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48
서태수 환자분
위암 맞으시네요
[서글픈 음악]
그렇군요, 역시
근데 왜 지난번 병원에서는
위암이 몇 종류가 있거든요
(의사) 이게 보르만 4형이에요
이렇게 바닥에 퍼져있어서
드물게 조직 검사에서도 발견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럼
얼마나 남은 겁니까?
4기
말기예요
[서글픈 음악 계속]
4기 말기요?
(태수) 오늘이
엄마, 아빠 결혼 기념일이야
[둘이 같이] 오늘?
[둘이 같이] 오늘이요?
[부끄럽게 웃으며] 아휴, 그건
기억을 너무... [다 같이 웃는다]
(지안) 야, 먹어, 먹어
아, 잠깐만 나 화장실 좀 갔다올게
고기들 먹어 어서들 먹어
아버님 부끄러우신가 봐요
[다 같이 웃는다]
[구토하는 소리]
[서글픈 음악 계속]
[기침 하는 소리]
[신음 소리]
야, 석두야, 가만 있어 약국 좀 갔다 가자
잠깐만 [아파하는 신음]
(태수) 4기
말기요?
근데 이미 복막까지 전이가 되셨어요
복부 초음파로는
(의사) 알 수 없거든요
(의사) 상태로 봐서
(의사) 전이되신 지 한참 된 것 같아요
[서글픈 음악 계속]
정말 얄궂은 양반이네
왜 이런 장난을 치는 겁니까?
겨우 마음 정리 다 끝냈는데
이 세상 떠나고 싶게 만들더니
'다시 살만 하구나' 마음 흔들어 놓고
이제 살고 싶어지니까
또 가라고?
[흥분하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열심히 살았는데
[큰소리로]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나한테 왜 이러냐고?
[한숨 쉰다]
진짜 내가 만든 게 팔린 거야?
너 진짜 사업에 소질 있다
요즘은 핸드 메이드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거든
나 저녁에 다른 알바하는 것보다 돈 더 벌겠다, 나
[함께 웃는다]
어, 이건 매진이네?
(혁) 어
그래서 빨리 캣 토일렛 더 제작해야 돼
유관우 씨가 열심히 하나 봐 주문이 꽤 들어왔네
지안아
최도경 씨는 정말 왜 들어갔을까?
들어가야 하니까 들어갔겠지
넌 괜찮아?
괜찮기도 하고 안 괜찮기도 하고
빨리 퇴근 전까지 조립해야겠다 그래야 내것 만들어서 많이 벌지
전 이 단계가 제일 좋아요
이 비법수만 넣으면 반죽이 부풀어 오르면서
거미줄 같은 실이 엄청나게 생기잖아요
됐어
(남구) 얇게 잘됐네
찢어지지도 않고 윤기도 나고
[오븐 종료음]
방장님
아니, 정말 오늘 오후에 제가 만든 빵 파는 거예요?
(지수) 아, 언니
이거 제가 만든 건데요 오늘부터 오후 빵으로 팔 거래요
[어색하게] 아, 그래요
(희) 만약
(희) 지수 씨 신분 때문에
(희) 우리랑 혁이한테 또 불편한 일 생기면요?
[작은 한숨 소리]
- 방장님, 저... - (남구) 이해해
희가 마음이 약해서 그래
내가 오늘 뭘 할지 알거든
네?
지난 일주일 동안 특훈하면서
반죽 기초 기술은 다 가르쳐줬어
그럼 이제 비법수 알려주시는 거예요?
그건 알려줄 수 없지
비법수 알려주면 내 쌍둥이 빵이 나오는 건데
혹시 방장님 편찮으시거나 해서
- 비법수 준비 못 하시면 제가... - (남구) 그럴 일 없어
지수 씨 여기 그만 나오게 할 거거든
[심각한 음악]
네?
(의사) 잠깐 정신을 잃으신 거라 다행이지만
회장님 이렇게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의사) 아무리 경과가 좋아도
(의사) 퇴원하자마자 활동을 하시다니요
알겠어요
주무시게 했으니까 곧 깨실 겁니다
어머니
[긴장된 음악]
너희들이 여길 어떻게 와?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 심장에 창 꽂은 것들이
당장 나가
죄송합니다
회장님이 쓰러지신 걸 이용한 건 아닙니다
계획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희) 도경아
할아버지 괜찮으신 거니?
(노 회장) 걱정 마라, 진희야
괜찮으니
아버지
[이 악물면서] 아버지 흥분시키지 말고 나가
[한숨 쉰다]
[같이] 할아버지!
아버지!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뭣들 해요?
회장님 부축하지 않고 구급차 불러
(임원) 지금 나가시면
표결 기권하는 겁니까?
