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6
[구성진 음악]
(경수) [작은 목소리로] 윈드서핑장 52호 컨테이너가
송이경 이름으로 임대되어 있긴 한데… [리드미컬한 음악]
[경이의 힘주는 신음]
찝찝할 때는 가 봐야지
(경이) 지금 우리 여기 있어 봤자 도움도 안 돼
[자동차 시동음]
없어라, 없어라, 없어라 [매미 울음]
공항에서 딱 잡았다는 연락이
(경이) 딱 오면 좋겠는데…
[툭 소리가 난다]
[흥미진진한 음악]
[이경의 어색한 웃음]
(이경) 경찰 쌤, 안녕하세요
카약 타러 오셨어요?
[이경과 경이의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이경과 경이의 힘주는 신음]
[가쁜 숨소리]
저 보러 오신 거예요?
[힘주며] 야 너 왜 공항에 안 갔어?
제 뒷조사 하세요? 왜요?
왜긴 왜야
너 문 열어 연쇄 살인범 잡아가야 되니까
여기 살인마가 있어요?
무서워
[한숨 쉬며] 너 언제까지 이럴 거야?
연기도 못하는 애가 [힘주는 신음]
[힘주며] 아, 어쩜
그렇게 자라나는 새싹을
짓밟는 말도 잘하셔
[이경과 경이의 힘겨운 신음]
(이경) 힘이 꽤 세시네요
내가 이래 봬도 경찰이었어! [힘주는 신음]
[웃음]
쌤은 제가 안 무서워요?
너 그것도 일종의 자백이다?
아…
들켰으니까 하는 수 없이 죽여야겠다
쌤 편들 다 공항에 있죠?
[경이의 힘주는 신음] [이경의 놀란 신음]
[이경의 기합] [경이의 당황한 신음]
뭐야?
씨…
[이경의 힘주는 신음]
뭐예요, 잡는다며!
(경이) 아유 아무래도 내가 불리해
너는 젊고 운동도 많이 했고
[거친 숨소리]
모르고 여기까지 왔어요?
야, 야, 잠깐 기다려
[이경의 의아한 신음] (경이) 신고 좀 하게, 응?
미쳤어요?
[이경과 경이의 힘주는 신음]
[이경의 애쓰는 신음]
[이경의 거친 숨소리]
[웃음]
[당황한 신음]
[경이의 가쁜 숨소리]
(경이) 아, 야, 야 [긴장되는 음악]
아, 야…
[가쁜 숨소리]
야, 잠깐, 내가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됐거든?
[웃음]
어, 잠깐, 그래, 잠깐…
[경이의 힘겨운 신음]
[경이의 비명]
[경이의 놀란 신음]
[이경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신음]
[옅은 신음]
[이경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비명]
[이경과 경이의 거친 숨소리]
야, 이거 경로 우대 같은 거 없니, 응?
지금 봐드리고 있잖아요 옛정을 생각해서
[비명]
(경이) 아, 아파! 아파, 아파 [이경의 짜증 섞인 신음]
[경이의 다급한 신음]
[이경의 비명]
[경이의 신음] [냄비가 잘그랑 떨어진다]
[이경의 비명] [경이의 거친 숨소리]
[이경의 아파하는 신음]
[경이의 가쁜 숨소리]
[경이의 당황한 신음]
[경이의 놀란 신음]
[경이의 가쁜 숨소리]
[이경의 비명]
[이경의 비명]
[경이의 거친 숨소리]
(이경) 씨, 오냐오냐하니까 나 실명되면 어쩌려고!
[이경의 당황한 숨소리]
뭐야?
[익살스러운 음악]
뭐야?
[이경의 짜증 섞인 신음]
[힘주는 신음]
[꿀꺽 삼킨다] (이경) 와…
[경이의 가쁜 숨소리] 경찰 쌤 진짜로 죽고 싶구나!
넌 나 못 죽여
왜요?
난 아니니까
뭔 소리야?
넌 죽어 마땅한 인간만 죽이잖아
(경이) 살아 있어 봤자 폐만 끼치는 인간
그래서 나제희도 저기 씨도 못 죽인 거고
죽기 전에 경찰 쌤이 구한 거죠
구할 시간을 준 거지
너 원래 안 그러잖아
죽이려고 했으면 완벽하게 죽이지
[경이의 가쁜 숨소리]
좀 감동
날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다니
[호응하는 숨소리]
(이경) 그럼
죽기 직전까지 팬 다음
손모가지만 잘라서 빠져나가야겠다
어디 보자, 여기 어디에… [경이의 당황한 신음]
[경이의 힘겨운 신음]
어
(경이) 어, 잠깐, 아, 안 돼 [경이의 비명]
[경이의 아파하는 신음]
아이고…
[놀라는 숨소리]
컨테이너에 저게 왜 있어?
[아파하는 신음]
[경이의 놀라는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경이의 겁먹은 숨소리]
[경이의 힘겨운 신음]
(경이) 어? 내 편 왔다, 내 편!
산타 씨, 여기, 내가 잡아 뒀어
어, 어? 빨리
[힘주는 신음]
[산타의 기겁하는 신음]
야, 저런 인간이었네 [이경의 거친 숨소리]
내가 그걸 몰랐어
[짜증 섞인 신음]
[거친 숨소리]
수작 부리고 있네
[경이의 답답한 신음]
[한숨]
[경이의 비명]
[경이의 아파하는 신음]
[음산한 효과음]
[아파하는 신음]
[경이의 힘겨운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이경) 어 아, 아, 저 좀 도와주세요
아, 왜 이제 오셨어요
그 사람 저 안에 있어요
[이경의 다급한 신음]
(경찰1) 어디? 저…
어디? 저, 저 사람?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이경의 힘주는 신음]
[보트 엔진음]
(경찰1) 강 건너에서 잡아야 될 거 같은데?
(경찰2) 어어, 저거 봐라?
왜 그랬어?
(경이) 지원 바로 불렀어야지
왜 그물 같은 거나 던지고 있었냔 말이야
[휴대전화 조작음]
(산타) [AI 보이스] 위험했어요 팔 잘릴 뻔했다고요
잘리면 잘리는 거지
일부러 놔주려고 그랬던 거 아니야?
다음부터 그러지 마
(김 부장) 갑자기 그 조사관이 의심이 들어서 가 봤답니다
아무래도 그 조사관이랑 다이렉트로 하시는 게… [용 국장이 소변을 졸졸 눈다]
[다가오는 발걸음]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어?
