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11
[감성적인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도경) 가 보자
끝까지 가 보자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옅은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경수의 말소리가 들린다]
[경수의 놀란 신음]
[휴대 전화 조작음]
[경수의 옅은 탄식]
[경수의 헛기침] (태진) 저, 해영이가 전화를 안 받아서요
(덕이) 해영이가 자네 전화를 왜 받아?
[경수의 당황한 신음]
잘못했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덕이의 한숨] (덕이) 이럴 거 없어, 가
나 자네 못 받아들여
[애잔한 음악]
[안타까운 한숨]
(경수) 일어나, 응?
아, 일어나, 응?
[태진의 한숨] 얘기 들었어, 고생했다며?
어쩌다 그랬어?
[헛기침하며] 해영이 평창동 집에서 잤을 거야
[헛기침하며] 혼자 나가 산 지 좀 됐어
(덕이) 얼른 안 들어오고 뭐 해요?
(경수) 어
저기, 그, 아휴...
[경수의 옅은 신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해영) 아, 허리야
- (도경) 수고하셨습니다 - (기사) 네, 고맙습니다
- (해영) 안녕히 가세요 - (기사) 고맙습니다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 아, 온몸이 쑤신다 해외여행 갔다 온 거 같아
(도경) 힘들면 오늘 반차 내든가
(해영) [놀라며] 당일 날 반차 내면 이사도라한테 죽지
[놀라며] 오, 늦었다, 빨리 씻고 나가 봐야 돼
이따 퇴근하고 봐요 [설레는 음악]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의 웃음]
이따 봐요
[웃음]
(진상) [현관문을 탁 닫으며] 아, 나 요즘 안 이랬는데
아, 뭐, '메멘토'야? 어? [해영이 현관문을 달칵 여닫는다]
[도어 록 작동음] 아, 어디 간 거야?
야, 나 차 얻다 두고 간 거니?
못 봤니?
아, 씨...
아, 근데 출근이야, 퇴근이야?
[진상의 답답한 신음] 진짜, 씨...
[현관문이 달칵 열린다]
[나른한 음악] (훈) 나 오늘
멋지게 박도경 들이받고 나가야 된단 말이다
근데 이 꼴로 만들어 놓으면
어쩌자는 거냔 말이다
(진상) 야, 나 어제 몇 시에 들어왔니?
나 몇 시에 들어왔냐고
아,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어제 몇 시에 들어왔는지 모르는데
[답답한 한숨]
(진상) 전화 좀 쓰자 [훈의 못마땅한 신음]
[휴대 전화 조작음]
[훈의 못마땅한 탄성]
(진상) 어, 김 변 나왔나?
김 변 좀 바꿔 봐
야, 나 도대체 어제 누구랑 술 마신 거니, 어?
아이, 뭐, 핸드폰도 없고 차도 없고
아, 뭐, 아무것도 없어
뭐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훈의 당황한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 (훈) 미안 - (도경) 똑바로 두 손으로 못 해?
좀 발라 줘라
미쳤나, 너 손 없어?
당분간 없는 척하려고
[훈의 옅은 한숨]
[훈이 침을 꼴깍 삼킨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훈) 자고 일어났더니 이렇게 해 놨다
떼면 죽인대
내가 오늘 멋지게 들이받고 나가려고 했는데
이 손을 하고 들이받는 건 쪽팔리고
그렇다고 한 손 뒤로 숨기고 들이받는 건 웃기고
그래서 내가 오늘 안 나가는 거다
그냥 들이받고 나가 [수경의 동조하는 신음]
(훈) 그냥은 폼이 안 나고
제대로 멋지게 들이받고 나갈 거다
[흥미로운 음악]
동선도 다 짜 놨고
표정도 다 계산해 놨어
기대해라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것만 떼면 내가 제대로 들이받는다
(수경) [스푼으로 그릇을 탕 치며] 그럼 장갑 끼고 붙든가
가죽 장갑 줘?
(훈) 이게 기분이 왠지 붙으면 안 될 거 같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기운이 좀 그래
[도경의 비웃음]
(진상) 내 차 [휴대 전화 조작음]
안양 교도소 앞에 있단다
(훈) 왜 거기까지 갔대?
술자리에 같이 있던 사람들 증언에 따르면
잠깐 귀휴 나왔던 꽃뱀이랑...
[놀란 숨소리]
[매혹적인 음악]
[진상의 기가 찬 웃음]
(진상) [술 취한 목소리로] 아, 누가 너보고 꽃뱀이래!
자기는 그냥
꽃이야, 꽃
[차가 삐거덕거린다]
(진상) [한숨 쉬며] 어떻게든 빼내 주겠다고 울고불고...
아유, 그러고 헤어졌단다, 아유
쓰레기 같은 새끼
[수경의 떨리는 숨소리] (수경) 너, 너희 집에 들어가
이 집에 발 들이지 마!
- (수경) 더러워 - (진상) 더럽다니요?
아, 더럽다니요? 말씀이 심하십니다?
(진상) [프랑스어] 그러는 누나는 얼마나 깔끔해서?
유부남 좋아한 주제에 [흥미진진한 음악]
(수경) 적어도 난 사랑은 했어
(진상) 나도 사랑해
(수경) 그 순간만큼은 나도 사랑해!
