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슬기로운 의사 생활 S1.9

 

  왜 수술을 안 해 줍니까?

 

  수술해 달라고요빨리!

 

  (수빈)   조금만 기다려 봐요아버님

 

  그리고 아버님은   지금 상태로는 수술 힘들어요

 

  [유민 부의 거친 숨소리]

 

  (유민 부)   내가 내 새끼한테 내 간 주겠다는데   당신들이 뭔 상관입니까?

 

  내가 주겠다고요내가!

 

  [어두운 음악]

 

  (유민 부)   혈액형도 맞잖아요

 

  그리고 내 새끼인데 뭐가 문제입니까?

 

  빨리 수술시켜 줘요   빨리 수술시켜 달라고요!

 

  아니이러다 내 딸 죽으면   당신들이 책임질 거야?

 

  책임질 거냐고!

 

  (수빈)   아버님전에 다 말씀드렸잖아요

 

  아무리 가족 간이라도

 

  이식은 쉽게 정해 주고   진행되는 게 아니에요

 

  아버님이 연세도 있으시고

 

  건강 상태도   지금 좋은 편이 아니셔서...

 

  (익준)   아버님저랑 커피 한잔하실래요?

 

  [수빈의 한숨]

 

  [살짝 웃으며]   진정하시고

 

  [유민 부의 한숨]

 

  [숨을 씁 들이켠다]

 

  [헛기침]

 

  아버님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익준)   ...

 

  아버님 나이가 많으셔서

 

  원칙적으로는   수술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근데 검사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해 본 건데

 

  다행히 다른 건 괜찮고요

 

  근데 문제는 지방간이 너무 많아요

 

  보통 이런 상황에선 체중을 감량해서   간의 지방을 빼야 하는데

 

  아버님 나이에선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고요

 

  아버님

 

  뇌사자를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요?

 

  현재 따님이 멜드라고 해서

 

  간 이식 순서를   결정하는 점수가 있는데

 

  이 멜드 점수가 높은 편입니다

 

  지금 기준이라면 며칠 더 기다려 보고   판단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우리 딸 점수가 높은 편입니까?

 

  

 

  36점 정도로 높은 편이죠

 

  하지만 사실   적어도 39, 40점 정도는 돼야

 

  뇌사자의 간을 받을 수 있어서   지금 점수가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

 

  (익준)   며칠 더 기다려 보고   따님 상황이 더 위중해지면

 

  그땐 제가 판단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시죠   아버님?

 

  (수빈)   그래요아버님

 

  [익준이 숨을 들이켠다]

 

  (익준)   식사 나왔겠는데요?

 

  따님 기다리시겠어요

 

  어서 가서 맛있게 드세요점심

 

  

 

  감사합니다

 

  [유민 부의 힘주는 신음]

 

  [무거운 음악]

 

  [익준의 한숨]

 

  (익준)   이거 또 말았네?

 

  (수빈)   그건 기본이고요

 

  여기 주근깨 보여요?

 

  (익준)   소미 주근깨가 이렇게 심했나?

 

  데리고 와요   이거 레이저로 없앨 수 있어요

 

  화장한 거예요주근깨 메이크업

 

  - (익준?   - (수빈몰라

 

  왜 몰라요딸인데?

 

  아들 다 이해해요?

 

  아니요

 

  [함께 피식 웃는다]

 

  우리 우주는 요즘에   양말에 흠뻑 빠진 거 같아요

 

  양말 고르는 데 한 30분씩 걸려요   [익준이 피식 웃는다]

 

  (익준)   아참나 소미 거 구독했어요

 

  아니, 10대 뷰티 유튜버 1등이던데?

 

  [익준의 탄성]

 

  나도 몇 개는 따라 하고 싶더라

 

  (수빈)   40이에요

 

  , 40이 어때서요?   한창 멋 부릴 나이구먼

 

  우리 딸 몸무게가 40이라고요

 

  [탄성]

 

  (수빈)   40킬로도 안 나갈 거야

 

  [한숨]

 

  초경도 아직 안 했어요

 

  2인데 초경을 아직 안 했어요?

 

  너무 늦다

 

  (수빈)   병원 가자 그래도 말을 들어야죠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수빈)   점심은요?

 

  점심 안 드세요?

 

  저기애들이랑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드세요

 

  [흥얼거리며]   저는 갈 데가 있습니다요

 

  12시부터 2시가 제 당번이거든요

 

  무슨 당번요?

 

  예   [살짝 웃는다]

 

  [카드 인식음]

 

  (익준)   너 바로 외래지?

 

   10분만 더 있었으면   석형이랑 날 잡았어

 

  - (송화간다   - (익준그래

 

  어머니

 

  [익준의 웃음]

 

  저 석형이 양자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들으셨어요?

 

  석형이가 지금 사는 집이랑   TV랑 리클라이너도 저 주기로 했어요

 

  [석형 모의 웃음]

 

  [밝은 음악]

 

  [혈압계 조작음]

 

  [심전도계 비프음]   100 70

 

  (간호사1)   [혈압계를 직 풀며]   좋으세요

 

  (정원)   그래요감사합니다

 

  저녁은 드셨어요?

 

  교대하고 퇴근해야죠

 

  [정원의 탄성]

 

  (간호사1)   교수님은요?

 

  (정원)   저는 이따가...

 

  [익살스러운 음악]

 

  엄마나 왔쪄

 

  왔쪄?

 

  [정원이 살짝 웃는다]

 

  안녕하세요

 

  (간호사1)   안녕하세요

 

  [피식 웃는다]

 

  (석형)   가습기 네가 갖다 놨어?

 

  (석형 모)   아침에 준완이가 놓고 갔어

 

  오후에도 물 채운다고 왔다 가고

 

  준완이 생긴 거랑 다르게 꼼꼼하더라?

 

  생긴 것도 꼼꼼하게 생겼잖아

 

  (석형)   그 새끼도   쟤처럼 살짝 변태기가 있어엄마

 

  어머니병원 밥 지겨우시죠?

 

  곰탕 어때요?

 

  제가 몰래 밑에서 받아 올게요

 

  난 괜찮으니까   너희들이나 나가서 먹고 와

 

  애들 다 불러서

 

  (석형)   안 가

 

  오늘부터 엄마 옆에   24시간 붙어 있을 거야

 

  일은 안 해?

 

  엄마 이제 괜찮아

 

  (정원)   근데 갑자기   아리스미아가 왜 생겼지?

 

  EP 검사로도   명확한 원인은 알 수가 없대

 

  진짜 불안해 죽겠다

 

  나이 들어서 그래

 

  늙으면 없던 병도 생기고 그러는 거야

 

  너희들 얼른 나가서   먹고 오라니까?

 

  어머니곰탕 시킬게요

 

  뜨끈한 국물 드시면 좋을 거 같아요   [문이 달칵 열린다]

 

  (정원 모)   여긴 내가 있을게

 

  너희들 하루 종일 병원에 있었을 텐데   잠깐 나가서 바람 좀 쐬고 들어와

 

  [정원 모의 힘주는 숨소리]

 

  석형이 많이 놀랐지?

 

  (석형)   

 

  양평에서 오셨어요?

 

  (정원 모)   종수 운전시켜서 왔어

 

  네 엄마 좋아하는 호박죽 좀 쑤고   곰국도 좀 했어

 

  조금밖에 안 했으니까   너희들은 나가서 먹어얼른

 

  그래석형아

 

  친구들한테 네가 고기 좀 사

 

  (석형 모)   엄마 그래야 맘 편해

 

  정원아석형이 좀 데리고 나가

 

   3일 내내 병원에만 있었어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근데 애들 시간 다 돼?

 

  

 

  내가 고기의 ''밖에 안 쳤는데   다 온대

 

  [함께 피식 웃는다]

 

  [밝은 음악]

 

  (종업원)   주문하시겠어요?

 

  (익준)   오늘 누가 산다고?

 

  (준완)   네 아빠

 

  (익준)   제일 비싼 걸로 두 개 주세요

 

  특별그걸로 두 개 주세요

 

  - (송화모둠 버섯도요   - (종업원

 

  (정원)   수제 소시지도 하나만 주세요

 

  (준완)   그거 너무 많은데?

 

  코다리회냉면도 하나요

 

  그런 거 고기 먹고 시켜

 

  (준완)   내 취향이야

 

  (익준)   에이그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을 인간들

 

  돼지고기 김치찌개 두 개 주세요

 

  - 테이블당 각각 하나씩감사합니다   - (종업원

 

  (익준)   맞는다매우니까   계란찜도 각각 하나씩

 

  [익준이 살짝 웃는다]

 

  [고기가 지글거린다]

 

  [친구들의 탄성]   [발랄한 음악]

 

  [정원의 놀라는 숨소리]

 

  [피식 웃으며]   말씀들 하셔도 되는데

 

  지금 먹어도 돼요?

 

  [석형의 놀라는 신음]   (준완)   송화야소고기...

 

  - (정원안 돼   - (익준참치야?

 

  - (석형그거 돼지고기야   - (정원그냥 회로 먹지?   [준완의 다그치는 숨소리]

 

  (익준)   타다키야?

 

  [발랄한 음악]

 

  안 뺏어 먹어

 

  (익준)   그거 다 네 거야

 

  그거 다 너 먹을 거야천천히 먹어

 

  오빠가 셋이라 그래

 

  형님들 다 뼈만 남았더라

 

  (송화)   석형아어머니 이혼하시기로 했다며?

