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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의사 생활 S1.10

 

  (준완)   익준이가?

 

  인제까지?

 

  (익순)   방금 왔다 갔어요

 

  용돈도 주고 갔어

 

  그 새끼 웬일이래그런 캐릭터 아닌데

 

  (익순)   나 순간 눈물 나서 혼났어요

 

  우리 남매 생전   서로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말 안 하거든요

 

  알지그럼

 

  (준완)   우리도 그래

 

  아이고익준이도 이제   나이 들었나 보다

 

  (익순)   근데 오빠 출발했어요?

 

  (준완)   방금

 

  휴게소에서 다시 전화할게

 

  이따 보자

 

  [차분한 음악]   [버튼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살짝 웃는다]

 

  [살짝 웃는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다 맛있겠다뭐 먹지?

 

  (송화)   뭐 해?

 

  (치홍)   옷에 머리카락이

 

  [치홍의 웃음]

 

  (송화)   너 약은 계속 먹어야 되는 거야?

 

  (치홍)   

 

  진통제하루에 한 알 정도?

 

  대단하다

 

  그러고 지난 몇 년을 버텼어?

 

  [치홍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지금은 괜찮아요

 

  익순이처럼   격렬한 운동만 못 해서 그렇지

 

  일상은 괜찮아요

 

  약은 만성 통증이 있어서   그래서 먹는 거예요

 

  (치홍)   근데 많이 아프진 않아요

 

  (송화)   1년만 더 버티자

 

  그동안 힘들게 경력 쌓은 거

 

  그래도 잘 마무리하고 보드까지 따야지

 

  

 

  교수님 옆에 딱 붙어 있을게요

 

  [송화가 피식 웃는다]

 

  (송화)   이 집은 뭐가 맛있어요?

 

  (종업원)   고기 좋아하시면   안심크림파스타가 인기고요

 

  [문이 달칵 열린다]   오일 소스 좋아하시면   명란오일파스타를 많이 찾으세요

 

  (치홍)   아유지각 좀 하시지

 

  [웃음]

 

  여기입니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석민)   근데 교수님 속도 많이 느려졌네요?

 

  예전 같으면   벌써 후식 드시고 계셨을 텐데

 

  (송화)   나 더 빨라졌어

 

  지금 엄청 컨트롤 중이야

 

  맛있다여기

 

  오랜만에 외식하니까 좋고   [선빈이 살짝 웃는다]

 

  석민이 너 공부방 들어갈 때 됐지?   곧 시험이잖아

 

  (석민)   다음 주부터 들어가기로 했어요

 

  교수님저 없으면 심심해서 어떡해요?

 

  제가 자주 놀러 올게요

 

  (치홍)   공부방 어디예요?

 

  (선빈)   저희 놀러 가도 돼요?

 

  (석민)   [웃으며]   공부방공부방

 

  공부하는 델 왜 놀러 와?   내가 놀러 갈게아이고

 

  우리 선빈이 나 없으면   갈구는 사람도 없고

 

  심심해서 어떡하냐?

 

  (송화)   우리?

 

  너 지금 선빈이한테 '우리'라고 했니?

 

  [석민의 헛웃음]

 

  (석민)   우리 안치홍

 

  우리 허선빈

 

  우리 교수님?

 

  우리...

 

  우리 파스타

 

  [석민의 헛웃음]   (치홍)   너무 부정하니까 더 수상한데요?

 

  진짜 뭐 있는 거 아니에요?

 

  뭔 소리예요없어요

 

  교수님후식 시킬까요?

 

  (송화)   어어말 돌리는 거 봐

 

  (선빈)   교수님우리 진짜 아니에요   사람을 뭘로 보시고

 

  (석민)   [콜록거리며]   

 

  [치홍의 웃음]   내가 어때서?

 

  우리 치프님 너무 대단하신데

 

  제가 감히 어떻게 치프님을 넘봅니까?

 

  '우리 치프님'

 

  (치홍)   역시 기침하고 사랑은   감출 수가 없다더니

 

  이제 막 튀어나오는구나?

 

  (송화)   얘들 뭐 있네진짜

 

  [석민의 한숨]   (치홍)   사귀면 뭐 어때서 그래요?

 

  교수님우리 사내 연애 하면 안 돼요?

 

  왜 안 돼나 적극 장려야

 

  (송화)   힘든데 서로 의지하고 그럼 좋잖아

 

  네   [석민이 포크를 툭 내려놓는다]

 

  저 선빈이랑 사귑니다

 

  선빈아우리 사귀는 거 맞지?

 

  (석민)   들켰다

 

  (치홍)   진짜 너무 말이 안 되는데

 

  [치홍과 송화의 웃음]

 

  (송화)   누가 믿냐그걸?

 

  [한숨]

 

  [선빈의 헛웃음]

 

  선생님이럴 땐   뭘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어떡하긴

 

  후식 시키자

 

  여기요!

 

  [신나는 음악]

 

  모임 이름이 뭐라고?

 

  '나는 고수다'?

 

  (익순)   [웃으며]   , '나는 고수다'

 

  [힘주는 숨소리]   한 달에 한 번은 꼭 참석하는 모임인데

 

  나 더 이상은 못 버티겠어요

 

  오늘 오빠 꼭 데리고 오래

 

  너무 궁금하대요

 

  오빠잠깐 저녁만 먹고 오자?

 

  왜 그러니익순아?

 

  네가 진정 오빠의 밑바닥까지   보고 싶은 게구나?

 

  (익순)   [웃으며]   아니야

 

  진짜 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완전 순둥이들

 

  완전 순둥이들도   기본 4, 5단은 되겠지

 

  익순아오빤 태권도도 주황 띠야

 

  우주랑 같아

 

  [피식 웃는다]

 

  알았어같이 가

 

  여자 친구가 가자면 가야지

 

  [익순의 탄성]

 

  (준완)   [속삭이며]   이게 뭐야?

 

  [속삭이며]   오빠 설마 이것도 안 먹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완이 살짝 웃는다]

 

  (사람들)   안녕하세요   [여자1의 웃음]

 

  (준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교수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살짝 웃으며]   아닙니다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빠얘가 홍 대위전에 사고 친 애

 

  (남자1)   교수님저 그날 이후   버릇 싹 고쳤습니다

 

  그날 밤에 이 소령님한테   조인트 겁나 까이면서...

 

  (익순)   쯧   [남자1의 놀라는 신음]

 

  (남자1)   그리고 이건

 

  사과의 뜻으로 선물입니다

 

  이게 뭡니까?

 

  고수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준완의 탄성]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익준의 놀라는 숨소리]

 

  (익준)   아이고

 

  아이고

 

  [피식 웃으며]   

 

  그렇지

 

  아니돈가스 먹고 싶다더니   이거 먹고 싶었어?

 

  우주야아빠도 그 명란마요 한 입만

 

  아빠 거 먹어

 

  (익준)   

 

  아빠 거 한 입 줄까?

 

  (우주)   아빠 거 어제 먹었어

 

  (익준)   우주 어제도 왔었어?

 

  누구랑?

 

  아빠아빠 몰랐네?

 

  나 여기 단골이야

 

  단골?

 

  우리 아들 어휘력 보소

 

  누구랑 왔는데어제?

 

  모네랑 장모님

 

  [피식 웃는다]

 

  장모님?

 

  우주야장모님이 뭔지 알아?

 

  (우주)   아내 어머니

 

  [익준의 탄성]

 

  [피식 웃는다]

 

  내가 누구를 낳은 거야?

 

  천재를 낳았네천재를 낳았어이야

 

  아버님

 

  샌드위치 한 개만 더 먹고 싶사옵니다

 

  그게 아직 이렇게 반 남았는데

 

  한 개만 더 사 주세요

 

  이쁜 짓

 

  [반짝이는 효과음]   [익준이 가슴을 탁 잡는다]

 

  [힘겨운 신음]

 

  (익준)   아빠 심장이...

 

  [익준의 힘겨운 신음]

 

  [웃음]

 

  [밝은 음악]

 

  [안마기 작동음]

 

  (익준)   너 먹고 싶은 거 두 개 시켜   나 다 좋아

 

  그럼 돈가스우동

 

  알밥냉메밀?

 

  (송화)   [피식 웃으며]   애들 더 올 수도 있잖아

 

  누가 뭐래시켜

 

  뭐 해안 들어오고?

 

  (익준)   잠깐만

 

  (준완)   잤어왜 목소리가 잠겼지?   [부드러운 음악]

 

  감기야?

 

  어어코 좀 맹맹한데?

 

  조심해지금 같은 환절기에   제일 조심해야 돼

 

  점심은?

 

  [피식 웃는다]

 

  [웃으며]   

 

  알았어잘 챙겨 먹을게

 

  끊어

 

  사랑해

 

  (익준)   준완아   [새가 푸드덕거리는 효과음]

 

  [휴대전화가 우당탕 떨어진다]

 

  [준완의 성난 숨소리]   (준완)   노크해이 새끼야!

 

  했어이 새끼야!

 

  그래?

 

  안 했어이 새끼야

 

  내가 네 방 들어가는데 노크를 왜 해?

 

  너 전에 있던 강운대병원   키다리 아저씨 연락처 좀

 

  그분 다른 병원도 도와주시나?

 

  (준완)   최근에도 한 번 부탁한 적 있어

 

  요즘 돈 많으신가 봐   부탁하면 바로바로 입금하셔

 

  [휴대전화 알림음]   보냈다

 

  강운대 사회사업 팀 현정미 씨

 

  이분하고만 연락해

 

  정미 씨한테 전화하면   아마 연결해 줄 거야

 

  응급이야?

 

  응급은 아니고 장기 입원 환자인데

 

  병원비 때문에 퇴원도 못 하고

 

  여기저기서   고리로 돈 빌리는 거 같아서

 

  (익준)   할아버지인데   가족도 없고 아무도 없어

 

  근데 또 단칸방 집은 자기 소유여서   사회사업 팀 기준은 안 되고

 

  좀 복잡해

 

  일단 가능한지 한번 물어나 보려고

 

  - 점심은?   - (준완나 수술 있어가 봐야 돼

 

  (익준)   고생해라

 

  (익준)   맞습니다

 

  , 78세 남자고요

 

  HCC로 라이트 헤미헤파텍토미   우간절제술 받았고

 

  간 기능 회복되지 않아서   장기 입원 중에 있어요

 

  (정미)   제가 내용 정리해서   키다리 아저씨한테 문자 남길게요

 

  특별한 일 없으면 바로 답장하세요

 

   30분 정도?

