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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7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준웅의 하품]

 

  (준웅아유   점심을 너무 많이 먹었나

 

  오랜만에 한가하니 좋네요

 

  [륭구와 련의 놀란 숨소리]   (그런 소리 하지 마

 

  (륭구한가하다는 소리   하면 안 됩니다

 

  [작은 소리로왜요?

 

  (륭구준웅 씨는 잘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그런 소리 하면   반드시 바빠집니다

 

  (준웅뭐   징크스 같은 거예요?

 

  [련의 한숨]

 

  [웃으며아이뭐   그런 걸 누가 믿어요

 

  [덜거덕거리는 소리]   [흥미로운 음악]

 

  [형광등이 지직거린다]

 

  [레드라이트 알림음]

 

  [당황하며이거

 

  (륭구이게

 

  [련의 한숨]

 

  [못마땅한 숨소리]

 

  [당황한다]

 

  (사자1) 이승의 그래픽 소스를   잘못 받아서 그런지   [경고음]

 

  주마등 전체에   악성 바이러스가 발견돼서요   [키보드 조작음]

 

  저희도 지금 빨리 파악 중인데

 

  (사자2) 언제쯤 정상화돼요?   [사자들이 분주하다]

 

  할 것도 많은데진짜

 

  다시 연락드릴게요

 

  [사자2의 한숨]   [사자1이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사자1) 지금 이대로라면

 

  이틀에서 사흘 정도   걸릴 거 같은데

 

  이틀이요?

 

  (사자2) 안 되는데

 

  [사자2의 답답한 소리]

 

  (안내 방송 속 사자3) 내부망   문제로 인해

 

  사내가 몹시 혼잡합니다   [사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사고 예방을 위해   하시던 업무를 멈추고

 

  담당 사자의 안내를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안내 방송이 계속된다]   (재희지금부터 한 명 한 명

 

  수작업으로   명부 작성해야 되니까요

 

  본인 생년월일이름태어난 시

 

  확실하게 기록해 두셔야 합니다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통화 연결음]

 

  "사자 명부"

 

  (준웅제가   이해가 안 돼서 그러는데

 

  저승에도 바이러스라는 게 있어요?

 

  (저승은   이승의 거울 같은 곳이니까

 

  (륭구그나마 남아 있는 건

 

  피해자가 SP뷰티 마케팅 팀 소속

 

  4월생이라는 게 전부입니다

 

  (그거라도 알아서 다행이네

 

  - (가자   - (준웅

 

  [준웅의 헛기침]

 

  "SP뷰티 서울"

 

  [직원들이 분주하다]

 

  [흥미로운 음악]   [전화벨이 울린다]

 

  (직원1) 전화받았습니다

 

  [직원1이 계속 통화한다]

 

  [문이 탁 닫힌다]   (준웅아니

 

  이분들 중의

 

  한 분이라고요?

 

  (륭구생각보다   회사 규모가 큽니다

 

  (이틀에서   사흘 정도 걸린다고?

 

  (륭구네   [련의 한숨]

 

  (팀원 둘 데리고   예정자를 찾는 건

 

  불가능합니다

 

  지금 위관 팀만의 문제가 아니야

 

  (옥황너도 봤잖니

 

  바이러스니 뭐니 해서

 

  주마등 전체가 심각한 상황인 거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에요?

 

  (옥황위기의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기회로 다가온다고 하지

 

  [무거운 음악]

 

  박중길 팀장이 그러더구나

 

  고작 말 몇 마디로   살아갈 힘을 얻을 거면서

 

  왜 쉽게 죽음을 선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러니 련이 네가 한번 보여 주렴

 

  사람을 구하는 게 초능력이 아닌

 

  말의 무게라는 걸

 

  [련의 한숨]   [탁자를 톡톡 친다]

 

  주마등의 지원이 없다는 건

 

  (륭구위장 취업해킹초능력

 

  다 안 된다는 말입니다

 

  무턱대고 하기엔 리스크가 커요

 

  (준웅뭐야

 

  위장 취업이 어려우면은

 

  직원 말고 알바는   해 볼 만하지 않아요?

 

  마침 알바지옥에서   SP뷰티 마케팅 팀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가   올라왔거든요

 

  [련의 생각하는 숨소리]

 

  [륭구의 한숨]

 

  최준웅 씨?

 

  (륭구거기가 가고 싶다고   아무나 가는 그런 회사입니까?

 

  아르바이트라도 고스펙들만   모이는 그런 곳입니다

 

  아이별 탈 없이   뒷수습만 잘해 주신다면야

 

  (준웅제가 꿈의 스펙으로   쫙 깔아 드릴 수 있는데

 

  문제는

 

  면접입니다   [흥미로운 음악]

 

  [종소리 효과음]   나 정도면 프리 패스 상 아니냐?

 

  (륭구?

 

  (준웅압박 면접   토론 면접심층 면접

 

  합숙 면접술자리 면접

 

  막말비꼼인신공격은 기본인데

 

  팀장님과 대리님이요?

 

  [거울을 달그락 놓으며

 

  전 어렵다고 봅니다   [살짝 웃는다]

 

  [준웅의 한숨]

 

  (륭구전 이래 봬도

 

  수천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주마등에 들어왔습니다

 

  [련의 어이없는 숨소리]   (준웅그러면

 

  대리님은 조금 수월하시겠네요

 

  대리님은

 

  [준웅의 웃음]

 

  그러니까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은

 

  남들 앞에서는 재수 없다고   하지 못하는 내 자랑 얘기를

 

  합법적으로 웃으면서   뻔뻔하게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면접장이다 이 말입니다

 

  [련의 헛웃음]   [입소리를 쯧 낸다]

 

  (준웅저는 베짱이입니다

 

  여름 내내 겨울 양식을   모으며 지내던 개미와 달리

 

  여름 내내 노래만 부르던 베짱이

 

  하지만 인재란

 

  성실하기만 한 개미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베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창도베!

 

  최준웅입니다!

 

  [함 팀장의 한숨]

 

  [준웅의 헛기침]   [익살스러운 효과음]

 

  (함 팀장베짱이 튀겨 먹는   소리 하고 있네

 

  [흥미로운 음악]   아르바이트 뽑는데

 

  베짱이가 낫겠어   성실한 개미가 낫겠어?

 

  [함 팀장의 헛기침]   [사락거리는 소리]

 

  

 

  임륭구 씨?

 

  접니다

 

  (함 팀장우리 회사 제품의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네   [륭구가 립스틱 뚜껑을 달칵 연다]

 

  (륭구이렇게 쿨톤웜톤이   명백히 나뉘는 컬러를 가지고

 

  '쿨톤도 소화 가능한 웜톤 컬러'와   같은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점

 

  쿨톤과 웜톤의 색상 통일은   불가능한데 말입니다

 

  (함 팀장일리 있어?

 

  (륭구기존 고객층만 믿고   기획전 홍보에 안일했다는 점과

 

  트렌디한 행사 개최는 잘하는데

 

  이걸 전하는 창구가 없는 점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숨 쉬며?

 

  - (륭구또요?   - (함 팀장없어?

 

  그게 다야?

 

  (륭구있습니다   근데 기분이 나쁘실 수도 있는데

 

  나 열려 있는 사람이야

 

  (륭구젊은 20대 여성이   타깃인 화장품인데   [흥미로운 음악]

 

  젊은 감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면접관님 같은

 

  개저씨가 면접을 보고 있다는 점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   [함 팀장이 탁자를 탁 친다]

 

  (함 팀장잠깐   [함 팀장이 숨을 후 내뱉는다]

 

  임륭구 씨

 

  내가 인생 선배로서   피드백 하나 드릴게

 

  기분 나쁠 수 있는데

 

  안 듣겠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기분 나쁠 수도 있다면서요

 

  (륭구기분 나쁜 얘기를

 

  기분 나쁘지 않게 들을   자신이 없으니

 

  처음부터 듣지 않겠습니다

 

  (함 팀장) [성난 숨을 내뱉으며]   !

