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16
[주제곡]
[무거운 음악]
(엘리야) [흐느끼며] 경찰이 요한을 왜 잡아가?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
왜 말을 못 해, 대체 뭐길래?
설마 지, 진짜 요한이 그런 거야? 그 성당?
요한이
우리 엄마 아빠 죽인 거야?
아니야, 엘리야, 그게 아니야
(가온)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바보같이 저놈들한테 속아서
요한이 수현이를 죽였다고 경찰에 신고했어
뭐?
어떻게든 내가 바로잡을게
(가온) 내가
요한을 꼭 데려올게
내 목숨과 바꿔서라도 그렇게 할게
왜…
왜 그랬어, 어?
(엘리야) 왜, 왜 그랬냐고
[엘리야가 훌쩍인다] 미안해, 엘리야
[엘리야의 울음]
왜 그랬어
[엘리야의 울음]
(가온) 아주머니
엘리야 곁에 계속 있어 주세요, 부탁드려요
가온 도련님은요?
[형사의 한숨]
(형사) 너무 야밤에 급하게 찾아와서는 이게 무슨, 아휴
그러니까 판사님 말씀은
강요한 판사는 윤수현 경위 죽음과 아무 관련이 없다
모두 사회적 책임 재단 정선아 이사장님의 짓이다
네
네, 뭐 [코를 훌쩍거린다]
무슨 말씀인지 잘 들었고요
(형사) 씁, 그, 재미있는 얘기이긴 한데
뭐, 아시다시피 저희도 증거가 충분해야
움직일 수가 있거든요
[한숨]
(가온) 잠시만요!
제가 강요한을 무고한 겁니다
[헛웃음]
아, 예
허위 고발이시라고요?
(가온) 네
제가 악의적으로 강요한을 무고했어요
재판 조작 건을 여론 조작으로 무마해 버리는 걸 보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사람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 손으로 증거를 조작했고
허위 고발을 한 겁니다
절 체포하십시오
아이, 판사님
(형사) 너무 그렇게 흥분하지 마세요, 예?
일단 댁에 가셔 갖고 푹 주무시고
잘 생각해 보십시오
아이, 어차피 다 끝난 일 가지고 자꾸 왜 이러십니까
윗선에서 벌써 지시를 받은 모양인데
[무거운 음악]
이러시면 제가 형사님을 직무 유기로 고발할 겁니다
(가온) 언론에 폭로할 거고요
뭐, 그렇게 하시든가요
(형사) 아!
그, 참고로 지금 국가 비상사태 중인 거 아시죠?
정부 허락 없이 아무거나 보도하면은
긴급 조치 위반입니다
한번 잘 찾아보십시오
뭐, 어디 뭐 정신 나간 언론사가 있는지
[성난 신음]
[어두운 음악]
[문이 철컹 닫힌다]
[철창이 철컹거린다]
(죽창) 강요한!
강요한이다!
보고 싶었어, 잘 왔다, 이 새끼야
너 여기서 못 나가
왜? 내가 너 죽여 버릴 거거든
내가 너 죽여 버릴 거야, 어!
여기가 네 무덤이 될 거라고!
[문이 철컹 잠긴다]
(TV 속 앵커1)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시범 재판부 강요한 판사가
살인 교사 혐의로 지난밤 긴급 체포되어
현재 중부 구치소에 수감 중입니다
[TV 속 요한이 말한다] 조사 결과 강요한 판사의 사주로 살해당한 피해자는
경찰청 소속 윤수현 경위로 알려졌습니다
마, 말도 안 돼
(TV 속 앵커1) 긴급 체포된 강요한 판사는
그간 시범 재판부를 운영하며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었습니다
이에 강요한 판사의 살인 교사 혐의는
국민의 큰 질타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호) 강요한을 시범 재판부 재판장에 앉힌 건
대법원장님입니다
재판 조작범에 살인 교사범을 말이죠
(대법원장) 아니, 민 대법관
그걸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었겠나?
그리고 강요한을 자리에 앉힌 건 내 뜻이 아니라…
책임 회피까지 하시겠다는 겁니까?
이보게, 민 대법관
사법부를 더 이상 부끄럽게 만들지 마시고
결단하시죠
왔냐
(가온) 대법관 사퇴하신 거 아니었습니까?
(정호) 누군가는 수습해야 되니까
나는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말 어디까지 뻔뻔해지실 겁니까?
(가온) 수현이를
정말 수현이를 죽게 만든 겁니까?
강요한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책상을 쿵 치며] 그러고도 당신이 사람이야!
[긴장되는 음악]
나도 수현이가 죽을 줄은
정선아 이사장이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사람들의 웃음] (법관)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저를 대법관 자리에요?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신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는 교수님 같은 분이 필요해요
(선아) 허중세 대통령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하고
강요한 판사 같은 사람이 재판을 하는 시대잖아요
다 똑같은 놈들이죠
(정호) 대중을 선동하는 사기꾼들
그자들이 추진하고 있는 시범 재판이라는 거
그거 상당히 위험한 겁니다
재판을 한낱 길거리 쇼로 전락시키는 짓입니다
(선아) 저는 비록 서정학 선생님 모시고 있지만
지금 이 움직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단에서 교수님은 대법원에서
조용히 뭔가를 할 수는 없을까요?
용감한 분이시네요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니까요
(선아) 대법관이 되시면 가장 먼저
강요한한테 감시자부터 붙여 놓으셔야 합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감시자?
[노크 소리가 들린다]
교수님
[정호의 탄성] [가온의 웃음]
(가온) 아, 죄송해요, 대법관님
저한테 가룟 유다 역할을 시키는 겁니까?
누군가는 있어야 되지 않겠나?