[진상과 수경이 프랑스어로 다툰다]
[수경과 진상이 계속 다툰다]
[한국어] - (태진) 오해영 씨 만나러 왔는데요 - (직원1) 잠시만요
(직원1) 어느 오해영 씨요? 오해영 씨가 두 분이신데요
상품 기획 팀 오해영 대리입니다
(직원1) 아, 잠시만요 [전화기 조작음]
오해영 대리님 손님 오셨는데 확인 좀 할 수 있을까요?
아, 네, 알겠습니다
아직 출근 전이시라는데요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오해영의 옅은 웃음] (직원2) 어?
안녕하세요 [태진의 옅은 신음]
예전에 해영이랑 같이 본 적 있는데
(태진) 아, 그래요?
[옅은 한숨]
(오해영) 누군데?
아, 해영이랑 결혼하기로 했던 남자요
(직원2) 몇 번 본 적 있거든요
- (직원2) 가시죠, 팀장님 - (오해영) 어, 그래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애잔한 음악]
[자동차 엔진 시동음]
[해영의 옅은 한숨] [휴대 전화 진동음]
(태진) 아직 나한테 화난 건가?
이해해 준 줄 알았는데
나 더 빌어야 되나?
더 빌게, 네 화 풀릴 때까지 빌게
용서해 줘
(해영)
[바람 소리가 휘 흘러나온다]
[기계 조작음]
[휴대 전화를 달그락 집어 든다]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 전화 진동음]
오늘 퇴근하고 밖에서 보자
오늘 나 좀 늦을 거 같은데
(도경) 왜?
누구 좀 보기로 했어요
- 늦나? - (해영) 그렇게 늦을 거 같지는 않고
결혼할 뻔했던 사람
잠깐 보기로 했어요
다시 사귄 건 아니지만 애매하게 만난 건 사실이니까
만나서 정리는 해야 될 거 같아요
그 전에 나 먼저 보자
(해영) 이 사람 정리하는 게 먼저예요
내가 먼저야, 나 먼저 봐
(해영) 오래 안 걸려요 잠깐 만나고 들어갈 거예요
나 먼저 봐, 할 얘기 있어
[피식 웃으며] 갑자기 왜 그래?
먼저 보자, 회사 앞으로 갈게
[작은 목소리로] 오늘 뭐 준비하셨나?
나 오늘 엄청 예쁘게 하고 나왔어야 되는 건가?
[흥미로운 음악]
저기, 미리 말해 두는데요
꽃 같은 거 사 와서 무릎 꿇고 그런 거 하지 마요
어유, 쪽팔려
(해영) 레스토랑 직원들이랑 짜고 하는 것도 하지 말고
사람들 많은 데서 이상한 쇼 하지 마요
어, 나는 그런 거 좋아하는 여자들 이해가 안 가더라
- 오버하지 말고 - (해영) 네
- 이따 봐 - (해영) 응
[설레는 웃음]
[통화 종료음]
[한숨] [애잔한 음악]
(도경) 이제 더 이상 죄책감 때문에 널 밀어내는 일 없이
그냥 사랑하고 싶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나 버리지 마라
꽉 잡아 줘라
어제도 그러더니 왜 그래, 또?
잠깐만 보자
(해영) 미안해, 내일 보자
내일은 약속 지킬게, 꼭
나도 할 말 있고
- 잠깐도 안 돼? - (해영) 내일 봐, 미안해
내가 왜 자꾸 미안하다고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그래, 그럼 내일 봐
- (태진) 미안해하지 말고 - (해영) 응
알았어
[통화 종료음]
[휴대 전화 조작음]
(꽃집 직원) 다 됐습니다
[설레는 음악]
[휴대 전화 조작음] (태진) 잠깐 뭐만 주고 갈게
회사 앞에서 봐
자, 저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 (찬주) 내일 뵐게요 - (해영) 네, 내일 봬요 [직원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해영) 나 나왔는데, 어디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자동차 엔진 가속음]
[쾅 소리가 난다] [태진의 아파하는 신음]
(도경) 아유, 괜찮으세요?
(태진) 거, 이유나 좀 알고 당합시다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냐?
아무리 뒤져 봐도 아무것도 안 나오던데
나하고 엮인 게 하나도 없던데
대체 왜 나 망하게 한 거냐?
[웃음]
[태진의 힘주는 신음]
[행인들의 비명] [해영의 놀란 신음]
[태진이 씩씩거린다]
[해영의 놀란 신음]
(태진) 너 이 새끼... [행인들의 겁먹은 신음]
야, 이 새끼야
이 새끼야!
(해영) [소리치며] 뭐 하는 짓이야?
놔, 놓으라고 [태진의 분노에 찬 숨소리]
(태진) 해영아
너 그 새끼한테서 떨어져
그 새끼한테서 떨어지라고!
(해영) 태진 씨가 뭐라고 이 사람을 때려?
내가 아직도 태진 씨 여자인 줄 알아?
[애잔한 음악]
둘이 언제부터 이런 사이였어?
내가 그걸 왜 말해야 되는 건데?
나 망하게 한 새끼가 이 새끼야
나 망하게 해서 구치소 보낸 새끼가 이 새끼라고!
[태진의 떨리는 숨소리]
[분한 신음]
(태진) 야
너 얘 좋아해서 나 구치소 보낸 거냐?
어!
우리 둘 결혼 못 하게 하려고?
[태진의 힘겨운 신음]
[태진의 분한 신음]
[태진의 괴로운 신음]
씨...