 

  [헛기침]

 

  일단

 

  너희 둘은 불합격

 

  [서류철이 탁 떨어진다]   [함 팀장의 헛기침]

 

  구련 씨?

 

  

 

  구련 씨는 키와 몸무게가   어떻게 되지?

 

  [긴장되는 음악]

 

  (?   [함 팀장이 살짝 웃는다]

 

  오해 말아요

 

  (함 팀장우리 회사가   여성 뷰티 관련 회사다 보니까

 

  우리 팀원들의   용모와 보디를 체크하는 것도

 

  [손가락을 딱 튀기며]   내 업무 중의 하나거든

 

  이야이거

 

  앞으로 이력서에 전공은 미모고

 

  부전공은 몸매라고   적어 보는 건 어때?

 

  [함 팀장의 웃음]

 

  안색이 왜 그래?

 

  긴장한 거 같아서   웃으라고 한 소리야

 

  [입소리를 쯧 낸다]

 

  이야

 

  [흥미로운 음악]   [서류철이 달그락거린다]

 

  련이 씨만 합격

 

  [함 팀장의 힘주는 신음]

 

  련이 씨는 지금부터   당장 근무하시고

 

  두 사람은 나가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함 팀장의 비명]

 

  (준웅아이고이런

 

  [흥미로운 음악]   세상에이런 일이

 

  골프공을 밟아   넘어지시는 일이 있다니

 

  (륭구와 준웅이를 어쩐담

 

  [준웅과 륭구의 힘주는 신음]

 

  (준웅팀장님   기절하신 거 같습니다

 

  깨워야 하지 않을까요?

 

  여기

 

  [함 팀장이 놀란다]   [새소리 효과음]

 

  - (륭구괜찮으세요?   - (함 팀장?

 

  () [손뼉을 짝짝 치며]   순발력과 상황 대처 능력

 

  저보다 이 두 분이 나은 거 같은데

 

  (함 팀장그런가?

 

  이런 우수한 인재들을   거두어 주실 거라 믿습니다

 

  [함 팀장의 아파하는 신음]   [사무실이 분주하다]

 

  (함 팀장신 대리

 

  잘됐다

 

  여긴 우리 팀 에이스   신예나 대리

 

  여긴 100호점 오픈 행사   도와줄 알바생들

 

  안내 좀 해 줘

 

  (예나

 

  (함 팀장다들   우리 예나 씨만큼 일하면

 

  내가 걱정이 안 됩니다

 

  [뛰어오는 발걸음]

 

  (용준팀장님여기

 

  (함 팀장아씨

 

  [용준을 퍽 차며야   [용준의 신음]

 

  문자한 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

 

  (용준아   회의가 있어 가지고

 

  (함 팀장그쪽이 먼저야   내가 먼저야?

 

  - 그것도 상황 파악이 안 돼?   - (용준죄송합니다

 

  [함 팀장의 한숨]   [함 팀장이 골프 백을 툭 든다]

 

  (함 팀장누가 나 찾으면   거래처 갔다고 전해

 

  - 네   - (함 팀장

 

  [함 팀장의 힘주는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준웅의 탄식]   [문이 탁 닫힌다]

 

  회사 생활이 참 힘든 거구나

 

  (예나저기보람 씨

 

  (보람대리님

 

  (예나저 지금   회의 준비 할 게 있어서

 

  미안한데 나 대신   업무 설명 좀 대신 해 줄래요?

 

  (준웅잘 부탁드립니다

 

  (보람네   [보람이 살짝 웃는다]

 

  (예나고마워요

 

  반가워요전 정보람입니다

 

  (보람간단하니까   설명 바로 시작할게요

 

  [마우스 조작음]

 

  이렇게 펜 툴로   상품 외곽만 따 내고

 

  배경이랑 레이어 따로 해서

 

  분리해 주시면 돼요

 

  지금은 이것만 해 주시면 돼요

 

  그러면 각자 빈자리로 돌아가셔서   시작해 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련의 한숨]

 

  [무거운 음악]

 

  (예나이번 100호점   그랜드 오픈이 바로 내일입니다

 

  기념행사는 이번 달 말이고요

 

  사은품 준비 확실히 하시고   행사도 차질 없이 해 주셔야 돼요

 

  보람 씨?

 

  공장에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요청했던 시간 내에   맞출 수 있을 거 같답니다

 

  (예나시간 꼭   엄수해 달라고 하세요

 

  나오자마자 매장으로   제대로 인수됐는지 확인하고요

 

  - (보람네   - (예나용준 씨

 

  (용준

 

  [레드라이트 오류음]

 

  (준웅고쳐지기 전에   찾을 수 있을까요?

 

  (륭구찾아야죠

 

  [준웅이 숨을 후 내뱉는다]

 

  (준웅겉으로 보기엔   다들 멀쩡해 보이던데

 

  (륭구회사에는   인트라넷이라는 게 있죠

 

  4월생을 찾아보겠습니다

 

  [준웅의 탄성]

 

  들키지 않게 조심해

 

  오케이파이팅!   [륭구의 한숨]

 

  (준웅파이팅

 

  [문이 달칵 열린다]

 

  [흥미로운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마우스를 탁 잡는다]

 

  (륭구) [작은 소리로아이

 

  [달그락거린다]

 

  [서랍을 쓱 닫는다]

 

  [서랍을 쓱 닫는다]

 

  [마우스 조작음]

 

  [키보드 조작음]

 

  나이스!

 

  [안도하는 한숨]

 

  [준웅의 헛기침]   [문이 달칵 열린다]

 

  [골프 백이 덜걱거린다]

 

  (함 팀장아이씨

 

  [함 팀장의 헛기침]

 

  [륭구가 중얼거린다]

 

  [함 팀장이 콜록거린다]

 

  [옅은 헛기침]

 

  [익살스러운 효과음]   [입소리를 딱 낸다]

 

  [사원증을 달그락 놓는다]   [함 팀장의 헛기침]

 

  [륭구의 놀란 숨소리]

 

  [준웅의 긴장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함 팀장아유

 

  [문이 달칵 닫힌다]   아이갈 때마다 휴가야

 

  이놈의 스크린 골프장

 

  배들이 불렀어아주

 

  [함 팀장의 한숨]

 

  [함 팀장의 힘겨운 신음]

 

  [유쾌한 음악]   골프장을 바꾸든가 해야지

 

  [함 팀장의 가려워하는 소리]

 

  [뻥 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함 팀장이 킁킁거린다]

 

  [함 팀장의 한숨]

 

  [함 팀장이 코를 훌쩍인다]

 

  [함 팀장의 힘주는 신음]

 

  [함 팀장의 시원한 소리]

 

  (준웅) [작은 소리로]   팀장님대리님 어떡해요?

 

  잘 들어

 

  (들키면 우린 임 대리 버린다

 

  (준웅?

 

  팀장님

 

  버려야 우리가 살아

 

  (준웅

 

  [준웅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가 들린다]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괜찮으세요?

 

  (예나뭘 잘못 먹었는지   소화가 안 돼서요

 

  괜찮아요

 

  [물이 솨 흘러나온다]

 

  련이 씨는 어떤 운동 하세요?

 

  아니면 다이어트?

