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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의사 생활 S1.8

 

  저 저녁 사 주세요

 

  이번 주말에 저녁 사 주세요교수님

 

  그래요

 

  다 같이 회식해요

 

  단둘이요

 

  [부드러운 음악]

 

  단둘이 밖에서이 옷 말고 사복 입고

 

  [정원의 한숨]

 

  약속이 있어요

 

  어머니 뵈러 양평에 가야 해서

 

  미안해요

 

  [잔잔한 음악]

 

  [밝은 음악]

 

  - 어떡해?   - (치홍아니

 

  (치홍)   그러니까 정리하면

 

  부동산 중개인이 진짜 집주인한테는   월세 계약이라 그러고

 

  도재학 쌤한테는 전세로 계약을 해서

 

  집주인한테 보증금 2천에   첫 달 월세만 지급하고

 

  나머지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거네요?

 

  (석민)   그런 거죠으이구쯧쯧

 

  근데 진짜 어떡하냐?

 

  도재학 선생님 그 돈 평생 모은 건데

 

  대출도 1억이나 받았고

 

  돈은 돈대로 날리고   이자도 갚아야 하고아유

 

  (치홍)   그 사람 못 잡았어요?

 

  (석민)   벌써 날았지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도 기대하지 말래요

 

  (치홍)   그럼 이제 어디서 살지?

 

  (선빈)   거기 월세 내고 계속 살면 되잖아요

 

  어차피 계약은 무효고

 

  진짜 집주인은 월세만 받으면 되니까   계속 살아도 되는 거 아닌가?

 

  (석민)   우리 선빈이는 월세 90이 참 쉬워

 

  아닙니다죄송합니다

 

  뭘 또 죄송까지

 

  금수저가 무슨 잘못이라고

 

  월세 90은 너무 부담스럽지

 

  (치홍)   이사 가야지

 

  (석민)   안 그래도 지금 그 집은   이번 주까지만 있고

 

  와이프는 파주 친정으로

 

  도재학 선생님은 당분간   고시원에서 지내기로 했대요

 

  근데 도재학 선생님   일은 손에 잡히려나?

 

  멘탈 나갔을 거 같은데

 

  (준완)   어유저는 정말 관심 없어요   절대 안 해요

 

  제가 언제 직책 같은 거   맡는 거 보셨어요?

 

  절대 안 합니다

 

  (병원장)   그럼 흉부외과 과장   그냥 공석으로 둘 거야?

 

  그래도 하고 싶은 교수들   좀 있을 텐데요?

 

  천명태 교수님 하시라고 하세요

 

  리베이트 받기 좀 더 쉽겠네

 

  (병원장)   이사장님이   천명태 교수는 절대 안 된대

 

  지금 맡은 CS실 실장 말고는   아무것도 안 맡긴대

 

  언젠가 또 사고 칠 사람이라고

 

  언젠가 또 사고 칠 사람이면

 

  제대로 조사해서 제대로 징계하셔야죠

 

  (준완)   왜 일을 하다 마실까?

 

  그러니까 네가 과장 해

 

  그러니까...

 

  죄송합니다

 

  [심전도계 비프음]

 

  (준완)   체외순환실에 레프트SVC인 거   얘기해 줬지?

 

  (재학)   죄송합니다확인 못 했습니다

 

  (준완)   체외순환실에 다시 확인 안 했어?

 

  (재학)   죄송합니다

 

  (준완)   너 초음파는 제대로 보고 들어온 거야?

 

  너 뭐 해지금!

 

  정신 안 차려?

 

  (재학)   아니요죄송합니다

 

  (준완)   애 죽일 거야?

 

  개인 일은 이 방에 들고 들어오지 마

 

  그럴 자신 없으면 나가

 

  (재학)   아닙니다죄송합니다

 

  (준완)   코로나리사이너스에   벤트 카테터 넣을게요

 

  (석형)   은원이 아직 연락 안 됐죠?

 

  (선진)   최근에 당직 설 때도 힘들어하더니

 

  엊그제 윤미성 산모 사망한 게   충격이 컸나 봐요

 

  몸도 피곤해 죽겠는데   산모까지 그렇게 되니

 

  그 일이 트리거가 된 거 같아요

 

  (석형)   힘들죠일은 많은데 손은 모자라고

 

  잠도 모자라고

 

  (성영)   무슨 일이야?

 

  (창민)   명은원 선생님 어제 아침부터 잠수

 

  이틀째 연락 두절

 

  [성영의 놀라는 신음]

 

  영원히 안 돌아오시면 어떡해?

 

  [소란스럽다]   (간호사1)   안녕하세요

 

  (석형)   안녕하세요   [민하의 힘겨운 신음]

 

  안녕하세요   [저마다 인사한다]

 

  - (석형추민하 선생   - (민하

 

  (석형)   혹시 명은원 선생한테 연락 오면   바로 나한테 알려 줘

 

  (민하)   알겠습니다

 

  (석형)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민하의 힘겨운 신음]

 

  (익준)   , CT를 보면

 

  이쪽이 간 오른쪽인데

 

  오른쪽 약간 깊은 곳에   여기 2cm 정도 이상한 거 보이시죠?

 

  간경변증도 있으시고

 

  혈액 검사상   암 수치도 높아서이게...

 

  간암이 맞는 거 같아요

 

  [사람들의 놀라는 숨소리]

 

  (여자1)   [흐느끼며]   아이고

 

  [어두운 음악]

 

  [여자2가 흐느낀다]   [여자3의 한숨]

 

  2cm 정도는 초기라고 볼 수 있어요

 

  근데 간암은 어기 수보다

 

  수술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 여부가 더 중요한데

 

  우선 MRI 같은 정밀 검사로   간암이 맞는지 확진을 하고

 

  (익준)   다른 데 전이가 있는지   확인이 좀 필요해요

 

  간암은 수술이 제일 좋은 치료법인데

 

  혹시나 전이가 있다고 하면   치료 방법을 바꿔야 할 수도 있어요

 

  [사람들의 놀라는 숨소리]

 

  (남자1)   선생님

 

  저 살 수는 있는 겁니까?

 

  그럼요사셔야죠

 

  [여자2가 흐느낀다]

 

  (익준)   이런 말이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수술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기회이니까

 

  너무 낙담하지 마시고요

 

  그리고 희망을 가지고   검사 결과를 기다려 봐요

 

  선생님그럼 수술은 언제쯤...

 

  빨리해 주세요선생님

 

  오늘 바로 입원하시죠

 

  입원해서   간암이 맞는지 확진도 하고

 

  그리고 전이가 됐는지 확인하는   그 추가 검사도 바로 진행하시죠

 

  (여자2)   

 

  (익준)   그리고 제가다음 주 화요일에

 

  마침 수술 취소된 게 하나 있어요

 

  검사 결과 수술이 가능하다면   그날 수술하시는 걸로 해요

 

  추가 검사상

 

  이상 소견이나 전이 소견이 있으면

 

  수술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나가시면 우리 간호사 선생님께서

 

  입원 절차 아주 잘 설명해 주실 거예요

 

  [여자2가 흐느낀다]

 

  아이고따님이 힘을 내셔야   아버님이 더 힘을 내시죠

 

  (여자2)   

 

  감사합니다

 

  [심전도계 비프음]

 

  [정원이 살짝 웃는다]

 

  [정원의 한숨]

 

  (현희)   교수님또 두통?

 

  약 드릴까요?

 

  (정원)   [살짝 웃으며]   괜찮습니다

 

  재희 오늘 배 사진 찍었죠?

 

  (현희)   

 

  (정원)   어제 지-튜브 드레인 얼마나 나왔어요?

 

  (현희)   엊그젠 50인데 오늘은 20

 

  양 많이 줄었어요

 

  (정원)   그래요?

 

  보자

 

  아이고

 

  어젠 되게 초록색이더니   오늘은 클리어해졌네요?

 

  [정원과 현희의 웃음]

 

  [송화의 힘겨운 신음]

 

  (준완)   병원을 가병원을?

 

  내가 소개시켜 줄까?

 

  (송화)   병원은 내가 알아서 갈 테니까

 

  넌 비둘기 씨나 소개시켜 줘

 

  비둘기 씨 지금 많이 바빠

 

  (준완)   나중에 소개시켜 줄게

 

  여자 친구 맞긴 맞는구나?

 

  다음에 다 얘기해 줄게

 

  근데 안정원은 왜 이렇게 안 와?

 

  늦으면 없는 거지

 

  [문이 덜컹 열린다]

 

  오셨다

 

  [정원의 들뜬 신음]

 

  (송화)   컨디션이 좋은 걸 보니   환자 상태가 좋아졌군

 

  (준완)   퇴원이 임박이거나

 

  (정원)   

 

  재희가 똥을 잘 싸

 

  (송화)   [어색하게 웃으며]   그래축하해

 

  (정원)   똥이 색깔도 예쁘고 모양도 예뻐

 

  [익살스러운 음악]   [정원의 웃음]

 

  먹으면 바로바로 얼마나 잘 싸는데

 

  아으똥이 너무 예뻐

 

  내 빵은내 거 어디 있어?   [송화의 한숨]

 

  ?

 

  (준완)   우리가 다 먹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송화)   지금 똥으로 변신 중이야

 

  [휴대전화 벨 소리]

 

  말해   [송화의 한숨]

 

  지금 갈게간다

 

  [정원의 당황하는 신음]

 

  (정원)   거기...   [송화의 웃음]

 

  [심전도계 비프음]   (준완)   심장에는 판막이라는 게 있는데요

 

  각 단계별로 피가 한쪽으로 흐르고

 

  그다음으로 가면   다시 되돌아오지 않게 하는 게

 

  판막의 역할인데

 

  보통 한두 개 정도는   태어나자마자 새거나 좁거나 해서

 

  우리가 수술하는 경우가 꽤 되는데

 

  지금 우리 아이 같은 경우엔   매우 드물게

 

  심장의 모든 판막이 다 새고 있습니다

 

  염색체 검사에서도   특별히 이상하게 나온 게 없어요

 

  [무거운 음악]   정확히 뭐라고 말씀드릴   병명이 없습니다

 

  현재 훈이는

 

  심장이 피를 앞으로 뿜어내지 못하고   계속 역류하고 있고

 

  특히 대동맥 판막 역류가 심해서   에크모 달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또 저희 병원으로   전원돼 올 때 CPR 때문인지

 

  아니면 유전적 결함 때문인진 몰라도   뇌 손상도 입었고요

 

  현재는 다량의 이뇨제를 써야   간신히 소변이 나올 정도로

 

  심박출량이 떨어져 있고

 

  폐부종도 심해서   약물로 끌 수 있는 상태도 아닙니다

 

  수술하면요?

