇게 솔선수범하시는 대표님 보면서

 

 저는 정말 우리 대표님 본받고 싶다  늘 생각했습니다

 

 잘됐네이번 기회에 본받아 봐요

 

 ?

 

 안 그래도 이번 12기  매니저 할 사람이 없어서 난감했는데

 

 (선학)  지원자도 없고

 

 이참에 좀 솔선수범해 보죠?

 

 솔선수범예스  [발랄한 음악]

 

 [동천의 웃음]

 

 

 

 [한숨]

 

 [동천의 한숨]

 

 (동천)  여러분은 앞으로 6개월간

 

 이 사무실과 사무용품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건  비품 신청 해 주시면 되고요

 

 서버비통신비전기세 같은  유지비도 다 무료니까

 

 따로 내실 필요 없습니다

 

 창업 지원금은 언제 입금돼요?

 

 창업 지원금은 조만간  법인 통장으로 1억 입금될 겁니다

 

 [달미의 놀란 신음]  1?

 

 [철산과 용산의 환호]

 

 (철산)  [흥얼거리며]  1, 1

 

 (동천)  대표님은 실사 작업 준비해 주세요

 

 - (동천검토 후에 바로 쏘겠습니다  - (달미

 

 실사가 뭐여?

 

 실사 영화 할 때 그 실사

 

 [발랄한 음악]  - …  - 

 

 [어이없는 숨소리]

 

 (철산)  역시

 

 영화

 

 [달미의 어색한 웃음]

 

 (달미)  다들 왜들 그래요진짜  다 알면서

 

 투자받기 전에 회사 전반에 대해서  검토하는 그 실사

 

 [사람들의 어색한 웃음]  (철산)  난 또

 

 삼산텍 정관이랑 재무제표  주주 명부 있지?

 

 - ?  - (달미?

 

 (도산)  그게

 

 있겠니?

 

 실사가 뭔지도 모르는 애들인데

 

 (달미)  

 

 (동천)  어디 갑니까?  나 얘기 아직 안 끝났는데

 

 (용산)  금방 와요  그가방 두고 갔잖아요저기

 

 (철산)  디자이너님이 아티스트시라

 

 영혼이 쪼까 이렇게 자유분방해요

 

 [한숨]

 

 (동천)  실사 서류들은 담당 멘토한테  검토받으면 됩니다

 

 담당 멘토는 언제 정해진대요?

 

 이따가 3시에

 

 멘토들하고 대표 미팅 한 후에  결정됩니다

 

 멘토들?

 

 (달미)  

 

 (도산)  누구누구예요?

 

 [흥미진진한 음악]

 

 (동천)  일단

 

 샌드박스 대표이자  SH 벤처캐피탈 대표이신

 

 윤선학 대표

 

 세계 시가 총액 7

 

 글로벌 그룹 투스토 코리아에  새로 부임한

 

 알렉스 지사장

 

 SH 벤처캐피탈 한지평 수석 팀장님

 

 그리고

 

 재계 43위 모닝그룹 회장  원두정 회장  [엘리베이터 도착음]

 

 [인재의 한숨]

 

 사람들 있을 때  웃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오늘은 대놓고 원수 취급이다  고맙단 소리도 없고

 

 뭐가 고맙죠?

 

 그새 잊었냐그 대결 말이야  내가 제안한 거

 

 그 덕에 네가 여기 입성한 거 아니냐

 

 그거 생색내려고 오셨어요?

 

 [어두운 음악]  생색?

 

 그 제안 하실 때 예상은 했어요

 

 (인재)  여기서 지면 '거봐라'

 

 '내 품 떠나니 별 볼 일 없지?' 하면서  망신 주시겠구나

 

 이기면 '거봐라내 덕에 붙었잖냐'  하면서 생색내시겠구나

 

 [헛웃음]

 

 어쩜 한 치도  예상을 벗어나질 않으세요?

 

 기껏 없는 시간 내서  멘토 해 주겠다고 찾아온 아비한테

 

 그게 할 소리냐?

 

 기껏 없는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한데요

 

 저희 팀 멘토는 이미 정했어요

 

 정해네가?

 

 

 

 (동천)  텍스트가 많은데 저 로고는 뺄까요?  깔끔하게

 

 아아안 됩니다

 

 (선학)  저 꼬맹이 때문에  샌드박스란 이름을 만들었는데요?

 

 (동천)  저 그네 타는 꼬맹이요?

 

 (선학)   15년쯤 됐나?

 

 그때 만난 대표님이 해 준 말이에요

 

 자기 딸한테

 

 그네 탈 때 다치지 말라고  바닥에 모래를 깔아 줬대요

 

 깔아 줬더니 그네를 곧잘 타더라고

 

 (동천)  그래서 샌드박스

 

 그 대표님한테  한턱 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선학)  그러고 싶지요

 

 근데 사고로 돌아가셨더라고요

 

 아빠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샌드박스"

 

 잘 부탁드립니다대표님

 

 드디어 만나네요

 

 (선학)  우리 샌드박스 시작인 분입니다

 

 그럼 그 그네 타는 소녀가

 

 맞죠원인재 대표?

 

 설마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를 아세요?

 

 15년 전에

 

 딱 한 번 만났었죠

 

 [영어]  [작은 소리로]  아버지가 저분 아니세요?

 

 [작은 소리로]  아버지가 둘입니다

 

 [헛기침]

 

 (선학)  [한국어]  그때 아버지가

 

 놀이터에 깔아 준 모래처럼

 

 내가 원 대표 다치지 않도록

 

 있는 힘껏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대표님

 

 뭐야방음이 잘되는 거야?

 

 목소리가 모깃소리인 거야?

 

 하나도 안 들려

 

 [헛기침]

 

 들어서 뭐 하게?

 

 들어서 미리 파악 좀 하게

 

 상황 파악하고 분석하는 게  대표의 능력이잖아

 

 [헛웃음]

 

 (선학)  다음 삼산텍 대표님 들어오세요

 

 !

 

 (선학)  삼산텍 피칭  해커톤 때 아주 잘 봤습니다

 

 삼산텍 멘토를 희망하시는 분  계실까요?

