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11
(경희) 적성에 맞는 일을 해
너 원래 하녀였다며?
[무거운 음악]
에이그, 거지 같은…
[당황한 숨소리]
[선아의 떨리는 숨소리]
(재희) 어, 언니
(선아) 강요한이 차경희한테 나에 대한 정보 흘렸어
- (재희) 뭐라고? - 알아봐
(재희) 설마 강요한이…
닥치고 당장 알아봐!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요한) 내 일을 방해하게 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꽤나 열심히 살아온 모양인데
[선아를 툭 치며] 괜찮겠어?
[분노에 찬 탄성]
[거친 숨을 연신 몰아쉰다]
씨…
씨…
죽일 거야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강요한
찢어 죽여 버릴 거야
[분노 섞인 숨소리]
(가온) 근데 그건 너무 위험한 거 아닙니까?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는 사람이라면서요
(요한) 얘기했잖아
세상을 지배하는 자들이 뭉쳐 있기까지 하면
방법이 없다고
도영춘을 확보했잖습니까
(가온) 그자를 이용해서 차경희를 먼저 잡고 나서…
(요한) 검찰에 고발하게?
아니면 언론?
차경희는 언론사주들의 비리 파일을 손에 쥐고 있어
밖에서 무너뜨리는 건 불가능하고
(가온) 서로에게 칼날을 겨누도록 할 수밖에 없다?
[어두운 음악]
그러다가 그 칼날이 부장님을 향하면요?
어떻게 아무것도 걸지 않고 판을 흔들겠어?
(요한) 다행인 건 인간이란
찌르면 아픈 곳이 한 군데쯤은 있다는 거지
그게 누구든
[중얼거린다]
[문소리가 들린다]
(재경) 저녁은 먹었어?
(경희) 영민이는?
(재경) 어, 오늘도 그대로야
상처는 거의 다 아물어 가는데
아휴, 그래도, 뭐…
(영민) 엄마
우리 미국 가자, 응?
나 여기서 못 살 거 같아서 그래요
[떨리는 숨소리]
나, 나 무서워서 그래요, 엄마
나랑 같이 가자, 응?
일어나
- 엄마 - (경희) 일어나라고
(경희) 일어나
너 내 말 안 들리니?
일어나
이런 약해 빠진 자식 같으니라고!
(재경) 여, 여, 여보
되갚아 줄 생각은 못 하고 겨우!
(경희) 이 치욕을 당하고도 어떻게, 어떻게…
이런 덜떨어진 자식 같으니라고
(선아) 차경희가 뭘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재희) 알아봤는데 아무 연결 고리가 없어 [다가오는 발걸음]
씁, 원수 사이나 다름없는데
차경희가 강요한이랑 손을 잡았을까?
강요한밖에 없어
(선아) 차경희 손에 칼 쥐여 주고
내 등을 찌르게 만들 인간은
아…
뭔가 노리고 있는 게 있는 거야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버튼음]
네, 장관님
(경희) 잘도 숨겨 놨던데
돈깨나 썼나 봐
술만 마시면 딸을 구타하던 엄마가
[긴장되는 음악] 공교롭게도 산동네 계단에서 데굴데굴 굴러서 사망
보안등은 꺼져 있고 목격자는 딸 한 명인데
(경희) 그 아이 눈물 연기가 어찌나 뛰어난지
경찰들은 아무 의심 없이
만취 상태, 실족사로 종결
뭐, 이 정도면 재료가 충분한 거 같은데
만취 상태였다는 증거는 딸아이 진술밖에 없던데
완전히 반대되는 의사 소견서 하나가 튀어나오면 어떨까?
'술을 마신 흔적은 전혀 없었다'
'누군가 뒤에서 밀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소견서 따윈 없었습니다만
(경희) 아직도 이해 못 하는 건가?
사실이란 건 말이야
그건 내가 만드는 거야
난 재료만 필요할 뿐이야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역시 전문가시네
증거 조작, 강압 수사 장관님 특기시죠
칭찬 고마워
원하시는 게 뭐죠?
강요한
(경희) 그자를 잡고 내 아들 명예를 회복시켜
그럼 내가 널 놓아줄게
재판까지 다 끝난 사건입니다 그걸 어떻게…
그래서 너 같은 인간이 필요한 거야
(경희) 더러운 흙탕물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살기 위해서 뭐든 하는 그런 인간
일주일 시간을 줄게
내가 원하는 걸 가져와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발사) 오셨습니까, 도련님
(요한) 잘 지내셨죠?
(이발사) 늘 하시던 대로 만져 드릴까요?
(요한) 네
좋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선아) 안녕, 도련님?
네가 어떻게 여길…
아저씨는?
설마 너…
흥분하지 마, 잠깐 주무시는 거야
무슨 짓이지?