 

  - (석형응   - (익준진짜?

 

  (준완)   잘됐네

 

  (정원)   이제 좀 편하게 지내시겠다   [익준의 탄성]

 

  (석형)   그러시기로 했어

 

  내가 울면서 무릎 꿇고 부탁드렸거든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하게 살자고

 

  (준완)   잘했어

 

  (정원)   고생했다   [익준이 캔을 달칵 딴다]

 

  (익준)   아유애썼다애썼어

 

  (준완)   이번에도 근데   그렇게 말씀만 하시고

 

  어느 날 갑자기 열받으셔서   '이혼 못 해이러시면 어떡하냐?

 

  어제 변호사 통해서   이혼 서류 접수했어

 

  양 회장 쪽에서도   이게 웬 떡이냐 싶어서

 

  오늘 바로 서류 넣었고

 

  (석형)   조정 기일이 4주 뒤니까 딱 한 달

 

  한 달만 있으면 진짜로 끝이야

 

  근데 엄마가 이혼한다고 하니까

 

  막상 진짜로 이혼한다고 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송화와 정원의 웃음]

 

  (익준)   너 이혼할 때랑 다르지?

 

  그럼나 이혼할 땐 얼마나 슬펐는데

 

  너 안 그랬냐?

 

  나 안 그랬는데?

 

  1도 그런 감정 없더라

 

   '우주하고 어떡하면 잘 살까?'   그 생각밖에 안 들더라

 

  너 아직도 신혜 못 잊은 거 아니지?

 

  (석형)   에이미쳤어그건 아니지

 

  벌써 잊었지벌써 잊었는데

 

  그래도 가슴 한편에는   항상 뭐미안함?

 

  그런 게 아직 남아 있어

 

  못 잊었네?

 

  

 

  사랑이 아니라 정?

 

  미안함애틋함그런 거

 

  - 그런 게 뭐야?   - (익준몰라

 

  (석형)   아유너희들이   사랑에 대해서 뭘 알겠니

 

  어서 고기나 드세요이 초딩들아

 

  근데 회사는 좀 아깝다

 

  나중에 아버님 돌아가시면

 

  아버지 회사는   그 여자랑 그 자식한테 다 넘어가겠네

 

  태건어패럴비상장에   석형이 아버지 지분이 거의 다잖아

 

  근데 법적으로 유류분인가   그런 거 있을걸?

 

  필요 없어줘도 안 받아

 

  그럼지금 돈이 문제야?

 

  (친구들)   

 

  (준완)   재수 없어

 

  (익준)   석형아너 내 말 잘 들어?

 

  나중에 안 받는다됐다   그딴 개소리 하지 말고

 

  무조건 받아

 

  받아서 우리 줘

 

  알았어

 

  내가 꼭 받아서 너희들 줄게

 

  근데 너희들   이사장님 얘기 들었어?

 

  (정원)   난 엄마한테 들었어

 

  (송화)   이사장님이 왜?

 

  (석형)   이사장님 우울증 초기시라는 거 같데

 

  (준완)   ?

 

  (송화)   아이고   [정원의 한숨]

 

  [심전도계 비프음]   (석형 모)   난 너무 이해해언니

 

  나도 유서 쓴 적 있어

 

  (정원 모)   [피식 웃으며]   뭐라고 썼는데?

 

  '양태양 이 개새끼   콱 죽었으면 좋겠다이런 거 썼어?

 

  (석형 모)   그런 건 면전에 대고 말로 해야지   종이 아깝게 뭐 하러 글로 써?

 

  (정원 모)   그래서 걸레 빤 물을 냅다 끼얹었어?

 

  아들 보긴 좀 창피해도

 

  속은 시원하더라?

 

  잘했어풀고 살아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할 말 있으면 다 하고 살아잘했어

 

  그래서 이사장님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상담받으신대?

 

  [한숨 쉬며]   상담은 싫대자기 괜찮대

 

  지금 가을이라 그렇대

 

  어유똥고집

 

  (석형 모)   언니가 옆에서 잘 좀 챙겨 줘

 

  그래도 언니 앞에서는   제일 신나 보이시더라

 

  지금도 올라오라고 했는데   전화 올 거 있다고 통화하고 온대

 

  근데 전화 안 올 거야

 

  무슨 전화?

 

  오늘 오랜만에   둘째네랑 저녁 먹기로 했거든

 

  근데 갑자기 손주가 체해서   병원 간다고 취소됐어

 

  애들이 전화한다고 했는데

 

  아마 걔들도 정신없어서 까먹었을 거야

 

  먼저 전화하면 되잖아

 

  그렇지

 

  [한숨 쉬며]   그럼 되는데

 

  근데 또 애들 정신없는데

 

  괜히 나까지 전화해서   귀찮게 하나 싶고 그런가 봐

 

  [헛웃음 치며]   나이 들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잔잔한 음악]   [잔을 탁 집는다]

 

  [종수의 한숨]

 

  [종수가 숨을 씁 들이켠다]

 

  [통화 연결음]   [종수의 한숨]

 

  [소란스러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태웅)   아버지

 

  윤민이 괜찮아?

 

  어떻게 됐어?

 

  (태웅)   병원 가니까   또 아무렇지 않은 거 있죠?

 

  (태웅 처)   좀 가만히 좀 있어

 

  아유다행이네

 

  (태웅 처)   윤민   [종수의 한숨]

 

  [태웅 처가 계속 말한다]   지금은 괜찮고?

 

  (태웅)   지금은 괜찮아요

 

  형이랑 논다고 아주 신났어요   [태웅의 웃음]

 

  좋아하는 피자랑 콜라 사 주니까   기분 좋아서 노래하고 난리고요

 

  그래도 너무 많이 먹이지 말고   오늘은 조심해

 

  (태웅)   

 

  - (종수어   - (태웅아버지

 

  (종수)   ?

 

  (태웅)   윤현이랑 윤민이

 

  [피식 웃으며]   낮에 태권도복 입고   같이 사진 찍었는데

 

  엄청 귀여워요

 

  지금 바로 보내 드릴게요

 

  그래고맙다

 

  저녁 맛있게 먹고

 

  (태웅)   쉬세요

 

  [통화 종료음]

 

  [잔잔한 음악]

 

  [한숨]

 

  [피식 웃는다]

 

  [종수가 입소리를 쩝 낸다]

 

  [휴대전화 벨 소리]

 

  [종수의 헛기침]

 

  (종수)   로사야

 

  (정원 모)   뭐 해안 올라오고?

 

  태웅이 연락 왔어?

 

  좀 전에 전화 왔어

 

  윤민이 괜찮대

 

  (정원 모)   다행이네

 

  너 저녁 먹어야지

 

  빨리 올라와배고프겠다

 

  아이됐어생각 없어

 

  (정원 모)   저녁을 안 먹는다고?

 

  안 돼당장 올라와

 

  한 끼 빼먹는다고 안 죽어   괜찮아

 

  (종수)   너 안 내려와데려다줄게

 

  (정원 모)   우리 나이에 한 끼 빼먹으면   평생 못 챙겨 먹어큰일 나

 

  [웃음]

 

  잔소리 안 할 테니까   빨리 올라와알았지?

 

  (종수)   아이고그래졌다졌어   [웃음]

 

  (겨울)   생체 간 이식 수술은   대부분 아침 일찍 시작해

 

  아무래도 두 건의 수술이   동시에 진행되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인력도 많이 필요하거든

 

  교수님은 보통 8시 정도?

 

  마취과 준비 다 끝나면 내려오시고

 

  그 전에 수술방 간호사 선생님들이   수술상 차리지   [버튼 조작음]

 

  (겨울)   오늘 수술은 생체 간 이식이고

 

  공여자는 50대 남성   수혜자의 동생이야

 

  공여자가 담도 아나토미가   타입 C라 꽤 어려운 수술이긴 한데

 

  워낙 이익준 교수님이   신경 많이 쓰시니까 잘 끝날 거야

 

  이익준 교수님   보기엔 엄청 산만하고 정신없어 보여도

 

  수술은 엄청 잘하셔

 

  (익준)   인마?

 

  욕이니칭찬이니?

 

  (겨울)   여기서 뭐 하세요지금?

 

  (익준)   공부

 

  오늘 네가 들어와?

 

  (겨울)   아니요   오늘 종세혁 선생님이 어시입니다

 

  (익준)   

 

  [차분한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익준)   리버 프로즌 나갈게요

 

  (세혁)   오늘은 좀 결과가 늦네요?

 

  (익준)   스리

 

  (직원)   병리과 김미애입니다

 

  김창은 환자분 프로즌 바이옵시   결과 알려 드리겠습니다

 

  마크로 베시큘라 페티 체인지 6%고요

 

  간문맥 주변에   인플라메이션 소견 없습니다

 

  (익준)   감사합니다

 

  바로 진행할게요

 

  선생님음악 좀 부탁해요

 

  [잔잔한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치홍)   NS에서는 웬만하면은   '다 괜찮아질 거다'

 

  '반드시 좋아진다이런 말은 잘 안 해

 

  [성영의 탄성]

 

  뇌를 다루는 파트다 보니까

 

  수술하고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경우가

 

  다른 과에 비해선 드문 편이거든

 

  [성영의 탄성]

 

  (송화)   튜머 나갑니다

 

  [성영이 콜록거린다]

 

  - (치홍추워?   - (성영아니요괜찮습니다

 

  (성영)   제가 추위를 좀 타서

 

  [성영의 멋쩍은 숨소리]

 

  (치홍)   넌 절대 CS는 못 가겠다

 

  [성영의 멋쩍은 숨소리]

 

  (재학)   윤복아괜찮아?