 

  (익준)   감사합니다

 

  근데 저기

 

  키다리 아저씨가 의사인가요?

 

  환자 케이스를   아주 자세하게 물어보시네요?

 

  (정미)   그건 저도 몰라요

 

  그래도 꽤 의학 지식은   있으신 거 같아요

 

  항상 환자 개인 사정이랑   구체적인 환자 상태를 같이 물어보세요

 

  아무튼 바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익준)   감사합니다

 

  [한숨]

 

  [무거운 음악]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엄마

 

  우리 착하고 예쁜 막내아들 뭐 해?

 

  (정원)   송화랑 점심 먹으려고

 

  송화?

 

  (정원 모)   잘했다잘했어

 

  엄마도 갈까?

 

  [피식 웃는다]

 

  그냥 배달 음식 시켜 먹는 거야

 

  엄마그리고 송화는 아니야   잘못 짚었어

 

  송화는 아니야?

 

  그럼 누가 있긴 있구나우리 아들?

 

  누구야결혼해결혼당장 결혼해

 

  엄만 송화면 제일 좋지만   딴 사람도 다 괜찮아

 

  없어내가 말 잘못했어   말이 잘못 나왔어

 

  엄마저 주말에 양평 가요   나 국수 삶아 줘

 

  엄마 주말에   종수랑 단풍 구경 가는데?

 

  다음 주에 와

 

  너 그런데 그 얘기 하려는 거면   엄마는 싫다오지 마

 

  [입소리를 쩝 낸다]

 

  만나서 말씀드릴게요

 

  이사장님이랑 식사 맛있게 하세요

 

  

 

  [통화 종료음]

 

  [정원의 한숨]

 

  (송화)   애들 불렀어?

 

  (익준)   석형이는 외래준완이는 수술   정원이 1

 

  (송화)   석형이가   그렇게 산모들한테 인기래

 

  (익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네?

 

  (송화)   아유우리한테만 그러는 거야

 

  아니내 후배 시누이가   석형이한테 진료받는데

 

  세상 다정다감하대

 

  (익준)   나는 믿을 수 없어믿을 수 없어

 

  (송화)   아유정말 불안해 죽겠네진짜

 

  확 그냥 팰 수도 없고

 

  이거 있잖아이거

 

  얘 진짜 누구 닮아서   이렇게 산만해?

 

  우주 닮아서 그래우주

 

  [피식 웃는다]   [익준이 부스럭거린다]

 

  (익준)   아파

 

  

 

  [송화의 탄성]

 

  잠깐만

 

  (송화)   뭔데?

 

  스리오픈   [기계음 효과음]

 

  (정원)   배달 벌써 왔어?

 

  많이도 시켰네

 

  (익준)   이 새끼 정확하게 1분이네?

 

  소름 돋는 놈

 

  (송화)   네가 더 대단하다소머즈니?

 

  (정원)   딴 애들은?   [익준의 한숨]

 

  (익준)   석형이는 외래준완이는 수술   너는 1

 

  [정원이 피식 웃는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석형)   안녕하세요

 

  한 달 만이네요

 

  이쪽에 앉으세요

 

  (임산부)   [살짝 웃으며]   안녕하세요선생님

 

  (석형)   예   [석형이 살짝 웃는다]

 

  이제 피 고임은 완전히 사라졌는데

 

  오전에 정밀 초음파 받으셨죠?

 

  

 

  (석형)   대개 자궁 경부 길이는   3cm를 평균으로 보고

 

  , 2주수에 2.5cm 이하면   짧다고 하는데요

 

  지금 우리 산모님께서는 1cm 미만이라   매우 짧아 보이고

 

  실제 진찰상

 

  자궁 경부가 조금 열려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아이가 조산될 가능성이 높아요

 

  어떡해요선생님?

 

  (남자2)   아니야   [남자2가 임산부를 툭툭 다독인다]

 

  아직 괜찮아

 

  (석형)   맞아요

 

  다행히 지금   수술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자궁 경부 봉축술

 

  흔히들 맥도널드 수술이라고 하는데

 

  짧아져 있는 자궁 경부를 묶어서

 

  더 이상 열리지 않도록 해 주는   수술이에요

 

  오늘 바로 입원하시고   수술하도록 하시죠

 

  수술 시간은 30분 정도 걸리고   [임산부가 훌쩍인다]

 

  수술 후에   자궁 내에 감염 의심 소견 없으면

 

  이틀 정도 지켜보시고   퇴원하시면 됩니다

 

  입원 절차는

 

  우리 간호사 선생님께서   잘 설명해 드릴 거예요

 

  [임산부가 흐느낀다]

 

  이런 케이스 종종 있어요

 

  우리 산모님만   겪으시는 일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선생님   저 이번에도 아이 잃는 거 아니죠?

 

  (임산부)   어떡해여보?

 

  (남자2)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어

 

  (석형)   그런 말씀 마세요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잔잔한 음악]

 

  이번에 온 아이는

 

  꼭 지켜야죠

 

  우선 오늘수술 잘 받으시고

 

  당분간 집에서   안정을 취하시는 것이 중요해요

 

  다음 외래는 퇴원하시고   일주일 뒤에 뵐게요

 

  [민하가 펜을 달칵 누른다]   그때 오셔서

 

  경부 길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

 

  [임산부가 연신 흐느낀다]

 

  아이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산모님이 좋은 생각 많이 하셔야   아이한테도 좋아요

 

  [한숨]   [훌쩍인다]

 

  

 

  [임산부의 한숨]

 

  [후루룩 먹는 소리가 들린다]

 

  (익준)   천명태 교수 파혼했다며?

 

  [송화의 놀라는 신음]   (정원)   그렇대

 

  이사장님이 그러시데

 

  딸이 죽어도 싫다 그랬대

 

  (익준)   그 딸 완전 메시아네

 

  

 

  

 

  알았어천천히 먹을게

 

  오빠가 셋이라 그래

 

  , DCMP 진단받고   심장 이식 기다리는 분이신데...

 

  알아

 

  두 달 넘게 계신 분인데   뭔 설명이 그렇게 길어

 

  어제 아이오 얼마야?

 

  (재학)   어제 유린 600 나왔습니다

 

  - (명태포타슘은?   - (재학) 6입니다

 

  그럼 라식스 쓰고   계속 팔로우업 해서 RI 달아 드려

 

  라식스요?

 

  이뇨제 안 쓰면 안 돼요?

 

  [명태의 한숨]

 

  (남자3)   어차피 저 힘들잖아요

 

  환자분저기   소변이 잘 안 나오면

 

  심장이 늘어나서 숨이 찰 수가 있어요

 

  오늘 아침 칼륨 수치도 높아서   이뇨제 안 쓰면 안 돼요

 

  이러나저러나 어차피 못 살 텐데   저 그만 괴롭히세요

 

  라식스 안 맞을 겁니다

 

  [명태의 한숨]

 

  (명태)   환자분이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세요

 

  [어두운 음악]

 

  [송화의 힘겨운 숨소리]

 

  (송화)   근데 천명태 교수는

 

  소문은 안 좋은데   어떻게 민원이 한 번도 안 들어와?

 

  뻔하지

 

  돈밖에 모르는 배금주의자가   바빠 죽겠는데 CS 실장을 왜 하겠냐?

 

  각 딱 나오지

 

  [흥미로운 음악]

 

  [마우스 클릭음]

 

  [키보드를 탁탁 친다]

 

  [마우스 클릭음]

 

  [헛웃음]

 

  [마우스 클릭음]

 

  [익살스러운 음악]

 

  [편안한 숨소리]

 

  [힘겨운 신음]

 

  [정원의 힘겨운 숨소리]   (익준)   뭐야많이 아파?

 

  아니조금

 

  (정원)   아플 땐 참지 말고 먹어야 돼

 

  그렇죠선생님?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알림음]

 

  [의아한 숨소리]

 

  택배가 왜 의국으로 갔지?

 

  정원아잠깐 나랑 같이 가자

 

  부피가 좀 있는 거라서

 

  (정원)   그래

 

  (익준)   그래갔다 와내가 치우고 있을게

 

  근데 너 이번에 뭐 샀어?

 

  화목 난로

 

  화목 난로?

 

  (정원)   잘했어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   그래야 병 안 생겨   [버튼 조작음]

 

  잘했어잘했어잘했어잘했어   [송화의 한숨]

 

  (정원 모)   거봐선생님도 나랑 같은 말 하잖아

 

  담아 두지 말고 뱉어

 

  머리로 생각하는 걸   여기까지 내려오게 하지 말고

 

  바로 입으로

 

  머리로 생각하는 걸   바로 입으로 뱉으라고

 

  알았지?

 

  (종수)   알았으니까 제발 정면 주시하고

 

  핸들 좀 꽉 잡아!

 

  너랑 같은 날 죽기 싫어인마

 

  [정원 모의 웃음]

 

  알았어운전에 집중할게

 

  [종수가 피식 웃는다]

 

  (정원 모)   그렇게 말하니까 얼마나 좋아?

 

  내 속이 다 시원하다

 

  [종수가 입소리를 쩝 낸다]

 

  (종수)   근데 정원이   진짜 의사 관두고 싶어 해?

 

  설마 정원이도 신부 되려고?

 

  (정원 모)   

 

  자기도 이제   하느님의 자식으로 살고 싶대

 

  (종수)   아이고

 

  (정원 모)   올해까지만 하고   이탈리아 가서 신학교 입학할 거래

 

  한국엔 나이 제한 있거든   [종수의 한숨]

 

  추천서는 옛날에 통과했고   형식적인 면담만 남았나 봐

 

  진짜 속상해 죽겠어

 

  아이참

 

  너희 집 애들은   대체 다들 왜 그런다니?

 

  (종수)   이게 다 무슨 일이야참 나   [정원 모의 헛웃음]

 

  (정원 모)   너 지금 웃음이 나오냐?

 

  그럼 웃지울어?

 

  [정원 모와 종수가 피식 웃는다]

 

  로사야

 

  사고 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자식들보다는 나아

 

  네가 잘 키웠어애들

 

  애들 보면 다 선해?

 

  보기만 해도   참 기분이 좋아지는 애들이야

 

  늙은 자기 엄마만 남겨 놓고

 

  신부 되고 수녀 된 자식들이   안 이기적이면

 

  (정원 모)   대체 누가 이기적인 건데?

