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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내 인생 32

 

 

[잔잔한 음악]

 

(노 회장그럼 지금 나가

 

아휴추워

 

(기사어디로 가실까요?

 

가까운 백화점으로 가주세요 - (기사알겠습니다

 

[밝은 음악]

 

76 3천원입니다

 

저 가방도 같이요

 

그래서 최도경은 오늘부터 이 집안 사람이 아니다

 

민 부장 말로는

 

도경이 캐리어도 없이 빈손으로 나갔다던데

 

[호통치며빈손으로 나가야지당연히!

 

[긴장된 음악]

 

해성이 싫어서 나가면서 해성에서 얻은 걸 가지고 나가?

 

왜 들고 나가?

 

경고하는데 앞으로 누구도 최도경한테 일전 한 푼 도움 주지 마

 

절대로

 

기필코

 

가만두지 않을 테니

 

저희하고 마지막 상의 한 번 해주시죠

 

감히 이 집안의 유일한 아들 녀석이 튕겨나갔을 때까지

 

속수무책 했던 자네하고?

 

[잔잔한 음악]

 

아버지

 

[큰소리로해성은 내 모든 것이야

 

이걸 지키고 키우는 데 일조를 하지 않으면

 

이 집안 사람이라고 할 수 없어 그 누구도!

 

룸은 어떤 걸로 드릴까요?

 

디럭스

 

현금으로 결제할게요

 

35만원입니다

 

어떻게 된 거니?

 

오빠는 왜 갑자기 독립한다고

 

그렇다고 어떻게 맨몸으로 쫓아낼 수가 있어?

 

모르겠어요

 

이 집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나는 항상 몰라요

 

오빠한테 전화해 봐

 

전화해도 말 안 해줘요

 

?

 

원래 속얘기하고 안 그래요 우린

 

[전화 수신음]

 

[전화 수신음?

 

오빠?

 

우리 집에서 너 힘들게 지내고 있을 텐데

 

도움 못 주고 나와서 미안하다

 

안 그래도 좀 상의하고 싶었는데

 

우리 집에서는

 

우리끼리 상의는 의미 없어

 

너도 이제 알겠지만

 

[잔잔한 음악]

 

네가 선택해서 들어왔으니까

 

이겨내는 것도 네 몫이야

 

오빠는 그럼 독립을 선택한 거예요?

 

왜 그런 거예요?

 

그러고 싶어서

 

인사도 못하고 나와서 전화한 거야

 

서현이한테도 잘 지내라고 전해줘

 

 

혹시 무슨 도움 필요하면 전화하세요

 

난 신경 쓰지 말고

 

넌 집안 룰을 따라

 

그럼 잘 지내라

 

 

[전화 종료음]

 

[잔잔한 음악]

 

(노 회장자존심이 있으면

 

(노 회장해성으로 엮여서 얻은 돈은 쓰지 말아야지

 

(노 회장그래안 그래?

 

(노 회장그럼 지금 나가

 

내 고집 꺾으시려는 거지

 

 

그래야 할아버지시죠

 

그래야 노양호 회장님이시죠

 

제가 깜박했습니다

 

제 할아버지가 누구신지를

 

[한숨 쉰다]

 

[기계 작동 소리]

 

조수

 

소장님

 

그만해

 

[한숨 쉬며서지안 씨 오늘 하루 종일 산만해

 

(소장다치기 싫으면

 

저기 수공구들 날이나 갈아

 

?

 

죄송합니다

 

[한숨 쉰다]

 

[잔잔한 음악]

 

선우희 씨 그만 가요

 

깼어요?

 

가라고

 

간호할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가?

 

어떻게 되든 말든 가는 게

 

진짜 이별이야

 

(남구지금 안 가면

 

너 못 간다

 

 

아이 못 낳아요

 

(영영 못 낳아

 

고아로 자라 혈육 하나 없는 남구 씨

 

나랑 살면

 

자기 자식 못 가져

 

[한숨 쉰다]

 

[목소리 높이며선우희

 

너 왜 그 얘기를 지금 해?

 

그게 무슨 상관인데?

 

날 밀어냈던 이유가 고작

 

그거였어?

 

자식?

 

[한숨 쉰다]

 

(남구그게 그렇게 중요한 거였으면 나도 벌써 결혼을 했지

 

[흐느끼며다시 돌아오지도 못 할 너를 마음에 담고

 

여태 혼자 살았겠어?

 

남구 씨?

 

다 잊었나 보네

 

당신이 나한테 어떤 사람이었는지

 

[부드러운 음악]

 

앞으로 수업 끝나고 갈 때 들리지 마요

 

?

 

소문 다 나는데 미안하잖아요

 

[속삭이며가요 얼른

 

아휴왜 이리 와요누나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옆에 있는 게 뭐 어때서?

 

아이고누나 이러지 마세요 얼른 가요

 

[애교부리며?

 

아휴얼른 가요

 

(남구넌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어

 

가진 거 하나 없던 나를

 

사랑해줬던

 

유일한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었어 네가

 

나를 알아봐 준 사람을

 

내가 사람이라는 걸

 

사람으로 처음 대접해준 사람을

 

어떻게 잊어?

 

어떻게 안 사랑하냐고?

 

[한숨 쉰다]

 

[부드러운 음악]

 

[밝은 음악]

 

오늘 쉬는 날인데 너 뭐 할 거야?