 

  원래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라

 

  (예나그렇구나

 

  부럽네요

 

  [물이 뚝 멈춘다]

 

  (대리님이 몸매로   누굴 부러워하실 분은

 

  아닌 거 같은데

 

  감사합니다

 

  (준웅살아 계셨군요   임 대리님!

 

  [륭구의 괴로운 신음]

 

  [거친 숨소리]

 

  (수고했어좀 위험했지만

 

  하마터면 들킬 뻔했습니다

 

  (준웅하마터면   버림받을 뻔했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 야   - (준웅

 

  [날카로운 효과음]   (륭구?

 

  [지직거리는 효과음]

 

  저 버리라고 그러셨습니까?

 

  [련의 한숨]

 

  (륭구냄새 좀 맡았다고

 

  제 몸에서   냄새라도 난다는 겁니까?

 

  임 대리내가 그럴 리가 있겠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임 대리하고 내가   백 년을 넘게 알고 지낸 사이인데

 

  어떻게 됐어? 4월생

 

  [아기 울음 효과음]

 

  임 대리?

 

  [훌쩍인다]

 

  (륭구정보람   [보람이 음료를 호로록거린다]

 

  김용준   [용준의 아파하는 신음]

 

  신예나

 

  (예나이번 100호점   그랜드 오픈이

 

  (륭구이동자   이렇게 네 사람입니다

 

  잠깐만

 

  이동자가 누구였죠?

 

  [코를 훌쩍인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무거운 음악]

 

  (함 팀장잠깐

 

  이 대리설마 지금 온 거야?

 

  [난처한 숨소리]

 

  [한숨 쉬며아주 그냥 푹 쉬고   내일 나오지 그랬어?

 

  죄송합니다

 

  (동자근데 팀장님   저 오전에 반차 냈는데

 

  그게 지금 자랑이야?

 

  (함 팀장아주 그냥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동자의 한숨]

 

  죄송합니다 머신도 아니고

 

  

 

  이래서 말이야

 

  애 엄마들은 안 된다니까

 

  애를 낳았으면 집에서 푹 쉬면서

 

  육아에나 전념하든가?

 

  한쪽만 해   [칸막이를 탁 친다]

 

  왜 자꾸 회사에 와서   피해를 주고 그래

 

  ?

 

  [함 팀장의 못마땅한 한숨]

 

  (동자죄송합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분무기에서 물이 쉭 분사된다]   (함 팀장아유!

 

  [문이 탁 닫힌다]

 

  (동자누구

 

  - 알바예요   - (륭구알바입니다

 

  아르바이트입니다

 

  

 

  전 이동자예요

 

  [휴대전화 진동음]

 

  (동자예원아?

 

  안 돼거기 있어   아빠 금방 올 거야

 

  끊어

 

  [동자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휴대전화를 달그락 든다]

 

  예원아?

 

  [뛰어가는 발걸음]

 

  (내가 나갈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동자예원아

 

  자꾸 전화하면 안 된다니까

 

  엄마나 여기 싫어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무거운 음악]

 

  (동자당신 지금 어디야?

 

  온다며언제 오는데?

 

  회의?

 

  나도 지금 회의 들어가야 돼

 

  예원이 개교기념일이라고   내가 미리 휴가 내라고 했잖아

 

  아니긴

 

  나만 애 키우지나만!

 

  (예원?

 

  아빠 안 와?

 

  아니

 

  (동자아빠 조금 늦는대

 

  그러니까

 

  (예원싫어!

 

  혼자는 싫어!

 

  (동자) [한숨 쉬며진짜

 

  진짜 미치겠다

 

  (

 

  카페인 줄 알았는데

 

  키즈 카페네요

 

  (동자네   [휴대전화 진동음]

 

  

 

  지금 갈게요

 

  엄마 지금 회의 들어가야 돼

 

  (예원혼자 있기 싫어

 

  [동자의 한숨]

 

  (제가 있을게요

 

  (동자?

 

  엄마 올 때까지 이모랑 있자?

 

  (동자그래도

 

  회의 안 늦었어요?

 

  (동자

 

  예원아엄마 금방 올게

 

  여기 이모랑 놀고 있어알았지?

 

  미안한데 부탁 좀 할게요

 

  고마워요

 

  [한숨]

 

  [마우스 조작음]

 

  [준웅의 한숨]

 

  (준웅주변에서   왜 그렇게 회사 욕했는지

 

  이제 알 것 같네요

 

  [입소리를 쯧 낸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게

 

  그렇게 원하던 취업 아니었습니까?

 

  그러니까요

 

  [문이 달칵 열린다]

 

  [준웅의 하품]

 

  [문이 탁 닫힌다]

 

  (용준두 분 중에   힘 좀 쓰시는 분

 

  저랑 같이 창고 좀 가서

 

  [흥미로운 음악]   (준웅잠시만요

 

  아이누가 봐도 힘은 제가

 

  보이는 게 다가 아니죠

 

  (륭구저는 원래 지방이   잘 안 끼는 체질이라

 

  바꿔서 말하면

 

  온몸이 근육이란 소리죠

 

  [탄성]

 

  아니…   [준웅이 숨을 씁 들이켠다]

 

  제가 비록 금수저로   태어나진 못했지만

 

  근수저로 태어났죠

 

  (준웅운동 조금만 해도   근육이 빡 붙는 스타일

 

  조금 오래 걸었다 싶으면   종아리 근육이

 

  세로로 쫙 갈라지는   [우지끈하는 효과음]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코웃음]

 

  아이팔이랑   어깨의 힘이 필요한 건데

 

  [날쌘 효과음]   (준웅잠시만요

 

  [준웅이 숨을 씁 들이켠다]

 

  팔씨름하죠

 

  [옅은 한숨]

 

  팔 부러져도 탓하기 없기입니다

 

  [비장한 음악]   [준웅이 숨을 씁 들이켠다]

 

  [빠드득거리는 소리]   [준웅의 감탄]

 

  [준웅의 헛기침]

 

  (륭구준비 동작이   쓸데없이 기시네요?

 

  준비는 철저히 해야죠

 

  

 

  질 준비?   [준웅의 웃음]

 

  대리님은 평소보다   말이 좀 많으시네요?

 

  마치 준웅 씨 손에   땀이 많은 것처럼요?

 

  - 하시죠   - (륭구

 

  [준웅의 심호흡]   (용준하나

 

  

 

  - (용준셋   - (륭구팀장님

 

  [웃음소리 효과음]

 

  (륭구왜 벌써 오셨어요?

 

  '팀장님

 

  [용준의 한숨]

 

  (용준가시죠

 

  - (용준따라오세요   - (륭구

 

  손만 닦고 갈게요

 

  (륭구정보람 씨랑 신예나 씨   [문이 탁 닫힌다]

 

  잘 지켜보십시오

 

  아이축축해

 

  [륭구가 손을 탁탁 닦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흥미로운 음악]   [예원의 신난 비명]

 

  [련의 겁먹은 소리]   [예원의 웃음]

 

  [련의 거친 숨소리]

 

  예원아좀 쉬자

 

  [코를 훌쩍인다]

 

  [상자를 달그락거린다]

 

  [지친 숨소리]

 

  [새소리 효과음]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학생1) 와   저렇게 먹으니까 살이 찌지

 

  (학생2) 네 여친

 

  [학생들의 웃음]

 

  (학생3) 뭐라는 거야

 

  아나이 콩알만 한 새끼들이 진짜

 

  (학생1) 근데   종아리 미쳤는데?

 

  (학생2) 저런 사람 처음 봐

 

  죄송한데

 

  초코칩 좀 더 주시겠어요?

