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황금빛 내 인생 8

 

보자 보자 하니 끝이 없고 봐주자 봐주자 했더니

 

봐줄 수가 없게 어이없네

 

처음부터 그런 앤 줄 알았지만

 

지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서지안이라고 했지...

 

우리 집에서 당장 나가

 

[의미심장한 음악?

 

당장 이 집에서 나가라고!

 

얼마 주면 나갈래얼마 줄까?

 

얼마 생각하고 들어왔냐우리 집?

 

그게무슨...

 

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돈 때문에 우리 집 들어왔으니까 그 돈 내가 준다고

 

[날카로운 효과음]

 

얼마 줄 건데요?

 

?

 

진작 이러지 그랬어요

 

이게 본 모습인데 뭐하러 오빠 행세하면서 사람 불편하게 해요?

 

아니다 나 놀려 먹는 게 재밌었겠죠?

 

놀려 먹어?

 

너에 대한 내 배려와 노력을 

 

놀려 먹는다고 표현했냐지금?

 

그런 배려 바란 적 없고

 

불필요한 노력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너 진짜 구제 불능 형편없구나

 

그쪽이 뭔데...

 

무슨 근거로 그런 말 해요? - 그거그쪽!

 

그게 근거야 네가 아주 형편없는 인간이라는

 

그쪽이 오빠라고 부르면 바로 오빠라고 불러야 돼요?

 

오빠 같지 않은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서 제일 싫은 사람이었었는데?

 

어머니아버지는?

 

그분들도 부모 같지 않아서 어머니아버지 안 했어?

 

불과 며칠 전까지 세상에 제일 싫은 인간이 네 오빠고

 

아버지어머니라고 부를 준비도 안 된 상태로

 

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게 너야!

 

부모님은...

 

(도경네가 돈 때문에 우리 집 들어온 거 뭐라 하는 거 같지?

 

천만에...

 

그걸 뭐라는 게 아니야 그건 당연한 거니까!

 

근데 돈 바라고 왔으면서 왜 거지처럼 굴어?

 

왜 공짜로 달래 왜 거저 가지려고 해?

 

내가 언제 공짜로... 거저...

 

내가 언제뭘 달랬다고 거지래요?

 

최소한의 노력도 안 하는 게 거지 근성이야

 

공짜 바라는 거야거저 갖겠다는 거야!

 

어디서 격 떨어지게 부리는 사람한테 거짓말하고 거짓말을 시켜

 

어머니한테 들켰으면 거기서 두 손 들어야지

 

계속 숨겨?

 

그리고...

 

이 밤에 생쥐처럼 맡긴 물건 찾으러 별채에 드나들어?

 

 2천만 원도...

 

(지안부모님은...

 

그건 상관 마세요 제 부모님이기도 해요

 

여기서 겨우 하룻밤 잤어요

 

내가 알아서 할 거예요

 

그리고 형제는...

 

모든 형제가 다 사이좋게 지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부모와 형제는 다른 거니까

 

거짓말이 잘못이라는 거 정도는 알고 컸어요

 

명 기사님한테 피해 안 되는 거짓말이었고

 

저도제 입장에서 사정이 있어서 거짓말한 건데

 

앞으론 조심할게요

 

근데 그 정도로 나가라마라

 

부모님이시라면 모를까

 

과하다고 생각해요

 

너 진짜 대단하다

 

사람 인내심 시험하는 데 도 텄어

 

전에도 그랬지만

 

오빠라고 부르기 싫어?

 

그럼 나가

 

오빠가 준 선물을 쓰레기처럼 바로 넘겨?

 

그럴 거면 나가라고 우리 집안 무시하지 말고!

 

저 무시한 적 없거든요?

 

나를 무시하는 게 이 집안을 무시하는 거야

 

말했지

 

이곳엔 이곳의 룰이 있다고!

 

저한테 그렇게 오빠 대접 받고 싶으세요?

 

천만에너 따위한테?

 

네 옛 가족들 선물 다 사면서

 

우리 가족들 선물 하나라도 챙겼어?

 

(도경생각도 안 났지?

 

어머니한테 돈 받아 나가 놓고

 

어머니아버지서연이... 아무도

 

(도경넌 애정도 추억도 없겠지만

 

물론 나도 그래근데?

 

우리 부모님은 아니다

 

네가 어떤 애든

 

우리 부모님한테 넌 딸이고

 

딸 찾았다고 기뻐하고 설레셨어

 

(도경그러니...

 

어머니한테 들켜 놓고도...

 

네 집에서 거절한 선물인데도...

 

기어이 다시 갖다 주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이 집에서 살진 말란 말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은 사람이었어?

 

동감이야나도 그랬으니까 

 

그래

 

네 갈 길 가 봐

 

대신

 

우리 집안 룰을 따르지 않으면 너...

 

그냥 두지 않아

 

[애잔한 음악]

 

(도경우리 부모님한테 넌 딸이고

 

딸 찾았다고 기뻐하고 설레셨어

 

[앓는 소리

 

왜 하필 저런 애가...

 

[똑똑]

 

누구세요?

 

사모님이 내려오시랍니다

 

 

부르셨어요... - 앉아 봐

 

네 스케줄이야

 

스케줄이요?

 

다음 주부터 시작하려고 했는데

 

내가 회사에 일이 많아졌어

 

오전에 피트니스 가서 

 

몸 관리부터 시작하자

 

끝내고, 2시에 양 선생 올 거야

 

... 2시요?

 

저 오늘 친구랑 점심 약속이 있는데요

 

친구? - 먼저 있었던 약속이라서

 

그래?

 

그럼

 

친구하고 점심만 먹고 3시까지 들어와

 

1시간 미뤄 줄 테니까

 

알겠습니다

 

다른 약속은 더 없니?

 

 

그럼 당분간

 

사적인 약속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잃어버린 25

 

빨리 되찾아야지 않겠니?