 

  춥지잠깐만

 

  [심전도계 비프음]

 

  (준완)   안 보여내 쪽으로 더 당겨

 

  (펠로우1)   알겠습니다

 

  (이현)   춥죠?

 

  (윤복)   괜찮아요

 

  (재학)   

 

  [윤복의 놀라는 신음]

 

  (윤복)   감사합니다

 

  [재학이 살짝 웃는다]

 

  (재학)   심장을 멈추고   인공 심폐기를 돌리면서 하는 수술은

 

  심장이 멈춰 있는 동안   혈액 공급을 잘 못 받기 때문에

 

  최대한 대사 활동을 낮춰 줘야 돼

 

  온도를 낮추고

 

  장기들의 대사 활동이 낮아져야   에너지 소모가 적거든

 

  그래야 나중에   심장이 다시 뛰게 됐을 때

 

  잘 회복할 수 있어

 

  홍도는 어디 갔어?

 

  (윤복)   소아외과 수술 들어갔어요

 

  [재학의 탄성]

 

  (재학)   걔 더위 많이 타니?

 

  (윤복)   엄청요

 

  (재학)   아이고야

 

  [윤복의 탄식]

 

  [심전도계 비프음]   [홍도의 힘겨운 숨소리]

 

  (정원)   석션

 

  [석션 작동음]

 

  거즈 주세요

 

  [홍도의 힘겨운 숨소리]

 

  [홍도가 털썩 쓰러진다]

 

  (간호사2)   저기괜찮으세요?

 

  - (간호사3) 괜찮으세요?   - (간호사2) 선생님

 

  (간호사3)   정신 좀 드세요?

 

  (정원)   학생 쓰러졌죠?   [간호사2의 힘주는 신음]

 

  (펠로우2)   

 

  (정원)   괜찮아요?

 

  (펠로우2)   

 

  올해는 늦게 나왔네요?

 

  작년엔 6월쯤에 한 명 쓰러졌는데

 

  [아기 울음]

 

  [산모의 감격한 숨소리]

 

  (산모)   아가안녕

 

  엄마야

 

  - (석형석션석션   - (민하네   [석션 작동음]

 

  - (석형시야 확보 안 돼   - (민하

 

  (석형)   자궁 수처 할 때는   텐션 풀리지 않게 잘 잡아 줘야 돼

 

  그렇다고 너무 세게 당기면 안 되고

 

  (민하)   알겠습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승주)   교수님

 

  간호대 학생들 참관 왔어요

 

  산모님축하해요

 

  감사합니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석형)   산모님께 미리 말씀드렸어요

 

  조금 빨리 왔으면   아기 나오는 거 봤을 텐데

 

  (승주)   오후에도 수술 있으시잖아요   그때 보면 되죠

 

  (석형)   조금 가까이 와서 봐도 돼요

 

  수술상 컨타 되지 않게 조심하고요

 

  (익준)   

 

  [익준의 힘겨운 신음]

 

  [익준의 한숨]

 

  - (영하?   - (수빈어머수술 이제 끝나셨어요?

 

  (수빈)   오래 걸렸네요

 

  피 잡는 게 좀 오래 걸렸어요

 

  근데 수술은 잘됐어요

 

  퇴근이 늦네요?

 

  (수빈)   

 

  (익준)   아참오유민 환자 6011

 

  간경변증으로 간 이식 기다리는 환자분

 

  (수빈)   

 

  (익준)   아버님한테 연락 좀 해 주세요

 

  환자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알려 드려야 될 거 같아요

 

  오유민 환자 아버님   병원 안 오신 지 꽤 됐는데

 

  (영하)   지난주에 오고 안 오셨어요

 

  (수빈)   진짜 최근에 못 뵀네

 

  [익준이 혀를 쯧 찬다]

 

  다른 가족분들 안 계시죠?

 

  (수빈)   혼자예요

 

  아버님하고도   오랜만에 만났다고 들었어요

 

  아휴어떡하죠?

 

  (영하)   잠깐 어디 가셨을 수도 있잖아요

 

  오시겠죠

 

  (익준)   안 오실 거예요

 

  [수빈의 한숨]   

 

  이 일만 10년 넘게 하다 보니까   눈빛만 봐도 알 것 같아

 

  '이분은   가족을 위해 기증을 하겠다'

 

  '이분은 쉽지 않겠다'

 

  근데 오유민 환자 아버님은

 

  후자예요

 

  아마 절대 오시지 않을 겁니다

 

  개인의 선택인데

 

  비난은 못 하죠

 

  게다가 오유민 환자 아버님은

 

  애초부터 간 이식이 힘든 상태였으니까

 

  아무튼 일단 알겠습니다

 

  [수빈이 숨을 들이켠다]

 

  (수빈)   교수님   [익준의 의아한 신음]

 

  밖에 비 와요

 

  [웃으며]   아침부터 왔는데 모르셨죠?

 

  그럼 고생하세요

 

  가세요

 

  [익준이 피식 웃는다]

 

  [빗소리가 솨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비 온다밥 먹자

 

  수술 끝났어?

 

  (익준)   끝났으니까 왔지

 

  뭐 먹을까?

 

  전 먹을까수제비어때?

 

  수제비지

 

  (송화)   로비에서 보자

 

  나 차 놓고 왔어네 차 타고 가자

 

  

 

  [밝은 음악]

 

  비도 오는데 드라이브나 갈까?

 

  (송화)   좋지

 

  우주는?

 

  (익준)   창원 갔어

 

  돼지국밥에 완전 빠졌어   [송화가 피식 웃는다]

 

  너 아버지 보청기 어떻게 됐어?

 

  진짜 환불했어?

 

  (송화)   아니미쳤어?

 

  내가 송 교수한테 얘기해서   얼마나 신경 써서 구한 건데

 

  그러게 돈 얼마라는 얘기를 왜 했어?

 

  내가 했어?

 

  아빠가 어디서 들으신 거지

 

  아무튼

 

  직원 할인 받고   쿠폰도 쓰고 카드 할인에

 

  있는 말 없는 말 다 지어내서

 

  거짓말 대충 2 3천 개 해서

 

  100만 원 아래로 줬다고 하고

 

  겨우겨우 환불 안 하고   차시기로 했어아휴

 

  아유열 내지 마

 

  딸 돈 쓸까 봐 그러시는 거지   [휴대전화 벨 소리]

 

  (익준)   이모님김치 좀 더 주세요

 

  (송화)   무슨 일이야?

 

  (치홍)   교수님세레벨럼 ICH 환자인데

 

  멘탈은 세미코마이고   퓨필은 보스 0.2 픽스

 

  모터는 올 트레이스입니다

 

  (송화)   앞이야바로 갈게

 

  [통화 종료음]   가자

 

  [박진감 넘치는 음악]

 

  (치홍)   브레인 CT 인핸스 찍었고요

 

  출혈량이 많아서 브레인 스템이   컴프레션 되는 것 같습니다

 

  (송화)   어르신 연세가 어떻게 되는데?

 

  (치홍)   13세입니다

 

  13세 여자아이입니다

 

  [송화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아이의 가쁜 숨소리]

 

  [여자1이 흐느낀다]

 

  (광현)   뭐야?

 

  뇌출혈이야?

 

  아직 아기인데?

 

  [긴장되는 음악]   - (송화안치홍 선생   - (치홍

 

  세레벨럼 AVM 보이지?

 

  (치홍)   

 

  (송화)   AVM이 럽처돼서   세레벨럼에 ICH가 생기고

 

  의식 잃고 쓰러진 거 같아

 

  - 수술 들어가자   - (치홍

 

  (송화)   빨리 준비해

 

  보호자 퍼미션 받고   마취과 어레인지해서 바로 수술방 올려

 

  보호자분한테 내가 설명드릴게

 

  (치홍)   알겠습니다

 

  [ATM 작동음]

 

  [안내 음성]   거래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원)   깜짝이야씨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뭐야집에 안 갔어?   당직이야우산 있냐?

 

  집에 안 갔고 당직 아니고 우산 없어

 

  나 만 원만

 

  현금이 없어서 그래

 

  광현이랑 야구 내기했는데   , NC가 졌어

 

  오늘 이겼으면 10연승인데

 

  - (정원갚아   - (익준

 

  담배도 좀 줘라

 

  [한숨]

 

  (정원)   만 원담배 네 개

 

  (익준)   라이터도

 

  [한숨]

 

  (정원)   만 원담배 네 개라이터 하나

 

  (익준)   겨울이다

 

  뭐야?

 

  뭐긴 뭐야뻥이지

 

  미친놈

 

  (정원)   간다

 

  만 원담배 네 개라이터 하나

 

  (익준)   잠깐

 

  ♪ 만 원담배 네 개라이터 하나 ♪

 

  [정원의 한숨]   ♪ 제시카외동딸   일리노이시카고 ♪

 

  ♪ 과 선배는 안정원그는 왕쪼잔 ♪

 

  [개가 짖는 효과음]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익준이 피식 웃는다]

 

  나 진짜 간다

 

  야구 하이라이트 할 시간이야

 

  (정원)   저 미친놈

 

  [한숨]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차 문이 달칵 닫힌다]

 

  (겨울)   안녕하세요교수님

 

  [차창이 스르륵 열린다]

 

  (남자1)   이따 집에서 봐안녕

 

  [밝은 음악]

 

  (익준)   차 또 바뀌었지?