 

  (학생2) 초코칩 더 달래   [학생들의 웃음]

 

  (학생3) 너도 초콜릿 끊어라

 

  [레드라이트 경고음]   저 여자처럼 되기 싫으면

 

  (학생2) 약간 너랑   잘 어울리는 거 같아

 

  (학생3) 까분다

 

  "우울 수치"

 

  [봉지가 부스럭거린다]   (직원들맛있게 드세요

 

  [휴대전화 진동음]

 

  (예나저 통화 좀 하고 올게요

 

  (직원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직원2) 어쩜 저렇게 말랐냐

 

  아니요즘 들어서   더 마르신 거 같아

 

  (직원3) 옷 핏 끝내주고   일도 잘하고

 

  - 완전 부러워   - (직원2) 맞아

 

  제가 보기엔   너무 마르신 거 같은데

 

  - (직원2) 으음예쁘게 마른 거죠   - (직원3) 맞아요

 

  [헛웃음 치며아니   마르면 마른 거지

 

  예쁘게 마른 게 어디 있어요?

 

  (준웅안 그래요?

 

  (보람먹을 때   살 얘기 하는 거 아닙니다   [함 팀장이 코를 훌쩍인다]

 

  [문이 달칵 닫힌다]

 

  음식 앞에서는 경건해야죠

 

  (함 팀장경건 좋아하네?

 

  [함 팀장이 숨을 씁 들이켠다]

 

  어유?

 

  [직원3의 짜증 섞인 소리]   [함 팀장의 만족스러운 소리]

 

  [쩝쩝대며이야

 

  아유보람 씨

 

  그만 좀 먹으라고!

 

  [함 팀장의 짜증 섞인 소리]

 

  (보람팀장님

 

  전 제 몸에 불만이 없는데

 

  왜 자꾸

 

  [함 팀장이 달그락거린다]

 

  [한숨]   (함 팀장아니

 

  불만이 없다니?

 

  보람 씨그러면 안 되는 거야

 

  직원이 회사 이미지인데

 

  여기가 식품 회사야?   화장품 회사지

 

  팀장님!

 

  이런 거 성희롱이거든요?

 

  (함 팀장) [콜록거리며?

 

  보람 씨성희롱?

 

  아니이게 뭐가 성희롱이야!

 

  아이내가 뭐자기 몸을 만졌어?

 

  아니면 내가 자기한테 뭐 했어?

 

  이야

 

  내가 걱정이 돼 갖고   하는 얘기예요

 

  이렇게 살이 찌면

 

  대한민국의 어떤 남자가   자기를 좋아하겠어?

 

  [손가락을 딱딱 튀기며자기 관리

 

  그거 하라고 하는 소리야

 

  자기가 걱정돼서아유

 

  [준웅이 숨을 씁 들이켠다]

 

  (준웅자기 관리가   몸매 관리는 아니지 않아요?

 

  (함 팀장) [한숨 쉬며?

 

  [함 팀장의 한숨]

 

  너 방금 뭐라 그랬어?

 

  자기 관리가   몸매 관리는 아니라고요

 

  (준웅꼭 자기 관리 안 되는   사람들이

 

  남 트집 잡을 때   [함 팀장의 무안한 숨소리]

 

  자기 관리 핑계로 훈수질하던데

 

  

 

  이 자식

 

  []   [준웅의 신음]

 

  (함 팀장어디서 훈수질이야

 

  아르바이트 주제에

 

  하여튼 요즘 것들은 말이야

 

  예의라는 게 없어!

 

  나 때는 말이야

 

  상사가 말을 하면

 

  '!' 하고 충성하기 바빴어!

 

  [함 팀장이 혀를 쯧 찬다]

 

  (안내 방송 속 사자3) 주마등   사자 여러분

 

  업무 종료 시간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저마다 지친 숨을 내뱉는다]

 

  [륭구와 련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륭구의 지친 한숨]

 

  [한숨]

 

  그거 하고 싶다

 

  (준웅퇴근

 

  아니

 

  아니

 

  무슨 작업이 죄다   그냥 다 그림 그리기야

 

  (륭구

 

  허리야

 

  [련의 한숨]

 

  일하자

 

  (륭구

 

  [준웅과 륭구의 한숨]

 

  김용준은 어땠어?

 

  [용준의 한숨]   [무거운 음악]

 

  (용준이놈의 비정규직 신세

 

  어차피 머슴이라면   대감댁 머슴이 낫다고는 하지만

 

  같은 대기업을 다녀도   같은 신세가 아닌 거죠

 

  그래도 노력하다 보면

 

  빛을 보지 않을까요?

 

  (용준월세에

 

  생활비에 학자금 대출에

 

  남는 돈은 주말에

 

  배달 음식 몇 번   시켜 먹고 나면 다 사라져요

 

  그런데도 필요한 게 노력일까요?

 

  탈출

 

  [잔잔한 음악]   (륭구?

 

  대학 동기들이랑   창업을 준비했었는데

 

  얼마 전에 투자를 받았어요

 

  저도 곧 합류하려고요

 

  (용준당장은   개고생 좀 하겠지만

 

  우리도 대박 날지 누가 알아요

 

  다들 무시했던   코인이 오르는 것처럼

 

  우리도 모르는 거잖아요

 

  (륭구

 

  [용준의 들뜬 웃음]

 

  (륭구미래를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륭구자살 예정자처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동자 씨는요?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너희 엄마 언제 올까?

 

  몰라요

 

  (예원엄마는 맨날 바쁘니까요

 

  그래?

 

  그래도 우리 엄마 완전 멋져요

 

  ?

 

  우리 엄마는 사람들을   더 멋지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에요

 

  (예원내가 크면   그때 더 좋은 거 쓰라고

 

  우리 엄마가   열심히 만들고 있다 그랬어요

 

  그렇구나

 

  (동자예원아!

 

  예원아엄마가 미안해

 

  아유우리 딸엄마가 미안해

 

  재밌게 놀았어?

 

  미안해우리 딸

 

  늦었죠미안해요

 

  그만 미안해하죠?

 

  ?

 

  회의 펑크 냈어요?

 

  아니요

 

  (그럼 지각했어요?

 

  아니요

 

  그럼 실적을 못 냈나요?

 

  아니요저 진짜 그런 적 없어요

 

  그러게요그런 적 없는데   왜 그런 것처럼 행동해요?

 

  (그러고 있으면 오해해요

 

  회사도 아이도

 

  동자 씨가 잘못한 것처럼   생각한다고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잖아요

 

  그렇지?

 

  엄마 잘하고 있지?

 

  (예원!

 

  (워킹 맘이라 힘들지만

 

  일도 아이도 사랑하는 여자 같았어

 

  (준웅제가 봤을 때는

 

  신보람 씨 같습니다

 

  - 정보람이요   - (준웅정보람 씨 같습니다

 

  (학생1) 저렇게 먹으니까   살이 찌지

 

  (학생3) 너도 초콜릿 끊어라

 

  저 여자처럼 되기 싫으면

 

  [레드라이트 경고음]   (학생2) 네 여친

 

  [학생들의 웃음]

 

  (준웅우울 수치   올라가는 것도 확인했고!

 

  아무래도 함 팀장

 

  (준웅그 자식 막말이   원인인 거 같아요

 

  [한숨]

 

  신예나는?

 

  신예나 씨는 가능성이

 

  이번 100호점 그랜드 오픈이   바로 내일입니다

 

  기념행사는 이번 달 말이고요

 

  (준웅다들 부러워하던데요?

 

  비교적 일찍 승진도 했고

 

  제가 봤을 땐 무조건!

 

  - 신보람 씨입니다   - (륭구정보람이요

 

  정보람 씨입니다!