 

  선생님수술하면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사망 확률이 반반 정도 됩니다

 

  [흐느낀다]

 

  [훈 부의 떨리는 숨소리]

 

  모든 심장 수술은   좋아지려고 하는 건데

 

  지금 같은 경우는...

 

  하지만 또 수술이 아니면   방법이 없긴 합니다

 

  (준완)   정확하게 어떻게 될 거다   예측드리긴 힘들지만

 

  그래도 이대로   아기를 보낼 순 없으니까

 

  잘 고쳐진다는 확신은 없어도

 

  방법이 없습니다

 

  한번 해 봐야죠

 

  그럼

 

  [훈 모가 흐느낀다]

 

  [키보드를 탁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발랄한 음악]

 

  [숨을 씁 들이켠다]

 

  [키보드를 탁탁 친다]

 

  등을 의자에 더 붙이시고   턱을 당기고 앉으셔야 디스크 안 와요

 

  

 

  계속 앉아 있는 일이라 힘드시겠어요

 

  (은행원)   다 됐습니다

 

  교수님이 더 힘드시죠

 

  퇴근도 항상 밤늦게 하시고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얼굴이 항상 피곤해 보이셔서

 

  [웃으며]   

 

  (은행원)   적금 다시 또 안 넣으세요?

 

  교수님 저희 은행   장기 거래 고객이셔서

 

  이자 잘 받으실 텐데

 

  안 그래도   매달 10만 원짜리 다시 넣으려고요

 

  근데 오늘은 좀 가 봐야 돼서

 

  (정원)   그럼 수고하세요네   [은행원의 웃음]

 

  [정원이 숨을 씁 들이켠다]

 

  저기소문에

 

  적금 만기 되면 인형 주신다 그러던데

 

  (은행원)   잠시만요   [정원의 웃음]

 

  [밝은 음악]

 

  [꽃이 싹둑 잘린다]

 

  (정원)   엄마송화가 이건 어떠냐는데?   [문이 달칵 닫힌다]

 

  어머딱이다

 

  [정원이 살짝 웃는다]

 

  (정원)   이야이쁘다

 

  송화는 얼굴도 이쁘고 똑똑하고   이렇게 센스도 있는데

 

  (정원 모)   그런 애가 왜

 

  결혼을 안 하냐고?

 

  아니그런 애가 왜

 

  우리 아들을 안 좋아할까?

 

  [헛웃음]

 

  엄마는 송화 같은 며느리면

 

  내일이라도 당장 하느님 곁에서   여생을 보내도 한이 없다

 

  아유

 

  예민하고 마음 여린 우리 아들

 

  꽃처럼 예쁘고   [정원의 한숨]

 

  상처도 꽃처럼 잘 받는데

 

  송화처럼 든든한 짝꿍이 옆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엄마곧 칠순이잖아   내가 여행 보내 줄게

 

  가고 싶은 데 있으면 말만 해

 

  지금 예약해야 자리 있어

 

  칠순 잔치도 할 거야

 

  (정원)   아빠도 안 계신데 엄마 안 허전하게

 

  막내아들이 엄청 크게 해 줄게?

 

  됐어잔치는 무슨

 

  (정원 모)   요즘 누가 그런 거 해아유싫어

 

  엄마 그냥   송화랑 가까운 동남아 다녀올래

 

  아니면 제주도 갈까?

 

  너랑 그렇게 넷이서 같이 갔다 오자

 

  왜 넷이야?

 

  종수도 데려가야지

 

  [정원이 피식 웃는다]

 

  걔 불쌍해

 

  (정원 모)   자식들 돈 잘 벌고 잘나가면 뭐 해?

 

  자기 아빠는 욕실에서 자빠져서   무릎이랑 이마랑

 

  온 데 다 멍들어서 알록달록한데

 

  [시원한 숨소리]

 

  (종수)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네   [종수의 헛기침]

 

  (병원장)   오랜만은 무슨

 

  집에서 만날 라면 먹잖아

 

  컵라면 오랜만이라고

 

  [한숨]

 

  (병원장)   애들 식겁했겠네?

 

  건태는 뭐래?

 

  통화했지?

 

  (종수)   안 했어

 

  병원 옮겨서 정신없을 텐데 뭐 하러?

 

  태웅이는?

 

  태웅이한테라도 말해

 

  (종수)   요즘 소송 큰 거 맡아서 만날 밤새워

 

  둘 다 바빠

 

  나도 애들 오면 더 귀찮아

 

  혼자가 편해

 

  [웃음]   [휴대전화 벨 소리]

 

  

 

  로사야

 

  주전자 방

 

  [병원장의 한숨]

 

  , 10분 후에 카페에서 보자

 

  [병원장의 힘주는 신음]

 

  로비 말고

 

  병원 앞에 카페 새로 생겼어   거기 맛 좋아

 

  맞아맞아거기

 

  [웃으며]   언제 가 봤대?

 

  좋겠다

 

  넌 아들이랑 카페도 가고

 

  [웃음]

 

  알았어

 

  [통화 종료음]

 

  

 

  과장 인사는 끝났어?

 

  아니아무도 안 하려 그래

 

  나이 든 교수는 골프 치는 게 더 좋고

 

  젊은 교수들은   보직 수당 30만 원 더 받느니

 

  하루라도 일찍 퇴근하는 게 더 좋고

 

  아무도 일만 더 많아지는 과장   안 하려고 해

 

  (병원장)   NS CS는   가뜩이나 교수들도 몇 명 없어서

 

  할 사람이 더 없네

 

  (종수)   신경외과에는 민기준 교수 있잖아   센터장 하는

 

  (병원장)   센터장 하지, TV 출연하지유튜브에

 

  민 교수 바빠

 

  흉부는 젊은 교수 시켜

 

  그냥 찍어 눌러

 

  [한숨]

 

  이제 그만 은퇴해

 

  (병원장)   요즘 병원장 말이 통하는 줄 알아?

 

  다들 자아가 얼마나 강한데

 

  안 그래도 은퇴하려고

 

  진짜?

 

   3년만 더 해 먹고 간다

 

  (병원장)   아이고

 

  엄마나 수술 있어서 간다

 

  이사장님이랑 맛있는 거 드세요

 

  (정원 모)   그래얼른 가얼른

 

  [버튼 조작음]

 

  [휴대전화 벨 소리]

 

  (정원 모)   신부님잘 지내셨죠?

 

  정원이 핸드폰 놓고 갔어요

 

  (신부)   

 

  그럼 안드레아한테   메모 좀 전해 주세요

 

  (정원 모)   말씀하세요신부님

 

  [힘주는 신음]

 

  (신부)   추천서 보낸 거 통과됐다고

 

  축하한다고 전해 주세요어머니   [무거운 음악]

 

  추천서가 통과

 

  됐어요?

 

  (신부)   저도 좀 전에 메일 받았는데

 

  나폴리 교구에서 추천서 잘 받았고

 

  받아 줄 의사 충분하니까   일단 한번 만나 보고 싶다네요

 

  [한숨]   면담 날짜 언제가 가능한지 물어봐서

 

  제가 안드레아랑 얘기해 보고   바로 연락 준다고 했어요

 

  신부님죄송합니다

 

  우리 정원이 면담 못 가요

 

  (신부)   ?

 

  (정원 모)   죄송합니다전화 끊겠습니다

 

  죄송해요신부님

 

  [통화 종료음]   [문이 달칵 열린다]

 

  (정원)   아유전화기 어디다 놨지?

 

  [정원이 숨을 씁 들이켠다]

 

  안정원

 

  (정원)   

 

  (정원 모)   주임 신부님한테 전화 왔어

 

  너 추천서 통과됐다고

 

  엄마 칠순 잔치 필요 없어

 

  엄마 그런 거 안 해도   하나도 안 섭섭해

 

  [무거운 음악]

 

  그런 거 안 챙겨도 되니까   엄마 옆에 있어

 

  같이 안 살아도 되고   전화 한 통 안 해도 되니까

 

  엄마 곁에서

 

  제발

 

  평범하게 살아

 

  엄마 마지막 소원이야

 

  [버튼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남자2의 못마땅한 신음]

 

  (남자2)   이걸로는 턱도 없다니까 그러네

 

  잔말 말고 진통제나 더 놔 줘요

 

  노티는 했는데 오더가 안 떠서요   잠시만...

 

  (영하)   이정배 님혈압 좀 잴게요

 

  선생님 곧 오실 거예요   드레싱 바로 해 드릴게요

 

  (남자3)   

 

  그럼 그냥 이대로 계속 아파?

 

  이 병원은 환자가 아파도   그냥 놔두는 거야뭐야?

 

  잠시만요

 

  (영하)   무슨 일이야?

 

  약을 드렸는데   계속 진통제 달라고 그러셔서

 

  (영하)   어떤 약?

 

  (재환)   1시간 전에   트리돌 원 앰풀 들어갔습니다

 

  (남자2)   아니아니그거 말고

 

  [가쁜 숨소리]

 

  뭐지페치틴?

 

  페치딘인지 뭔지   그거 놔 줘요그거

 

  (영하)   환자분페치딘은   의사 처방 없이는 못 드려요

 

  주사 하나 놔 주는데   뭔 의사를 찾아?