 

  보면 기분이 좋아져?

 

  난 억장이 무너져

 

  (종수)   뭐   [헛기침]

 

  딴건 몰라도

 

  정원이가 의사 관두는 건   좀 너무 아쉽네

 

  의사로서 그런 친구 참 드문데

 

  사명감도 남다르고   환자 대하는 마인드도 아주 훌륭하고

 

  정원이가 우리 애들 중에서 제일 착해

 

  어렸을 때부터 애가   눈물도 많고 정도 많고

 

  (정원 모)   감성이 풍부해

 

  난 그래서 정원이가   소아외과 간다고 하길래

 

  정말 귀신같이   자기랑 맞는 과 골랐구나 했어

 

  그리고 이젠 더 이상   걱정 안 해도 되는구나 했지

 

  정원이 꼬맹이 때부터   신부 되고 싶다 그랬거든

 

  그래서 이제   그런 걱정 안 해도 되는구나 싶었는데

 

  하이고

 

  다 도로 아미타불이다도로 아미타불

 

  (종수)   넌 대체 종교가 뭐냐?

 

  [피식 웃으며]   죽기 전에 다 믿고 죽어야지

 

  어떻게 될 줄 알고?

 

  [웃음]

 

  종교도 포트폴리오냐?

 

  [정원 모가 살짝 웃는다]

 

  아무튼 어떡할 거야?

 

  정원이 한다면 하는 성격 아니야?

 

  (정원 모)   한다면 하는 성격이야

 

  [피식 웃으며]   내가 그렇게 낳았어

 

  어떡하지다음 주말에 온다는데

 

  이번엔 내가 설득당할 거 같아

 

  너 그럼 해외로 여행 가라

 

  ?

 

  (종수)   정원이 안 만나면 되잖아

 

  말할 기회를 주지 마

 

  너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어떻게이민이라도 가?

 

  (정원 모)   어떻게 평생 피해 다녀?

 

  넌 재단 이사장이라는 애가

 

  그런 마인드로   어떻게 재단을 운영하니?

 

  나 이렇게 운영해

 

  (종수)   앞 봐

 

  시간?

 

  시간이 해결해 줄 때가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다면은

 

  일단 피하고 봐야지

 

  최대한 피하고 최대한 버티다 보면

 

  다른 변수가 생길 때가 꽤 있거든

 

  그러니까 지금은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피해

 

  알았어?

 

  (정원 모)   우리 뭐 먹기로 했지?

 

  (종수)   짜장면

 

  오늘 아침부터   짜장면이 왜 그렇게 먹고 싶은지

 

  짜장면?

 

  (정원 모)   ...

 

  싫구나뭐 먹고 싶은데?

 

  (정원 모)   ...

 

  (종수)   얘기해

 

  (정원 모)   아니야

 

  [한숨]

 

  로사야머리로 생각하는 걸   가슴에 담아 두지 말고

 

  바로 입으로 뱉어

 

  뭐 먹고 싶은데?

 

  낮술

 

  낮술 먹자

 

  [흥미로운 음악]

 

  (종수)   그래

 

  (송화)   일렉트로상에서 특이 소견 없지?

 

  잘됐네

 

  금요일쯤 퇴원시키고   다음 주 외래 오시라고 해

 

  [통화 종료음]

 

  (정원)   우리 지원이 캠프 못 가서 삐졌어?

 

  [정원의 웃음]

 

  대신 오늘 선생님이   아픈 주사 안 놓을게

 

  [여자2의 놀라는 숨소리]   (아이1)   정말요?

 

  (정원)   약속

 

  (아이1)   약속   [함께 웃는다]

 

  (정원)   사인   [송화가 피식 웃는다]

 

  [정원과 아이1의 웃음]

 

  (정원)   지원이 원래 오늘부터 주사 없어

 

  내일이 퇴원이거든

 

  지호라고   아까 본 꼬마 형이 있는데

 

  걔도 병원에 자주 오거든   걔도 너무 예뻐

 

  [정원의 웃음]

 

  (송화)   정원아결혼하자

 

  빨리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해

 

  아님 얼른 애부터 낳든지   [정원의 한숨]

 

  남의 애도 그렇게 예쁜데   네 애는 어떻겠니?

 

  너나 빨리 결혼해   너도 애 좋아하잖아

 

  (송화)   난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그래도 조카들우주는 너무 귀여워

 

  아유우주 본 지 오래됐다

 

  (정원)   익준이 갔네?

 

  (송화)   ICU 톡 왔어

 

  [정원의 힘주는 신음]   걔 오늘 바빠

 

  (정원)   [피식 웃으며]   그 새끼가 언제 안 바쁜 적 있어?

 

  [정원의 의아한 숨소리]

 

  내가 옷을 여기다 뒀었나?

 

  송화야앉아 봐   나 너한테 할 말 있어

 

  (송화)   

 

  일로 와서 앉아   [송화가 원두를 드르륵 간다]

 

  중요한 얘기야

 

  (송화)   다시 말해 봐

 

  내가 키다리 아저씨라고

 

  네가 그 키다리 할아버지야?

 

  [정원의 웃음]

 

  내가 그 키다리 할아버지야

 

  ...

 

  너 좀 대단하다

 

  [헛웃음]

 

  너 그래서 늘 돈이 없었구나?

 

  [송화의 헛웃음]

 

  (송화)   어떻게 그렇게 살 수가 있지?

 

  대단해

 

  너 좀 존경스럽다

 

  대단해

 

  아니야   나도 우연하게 시작하게 됐는데

 

  하다 보니 일이 좀 커진 거야

 

  [정원이 숨을 씁 들이켠다]

 

  (정원)   근데 송화야

 

  그 키다리 아저씨

 

  이제부터 네가 해 줬으면 하는데

 

  봄부터 너한테 부탁하려고 했는데

 

  병원 옮기고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그동안 말 못 했어

 

  너만 괜찮다면

 

  난 네가 나 대신   키다리 아저씨 해 줬으면 좋겠다

 

  나 돈 없어내가 어떻게 해?

 

  너처럼 재벌도 아니고

 

  내가 다 방법을 찾아 놨지

 

  (송화)   어떻게?

 

  재단 물려받고 포기하면서

 

  VIP 병동 수익은   모두 내가 운영하기로 했어

 

  이사장님도 동의하셨고

 

  물론 어디에 쓰이는지는 모르셔

 

  그 돈으로 지원하는구나?

 

  [살짝 웃는다]

 

  그럼 네가 계속하면 되잖아

 

  나는 올해까지만

 

  난 올해까지만 병원에 있을 거야

 

  나중에

 

  애들 다 같이 있을 때   너희들한테 한꺼번에 얘기할게

 

  그럼 일단 너 하는 거다?

 

  한다고 생각해도 되지?

 

  고마워

 

  (송화)   아니야

 

  [정원이 살짝 웃는다]

 

  [한숨]

 

  안정원너 진짜...

 

  (정원)   나중에

 

  나중에 다 얘기해 줄게

 

  [헛웃음]

 

  근데 VIP 병동 말이야

 

  수익이 좀 들쑥날쑥하지 않아?

 

  병실도 몇 개 안 되고

 

  환자들 몰릴 때도 있지만   또 없을 땐 몇 달 동안 비어 있고

 

  (송화)   내가 다른 자금 지원 방법을   좀 찾아볼까?

 

  (정원)   그럴 필요 없어

 

  [정원이 입소리를 쩝 낸다]

 

  요즘 누가 많이 벌어 주고 있어

 

  익준이구나?

 

  [함께 웃는다]

 

  (정원)   

 

  점점 소문이 나서

 

  높으신 분들유명하신 분들   서로서로 소개해 주면서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내일 그분 퇴원하신다

 

  (송화)   누구?

 

  왕자님

 

  두바이 왕자님

 

  (간호사1)   내일 퇴원 얘기 들으셨죠?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한다]

 

  [두바이 왕자가 영어로 말한다]

 

  닥터 리한테 들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통역사)   어머니가 이렇게 빨리 퇴원하실 줄은   진짜 몰랐습니다

 

  저도 어머니도 율제병원에

 

  그리고 이익준 교수님께   큰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이건 선납금을 제외한   진료비 청구서인데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한다]

 

  (간호사1)   입원비수술비검사비   모두 포함된 겁니다

 

  의료 보험 적용이 안 돼서   금액이 좀 많아요

 

  카드도 가능하고   분할 납부도 가능하니까

 

  편하신 대로 하시면 됩니다

 

  [영어로 말한다]

 

  (통역사)   오늘 현금으로 다 납부하시겠답니다

 

  [웅장한 음악]

 

  [부드러운 음악]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교수1)   어유죽겠네

 

  웬 장미꽃?

 

  (교수2)   장겨울연애해?

 

  (겨울)   안녕하세요

 

  뭐야받은 거야?

 

  

 

  [함께 놀란다]

 

  [교수1의 탄성]

 

  (익준)   뭐야?

 

  뭐야장겨울 프러포즈 받았어?

 

  그게...

 

  (교수1)   진짜?   [교수2의 놀라는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교수3)   다 모였어?

 

  장겨울   오늘은 그내 수술 좀 뽑아 줘라

 

  (교수1)   교수님   [교수1의 벅찬 숨소리]

 

  우리 겨울이가요

 

  연애를 하나 봅니다세상에   [익준의 탄성]

 

  (교수3)   진짜야?

 

  그럼 우리 외과도 이제   연애할 수 있다는 거 입증된 거네?

 

  그럼요우리도 연애가 가능한 과라는   확실한 증거죠

 

  [교수3의 탄성]

 

  (익준)   임창민!

 

  장겨울 연애한대

 

  (창민)   정말요?

 

  축하드립니다   [익준이 테이블을 탁 짚는다]

 

  (익준)   봤지?   [교수1의 웃음]

 

  봤지?

 

  GS도 연애가 가능하다고인마!

 

  새끼야이 새끼야!