[속삭인다]
[문이 달칵 열린다]
(용 국장) 으이그
이제 와서 조사관이랑 다이렉트로 하겠다고 내치면, 어?
나 팀장이 내 사람이 되겠어? [물이 솨 흐른다]
기회를 줬으면 믿어도 줘야지
한 번 실수했다고 내치면 못쓰지
[수도꼭지를 탁 잠근다]
그래서 김 부장한테도
내가 계속 주고 있잖아
기회
(김 부장) 전방위적으로 파고 있습니다
고담 그 사람이 하는 사업에
좀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하고
[손을 쓱쓱 비비며] 아, 약점 잡고 털고 하는 거 나 귀찮은데
티 안 나게 확 죽여 버리는 방법은 없나?
(용 국장) 또, 또, 또
농담 진지하게 받아서 사람 이상한 사람 만든다
그 방법을 알면
우리가 이렇게
애쓰고 있겠어?
응?
[경이가 지퍼를 직 연다] [경이의 한숨]
처음부터 공항에 갈 생각이 없었던 거야
(경이) 요란하게 사람들 불러 댔던 걸
알아챘을 수도 있지
그러게 그냥
그렇게 조용히 하라고 내가 말을 했건만
[경이의 한숨]
왜 바로 나한테 말 안 했어?
뭐라고?
(경이) 뭔가 찝찝한 느낌 드니까 한강 가 봐야겠다고?
출발 전에 팀장한테는 보고했어야지!
딸랑딸랑 하느라고 정신없었던 애한테 내가 무슨
[경이의 아파하는 신음]
공항에 나타날 수도 있었잖아
아닐 수도 있었고
아, 아파!
[경이의 힘주는 신음]
나도 부상자야
[경이의 아파하는 신음]
몸 쓰는 건 사람들 있으니까 선배는 머리나 써
그러라고 부른 거야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택배 기사) 택배요!
[멀어지는 오토바이 엔진음]
[산타가 테이프를 직 뜯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잔 다르크'
(경수) 이것도 연극 대본이네요?
응? 똑같은 제본이네?
뭐랑?
K가 여기서 치우려고 했던 책들이랑
(경이) 이게 무슨 의미지?
[파리가 윙윙거린다]
[산타의 힘겨운 신음]
[드라이 샴푸를 칙칙 뿌린다]
[뚜껑을 탁 닫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산타) [AI 보이스] 제발 집에 가서 씻고 보세요
(제희) 메두사 보고 돌 된 사람이 여기 있네
[제희의 힘주는 신음]
뭐 나왔니?
아니
며칠째 사무실도 안 오길래 걱정돼서 와 봤네요
연극부라며
(제희) 연극하는 애가 대본 둔 거만큼
자연스러운 것도 없는 거 같은데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굳이 요렇게 고급으로
제본까지 해서 아지트에 둔 게
의심스러운데
'의심'
K가 다시 나타날까?
신분 탄로 난 것도 쫓기고 있다는 것도 알 텐데
나라면 그냥 숨어 있을 거 같거든
(경이) 그건 너고
어째 기분 나쁘게 들린다?
나라면…
(형사1) 구경이 씨
(경이) 양념 순살에 맥주…
여기…
(형사1) 저희 봉백에서 나왔습니다
(경이) 봉백에서 나를 왜 찾을까?
(형사1) 뭐, 오래 근무하셨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선배님께 예의 지키려고
서로 모시지 않고 저희가 직접 찾아온 거고요
[형사1이 숨을 들이켠다]
[형사1의 헛기침]
괜찮으시다면
[한숨]
내놔 봐
(형사1) 예?
(경이) 갑자기 필적 검사를 하겠다는 건
대조해 볼 뭔가 있다는 거지
내 글씨 내가 잘 아니까
종이 낭비하지 말고 직접 확인할게요
(형사1) 아, 저희 수사가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는…
(경이) 정식 수사라고 생각하면
정식 절차를 밟아서 소환부터 하든가
(형사2) 아이, 아, 저희가
자초지종을 먼저 말씀드렸어야 되는데
[경이가 뚜껑을 달그락 연다]
[다급한 신음]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힘주는 신음]
(형사2) 지역 신문 앞으로 투서가 한 장 들어왔습니다
(형사1) 자백서죠
(형사2) 기사화되기 전에 저희가 먼저 확보는 했고요
경찰 명예가 걸린 일이라
여기
[한숨]
(경이) '몇 년 전 있었던 교사 장성우의 자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장성우는 자살한 것이 아니라 살해된 것입니다'
'그 사람을 죽인 범인은 아내였던 저 구경이입니다'
'몇 년간의 죄책감을 견디다 못해 이렇게 자백…'
죄책감?
진부하네
(형사1) 본인이 쓰신 게 맞습니까?
아니요
(형사1) 남아 있던 기록물들이랑 대조해 보니까 선배님 필적이랑…
비슷해요
근데도 선배님이 쓰신 게 아니라고요?
여기 히읗 삐침
다른 거 안 보여요?
(형사2) 누가 흉내 냈다는 말씀 같은데
굳이 누가 이렇게까지
씁, 혹시 짐작 가시는 분 있으세요?
(이경) 어!
장성우 쌤 와이프분!
진작 알았으면 장례식장에라도 갔을 텐데
진짜 그럴 분으로 안 보였는데
걔를 잡아야 물어볼 수가 있을 텐데
이러고 한심하게 시간 낭비 하고 있으니
(형사1) 이거 [형사1의 헛기침]
본인이 보낸 게 맞다고 하셔도
뭐,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자백이니까
그냥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죠
너 내가 거짓말하는 거 같니?
(형사1) 불안해 보이시는데요 아까부터
기록 보니까 구경이 씨 남편 돌아가시고
맛이 갔다고 쓰여 있겠지
불안 장애, 알코올 중독
극단적 사회 기피
정신 나간 여자라서 이랬다저랬다 하니까
(경이) 자백서 썼다가 아니라고 잡아떼고
(형사1) 그런 말씀까지는 안 드렸는데요
네 눈이 그렇게 말하고 계신데요 후배님?
