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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내 인생 38

 

마지막으로 기회 한 번 줄게 나 잡아

 

[슬픈 음악]

 

그만하자 그럼

 

[큰소리로넌 뭐가 이렇게 어려워!

 

가죠

 

[한숨 쉰다]

 

[가쁘게 숨을 쉰다]

 

먼저 들어가라

 

[잔잔한 음악]

 

[작은 한숨]

 

[바람 소리]

 

[헉헉거린다]

 

♪ 어느샌가 알 수 있었죠 ♪

 

♪ 그대 곁에 내가 ♪

 

...

 

(투자 회사 1) 저희 쪽은 투자 메리트가 없어서요

 

(투자 회사 2) 죄송합니다 심사 불합격되셨습니다

 

[한숨 쉰다]

 

♪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죠 ♪

 

아무 사이 아닌데 왜 최도경 씨가 집을 나왔는지 저도 이해 안 됩니다

 

그러니 저한테 언성 높이지 마시고 아드님하고 해결하세요

 

특히 해성가에 다시 들어가고 싶은 생각 전혀 없다

 

[힘들어 하며 숨을 몰아 쉰다]

 

두려운 게 아니에요싫은 거지

 

이건 내 결정이에요 내 인생을 위한 내 결정

 

[가쁘게 숨을 쉰다]

 

세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른 세계가 있구나

 

그쪽 세상은 내 세계하고는 다른 곳이구나

 

♪ 기다려온 만큼 ♪

 

내가 행복할 수 없는 곳이구나

 

[숨을 가쁘게 쉰다]

 

♪ 이 시간들이 영원히 곁에 있기를 ♪

 

[크게 한숨 쉰다]

 

[매우 숨 가빠한다]

 

(지안나는 이제 행복해지기 시작했어요

 

비로소 마음 편한 여유가 주는 삶이 뭔지

 

이제 알았다고 여기서 지금

 

♪ 약속해 ♪

 

♪ 지금 이 모습 그대로 ♪

 

♪ 꿈꿔온 그대로 ♪

 

[큰 한숨 쉰다]

 

♪ 이 순간 속에 언제나 ♪

 

♪ 머물러요 ♪

 

[자판 소리]

 

[큰 문소리]

 

(원주최도경 씨왜 그래요어디 아프세요?

 

[도경이 한숨 쉰다]

 

얼굴이 안 좋네

 

어디가 아프세요?

 

아니에요괜찮습니다

 

(원주일어나세요 [도경이 신음한다]

 

[문 닫는 소리]

 

[한숨 쉰다]

 

혹시 약 필요하면 문 앞에 있어요

 

[부드러운 음악]

 

필요 없나?

 

[도경의 앓는 소리]

 

[깜짝 놀라며!

 

오빠오빠

 

오빠!

 

(도경추워추워

 

[도경이 앓는 소리]

 

[도경이 떨면서추워

 

(지안정신 들어요약 먹어요

 

약 먹자고요일어나요

 

(지안약 먹어요

 

누군데?

 

지안이에요

 

지안이구나

 

 

내 말 안 듣는 지안이

 

[신음한다]

 

[한숨 쉰다]

 

[기침하는 소리]

 

얼른 누워요

 

[계속 신음한다]

 

[잔잔한 음악]

 

(도경서지안

 

엄청 말 안 들어주는 서지안

 

(도경고집이

 

너무 세서

 

오빠가 감당 못 할 거예요

 

[흐느끼며못 하겠어

 

미안해요

 

[흐느끼며사랑하는데

 

안 되는구나

 

...

 

내 꿈인데 너는

 

[흐느낀다]

 

♪ 떨리는 마음을 숨길 수는 없네요 ♪

 

♪ 그대만 원하죠 ♪

 

♪ 꿈을 꾸듯 행복해요 ♪

 

(지안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오빠

 

잘 가요

 

♪ 그 흔한 그 말도 쉽지는 않은 걸요 ♪

 

♪ 가슴 아파도 멈출 수는 없죠 ♪

 

♪ 텅빈 마음을 채워 줄 사람 ♪

 

♪ 그대죠 ♪

 

[부드러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웬 죽이야?

 

소화가 좀 안 되는 거 같아서

 

저번에도 끓였었잖아

 

집에는 잘 다녀왔어무슨 일 있는 거 아니고?

 

 

최도경 씨하고 싸웠어?

 

최도경 씨 이제 돌아갈 거야

 

 

아휴

 

...

 

[숨을 내뱉는다]

 

(지안혁아 가자

 

[안도의 한숨 쉰다]

 

(명희도경이 곧 들어올 것 같아요

 

아버지가 도경이 투자 다 막으셨대요

 

투자를 다 막으셨다고?

 

화이트 바이오 가지고 투자받으러 다녔나 봐요

 

그새 투자까지 움직인 거야?

 

문제는 서지안인데 아직까진 자기 처지 알고

 

처신하고 있는 거 같기는 해도 믿을 수는 없으니까요

 

도경이 백기 투항하고 들어올 텐데 뭘

 

100프로 자기 능력으로 시도하는 거

 

조금 더 지켜보시면 안 되는 건가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생 처음 해성 그룹 그늘 없이 성취감 맛볼 수 있는 기회고

 

들어오게 하는 건 다른 방법도 있지 않나 싶어 그래

 

[문 여는 소리]

 

[문 닫는 소리]

 

[작은 한숨 쉰다]

 

죽 드세요

 

아니 죽도 끓일 줄 알아요?