(임원) 안건은 마무리하고 가시죠
병원으로 모셔 금방 뒤따라 갈 테니까
(진희) 노명희, 최재성 이사
두 분의 해임을 제안합니다
해임 사유는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
(진희) 그로 인한
(진희) 회사 명예 실추 및
(진희) 회사 신뢰도 추락과
(진희)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경영자 자질 부족입니다
[심각한 음악]
(진행자) 노명희, 최재성 이사 두 분의 해임안 상정을
(진행자) 찬성하시는 분들은 기립해 주십시오
[긴장된 음악 계속]
(도경) 잠시만요
저하고 얘기 좀 하시죠
이러시려고 체계적으로 기사를 내신 거군요
어머니, 아버지 이사직까지 박탈하고 회사에서 내보내시려고
그룹을 위한 거야
회장님이 오래 판을 쥐고 계셨다
[단호하게] 할아버지가 세운 회사입니다
이모의 아버지, 언니고요
세울 땐 할아버지 거지만
커지면 개인 게 아니지
회장님 혼자서 이만큼 키운 게 아니다, 도경아
네
이모부가 그룹을 위해서 얼마나 애쓰셨는지 압니다
그에 비한 대우가 억울하셨으면
할아버지께 솔직히 얘기를 하셨어야죠
그게 통하는 분이라고 생각하냐?
(진희) 도경이 너 왜 화내니?
할아버지한테서 네 아버지로
이어서 너한테 가는 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우리가 끼어든 게 억울해?
언니는 장녀로 태어난 덕 본 거밖에 한 게 없어
네 아버지는 건성 건성
함부로 말씀하지 마세요
호텔 MJ 계열사까지 만든 거 아버지십니다
시킨 건 열심히 하지만
그 이상의 열정은 없어, 형부는
그게
두 분이 할아버지와
제 부모님을 짓밟을 이유는 안 됩니다
저
두 분이 벌인 이 상황 절대로 용납 못 합니다
너무 치사한 방법을 쓰셨어요
치사했냐?
장인어른한테 배운 방식인데
(명수) 눈치를 못 채시더구나
그게 벌써 은퇴하실 때가 되었다는 뜻이지
그건
정명수 유럽 총괄 지사장님이 결정할 일이 아니죠
[심각한 음악]
어떻게 정명수 사장 선임안에 기립을 하십니까? 김 이사님
저한테 걱정 말라고 하지 않았나요?
우 이사도?
저희들 마음 정해졌는데
(우 이사) 괜히 불편한 소모전 계속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노진희, 정명수한테 설득 당한 이유가 뭡니까?
(김 이사) 유럽 발령 거부하고 뛰쳐나간 최도경을
장기 휴가 처리하고 봐주셨어요
판단력이 흐려지신 거죠
(우 이사) 이젠 혈연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룹을 운영하는 시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정명수 이사는
(우 이사) 유럽 리조트 부지 문제 이외에도
해성 어패럴 사장으로 와서
브랜드 세 개를 더 론칭하고 다 성공시켰죠
우리 딸 과거 사건 기사도 영향을 미쳤겠군요
회사 경영진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니까요
의혹 기사에 제대로 해명도 안 하셨고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 줄 아세요?
[한숨 쉰다]
나를
해임시켰어
내 꽁지를 붙잡고 커온 놈들까지
포석을 해서 나를 배신을 했어
(노 회장) 진희, 명수
오래 계획했고
독한 마음 먹었다
도경이 지라시부터 은석이 사진, 기사
과거 사건, 의혹 기사까지
아버지 겨냥한 건 줄 알았어요
자식 건사 못 한 책임 씌운 건 줄 알았는데
죄송해요
[큰소리로] 죄송하면 이사직 지켜
(노 회장) 어떻게든
[숨차하며] 너희들이 자리를 지켜야만
다시 이사회를 열어서 명수를 끌어내리고 내가
제자리를 찾을 거 아니냐?
그렇게 할게요
그러니까 그만 쉬세요
안정하셔야 합니다
난 절대 이대로 눈 못 감는다
(노 회장) 해성은
내 손, 발톱 빠져가면서 일군 회사야
도경이 네 녀석한테 정신 팔지 않았더라면
내가 진작에 눈치를 챘을 텐데
죄송합니다
네 어미, 아비 이사직에서 해임되면
다음은 네 차례야, 도경아
25년 전 일이 우리 모두의 발목을 잡네요, 어머니
이 상황에 그 말을 꺼내야겠니?
의혹이 해소가 안 됐는데
두 분과 할아버지
이미지 회복이 될 수 있을까요?
진실은 우리 집안이 안전해야 한다는 거야
(명희) 할아버지 뜻에 따라 우리 집안 방식으로 처리한 거였어
큰일 수습부터 하자
[긴장된 음악]
한참 전부터 은밀하게 회장님 해임을 준비한 모양이더라
(명희) 진희가 지수 일부터 도경이까지 뒤를 밟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도경) 근데 할아버지 지분이 7.5프로나 되는데
그걸 어떻게 감당하려는 걸까요?
어머니, 아버지하고 이모, 이모부 지분 똑같이 해놓으셨잖아요
저하고 지수도 그렇고요
서현이 지분은 얼마 안 되는 거고
기사로 벌집 터트려놓고
우호 지분 확보해 놨을 테고
차명 지분도 준비했을 거야
우선 우리 쪽 대주주 먼저 접촉해서
지분 먼저 확보해야겠군요
이사직 박탈이면
두 분 대표, 부회장직도
자동 박탈되는 거니까요
(재성) 소액 주주들이 변수가 될 수 있어
스캔들 기사로 이미 우리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을 테니까
처제네가 차명 지분을 얼마나 모았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주주 명부 확인해
공시할 정도는 없었으니까
할아버지 지분만큼 채우는 건 쉽지 않을 거야
(재성) 어머니하고 내가 우리 측 우호 지분을 체크할 테니까
넌 대주주들 접촉부터 해
(명희) 도경이 자리 잡는 게 더 중요해요
회사에서 네 입지 빨리 굳혀야 해
일 소홀히 하지 마
직원들까지 흔들리면 큰일이다
오, 지수
네가 만든 거야?