 

알겠습니다

 

빵이네누나가 웬일이야?

 

오늘은 이거 같이 먹자

 

나 우유 한 잔 마시고 나갈 거야

 

앉아 봐

 

네가 맛을 봐야 돼!

 

빵이 되게 맛있어

 

맛있어 봤자 빵이지

 

맛있네 - 맛있지?

 

나 이거 카페에 놔 보려고

 

손님들이 가끔 빵이나 샌드위치 없냐고 찾거든

 

알았어그렇게 해!

 

저기!

 

어딜 가는데 아침부터 서둘러?

 

있어이따 봐요

 

누나가 먼저 뭘 제안한 거 처음이지?

 

[혁 웃음소리] (연락할게!

 

누추한 데로 모셔서 죄송합니다

 

신분 회복하시면 

 

호텔 피트니스 센터로 다니시게 될 거예요

 

그때까지만 여기로 다니세요

 

어우... 여기도 너무 좋은데요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

 

...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 47, 48

 

(여자) 49, 50

 

눈 뜨세요!

 

골반이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 있네요

 

체중도 앞으로 살짝 쏠려 있고요

 

그러네요

 

체지방근육

 

다 미달이니까 

 

우선 스트레칭부터 먼저 시작할게요

 

(민 부장저는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2 30분까지는 오셔야 해요

 

메이크업 잊지 마시고요

 

저 이따가 친구 만나고

 

시간 맞춰서 들어가겠습니다

 

여기다...

 

아이고다음 달에도 좋은 거로 부탁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 고맙습니다

 

방장님이게 뭐예요?

 

아이고알 거 없습니다

 

그거그거그게 반죽 물에 들어가는 비밀 재료죠?

 

우와이거였구나

 

알곡식은 아니네

 

어이뭐 하는 거야 지금! - 

 

아이고아니... 

 

(지수방장님!

 

... 이 조그만 아가씨가 진짜!

 

확 잘라 버린다정말!

 

죄송해요

 

다신 냄새 안 맡을게요

 

(방장님아이씨

 

아휴

 

[극적인 효과음]

 

어머사장님!

 

정말이세요?

 

가게에 한번 놔 보려고요

 

그럼 빵 구경하세요

 

[그리운 음악]

 

...

 

빵 종류가 되게 많네요

 

(근데

 

아무도 안 계시나 봐요

 

 

주방장님이 반죽 재료 갖다 놓으러 창고 가셨나 봐요

 

... 

 

(지수혹시 방장님 나오셔도

 

납품이런 얘기는 안 하셔도 돼요

 

저한테 주문하시면 제가 갖다 드리면 되거든요

 

(그래 주실 수 있어요?

 

(그럼 전 더 좋아요

 

(지안혁아어디에서 볼래?

 

우리 집 앞? - 12시에 보자며?

 

집에서 나온다는 거 아니었어?

 

뭐하러 우리 집 앞까지와

 

근처 카페에서 보면 되지 - 

 

나오기나 해 지금 너네 집 앞 골목에 있으니까

 

우리 집 앞 골목이라고?

 

[경쾌한 음악]

 

제 동생 겁니다 - (기사... 

 

왜 안 나와?

 

(지안선우혁!

 

쟤가 왜 저기서 와?

 

[지안 거친 숨]

 

너 대체 왜 그래?

 

왜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린다는 건데?

 

넌 왜 집에서 안 나오고 저기서 와?

 

이 시간에 어디서 오는 거야그 차림새는 뭐고!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이럴 줄 알았다니뭐가?

 

2천만 원이야

 

이걸로 당장 그 2천만 원 갚고

 

나한테 취직해서 다달이 갚아 무이자야

 

...

 

너 왜 이래? - 너야말로 왜 이래?

 

미쳤냐? 2천만 원 때문에!

 

너 대체 어떤 소굴로 들어간 거야?

 

소굴이라니? - 빌렸다고?

 

너한테 그냥 2천만 원 빌려줄 사람 세상에 없어

 

돌려받았다고?

 

조건 없이 2천만 원 돌려줄 사람 세상에 없어변명할 생각 마

 

...

 

대학 입학 전부터 장사해서 학비 벌다가 사업까지 한 놈이야

 

세상 구를 만큼 굴렀어!

 

너 이대로 망가지는 꼴은 못 보니까

 

이거 받고 당장 그거 때려치워

 

내가 뭘 하는 거 같아서 때려치우래?

 

꼴을 보니 술집 새끼 마담이나 스폰 받거나

 

너 날 뭐로 보고!

 

... 선우혁너 죽을래?

 

너 같으면 너처럼 변한 너보고 뭐라고 할 건데?

 

혁이 너처럼 생각하겠다나도

 

근데...

 

나 정말 돈 필요 없어

 

그 돈 정말 돌려받았고

 

이상한 소굴에 들어간 것도 아니야

 

근데...

 

지금은 말할 수 없어

 

아니...

 

말하기 싫어너한테

 

?

 

왜 나한테는 말하기 싫어켕기는 거 없는데 왜?

 

네가 사실은 재벌 자식이라면?

 

그럼 넌 어쩔 건데갈 거야?

 

안 가지!

 

친부모가 재벌이 아니라면

 

지금 부모보다 훨씬 더 가난한 사람이라면

 

그래도 갈까? - 안 가겠지!

 

결국 돈 때문에 가는 건데

 

돈 주길 바라면서 사는 사람들이 부모 자식이 될 수 있겠어?

 

그냥... 좀 나중에 말하고 싶어

 

그냥 네가 생각하는 건 아니라는 것만 말할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 안 되겠다

 

어디 가서 얘기 좀 하자

 

어딜 가는 거냐고?

 

가 보면 알아

 

너 나 좋아하니?

 

그 말이 왜 야단치는 거로 들리지?

 

만약 그런 거라면 그만둬 우린 안 어울려

 

오버하지 마

 

너랑 다시 만난 게 얼마나 됐다고 널 좋아해?

