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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오 로맨스 2

(감독레디

 

액션!

 

[첨벙빠지는 소리]

 

[비장한 음악]

 

수고했어

 

[박수 소리]

 

[멈칫하는 발소리와 첨벙올라오는 소리]

 

어우

 

[힘들어하며 헉헉대는 소리]

 

[잔잔한 음악] ♪ '가리워진 길' ♪

 

[힘들어하는 소리]

 

수고하셨습니다

 

[절뚝이며 걷는 소리]

 

아파

 

 

[한숨 쉰다]

 

[풀 밟고 오는 소리]

 

(그림왜 이래요?

 

집까지 데려다주면 돼요?

 

라디오계한테 드라마계가 은혜 갚는 거니까

 

이걸로 퉁칩시다

 

그리고 이대로 가서 내일부터 나 따라다니지 말고

 

- (수호? - 

 

라디오 같은 거 평생 안 할 거니까

 

됐어요기어서라도 혼자 갈게요

 

[성큼성큼 걷는 발소리]

 

(그림) [당황하면서

 

뭐야내려놔요!

 

[그림소리 지른다 차 리모컨 작동음]

 

(그림내려놓으라고!

 

[경쾌한 음악]

 

[안전벨트 매는 소리]

 

아니지수호 씨 내가 그렇게 싫어요?

 

(그림왜요?

 

아니면 라디오가 그렇게 싫어요왜요?

 

아니 대체 뭐가 그렇게 싫은대?

 

내가 그걸 그쪽한테 왜 말해줘야 되죠?

 

 4년 전 자선 파티에서도

 

일부러 발 걸었지그렇지?

 

내가 모를 줄 알아입만 열면 사람 열 뻗치게 하고

 

(그림나만 보면 시비고

 

내가 지수호 씨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냐?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안전벨트 끌어서 매는 소리]

 

[차 문 닫히고 손으로 치는 소리]

 

[기가 막힌다는 듯이

 

아니어딜 가는데?

 

내려주라고요 나 병원 안 간다고요

 

이 와중에도 씹냐

 

[한숨 쉰다]

 

아니

 

여기 우리집인 줄 어떻게 알았...

 

여기 우리 집인지 어떻게 알았어요?

 

내려요 - 아니어떻게 알았냐고요?

 

또 안아서 내려줘요?

 

이제 나한테 안기고 싶어서 이렇게 버티는 거예요?

 

[어이없다는 듯이

 

[차 문 열리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부릉차 출발하는 소리]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소리]

 

[정차하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김 실장지수호

 

너 촬영장에서 그냥 막 그렇게 사라지면 어쩌자는 건데?

 

이후 스케줄 어떡하라고?

 

(김 실장적어도 나한테 말은 하고 움직였어야지인마

 

2시간이 아니라 2분만 너 안 보여도

 

우리한테 실종이야

 

[철컥문 열리는 소리]

 

[슬리퍼 질질 끄는 소리]

 

[문 달칵 닫힌다]

 

[멈추고 물 따르는 소리]

 

너 혹시 촬영장 그 여자 데려다주고 온 거니?

 

그만 가세요

 

, CF 촬영은 일단 내가 알아서 처리했는데

 

(김 실장근데 너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수호김 실장님

 

제가 웃으면서 '가세요했잖아요

 

[딩동초인종 소리]

 

[성큼성큼 나가는 발소리]

 

- (김 실장뭐야이거? - (제이슨문 열죠?

 

지수호 씨

 

(김 실장이거 뭐야?

 

요즘 팬들 따라 붙었어?

 

(제이슨이거 안 열면 나 여기서

 

깽판 치고 막 그럴 수도 있는 거 알죠지수호 씨?

 

(김 실장어떤 놈이야이거?

 

내가 처리할게

 

[문 여는 소리]

 

[드르륵 문 여는 소리]

 

가시라니까

 

[제이슨 휘파람 소리와 달칵 문 여는 소리]

 

[트렁크 끄는 소리와 제이슨 휘파람 소리]

 

뭡니까그쪽?

 

나 지수호 씨 매니저

 

[성큼성큼 발소리]

 

(제이슨실례합니다

 

[덜컹덜컹트렁크 끄는 소리]

 

[슬리퍼 떨어트리고 드르륵 문 여는 소리]

 

[신발 신고 덜컹덜컹 트렁크 끄는 소리]

 

나 네 매니저 할까 봐

 

이 짐들은 다 뭔데?

 

여기서 살려고

 

(제이슨...

 

의대 수석으로 입학해서 수석으로 졸업했다

 

지수호 씨그거 아시나?

 

네가 치료도 안 받고

 

상담도 안 오고 약만 처방해달라고 말도 더럽게 안 듣고 그래서...

 

그래서?

 

내가 24시간 너 따라다니려고

 

완전히 잘못 걸렸어

 

(제이슨배고프다뭐 없냐?

 

[멀어지는 발소리]

 

[한숨 쉰다]

 

[발랄한 음악]

 

(수호재미있을 것 같네요

 

라디오 하면 작가랑 호텔도 오고

 

전 작가랑은 한 번도 안 와봐서요

 

어후

 

근데 왜 이렇게 자꾸 설쳐대죠?

 

?

 

왜 이렇게 자꾸...

 

내 앞에서 깔짝깔짝대냐고?

 

[기가 막히다는 한숨]

 

지수호

 

[한숨 쉰다]

 

(주하송그림?

 

 

라디오 개편에 들어갈 디제이로

 

수호를 캐스팅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촬영장 내내 쫓아다니고

 

어제 CF 촬영 펑크도 그 여자를 데려다주느라..

 

(주하결론만요

 

수호 생각은요?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아예 관심이 없는 것 같지는

 

수호가 휴대폰도 없고 매니저도 따로 안 둬서

 

(주하김 실장님 붙여놓은 건데...

 

이렇게 매번언제나

 

실망스러운 일을 만드시네요

 

[문자 수신음]

 

우선 나가봐요

 

 

[멀어지는 발소리]

 

[문 여닫는 소리]

 

(태리대표님!