 

  , GS도 워라밸이 가능한 과야

 

  너 동기들한테 똑똑히 전해

 

  , GS 전공의인데   연애하고 장미꽃 받고 다 했다고

 

  장봄장여름장가을   다 나올 수 있다고

 

  - (교수3) 장겨울고맙다   - (익준알았지용기를 내라고   [창민이 대답한다]

 

  (교수3)   이 연애 꼭 지켜야 한다

 

  GS 운명이 달렸어

 

  (교수1)   자   이제 흥분하지 마시고

 

  오늘은우리 장겨울 선생이   어떤 수술을 선택해도

 

  다 같이 축하해 줍시다?   [저마다 호응한다]

 

  앞으로 이제   GS 전공의들이 쏟아질 텐데

 

  이 정도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지그렇지어   [교수들의 웃음]

 

  자   [교수1의 벅찬 숨소리]

 

  이러지 말고 우리 건배합시다

 

  빨리자   [저마다 호응한다]

 

  - (익준일로 와받아   - (교수1) 짠 합시다

 

  [저마다 말한다]   [익준이 병을 칙 딴다]

 

  (익준)   어유야   [교수들의 웃음]

 

  뭔 샴페인도 아니고 뭐야?   [익준의 웃음]

 

  - (교수1) 따라   - (익준받아받아

 

  (익준)   콜라도 축하를 하냐어떻게?

 

  - (교수1) 조금만조금만   - (익준정원아너 빨리 와

 

  빨리 와서 축배를 들어

 

  장겨울 오늘 프러포즈를 받았대

 

  (정원)   

 

  [교수들의 당황한 신음]   (익준)   뭐지?

 

  건배!

 

  (교수1)   건배건배!   [저마다 호응한다]

 

  [교수들의 탄성]

 

  (교수3)   근데 장겨울

 

  그래서

 

  다음 수술 뭐 들어올 거야?

 

  정했어?

 

  저는

 

  쏘락코스코픽 이에이 리페어   들어가겠습니다

 

  [교수들의 한숨]   [교수1의 탄성]

 

  (겨울)   식도 폐쇄 수술 어시는   한 번밖에 못 들어가서

 

  제대로 한번 더 보고 싶습니다

 

  (익준)   너 진짜 내가

 

  이 판을 어떻게 만...

 

  미워

 

  [익준이 씩씩댄다]

 

  [문이 달칵 열린다]

 

  (정원)   고마워요   [문이 달칵 닫힌다]

 

  아닙니다

 

  [부드러운 음악]

 

  (준완)   차를 팔았다고?

 

  팔았어

 

  앞으로 탈 일도 없고 해서

 

  그 똥차를 돈을 받고 팔았어?

 

  [정원의 한숨]

 

  양심 없는 새끼

 

  (정원)   , 20만 원 받았어, 20만 원

 

  됐고석형이한테 전화 다시 해 봐

 

  이번 주 곡 뭐냐고

 

  (정원)   응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정원)   안 받네?

 

  (준완)   응급인가이 시간에?

 

  (정원)   석형이 어머니 많이 괜찮아지셨지?

 

  (준완)   내가 자주 체크해   [휴대전화 알림음]

 

  (정원)   ?

 

  이승환 노래이 노래 좋지   [준완의 헛웃음]

 

  아니걔는 전화는 안 받고 톡은 해?

 

  (정원)   바로 왔어

 

  (준완)   정말 이해를 할 수 없는 놈이다   [정원이 피식 웃는다]

 

  그 새끼 진짜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어

 

  진짜 나랑 안 맞아

 

  난 익준이

 

  내 친구인데도   가끔 어떤 애인지 모르겠어

 

  익준이알려고 하지 마그냥

 

  미친놈이야

 

  [함께 웃는다]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또라이

 

  (익준)   굿 모닝

 

  (석형)   깜짝이야

 

  벌써 출근했어?

 

  간 이식 있어

 

  이번 주 노래 뭐지?

 

  (석형)   이승환

 

  혹시 그 노래?

 

  (석형)   

 

  아침부터 이 노래는 뭐야?

 

  몰라유명한 건데

 

  알아

 

  뭔데?

 

  이번 역은 왕십리왕십리역입니다

 

  (익준)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시청신천성수잠실 방면이나

 

  옥수용산청량리   성북 방면으로 가실 분들은

 

  이번 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영어]   이번 역은 왕십리왕십리

 

  내리실 문은 오른쪽...

 

  이번 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실 수 있습니다

 

  [익준의 당황하는 신음]

 

  경의중앙

 

  경의중앙

 

  [한국어]   미친놈

 

  [한숨]   [심전도계 비프음]

 

  (재학)   포타슘 수치 6.5입니다

 

  [명태의 한숨]

 

  (명태)   환자분지금 칼륨 수치가 6.5예요

 

  엄청 위험한 상태예요   부정맥 올 수 있어요?

 

  관장하셔야 돼요

 

  관장 안 해요

 

  저 관장하기 싫어요

 

  (재학)   저기그래도   관장 안 하면 큰일 나요

 

  잘못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어요

 

  관장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명태의 헛웃음]   (재학)   ?

 

  (남자3)   저 관장하는 거 너무 싫어요

 

  너무 힘들고

 

  너무 지치고

 

  너무

 

  수치스러워요

 

  (명태)   저기환자분

 

  칼륨 수치가 어제는 6이었고   오늘은 6.5인데

 

  이게 7에서 8 정도 되면

 

  언제든지 심장 마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수치예요

 

  지금 바로 관장을 하셔야   환자님이 살 수가 있어요!

 

  안 한다고요!

 

  죽어도 관장 안 한다고요!

 

  제가 싫다고요환자가!

 

  (명태)   하기 싫으면 하지 마세요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정원)   지후 가스 나오면 밥 먹을 수 있으니까

 

  가스 나오면 바로 얘기해 주세요

 

  - (여자3) 감사합니다   - (정원

 

  [정원의 탄성]

 

  (정원)   영지야안녕

 

  아저씨도 안녕

 

  [정원의 웃음]

 

  (겨울)   수술하고 4일째인데

 

  CRP가 아직 높아서   계속 항생제 쓰고 있습니다

 

  (정원)   선생님이 한번 볼까요?

 

  

 

  

 

  영지 오늘

 

  바꾸는 날이죠?

 

  (여자4)   ?

 

  주사요?   영지 오늘 주사 바꾸는 날이에요

 

  [영지가 칭얼거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이2)   [울먹이며]   영지 오늘 주사 안 맞아

 

  (여자4)   아니야아니야

 

  - (아이2) 나 주사 싫어   - (여자4) 영지야주사 아니야

 

  - (아이2) 주사 안 맞아   - 오늘 주사 안 맞을 거야

 

  울지 마

 

  [아이2의 울음]   (여자4)   울지 마

 

  [어색한 웃음]

 

  [정원의 초조한 숨소리]

 

  (정원)   성공하셨어요?

 

  죄송합니다

 

  (정원)   아닙니다

 

  영지 좀 있으면   낮잠 잘 시간이라고 하니깐요

 

  그때 한번 도전해 볼게요

 

  (간호사2)   [살짝 웃으며]   죄송합니다교수님

 

  (정원)   [살짝 웃으며]   선생님이 왜 죄송해요아닙니다

 

  매번 힘드시겠어요   [간호사2가 살짝 웃는다]

 

  (간호사2)   애 엄마가 더 힘드시죠

 

  [간호사2가 살짝 웃는다]

 

  - (간호사2) 그럼   - (정원

 

  나 수술까지 10분 남았다

 

  10분이면 누룽지도 먹고   양치도 하고 커피도 마시지

 

  시간 많이 남았다고

 

  (준완)   무슨 일이야?

 

  (재학)   안녕하세요

 

  교수님저 잠시 면담 좀

 

  (재학)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판단이 안 서서요

 

  (준완)   DCMP 진단받고   심장 이식 대기 중인 환자

 

  포타슘 수치가 7까지 올라갔고

 

  지금 당장 관장해야 되는데   죽어도 하기 싫다고 했다고?

 

  몇 시간 사이에   6.5에서 7로 올랐습니다

 

  관장 안 하면 진짜 위험할 거 같은데   어떡하죠?

 

  환자는 죽어도 싫다 그러고   천명태 교수님은 그렇게 하라 그러고

 

  교수님이럴 때 어떻게 해야 돼요?

 

  [준완의 한숨]

 

  그냥

 

  놔둬요?

 

  (준완)   환자 죽일 거야?

 

  당장 가서 환자 관장해이 새끼야!

 

  네가 갖고 있는 모든 어휘력   IQ, EQ, 초능력 다 동원해서

 

  환자 설득해서 관장해

 

  의사가 환자 포기하면

 

  그날로 의사는 끝이야

 

  뭐 해빨리 안 가고?

 

  (재학)   

 

  [리드미컬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석민의 한숨]

 

  [석민이 입소리를 쯧 낸다]

 

  (석민)   그래서 관장은 하셨어요?

 

  딸기 농사 한다는 분

 

  (치홍)   계속 안 하신대요?

 

  어떡하지?

 

  (재학)   했어

 

  (석민)   잘됐네   [치홍의 놀라는 신음]

 

  (치홍)   다행이다아니어떻게 설득하셨어요?

 

  죽어도 안 하신다고 했다면서요

 

  빌었어

 

  (함께)   ?   [치홍의 헛웃음]

 

  무릎 꿇고 빌었어

 

  (재학)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더라고

 

  그래서 무릎 꿇고

 

  빌었어

 

  [잔잔한 음악]

 

  오늘 관장 안 하시면   환자분 돌아가신다

 

  그럼 천명태 교수님은   괜찮을 수 있지만

 

  나는 아마

 

  잘릴 거다

 

  나 안 잘리게 제발

 

  관장 좀 해 달라고

 

  무릎 꿇고 빌었어

 

  [재학의 한숨]

 

  나 너무 구리지?

 

  아니요

 

  너무 좋은데요형   [치홍이 피식 웃는다]

 

  다행이네

 

  너 방금 형이라고 했어?

 

  

 

  [석민이 피식 웃는다]

 

  (치홍)   ...   [치홍이 피식 웃는다]

 

  (익준)   내일 봅시다   [휴대전화 벨 소리]

 

  이익준입니다

 

  낮에 복수 천자 한 환자지?

 

  알았어지금 갈게

 

  [심전도계 비프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겨울)   BP 떨어져서 플루이드 줬습니다

 

  아무래도 걱정돼서 콜했습니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익준)   잘했어

 

  잘했어장겨울 선생

 

  복수를 뺀 경우 그럴 수 있어

 

  혈압 회복되고 있으니까 좀 보자   별일 없을 거야

 

  - (익준오늘도 당직이야?   - (겨울

 

  (익준)   당당이야?