 

아니다

 

조용히 잠 좀 자라

 

나 외출할 건데

 

안 피곤해?

 

(용국이야좋은 아침입니다

 

[지안이 반갑게얼른 오세요

 

아휴뭐예요?

 

오늘은 제가 끓인 죽 드세요

 

죽요?

 

희 언니가 장 본 야채가 남았길래 야채 죽 끓였어요

 

이야여기서는 한 번 얻어 먹으면 한 번 해주는 게 규칙인데

 

그럼 안 드실래요?

 

[웃으면서꼭 그렇다는 건 아니죠

 

대신지안 씨 설거지는 내가

 

접수하겠습니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 (용국

 

지안 씨 되게 밝아졌다

 

이겨낼 애라고 했잖아 서지안은

 

근데 넌 서지안 씨하고 뭐 하는 중이냐?

 

그게 무슨 말이야?

 

넌 김치볶음밥 해서 챙겨 먹이고

 

지안 씨는 아침 챙겨 너 먹이고

 

네 정성이 이제 쌍방이 된 거야?

 

[어이없어하며

 

내가 지금 쟤한테 그런 감정으로 신경 쓸 때가 아닙니다

 

신경이 써지는 게 사랑이지인마

 

직진으로 나가는 게 사랑 아니냐고

 

내가 해보니 그렇던데

 

[용국맛있다

 

(기사손님여기 거스름돈

 

됐어요

 

(기사

 

(기재어서 와라친구

 

뭐냐내 컨디션 무시하고 커피?

 

볼일 급하니까 아침부터 오는 거 아니야?

 

급하니까 본론부터 얘기하자

 

내 자금 사정에 이상이 생겼어 우리 사업하기로 한 거...

 

나한테 자금 빌려서 시작하겠다는 거지?

 

너 그걸 어떻게?

 

민 부장이 연락했더라

 

할아버지가 시켜서?

 

네 동선을 읽고 계시는 거지

 

근데 꼭 회장님 당부 아니어도

 

나 너 도와줄 생각 없어

 

김기재나 지금 30만 원밖에 없어

 

아니 택시비 만 원 빼고 29만 원

 

29만 원?

 

[크게 웃으며] 29만 원?

 

(도경너 웃지 마 지금 웃음이 나오냐?

 

[한숨 쉬며답 나왔네

 

오늘 들어가

 

농담 말고 빨리 비서한테 현금 찾아오라고 시키기나 해

 

너 내가

 

소라 씨한테 서지안 씨 있는 데 알려준 거 알지?

 

깔끔하게 깨주길 바라서 알려준 거야

 

멍청한 놈지안이는 날 쳐다도 안 보는데

 

소라가 뭘 깰 수 있어?

 

문제는 나인데

 

가방 보니 맨몸으로 나온 모양이다?

 

날 꺾으시려는 거야

 

꺾여 빨리

 

싫다

 

싫으면 어쩔 건데?

 

난 너 도와줄 생각 없다니까?

 

진심이냐?

 

회장님하고 우리 할아버지 때부터 집안 교류 있어

 

내가 싫습니다 반항할 분도 아니지만

 

솔직히

 

이 상황이 재미있고 궁금하기도 해

 

재미있고 궁금해?

 

너도 겪어봤잖아

 

여자들 거기서 거기야

 

언제 마음 변할지 모르는 게 사람이고

 

그래서 집안끼리 윈윈할 수 있는 여자하고 결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연애를 할 거면

 

집에서 양보 가능한 수준되는 여자랑 하던가

 

그만 입 다물어라

 

 [경쾌한 음악]

 

내가 오래 못 버틸 거라고 생각하지?

 

따로 챙겨 놓은 거 있거나 네 명의 재산 쓴다면

 

안 쓸 거야

 

그래 넌 안 쓸 놈이야

 

근데

 

우리가 언제 싫은 소리 아쉬운 소리 한 번 해보고 살았냐?

 

특히 넌

 

늘 무게 잡고 각 잡던 애가

 

집안 그늘 벗어나 얼마나 버틸지어떻게 버틸지

 

한번 보고 싶거든

 

[헛웃음 짓는다]

 

이 자식 진심이네

 

미안친구

 

알았다

 

- (도경다신 너 안 찾아 온다 - 최도경

 

(기재도경아

 

잘 있어라이 자식아

 

집으로 가라?

 

[한숨 쉰다]

 

싹 세팅해 놓고 지안이 모르게 하려고 했는데

 

시간 좀 걸리겠는데

 

유비

 

지금 빨리 서지안 핸드폰 위치 추적해

 

[휴대폰 종료음]

 

(인사부해성 어패럴 인사부에서 알려드립니다

 

(인사부오는 1 1일자로

 

(인사부유관우 님을

 

(인사부해성 F&B의 부산 지사 총무 팀으로 발령합니다

 

해성 F&B

 

부산 지사?

 

[한숨 쉰다]

 

(지수주방장 개인 사정으로 휴업합니다

 

[밝은 음악]

 

어쩐 일이세요?

 

지나가다 빵집 휴업인데 지수 씨가 보여서요

 

빵 좀 만들어서 방장님 문병 가려고요

 

카페 사장님이 뭘 제대로 못 드시고 계실 것 같아서

 

병원에도 식당 있을 텐데

 

겸사겸사 빵 연습도 하고 좋아요

 

집에 있기도 그렇고

 

무릎은 괜찮아요?

 

완전 괜찮아요

 

...