 

저번에 말씀드렸던 지수호 씨와의 계역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제가 지금 기자분들이랑 같이 있는데 입이 간질간질해서요

 

[위잉드라이기 소리]]

 

 

(직원죄송합니다어떡해죄송합니다

 

뭐야?

 

아니

 

나 몇 년 전부터 쭉 최 선생님한테만 케어받았었는데

 

왜 이런 초짜가 내 머리를 만지고 있는 건지

 

누가 설명 좀?

 

다시 제대로 해드리겠습니다

 

!

 

내 머리 네가 그만 만지고

 

최 선생님 불러오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도란도란 얘기 소리]

 

[또각또각사람들 걸어가는 소리]

 

(최 선생어머태리 씨

 

5시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

 

[또각또각멀어지는 발소리]

 

[또각또각구두 소리]

 

(태리저기요후배님!

 

[또각또각걸어오는 소리]

 

선배를 보고도 인사를 안 하시고 가서

 

내가 네 인사받으러 나왔어요

 

[흥미진진한 음악]

 

안면인식장애 있니?

 

아니면 너네 집에 TV가 없었나?

 

내가 후배님보다 얼마나 빨리

 

일찍한참 전에 데뷔해서 TV 나왔는지 알잖아

 

[시큰둥하게뭐래

 

[또각또각 발소리]

 

후배님

 

[성큼성큼 다가가는 소리]

 

지금 내 앞에서 인사하래요아니면...

 

너 여기서 나랑 한번 기사 1면에 떡하니 나올 정도로

 

머리끄덩이 잡혀볼래요?

 

후배님

 

다음에도 나 보고 인사 안 하면

 

머리끄덩이 잡혀요?

 

(그림피디님

 

여기 왜 오라고 하셨어요??

 

네 발 왜 그러냐?

 

 

그게...

 

아이그런 일이 좀 있었어요

 

피디님 - (이강들어와

 

[덜컥문 닫는다]

 

[콜록기침 소리 절뚝거리며 걷는 소리]

 

[절뚝거리며 걷는다]

 

이 책상막내 너 써 - ?

 

너 잘려서 네 책상 없어졌잖아

 

[내심 좋아하며

 

[책 놓는 소리]

 

[콜록기침 소리]

 

(그림?

 

나도 예전에 엽서 진짜 많이 보냈었는데

 

[콜록기침 소리]

 

여기 좋지?

 

 

좋긴 좋은데...

 

그래서 지수호는?

 

그게... [코 훌쩍이면서]

 

(그림제가 그 안건에 대해 할 말이...

 

저기피디님제가 할 말이...

 

[콜록기침 소리]

 

우선 좀 나가서?

 

(그림) [한숨 쉬며]

 

제가 지수호 만나봤는데

 

걔는 진짜 라디오랑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지수호 말고도 괜찮은 배우들 많잖아요

 

아직 우리 프로그램 컨셉도 없는 마당에

 

무조건 디제이부터 캐스팅했다가

 

컨셉이랑 안 맞으면 그것도 문제고

 

그래서 안 하겠다고?

 

아니그 말이 아니라

 

 

오진수 어때요?

 

요즘 그 배우 엄청 핫한데?

 

그래서 안 하겠다고?

 

[답답하다는 듯이아니...

 

왜 꼭 지수호여야 되는데요?

 

제가 진짜 웬만하면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지수호 걔완전 개또라이예요

 

[속삭이면서괜찮아내가 더 개또라이니까

 

아니...

 

- (그림 - (이강

 

지수호...

 

(그림) [한숨 쉰다]

 

라디오랑 겁나 안 친해 보여 그렇지?

 

라디오 개무시할 것 같아그렇지?

 

아니어떻게 아셨어요?

 

근데 막내야

 

라디오랑 제일 안 친한 사람 라디오랑 친구 되게 만드는 거

 

그런 일을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잔잔한 음악]

 

그리고 또 하나 이유가 있는데

 

그건 꼬셔 오면 얘기해줄게

 

(그림아오진짜

 

어우어떻게 하나

 

[깊은 한숨]

 

(성우아니잘렸으면 좀너 가

 

진짜그러지 말고

 

왜 이렇게 튕겨요진짜?

 

아니아까부터 뭘 말하라고 안달하고 성질이야?

 

선생님이 30년 차 디제이잖아요 어?

 

세상 청취자들 다 꼬셔서

 

지금까지 꿋꿋이 버티는 라디오 스타잖아요

 

그러니까 나 좀 알려주라고요

 

?

 

라디오 싫어하는 놈 꼬시는 법

 

선생님이 나 꼬셔서 이렇게 라디오 작가까지 만들어 놓고 왜 쌩까?

 

어이고

 

어디서 뒤집어씌워? - 맞잖아요

 

우리 엄마랑 나랑 선생님 프로그램 10년 골수팬이잖아요

 

내가 선생님 코너에

 

지금까지 엽서를 백 장을 넘게 보냈어요

 

내가 선생님 라디오로 국어를 배우고 음악을 배우고

 

인생을 배우고 글을 배웠는데

 

근데 넌 왜 그렇게 글을 못 쓰냐?

 

그래서 뭘 어쩌라고?

 

아니지수호 꼬시는 걸 왜 나한테 와서 물어?

 

우리 엄마랑 나랑 선생님 라디오 때문에 버틴 거 알죠?

 

그러니까 나 꼬신 것처럼

 

지수호 어떻게 꼬시는... ...

 

(그림내가 지금껏 라디오에 꼬심당한 건

 

전략이 아니라 진심

 

선생님나 갈게요?

 

선생님고마워요사랑해요!

 

[너털웃음]

 

휴대폰 진짜 안 살 거니?

 

매니저 싫으면 비서라도 붙여줄까?

 

내 비서가 아니라 대표님 비서겠죠

 

어쨌든

 

필요 없어요

 

필요 없으면 김 실장도 자를까?