 

  (겨울)   당당당요

 

  [익준의 한숨]

 

  (익준)   그러게 외과를 왜 왔니아유아유

 

  [익준이 혀를 쯧쯧 찬다]

 

  한두 시간만 더 지켜보자

 

  난 내 방에 있을게

 

  정원이 아직 퇴근 안 했던데

 

  불러서 같이 콜라나 한잔할까?

 

  (겨울)   저 환자 봐야 돼요여기 있을래요

 

  (익준)   그래

 

  근데 이 새끼 지금 어디 있지?

 

  (겨울)   본관 4층 소아외과 병동 4103호요

 

  (익준)   너 혹시 우리 정원이한테 GPS 달았니?

 

  [겨울이 살짝 웃는다]

 

  [놀라는 숨소리]

 

  [작은 소리로]   영지 아직 안 잤어?

 

  (정원)   이 시간까지 안 자면 어떡해?

 

  - 선생님   - (정원

 

  (아이2)   영지 오늘 주사 맞았어요

 

  [놀라며]   정말?

 

  우아진짜로 맞았네?

 

  이야영지 진짜 대단하다   [정원의 웃음]

 

  [정원의 탄성과 웃음]

 

  (정원)   아이고

 

  [정원의 힘주는 신음]

 

  우리 영지 어쩜 이렇게 착하고 예쁠까?

 

  선생님도 주사 무서워서 못 맞는데

 

  우아우리 영지 진짜 대단하다

 

  아이고잘했네

 

  [정원이 아이2를 어른다]   [아이2의 웃음]

 

  [한숨]

 

  (익준)   애들은 거짓말을 안 해

 

  (정원)   [웃으며]   그럼어른들이랑은 다르지

 

  아프면 아프다고   안 아프면 안 아프다고

 

  애들은 솔직해   [정원이 살짝 웃는다]

 

  근데 어른들은 아파도 안 아픈 척

 

  다 나아도 병원 더 있겠다고   아프다고 난리 난리

 

  (익준)   넌 어때?

 

  (정원)   ?

 

  넌 거짓말 안 해?

 

  (정원)   글쎄?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고?

 

  뭐야?

 

  너 장겨울 좋지?

 

  신부 포기해야 하나   고민할 만큼 좋잖아

 

  좋으면 좋다고 말해비밀로 할게

 

  아니야뭔 소리를 하는 거야?

 

  [정원이 살짝 웃는다]

 

  (정원)   근데 넌 장겨울 대변인이냐?

 

  (익준)   나 겨울이 매니저

 

  [헛웃음]

 

  혼자서 전공의 1년 차부터   치프 일까지 다 하잖아

 

  근데 걔는 티를 안 내힘들 텐데

 

  투덜대고 짜증 내도 다 이해할 텐데

 

  겨울이는 뚱할지언정   싫다고 도망가거나 투덜대지를 않아

 

  애가 공감 능력이   매우 조금 많이 떨어져서 그렇지

 

  근데 그것도   고치려고 노력하는 중인 것 같고

 

  아무튼 수술실에서도 나

 

  걔 연차에   타이 그 정도 하는 애 못 봤어

 

  그것도 계속 혼자 연습하는 것 같고

 

  환자 생각하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거

 

  서전으로서   마인드가 너무 좋아훌륭해

 

  - (정원나도 알아   - (익준내 말 안 끝났어

 

  난 그래서 겨울이가 잘됐으면 좋겠어

 

  내 친구 정원이랑

 

  [밝은 음악]

 

  [익준이 숨을 들이켠다]

 

  (익준)   내 친구 정원이랑 잘됐으면 좋겠다

 

  (정원)   아유떨어져얘가 오늘 왜 이래?   [휴대전화 벨 소리]

 

  (익준)   겨울아괜찮아지셨어?

 

  잘됐네내가 지금 갈게

 

  

 

  [통화 종료음]   나 간다우리 겨울이가 찾네

 

  알았어꺼져

 

  [익준의 한숨]

 

  (익준)   정원아하느님은 이해하실 거야

 

  그리고 머리랑 가슴이랑 따로 놀 땐

 

  여기가 맞아

 

  (정원)   이씨진짜

 

  (익준)   여기가 시키는 대로 해   그럼 후회 안 해

 

  분위기에 휩쓸려 갖고   대충 결정해서 내 꼴 나지 말고

 

  잘 생각해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요행이야

 

  그런 요행은 일어나지 않아

 

  오늘의 오지랖은 여기까지   나 진짜 간다

 

  [정원의 한숨]

 

  [부드러운 음악이 연주된다]

 

  ♪ 언젠가 그대에게 준 ♪

 

  (익준)   ♪ 눈부신 꽃다발 ♪

 

  ♪ 그 빛도 향기도 머지않아 ♪

 

  ♪ 슬프게 시들고 ♪

 

  ♪ 꽃보다 예쁜 지금 그대도 ♪

 

  ♪ 힘없이 지겠지만 ♪

 

  ♪ 그때엔 꽃과 다른 우리만의 ♪

 

  ♪ 정이 숨을 쉴 거야 ♪

 

  ♪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

 

  ♪ 말없이 약속할게 ♪

 

  ♪ 그대 눈물이 마를 때까지 ♪

 

  ♪ 내가 지켜 준다고 ♪

 

  ♪ 멀고 먼 훗날 지금을 ♪

 

  ♪ 회상하며 ♪

 

  ♪ 작은 입맞춤을 ♪

 

  ♪ 할 수 있다면 ♪

 

  ♪ 이 넓은 세상 위에 ♪

 

  ♪ 그 길고 긴 시간 속에 ♪

 

  ♪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

 

  ♪ 오직 그대만을 사랑해 ♪

 

  [부드러운 음악]   (익준)   네 남친 뭐 하는 사람이야?

 

  뭐 하는 사람이길래   만날 차가 그렇게 바뀌어?

 

  딜러야?

 

  외제 차 딜러?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어요

 

  딜러가 아니라 부자?

 

  반대요

 

  부자가 아니라 딜러

 

  그쪽 말고요

 

  딜러는 맞지만 남친이 아니구나?

 

  남동생인데요

 

  [익준의 탄성]

 

  (겨울)   외제 차 딜러인데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출근 늦으면 큰일 난다고   당분간 우리 집에서 지내기로 했어요

 

  우리 집이랑 걔 회사가 가깝거든요

 

  회사 차 시승한다고   만날 저 데려다주는데

 

  귀찮아 죽겠어요

 

  전 전철이 편하거든요

 

  근데 왜요교수님?

 

  겨울아

 

  너 정원이 아직도 좋지?

 

  (익준)   아이고어디 가서 사기는 못 치겠다

 

  너 얼굴이 OMR 카드야정답이야

 

  아니그렇게 거짓말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 안 해 주는데도

 

  그래도 좋아?

 

  [겨울이 살짝 웃는다]

 

  겨울아

 

  남동생 계속 남친 해

 

  (겨울)   ?

 

  도박 한번 해 보자

 

  믿으실까요?

 

  도박의 기본은   자기 자신부터 속이는 거야

 

  내가 지금 들고 있는 이 패는   개패가 아니다스티플이다

 

  저 포커 몰라요

 

  [한숨]

 

  난 지금 남동생이 아니라   남친이 있다

 

  이 장미꽃을 준 사람은 남친이다   그렇게 생각하라고

 

  다들 올 때 됐다빨리 들어가

 

  [익준의 힘주는 숨소리]

 

  감사합니다

 

  (익준)   감사하면

 

  오늘 내 수술 뽑아 주면 되지

 

  [반짝이는 효과음]

 

  [문이 달칵 열린다]

 

  [부드러운 음악이 연주된다]

 

  (익준)   [작은 소리로]   빨리 들어가빨리 들어가

 

  ♪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

 

  ♪ 말없이 약속할게 ♪

 

  (정원)   ♪ 그대 눈물이 마를 때까지 ♪

 

  ♪ 내가 지켜 준다고 ♪

 

  ♪ 멀고 먼 훗날 지금을 ♪

 

  ♪ 회상하며 ♪

 

  ♪ 작은 입맞춤을 ♪

 

  ♪ 할 수 있다면 ♪

 

  ♪ 이 넓은 세상 위에 ♪

 

  ♪ 그 길고 긴 시간 속에 ♪

 

  ♪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

 

  ♪ 오직 그대만을 사랑해 ♪

 

  ♪ 이 넓은 세상 위에 ♪

 

  ♪ 그 길고 긴 시간 속에 ♪

 

  ♪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

 

  ♪ 그대 만난 걸 ♪

 

  ♪ 감사해 ♪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익준)   송화야

 

  점심 먹자

 

  (송화)   아직 안 먹었어?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익준)   외래 지금 끝났어

 

  먹었어?

 

  (송화)   

 

  [휴대전화 알림음]

 

  근데 또 먹을 수 있어

 

  (익준)   가자

 

  안치홍 와도 되지?

 

  물어볼 거 있다네?

 

  (익준)   그럼

 

  [피식 웃으며]   치홍이 참 이뻐

 

  인성이 좋아공부도 많이 하고

 

  (송화)   걔는 군에 계속 있었어도 잘됐을 거야

 

  ?

 

  배고프다고

 

  [살짝 웃는다]

 

  (익준)   주문

 

  (송화)   이거 다 내 거다

 

  누가 안 뺏어 먹는다

 

  원 센텐스 더

 

  

 

  (송화)   지성인이다

 

  (익준)   먹자

 

  치홍아여기치홍이저기

 

  (치홍)   교수님

 

  전문의 논문 쓰려고 하는데

 

  인트로덕션이랑 메소드 중에   어디 먼저 쓰는 게 좋을까요?

 

  자료 조사 다 했으면   그걸로 결과를 도출해야지

 

  통계를 돌려서 먼저 논문용 테이블과   피규어를 만들어야 돼

 

  (송화)   통계 내는 건 내가 도와줄 수 있고

 

  (치홍)   감사합니다

 

  (익준)   너도 밥 안 먹었어?

 

  (준완)   수술 지금 끝났어

 

  안치홍 선생안녕별일 없지?

 

  점심이 늦네?

 

  

 

  귤 안 가져왔어?

 

  

 

  (치홍)   감사합니다

 

  - 그리고 치홍아하나 더   - (치홍

 

  성영이 잘 있지?