 

그럼 있다가 같이 가요

 

나도 병원 가보려고 했거든요

 

진짜요?

 

[웃는다]

 

뭐 보시는 거 있으세요?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남자 내의 좀 추천해 주세요

 

어느 분이 입으실 건데요연세는?

 

60대요

 

...

 

60대면 이게 요즘 제일 잘 나가요

 

그럼 이걸로 두 개 주세요

 

 

(지안소장님

 

?

 

쉬는 날인데 왜 또 나왔어

 

- (지안이거 드리려고요 - (소장이게 뭐야?

 

(지안겨울 내의예요

 

알바비 받았잖아요

 

뭐 이런 걸 나한테 줘

 

아버지한테 줘야지

 

아버지 것도 샀어요

 

스승님 것도 챙긴 거예요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웃으면서내가 스승님이라고?

 

목공 스승님이시죠 이것저것 다 가르쳐주시잖아요

 

갑자기 자긍심 팍 솟는데

 

[바람이 세게 분다]

 

너는 천관녀이고

 

나는 김유신이냐?

 

나타날 때가 아닌데

 

오게 되냐고

 

[한숨 쉰다]

 

아니 뭘 왔다가 그냥 가?

 

무슨 핑계를 대지?

 

[놀라며아잇깜짝이야

 

왜 그렇게 놀라요귀신 본 사람처럼

 

네가 귀신 같이 나타났으니까

 

여기 내가 일하는 덴데

 

그렇지

 

[익살스러운 음악]

 

[잔잔한 음악]

 

오늘 내가 무슨 일로 왔냐면

 

혼자 밥 먹기 싫어서 같이 점심 먹을 사람이 없더라고

 

싫지?

 

밥 먹어요

 

알았다 알았어 혼자 먹을게

 

같이 먹자고요 밥

 

[밝은 음악]

 

같이 먹자고?

 

나랑?

 

?

 

마지막이니까

 

마지막 인사하러 온 거잖아요

 

?

 

조명 배달하러 갔던 날

 

공고문 봤어요

 

유럽 지사 1 1일부터 출근이던데

 

보통 1, 2주 전에는 가잖아요

 

(지안잠깐만 기다려요

 

이것 좀 맡겨 놓고 올게요

 

지안그거...

 

[씨익 웃는다]

 

갈치 조림 먹으러 가자

 

갈치 조림?

 

남대문 그 집

 

너 먹었던 그 집 갈치 조림 엄청 맛있다며

 

그런 데서 안 먹는다면서요?

 

먹고 싶어졌어

 

남대문까지

 

인심 쓸 거면 팍팍 써라

 

너무 먼가?

 

오늘 쉬는 날이에요

 

가요 그럼차 어디 뒀어요?

 

?

 

정비소 들어갔는데

 

그럼 택시 부를게요

 

아니야버스 타고 가자

 

버스 타고 싶어

 

왜 갑자기 버스가 타고 싶어요?

 

안 해본 거 해보고 싶어서 그런다

 

그래요 그럼

 

♪ 스치는 손끝에 ♪

 

[교통 카드 처리음]

 

(기사잔돈 없는데

 

(기사천 원짜리 두 장 없어요?

 

두 명요

 

[안내음다인승입니다

 

♪ 하루의 끝에 난 ♪

 

♪ 내게 작은 빛을 비추는 ♪

 

♪ 너를 따라 ♪

 

♪ 걷는다면 어두운 밤이 쓸쓸하지 ♪

 

♪ 않을 것 같아 ♪

 

♪ 내 사랑이 ♪

 

♪ 그대에게 닿을 수 있을까 ♪

 

♪ 네 손을 잡고 이 길을 ♪

 

♪ 걷고 싶어 ♪

 

♪ 이 마음을 그대에게 ♪

 

♪ 말할 수 있을까 ♪

 

오빠!

 

[큰소리로오빠 여기 있다!

 

[때리는 소리]

 

[소리 지르며!

 

[뒷발로 차는 소리]

 

[함께 헉헉거린다]

 

[숨을 헐떡인다]

 

그때 우리 진짜 재밌었지?

 

엄청 고생했죠

 

하긴 뭐

 

나쁜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는 거니까

 

아니야난 진짜 재밌었어

 

그렇게 뛰어본 게 처음이어서

 

초등학교 때 기사 대동 통학하고

 

또래 친구들하고 놀아보지 못했거든

 

성인 돼서는 격 없이 싸움질?

 

더 그럴 일 없었고

 

나는 싸움질 밥 먹듯이 했는데

 

어릴 때?

 

커서도요

 

최후의 주먹질이 올해인데

 

[놀라며올해?

 

스물 여덟에 주먹질?

 

[낮은 목소리로

 

[경쾌한 음악]

 

(도경

 

저 뭐야?

 

(남자...

 

(도경회사 앞에서

 

[놀라며너 혹시?

 

우리 회사 앞에서 싸운 적 있어?

 

어떻게 알아요?

 

그게 너였어?

 

봤어요?

 

그거 내가 경찰에 신고했...

 

신고한 게...

 

[한숨 쉰다...

 

진짜 악연이라니까

 

넌 줄 알았으면 신고 안 했지

 

벌금 먹었니?