 

  빨리 페치딘 하나 놔 주고 가라니까

 

  (겨울)   죄송합니다

 

  선생님베타딘 볼 좀 더 부탁드려요

 

  (영하)   

 

  진짜주사 하나 가지고   더럽게 깐깐하게 구네

 

  주사 한 방 놔 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남자2)   환자가 아프다잖아

 

  아파 죽겠다고

 

  [남자2의 가쁜 숨소리]

 

  괜찮은데요?

 

  (겨울)   수술도 잘됐고 상처도 깨끗하고

 

  몇 시간 더 지켜보시고   다시 말씀해 주세요

 

  

 

  째기만 하는 양반이 뭘 안다고

 

  (남자2)   아프다고요?

 

  페치페치딘 달라고요페치딘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

 

  얼른!

 

  혹시 마약성 주사 중독이세요?

 

  [어두운 음악]

 

  마약성 주사 중독이냐고요

 

  [가쁜 숨소리]

 

  지금 무통 주사도 달고 있고   1시간 전에 트리돌도 들어갔는데

 

  여기에 페치딘까지 들어가면   환자분 의식이 혼미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못 드리는 건데 그래도 드려요?

 

  (남자2)   됐어요

 

  [남자2의 한숨]

 

  (재학)   아무리 그래도   아버님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할아버지)   멀쩡하게 들어왔는데

 

  너희들이 잘못해서   지금도 누워 있는 거 아니야!

 

  아니환자분이

 

  할머니가 수술 전부터 폐렴이 있어서

 

  인공호흡기 오래 가지고 있어야 되고

 

  그러니까 중환자실에   오래 있을 거 같다

 

  제가 미리 말씀 드드렸잖아요

 

  (할아버지)   미리 말만 하면 다야?

 

  당신 주치의라면서   환자 옆에 얼마나 붙어 있었어?

 

  네 어미가 와서 누워 있어도   이따위로 할 거야?

 

  [어두운 음악]

 

  하이고

 

  어르신죄송합니다끊습니다

 

  [통화 종료음]

 

  (석민)   누구예요보호자?

 

  (재학)   할머니 환자분 남편이신데

 

  [재학이 종이컵을 탁 던진다]   

 

  아이할머니가 뉴모니아도 있고   나이도 많아서

 

  수술하고 벤트 오래 가지고 있거든

 

  요즘 환자가 많아서   어젯밤에 딱 하루 못 갔는데

 

  [한숨]

 

  이렇게 말을 막 하시네

 

  그러게 왜 CS를 갔어요?

 

  편한 과도 많은데

 

  천만 원 더 준다 그래서

 

  (재학)   CS 사람 없다고

 

  지원하면 연봉 천만 원 더 준다 그래서

 

  그래서 갔지

 

  그러는 안치홍 선생은   왜 신경외과야?

 

  몸도 안 좋은데 외과를 왜 왔어?

 

  다큐 봤는데

 

  신경외과만 앉아서 수술하더라고요

 

  [석민과 치홍의 웃음]

 

  (석민)   안 그런 수술이 더 많아

 

  채송화 교수님

 

  목 디스크야

 

  (치홍)   그러니까요

 

  그땐 몰라 가지고

 

  [휴대전화 벨 소리]

 

  나 어떡하죠망했다

 

  [석민의 웃음]   (재학)   누구세요?

 

  (여자4)   저 좀 전에 전화한 사람 딸인데요

 

  제가 옆에 있었는데 죄송해요선생님

 

  (재학)   

 

  (여자4)   우리 아빠가   지금 엄마 때문에 힘드셔서

 

  감정이 주체가 안 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재학)   

 

  

 

  아버님이   전화 예절이 좀 없으시더라고요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마음이야 다 이해를 하는데

 

  그래도 말씀을 그렇게 하시는 건...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익준)   뭐야?

 

  결혼식 가렌즈를 다 끼고

 

  별로 안 친한 후배 결혼식

 

  (익준)   별로 안 친한데 왜 가?

 

  둘째 오빠셋째 오빠 결혼할 때   다 왔거든

 

  그럼 나도 가야지

 

  (익준)   그런 거 꼭 일일이 다 안 챙겨도 돼

 

  아이고피곤한 인생아

 

  아이고아이고아이고

 

  근데 그 후배 돈이 많나 보다

 

  평일 오후에 결혼도 하고   [피식 웃는다]

 

  그럼 이따 정원이가 쏜다는데 못 와?

 

  (송화)   가야지안 신부님이 쏘는 건데

 

  [송화가 숨을 씁 들이켠다]

 

  식장에서 바로 가려고

 

  포트 뜨거...

 

  [익준이 전기 포트를 탁 내려놓는다]

 

  [숨을 들이켠다]

 

  아이뜨거워   [익살스러운 효과음]

 

  (송화)   너 이러고   수술은 어떻게 하려 그래아휴

 

  애가 조심 좀 하지

 

  나이가 몇 개니?

 

  (익준)   마흔 개

 

  [익준의 한숨]

 

  근데 잠깐만

 

  나 새끼는 아니야

 

  (송화)   아휴진짜 좀

 

  (익준)   근데 내일은 수술...

 

  내일 수술은 없고 모레 두 건 있는데   나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송화)   이러고 수술을 어떻게 해?

 

  (익준)   아이많이 안 뎄어

 

  근데 가만있어 봐

 

  근데

 

   '개구리 왕눈이'?

 

  너무 많이 감은 거 아니야?

 

  그러네?

 

  좀 많이 감았네

 

  이따 풀어 줄게

 

  (송화)   일단 그러고 좀 있어

 

  누나는 간다

 

  (익준)   이런 날 두고 간다고?

 

  (송화)   

 

  안 죽어

 

  나 간다

 

  너 무지개 연못에   비 오는 꼴 보고 싶냐?   [문이 달칵 여닫힌다]

 

  ♪ 필릴리 개굴개굴 필릴릴리 ♪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병원 안 갔어?

 

  (종수)   갔지

 

  그제도 가고 어제도 가고

 

  오늘은 8시부터 병원에 있었어

 

  

 

  [웃으며]   뭐 이런 걸로 병원을 가?

 

  (종수)   아유괜찮아

 

  (정원 모)   괜찮기는

 

  [정원 모의 놀라는 신음]

 

  이거 뼈 부러진 거 아니야   이 정도면?

 

  애들은 뭐래?

 

  - 몰라   - (정원 모왜 몰라?

 

  내가 연락 안 했으니까

 

  [기가 찬 숨소리]

 

  [웃으며]   죽을병도 아닌데

 

  애들한테 뭐 하러 연락을 해

 

  넌 뭐 마실래커피?

 

  디카페인이지?   [힘주는 신음]

 

  [정원 모의 한숨]   (종수)   아야어유좀 아프다이게

 

  [종수의 힘겨운 신음]   [정원 모의 한숨]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정원 모)   아들 전화번호를 몰라?

 

  (종수)   첫째가

 

  여름에 병원을 LA로 옮기면서

 

  집도 이사 가고 또 휴대폰을 바꿨어

 

  (정원 모)   둘째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둘째도 모른대

 

  그리고 웅이가 더 바빠

 

  웅이 안 본 지도 한 두 달이 넘었네

 

  왜 그러고 살아?

 

  내가 뭐?

 

  자식들 없어도 잘만 사는데?

 

  애들한테 기대 살래?

 

  애들이랑 같이 삼시 세끼 밥 먹고   한집에서 살래?

 

  (정원 모)   그래도 자식이고 아비인데

 

  몸 아프면 서로 연락하고

 

  좋은 일 있으면 서로 웃고 좋아하고   그게 가족이잖아

 

  이게 뭐야혼자서 궁상맞게

 

  아유짜증 나

 

  아이고자기들끼리   [정원 모의 한숨]

 

  돈 잘 벌고 잘 살면 됐지

 

  나 괜찮아

 

  마누라 아플 때부터

 

  나 혼자 밥 잘해 먹고 빨래 잘하고

 

  잘만 살았네이 사람아

 

  [웃음]

 

  와이프 아파 누워 있을 때   건태랑 태웅이랑 몇 번이나 왔니?

 

  한 번 왔어한 번

 

  (정원 모)   걔들 자기 엄마 반신불수 돼서   7년을 누워 있는데 딱 한 번 왔다고

 

  너 진짜 애들을   대체 어떻게 키운 거야!

 

  아유답답해아유짜증 나

 

  어유이 바보야어유

 

  [한숨]

 

  [게임 소리가 흘러나온다]   (정원)   송화야여기

 

  이모님우리 여기

 

  , 2인 기본 하나   3인 기본 하나 주세요   [통화 연결음]

 

  (석형)   정원이가 한턱 쏜다 그래서   떡볶이집 왔어엄마

 

  그렇지있는 놈이 더하지엄마?

 

  알았어요얼른 주무세요

 

  (준완)   어이안드레아   [통화 종료음]

 

  우리 짜장떡볶이 먹으면 안 될까?

 

  전투조 둘이서 알아서 시켜

 

  (송화)   이모님여기 2인 기본은   짜장으로 주세요

 

  안정원 웬일이야?

 

  적금이라도 탔어?

 

  (석형)   탔대

 

  매달 10만 원씩 3년 넣어서   오늘 드디어 찾았대

 

  엄마 칠순 여행 보내 드린다네

 

  넌 그럼 대체   월급을 얻다 갖다 쓰는 거냐?

 

  (준완)   넌 또 손이 왜 그래?

 

  '내부자들'이냐?

 

  (송화)   까불다가 데었어

 

  병원장님한테 욕 엄청 먹었대

 

  (익준)   정원아   어머님 모히토 좀 보내 드려

 

  몰디브도 한잔하시라 그러고

 

  [웃음]

 

  (준완)   넌 이게 웃겨?

 

  (송화)   나 얘 개그 너무 좋아

 

  [드르륵거리는 효과음]   [송화의 웃음]

 

  [익준이 피식 웃는다]

 

  (익준)   정원아이제 그만 말해도 돼

 

  (정원)   ?