 

 (두정)  분위기 보니까  나도 들어야 할 거 같은데?

 

 (달미)  드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 팀 멘토는 이미 정해졌으니까

 

 (두정)  왜 이래

 

 짜고 치는 고스톱도 아니고  뭐다들 정해 왔대

 

 [두정의 한숨]  (선학)  그래요?

 

 그래누구로 정했죠?

 

 당연히

 

 한지평 팀장님요

 

 [흥미진진한 음악]

 

 [영어]  이게 무슨

 

 [한국어]  아니

 

 [영어]  왜 내가 아니고?

 

 [한국어]  저기요서달미 씨

 

 (지평)  아니서 대표님  그고맙긴 한데

 

 [당황한 웃음]

 

 나라면 나 말고  알렉스를 선택합니다

 

 (알렉스)  [영어]  고마워요

 

 [한국어]  전 무조건 한지평 팀장님요

 

 아니

 

 (지평)  이분은 투스토에서 오신 분이에요  알죠투스토

 

 시가 총액 7위의 글로벌 기업

 

 이 알렉스가 샌드박스에  삼산텍을 추천했어요

 

 압니다

 

 (달미)  [영어]  정말 감사합니다근데

 

 [한국어]  저는 한지평 팀장님이

 

 저희 삼산텍 멘토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이없는 숨소리]

 

 아니서달미 씨 참 답답하네

 

 (지평)  왜 그 좋은 카드를 놔두고 날

 

 아니내가  나쁜 카드란 소리가 아니고

 

 알렉스가 삼산텍에 얼마나 관심이 많고  정성을 들였는데

 

 그 친구 삼산텍 보겠다고  실리콘 밸리에서 날아왔어요

 

 관심과 정성이 기준이면

 

 한 팀장님이 알렉스를 한참 이겨요

 

 내가?

 

 나 삼산텍에 그 정도 관심 없습니다  정성은 더더욱 없고

 

 이상하네난 보이던데

 

 한 팀장님의 지대한 관심과 정성이

 

 대체 어디가언제?

 

 여러 번 봤어요

 

 [차분한 음악]

 

 (달미)  해커톤 때 저희 팀 피칭도 고쳐 줬고

 

 (달미)  한 팀장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달미)  기 살려 주려고 집도 빌려줬고

 

 (인재)  라운드 몰라요?

 

 (도산)  그게 제가

 

 - !  - (지평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우리가 눈여겨보고 있는 회사입니다

 

 (달미)  네트워킹 파티에서  망신당할 뻔했을 때도 구해 줬죠

 

 (달미)  제 눈엔 한 팀장님 관심과 정성  꽤 많이 보였어요

 

 [달미의 옅은 웃음]

 

 오죽하면 오해할 뻔했다니까요

 

 오해?

 

 아니좀 뜬금없는 호의라

 

 혹시 뭐저에 대한 어떤  이성 간의 관심인가 했는데

 

 오해더라고요

 

 (달미)  도산이 덕에 바로 풀었어요

 

 두 분이 친형제처럼 각별하다면서요?

 

 그래서 도산이 부탁 받고  애써 주신 거고

 

 

 

 그동안 챙겨 주신 게 이해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래요

 

 (달미)  근데 염치없이 또 부탁드릴게요

 

 앞으로도 쭉

 

 가족처럼 아껴 주고 이끌어 주세요

 

 날 선택하면 후회할 텐데

 

 걱정 마세요

 

 전 한 번도  제 선택에 후회한 적 없으니까

 

 두고 봅시다

 

 [철산의 헛웃음]

 

 (도산)  그러니까 그알렉스가

 

 그 유명한 투스토에서 왔다고?

 

 - (달미응  우리 보고 싶어서?

 

 - (달미응  으응

 

 (철산)  근디 그 알렉스를 버리고

 

 우리 한 팀장님을 멘토로 선택을 했다?

 

 (달미)  네  [철산의 헛웃음]

 

 (철산)  아니왜요?

 

 왜 굳이 글로벌을 버리고 로컬을

 

 왜요?

 

 (달미)  아니왜라니요

 

 거기는 글로벌이지만  여기는 가족이잖아요

 

 - (용산가족요?  - (달미

 

 - 뭔 소리여언제 가족 됐냐  - (도산?

 

 (도산)  우리 친형제처럼  각별한 사이잖아

 

 - (용산그렇지  - (철산알지아는디

 

 늘 새롭다늘 생소하고

 

 언제든지

 

 필요하거나 뭐궁금한 거 있으면  편하게 말해요

 

 (지평)  그런 거 들어주는 게  멘토가 하는 일이거든

 

 [손가락을 딱 튕기며]  알렉스  아니히말라야

 

 뭐지같이 등반할 때  같이 가 주고

 

 셰르파?  [도산이 손가락을 딱 튕긴다]

 

 [익살스러운 음악]  맞는다셰르파

 

 [도산의 당황한 신음]  동생아이 형이

 

 너의 든든한 셰르파가 돼 줄게

 

 (지평)  이 험한 투자 레이스

 

 함께 힘차게 달려가 보자꾸나

 

 이 가족 같은 동생아

 

 ?  [도산의 아파하는 신음]

 

 [지평이 숨을 후 내뱉는다]

 

 [지평의 웃음]  [천둥이 콰르릉 친다]

 

 그럼 실사 시작하죠

 

 일단 기초 계약서부터 시작하죠

 

 

 

 (철산)  뭐여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싸허게

 

 [천둥이 콰르릉 친다]  뭐야?

 

 [천둥이 콰르릉 친다]

 

 (지평)  사업 계획서 10정관도 10

 

 우리 서 대표가 손을 다시 싹 봤습니다

 

 (달미)  다 같이 했잖아

 

 (지평)  [한숨 쉬며]  그리고 주주 명부는

 

 마이너스 100만 점

 

 - ?  - (철산왜요!

 

 마이너스?

 

 (지평)  남도산 19%

 

 서달미김용산이철산  정사하남성환 각각 16%

 

 남천호 1%

 

 남도산 씨가 지분이 제일 많네요?