(선아) 그냥
전부터 한번 해 보고 싶었어
[면도칼을 쓱 닦으며] 우리 도련님
이쁘게 만져 주는 거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요한) 소원이라면
(선아) 근데 말이야
왜 그랬어? [면도칼로 삭 쓸어낸다]
뭘 말이야?
차경희한테 내 얘기 흘린 거
(선아) 덕분에 나 많이 곤란해졌는데
네가 필요해서
진심이야?
난 차경희를 잡아야겠는데
(요한) 너도 그래 줬으면 해서 말이야
그래서 날 궁지에 몰아넣었다?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선아) 도련님, 참 나쁜 사람이야
뻔뻔하고
그래서 날 좋아하는 거 아니야?
(요한) 너랑 비슷해서
어차피 돌이킬 수 없게 됐잖아
이제 차경희가 있는 이상
넌 자유로워질 수가 없어
선택하지
이걸 택한다면
어쩔 수 없지
[숨을 들이켠다]
(요한) 마음 가는 대로 해
(요한) 우리 집에 갈래?
오랜만이잖아
옛날 생각도 나고 재미있을 거 같은데
[차분한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비밀스러운 효과음]
(요한) 뭘 그렇게 생각하지?
(선아) 예전 그대로네, 모든 게
넌 달라졌잖아
그래?
어떻게?
(가온) 이사장님
[다가오는 발걸음]
잘 오셨습니다
부장님께 말씀 들었습니다 초대하실 거라고
그래요?
(가온) 괜찮으시면 식사 함께하시죠
저녁 시간인데
[가온의 한숨]
(선아) 이걸 진짜 김 판사님이 다 만드신 거예요?
(가온) 얹혀사는 처지라서요
덕분에
(선아) 상처는 다 나았을 텐데 아닌가?
와, 이렇게 재주가 많은 줄은 몰랐네요, 김 판사님
저도 처음 뵀을 때 몰라뵀습니다
이렇게 재주가 많으신 분일 줄
[의미심장한 음악]
누구라고?
(요한) 시범 재판부 운영 지원 단장님이셔
(엘리야) 응
근데 이 집에 여자 데려온 적 없잖아
사귀어?
- 엘리야 - (선아) 영광이다
(선아) 여자 손님은 내가 처음인가 보네
사귀죠?
식사나 할까요? [커틀러리를 달칵 든다]
사귀냐고
아니라니까
부장님을 도와주시는 분이셔
(가온)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십시오
(선아) 글쎄요
제가 감히 강 판사님을 도울 만한 능력이 있을지
부장님께 꼭 필요한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의아한 신음]
(선아) 으쓱한데요?
강 판사님이 정말 그러셨어요?
아니, 자넨 왜 그렇게 쓸데없는 소릴 하고 그래? 응?
식사나 하죠, 너도
(가온) 엘리야, 이거 먼저 먹어
[비밀스러운 음악]
김 판사님은 꼭 원래 이 집 식구였던 거 같네
잘 어울려요
아, 그런가요?
이제 외롭지 않겠다
부러워라
둘이 원래 알던 사이였어요?
(선아) 음
그냥 뒤에서 응원하고 지지하고 그런 사이예요
엘리야 아가씨
뭐야, 내 이름은 또 어떻게…
(요한) 건배나 할까?
귀한 손님도 오셨는데
(가온) 넌 안 돼
뭐야, 그럼 나는?
주스 있잖아
(선아) 고맙습니다, 자
잠깐만
(요한) 누가 올 때가 됐는데
[다가오는 발걸음]
(영옥) 아, 웬일로 저녁에 오라 그러시고
아, 손님이 와 계셨군요 [긴장되는 음악]
오랜만에 집에 돌아오신
정선아 이사장님을 위하여
[잔이 쟁그랑 부딪힌다]
(영옥) 서, 선아…
선아라면
[영옥의 놀란 숨소리]
(선아) 날 갖고 노는 거야, 지금?
(요한) 마음에 안 들었나?
유감이네
널 갖고 노는 거야
넌 재밌잖아
영리하고
가차 없고
나만큼이나 망가져 있어
그건 아주 흔치 않은 건데 말이야
너랑 같이 노는 것도 재밌겠다 싶어
그런 생각이 들어
네가 먼저 제안했잖아
세상 제일 위
꼭대기까지 가자며
너랑 같이
(요한) 웃어
넌 꽤 잘 어울려
이 집에
(가온) 정말 정선아가 [선아의 한숨]
부장님 손을 잡을까요?
차경희 쪽에 설지도 모르지
워낙 예측 불허니까
(재희) 아, 말도 안 돼 속임수가 뻔하잖아
그렇지?
[재희의 답답한 신음]
(재희) 강요한 이 인간 언니를 뭐로 보고
이런 장난질을 치는 거야?
아, 어이가 없네, 진짜
그래, 씁, 장난질일 게 뻔한데
그걸 숨길 생각도 그다지 없어 보이던데
[의미심장한 음악] 근데?