나 오늘 내가 만든 빵
처음으로 매장에서 팔았다
진짜? 드디어 방장님 후계자가 되는 거야?
아니
나 오늘 잘렸어
뭐? 잘렸다고?
내가 너무 많이 빠졌잖아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 봐
아니, 아무리 그래도 예고도 없이 이렇게
(지수) 아니야, 아니야
나 생각하셔서 예고도 안 하신 거야
일주일 내내
새벽부터 밤까지 나 반죽 특훈도 해주셨잖아
아쉽지, 뭐 서운하진 않아
내가 한두 번 결근하고 조퇴한 것도 아니잖아
그래
[잔잔한 음악]
그럼 이제 너만의 빵을 만들어 봐
아니면 다른 데 취직해서 더 배워도 되고
나 다행인 것도 있다
내일 지안이 시상식에 갈 수 있게 됐거든
나도 내일 시간 되니까 같이 가자
[잔 부딪히는 소리]
[기침하며] 아휴
지수 씨 자른 게 그렇게 걸려?
자른 게 걸리는 게 아니라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으니까
지수 씨 혹시
나 때문에 해고한 걸로 오해하면 어떡하지?
자기 나 때문에 그런 거 진짜 아니지?
아휴, 말했잖아
난 내 빵집에 최선을 다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알바생 뽑을 때까지 내가 해야겠다
카페 아예 관두고 내가 할까?
안 됩니다, 부부가 24시간 붙어 있는 건 안 좋아
치, 난 24시간 붙어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내 말은
[웃으며] 농담이야
난 카페 일 재밌어서 관둘 생각 없어
[남구가 한숨 쉰다]
혹시나 했는데, 있네
어쩐 일이에요?
잠깐만 구경하고 갈게 한 오분?
이거 마실 동안
그렇게 해요
일해
방해 안 해
[잔잔한 음악]
[사포질 소리]
[도경의 한숨 소리]
[갑자기 사포질을 멈춘다]
아주 나무에 푹 빠졌구나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알바하는 거예요 수익금 나누기
내가 7, 쇼핑몰이 3
야간 알바까지 한다고? 왜?
돈 더 벌려고
돈은 무슨? 재밌어 보이기만 하는데
무슨 일 있어요?
사장 승진해서 간만에 일 좀 했더니
피곤해서 잠깐 쉬려고 온 거야
간다, 수고
가요
[사포질 소리]
[떨리는 숨소리]
토요일에 수아랑 정선 여행 갔다 오는 길에
짐 싣고 아버지 모시고 오려고요
아버님 올라오시면 이제 확 말씀드려요, 어머니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지안이가 아버지 스스로 느낄 때까지 두라잖아
수아 임신도 했는데
집에 환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실 거야
그런 게 어딨어요?
진짜 환자셔도 전 상관없어요
그거는 아니야
엄마 기분이 좋아야 아가도 좋은 거랬어
어머니
(수아) 저 아기 낳으면
혹시 어머니가 키워주실 수 있으세요?
뭐?
지태 씨가 그러는데
어머님이 큰소리 한 번 안 치셨대요
어머님이 봐주시면 저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정) 어머
나는 좋은데
더구나 우리 지태 애를
나는 그러고 싶지
근데 나한테
너희들 아이를
맡기고 싶니?
할머니보다 더 사랑해줄 사람이 어딨어요?
[감동 받으며] 어머, 상상만 해도 좋아
[웃으면서] 우리 애는 어떻게 생겼을까?
어머 생각만 해도 예뻐
수아야, 너 진심이야?
절대 분가 원칙이었어, 너
그때는 아이가 없는 게 전제였잖아
근데 어머니가 지방으로 가신다고 할지 모르겠다
지방?
그때 자기가 그랬잖아 지방 가서 살자고, 마음 편하게
너 싫다면서?
그때는 자기한테 반항할 때였고
우리 결혼할 때 내가 그랬잖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우리만의 행복을 찾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살기로 했어
우리 서울 떠나서 살자, 자기야
알아보니까 초등학교, 중학교
계약직 사서 자리는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지방으로 가는데 아이를 키워달라는 건
우리 부모님하고 같이 살겠다는 거야?
어머닌 내가 필요하고
아버님은 어차피 지방 다니시면서도 일하셨으니까
거기 가서도 일거리 찾으시지 않을까?
잠깐만, 너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 돼
나도 생각해 볼 만큼 생각한 거야
내 주변에 다른 시부모님들하고는 조금 다르신 거 같아
우리 시부모님은 뭐랄까?
자식들한테 미안해 하시잖아
이런 표현 어른들한테는 안 맞지만
염치를 아신다고 할까?
배려도 깊으시고
어쩌다 해서는 안 될 일을 벌이셨지만
우리 엄마 참 순한 사람이긴 해
특히 자식들한테는 끔찍하셨지
[밝은 음악]
[핀란드어 회화 공부하는 중]
[핀란드어 회화 공부 계속]
(도경) 실화 건설, 상아 케미컬하고
정은 제약 쪽 손 닿잖아?