 

 (용산)  일단 코딩 실력으로나 기여도로나  제일 잘났고

 

 애를 많이 썼으니까 3% 더 쳐줬고요

 

 그리고 나머지가 이제 공평하게  16%씩 나눠 갖기로 했습니다

 

 [철산과 용산의 웃음]

 

 [철산의 헛기침]  (지평)  

 

 남성환은 누굽니까?

 

 (달미)  몰라요?

 

 내 아버지잖아

 

 [익살스러운 음악]  맞는다

 

 아유내 정신 좀 봐

 

 (지평)  아버지를 내가 깜빡했네  아버지 잘 지내시지?

 

 - 어  - (지평건강은?

 

 좋지좋아  [지평이 호응한다]

 

 (도산)  지난 2년 동안 삼산텍에  투자를 너무 많이 하셔 가지고

 

 그래서 16%

 

 - 그래서 16%  - (도산

 

 그럼

 

 남천호가

 

 [째깍거리는 효과음]

 

 [드르륵거리는 효과음]

 

 그래사촌 형  [딩동댕 울리는 효과음]

 

 (지평)  사촌은 왜 1%일까

 

 나 이거 들었는데  아내가 깜빡했다

 

 - …  - (용산그러니까 그 형이 이제

 

 삼산텍의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영상 편집을 도맡아 해 주셔 가지고

 

 - 디자인영상?  - (용산

 

 [당당한 음악]

 

 (도산)  [영어]  우리는 돈을 많이 벌 것입니다

 

 !

 

 !

 

 !

 

 [한국어]  

 

 (지평)  일단 알겠고

 

 지분을 아주 아름답게 나눴네요

 

 (철산)  그렇죠겁나 아름답죠?

 

 [철산과 용산의 웃음]

 

 장담하는데

 

 이 주주 명부를 보고  투자하는 멍청이는

 

 (지평)  전 세계에  단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이 아름다운 지분이 결국  대표의 발목을 잡을 테니까  [무거운 음악]

 

 [지평이 서류를 탁 내려놓는다]

 

 서 대표님

 

 대표님은 대표의 힘이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합니까?

 

 (인재)  지분이죠

 

 (인재)  너무 당연한데 몰랐어요

 

 아니몰랐다기보다  아버지를 너무 믿었죠

 

 그래서 아버지 지분도  내 지분이라 여겼고

 

 큰 공부 했네요

 

 (선학)  잘 알겠지만

 

 스타트업 초기엔

 

 대표한테 힘을 실어 주는 게  아주 중요하거든요

 

 (인재)  이젠 너무 잘 알죠

 

 이거 뭐내가  충고할 게 하나도 없어요

 

 (선학)  오히려 내가 배운다 생각하고  와야겠어요

 

 (인재)  [살짝 웃으며]  아닙니다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달미)  아니왜 공평하면 안 되죠?

 

 각자가 한 몸처럼 움직이면

 

 (지평)  한 몸처럼 말고  그냥 한 몸을 만드는 게 깔끔하죠

 

 이러다가 누구 한 명이라도  의견이 틀어지면

 

 틀어지지 않으면 되죠

 

 (도산)  저희 우정은 평생 갈 거니까  [지평의 헛웃음]

 

 (지평)  평생 간다?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딴 말

 

 어디서 제일 많이 씁니까?

 

 결혼식  [지평이 손가락을 딱 튕긴다]

 

 (지평)  그 말대로면  왜 매년 10만 쌍이 이혼을 하지?

 

  10만 쌍은 사랑이 없는  결혼을 했을까아니요

 

 그들도 처음엔 같은 마음이죠

 

 지고지순했고사랑했고

 

 천년만년 갈 거 같았겠죠

 

 

 

 당신들처럼  [무거운 음악]

 

 결혼이야

 

 돈이고 양육권이고 자기들끼리  나눠 갖고 끝내면 그만이지만

 

 회사는 달라요

 

 당신들 싸움에  귀한 투자자들 돈이 날아가

 

 제가 제 지분 포기하고  한 사람한테 몰면요?

 

 그럼 35%인데

 

 - (철산…  - !

 

 [헛웃음]

 

 3, 35%?

 

 턱도 없습니다

 

 ?

 

 (지평)  이제 투자 라운드가 시작되면  투자자들이 이 회사에 돈을 태웁니다

 

 그러면 35%짜리 지분은

 

 순식간에 돈 많이 댄  투자자 지분에 역전돼요

 

 최악의 경우 동료들이 배신을 하면

 

 투자자들과 함께 이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도 있고

 

 매각도 할 수 있죠

 

 이런 일을 막으려면

 

 초반에 키 맨한테 지분을 몰아줘야

 

 당신들 뜻대로 회사가 버팁니다

 

 키 맨은 어떻게 정하는데요?

 

 간단해요

 

 (지평)  이 삼산텍을 놓고 봤을 때

 

 빼고 생각할 수 없는 사람

 

 그럼 그 한 사람한테  지분을 얼마나 몰면 됩니까?

 

 최소 60, 나라면

 

 90 이상

 

 이 정도로 실사는 마무리하죠

 

 (선학)  돈은 내일 오전 중으로 입금될 겁니다

 

 (인재)  감사합니다

 

 지분은 대표에게 80%

 

 (선학)  나머지는 창립 멤버에게 20%

 

 우리야  힘 있는 대표님이라서 좋긴 한데

 

 어때요이의 없으시죠?

 

 - 없죠  없죠

 

 저흰 대표님이 스톡옵션으로  보상해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대명)  아니근데 이런 걸로  이의 제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철산)  난 절대 동의 못 하지!

 

 짰네짰어?

 

 (철산)  알렉스 버리고 한 팀장 택했을 때부터  어쩐지 싸했다고

 

 내 지분 뺏어 먹어 불라고  아주 작당을 했어야둘이?

 

 아니이철산 씨

 

 너 말 다 했어?

 

 도산이 니냐?

 

 우리 지분이 탐났어?

 

 가족 같은 한 팀장이랑  고스톱 짜고 쳐 불게이 새끼야

 

 (도산)  그만해선 넘지 말고?

 

 (용산)  너희들 왜 이래그만해

 

 우리 우정이 겨우 이거밖에 안 돼?