(형사2) 에이그
선배님께서 안 쓰셨다니까
누가 글씨체 모방해서 조작했다는
가능성 두고 저희도 수사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남편분 사망 당시의
확실한 진술은 저희도 꼭 들어야겠습니다, 선배님 [비밀스러운 음악]
이걸
노렸구나
(형사2) 그, 사건 당일에 어디서 뭐 하고 계셨죠?
증거 찾고 있었어요
[고조되는 음악]
[달그락거린다]
(형사1) 무슨 증거요?
남편을…
[가쁜 숨소리]
남편이
나쁜 사람이라는 증거
[휴대전화 진동음]
(경이) 근데
영원히 모르게 됐죠
[무거운 효과음]
(경이) 아무것도 못 찾고
학교에서 나오는데
서에서 연락이 왔어요
남편이
[경이의 힘겨운 신음] (형사2) 괜찮으세요, 선배님?
(형사1) 사망 추정 시간에 학교 바깥으로 나갔다는 건
저희도 확인을 했습니다
자, 저희가 알고 싶은 건
의심스러웠어요
누군가 자살로 위장해서 죽인 게 아닐까
(경이) 근데 남편이 목을 맨 곳은 밀실이었고
다른 누군가 있었던 흔적도 없었어요
[힘겨운 숨소리]
유서는 없었지만
동기는 확실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힘겨운 숨소리]
자기를 못 믿고 수사를 했으니까
얼마나
(경이) 그냥
당신 얘기를 듣고 싶어서 그래
나한테는 솔직하게 말해 줄 수 있잖아?
얼마나 살기가 싫었을까
[힘겨운 숨소리]
[괴로운 신음]
(형사2) 선배님!
(성우) [작은 목소리로] 쟤가 내가 말한 이경이야
경이 씨랑 닮았다던
전혀
연기 되게 못하네
[성우의 웃음]
(성우) 귀엽잖아
저 무대 세트도
다 쟤가 한 거야
[경비원의 헛구역질]
[이경의 비명]
(이경) 여기 누가 뱀에 물려 죽었어요!
여기, 여기 살려 주세요!
[비명]
[한숨]
[한숨]
[피식 웃는다]
[웃음]
[이경의 웃음]
(이경) 쉿
[풀벌레 울음] (경이) 어디 가?
병원 말고 컨테이너로
확인할 게 있어
괜찮아
안 아파, 빨리 가
와
(경이)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산타의 가쁜 숨소리] [경이의 힘주는 신음]
[스위치 조작음]
[한숨]
[경이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뱀이 문 걸로 속인 것처럼
술로 독을 가린 거야
다른 건…
[풀벌레 울음]
[책을 툭 내려놓는다]
책 한 권에 살인 하나
그렇다는 건
다음 살인 방법이 여기 있을 거야
(경이) 방법은 여기서 찾으면 돼
문제는 누구냐인 건데
[반짝이는 효과음]
아야
[경이의 힘겨운 신음]
(경이) [꿍얼대며] 아휴, 산타
아휴, 산타 씨
너 뭐 해? [경이의 귀찮은 신음]
[경이가 구시렁거린다]
"바디 워시"
[감성적인 음악]
[스위치 조작음]
[경이의 한숨]
(경이) K가 포기할 수 없는 타깃
분명히 '이 사람은 죽여야겠다'고 생각할 만한
쟤는 언제부터 있었대?
음…
바삭바삭 잘 구웠네
[새가 지저귄다]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벨 소리]
나제희
K는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야
숨어도 다음 살인을 끝낸 뒤에 숨을 거야
잡을 수 있어
[풀벌레 울음]
[후루룩 소리가 난다]
[한숨]
[한숨]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멀어지는 발걸음]
[어두운 음악]
[웃음]
됐어
"김수용 서울발 마닐라행"
(수용) 됐어!
(제희) 선배 생각엔 다음 타깃이 누구라는 거야?
[흥얼거리며] 그걸 내가 알면은
이러고 있을까
아유, 시작됐네
뭐가?
말할 때 리듬 넣는 거
그거 노화의 증거야
(제희) 할머니들이 물건 찾을 때 그러잖아, 어?
[흥얼거리며] 어디에 내가 먹으려고 놔둔 육포가 [서랍을 달그락거린다]
오데로 갔나
[흥얼거리며] 너도 나랑 마찬가지여
[서랍을 드르륵 열며] 어디 보…
[탄성]
이걸 혼자 다 먹었어?
아휴 [산타가 부스럭거린다]
이, 사람 새끼가
어떻게 그걸 혼자 다 먹냐?
(경이) 아휴, 의심도 병이다, 너
난 우리 팀원들을 존중하고 존경하고 또…
(제희) 가만있어 봐
[제희의 탄성]
'존중', '존경'?
마저 말해 봐
[경이가 숨을 들이켠다]
[한숨]
그래서 말인데
(경이) 내가 예전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제일 못 풀 거 같은 사람한테 그걸 맡겨 보라고
아, 그런 허접한 얘기를 누가 했어?
(경이) 성우 씨가
반 분위기가 잘 안 잡힐 때
제일 반장 못 할 것 같은
목소리 작고 친구 적은 애한테 반장을 맡긴다 그랬어
그럼 안 보이던 게 보인다고
선배는 못 하는 거네 못 미더운 사람 믿어 보는 거
'못 미더운 사람'
[흥얼거리며] 못 미더운 사람
(경이) 못 미더운 사람
[경수가 부스럭거린다]
저 또 이런 취급 하시는 거예요?
경수
제, 제 이름 아시네요?
우리는 K의 다음 타깃을 찾고 있지
전적으로 믿어 줄 테니까
자유롭게 의견을 펼쳐 볼 테야? 오 팀장님
[경수가 달그락거린다]
안 그래도 제가 하나 생각해 본 게 있습니다
[경이의 한숨]
[경수의 한숨]
흔히들 말하는 범인을 잡는 방법이 뭐죠?
'범인은 범행 장소에 꼭 다시 나타난다'
저기, 육포, 육포 더 없냐?
(산타) [AI 보이스] '범인이 되어서 행동하라'
정답, 하지만 우리의 K는
(경수) 지금까지의 살인자들과는 다르잖아요
K가 속에 뭐가 든 인간인지 모르니까
우리가 K가 되어 볼 수도 없고요
구경이 팀원님
지금 저를 믿고 있는 눈치가 아닌 거 같은데요?