 

오버는 네가 하고 있거든?

 

너 되게 이상하게 구는 거야 나한테

 

친구 일에 오지랖은 너 따라갈 사람 없었거든

 

왜 안 오시지?

 

? - ?

 

꼭 할 말 있을 때 웃는 그거였잖아방금

 

헤 웃는 거

 

... 제가

 

고백할 게 있어서요

 

제가 납품해 준다고 했어요 방장님 허락도 안 받고

 

그 자전거맨 아시죠?

 

그 사람을 볼 수 있는 정말 유일한

 

정말 세상에서 딱 하나밖에 없는 방법이어서 그랬어요

 

그 카페가 이 의자 산 카페인데요 - (남구

 

? - 납품하고

 

서지수 씨가 책임져

 

무슨 책임요?

 

여기 와서 빵 맛이 이러쿵저러쿵 군소리 못 하게

 

배달해 주라고

 

정말요?

 

카페 주인이 이 가게에 오게 되는 날이

 

제가 잘리는 날이죠

 

(지안진짜 이상하게 군다니까

 

아니여기 올 거면서 여기 온다는 얘기를 왜 안 해?

 

그리고 얘기를 꼭 여기 와서 해야 돼근처에 카페 많은데?

 

커피 사 와그럼 얘기해 줄게

 

커피를 사라고? - (인마

 

나 장사꾼이야

 

아메리카노

 

나보고 여기서 일을 하라고?

 

사람 구하고 있었거든

 

취업할 때까지 여기서 알바하라고

 

그래서 나 여기로 데리고 온 거구나

 

중소기업은 특채로 알아봐 줄 수도 있어

 

싫어? - 너 계속 이러면 

 

나 네 번호 차단할 거야

 

?

 

그러니까 그만해 너처럼 좋은 친구 잃고 싶지 않으니까

 

(지안네가 정말 내 친구라면 

 

나한테 좀 시간을 줘

 

조만간 다 말할게

 

나 가 볼게

 

정말 조만간 다 말해 줄 거야?

 

남친 아니라고?

 

쟤 진짜 다잡지 않으면 큰일 나겠네

 

맞다 여기 연남동이지?

 

지수 빵집도 연남동인데?

 

?

 

?

 

택시!

 

[경쾌한 음악]

 

네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어

 

[문자 수신음]

 

(유 비서회의 30분 전입니다

 

고생 많이 해라

 

어떻게...

 

[통화 연결음]

 

(기계음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통화 종료음]

 

[날카로운 효과음]

 

사모님께서 안내만 해 드리고 오라고 하셔서

 

저는 바로 돌아왔는데요

 

은석이 핸드폰이 꺼져 있어

 

친구 만난다고 하셨으니까 ...

 

친구 만나는데 왜 핸드폰이 꺼져 있냐고!

 

2시 반까지 돌아오라고 하셨잖아요

 

아직 10분 남았습니다

 

그래도 피트니스 클럽에 전화해서

 

은석이 언제 나갔는지 확인해 봐

 

은석이 들어오면 나한테 바로 전화하고

 

[미스터리한 음악]

 

여보은석이 핸드폰이 꺼져 있어요

 

집에도 안 들어왔데요

 

친구하고 점심만 먹고 온다고 했는데

 

2시 반까진 들어오기로 했는데

 

지금 3시가 넘었는데 안 들어왔어요!

 

3시에 양 선생 수업인데도 안 들어오고 연락도 없어요!

 

친구들하고 얘기하다가 깜빡했을 거야

 

핸드폰이 꺼져 있다고요!

 

여보 - 은석이

 

우리 은석이 납치된 거면 어떡해요?

 

?

 

그게 무슨 소리야납치라니!

 

요즘 애들이 핸드폰이 꺼졌는데

 

몇 시간을 그냥 둬요?

 

우리 집 약속을 잊어도 정도가 있지

 

3시가 넘었는데 연락도 없이

 

말이 안 되잖아요!

 

친구 누구 만난다고 했는데?

 

안 물어봤어요

 

물어봤어야 했는데

 

하아...

 

하아...

 

그럼 이렇게 하시죠박 이사님

 

판매 2천 장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이

 

비효율적인 거잖아요

 

위탁할 수 있는 국내 라인 먼저 접촉해 보시고

 

안 되면 광저우 쪽

 

안 되면 버리는 거로

 

알겠습니다

 

이게 마지막인가?

 

해성 어페럴 창립 기념 이벤트 행사 기획안 최종 선정된 겁니다

 

이게 뭐야?

 

(도경) 3개가 동점이네요

 

그래서 팀장님께서 결정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아니어쩌다

 

똑같이 둘 A를 주셔서

 

저한테 책임을 넘기십니까?

 

[일동 웃음소리]

 

'꽃들의 향연'

 

컬러별 생활 세팅이라...

 

꽃 알레르기 있는 사람들도 있을 거란 생각 못 했나?

 

'아이 러브 독 페스티벌'

 

중앙 광장에 애견 존을 만든다

 

잘하면 개판은 되겠네

 

오감 만족 프로젝트

 

... 이거이거이거!

 

2차 후보작들 읽을 때 이게 제일 낫더라니

 

그럼 그걸로 정하겠습니다 - 

 

[한숨]

 

[슬픈 음악]

 

(태수가고 싶다고?

 

아무리 고생을 했다고 그러지만

 

... 이렇게 쉽게 가고 싶어?

 

아빠...

 

(도경

 

네 옛 가족들 선물 다 사면서

 

우리 가족들 선물 하나라도 챙겼어?

 

아버지어머니라고 부를 준비도 안 된 상태로

 

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게 너야

 

혹시나 했다

 

너 태어나기 전부터 살던 집이거든

 

네 방도 그대로 있었는데

 

이번에 어머니가 새로 꾸미셨다

 

은석아...

 

(빌렸다고?