 

아유제가 끓인 건 아니고요 양 목수인가?

 

여기

 

(원주식탁에 냄비 올려 놓은 건 다 같이 먹으라는 거거든요

 

 

[경쾌한 음악]

 

[웃으며속 허했는데 잘 됐네

 

[전화 수신음]

 

어 유비

 

(유 비서부사장님왜 이걸 다시 쓰십니까?

 

시크릿 폰이 꺼져 있길래 이걸로 했는데 받으시네요?

 

그렇게 됐다

 

 

알바해야 한다

 

그래 알았어 조금 있다 보자

 

넌 투자 받는다더니 무슨 알바를 또 한다고 그래?

 

다 잘렸다할아버지가 마디 마디 다 손쓰셨더라

 

벌써도경아그 정도면 너 들어가야 돼너무 빠르신데

 

글쎄

 

아니면 네 명의 재산 좀 빼서 쓰던가

 

안 빼 쓴다 절대

 

(용국...

 

통장 재발급 받으려 했었구나

 

할아버지가 내 자존심 건들면서 개털로 쫓아내실 때

 

날 시험하시나 그랬거든그런데 아니야

 

앞으로도 더 충실히

 

할아버지 수족이 되게 만드실 생각이셨던거야

 

그래서?

 

할아버지 의중을 아니까 오기가 생기더라고

 

다시 할아버지 장기판에 말로 사는 거안 해

 

그럼 또 알바하려고?

 

생활비는 벌어야 하니까

 

통역해서 번 돈 다 쓰고 6만 원 남았다

 

투자 못 받으면 바이오 아이템도 무용지물인데

 

알바해서 뭘 어떻게 하려고?

 

다시 생각해 봐야지 우선 밥벌이부터 하고

 

[낮은 한숨 쉬며지안 씨하고는 어떻게 됐어?

 

서지안밉다!

 

?

 

미워해 보려고

 

[한숨 쉬며사랑 때문에 뛰쳐나왔는데 사랑도 못 이루고

 

사업도 다시 무로 돌아가고 앞날 참 궁금하게 만드네이 친구

 

나도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될지

 

아이템 작은 걸로 생각해 시작부터 규모가 크지 싶었다

 

[잔잔한 카페 음악]

 

(도경유비자네 옷이 왜 이래출근 안 해?

 

저 사표 냈습니다

 

사표를?

 

내가 회사에 남아있으라고 했잖아

 

그게

 

저 사실

 

해성 FMB 부산 지사 총무 팀으로 발령이 난 거였어요

 

부산 지사본사 총무 팀 아니었어?

 

서울에 아파트도 분양 받아 놓았는데

 

어머니를 낯선 부산에 모시고 갈 수도 없고

 

그리고 외식 업계 총무 팀 업무도 모르고요

 

[한숨 쉰다]

 

나한테서 떼 놓을 생각이셨구나

 

정말 미안하다

 

그래서 사표는 진작에 냈고요

 

그냥 알바하면서 부사장님이 불러주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 들키셨으면 이제 어떻게 합니까?

 

알바하면서 생각해 봐야지 경비가 똑 떨어졌다

 

그럼 저 하는데 같이 가실래요?

 

[경쾌한 음악]

 

(도경어어

 

아이구진짜눈사람도 여기서 얼어 죽겠다인마!

 

[유 비서가 웃으며여름에도 동상 걸리는 곳인데

 

이게 이게 짭짤해서 대학교 여름 방학 때는

 

아예 공장 기숙사 살면서 바짝 벌고는 했습니다

 

이 추운데 땀이 주룩주룩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유 비서가 웃는다]

 

힘을 잘 비축해 두십시오 조금 있다가 분쇄되는 얼음

 

포대에 담아 나르려면 부사장님 몸이 녹아 내릴 수 있어요

 

[걱정된다는 듯아이 참

 

[힘 주는 소리]

 

처제가 어쩐 일이야내 사무실까지

 

처제로 온 거 아니에요 부회장님

 

호텔 MJ 대표로 왔어요

 

무슨 일로?

 

도경이요언제까지 휴가로 처리하고 기다려야 돼요?

 

(진희장기 휴가도 정도가 있잖아요?

 

우리 MJ 유럽 지사 본부장으로 발령 난 상태인데

 

언제까지 공석으로 둘 수는 없잖아요?

 

아직 보름밖에 안 되지 않았나?

 

아니면 본부장 발령을 철회해 주세요

 

이 정도는 부회장님 전권으로 해주실 수 있잖아요?

 

[심각한 음악]

 

회장님께 여쭤봐야 해요그럼 여쭤보고 알려주세요

 

(민 부장아파트 계약도 끝냈고 새로 집기랑 다 넣어놓았습니다

 

그럼 빨리 티케팅 해야겠군

 

근데 아직 가드를 못 구했답니다

 

(민 부장아가씨 혼자 가실 순 없잖아요

 

가드를 왜 못 구해? 2배 준다고 해

 

페이가 많다고 무조건 구해지는 게 아닙니다

 

24시간 밀착 생활해야 하는데 그쪽은 한국 사람도 많지 않아서

 

민 부장 월급 또 올려 받고 싶구나?

 

?

 

돈 많이 주는데 사람을 왜 못 구해토 다는 이유그거 아니야?