믿습니다, 응
[한숨]
그래서 제 의견은
K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경수) K의 손발이 되었던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보자는 거예요
내가 K가 되긴 힘들어도
윤재영은 되어 볼 수 있을 거 같거든요
[경수의 한숨]
누가 나한테 나쁜 짓을 해서
내가 누구를 죽이고 싶잖아요?
저기 씨는 그런 사람이 있어?
(경수) 그런데 어느 날 어라? 연락이 오네?
그놈을 죽일 거라고
[하품]
혹은 내가 엄청 죽이고 싶었던 사람이
어떻게 어떻게 해서 죽었네?
그러면 이제 내가 선택받은 것 같고
우쭐한 기분이 들 거 같거든요?
아, 이번 팀장님은 혓바닥이 기시네
그러니까, 그러니까 요점은
이 우쭐한 기분이 든 사람이
(경수) 이걸 어떻게든
자랑을 하고 싶어 할 거란 말이에요
저라면 그래요
어디, 주변에?
(경수) 아니요, 아는 사람들한테 대놓고는 못 하니까
은근하게 자랑을 해요, 은근하게
그래서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산타가 달그락거린다]
산타, 무슨 좋은 생각?
[마우스 조작음]
(경수) '이미지 검색'
아니, 누가 정신 나갔다고 이 사진을 인터넷에 함부로 올리…
어? [의미심장한 음악]
[마우스 조작음]
있네, 그런 정신 나간 놈이
[마우스 조작음]
[경이가 산타를 탁 잡는다]
어떻게 알았어?
이거 위터에 올라왔던 거네요
[마우스 조작음]
'구린왕자'?
[마우스 조작음] (구린왕자) 유아방의 바퀴벌레
응, 그거 나
차라리 죽여
오늘 들은 말, '너 같은 쓰레기'
'한심한 새끼'
'너는 존재가 자원 낭비'
그게 전부 맞는 말 같다
[마우스 조작음] 왜 하필 나지?
기만자의 가면을 벗기고 싶다
용기를 주세요
저놈 죽이고 나도 죽게
한숨도 못 자고 다시 출근
이렇게 죽는 거 아닐까?
[무거운 음악]
[마우스 조작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자바 개발"
IT 회사 다니다 퇴사한 모양인데?
"KD피스랩"
(경수) 어, 잠깐, 잠깐, 잠깐
이 사람이에요
(경이) 응? 유명인 회사네?
[문이 쾅 열린다] (경수) [걸걸한 목소리로] 김수용이!
[벽을 탁 치며] 김수용이 어디 있어? [흥미로운 음악]
[직원들이 놀란다] 남의 인생 망쳐 놓고 어디 갔어?
(직원1) 김수용 김수용 퇴사했어요, 예?
- (경수) 뭐? 퇴사? - (직원1) 예
- 여기 없어? - (직원1) 네, 없어요!
(직원1) 어? 아이, 왜… [직원들의 겁먹은 신음]
- (경수) 내 돈 어떡해! - (직원1) 아이, 왜, 왜, 왜…
(경수) 내 돈 어떡해! [직원1의 당황한 신음]
[직원들이 당황한다]
(직원1) 119!
응? 119, 119, 괜찮아요? [직원들이 소란스럽다]
(경수) 괜, 괜찮아요
[걸걸한 목소리로] 괜찮아요!
[직원들의 놀라는 신음]
[직원들이 웅성거린다]
- (직원2) 어떡해, 어떡해 - (직원3) 어, 어떡해
- (직원2) 119, 119 - (직원3) 빨리 전화해 봐
- (직원3) 아프겠다 - (직원4) [놀라며] 어떡해
[직원들이 웅성거린다] (경이) [작은 목소리로] 의심스러운데?
[긴장되는 음악]
[경이가 숨을 들이켠다]
[경이의 한숨]
(경이) 아이고, 화목해라
[무거운 효과음] [카메라 셔터음]
(직원5) 예, 웃어 주세요
(담) 긴장 풀어
[담의 웃음] (직원5)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힘겨운 신음]
(직원6) 수용 씨, 빨리 와요 [수용의 가쁜 숨소리]
아, 예 [힘겨운 신음]
[담의 웃음]
(직원7) 자, 찍겠습니다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무거운 효과음]
(담) 수용아 앞으로 잘해 보자, 응?
우리 수용이!
[담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직원8) 저기요
방제 나오셨나요?
(경이) 아, 예
(직원8) 지하에
바퀴벌레 있어요
(경이) 아, 예
바로 봐 드릴게요, 예
[직원9의 한숨]
(직원9) 저희도 연락 두절이에요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 하고 날아서 골치였어요
(직원10) 걔
또 문제 일으킬 줄 알았어, 씨
[경수의 힘주는 신음]
근데 제 돈을 한두 푼 빌려 간 게 아닌데, 이게
(경수) 아…
[경수의 한숨]
근데 그 자식 여기서도 사고 쳤나요?
(직원9) 솔직히 남 욕하는 거 같아서 그렇긴 한데
걔가 초반에 회사 비품 중고로 팔아서
한몫 챙기다 걸렸거든요
저희 대표님이 워낙 대인배셔서
솔직히 잘라도 되는 거를
어떻게든 사람 만든다고
진짜 애 많이 쓰셨습니다
(경수) 음, 진짜요?
(직원10) 그때 그 사진 있지 않나?
- (직원9) 아, 맞다, 사진 있네 - (직원10) 어, 어, 어
(직원9) 보시면
대충 김수용 어떤 인간인지 각 나오실 겁니다
[흥미로운 음악]
(담) 제 마음이 아픈 건 하나예요
수용 씨의 행동이 정의롭지 못했다는 거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잖아요
김수용 씨가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니까
지난날은 잊고
다시 같이 으쌰으쌰 합시다
(수용)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사람들의 박수]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직원10) 그래, 수용 씨
그, 앞으로 잘해!
대표님 같은 분 또 없다
(직원9) [웃으며] 아, 이거 웃긴다
사진 찍어 놔야지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담) 수용 씨가 미안한 만큼
그 마음을 우리 구성원들한테 보여 주는 거예요
(수용) 예?
맞죠?
[스위치 조작음]
[수용의 한숨]
(경이) 바퀴라는 게
우리 눈에 한 마리 보이면
실제로는 2천 마리가 넘는 거거든요
'2천'?
[직원8의 놀라는 숨소리]
(직원8) 어, 어, 어! 저기, 저기요
[휴대전화 알림음]
[직원8의 거친 숨소리]
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달려가는 발걸음]
(경이) 맹물이야, 맹물, 안 죽어
그래서, 이 방에서 뭐 하는 거니?