 

네가 원해서 김 실장 네 옆에 두는 건데

 

네가 김 실장을 몇 년 째 허수아비로 만들고 있잖아

 

그리고 지금부턴 비즈니스 얘기

 

우리 가족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하겠다고 요청이 왔어

 

(주하감독은 김상수 감독이고

 

PPL이나 광고 수익은 다 JH에서 관할하기로 했고

 

[어이없다는 웃음]

 

아니 그렇게 팔고도 또 팔 게 남았습니까?

 

물론

 

넌 걸어다니는 것도 숨쉬는 것도 돈이야

 

그걸 1년 환산하면 얼마일지는 잘 알 테고

 

안 합니다

 

어제 네가 스케줄 펑크내는 바람에

 

회사 신용도랄지기사를 막느라 감수한 손해랄지

 

이런 얘기까지는 나 안 하고 싶은데

 

[주섬주섬 뭘 챙기는 소리]

 

다음 달 네 생일이잖아

 

생일 선물 미리 주는 거야 날이 추워졌으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주하아들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네가 잘하는 거잘 못 하는 거 그냥 하는 거

 

숨 쉬는 것도...

 

나한테 피해 줄 수 있다고

 

다음 주에 감독 미팅 잡을게

 

대본대로 하면 되잖아 늘 그래왔듯이

 

안 합니다

 

 24시간 도는 카메라 앞에서

 

웃을 자신 없습니다

 

[저벅저벅나가는 발소리]

 

아버지는 오늘 해외 촬영 가셨으니까

 

우리 둘이서 생일 파티해야겠네?

 

 

 

촛농 케이크에 다 떨어지겠다 얼른 불 꺼야지

 

[케이크 부는 소리]

 

[계속 케이크 분다]

 

[웃으며 손뼉치는 소리]

 

선물

 

우와

 

수호야

 

엄마가 생일 기념으로 할 말이 있는데

 

...

 

내 아들이 아니야

 

[비장하고 무거운 음악]

 

그러니까 네가 잘하는 거

 

잘 못 하는 거그냥 하는 거

 

(주하숨 쉬는 것도...

 

나한테 피해가 오지 않게

 

지금부터 잘해야 돼

 

[살며시 웃는 소리]

 

[드르륵 서랍 열고 달그락 약병 꺼내는 소리]

 

[다른 약병 꺼내는 소리]

 

[달그락약병 놓는 소리]

 

[쾅 서랍 닫는 소리]

 

[신나는 테크노 음악]

 

(수호의사

 

(수호의사

 

환자? - 수면제 줘

 

거절

 

(제이슨상담 치료 진행하면 당분간은 처방해줌

 

불면증이라니까

 

으으음너 우울증 - 연예인들한텐 누구나 있어?

 

매일 밤샘 촬영에 매일 새로운 캐릭터랑 만나야 되고

 

어쩔 수 없이 대중들한테 노출되고 그러다 보면 스트레스가

 

(제이슨그래서 환자님

 

요즘 우느냐고?

 

(제이슨내가 몇 달을 말하냐?

 

지수호 환자님행복해서 울든 소상해서 울든

 

짜증이 나서 울든 울게 되면

 

내가 약 처방해준다니까

 

(제이슨매일 그렇게 방글방글 거짓말로 웃기나 하고 말이야

 

나도 마지막 경고야

 

상담 치료 병행 안 하면 약 더는 안 줘

 

나 진짜다?

 

[신나는 테크노 음악]

 

[질질 끄는 발소리]

 

[스위치 끄는 소리]

 

[스위치 켜는 소리]

 

[스위치 끄는 소리]

 

[스위치 켜는 소리]

 

[스위치 껐다가 켜는 소리]

 

[스위치 껐다가 켜는 소리]

 

[스위치 끄는 소리]

 

[스위치 켜는 소리]

 

[스위치 끄는 소리]

 

[잔잔한 음악]

 

[목 가다듬는다]

 

[전화 연결음신호 가는 소리]

 

, JH 기획실이죠?

 

저 라디오 작가 송그림이라고 하는데요

 

지수호 씨 캐스팅 건으로 연락드렸습니다

 

대표님과 만나 뵙고 정식으로 말씀드리고 싶은데

 

(직원지금 회의중이라 어렵습니다

 

그럼 회의가 언제 끝나실까요?

 

(직원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끊겠습니다

 

아 잠깐...

 

뭐가 자꾸 어렵대?

 

[콜록기침 소리]

 

[깊은 한숨]

 

[또각또각 구두 소리]

 

안녕하세요저 아까 연락 드렸던 송그림 작가인데요

 

대표님 좀 만나 뵐 수 없을까요?

 

아니면 지수호 씨 매니저라도... - 선약 없이는 어렵습니다

 

아유그러지 마시고 저 진짜 라디오 작가 맞거든요

 

 '미누의 행복한 6못 들어보셨어요?

 

그래도 선약 없이는 어렵습니다

 

(그림에이

 

약속을 잡고 만날 수가 있어야죠

 

선약 자체를 안 잡아주시는데

 

그럼 저 저기서 대표님 시간 되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저기는 괜찮죠?

 

[익살스러운 음악]

 

가는 동안 들을 테니까 말해봐요

 

하아... 그게...

 

저 캐스팅하시러 오늘도 굳이

 

(수호또 오셨잖아요 들어줄 테니까 말해봐요

 

(그림참자그림아한 번만 참으면 돼

 

 

그럼 우리 어디 찻집이라도 들어가서 미팅을...

 

아뇨제가 시간이 없어서요 집에 가는 30분 동안만 듣겠습니다

 

그럼요그럼요

 

제가 지수호 씨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립니다

 

제가 운전면허 1종이고요

 

지금까지 우리 프로 디제이들 게스트들

 

집 앞에서 대기하고 데려다주고 하는 거로

 

운전은 아주 그냥 숙달됐습니다

 

안전 운전 맡겨주십시오

 

저기지수호 씨

 

이거한 번만 봐주세요

 

저 정말 지수호 씨한테

 

라디오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 그래서

 

작가님 대표작이 뭐예요?