 

 (철산)  겨우 이거여

 

 지분보다 못하고  여자보다 한참 못하고!

 

 - (도산이씨  - (용산에이그만해!

 

 (철산)  닌 빠져

 

 찔리냐찔려?

 

 (용산)  내가 왜 빠져씨  [철산의 아파하는 탄성]

 

 너희들이야말로 나 호구로 보냐?

 

 [용산의 아파하는 탄성]  (철산)  놔라놔라

 

 우리 집 탈모 유전자 있다놔라!

 

 [사람들의 아파하는 신음]  (용산)  좋은 정보 감사

 

 (철산)  다 향 꼽자!

 

 - (철산향 꼽아 부러!  - (용산

 

 [용산과 철산의 아파하는 탄성]

 

 (철산)  !

 

 (용산)  !  [용산의 아파하는 탄성]

 

 [소란스럽다]

 

 (철산)  나 고관절 안 좋아!

 

 [철산의 아파하는 탄성]

 

 [계속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달미)  한 팀장님!

 

 [달미의 거친 숨소리]

 

 저렇게 싸우다가 금방 화해할 거예요  그러니까

 

 (지평)  겨우 창업 지원금 1억 가지고  파이 싸움 하는 팀이라면

 

 어차피 대의를 향해 가긴 어렵습니다

 

 앞으로 몇백억몇천억으로  커질 때까지 성장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죠

 

 [차분한 음악]  저들보다 더 큰 문제는

 

 저 지분 싸움을 해결 못 하는

 

 서 대표당신입니다

 

 (도산)  관두자관둬

 

 - (철산그래관둬!  - (용산관둬관둬!

 

 (철산)  그래관둬!

 

 아예 이름을 바꿔 불지!

 

 삼산텍 말고 달미텍으로!

 

 파이팅!

 

 철산 씨!

 

 용산 씨철산 씨 좀 말려 봐요

 

 서 대표님도 내가 호구로 보입니까?

 

 [엘리베이터 문이 탁 열린다]  ()  너희 진짜 그만두는 거야?

 

 지금 이게 장난 같냐?

 

 [엘리베이터 문이 탁 닫힌다]  [현의 헛웃음]

 

 ()  이야

 

 삼산텍 첫날부터 바로 셧다운이네

 

 ()  그러게

 

 너 나한테  뭐 보여 줄 거 있다고 하지 않았나?

 

 [문이 달칵 여닫힌다]

 

 글쎄기억 안 나는데

 

 [한숨]

 

 [한숨]

 

 도산아

 

 (도산)  

 

 [달미의 한숨]

 

 나 집에 좀 바래다줄래?

 

 [잔잔한 음악]

 

 (달미)  나한테 뭐 해 주고 싶은 말 없어?

 

 (도산)  애들이 한 소리는 신경 쓰지 마  그냥 노이즈라고 생각해

 

 (달미)  노이즈?

 

 (도산)  머신 러닝 학습시킬 때  데이터가 너무 크면

 

 학습하는 데도 오래 걸리고 힘들어

 

 그래서 데이터에  미리 노이즈를 필터링하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거든

 

 아까 애들이 한 소리는  그런 노이즈라고 생각하고 필터링해

 

 (달미)  

 

 근데 넌?

 

 넌 필터링돼?

 

 아니

 

 걱정하지 마  애들은 내가 어떻게든 설득해 볼게

 

 그러지 말고

 

 네가 대표 해 보는 건 어때?

 

 나는 그냥 CMO CFO 하고

 

 (도산)  아니아니이런 게 노이즈야

 

 바로 필터링해야 돼

 

 나 농담 아니야

 

 나도 농담 아니야

 

 (도산)  난 우리 회사 대표로 널 선택했어

 

 그 선택 후회하기 싫고

 

 [창문이 덜컥 열린다]  (원덕)  달미 왔냐?

 

 (달미)  할머니들어가요!  [창문이 덜컥 닫힌다]

 

 오늘도 그냥 가?  인사드리고 갈래?

 

 [당황한 신음]

 

 아니나중에

 

 오늘은 꼴이 좀 말이 아니라

 

 꼴 좋은데  슈트도 입었겠다

 

 이참에 인사드리고 가

 

 아니좀 너무 작위적이잖아

 

 나중에나중에 꼭 인사드릴게

 

 그래나중에

 

 (원덕)  그냥 네가 대표 하고  지분 왕창 가지면 안 돼?

 

 (달미)  아휴말도 마진짜

 

 그거 때문에 삼산텍 애들  막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고

 

 진짜 난리도 아니었다니까

 

 그리고 그건 나도 싫어

 

 찝찝하고말도 안 되고

 

 그럼 남도산이한테 몰아  대표랑 지분 다

 

 그것도 안 돼도산이도 싫다 그러고

 

 이미 끝난 선택이기도 하고

 

 그럼 네가 대표 하고  지분을 남도산이한테 몰면?

 

 그것도 안 된대

 

 한 팀장님 말로는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꺼려 한대

 

 아이고쯧  답이 없네답이 없어아휴

 

 (달미)  어디 가아직 다 안 끝났는데

 

 (원덕)  다 됐어

 

 더 붙일 데도 없는데

 

 아니반창고 말고 내 얘기

 

 지금 산재된 문제가 얼마나 많은데  빨리 앉아 봐

 

 그것도 답이 없겠지!

 

 답 없는데  자꾸 답을 찾으려니까 문제지아유

 

 [달미의 한숨]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진짜!

 

 [도어 록 작동음]

 

 [한숨]

 

 영실아불 켜 줘  [문이 달칵 닫힌다]

 

 [인공 지능 음성]  알겠습니다

 

 ?

 

 웬일이냐

 

 (지평)  오늘따라 말을 잘 듣네미안하게

 

 [인공 지능 음성]  저한테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지평의 한숨]

 

 (지평)  속도 좋다

 

 나 오늘 너희 회사  투심에서 드롭시켰거든막말도 하고?

 

 근데도 화 안 나?