 

부사장님한테 갚기로 했던 500만 원

 

계약직에서 정직원 되면 중간 정산해준다고 해서

 

500만 원 준다고 했던 건데

 

그 돈 경찰서에 끌려간 덕에

 

윤하정한테 줄 합의금 500만 원으로 쓰려다가

 

(지안부사장님하고 약속한 3일을 깜박했죠

 

그 덕에 양평으로 콜덕분에 500만 원 탕감받고

 

[부끄럽게 웃는다[

 

아주 복잡한 스토리가 있었어요

 

싸운 사람이 윤하정이었어?

 

내가 성질이 엄청 더럽거든요

 

벌써 알죠?

 

나를 까고 낙하산으로 들어온 애를 가만히 둘 수가 있나

 

완전 반쯤 죽여 패버렸죠

 

[한숨 쉰다]

 

뭐 다 지난 일이니까 신경 쓰지 맙시다

 

오늘 나 많이 봐준다 서지안

 

떠난다니까 후해지고 싶어?

 

그런 면도 있고

 

이제 내가 정신을 좀 차렸거든요

 

가요

 

[밝은 음악]

 

안 떠나는 거 알면 죽겠다서지안한테

 

여전하네

 

얼마나 됐다고?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하도 많은 일이 있어서 그런가

 

추억 놀이가 취미인가 봐요

 

(종업원갈치요

 

시도해 보시죠

 

맛있다

 

[도경이 웃는다]

 

- (도경으음 - 그렇게 잘 먹는 척하면 부담스러운데

 

진짜 맛있어서 먹는 거야

 

그러는 넌 오늘 왜 이렇게 얌전하게 먹지?

 

나 의식하나?

 

...

 

지금은 아무 때나 내 입맛대로 먹을 수 있으니까그 때는...

 

그쪽 집 음식들 엄청 심심하고 밍민한 거 모르죠?

 

알아너도 지수도 똑같은 말했으니까

 

지수 얘기는 묻지 마라

 

물어도 말 안 해줄 거니까

 

지금은 그게 좋을 것 같다

 

저도 알고 싶지 않아요

 

(도경

 

(도경...

 

진짜 맛있다

 

[웃는다]

 

?

 

쇼하는 거 같아서요

 

진짜 맛있어서 먹는 거야

 

플러스

 

음식을 누구하고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걸 알았거든

 

[잔기침한다]

 

가세요저 여기서 버스 타면 돼요

 

저기 택시 서있네요

 

비린 거 먹었는데 커피는 마셔야지

 

덕수궁 쪽에 커피 맛있는 데 있어거기 가자

 

같이 밥 먹었으니까 여기서 그만 헤어져요

 

덕수궁

 

덕수궁 돌담길

 

거긴 걸으면 헤어지는 데야

 

[부드러운 음악]

 

지안아

 

편하게 하자 오늘 하루만이라도

 

가면

 

얼마나 있다 와요?

 

가게 되면 

 

기본 2

 

착실하게 굴면

 

처음 6개월은 휴가도 없어

 

가요 그럼 커피 마시러

 

(도경네가 밥 사줬으니까 커피는 내가 살게

 

앉아 있어

 

 

[잔잔한 카페 배경 음악]

 

카푸치노네

 

(도경내가 카푸치노 좋아하거든

 

너도 좋아하는구나?

 

아메리카노 말고 다른 커피 마실 때는요

 

오케이취향 같은 거 하나 발견

 

이상하게 굴지 마세요

 

왜 같이 커피까지 마시는지 알면서

 

 

맛있다

 

맛있는 집이긴 하네

 

오늘 너를 만난 게 참 힘이 된다

 

쓸데없는 기대는 마시지

 

내가 무슨 기대하는지 아는구나?

 

알게 굴었으니까 알긴 아는데

 

알아도 모릅니다

 

모른 척하고 싶은 거겠지

 

해성 그룹 후계자분이

 

품위 없이 따박따박 여자랑 말싸움하시려고 그러네

 

내가 이제 품위가 좀 없어도 되거든

 

얼른 마시고 일어나요

 

나 오늘 중요한 볼일 있어요

 

[비 내리는 소리]

 

 

감사합니다

 

가면

 

잘 지내세요

 

난 지금 좋아요

 

진심으로 좋아요

 

나 떠난다니까 이렇게 해주는 거지?

 

씩씩하게 보이고 싶어?

 

나 원래 씩씩해요 지수가 순하지

 

아버지 일은 미안하다

 

널 찾아다니시는 아버님을 봤어

 

그래서

 

걱정 마시라고 무사하다고 [잔잔한 음악]

 

내가 봤다고 연남동에서

 

그 얘기만 했어

 

목공서 얘기는 안 했다

 

그랬구나

 

그럼 나한테 먼저 말해주지 그랬어요

 

[낮게 한숨 쉬며그랬어야 했는데

 

내가 경솔했어

 

그땐

 

내가

 

너무 준비가 안 돼 있었어요

 

아버지 보는 것도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도 다 싫고

 

무섭고

 

괴롭고 비참하고

 

(지안죄송하고

 

무기력했어요

 

미안하다

 

나도 미안했어요

 

근데 지금은 정말 괜찮아요

 

그러니까 부사장님

 

부사장이라고 부르지 마

 

이젠 아니니까

 

그럼 최도경 씨

 

이젠

 

어울리는 삶을 사세요

 

나도 그렇게 할 테니까

 

...