 

  아직 확신하긴 일러

 

  [한숨]

 

  [무거운 음악]

 

  [키보드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키보드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채팅 전송음]

 

  [직원들이 분주하다]   (함 팀장해결될 겁니다   

 

  [함 팀장의 곤란한 숨소리]

 

  [보람의 난감한 숨소리]

 

  [함 팀장의 헛기침]

 

  무슨 일이에요?

 

  100호점에 들어갈 사은품   출고가 아직 안 됐어요

 

  (용준정보람 씨는   15시라고 출고를 넣었는데

 

  업체가 5시로 착각을 했어요

 

  (보람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무거운 음악]

 

  (함 팀장지금 이게   죄송하다고 해결이 되냐지금!

 

  100호점 오픈 기념행사에   사은품 하나 없는 게 말이 돼?

 

  이미 발송한 문자 받고 오는   고객들도 많을 거 아니야!

 

  ?

 

  [달그락거리며꾸역꾸역   먹기만 하더니

 

  나 얘 이럴 줄 알았어

 

  얘 이럴 줄 알았어!

 

  [함 팀장의 못마땅한 소리]

 

  (예나보람 씨

 

  그래서 지금 제품은   어디까지 나온 거예요패킹은요?

 

  지금 티 검사 중이랍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예나그래도 4시 전엔   완제품까진 나오겠네요

 

  - 한 시간 정도면   - (동자예   [동자가 수화기를 달그락 놓는다]

 

  (동자지금 공장에   전 직원 다 나와 있는데도

 

  패킹까지 마치면   4시도 간당간당할 거 같다는데요?

 

  [함 팀장의 짜증 섞인 한숨]

 

  (함 팀장포장 박스도 없이   [보람의 한숨]

 

  용기만 달랑 나가게 생겼네

 

  어유!

 

  제가 공장 가서 패킹하고 올게요

 

  (예나저도 가요

 

  저희도 갈게요

 

  저도요

 

  (함 팀장당신들은 갑자기 왜?

 

  시간 맞추려면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거 아니에요?

 

  (준웅맞아요   그러려고 뽑은 거 아닙니까?

 

  그래요한 손이라도   더 있으면 좋으니까

 

  [준웅의 다급한 소리]

 

  (준웅차곡차곡차곡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메라 셔터음]

 

  [준웅의 힘주는 신음]

 

  (점원1) 어떡하죠?

 

  사은품 행사는   한 시간 정도 지연됐다고

 

  손님들께 안내 말씀 드렸는데요

 

  시연 모델이   다음 스케줄 때문에 어렵다고

 

  그냥 가 버렸어요

 

  [예나의 한숨]

 

  메이크업 선생님도   어렵게 섭외했는데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더 이상   못 기다리겠는데

 

  어떡하지?

 

  (보람그럼 저라도 할게요

 

  안 되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헛기침]

 

  그래도 화장품 시연 모델인데

 

  (메이크업 아티스트저분 괜찮네

 

  (예나련이 씨가   해 주면 안 될까요?

 

  부탁드립니다

 

  (그럼

 

  나도 공짜는 싫으니까

 

  이따가 밥 사요

 

  그럴게요

 

  [련의 한숨]

 

  [산뜻한 음악]

 

  (메이크업 아티스트네   저희 SP뷰티의

 

  SS 시즌의 가장 인기템인   하이라이터로   [카메라 셔터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얼굴을 밝혀 줄게요

 

  이렇게 티 존과 광대 쓸어 주시면

 

  얼굴이 좀 더 화사해 보이고   입체적으로 보이죠

 

  그다음으로는 치크

 

  올봄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코럴 컬러로

 

  치크를 해 줄게요

 

  너무 과하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해 줄게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보람이 쓱쓱 칼질한다]   (예나아까 모델 일   많이 당황했죠?

 

  (보람괜찮아요

 

  전 도움이 되고 싶었던 마음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살짝 웃으며고마워요

 

  [웃음]

 

  스테이크 정말 오랜만이에요

 

  [웃음]

 

  (예나맛있어요?

 

  (준웅예   맛있습니다응   [예나의 웃음]

 

  (예나버섯도 있었네?

 

  맛있네요

 

  이것도 좀 맛보세요

 

  [예나가 달그락거린다]   (륭구감사합니다

 

  어때요?

 

  아직 안 먹었는데요

 

  아   [웃음]

 

  맛있지 않아요?

 

  맛있을 겁니다

 

  (예나저 화장실 좀

 

  (륭구신예나 씨요?

 

  (

 

  아무래도 이번 자살 예정자

 

  신예나 같아

 

  정보람 씨는요?

 

  정보람은 아니야

 

  (사람 자체가 다정하고

 

  자존감도 높아 보여

 

  (보람스테이크집   진짜 대박이었어요

 

  겉은 바삭한 게 속은 완전 핑크빛

 

  근데 치즈처럼 부드럽고

 

  완전 겉바속촉

 

  - 다음에 우리 같이 가요   - (동자

 

  [한숨]

 

  분명 함 팀장 그 자식이   뭐라고 했을 땐

 

  되게 우울해 보였는데

 

  [어이없는 숨소리]

 

  (그건 자존감과 상관없이   사람이면 당연한 거야

 

  칼에 베였는데   안 아픈 사람이 어디 있겠어?

 

  아픔을 느끼고   흉이 남는 건 똑같아

 

  그렇다고 신예나 씨라고   단정 지을 만한

 

  (륭구특별한 이유가   안 보이는데요

 

  신예나 이상한 점 못 느꼈어?

 

  [의미심장한 음악]   [생각하는 소리]

 

  (륭구말을 많이 한 것   빼고는 딱히

 

  하나도 안 먹었어

 

  (음식을   최대한 작게 잘라 놓고

 

  계속 말만 했어

 

  스테이크 정말 오랜만이에요

 

  (예나맛있어요?   버섯도 있었네?

 

  소스가 정말 맛있네요

 

  (쓸데없는 질문들을 쏟아 내고

 

  어때요맛있어요?

 

  아직 안 먹었는데요

 

  (먹지도 않았는데   맛있다고 말을 하고   [예나의 웃음]

 

  (예나저도 정말 맛있네요

 

  (입에 가져간 포크는   그냥 내려놨어

 

  정작 자신이 먹은 건

 

  (버섯 조각 하나였어

 

  [한숨 쉬며몰랐어요

 

  엄청 잘 먹고 있는 줄 알았는데

 

  (대리님이 몸매로   누굴 부러워하실 분은

 

  아닌 거 같은데

 

  감사합니다

 

  [휴지를 쓱 뽑는다]

 

  (사실

 

  신예나 손에 왜 상처가 났는지

 

  궁금했거든

 

  고작 버섯 조금 먹었을 뿐인데

 

  (그것도 손가락을 넣고   토해 냈어   [예나가 구토한다]

 

  한두 번이 아니었을 거야

 

  손에 난 상처도   그래서 생겼을 거고

 

  그래서 신예나 씨한테   밥을 사 달라고 하셨군요

 

  [준웅의 한숨]

 

  마른 몸에 집착한다고요?

 

  왜죠?

 

  글쎄

 

  그건 신예나한테 답이 있겠지

 

  [어두운 음악]

 

  [부스럭거린다]

 

  [찬장을 탁 닫는다]

 

  [헛구역질한다]

 

  [봉지를 툭 놓는다]

 

  [구토한다]

 

  [구역질한다]

 

  [거친 숨소리]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울먹이며저 좀 구해 주세요

 

  제발

 

  제발요

 

  [함 팀장의 헛기침]

 

  [함 팀장의 헛기침]

 

  [함 팀장이 칸막이를 탁탁 친다]

 

  (함 팀장오늘 다들 시간 어때?