 

 [인공 지능 음성]  그럴 리가요

 

 저만큼 한지평 님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답니다

 

 고맙다

 

 (지평)  저들보다 더 큰 문제는  [차분한 음악]

 

 저 지분 싸움을 해결 못 하는

 

 서 대표당신입니다

 

 서달미도 그럴까?

 

 너처럼 이해해 줄까?

 

 [인공 지능 음성]  그럴 리가요

 

 저만큼 한지평 님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답니다

 

 [힘주는 숨소리]

 

 그럼 그렇지

 

 [부드러운 음악]

 

 "너의 꿈을 좇아라"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스타트업"

 

 [종이를 사락 넘긴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용산)  뭐 하냐여기서

 

 너야말로 여기 왜 왔냐?

 

 그냥

 

 (용산)  이건 뭐냐이게

 

 모기가 내 피를 선호하잖애

 

 [헛웃음]

 

 새끼깔끔한 척은 더럽게 해요

 

 나 그냥 가?

 

 간다?

 

 [용산의 시원한 숨소리]

 

 (용산)  저 간판 저거

 

 [모기가 윙윙거린다]  처음엔 저거 아니었지

 

 기억나냐?

 

 기억나지

 

 (철산)  그것을 어떻게 잊냐

 

 [잔잔한 음악]

 

 [바람이 세차게 분다]

 

 (금정)  회사 바쁜데 왜 왔어?  [철산의 웃음]

 

 (용산)  바빠도 와야죠어머니

 

 이야남도산이

 

 (철산)  인마남도산이 뭐대

 

 남 대표님이라 불러야제

 

 [함께 웃는다]

 

 (용산)  회사 좋다?  전망도 좋고느낌도 좋고

 

 그래그럼 너희들도 합류해  자리 많아

 

 (도산)  ?

 

 아유우린 합류하고 싶어도  역량이 부족해서

 

 (철산)  글제한참 모자라지

 

 뭐 해춥다  얼른들 절하고 들어가자아유

 

 (철산)  아부지!

 

 [도산의 추워하는 신음]

 

 (성환)  그만 떨어이 자식이

 

 (도산)  제가 떠는 거 아닌데요아버지?  [사람들의 힘겨운 신음]

 

 (금정)  쏟네쏟아

 

 [성환의 추워하는 신음]

 

 [도산의 추워하는 숨소리]

 

 (도산)  아버지절 몇 번 해요?

 

 - (성환세 번세 번  - (도산세 번?

 

 알겠습니다

 

 [작은 소리로]  있냐  회사 이름 겁나 싸하지 않냐?

 

 도산텍이 뭐대도산텍이

 

 [작은 소리로]  어쩌겠냐  쟤 이름부터가 도산인데

 

 (도산)  진짜 잘되게 해 주세요

 

 (성환)  아휴

 

 "시작"

 

 "파일 해독을 원하면  비용을 지불하십시오"

 

 (철산)  어쩐대요이거 우리 서버 랜섬웨어에  싹 다 잡아먹힌 거 같은디요

 

 - 백업은?  - (철산그것도 싹 다요

 

 (철산)  협력사 것까지 다 지워 버렸답니다

 

 (팀장)  미치겠네

 

 이 새끼들 얼마 달래?

 

 , 1억 주면 복구해 준다고

 

 근디 24시간 후엔 2억으로 올려 분다고  연락이 왔어요

 

 (철산)  이거 어어째요팀장님?

 

 (팀장)  돌겠네

 

 - 네가 해결해  - (철산?  [익살스러운 음악]

 

 (팀장)  너 당직 때 일어난 일이잖아  네가 책임져?

 

 - 아니요아니요팀장님아니요  - (팀장알겠지몰라몰라아씨

 

 (철산)  팀장님!

 

 [문이 철컥 여닫힌다]

 

 - (도산철산아제발  - (철산놔 봐놔 보랑께!  [익살스러운 음악]

 

 (도산)  진짜 제발!

 

 - 나 그냥 콱 죽어 불란다진짜!  - (도산아씨

 

 (철산)  내가 1억을 어디서 난대, 1억을!

 

 (도산)  잠깐만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산의 힘주는 신음]

 

 

 

 여기서 떨어져도 안 죽어  그냥 다치기만 해?

 

 (철산)  아야

 

 내가 사표 낸당께  1억 내고 사표 내란다

 

 학자금 대출도 못 갚은 놈이  1억을 어디서 난대, 1억을!

 

 [철산이 소리 지른다]  (도산)  내가 해결해 줄게?

 

 내가 해결해 줄게

 

  1억 있냐?

 

 있겠냐?

 

 (철산)  나 진짜 죽어 불란다!

 

 나 진짜 죽을란다

 

 하나!

 

 [철산의 겁먹은 탄성]

 

 [철산이 울먹인다]

 

 - 죽지도 못해  - (도산

 

 - 등신이여  - (도산죽어그냥  [익살스러운 음악]

 

 [철산이 울부짖는다]  (도산)  1억이 어디서 나, 1억이

 

 [도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 컴퓨터 계속 켜 놨었어?  - (철산

 

 [마우스 클릭음]

 

 그러면 잘하면 메모리에서  프라임 키 찾을 수도 있겠다

 

 - (철산진짜?  - (도산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철산이 코를 드르릉 곤다]

 

 (도산)  철산아

 

 철산아철산아일어나  아침이야아침이야

 

 [철산의 놀란 탄성]  아침이야

 

 (철산)  뭐여

 

 내가 지금 잤냐?

 

 이 상황에 처잤어

 

 이건 사람이 아니여

 

 짐승이여

 

 미친놈

 

 내가 메모리에서 프라임 키 찾았거든?

 

 랜섬웨어 잡았으니까  너 사표 안 내도 돼

 

 (철산)  ?

 

 [도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이 개놈의 자식 돈 한 푼도 못 받아

 

 [발랄한 음악]  [마우스 클릭음]

 

 도산아

 

 고마워

 

 [울먹이며]  진짜 고맙다도산아진짜

 

 (철산)  고마워

 

 (도산)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당당하게 출근해알았지?

 

 - (철산응  어깨 펴고

 

 - (철산어  알았지?

 

 - (철산!  - 알았지?

 

 (용산)  이철산

 

 (철산)  왔냐?

