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1
[땡!]
[밝고 경쾌한 오프닝 음악]
[슈욱] [탕!]
♪♪
[슉] [삥] [찰랑]
♪♪
[슉] [띵] [찰랑]
[지이잉] [뿅] [차르릉]
[휘이익]
[뾰로롱]
♪♪
[경쾌한 드럼 소리]
♪♪
[스르륵]
[오프닝 음악 잦아든다]
[서글픈 음악]
(성룡) 때는 조선 숙종 시대
충청도 어느 지방에 도적 떼가 출몰하였지
조정은 이 도적 떼를 잡으려고 애썼지만
매번 박살이 난 거야
그러던 어느 해에
새로 사또가 하나 왔는데
이 양반이 아주 물건이야
완전히 무림 고수
[타다닥] 이얍!
[챙] [도적 떼의 기합]
[챙]
[휘익] [차아악]
[챙] [휘익] [챙]
[휘리릭]
[쿵] [휘이익]
[슬픈 음악]
[휘이이익]
우와! [휘리릭]
굉장하지?
이 사또는 도적 떼와의 치열한 전투 끝에
직접 대장의 목을
날려버렸어 [퍽]
[챙!] [스윽]
[슬픈 음악 고조된다]
이 정도면 당연히 1계급 특진에 큰 상을 받아야겠지?
그런데 말입니다
(관리) 멈추시오!
[뿅뿅]
그게 무슨 말이오?
(관리) 죄인은 어명을 받으라!
아, 뭐야?
[두둥] 1번!
무책임하고 비능률적인 조직 운영
[털썩] 2번!
범인에 대한 과잉 진압?
[코믹한 음악] 3번
필요 이상으로 허세를 부려서
[쿵더쿵] 모두 아니고
바로 정답은...
[쿵] 4번!
회계 부정 [쿵, 기덕쿵]
조선에도 엄연히 회계가 존재하고 회계사도 있었어
세종 이후 복식부기가 의무화돼 있었는데
이 양반은 조정의 명을 거역하고 단식부기를 한 거야
왜냐?
그래야 해먹어도 티가 안 나거든
그러다가 결국 뽀록이 나고 벌을 받게 된 거지
그땐 지금처럼
정부 관리가 해먹다가 걸리면 어영부영 넘어가고 그런 게 없었어
그냥 바로 사약 원 샷!
(함께) 아아...
망나니가 바로 뒷목 팍! [챙!]
와아...
[전라도 사투리로] 아니, 듣다 보니 죽여부네잉!
아니, 시방 이 조선 때보다 훨씬 더 후져분 거 아녀?
[전라도 사투리로] 긍께... 잉?
아따, 근디 그 형씨는 그, 머더는 사람인디
이리 고급 지식이 막 요동을 쳐부요?
나? 나는 뭐랄까 그냥...
숫자로 먹고사는 사람 정도로 합시다
아아아... 수학 선생인가벼
(남자) 야, 김성룡이!
(성룡) 네!
(남자) 나와!
[사람들 웅성거린다]
[터벅, 턱]
아따...
멋있어, 멋있어!
[삐리릭 무전기 호출음]
[탁]
[타박]
아휴... [짝!] 배긴다!
[경찰서 소음]
으휴어어...
나가
아니, 이게 무슨 경우지?
긴급 세무조사 하면서 사람 잡아놓고
이제 와서 나가라고?
비빔면 끓여 가지고 찬물에 헹구고 있는데
갑자기 들어와 갖고 사람을 테러범 잡듯이 잡아가고 말이야
쯧... 사과 한마디도 없고
언제 봤다고 막 말 짧게 하고...
어이구... 이거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빈정대는] 제발 좀 꺼져주실랍니까요?
[퓩]
한결 낫네 거 얼마나 좋아요
삼강오륜이 막 느껴지고... [탁]
[후루룩, 찹]
쩝... 수고들 하세요
[경찰 무전기 소음]
(성룡) 오다가다 또 보자고
(수감자1) 어, 그려, 저기... 몸 조심하고잉?
(수감자1) 멀리 못 나가네잉!
[의기양양한 음악이 흐른다]
(남자) [전라도 사투리로] 아, 경찰하고 국세청하고 자신 있다고
조사 들어간 거 아닙니까?
(형사) [전라도 사투리로] 탈탈 털어도 아무것도 안 나왔댄다
(남자) 또요?
아, 배덕포 털면 먼지 뭉팅이로 나올 텐데
아, 뭣 땀시 매번...
(형사) 그 배덕포 먼지털이, 저...
[전라도 사투리로] 저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녀!
혹시나 장부 들고 튈까 봐 미리 잡아놨드마는
에이, 씨...