 

3배 준다고 하고 빨리 구해

 

알겠습니다

 

아주 다정하게 날 좋아하는 남자 친구인 척해야 돼알았지?

 

[익살스런 음악]

 

그러니까

 

이게 난생 처음 받는 용돈이 아니라

 

애인 대행 알바비였구먼?

 

일어나 빨리연습해보게

 

이런 거 대체 왜 하는 건데?

 

설마 질투 작전하는 거야?

 

아니야내 마지막 자존심 지키기 작전이야

 

[어이없다는 듯 한숨 쉰다]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나름 재미는 있네 - (지수!

 

웃어웃어 좋아 죽을 것처럼 웃어하하하!

 

이 누나가 미쳤나?

 

[지수 크게 웃으며웃어웃어

 

[같이 크게 웃는 척한다]

 

[지호가 웃으며아이고배야!

 

(지호아이고배야!  

 

[지호가 더듬으며?

 

오빠왜 얼굴에 뭘 묻히고 먹고 그래?

 

무섭게 왜 그래? - 웃으라고 했지

 

안녕점심 먹고 오나 봐?

 

 

내 남자 친구야

 

안녕하세요선우혁입니다

 

저는 서지호라고

 

[지호가 소리치며아야아파작은누나!

 

작은누나?

 

왜 별명을 부르고 그래?

 

[지수가 웃으며가요우리

 

애칭이에요작은누나

 

(얘기 좀 하자

 

네 작은 누나 빵집 어딘지 알지?

 

아니?

 

거기 가서 기다리고 있어라

 

[말 더듬으며저요?

 

(지호아유

 

[잔잔한 카페 음악]

 

지수야

 

(...

 

너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

 

뭐가?

 

나 별로라며

 

그런데 왜 동생을 남자 친구 행세시켜서 나한테 보여 주냐?

 

자존심 상해서

 

좋아하는 여자 있는 남자 그만 좋아하려고

 

좋아하는 여자?

 

희 언니방장님 다 알고 계시고

 

너도 그랬잖아 좋아하는 여자 있다고

 

(지수알고 있었어 다 알고 있었는데

 

선우 실장이 나한테 자꾸 잘 해주니까 날 좋아하게 됐나 오해했었어

 

너 좋아하는 거 맞는데

 

[부드러운 음악]

 

?

 

누나가 형님이 

 

내가 전에 얘기했던 좋아하는 여자는

 

예전 첫사랑이었어

 

(너무 반가웠어 10년 만에 만났었거든

 

() 10년 전에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친구라 항상 마음에 아쉽게 남아있었어

 

10년 만에 우연히 만났는데

 

이 친구가 무슨 사정이 많은 거야

 

내가 도움 많이 받았던 친구라 신경 쓰이고 도와주게 됐어

 

[피식 웃는다]

 

그걸 좋아했다고

 

착각했던 거 같아

 

착각?

 

걱정스러운 일이 많은 친구였거든

 

그게 좋아해서 걱정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너한테 신경이 쓰이면서 알게 됐다

 

그 친구한테는 설렜던 적이 없다는 걸

 

(어느 날부터 널 생각하면 피식 웃음 나고

 

♪ 너의 향기가 나 ♪

 

신경 쓰이고 그랬어

 

♪ 날 감싸 안아 주어서 ♪

 

설레이고

 

♪ 사랑받아 밝아졌나 봐 나 ♪

 

♪ 예쁜 바다에 빠졌나 봐 나 어떡해 ♪

 

♪ 나 그거 하나 봐 연애 ♪

 

[지호가 헛기침한다]

 

아니마음에 드는 빵이 없으신가?

 

저 서지수 씨 때문에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서요

 

서지수 씨?

 

 

지수 씨랑 무슨 사이인데요?

 

그 뭐랄까그 아주 이 각별한 사이

 

각별한 사이일 리가 없는 분위기인데?

 

[긴장감이 도는 음악]

 

(남구학생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고

 

[이상하다는 듯 숨을 들이마시며]

 

밤의 냄새가 나

 

너 밤 세계에서 일하지?

 

신 내림 받으셨어요?

 

너 제비지 인마!

 

(남구이놈의 새끼!

 

요새 서지수 정신 쏙 빼놓은 게 너지 이놈아

 

제비라니요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이거이거

 

어 뭐야?

 

직업주소

 

으악!

 

군번 대봐인마!

 

(지호잠깐만!

 

저 지수 누나 동생이에요 [발랄한 음악]

 

서지수 씨 동생?

 

(지호

 

지수한테 이런 큰 동생이 있어인마!

 

[괴로워하며아이진짜

 

[큰소리로진짜 누나 오면 물어보시던가요

 

진짜 오늘 일진 더럽게 사납네

 

진짜로 지수 씨 동생이야?

 

!

 

그럼 아까 얘기를... 얘기했구나  

 

아이분위기가 영 달라서 [헛기침한다]

 

쏘리

 

(남구이거 이거 하나 먹어

 

아이고그 집은 유전자가 다 기네길어

 

[남구가 웃는다]

 

같은 유전자 아닌데

 

?

 

아니에요

 

(남구

 

- (지호잘 먹을게요 - 그래그래

 

[지호가 한숨 쉰다]

 

[문 열리는 소리]

 

(남구?

 

(남구어떻게 둘이 같이 와?

 

(형님잠깐만요

 

서지호

 

!

 

너 왜 쓸데없이 누나 남자 친구인 척해주고 다니...