 

 - (용산이거 보태라  - (철산이게 뭐여

 

 퇴직금이랑  스쿠터 판 돈

 

 (용산)  1억은 한참 안 되는데 보탬은 될 거야

 

 (철산)  이런 미친놈

 

 너 가서 물러

 

 너 싹싹 빌고 다시 들어가  이 미친놈아

 

 - (철산…  - 됐어

 

 어차피 회사 때려치우고 싶었어

 

 내가 뭔가  회사의 부품이 된 거 같았거든

 

 - 아니…  - (용산남 대표여기 내 자리 있지?

 

 있긴 있는데

 

 방금 랜섬웨어를 잡아 버렸네?

 

 돈 안 줘도 되는데

 

 [아기 울음 효과음]

 

 미안

 

 (용산)  이 새끼야  그럼 진작에 얘길 했어야지

 

 [익살스러운 음악]  사표 수리됐다고!

 

 어떡할 거냐고!

 

 - (철산알았어내가 미안해  - (도산하지 마

 

 - (용산놔 봐!  - (도산싸우지 마

 

 [계속 아웅다웅한다]

 

 (철산)  내가 미안해  너한테 진짜로 미안해

 

 [소란스럽다]  (도산)  그만해그만!

 

 (철산)  도산이용산이

 

 일로 와 봐일로 와 봐

 

 [함께 대화한다]

 

 (철산)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대?

 

 우리가 합류하면서

 

 회사 이름에서  도산이라는 이름은 뗐잖애

 

 삼산텍으로

 

 (용산)  도산이가 난놈은 난놈이야?

 

 그 잘나가는 대기업들도  그 해커한테 수억씩 뜯겼는데

 

 - (용산그걸 막아 냈으니  긍께

 

 (철산)  도산이가 아주 그냥 비공식적으로다가  우리나라 경제를 구해 부렀다

 

 [철산의 웃음]

 

 난 도산이한테 지분 몰라면 몰 수 있어

 

 나도 도산이라면 인정

 

 근디 서달미는 안 돼

 

 좋은 사람 같던데능력 있고

 

 막말로 우리도 그 친구한테 빌붙어서  그 샌드박스 들어간 거 아니야?

 

 알제나도 사람 보는 눈은 있어야

 

 (철산)  근디 니도 알잖애

 

 서달미랑 도산이가 어떻게 엮였는지

 

 [잔잔한 음악]  편지

 

 그 편지가 언제까지 유효할까잉?

 

 (철산)  도산이가 가짜라는 걸 알믄

 

 서달미가 그때도  삼산텍에 붙어 있겄냐?

 

 100% 떠나 불지

 

 지금까진 서달미가  우리 버그를 해결해 줬겄지만

 

 [철산의 한숨]

 

 언젠가 지 스스로  버그가 안 되겄냐?

 

 [한숨]

 

 [하품]

 

 [찌뿌둥한 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이 연신 울린다]

 

 [휴대전화 조작음]

 

 [발랄한 음악]

 

 이게 다 뭐야?

 

 [달미의 한숨]

 

 한 팀장님

 

 쓸데없는 책을 고르고 있네

 

 왜요?

 

 (달미)  멘토께서 답을 안 해 주시니까

 

 책에서라도 답을 찾아야죠

 

 (지평)  답 줄게요

 

 첫 번째 질문

 

 '좋은 CEO란 뭘까요?'

 

 없어요그런 거

 

 좋은 정치인만큼이나  말 안 되는 소리입니다

 

 왜요왜 말이 안 되죠?

 

 정치나 경영은 수능이 아닙니다  정답이 없어요

 

 (지평)  근데 왜 자꾸 없는 답을 찾습니까?

 

 [잔잔한 음악]

 

 그러니까  [책을 탁 든다]

 

 답을 찾지 말고 선택을 해요

 

 무슨 선택을 하든 욕은 먹습니다

 

 그 욕먹는 걸 두려워하면  아무 결정도 못 해요

 

 결정 못 하는 대표는 자격이 없죠

 

 서달미 씨는 뭐가 되고 싶은 겁니까?

 

 좋은 사람아니면 CEO?

 

 욕심 버려요둘 다는 못 해

 

 하나만 골라요하나만

 

 [사하와 남자4가 대화한다]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진짜?  [사하의 웃음]

 

 [안내 음성]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 샘으로 연결

 

 [휴대전화 조작음]  [사하와 남자4가 계속 대화한다]

 

 [한숨]

 

 [놀란 숨소리]

 

 저거 터지겠네

 

 [휴대전화 진동음]

 

 (도산)  달미야

 

 할 말?

 

 나 지금 나왔어어디야?

 

 (도산)  이철산

 

 너 우유 건드리지 마

 

 (철산)  건드리지 마?

 

 어디 있어건드려

 

 나는 건드려

 

 치사한 놈의 새끼

 

 마시면 우짤 거여지가마시면!

 

 [펑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철산의 비명]

 

 철산아!  [익살스러운 음악]

 

 (철산)  뭐여!  [도산의 놀란 탄성]

 

 [철산의 아파하는 신음]

 

 [도산의 당황한 탄성]

 

 철산

 

 [도산의 당황한 탄성]

 

 도산아도산아

 

 (철산)  도산아나 앞이 안 보여

 

 이거 피대피야?

 

 (도산)  아니야아니야피 아니야피 아니야

 

 [철산의 아파하는 탄성]  우유야우유우유

 

 - 우웩  - (철산도산아

 

 (철산)  나 눈이 안 떠져

 

 눈멀었는갑다이거 어쩌냐

 

 (도산)  아이우유 마시지 말라니까

 

 [철산의 아파하는 탄성]

 

 [함께 비명을 지른다]

 

 철산아나 봐 봐

 

 (철산)  안 보이는디 어찌 보냐!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철산의 아파하는 탄성]  (도산)  비켜나와!

 

 - (용산왜 이래!  - (도산!

 

 (도산)  우유우유가우유가 터졌어

 

 - (도산우유!  - (용산우유우유우유?

 

 - (용산우유우유?  - 용산이 어디 있어나 니가 안 보여!

 

 - (용산뭔 소리야이게  - (철산용산아!