 

보고 싶을 텐데

 

[잔잔한 음악]

 

그럴 수도 있죠

 

근데 뭐

 

보고 싶다고 죽지는 않을 테니까

 

가요 이제

 

♪ 지친 하루 끝에서 ♪

 

♪ 그저 걷고 있는 난 ♪

 

♪ 차가웠던 내 마음에 ♪

 

♪ 네가 소리 없이 다가와 ♪

 

어디로 갈 거예요?

 

너 가는 거 보고

 

버스 왔네요

 

잘 가요

 

♪ 아프던 날에 ♪

 

♪ 한 번쯤은 말 없이 ♪

 

♪ 뒤에서 안아 주기를 ♪

 

♪ 바람이 불어와 ♪

 

♪ 내 곁에 다가와 ♪

 

♪ 조금씩 얼어붙은 내 마음을 ♪

 

이제 어떡하지?

 

♪ 의미 없이 늘 지나가던 ♪

 

껐다 켰다 하면 의심하시겠죠?

 

할아버지

 

♪ 꿈꾸지 못 했던 그대라는 ♪

 

♪ 사람이 내게 다가오네 ♪

 

♪ 그대가 보이네 ♪

 

♪ 사랑이 다가오네 ♪

 

♪ 우리 함께 할 이 순간을 ♪

 

♪ 영원히 기억하기를 ♪

 

♪ With you ♪

 

[훌쩍인다]

 

[경쾌한 배경 음악]

 

[한숨 쉰다]

 

(비서최도경 씨 핸드폰 전원이 계속 꺼져 있어서

 

(비서위치를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알았어계속 체크하고 있어

 

핸드폰을 꺼놨다?

 

[웃으며새끼머리 좋네

 

으차차차

 

추운데 왜 나와 있어요?

 

오븐 앞에 하도 있었더니 좀 더워서요

 

이거 실장님 거예요

 

내 것도 만들었어요?

 

그냥 만드는 김에

 

이거 모닝빵이라 아침에 드시면 돼요뒤에 둘게요

 

- (내가 - ! [머리 부딪히는 소리]

 

아휴미안해요

 

(아프겠다 나 머리 되게 단단한데

 

[달콤한 음악]

 

♪ 기분이 너무 좋아서 ♪

 

♪ So good so good ♪

 

또 미안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죠?

 

아프겠다

 

내 머리도 단단한데

 

그러고 보니

 

좀 아프네

 

[함께 웃는다]

 

[허허 웃는다]

 

♪ 네게 손을 잡고 걷는 길이 ♪

 

[남구가 놀라며?

 

방장님내일 퇴원 아니었어요?

 

아이고이렇게 삭막한 곳에 하루 더 있으라고?

 

빨리 집에 갈래

 

근데 두 분

 

(그 손은?

 

[지수가 놀라며?

 

[쑥스럽게 웃는다아휴...

 

방장님그런 수줍은 표정은 처음 봐요

 

아이 예고 없이 오니까 그렇지

 

(두 분이 예고를 안 하신 거죠

 

우리 누나 박력 있네 축하해

 

[부끄러워 하며그러지 마

 

누나?

 

의사가 퇴원하래?

 

(해도 된대

 

이제부터는 내가 보살펴 주면 되니까

 

사장님이랑 실장님이랑 남매였어요?

 

(남구응 선우희선우혁

 

[놀라며]

 

(지수그랬구나

 

둘이 닮았다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남구가 웃는다]

 

(지수근데 방장님 저한테 왜 말 안 해주셨어요?

 

[신음하며아휴배야 나 아픈 것 같아나 몰라

 

- (남구나 집에 좀 갈래 - 괜찮아얼른 집에 가자

 

(혁아우리 짐 좀 가져와

 

(남구아휴

 

[함께 웃는다]

 

[전화 수신음]

 

[전화 발신음]

 

[안내음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이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전화 종료음]

 

아버지

 

[부드러운 음악]

 

전화했는데 안 받으셔서요

 

어쩐 일이냐?

 

아버지 좀 뵈려고요

 

이 시간에 나가시는 거예요?

 

볼일이 있어서

 

그래요?

 

그럼 여기 추우니까

 

저랑 차 한잔하시고 가시면 안 돼요?

 

아니야그냥 여기서 하자

 

약속 있어서 나가던 길이야

 

이거요

 

겨울 내의예요 알바비 받아서 샀어요

 

그래

 

(태수고맙다

 

지난번에는

 

죄송했어요

 

내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아버지 만나서 그랬어요

 

그래

 

내가 아니라 지수란 걸 알고

 

아버지한테 너무 죄송했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그분들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그 전에 들켰어요

 

(지안너무 참담했어요

 

아버지가 말리지도 못하게

 

내가 아버지 모질게 입 막고 갔는데

 

차라리 아버지한테 먼저 말씀드린 것보다

 

훨씬 더 안 좋은 결과가 됐어요

 

(지안그랬는데 내가 거부한 집으로

 

내가 거부했던 아버지한테 어떻게 돌아가요?

 

저 창피해서 못 가요 저...

 

(지안엄마가

 

나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건 알지만

 

아직 엄마 얼굴 볼 자신도 없어요

 

이해해 주세요

 

그래 알았어

 

가족이 뭐 꼭 함께 살아야 가족이냐

 

각자 형편 따라 살면 되는 거야

 

저한테 시간을 좀...

 

주세요

 

몸은

 

괜찮냐?

 

[부드러운 음악]

 

 

(태수그래그럼 됐어

 

이제 집 생각하지 말고

 

네 마음 편한 대로 그냥 살아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아서 간다

 

잘 가라

 

[구슬픈 음악]

 

(태수가족이 같이 살아야 가족이냐?