 

느라고 수고했다

 

[경쾌한 음악]

 

[놀라며?

 

네 덕분에 누나 오해가 풀렸어

 

(선우혁이야 앞으로 형이라고 불러

 

아아아니지

 

내가 왜 그...

 

그쪽한테 형이라고 합니까?

 

네 누나 남자 친구니까 형이라고 불러야지인마!

 

[남구가 놀라며어이 조수

 

이거 이거 어떻게 된 시추에이션인지 설명 좀 해봐

 

나도나도 설명 좀 부탁해

 

[자판 소리]

 

(택배원저 이수아 씨가 어느 분이세요?

 

전데요

 

(택배원저 이거 서태수 씨가 보내셨습니다

 

서태수 씨요?

 

(택배원수고하세요

 

(동료서태수 씨가 누구야?

 

우리 아버님이거 뭐지?

 

자기 연수 간다고 거짓말하고 집 나온 거 아신 거 아니야?

 

(동료며느리 마음 풀어주려고 서프라이즈 선물?

 

아니야

 

[동료가 한숨 쉬며시아버지가 선물도 보내고

 

열어봐뭔지 궁금하다?

 

[잔잔한 음악]

 

[띵동 소리]

 

(동료대리님 이거 사모님이 전해드리래요

 

 

[메시지 수신음]

 

(수아아버님이 보내 주셨는데

 

지금 내가 받을 처지가 아닌 거 같아서

 

(태수원양 어선 교육이 당겨져서

 

지금 부산으로 갑니다 나중에 연락합시다

 

[사포질 소리]

 

(태수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아버지라는 거 뼈저리게

 

알게 해줬고 알게 됐고 그러니까

 

이제 내버려 둬 나를

 

다 싫어나도 이제 너희들

 

[한숨 쉰다]

 

[한숨 쉰다]

 

[전화 진동음]

 

... 지안아

 

아버지 핸드폰이 또 꺼져 있어서요 아버지 괜찮으세요?

 

모르겠어나한테 완전히 정이 떨어졌는지 눈길도 안 줘

 

원양 어선 타기 전에 

 

풀고 가야 하는데 그런데 아버지는 왜?

 

[무거운 음악]

 

[놀라서 말 더듬으며지금 좀 바빠서 끊을게

 

지안이에요?

 

 

장사는 잘 되네

 

[더듬으며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서 딸 먹여 살리라고 했는데

 

딸은 왜 밖으로 내돌리지?

 

그 수모는 저로 족해서요

 

그럼 그만 겪어요 그 수모

 

?

 

여기 일 그만하시라고

 

새 점주가 구해지셨나 봐요?

 

그럼 제가 언제까지 나오면 될까요?

 

지금 당장

 

지금요?

 

가게 하기 싫다고 부회장님까지 찾아가 사정해놓고

 

미련 남나?

 

그건 아닙니다

 

이번 달 월급이에요

 

어쩼든 수고했어요

 

알겠습니다

 

지안이한테 꼭 전해요 이 소식

 

[긴장이 고조되는 음악]

 

[땅에 부딪히는 소리]

 

[전화 수신음]

 

아버지

 

(구급 대원서태수 씨 따님이세요?

 

그런데 누구세요?

 

(구급 대원저는 119 구급 대원인데요

 

서태수 씨 핸드폰에 제일 최근 수신 목록 보고 전화드렸어요

 

서태수 씨가 쓰러져서 지금 응급실로 가는 중이거든요

 

[놀라며저희 아버지가요?

 

[심각한 음악]

 

(태수글쎄 검사 같은 거 필요 없다니까 그래요선생님

 

(의사아니그러니까 일단 보호자가 오시고 난 다음

 

아 그럴 필요 없어요 지금 가야 해요

 

(지안아버지

 

(의사보호자세요?

 

저희 아버지 어떻게 되신 거예요?

 

아휴그냥 조금 어지럼증 느껴서 그런 거야나 괜찮아

 

지금 가도 돼이제

 

(의사환자분 고집 피우지 말고 좀 누워 계세요

 

지금 그냥 가시면 안 됩니다

 

글쎄 전 정말 괜찮습니다 선생님

 

(의사몇 가지 검사 좀 하려고 하는데

 

자꾸 가시려고 해요 구급차 안에서 토혈도 하셨다는데

 

[더듬으며토혈요?

 

(의사평소 전혀 불편하신 데가 없으셨대요

 

(의사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안 드셔서 그러시답니다

 

아니에요저희 아버지 평소에도 자주 토하시고 복통 있으셨어요

 

식사도 잘 못하시고 밤에 잠도 잘 못 주무신대요

 

구토에복통요?

 

아니글쎄 아니래도 그러네

 

선생님 저희 아버지 위 검사하셔야 돼요

 

내가 괜찮다는데 네가 왜 그래?

 

(의사어제 저녁부터 공복이시니까

 

바로 검사하실 수 있겠어요

 

복부 초음파하고 응급으로

 

위내시경부터 준비해 주세요 - 

 

여보

 

[심각한 음악]

 

[미정이 한숨 쉬며 훌쩍인다]

 

내 탓이야내 탓이야

 

나 때문에 저 몸으로 원양 어선 탄다고

 

[지호가 숨차하며아빠는아빠는 어디 계셔?