대답이 영 미지근해
그래, 이쪽은 내가 설득해 줄게
근데 도경아 밖에서 분위기 너무 안 좋아
그러냐?
회장님 쓰러지신 게 커
해성 그룹 하면 노양호 회장님이셨으니까
알아, 그래서 어떻게 하든
정명수 대표안 부결시키고
다시 할아버지한테
대표 이사 자리 돌려드려야 해
나 때문에 쓰러지신 거니까
그거 아니래도 그냥 있을 순 없지
하극상도 이런 하극상이 어딨냐?
절대 뜻대로 되게 안 해 이모, 이모부
[한숨 쉬며] 쓰러지셔서 너를 다시 얻으신 거냐, 회장님은?
(기재) 지안 씨 일 그렇게 반대하고
널 힘들게 하신 할아버지인데
참 열심히 뛴다, 너
싫어도 미워도 내 뿌리잖아
실망을 했다 한들 30년 쌓인 정까지 뿌리째 뽑히겠냐?
어려서 끔찍하게 사랑 받았잖아, 나는
이 집안 장자라고
지안 씨하고는 다시 안 만날 거야?
우리 가는 길이 다른 한
그게 무슨 뜻이야?
너희들이야 원래 가는 길이 달랐잖아
나중에, 주총 끝나고 얘기하자
[경쾌한 음악]
- (혁) 지안아 - 어
내가 캣 토일렛 갔다 줘야 하는데
거래처 미팅 장소하고 정반대 편이야
네가 휙 갖다 주고 시상식 가주라, 응?
알았어, 안 그래도 유관우 씨 혼자 잘하고 있나 궁금했어
근데 뭐 하러 너까지 시상식에 와? 쑥스럽게
너 때문에 가는 거 아니다
지수 가는 길에 따라가서
부모님께 슬쩍 인사드리러 가는 거지
알았어
[밝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어쩐 일이세요?
이거요, 배달왔어요 나머지는 트럭에 있어요
저기, 나가서 이것 좀 가져다 주실래요?
(직원) 네
- (직원) 제가 도와드릴게요 - (지안) 네
근데 어디 나가세요?
예?
아, 외부 미팅이 있어서요
근데 서지안 씨야 말로 배달 올 차림새는 아닌 것 같은데
아, 가족 모임이 있어서요 바쁘네요
네, 생각보다 애묘인이 많더라고요
잘돼서 다행이에요
도경 오빠가 갑자기 가버려서 혼자 힘드셨을 텐데
[웃으며] 그래서 사장님한테 칭찬 들었잖아요
아, 한 번 구경 오셨거든요
궁금하기는 했나 보다
[한숨 소리]
뛰지 마, 이 사람아
[헉헉거린다]
천천히 와, 천천히
그렇게 뛰다 넘어지면 큰일 나, 이 사람아
[헐떡이며] 가게에서
출발이 늦었더니 마음이 급해서요
엄마, 아빠
[경쾌한 음악]
아니 이게 무슨 트럭이야?
배달 갔다 오느라고요
배달도 다녀?
어쩌다 한 번 차도 쓰고 좋지 뭐
어서 들어가, 들어가
지안아
지수가 남자 친구랑 온대
근데 엄마
지수 남친이 내 동창이다 엄마도 한 번 봤어
내가? 언제?
양미정 여사, 전에 어떤 남자가 나 찾으러 왔을 때
우리 집 이사 갔다고 했다면서?
그 총각이야?
어머, 어머 어떡하니?
뭘 어떻게?
어머니가 하신 짓이니까 민망함은 견디셔야지
아휴
근데 괜찮아
혁이는 우리들 일 다 알아
(지안) 알면서 인사하러 오는 거야
그리고 이해심이 얼마나 많은데
지수가 땡 잡았어
사람이 살면서
언제, 어디서 마주칠 줄 모르니까
마지막 모습은 보이지 말라고 했는데
어서 와! 지수 왔어, 지수
어, 엄마, 아빠, 언니야!
우리 엄마, 아빠야
아휴, 누가 보면 최우수상 타는 줄 알겠네
너무들 출동하셨는데
처음 뵙겠습니다 선우혁입니다
반갑네
나 지수 아버지야
(혁) 저 고등학교 때 아버님 여러 번 뵀습니다
목공반이었거든요
어머님
잘 부탁드립니다
저번엔 미안했어요
(지안) 야, 서지수
내 시상식인데 네 상견례하는 분위기다
(지수) 야, 상견례는 무슨, 너 안 떨려?
난 상 받아본 적이 없어서 무슨 기분일지 모르겠어
그럼, 난 강심장이라서
심장이 밖으로 튀어 나올 것 같아
[다 같이 웃는다]
(사회자) 장려상! 식탁과 화이트보드
(사회자) 탁자를 결합시킨 아이디어가 신선했던
(사회자) 서지안 씨, 축하드립니다
[박수 소리]
(사회자) 여러분,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로 축하해 주세요
아빠
아, 지수야
(지수) 축하해
[다 같이 박수 친다]
대주주들 파악은 끝났는데
퍼니 팩토리하고 양준호 사장
둘만 초청 못 했어요
퍼니 팩토리 길민하 대표는 러시아 출장 갔고
양준호 씨는 스페인 여행 중이라고 합니다
양준호 씨가 1.5프로지?