 

아직 - 작가님상 받은 적 있어요?

 

전혀

 

필모나 원고는 어디서 볼 수 있죠?

 

그게...

 

지수호 씨가 저희 프로그램 디제이 해주시면

 

처음으로 내가 입봉하는 거라

 

라디오는 벌이가 됩니까아니면...

 

이슈가 됩니까? - ?

 

내가 카메라 앞에 서는 것보다 나은 거 한 가지만 말해봐요

 

제 드라마 한 회당 출연료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그걸 1년 환산하면 얼마인지 아십니까?

 

[덜컹과속 방지턱 넘는 소리]

 

[발랄한 음악]

 

감사합니다

 

[부릉차 달리는 소리]

 

[정차하는 소리]

 

[안전벨트 푸는 소리]

 

더 할 말 없으시죠?

 

충분히 기회도 드렸고

 

작가님도 절 설득 못 시키셨고

 

청룡 대중 남우주연상 두 번이나 수상

 

드라마로 몇 년째 연기 대상도 받으셨고

 

TV 틀면 지수호 CF가 하나 건너 하나 나와요

 

우리 스타님이 휴대폰도 팔고 또 팔고

 

(그림맥주도 팔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지수호 씨 스타 인생을 딱 리스트업 해봤는데

 

(그림이거 진짜 잘못 가는 거예요

 

그래서요? - 그래서

 

라디오가 해답이라는 거죠

 

근사한 가면 벗고

 

진짜 자기 소리로 맞짱 뜨자!

 

우리 스타님께서 이 시즌에 돌입한 거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기지수호 씨

 

15년 넘게 카메라에 둘러싸여 사셨죠?

 

라디오엔 카메라가 없거든요

 

그래서 벌이도 이슈도 TV보단 안 될 거예요

 

(그림부스 안에는 플래시 세례 같은 것도 없고

 

짜여진 각본 같은 것도 없으니까

 

근데요지수호 씨

 

그래서 지수호 씨한테 정말 좋을 거예요

 

(그림그래서 진짜로

 

라디오를 지수호 씨한테 소개해드리고 싶고요

 

차 키 좀 주죠 - (그림여기

 

들어가세요

 

[차 문 열고 내리는 소리]

 

[수호 차 문 닫는 소리]

 

(그림저기요지수호 씨

 

그럼 이거 한 번만 봐주세요

 

진짜 여기서 딱 5

 

5분만 봐주시고

 

50분만 라디오 들어주시고

 

5일 동안 정말 고민 좀 해주세요?

 

송그림 작가님?

 

 

아니이 바닥에서 몇 년을 굴렀는데

 

아직도 몰라요? - ?

 

아까부터 내가 라디오 따위 안 한다고

 

그러니까 촬영장이든 회사든 어디든

 

제발 좀 나타나지 말라고 내가...

 

내가 좀 이렇게 친절하게 돌려서 말하고 있었는데

 

돌려서 말하면 잘 못 알아듣나 보죠?

 

근데 그걸 또 못 알아듣고

 

왜 이렇게까지 말하게 해요?

 

내가 한 번만 더 얘기할게요

 

내 앞에서 그만 깔짝대고

 

이제 좀 그만 나타나세요?

 

라디오 따위 안 합니다

 

[저벅저벅발소리]

 

 

[어이 없다는 듯이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저기요지수호 씨

 

'라디오 따위'?

 

라디오 따위가 뭔데요?

 

라디오 뒤에 왜 따위 같은 걸 붙여요?

 

당신...

 

라디오 부스에 한 번이라도 와봤어요?

 

라디오 한 번이라도 제대로 들어봤어요?

 

내가 이제부터

 

지수호 씨가 라디오 뒤에 '따위같은 말 안 붙이도록

 

진짜로 알려줄게요 라디오가 어떤 건지

 

어떻게 당신 인생을 바꿔줄지

 

(그림내가 이제 깔짝깔짝 안 들이대고

 

진심으로 이제 완전히 들이댈게요 알겠죠스타님?

 

그래서

 

계속 좀 따라다녀야 되겠습니다스타님

 

[밝고 잔잔한 음악]

 

그럼 내일부터

 

계속 쭉 뵙겠습니다우리 스타님

 

[탁탁멀어지는 발소리]

 

지수호 네가 라디오를 개무시해?

 

나는 무시해도 되는데

 

라디오는 무시하면 안 되지

 

[발걸음 소리]

 

[한숨 쉰다]

 

(그림지수호이 나쁜 시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라디오를 무시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아니지수호가 그렇게 개무시를 해요?

 

아니뭐 또 개무시라기보다는...

 

이 기집애가 개지랄을 떨었겠지

 

(토네이도안 봐도 눈에 훤하다

 

(가뭄그럼그럼

 

그래서 뭐너는...

 

진짜 네가 지수호를 꼬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진짜? - 설마

 

아니...

 

진심으로 부딪히면

 

그 진심이 닿지 않을까 하는

 

그런 아름다운 생각을 - 진심?

 

그림아내 생각엔...

 

그냥 포기하고 라희 작가님한테 연락해보는 게 좋을 듯

 

(가뭄혹시 프로 들어가는 거 있으면 서브로 데려가 달라고

 

근데...

 

내가 또 이렇게 억울하게 물러설 순 없지

 

지수호

 

[물잔 내려놓는 소리]

 

(제이슨환자님식사하세요

 

[그릇 올려놓는 소리]

 

[한숨 쉰다]

 

[종이 낚아채는 소리]

 

 

[일어나면서 펜 탁놓는다]

 

(제이슨음음음

 

(경쾌한 목소리로오우!

 

...

 

어제도 잠 못 들고

 

밤을 꼬박 새우셨죠나의 우울증 환자님

 

제가 잠이 솔솔 오는 식단으로 준비해봤습니다

 

그냥 수면제를 달라니까

 

음음

 

네 인생에 약 말고 다른 치료제를 찾는 중이라니까

 

의사

 

네가 나 약 안 줘서 오늘 밤도 꼴딱 새면

 

나 내일 촬영장 가서 어떡하라고?