 

  너희 아버님

 

  그래도 소박하게   네 앞으로 하난 해 두고 가셨지?

 

  암만 그래도?   속세에 남은 유일한 자식인데

 

  (정원)   감사합니다

 

  [가스버너 조작음]

 

  사실 뭐 하나 물려주시긴 했어

 

  [흥미로운 효과음]   - (익준?   - (석형?

 

  우리 몰래

 

  보육원에 매달 2백만 원씩   지원하고 계셨더라고

 

  [종이 댕 울리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석형)   아직 멀었어

 

  (익준)   알아

 

  참 재미없어

 

  - (익준하여튼 재미없어   - (준완익었어?

 

  (정원)   자동 이체 하셨나 봐

 

  그거 내가 물려받아서 매달 넣고 있어

 

  정원아내가 오늘 계산할게

 

  그게 마음 편하겠다

 

  (석형)   얘들아내가 쏠게많이 먹어   쭉쭉 시켜

 

  [정원이 말린다]   - (준완그럴래?   - (송화그래그게 낫겠다

 

  - (준완그렇게 하자그게 좋겠다   - (익준나는나는 이럴 줄 알았어   [송화가 호응한다]

 

  (준완)   나 그럼 못난이만두 시켜도 돼?

 

  (석형)   시켜시켜!

 

  (준완)   이모여기 못난이만두 두 개요

 

  (송화)   이모님여기 사이다 하나랑   라면 사리도 하나 주세요

 

  (익준)   저는 콜라요콜라콜라 하나요

 

  (준완)   치즈치즈도요

 

  (정원)   아니야나 진짜 괜찮다니까

 

  나 오늘 적금 탔다니까

 

  내가 산다 그랬잖아

 

  (익준)   아니야됐어새끼야

 

  아유벼룩의 간을 내먹지무슨

 

  이모님이제그   며느리도 아는 떡볶이 2인 포장요

 

  (석형)   저는 조리된 걸로 포장요

 

  석형아어머니는 좀 어떠셔?

 

  (석형)   어떠시긴도로 아미타불이지

 

  아유진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다

 

  (익준)   다시 이혼 절대 안 하신다지?

 

  (석형)   죽어도 안 해 준대

 

  진짜 어떻게 해야 되냐?

 

  건물이랑 상가가 아니라

 

  양 회장이 회사를 통째로 준다고 해도   절대 이혼은 안 하신대

 

  석형아그럼 그 상가랑 건물

 

  나중에 어머니 돌아가시면   다 네 거야?

 

  그렇겠지?

 

  나랑 우리 우우주

 

  네 호적에 올려 주면 안안 되냐?

 

  [익살스러운 음악]

 

  너 어차피 자식 없잖아

 

  나랑 우리 우주   양자로 좀 달아 줘

 

  건물이라고 해 봤자 10층밖에 안 되고

 

  (석형)   상가도 많이 비었어

 

  그리고 우리 엄마 성격 알지?

 

  비워 둘지언정 세는 안 내리는 거

 

  [익준이 호응한다]

 

  (익준)   [놀라며]   맞는다아빠

 

  아니아빠 과에   잠수 탄 전공의 돌아왔어?

 

  (석형)   아직근데 너 어떻게 알았어?

 

  하여튼 우리 아들 오지랖은

 

  나도 들었어요

 

  병원에 소문 다 났어요

 

  (정원)   나도 들었어

 

  많이 힘들었나 보다

 

  돌아오면 좀 잘해 줘

 

  그래야지

 

  [펜을 달칵 누른다]

 

  - 추민하 선생   - (민하?

 

  잠깐 간식 먹을 시간은 있지?

 

  완전요

 

  무알코올요

 

  오늘은 진짜 이거라도 안 마시면

 

  일 한번 낼 거 같아요

 

  [헛웃음]

 

  [잔잔한 음악]

 

  저 당당당이에요

 

  어제도 당직오늘도 당직

 

  내일도 당직

 

  [못마땅한 신음]

 

  이건 뭐동기가 아니라   원수야원수이씨

 

  자기만 힘들어?

 

  나는 뭐출근하고 싶어서

 

  '야호신난다!'   이러면서 출근하는 줄 알아?

 

  [울먹인다]

 

  (민하)   선생님저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계속 랩실에   처박혀 있을 걸 그랬어요

 

  맨날 랩실에 있는 게 지겨워서

 

  '기왕 공부만 하는 거   의사나 되자해서 된 건데

 

  이게 뭐야?

 

  하나 있는 동기는 여우 중의 상여우고

 

  담당 교수는 곰 새끼 중의 상곰 새끼고

 

  [민하의 칭얼거리는 신음]

 

  [민하의 한숨]

 

  

 

  오늘로써 제 의사 생활은 끝입니다

 

  저 끝낼 거예요

 

  내일 아침에   곰 새끼한테 가서 말할 거예요

 

  나는 이렇게 일도 잘하고   도망도 안 가고

 

  교수님들한테도 잘하는데?

 

  왜 걔만 위로해 줘요?

 

  은원이는 도망간 주제에   연락도 안 되고 성실하지도 않은데

 

  왜 걔한테만 잘해 주냐고요!

 

  [씩씩거린다]

 

  [성난 신음]

 

  민하 아직 안 왔어요?

 

  [문이 스르륵 열린다]

 

  교수님

 

  [발랄한 음악]   (민하)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따뜻한 커피 드세요

 

  [민하의 웃음]

 

  (석형)   그래고마워

 

  [문이 스르륵 열린다]

 

  (간호사1)   들어오시라고 할게요

 

  (석형)   

 

  드레인 얼마인데?

 

  (준완)   아니야내가 직접 가서 볼게

 

  [통화 종료음]

 

  [익준의 가쁜 숨소리]

 

  세수세수 좀 시켜 줘

 

  싫어   나 남자 얼굴 만지는 거 극혐이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못마땅한 신음]

 

  [살짝 웃는다]   [심전도계 비프음]

 

  안녕

 

  (정원)   아으귀여워

 

  [버튼 조작음]   [정원의 웃음]

 

  (익준)   아이고아이고여기 있을 줄 알았어

 

  뭐야?

 

  - 나 세수 좀 시켜 줘   - (정원?

 

  어젯밤에도 못 씻고   오늘 아침에도 못 씻었어

 

  알잖아있잖아

 

  얼굴에아휴벌레 기어 다니는 느낌

 

  [헛웃음]

 

  샤워할래그럼씻겨 줘?

 

  (익준)   ?

 

  근데 나 샤워 한 시간씩 하는 거 알지?

 

  [흥미로운 음악]

 

  (정원)   세수시켜 줄게

 

  대신 나 엄청 꼼꼼하게 한다

 

  (익준)   진짜

 

  [정원의 웃음]

 

  [익준이 손뼉을 짝 친다]   (익준)   마지막 희망이다채송화

 

  너만 믿는다

 

  소리다시 올게

 

  (송화)   됐어다 입었어

 

  그래

 

  [한숨]

 

  얼굴 꼴이 왜 그래?

 

  못 씻었어?

 

  [한숨]

 

  [발랄한 음악]

 

  [익준의 힘겨운 신음]

 

  (익준)   아유

 

  아유내가 진짜   환자들이 볼 때마다

 

  '언제 씻을 수 있어요?'

 

  '언제 머리 감을 수 있어요?' 하는지   이제 알 거 같아

 

  살 것 같네진짜

 

  [익준의 상쾌한 숨소리]   (송화)   붕대 다시 감아 줄까?

 

  이제 풀어도 되겠는데?

 

  (익준)   잠깐 병원장님 좀 만나고 와야 돼

 

  겨울이가 사고 친 게 있어 갖고

 

  이따 점심이나 같이 먹자

 

  목 좀 더 닦아 줘

 

  아유진짜 시원하다이쪽

 

  [정원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병원장)   장겨울 선생 담당 교수가   왜 이렇게 많아?

 

  , GS구나

 

  (교수1)   [헛기침하며]   제 환자라서요

 

  (정원)   이번 달이 저희 파트라서

 

  (병원장)   

 

  (익준)   잘 해결됐죠?

 

  (병원장)   다행히

 

  [익준의 안도하는 한숨]   알고 보니 진짜 마약 중독자였더라고

 

  교도소에서 나온 지 한 달도 안 됐고

 

  자기도 문제 일으키기 싫은지

 

  이번엔 CS 실장이 사과하고

 

  치료비 감면해 주는 선에서

 

  잘 끝났어

 

  아휴

 

  CS실 전화가 제일 무섭다무서워

 

  아무튼 전공의들한테   조심 좀 하라 그래

 

  힘든 건 아는데

 

  사흘 밤낮 고생하면서   환자 치료하면 뭐 해?

 

  말 한마디 잘못하면   바로 민원 올라오고

 

  그럼 병원 입장에선   뭐든지 다 들어줘야 하고

 

  그럼 일이   얼마나 커질지 모른단 말이야   [휴대전화 알림음]

 

  (익준)   고생하셨어요

 

  제가 말 잘할게요

 

  그래도

 

  장겨울이 뭐   크게 잘못했단 생각은 안 드네요

 

  제가 알아서 얘기 잘하겠습니다

 

  나 먼저 간다

 

  (정원)   저 먼저 가 볼게요보호자가 찾네요

 

  (겨울)   죄송합니다

 

  (정원)   아니에요고생해요

 

  (익준)   아유깜짝이야

 

  뭐 해여기서?

 

  어떻게 됐어요교수님?

 

  잘 해결됐어

 

  게시판의 글 내리기로 했대

 

  잘 정리됐으니까 걱정하지 마

 

  [겨울의 한숨]

 

  (익준)   커피 한잔할까?

 

  (임산부1)   , 12주가 넘으면 안정기라던데

 

  목덜미 투명대도 괜찮다고 하시니까

 

  선생님   저 그럼 이제 안심해도 될까요?