[경이의 한숨]
[의아한 신음]
뭐라고 쓰여 있는 거야?
'차라리'
'죽여'?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약 먹을 시간이다
약, 약이요?
[직원9가 살짝 웃는다]
(직원9) 생큐 [익살스러운 음악]
(직원8) 감사합니다
(직원10) 대표님이 주신 숙제는 다 하고 나오신 겨?
[직원8의 웃음]
(직원9) 저희 대표님이 배합하신 영양제인데
이렇게 직원들 생각해 주십니다
아, 예, 진짜요? 예
[경수가 살짝 웃는다]
(직원11) 이거 김수용 씨가 놔두고 간 건데
이거라도 가져가서 팔 거 있으면 파세요
돈 되는 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영상 속 담) 저희 의뢰인은 불법 촬영의 피해자임에도
억울하게 살인자라는 누명까지 뒤집어써야 했습니다
저는 인터넷에 업로드되고 있는 피해 영상들을 삭제하고
피해자들이 일상을 찾을 수 있도록
성심껏 돕겠습니다
[경이의 한숨]
(경이) 눈빛이 달라졌네 [차 문이 탁 닫힌다]
(제희) 김수용은 해외 나간 거 맞더라
이것도 알리바이 만들어 준 거겠지?
아이, 근데 회사 분위기 보니까
직원들이 단체로 괴롭힌 거 같던데요
K 타깃은 그럼 직원 중의 한 사람인 건가?
고담 자리에서 직원들 모니터가 다 보이더라?
(경이) 창문도 없는 방에 사람 밀어 넣은 것도
대표 의중이 과연 없었을까…
직접 가서 물어보자
- 고담한테? - (경이) 응
(제희) 어
여기 단서가 될 만한 게…
당연히 없지
[달그락 소리가 난다]
(경수) 스케줄러도 하나 없네
[제희의 못마땅한 숨소리]
넌 어째 살아 있는 거랑 죽어 있는 걸 구분도 못 하냐
[경이의 못마땅한 신음]
[잘그랑 소리가 난다]
[금속 탐지기 알림음]
[제희의 한숨]
(경이) 내 몸뚱어리 같은 건데
[금속 탐지기 알림음]
[제희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한숨]
이 깡통 하나 갖고 그, 그냥, 아유
[경이의 못마땅한 신음]
[USB 연결음]
뭐야, 이게? 뭐 이런 걸 뒀대?
(경수) 빈 깡통이구먼
[노트북 작동음]
응, 응, 시동 디스크? 알지, 알지, 뭔지 알지, 줘 봐
뭐야, 이게?
"파일 업로드 중"
(남자1) [놀라며] 아이씨
봤나?
(담) 아휴, 죄송합니다
직접 나가서 인사드렸어야 되는데 [담의 웃음]
미애 양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걔가 뭐라던데요?
아주 고마우신 분이라고
(담) 저도 이 기회에 감사하다는 말 드리네요
(제희) 뭐, 회사 운영에 변호에
출마 준비도 하느라 바쁘실 텐데 갑자기 찾아왔네요
출마는요, 무슨
말씀대로 일이 너무 바빠서
그런 건 생각할 겨를도 없네요 [담의 웃음]
그래도 이렇게 좋은 일 하시는 분이
(제희) 나서 주시기를 다들 바라던데
[봉투를 부스럭 집어 든다] [힘주는 신음]
이거 드세요, 달짝달짝 시원합니다
(담) 아이고, 안 사 오셔도 되는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거네요 [웃음]
[담이 뚜껑을 달그락 연다]
[뚜껑을 탁 내려놓으며] 씁, 아, 그래서
어쩐 일로 오셨는지…
(제희) 어, 저희 피보험자 중에
오래 고통을 당했다는 분이 계신데
보험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변호사님은 잘 아실 거 같아서요
어, 그 피해자분이
소송이나 고발 준비하시나요?
어, 법적인 것보다는
(제희) 응징이나 복수를 바라고 있는 거 같아요
(담) 아, 그런 쪽이라면 제가 도와드리기 힘들겠습니다
아, 저희가 궁금한 건 그 전에
이 피해자라는 사람이
(경이) 진짜 피해를 입은 건지
정말로 고통스러운 건지 의심스러워서요
증거가 없거든요
고통은 자기 자신만 느낄 수 있는 거잖아요
제삼자가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할 수는 없는 거죠
(담) 피해자의 고통에 겨워 뱉는 그 비명이
진짜 증거 아니겠어요?
[담이 살짝 웃는다]
사람을 잘 믿으시나 봐요
뒤통수 많이 맞고 삽니다
[담의 호탕한 웃음]
[경이가 뚜껑을 달그락 연다]
[경이가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음료를 탁 내려놓으며] 아, 그럼
저도 변호사님 믿고 말씀드려 볼게요
(경이) 젊은 친구인데
회사 상사한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대요
다 큰 성인을 책상 위에 몇 시간씩 서 있게 하고 [의미심장한 음악]
분위기를 몰아서
직원들이 왕따시키고 때리고 하는 걸
당연하게 만들고
[숨을 들이켠다]
저도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이라 참 안타깝습니다
다들 성인들인데도 보면 꼭
애들처럼 누구 하나 은근히 괴롭히고
(담) 따돌리는 경우가 생겨요
다 큰 성인들한테 제가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웃음]
그럴수록 회사에서 해당 직원에게는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 주고
다 같이는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죠
저희가 이 친구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고민하는 신음]
우선 그 당시의 기록들
씁, 일기랄지, 문자 메시지
아, 진단서가 있으면 더 좋습니다
그럴 정신이 없었던 것 같은데
한번 알아볼게요
아, 그리고
[한숨]
업무용 아니고 개인 연락처인데요
(담) 제가 꼭 돕고 싶으니까 연락 달라고 해 주세요
아, 비용 생각은 안 하셔도 된다고 전해 주시고요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
제 귀에는 들리거든요
그 친구 비명 소리가
(제희) 봤어?
뒤축 닳은 구두에 시계도 명품 아니고 보세 [의미심장한 음악]
[헛웃음 치며] 너무 완벽한 캐릭터긴 하네
저런 사람이 출마하면 골치 아프겠다
김수용 괴롭힌 건 직원들이 한 일 같은데
이제 어쩔 거야? 다른 직원들 파 볼 거야?