 

좋은 징조지

 

네가 시도 때도 없이 졸려 하는 것 좀 봤으면 좋겠다

 

아니그래서 나 약 안 먹고 연기 계속하려면 내가 뭘 해야 되는 건데

 

우선

 

이걸 먹어그리고

 

네 속 얘기 좀 해봐

 

상담 치료 1단계 좀 넘어가자환자

 

내 속 얘기?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며

 

그래서 내가 너 콜한 거 아니야 연봉 5배를 주면서

 

아이뻥 깐 거지

 

말하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아냐내가 뭐지수호 조물주도 아니고

 

[해맑은 웃음]

 

만든 사람 성의를 좀...

 

[발걸음 소리]

 

[깊은 한숨]

 

나 진짜오늘도 실패했네오늘도

 

오늘도

 

[숟가락 내려놓는 소리아우

 

그래서 굳이 전화를 7통이나 하신 용무가 뭐신지요?

 

7통이나 한 걸 알면서 왜 받지를 않으셨을까?

 

이렇게 왔잖아그래서

 

[포크 내려놓는 소리]

 

(윤석근데...

 

당신 늙었다

 

나이랑 화장이 좀 안 맞는 것 같은데?

 

화장을 하건 말건

 

그쪽 코디는 일을 하니마니?

 

여배우 데리고 노는 것까진 뭐라 안 할 테니까

 

제발 스태프하고 노는 건 참아줘

 

그래서 뭐가 또 심기가 불편하셔서

 

사람을 이렇게 불렀냐고

 

당신 아들

 

요즘 이상한 거 알아?

 

이상하지 않은 게 이상한 거지

 

나 지금 당신이랑 장난 치자는 거 아니고 비즈니스 얘기야

 

더 이상해지기 전에 막아야겠는데

 

당신 지금처럼...

 

지금으로 살려면

 

내 말뜻이 뭔지는 알 거야

 

[와인잔 내려놓는다]

 

당분간 집에 들어와

 

뭣하면 어린 애인도 데리고 들어오든지

 

[또각또각나가는 발소리]

 

[포크 내려놓는 소리]

 

[문 철컥 여는 소리]

 

[차 리모컨 작동음]

 

[차 문 여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수호안전벨트 매고 제이슨 차 문 여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내려나 스케줄 가야 돼

 

안 돼넌 왜 매일 매니저 없이 혼자 운전해서 가냐?

 

내리라고 나 촬영장 가야 한다니까

 

나 촬영장 갈 건데

 

? - 내가 24시간 따라 다닌다고

 

경고했잖아지수호 환자님을 출발!

 

(제이슨가자

 

[부릉차 출발하는 소리]

 

(그림그래서

 

계속 좀 따라다녀야겠습니다 스타님

 

그럼 내일부터

 

계속 쭉 뵙겠습니다우리 스타님

 

(진수어이

 

저번 촬영 때 장난 아니었다며

 

왜 하필 나 없는 날에만 그런 일이 생겨?

 

근데 대체 그 여자 누구야?

 

작가라며그래서 해주기로 했어?

 

에이웬만하면 출연해줘 불쌍하잖아

 

그래도 명색이 작가인데 말이야 벌써 소문 다 났어

 

무슨 소문

 

송그림논개 여사

 

너 캐스팅하려고 눈에 뵈는 거 없는 작가래

 

누가 그런 말을 해?

 

오늘 와보니까 스태프들이 다 그러던데?

 

누군진 몰라도 불쌍하다

 

(진수나한테 부탁했으면 당장 해줬을 텐데

 

 

오늘 회식 때 논개 불러야겠다

 

(진수물에도 빠지는데 술독에도 빠지는지 보게?

 

[발랄한 음악]

 

(수호내 앞에서 그만 깔짝대고

 

이제 좀 그만 나타나세요?

 

라디오 따위 안 합니다

 

[한숨 쉰다]

 

엄마

 

지수호 알아? - 지수호?

 

지수호가 누구야? - 봐봐?

 

이렇게 안 유명한데 왜 이렇게 재수 없게 구는지 몰라

 

별로 안 유명한 스타 주제에

 

무슨 일인데?

 

엄마뭘 해도 삼세판이지 그렇지?

 

그렇지인생 삼세판은 덤벼봐야지

 

(그림 엄마시시하게 한 번 하고 그만둬?

 

엄마는 내 딸 그렇게 안 키웠다

 

엄마 근데... 삼세판 해도 안 되면?

 

그럼 다시 신념을 바꿔

 

뭐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랴'

 

그럼 열 번 찍어도 안 넘어가면?

 

(그림 엄마) [쓰읍 하며 고민하는 소리]

 

그럼...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좀 더 장기적 플랜을 짜서 다시 덤벼야지

 

그렇지? - (그림 엄마그렇지

 

엄마내가 누구 딸이야?

 

내가 가정교육을 이렇게 잘 받고 자란 딸입니다?

 

당근이죠

 

그럼 나 밥 꼭꼭 씹어 먹고 삼세판 하러 갑니다

 

오케이아자아자화이팅!

 

[손뼉 치며 웃는 소리]

 

(수호감독님 말씀 맞는데

 

딱 한 번만 더 가면 좋은 그림 나올 것 같은데

 

지금 그림도 아주너무 많이 완벽히 충분하다니까

 

(감독아니, 7번 테이크 갔는데 뭘 또...

 

스무스하게 갔어 스무스하게

 

(진수아니그러니까 회식 때 꼭 논개 부르자니까

 

(감독죽여주네

 

(진수물에도 빠지는데 술독에도 빠지나 봐야지

 

이야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잘됐다술 먹는데

 

논개 번호 아는 사람? - 제가 알아요제가 부를게요

 

좋았어

 

(진수오늘 다들 각오해 제대로 마실 거야

 

재밌겠다

 

조감독님

 

진짜로 지수호 씨도 오늘 회식에 오는 거죠?