 

  회식 한번 해야지?

 

  어디 샐 생각들 하지 말라고

 

  (동자짜증 나

 

  [작은 소리로법카로   술 먹고 싶으니까저 인간

 

  [날카로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밝은 효과음]

 

  [쉭 끓어오르는 효과음]

 

  보람 씨나 단것 좀 줘 봐

 

  (보람마음껏 드세요

 

  (동자대박고마워   [헛웃음]

 

  나 저거

 

  (함 팀장이야이거   정보람이이야

 

  어유어지간히 좀 먹어라아유   [보람의 한숨]

 

  [달그락거리며야   돼지가 친구 하자고 하겠다

 

  [탁 치는 소리]   (보람됐고요   팀장님이 뭐라 하시든

 

  전 제 건강한 돼지의 길을   갈 거거든요?

 

  [픽 웃으며그래

 

  우 주임

 

  (함 팀장오늘 회식인 거 알지?

 

  끝까지 가는 거 알지?

 

  [문소리가 달칵 난다]   [함 팀장의 힘주는 신음]

 

  (보람대리님도 드세요

 

  괜찮아요

 

  (보람오픈 행사다 뭐다   바쁘셨잖아요

 

  요즘 통 안 드시는 거 같은데   걱정돼서 그래요

 

  괜찮아요

 

  [봉지를 부스럭 들며당 채운다   생각하시고

 

  [봉지를 부스럭 놓으며조금만   드세요

 

  [보람이 살짝 웃는다]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음악]

 

  [바구니가 툭 떨어진다]   (예나보람 씨는

 

  그 몸이 창피하지도 않아요?

 

  함 팀장님이   뭐라 하는 거 싫잖아요

 

  - 그럼 안 먹으면 되잖아   - (보람대리님

 

  (예나왜 굳이

 

  그렇게 꾸역꾸역 먹고 싶은 거   다 먹는 건데요

 

  자제력도 없어요?

 

  대체 왜!

 

  (보람

 

  죄송해요

 

  [봉지들을 부스럭 주우며]   제가 너무 나댔죠?

 

  요즘 스트레스가 많으신가 봐요

 

  [예나의 당황한 숨소리]

 

  

 

  미안해요보람 씨

 

  괜찮아요

 

  (보람좀 쉬세요

 

  [어두운 음악]

 

  (학생4) 진짜 말랐다

 

  (학생5) 완전 부러워

 

  나도 하루만 저 몸으로 살고 싶다

 

  (학생4) 근데 이생망

 

  (학생5) 나도 이생망

 

  [함께 웃는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남자1) [작은 소리로

 

  겁나 말라서 징그러워

 

  (남자2) 발로 차면 부러지겠다

 

  - (남자1) 차 봐   - (남자2) 뭘 차 봐   [남자들의 웃음]

 

  (남자1) 아유   난 저렇게 마르면 싫더라

 

  (남자2) 나도

 

  (예나다 들려

 

  들린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제발 그만해

 

  [예나의 괴로운 숨소리]   (남자1) 징그러워

 

  (준웅신예나 씨   많이 위태로워 보여요

 

  (륭구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예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마 오늘일 거야

 

  [직원들이 저마다 말한다]   [직원들의 만족스러운 소리]

 

  [함 팀장이 쩝쩝거린다]

 

  [함 팀장의 만족스러운 소리]

 

  (함 팀장) [불판을 탁탁 치며]   

 

  100호점 오픈 기념행사

 

  수고했어!

 

  SP뷰티 구호 하자

 

  SP!

 

  SP!

 

  

 

  (직원들수고하셨습니다   [직원들이 저마다 격려한다]

 

  (함 팀장아이뭐야신 대리

 

  술 안 먹을 거면   뭐 하러 회식 자리 왔어?

 

  아휴

 

  속이 좀 안 좋아서

 

  저러니까 저렇게 말랐지

 

  (함 팀장여자가 그렇게 마르면   복 없어 보인다?

 

  그만 좀 먹어라

 

  하여튼 여긴 지나치게 빵빵빵이고

 

  또 여긴 또 지나치게

 

  쭉쭉쭉이고?

 

  그러니까 이게   둘이 적당하게 이렇게?

 

  쭉쭉빵빵

 

  [함 팀장이 캑캑거린다]

 

  - (함 팀장뭐야?   - (준웅맛있게 드세요

 

  (함 팀장뭐야어   [와그작]

 

  [함 팀장의 아파하는 신음]

 

  (준웅아   고기에 뼈가 있었구나

 

  [직원들의 새어 나오는 웃음]   [함 팀장의 신음]

 

  (함 팀장

 

  - (함 팀장?   - (준웅괜찮으세요?

 

  (함 팀장사장님!

 

  이모화장실 어디예요?

 

  (준웅저기저기저기

 

  - (함 팀장아유아파아   - (준웅아이고어떡해   [직원들이 수군댄다]

 

  (함 팀장뼈 있다조심해라

 

  어유어유아파

 

  (보람대리님

 

  괜찮으세요?

 

  안색이 안 좋아요

 

  (직원2) 그러게요

 

  요새 힘드셨나 보다

 

  살이 더 빠지신 거 같아요

 

  [어두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그만해

 

  (직원3) 살 좀 찌셔야겠다

 

  드세요

 

  (예나왜 다들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인 건데

 

  비쩍 곯아 가지고 배만 나왔어

 

  저거 옆구리 살 나온 거 아니야?

 

  (직원3) 살 빠지니까 징그러워

 

  살 좀 찌셔야겠다

 

  (직원2) 원래 돼지였나 봐

 

  (예나그만

 

  제발그만그만하라고!

 

  [뛰어가는 발걸음]

 

  (준웅대리님   [문이 덜컹 열린다]

 

  대리님!

 

  [문이 덜컹 닫힌다]   아이씨

 

  [문이 덜컹 여닫힌다]

 

  [륭구의 한숨]

 

  (륭구팀장님복구됐어요

 

  근데 수치가

 

  - 흩어져 찾자   - (륭구

 

  [긴박한 음악]

 

  (준웅?

 

  대리님

 

  어어?

 

  대리님!

 

  

 

  아이

 

  아이씨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떨리는 숨소리]

 

  [울먹인다]

 

  [가스가 쉭 새어 나온다]

 

  [예나가 흐느낀다]

 

  [중얼거린다]

 

  [문손잡이를 덜겅거린다]   [다급한 소리]

 

  [레드라이트 경고음]

 

  (준웅) [놀라며아이진짜

 

  [도어 록 작동음]

 

  [가스가 쉭 새어 나온다]

 

  [준웅의 힘겨운 신음]

 

  [문이 달칵 닫힌다]   (준웅대리님

 

  [다급한 숨소리]

 

  [쉭 소리가 멈춘다]

 

  대리님대리님

 

  대리님!

 

  진짜

 

  (준웅)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리님

 

  대리님

 

  [도어 록 작동음]

 

  괜찮아요?

 

  [한숨]

 

  왜 저를 살리신 거예요?

 

  [한숨]

 

  대체 왜 죽을 생각까지   하신 거예요?

 

  (준웅도대체 뭐가   대리님을 힘들게 하길래

 

  (예나모르겠어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뭘 위해서 사는 건지

 

  [준웅의 한숨]

 

  왜 그렇게 마른 몸에   집착하시는 거예요?

 

  집착이라고요?

 

  기분 상하셨으면 죄송해요

 

  (준웅먹으면   바로 토하신다고 들어서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평범한 사람들은

 

  대리님은 평균보다   훨씬 날씬하신데

 

  어렸을 땐 뚱뚱했어요

 

  고등학생 때까지 쭉

 

  [학생들이 저마다 떠든다]

 

  (학생6) 이거 알코올인데?   [무거운 음악]

 

  (학생7) 알코올이라고?