(정호) 이 미친 바람 속에서도 눈 부릅뜨고 똑똑히 지켜볼 사람
부탁하네
(정호) 인간 세상에 손쉬운 정의 따윈 없어
(정호) 난 그저 세상을 망치는 강요한
그놈을 멈추고 싶었을 뿐인데
(정호) 강요한 지지자들이 나를 테러하고
우리 가족들의 신상을 다 까발리고 있어요
이제 더는 못 참아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요한 그놈을 끌어내릴 겁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정호) 수현이를 죽인 겁니까?
그런 얘기는 없었지 않습니까!
수현이는 나한테 딸 같은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다 그만두시겠다? 이제 와서?
어떻게든 강요한 멈추고 싶다고 하셨을 텐데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선아)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 겨우 한 걸음 남았어요
이 미친 광풍의 시대를 끝낸 위대한 대법원장으로
역사에 길이 남고 싶지 않으십니까?
네?
대법관님
(정호) 누군가는 괴물이 되어서라도
강요한 그자를 막아야 했다
[무거운 음악] 나한테 침을 뱉어도 좋다
역사가 나를 평가해 줄 거니까
이 더러운 위선자
[가온의 힘주는 신음]
[인터폰 연결음]
경비원 들어오라 그래
(가온)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수현이를 죽일 수가 있어
어떻게 수현이를!
어떻게 수현이를 죽일 수가 있냐고!
말해, 민정호!
말해, 말해
[문이 달칵 열린다] (경비원) 대법관님!
(가온) 말해!
[정호의 힘겨운 신음] 놔, 놔!
민정호, 말해
말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민정호!
[가온이 씩씩거린다]
(진주) 어, 김 판사, 뉴스 뭐야?
아니지?
부장님이 한 거 아니지?
[한숨 쉬며] 아니에요
재단이 판 함정이에요
아휴, 그럼 그렇지
(진주) 어떻게 하면 돼? 나 도울게
우리 부장님 구해야 될 거 아니야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교도소장) 야, 봐라, 봐라
[교도소장의 힘주는 신음]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초를 겪은 줄 알아?
(요한) 교도소장 증언 해결됐어?
(K) 네, 제대로 겁을 먹었으니 시키는 대로 움직일 겁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TV 속 기자1) 법무부 장관이 지시한 거 맞습니까?
차경희 장관 지시가 맞습니다
(TV 속 기자2) 뇌물이나 협박을 받은 게 사실입니까?
(TV 속 교도소장) 죄송합니다
장관님의 협박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네놈 때문에 나 강등되고 이리로 쫓겨 왔어
중요 사건 피해자 전담으로 왔으면
불행 중 다행 아닌가?
[헛웃음]
(교도소장) 이게 어디서 건방지게
야, 인마, 네가 아직도 판사인 줄 알아?
넌 이제 내 손아귀에 든 쥐새끼야
알아?
[용식과 두만의 탄성]
[용식의 탄성]
[두만의 환호]
(용식) 이야, 우리 이사장님 역시 대단해
(두만) [웃으며] 아이, 민정호는 언제 포섭했어, 그래
최고!
[용식의 웃음] 최고, 최고!
(용식) 최고 [용식과 두만의 웃음]
아이고
아, 이거, 응
자, 우리
- (용식) 정 이사장님 - 앉아
[용식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중세) 그, 정 이사장님 역시
탁월한 스토리텔러
왜, 예수도 자기가 가장 사랑하던 제자 유다한테
나중에 완전히 눈탱이 팍!
뒤통수 까이는 거 아니야
강요한 얘도 지금 감방에서
멘탈 완전히 탈탈탈탈 털리고 있을걸?
(용식) 경찰관 살인 교사
이야, 이제 강요한 확실히 아웃이네
[두만의 웃음]
(중세) 강요한 걔
재판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선아) 무슨 소리?
(중세) 강요한 걔 이왕 스테이지에서 내려온 거
조용하고 신속하게 확 사라져 주면
다들 너무 해피하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제가 해 봤는데
우리 대통령님 생각이 너무 많다
(선아) 잡생각이 많으면 갈 날이 머지않은 거라던데
아, 죄송합니다
(중세) 알아서 잘하실 텐데 죄송합니다
나는 근데 잠깐
나는 그, 화장실을 좀…
(두만) 거기 서!
어련히 알아서 잘하실 분한테
왜, 왜 그래!
(용식) 아유, 그럼! 쯧
우리 정 이사장님이 어디 보통 분이신가?
에이! 쯧
[두만과 용식의 웃음]
[무거운 음악]
(재희) 허중세 아저씨 역시 적응이 빠르네
배역이 바뀌니까 바로 사람이 달라져
(선아) 그래
씁, 근데
너무 지나치게 빠르단 말이야
어?
게다가 돈만 밝히는 능구렁이 아재들이
(선아) 다 끝난 허중세한테 장단까지 맞춰 준다?
내가 허중세를 너무 우습게 봤을지도 몰라
알아봐, 분명 뭔가 있어
허중세 그 인간
강제 이주 인원 늘리는 데 자꾸 집착했지
꿈터전 마을 수용 시설 체크해 봐
인원 비는 곳 없는지
어딘가로 빼돌리고 있지는 않은지
(연정) 이번에 우리 남편 계획 밀어줘서 고마워요
[웃으며] 그 주말 농장?
(연정) [웃으며] 응
[의미심장한 음악] 언니들이 회장님들 설득 잘해 줬어
아슬아슬했는데
[살짝 웃으며] 뭘
솔직히 우리는 돈이 되는 쪽으로 움직일 뿐이지
[함께 웃는다]
말 나온 김에 우리 주말 농장이나 한번 보러 갈까요?
[상숙이 호응한다] (향미) 좋죠
우리 농작물 무럭무럭 잘 자라나 궁금하네?
[함께 웃는다] 알았어, 내가 세팅할게
아무리 함정에 빠진 거라도 그렇지
어떻게 강 판사님을 살인범으로 몰 수가 있어요?