 

  (광현)   어젠 회색 세단이었어

 

  장겨울 대체 누굴 만나는 거야?

 

  (익준)   인상이 별로인데?

 

  (광현)   정원이 차 없어?

 

  (익준)   있어있는데 많이 아파

 

  만날 병원에 있어

 

  겨울아너 왜 다시 들어왔어?

 

  (겨울)   안녕하세요

 

  - (광현안녕?   - (익준뭐 놓고 왔어?

 

  차트 정리하려고요

 

  낮에 일이 많아서 제대로 못 했어요

 

  온 김에 PICU의   수술한 아기도 한번 보고요

 

  우리 겨울이 커피 마실래?   커피 사 줄까?

 

  

 

  근데 지금 카페 열었어요?

 

  (익준)   아유편의점 있잖아내가 사 갈게

 

   PICU에 가 있어

 

  - 그 앞에서 보자   - (겨울

 

  (익준)   

 

  (겨울)   감사합니다

 

  (익준)   

 

  하나 더

 

  (겨울)   제가 사 와도 되는데

 

  내가 할인이 더 많이 돼

 

  난 무려 30%나 돼

 

  [살짝 웃는다]

 

  [익준이 뚜껑을 탁 내려놓는다]

 

  [익준이 숨을 씁 들이켠다]

 

  (익준)   겨울아

 

  질문 하나 해도 돼?

 

  사생활인데 괜찮아?

 

  

 

  [입소리를 쩝 낸다]

 

  네 남친 뭐 하는 사람이야?

 

  뭐 하는 사람이길래   만날 차가 그렇게 바뀌어?

 

  (익준)   딜러야?

 

  외제 차 딜러?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어요

 

  [함께 흐느낀다]   [무거운 음악]

 

  [알림음이 울린다]

 

  [남자2의 놀라는 숨소리]

 

  [여자1이 흐느낀다]

 

  (준완)   아직 안 자고 뭐 해?

 

  아유, 12시가 넘었다

 

  (익순)   잠이 안 와요

 

  수술 이제 끝났어요?

 

  힘든 수술이었어요?

 

  (준완)   아니앞의 수술이 밀려서   늦게 시작했어

 

  (익순)   저녁도 안 먹었겠네요?

 

  (준완)   의국에서 라면 하나 먹으려고

 

  얼른 자주말에 보자

 

  (익순)   

 

  오빠안녕

 

  (준완)   잘 자

 

  [통화 종료음]

 

  [버튼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준완)   안 갔어?

 

  (윤복)   안녕하세요

 

  (준완)   안녕

 

  공부하니?

 

  (윤복)   아니요   낮에 휴대폰에 막 적은 거 정리했어요

 

  너무 늦었다얼른 집에 들어가

 

  (윤복)   다 했어요   [수납장이 탁 닫힌다]

 

  [윤복이 펜을 달칵 누른다]

 

  택시 타고 가카드는 내일 주고

 

  저 괜찮아요

 

  아니야가져가

 

  저 남자 친구 오기로 했어요

 

  [준완의 당황하는 숨소리]   (윤복)   남자 친구 밑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윤복이 살짝 웃는다]

 

  감사합니다

 

  (송화)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뇌출혈과 동정맥 기형도 제거했는데

 

  부종이 심하고

 

  워낙 출혈 위치 자체가   깊고 안 좋은 곳에 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 될 거 같아요

 

  뇌압 낮추는 약을 쓰면서   중환자실에서 좀 지켜볼게요

 

  의식은 돌아올까요?

 

  지금은 알 수 없어요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기 때문에   의식을 생각할 단계는 아니고

 

  지켜봐야 될 거 같아요

 

  그럼

 

  [여자1의 울먹이는 숨소리]

 

  (여자1)   감사합니다   [남자2가 인사한다]

 

  [빗소리가 솨 들린다]

 

  [휴대전화 알림음]

 

  (치홍)   밖에 비 많이 와요

 

  문 앞에 우산 놓고 갑니다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버튼 조작음]

 

  [휴대전화 벨 소리]

 

  (송화)   ?

 

  이 시간에 웬일이야무슨 일 있어?

 

  (익준)   무슨 일은   [익준이 피식 웃는다]

 

  너 기다리지인마

 

  너 아직 안 갔어?

 

  (익준)   어딜 가너 차 없잖아

 

  비도 오는데 어떻게 가려고

 

  끝났지?

 

  ER 앞으로 와차 대고 있을게

 

  [살짝 웃는다]

 

  알았어금방 갈게

 

  [통화 종료음]

 

  [피식 웃는다]

 

  [빗소리가 솨 들린다]

 

  (익준)   아무래도 윤복이 같은데?

 

  [윤복 애인의 한숨]

 

  (윤복 애인)   왜 못 보여 주는데?

 

  (윤복)   내 핸드폰을 네가 왜 봐?

 

  [윤복 애인의 한숨]

 

  (윤복 애인)   '자니?'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그 새끼는 이런 문자를 보내?

 

  '자니?'

 

  (윤복)   ...

 

  너 내 핸드폰 봤어?

 

  왜 남의 핸드폰을 봐?

 

  앞에 바로 보이는데 그럼 안 봐?

 

  네 핸드폰 줘 봐

 

  (윤복)   싫어

 

  (윤복 애인)   왜 싫어뭐 있구나?

 

  (윤복)   없어

 

  그러는 너는?

 

  왜 내가 사 준 휴대폰 케이스 안 해?

 

  커플 케이스라며

 

  (윤복 애인)   여기 안 들어가요

 

  운전할 땐 빼

 

  내비 봐야 될 거 아니야

 

  (윤복)   케이스 어디 있는데?

 

  [윤복 애인이 바스락거린다]

 

  [휴대전화 알림음]

 

  (윤복 애인)   이 새끼가 진짜

 

  핸드폰 줘 봐

 

  (윤복)   왜 이래?

 

  아니라고걔 아니야

 

  (윤복 애인)   그러니까 아니니까 줘 봐확인해 보게   [차분한 음악]

 

  (윤복)   싫다고

 

  (윤복 애인)   아니그냥 확인하고 다시 준다는데   왜 그러는데?

 

  (윤복)   아니내가 싫다는데 너 왜 자꾸 그래?

 

  (윤복 애인)   아니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

 

  거기서 보여 주는 게그냥?

 

  (윤복)   아니내가 싫다고   너한테 이거 보여 주기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준완의 웃음]

 

  (익순)   머리 이렇게 잘라 놔 가지고...   [준완의 탄성]

 

  우주 2살 때

 

  우리 오빠 어릴 때랑 똑같아진짜

 

  (준완)   할아버지 닮았네

 

  [익순의 웃음]

 

  [휴대전화 알림음]

 

  같은 대대에 있는 애홍 대위

 

  (익순)   얘 버릇이에요버릇   모든 사람한테 다 이래요

 

  얘는 '', '', ''보다   ''을 더 많이 하는 애예요

 

  앞의 거 보여 줘요?

 

  봐요봐요

 

  (준완)   됐어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안 봐도 돼

 

  진짜 괜찮아요?

 

  (준완)   내가 네 휴대폰을 왜 봐?

 

  [준완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박사 학위 딴다고?

 

  그건 어디서 공부하는 건데?

 

  (익순)   미국 아니면 영국인데   어디에 자리가 날지 몰라요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티오가 한두 명밖에 안 돼요

 

  교수 되려고?

 

  우리 오빠만큼은 아니어도   저도 공부 머리는 좀 있어요

 

  운동까지 잘해서 육사 간 거지만

 

  가면 얼마나 있는데?

 

  가게 되면

 

  5최소 3년 과정요

 

  넌 결혼 생각은 전혀 없구나?

 

  처음 사귈 때 말씀드렸잖아요   [준완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저 결혼 생각은 아예 없다고

 

  [준완의 한숨]   (익순)   근데 오빠우리 이런 대화

 

  아무 의미 없는 거 알죠?

 

  경쟁 엄청 치열해요

 

  대위들이 뽑힐 가능성이 더 커요

 

  못 가못 가

 

  네가 왜 못 가?

 

  네가 못 가면 누가 가냐?

 

  (준완)   너 갈 수 있어

 

  오빤 네가 뽑힐 거 같은데?

 

  진짜?

 

  맞아요저도 제가 뽑힐 거 같아요

 

  [함께 웃는다]

 

  (익순)   내가 갈 거 같아내가

 

  너 만약 가게 되면

 

  [잔잔한 음악]   우린 헤어지는 건가?

 

  너 공부하러 가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거지?

 

  (익준)   밥 먹자!

 

  식당 동태조림이야!

 

  (송화)   [놀라며]   가자

 

  워워

 

  (익준)   워워워워

 

  (겨울)   총담관 낭종은

 

  총담관이 낭성으로 확장돼서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담관 담석증

 

  또는 담관암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병이고요

 

  수술은 낭성으로 확장된   총담관 낭종을 절제하고

 

  루앙와이 담관공장 문합 수술을 통해   담도를 재건해 줄 겁니다

 

  [다가오는 발걸음]   (여자2)   ...