연락 올 거야 할아버지 친구 아드님이셔
퍼니 팩토리가 1퍼센트니까
최악의 경우에 정명수 쪽에 선다고 해도
우리가 0.5프로 많아요
진희 이모는 이미 이 계산을 했을 거예요
정명수 이사가 대표 이사가 되려면
할아버지 지분 7.5프로에서
1.2프로를 추가로 더 확보해야 하니까요
9프로를?
꿈도 못 꿀 지분인데
그러니 기사를 터트렸겠지
양준호 사장하고 길민하 대표가 캐스팅 보트가 됐어요
둘 다 우리 우호 지분이었다 해도 그걸 믿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둘이 함께] 중소 주주
[긴장된 음악]
접촉해야지
네, 소액 주주도 위임장 받으려고요
진희 이모 차명 지분이 얼마인지 알 수 없는 게 좀 걱정돼요
크진 않을 거야
소문 안 날 차명으로 몇 명이나 구하겠어?
어차피 우린 25프로가 넘어
(지수) 아빠, 엄마 지안이 진짜 대단하지?
(혁) 지안이가 목공소에서 만드는 것들도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자네는 실내 디자인과 나왔다고 했지?
목공반에서 만나서 둘이 같이 미대 가지고 약속까지 했었대?
핀란드는 물가가 어떻다니?
방값이랑 생활비가...
그건 제가 다 알아서 합니다
(지안) 벌써 플랜 다 짜났어
(지안) 아빠, 나 알지? 서태수 딸, 서지안
결심하면 하고야 마는 의지의 한국인 [웃음]
(혁) 수업을 핀란드어로 한다고 합니다
제대로 수업 들으려면 되도록 빨리 가서 어학 연수하고
(혁) 현지에서 생활하는 게 좋죠
[메시지 수신음] 저 잠시 실례 좀 하겠습니다
(용국) 비상 사태 발생이다 해성 노양호 회장 해임에
(용국) 도경이 부모님 이사직 박탈하는 주총이 열린단다
[긴장된 음악]
지수야
해성 그룹 경영권 놓고 자매 싸움?
회장님 해임으로 모자라서?
[지안이 큰소리로] 노 대표님 부회장님까지 해임한다고?
[흥분하며] 무슨,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다 있어?
(지수) 혁아
어머니, 아버지하고 도경 오빠는 어떻게 되는 거야?
[소리 내며 갑자기 일어난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한숨 쉰다]
[전화 수신음]
네, 최도경입니다
기사 봤어요
그랬구나
제가 뭐 도와줄 거 없어요?
도와줄래?
도움이 된다면요
[심각한 음악]
트럭이라서 모셔다 드릴 수가 없네
아니야, 무슨 소리
(태수) 지수 부모님한테 우환이 생겼는데, 빨리들 가 봐
제가 모셔다 드리고 갈게요
아휴, 아니에요
나는 마트 가야 해서 이 양반이랑 방향도 달라요
우리 먼저 가자고 얼른
(지안) 집에서 봬요
(지수) 엄마, 아빠 나중에 집으로 갈게요
(혁) 조심히 들어가세요
부담스러워, 자꾸 돌아보지 마
그냥 가
사무실에서 봐
우리도 가자
어
지수도, 지안이도
뭘 해줄 수도 없고
애가 바짝바짝 타네요
저기
나 정류장까지만 데려다 줄 테니까, 당신 먼저 가
나 볼일 좀 보고 갈 테니까, 응?
지안이는 얼마나 밟은 거야? 벌써 왔네
빨리 들어가자
(희) 만약 지수 씨 신분 때문에
우리랑 혁이한테 또 불편한 일 생기면요
그땐 혁이랑 헤어질 거예요?
(지수)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제가 혁이를 못 보죠
혁이 너는 먼저 가 오후 미팅 있다며
아까 취소했잖아
(혁) 가자
(지수) 이건 우리 집안 일이니까
너까지 약속 취소하면서 이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네 집안 일이면 내 일이나 마찬가진데
[피식 웃으며] 무슨? 우리는 그냥 연인이야
(지수) 집안 일까지 책임감 느껴야 할
사이 아니니까 넌 그냥 네 일 했으면 좋겠어
연인이니까 서로 돕고 의지가 돼야지
나 때문에 네가 일을 못 하잖아
(지수) 정선까지 데려다 준 것도 그렇고
뭐 그 전에도 그렇고
자꾸 우리 집 일로 너 시간 뺏는 거 부담스러워
너 뭐 있지?
뭐가?
나 그냥 내 생각이 그런 거야
아닌데?
갑자기 왜 나를 남 대하듯 하지?
(혁) 용국이 형도 돕겠다고 모이자고 했고
최도경 씨하고 아무 사이 아닌 지안이도 저렇게 달려오는데
네 남자 친구인 나는 상관 말라는 게 말이 돼?
남자 친구니까 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거야
그래?
그럼 지안이 친구로 돕지 뭐
(혁) 내가 부담스러워?
그럼 이 일하는 동안 우리 연인 아닌 걸로 해
손이 하나라도 더 필요할 때니까
아, 됐다니까
[한숨 쉰다]
솔직히 SOS 요청은 기재라고
도경이 절친한테서 받았어
생각보다 상황이 안 좋은 거네요
소액 주주 위임장까지 준비하는 거면 그런 거네
그렇게 심각한 거야? 할아버지 지분이 크다면서?