 

 (용산)  여기  [철산의 비명]

 

 [철산의 아파하는 탄성]  [소란스럽다]

 

 (용산)  여기여기!

 

 [소란스럽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철산이 울먹인다]

 

 [철산의 아파하는 신음]

 

 [문이 쓱 열린다]  [의사가 말한다]

 

 (간호사)  이 약은 실명을 막아 주는 게 아니라  늦춰 주는 약이거든요?

 

 (철산)  

 

 

 

 선생님

 

 저도 이대로 실명한대요?

 

 아닙니다

 

 (의사)  풀 드롭 해 주세요

 

 [울먹인다]

 

 이거 선생님겁나 짜요

 

 가만히 좀 계세요

 

 뭘 잘했다고 이렇게 울어

 

 잘했으니까 운대요?  못했으니까 울죠선생님!

 

 [경건한 음악]  전 아주 쓰레기예요  배은망덕한 개쓰레기

 

 선생님저 광명  광명 찾아야 돼요?

 

 이대로믄 친구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저한테 겁나 실망한 모습인디요

 

 저 광명 찾아야 돼요?  [의사의 난감한 신음]

 

 (의사)  알았으니까 좀 가만히 좀 계세요

 

 (철산)  가만히 있을게요

 

 너무 따가워요근디

 

 제가 친구들한테

 

 막 성질내 불고  막말하고 그랬거든요

 

 [울먹이며]  아니야사과 안 해도 돼  네 마음 다 알아

 

 (용산)  [울먹이며]  그래눈만 떠눈만

 

 (의사)  눈 떠 봐요

 

 - (철산떠도 돼요?  - (의사어때요?

 

 [떨리는 숨소리]  (의사)  여기 보여요?

 

 (철산)  보여요!

 

 [발랄한 음악]  선생님저 보여요!

 

 [철산이 울먹인다]

 

 (함께)  !

 

 이씨용산이!

 

 니가 도산이!

 

 (철산)  아야나는 니들을  못 보는 줄 알았어다시는

 

 [철산이 흐느낀다]

 

 (도산)  나 봐 봐봐 봐봐 봐

 

 눈곱이

 

 [함께 울먹인다]  (용산)  선생님얘 눈눈곱이 하얘요

 

 눈곱이 하야면 안 되잖애요!

 

 (의사)  당분간 우유 덩어리가  살짝 섞여 나올 수 있어요

 

 인공 눈물로 며칠 씻으면 없어집니다

 

 감사합니다선생님!  진짜 감사합니다!

 

 (철산)  착하게 살겠습니다!

 

 야  [철산이 울먹인다]

 

 (도산)  내가 그러게

 

 [철산의 아파하는 신음]  우유 건들지 말라 그랬잖아내가

 

 (용산)  철산아다 보여확실해?

 

 (철산)  다 보여다 보여!

 

 다 보여감사합니다선생님

 

 [익살스러운 효과음]  선생님은 진짜 신의 손이에요

 

 아이 러브 유!

 

 - (용산감사합니다  - (도산수고하셨습니다

 

 (도산)  수고하세요

 

 [훌쩍인다]

 

 (철산)  미안하다

 

 내가 니들한테 막말을 해 부렀다

 

 - (도산무슨 막말기억 안 나는데?  - (용산나도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용산)  서 대표네?

 

 (철산)  지금 회의하자는디?

 

 (달미)  도산아앞으로 내가 무슨 결정을 하든

 

 무조건 내 뜻을 밀어줘

 

 [용산의 한숨]

 

 - (철산도산아  - (도산?

 

 나는 너 믿어

 

 무조건 믿어

 

 - 그리고 서 대표는…  - (도산철산아

 

 (도산)  나 믿으면

 

 달미도 믿어 줘라

 

 아야니는 왜 말을 끝까지 안 들어서  사람 또 치사하게 만드냐

 

 믿는다고

 

 너만큼 믿고 서 대표 몰아주겄다고

 

 (철산)  그 말 할라는데 그것을  그것을 톡 잘라먹냐?

 

 - 그런 거였어?  - (철산그래

 

 (용산)  그러니까 잘해 봐

 

 (도산)  알았어버그 안 되게 잘할게

 

 버그?

 

 [밝은 음악]

 

 (용산)  너 설마 어제  우리가 한 얘기 다 들었냐?

 

 

 

 [용산의 당황한 신음]

 

 아따저 소리 소문 없는 자식

 

 - (철산일로 와  - (도산

 

 (철산)  일로 와

 

 [철산이 말한다]

 

 [용산의 힘주는 신음]

 

 [심호흡]

 

 [숨을 후 내뱉는다]

 

 주주 명부를 다시 만들어 봤어요

 

 (달미)  김용산 님이철산 님

 

 남성환 님그리고 저 포함 모두 8%

 

 그리고 남천호 님 1%

 

 그리고 최대 주주는  67%인 남도산 님입니다

 

 - (도산저기…  - 가능한 이대로 따라 줬으면 좋겠어요

 

 (달미)  그리고 회사 내에선  모두 존댓말을 사용했으면 합니다

 

 지금이야 반말이 편하겠지만

 

 이후에 직원이 늘어났는데

 

 말투나 호칭에 기준이 없으면  불편해질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계통을 지켰으면 해요

 

 - (철산좋아요  - (용산

 

 (달미)  혹시 뭐질문이나  의견 있으신 분 있습니까?

 

 잠깐

 

 왜 내 지분이 없지?

 

 (달미)  있는 버전도 있어요

 

 정사하 님 포함 모두 7%

 

 그리고 남천호 님 1%

 

 그리고 남도산 님 64%

 

 왜 버전이 두 가지야?

 

 사하 님 대답에 따라서  지분 분배가 달라지거든요

 

 정사하 님은 사내에서 존댓말을 하는  기준에 따르실 생각이 없으세요?

 

 없어

 

 그럼 죄송하지만

 

 정사하 님은 더 이상  우리랑 함께할 수 없습니다

 

 뭐여

 

 (사하)  [영어]  진짜로?

 

 [한국어]  겨우 존댓말 안 했다고?

 

 이런 횡포가 어디 있어?