 

  (정원)   안녕하세요어머니

 

  (여자2)   선생님안녕하세요

 

  [정원이 살짝 웃는다]

 

  재원이 어려운 수술 아니고요

 

  간에서   담즙이라는 게 만들어지는데

 

  이게 기름기를 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화액이에요

 

  [탄성]

 

  (정원)   담즙이 만들어지면   장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

 

  고 이동하는 고 길이 총담관이에요

 

  (여자2)   

 

  (정원)   보통은 아이들이 총담관이   5mm가 채 안 되는데

 

  재원이는 3cm가 넘게   늘어나 있어요어머니

 

  이게 늘어나게 되면은

 

  담즙이 잘 안 빠지고 고여서   돌이 생긴다든지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늘어난 총담관을   잘라 내는 게

 

  오늘 재원이가 받게 될 수술이에요

 

  (여자2)   

 

  (정원)   물론 잘라 낸 뒤에도

 

  이 담즙이 내려가는 길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소장의 일부를   담도랑 다시 연결해 줘야 돼요

 

  그렇게 연결까지만 하면   수술이 완료되는 겁니다

 

  엄청 복잡하고 힘든 수술 아니니까   걱정 많이 안 하셔도 돼요

 

  (여자2)   감사합니다선생님

 

  완전 이해했어요

 

  잘 부탁드릴게요선생님

 

  [휴대전화 벨 소리]   (겨울)   

 

  (정원)   

 

  알았어갈게

 

  

 

  [겨울의 한숨]

 

  [문이 스르륵 열린다]

 

  [한숨]

 

  [석형의 웃음]   (익준)   그렇게 웃지 마가가멜 같아

 

  (정원)   뭐가 그렇게 재밌냐?

 

  너희들 CS 천명태 교수 알지?

 

  (석형)   난 몰라

 

  (송화)   우리 병원에서   부동산 제일 많은 사람이잖아

 

  나도 그 정도는 알아

 

  (익준)   준완이가 리베이트 건으로   찌른 사람이잖아

 

  그 사람 맞아   [문이 달칵 열린다]

 

  아이고아이고참   쟤 양반은 못 되겠다

 

  [문이 달칵 열린다]

 

  넌 재학이하고도 친해?   [문이 달칵 닫힌다]

 

  (익준)   

 

  나 얘네 과의 드래건하고도 짱친이야

 

  드래건이 누구야?

 

  (익준)   용석민   [송화의 헛웃음]

 

  (송화)   너 설마 산부인과는 없지?

 

  (석형)   없지

 

  한두 번 밥이나 같이 먹었지

 

  우리 과 애들이랑   친할 일이 뭐가 있어?   [준완이 봉지를 바스락거린다]

 

  나 추민하하고 베프야

 

  (익준)   다음 주에 떡볶이 같이 먹기로 했는데   겨울이도 같이

 

  (정원)   장겨울 바빠   [송화가 피식 웃는다]

 

  (익준)   나도 바빠걔네도 바쁘고

 

  우리 모두 바빠

 

  근데 걔네들이 먼저 사 달래

 

  날 다 너무 좋아해

 

  (준완)   아유저 오지랖

 

  (정원)   준완아너 얘기 들었어?

 

  천명태 교수   진용신용금고 대표랑 곧 결혼한대

 

  누구랑 결혼한다고?

 

  진용신용금고 진민주 대표

 

  자수성가로 돈 어마어마하게 번 사람

 

  [준완의 탄성]   (송화)   그분 우리 재단 이사 중의 한 분이신데

 

  우리 이사장님하고도 친해

 

  그분 능력도 좋은데   인성도 아주 훌륭하신가 봐

 

  그래서 지금   우리 이사장님이 아주 걱정이 많으셔

 

  (석형)   이사장님이 왜?

 

  걱정이 많으시겠지

 

  사업 능력도 좋고 인간성도 좋은데   남자 보는 눈이 꽝이라

 

  (익준)   딱 봐도 천명태 교수   돈 보고 접근한 거 같은데

 

  말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많으실 거다

 

  근데 그 사람 진짜 별로야?

 

  완전 별로

 

  진짜 질 나쁜 사람이야

 

  한마디로 빌런

 

  (송화)   빌런이 뭐야?

 

  좋은 거야

 

  (익준)   

 

  열심히 일하는 사람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래?

 

  나 회진 시간 다 됐다

 

  - (송화먼저 간다   - (정원

 

  (송화)   이비인후과랑 안과에서도   체크할 거고요

 

  저희도 수술 준비 잘하고 있겠습니다

 

  - (여자3) 네   - (송화그럼

 

  (여자3)   감사합니다

 

  [부드러운 음악]

 

  선생님저 언제 퇴원해요?

 

  (송화)   [살짝 웃으며]   진짜 딴사람 같으시네요

 

  [여자4가 살짝 웃는다]

 

  (송화)   소변량 괜찮으시죠?

 

  (여자5)   

 

  프로락틴 수치는 어때?

 

  떨어지고 있습니다

 

  내일 퇴원하시죠

 

  퇴원하시면   코 너무 세게 푸시면 안 돼요

 

  가벼운 운동은 괜찮은데

 

  당분간 무리해서 하는 운동만   좀 피해 주세요

 

  용석민 선생이   다시 설명 잘해 드릴 겁니다

 

  [휴대전화 벨 소리]

 

  (석민)   

 

  알겠습니다바로 가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다시 꿰맬 필요 없겠네요괜찮아요

 

  - (남자3) 감사합니다   - (석민

 

  (남자3)   얼른 가 보세요바쁘신데

 

  (석민)   [살짝 웃으며]   응급실이네요

 

  불편하시면 다시 말씀해 주세요

 

  [심전도계 비프음]

 

  (아이)   [힘겨운 목소리로]   엄마나 떡볶이 먹고 싶어

 

  (여자1)   퇴원하면 실컷 사 줄게

 

  먹고 싶은 거 엄마가 다 사 줄게

 

  내 새끼

 

  고생했어우리 딸

 

  어제 면회 때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말도 또렷해지고

 

  (송화)   [웃으며]   

 

  벌써 이렇게 회복한 것도 기적이에요

 

  나이가 어려서   뇌 자체의 신경 재생 속도가 빠르네요

 

  숨골 쪽에 눌리던 것도 다 풀리고   출혈도 잘 제거됐어요

 

  [여자1의 안도하는 한숨]   앞으로 재활 치료 잘 받으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게   잘 회복될 거 같아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한 이틀 정도 뒤면   일반 병실로 옮겨도 되겠어요

 

  (남자2)   감사합니다선생님

 

  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송화)   [살짝 웃으며]   아닙니다

 

  두 분 며칠 동안   댁에도 못 들어가셨죠?

 

  밤에 보니까 의자에서 주무시던데

 

  따님 큰 고비 넘겼으니까   오늘은 집에 가서 편하게 주무세요

 

  (여자1)   안 그래도   이이랑 오늘 집에 들어가려고 했어요

 

  저희 이 와중에   내일 센터 오픈해요

 

  이 정신에 개업이 웬 말이래요?

 

  우리 엄마 요가 해요

 

  엄청 유명해요

 

  (송화)   그래?

 

  그럼 요가 학원 오픈하시는 거예요?

 

  (여자1)   [살짝 웃으며]   

 

  늘 월급만 받다가 이번에 대출받아서   센터 하나 차렸는데

 

  기존 회원 몇 분도 등록해 주시고

 

  소문도 많이 내 주셔서   회원 숫자가 꽤 돼요

 

  돈도 미리 받았고   서울 먼 데서 오시는 분들도 있고 해서

 

  개업을 못 미뤘네요

 

  애를 중환자실에 눕혀 놓고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어요선생님

 

  (송화)   아유무슨 말씀을요

 

  돈 버셔야죠어머님

 

  태희는 아버님도 계시고   저희도 자주 체크할게요

 

  (여자1)   선생님시간 되시면   센터 한번 놀러 오세요

 

  선생님 오시면은   센터도 완전 잘될 거 같아요

 

  선생님

 

  우리 가족한테는 행운의 상징이세요   [여자1의 웃음]

 

  시간 되시면 잠깐 들러 가지고   커피 한잔하고 가세요

 

  (남자2)   선생님 바빠

 

  센터 오실 시간이 어디 있어?

 

  선생님다음에   1년 후가 됐든 3년 후가 됐든

 

  언제든지 놀러 오세요

 

  선생님은 우리 센터 평생 무료입니다

 

  [송화의 웃음]

 

  (송화)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 시간 되면   한번 놀러 갈게요

 

  그럼

 

  [버튼 조작음]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치홍)   팔 한번 들어 보실게요

 

  다리 한번 들어 보실게요

 

  왼쪽도

 

  머리가 너무 아파요선생님

 

  (석민)   [가쁜 숨을 내쉬며]   언제 왔어요?

 

  (치홍)   다른 환자 콜 와서   내려와 있었어요

 

  (석민)   씨티 엔지오 나왔나?

 

  (송화)   에뉴리즘이네

 

  코일 할 거니까 쉐이빙 좀 해 줘

 

  (석민)   

 

  [휴대전화 벨 소리]   [석민의 한숨]

 

  선생님

 

  피 많이 나요?