- 5, 4 - (제희) 선배
3, 2, 1
(제희) 안 타?
(경이) 놓고 갈게요
[긴장되는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담이 숨을 후 내뱉는다]
(담) 어? 무슨 일이시죠?
[담의 의아한 신음]
[중얼거린다]
아니, 뭘 떨어뜨리셨는데요?
[힘주는 신음]
아…
[어색한 웃음]
[살짝 웃는다]
(경이) 평소엔 절대로 드러내지 않을 거야
아무리 열받아도 바로 표출하는 게 아니라
(담) 들어가세요
[거친 숨소리]
김수용
김수용, 이 개같은 새끼가, 이씨
[문이 탁 닫힌다] [거친 숨소리]
(담) 김수용
네가…
네가 나한테 개기려고 했어? 어?
네가 나한테? 어?
네가?
[힘주며] 네가, 네가, 네가, 네가
네가!
[씩씩거린다] 네가 나한테 개기려 그랬어, 수용아?
[힘주는 신음]
(남자1) 오,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
(경수) 아이, 고담이랑 무슨 일 있으셨어요?
김수용 수배 들어갔대요
[제희의 헛웃음]
(제희) 대단한 사람이네
(경이) 그거는?
(경수) 아, 이게 시동 디스크였는데요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이게
자동 업로드 프로그램이 돌아가면서
파일 수백 개가
동시에 이제 미로넷에 올라가게 세팅되어 있었어요
전문적이던데요?
무슨 파일들인데?
(경수) 음…
그, 뭐라고 설명해야 되나
일단 뭐, 저는 절대 본 적이 없는 뭐, 그런…
(제희) 아휴, 뭐야
김수용이 미로넷에서 부업이라도 했다는 거야?
[한숨]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쟤 저기서 뭐 하는 거냐?
[남자1의 놀란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뭐야? 어디 갔어?
[남자1의 놀란 숨소리] (경수) [걸걸한 목소리로] 여기 있지
(남자1) [놀라며] 깜짝이야!
왜 우리를 훔쳐보고 있었어?
누가 시켰어!
(남자1) 저 민주 시민입니다 민주 시민
아, 경찰 불러 주세요, 경찰
경찰 없어요? 경찰?
[일본어] 안 돼!
[남자1의 놀란 신음]
[경수가 풀썩 넘어진다] [한국어] '미스터리에 미친남' 샘시 님?
어? 구독자세요?
오, 샘시 님! [BJ의 놀라는 탄성]
[경이의 흥분한 탄성]
(경이) 샘시 님… [경이와 BJ의 웃음]
아유, 저, 샘시 님
[경이의 반가운 신음]
[BJ와 경이의 웃음]
(제희) 우리 얼굴 나온 거 지우세요, 좋은 말로 할 때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샘시 님, 사인
여러분들이 고담의 수하가 아니라는 거는
(BJ) 구독자님이니까 제가 믿어 드리는 겁니다
네, 네
[경이가 숨을 들이켠다]
(경이) 그래서
왜 '미미남' 채널이
고담 변호사 사무실로 온 건가요?
다음 아이템?
'미미남'
(BJ) 이게 아주 민감한 사안입니다, 지금
다들 각서 한 번씩 해 주세요 [카메라 조작음]
누설 안 합니다
(경수) 안 할게요
이게 지금 뭐 하는…
제가 보증할게요
정의로운 인권 변호사 고담이
(BJ) 사실은 전혀 다른 얼굴을 숨기고 있었다면 [흥미로운 음악]
여러분들은 믿으시겠습니까?
오!
대박
어, 어, 어떤 얼굴인데요?
최초 공개
[카메라를 달그락거린다]
[카메라 조작음]
지난 5개월간
고담을 집중 추적 해 온 결과
이 '미미남'이 세계 최초로
(BJ) 고담이 외계인과 통신하는 과정을
촬영해 냈습니다
(경수) [헛기침하며] 에이씨… [제희의 한숨]
(제희) 갑니다
(경수) [갈라진 목소리로] 팀장님, 같이 가요 [차 문이 드르륵 열린다]
팀장님, 같이 가요!
(경이) 진실을 찾는 자는
사막의 늑대처럼 언제나 외로운 법
그 영상 한번 볼 수 있을까요?
[호응하는 신음]
[키보드를 탁 누른다]
고담이 주변을 워낙 철저하게 경계를 하는 바람에
(영상 속 BJ) 저희도 겨우겨우 포착해 냈습니다
고담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는데요
그 통화 내용을 들어 보시면
충격을 금치 못할 내용입니다
(경수) 뭐야, 뭐야, 뭔데요?
[새가 지저귄다]
(담) 캐샘퍼서스스 여셩사상
빠살리시 메세이신에세 거설어서
(영상 속 BJ) 들으셨습니까?
[BJ가 키보드를 탁 누른다]
(담) 캐샘퍼서스스 여셩사상 [늘어지는 효과음]
빠살리시 메세이신에세 거설어서
뭐, '여셩사상'?
[영상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경이) 캠퍼, '캐샘퍼서스스'…
[경이가 중얼거린다]
'캐샘퍼서스스 여셩사상 빠살리시 메세이신에세 거설어서'
캠퍼스 영상 빨리 메인에 걸어
(BJ) 어? 어떻게 아셨어요?
[놀라며] 설마
도깨비 말이잖아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안 해 봤어요?
저 그때는 친구가 없었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산타) [AI 보이스] '캠퍼스 영상 빨리 메인에 걸어'
그래서 그게 뭐죠?
캠퍼스 영상이면은
그거네요, 그, 윤미애 영상
그거 때문에 사람까지 죽었다고 완전 대박 났잖아요
그건 고담이 피스랩에서 다 지웠다고 했는… [흥미로운 음악]
남아 있었구나
(BJ) 그게 지운다고 지워도
미로넷에 계속 올라와요
응, 지금도 메인에 있잖아요
"미로넷"
김수용이 업로드하던 파일이랑 같네
(경수) 예?
피스랩에서 미애 동영상을 업로드했다고요?
고담은 윤미애 돕고 있잖아요
그리고 뒤에서 다시 업로드를 했던 거야
자기 회사인 피스랩을 통해서
아니, 미로넷이라고 해야 되나?