뻔뻔하고 염치없지만 한 번만 도와주세요
(가온) 부장님을 구해야 되는데
조력자분들 도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글쎄요
저희가 더 이상 김 판사님을 믿을 수 있을지
(가온) 아이, 시간이 없어요
부장님에 대한 재판이 열릴 때까지
그놈들이 부장님을 가만 놔둘까요?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요
유일한 방법은 큰 걸 폭로해서 그놈들의 손발을 묶는 겁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면 일단 몸을 사릴 테니까
(인국) 잠시만요
큰 거라고 하시면…
꿈터전 마을 내부
[무거운 음악]
(가온) 강제 수용소같이 비참할 게 뻔합니다
그걸 폭로해야 돼요
아, 그건 불가능한데
군인들이 지키고 있어요
저 혼자 갑니다
(가온) 제일 경계가 심한 곳이 어딥니까?
거기가 제일 숨기고 싶은 데일 겁니다
그렇다면 꿈터전 병원인데
(인국) 어떻게 어떻게 들어갈 방법은 있어도
솔직히 나올 방법이 없어요
그래도 하실 거예요?
네, 들여보내만 주십시오
자, 운 좋게 뭔가 찍어서 나온다고 해도
터뜨릴 방법도 없습니다
(인국) 언론은 지금 정권 눈치만 보고 있지
동영상 플랫폼, 소셜 미디어 전부 다 차단됐어요
이제 이 나라
자유 국가 아닙니다
그건
제가 생각해 둔 게 있습니다
생각해 둔 거라고 하시면 어떤 거?
뭐 하나만 구해 주십시오
(가온) 엘리야
[차분한 음악]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
얼마 전에 그 성당에서 일했던 분을 만났어
그 화재
그냥 전기 배선이 너무 낡아서
배전반에서 불이 난 거였어
누구 잘못도 아닌 단순 사고
그런데 요한은 일부러
네가 요한을 의심하도록 만들었던 거야
네 다리로 걷게 되면 나부터 죽인다며
(요한) 한 가지씩 하지 그래 차근차근, 응?
(가온) 너 보라고 일부러
기부 약정 취소 신청서를 만들어 놓고
자꾸 널 자극하는 말들을 하고
난 이미 죽인 놈 따윈 신경 쓰지 않는데
[요한의 떨리는 숨소리]
내가 죽였다면 말이야
(가온) 왜냐하면
네가 부모님을 잃고 너무나 힘들어했거든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매일매일 야위어 가고
그래서 요한은 자기를 미워하는 힘으로라도
네가 살아 주길 바랐던 거야
하지만 엘리야 네가 요한을 오해했더라도
[어린 엘리야가 말한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요한이 스스로 원해서 그런 거거든
넌 잘못 없어, 엘리야
그저 앞으로 다시 만나면 잘해 주면 돼
요한 네 곁으로 꼭 돌아올 거야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약속할게
[흐느낀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먹어
요한이 돌아왔을 때 네가 많이 아프면 어떻겠니?
[훌쩍인다]
[죄수들이 시끌벅적하다]
[다가오는 발걸음]
[죽창의 기합]
[죄수들의 환호]
[요한의 힘주는 신음] [죽창의 기합]
[소란스럽게 싸운다]
[죽창의 기합]
[죄수들의 당황한 신음]
(요한) 넌 이미 사형 선고를 받은 몸이야
언제든 집행할 수 있다
소원이라면
[힘겨운 목소리로] 살려 주세요
(요한) 목소리가 그것밖에 안 되나?
[요한의 힘주는 신음] [죽창의 놀란 신음]
살려 주세요!
(죽창) 살려 주세요! [호루라기가 울린다]
[죄수들의 당황한 신음]
[죽창의 힘겨운 신음]
[교도관들이 소리친다]
[가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남자1) 수고하십니다
[남자들의 힘주는 신음]
[가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의료 기기 작동음]
[환자들의 고통스러운 신음]
[의료진이 분주하다]
[버튼 조작음]
[힘겨운 신음]
[무전 소리가 흘러나온다]
(여자) 아아, 머리야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아이의 힘겨운 신음]
[아이들이 소리친다]
[환자들의 힘겨운 신음]
[소란스럽다]
(가온) 한소윤 씨
어떻게 된 거예요?
저예요, 김가온
[놀라며] 판사님 여기 어떻게 오셨어요?
(가온) 이제 걱정하지 마요
(남자2) 대통령님 오십니다
[의료진들의 다급한 신음]
(가온) 곧 돌아올게요, 잠시만요
[무거운 음악] (중세) 응
우리 소수 정예 의료진들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 예
(의사) 유럽 연합이 의뢰한
신종 백신 임상 시험 진행 중입니다
실험 대상자는 총 3,620명 [두만의 힘겨운 신음]
현재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182명입니다
(중세) 182명? 나쁘지 않네
결과 그쪽에 공유해 주시고
그, 잔금 밀린 국가 있으면
따로 저한테 보고해 주시고
아, 그리고
뭐, 러시아, 일본 포함해서 몇몇 나라들에서
또 의뢰가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빨리 농장을 확대를 해야겠어요
(의사) 각국이 경쟁적으로 백신 개발 중이라
임상 시험 수효가 아주 폭발적입니다, 대통령님
[중세의 웃음]
[상숙과 연정의 웃음] (용식) 이야, 서울로 부족하면
부산, 대구, 광주에서도 좀 모셔 와야겠는데?
[사람들의 웃음] (두만) 역시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
이렇게 인적 자원으로다가 먹고사는 거야
[사람들의 웃음]
(중세) 내가 누누이 사람이 제일 귀한 거라고
말씀을 많이 드렸었죠?
여기, 여기, 이거, 이거 이거, 이게 다
이게 다 돈이에요, 임상 시험?
두당 얼만지 알아요?