 

(태수형편따라 살면 되는 거야

 

(지수떠나기 전에 너 나만 만났다며?

 

(지수왜 나만 만났어?

 

그날 나만 만났다며?

 

(지수왜 나만 만났어?

 

내리세요

 

(고마워요

 

[신음하며

 

괜찮아? - 누나

 

누나 왜 내려?

 

아니 아픈 사람 두고 내가 어떻게 가?

 

안 돼안 돼

 

내 방은 여자 출입 금지야

 

(지수전 들어갔는데요?

 

- (아이 - 아이그거는

 

아휴아무튼

 

내 방에 희를 어떻게 들여?

 

(방이 좀 삭막하거든

 

지저분하고

 

그게 무슨 상관이야내가 보살피려고 퇴원도 허락해준 건데

 

(시끄러워빨리 들어가

 

지수 씨 문 좀 열어줘요

 

 

(빨리

 

누나캐리어는?

 

네가 들고 와야지

 

[어이없게 웃으며

 

[문 닫히는 소리]

 

(지태오셨어요?

 

(지태어머니

 

아버지 요새 어디서 뭐 하신데요?

 

몰라말씀을 안 하셔

 

저 오다가 101호 아주머니 만났는데

 

낮에는 집에 계신대요

 

그래?

 

정말 너무하시네

 

나 때문이야

 

만약

 

정말 아버지가 원양 어선 타신다면

 

어머니 여기서 저희랑 사실래요?

 

2층 방은 세놓으면 될 것 같은데

 

2층 방?

 

거기는 지안이지수 방이야

 

이젠 아니잖아요

 

혹시 지안이 돌아오면

 

아버지는 집 빼라고 하셨어요

 

그게 진짜일까?

 

진심은 아니실 거야

 

너희 아버지 그렇게 독한 사람 아니야

 

[구역질을 한다]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태수어머니잠깐잠깐 [태수 어머니가 기침을 한다]

 

[구슬픈 음악]

 

(석두이게 말이 되냐?

 

(석두재작년 건강 검진 받았을 때 깨끗했는데

 

(석두어떻게 3기냐고?

 

[구슬픈 음악]

 

[깊은 한숨 쉰다]

 

(지태샤워 안 했네?

 

오래 걸려서 샤워하나 했다

 

그냥

 

수아야제주도 펜션 알아보는데봐봐

 

미안해

 

나 오늘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자야할 것 같아

 

8시도 안 됐는데?

 

어디 아픈 건 아니고?

 

(수아아니야 나 먼저 잘게

 

그래쉬어

 

고객님이거는 환불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잔잔한 음악]

 

고객님이 신어서 생긴 하자잖아요

 

1시간 잠깐 신었는데 퍽하고 터졌다니까요

 

아이그럴 리가요

 

...

 

(지호고객님은

 

적어도 이 구두를 6시간 이상 신으셨네요

 

[고객의 헛기침] - 여기...

 

고추장 베이스의 음식도 드셨고

 

(지호술도 좀 드셨네요

 

취해서 비틀거리시다가

 

발도 몇 번 꺾이셨죠?

 

6시간 만에 터지게 만들었잖아요!

 

제가 그날 정말 이 구두만은 안 된다고

 

고객님 말렸잖아요

 

고객님 발 볼이 보통 넓고 퉁퉁하신 게 아니라서

 

(고객뭐라는 거야?

 

내가 뚱뚱하다고요?

 

뚱뚱이 아니라 퉁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말이 그 말이잖아요

 

...

 

어쨌든

 

이 슈즈는 워낙 날렵하게 나와서

 

고객님 발 볼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언제 그랬어요?

 

발이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랬죠

 

이건 고객님 부주의라서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A/S는 가능합니다

 

그래?

 

(고객서지호?

 

두고 보자

 

안녕히 가세요고객님

 

살펴 가세요

 

[한숨 쉰다]

 

[소주 따르는 소리]

 

[전화기 수신음]

 

[한숨 쉬며부사장님?

 

진짜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

 

전화기는 왜 꺼놓고 이제 연락을 하십니까?

 

집에서 쫓겨나신 겁니까?

 

어떻게 알았어?

 

제가 오늘

 

인사 이동 발령 받았거든요

 

벌써? - (유 비서그나저나

 

돈은 넉넉히 챙겨서 나오셨어요?

 

아이그럼 그럼

 

가실 데는 있으시고요?

 

이제 알아봐야지

 

제가 주소 보내드리겠습니다

 

저희 집으로 오십시오

 

무슨나 갈 데 많아

 

걱정할까 봐 전화한 거야

 

됐어일 없어

 

[전화 종료음]

 

아우...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니까

 

[한숨 쉰다]

 

- (커플 남여기야그냥 가 - (커플 여죄송합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쉰다]

 

[떨면서춥다

 

여기쯤 같은데 어디야?

 

[유 비서가 뛰어온다]

 

부사장님!

 

[놀라며

 

[한숨 쉬며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떨면서완전 추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너 지금

 

나 기다린 거야?

 

동네 골목길이 많아가지고 집 찾기가 좀 힘들거든요

 

들어가시죠?