 

  제가 가서 볼게요

 

  예   [통화 종료음]

 

  미안한데 코일 팀이랑 마취과에   연락 좀 해 주세요   [치홍이 대답한다]

 

  성영아너는 코일 할 거니까   쉐이빙 좀 해

 

  (성영)   알겠습니다

 

  (익준)   코일이 있어?

 

  그럼 오늘 밴드 늦겠네?

 

  - (송화안 늦어금방 끝나   - (익준

 

  (송화)   우리 오늘 저녁 뭐 먹어?

 

  (익준)   석형이가 라면 먹재

 

  (송화)   만두랑 김밥도 좀 사 갈까?

 

  (익준)   그럼 안 사 가려 그랬어?

 

  너 근데 지금 어디 가?

 

  ER

 

  선우희수 선생님이   상담할 게 좀 있대

 

  올케랑 싸웠나 봐

 

  [헛웃음]

 

  안 바쁘니?

 

  오늘은 괜찮아

 

  다음 주가 바쁘지

 

  우주 소풍 있고 강의도 많고   수술도 많고

 

  너 지금 한가하면   , ER 같이 갈래?

 

  (송화)   코일 있다니까   [익준의 탄성]

 

  [웃으며]   나와

 

  [익준의 웃음]

 

  [차분한 음악]   [병원 안이 시끌시끌하다]

 

  (명태)   작년에 다른 병원에서   스텐트 시술 하시고

 

  또 증상 있어서 오신 거라고요?

 

  (여자6)   

 

  최근에 부쩍   가슴도 자주 아프다고 하시고

 

  변비도 심하시대요

 

  선생님   제가 책이랑 인터넷에서 봤는데

 

  스텐트 시술 하고 나면   약 때문에 변비가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한숨]

 

  유산균 먹으라고 하던데   [명태의 코웃음]

 

  먹어도 될까요?

 

  [명태가 숨을 들이켠다]

 

  집이 어디시죠?

 

  일산요

 

  (명태)   

 

  그럼 거기 영지병원 잘하니까   거기서 진료받으세요

 

  ?

 

  인터넷에 있는 글들   여기서 얘기하지 마시고

 

  먼 데까지 온다고 고생도 하지 마시고

 

  그냥 집 가까운 데서   진료받으시라고요

 

  (명태)   그럼 고생하셨습니다다음 분

 

  - 마지막 분이신가?   - (간호사4) 

 

  (명태)   그럼 고생들 하세요

 

  우리가 지난달 23일에 수술했으니까

 

  목욕시키는 건 좀 기다려야 돼요

 

  (준완)   살은 잘 아물었거든요

 

  다음 주부터 흐르는 물에 씻기시고

 

  통 목욕은   그 주말부터 가능할 거 같은데

 

  알겠습니다선생님

 

  그럼

 

  - (준완그리고   - (여자7) ?

 

  흐르는 물에 씻기실 때는   비누칠해서 너무 세지 않게 씻기시고

 

  통 목욕 시키는 건

 

  (준완)   아기 밑의 가운데 딱지가

 

  저절로 떨어져 나간 다음에   하는 게 좋아요

 

  감사합니다

 

  [손을 쓱쓱 비빈다]   [휴대전화 알림음]

 

  - (준완몇 분 남았어요?   - (이현다섯 분요

 

  (이현)   오늘 저녁에 약속 있으시다면서요   [문이 스르륵 열린다]

 

  (준완)   충분해요

 

  (재학)   교수님옆방은 끝났답니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4시도 안 됐는데?

 

  [밝은 음악]

 

  (치홍)   준비 다 됐어요

 

  채송화 교수님 방에 계신다고   전화하면 바로 내려오신대요

 

  (석민)   고맙습니다

 

  (준희)   오늘은 유난히 NS가 많네요

 

  (석민)   그러네요

 

  (준희)   안녕하세요

 

  - (석민안녕하세요   - (치홍안녕하십니까

 

  (석민)   성영아쉐이빙 다 했니?

 

  [석민의 비명]   [전기바리캉 작동음]

 

  (준희)   무슨 일이에요?

 

  [준희의 놀라는 숨소리]   (익준)   ?

 

  [익준의 놀라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전기바리캉 작동이 멈춘다]

 

  성영아잠깐 얘기 좀 할까?

 

  (치홍)   잠깐

 

  [석민의 거친 숨소리]

 

  (익준)   ?

 

  [석민의 당황한 숨소리]

 

  [한숨]

 

  (석민)   ...   [석민의 헛기침]

 

  교수님환자분한테는 일단

 

  혹시나 추후에 이 머리를

 

  다시 수술할 수도 있어서 밀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송화시끄러워   - (석민

 

  [석민이 입소리를 쯧 낸다]

 

  (석민)   아유이씨

 

  [석민이 숨을 들이켠다]

 

  [석민의 한숨]

 

  [유민의 힘겨운 숨소리]   [어두운 음악]

 

  (수빈)   오유민 환자 상태가 정말 안 좋네요

 

  근데 오히려 멜드 점수는 낮아지고

 

  어떡하죠시간이 없는데

 

  [한숨]

 

  혹시 아버님 주소 있어요?

 

  잠깐만요

 

  [마우스 클릭음]

 

  [영하가 키보드를 탁탁 친다]   (수빈)   어머오셨어

 

  [의미심장한 음악]

 

  [수빈의 안타까운 신음]

 

  어떡해

 

  [수빈의 놀라는 숨소리]

 

  [수빈의 한숨]

 

  (간호사5)   제일 위에가   피탈 심장 박동 수를 보여 주는 거고

 

  밑에는 산모 자궁   컨트랙션 보여 주는 거야응   [문이 스르륵 열린다]

 

  여기 자세히 보면...

 

  (간호사6)   PPH 환자 올라와요

 

  [긴장되는 음악]

 

  [승주의 가쁜 숨소리]

 

  지금 산모분 헤모글로빈 수치가 4

 

  [문이 스르륵 닫힌다]   [학생1의 놀라는 숨소리]

 

  - (학생2) 어떡해?   - (은원, 4?

 

  (학생2)   그게 어떤 건데요?

 

  출혈이 어마어마 어마하다는 거지

 

  사실 수 있어요?

 

  [문이 스르륵 열린다]   (승주)   

 

  [긴장되는 음악]   [석형의 가쁜 숨소리]

 

  [헛웃음]

 

  같은 분 맞으세요?

 

  (유민 부)   선생님

 

   7킬로 뺐습니다

 

  [잔잔한 음악]   그냥 굶은 게 아니라

 

  PT 등록해서 하루에 6시간씩 운동하고

 

  식단도 완벽하게 조절해서

 

  앞으로 일주일 정도면

 

  아마 2, 3킬로 더 빠질 거 같습니다

 

  선생님

 

  저 꼭 간 이식하게 해 주세요

 

  

 

  죽어도 괜찮습니다

 

  제 딸만 살릴 수 있다면

 

  전 아무렇게나 돼도 상관없습니다

 

  외국에서 사업한다고 하나밖에 없는 딸

 

  돌보질 못했습니다

 

  딸이 알코올 중독자가 돼서   사경을 헤맬 때까지

 

  저 까맣게 몰랐어요

 

  우리 딸 이렇게 된 거

 

  다 제 탓입니다

 

  제가 옆에 붙어 있었으면

 

  우리 딸

 

  저렇게까진 안 됐을 겁니다

 

  선생님

 

  이제라도 아비 노릇 할 수 있게

 

  제발 저 수술 좀 해 주세요

 

  살을 빼라고 하면 더 뺄 거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생님제발

 

  저 수술 좀 시켜 주세요

 

  ?

 

  (익준)   아버님

 

  원칙적으로는   수술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것만으로도   결격 사유인데

 

  지방간도 심하세요

 

  원칙적으로는 수술하지 않는 게 맞는데

 

  그래서 사실 저도 포기했었는데

 

  오늘 아버님 뵙고

 

  [한숨]

 

  용기 한번 내 볼게요

 

  [감격하는 숨소리]

 

  수술하시죠

 

  [유민 부의 울컥하는 신음]

 

  간 초음파랑 추가 검사 받으시고

 

  별문제 없으면   수술 바로 진행하는 걸로 하시죠

 

  감사합니다   [훌쩍인다]

 

  선생님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요   [울컥하는 신음]

 

  이렇게음   건강하게 다시 돌아오신...

 

  오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해요

 

  [익준이 훌쩍인다]

 

  [남자4의 가쁜 숨소리]

 

  (송화)   환자분께서 받으실   코일 색전술이라는 시술은

 

  허벅지 대퇴부를 통해   작은 관을 넣어서

 

  뇌혈관에 다다르게 한 다음

 

  혈관이 터진 부분에 코일을 집어넣어   패킹하는 시술인데요

 

  그래서 시술 전엔   혹시나 있을 감염을 대비해서

 

  사타구니 쪽 털을 제거해야 합니다

 

  근데 우리 인턴이 잘못해서

 

  사타구니 쪽이 아니라 머리를 밀었어요

 

  제가 전달을 정확하게 못 했어요

 

  제 잘못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남자5의 한숨]

 

  손해 배상 청구하셔도 됩니다

 

  제가 책임지고 해결하겠습니다

 

  (여자8)   괜찮아요선생님

 

  (남자5)   아휴지금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그깟 머리카락이 뭔 대수입니까?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자4의 힘겨운 신음]

 

  선생님시술하는 건 아픈 거 아니죠?