 

(조감독올 수도 있고우선 와봐요

 

여기 논개 팬클럽까지 생겼다니까

 

알겠어요

 

그럼 주소 보내주세요

 

좋아 [휴대폰 놓는 소리]

 

[가방 들어서 챙기는 소리]

 

됐고...

 

이것도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감독님고생하셨습니다 - (감독너무 좋았어

 

- (수호고맙습니다 - 그래

 

- (스태프1) 수고하셨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아니그쪽 진짜 뭡니까?

 

여기까지 왜 따라와가지고 - 아니뭘 또 그렇게 정색을

 

정식으로 인사나 합시다...

 

지수호 매니저입니다그쪽은?

 

내가 지수호 매니저입니다만 - 

 

아니그럼 나는 뭐...

 

지수호 고딩 동창 겸... ...

 

'비밀스러운 사이입니다'로 포지션을 바꿀게요

 

에이악수나 한 번 하고 그러...

 

(스태프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조감독지수호 씨근데 오늘도 진짜 회식 안 올 거예요?

 

저 내일 스케줄 있어서 오늘 일찍 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아이지수호같이 가자

 

오늘 그 작가님도 회식도 온다는데

 

에이우리 논개랑 같이 놀자

 

지수호 씨가 와야 그 논개가 더 재미있게 놀 거 아니야?

 

(진수같이 가자

 

[경쾌한 음악]

 

[병 부딪히며 꺼내는 소리]

 

[맥주캔 부딪히며 꺼내는 소리]

 

[맥주캔 부딪히며 바구니 놓는 소리]

 

[병 부딪히며 탁바구니 놓는 소리]

 

여기요 [계산하는 소리]

 

(사람들원샷

 

- (사람1) 논개 왔다 - (그림안녕하세요

 

어머너무 이쁘다안녕하세요

 

감독님잘 지내셨어요?

 

조감독님도 멋있네요

 

내 대역 언니다안녕

 

(그림안녕하십니까

 

나 다슬 씨 주려고 이거 챙겨왔어요

 

이거 저번 촬영 때 먹고 싶다고 하셨죠

 

동네 구멍가게 다 뒤져서 찾아왔죠

 

(다슬우와대역 언니

 

작가 언니진짜 괜찮다

 

그럼요저 진짜 괜찮은 여잡니다

 

이 작가님이 그 논개 여사시구나

 

저번 촬영 때지수호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면서요

 

많이 안 힘들었는데

 

열라 빡치게 힘들었는데요

 

[사람들 깔깔 웃는 소리]

 

이 작가님 맘에 드네

 

제 잔 먼저 받아요작가님

 

조감독님 지수호 씨는 언제 오세요?

 

(조감독글쎄요

 

아마 주인공이니까 나중에 오거나 하겠죠?

 

아니근데 술 이렇게 재미없게 드실 거예요?

 

(제이슨근데 논개 여사가 누구야?

 

누구길래 논개 여사가 회식에 참석한단 사실을 알고 난 이후

 

지수호는 이렇게 입을 꽉 다물고 계실까?

 

(제이슨?

 

도대체 누구냐고논개가?

 

김 실장님김 실장님 알아요?

 

어어?

 

(소리치며아오답답해

 

아오나 이 침묵의 시간 진짜 미칠 것 같아아오

 

에이

 

[제이슨 혀 차는 소리]

 

[신나는 테크노 음악]

 

[맥주 졸졸 따르는 소리]

 

[소주 졸졸 따르는 소리]

 

[치면서 잔 쨍 부딪히는 소리]

 

[사람들 환호성]

 

(사람들) - 논개논개! - 논개논개!

 

(사람들) - 논개논개! - 논개논개!

 

- (사람들논개논개! - 잠깐잠깐만

 

제가 여기 딱 맞게 채우면

 

안 넘치면 여기 있는 우리 배우님들

 

제가 언제 할지는 모르지만

 

다 우리 라디오 게스트로 한 번씩 오시는 거 맞죠?

 

- (사람들! - (진수!

 

약속 걸어요!

 

좋았어시작합니다

 

[잔 부딪히는 소리]

 

건배! - (사람들건배!

 

원샷하셔야죠원샷원샷?

 

(진수어이잘한다

 

[신나는 테크노 음악]

 

(진수작가님받으세요여기

 

술 잘 드시네?

 

아니

 

내가 이렇게 술에 약한 놈이 아닌데?

 

조감독님 - ?

 

지수호 스타님 언제 와?

 

아이금방 온다니까

 

(진수우선 마셔요작가님원샷!

 

한 잔 더?

 

[술잔 내려놓고 웃는 소리]

 

[비틀거리며 걷는 소리]

 

[비틀위태로운 구두 소리]

 

[슥 미끄러지며

 

작가송그림

 

너 이렇게 나약한 애 아니잖아?

 

너 지수호한테 졌다고

 

술한테까지 지고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다른 건 몰라도

 

소맥한테 지면 자존심 상하잖아?

 

가자

 

[털썩 주저앉으며어우

 

[멀리서 걸어오는 발소리]

 

[긴박한 음악]

 

엄청나게 낯선 이 공간 뭐야?

 

드라마에서만 보던 이 침대 같은 거이거 뭐야?

 

꿈이지

 

그렇지꿈이지

 

오랜만에 꿈도 다 꾸네 송그림...

 

[발소리]

 

작가님같이 나갈래요?

 

(진수일어나 봐요

 

아유술을 많이 마셨어?

 

 

잠깐만그리고...

 

잠깐 정신 차리고...

 

어제 내가...

 

오진수 배우님의 부축을 받고

 

가다가...

 

누가 또 앞에 나타나서...

 

[익살스러운 효과음]

 

[소리 치며!

 

 

시끄러워조용히 좀 해

 

[익살스러운 음악]

 

(그림아니지수호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아니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 거예요?

 

제가 어제 오진수 배우님 부축을 받고

 

나간 거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엔 기억이 없는데

 

내가 왜 여기 와있는 거냐?