 

빨리 빨리요 추워요

 

[한숨 쉰다]

 

엄마

 

[방문 여는 소리]

 

(유비 엄마아휴아휴관우 부사장님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뭐라도 사들고 왔어야 하는데

 

빈손으로 죄송합니다

 

우리 부족한 관우한테 잘해주시는 걸로 충분해요

 

[쑥스럽게

 

저희 어머니가 좀 오버를 하세요

 

여동생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휴

 

부사장님 불편하실까 봐

 

관순이는 찜질방에 보냈어요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는데

 

걔는 찜질방에서 자는 게 취미예요

 

빨리 빨리 들어가세요

 

전 어머니랑 잘 테니까 편히 쉬십시오

 

빨리 빨리

 

빨리 들어가세요

 

그리고

 

알아서 씻으시고요

 

 

[쓸쓸한 음악]

 

[한숨 쉰다]

 

[문 두드린다]

 

유비냐?

 

(유비 엄마어휴

 

(도경아이고

 

관우는 회사 갔어요

 

집에 있는 걸로 차려서 찬이 변변치 않아요

 

아닙니다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식사하시고 더 푹 쉬세요

 

상은 그냥 놔둬도 돼요

 

잘 먹겠습니다

 

(유비 엄마아휴

 

오빠는 아무 연락 없어요?

 

알아서 잘 지내고 있을 거야

 

 

(지호) DNA 검사

 

과학보다 정확한 건 [익살스러운 음악]

 

없지

 

[한숨 쉬며저기

 

관우 어머니

 

죄송한데

 

아휴

 

10만원만

 

다시 돌려주실래요?

 

[한숨 쉰다]

 

[짜증 내며에이

 

(헬스 직원헬스 클럽 많이 다녀보셨다고 했죠?

 

그래서 오시라고 했는데

 

많이 다녀봤습니다

 

그럼 홀 매니저 일 믿고 맡길게요

 

알려드린 대로만 해주세요

 

 

[한숨 쉰다]

 

다행히 내 클래스에 딱 맞네

 

우리 쪽 사람들이 오는 동네도 아니고

 

제가 한다면 합니다 할아버지

 

다녀오십시오

 

[문 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서지호가 누구야?

 

?

 

(고객 1) 네가 우리 딸한테

 

발 볼이 뚱뚱하니퉁퉁하니 하면서 모욕했다며?

 

고객님 그건 모욕이 아니라

 

따님 부주의로 망가진 구두를

 

닥쳐!

 

다 필요 없고

 

환불도 필요 없고

 

내 딸한테 사과해

 

발 볼이 퉁퉁하신 분한테 퉁퉁하다고 말씀드린 거거든요

 

얘 볼이 어디가 퉁퉁해?

 

겨우 1시간 신은 신발 터지게 만들었으면서

 

(고객 1) 환불은 안 해주고

 

발도 퉁퉁 몸도 뚱뚱?

 

아휴

 

제가...

 

제가 언제 몸도 뚱뚱하다고 그랬습니까?

 

엄마얘 거짓말하는 거야

 

(매니저죄송합니다 고객님 제가 그냥 구두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환불 필요 없다니까

 

 

여기 VVIP

 

[매니저가 한숨 쉬며고객님

 

이 문제의 구두 같은 경우에는요제가 봤었을 때도

 

좀 환불하기가 어려운 상태였거든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진열된 구두 다 줘

 

사이즈 240

 

[어이없어하며

 

[매니저가 한숨 쉰다]

 

[둘이 웅얼거린다]

 

(고객 1) 아까는

 

사과로 끝내려고 했는데

 

이젠 무릎까지 꿇어야겠다

 

서지호

 

(고객 1) 감히 네 따위가 뭔데

 

내 딸한테 모욕을 줘?

 

(여자너 당장 무릎 못 꿇어?

 

[쓸쓸한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고객 1) 음음

 

울지 말고 꿇어

 

(고객 1) 잘리고 싶지 않으면 빨리 꿇어!

 

[어이없어하며

 

(지호대박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인터넷이 사람 다 버리네

 

하지 말라고 뉴스에 났는데 배우는구먼? [경쾌한 음악]

 

[큰소리로?

 

매니저님

 

저 방금 사직했습니다

 

[작은 목소리로왜 그래?

 

내 무릎 꿇릴려면

 

이 백화점 통째로 사시던가?

 

[지호가 헛웃음 웃으며왜요?

 

그 정도 돈은 없으셔?

 

[당황해서어머

 

얘 말하는 거 봐

 

어디서 돈질 갑질이야

 

지호야서지호

 

어디 가?

 

(도경아이왜 사람들이 이렇게 교양이 없어

 

아이

 

회원님 땀 떨어졌잖아요

 

이리 와이거

 

저기 좀 닦아주세요

 

아저씨여기 티비 안 나와요

 

(남자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어이없어하며, 7만 원

 

[경쾌한 음악]

 

아휴최도경

 

[웃으면서진짜

 

괜찮아산 경험이다

 

아휴시장하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디자인 콘택트하고 수정 방향 말하는 거 보면

 

지안 씨가 눈썰미가 좋네

 

제가 왕년에 미대 꿈꾸던 소녀였습니다

 

(용국아깝네요아까워

 

우리, 3D로 방꾸미기 코너 만들면 어떨까요?

 

우리 품목 배치해볼 수 있게

 

바닥재부터

 

(페인트까지

 

(소장또 일 벌인다

 

(용국너 자꾸 그러면 이 규모로 지탱 못 해 [잔잔한 음악]

 

새로 자리 옮겨야지

 

지안아

 

네 생각은 어때?