(용국) 도경이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용국) 바깥 소문이 상당히 안 좋아
뭐 이건 지분 싸움인데
도경이 이모 쪽에서는 미리 준비한 거고
최도경 씨네는 당한 거니까
지수 이모 쪽 차명 지분이 얼만지 알 수 없겠네
다행히 내가 해성 F&B 주식을 가지고 있어서
소액 주주 모임을 시도할 수는 있는데
근데 이걸 다 혼자 다 연락할 수는 없어서
주총이 언제라고 했죠?
그때까지 1/4로 나눠서 전화 돌리죠
아 예, 안녕하세요 정미란 씨 되시나요?
(용국) 대륜 기업 이용국입니다 네, 잘 지내셨어요?
(혁) 안녕하세요, 혹시 윤소희 씨 되시나요?
(지수) 안녕하세요 이정후 씨 계신가요?
(지수) 네, 해성 그룹 주주 총회 건으로 연락드렸는데요
작년 하반기 실적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노명희, 최재성 부회장이 방만 경영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노진희 대표, 이번 시도 절대로 성공 못 합니다
김 이사님만 믿어요
앞으로의 파트너십도 기대되네요
그럼 주주 총회 때 뵐게요
양진호 사장님 최재성입니다
여행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이번 주주 총회 참석하시죠?
(도경) 다운에이징 상품들인가요?
(직원) 네네
감성 마케팅은요?
어, 저쪽에 있습니다
위임장 주기로 한 사람들 명단이에요
오케이, 한번 해봅시다
일단 양진호 사장이 우리 편에 서기로 했으니까 고비는 넘긴 거야
길민하 대표도 연락 왔어 주총 전에 귀국한다더라
그럼 최소 2퍼센트 이상 차이 나네요
[국수를 후루룩 먹는 소리]
[전화 수신음]
네, 어떻게 돼가요?
너희들이 보내준 소액 주주 명단으로 위임장 받았어
고맙다
도움이 돼야죠
소액 주주 지분율이 생각보다 작아요
충분히 됐고 더는 안 해도 돼
캐스팅 보트였던 대주주 입장 확인했거든
그래요? 아, 다행이다
인사는 주총 끝나고 할게
(지안)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지안) 인사 받자고 한 일 아니에요 지수네 일이잖아요
수고하세요, 그럼
(태수) 어떻게 됐대?
우호 지분 다 확보됐대요 더 안 해도 된다고
지수 이모 쪽에서 작정한 거라며?
그럼 그쪽에서 준비가 철저할 텐데
그래도 회장님 지분이 워낙 크니까 괜찮은가 봐요
캐스팅 보트였던 분들이 있다고 했는데
그분들 지분 2.5프로 확보했대요
이모 쪽에서 따로 준비했을
차명 지분도 같이 넣어서 계산한 거래?
계산했겠지, 당연히
우리가 모아준 소액 주주 위임장도 있고
그러면 다행이고
잠깐
아휴, 아빠 나 피곤해서 올라갈게요
근데 이건 이름 옆에 3, 2, 2 숫자가 뭐냐?
아, 그거 동의서 준다고 했던 사람들인데
다음 약속이 안 잡혀서 전화한 숫자들이에요
내가 헷갈릴까 봐 써놨어요
- (지안) 올라갈게요 - (태수) 응
아이고
[노크 소리] (태수) 지안아
(지안) 아빠
아니야, 앉아 있어
아빠가 너한테 줄게 있어서
이천만 원이야
(태수) 체류비 마련한다고 아르바이트 같은 거 하지 말고
연수 가서 이걸로 생활비 써
하루라도 빨리 출발하고
이천만 원? 아빠, 이 돈 어디서 나셨어요?
아빠 저 석두 아저씨하고
오토바이 액세서리 사업 같이 하기로 했어
석두가 베트남에 공장 아이템 바꾸는데
그거 아빠가 해준 거야
그래서 지난번에도 천만 원 벌었잖아
- 진짜? - (태수) 아, 그래
그래서 미리 댕겨 달라고 했어 어차피 아빠가 받을 돈이니까
그럼 아빠 사업 다시 시작하시는 거예요?
그래, 그럴거야
어우
아빠 혹시 그럼
그래, 그거니까 더 이상 길게 말하지 말자
[껄껄 웃는다]
영어도 아니고 핀란드어 공부하려면 얼마나 힘들 거야
하루라도 빨리 가서 너도 적응하고
어학 연수도 빨리 시작해야지
알았어요, 바로 스케줄 잡아볼게
근데 아빠, 이천만 원은 너무 많아
나도 모은 돈 좀 있고 가서 알바하면 되니까... [태수가 혀를 찬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쯧
얼마나 어렵게 네가 스스로 따낸 기회냐 이게
그 돈은 무조건 갖고 가, 응?
뒤에 아빠가 더 보내줄게, 음?
[잔잔한 음악]
다행이다
우리 아빠 살아나서
보명동 흥인 연립?
내가 공사한 데인데
어, 이상하네
[긴장된 음악]
뭐가 이렇게 많아?
[노크 소리]
계세요?
(집주인) 누구세요?