 

  전 아픈 것만 아니면 다 괜찮습니다

 

  그러니까

 

  [힘겨운 숨소리]

 

  인턴 쌤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마취하고 진행하니까   통증은 없을 거예요

 

  시술 끝나면 허벅지 쪽이   약간 뻐근할 수 있는데

 

  특별히 얼음찜질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려 놓을게요

 

  [살짝 웃는다]

 

  앗싸

 

  [잔잔한 음악]   [살짝 웃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준완)   오늘 노래 뭐야?

 

  '어쩌다'

 

  오케이

 

  뭐 해?

 

  반성

 

  (준완)   뭘 반성하는데?

 

  (익준)   세상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한 거

 

  [익준의 헛웃음]

 

  [입소리를 쯧 낸다]

 

  이것저것 다 반성 중이야

 

  (준완)   뭔 소리야?

 

  좀 비켜 줄래?   우리 치홍이 들어와야 되거든

 

  [준완의 놀라는 신음]   (치홍)   안녕하세요

 

  (준완)   안녕웬일이야?

 

  형님이 뭐 물어볼 거 있다고 하셔서

 

  (익준)   준완아혹시 너 시간 있으면은

 

  좀 꺼져 줄래?

 

  집안일이야

 

  [마우스 클릭음]   [심전도계 비프음]

 

  [키보드를 탁탁 친다]

 

  [쿵 소리가 들린다]

 

  (겨울)   들어오셔서 재원이 보셔도 돼요

 

  (여자2)   아니에요좀 전에도 봤어요

 

  근데 봐도 봐도 계속 보고 싶어서요

 

  선생님수술 잘된 거죠?

 

  교수님이 설명을 해 주셨는데

 

  제가 아까 정신이 하나도 없어 가지고   잘 못 들었어요

 

  (겨울)   ...

 

  - (겨울잠시만요   - (여자2) ...

 

  (겨울)   제가 수술 들어가서

 

  교수님 수술 도와드리고 직접 봤는데요

 

  ...

 

  [겨울이 펜을 달칵 누른다]

 

  이렇게 보시면

 

  이게 지금   정상적인 총담관의 모습인데요

 

  수술 전에 말씀드린 대로 재원이는

 

  여기가 많이 늘어나 있었는데

 

  늘어난 부분을 잘라 내고

 

  담즙이 내려가는 길을   새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

 

  [잔잔한 음악]

 

  소장과 연결해 주고

 

  [여자2의 옅은 탄성]

 

  수술은 잘 끝났어요

 

  수술한 지 얼마 안 돼서   아파하긴 하는데

 

  피도 안 나는 것 같고   소변도 잘 나오고

 

  바이털도 아주 좋습니다

 

  내일이면 병실로   올라갈 수 있을 거 같아요

 

  [여자2의 안도하는 숨소리]

 

  (여자2)   [울먹이며]   감사합니다선생님

 

  진짜 고생하셨어요

 

  어떡해

 

  감사합니다

 

  [여자2가 흐느낀다]

 

  [피식 웃는다]

 

  [살짝 웃는다]

 

  오래 만났어요 5년 정도?

 

  근데 뭐익순이 원래 형님도 아시듯이

 

  결혼에 전혀 마음이 없는데

 

  (치홍)   근데 남자가 계속 결혼하자고 하고

 

  익순이도   이런 생각 바꿀 만큼 좋아했으니까

 

  그러자고 했대요

 

  이제그렇게 잘 만나다가

 

  이제 하루는 길가에 있는   점집에 점을 보러 갔는데

 

  [치홍의 헛웃음]

 

  점쟁이가 익순이를 보더니

 

  남자 잡아먹을 사주라고

 

  [치홍의 헛웃음]   (익준)   ?

 

  둘이 상극이고

 

  여자가 남자 앞길 막는 사주라고

 

  그런 개소리들을 했나 봐요

 

  (익준)   [한숨 쉬며]   그걸 믿어?

 

  (치홍)   당연히 안 믿죠

 

  근데그래도 좀 찝찝하잖아요

 

  그래서 이제 익순이가 다음 날

 

  그 동네에 있는 점집들을   다 예약을 해 가지고

 

  같이 가자 그랬대요

 

  귀 씻어야 된다고

 

  근데?

 

  (치홍)   근데 이제 그 새끼가

 

  자기 엄마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엄마가 결혼을 반대한다고

 

  시간을 좀 갖자 그랬대요

 

  익순이는 어이가 없죠

 

  이게 갑자기 뭔 소리인가 싶어서   이제 멍해 가지고 있는데

 

  그 남자 친구 엄마한테   전화가 온 거예요

 

  그래서 받았더니

 

  주말에 같이 놀러 가자고

 

  [치홍의 헛웃음]

 

  너무 그냥 밝게 웃으시면서

 

  주말에 자기랑 속초 놀러 가자고

 

  거짓말했구나?

 

  (치홍)   엄마 핑계 대고 거짓말을 한 거죠

 

  익순이가 자기 엄마랑   자주 연락하는 줄도 모르고

 

  아니마음이 변했으면 그냥 변했다고

 

  솔직하게 말을 하면 되는데   애도 아니고

 

  아유어디서 그런   쓰레기 같은 새끼를

 

  아무튼 반년 넘게 불면증에 시달리고

 

  밥도 거의 못 먹고

 

  익순이 그때 5킬로 넘게 빠졌어요

 

  근데 저도 병원에서 바쁠 때라   잘 챙겨 주지도 못했고

 

  우리 동생 지금은 괜찮은 거지?

 

  이제 다 돌아온 거 같던데?

 

  슬슬 웃기기 시작하잖아요

 

  [함께 웃는다]

 

  [혀를 쯧 찬다]

 

  아무튼 고맙다얘기해 줘서

 

  나는 이 일쯧   익순이한테는 모른 척할게

 

  알겠습니다

 

  교수님

 

  저 익순이랑 정말 아무 사이 아니에요

 

  진짜 친구예요친구

 

  (익준)   알았어참   [치홍의 웃음]

 

  (치홍)   근데 오늘 밴드 연습 있으시죠?

 

  저 다음에 한번 구경하러 가도 되나요?

 

  (익준)   

 

  와도 되는데

 

  너 송화 좋아하지?

 

  - (익준아니존경하지?   - (치홍

 

  좋아합니다

 

  (익준)   송화는 다 좋아하지

 

  그래서 걔가 일이 많아

 

  아무튼 송화 좋아하는 사람도   걔 베이스 치는 거 보면은

 

  더 좋아하게 될 거야

 

  엄청 늘었어

 

  하여튼 모범생이야정말

 

  코일 있다던데끝났으려나?

 

  이제 거의 끝났을 겁니다

 

  (송화)   고생들 하셨습니다

 

  (승주)   병원 앞에 맛있는 수제빗집 있거든?   가자

 

  [학생들의 웃음]

 

  교수님고생하셨어요

 

  수술 잘 끝났나요?

 

  (석형)   

 

  초반에 블리딩 포커스 찾는 게   어려워서 애먹었는데 잘 끝났어요   [민하의 힘겨운 신음]

 

  블리딩 잡혔으니까 수혈하면서   상태만 잘 지켜보면 될 거 같아요

 

  회복실에서 CBC 낼 때   DIC 랩도 같이 내고

 

  검사 결과 나오면 노티해 줘

 

  그리고 수혈도 많이 했으니까   내일 체스트 찍고

 

  알겠습니다

 

  (학생2)   교수님

 

  산모님 살았어요?

 

  그럼살았지

 

  [학생2가 살짝 웃는다]

 

  내일 봅시다

 

  [민하가 인사한다]

 

  (학생2)   수고하셨습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민하의 힘겨운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준완)   늦었어!   [문이 탁 닫힌다]

 

  (정원)   알았어알았어좀만 기다려

 

  [준완의 한숨]

 

  알았다고!

 

  [카드 인식음]

 

  [버튼 조작음]

 

  [밝은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석형이 흥얼거린다]

 

  [석형의 놀라는 신음]   [지갑이 툭 떨어진다]

 

  (석형)   죄송합니다

 

  (학생2)   아저씨아저씨

 

  지갑요

 

  (석형)   감사합니다

 

  [승주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정원이 피식 웃는다]

 

  ?

 

  [안내 음성]   문이 열립니다

 

  [송화의 웃음]

 

  [정원과 준완이 말한다]

 

  (정원)   어디 가세요?

 

  (송화)   있어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벨 소리]

 

  (익준)   로비로비

 

  [통화 종료음]

 

  (승주)   맞는 말이지

 

  가운 벗으면 그냥 아저씨지

 

  (학생2)   저 완전 몰라봤어요어떡해요?

 

  (승주)   괜찮아양석형 교수님 쿨해

 

  신경 쓸 필요 전혀 없어

 

  얘들아우리도 수술복 벗으면   그때부터 바로 환자나 보호자야

 

  똑같아

 

  (학생들)   

 

  (승주)   그러니까 일 힘들어도

 

  내 가족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 번만 더 참아

 

  한 번까지는 참고

 

  이해해 보고

 

  두 번부터는 참지 마

 

  선배들한테 바로 얘기해

 

  (학생들)   

 

  [차 리모컨 작동음]

 

  (승주)   영주는 아빠가 의사라고?

 

  근데 지금은 암 수술 하시고   항암 중이세요

 

  아이고괜찮으셔?