 

너한테 그냥 2천만 원 빌려줄 사람 세상에 없어

 

이 돈 때문에 한 사람 인생 망칠 게 뻔한 거 알면서

 

모르는 척할 수가 없어 다시 왔어요

 

이 돈 돌려줘야겠어서

 

꼴을 보니 술집 새끼 마담이나 스폰 받거나

 

사채 아니면 누가 이 돈을 줍니까당신 같은 사람한테!

 

이 돈 2천만 원이 휴지 같아서 돌려주는 거 절대 아닙니다

 

진작 이러지 그랬어요

 

이게 본 모습인데 뭐하러 오빠 행세하면서 사람 불편하게 해요?

 

아니다 나 놀려 먹는 게 재밌었겠죠

 

놀려 먹어너에 대한 배려와 내 노력을 

 

놀려 먹는다고 표현했냐지금?

 

최소한의 노력도 안 하는 게 거지 근성이야!

 

공짜 바라는 거야 거저 갖겠다는 거야!

 

[한숨]

 

(민 부장은석 아가씨 별다른 기색 없으신데요

 

그럼 다행인데 여태 뭐 하다 이제 온 거야그럼?

 

다녀왔습니다

 

은석아너 별일 없었던 거야?

 

여태 어디서 뭐 하다 이제 온 거야?

 

3시에 레슨도 있었다던데 핸드폰 전원도 꺼져 있고

 

!

 

죄송합니다

 

제가 핸드폰을 잃어버렸어요

 

은석아!

 

무사했구나

 

어머니...

 

핸드폰을 잃어버렸대

 

[문 닫힘]

 

(명희핸드폰 잃어버렸으면 전화할 생각 못 해?

 

3시 약속은?

 

핸드폰 찾느라고...

 

그 안에 주소록이랑 사진이랑 메모랑

 

중요한 게 너무 많아서

 

레슨 있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엄마가 걱정할 거란 생각은 안 했니?

 

너한테 무슨 일 있는 줄 알고

 

피가 마르고 살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어!

 

너 또 잃어버리나 해서

 

죄송해요

 

너 앞으론 단독 외출 금지야

 

무조건 명 기사하고 다녀!

 

[애잔한 음악]

 

대답 안 해?

 

알겠습니다

 

도경이 왔냐? - (도경

 

빨리 집에 오라는 메시지 남기셨길래요

 

너 회의 중이라길래

 

은석이가 연락이 두절돼서 어머니 걱정이 너무 심하셨다

 

혹시 몰라서 빨리 들어오라고 했어

 

어머니 거의 쓰러지셨었어요

 

그래?

 

어머니괜찮으세요?

 

도경이나 좀 보자

 

행동 조심해라

 

어머니 아시기 전에 남친도 정리하고

 

죄송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어제 저한테 하신 말씀들

 

다 맞아요

 

상관없는데?

 

네가 생각이 짧은 애든 응큼한 애든

 

노 프러블럼노 터치

 

우리 집안 룰만 어기지 마

 

난 아는 척 안 할 테니까

 

그리고 저 남자 친구 없습니다

 

[문 닫힘]

 

이걸 내가 줍길 잘했네

 

(가방 안에 보면 수표 든 봉투 있을 거야

 

내가 정말 오래된 친구로서 부탁하는데

 

그 돈 갚고 건강하게 살자지안아

 

서지호!

 

!

 

왜요? - 너 아직도 자냐?

 

운동 갔다 온 거예요?

 

너 우리 백화점 쉬는 날이면 여기서 개길 거야?

 

좀 나가

 

나가서 좀 집 구경이라도 다녀 날씨도 좋은데

 

요새 집안일 때문에 에너지를 너무 썼더니

 

방전됐나 봐요

 

(매니저... 지겨워진짜

 

[TV 소리]

 

내가 귀찮죠 - 

 

백화점 쉬는 날마다 빈대 붙어서

 

귀찮은 건 아니고

 

한두 달도 아니고 너 좀

 

집 구하는 게 낫지 않겠냐?

 

뭐 돈 모아둔 것도 있다며?

 

아이그건 장사할 종잣돈이에요

 

저도 죽을 맛입니다

 

백화점에웨이터에

 

아침마다 학원 간다고 8시에 나와야 되지

 

코피 터져요진짜

 

그래도 집에선 수험생인데

 

뭐라 그러고 방을 구하냐고요

 

시간 아깝다고 해시간 아깝다고

 

그 뭐 수능 끝나기 전까지 학원 근처 고시원이라도 좀!

 

고시원내가 그 생각을 왜 못 했지?

 

할렐루야

 

고시원 좋아 고시원 좋다니까?

 

백화점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잠도 자도 되고 그렇지?

 

좋네좋네좋아좋아!

 

[TV 해성 광고

 

뭐야?

 

아무튼 형아 샤워 좀 할 테니까 정리 좀 해

 

내 집도 아니면서 더럽게 - 

 

어허큰누나네 회사

 

어디재벌 집 입성 소감 좀 들어 볼까나?

 

(지호아가씨

 

[통화 연결음]

 

(기계음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맞는데?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기계음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통화 종료음]

 

설마 큰누나 번호 바꾼 거야?

 

들어가자마자나한테 알려주지도 않고?

 

(기계음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지안아빠나 지안이

 

[슬픈 음악]

 

대전엔 잘 내려가셨어요?

 

아까는 죄송해요

 

아까는...

 

너무...

 

너무 미안해서 화냈어

 

나 정말 아빠한테 원망만 있는 건 아니야

 

진짜 그런 거 아니야

 

우리한테나한테

 

얼마나 잘했는데어떤 아빠였는데!

 

그런 거 아니까

 

간다고 하는 게 죄송한데

 

난 또 가고 싶으니까

 

아빠는 말리려는 거 같고 그래서 그런 거야

 

나 가서...