[의기양양한 음악 계속 이어진다]
(덕포) 김 과장!
사장님 뭐 하러 나오셨어요?
- 날도 추운데... - (덕포) [반갑게] 김 과장!
[전라도 사투리로] 고생 솔찮허게 했다잉!
[김 과장 웃음] 아이고, 이거 야윈 것 좀 봐
에이, 씨앗할 놈들!
어디 죄 없는 시민을 잡아다가 이씨...
가세, 가세, 가세 어!
내가 김 과장 회포 한번 주도면밀하게 풀어줄라니까
[덕포 크게 웃는다] 야, 상혁아, 이거 버려
[성룡 크게 웃는다] (덕포) 좋은 데 잡아놨어
[짜증스러운] 하아아.... 어이!
[전라도 사투리로] 일로 와
이거 재활용!
[챙!]
[후루룩]
[덕포의 만족스러운 웃음] [짝, 짝!]
이 짜바리 자식들
우리 김 과장이 누군데 센터를 치고 들어와?
[덕포가 호탕하게 웃는다]
뭐 이번엔 나름 빡세게 준비한 거 같더라고요. 형님
그래 봤자 뭐 제가...
으하하하하하!
[전라도 사투리로] 간이 안 맞는 놈들이여!
수백억씩 탈세하는 놈들은 한 놈도 못 잡아넣으면서
우덜 같은 구멍가게 하는 서민들만 잡아넣으려고 그러고
아니, 언제 어디서든 치고 들어오라고 그래
그래 봤자 내가 그냥 빡! 그냥 다 발라줄 테니까
[착, 차락] [성룡이 호탕하게 웃는다]
이 기상! 이 배포!
이 깡다구 좀 봐라
내가 이러니 김 과장을 사랑하겄냐, 안 하겄냐
느덜도 좀 배워라, 어!
- 네 - 네!
고생했어
네, 아니, 근데 뭐 깡다구가 타고나는 거라 뭐
배운다고 될지 모르겠네, 음
(덕포) 에헤헤헤헤! 애썼어!
하하하하하하하! [홀짝]
[챙, 챙챙]
[턱] [탬버린 챙챙챙]
[덴마크어로 말한다]
[훅] [털썩]
[지이잉] [탁, 탁] [깡!]
[탁] [깡!]
[깡, 깡, 깡] [힘주는 소리]
[툭]
[힘겨운 숨소리]
[깡!] [몰아쉬는 숨소리]
아휴...
[타다닥]
후아!
후아!
하아...
[경쾌한 드럼 소리] [발랄한 음악이 시작된다]
수고하십니다
[또각또각 구두 소리 이어진다]
[밝은 음악 계속 이어진다]
[키보드 치는 소리]
[찍, 찍, 찍] [탕]
[달칵]
[탁탁탁탁]
[찰칵] [탁!]
[스르륵] [탁, 탁, 탁]
[남자 코 고는 소리]
[드르렁, 퓨우우] [코 고는 소리가 계속된다]
[코 고는 소리 점점 더 요란스럽다]
[나지막한] 야!
[키보드를 빠르게 친다] [코 고는 소리 고조된다]
(하경) 부장님!
네, 알겠습니다 네, 알겠...
잠꼬대 그만하시고 들어가서 주무세요
[또각]
이 주임, 이제 작년 3/4분기 예수금분계 끝냈어요?
아뇨
희진 씨, 기욱 씨 급여신고액!
- (기옥) 아뇨 - (희진) 아직요
- (하경) 상태 씨? - (상태) 아뇨
[휙]
다들 완료 안 됐으면 안타깝지만
오늘 날 새고 퇴근입니다
(함께) 아아아!
과장님은 하필 이럴 때 휴가를 내셔 가지고...
지금 손도 모자란데
월차, 연차, 휴가 통틀어 3년 만에 처음 내신 거잖아
좀 봐 드리자
어? 이거 왜 이래? [탁탁탁]
당 떨어지니까 자꾸 오타가 나네
계산기는 또 왜 이래? 아! 더하기는 되는데 곱하기가 안 되네
- 이게 당 떨어져서 그런가? - 제 거 쓰세요
상태 씨!
상태 씨가 의견 수렴해서 먹고 싶은 것 좀 사와
네!
야! 야야야! 돼, 됐어, 이리 와
이거, 가, 이거, 이거, 가...
야, 이거 왜 주머니 지갑이 안 빠지냐, 이게
치!
부장님, 뒷주머니는 인공지능인가 봐요
자!
난 핫바, 소세지!
난 바나나 우유! 저지방으로
- 미니족발 - 오키
[부스럭]
(남호) 야, 야, 가만있어 봐 야, 이거...
에흐!
빠졌다!
상태야! 난 뜨아! 설탕 많이!