[태진의 분한 탄성]
[태진의 분한 탄성]
[태진의 분노 섞인 탄성]
(태진) 나 망하게 한 장 회장 찾아가서 물어봤어, 어?
아니,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투자금을 회수하냐고
근데 장 회장이 그러더라?
박도경 저 새끼가 부탁했다는 거야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나랑 엮인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근데 구치소에서 변호사가 나 찾아와서 한 말이 있어
박도경 저 새끼가 내가 오해영이랑 결혼하는 줄 알고 그랬다는 거야
[애잔한 음악] [태진의 답답한 한숨]
(오해영) '해' 자는 '아', '이'
오해영
[태진의 답답한 한숨]
해영아, 너...
너 저 새끼랑 어떻게 아는 사이야?
(태진) 언제부터 알았어?
언제부터 알았냐고
너 저 새끼가 너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어?
(해영) 나 아니야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나 아니야
(도경) 가자
내가 다 얘기할게
[숨을 후 내뱉는다]
[못마땅한 숨소리]
[태진의 힘주는 신음]
[태진의 분한 한숨]
[태진의 힘주는 신음] [도경의 힘겨운 신음]
[태진의 거친 숨소리] [도경의 힘겨운 신음]
[태진의 힘주는 신음] [도경의 힘겨운 신음]
[태진의 힘주는 신음] [도경의 아파하는 신음]
[태진의 힘주는 신음]
(태진) 남자 새끼가 뒤통수나 치고 남의 여자를 뺏냐!
[태진의 힘주는 신음]
[태진의 거친 숨소리]
[태진의 힘주는 신음] [도경의 아파하는 신음]
[도경의 힘겨운 신음] [태진의 힘주는 신음]
[태진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태진) 일어나! [도경의 힘겨운 신음]
일어나, 이 새끼야
일어나!
[안내 음성] 출입문 닫습니다, 출입문 닫습니다
[지하철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지하철 알림음]
[지하철 알림음]
[안내 음성] 출입문 닫습니다, 출입문 닫습니다
[지하철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애잔한 음악]
(덕이) 네가 사람 년이야? 네가 사람 년이야? [해영의 못마땅한 신음]
결혼 엎어 놓고 웃음이 나와!
[오열한다]
[해영의 헛웃음]
(해영) 내가 당한 그 모든 일들이
오해영 때문이라는 거야?
박도경 네가
오해영 사랑해서?
[휴대 전화 진동음]
[한숨]
(해영) 누구랑 싸우셨나?
멋져 보이는데?
(해영) 말해, 지금 말해
지금 말하면 충격이 덜할 거야
[해영의 탄성]
(해영) [울먹이며] 더 좋아지기 전에 지금 말해
[해영의 분노에 찬 신음]
[해영이 흐느낀다]
[울음 섞인 웃음]
[힘겨운 한숨]
[힘겨운 신음]
[울먹이는 신음]
언니는 결혼 전날 왜 엎었어요?
[직원들이 떠들썩하다]
[오해영의 놀란 신음] [직원들의 당황한 신음]
[해영의 분노에 찬 신음]
(직원3) 야 [오해영의 겁먹은 신음]
(해영) 너, 너... [직원3의 힘주는 신음]
너...
[해영이 울먹인다] [직원3의 힘주는 신음]
[흐느끼며] 너, 너!
[해영이 흐느낀다] [오해영의 겁먹은 신음]
너! 이씨!
[해영의 흐느끼는 신음]
[애잔한 음악]
[도경의 한숨]
(도경) [떨리는 목소리로] 씨...
[답답한 한숨]
[못마땅한 신음]
[안타까운 한숨]
(훈) 어디 가?
어디 가는데?
(상석) 어? 대표님
(음향 기사들) 안녕하세요
(기태) 야, 박훈, 어디...
[진상의 한숨]
[훈의 한숨]
(이준) 근데 왜 이러는 거예요?
(기태) 몰라
[한숨]
(상석) 대표님이랑 그렇게 결혼 파투 내고
금세 또 딴 놈이랑 결혼하려고 했었단 말이에요?
와, 이거 완전 나쁜 년이네!
(기태) 결혼 깨 버릴 만했네, 잘했네
아, 진짜 이 똘박들 여태까지 뭐 들은 거냐?
그 오해영 결혼을 깬 게 아니라
다른 오해영 결혼을 깬 거라고, 이 자식들아!
(기태) 다른 오해영은 뭐예요, 또?
(진상) 오해영이 두 명이라고, 두 명!
(기태) 아, 어떻게 오해영이 두 명이에요? 뭐야, 뭐, '아바타'야?
동명이인이라고, 이 바보들아!
(훈)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지!
우리가 알고 있는 오해영이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라니까 더 헷갈린 거 아니야
그 오해영이 1인 2역 하고 살았었나?
너 아까 다 알아들은 거 아니었냐?
(진상) 그리고 그 손톱 빨리 안 떼?
[익살스러운 효과음] 거슬리게, 진짜, 씨...
(훈) 아, 떼면 죽여 버린다는데 어떡해?
(상석) 아, 그러니까 정확하게 누구 결혼을 깬 거냐고요
그러니까 정확하게
(진상) 아무 상관 없는 오해영 결혼을 깬 거라고, 이 바보들아!
아, 그럼 뭐가 문젠데요?