 

지금 이 상황에서만 좀 벗어날게

 

지금은

 

내가 정말 버틸 힘이 없어서 그래요

 

이렇게 초라하게 무너지기 싫어서 그래

 

아빠사랑해요

 

아빠사랑해!

 

그럼...

 

건강하세요

 

[통화 종료음]

 

아니또 통화는 안 하고 계속 듣고만 계시네

 

형님도대체 뭘 듣는 거예요?

 

아이뭐 벌써 일을 하고 그래요?

 

지금 쉬는 시간인데

 

나 오늘 서울 간다고 그랬잖아

 

내 몫은 해 놓고 가야지 신경 쓰지 마

 

아 참...

 

(성민처음 뵙겠습니다 김성민이라고 합니다

 

저도요이수아라고 합니다

 

'저도요'라뇨?

 

저도 처음 뵙는다고요

 

유머러스하시네요

 

근데 되게 동안이시네요

 

철이 없어서 그래요 생각도 없고요

 

저도 수아 씨처럼 동안 되려면

 

철없이생각 없이 살아야겠네요

 

전 너무 생각이 많거든요

 

생각 많이 해서 뭐에 쓰시려고요?

 

다 뛰어 봤자 벼룩 인생인데요

 

성민 씨는 아니시구나

 

회계사라면서요?

 

- (지태확 젊어졌습니다 - (행인

 

(동료젊은 분들 많이 이용해 주세요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여러분들의 든든한 동반잡니다

 

(동료서 대리님전단지들 되게 안 받는데요

 

우리도 점심 먹으러 갈 때 아주머니들이 주는 전단지 안 받잖아

 

그럼 어떡해요? - 뭘 어떡해받게 하면 되지

 

혹시 도를 아십니까? - 아니됐어요

 

그럼 혹시 협동조합은 아십니까? - ?

 

확 젊어진 협동조합입니다

 

젊은 분들께 인사드리러 나왔습니다

 

한번 읽어 보세요 2, 30대 전용 상품도 있어요

 

 - 감사합니다!

 

젊은 분들께 따뜻한 조언입니다

 

베트남 현지 사흘 만에 무려 67만 달러 계약 성사

 

그럼 우리의 원칙은 얼마일까요?

 

10주에 100프로!

 

두 달 반 만에 투자 금액 전액 회수 가능합니다

 

그럼 이게 끝일까요?

 

이 재단에서 앞으로 우리와 손잡고

 

베트남에 수출할 건강 기능 식품이 몇 개?

 

러키 세븐!

 

7!

 

상황버섯 말고도 건강 기능 식품 7개가 수출되면

 

여기 계신 투자자님들 가족들 얼굴 보기 힘들어지십니다왜냐?

 

쓸 돈이 너무 많거든요 

 

선생님어디 가십니까?

 

집에 갑니다

 

10분이면 끝나는데요 마지막이 중요하시거든요

 

10주에 100프로 수익이요?

 

아직도 그런 요행으로 서민들 현혹합니까?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사람들이 참...

 

여러분의 따뜻한 이웃입니다!

 

누구의 이웃젊은이들의 이웃!

 

감사합니다!

 

확 젊어진 협동조합입니다

 

... 네일샵 오픈할 건데요

 

혹시 저도 여기서 대출받을 수 있나요?

 

그럼요

 

은동 지점 서지태 대리입니다 오시면 상담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동료 한숨서 대리님

 

이거 인물 탓 아닙니까?

 

인물도 경쟁력이긴 하지

 

능력이 인물을 이기는 사회!

 

제가 보여 드리죠!

 

서 대리님하고 떨어져서 하고 올 테니까 30분 후에 봬요

 

나 이거 다 끝내면 갈 거야!

 

[잔잔한 피아노곡]

 

[목 가다듬는 소리]

 

서지태입니다

 

반갑습니다이수아라고 합니다

 

처음 보는데 반가워요?

 

나갈 땐 원수처럼 헤어질 수도 있는 게 소개팅이라던데

 

절대로절대 그럴 리가 없어서 반갑다고 한 거예요

 

[극적인 효과음]

 

[종이 떨어지는 강조]

 

장석두!

 

너 뭐 이런 걸 소개시키냐?

 

뭐 얘기하고 자시고 할 거 없어투자는 무슨

 

만나서 얘기 들어내가 지금 갈 테니까

 

이 자식 이거이런 줄 알고선 일 있다고 나만 보낸 거 아니야?

 

나쁜 놈 같으니라고

 

와인바가 근처라 레스토랑에 차 두고 가는 게 낫거든요

 

그래요

 

여기서 1

 

그 와인바로 2차 가면 커플 성공률이...

 

[애잔한 음악] (성민수아 씨?

 

아는 사람이에요?

 

아니에요

 

- (수아가요 - (성민

 

이수아!

 

이수아!

 

조건 좋은 분

 

양다리 걸치는 여자한테 관심 있어요?

 

있으면 계속 구경하시고!

 

수아 씨!

 

죄송합니다안녕히 가세요

 

[수아 한숨]

 

어떻게 된 거야? - 너야말로 뭐 하는 건데?

 

세무 조사 야근한다며?

 

야근을 홍대에서 하십니까?

 

내 뒤밟았어? - 뭐 하는 거냐고!

 

야근한다고 거짓말하고 소개팅을 해?

 

그것도...

 

나하고 소개팅한 데서?

 

저 사람이 정한 거야

 

기억 안 ?

 

여기 소개팅 성사율 높다고 유명한 데잖아

 

내 말이... 그 말이야?

 

너 그날...

 

랍스터 시키는 나보고

 

된장녀 같다고 찼었지?

 

근데 저 사람은 내가 더치페이하자고 했더니

 

자기가 다 내겠다고 하더라?

 

그게 지금... 이 상황에서 할 말이야?

 

... 딴 놈 만나다가 들켰어나한테 지금!

 

만나면 어때서?