[휴대전화 조작음]
(산타) [AI 보이스] 돈 때문에 이런 짓을 한다고요?
[폭발 효과음]
(제희) 외계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새끼 아닌 건 맞네
충격
쇼크
(BJ와 경이) 대혼란
[BJ의 웃음]
- (경이) 샘시 님 - (BJ) 네
미리 죄송합니다
왜요?
[경이의 한숨]
[BJ의 놀라는 신음]
[BJ의 놀란 신음]
[꿀꺽 삼킨다]
다른 아이템 알아보세요
[새가 지저귄다]
[화살이 탕 튕긴다]
조심하세요 잘못 다루면 손에 구멍 나요
[화살이 퓽 날아간다]
[용 국장의 힘주는 신음]
에이…
- (용 국장) 야, 김 부장! - (김 부장) 네
(용 국장) 야, 이 새 핸드크림 이거 흡수력 별로다
이거 총하고 완전 다르네
이런 취미는 언제 배웠어요?
(제희) 어릴 때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어요
(용 국장) 어
나 팀장 어머니가 집안 다 말아먹기 전에?
[용 국장의 탄성]
(제희) K의 다음 타깃을 알아냈어요
누군데?
같이 가실래요?
(제희) K 잡으면 어떻게 하실 건지 아직 대답 안 하셨어요
(용 국장) 어? 일단
잡고 얘기하기로 한 거 아닌가?
(제희) K 잡는 거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
(용 국장) 아니
무서운 살인자가 사람들을 막 죽이고 다니는데
누군가는 잡아야지, 그걸
(제희) 목숨 내놓고 있는 건 저니까
저한테 어느 정도 솔직해 주시면 좋겠는데
나 팀장 아직 내 사람 아니잖아
뭐, 자기 입은 내가 어떻게 믿는다고 쳐도
나머지들 하나하나를 어떻게 믿어?
내가 어떻게 할 건지 막 가르쳐 주면은, 응?
그 팀에서 막 말 튀어나오고 그럴 건데
아휴, 난 생각만 해도 귀 아프다
아, 이렇게 민주주의가 피곤해
그렇지?
아랫사람은 믿는 게 아니라 컨트롤하는 거죠
응, '컨트롤'
어떻게?
(제희) 하나는 겁이 많아서
정작 위기 상황에서는 힘을 못 써요
겁만 주면 쭈그러들 거고
다른 하나는
암기력만 좋지 앞일 내다보는 능력이 없어서
단서가 있어도 그걸 갖고 결론을 못 내려요
적당히 헷갈리게만 하면 되고
구경이 선배는…
방에서 끌어낸 게 저니까요
필요하면 다시 방에 처박히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거 보니까
자기 나한테 바라는 거 있다 그렇지?
허성태 의원님 청와대 들어갈 때 옆에 서 있으려고요
(용 국장) 야, 김 부장!
[김 부장의 놀란 탄성]
야, 이씨…
야, 김 부장! 야!
[용 국장의 놀란 신음]
[용 국장의 놀란 숨소리]
(김 부장) 아, 아이고 죄송합니다!
저, 그냥 만져만 본다는 게
[활을 툭 놓으며] 아이고 안 맞으셨죠?
(용 국장) K는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잖아
경찰이든 누구든
K나 K가 벌인 사건은 없던 일이 돼야지
그래서?
고담이에요, K 다음 타깃
[경수가 숨을 들이켠다]
제가 맛있게 먹는 법 알려 드릴게요
(경수) 일단 상추랑 깻잎을 한 장씩 올리고
깻잎은 요 뒤쪽이 위로
[젓가락을 잘그랑 집어 든다] 그리고 마늘 하나 올리고
그다음에 요 고기를…
[경이가 달그락거린다] 누가 쫓아와요?
[경이가 숟가락을 탁 놓는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시원한 숨소리]
(산타) [AI 보이스] 근데 진짜 K가
고담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으면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낫지 않나요?
경찰에 신고해도 처벌도 제대로 안 받을 거예요
(경수) 아하, 진짜 돌 빨았나, 진짜
나랑 팀장님이랑 그 K 때문에 죽을 뻔했는데
그 말은 좀 아니지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산타) [AI 보이스] 그 새끼가 너무 나쁘잖아요
그, 그 새끼?
(경수) 어, 그거는 맞는데
[경수가 젓가락을 탁 집는다]
[한숨 쉬며] 내가 죽이고 싶다, 그냥, 아휴, 씨
네가 죽여, 그러면
(경수) 근데 또 제가 그럴 용기는 없어 가지고
넌 사람 죽이는 데 필요한 게 용기라고 생각하니?
(경이) 사람 죽일 때 필요한 필수 요소는 따로 있어
나라고 죽이고 싶은 놈 하나 없었는 줄 알아?
근데 나한테는 그 필수 요소가 없더라고
그게 뭔데요?
멍청함과 오만함
사람 죽이려면 그 두 개가 필요한데
나한테는 없는 거지
[경이의 아파하는 신음]
(사장) 언니야!
응? 고기 다 뽈세 타 분께
그, 폼만 재덜 말고 언능언능 뒤집어야잉!
- 저기요 - (사장) 왜요?
3인분 추가요
(사장) 생큐
(경수) 아, 팀장님 왜 이제 오셨어요
(제희) 김수용 씨 귀국 날짜가 일주일 뒤야
김수용이 알리바이가 확실할 때
고담을 죽이려고 할 거니까
(경수) 그럼 한 일주일 남았네요
[한숨]
쩝, 촉박하네
[젓가락을 잘그랑거리며] 걔도 우리도
[경이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경이) 그건 됐어?
말 잘해 놨어
이게 경수 씨가 그렇게 먹자고 졸랐던 거지?
일단 색깔은 합격이고
맛있게들 먹어 둬라
내일부터는 빡세진다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경이) 어? 어휴
[경이의 힘주는 신음]
왜 부르신 거예요? [경이의 가쁜 숨소리]
(경이) 어
[한숨 쉬며] 어디 있어
어, 여기
저 변호사 있어요
아, 바꿔, 일단
이 사람 믿을 만한 사람이래
왜요?
고담 변호사님한테 무슨 문제 있어요?
아, 그 사람
알고 보니까 되게 나쁜 놈이야
저도 좋은 사람은 아닌데…
아휴, 말 좀 들어
내일 아침 전화 올 거니까 상담이라도 받아 보고
비용은 신경 쓰지 마 [힘주는 신음]
[경이의 힘주는 신음]
(미애) 어?