 

  그럼요

 

  왕따 하고 그러지 마

 

  너희들이 그럴 애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 신경 써 줘대놓고

 

  그럼요

 

  근데 저희는 괜찮은데   본인이 엄청 괴로워해요

 

  [문이 달칵 열린다]

 

  (선빈)   성영아점심 먹었어?

 

  (성영)   먹었습니다

 

  [석민의 한숨]

 

  (석민)   내가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하고 이제 안 할게

 

  (선빈)   하지 마요

 

  (석민)   채송화 교수님 너 때문에   교수 회의에서 한 소리 들으셨대

 

  아니한 소리가 아니라 디스

 

  디스고급 디스

 

  NS 애들 왜 그 모양이냐고

 

  너 진짜 채송화 교수님 아니었으면   뼈가 가루가 되도록 까였어

 

  (성영)   죄송합니다

 

  선생님그만이제 그만

 

  혹시 인턴 여기 있어?

 

  (성영)   안녕하세요저입니다

 

  (민 교수)   너 잠깐 나 좀 봐

 

  (성영)   

 

  (석민)   

 

  쫄지 마?

 

  그냥 받아

 

  (선빈)   뭘 받아요미쳤나 봐

 

  선생님 초딩이에요?

 

  성영아네가 잘못한 거니까   죄송하다고 사과드려   [석민의 한숨]

 

  지금은 그게 맞아

 

  

 

  얼른 나가 봐   누나가 나중에 맥주 사 줄게

 

  

 

  (성영)   감사합니다

 

  [선빈의 한숨]

 

  (선빈)   으이구

 

  (준완)   어이이익준?

 

  (익준)   김준완?

 

  [익준의 아파하는 신음]

 

  (송화)   다리

 

  (익준)   ?

 

  오늘 술 한잔 어때?

 

  나 이따가 수술 있어

 

  뭔 수술너 요새 많이 한다?

 

  (익준)   아니권순정 교수님 부탁으로   수혜자 토털 헤파텍토미 하러 가야 돼

 

  - (송화지금 이 시간에?   - (준완갑자기?

 

  아침에 수혜자 혈압이 떨어져서

 

  카디오에서 초음파 보느라   수술이 미뤄졌거든

 

  세혁이는 갑자기 뇌사자 생겨서   구득 갔고

 

  뭔데?

 

  (준완)   아니

 

  이런저런 얘기나 좀 할까 했지

 

  그럼 수술 끝나고 밤에 볼까?

 

  오늘 강의 있어

 

  그래그럼 내가 이따   너희 집으로 갈게

 

  (준완)   우주도 보고 싶고 그러네

 

  (익준)   이모님 따님이 오늘 한국 들어왔거든

 

  이모님한테 따님이랑   오늘 주무시라고 했어

 

  그래서 오늘 내가 우주 재워야 돼

 

  뭐야뭔 일인데?

 

  나 너무 궁금한데

 

  [젓가락을 툭 내려놓는다]   별일 아니야그냥

 

  인생에 관한 이야기?

 

  쓸데없는 얘기구먼이씨

 

  그럼 톡으로 해   문자 남겨그걸 뭐...

 

  (익준)   [한숨 쉬며]   안치홍 선생

 

  최근에 우리 익순이랑 연락한 적 있어?   잘 지낸대?

 

  (치홍)   어제도 통화했어요

 

   12시쯤?

 

  새벽이었나?

 

  (익준)   그래?

 

  진짜 친하긴 친하구나?   그 시간에 전화 통화를 다 하고   [치홍이 살짝 웃는다]

 

  둘 다 야행성이라

 

  서로 이런저런 수다 많이 해요

 

  저기, 12시면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 아닌가?

 

  [의아한 숨소리]

 

  뭔 개소리야?

 

  [치홍과 송화의 웃음]

 

  (익준)   너 꼰대냐?

 

  (치홍)   아이괜찮습니다

 

  근데 우리   항상 그 시간에 통화해요

 

  '우리'? 

 

  (익준)   그래내 동생 별일 없지?

 

  (치홍)   잘 있던데요?

 

  형 모르시겠다

 

  익순이 됐어요

 

  (익준)   뭐가 돼?

 

  박사 과정요그거 지원한 거 됐대요

 

  (치홍)   혼자 붙었어요

 

  (익준)   익순이가 박사 과정을 준비했어?

 

  (송화)   그런가 봐

 

  아니그래서   그거 붙으면 어떻게 되는 건데?

 

  영국에서 3년 과정요

 

  진짜?

 

  (송화)   그럼 익순이   영국 가는 거야, 3년 동안?

 

  (치홍)   그 티오가 딱 한 자리였는데   그게 됐어요

 

  진짜 능력자야

 

  나 그러면 내 동생   앞으로 3년 동안 못 보는 거야?

 

  나 얘는 진짜아휴

 

  아니그런 일이 있으면   오빠한테 보고를 해야지

 

  남이야남   아니남보다도 못해

 

  [익준이 테이블을 탁 친다]   나 가야겠다

 

  [익준의 한숨]

 

  (치홍)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쓸쓸한 음악]

 

  이분 뭡니까?

 

  (석형)   전준우 교수님

 

  정신 건강 의학과

 

  [석형의 힘주는 신음]

 

  저보다 2살 위의 대학 선배요

 

  전 이제 적응이 돼서   그냥 그러려니

 

  [석형이 살짝 웃는다]

 

  여기 앉앉으세요

 

  커피가...

 

  (석형 모)   세상에

 

  정원이한테 얘기해서   방 바꿔 달라 그래

 

  이 사람 많이 아파

 

  엄마그러니까 로비에서   커피 마시자니까

 

  우리 아들 어떻게 일하나   구경도 하고 좋지

 

  커피 됐어

 

  오늘 하루 많이 마셨어

 

  나 물 줘

 

  이제 내일이면 다 끝이네요

 

  (편 변호사)   내일 조정 시간은 5시고

 

  출석은 안 하시는 걸로 알고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양쪽 모두   별다른 이의 사항변동 사항 없으면

 

  내일 바로 이혼 조정 성립되고   이혼이 이제 확정되는 거죠

 

  고생했어요편 변호사   율제 일도 바쁠 텐데

 

  아닙니다

 

  어차피 저도 뭐   돈 받고 하는 일인데요

 

  [살짝 웃는다]

 

  난 편 변호사 참 마음에 들어

 

  솔직해

 

  나랑 비슷한 데가 많아

 

  [살짝 웃는다]

 

  사모님 내일 오전에는 집에 계시죠?

 

  제가 내일 오전에 좀 찾아뵐게요

 

  (석형)   왜요?

 

  그래도 법원 가기 전에

 

  사모님 마음 그대로이실지   마지막으로 한번 여쭤봐야죠

 

  아니요안 그러셔도 돼요

 

  그냥 바로 법원으로 가셔도 됩니다

 

  (석형 모)   아이얜 아직도 엄마를 못 믿네?

 

  편 변호사제 맘 그대로고   안 변할 거니까

 

  오전엔 일도 많으실 텐데   다른 일 보세요

 

  저한텐 법원에서 나올 때   그때 전화만 한 통 주세요

 

  그렇게 할게요

 

  감사합니다

 

  제발 그렇게 해 주세요

 

  근데 편 변호사는 왜 결혼 안 해?

 

  갑자기 저요?

 

  (석형 모)   아니이렇게 번듯한데   왜 결혼을 안 해요?

 

  얼른 해요

 

  엄마결혼 장려 위원회에서 나왔어?

 

  아니보는 사람마다 결혼을 하래?

 

  별 좋지도 않은 결혼을   뭐 하러 그렇게 하라 그래?

 

  [석형 모가 살짝 웃는다]

 

  결혼은 거지발싸개 같아도

 

  우리 아들처럼   잘생기고 멋진 자식이 생겼잖아

 

  (석형 모)   그건 진짜 축복이야

 

  그러니까 편 변도 얼른 결혼해요

 

  저 여자 친구 있습니다

 

  그렇지?

 

  그럴 거야

 

  뭐 하시는 분이에요여자 친구?

 

  교도관입니다

 

  [리드미컬한 음악]

 

  [함께 감탄한다]

 

  (병원장)   누구요?

 

  교육부 장관 부인?

 

  그분 2년 전에 강운대에서   간 이식 수술 받으셨잖아

 

  맞아

 

  근데 수술을 또 받으셔야 하나 봐

 

  (종수)   완전 대외비야

 

  (병원장)   아이고

 

  (종수)   손 장관이 내 고등학교 한참 후배인데

 

  이번에는 자기가 와이프한테   간을 줄 모양이야

 

  그러고 보니 이제   전 장관이네전 장관

 

  오늘 사표 썼대

 

  와이프 옆에 있고 싶다고

 

  상태가 안 좋으신가 보네

 

  2년 만에 재수술을 하시는 거 보면

 

  만성 거부 반응으로   다시 얼굴이 노래지고

 

  수술 전보다 상태가 안 좋은가 봐

 

  통화상으로는 우리 병원에서

 

  회의해 보고 결정해 달라는데

 

  (종수)   전화 끊으면서는   꼭 부탁한다고 울먹울먹

 

  [입소리를 쯧 낸다]

 

  아이진짜

 

  왜 나이가 들면 아플까?

 

  왜 그러니?

 

  내가 그걸 알면 노벨상을 받았지

 

  (병원장)   어떡하지?

 

  나도 잘은 모르지만

 

  재수술이라 유착이 심해   수술조차도 힘들 거고

 

  합병증도 걱정되는데?

 

  그래서 강운대에서 부담스러워하나 봐

 

  부담스럽지그런 분들 수술은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병원 이미지만 나빠지고

 

  나도 핑계만 있다면

 

  리스크 있는 수술은   웬만하면 안 하고 싶다

 

  네가 수술하냐?

 

  넌 결정권 없어

 

  집도할 의사가 결정할 문제지

 

  누가 집도할 건데이 부담스러운 걸?

 

  (종수)   손 장관 부인이

 

  꼭 이익준 교수한테 수술받고 싶대

 

  그래?

 

  우리 병원 VIP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분한테 들었나 봐

 

  간 이식은 지금 이 교수가 최고라고

 

  최고인데

 

  그래도 부담스럽지 않을까?

 

  재이식은 첫 이식보다   성적도 안 좋을 텐데

 

  (종수)   먼저 정원이한테 물어볼까?