쩝, 이상하지?
왠지 속고 싶네
(선아) 그냥
잠깐이라도
(재희) 언니
안 되겠지? 역시
[한숨]
[전화벨이 울린다]
네, 오진주 판사입니다
(두만) 예, 알지요
[두만의 웃음]
아, 저는 사람미디어 그룹 회장
박두만이라고 합니다
아, 안녕하세요
(두만) 이렇게 불쑥 전화해서 미안해요
한번 뵙고 싶어서
저희 사회적 책임 재단 차원으로다가
저희 시범 재판부 전부를 말하시는 겁니까?
[두만의 부정하는 신음]
저희가 뵙고 싶은 분은
오진주 판사님만
[당황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어, 네,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가온) 무슨 일 있어요?
(진주) 응?
으응, 별일 아니야
(두만) 오 판사님 오셨네
(용식) 앉으시죠
거기에
[한숨]
처음 뵙겠습니다
오진주입니다
(두만) 시범 재판 홍보 영상 잘 봤어요
체질이시던데 아이, 아주 잘했어요
[두만의 웃음] 감사합니다
(용식) 저희 재단 일도 좀 도와주시죠
(진주) 아, 재단 일이라시면…
다 나랏일 하는 거예요
(두만) 그걸 대중들한테 신뢰감 있게
전달할 얼굴이 필요해서요
(용식) 워낙 훌륭하신데
몇 가지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모셨습니다, 씁
무슨 말씀이신지 잘…
(용식) 지방에서 재판하실 때
기업주를 법정 구속 하신 적이 있으시더라고요
[무거운 음악]
(두만) 자기 회사 돈 좀 갖다 쓴 거는
집행 유예 정도 아닌가?
왜 그렇게 모질게 하셨을까?
혹시 반기업 정서 같은 거라도 있으신가?
[한숨]
이거 혹시
면접 자리인가요?
(진주) 모델을 뽑는 건 아닌 거 같고
시범 재판부의
재판장 면접 자리입니까?
[감탄한다]
이해도 빠르시고, 역시
(두만) 판사님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 드리고 싶은데
어떤 리스크가 있나
우리도 좀 알아봐야 되지 않겠어요?
[당황한 신음]
강요한 판사님도 이 자리를 거쳐 갔나요?
[용식과 두만의 웃음]
[목을 가다듬는다]
(두만) 대법원장도 거쳐 간 자리예요
[진주의 한숨]
[한숨]
[긴장되는 음악]
이제야 좀 대화를 할 거리가 된 거 같지 않나요?
저에 대해 궁금한 게 어떤 게 있으신가요?
- (가온) 진짜 실력을 - 쓰러진다, 쓰러진다 [블록들이 달그락거린다]
(엘리야) 오, 쓰러진다, 쓰러진다
(가온) 엘리야, 이거 먹고 있어
[영옥의 웃음]
[잔잔한 음악] [가온이 목을 가다듬는다]
(엘리야) 쓰러져라, 쓰러져라
쓰러져라, 쓰러져라, 쓰러져라
[옅은 웃음] [엘리야의 아쉬운 신음]
[가온의 휘파람]
[힘주는 신음] 자, 엘리야 차례
[가온이 숨을 후 내뱉는다]
(영옥) 아유, 어떡해, 이거
[가온과 영옥의 웃음]
(가온) 넘어지겠는데? [영옥의 안타까운 신음]
(영옥) 됐어요, 됐어요
(가온) 넘어진…
[가온의 아쉬운 탄성] [엘리야의 환호]
부장님도 같이 하고 그래…
부장…
부장님
아, 됐어
(엘리야) 요한은 이런 거 안 해
[노크 소리가 들린다]
(가온) 부장님, 하실 말씀 있으셨던 거 아니에요?
[요한의 의아한 신음]
어, 그냥 지나가다가
[잔잔한 음악]
(신부) 강요한은 그때부터 섬뜩한 데가 있었어요
(가온) 그랬나요?
(신부) 한 번은 제가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그걸 숨어서 관찰하고 있더라고요
흉내까지 내 가면서
(아이들) 아무나 이겨라!
[아이들이 응원한다] (아이들) 안 내면 진다 가위바위보!
가위바위보!
[아이들의 환호]
[아이들의 신난 탄성]
[아이들이 신나게 떠든다] 야, 넌 보밖에 낼 줄 모르냐?
이 바보야
(아이1) 아, 진짜 왜 이렇게 못해?
- (아이2) 아, 잘 좀 해 봐! - (어린 신부) 아, 미안해
[아이2의 한숨] (아이1) 아유, 진짜
야, 다음 판엔 제대로 해라
(신부) 얼마나 소름이 끼쳤는지, 원
그런데 신부님
네
그 아이는 사실 친구들과 놀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아이들) 이겨라!
아무나 이겨라!