연탄불고기 드셨어요?
어, 어, 어, 어, 어
[경이의 찌뿌둥한 신음]
[잔잔한 음악] 일주일 만에 밖에 나와서 맡는 게
연탄불고기 냄새인 것도 나쁘진 않네요
거기 배달돼, 꿀돼지 이모집
[피식 웃는다]
[건욱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건욱의 시원한 신음] (대호) 욱아
(건욱) 응?
아…
내가 잘 때 코 고나? 씁
아, 그거 내가 고칠라고 하는데 [건욱이 코를 훌쩍인다]
왜, 뭔데?
매일 아침마다 너 데리러 오는 거 귀찮다
집도 너무 멀고
(건욱) 혼자 가라
내 원래 오던 대로 지하철 타고 올게
같이 출근하는 거 어떠냐? 안 귀찮게
(건욱) 어?
(대호) 살자고, 같이
너랑 나랑 다롱이랑
어째 싫은 표정이네?
(건욱) 아니, 아니, 놀라 갖고
내한테 이런 일이 생겨도 되나 싶어서
(대호) 네가 어때서?
와? 나 몰래 나쁜 짓 많이 했드나?
(보안 직원) 굿 모닝, 안 올라가?
(대호) 예, 갑니다!
천천히 생각해
지금 바로 대답해 달라는 거 아니니까
가자
(건욱) 대호야!
좋다
같이 살자, 우리
[의미심장한 음악]
[키보드를 탁 누른다]
[건욱이 코를 훌쩍인다]
[건욱이 키보드를 탁탁 누른다]
[풀벌레 울음]
[남자들의 웃음]
[남자들이 대화한다]
[남자들의 웃음]
[무거운 음악]
(남자2) 맞네, 맞네, 여자 맞네
(남자3) 냄새가 좀 구린데
(남자2) 냄새는 네가 더 구려 야, 이씨 [남자들의 웃음]
가만있어 봐, 야
저기, 저, 아가씨!
거, 우리랑 술 한잔할래요? 예? 응?
아, 그럼 밥 어때요, 밥?
오빠들이 술이랑 밥이랑 다 살게
괜찮지? [남자들의 웃음]
[남자들이 대화한다]
[남자들의 웃음]
(건욱) 에헤! 거, 갈 길 가시지
(건욱과 남자2) - 선생님, 술들 자셨지요, 예? - 예?
(건욱) 마, 갈 길 가이소
[버럭 하며] 어? [남자2의 놀라는 신음]
어허이, 어이, 어이! [남자들의 당황한 신음]
(남자2) 아이, 가만있어, 어, 어!
나 구하러 온 줄 알았더니 쟤들 구하러 온 거였어?
내가 뭐라꼬 니를 구하노?
[돌을 툭 놓으며] 알긴 아네
(건욱) 니 꼬라지 가관이네
어디 가는데? 병원부터 가자
[차분한 음악]
(이경) 생각보다 네가 너무 늦었어
그렇게 빨리 안 올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늦게 찾을 줄은 또 몰랐네
(건욱) 눈알 진 빠지게 보고 겨우 찾아왔더니마는
(이경) 할 일 해야지, 이제
시간이 그렇게 여유롭지가 않아요
(건욱) 그 꼴로 움직인다고?
이거 나 주려고 사 온 거지?
[봉투를 부스럭거린다]
[부스럭거린다]
(건욱) 그래, 고맙다
감사하다, 아주 [건욱이 캔을 칙 딴다]
[콜록거린다]
천천히 묵어라, 체한다
[다가오는 발걸음]
[흥미로운 음악]
[이경의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건욱의 탄성]
(건욱) 쌔빠지게 모았네
이거 뭐, 뭐, 나 먹고 죽으라고?
[이경이 피식 웃는다]
너 말고 누구라도 죽지
(건욱) 산 거가?
아니, 홍천 비닐하우스 때 그 사람이 갖다줬어
[건욱의 호응하는 신음] (이경) 자기 오빠 죽여 줘서 고맙다고
[비밀스러운 음악] 자기가 뭐 할 거 없냐고 계속 어필했거든
[병을 달그락 놓으며] 그래서
[박스를 탁 친다]
이번에 한번 써 줬다
[탄성]
네가 죽여도 된다 그랬잖아
자기 여동생 인생 망친 그런 나쁜 놈은 죽어도 싸다고
그 새끼는 죽일 만했지
[이경의 웃음]
역시 넌 이해한다니까
[이경의 힘주는 신음] (건욱) 아…
[이경의 한숨]
(이경) 죽일 놈은 너무 많은데
내 몸이 하나네
(건욱) 고담 거 할 생각이면은
이번에는 진짜 완벽하게 해야 된데이
그 여자가 여기도 붙었다
어?
(건욱) 그러니까 진짜 완벽하게 해야 된다고!
(이경) 아…
이모도 미국 보내 놨겠다
이 쓰레기만 딱 치우고 뜨려니까
이게 또 재밌어지네?
[함께 웃는다]
완벽하게 한번 해 보자!
- 가 보자! - (건욱) 가자!
[건욱의 힘주는 신음]
[비밀스러운 음악]
[복합기 알림음]
[복합기 작동음]
[종이를 부스럭 구긴다]
[긴장되는 효과음]
[리드미컬한 음악]
널 어떻게 죽일까?
(제희) 모레 고담 회사에서 제작한 로봇 시연회가 있습니다
K도 여길 노릴 거고요
(이경) 불바다까지는 그냥 몸풀기였고
이게 진짜라는 거
그 사람을 죽게 놔둘 수는 없잖아
(경이) 막아야죠
K의 공격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언제 어디서 올지 알 수가 없는
(용 국장) 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해?
(경이) 자기만 볼 수 있는 눈을 심겠지
그게 또 빈틈이 될 거고
(건욱) 그것도 계속 쓰면 들킨다 완벽하게 해야지
(용 국장) 행사는 그대로 진행할 거고
K는 어떻게든 그 사람을 죽이려 들 거고
(경이) 정정연 씨랑 저희는 바라는 게 같아요
내일 행사에서 아무도 안 죽고 안 다치는 거
(경이) 저거다! 전쟁터로 나가는 잔 다르크
이 미끼는 물 수밖에 없어
K가 지켜야 되는 유일한 거니까
.구경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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