 

  

 

  맨날 의사 욕하시면서   병원 욕도 하시면서

 

  너무 잘 지내고 계시죠

 

  [학생2와 승주의 웃음]

 

  [밝은 음악]

 

  [정원이 말한다]

 

  - (정원석형아!   - (송화이익준!

 

  (익준)   ?

 

  뭐야?

 

  뭐야?   [송화의 웃음]

 

  [준완이 말한다]

 

  아니이 양반이?

 

  [익준이 말한다]   (석형)   배고파

 

  [저마다 말한다]

 

  누가 온다고?

 

  (석형)   나 낯가리는데

 

  (준완)   역시 채송화잘했어

 

  (정원)   근데 좋아하실까?

 

  [놀라며]   그럼 우리 엄마도 오겠네?

 

  [발랄한 음악]   [정원 모의 벅찬 숨소리]

 

  종수야   이게 얼마 만의 콘서트냐?

 

  난 요즘 노래 잘 모르는데

 

  (종수)   정원아문주란 씨 노래 없니?

 

  아니면 조미미 씨나   [친구들이 피식 웃는다]

 

  (익준)   이사장님 그렇게 난동 부리실 거면   1층으로 모실 거예요

 

  알았어

 

  얼른 해 보라우

 

  알갔습네다

 

  난 다 좋아

 

  대신 신난 거

 

  신난 걸 해 줘요아저씨

 

  아저씨?

 

  (익준)   

 

  [익준이 피식 웃는다]

 

  [익준이 숨을 후 내쉰다]

 

  [신나는 음악이 연주된다]

 

  (익준)   ♪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습에 ♪

 

  ♪ 내 마음을 빼앗겨 버렸네 ♪

 

  ♪ 어쩌다 마주친 그대 두 눈이 ♪

 

  ♪ 내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네 ♪

 

  ♪ 그대에게 할 말이 있는데 ♪

 

  ♪ 왜 이리 용기가 없을까 ♪

 

  ♪ 말을 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어 ♪

 

  ♪ 내 가슴만 두근두근 ♪

 

  ♪ 답답한 이 내 마음 ♪

 

  ♪ 바람 속에 날려 보내리 ♪

 

  [신나는 음악]

 

  [유민 부가 입바람을 후후 분다]

 

  아빠내가 애야?

 

  내가 먹을게그냥

 

  내 눈엔 아직 10살이다이놈아

 

  [한숨]

 

  그리고 왜 죽이야?

 

  아직 수술도 안 했는데

 

  [유민의 힘겨운 숨소리]

 

  아빠

 

  나 통닭 먹고 싶어

 

  [유민 부가 다리를 탁 친다]

 

  [신나는 음악]

 

  [신나는 음악이 연주된다]   (익준)   ♪ 피어나는 꽃처럼 ♪

 

  ♪ 아름다운 그녀가 ♪

 

  ♪ 내 마음을 빼앗아 버렸네 ♪

 

  ♪ 이슬처럼 영롱한   그대 고운 두 눈이 ♪

 

  ♪ 내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네 ♪

 

  ♪ 그대에게 할 말이 있는데 ♪

 

  ♪ 왜 이리 용기가 없을까 ♪

 

  [익준의 추임새]   ♪ 말을 하고 싶지만 ♪

 

  ♪ 자신이 없어 ♪

 

  ♪ 내 가슴만 두근두근 ♪

 

  ♪ 바보바보 ♪

 

  ♪ 나는 바보인가 봐 ♪

 

  [익준의 추임새]

 

  ♪ 그대에게 할 말이 있는데 ♪

 

  ♪ 왜 이리 용기가 없을까 ♪

 

  [익준의 추임새]   ♪ 말을 하고 싶지만 ♪

 

  ♪ 자신이 없어 ♪

 

  ♪ 내 가슴만 두근두근 ♪

 

  ♪ 바보바보 ♪

 

  ♪ 나는 바보인가 봐 ♪

 

  [정원 모의 박수와 환호성]

 

  (정원 모)   [웃으며]   최고

 

  최고   [정원 모의 웃음]

 

  

 

  진짜   [종수의 힘겨운 신음]

 

  [정원 모의 환호성]

 

  [새가 짹짹 지저귄다]

 

  (익준)   

 

  (우주)   아빠나도나도 갈래

 

  (익준)   우주야

 

  우주랑 아빠랑은 이따 저녁에 만나

 

  그럴 수 있지?

 

  [익준의 웃음]

 

  [익준이 뽀뽀를 쪽 한다]   갈게

 

  인사

 

  오케이아빠 갔다 올게

 

  [부드러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차 리모컨 작동음]

 

  [한숨]

 

  [놀라는 숨소리]

 

  (여자1)   어머

 

  어머어머어떡해선생님

 

  진짜 오셨어요?

 

  [송화의 힘주는 신음]

 

  [여자1의 힘주는 신음]

 

  (송화)   [살짝 웃으며]   오픈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여자1)   여보선생님 오셨어빨리 와 봐

 

  (송화)   아니요안 나오셔도 돼요

 

  저 바로 가 봐야 돼요

 

  요 앞에 약속이 있어서   가던 길에 잠깐 들렀어요

 

  [송화가 살짝 웃는다]

 

  그럼 수고하세요

 

  [벅찬 숨소리]

 

  [웃음]

 

  (군인)   남자 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나이는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고

 

  잘생겼습니다

 

  [한숨]

 

  뭐야

 

  (익준)   서프라이즈

 

  놀랐어?

 

  재미없어

 

  요거 쏘가리매운탕?

 

  이거 손질 다 한 거니까   양념 같이 넣고 끓이면 되고

 

  요거요게 이제 대창곱창   생거니까 구워서 먹어

 

  제발 구워서 먹어

 

  그리고 이건 순대 부속품들

 

  허파오소리감투   콩팥 이런 거야

 

  아무튼 삶은 거니까   그냥 바로 먹으면 돼

 

  [익준의 헛기침]

 

  무슨 일 있어?

 

  아니없어

 

  오빠 재혼해?

 

  아니

 

  엄마 아파?

 

  안 아파

 

  아빠 아파?

 

  그냥 왔어

 

  오빠 아파?

 

  아이씨간다

 

  (익준)   나 저우주랑   돈가스 먹으러 가기로 했어

 

  가는 길에 너 이거 주려고   잠깐 들른 거야

 

  (익순)   돈가스집이 어딘데?

 

  (익준)   압구정

 

  [숨을 들이켠다]

 

  잠깐 얼굴 보려고 온 거야

 

  [멋쩍은 신음]

 

  어디 아픈 데 없지?

 

  (익순)   

 

  잘 있어오빠는?

 

  오빠는 항상 잘 있지

 

  오빠가

 

  자주 못 오고?

 

  못 챙겨 줘서 미안해

 

  간다

 

  (익준)   

 

  용돈용돈용돈용돈 줘야지

 

  

 

  [웃으며]   뭐야?

 

  너 울어?

 

  [잔잔한 음악]

 

  [울먹이며]   몰라미쳤나 봐

 

  [익준의 웃음]

 

  (익준)   미쳤네미쳤어

 

  오빠 간다고생해

 

  [익준이 코를 훌쩍인다]

 

  힘든 일 있으면은 전화하고

 

  오빠 하나도 안 바쁘니까?

 

  아무 때나 전화하라고

 

  진짜 간다

 

  [익순이 훌쩍인다]

 

  [익순의 한숨]

 

  [자동차 시동음]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리드미컬한 음악]

 

  [밝은 음악]   알았어같이 가

 

  여자 친구가 가자면 가야지

 

  진짜 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이게 뭡니까?

 

  네가 진정 오빠의 밑바닥까지   보고 싶은 게구나?

 

  어이이익준오늘 술 한잔 어때?

 

  뭐야뭔 일인데?

 

  에이정원이가   의사 관두는 건 너무 아쉽네

 

  의사로서 그런 친구 참 드문데

 

  너희 집 애들은   대체 다들 왜 그런다니?

 

  우리 겨울이가요   연애를 하나 봅니다어머세상에

 

  진짜야?

 

  좋으면 좋다고 말해비밀로 할게

 

  정원이 아직 퇴근 안 했던데?

 

  저 환자 봐야 돼요여기 있을래요

 

  교수님혹시 질투하시는 거 아니죠?

 

  - 내가 언제안 했어   - 했다니까

 

  안 했다니까   몇 시 몇 분 몇 초 내가 언제 했어?

 

  힘든데 서로 의지하고 그럼 좋잖아

 

  나중에

 

  애들 다 같이 있을 때   너희들한테 한꺼번에 얘기할게

 

  [잔잔한 음악]   누구요?

 

  누가 집도할 건데이 부담스러운 걸?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병원 이미지만 나빠지고

 

  만성 거부 반응으로   상태가 아주 안 좋아

 

  안 한다고요!

 

  제가 싫다고요환자가!

 

  하기 싫으면 하지 마세요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환자는 죽어도 싫다 그러고   천명태 교수님은 그렇게 하라 그러고

 

  나도 핑계만 있다면

 

  리스크 있는 수술은   웬만하면 안 하고 싶다

 

  넌 결정권 없어

 

  집도할 의사가 결정할 문제지

 

  교수님이럴 때 진짜 어떡해야 돼요?

 

  이번에 온 아이는 꼭 지켜야죠

 

  의사가 환자 포기하면   그날로 의사는 끝이야

 

.슬기로운 의사 생활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