[아이들이 신나게 논다]
(신부) 무슨 말씀이신지
(가온) 실은 그 아이는
많이 외로웠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옅은 한숨]
- (가온) 부장님 - 어?
응?
[요한의 어이없는 신음] (요한) 지금 이런 거 하자고 내 독서 시간을 뺏은 거야?
[기가 찬 신음] 나도 과제 해야 되거든?
과제 해
(가온) 자, 자, 그러지들 말고
식구들끼리 같이 놀기도 하고 좀 그래요
아이, 좀 설거지가 남아서
(가온) 아주머니, 같이해요
저 두 사람 대결시키는 거 그다지 좋은 생각 아닙니다
(가온) 왜요?
책 읽을 시간도 부족한데 쓸데없이
엘리야하고 5분 이상 마주 앉아 본 적 있어요?
(가온) 싸우지 않고?
(요한) 해, 나와 봐
해 봐
(엘리야) 들어와
- 들어오긴 - (엘리야) 해
빨리해
- 그냥 하면 되는 거야? - (엘리야) 보면 모르냐?
(엘리야) 멍청하긴
빨리해
- (요한) 아무거나? - 아휴, 그냥 하라고
흠
[흥미로운 음악]
[블록을 탁 던진다]
[엘리야의 코웃음]
[요한의 탄성]
[요한의 조심스러운 신음]
[블록이 달그락거린다] 자, 그럼 나는 이거
[엘리야의 탄성] 오케이
(요한) 나이스
(가온) 엘리야, 이제 그만하면…
(요한) 흔들린다 흔들린다, 흔들린다
흔들린다, 흔들린다, 흔들린다
구조 역학을 알아야지, 응?
(엘리야) 오케이
(가온) 두 시간째 저러고 있는데 괜찮을까요?
다시 생각해 보시라고 했지 않습니까
[가온의 한숨]
(요한) 31
난 이거?
[엘리야의 환호]
(엘리야) 요한
[숨을 후 내뱉는다]
[숨을 후 내뱉는다]
손 대
[블록을 달그락 놓는다]
[입김을 하 분다]
[잔잔한 음악]
빨리 다시 하자, 빨리 쌓아 [엘리야가 블록을 달그락거린다]
빨리빨리
(수현) 근데 너 요새 무슨 좋은 일 있냐?
분위기가 좀 달라진 거 같다?
(가온) 좋은 일
있지
너랑 같이 있잖아
뭐야, 무섭게
(수현) 장난이지?
장난 아닌데
(수현) 씁, 뭐지, 진짜?
저번에는 자전거를 끌고 왔는데
한번 걸어 보자고 하질 않나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하질 않나, 뭐
너 혹시 죽을 병 걸렸어? 심각한 거래?
- [속삭이며] 죽을 정도는 아니래 - 아, 그래?
그러니까 밥이나 먹자
예 [가온의 웃음]
[수현의 음미하는 신음]
(가온) 이 일만 끝내면
그땐 꼭
(수현) 맛있다
[가온의 만족한 신음]
(가온) 여기 되게 유명한 맛집이야
- (수현) 아, 그래? - (가온) 응
(경희) 그래, 내가 원하는 대답을 가지고 온 건가?
(선아) 첫 단추
첫 단추
(선아) 아드님 사건에서 피해자로 진술한 사람이
스무 명이 넘습니다
그걸 다 뒤집는 건 어렵지요
너무 눈에 띄기도 하고
그래서?
(선아) 하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된 사건이었다
그렇게 되면 전체 인상이 나빠집니다
이쁘지가 않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한두 가지만 더 수상한 구석이 나와 주면
어떨까요?
(경희) '졸속 재판으로 공개 태형까지 한'
'재판장 의도가 뭐였나?'
기사 제목으로 나쁘지 않네
그래, 첫 단추가 뭐야?
[흥미로운 음악]
(선아) 기억나실 텐데요
흐름을 바꿨던
첫 번째 단추
(소연) 저 인간 완전 사이코예요
주차장 안에 차 밀린다고 내려서 막 지랄을 하더니
너무 놀라서 봤더니
넌 또 뭐냐고 제 귀싸대기를 때리는데
아휴, 진짜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영상 속 소연이 흐느낀다] (영민) 야
너 이, 씨, 미친…
오, 아주 신나 하던 그 아가씨네
(경희) 어?
그래, 저 친구가 뭘 할 수 있어?
(소연) 뭐든 할게요
우리 엄마만 살려 주세요, 제발
(선아) 강요한이 돈 쥐여 주며 거짓 증언 시켰다고 진술할 겁니다
그게 사실이야?
(선아) 그게 중요한가요?