장난이 아니야
거기다가 사망하잖아
그러면 쓸 수 있는 건 싹 다 적출해
그리고 뭐, 두발, 혈액 이런 온갖 부산물들
싹 다 수거해서 그것도 수출을 하는 거야
버릴 게, 버릴 게 하나도 없더라니까?
[사람들의 웃음]
(용식) 아, 우리 대통령님 천재 사업가셨네
아이, 그러면서 아닌 척은
(두만) 이런 꿀단지를 혼자 먹으려고
너무했어!
[두만의 웃음] (중세) 이렇게 때가 되면 제가 다 공유하려고 했죠
근데 정선아 걔까지 꼭 껴 줘야 되나?
뭐, 정 이사장을 꼭 제끼자는 얘기는 아니고요
[여자들이 대화한다]
입 하나 줄면 나쁠 건 없지?
[의미심장한 음악] (용식) 이젠 별로 쓸모도 없고
(두만) 차경희도 그렇고 그 여자도 그렇고
아, 난 기 센 여자들이 너무 싫어, 어휴
쓸데없이 너무 똑똑해
하녀 주제에 [두만의 비웃음]
(중세) 그렇죠?
이참에 정선아도 정리하자고
아, 그리고 구치소에 사람 보내서
강요한 걔 또 헛짓거리하기 전에
깨끗이 클리어하고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중세) 아이, 왜 이러세요
[중세와 두만의 웃음]
(두만) 좋아요?
같이 가시죠
(연정) 자, 우리도 가요 [여자들이 호응한다]
(가온) 소윤 씨, 여기서 나가요
[긴장되는 음악] (간호사) 뭐 하시는 거예요?
(가온) 바이탈 체크하라는 오더를 받아서요
(간호사) 네
[가온의 한숨]
(가온) 가요
[무전 소리가 흘러나온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가온의 한숨]
(간호사) 잠깐만요
(가온) 네?
(간호사)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판사님
[흥미진진한 음악]
저 사실 바깥에서 누군가 오기만 기다렸어요
저뿐만이 아니에요
여기 직원들 핸드폰도 다 뺏기고 감금 상태거든요
이 안에도 제정신 박힌 사람들은 있어요
이게 말이 돼요?
어떻게 나라가 국민들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간호사) 사망자입니다
장기 적출도 다 끝났고 소각장으로 갈 겁니다
(간호사)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두 분 나가게 해 드릴 테니까
꼭 세상에 알려 주세요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네, 꼭 그럴게요
[가쁜 숨소리]
괜찮아요, 소윤 씨?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인국) 네, 김 판사님 좀 괜찮으십니까?
네, 한소윤 씨도 구했습니다
(가온) 운이 좋았어요
제가 말씀드린 건 구하셨습니까?
(인국) [한숨 쉬며] 정말 그 방법밖에 없겠습니까?
보도해 줄 좀 용기 있는 기자분을 한번 찾아보는 게…
(가온) 모험이에요
그럴 여유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가온의 한숨]
[의료 기기 작동음]
[무거운 음악]
[선아의 탄성]
(선아) 너 참 이쁘게 생겼다
몇 살이니?
(학생) 열여덟 살요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흐느끼며]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선아의 떨리는 숨소리]
미안해
미안해
(선아) 미안해
[흐느끼며] 정말 미안해
미안해…
김 판사 [문이 탁 닫힌다]
(진주) 방법은?
찾았어?
부탁드릴 게 있어요, 오 판사님
말해, 말만 해, 나 다 할게
내일이 민정호 대법원장 취임식이잖아요
[무거운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피식 웃는다]
[달려오는 발걸음]
[죄수의 힘주는 신음]
[요한의 힘주는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정말 그것만 하면 되는 거야?
네
그거 하나만 부탁드릴게요
알겠어, 근데
취임식 날 뭘 어떻게 하려고?
[휴대전화 진동음]
(TV 속 앵커2) 긴급 속보입니다
살인 교사 혐의로 체포됐던 강요한 판사가 사망했습니다
[무거운 음악] 중부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강요한 판사는
괴한에게 흉기 피습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강요한 판사는 올해부터 한국 최초 국민 참여 재판인…
[뉴스가 계속된다]
(재희) 언니
괜찮아
괜찮아
(선아) 어차피 내 손으로 끝낸 사람이야
잘됐어
[중세의 웃음]
(중세) 아, 이제 진짜
끝이네
'디 엔드' 자막 뻥!
뜨고 엔딩 크레딧 차르륵 올라가고
드디어, 드디어 불 환하게 펑
박수 치고 일어나고
[함께 웃는다]
(두만) 아이고, 강요한도 미운 정이 많이 들었나 봐요
가끔 생각날 것 같습니다, 각하
어떻게 뭐, 제사상이라도 봐 줘야 되나, 1년에 한 번?
[함께 웃는다]
(중세) 뭐, 케이크에 향이랑 초 꽂아 놓고
뭐, 육전도 하고 잡채도 뭐…
뭐, 심각한 일 있어요?
뭐 걱정 있어요?
(용식) 네?
[웃음]
그럴 리가요
전 그저
그동안 그놈 때문에 고생한 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지긋지긋했잖습니까?
(중세) 아휴, 진짜 징글징글 지긋지긋했지
이제 보내 줘야죠, 뭐
씁, 저, 그래서 말입니다만
그, 조촐하게 의미 있는 자리를 가지면 어떨까요?
아이, 또 뭔 자리?
강요한 추모 겸 축하 자리랄까요?
[무거운 음악] 그, 내일 민정호 대법원장 취임식이지 않습니까?
(중세) 그래서요?
이제 영원히 대통령 각하의 시대입니다
(용식) 재단 핵심 인사들끼리 축배를 드시죠
감히 각하께 도전했던 강요한
그 자식의 법정에서
[두만의 웃음]
웬일이야, 민 회장, 응?