 

지금 검사 중이셔 거의 다 끝나가

 

도대체 상태가 어느 정도길래 길에서 쓰러지셨대

 

집 앞에서 쓰러지셨대 이웃집 분이 119 불러 주셨고

 

[한숨 쉰다]

 

(지안그런데

 

아빠 짐 가방을 가지고 계셨어 기타까지

 

(지호짐 가방?

 

벌써 원양 어선 타러 가는 거였어 그럼?

 

[한숨 쉬며구급차 안에서 토혈까지 하셨다는데

 

이해가 안 돼아빠 건강 검진에 위궤양으로 나왔다고 하셨다 그랬지?

 

근데 왜 증상은 할머니 때랑 석두 아저씨하고 똑같냐고?

 

[심각한 음악]

 

아버지 설마 우리한테 뭐 숨기셨던 거 아니겠죠?

 

어우 안 돼얘 설마

 

[지호의 한숨]

 

아버지 어지간히 집 떠나고 싶었나 보네

 

그런데 아버지 보험 없죠?

 

없지

 

망했을 때 깰 수 있는 건 다 깼지

 

내 것 하나 남겨두시고는

 

아버지 병원비 때문에 우리한테 감춘 거 아니야?

 

엊그저께도 그랬거든 병원비 걱정 안 하게 한다고

 

[흐느끼며 한숨 쉰다]

 

(지호만약에

 

만약에 우리 아빠 진짜 암이면 어떡해?

 

[미정이 놀라며 흐느낀다] (지안그런 말 하지 마

 

아닐 거야말도 안 돼

 

(간호사서태수 씨 보호자님 검사 모두 마치셨습니다

 

(미정아니?

 

(지안아버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집에 가려고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입원해 있으라고 했어요

 

체력도 안 좋아지셔서 입원 치료하셔야 돼요

 

아 글쎄 괜찮다니까

 

아빠 정말 왜 이래요?

 

집에 가서 얘기해

 

[미정이 애원하며여보제발요

 

[문 닫히는 소리]

 

(미정얼른 자리 펼게요

 

나 좀 쉴 테니까 이제 너희들 그만 가

 

아이아버지 상태가 이런데 우리가 어떻게 가요?

 

아버지 이렇게 짐까지 싸셔서 어디 가시려고 했던 거예요?

 

원양 어선 교육이 좀 당겨져서 조금 일찍 출발했던 거야

 

여기 써 놓았잖아 다

 

아버지 영양실조래요

 

그런데 무슨 원양 어선을 타요길에서 쓰러지셔 놓고

 

피까지 토했다는데

 

(지태원양 어선 안 타시잖아요?

 

제가 전화해 봤어요

 

[무거운 음악]

 

어딜어딜 전화해 봐네가 뭘 알아서?

 

부산에서 출항하는 원양 어선 다 알아봤어요

 

아버지 함자 없던데요

 

인력 업체 쪽에 취소하셨다면서요 안 타겠다고

 

원양 어선 타시는 거 아니면 어디 가려고 하셨던 거예요?

 

그냥 혼자 좀 지내려고 그랬어

 

혼자 지내다니 어디서요?

 

뭐 어디든 여행 삼아 그냥 좀 돌아다니면서

 

그럼 왜 우리한테 원양 어선 타러 간다고 한 건데요?

 

어디 가냐고 너희들이 귀찮게 굴까 봐 그랬어

 

그럼 건강 검진은요받지도 않으셨던 거죠?

 

그러면서 대체 왜 받았다고 하신 거예요?

 

아버지 혹시 아버지 건강 상태 알고 계셨던 거예요?

 

여보 대답 좀 해봐요 왜 건강 검진했다고 한 거예요?

 

치료받을 생각 없으니까

 

그게 무슨 말이에요?

 

결과가 뭐든 어떻게 나오든 치료받을 생각 없어

 

[슬픈 음악]

 

아버지

 

1기든 2기든 3기든 치료 안 받는다

 

당신 그럼 알고 있었던 거예요?

 

아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치료를 안 받으면 

 

그냥 죽겠다는 거야?

 

그럼 어때?

 

- (지호아빠! - (지태아버지!

 

이거 딱 한 번이야

 

내가 태어나서 내 마음대로 해보는 게

 

태어나서 지금까지 63년 동안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 본 날이 하루도 없어

 

그래서 죽는 건 내 마음대로 할 거야

 

말도 안 돼요 아버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아버지가 그러시면 저희는요 저희는 어떻게 해요?

 

저희 생각은 안 하세요?

 

그래 안 할 거야 다행히 죽게 됐다는데

 

뭐 하러 치료받아서 연명을 해?

 

사는 건 내가 선택 못 했지만 죽는 건 내가 할 거야

 

당신 죽는 것도 혼자 죽으려고 했던 거예요?

 

그래서 저렇게 짐 가방 싸서 몰래 떠났던 거예요?

 

말했잖아이제부터 내 인생 살 거라고

 

아버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세요 어떻게 아버지 생각만 하세요?

 

그래요자식들 생각은 안 해요?

 

안 하면 왜 안 되는데나만 생각하면 왜 안 되는데?

 

여태껏 가족 위해 살았어

 

잘났던 못났던 가족 위해 살았어

 

이제 이거 딱 한 번

 

[잔잔한 음악]

 

내가 내 마음대로  

 

나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는데 너희들이 왜 그걸 뭐라고 해?

 

너희들한테 피해 준 거 있어당신한테 피해 준 거 있어?

 

저희 보고 아버지 돌아가시는 거 그냥 보고 있으란 말이에요?