중요한 건
사실이라는 건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소연) 우리 엄마 진짜 무사한 거 맞죠? [무거운 음악]
협심증이 있어요, 엄마가
아까 목소리 들려 줬잖아
[못마땅한 신음]
(경희) 스토리가 나쁘지 않네
강요한이 증인을 매수했다
교묘히 빠져나간 장기현 사건도 있었으니
(선아) 같은 일이 반복되면 느낌이 확 달라지죠
(경희) 근데 강요한이 가만히 당하고 있겠어?
대응할 여유 주지 말고 갑자기 터트려야죠
(선아)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카메라발 잘 받으시잖아 우리 장관님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터진다]
(경희) 시범 재판이 과연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중대한 제보가 있었습니다
(기자1) 그게 뭡니까?
(기자2) 말씀해 주시죠
아, 그, 여기서 공개하는 것은
(경희) 제 아이의 일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냐 하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습니다
저는 강요한 판사에게
즉각적인 공개 청문회를 제안합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국민들 앞에서 모든 것을 밝힐 테니
해명할 수 있으면 직접 해명하십시오
(영상 속 경희) 시범 재판 법정에서
(기자1) 해명할 내용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2) 정말 이영민 씨랑 상관없는 일입니까?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강요한 판사님
(경희) 막대한 재산의 상속자로 유명하신데
맞습니까?
새삼 그게 궁금하셨습니까?
[코웃음]
네, 맞습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걸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해 주시죠
진실 말입니다, 판사님
(경희) 첫 시범 재판 JU케미컬 사건 증인에게
금품을 제공하셨죠?
그 건은 이미 충분히 해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사건의 증인에게도 돈을 주셨다면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경희) 그것도 거짓 증언을 요구하면서
재밌는 말씀을 하시네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분 기억하십니까?
[무거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경희) 어, 하시고 싶은 말씀이 많은 거로 알고 있는데
용기 내서 해 주시죠
여기 국민 여러분 앞에서
저는 이영민 피고인에게
(소연)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던 한소연입니다
저는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습니다
(영상 속 소연)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습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1) 뭐야?
(재경) 그렇지!
그래, 바로 저거야!
[재경의 웃음]
엄마가 해낼 거라고 그랬잖아, 응?
아무 걱정 하지 마, 잘될 거야
[재경의 웃음]
사실이란 건 말이야
그건 내가 만드는 거야
난 재료만 필요할 뿐이야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저기 계신 차경희 장관님이 협박하셨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소연) 판사님한테 돈 받고 거짓말했다고
여기 나와서 얘기하지 않으면
제가 한 적도 없는 마약 밀매 혐의로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했습니다
[흐느끼며] 저 하나 죄인 만드는 건 일도 아니라면서
(경희)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어디서 그런 거짓말을!
그러셨잖아요!
(요한) 그게 사실입니까?
(소연) 네
지난주에 법무부 장관실에서 직접 저한테 그러셨습니다
법무부 출입자 명부를 확인해 보시면
제 이름이 있을 거예요
(선아) 흐름을 바꿨던
첫 번째 단추
(요한)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지켜 드릴게요
이걸로 눈물 좀 닦으세요
(선아) 사실이라는 건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거죠
대응할 여유 주지 말고 갑자기 터트려야죠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경희) 조작입니다
이건 저를 음해하려는 음모입니다
저분을 이 자리에 모신 건 장관님이시지 않습니까?
(피디) 판사님, 판사님!
[피디의 다급한 신음]
아니, 이게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겁니까?
(가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니, 정선아 이사장님이
최대한 협조해 드리라고 해서 지금 그러고는 있는데
장관님을 그렇게…
괜찮으려나?
괜찮겠지? 아휴
(요한) 저도 장관님께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 사람을 기억하십니까?
보시죠
징역 17년 받은 사기범입니다
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르고 있는 게 맞겠죠? 장관님?
(경희) 그걸 왜 저한테 묻는 겁니까?
당연히 그렇겠죠
그렇습니까?
[긴장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요한) 교도소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걸까요?
아시는 게 있습니까, 장관님?
[한숨]
아, 이게 무슨 장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일입니다
그렇습니까?
말씀하시죠
(영춘) 장관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차경희 장관이 거액의 돈을 받고
저를 꺼내 줬습니다
(남자2) 대박! [사람들의 놀란 신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TV 속 영춘) 지금 교도소에는 저 대신
엉뚱한 사람이 있습니다
도영춘?
저 인간이 어떻게 저기 있지?
(TV 속 경희) 우리가 언제 만난 적이 있었던가?
(영민)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씨!
[TV 속 영춘이 말한다] (재경) 영민아, 진정해, 응?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는? 엄마는 어떻게 되는 거야?
- (영민) 응? 엄마 어떻게 돼? - 아니야, 괜찮을 거야, 응?
(재경) 괜찮아
(경희) 감히 저런 사기꾼의 말 따위로
저를 모함하는 겁니까?
이건 저에 대한 정치적인 공격입니다!
진실은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밝히겠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기자3) 장관님!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들린다]
(기자4) 장관님
장관님, 검열받은 게 사실입니까?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기자5) 사주받았다는 게 사실입니까?