(두만) 죽을 때가 됐나 왜 안 하던 짓을 하려고 그래
[웃음]
(중세) 음, 나쁘지 않아 나쁘지 않아, 나쁘지 않아
아, 그, 정선아 걔
꼭 오라고 연락해
아, 난 자다가도
아휴, 벌떡벌떡 일어나요
내 두 분은 정말 이해해 근데 걔는 진짜
감히 제까짓 게
[중세의 웃음]
자기 애인이 법정 놀이 하던 그곳에서
한 방에 보내 버리지, 뭐
퓽
[중세의 웃음]
[통화 연결음]
(두만) 아이, 그러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끼리 조촐하게 한잔하자는 거지, 응?
이제 정 이사장의 시대예요
여성 대통령 한번 가야지!
그래요, 그럼 대법원에서
[두만의 웃음]
(두만) 예
[통화 종료음]
재희야
(재희) 어, 언니
권총 하나만 구해 와
백 안에 들어가는 앙증맞은 아이로
그건 왜?
나
대통령 될 거 같아
이젠 내가 나를 보호해야지
[흥미로운 음악] 수고했다, 그동안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정호) 광기의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
무너진 정의를 일으켜 세울 때입니다
저는 무너진 사법부를
그 주춧돌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려가는
그러한 대법원장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3) 대법원장님 공식 취임식 행사 없이
기자 회견으로 갈음하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지금은 국가 비상사태 아닙니까?
제 개인의 영광을 앞세울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호) 고맙습니다
[기자들의 환호와 박수] [기자4가 질문한다]
(진주) 대법원장님
축하드립니다
어, 그래, 오 판사
고마워
저, 근데 방금 전에 기자 회견 하실 때요
정선아 이사장님께서 조용히 뵙자고
말씀 좀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그래?
(진주) 전에 쓰시던 대법관실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하셨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거기가 비어 있어서
알았네
[휴대전화 진동음]
(진주) 어, 김 판사 그렇게 전했어
고맙습니다, 오 판사님
(가온) 이제 건물 밖으로 나가 주세요
어?
건물 밖으로? 왜?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가온) 우선 지금은 제 말대로 해 주세요
(진주) 어 [통화 종료음]
(중세) 야, 여기가 실제로 와 보니까
완전히 인테리어 맛집이네, 여기…
오, 뷰 먹어 주는데?
다 아랫것들로 보여 [중세의 웃음]
그래서 그, 강요한 걔가 그렇게
시건방지게 싸가지가 바가지였구나
아유, 정 이사장님
(향미) 거기 딱 앉아 계시니까
그냥 후광이 막, 아유, 아우라가
[웃으며] 비치네, 그렇죠?
(상숙) 맞아요, 맞아요
우리 재단에서 중요한 행사 있을 때
이제 여기서 해요, 이사장님
[상숙의 웃음]
(중세) 확실히 여사님들이
상류층이라 무대 연출을 아시네
- 그럼 - (향미) 아유, 그럼, 전문이지
(연정) 아무것도 몰라요, 전
여보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정호의 신음]
(정호) 가온아, 가온아
가온아, 가온아, 왜 이래
가온아 [정호의 힘겨운 신음]
[가온의 성난 신음]
[정호의 놀란 탄성]
[가온의 가쁜 숨소리]
[당황한 숨소리]
[한숨]
함께 가시죠, 교수님
[타이머 작동음]
[놀란 숨소리]
(정호) 가온아, 가온아, 가온…
[정호의 아파하는 신음]
[당황한 신음]
진실을 보도할 양심 있는 언론사가 하나도 없네요
그래도 돈이 될 만한 자극적인 뉴스라면 다르겠죠
(가온) 취임식 날 자기 제자와 함께 자폭한
신임 대법원장이라든지
[정호의 놀란 탄성]
폭탄이 터지면
주요 언론사에 제 이름으로 된 메일이 일제히 갈 겁니다
꿈터전 사업의 실체에 대한 메일이죠
[놀란 신음] (가온) 이번엔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정호의 거친 숨소리]
수현이한테
속죄한다고 생각하시죠
마지막 남은 양심이 있으시다면
[당황한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내가 좀 늦었나?
지옥에서 돌아오느라
부장님!
[가온의 놀란 숨소리]
아이씨
[떨리는 숨소리]
[가온이 흐느낀다]
아, 살아 계셨네요
(가온) 아, 다행이에요 다행이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
(교도소장) 넌 이제 내 손안에 든 쥐새끼야, 알아?
근데 소장님
바하마 날씨는 어땠어요? [흥미로운 음악]
(교도소장) 무슨 소리야, 지금?
당신이 30년 동안 온갖 비리, 범죄 저지르면서
(요한) 악착같이 모은 돈 120억
그거 바하마 비밀 계좌에 넣어 뒀잖아
지난 여름휴가 때
네가 그걸 어떻게…
앉아
앉으라고
(요한) 잘리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게 우연인 거 같아?
넌 내 보험이야
응, 유사시에 대비한
확인해 봐
그 돈 이제 거기 없어
판사님, 살려 주십시오
(교도소장) 그 돈은 제 목숨입니다
뭘 원하십니까?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네 특기
네?
죄수 바꿔치기
(교도소장) 근데 판사님은 워낙 거물이시라
들키지 않을 방법이 없습니다
누가 영원히 들키지 말라고 했나?
딱 24시간
(요한) 정확히 24시간 동안만 버텨
그러면 돌려줄게, 네 돈
정말입니까?
[요한의 힘겨운 신음]
[요한의 힘주는 신음]
[죄수의 힘겨운 신음]
깜찍한 짓을 하셨네, 우리 소장님
(교도소장) 아닙니다
제가 한 게 아닙니다
청와대, 청와대에서 온 놈이 그놈이 한 겁니다
뭐, 계획한 일은 아니지만 잘됐네
바꿔치기할 시신도 생기고
그렇지?
예
(가온) 계획이 있었단 말입니까?
혼자 힘으로 빠져나올?