 

우리 그러기로 했잖아

 

언제든 딴 사람 만나도 되는 거로

 

언제든 오케이 해 준다며? - 안 해어졌잖아!

 

그래야 하는 거였어?

 

난 언제든 딴 사람 만나도 되는 줄 알았지!

 

- (지태 - !

 

이수아! - 왜 이래?

 

!

 

이수아진짜! - 네가 무슨 자격으로 화를 내?

 

난 이제 결혼이 하고 싶어

 

근데 넌 안 할 거잖아

 

서지태넌 평생 결혼 안 한다며!

 

(지태이수아너도 구질구질한 결혼 안 한다며?

 

(수아안 구질구질하면 결혼 생각 있는 거 몰랐어?

 

그래서 소개팅했어

 

이 빌어먹을 자식아

 

넌 내가 캐나다에 선보러 간다고 했을 때도 가라고 했어

 

안 갈 거 알았으니까

 

외국 가서 살기 싫어서

 

부모님 이민 가도 혼자 한국에 남은 거라며?

 

선보러 가서 안 오게 되면

 

안 온다고 연락이나 하란 게 너야

 

네가서지태 네가! - 그래!

 

그랬어

 

안 할 거 믿고 그랬던 내가 등신이지만

 

그래하랬어

 

그래서 너 캐나다 갔어?

 

여기가 캐나다야? - (수아뭐가 다른데?

 

캐나다나 여기나 뭐가 다른데?

 

선보라고 했잖아

 

아무 때나 맘 변하면 가라고 했잖아!

 

그래 놓고 왜 이래?

 

...

 

미리 말 못 한 거?

 

그래미안해

 

미안해 미안해됐어?

 

안 됐어 - ?

 

이젠 서지태 너...

 

사랑하지 않는다

 

이수아 감정은 끝났다!

 

그러니까

 

헤어지자는 말 안 했잖아

 

그 말 해그래야 끝나는 거야

 

깨끗이 끝내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우리 약속대로

 

넌 진짜...

 

나 안 사랑하는구나?

 

그래

 

사랑하면 이럴 수 없어

 

할 말 하고 가

 

당장 방 한 칸 마련할 돈도 없는 집 장남이어서

 

그 잘난 장남 노릇만 하는 너

 

나 싫어

 

그래서?

 

너 감정 끝냈냐고!

 

나쁜 새끼

 

말하고 가!

 

[사람들 웅성거림]

 

수아야...

 

이 나쁜 새끼야이 나쁜 놈...

 

(수아뭐라고 하라고?

 

무슨 말을 하라고?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

 

됐다

 

!

 

[사람들 웅성거림]

 

!

 

그래나 결혼 안 할 거야

 

결혼 따위 안 해!

 

반월세 사는 집 장남이라

 

희망이 없어서 결혼 안 해!

 

내 자식한테!

 

나 같은 가난 대물림하기 싫어서!

 

결혼 안 해

 

이수아네가!

 

네가 원하는 아파트에 살 수 없어서

 

결혼 안 해 안 해평생!

 

그러니까...

 

가라

 

[동경소녀의 '어쩌면 내일은재생]

 

(석두태수야

 

얼마나 황당했길래 아무 말도 안 해

 

한 시간이나

 

식사해

 

사흘 만에 67만 달러까진 아니지만

 

꽤 했는데

 

하노이에 수출 루트 뚫은 것도 사실이고

 

그러니까 내가 관심을 가졌지

 

투자 욕심에 너무 오버한 것 같은데

 

석두야

 

우리 종합 상사 시절에

 

너보다 내가 실적이 더 좋았지?

 

왜 갑자기 상사맨 시절 얘기야?

 

좋았지한참 좋았지

 

회사 나와서 각자 사업할 때도

 

네가 내 도움 많이 받았지

 

거래처 많이 넘겨줬지네가

 

그때... 부도만 안 났으면

 

나 지금도 꽤 괜찮았겠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러니까 그때 내가 다시 베트남 같이 가자니까

 

그때는

 

너무 무섭더라고...

 

무서웠다고?

 

민성이 자식이...

 

민성이 자식이 결제 대금까지 싹 털어서 사라졌을 때

 

하루아침에 바닥 쳐 보니까

 

애들이

 

장대 같은 자식들이 넷이야

 

[슬픈 음악지태가 대학생

 

지안이 지수가 이제 막 고2

 

지호가 중1

 

돌도 씹어먹게 생긴 애들 넷을 데리고

 

빚쟁이 피해서 서울 떠나

 

부산마산 떠돌 때

 

너무 두렵더라고

 

나이는 50 넘었지

 

다시 시작했다 잘못되면 

 

처자식들 밥도 굶기겠더라고

 

근데 왜 이제 와서 다시 사업을 시작하려 해?

 

60 넘어서

 

그때

 

다시 한번 기운 내볼걸 그랬다

 

용기 내볼걸

 

장 사장!

 

... 왜 이렇게 됐냐?

 

결혼하고 하루도 안 쉬고 뛰었는데

 

뛰고 또 뛰었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무능한 아버지더라 내가...

 

이건 콩나물 김치 라면!

 

... 하나 더 끓여야 되겠다

 

누나가 먼저 먹는다!

 

그래그래야 작은누나지

 

작은누나 빼!

 

큰누나 없으니까!

 

아 참혹시 큰누나한테 전화 왔었어?

 

걔가 전화를 왜 해!

 

그럼 진짜 일부러 번호를 바꾼 건가?

 

아니큰누나한테 전화했더니 없는 번호로 나오더라고

 

잘 밤에 라면이야?

 

엄마 혹시 큰누나한테 전화 왔어?

 

들어오세요

 

옷이 그게 뭐야?

 

얼른 잠옷 갈아입어

 

... 이게 잘 때 입던 거라 편해서요

 

편한 대로 살면 안 돼 격식에 익숙해져야지

 

노력 없이 되는 건 없다

 

노력해 볼게요!