[기자들이 연신 질문한다]
(기자6) 장관님 한 말씀만 해 주세요, 장관님, 장관님
(기자4)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기자들이 시끌벅적하다] 강요한한테 연락해
조용히 만나자고
네
그리고 권총 하나만 구해 와
[긴장되는 음악]
(김 비서) 네?
경호용으로 필요하다고 하고 구해 오라고
네
(김 비서) 알겠습니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통화 연결음]
(선아) 네, 장관님
너 아주 미쳤구나
네가 내 등에 칼을 꽂아?
그러게요
아주 쑥 들어가네요
[경희의 웃음]
(경희) 내가 가만히 있을 거 같니?
기다려
네 죄상을 아주 낱낱이 다 까발려 줄 테니까
음, 글쎄
장관님이 뭘 발표하든 사람들이 믿을까요?
(선아) 조작의 아이콘이 되신 거 같은데
뭐야!
(선아) 그러게
잘하지 그랬니
비서 나부랭이한테, 쯧
[성난 신음]
이런 미친…
[흡족한 숨소리]
[웃음]
[한숨]
[선아의 웃음]
[선아의 기분 좋은 신음]
(가온) 고생했어요
[차 문을 탁 닫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타이어 마찰음]
[옅은 한숨]
어, 수현아
(수현) 어, 가온아
너도 봤지? 강요한이 도영춘 잡은 거
응, 방금 봤어, 방송으로
야, 근데 어떻게 그렇게 태연해
진짜 다행이다, 진짜 잘됐어
(수현) 너 마음고생한 거 생각하면 진짜
아니, 근데 강요한은 뭘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도영춘을 어떻게 찾았지?
뭐, 어쨌든 잘됐잖아
이제 끝난 일이니까 잊어버리자, 수현아
(수현) 야, 뭔 소리야 지금부터 시작인데
가온아, 차경희 그 인간
꼭 내 손으로 법정에 세울게
[무거운 음악] (김 비서) 아니, 글쎄 안 된다니까요
지금 경황이 없으시다니까 그러네
끊습니다 [통화 종료음]
아, 장관님
광수대 형사 하나가 자꾸 쳐들어오려고 해서
얘기한 건 구해 놨지?
예
(김 비서) 가져오겠습니다
[놀란 탄성]
(요한) 사람 하나 죽어 나가도
진짜 아무도 모를 동네네요
어? 비도 많이 오고
용건이 뭡니까?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경희) 내가 뭐 강 판사한테 잘못한 거라도 있나?
그 옛날 화재 사건?
그건 나도 피해자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어?
아니면 전에 얘기했던 그 자살한 국회의원?
그건 위에서 시켜서 한 일이야
난 그저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친 거야
주인도 백도 하나도 없는 내가!
그렇게라도 안 하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어?
난 살아남기 위해서
싸운 죄밖에 없어
어?
권력자의 자기 연민이라는 거
(요한) 그거 정말 보고 있기 힘드네
구역질이 나서요
뭐야?
[무거운 음악]
[총을 달그락거린다]
어, 좋아
(경희) 그래, 어디 한번 멋대로 해 봐
[의미심장한 웃음] 그런 깜짝쇼 한 번으로 날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물론 쉽지 않겠죠
정식으로 수사한다고선 시간을 끌고
(요한) 어떻게든 마땅한 희생양 찾아서 뒤집어씌우고
조작극이라면서 정치 공방으로 몰고 가고
그런 거 워낙 전문가시잖아
알면서 왜 시작한 거야?
화살 한두 발쯤이야 어떻게 막을 수 있겠지만
동시에 여러 발이 날아들면 그거 어떻게 막을 수 있겠어요?
(요한) 쉽지 않을 텐데?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나한테 원하는 걸 말하라고!
전담 팀까지 꾸려 가면서
허중세와 재단 이사들 뒷조사하셨죠?
그 자료가 담긴 파일 저한테 넘기십시오
그러면 최소한의 살길은 열어 드릴게
'최소한의 살길'?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당할 거 같아? 어?
어디서 감히 이것들이 진짜, 씨
그래요?
알겠습니다
(요한) 생각 바뀌면 연락 주십시오
[차 문이 탁 여닫힌다]
[한숨]
[괴로운 신음]
[악에 받친 비명]
[문이 달칵 여닫힌다]
(재경) 여보, 괜찮아?
아니, 이 일을 어떻게 해?