그럴 리가
[흥미로운 음악]
죄송합니다, 판사님
[문이 탁 닫힌다] 고 변호사님
아휴,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
(인국) 판사님을 100% 믿을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섰어요
[가온의 헛웃음]
도영춘을 바꿔치기한 그놈 도움으로 빠져나왔다?
그럼 정말 돈도 돌려준 겁니까?
(요한) 돌려줬지
돈보다는 사랑으로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이 연신 울린다]
(교도소장) 강요한 이 새끼!
(가온) 어떻게 할 겁니까?
(요한) 죗값은 치러야지
목숨값은 목숨으로
[한숨 쉬며] 민정호 이 사람만은
제가 직접 처리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요한) 가지
[문이 달칵 여닫힌다]
(중세) 건배, 치어스 [사람들의 웃음]
(함께) 치어스!
(상숙) 아유, 너무 높아
(연정) 짓궂죠? 원래 재밌어
[사람들의 의아한 신음]
(두만) 뭐야?
(중세) 뭐야, 이게?
뭐, 오늘 이, 이벤트 있나?
누가 준비한 거야, 이거?
[사람들의 웃음]
(향미) 음산하다
(두만) 난 아니야
[무거운 음악] [향미의 놀란 신음]
안녕들 하십니까
(두만) 하늘에 계실 강요한을 위하여!
[두만의 웃음] (중세) 잠깐만
(요한) 와우, 분위기가 좋네요
이렇게 다 같이 한자리에 모여서 얼굴을 보게 되니까
감회가 새롭습니다
(두만) 나도 반가워요, 강요한 님
[살짝 웃으며] 하트 고마워요 박 회장님
(중세) 에? 뭐야, 뭐야, 이거… [두만의 놀란 탄성]
(선아) 살아 있었구나
(중세) 이거 지금 라이브 아니야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죽었잖아, 쟤
이게 다 뭐 하는 장난질이야?
장난이라니, 서운하게
신성한 재판인데
재판? 뭐라는 거야?
(요한) 신문, 방송에 인터넷까지 다 막았지만
당신이 하나 놓친 게 있으시던데
(중세) 잠깐만
DIKE 앱
(요한) [손가락을 튀기며] 빙고!
[사람들의 한숨]
자, 이제 생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국민 여러분
이제 여러분의
마지막 법정이 시작됩니다
[휴대전화 알림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먼저 오늘의 출연진을 소개하겠습니다
(요한) 사람미디어 박두만 회장
사람미디어 감사 피향미
[놀란 숨소리] 어머, 어떡해
민보그룹 이사 김상숙
민보그룹 민용식 회장
[사람들의 놀란 신음]
대한민국 영부인 도연정
대한민국 대통령 허중세
(중세) 왜, 왜 나까지…
이 나라를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향미) 여보
- (두만) 난 왜 안 떠? - (향미) 여보
(향미) 여보 어떻게 됐어? 어?
(두만) 안 떠
(향미) 아, 어떡해
(중세) 이거 국가 원수에 대한 테러야, 이거!
범죄야!
네, 맞습니다, 범죄 전 범죄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범죄자 아닙니까?
(요한) 대통령님?
[손가락을 딱 튀긴다]
[영상 속 환자들의 힘겨운 신음] [차분한 음악]
(요한) 국민 여러분
이게 꿈터전 사업의 실체입니다
내 등 뒤에서 저런 더러운 짓 벌이고 있었지, 너희들?
알고 있었어?
(중세) 야, 이 미친년아
(요한)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를 핑계로 사람을 끌어다가
인체 실험 대상으로 팔아넘긴다
와우
이건 정말 창의적인 또라이만 해낼 수 있는 생각입니다
(중세) 이거 조작이야
존경합니다, 대통령님
(중세) 말, 말리고 있는 거 잠깐만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거 다 영상 조작입니다
이거 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반국가적인 음모예요! [영상 속 중세의 웃음]
예?
(영상 속 중세) 내가 누누이 사람이 제일 귀한 거라고
말씀드렸었죠?
여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게 다 돈이야, 임상 시험?
두당 얼마인지 알아요? 장난이 아니에요
거기다가 사망하지? 그러면 쓸 수 있는 거 다 적출해
그리고 뭐, 모발, 혈액 이런 온갖 부산물들
수거해서 싹 다 수출하는 거예요
버릴 게 하나도 없더라니까? [영상 속 용식의 탄성]
어? 몰랐는데…
(요한) 역시 화면발 잘 받으시네요
배우 출신답게
이분들은 사회적 책임 재단
정선아 이사장 손에 죽은 사람들입니다
[무거운 음악] (요한) 자신의 야심 때문에
[선아가 칼로 푹 찌른다]
그리고 저를 공격하려고
[K의 비명]
[총성]
죄 없는 이들을 죽였습니다
(요한) 그리고 오늘 취임한 민정호 대법원장은
자신의 욕심 때문에
정선아 끄나풀 노릇을 해 온 위선자입니다
민정호는 딸 같은 윤수현 경위를 배신하고
윤 경위를 살해한 정선아와 손을 잡았습니다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정호의 놀란 신음]
[정호의 놀란 신음]
[가쁜 숨소리]
(가온) 가서
[한숨]
평생을 지옥 속에 사세요
역사에 이름을 올릴 겁니다
그렇게 소원하셨던 대로
[헛웃음]
[차분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국민 여러분
(요한) 유죄입니까?
[흥미진진한 음악]
[연정의 놀란 신음] (중세) 아이씨!
[연정이 흐느낀다] (향미) 아니, 아, 어떡해
(상숙) 억울합니다, 억울합니다
그렇다면 적절한 형벌이 필요하겠군요
[요한이 손가락을 탁 튀긴다]
(향미) 어머, 저거 뭐야?
저거 뭐야? [연정의 놀란 신음]
(중세) 저거 지금 여기야? 저, 저거?