(상석) 좋아했던 여자도 아니고 아무 상관 없는 여자인데
그러니까 문제는 도경이가 그 여자를 좋아하게 됐다고
지금 좋아한다고, 오케이?
아, 좋아하는 여자는 그 여자가 아니라면서요?
아무튼 지금 그렇게 돼서 지금 우리가...
[답답한 한숨]
(진상) 야, 됐어, 너희들 이해하지 마 이해하면 죽여 버릴 거야, 어?
(상석) 아이씨, 이거 함수보다 더 어려워, 이씨!
- (상석) 아이씨, 아이씨... - (기태) 아유, 겁나 헷갈려
(이준) 전 다 이해했어요 [흥미로운 음악]
(진상) 진짜냐? 넌 다 이해했어?
아이, 어쨌든
대표님이 보고 싶어 하는 분 납치해 오면 되는 거 아니에요?
어떤 오해영 또 납치해 올 건데?
(진상) 너 그러다 일 더 꼬인다?
(이준) 아, 당연히 이쁜 여자 아닙니까?
(진상) 그럼 더 꼬인다고, 이 자식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준의 아파하는 신음]
안 이쁜 여자 좋아하십니까?
(희란) 이 사달
내가 시작한 거 같다
내가 박도경한테 말한 적 있었어
[애잔한 음악] (희란) 제 친구가 완전 왕거니를 낚았거든요
뭐, 경제 신문에도 나고 그랬는데? 한태진 대표라고
어느 고등학교인데요?
맞아, 어느 고등학교인지도 물었어
(희란) 그 사람 그 오해영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흐느끼며] 아, 어떡해...
미안해, 너무 미안해
어떡해
[통화 연결음] [풀벌레 울음]
[달칵 소리가 새어 나온다] (훈) 찾았어, 오해영
내가 누구냐? 씨
얼른 이리 와
야, 이 개훈!
그 오해영 아니라고, 이 멍청아! [흥미진진한 음악]
(진상) 야, 빨리, 빨리 픽업해, 빨리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진상) 어유! 어휴... [타이어 마찰음]
아, 이 똘박들, 진짜...
이제 너희 진짜 아무것도 하지 마
어유, 이 아메바들
(기태) 아이, 그럼 밤새 대표님 뒤만 쫓을 거예요?
뭐라도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아, 형님 변호사 아니에요? 뭐가 이래?
[한숨]
[타이어 마찰음] (기태) 아유, 아유
아, 대표님, 아 [차 문이 덜컥 열린다]
오, 오늘 엠티 가기로 했는데 [차 문이 탁 닫힌다]
- (기태) 벌써 잊으셨습니까? - (상석) 잊으셨습니까, 대표님?
자, 빨리빨리, 레츠 고! [기태와 상석이 재촉한다]
[신나는 음악] - (진상) 빨리! - (기태) 아, 이거 한참 찾았네
- (기태) 아, 자, 출발 - (진상) 야, 오라이, 레츠 고!
(기태) 레츠 고! [사람들이 호응한다]
[사람들의 환호성] (기태) 고, 고, 고, 고!
고, 고, 고, 고, 고, 고!
[훈의 웃음] (진상) 가자!
(기태) 고, 고, 갑시다!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운다]
[피곤한 신음]
아유, 야, 해 떴다!
(진상) 야, 기상, 기상, 기상, 기상
와, 바다다! [사람들의 피곤한 신음]
[저마다 말한다] (훈) 바다다!
와, 바다다 [진상이 재촉한다]
형, 일어나, 바다 [사람들의 함성]
[설레는 음악] [사람들의 탄성]
- (상석) 바다다! - (진상) 바다다!
[훈의 신난 탄성]
[진상의 신난 탄성]
[사람들의 신난 탄성]
[사람들의 웃음]
(도경) 하지 마라, 죽는다
(상석) 네
야, 벗겨, 벗겨, 벗겨, 벗겨
자...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자, 간다!
[상석의 기합]
[진상의 웃음] [연신 소란스럽다]
[기태가 말한다] [훈의 웃음]
(도경) 아...
나와, 이 새끼들아!
[진상과 도경의 웃음]
(기태) 왔다 갔다 하는 파도처럼
여자도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댕 하는 효과음] [저마다 야유한다]
(상석) 진짜, 멘트 진짜 구리네, 이 새끼
네가 그러니까 연애를 못 하는 거야, 씨...
(기태) 어, 나도 좀 오글거리기는 했어요 안 하던 말이니까
아, 근데 뭔 말이라도 해야 될 거 아니에요, 뭐, 가만있어요, 그럼?
(상석) 그냥 가만히 있어 오글거리게 하지 말고
알았어요, 가만히 있을게요
(기태) 알아서들 위로해 봐, 그럼
(상석) 뭔 위로를 해? 무슨 위로를 해?
(기태) 몰라서 물어요?
대표님 여자한테 차여서 우리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
[유쾌한 음악] - (진상) 야! - (기태) 왜!
[상석의 못마땅한 탄성] (기태) 왜! 난 스무 번도 더 차였어, 왜!
[상석의 기가 찬 신음] (상석) 아유, 진짜...
[기태의 힘겨운 신음] 야, 밟아, 밟아
[상석의 못마땅한 신음] [기태의 아파하는 신음]
[훈과 이준의 힘주는 신음] [상석의 못마땅한 신음]
그만해라, 애 잡겠다 [기태의 아파하는 신음]
[상석의 못마땅한 신음]
[짝 소리가 난다] (기태) 아, 아파!