저, 이고은 씨댁이죠?
노진희 씨 부탁으로 왔습니다
노진희 씨가 왜요?
주총 위임장 받아오라고 해서요
어머, 벌써 드렸잖아요?
저기, 노진희 씨 부탁으로 주식 매입하신 거죠?
그런 건 왜 물으세요?
저기요, 이게 진짜 중요한 일이거든요
본인 돈으로 사신 게 아니죠?
아니에요, 내 돈으로 산 거예요
그럼 노진희 씨한테 위임장은 왜 주셨어요?
그거야 제 마음이죠
노명희 대표 해임안 부결에 동의하는
위임장 주기로 하셨다면서요?
마음이 바뀌었어요
(태수) 저... [문 닫는 소리]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선생님) 준호야, 안녕 다음 주에 보자
(준호) 선생님, 안녕
안녕하는 거야? 다음 주에 보는 거야?
(준호) 다음 주에 보는 거야?
[문 두드리며] 계세요?
안에 안 계세요?
[구토하는 소리]
[힘들어하며 한숨 쉰다]
(태수) 이 주식 이거 차명으로 거래하신 거죠?
이거 형사 고발되면 애엄마도 큰일 나요
[문 닫는 소리]
[한숨 소리]
[긴장된 음악]
[전화 수신음]
어, 여보세요
(태수) 무슨 일이야?
(석두) 지안이 전화왔더라
(석두) 너하고 사업하기로 한 거 맞냐고
미리 이천만 원 줬냐고
그래서 '어' 했다
그래, 잘했다
너 이천만 원 어디서 나서 지안이 준 거냐?
누구한테 빌렸어
네가 누구한테 돈을 빌려?
얼굴은 왜 이렇게 시커멓게 됐어? 안색이 아주 안 좋아
내 얼굴이 많이 안 좋니?
안 좋아, 안색이 아주 안 좋아
그래?
그럼 더 안 좋아지기 전에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놓아야겠네
야
[말문이 막히는 듯] 너 암 진단금 받았니?
그거 받아서 지안이 준 거야?
[슬픈 음악]
(석두) 태수야
(혁) 정명수가 대표가 돼서
이사회 소집을 대표 이사만 할 수 있게 정관을 고치면
최도경 부모님, 노양호 회장까지 해성으로 돌아올 수 없게 돼
그럼 영원히 해성 그룹을 못 찾는 거잖아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대표 이사 선임을 부결시켜야죠
[전화 수신음]
[심각한 음악]
네가 놓고 간 주주 명부 봤는데
너한테 동의서 준다고 하고선 차일피일 미룬다고
(태수) 옆에 숫자 써 놓은 데 있잖아
그 중에 한 군데가 내가 예전에 공사했던 데야
근데요?
봤는데
주식을 3억 넘게 샀어 석달 전에
(태수) 그 연립이 그렇게 3억씩 내면서
주식을 살 만한 동네가 아니거든
그래서 가봤더니
역시나 노진희 차명주야
그 사람이 그랬어요?
아니야, 그 사람은 아니라고 그러지
근데 너한테 위임장 준다고 해놓고
노진희한테 줬다는 거야
마음이 바뀐 걸 수도 있지
아니라니까
여기, 여기, 여기
(태수) 여기, 이 네 사람
(태수) 수상한 사람 네 사람을 찾았는데
증거를 찾을 방법이 없어
그러니까 지수 오빠한테 전화해서
이 사람들 조사 좀 하라고 해
아빠
아빠가 왜 이렇게까지
이게 며칠이 걸리는 일인데
사람 마음은 흐르는 물 같아서
돌 하나에도 물줄기가 바뀌어
만약의 변수에 대비해서
더 안전한 게 좋잖아
아빠, 내가 연수 안 갈까 봐 그래?
이 사람 잘못되면 내가 못 갈까 봐?
이 사람 때문에 미련 생겨서
안 갈까 봐 그러는 거야? 왜 이 고생을 했어요?
지수 부모님이잖아
네가 사랑하는 남자 일이고
아빠
(태수) 그래
그 사람이 여기서 편안해야
너도 마음 편히 떠날 거 아니야
나도 그 댁에 남은 빚이 있고
우리 해성 어패럴의 모 브랜드인
오엘의 주고객은 35, 45였습니다
다운에이징 프로젝트는 사회 초년생이나 20대 직장 여성도
오엘 매장에 가면
이번 시즌에 입을 옷이 반드시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도경) 전 연령층을 아울러
한국의 대표 여성 토탈 패션 브랜드로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박수 소리]
[경쾌한 음악]
(도경) 마케팅 팀
디자인실에서 준비한 다운에이징 제품들 살펴보면서
차세대 광고 모델 생각해 보세요
[메시지 수신음]
(지안) 급한 일로 통화 좀 하고 싶어요
잠시 통화 좀 하고 오겠습니다
아버님이 그렇게까지 하셨어?
(지안) 사업할 때
별별 사건 겪었던 경험 때문인가 봐요
근데 충분히 의심 가기는 해요
차명 주식 거래 증거 있으면 훨씬 유리한 거 아니에요?
그렇긴 한데
그 증거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아니라고 잡아떼면 별 수 없거든
지분 확보 다 되기도 했고
그렇구나
일단 사진 찍어서 보내줄래?