 

그거 평생 자식들 가슴에 대못 박는 일이에요

 

아빠 그거 정말 너무 이기적이에요

 

상관없어 내가 죽은 뒤에

 

너희들이 회한으로 땅을 치든 말든

 

나하고 상관없어 다 상관없어

 

여보

 

이제 그만하고 싶어서 그래 그만하고 싶어

 

살아야 될 이유가 없으면 안 살아도 되는 거야

 

내가 내 손으로 내 목숨 끊는데신이 데려가신다잖아신이

 

그게 감사해나는

 

쉬고 싶어 쉬고 싶어 이제

 

너희들 아무 상관없이 사라져 그게 자식인 거야

 

[구슬픈 음악]

 

[거칠게 숨 쉬며 올라간다]

 

난 이제 다 그만하고 싶어

 

(미정아버지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어

 

(지태의사는 뭐래?

 

[한숨 쉬며지금까지 증상에

 

할머니도 위암으로 돌아가신 가족력이 있으니까

 

일단 의심이 가는 상황인데 조직 검사 결과까지 봐야 한댔어

 

너희 아버지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가족밖에 모르던 사람이 혼자서 죽고 싶다고

 

혼자서 죽고 싶다고

 

지안아아버지 말씀이 그거 맞지?

 

혼자서 죽고 싶으시다는 거지?

 

아빠 알면서 우리 다 속이고 

 

그런 거지?

 

아빠 나 만나서 유언도 했어 그러고 보니까 그게 유언이었어

 

[흐느끼며어떡해...

 

[슬픈 음악]

 

(지호우리가 본 게 몇 번인데

 

아빠 혼자서 그동안 얼마나 많이 아팠을 거야

 

[흐느낀다]

 

이 정도셨구나아버지는

 

(태수안다고 너희들을 이해한다고 해서

 

내가 비참하지 않은 건 아니야

 

(태수당신들 눈치 보면서 살았어

 

모른 척 나도 허허거렸는데

 

이제 눈치 보고 사는 거 지긋지긋해

 

아버지 저 정도면

 

할머니 3기에 수술받으셨죠?

 

[흥분하며아니 왜 다들 암이라고 기정사실화시켜?

 

내일 결과 나올 때까지는...

 

일단 [훌쩍인다]

 

내일 검사 결과 나오는 거 보고

 

아버지 치료받으시게 설득하자

 

아빠 돈 때문에 저러는 거 아니야병원비 많이 나올까 봐

 

에이 짜증 나

 

아니야 우리 아빠가 벌써 그럴 리가 없어

 

나 가요

 

새언니는 아직 모르지?

 

(지안연수가 이번 주까지라고 했나?

 

언니 올 때까지는 말하지 마오빠 마음만 무거워

 

지수한테는 어떻게 할까?

 

검사 결과 나오고 지수한테도

 

둘이 사귄다고? [경쾌한 음악]

 

응 오늘이 2일째

 

어휴혁아 어떻게 된 거야?

 

지수 씨가 혁이 좋아하는 거는 알고 있었지만

 

고백은 내가 먼저 했어

 

전에 내가 먼저 했었는데

 

네가 하려고 했는데 내가 못 하게 막아서 넌 못 했어

 

그러니까 고백은 내가 먼저 한 거야 분명히

 

[놀라며어머혁아?

 

당신 동생이 이렇게 로맨틱에 터프한지 몰랐지?

 

[함께 웃는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내가 잘 부탁해야죠

 

이 커플이 성사되기까지 나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는 거 

 

인천에 막 내가 보내주고 벌칙으로 밥도 막 사게 하고

 

진짜 중요한 거혁이 여자 관계 정보에 대해 다 얘기...

 

[놀라면서아이고요 주둥아리

 

[웃으면서누나

 

(매형 은근히 입 싸다 근거 없는 추측성 정보를 막 흘려

 

그건 아니야 근거 없는 걸 말할 리 절대 없어

 

우리 남구 씨는

 

[남구가 웃으면서아이고 잘한다 내 마누라아이고 잘한다

 

말 조심해 자기 

 

우리 혁이는 없는 말 하는 애는 또 절대 아니거든

 

그건 그런 거 같아요

 

어이구 어이구 잘한다 내 여자 친구

 

(남구어이구 참

 

얘들 좀 봐라

 

 

[유쾌하게 웃는다]

 

[웃는다]

 

[한숨 쉰다]

 

[긴장감이 도는 음악]

 

[사진기 셔터음]

 

[사진기 줌 소리]

 

[사진기 셔터음]

 

[부드러운 음악 소리]

 

[한숨 쉰다]

 

비트 빠른 음악이 필요한데

 

많이 바쁜가?

 

[전화 수신음]

 

?

 

여보세요?

 

(지호신데렐라

 

[시끄러운 클럽 음악]

 

너 나와

 

지금클럽이네?

 

[EDM 음악]

 

[서현이 놀란다]

 

뭐야 너?

 

여기 알바하러 온 게 아니라 놀러 온 거였어?

 

(서현!

 

?

 

!

 

[술 취해서하이신데렐라 너 여기 왜 왔어?

 

돌았네 너가 오라며?

 

내가으음 

 

(지호신데렐라는 12시에 슝 집에 들어가야 되는데

 

내가 불렀을 리가 없는데

 

너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괜찮아?

 

[술 취해서내가...