- (연정) 저거 뭐야 - (향미) 여보
(상숙) 말도 안 돼
(요한) 여러분께서 여기를 나가려고 시도하는 순간
이 폭탄은 터집니다
- (향미) 어머, 폭탄이래 - (연정) 포, 폭탄
- (중세) 확인해 봐 - (연정) 여보
(향미) 여보! [두만의 다급한 신음]
[기계 작동음]
[두만의 놀란 탄성]
진짜 있어!
[사람들의 놀란 신음] (향미) 아, 어떡해!
(요한) 국민 여러분 여러분께서 직접 심판해 주십시오
우리 대통령께서 대선에서 천만 표를 득표하셨죠
DIKE 앱의 클릭 수가 그 수치에 도달하는 순간
여러분은 성대한 불꽃놀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승리를 축하하는 거죠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자, 이제 가 보겠습니다
어디로 말입니까, 판사님?
무대로
법대를 바라보고 왼쪽 문
법대를 바라보고 왼쪽 문
[용식이 문을 덜컹 흔든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강요한 이 나쁜 새끼
(상숙) 여보, 여보
(중세) 안 열려? 안 열려?
안 열려? 안 열려?
안 열려
[사람들의 절망하는 신음]
(상숙) 여보
어머, 어머, 어머머
[문이 탁 닫힌다] (중세) 강요한!
(향미) 어머!
(요한) 한 발만 더 나오면
지금 당장 여기를 날려 버릴 겁니다
국민 여러분
아까 보여 드린 꿈터전 병원 영상은
(요한) 김가온 판사님이 목숨을 걸고 찍은 영상입니다
이 모든 일이 끝난 후에
김 판사님이 모든 진실을 증언할 것입니다
여기 계신 악인들은 저와 함께 지옥으로 갈 거고요
[중세의 절망하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안 돼
(상숙) 여보
(용식) 판사님
전 살려 주셔야 됩니다
시키시는 대로 다 했잖습니까?
이리로 다 데려오지 않았습니까!
[휴대전화 벨 소리]
[목을 가다듬는다]
여보세요?
(요한) 오랜만입니다, 민 회장님
(용식) 너, 네가 어떻게?
(요한) 시간 없으니까 내 말 잘 들어
네가 해 줘야 될 일이 있다
민정호 취임식 때
재단 놈들 전부 시범 재판 법정에 모이도록 만들어
(용식) 뭐야?
이게 어디서 미친 소리를
(요한) 안 그러면 넌 죽는다
민보그룹 부도 막으려고 네가 재단 비자금에 손댄 증거
내 손에 있어
거짓말하지 마! 쯧
못 믿겠으면 책상 서랍을 열어 봐
사본을 넣어 뒀으니
(요한) 넌 감히 그놈들 돈을 훔친 거야
사, 살려 줘
(용식) 그게 터지면 난 죽어!
(요한) 살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지금 당장
[흐느끼며] 쓰레기 같은 새끼
(중세) 야, 이 미친 새끼야!
(용식) 놔!
[연정의 놀란 탄성] 이게 어딜…
[연정의 비명]
미친 광대 새끼가, 씨
저는 살려 주셔야 됩니다
저는 살려 주셔야 됩니다!
와우
(요한) 그래, 나랑 거래했으니까 기회는 주지
- (연정) 열렸어, 문이 열렸어 - (중세) 어? 문 열렸는데?
[사람들의 놀란 신음]
(요한) 이 상황
뭔가 좀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습니까?
10년 전 성당에서처럼
[사람들의 당황한 신음]
달려 보시죠
선착순 한 명입니다
[무거운 음악]
(요한) 선착순 한 명입니다
[향미의 당황한 신음]
[긴장한 신음]
[사람들의 긴장한 신음]
(용식) 에이씨!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연정) 안 돼!
[무거운 음악]
[힘없는 목소리로] 요한아
형
[차분한 음악]
(연정) 여보!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잠깐만, 잠깐 잠깐만, 좀 조용히 해!
잠깐만, 잠깐만, 강요한, 잠깐만
(중세) 나랑 빅딜 한번 쳐
좀 조용히 해, 어텐션!
[사람들의 가쁜 숨소리]
강요한
나만 살려 주면 돼, 진짜
나 군 통수권자잖아
우리 윈윈할 수 있어
여기 얘네들 장사꾼이랑 여자애들이잖아!
나는 얘네들이랑 다르잖아 난, 내가 없으면 어떡해
이 나라 어떡해?
내가 대한민국이야, 진짜
난 예술가고 난, 내가 리더잖아
진짜 한 번만 살려 줘
이 나라를, 아, 제발!
아, 내가 그리고 왕이잖아!
아, 제발, 내가 왕이야!
내가, 내가 왕이잖아 내가 왕이잖아!
내가 왕이잖아, 내가! [총성]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비명]
[놀란 신음]
아, 그 새끼 더럽게 시끄럽네
[연정의 당황한 신음]
[연정의 울음]
(연정) 쏴!
쏘라고, 쏴!
- (연정) 쏴! - (상숙) 쏴!
쏴, 쏴, 제발 쏴, 쏴!
쏘라고, 쏘라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쏴, 쏴!
쏴!
결국 우리 둘인가?
같이 가자, 선아야
안녕
도련님
아이씨, 지랄 같네
[총성]
[무거운 음악]
[선아가 쿵 쓰러진다]
괜찮아, 선아야
괜찮아
(선아) 알아?
나 도련님
진짜 좋아했어
[옅은 탄식]
[사람들이 오열한다]
- (연정) 김 판사님 - (향미) 판사님, 살려 주세요
[저마다 애원한다]
부장님
(요한) 움직이지 마
넌 여기 뭐 하러 왔어?
안 됩니다
엘리야 두고 혼자 갈 거예요?
(가온) 저딴 쓰레기들이랑 같이?