(진상) 어유, 야, 야, 야, 9시 방향 여자 출몰 야! 야! 여자 출몰! 어?
(도경) 출몰은 무슨, 멧돼지도 아니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진상의 힘겨운 신음]
혹시 뭐 잃어버린 거 없으십니까?
(진상) 그토록 찾아 헤매시던 이상형
[설레는 음악]
(진상) 저기 있을 거 같지 않습니까?
(진상) [작은 소리로] 야, 횟집에 세 명 더 있대
쪽수 완전 딱 맞아 [진상의 웃음]
(도경) 너희들끼리 놀다 와
(진상) 아씨, 6 대 6인데 너 빠지면 쪽수가 안 맞잖아
그냥 앉아만 있어, 응?
자, 이 넓은 바닷가에서
남녀가 6대 6으로 만났다는 거는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라는 거죠 [웃음]
- (진상) 이진상이라고 합니다 - (여자) 오해영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 (진상) 네? - (여자) 오해영요
(여자) '아', '이', '해' 자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설레는 음악] [헛웃음]
[진상의 당황한 신음]
(진상) 아이, 지, 진짜로 본명이 오, 오, 오해, 오해영요?
(여자) 네
(진상) 아, 아이, 진짜 '아', '이'?
- (진상) '해' 자 '아', '이'? - (여자) 네
- (우성) 아이,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 (문학) 빨리 말해 봐, 빨리
(직원3) 아, 그러니까 오 대리가 갑자기 우리 팀장님한테 달려드는데
[직원3의 다급한 신음]
나 우리 팀장님 진짜 죽이는 줄 알았다니까요?
(우성) 왜 그런 거래? 무슨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아, 그걸 모르겠다니까요?
(직원3) 그냥 와 가지고 엉엉 울기만 하는데
진짜 미친 여자가 따로 없었다니까요? [문학의 못마땅한 탄성]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성진의 답답한 한숨]
[휴대 전화 조작음] (성진) 꺼 놨어
[찬주의 한숨] (예진) 오 팀장 그년이 뭘 했길래
[다가오는 발걸음]
[찬주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찬주) 나쁜 년! [찬주의 떨리는 숨소리]
(수경) 둘이 무슨 일이 있었을 거 아니야?
- 이유도 모르고 맞았단 말이야? - (오해영) 몰라요
그럼 아무 일도 없는데 걔가 그랬다는 거야?
때린 사람이 잘못 아닌가요?
왜 해영이 편드세요?
편들긴 누가 편들었다 그래?
때린 사람이 없으니까
(수경) 맞은 사람한테 묻는 거 아니야!
제가 누구한테 맞고 다닐 정도로
잘못하고 사는 애 아니라는 거 아시잖아요
(오해영) 근데 왜 아무 상관도 없는 해영이 편드시냐고요
(수경) 편들긴 누가 편을 들었다 그래, 자꾸?
(오해영) 편드셨어요, 매번
[무거운 음악]
제가 오빠 사랑하지 않아서 떠난 거 아니라는 거
짐작 못 하시는 것도 아니시면서
그런데 왜 저한테 그렇게 야박하게 그러세요?
저한텐 그렇게 야박하시면서
왜 아무 상관도 없는 해영이 편은 드시냐고요
(오해영) 나한테 설명해, 어제 왜 그랬는지
설명해야 돼
[문이 탁 닫힌다]
[해영의 옅은 신음]
생라면 그렇게 처먹고 물 마시면 위 터져, 이년아
뭐야? 말해
뭐냐고, 또
- (해영) 엄마 - 뭐?
(해영) 고등학교 때
나랑 이름 똑같았던 오해영 있었던 거 기억나?
기억나
근데, 왜?
- 걔 어땠어? - (덕이) 어떻기는 뭘 어때?
눈 땡그래 갖고
걔가 뭐? 갑자기 걔는 왜?
[헛웃음]
남자애들은 걔 참 좋아했는데
걔 좋아하는 남자애들 때문에 우리 집 유리창도 많이 깨졌는데
[애잔한 음악] [학생의 힘주는 신음]
[풀벌레 울음] (학생) 나쁜 년, 잘 먹고 잘 살아라!
[현관문이 쾅 열린다] [놀란 숨소리]
(해영) 야! 여기 이쁜 오해영네 아니라고!
그냥 오해영네라고!
[거친 숨소리]
근데 희한한 건
왜 사탕이랑 꽃은 한 번도 잘못 배달돼 안 오고
(해영) 돌은 매번 우리 집으로 날아들어 왔을까?
희한하지 않아?
[피식 웃으며] 난 꼭 걔 액받이로 태어난 거 같아
(덕이) 미친, 말 같지도 않은... 누가 액받이야!
아, 우주의 기운도 내 편이 아니라면
나 너무 불쌍하지 않아?
엄마가 네 편인데 뭐가 불쌍해?
(해영) 엄마, 우리 이사 가자
서울 말고 좀 후진 데로
뭐, 어디 시골 내려가 살면
나도 좀 괜찮은 애지 않을까?
잘난 애들 없는 곳에 가 살면
숨 좀 쉬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왜 그래? 뭔데?
(덕이) 왜 그러는데?
혼자 또 속앓이하지 말고 엄마한테 말해!