 

이 집 해장국은 콩나물이 통통하다 선지도 빨갛고

 

[웃으며해장국에 콩나물이 통통해야지 그럼

 

콩나물에 물기 다 빠져서 실가닥 같은 해장국 집도 있거든

 

서울 어디에 그런 집이 있어 바로 망하지

 

서울이면 망했겠다

 

(용국아휴잠깐 의견 묻는다고 모였다가

 

이거 뭐 야근까지 시키네요

 

(도경서지안

 

오늘은 갈 데가 여기밖에 없어서 왔다

 

계획은 틀어졌지만

 

한번 해보려고

 

그러니까 기다려라

 

[한숨 쉰다]

 

(원주마르고키 크고 털털하고

 

볼수록 예쁘고

 

서지안 씨

 

완전 네 이상형 아니냐?

 

(현수어이고

 

(현수혁이가 있는데 내가 어찌 넘봅니까?

 

- (현수빨리 들어 와 저기요

 

여기가 뭐 하는 데입니까?

 

여기 셰어 하우스예요

 

셰어 하우스?

 

그럼 혹시 선우혁 씨도 여기 삽니까?

 

혁이 아시는 분이세요?

 

지안아

 

?

 

너 무슨 일 있었지?

 

나 이상했어?

 

무슨 일 있었어없었어?

 

있었어

 

오늘

 

그 사람 갔어

 

떠났어

 

그 사람

 

최도경 씨?

 

근데 그게 무슨 말이야떠나다니

 

자기 갈 길 갔어

 

이제 진짜 끝났어

 

역시

 

그랬구나

 

둘 사이에 뭔가 있는 줄 알았어

 

어떻게?

 

나 남자야최도경 씨가 너 보는 눈빛 보면 몰라?

 

(인천에서 최도경 씨가 우리 차 세울 때

 

네가 지나치게 그 사람 외면할 때

 

느낌 왔어

 

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아니야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날

 

나 들킨 날

 

그날 다 끝이라고 생각했거든

 

아니그 전에도 이미 좋아해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고

 

좋아하고 싶지도 않았어

 

다시는 나하고 상관없는 사람이길 바랐는데

 

그런데?

 

근데

 

너무 마음에 걸려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가고

 

이제 나는 나한테 맞는 삶을 살면 되고 그런데

 

고맙다는 말을

 

너무 못 했어

 

[잔잔한 음악]

 

(지안오빠였을 때

 

의지가 돼줘서 고마웠고

 

내가 먼저 고백할 수 있게 밀어달라고 했을 때

 

들어준 것도 고마웠고

 

(지안산으로 내 걱정해서 와준 것도 고마웠고

 

(지안맛없는 해장국 먹어준 것도 고마웠고

 

(도경그 사람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지안윤하정 잘못 지적해준 것도 고마웠고

 

미안해요서지안 씨

 

♪ 같은 곳을 바라보고 ♪

 

(지안우리 오빠 결혼식

 

(지안보게 해준 것도 고마웠고

 

♪ 가슴 깊이 ♪

 

(지안내 기획안을 알아봐준 것도 고마웠고

 

그게 네 거였어기획안에 네 이름 아니었는데?

 

♪ 그리움이 되어버린 한 사람 ♪

 

(지안더러워진 셔츠 갈아입게 새 셔츠 갖다 덮어준 것도 고마웠고

 

(지안내 노력을 알아봐준 것도 고마웠고

 

(지안...

 

(지안사랑해준 것도

 

(지안고마웠어

 

(지안근데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지 못 했어

 

♪ 기다려온 만큼 ♪

 

그게 너무 미안해

 

♪ 운명처럼 내게 다가온 ♪

 

지안아

 

?

 

그 사람한테 미련 갖지 마

 

미련 안 가져

 

절대 갖지 마

 

네가 무슨 걱정하는 줄 알아

 

근데 다 끝났어

 

걱정 마

 

그 사람 내일이나 모레쯤 바르셀로나로 떠나유럽 지사로

 

♪ 소리 없이 내게 ♪

 

그리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 최도경

 

?

 

♪ 내 가슴 속에 그대 기억이 ♪

 

그 사람이

 

♪ 머물러 ♪

 

최도경이라서

 

최도경이니까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은 집안 사람이니까

 

♪ 운명처럼 내게 다가온 ♪

 

사람이 참 웃긴다혁아

 

내가 살아나니까

 

[울면서감정도 살아나나 봐

 

[훌쩍인다]

 

♪ 난 느낄 수 있죠 ♪

 

좀 울래?

 

안아줄까?

 

[울면서 웃는다]

 

아니야

 

나 아무 남자한테나 안겨서 우는 서지안 아니다

 

난 네 보호자인데?

 

이제 아니거든

 

아휴후련하다

 

혁아우리 맥주 사가자 나 시원한 캔맥주 마시고 싶어

 

그래 가자 편의점 맥주 사러

 

(아우따뜻해

 

역시 집이 최고야!

 

어서들 와

 

[경쾌한 음악]

 

♪ 난 따뜻해 뜨거운 태양빛 같아 ♪

 

♪ 눈부셔 ♪

 

♪ 완전히 반했나 봐 ♪

 

♪ 온종일 달콤해 구름을 걷는 것 같아 ♪

 

♪ 표현이 안 돼 이런 내 마음 ♪

 

♪ 어떻게 이런 일이 be with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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