 

  사실은 조금 걱정되는 게 있어요

 

  (석형)   초음파에서 아기집 주위에   피가 많이 고여 있는데

 

  12주에 피 고임이 생기는 게   흔한 일은 아니에요

 

  [잔잔한 음악]

 

  이럴 경우에 자연 유산의 빈도가   증가할 수 있으니까

 

  가급적 안정을 취하고   최대한 조심하셔야 됩니다

 

  혹시나 출혈이 생기면   언제든지 응급실로 오셔야 해요

 

  우선은 프로게스테론 처방을 해서   내막을 안정화시켜 볼게요

 

  너무 염려 마세요

 

  계속 체크할게요

 

  이번엔

 

  꼭 지켜 냅시다

 

  [한숨]

 

  [비장한 음악]

 

  [마우스 클릭음]

 

  (익준)   오케이

 

  정원이한테 내가 오라고 문자했어

 

  그래도 내가 위로하는 거보다   정원이가 낫지 않을까?

 

  (겨울)   아닙니다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익준)   아휴

 

  병원장님이랑 병원에   너무 섭섭해하지 마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고 그런 거지

 

  괜히 또 주눅 들지 말고

 

  또 이런 일 있으면

 

  네 소신껏 판단하고 처신해그러면 돼

 

  감사합니다

 

  그리고 안정원 교수님 안 오실 거예요

 

  요즘 계속 PICU에 계세요

 

  [익준이 입소리를 쩝 낸다]

 

  (익준)   진짜 안정원진짜

 

  걔 왜 그런다니?

 

  우주한테 하는 거 반만이라도   우리 겨울이한테 해 줬으면 좋겠다

 

  [피식 웃는다]

 

  걔가 애를 진짜 좋아해?

 

  지난 주말에도 우리 집에 놀러 와 갖고

 

  우리 우주랑 하루 종일 놀다 갔어요

 

  안정원 교수님   주말에 교수님 집에 가셨어요?

 

  (익준)   

 

  일요일도요?

 

  일 다 왔는데?

 

  [한숨]

 

  저한테는 주말에 양평 간다고

 

  바쁘다고 그랬거든요

 

  [잔잔한 음악]

 

  이제 그만 마음 접어야 하나 봐요

 

  거짓말까지 하실 정도면   제가 그만하는 게 맞아요

 

  그동안 비밀 지켜 주셔서   감사했습니다교수님

 

  커피 잘 마셨습니다

 

  [익준의 멋쩍은 신음]

 

  [키보드를 탁탁 친다]

 

  (석형)   

 

  추민하 선생

 

  새벽에 분만한 박선영 산모

 

  라쎄레이션 심해서 수처 많이 했는데   에피 괜찮지?

 

  분만하고   병실 올라가기 전에는 괜찮았는데

 

  올라가고는 아직 확인 못 했습니다

 

  바로 확인하고 노티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석형)   병동 올라가서도 한번 보라니까

 

  알았어   [문이 스르륵 열린다]

 

  (민하)   죄송합니다

 

  (간호사2)   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

 

  (석형)   몸은 괜찮아?

 

  죄송합니다

 

  당분간 다른 데 돌지 말고   여기만 돌아내가 정리할게

 

  [문이 스르륵 열린다]

 

  (교수2)   아이고   우리 은원이 얼굴이 반쪽이 됐네

 

  오늘은 일찍 들어가

 

  (은원)   아니에요   오늘 제 할 일은 다 하고 퇴근할게요

 

  그래

 

  오늘내일 입원하는   양석형 교수님 산모는 제가 맡겠습니다

 

  추민하 선생님죄송해요

 

  오늘까지만 당직 부탁드릴게요

 

  미안해요

 

  아니야괜찮아

 

  [민하의 한숨]

 

  (간호사3)   선생님도재영 산모

 

  입원 수속 끝나고   조금 있다 올라오신대요

 

  맞는다오늘이다

 

  도재영 산모 오후에 입원하기로 했어요

 

  프리텀 레이버로 입원하신 산모라   예민하니까

 

  잘 좀 케어해 주세요

 

  (석형)   수축이 규칙적이거나 산모 배 아파하면   경부 길이 잘 체크해 주고

 

  아기 주수도 아직 30주밖에 안 돼서   모니터 잘 확인해야 돼

 

  

 

  (민하)   저 진통 중인 산모 있어서   확인하러 갑니다

 

  (간호사3)   그리고 선생님

 

  이거요

 

  이게 뭐야?

 

  도재영 산모가 입원하기 전에

 

  의료진이 꼭 지켜 줬으면 하는 거   적어 놓은 거래요

 

  저도 전달받았는데 한번 보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승주가 쪽지를 읽는다]

 

  분위기 왜 이래요?

 

  [여자1의 한숨]

 

  (여자2)   오늘 검사받으시느라 피곤하셔서

 

  선생님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익준)   빠르면 내일모레 정도에 나올 거예요

 

  아버님식사하셨어요?

 

  밥이 안 넘어가네요

 

  수술이라도 빨리 받았으면 좋겠는데

 

  이럴 때일수록   식사도 잘하시고 기운 내셔야죠

 

  (남자1)   선생님

 

  만약에 딴 데로 전이가 됐으면   수술 못 받는 거죠?

 

  [여자1의 한숨]

 

  전이됐으면

 

  금방 암이 퍼져서 살기 힘들다던데

 

  아빠는

 

  왜 결과도 안 나왔는데   그런 소리를 해?

 

  그리고 전이돼도   방사선 치료도 있고 약도 있고 그래

 

  다 고칠 수 있어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시네요

 

  (여자1)   선생님밥이 안 넘어갑니다

 

  온 식구가 오늘   아무도 밥을 못 먹었어요

 

  [한숨]

 

  따님들은 출근 안 하세요?

 

  회사에 연차 냈어요

 

  얘는 곧 임용인데   독서실 가라고 해도 말도 안 듣고

 

  온 식구가 올 스톱이에요올 스톱

 

  (익준)   아이고

 

  [무거운 음악]

 

  [여자1의 한숨]

 

  [캔이 탁 떨어진다]

 

  - (익준이렇게 하는 거 어때요?   - (수빈?

 

  좀 전에 본 최중원 환자   차라리 6인실로 옮기는 거 어때요?

 

  한번 건의드려 보세요

 

  좋은 생각 같아요

 

  오케이

 

  [수빈이 살짝 웃는다]

 

  [캔을 달칵거린다]   (익준)   이것 좀 따 주실래요?

 

  (수빈)   제가 따 드릴게요

 

  [휴대전화 벨 소리]   [문이 스르륵 열린다]

 

  (준완)   김준완입니다

 

  

 

  진짜

 

  알겠습니다지금 올라갈게요

 

  나 이거 데자뷔지?

 

  좀 전에도 이런 일 있었는데?

 

  아이고머리야

 

  (명태)   전화 예절이 없는 거 같다니

 

  참 나차라리 폭언을 하지

 

  저라도 그런 얘기 들으면 민원 넣어요

 

  자기 아버지한테 전화 예절이 없다는데   어느 자식이 참고 있어요?

 

  하필 또 딸이 변호사야

 

  여기저기 아는 끈도 엄청 많아요   [준완의 한숨]

 

  방송국에 제보 넣겠다는 걸   겨우 막았어요진짜

 

  그쪽에서 원하는 건 뭡니까?

 

  (명태)   사과손 편지그런 건 됐고

 

  돈도 필요 없대요

 

  그럼 뭘 요구하시는데요?

 

  확실한 불이익요

 

  병원에서 이 사안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는지를

 

  그 전공의에 대한   확실한 불이익으로 보여 달라네요

 

  그래서 뭐라 그랬어요?

 

  감봉 3개월

 

  (병원장)   이런 일로 감봉까지

 

  (명태)   그 정도 불러 놨으니까   지금 조용한 거죠

 

  생각해 보겠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통한 거고요

 

  김준완 교수님

 

  일단 이렇게 정리하시죠   [휴대전화 벨 소리]

 

  알겠습니다

 

  응급 환자 있어 가지고 먼저 갈게요

 

  (준완)   여보세요

 

  내가 인생을 잘 못 살고 있나 봐

 

  (재학)   사시를 6년이나 공부한 놈이   전세 계약 하나 똑바로 못 하고

 

  [한숨]

 

  치프라는 인간이   아픈 어머니 때문에 힘든 자식한테

 

  헛소리나 해 대고

 

  아휴진짜 왜 이러냐?

 

  머리가 나빠 일도 못하고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

 

  존재 자체가 민폐야

 

  [재학이 혀를 쯧 찬다]   [한숨]

 

  

 

  나중에 병원에서

 

  나 우연히 만나도

 

  모른 척하지 마

 

  그래도 우리가   같이 고생한 시간이 얼마냐?

 

  아유아유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예요?

 

  미쳤어요?

 

  왜 그만둬뭘 그만둬요?

 

  절대 못 그만둬요

 

  맞아   [흐느낀다]

 

  절대 못 그만둬

 

  나 오늘 당직이거든

 

  이씨간다

 

  [석민의 헛웃음]

 

  [한숨]

 

  도재영 산모 아직 안 올라오셨지?

 

  (간호사4)   지금 올라오신대요

 

  그러면 제가   도재영 산모까지는 받고 갈게요

 

  (간호사5)   

 

  (은원)   저기도재영 산모 제 환자인데요

 

  저 지금 수술 들어가야 해서

 

  당직 선생님한테 오더 내고

 

  매니지 좀 부탁한다고   말씀 좀 드려 주세요

 

  (간호사4)   ...

 

  

 

  (승주)   

 

  (은원)   안녕하세요

 

  (간호사6)   아직 수술상도 안 차렸는데   왜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간호사7)   교수님도 방금 나가셨어요

 

  앞의 씨섹이 좀 전에 끝나서

 

  (은원)   [살짝 웃으며]   준비하시는 거 도와드리려고요

 

  (석형)   명은원 선생이 들어오게?

 

  치프가 들어오기로 했는데?