(요한) 어쩔 수 없다
무대가 끝나면 배우는 사라져야 되는 거야
[무거운 음악]
[가온의 헛웃음] [사람들이 오열한다]
(가온)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요한) 넌 영웅이 될 거야
악마는
나 하나로 족해
[당황한 신음]
(가온) 부장님
부장님, 부장님!
부장님, 부장님!
[차분한 음악]
- (가온) 부장님! - (경찰) 위험합니다!
(가온) 강요한!
- (연정) 판사님! - (향미) 잘못…
하지 마, 하지 마!
[두만의 비명]
[사이렌이 울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진주) 김 판사, 괜찮아?
앰뷸런스 왔대
가자, 일어날 수 있겠어? [차분한 음악]
엘리야
엘리야?
이거 어때?
(가온) 괜찮으세요?
진짜로 무너뜨릴 줄 알았지?
[흥미로운 음악]
[종이를 바스락 넘긴다]
(요한) 집중된 것은 무너지기도 쉽다
무대가 끝나면 마술사는 사라져야 한다
청소는 끝났고
이제 네가 할 일이 있을 텐데?
[다가오는 발걸음]
아주머니
(영옥) 요한 도련님이 오셨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예요? 엘리야는요?
그게…
[차분한 음악]
[놀라며] 도련님!
(영옥) 도련님, 살아 계셨군요
(요한) 걱정했어, 유모?
(영옥) 아,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요한) 유모
오늘부로 해고야
(영옥) 네?
(요한) 이젠 이 집을 떠나서 자유롭게 살아
이 집엔 이제 아무도 없을 거야
(영옥)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영옥의 의아한 신음]
도련님
엘리야는 방에 있지?
(영옥) 네
도, 도련님
엘리야
(엘리야) [울먹이며] 요한
이제 감옥에서 나온 거야? 다 괜찮아?
(요한) 응
걱정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이제 안전한 곳으로 갈 거야
안전한 곳?
어디인지 보여 줄까?
[엘리야가 훌쩍인다]
스위스의 한 재활 병원이야
(요한) 널 걷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계속 기부하고 있었어
여기 갈까?
우리 둘이서?
(엘리야) 요한
[한숨]
[웃음]
(가온) 아, 살아 계셨구나
아, 다행이다
근데 저는
더 바쁘게 생겼습니다
예?
(영옥) 도련님이
건강식품 쇼핑몰을 차려 주셨습니다
퇴직금이라면서
몸에 좋고 맛없는 거 실컷 팔라니
악담이야, 뭐야?
[옅은 웃음] [잔잔한 음악]
(가온) 정말 고향으로 가시게요?
(진주) 응, 이 매력을 서울에서만 보여 주기에는
좀 너무 불공정하잖아?
(가온) [웃으며] 그렇죠
(진주) 나
소년 사건 전담부에 자원했어
사고 친 녀석들 혼도 좀 내 주고 도와도 주고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잘하실 거예요, 언제나 그랬듯이
(가온) 고생 많으셨어요
(진주) 김 판사도
내려오면 연락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위원장) 에…
우리 새 집권 여당은
절대로 허중세 정권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겁니다
씁, 진정한 법치주의를 바로잡기 위해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씁, 자, 우선 우리의 국민적 영웅
김가온 판사님께 박수부터 보냅시다!
[의원들의 박수]
김 판사님
강요한 사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없으려면
씁, 무슨 묘안이 있겠습니까?
불미스러운 일입니까?
(가온) 강요한은 영웅도 아니지만
단순한 범죄자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그저 어리석어서 휩쓸리기 쉬워서
강요한한테 열광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위원장의 웃음]
(위원장) 씁, 역시 젊은 분이라 혈기가 왕성하시네
씁, 근본 원인을 찾자 뭐, 이런 말씀인 거 같은데
금방 되겠습니까?
뭔가 임팩트 있는 대책을 발표해서
민심부터 수습하는 게 순서지요
[위원장의 웃음]
(의원1) 맞습니다, 의원님
저희 검찰에서는 법관 선발 절차를 강화해서
강요한 같은 위험 분자를 걸러 낼 수 있도록
법관 선발 권한을 법무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의원2) 아,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사법 독립 침해입니다
저, 의원님, 저, 그보다는
국민적 인기가 드높은 우리 김가온 판사를
재판장으로 올려서
그, 새로운 시범 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이…
이럴 시간에
(의원2) 네?
우리 할 일부터 해야 되지 않습니까?
(가온) 죄송합니다
대선배님들 앞에서 제가 감히
건방진 말씀 올리겠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의원들의 헛기침]
[한숨]
우리는 모두
[차분한 음악]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억울한 사람들이 없도록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없도록 그리고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만든 자들에게
정당한 죗값을 치르게 하도록
그게 우리의 할 일 아닙니까?
저는 그러려고 법복을 입었습니다
[한숨 쉬며] 우리가 할 일을 안 하면
누군가 고통을 받습니다
그 고통이
괴물을 만들어 내는 거고요
사람들이 분노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씁, 뭐, 좋은 말씀입니다
(위원장) 젊은이들은 그런 결기가 있어야죠
존중합니다
[위원장의 웃음]
(의원1) 김 판사님 말씀은 충분히 들었고
이제 실무적인 대책들에 대해
논의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위원장님?
(위원장) 그럽시다
아까 법관 선발 절차 얘기를 하셨는데
두 분이 더 얘기를 하시는 게…
(의원2) 그건 아직 좀 더… [의원들이 저마다 말한다]
[가온의 한숨]
(가온) 똑같구나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난 이제 뭘 해야 할까?
요한이 필요 없는 세상을 위해서
(요한) 잘해라
안 그러면 다시 돌아올 거니까
[차분한 음악]
[가온의 가쁜 숨소리]
아이씨
부장님
[가쁜 숨소리]
(가온) 강요한!
[흥미진진한 음악]
.악마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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