 

뭐냐고요내가 왜 여기서 일어난 거...

 

[달칵문 여는 소리]

 

 

지수호 씨 어제 회식 늦게 왔었던 거예요?

 

같이 들어갈 거야?

 

? - 나 샤워할 건데

 

같이 들어갈 거냐고?

 

[들어가는 소리]

 

[문 닫는 소리]

 

[쏴아샤워하는 물소리]

 

아니그러니까...

 

내가 어제 술을 진탕 마시고

 

복도에서 쓰러져서

 

오진수 배우님이 날 부축하시고

 

날 데려다주려고 하셨는데...

 

아니

 

내가 왜 여기서 깬 거냐고?

 

[한숨 쉰다]

 

지수호 씨

 

제가 왜 여기 있는 거냐고요?

 

(재촉하는 말투로좀 빨리 나와봐요

 

[덜컥문 열리는 소리]

 

아니

 

옷은 제대로 걸치시고...

 

빨리 나오라며

 

아니그래도...

 

물기는 좀 제대로 닦으시고

 

샤워할래?

 

?

 

어우

 

어우

 

[장면 바뀌는 효과음]

 

우웩!

 

[장면 바뀌는 효과음]

 

샤워 안 할 거면 옷 챙겨 입어 데려다줄 테니까

 

무슨 일이 있었던... [띵동초인종 소리]

 

[발소리]

 

송그림 작가님

 

나 라디오 할까요?

 

?

 

그럼 잠깐만 내 말 좀 들어줘요

 

[철컹문 열리는 소리]

 

[철컹문 닫히는 소리]

 

[또각또각구두 소리]

 

[계단 올라오는 소리]

 

(주하아버지도 오케이 하셨고

 

바로 다음 달부터 영화 촬영 들어갈 거야

 

프로젝트 건으로 상의할 것도 있고 통보할 것도 있고

 

그래서 당분간 본가에 들어와야겠다

 

추운데 들어가서 얘기하자

 

제가 그날 분명히 웃으면서

 

안 한다고 한 것 같은데요

 

그래

 

난 웃으면서 한다고 했잖아

 

들어가자니까

 

신비주의 어쩌고 하며 외부 활동은 그렇게 통제하면서

 

(수호돈 될 만한 거는 무조건 다 해라?

 

아니그럼 그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에선

 

아버지 애인도 출연합니까?

 

대표님

 

제가 요즘 라디오 디제이를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하반기 스케줄이 광고에 광고에 광고...

 

지금 말씀하시는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도 그렇고

 

아니뭐 하나 제가 맘에 드는 기획이 없어서요

 

(수호

 

때마침 제가 라디오 작가랑 미팅 중이었는데

 

[점점 다가오는 발소리]

 

설명 좀

 

라디오 작가예요

 

보충 설명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은데

 

저 계약서 쓰려고요

 

그래서 아까 대표님이 말씀하신 그 리얼리티 어쩌고 영화는

 

못할 것 같은데

 

몇 달?

 

라디오는 몇 달 하고 놀 거고

 

저 여자하고는 몇 달 놀 건데?

 

글쎄요?

 

캐스팅 잘하네요

 

어떤 실력이 좋은진 모르겠지만

 

[슬픈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또각또각계단 내려가는 소리]

 

저기요

 

논다니요?

 

지금 지수호 씨 어머니가

 

뭔 소리를 하고 가신... - 가요

 

나중에 얘기하죠

 

[한숨 쉰다]

 

지수호 씨지금 어머니한테 무슨 소리 하신 거예요?

 

(그림아니지수호 씨 어머니는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간 거고

 

전 못 알아듣겠으니까 설명 좀 해주시라고요

 

라디오 하기 싫어?

 

라디오 하자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데?

 

[헛웃음 소리]

 

하기 싫으면 하지 말고 가라니까그냥

 

하기 싫으면 하지 말고?

 

지수호 씨 지금 협박하는 거예요?

 

아니 어떻게 이게 지금 협박이지?

 

지수호 씨네가요...

 

당신 어머님인지 대표님인지하고 하는 힘겨루기 싸움에

 

나 이상한 여자로 만들고

 

내 라디오 협박 삼아서 이용한 거잖아요

 

그럼 안 하면 되잖아

 

거절해난 아쉬울 거 없으니까

 

[어이없다는 듯이

 

진짜...

 

협박처럼 들린다며

 

그럼 안 하면 되잖아 문제될 거 없죠?

 

이거 협박이 아니라 진짜 내 진심인데

 

이제 좀 진짜 가주면 안 될까?

 

지수호 씨

 

지수호 씨 왜 자꾸 웃어요지금?

 

아니왜 자꾸 웃어요하나도 안 웃긴데

 

아까부터 거짓말로 왜 자꾸 웃고 있냐고사람 열받게!

 

그럼 안 웃고 말할게

 

가라니까제발

 

[슬픈 음악]

 

[옷가지 건네는 소리]

 

[낚아채는 소리]

 

[성큼성큼 걷는 발소리]

 

[문 찰칵 열리고 탁탁 내려가는 소리]

 

[멀리서 계단 내려오는 소리]

 

[급한 발걸음 소리]

 

브라보

 

저 여자가 논개 여사 송그림이구나

 

(제이슨나 몰래 엿들은 거 아니고 너네 소리가 너무 커서

 

근데 환자

 

너 송 작가 라디오 꼭 해라

 

(제이슨나 이런 너 보는 거 진짜...

 

어우너무 좋다

 

(제이슨가만있어 봐

 

[기뻐하며아하

 

[제이슨 신나게 웃는 소리]

 

[잔잔한 음악] ♪ '가리워진 길' ♪

 

[철컥문 닫는 소리]

 

[털썩 앉으며 한숨 쉰다]

 

(그림지수호 씨안녕하세요

 

저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글을 쓰고 싶은

 

라디오 작가송그림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진짜로 지수호 씨한테

 

제가 사랑하는 라디오에 대해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이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여기에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 보낸

 

라디오 사연 엽서가 지금도 붙어 있어요

 

어릴 때부터 제가 라디오 좋아해서 진짜 매일 들었거든요

 

여기는 KBC 라디오국의 전설

 

30년 차 디제이의 부스고요

 

여기가...