(해영) 응
[훈이 빨대를 쪽쪽거린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희란) 어제 친구 붙들고 밤새 울어서
눈이 좀 그래요
잘 붓는 체질이라
[희란의 옅은 한숨]
시나리오 다 봤어요
작법을 배운 적이 없나 봐요?
(훈) 예, 제가 전공이 그쪽이 아니라...
(희란) 좋다고요, 뭐, 배웠다 하는 사람들이 쓰는 글 뻔하거든요
다 죽은 대사, 죽은 캐릭터
좀 고치면 되겠는데...
[헛웃음 치며] 근데 내가 또 의리가 있지
친구랑 원수진 놈 동생이랑 일하기는 좀...
제 친구가 오해영이에요
박도경 때문에 결혼 깨진
[한숨 쉬며] 뭔 말인지 아시려나?
(훈) [머뭇거리며] 예
- (희란) 알아요? - (훈) 예
- 언제 알았어요? - (훈) 어제
[희란의 한숨]
(희란) 다들 어제 알았구나
아이, 내가 지금 기분이 좀 엿 같은 게
이 일의 발단이 나라는 거거든
박도경한테 오해영 얘기 한 게 나예요
근데 아이, 세상에 오해영이 그년 하나냐고
얼마나 흔한 이름이야?
우리 학교 때는 해영이가 다섯인가 여섯인가 뭐, 그랬는데
얼마나 그년이 뇌리에 박혔으면
오해영을 그년 하나라고 생각해?
그리고 해영이 결혼 그렇게 망쳐 놓고
자기 좋다고 헤헤거리는 걸 또 그냥 둬? 입 싹 닫고?
아, 그 완전 미친 거 아니에요?
[희란의 못마땅한 신음]
[떨리는 목소리로] 저기,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훈) 저도 어제 그 얘기 듣고 완전 빡돌아서
그 자식 죽여 버리려고 바닷가 끌고 가서 빠뜨렸는데
극구 살아 나옵디다
질질 짜면서 잘못했다고
[흥미로운 음악]
그 여자한테 가서 빌어라 무조건 빌어라
진짜 형만 아니었으면
그 자식 목에 개줄 채워서 질질 끌고 친구분한테 찾아갔을 거예요
(희란) 끌고 오지
그, 그럴까요? 뭐, 지금이라도 뭐...
(희란) 근데
손에 그거
[익살스러운 효과음]
뭐예요?
[오리 울음 효과음]
(훈) 여친이...
(희란) 떼죠, 거슬리는데
(훈) 그, 그렇죠? 그럴, 그럴까요?
근데 이게 잘... [익살스러운 효과음]
떨어지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훈의 옅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 (훈) 안나야, 잠깐 내 말 좀 들어 봐 - (안나) 야!
- (안나) 뭘 말을... - 안나야, 안나야, 안나야, 잠깐만
(훈) 아, 그걸 왜, 아이씨, 하지 말라고!
아, 안 돼, 잠깐만, 아씨, 아...
(안나) 야! 그걸 왜 떼? 그걸 왜 떼! [훈의 아파하는 신음]
내가 얼마나 어렵게 붙였는데!
[훈의 힘겨운 탄성] [안나의 못마땅한 탄성]
그걸 왜 떼? [훈의 힘주는 신음]
[훈의 분노 섞인 탄성] [안나의 헛웃음]
[훈의 분노 섞인 탄성]
3일 동안 붙이고 다녔으면 됐지 얼마나 더 붙이고 다녀야 되는데?
사내새끼 남자 손에 그게 할 짓이냐!
(안나) 그건 '나 여친 있어요' 하는 표시라고
어떻게, 아예 마빡에 문신으로 새겨 줄까, 윤안나 거라고?
(훈) 나 말하고 다녀!
여친 있다고 말하고 다녀
손톱에 그딴 거 안 붙여도 된다고!
왜? 내가 바람피울까 봐 그래?
[가슴을 탁탁 치며] 내가 바람피울 놈으로 보여?
어, 그래 보여
엄청 그래 보여
그럼 사귀지 마
[헛웃음]
- 막 나가네? - (훈) 막 나가는 건 너야
어떤 여자가 남자 머리 이렇게 때리냐?
(훈) 나 이제 서른셋이야
네 또래랑 연애할 때 어떻게 연애했는지 모르겠는데
서른셋 남자 손에 매니큐어 발라 놓고 책으로 머리 치고!
이따위 유치한 짓은 안 통한다고, 씨!
[훈의 분노 섞인 탄성]
[애잔한 음악]
[성난 한숨]
[한숨]
(안나) 내가 싸우고 자리 피하는 짓 하지 말랬지?
서른셋 어른이 할 짓 아니랬지?
와, 안 오면 가만 안 둬!
안 와?
[훈의 떨리는 숨소리]
그래, 가라!
근데 나 촉 엄청 빠르거든?
오빠한테 벌써 어떤 냄새 맡았거든?
진짜 쪽팔릴 짓은 하지 말아라, 어?
[서러운 신음]
[안나가 흐느낀다]
무슨 냄새를 맡았다고 지랄이야?
내가 뭐 어쨌다고?
[성난 숨소리]
[분한 숨소리]
[힘겨운 신음]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경쾌한 음악]
[애잔한 음악]
[메시지 알림음]
(도경)
기다려 봤다
(해영) '미안해' 다음에 뭐 쓰는 줄 알고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하느라 오래 걸리나
[시끄러운 소리가 새어 나온다] (해영) 한참을 기다려 봤다
두 시간을 그렇게 기다려 봤다
[헛웃음]
어떻게 딱 한 문장이니? '미안해'
어떻게 이렇게 끝나니, 말이?