 

  (은원)   [살짝 웃으며]   옆에서 보고 배우려고요

 

  아직 모르는 게 많아서

 

  좋지그렇게 해

 

  나 방에 있을 테니까 준비 끝나면 콜해

 

  (은원)   교수님

 

  [부드러운 음악]

 

  (간호사5)   선생님

 

  (민하)   [힘겨운 목소리로]   

 

  도재영 산모 모니터는 괜찮은데요

 

  아기가 안 논다고   확인해 달라고 해서요

 

  또요벌써 세 번째인데요?

 

  (민하)   에이씨

 

  (민하)   아기가 노는 것보다   엄마가 느끼는 게 좀 덜한 거 같아요

 

  모니터도 괜찮으니까 좀 더 지켜볼게요

 

  (임산부2)   근데 선생님

 

  손 씻기 하셨어요?

 

  좀 전에 병실 들어올 때 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 모니터 안 하고 싶은데

 

  너무 불편해요떼면 안 돼요?

 

  잠을 못 자겠어요

 

  (민하)   ...

 

  모니터 안 하시면   아기 상태가 파악이 안 돼서

 

  저희가 너무 불안해요

 

  불편하셔도 계속 하고 계셔야 돼요

 

  모니터 떼고

 

  선생님이 더 자주 와서   봐 주시면 되잖아요

 

  [당황하는 신음]

 

  [심전도계 경고음]

 

  [놀라는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놀라는 숨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의 한숨]

 

  [스위치가 탁 켜진다]

 

  (준완)   나 오늘 백당직도 아닌데   왜 나한테 전화야?

 

  천명태 교수님 아기 아니야?

 

  (재학)   천명태 교수님 아기인데   백당직도 오늘 천명태 교수님인데

 

  퇴근하시면서 자기한테   절대 전화하지 말라고 하셔서...

 

  [준완의 한숨]

 

  저보고 웬만한 건 알아서 처리하라는데

 

  아무래도   제 판단이 맞는지 불안해서요

 

  에피네프린 용량 얼마야?

 

  (재학)   0.2마이크로요

 

  그런데도 혈압 유지가 잘 안되고   랩도 안 좋습니다

 

  벤트 세팅 계속 바꾸고 있는데도   CO2는 계속 차고

 

  혈압은 오륙십 대밖에 되지 않아요

 

  혹시 이거 가슴 열어서

 

  션트 리비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해서요

 

  어떡하죠교수님?

 

  (준완)   알았어계속 혈압 유지 안 되면   바소프레신도 걸어 봐

 

  난 최대한 빨리 갈게

 

  [통화 종료음]

 

  [부드러운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피식 웃는다]

 

  [심전도계 비프음]

 

  [준완의 한숨]

 

  (준완)   이 정도 가지고는 안 열어도 돼

 

  잘 지켜봤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재학)   교수님

 

  교수님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민하)   

 

  나랑 같이 회사 다니던 동기인데

 

  전부터 동료 의사   소개시켜 달라 그랬거든요

 

  한번 만나 봐요해바라기 그만하고

 

  [헛웃음]

 

  (겨울)   아휴괜찮아요

 

  [놀라는 숨소리]

 

  난 안 괜찮아요

 

  벌써 시간 약속 잡았거든요

 

  [민하의 어색한 웃음]

 

  (민하)   내일 저녁 7검정색 SUV

 

  응급실 앞쪽 입구로 오기로 했어요

 

  딱 저녁만 먹고 와요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 되잖아

 

  

 

  좋아좋습니다

 

  (민하)   그럼 이제

 

  좀 자자

 

  [민하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뚝 소리가 난다]

 

  [준완의 한숨]

 

  (준완)   자꾸 찢어지네

 

  [준완의 한숨]

 

  (소아과 의사)   교수님수술 전보다 줄긴 했는데   여전히 많이 새는데요?

 

  (준완)   [한숨 쉬며]   더 이상은 손볼 수 있는 게 없어요

 

  에뉼러스는 크지 않아서   좁혀 줄 부분이 없고

 

  리플렛 자체가   발달이 잘 안돼서 그런지

 

  수처 할 때마다 전부 컷스루 되고   모양만 점점 망가져요

 

  [준완의 한숨]

 

  [어두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준완의 한숨]

 

  (재학)   BP 계속 낮습니다

 

  교수님어려워 보이는데...

 

  (준완)   약 뭐 쓰세요?

 

  (마취과 의사1)   에피 0.05   도부타민 5마이크로 걸고 있습니다

 

  (준완)   에피 0.1로 올려 주세요

 

  [준완의 한숨]

 

  에피네프린 0.2로 올려 주세요

 

  (마취과 의사1)   알겠습니다

 

  [준완의 한숨]

 

  (석형)   저 먼저 들어갑니다

 

  (승주)   어유데이트 가시나 보다

 

  아니요엄마랑 저녁 약속요

 

  (석형)   이수연 산모   분만할 때 피 많이 흘렸는데 괜찮아?

 

  (민하)   지금은 피 나는 거 거의 없고요

 

  헤모글로빈 팔로우업 했는데 9점대고

 

  펄스도 90 정도로 많이 안정되었습니다

 

  그래그럼 괜찮겠네

 

  고생해

 

  [씩씩거린다]

 

  [민하가 칭얼거린다]

 

  [준완의 한숨]   [심전도계 비프음]

 

  [준완의 한숨]

 

  [준완의 한숨]

 

  [무거운 음악]

 

  [버튼 조작음]

 

  (훈 부)   여보

 

  잠시 얘기 좀 하실까요?

 

  [마우스 클릭음]

 

  (간호사2)   선생님도재영 산모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한번 봐 주세요

 

  선생님

 

  오늘 밤만 벌써 두 번째네요

 

  갑니다가요   [마우스 클릭음]

 

  (민하)   제 마지막 환자가 될지도 모르니까

 

  가야죠아유

 

  [임산부2의 힘겨운 신음]   [심전도계 비프음]

 

  [임산부2의 떨리는 숨소리]

 

  (민하)   안녕하세요제가 좀 볼게요

 

  [간호사2의 놀라는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놀라는 숨소리]

 

  (간호사2)   산모님도재영 산모님정신 차리세요

 

  (민하)   플라센탈 어브럽션 같아요어떡하지?

 

  [민하의 다급한 숨소리]

 

  [임산부2의 힘겨운 신음]

 

  (민하)   제가 교수님들한테 노티할게요

 

  [민하의 다급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민하)   교수님지금 도재영 산모   수술 들어가야 될 거 같아요

 

  블러드 클롯도 엄청 나오고

 

  아기 맥박 80에서   계속 회복 안 되고 있어요

 

  교수님빨리 와 주세요빨리요

 

  (석형)   빨리 수술방부터 잡아얼른

 

  소아과 선생 콜하고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민하의 다급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민하)   교수님지금 산모 초응급이라   수술방 좀 빨리 좀 열어 주세요

 

  아기 죽을 거 같아요빨리요

 

  산모 어브럽션 됐습니다

 

  피 많이 나고 있어요

 

  빨리 좀 부탁드립니다

 

  [통화 종료음]

 

  (민하)   선생님저 추민하인데요

 

  30주 아기   플라센탈 어브럽션으로 위험합니다

 

  당장 수술 들어갈 테니까   수술방에 어텐딩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통화 종료음]

 

  [임산부2의 힘겨운 신음]

 

  [버튼 조작음]

 

  [긴장되는 음악]

 

  (석형)   아저씨

 

  죄송한데요지금 산모가 응급이라   최대한 빨리 좀 부탁드릴게요

 

  범칙금 나와도   제가 다 부담할 테니까요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택시 기사)   

 

  [석형의 한숨]

 

  [엔진 가속음]

 

  [휴대전화 벨 소리]

 

  민하야지금 당장 누구라도 불러다가   아기 꺼내야 돼

 

  (민하)   저밖에 없어요

 

  펠로우 선생님도 응급 씨섹 중이고

 

  치프 선생님은   부인과 응급 수술 들어갔어요

 

  교수님어떡해요?   산모님 죽으면 어떡해요?

 

  [한숨]

 

   5

 

  내려서 올라가는 시간까지 합쳐서   7분이야

 

  그사이 아기 꺼내야 될 수도 있어

 

  할 수 있지?

 

  [심전도계 비프음]

 

  (민하)   [흐느끼며]   제가 어떻게 해요저 겨우 2년 차인데

 

  (석형)   그럼 아기랑 산모 다 죽일 거야?

 

  뭐 해빨리 아기 안 꺼내고!

 

  스피커폰으로 해 놔

 

  내가 설명해 줄게

 

  내가 다 알려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시작해

 

  할 수 있어민하야

 

  정신 똑바로 차려   [무거운 음악]

 

  [민하의 떨리는 숨소리]

 

  [민하의 떨리는 숨소리]

 

  (마취과 의사2)   빨리요산모 BP 떨어집니다

 

  [민하가 심호흡한다]

 

  [어두운 음악]

 

  [문이 스르륵 열린다]

 

  (석형)   [가쁜 숨을 내쉬며]   산모 바이털 괜찮아요?

 

  (마취과 의사2)   계속 블리딩 있는 거 같습니다

 

  빨리 꺼내셔야 할 거 같습니다

 

  (민하)   [울먹이며]   교수님

 

  (석형)   이제 내가 할게반대쪽으로 와

 

  [긴장되는 음악]

 

  [석형의 가쁜 숨소리]

 

  (석형)   아기 나옵니다

 

  [석형과 민하의 힘주는 신음]

 

  [석형의 힘겨운 신음]

 

  [석형의 가쁜 숨소리]

 

  [아기 울음]

 

  [승주의 안도하는 한숨]

 

  (승주)   아기야고마워

 

  선생님아기 살았어요

 

  [민하가 흐느낀다]   [석형의 한숨]

 

  (석형)   퍼스트 레이어 할 거 주세요

 

  [민하의 울음]

 

  [잔잔한 음악]

 

  수고했어

 

  수고했어요추민하 선생

 

  [민하가 연신 흐느낀다]

 

  [민하가 훌쩍인다]

 

  (준완)   다른 조건이 괜찮으면   이식하는 것도 방법인데

 

  아기가 다른 조건이 좋지 않아요

 

  유전적 질환이 의심되고

 

  아기 뇌 상태도 좋지 않습니다

 

  심장도 에크모 돌리면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제 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무거운 음악]

 

  우리 훈이 지금 너무 아픈 거죠?