 

'노 프라블럼'

 

[한숨 쉰다]

 

어 얘안 돼안 돼여기서 안 돼삼켜 삼켜!

 

(서현화장실 가자 화장실 어?

 

(서현!

 

(지호

 

신데렐라가 물약을 줬다

 

[한숨 쉬며헛소리하지 말고 얼른 마셔

 

이게 뭐야 진짜 간만에 놀려고 왔는데

 

[서현이 한숨 쉰다]

 

근데 네가 웬일로 클럽에서 돈을 써돈 버는 데서

 

세상이 엿 같아서

 

[큰소리로마음이 불안해서!

 

(서현깜짝이야

 

너 무슨 일 있어?

 

?

 

일은 매일매일 엄청 많지

 

무슨 일인데?

 

너도 내 고민 들어 줬으니까 나도 너 고민 들어줄게 말해봐

 

프랜차이즈 양도 때문에 그래?

 

[술 취해서그래 프랜차이즈 양도

 

그거 빨리 해야 되는데

 

빨리 사장 돼서 돈 많이 벌어야 되는데

 

[부드러운 음악]

 

나 이제부터 돈 벌건데

 

[흐느낀다]

 

그전에 우리 아빠 잘못되면 어떡하지?

 

아버지가 아프셔?

 

[큰 소리로 운다]

 

!

 

두고 봐 나 돈 엄청 벌 거야

 

우리 엄마아빠 병원비 따위 걱정 안 하게 할 거야

 

[한숨 쉬며 큰소리로기다려라

 

사장 서지호가 간다!

 

[한숨 쉰다]

 

출발...

 

으악!

 

[놀란다]

 

!

 

[발랄한 음악]

 

[지호가 술 취해서] '쇼 미 더 머니!'

 

(서현조용히 해어휴 진짜

 

(서현어휴 미치겠네 정말

 

[코 골며 잔다]

 

이런 데도 사람이 사는구나

 

신기하다

 

[벽을 두드린다]

 

(옆방 사람여기 너 혼자 살아?

 

어머나!

 

!

 

왜 이렇게 늦어?

 

[재성의 술 취해서 부딪히는 소리아휴

 

(재성아휴아휴

 

[재성이 기침한다]

 

(명희박 기사이게 무슨 일이야?

 

죄송합니다 약주가 과하셨나 봐요

 

(재성수고했어박 기사

 

잠깐!

 

이거 받아

 

아이고!

 

(재성아휴아이고

 

[재성이 기침한다아휴

 

아휴아이고

 

[한숨 쉰다]

 

씻고 자요

 

싫은데

 

이게 무슨 짓이에요 아랫사람들 앞에서

 

아이고이봐 노명희!

 

우리 왜 결혼했지?

 

[한숨 쉬며얼른 씻기나 하세요

 

[재성이 힘겨워하며 일어난다]

 

당신은 나랑 왜 결혼했더라?

 

난 부회장이 되려고 결혼했나?

 

[잔잔한 음악]

 

아닌데 나 회장되려고 결혼했는데

 

그렇지?

 

근데 간을 너무 오래 보시네 노양호 회장당신 아버지!

 

[목소리 높아지며최재성 씨

 

징그럽게 간만 보시네

 

평생 싫증 나게

 

(재성아휴

 

(재성아휴

 

...

 

[한숨 쉰다]

 

(재성...

 

(지안혁아나 오늘 집에서 자고 갈게

 

아버지 얘기는 내일 할게

 

지안이 오늘 집에서 자고 온답니다

 

안 물어봤는데요

 

 

생각보다 내숭이시네요?

 

서지안 씨랑 새벽에 방까지 드나드는 사이면서 시침 뚝?

 

무슨 얘기를 하는 겁니까?

 

진짜 시침 뚝이네 목격자인데 내가

 

셰어 하우스에서 그러면 안 됩니다

 

옐로카드

 

다음번에 또 그러면 레드카드

 

바로 퇴장이에요

 

무슨 새벽에

 

꿈이 아니었어?

 

밤새 날 간호했던 거야?

 

[한숨 쉰다]

 

[부드러운 음악]

 

(지안가족이면 무조건 풀어야 하는 거예요?

 

(태수그래도 기회는 한 번은 줘야지

 

(태수기회는 줘야지

 

(지안저는 이제 혼자 있고 싶어요가족 없이

 

(태수이제 집 생각하지 말고 네 마음 편한 대로 그냥 살아

 

[흐느끼며아버지

 

♪ 긴긴 꿈처럼 ♪

 

[오열한다]

 

♪ 거짓말처럼 오늘을 ♪

 

어떻게 죽겠다는 말을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 견뎌 내는 건 어쩌면 ♪

 

[한숨 쉬며제가 알아서 해요 저 이제 어린애 아닙니다

 

[퉁명스럽게그만하세요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르세요 제가 왜 이러는지

 

아버지 세대하고 달라요 지금은

 

저는 후회할 일 하지 않아요

 

두 분 어떻게 그러실 수 있어요 제정신이세요?

 

[큰소리로어떻게 그런 짓을!

 

[흥분하며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수 있어요어떻게!

 

근데 단 한 번도 왜 그랬는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단 한 번도 물어볼 생각도 들어 볼 생각도 안 해봤어?

 

[흥분하며무슨 말을 들어요

 

무슨 말을 하신들 변명이 되는 일이에요이게?

 

[한숨 쉰다]

 

[깊게 한숨 쉰다]

 

[부드러운 음악]

 

돌 팔찌?