 

내려가시면 잠옷으로 갈아입을게요

 

오늘 같이 자자우리

 

?

 

하루만!

 

...

 

[애잔한 음악]

 

그동안

 

고생 많았다

 

하루도

 

널 잊은 적이 없어

 

엄마...

 

오늘은 나랑 자!

 

안 잤어?

 

깬 거야?

 

나랑 자 오늘 하루만?

 

알았어

 

지수야

 

엄마

 

너는 행복하지?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안 행복한 적이 없었어

 

지금은 불행해

 

언니가 없어서

 

내가... 같이 잔 거야?

 

안녕히 주무...

 

[익살스러운 음악] [당황한 소리]

 

어머니랑 같이 잔 소감이 어떠냐 은석아?

 

어머니가 언니 방에서 주무셨어요?

 

어찌나 부러운지

 

여보나도 하루 같이 자자고 할까?

 

어우아무리 딸이래도 다 큰아이예요

 

[재성 웃음농담이야농담!

 

농담이다은석아

 

알아요

 

어머니하고 같이 자서 좋았어요

 

언니입에 음식물 있을 때 말하면 안 된다니까요

 

!

 

죄송합니다

 

서현이 앞으로 네가 일일이 지적 안 해도 돼

 

오늘부터 레슨 시작할 거야

 

 

직접 빨래를

 

그것도 욕실에서 하면 안 된다는 것도

 

가르쳐 줄까요?

 

네가 빨래를 했다고?

 

집에서 제 빨래는 늘 그렇게...

 

네가 그런 것까지 하면 

 

우리 집 도우미들은 왜 월급을 받아?

 

할 일해서는 안 될 일이 그렇게 분간이 안 돼?

 

조심하겠습니다

 

(지안서현아!

 

오늘 오전 수업 없다 그랬지?

 

그럼 우리 차 한잔할까?

 

그러세요

 

첼로 전공이라며?

 

그럼 졸업하고 뭐 할 거야?

 

유학 갈 거예요줄리아드 음대요

 

줄리아드?

 

우와멋있다!

 

그럼 연주가 되는 거네?

 

아니요

 

뉴욕 가서 1년 후쯤

 

뉴욕대 다니는 뉴월드 그룹 차남 만나게 될 거거든요

 

캣츠나 오페라의 유령 같은 뮤지컬 보러 갔다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될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야?

 

그래서 그다음에 약혼하고

 

석사 따고 들어와서 결혼

 

그렇게 정해져 있어요

 

뉴월드 그룹 며느리가 되는 거죠

 

넌 아직 그 사람을 모르잖아

 

좋아질지안 좋아질지도 모르고

 

좋아질 사람일 거예요

 

저 차 다 마셨는데 일어나도 될까요?

 

... 그래

 

근데...

 

존댓말 말고 말 편하게 했으면 좋겠어

 

왜요?

 

그래야 친해지지

 

우리 친하게 지내보자

 

어떻게요서로 통하는 게 없을 텐데

 

빨리 우리 집안에 적응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

 

친해지기 싫다는 거야?

 

아가씨! - !

 

어머니께서 앞으로 이 휴대폰 쓰시라고 합니다

 

(지안그래요?

 

그럼 저 얼른 가서 개통하고 올게요

 

저 어제 분실 신고도 못 했거든요

 

개통된 겁니다

 

신분증 주시면 해지하겠습니다

 

... 그럼

 

번호도 달라지는 건데요?

 

저는 사모님 지시만 전하고 행할 뿐입니다

 

곧 양 선생님 오실 시간이라서

 

집에 계셔야 해요

 

... 알겠습니다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지안엄마나야지안이

 

어머지안아!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그냥 번호를 바꿔 주셨어

 

... 그래?

 

(지안아빠하고 오빠지호한테 제 번호 좀 알려주세요

 

지수한텐 내가 할게

 

지안아그거 얘기했어?

 

유학 보내 달라고 했어?

 

아니온 지 며칠이나 됐다고

 

엄마 내가 나중에 또 전화할게요 나 또 내려가 봐야 돼

 

그래알았어!

 

[통화 종료음]

 

배달 왔습니다!

 

여기요!

 

어제 주문하신 대로 4종류 하나씩만 담아 왔어요

 

많이 시키는 것도 아닌데 배달까지 해 주시고

 

아니에요아니에요!

 

운동 삼아 오가는 거라서 저는 더 좋아요

 

종일 빵집에만 있으면 되게 답답하거든요

 

그러니까 절대 오실 생각은 하지 마시고

 

아무 때나 전화 주세요!

 

고마워요

 

(지수분명히 가구 때문에 자주 오는 거 같은데

 

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나?

 

답이 없네서지안

 

[경쾌한 음악]

 

안녕하세요서지...

 

아니최은석입니다

 

반갑습니다

 

양 선생이라고 편하게 불러 주세요

 

... 양 선생님

 

여기 이쪽으로 앉으시겠어요?

 

... 저기 민 부장님 저희

 

차 좀 일단 주시겠어요?

 

식탁에 다과 준비되어 있습니다

 

... 그래요?

 

양 선생님혹시 잠시 티타임 괜찮으세요?

 

잠깐만 앉아 보시겠어요?

 

!

 

저는 아가씨에 대해서 다 알고 온 사람입니다

 

그러니 편히 대하세요

 

 

좀 전처럼 일어나셔서 허리까지 굽혀 인사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돈을 받고 온 고용인이거든요

 

어우

 

아무리 그래도 손님이시고

 

선생님이신데 어떻게...

 

인사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시선 한 번가벼운 묵례 정도면 충분합니다

 

...