(해영) 미쳤지?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 미친 거지?
어디야?
미안해
잘못했어
내가 비겁했어
'미안해' 딱 하나에서 말이 좀 늘었네
(해영) 오면서 생각했나 보지? 어떻게 더 늘려서 말해야 되나
(도경) 미안해
'미안해'?
(해영) 그 말 진짜 죽여 버리고 싶게 싫다
어디 좀 들어가서 얘기하자
(해영) 왜? 창피하니?
내 몰골이 이래서 창피해?
거울 속의 나를 보고 있으면
'어쩜 저렇게 바보같이 생겼을까?'
딱 이런 꼴 당할 만하게
(해영) 너무 허름하게 생긴 거 같아서
잘난 너희들 사랑싸움에 끼어서 바보같이 당하기 딱 알맞게
너무 허름하게 생긴 거 같아서
내가 너무 싫어서
딴 얼굴이고 싶어서 딴 사람이고 싶어서
그래서 마구잡이로 칠했어 그럼 좀 나아질까 하고
근데 '미안해'?
그냥 '미안해'?
많이 미안해
[애잔한 음악] [해영의 어이없는 웃음]
(해영) 뭐가 미안한데?
왜 미안한데? 얼마나 어떻게 미안한데?
(도경) 가자, 가서 얘기하자
(해영) 왜 진작 말 안 했어? [도경의 한숨]
오해영 사랑해서 오해영 결혼 깨려고 했는데
내 결혼이 깨진 거라고 왜 진작 말 안 했어?
말하고 싶었어
근데 힘들어하는 너한테 또 폭탄 던질 수 없었어
(도경) 고등학교 내내 오해영이랑 비교당하면서 살아왔다고
난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똑같은 이름 가진 걘 어떻게 살고 있나
그런 너한테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어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같아서 말 못 했어
(해영) 상처는 뭐가 상처인 줄 알아?
[해영의 떨리는 숨소리] 네가 얼마 전까지도
오해영을 사랑해서 그 계집애 결혼을 깨고 싶어 했다는 거
네가 던진 돌에 그 계집애 대신 내가 맞아서!
피 철철 흘리고 있는 동안에도 넌 그 계집애를 생각했다는 거
난 그것도 모르고 바보처럼 너 좋다고 들이대고!
[해영의 울먹이는 숨소리]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았을 때
그때 다 말했어야 했어
다 까발리고 정 똑 떨어지게 했어야 했어
왜... [해영의 힘겨운 탄성]
왜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 왜!
- (도경) 미안해 - 그만하라고, 미안하다는 말!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뭐 어떻게 하라고?
(도경) 진짜 미안한데 진짜진짜 엄청 미안한데!
뭘 어떻게 말하라고?
남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냐?
뭘 어떻게 말해야 정답이냐?
좀 가르쳐 줘라, 좀!
[어이없는 한숨]
[도경의 답답한 한숨]
(행인) 누가 싸우는 거야? [행인들이 수군거린다]
[도경의 한숨]
[도경이 숨을 들이켠다]
미안해
진짜
진짜 미안해
(해영) 빌어
무릎 꿇고 빌어
[애잔한 음악]
- (도경) 미안해 - (해영) 빌어
(해영) 빌어
[떨리는 숨소리]
빌라고! 와서 빌라고!
[휴대 전화가 탁 떨어진다]
[성난 숨소리]
[헛웃음]
[옅은 한숨]
[해영이 흐느낀다]
(해영) 넌 단 한 마디를 안 했어
'사랑한다'고
'너를 사랑한다'고
그 한마디를 안 했어
[울먹이며] 오해영한테는 했을 거 아니야
[울음 섞인 웃음]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장 회장) 내가 그동안
결혼했던 여자들 자식 중에
그래도 넌 영지가 좋아하는 거 같아서
나도 네가 쿨해서 마음에 들었는데
내가 도경이 엄마랑 결혼하는 마당에
우리가 계속 보는 건 좀 그렇지 않냐?
이상하잖아
우리 이제 그만 보자
연락하지 말고
내 말... [장 회장의 한숨]
너무 서운하게 들으려면 듣고
아니요, 서운하지 않아요, 알아들어요
(장 회장) 도경이한테도 마음 접고
- (장 회장) 접어 - 아빠하고의 관계는 끊을게요
(오해영) 영지 언니하고의 관계도 끊을게요
- (오해영) 오빠하고는... - 끝내
(장 회장) 나 가뜩이나 결혼 많이 해서 '메니 메니' 족보 꼬이는데
너까지 꼬이게 하면 그렇잖냐
(태진) 아, 잠깐 얘기만 할게요
아, 그냥 얘기만 한다고요
(장 회장) 뭐야? [태진의 못마땅한 신음]
'컴 인'
[태진의 옅은 한숨]
[한숨]
[장 회장의 의아한 신음]
- (장 회장) 누구? - (태진) 한태진입니다
[장 회장의 옅은 신음]
(직원2) 안녕하세요 [태진의 옅은 신음]
예전에 해영이랑 같이 본 적 있는데
(태진) 아, 그래요?
(장 회장) 전적으로 어디서 많이 봤는데?