 

 사무실에 나타나지도 않고

 

 업무상 전화도 무시하는 게  그게 횡포죠

 

 (달미)  전 그런 분과 함께 일할 수 없습니다

 

 [차분한 음악]

 

 [헛웃음]

 

 어떻게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어요?

 

 [밝은 음악]

 

 [철산이 당황한다]

 

 [휴대전화 조작음]

 

 (달미)  찍습니다

 

 붙으세요붙어

 

 하나셋 하면 파이팅

 

 하나

 

 (함께)  파이팅!

 

 [카메라 셔터음]

 

 있냐

 

 우리 서 대표 허술해 보였는디

 

 막 겁나 짱짱하지 않냐?

 

 - 나 아까 쫄아서 말도 못 했잖아  - (철산

 

 (사하)  회사에선 존대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 (철산죄송합니다  - (용산시정하겠습니다

 

 - (철산용산 씨미안해요  - (용산죄송합니다철산 씨

 

 (철산)  아니에요아니에요  [용산의 웃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이러면 투자자가 헷갈린다니까?

 

 (지평)  도대체 투자자가 상대해야 될  키 맨이 누굽니까?

 

 서 대표입니까남도산 씨입니까?

 

 상대할 상황이 생기면 제가 나갑니다

 

 그리고 이해관계인으로  CTO인 남도산 님도 항상 동행하고요

 

 - 둘의 의견이 갈리면?  - (도산그럴 일 없습니다

 

 (달미)  말씀하신 대로  지분을 한 사람에게 몰았기 때문에

 

 투자자가 더 들어와도  지분이 역전될 일은 없을 겁니다

 

 (지평)  내 의견을

 

 무시하겠다?

 

 아니요

 

 한 팀장님 충고대로 한 겁니다

 

 (달미)  모두를 만족시킬 답은 없잖아요  그래서

 

 선택을 한 거예요

 

 누구 하나에게는  욕먹는 결정을 하자

 

 그 누구 하나가 납니까?

 

 죄송합니다

 

 근데 결정해야 되잖아요  저는 대표니까

 

 그렇죠대표니까

 

 내일 중으로  창업 지원금 입금될 겁니다

 

 (달미)  감사합니다

 

 - (달미안 가요?  - 먼저 들어가세요

 

 저 형이랑 마저 할 얘기가 있어 가지고

 

 그럼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할 얘기라니뭡니까?

 

 [잔잔한 음악]

 

 (달미)  [웃으며]  

 

 (도산)  아까 회의할 때

 

 너 완전 딴 사람인 줄 알았어

 

 나 진짜 얼마나 떤 줄 알아?

 

 진짜 심장 터지는 줄

 

 나 아직도 두근대

 

 저기

 

 심장은 왼쪽

 

 (달미)  

 

 (도산)  근데 괜찮아?

 

 지분 없는 CEO로 시작하는 거

 

 내가 왜 지분이 없어?

 

 (달미)  7 더하기 64

 

 무려 71% CEO인데?

 

 내 지분은 너야완벽한 내 편

 

 그러니까 우린 무조건  끝까지 한 팀이어야 돼

 

 알았지?

 

 (도산)  할머니 안에 계셔?

 

 할머니?

 

 (달미)  계실걸?

 

 (지평)  할 얘기라니뭡니까?

 

 저 오늘 달미한테  사실대로 얘기할까 합니다

 

 (지평)  사실?

 

 설마 편지요?

 

 

 

 갑자기 왜?

 

 언젠간 닥칠 버그를  미리 제거하려고요

 

 오늘 할머니한테 인사드려도 될까?

 

 진짜?

 

 좋지

 

 잠깐만

 

 (달미)  1분만

 

 아니, 3분만

 

 [대문이 철컥 여닫힌다]

 

 (달미)  할머니!  [문이 탁 닫힌다]

 

 달미 왔냐저녁은?

 

 (달미)  할머니도산이 온대도산이

 

 도산이언제?

 

 - 지금  - (원덕?

 

 - 지금?  - (달미

 

 아휴아니왜 갑자기아유

 

 (달미)  할머니, 2분 남았어, 2

 

 약소하지만 선물

 

 (도산)  제가 직접 딴에이

 

 제가 직접 짠 수세미입니다

 

 이게 RGB  빛의 삼원색 수세미로

 

 , RGB는 뺄까?

 

 [도산의 놀란 숨소리]

 

 [살짝 웃으며]  들어와

 

 

 

 - (달미도산아이거 신어  - (도산

 

 할머니도산이 왔어요

 

 (원덕)  [웃으며]  그래

 

 아이고어서 와

 

 (도산)  안녕하세요남도산이라고

 

 (달미)  어때?

 

 15년 만에 보는 거지?

 

 우리 할머니 알아보겠어?

 

 할머니도산이 기억나?

 

 [잔잔한 음악]

 

 (간호사)  이 약은 실명을 막아 주는 게 아니라

 

 늦춰 주는 약이거든요  [원덕이 호응한다]

 

 (도산)  [힘주며]  여기요

 

 (원덕)  아유고마워요

 

 [도산이 흐느낀다]

 

 [어두운 효과음]

 

 (달미)  기억 안 나?

 

 ?

 

 그게

 

 [떨리는 숨소리]

 

 기억나

 

 오랜만에 뵙네요

 

 그래

 

 반갑구나

 

 도산아

 

 [차분한 음악]

 

 [무거운 음악]

 

 [천둥이 콰르릉 친다]

 

 [차분한 음악]

 

 "인재컴퍼니"

 

 [밝은 음악]  (도산)  15년 전 일 솔직히 기억 잘 안 나

 

 나는 그냥 네가

 

 그때의 나를 몰랐으면 좋겠어

 

 (도산)  팀장님혹시

 

 저 질투하세요?

 

 (달미)   6개월 버틸 수 있어요

 

  6개월 안에  반드시 성과를 내야 돼요

 

 (인재)  내가 지금 정보 줬잖아

 

 기회 앞에서 또 자기만 할래?

 

 (도산)  가자

 

 (두정)  언니처럼 원씨로 살았으면 좋았을걸

 

 닥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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