아니, 뉴스고 뭐고 온통 다 당신 얘기뿐이야
(영민) [떨리는 목소리로] 미안해, 엄마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미안해
두 사람 다 내 말 잘 들어
절대로 약한 모습 보이지 마
(경희) 약한 자만 당하는 거야
이 악물고 끝까지 버텨 내서
다 무릎 꿇리고 말 거야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재경) 그래, 여보
당신 이겨 낼 수 있을 거야
당신 강한 사람이잖아
(영민) 미안해
[울먹이며] 내가 엄마 어떻게 여기까지 온 줄 아는데
미안해
[흥미로운 음악]
(요한) 틈을 주지 말고 몰아쳐야 돼
자기의 야심이라면 자식도 버릴 인간이야
쉽게 포기하진 않을 거야
그래도 차경희 옛날 수사 기록들
샅샅이 뒤져 놓길 잘했네요
감사합니다, 김 판사님
(가온) 아닙니다
피해자들 한 사람, 한 사람 찾아다니느라
고생 많으셨잖아요
(요한)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한가한 소리들 말고
교도소장 쪽은 해결됐어?
(K) 네, 제대로 겁을 먹었으니
시키는 대로 움직일 겁니다
차경희 비서한테도 지시해 뒀습니다
조용히 출입하실 수 있도록
계획대로라면 결국 무너지게 될 거야
(요한) 그 순간 손을 내밀어야 돼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고 매달리도록
(기자7) 장관님 오셨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들린다]
(기자8) 장관님, 도영춘을 바꿔치기하신 게 맞나요?
(기자9) 허위 진술을 강요하신 일은요?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경희) 진실은 검찰을 통해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기자10) 이유를 말씀해 주시죠, 장관님!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기자11)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장관님!
(경희) 당신네 방송국이 제일 집요하게 날 물어뜯고 있어
이거 지금 제정신이야?
(두만) 아이고, 장관님
요즘 젊은 기자들이 어디 윗사람 말 들어 먹습니까?
기자 정신인지 뭔지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습니다, 저희도
[두만의 웃음]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던진다] 이런, 이 개자식들 같으니라고
(김 비서) 장관님, 큰일 났습니다
(경희) 뭐야, 또?
(TV 속 앵커) 차경희 법무부 장관의 [무거운 음악]
다단계 사기범 바꿔치기 의혹에 관해서
조금 전 경기 남부 교도소장이
기자들 앞에서 양심선언을 시작했습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들린다] (TV 속 기자12) 법무부 장관이 지시한 거 맞습니까?
차경희 장관 지시가 맞습니다
(TV 속 기자13) 뇌물이나 협박을 받은 게 사실입니까?
(TV 속 교도소장) 죄송합니다
장관님의 협박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저 자식 저거 [TV 속 교도소장이 계속 말한다]
[떨리는 신음]
승진만 시켜 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더니
[한숨]
[전화벨이 울린다]
장관님
중부지검장 전화입니다
(지검장) 아무래도 지검에 좀 출두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뭐야!
(지검장) 고소장이 열두 건이나 접수됐습니다
장관님이 수사하셨던 사건들 피의자하고 그 가족들인데요
협박, 강요 피해 사실 공표, 직권 남용
죄명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당황한 숨소리]
김 지검장
당신을 그 자리에 앉혀 준 게 누군지 잊은 거야?
어?
(지검장) 죄송합니다, 장관님
이게 덮는다고 덮어질 수준이 아닌 것 같아서 말입니다
순리대로 하시는 게 어떠실지…
[떨리는 신음]
(경희) 차 대기시켜
(김 비서) 어디로 말씀이십니까?
청와대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중세) 좀 드셔
원래 과자를 안 드시나?
근데 일이 어떻게 이렇게 됐지?
2년 후면은 이 집 입주할 양반이
아니,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거예요?
아이, 우리 부부는 차 장관 생각해서
가구 이런 것도 엄청 조심히 다뤘다고
[웃으며] 기스 안 나게
(경희)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유, 아니, 뭐
서론, 본론, 결론, 1절, 2절, 3절
(중세) 다 말하셔도 돼
어차피 우리 뭐, 앞으로 볼 사이도 아닌데
그동안 모아 둔 파일이 하나가 있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중세) 파일?
지난 대선 때 비자금 내역
(경희) 그리고 광화문 시위가 갑자기 폭동으로 커졌던 이유
[탄성]
(중세) 와, 이거 그냥
[웃으며] 그냥 판을 깨자는 거잖아
당장 구속될 사람이
그렇게 큰 판을 벌릴 수 있을 거 같아?
내가 하겠다는 거 아닙니다
그럼?
강요한한테 넘길 겁니다
[헛웃음]
그게 싫으면, 응?
(경희)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모든 걸 다 중단시켜
국정원이든 군대든 모두 다 동원해서라도
(중세) 잠깐만, 잠깐만 알았어, 알았어
와, 우리 차 장관 세게 나온다
근데 내가 중요한 결정을 혼자서 못 하는
그, 이상한 핸디캡이 있거든? 잠깐만
여보, 저기, 여보!
[문이 달칵 열린다]
응, 여기 손님 오셨네 [문이 탁 닫힌다]
(연정) 아유, 영민 엄마
우리 사이에 이게 무슨 일이에요, 글쎄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이게?