법무 팀에 방법 있는지 알아보라고 할게
알았어요
고맙다, 아버님께도 감사하고
아빠도, 나도, 지수 집안 일이라서 신경 쓰는 거예요
그럼 끊을게요
[통화 종료음]
[한숨 쉰다]
[서글픈 음악]
(지수) 조사한대?
모르겠어
아빠처럼 최후의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조사하겠지
근데 넌 아직도 소액 주주 연락하는 거야?
언니야, 넌 도경 오빠 안 서운해?
시한부 연애 다 마치고 돌아갔는데 왜 서운해?
야, 그래도 감정이 그런 게 아니잖아
좋아한다고 했으면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나를 남이 책임져?
충분해 나는
최도경 씨가 왜 저러는지도 충분히 이해되고
짧지만 연애도 해봤고
그 추억 잘 담고 내 길 갈 거야
아휴
난 혁이랑 헤어진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 날 것 같은데
그러면서 왜 혁이랑 데면데면해?
희 언니랑 약속했단 말이야
우리 집안 일로 또 혁이 귀찮게 하면
내가 혁이를 못 본다고
그래서 혁이가 그렇게 화가 났구나
참 이상해
난 서지수인데
최은석 집안 일은 걱정돼
점입가경이라더니
최서현 얘 또 울고 있는 거 아니야?
[한숨 쉰다]
[달콤한 음악]
와, 나 왜 이러지?
그게 뭐 별거라고
(지호) 어때?
스트레스 다 풀렸냐?
여한이 없어?
한 게임만 더 할래
[달콤한 음악 계속]
야!
어?
뭐라고?
아, 한 게임 더 한다고?
(서현) 아니다
우리 그냥 가서 자몽 맥주나 마시자
안 되는데, 오늘 저녁에 가족 모임 있어
뭐야? 이럴 거면 뭐 하러 나오라고 했어?
스트레스 풀게 해준다며?
아니, 나는
이걸로 풀릴 줄 알았지
너도 그 기사 보니까 우리 집이 우습지?
(서현) 내가 우스워?
그거 다 헛소문이야
우리 어머니가 절대 그러실 리 없거든
알아, 알아
누가 뭐랬냐?
[헛기침한다]
빨리 가자, 택시 잡아줄게
어휴, 씨 불쌍하니까 찌릿한 거지
그거 가지고 위로 전화도 못 하냐?
으이, 이 등신아, 해!
한다고
[전화기 탁 내려놓으며] 못하겠다, 씨, 아이씨
[컴퓨터 자판 소리]
[한숨 쉰다]
[긴장되는 음악]
잘 부탁드립니다
[한숨 쉰다]
내가 두 다리로 다시 걸어 들어가야
주주들이 조금은 흔들릴 텐데
병원에서도 못 나가게 하고
주총 자리에 앉아 계신 것만으로도
또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노 회장) 자신들 없는 거 아니야?
왜 난 못 가게 해?
어제 길 대표님, 양 사장님
다 문병 오셨다면서요
너무 걱정 마세요
아버지 해임되시고 주가 떨어졌어요
하극상이라고 여론도 안 좋아요
그럼 다녀들 와
[긴장된 음악]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나간다] 어, 어!
예상대로 앉아있네요
도경아, 나가서 길 대표하고 양 사장 맞아서 모시고 와
네
오시네요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기막혀 숨을 몰아 내쉰다]
어머니
무섭네, 길 대표도 노진희도
괜찮아, 양 사장 지분만으로도 거부 가능해
[허망한 듯 숨을 내쉰다]
끝났네
(사회자) 지금부터 제23회
(사회자) 해성 그룹 임시 주주 총회 개회 선언이 있겠습니다
(사회자) 모두 착석해 주십시오
[기계음]
[전화 수신음]
아빠
어, 지안아, 지수 오라비 전화번호 좀 알려다오, 빨리
도경 오빠요? 도경 오빠는 왜요?
아 시간 없어, 빨리
(임원) 표결 결과
(임원) 발행 주식 1/3의 찬성으로
(임원) 최재성 이사의
해임안이 가결됐습니다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 땅땅땅
[한숨 쉰다]
[참석자들이 웅성거린다]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
(사회자) 다음 안건으로
(사회자) 노명희 이사의 해임에 찬성하시는 분은 기립해 주십시오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
(임원) 표결 결과
참석 인원 2/3 이상의 찬성
(임원) 발행 주식
(임원) 1/3 이상의 찬성으로
노명희 이사 해임안이 가결됐습니다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 땅땅땅
[한숨 쉬며 쓰러지려고 한다]
어머니
여보
[메시지 수신음]
(사회자) 다음 상정안 안건은 새 대표 이사 선임 건입니다
(사회자) 후보는 정명수 이사
(사회자) 단독 후보입니다
(사회자) 정명수 이사
표결 전 발언권 드리겠습니다
잠깐만요!
[심각한 음악]
저도 대표 이사 선임에
입후보하겠습니다
[심각한 음악]
[참석자들이 웅성거린다]
(사회자) 대표 이사 선임에 입후보하시겠다는 겁니까?
(도경) 저
해성 어패럴 사장 최도경입니다
해성 그룹 대표 이사에
자가 추천합니다
(기재) 자가 추천?
글쎄
[카메라 셔터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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