 

제가 원고를 쓰는 작가실인데요

 

굉장히 창고 같아 보이지만

 

작가실 맞습니다

 

그리고 여기엔

 

지수호 씨가 꼭 읽어주길 바라는 원고들

 

쭉 보이시죠?

 

구출 좀 해주실래요?

 

여기가 제가 제일 사랑하는 곳이에요

 

제 아지트

 

지수호 씨

 

전 글도 잘 못 쓰고

 

아직 뭐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작가지만

 

만약 지수호 씨가 저랑 같이 라디오를 한다고 하면요

 

그래서 제가 적은 글들이

 

지수호 씨 목소리로 세상에 ''하고 나온다면요

 

저 그날 지수호 씨한테 큰절할지도 몰라요

 

이건 너무 협박인가?

 

(그림아무튼...

 

저는 지수호 씨가 이 문을 '똑똑'하고 두드려주길 바라요

 

같이 해요라디오

 

[급히 나가는 발걸음 소리]

 

[약간 무거운 재즈 음악]

 

[밝고 잔잔한 음악]

 

[종이에 맞는 소리]

 

[울먹이며 한숨 쉰다]

 

[코 훌쩍이며 한숨 쉰다]

 

[휴대폰 진동음]

 

국장님

 

(국장당장 올라와

 

[통화 종료음]

 

[드르륵문 여는 소리]

 

[또각또각구두 소리]

 

(국장송그림이 메인?

 

깡똘너 미쳤냐?

 

(국장) [어이없다는 한숨]

 

아니송그림그림이도 그렇지

 

아니지금 자기가 하겠대?

 

아니자기가 메인 하겠다고 오케이를 한 거야?

 

그래지금...

 

너네 쌍으로 나 돌아버리게 하려고 그러는 거구나그렇지?

 

(국장송그림너 이리 와 봐

 

너 말이야여기 기획지에 쓰여있는 대로

 

메인 작가 할 거야?

 

(이강국장님스태프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 이미 합의된...

 

깡똘너 조용히 해

 

[서류 던지는 소리]

 

내가 이 라디오 국 한번 살려보자고

 

손이 부르트게 빌고 빌어서 너 하나 살려놨더니

 

너 지금 나랑 같이 동반 자살하자는 거냐?

 

송그림 쟤뭘 믿고 메인에 세워?

 

원고 한 장 제대로 못쓰는 쟤를

 

뭘 믿고... - 국장님

 

한 마디도 하지 마

 

네가 얘끼해

 

너 진짜 메인 작가 할 수 있어?

 

여기 쓰여있는 대로 메인작가 '송그림'에 걸맞게

 

(국장책임질 프로그램 만들고 원고 쓸 자신 있어?

 

?

 

[서류 던지고 깊은 한숨]

 

라 작가 알지?

 

(국장라 작가로 가

 

정 송그림 데려가고 싶으면

 

서브로 데려가면 되잖아

 

라 작가그래도 되지?

 

된다잖아!

 

전 송그림으로 갑니다

 

[국장깊은 한숨]

 

[나지막이좋아좋아

 

[서류 챙기는 소리]

 

여기 이 기획서에 쓰여있는 대로

 

지수호가 한다면은

 

네가 메인 작가하는 데 도장...

 

[치는 소리]

 

꽝 찍어줄게

 

그래서지수호가 하겠대?

 

너희 지수호는 꼬셔놓고 이러는 거냐?

 

(국장안 한대지?

 

턱도 없대지?

 

지수호 아니어도 저 송그림 메인으로 갈 겁니다

 

[문 쾅여는 소리]

 

깡똘인마어디 가?

 

[소리 지르며너 복귀 좋아하네!

 

없던 거로 해이 자식아!

 

(국장) [다독이는 말투로라 작가미안해 금방 마음 돌릴 거야

 

- (라 작가아뇨 - (국장이해해

 

[힘없는 발소리]

 

[잔잔한 음악]

 

(라 작가송그림아

 

너 진짜...

 

네가 지수호를 꼬셔오면

 

네가 진짜 메인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라 작가정신 좀 차려라송그림아

 

네가 아무리 게스트를 잘 꼬시고

 

사람들한테 알랑방귀 뀌는 거 잘하면서 버티면서 그래도

 

글 못 쓰면 온에어 들어가서 개발리는 거야!

 

너도 네 주제 잘 알잖아

 

(라 작가?

 

어떻게 이강 피디 꼬셔서 

 

네가 메인 될 기회까지 얻었는진 모르겠지만

 

지수호가... 진짜

 

(라 작가아니언감생심 그게 말이나 되니?

 

?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서 너 지금 이러고 서 있는 거야?

 

지수호가 퍽이나 라디오 디제이 하겠다

 

(라 작가송그림아내가 너...

 

정말 진심으로 생각해서 얘기하는 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지수호가 라디오 할 확률은 네가 메인 될 확률보다

 

훨씬 더 낮으니까

 

(라 작가?

 

(수호하죠라디오

 

하자고요라디오

 

[경쾌한 음악]

 

 AD 할래?

 

(이강너 이번에 나랑 일하자

 

너 라디오 진짜 한다 그랬어논개 여사 때문에?

 

(수호무슨 송그림 때문이야?

 

프로그램원고게스트 자기 맘대로 하겠대?

 

아니어떻게 아셨어요? - 너랑 나랑 배틀 붙는다더라

 

이게 말이 되냐배틀을 해?

 

계약서는 송그림 작가랑 단둘이 썼으면 하는데요

 

내가 뭐 하나만 묻자 - 듣던 중 반가운 소리

 

- (제이슨백 개도 물어봐 - (수호내가 왜 라디오를

 

- (수호한다고 했을까? - (그림안 되면 또 안 하시려고요?

 


 


.라디오 로맨스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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