(중세) 그러니까 이제부터 애들 부모로서 얘기를 좀 나누자고
영민이랑 우리 준희
어렸을 때부터 단짝이었잖아요
(연정) 그러게
우리 준희가 영민이 걱정 많이 했어요
애가 너무 외로움을 많이 타고
예민해서
[무거운 음악]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영민 엄마, 알고 있었어요?
(연정) 걔
고등학교 때부터 마약에 손댄 거
(중세) 마약이라는 게 한번 손대면 끊기가 어렵다네?
내가 좀 알아보니까 영민이 걔 최근까지 뭐
이것저것 안 주워 먹은 약이 없던데?
엄청 먹고 다녔더라고, 약을
아니, 그러니까 걔가 그렇게 자꾸
미친 헛짓을 하고 다니는 거 아니겠어요?
[테이블을 탁 친다]
(경희) 그래서 우리 영민이 어쩌겠다는 거야?
어?
어쩌긴 뭘 어째?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니까 법대로 가야지
(중세) 법 잘 알잖아요?
걔 들어가면 꽤 오래 살아야 될 것 같던데
근데 괜찮겠나? 영민이 걔가 어렸을 때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신이 골고루 허약한 애 아니었어?
어, 나는 걱정돼
그리고 엄마 덕에 태형까지 당한 후로는
더 약골 됐다는 소문이 있던데?
[걱정하는 한숨]
엄마 맘이 다 그렇지
(연정) 애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잔이 달그락 흔들린다]
잘 생각해 봐요, 영민 엄마
(중세) 여보, 이거 좀 봐 봐 컵이 깨질 것 같아
[중세의 웃음]
손 풀어, 손 풀어, 깨지겠네, 풀어
차 장관
차갑게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요
애 생각해서
(K) 대화가 잘 안되셨나 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경희) 너 누구야?
김 비서 어디 있어?
(K) 김 비서는 그만뒀습니다
[어이없는 숨소리]
넌 도대체 누군데 내 차를?
(K) 저는 강요한 판사님을 돕고 있습니다
[성난 숨소리]
마지막 기회입니다, 장관님
결심하셨습니까?
이 모든 걸 멈출 수 있는 분은
강요한 판사님뿐입니다
(경희) 근데 우리가 만난 적이 있었던가?
왠지 낯이 익는 것 같은데
장관님이 수사하셨던 초선 의원
(K) 기억하십니까?
[한숨]
당시에 누명을 쓰고 자살했던
[경희의 떨리는 신음]
전 그때 중학생이었습니다
[한숨]
그랬었나
(경희) 아들이 있었던가?
부친을 많이 닮았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누구야?
[무거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요한) 지금쯤이면 날 만나고 싶어 할 것 같아서요
아닙니까?
당신이 바꿔치기한 도영춘 그자 때문에
전 부모님을 잃었습니다
(가온) 반성, 사죄
그딴 거 기대 안 합니다
협조하십시오
더 큰 죄인들을 잡을 수 있도록
[웃음]
내부 고발자가 되면
사면이라도 해 주겠다는 거야, 뭐야?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당신한테?
나 이거 하나 태우면서 생각 좀 해 보고 싶은데
자리 좀 비워 줄 수 있겠나?
(경비원) 신분증 확인하겠습니다
광수대 윤수현 경위입니다
(경비원) 확인됐습니다
[차분한 음악]
(경희) 영민아
이리 와
이리 와 [영민이 흐느낀다]
미안해, 엄마, 내가…
미안해
[영민이 흐느낀다]
[한숨]
영민아
[총성이 탕 들린다]
[무거운 음악]
[요한의 가쁜 숨소리]
(가온) 우선
빨리 파일부터 찾아야 됩니다
[옅은 한숨]
(수현) [철컥 장전하며] 손 들고 뒤로 물러서
[차분한 음악] 강요한?
뒤로 물러서
[긴장한 숨소리]
거기
빨리 일어나
수, 수현아
[놀란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선아) 도련님이 외로웠으면 좋겠어
나처럼
(가온) 내가 어떤 심정으로 부장님을 돕고 있는 건지
[타이어 마찰음] (수현) 제발 가온이를 가만히 두세요
(요한) 윤수현을
네 인생에서 끊어 내라
(중세) 재단에 대한 위협 [중세의 성난 숨소리]
아직 남아 있잖아?
대법관직을 걸고 [카메라 셔터음]
(정호) 시범 재판부를 해체할 것을 요구합니다 [중세의 웃음]
진행하시죠
(요한) 뭔가 큰일을 벌이려는 거야
(가온) 겁나십니까?
(요한) 지금 이 싸움이 다 장난 같냐고!
(요한) 무슨 짓이지?
[총성이 탕 들린다] (선아) 김가온 판사도 구하러 가야 될 텐데
(가온) 안 돼!
.악마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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