 

  [종수가 숨을 씁 들이켠다]

 

  (종수)   이익준 교수가   부담스러워할 거 같으면은

 

  아예 얘길 꺼낼 것도 없고

 

  아직 우리가 한다안 한다   선택할 수 있는 단계야

 

  부담요?

 

  (정원)   [살짝 웃으며]   익준이는 그런 캐릭터가 아닌데

 

  그래도 제가 먼저   익준이한테 물어볼게요

 

  [어두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순정이 중얼거린다]

 

  (순정)   수혜자 쪽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어디 하고 있는지 체크 좀 해 주세요

 

  (간호사3)   

 

  (간호사3)   교수님간은 30분 전에 나왔고요

 

  지혈 끝나고   지금은 혈관 정리 중이라고 합니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준비 거의 다 됐다고 합니다

 

  - (순정벌써?   - (간호사3) 

 

  (순정)   오늘 수술 시간 두 시간은 당겨졌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겨울)   아직 안 가셨어요?

 

  (익준)   리퍼퓨전 보고 가려고   [겨울의 탄성]

 

  너 끝났는데 밥 먹으러 안 갔어?

 

  (겨울)   공여자 괜찮은지 체크하러   중환자실 가야 돼요

 

  [익준의 놀라는 숨소리]   [익준이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익준의 탄성]

 

  감동이다감동

 

  (익준)   너 손손 대 봐

 

  이거 먹고 더 먹고 싶으면 얘기해

 

  준완이 방에 박스째 있어

 

  (겨울)   [살짝 웃으며]   감사합니다

 

  [살짝 웃는다]

 

  이제 좀 눈이 뜨이네요

 

  [문이 달칵 열린다]

 

  (정원)   너 왜 아직도 여기 있어?

 

  안녕?   [흥미로운 효과음]

 

  (겨울)   안녕하세요전 그럼

 

  [문이 달칵 닫힌다]   (정원)   너 잠깐 시간 되지?

 

  아니잠깐만

 

  너 방금 '안녕했다

 

  - 내가?   - (익준네가

 

  - 아니   - (익준했어

 

  - 안 했어   - (익준) '안녕이렇게 반말했다니까

 

  - (정원내가 언제안 했어   - (익준했다니까

 

  안 했다니까   몇 시 몇 분 몇 초 내가 언제 했어?

 

  [익준의 한숨]

 

  안 했어그래안 했어

 

  (익준)   용건은?

 

  (정원)   

 

  2년 전에 아들한테   생체 간 이식 수술 받으셨는데

 

  만성 거부 반응으로   계속 안 좋으셨나 봐

 

  존디스도 심하고 CRRT도 할 예정이래

 

  상태가 아주 안 좋아

 

  [익준이 숨을 씁 들이켠다]

 

  (익준)   스케줄 좀 보고잠깐만

 

  (정원)   할 거지?

 

  기증자 준비되는 대로   빠른 날짜로 스케줄 조절해 볼게

 

  주말에 응급으로 해야 될지도 모른다

 

  [정원이 손가락을 탁 튕긴다]   오케이

 

  근데 손태환 장관   건물주 아니야?

 

  강남에 빌딩 있다며

 

  원래 부잣집 아들이잖아

 

  이번에 우리 병원에서 수술받게 되면

 

  기부도 하시겠다고   병원장님한테 벌써 약속도 했대

 

  병원비도 많이 내시고

 

  기부도 많이 하시고

 

  그럼 너 키다리 아저씨에도   엄청 큰 도움 되겠다

 

  당연하지요즘 키다리 아저씨   네가 다 벌어...

 

  [전화벨이 울린다]

 

  (익준)   연락 왔다

 

  

 

  알겠어요지금 갈게요

 

  나 간다

 

  [문이 달칵 열린다]   [익준의 탄성]

 

  근데 말이야쿠사   [문이 달칵 닫힌다]

 

  한 두어 대 기부 안 되나?

 

  간 절제하는 기구인데   지금 거 너무 꼬졌어

 

  기부금도 괜찮은데   어떻게 쿠사 몇 대 안 되는지

 

  네가 살포시 한번 물어봐 줘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흥미로운 음악]

 

  [의아한 숨소리]

 

  (익준)   그래갔다 와내가 치우고 있을게

 

  근데 너 이번에 뭐 샀어?

 

  화목 난로

 

  화목 난로?

 

  (정원)   잘했어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   그래야 병 안 생겨   [버튼 조작음]

 

  잘했어잘했어잘했어잘했어   [송화의 한숨]

 

  (익준)   아이고화목 난로

 

  [사이렌 소리가 흘러나온다]

 

  깜짝이야

 

  [사이렌 소리가 멈춘다]

 

  [흥미진진한 음악]

 

  [익준의 헛웃음]

 

  (익준)   안정원이야이거 봐라

 

  요망한 것을 봤나

 

  (송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나 저녁 약속 있는데

 

  오늘은 그만하자내일 봐

 

  [저마다 대답한다]

 

  (석민)   교수님

 

  성영이 민기준 교수님한테   끌려갔었어요

 

  (선빈)   민기준 교수님이 성영이 불러서   한바탕 다다다다

 

  애가 아까 보니까 혼이 다 나갔어요

 

  민기준 교수님 위치에선   그 정도 말씀은 하실 수 있지

 

  (석민)   교수님

 

  욕 한번 해 보시면 안 돼요?

 

  [송화의 헛웃음]

 

  나 욕 잘해

 

  교수님 욕하는 거 한 번도 못 봤는데

 

  욕 딱 한 번만 해 주세요

 

  [송화의 헛웃음]

 

  [숨을 후 내쉰다]

 

  개새끼

 

  [석민의 탄성]   [치홍이 피식 웃는다]

 

  욕인데 욕 같지가 않아요

 

  나 지금 완전 힐링됐어요지금

 

  (치홍)   나 은혜받았어

 

  [전공의들의 웃음]

 

  (석민)   안 그래도 성영이한테   저녁 사 준다고 했는데 약속 있다네요

 

  아나애가 보면 참 해맑아

 

  오후까지 죽상이다가   저녁에 여자 친구라도 만나나 봐

 

  표정이 또 밝아졌어

 

  나야그 저녁 약속

 

  (송화)   내가 저녁 사 준다 그랬어

 

  (석민)   교수님   [치홍의 탄성]

 

  인턴까지 신경 쓰고 그러세요?

 

  저희도 사 주세요그럼

 

  그래그럼 같이 가자

 

  - (석민예스   - (선빈앗싸

 

  [석민과 선빈의 웃음]

 

  [치홍의 탄성]

 

  [석민이 중얼거린다]

 

  (송화)   너 저녁은?

 

  (익준)   강의늦었어

 

  맛있게들 먹어요

 

  (석민)   장겨울 선생이 그러는데

 

  이익준 교수님 이번 달에   간 이식만 8개 채우셨대요

 

  (송화)   쟤 원래 수술 많아

 

  전에 있던 병원에서도   혼자서 한 달에 10개도 하고 그랬어

 

  [석민의 탄성]

 

  [송화의 놀라는 숨소리]

 

  [송화의 탄성]

 

  (송화)   오늘 보름이니?

 

  (선빈)   보름달이다

 

  (치홍)   음력으로 보름요

 

  소원 빌어야지

 

  (치홍)   무슨 소원요?

 

  (송화)   우리 성영이 상처 안 받고   좋은 서전 되게 해 주세요

 

  - (석민제발   - (선빈교수님

 

  (석민)   세속적인 거속물인 거   그런 소원은 없어요교수님?

 

  [숨을 씁 들이켠다]

 

  나 이번 주말에 캠핑 가는데   좋은 덱 받게 해 달라고 빌까?

 

  다른 거요

 

  (송화)   ...

 

  없어

 

  교수님

 

  출마하실래요?

 

  [선빈과 치홍의 웃음]

 

  (정원)   안 가?

 

  먼저 가나 일이 좀 남았어

 

  고생해라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잔잔한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다가오는 발걸음]

 

  - (여자5) 저기   - (재학

 

  - (여자5) 도재학 선생님이시죠?   - (재학

 

  네   저 김해범 환자 이모예요, 6303

 

  (재학)   안녕하세요   [재학의 웃음]

 

  (여자5)   제가 지방에서 좀 전에 올라와서   이제서야 뵙네요

 

  저기선생님잠시만요

 

  해범이가   당장 이거 들고 올라오라고 해서

 

  잠시만요

 

  [문이 스르륵 열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밝은 음악]

 

  [마우스 클릭음]

 

  왜 안 가?

 

  집에 좀 가자

 

  (승주)   아직 퇴근 안 하셨어요?

 

  (석형)   지금 가려고요

 

  오혜준 산모 아기   레이트 디셀 한 번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네요

 

  잘 봐 주시고   디셀 또 생기면 노티해 주세요

 

  (간호사4)   

 

  [석형이 차트를 탁 내려놓는다]

 

  [석형의 한숨]

 

  (석형)   그럼 고생들 하세요

 

  - (간호사4) 고생하셨습니다   - (석형

 

  (민하)   어머교수님지금 퇴근하세요?

 

  (석형)   너 아까 안 갔어?

 

  저 뭐 좀 놓고 가 가지고   [어색한 웃음]

 

  교수님   저 전철역까지만 좀 태워 주세요

 

  그게...

 

  감사합니다

 

  [민하가 살짝 웃는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한숨]

 

  [통화 연결음]

 

  [준완이 숨을 들이켠다]

 

  (준완)   뭐 해?

 

  오빠도 이제 퇴근하려고

 

  익순아

 

  나 좀 전에 안치홍 선생한테 들었어

 

  너 붙었다며?

 

  괜찮아   누구한테 어떻게 들으면 뭐 어때?

 

  너 나한테 미안해서   전화도 못 하고 있지?

 

  주말에 만나서 얘기해

 

  방법을 찾아보자

 

  

 

  알았어만나서 얘기해

 

  잘 자

 

  나도

 

  [통화 종료음]

 

  [잔잔한 음악]   [준완의 한숨]

 

  [냄새를 씁 맡는다]

 

  (남자3)   저를 포기하지 않아 주어 고맙습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울컥하는 숨소리]

 

  [흐느낀다]

 

  [문이 달칵 열린다]

 

  (준완)   재학아술 한잔하자

 

  [민하의 탄성]

 

  [석형의 한숨]

 

  [민하의 놀라는 숨소리]

 

  (민하)   차 진짜 깨끗하다   [석형의 헛기침]

 

  아무것도 없어아무것도

 

  교수님은 하여튼 다 반전이에요반전

 

  (석형)   내가 차 더럽게 쓸 거처럼 생겼니?