 

허리는 꼿꼿이 펴시고요 

 

어깨는 활짝고개는 살짝 아래로

 

시선은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표정은 항상 여유 있게

 

의견을 묻기보다는 주도적인 입장에서

 

'우리 티타임 먼저 갖죠'라고 말씀하시는 게 좋습니다

 

해성 F&B에서는 연인들을 위한 다양한 햄버그 세트부터

 

가족들을 위한 피자면 종류가 아주 다양합니다

 

[문 열림]

 

[문 닫힘]

 

엄마!

 

요새 어딜 그렇게 다녀날마다

 

볼 일 있어서 - 밥은?

 

먹었어 - 안 먹었지?

 

눈이 퀭 들어갔구만 내가 밥 차려 줄게

 

생각 없어

 

신김치 쫑쫑 썰어 올린 비빔국수 어때?

 

10분이면 할 수 있어!

 

안 먹는다잖아!

 

안 먹는다는데 뭐하러 자꾸 한다 그래 뭐하러뭐하러!

 

언제 네가 나 밥 한번 차려 줘 봤어?

 

왜 안 하던 짓을 해!

 

지금까지는 언니가 있었으니까

 

[슬픈 음악그동안은 언니가 했잖아

 

근데 지금은...

 

지안이가 가 버렸잖아

 

그러니까 이제 엄마 딸나 하나야

 

그러니까 이제 내가 해 줘야지

 

(태수당신 지수한테는 안 미안해?

 

그렇다고 남의 걸 훔쳐?

 

이건 도둑질이라니까!

 

(지수엄마 왜 그래어디 아파?

 

아니...

 

고마워서

 

미안해서

 

근데 지금은 정말 못 먹겠어

 

신김치 쫑쫑 벌써 썰어 놨는데

 

내일 아침에 김치볶음밥 해 먹자그럼!

 

그래

 

내일 해 줄게

 

지수야이거 먹고 가

 

엄마이거 뭐야?

 

늦잠 자길래 빨리 먹을 수 있는 거로 한 거야

 

웬일이래엄마가집에서 죽어도 빵은 못 먹게 하더니!

 

맛있어맛있어!

 

아이고체해천천히 먹어

 

늦어서

 

그걸 왜 싸?

 

가면서 먹게다녀오겠습니다!

 

[문 열림]

 

쟤는 왜 저렇게 착해 빠진 거야?

 

핸드폰!

 

[미정 탄식]

 

[김지수의 'Lonely load' 재생]

 

(태수부모를 찾아주려면 잃어버렸을 때 사진이 있어야지

 

[카메라 셔터음]

 

아유아이구 예뻐라사진도 예쁘게 잘 찍네

 

으차으차 아이고예뻐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정 오열미안해어떡하면 좋아

 

엄마 아무렇지 않은 척하더니

 

언니 생각하나 보다

 

나쁜 년!

 

[문 열림]

 

미정아!

 

(해자어머?

 

미정이너 울고 있었어?

 

왜 사진을 보면서 울고 있어!

 

지안이 생각나서 우는 거야?

 

줘요일로...

 

얘가 지안이야?

 

어머머머뭐가 이렇게 불긋불긋?

 

지안이 이때 수두 앓았어?

 

언니...

 

아무리 언니 집 싸게 빌려 산다고 

 

이렇게 불쑥불쑥 막 들어오지 좀 마요

 

얘 좀 봐

 

너 작년에 근종 수술할 때

 

내가 너네 살림 챙겨 주느라고 비번 알게 된 거잖아

 

그래도 너무...

 

근데 무슨 일이에요?

 

연희 아빠가... 내가 지안이가

 

해성 그룹 딸이라고 얘기했거든전화로

 

그랬더니 이번에 오면서...

 

봐라이 사진!

 

이 사진을 가져왔더라고!

 

[해자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미정이게...

 

이게... [날카로운 효과음]

 

어떻게 형부한테 있어?

 

쌍둥이 돌잔치 때

 

연희 아빠가 카메라 가져갔었잖아

 

그때 뽑아 놓은 사진인데 자기 짐 속에 섞여들어 있었대

 

그때가 언제더라?

 

이 집 집들이 와서 앨범 구경할 때

 

너희 앨범 전부 두바이 가면서 잃어버렸댔잖아

 

이 양반이 그 기억이 있었나 봐!

 

죽은 지안이 사진도 한 장 없을 거 아니냐면서

 

갖다 주라더라고

 

근데 이 중에서 누가 죽은 지안이고 누가 지수였더라?

 

돌잔치 때

 

얘는 왼손얘는 오른손으로 청진기를 잡고선

 

서로 갖겠다고 안 놓고 같이 울었던 기억은 아주 생생한데

 

누가 지수인 줄은 모르겠어

 

누가 왼손잡이였더라?

 

언니

 

나 나가 봐야 하니까 언니 그만 가요

 

아니어딜 나가게이 아침에

 

언니 나 나갈 데 있어요빨리!

 

갈 데 있어요나중에 얘기해요 - 알았어갈게

 

- (미정미안해요 - 그래간다!

 

[긴장된 음악]

 

[문 닫힘]

 

(지수엄마!

 

[극적인 효과음]

 

아니...

 

아까 나갔는데 네가 어떻게...

 

왜 여기...

 

엄마

 

엄마 왜 얘를 지안이라고 해?

 

이거 난데?

 

[긴장된 음악]

 

[소심한 오빠들의 'Beautiful Girl' 재생]

 

(태수너 울어무슨 일 있어?

 

아빠 보니까 너무 반가워서

 

우리가 남인가요?

 

자기 자신 외에는 근본적으로 남이지인간은

 

지수야... 여긴 너무 외로워

 

나한테 할 얘기 있을 거 같아서요

 

 

(지안이 집에서는 은석이지만 

 

저는 아직 서지안이에요

 

은석이 가져온 거 다 치워 하나도 남김없이

 

기어이 이 사달을 만드는구나

 

(지안버리다뇨어떻게 버려요?

 

나한테 묻지도 않고내 물건인데!

 

(명희꽤 영민한 줄 알았더니 내가 잘못 봤구나

 

아빠미안해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