 

  (학생8과 학생6)   - 미친놈아소독약을 왜 뿌려?   - 냄새

 

  (학생7) 콜레라

 

  - (학생7) 야   - (학생8) 뭐 해?

 

  (학생7) 소독해 주는 거잖아지금

 

  돼지 콜레라 유행이잖아요즘

 

  [학생들이 대화한다]   (예나고등학교 별명은   3년 내내 콜레라였어요

 

  돼지 콜레라가 한창이었을 때라

 

  (학생7) 봐 봐아으돼지 스멜   [칙칙 분사되는 소리]

 

  (학생6) 오른쪽왼쪽위에   [학생들의 웃음]

 

  (학생7) 이거 수육 되겠는데

 

  (학생9) 네 여친이다

 

  (학생10과 학생11)   - 뭐래내 여친이라니   - 고백해라진짜

 

  - (학생9) 딱 어울린다   - (학생10) 기분 나쁘게

 

  - (학생11) 냄새씨   - (학생10) 뭐가 딱 어울려

 

  (학생11) 돈가스?   돈가스 냄새 나는데?

 

  - (학생10) 오늘 저녁 돈가스?   - (학생11) 

 

  [학생들의 탄성]   (학생9) 난 보쌈인데

 

  (학생10과 학생11)   - 보쌈도 괜찮은 거 같은데   - 맞지

 

  (예나근데 그거 알아요?

 

  돼지는 평생 하늘을 못 본다는 거

 

  (뉴스 속 앵커돼지들을   매몰 탱크 안에 넣어

 

  파묻고 있습니다

 

  [뉴스가 계속된다]   (예나죽어야겠다 싶었어요

 

  평생 하늘도 못 보고 살 바엔

 

  [빠지직]

 

  '뚱뚱하면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구나'   [학생 예나가 흐느낀다]

 

  생각했어요

 

  그때부터였어요

 

  토하기 시작한 게

 

  [학생 예나가 구토한다]

 

  죽을 각오로 굶었어요

 

  [예나가 구토한다]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로만 먹고

 

  [예나의 힘겨운 숨소리]

 

  배가 부르면 바로 토하고요

 

  [물이 솨 흘러나온다]

 

  [물이 뚝 멈춘다]

 

  [예나의 떨리는 숨소리]

 

  [조명이 탁 꺼진다]

 

  (예나살을 빼니까   주변에서 비결도 물어보고   [예나가 말한다]

 

  이런저런 칭찬도 해 주더라고요

 

  (직원3) 옷 핏 끝내주고   일도 잘하고

 

  [문이 달칵 닫힌다]   완전 부러워

 

  (예나기분 좋았어요

 

  스스로도 뿌듯했고요

 

  [키보드 조작음]

 

  엄청나게 열심히 일했고

 

  인정도 받았어요

 

  근데 왜 그렇게   괴로워하시는 거예요?

 

  [숨을 후 내뱉는다]

 

  이젠 사람들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나살이 찌면 쪘다고

 

  마르면 말랐다고   끝없이 평가를 받아요

 

  (학생4) 진짜 말랐다

 

  (학생5) 완전 부러워

 

  나도 하루만 저 몸으로 살고 싶다

 

  (남자1) 겁나 말라서 징그러워

 

  (남자2) 발로 차면 부러지겠다

 

  [남자2의 웃음]   (남자1) 나는   저렇게 마르면 좀 싫더라

 

  (남자2) 나도 별로야

 

  [남자들의 웃음]

 

  살 좀 찌워야겠다 싶어서   뭔가를 먹으면

 

  예전 생각이 나서   바로 구토를 하게 되고요

 

  [헛구역질한다]   [봉지를 툭 놓는다]

 

  [구토한다]

 

  (예나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감옥에 갇힌 거 같아요

 

  [울먹이며지금의 내가

 

  난 정말 싫어요

 

  (륭구어떻게 하죠부를까요?

 

  (준웅저 나왔어요

 

  신예나 씨 집에 찾아가서

 

  여기로 데리고 왔어요

 

  잘했어

 

  빨리 들어가 보세요   많이 힘들어해요

 

  (아니야최준웅

 

  네가 들어가

 

  (준웅?

 

  신예나 여기까지   네가 데리고 왔으니까

 

  매듭도 네가 한번 지어 봐

 

  팀장님?

 

  ?

 

  이제 슬슬 맡길 때 됐잖아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너답게 해 봐

 

  

 

  (준웅나다운 거

 

  나다운 게 뭐지?

 

  제 동생도 그랬어요

 

  [차분한 음악]

 

  제 동생도 대리님이랑 비슷한 일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입시 준비하느라   살이 10kg 넘게 쪘었거든요

 

  (준웅그래도 늘 밝았던 아이라   신경 안 쓰겠다 싶었는데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정임

 

  (준웅어   [방문이 달칵 열린다]

 

  쟤 왜 저래?

 

  (준웅살 때문에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는   [준웅이 입소리를 쯧 낸다]

 

  급속하게 어두워져 갔죠

 

  저기

 

  이거 얼마예요?

 

  (점원2) 에이   학생 몸엔 안 맞아요

 

  아이저기요

 

  (준웅입어 본다는 게 아니라   가격을 물어봤잖아요

 

  (민영

 

  - (민영됐어   - 

 

  (준웅처음엔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아니었어요

 

  (준웅사람들 시선이   견디기 힘들 만큼 날카롭나 봐요

 

  [문손잡이가 덜겅거린다]

 

  (정임나와너 안 나와?

 

  (민영나 좀 내버려 둬!   [정임의 한숨]

 

  (정임싫어당장 문 열어!

 

  ?

 

  너 왜 엄마가 해 놓은 밥   안 먹고 이러고 있어?

 

  [한숨]   (정임당장 나와서 먹어

 

  (민영싫어안 먹어!

 

  아휴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정말

 

  [민영이 코를 훌쩍인다]   - (정임너 머저리야?   - (민영엄마!

 

  (정임말해너 머저리냐고

 

  아니잖아

 

  왜 다른 사람들한테 휘둘려서   널 그렇게 맞추고 살아?

 

  그렇게 겉모습으로   널 평가하는 사람들은

 

  네가 아무리 완벽해도

 

  어떻게든 다른 결점 찾아서   널 헐뜯을 텐데

 

  언제까지 맞추고 살래?

 

  네 인생이   그 사람들 거야네 거야?

 

  [울먹인다]

 

  누가 뭐라 그래도   너는 네 편이어야지

 

  너 이뻐

 

  내가 널 얼마나 예쁘게 키웠는데

 

  [민영이 훌쩍인다]

 

  그때의 제 동생이랑

 

  대리님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지금 제 탓을 하는 건가요?

 

  준웅 씨 동생은 그게 잠깐이었지만

 

  (예나난 평생을   남에게 재단당하며 살아왔어요

 

  뚱뚱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이 만든 감옥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 거라고요

 

  맞아요저는 겪어 보지 않은   일이라 잘 몰라요

 

  대리님 말씀대로

 

  (준웅그 감옥을 만들고   대리님을 가둔 건

 

  그동안 상처 준   사람들일지도 모르죠

 

  [떨리는 숨소리]

 

  하지만

 

  벗어나지 못하게

 

  그 문을 잠근 건 대리님 아닐까요?