(태진) 박도경 부탁으로 저희 기업 투자 철회하셔서
곤두박질쳤던... [장 회장의 탄성]
구속됐다는 얘기 들었는데
- 무혐의로 나왔습니다 - (장 회장) 응, 잘됐네
냉철한 투자자이신 줄 알았는데
남녀 간의 사랑싸움에도 움직이시나 봅니다?
알아듣게 말해, 꼬지 말고
(장 회장) 에이, 오늘 식사 자리 참 불편하다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박도경
제 약혼녀 뺏으려고 저 망하게 한 겁니다
[무거운 음악]
(태진) 정확한 정보와 판단력으로 투자하신다고 명성이 자자하신 분이
누군가의 치정에 얽힌 일에도 몇백억을 움직이신다는 소문이 돌면
치명타가 될 거 같습니다
이야, 이, 도경이 애가 정열이 넘치는 애구먼?
(장 회장) 내 과다 [장 회장의 웃음]
너 도경이 접어야겠다
그새 또 딴 여자한테 흠뻑 빠졌나 본데?
그 약혼녀 이름이
오해영이 맞나요?
[울먹이는 숨소리]
[흐느낀다]
[풀벌레 울음]
(진상) 야, 꿇으라면 꿇었어야지 왜 안 꿇어, 어?
아이, 야
[허벅지를 탁 치며] 이게 안 돼?
[허벅지를 탁 치며] 아이, 이게 안 되냐고
이걸 왜 못 하는데?
꿇으라면 꿇고 빌라면 빌고 때리면 맞아야지
너 지금 길거리에서 쪽팔린 게 대수야?
어제 미친놈처럼 길거리 싸돌아다닐 때는
꿇으라면 열두 번도 더 꿇을 것 같더니만
왜 안 꿇는데? 왜 못 해?
(도경) 미안하다고 수도 없이 말했어
(진상) [한숨 쉬며] 미안하다는 말로 되냐?
'사랑한다, 죽도록 사랑한다' 그리고 꿇었어야지
아, 시키는 건 다 했어야지
명동 한복판에서 구르라면 굴렀어야지
너 정말 그 여자 좋아하긴 하는 거냐?
아, 진짜 좋아하냐고, 인마!
- (도경) 몰라서 물어? - 몰라!
말을 안 하는데 어떻게 알아?
(진상) 좋아하냐는 이런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 한번 시원하게 못 하는데
뭘 재? 왜 재?
넌 왜 그렇게 꽉 틀어막고 사는 거냐, 인마?
[애잔한 음악] [진상의 답답한 한숨]
왜 그렇게 마음을 아끼냐고
[안타까운 한숨]
[못마땅한 한숨]
[진상의 한숨]
[현관문이 철컥 열린다]
(오해영) 나 오빠랑 헤어지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메일함 뒤졌어
욕이라도 있길 바라면서
근데 아무 연락도 없는 거 보고 절망했어
차 버린 나는 이렇게 괴로운데
차인 오빠는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사는 거 같아서
나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여자였나? [도경의 옅은 한숨]
날 사랑하기는 했나?
[깊은 한숨]
내가 그 사람이랑 결혼하는 줄 알았던 거지?
(오해영) 그래서 그 사람 망하게 한 거지?
[울먹이며] 고마워
[도경의 헛웃음] 나 이제 좀 살 거 같아
고마워
(도경) 지금 그런 소리가 나오냐?
너 때문에 내가 한 여자 인생을 망쳤다고
(오해영) 상관없어
백 명이 망해도 천 명이 망해도 상관없어
그거 다 오빠가 나 사랑해서 그런 거잖아
나 때문에 그런 거잖아
사랑해 [도경의 헛웃음]
나 아직도 오빠 너무너무 사랑해
[애잔한 음악]
[오해영이 흐느낀다]
사랑해
저 먼저 가 보겠습니다
(장 회장) 쟤가 오해영인데?
쟤가 도경이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였고
(해영) 나 아니야
[헛웃음]
[어이없는 웃음]
[태진의 분노 섞인 탄성]
[풀벌레 울음]
[의미심장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자동차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쾅 소리가 난다]
[털썩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도경의 한숨]
(도경) 그 여자랑은 이렇게 끝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순택) 도경아...
[한숨] [애잔한 음악]
[도경의 힘겨운 신음]
[도경의 힘겨운 숨소리]
(남자) 괘, 괜찮아요?
[사이렌이 울린다]
야, 야, 야, 만지지 마
[도경의 힘겨운 숨소리가 계속된다]
이렇게 끝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그 여자를 위해서라도
어차피 난
죽으니까
(해영) 그냥 내 마음 바닥까지 갈 때까지만 같이 가 주면 안 될까?
(도경) 나 혼자 나쁜 놈일 때 끝내는 게 맞아
(수경) 네가 사라진 그날에서 시작됐다는 거
반성해라
(신영) 일단은 원수를 몰라보고 사랑을 했다?
(진상) 야, 실시간 검색어에 오해영 떴으면 말 다 한 거 아니니?
[영지의 힘겨운 신음] - (도경) 얼른 사과해! - (영지) 놔!
(지야) 아, 너 왜 이래? 무슨 짓이야?
(태진) 열심히 하겠습니다
믿고 맡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회장님
(해영) 네가 아주아주 불행했으면 좋겠어
.또! 오해영↲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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