 

  [떨리는 숨소리]

 

  이제 보내 줘야겠죠?

 

  그렇죠선생님?

 

  (훈 부)   여보

 

  이제 그만

 

  훈이 보내 주자

 

  아기가 너무 힘들어

 

  (준완)   이노트로픽스 더 올리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훈 부모가 흐느낀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누구세요?

 

  (민하)   민하요

 

  (석형)   들어와

 

  앉아   [문이 달칵 닫힌다]

 

  내가 더러운 게 아니라   저분이 그러신 거야

 

  [민하의 멋쩍은 신음]

 

  뇌물이야?

 

  (민하)   

 

  잘됐네

 

  어차피 오늘   집에도 못 들어갈 거 같은데

 

  [한숨]

 

  교수님죄송해요

 

  뭐가?

 

  사실 제가 요 며칠

 

  교수님 좀 밥맛이 아니신가 했거든요   [석형이 콜록거린다]

 

  (민하)   생긴 거랑 다르게

 

  되게 감성적이고   디테일하신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눈치는 좀 바가지시구나해서

 

  속으로 욕 많이 했어요

 

  [피식 웃는다]

 

  내가 미안해

 

  돌아가는 상황을   대충 이해는 했는데

 

  전공의들도 자기만의 룰이 있어서

 

  너 힘든 거 아는데도

 

  (석형)   내가 어떻게 개입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그걸 잘 모르겠더라고

 

  미안해

 

  내가 못 챙겨서

 

  정말 쪼끔

 

  많이

 

  엄청 섭섭했어요교수님

 

  (석형)   그렇지

 

  내가 부족한 게 많아

 

  [숨을 씁 들이켠다]

 

  다음에도 이런 일 생기면

 

  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해결할게

 

  진짜 미안해

 

  [훌쩍이며]   아니에요

 

  저도 속으로 교수님 욕 많이 해서   괜찮아요

 

  [함께 웃는다]

 

  민하야

 

  나는 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보단

 

  책임감 있는 사람이 좋아

 

  (석형)   내가 택시 타고 오면서   몇 번 빨간 신호에 걸렸는데

 

  그때마다 환자를 잃으면   네가 산부인과를 그만두게 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니?

 

  

 

  좋은 의사가 될 거야

 

  [잔잔한 음악]

 

  책임감 있게 도망 안 가고

 

  최선을 다했어

 

  

 

  오늘 너무 잘했어

 

  감사합니다교수님   [훌쩍인다]

 

  (석형)   가서 눈 좀 붙여

 

  도재영 산모 관련 콜은 내가 받을게

 

  교수님

 

  (석형)   ?

 

  떡볶이 잘 먹었어요

 

  (민하)   좀 전에 한승주 선생님이   알려 주셨어요

 

  (석형)   그래

 

  (민하)   [살짝 웃으며]   저 미쳐서 발광하던 날

 

  그래도 떡볶이도 사다 주고

 

  제자 좀 잘 챙겨 주라고 말씀하신 분은   교수님밖에 없다고

 

  [살짝 웃는다]

 

  섬세한 우리 곰 새끼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피식 웃는다]

 

  그래너 얼른 가 봐

 

  그런 걸 왜 말을 안 해요?

 

  알았으면 제가 욕을 좀 덜 했죠

 

  욕이라도 해야   네 스트레스가 풀릴 거 아니야

 

  (석형)   얼른 가 봐

 

  나도 좀 씻으련다

 

  (익준)   잘 먹었습니다아빠

 

  (정원)   내가 낸다니까진짜

 

  잘 먹었어   [문이 덜컹 열린다]

 

  - (석형계산해 주세요   - (가게 주인

 

  - (석형포장도 같이요   - (가게 주인

 

  [잔잔한 음악]

 

  (석형)   맛있게 드세요

 

  잘 먹을게요

 

  퇴근하다 다시 오신 거예요?

 

  추민하 선생 걱정돼서요

 

  선생님이 잘 좀 챙겨 주세요

 

  지금 엄청 힘들 거예요

 

  

 

  - 제가 줬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 (승주

 

  - (석형갑니다수고해요   - (승주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재학)   여보

 

  밥은 먹었어?

 

  난 일이 좀 남았어

 

  좀 있다가 이쁜 아가 한 명이   하늘나라로 가거든

 

  아가 배웅해야 돼

 

  

 

  

 

  우리 주말에 보자여보

 

  고마워

 

  사랑해

 

  [통화 종료음]   (석민)   아유아직도 신혼이시네

 

  [재학의 한숨]

 

  [석민의 힘주는 신음]

 

  근데 사표 쓰신 건 어떻게 됐어요?

 

  김준완 교수님은 뭐래요?

 

  김준완 교수님은

 

  다른 사람 사생활에   전혀 관심이 없으셔

 

  [재학의 한숨]

 

  지금도 기어이

 

  방금 아이를 잃은 부모에게   모진 말을 하러

 

  가셨지

 

  지금 많이 힘드신데

 

  이런 말씀 드리게 되어 죄송하지만

 

  아기 심장

 

  기증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훈 모의 당황하는 숨소리]

 

  워낙 흔하지 않게 보는 병이고

 

  이런 아이가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땐

 

  잃고 싶지 않습니다

 

  (준완)   무리한 부탁인 거 알지만

 

  훈이 심장을 기증해 주신다면

 

  저희가 연구해서

 

  두 번 다시 같은 병으로 죽는 아기가

 

  [훈 모가 흐느낀다]

 

  없게 하겠습니다

 

  [무거운 음악]

 

  어렵겠지만

 

  마음의 결정

 

  부탁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심전도계 비프음]

 

  [훈 부가 흐느낀다]

 

  [심전도계 정지음]

 

  [심전도계 소리가 멈춘다]

 

  조문정 아기

 

  사망 시간

 

  23 05

 

  [훈 부모가 흐느낀다]

 

  (훈 부)   훈아

 

  아빠가 미안해

 

  [훈 모가 오열한다]

 

  미안해아빠가

 

  (신부)   안드레아날짜 정했어?

 

  (정원)   신부님   연말까지는 수술이 꽉 차서

 

  12월 말은 돼야 될 거 같은데   가능할까요?

 

  (신부)   될 거 같은데?

 

  거기 너 상황 잘 알아서

 

  스케줄 얘기하면   가능하다고 할 거 같아

 

  (정원)   바쁘신데 제 일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어머니는 제가   계속 설득하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통화 종료음]

 

  [한숨]

 

  (병원장)   도재학 선생이 무슨 일로?

 

  김준완 교수님한테 말씀드렸는데

 

  바쁘신지   그 후로 별 얘기가 없으셔서요

 

  (병원장)   그거?

 

  잘 정리됐어요못 들었나?

 

  사표 수리된 건가요?

 

  뭔 사표?

 

  (병원장)   도재학 선생 징계 주는 거   감봉 3개월그거 잘 해결됐어

 

  ?

 

  정말요?

 

  (병원장)   

 

  그거 CS 과장 선에서 커트됐어요

 

   CS는 흉부외과 흉부 CS

 

  전공의 관련해서는   과별 과장이 최종 결정권이 있는데

 

  CS 과장이 결재 올라온 거   반려시켰어요

 

  그래서 없던 일로 됐는데

 

  아직 몰랐어요?

 

  우리 과는 과장님이 안 계신데요?

 

  생겼어요최근에

 

  

 

  [휴대전화 벨 소리]

 

  (병원장)   [힘겨운 목소리로]   여보세요

 

  누구세요?

 

  교수님저 준완이인데요

 

  (병원장)   뭐야이 시간에?

 

  저 과장 할래요과장 시켜 주세요

 

  (병원장)   이 무슨 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놀라며]   너 진짜 한다 그랬다?

 

  나중에 딴소리하면 안 돼알았지?

 

  주무시는데 죄송해요

 

  내일 병원에서 뵐게요

 

  [통화 종료음]   [준완의 한숨]

 

  (병원장)   그리고 준완이   김준완 교수가 보호자랑도 통화했어요

 

  그냥 사과만 받고 없던 일로 하기로

 

  사과도 김준완 교수가 했어요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레지던트인데

 

  자기가 책임지고   앞으론 이런 일 없게 하겠다고

 

  라뽀가 잘 형성됐던 모양이에요

 

  아이고김준완

 

  자기 제자들한테는 또 엄청 잘해요

 

  스승한테나 잘하지

 

  [병원장의 웃음]

 

  [한숨]   [잔잔한 음악]

 

  [심호흡한다]

 

  (준완)   누구세요?

 

  (재학)   재학이입니다

 

  [다가오는 발걸음]

 

  (준완)   너 검정 양복 있어?   [재학이 훌쩍인다]

 

  (재학)   

 

  빨리 갈아입고 와, 1층에서 보자

 

  [문이 달칵 닫힌다]

 

  [재학이 흐느낀다]

 

  [초조한 숨소리]

 

  (익준)   ...