 

  원하지 않는 몸 유지하려 애쓰고

 

  그러지 말아요

 

  대리님 몸은 남의 것이 아니라   대리님 거잖아요

 

  대리님 스스로 아끼고   사랑해 줘야죠

 

  [잔잔한 음악]

 

  [울먹인다]

 

  널 꺼내 주고 싶은데

 

  [울먹이며꺼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언제 이게

 

  [흐느낀다]

 

  [문이 철컥 열린다]

 

  (예나열쇠는   처음부터 내 손에 있었어

 

  [예나가 연신 흐느낀다]

 

  [레드라이트 알림음]

 

  준웅 씨가 원래   저렇게 말을 잘했나요?

 

  (옥황그러니   련이 네가 한번 보여 주렴

 

  사람을 구하는 게 초능력이 아닌

 

  말의 무게라는 걸

 

  진심이니까

 

  [휴대전화를 탁 접는다]

 

  위조된 이력서 다 폐기하고   사표 처리 해

 

  (륭구어디 가십니까?

 

  일 마무리하러

 

  [매혹적인 음악]

 

  [바람 소리 효과음]

 

  [종소리 효과음]

 

  (함 팀장인사도 없이 가서

 

  내가 몹시 서운했는데

 

  그래도 련 씨가

 

  이런 데서 만나자고 하니까   [바람 소리 효과음]

 

  [손가락을 딱 튀긴다]   내가 몹시 설레더라고

 

  

 

  그나저나 내가 전부터   궁금한 게 하나 있었는데

 

  물어보세요

 

  아니련 씨는   다리 라인이 이렇게 이쁜데

 

  (함 팀장이걸 왜 이 바지 속에   감추고 다니는 거야?   [강렬한 음악]

 

  H 라인 스커트 딱 입으면   딱 죽이는데

 

  [함 팀장의 웃음]

 

  [련의 힘주는 신음]   [함 팀장이 놀란다]

 

  [비명]   [늘어지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함 팀장의 아파하는 신음]

 

  너 같은 놈 참교육시켜 주려고

 

  아이아이련 씨

 

  깡패야?

 

  (함 팀장왜 그래?

 

  반말하지 마   네 고조부보다 나이 많아

 

  미쳤어?

 

  [함 팀장의 겁먹은 소리]

 

  [함 팀장의 힘겨운 신음]

 

  엉덩이

 

  [아파하는 신음]

 

  [함 팀장의 힘겨운 신음]   [련의 힘주는 신음]

 

  (허리

 

  [분한 탄성]

 

  [힘겨운 신음]

 

  가슴

 

  그동안 네가 희롱했던 곳들이야

 

  똑같이 말로 하면   못 알아 처먹을 거 같아서

 

  너 미쳤어?

 

  [함 팀장이 콜록거린다]

 

  (미친 건 너지

 

  아무래도 몸으로 겪게 하는 게   가장 잘 알겠지

 

  [겁먹은 숨소리]   앞으로 사람들한테   상처를 줄 때마다

 

  장이 꼬이고   끝없이 화장실을 가게 될 거야

 

  입으로 쌓은 업 몸으로 갚아

 

  나머지 벌은

 

  죽어서 기대할게

 

  [신비로운 효과음]

 

  [힘겨운 신음]

 

  !

 

  (함 팀장!

 

  이게 이쁘다 이쁘다 해 줬더니

 

  너 이리 와

 

  너 거기 서!   [꾸르륵거리는 소리]

 

  [함 팀장의 힘겨운 신음]

 

  []

 

  [우르릉거리는 효과음]   [비명]

 

  [쏴 분출되는 효과음]

 

  (예나보람 씨는   사람들한테 무례한 말을 들어도   [잔잔한 음악]

 

  어떻게 금방 이겨 내고   웃을 수 있어요?

 

  [한숨]

 

  난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보람사실 저도   그런 말 들으면 기분 나빠요

 

  근데 저는 정말

 

  제 몸에 만족하거든요

 

  그래서 금방   털어 낼 수 있는 거 같아요

 

  상상이 안 가겠지만

 

  전 어렸을 때   진짜 뼈밖에 없었어요

 

  좀 많이 아팠거든요

 

  근데 기적처럼 건강해졌어요

 

  그래서 뭐한 번 사는 인생

 

  남들이 뭐라 하든 말든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신나게 살자 결심했죠

 

  물론 건강도 챙기고요

 

  제 만족의 기준은

 

  제 자신이거든요

 

  좋은 말 고마워요보람 씨

 

  [한숨]

 

  [떨리는 숨소리]

 

  [웃으며정말 맛있어요

 

  [보람과 예나의 웃음]

 

  (보람맛있다

 

  [보람과 예나의 웃음]

 

  "주마등"

 

  (아직 안 갔어?

 

  ?

 

  (준웅그냥 걱정돼서요

 

  나중에 감도 안 잡히는   사람 만나면

 

  그땐 어떡해야 할지

 

  [한숨]   [키보드 조작음]

 

  어떡하긴 뭘 어떡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해 내는 게 우리 일인 거지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니까

 

  [부드러운 음악]

 

  우린 해결책을 제시한다기보다

 

  위로와 공감

 

  응원을 해 줘야지

 

  그 한마디조차 듣기 힘든   각박한 세상 아니겠어?

 

  그리고

 

  애초에 너 혼자도 아닌데

 

  무슨 뒷일을 걱정해

 

  아휴

 

  [웃으며알았어요

 

  근데 팀장님

 

  왜 또?

 

  응급실 때요

 

  왜 저한테 맡기신 거예요?

 

  그냥

 

  네가 적격이란 생각이 들었어

 

  뭘 믿고요?

 

  옛날 사람의 감이라고나 할까?

 

  (빨리 들어가

 

  네   [웃음]

 

  [헛기침]

 

  (준웅아이고

 

  [준웅이 숨을 씁 들이켠다]

 

  아유그럼 저는   이만 퇴근해 보겠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들어가시고요

 

  [옥황의 한숨]

 

  [흥미로운 음악]

 

  (옥황아이고팔 아파아유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유

 

  [문이 달칵 열린다]

 

  [아파하는 신음]

 

  [문이 달칵 닫힌다]

 

  뭐야또 있어?

 

  일일이 수기로 작성한   명부들입니다

 

  아유이 망할 놈의   바이러스 때문에

 

  (옥황주마등 전체가 난리가 났네

 

  [한숨]   수고했다

 

  인도 팀이 제일 힘들었을 텐데

 

  괜찮습니다

 

  편리한 세상이 왔다고   마냥 좋아만 할 게 아니야

 

  (옥황편리함이 커질수록

 

  [도장을 쾅 찍으며미리   준비해 두지 않으면은

 

  이번 일보다 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겠어

 

  예비 망이라든가

 

  백업 시스템을   준비해 놔야 될 거 같습니다

 

  그래

 

  그래서

 

  (중길들어와

 

  [유쾌한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통신망 관리 시스템

 

  재검에 관련된 결재 서류들입니다

 

  시스템 관리 팀에서   대신 전달해 달라고 합니다

 

  !

 

  [감성적인 음악]

 

  [긴장되는 음악]

 

  (예나누군가에게 DM이 왔어요

 

  (준웅제가   자살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찾았거든요?

 

  (됐어쓸데없는 짓 하지 마

 

  (준웅그 사기꾼 놈 내가 찾는다

 

  아이디가 '저승사자'?

 

  (준웅저도

 

  함께하겠습니다

 

  (남자3) 그래도 우린 다 같이   함께 죽어 주기로 한 거잖아요

 

  (준웅왔어요그놈

 

  여기서 빨리 나가야 돼요

 

  (준웅내가 이미 한 번   죽은 몸이라 무서울 게 없거든?

 

  (륭구준웅 씨 별일 없겠죠?

 

  저 사람 잡아야 한다니까요

 

  최준웅

 

  (우리가 하는 일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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