 

  아니요깔끔하신 건 아는데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집도 엄청 깔끔하죠?

 

  [살짝 웃으며]   나 안 깔끔해

 

  치우기 싫어서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거야

 

  집에도 아무것도 없어   [휴대전화 벨 소리]

 

  (민하)   교수님잠시만요

 

  ?

 

  끊어나 바빠

 

  [통화 종료음]

 

  통화해도 돼왜 끊어?

 

  으응남사친요

 

  하루에 열 통도 더 전화해요

 

  열 통이나아휴

 

  너무 심한데?

 

  교수님

 

  혹시 질투하시는 거 아니죠?

 

  질투?

 

  [석형의 웃음]

 

  저 좋아하세요?

 

  [당황한 숨소리]

 

  [웃음]

 

  내가?

 

  [웃으며]   아니

 

  전 좋아해요

 

  [밝은 음악]

 

  (민하)   다 왔다   저 앞에 세워 주세요

 

  저기저기

 

  [민하가 안전벨트를 달칵 푼다]   (민하)   감사합니다

 

  교수님

 

  내일 모른 척하시면 안 돼요

 

  오늘 제가 고백한 거요

 

  내일 모른 척하지 마세요

 

  (민하)   대답은 안 하셔도 돼요

 

  대답 들으려고 한 말 아니니까

 

  그냥

 

  그냥 제 마음이 그렇다고요

 

  병원에서는 절대 티 안 낼게요

 

  그냥

 

  그냥 제 마음만 알아주세요?

 

  그러면 내일 뵙겠습니다   [어색한 웃음]

 

  [체온계 작동음]

 

  [익준이 중얼거린다]

 

  [잔잔한 음악]

 

  (익준)   옳지

 

  [익준의 조심스러운 신음]

 

  [익준의 힘주는 신음]

 

  [휴대전화 벨 소리]

 

  (익준)   

 

  (겨울)   교수님유상준 환자 BP 다시 떨어져서

 

  플루이드와 노르핀 주고 있습니다

 

  (익준)   노르핀 증량하면서   괜찮은지 계속 보고 있어 봐

 

  안티는 쓰고 있지?

 

  바로 갈게

 

  [통화 종료음]

 

  [체온계 작동음]

 

  [도어 록 조작음]

 

  (익준)   열이 확 안 떨어지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날아왔어?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부드러운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송화)   너 언제 왔어?

 

  , 10분 전에아침 먹자

 

  좀 잤어?

 

  (익준)   아니

 

  좀 자그럼

 

  (익준)   지금 자면 못 일어나

 

  누룽지 괜찮지?

 

  (송화)   [피식 웃으며]   아침엔 누룽지지

 

  (익준)   

 

  - (송화너 들 수 있어?   - (익준

 

  (송화)   좋다

 

  (익준)   더 줘?

 

  (송화)   다 먹고

 

  이 장조림 네가 한 거야?

 

  (익준)   엄마가 보내 줬지

 

  나 프라이 잘했지?

 

  (송화)   맛소금 딱 적당해잘했어

 

  근데 익준아너 좀 자

 

  (익준)   괜찮아

 

  우주 열 떨어졌지?

 

  (송화)   나올 때 재니까 36.8

 

  다 내려왔어

 

  그래도 새벽에는

 

  계속 열이 안 떨어져서 식겁했어

 

  나 엄마한테 물어봤잖아

 

  그랬더니 옷 다 벗기고   미온수로 계속 닦아 주래

 

  그랬더니 귀신같이   열이 내려가는 거 있지?

 

  [피식 웃는다]

 

  의사보다 나아

 

  엄마들이 의사보다 훨씬 나아

 

  엄마들 다 존경해

 

  엄마한테 새벽에 전화했어?

 

  그럼 어떡해애가 아픈데

 

  (익준)   아이고

 

  (송화)   너 좀 자

 

  (익준)   [웃으며]   알았어

 

  1시간 정도 시간 있으니까   밥 먹고 좀 잘게

 

  네가 깨워 주면 되겠다

 

  당연하지얼른 가서 자

 

  (익준)   알았어

 

  익준아

 

  (익준)   

 

  (송화)   넌 요즘 널 위해 뭐 해 주니?

 

  - ?   - (송화

 

  ?

 

  나 이거 샀어

 

  이게 뭐야?

 

  장작 거치대

 

  이게 왜 필요해?

 

  화목 난로에 장작을 넣는데   장작을 여기에 두는 거야

 

  그냥 바닥에 놓으면 되잖아

 

  왜 샀어그런 걸?

 

  날 위해 샀어

 

  날 위해 그냥 샀어

 

  나 이거 살 때 엄청 행복했다

 

  그래알았어잘했어

 

  (송화)   너는?

 

  뭐 해 주는데?

 

  널 위해 너한테 뭐 해 주냐고

 

  이렇게 너랑 같이 밥 먹는 거?

 

  너랑 같이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거

 

  난 나한테 그거 해 줘

 

  [부드러운 음악]

 

  (송화)   밥 먹어

 

  밖에 비 와빗소리 안 들려?

 

  정말?   [빗소리가 솨 들린다]

 

  (익준)   넌 보고도 모르냐?

 

  (송화)   문 열까?

 

  (익준)   그래

 

  [송화의 탄성]

 

  [익준이 입소리를 쯧 낸다]

 

  [익준이 반찬 통을 달칵 닫는다]

 

  그냥 둬내가 치울게

 

  (익준)   알았어

 

  커피 마실 거지?

 

  내가 끓일게

 

  (송화)   오늘 비 온다 그랬나?

 

  (익준)   몰라

 

  넌 들었어?

 

  (송화)   모르니까 물어보지

 

  (익준)   그러네

 

  일반 쓰레기

 

  (송화)   우주는 보통 몇 시에 일어나?

 

  (익준)   대중없어

 

  우주는 우주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

 

  - (송화이거는 어디다 치울까?   - (익준나 줘내가 치울게

 

  (송화)   이거 음식 쓰레기 버리면 되지?

 

  - (익준그쪽 안에 넣어   - (송화

 

  (송화)   [놀라며]   안녕하세요

 

  송수빈 선생님이시죠익준이 절친

 

  (수빈)   맞아요

 

  안녕하세요교수님

 

  - (송화이쪽으로 앉으세요   - (수빈

 

  이렇게 큰 딸이 있었어요?

 

  (수빈)   2예요   [수빈이 살짝 웃는다]

 

  아유근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갑자기?

 

  갑자기 옆쪽 시야가 안 보인다 그래서   안과로 데리고 갔더니

 

  신경외과로 가 보라 그래서

 

  저희 소미 괜찮은 거죠?

 

  [송화가 숨을 들이켠다]

 

  (송화)   아직 초경을 안 했어요?

 

  (수빈)   

 

  근데 그그것도 문제가 되나요?

 

  [의미심장한 음악]

 

  (송화)   ...

 

  (익준)   오늘이 디데이지?

 

  (석형)   

 

  편 변호사님이 오늘 오후에   법원에 가서 최종 의견만 전달하면

 

  이젠 정말 다 끝

 

  (정원)   오늘 밤에 진짜 술 한잔해야겠다

 

  (익준)   준완이 학회지오늘?

 

  [휴대전화 벨 소리]   (정원)   강원도 어디 호텔에서 한다던데

 

  출발했겠다이제

 

  (익준)   전화 안 받아?

 

  (석형)   비서실장님이 전화를 왜 하셨지?

 

  (정원)   누구 비서실장?

 

  양 회장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긴장되는 음악]

 

  [타이어 마찰음]

 

  [준완의 가쁜 숨소리]

 

  (준완)   어디 계셔?

 

  (재학)   에오틱 다이섹션 드베키 타입 원이고

 

  혈압 70 40입니다

 

  지금 수술방 어레인지하고 있습니다

 

  [못마땅한 숨소리]

 

  (준완)   내가 말씀드릴게

 

  어머니

 

  수술하긴 했는데

 

  대동맥이 파열돼서   심폐 소생술 하면서 수술 진행했는데요

 

  심정지 시간이 길어서   의식이 돌아올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며칠 지켜보고

 

  그래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시면

 

  힘들 것 같아요어머니

 

  죄송합니다

 

  [한숨]

 

  (석형 모)   이리 와서 앉아요다리 아파

 

  (편 변호사)   괜찮습니다

 

  제가 할 말 있어서 그래요

 

  앉으세요

 

  [무거운 음악]

 

  엄마!

 

  진심이시죠?

 

  

 

  이혼 얘긴 없던 걸로 할게요

 

  [석형의 한숨]

 

  (석형 모)   법원 가서 이혼 조정 하지 마시고

 

  우리 쪽에선   이혼 의사 없다고 전해 주세요

 

  저 아직 석형 아빠

 

  사랑해요

 

  [어두운 음악]

 

  [리드미컬한 음악]

 

  교수님저 오늘 생일이에요

 

  저 받고 싶은 선물이 있는데

 

  송화야   내 마음이 어떤 줄 잘 모르겠어

 

  슬픈 건지 속이 시원한 건지

 

  병원장님한테도 말씀드렸어

 

  아니넌 그런 일을   왜 한마디 상의 없이 혼자서 결정해?

 

  오빠 너무 좋아요

 

  그래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싶어요

 

  뭔 소리야갑자기?

 

  올해까지만 한다고?

 

  무슨 일 있어안 교수?

 

  오늘 우리 겨울이   첫 집도 하는 거야?

 

  전 안정원 교수님한테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교수님혹시 그때 기억나세요?

 

  저 율제로 처음 인턴 온 날요

 

  저 첫 출근 하는 날 교수님 봤는데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리드미컬한 음악]

 

  궁금한 거 다 물어봐

 

  우리 채송화 교수님한테   단 한 번이라도

 

  이성적인 감정을   느껴 본 적 있다없다?

 

  하와이에서요미친 거 아니에요?

 

  절대 비밀이야

 

  특히 네 오빠는 절대 알아선 안 돼

 

  너 이번에 꽤 오래간다?   꽤 좋은 사람인가 봐?

 

  내가 하고 싶은 건 결혼이 아니라   너랑 오래 함께 있는 거야

 

  손 줘 봐줄 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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