 

  최종적으로

 

  전이된 건 없습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안도한다]   [잔잔한 음악]

 

  [사람들의 웃음]

 

  [남자1이 흐느낀다]

 

  - (여자2) 감사합니다   - (여자3) 감사합니다

 

  [울먹이며]   아빠됐어됐어

 

  (여자2)   우리 아빠 이제 밥 먹을 수 있겠다

 

  [여자2의 웃음]   (남자1)   

 

  [함께 웃는다]

 

  (익준)   결과를 보니까   가슴머리 전이 없이 괜찮네요

 

  너무 잘됐고요

 

  일정대로   수술 잘 받으시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크기도 작고   초기에 발견했기 때문에

 

  수술받고 관리도 잘 받으시면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

 

  - (여자1) 아이고고맙습니다   - (여자3) 감사합니다

 

  [저마다 감사 인사를 한다]

 

  [익준의 웃음]   (여자2)   아빠밥 먹자

 

  (남자1)   그래그래   [사람들의 웃음]

 

  (여자3)   아빠잘됐어

 

  - (남자1) 나만 먹어?   - (여자2) 그럼

 

  (여자5)   아유축하합니다

 

  (남자1)   아유고맙습니다

 

  (여자5)   잘됐네정말아유

 

  - (여자2) 감사합니다   - (남자1) 고맙습니다

 

  [남자1의 웃음]

 

  (남자4)   어르신축하드립니다

 

  (남자1)   아유고맙습니다

 

  (남자4)   이제 치료만 잘 받으시면 되겠네요

 

  [사람들의 웃음]

 

  (남자1)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

 

  (여자6)   저기요보험 전화했어요?

 

  그거 어떻게 하냐면...

 

  (여자2)   감사합니다

 

  그래도 아버지 이 방 오시고   기운 많이 차리셨어요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남자1)   고맙습니다

 

  (여자6)   에이우리가 뭐한 게 있나?

 

  옆에서 수다나 떨었지뭐   [여자6의 웃음]

 

  (여자2)   아니에요

 

  우리 정신없을 때   옆에서 얘기 많이 해 주시고

 

  용기 많이 주셔서

 

  지난 며칠 버텼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사람들의 웃음]   (남자1)   고마워요

 

  (남자5)   그럼 파티 합시다파티

 

  - (남자1) 파티파티!   - (남자4) 파티 합시다!   [사람들의 웃음]

 

  (남자1)   파티 하자!

 

  [익준의 탄성]

 

  (여자7)   잘됐다진짜

 

  - (임산부2) 여보   - (남자6) ?

 

  (임산부2)   선생님들 오셨는데 주스라도 드려

 

  (남자6)   그럴게

 

  (석형)   아니에요괜찮아요

 

  저희 오늘 많이 마셨어요

 

  어제 배 많이 아팠죠?

 

  지금 어떠세요?

 

  (임산부2)   괜찮아요

 

  어제보다 한결 나아졌어요

 

  선생님감사합니다

 

  저랑 우리 아기 살려 주셔서

 

  그 인사는 제가 아니라

 

  우리 추민하 선생님한테   하셔야 될 거 같은데

 

  선생님

 

  감사합니다

 

  (임산부2)   제가 그동안 너무 못살게 굴었죠?

 

  죄송해요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에요산모님

 

  산모님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라도 그랬을 거예요

 

  (민하)   이렇게 산모님도 아기도

 

  괜찮아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임산부2가 흐느낀다]

 

  감사합니다

 

  왜 울어?

 

  [부드러운 음악]

 

  [남자6이 흐느낀다]

 

  [살짝 웃는다]

 

  (겨울)   안녕하세요

 

  (정원)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찍 퇴근하네요?

 

  약속이 있어서요

 

  (정원)   추민하 선생님?

 

  (겨울)   아니요

 

  먼저 가 보겠습니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달칵 닫힌다]

 

  (친구들)   안녕안드레아

 

  (익준)   천사를 보셨나?

 

  [정원이 살짝 웃는다]   뭘 이렇게 멍을 때리고 있어?

 

  (송화)   추워얼른 타

 

  (정원)   

 

  (익준)   '암입니다'

 

  라는 말에 온 가족이 모두 정지

 

  (송화)   가족들한테는 청천벽력이지

 

  드라마에서나 들어 본 말인데

 

  근데 오늘 그 가족이

 

  전이가 안 됐다는 말에   파티 하기로 했대

 

  어머진짜?

 

  (익준)   같은 방 사람들이랑

 

  (정원)   아직 수술도 안 했는데?

 

  (익준)   

 

  화목한 집이네부럽다

 

  (익준)   엄청 화목해

 

  딸만 둘인데   딸들이 아빠 입원한 후로는

 

  회사도 안 가고 독서실도 안 가고   아이고

 

  온 가족이 올 스톱해서   아빠만 챙기는데

 

  물론 상황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참 보기 좋더라

 

  이게 가족인가 싶고

 

  간만에 나도 아빠한테 전화했네

 

  (석형)   나도 좀 전에 수술하고   회복 중인 산모 보고 왔는데

 

  남편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더라

 

  와이프 애틋해하고   사랑하는 게 막 보여

 

  내 가슴도 몽글몽글해지더라

 

  (익준)   재혼해

 

  - (석형너나 해   - (익준

 

  준완이는?

 

  약속 있대오늘은 우리끼리 하래

 

  (익준)   

 

  얘 완전히 빠졌네완전히 빠졌어

 

  도대체 어떤 여자를 만나길래

 

  얼굴 한번 보고 싶다

 

  (송화)   그럼 오늘은 익준이 손도 그렇고   준완이도 못 온다니까

 

  연습은 다음에 할까?

 

  뭔 소리야?

 

  나 손가락 괜찮아

 

  그리고 네가 처음에   꽁꽁 그렇게 묶지만 않았으면

 

  예전에 나았어

 

  하여튼 이 병원은   과잉 진료가 문제야아유

 

  뭐라니?

 

  너 때문에 나 결혼식 30분 늦었거든?

 

  (익준)   그러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   결혼식은 왜 가냐?

 

  (송화)   그래서 너 때문에 늦었잖아

 

  (익준)   나도 너 때문에 손 다 안 나았잖아

 

  (송화)   하여튼 저건 진짜 도와줘도

 

  너 내 방에 오지 마

 

  (익준)   참 나   너도 내 방에 오지 마라그러면

 

  [석형의 놀라는 신음]   - (익준?   - (정원?

 

  (석형)   아무것도 아니네

 

  [익준과 송화의 못마땅한 신음]   [잔잔한 음악이 연주된다]

 

  ♪ 창밖으로 하나둘씩 ♪

 

  ♪ 별빛이 꺼질 때쯤이면 ♪

 

  ♪ 하늘에 편지를 써 ♪

 

  (익준)   ♪ 날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갔던 ♪

 

  ♪ 너를 잊을 수 없으니 ♪

 

  ♪ 내 눈물 모아서 ♪

 

  ♪ 하늘에 ♪

 

  ♪ 너의 사랑이 아니라도 ♪

 

  ♪ 네가 나를 찾으면 ♪

 

  ♪ 너의 곁에 키를 낮춰 눕겠다고 ♪

 

  ♪ 잊혀지지 않으므로 널 ♪

 

  ♪ 그저 사랑하겠다고 ♪

 

  ♪ 그대여난 기다릴 거예요 ♪

 

  ♪ 내 눈물의 편지 하늘에 닿으면 ♪

 

  ♪  ♪

 

  ♪ 언젠가 그대 돌아오겠죠 ♪

 

  ♪ 내게로 ♪

 

  ♪ 난 믿을 거예요 ♪

 

  ♪ 눈물 모아 ♪

 

  ♪ 너의 사랑이 아니라도 ♪

 

  ♪ 네가 나를 찾으면 ♪

 

  ♪ 너의 곁에 키를 낮춰 눕겠다고 ♪

 

  ♪ 잊혀지지 않으므로 널 ♪

 

  ♪ 그저 사랑하겠다고 ♪

 

  (익준)   ♪ 그대여난 기다릴 거예요 ♪

 

  ♪ 내 눈물의 편지 하늘에 닿으면 ♪

 

  ♪  ♪

 

  ♪ 언젠가 그대 돌아오겠죠 ♪

 

  ♪ 내게로 ♪

 

  - (훈 모선생님   - (재학저기...

 

  (익준)   ♪ 그대여난 기다릴 거예요 ♪

 

  ♪ 내 눈물의 편지 하늘에 닿으면 ♪

 

  ♪  ♪

 

  ♪ 언젠가 그대 돌아오겠죠 ♪

 

  ♪ 내게로 ♪

 

  ♪  ♪

 

  ♪ 난 믿을 거예요 ♪

 

  ♪ 눈물 모아 ♪

 

  [훈 모가 흐느낀다]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구급대원1)   환자분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긴장되는 음악]   어지럼증이나 구토 증상은 없으세요?

 

  환자분시야는 좀 어떠신가요?

 

  [차 문이 달칵 닫힌다]

 

  - (구급대원2) 내립니다   - (구급대원1) 

 

  (구급대원1)   환자분지금 기분 좀 어떠세요?

 

  환자분

 

  [심전도계 경고음]   [광현의 거친 숨소리]

 

  [석형이 흐느낀다]   [무거운 음악]

 

  [힘겨운 신음]   [리드미컬한 음악]

 

  [잔잔한 음악]   내가 울면서 무릎 꿇고 부탁드렸거든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하게 살자고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기 때문에   의식을 생각할 단계는 아니고

 

  지켜봐야 될 거 같아

 

  진짜 불안해 죽겠다

 

  이사장님 우울증 초기시라는 거 같아

 

  ?

 

  세레벨럼에 ICH가 생기고   의식 잃고 쓰러진 거 같아

 

  저기괜찮으세요?

 

  [비명]

 

  무슨 일이에요?

 

  [놀라는 숨소리]   ?

 

  상태가 정말 안 좋네요

 

  어떡하죠시간이 없는데

 

  제 잘못입니다

 

  제가 책임지고 해결하겠습니다

 

  [부드러운 음악]   비도 오는데 드라이브나 갈까?

 

  오늘 저녁에 약속 있으시다면서요?

 

  넌 결혼 생각은 전혀 없구나?

 

  남자가 계속 결혼하자고 하고

 

  익순이도 이런 생각 바꿀 만큼   좋아했으니까

 

  근데 오빠우리 이런 대화   아무 의미 없는 거 알죠?

 

  우린 어떻게 되는 거지?

 

  겨울이다

 

  아니그렇게 거짓말 치고   따뜻한 말 한마디 안 해 주는데

 

  그래도 좋아?

 

  딱 한 달

 

  한 달만 있으면 진짜로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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