 

[놀라며어떻게 아신 거지?

 

(태수수아야결혼하면서 패물 한 가지도 못 해준 게 

 

(태수늘 마음에 걸려서

 

(태수떠나는 길에 주게 돼서 미안하다

 

(태수그리고 살다 보면 무릎이 꺾이는 순간이 있는데

 

(태수그 무릎이 다 꺾이지 않게 지탱해 주는 게

 

(태수자식이 될 수도 있어

 

(태수언젠가 그런 아이가 너희들에게 오면 전해주렴

 

[울면서아버지!

 

[오열한다]

 

[미정이 한숨 쉰다]

 

(미정당신 자요?

 

[한숨 쉰다]

 

당신 자요?

 

 

우리 얘기 좀 해요

 

그냥 자

 

어떻게 잠을 자요잠이 오게 생겼어요?

 

미안해요

 

내가 정말 잘못했어요

 

당신이 뭘?

 

당신 몰아붙여서 지안이 보낸 것도 잘못했고

 

가게 받은 것도 잘못했고

 

[한숨 쉬며이렇게 혼자 아픈 줄 모른 것도 잘못했어요

 

알았으니까 나 부탁 하나만 하자

 

뭐요?

 

애들한테 짐 되지 마 절대

 

[깊은 한숨 쉰다]

 

여보왜 자꾸 그런 말을 해요무섭게

 

나는 당신 없이는 못 살아요

 

나 혼자 어떻게 살아?

 

요즘에는 부모 도움 안 받고는 

 

애들 자기 혼자 건사하기도 빠듯한 세상이야

 

사지 멀쩡하면서 애들한테 얹히는 거 

 

부모도 아니다 그건

 

어머 여보

 

[잔잔한 음악]

 

누구든 한 번은 떠나는 게 인생이야

 

평생 호강시켜 준다는 약속 못 지킨 건 미안한데

 

부부가 믿음이 있어야 부부지 한 이불 덮는다고 부부는 아니야

 

나 정리 다 끝났어 정리 다 끝난 사람이야

 

[흐느낀다]

 

[서럽게 운다]

 

[서럽게 소리 죽여 운다]

 

[애처롭게 운다]

 

[새가 지저귄다]

 

(태수나 혼자 지내러 간다

 

때 되면 연락 갈 거야 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문 닫히는 소리]

 

(미정지안아지태야!

 

(지태

 

(미정아버지가 없어졌어 아버지가 나가셨어

 

언제요?

 

어머니는 아버지 나가는 것도 몰랐어요?

 

새벽까지 깨있다가 잠깐 잠들었는데 그새 나가신 거야

 

짐까지 다 가지고 가셨어요?

 

기타까지 가지고 가셨어 아휴어떡하냐어떡하지?

 

아휴내가 옆에서 잘 걸

 

아니 내가 지킬 걸

 

[전화 연결음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전화 종료음]

 

[지안이 훌쩍인다]

 

[훌쩍인다]

 

(도경서지안

 

그제 밤에 내 방에 들어왔었나?

 

나 간호해 준 거니?

 

약 필요한 거 같길래 갔다 주러 간 거였어요

 

약만 줬어물수건으로 닦아도 줬잖아

 

열이 너무 높아서요

 

무슨 상관인데?

 

열이 높든 말든 열이 높아서 죽든 말든 상관 말아야지

 

상관없는 사람인데

 

하우스 메이트로서 해 준 거예요

 

다른 사람이 그렇게 아팠어도 그 정도는 챙겨줬을 거예요

 

잊었구나

 

난 내 영역에 아무나 마음대로 들어오는 거 싫어하는데

 

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

 

그거 집에 왜 안 들어 갔냐는 말인가?

 

 

너하고 끝이면 집에 들어간다고 누가 그래

 

[부드러운 음악]

 

말했는데 내 독립은 너만을 위한 게 아니라고

 

자립하기 전까지는 집으로 안 돌아간다

 

서지안 너 때문이 아니다 이젠

 

[문 여는 소리]

 

집에서 잤다면서 얼굴이 왜 그 모양이야

 

[까마귀 우는 소리]

 

운 것도 같고

 

저 어머니 아버지 아직 못 찾았어요?

 

(미정아직 못 찾았어

 

하늘로 솟은 건지 땅으로 꺼진 건지

 

그럼 일단 병원에서 봬요

 

[기타 소리]

 

[기타 소리 계속된다]

 

[기타 소리]

 

[신음 소리]

 

[괴로워하는 소리]

 

저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서태수 씨 위암 아닙니다

 

[심각한 음악]

 

암이 아니에요?

 

(의사조직 검사 결과 아닌 걸로 나왔어요

 

저 그럼 구토복통토혈은 왜 그러신 거예요?

 

그게 참...

 

보통 이런 경우를 건강 염려증이라고 해요

 

(의사내가 위암이 아닐까?

 

(의사지나치게 걱정하는 사람들이

 

위암 증상을 똑같이 나타내는 경우가 있거든요

 

건강 염려증요?

 

(의사그런데 서태수 씨 경우에는 다른 케이스입니다

 

상상 암입니다

 

상상 암이요?

 

[긴장감이 도는 음악]

 

♪ 내 사랑이 ♪

 

♪ 그대에게 닿을 수 있을까 ♪

 

♪ 네 손을 잡고 이 길을 ♪

 

♪ 걷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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