(소리샘 안내) 소리샘에 총 34개의 음성 메시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만근) 끝까지 전화를 안 받네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야
피차 최악의 상황 만들기 싫으면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이 과장
[삑] [두려운 숨소리] [불길한 음악이 흐른다]
[이 과장이 흐느낀다]
[개운하게] 흡!
[놀라는] 엇? 으헉!
아이고, 이거... 아, 거, 누가 없어요?
어휴... [다급하게] 좀 도와주세요!
어휴, 이거... 큰일 났네, 이거...
[삐뽀삐뽀 다급한 구급차]
(남자 앵커) T 모 그룹 경리 과장이
파주의 한 저수지에서 나무에 목을 맨 채 발견됐습니다
그러나 숨이 멎기 전 산책하던 시민이 발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경찰은 이 모 씨의 차 안에서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자살 기도로 추정하고 있으며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 발소리]
[사람들 웅성이는 소음]
[탁]
- 서울로 언제 후송돼? - 4시경에 출발한다고 합니다
어휴! 오늘 아침에 연락하기로 했는데, 왜?
이거 박 회장 쪽에서 눈치채고 뭔가 조치를 취한 게 확실합니다
[파라락]
이 과장 못 일어나면
TQ그룹 절대 못 잡아넣어
[도시 소음] [자동차 달리는 소리]
[타이어 마찰음]
[어둡고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흐른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설마 그런 선택을 할 줄은 예상 못 했습니다
- 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 아, 그냥 자수하고
지시하는 대로 자백만 하라고 그랬는데
- 죄송합니다, 회장님 - 아냐
결과적으론 더 잘됐네
애사심이 아주 뛰어난 직원이구먼
그러니까 회사를 위해서 그런 희생을 하는 거지
그쪽에 치료비랑 위로금 지급해
알겠습니다
[흐뭇한 웃음] 우리 다 가족이잖아
[딸그락]
[기운 없는] 아니...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있나?
진짜 믿어지지가 않아요
[격앙된] 아, 스스로 이러실 분이 아닌데
야! 우리가 과장님 속을 어떻게 알아?
그 가족끼리도 모르는 게 속마음인데
하긴 보여지는 모습이 다가 아닐 수도 있죠
아니에요
저한테 밥도 잘 사주시고 좋은 말도 많이 해주시고
밥하고 좋은 말은 나도 한다
- 이 주임! - 예, 대리님
이 주임도 과장님 신세 많이 졌잖아요
꼭 그런 식으로 얘기해야 돼요?
[철그럭]
그만들하자, 응?
분위기 추스리고 다들 업무들 봐
어머, 이게 뭐야... 이 기사 좀 보시겠어요?
'자살을 시도한 T 모 그룹 경리 과장'
'공금횡령과 불법도박 혐의로 비밀내사에 적발돼...'
[화나서] 이 자식들이 뭐라는 거야?
도박이라니 말도 안 돼
(상태) 과장님은 짤짤이도 안 하시는 분인데
거봐, 내가 뭐랬어?
그, 사람 속은 모르는 거라니까
[빡] 아악!
(남호) 넌 입 좀 다물어, 인마
- 세상 밉상이야, 아주 그냥 - 아파요
아! 부장님, 부장님, 참으세요! 참으세, 참으세요
어휴, 진짜... [짝!]
- 아파! - [작게] 조용히 좀...
[탁탁 구두 소리]
[하경의 긴 한숨]
[부르릉 오토바이 엔진음]
♪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네 ♪
♪ 너무 멀리 와버렸다네 ♪
♪ 정신없이 걷다가 보니 ♪
♪ 이미 끝이 보이네 ♪
♪ 뭐 어때 돌아가면 된다네 ♪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 아직 내게 남은 청춘 있다네 ♪
♪ That's right, Yeah! ♪
♪ 돈 따위 처음부터 바란 적도 없어 ♪
♪ 꿈 하나 갖고 나는 이 거리를 걸어 ♪
- 스톱! - (성룡) 아잇!
아이, 깜짝이야!
[전라도 사투리로] 아, 오늘은 쪼까 요것 좀 봐주소
나가 참말로 똥줄 타분당께!
- 출근해야 돼요 - 그라지 말고
우리 김 과장 뭣을 좋아하더라 랍스타, 똠얌꿍, 구절판, 뭐여?
뭐, 뭐, 뭐더라잉?
아, 내가 뭐 먹는 데 환장한 놈인가?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후루룩, 츄릅]
음, 법인세를 줄이는 방법은
사장님 직원들 인건비가 너무 적으니까
연말에 성과급으로 틀면 되는데...
에헤이, 그럼 난 뭐여? 남는 게 없잖여
으잉? [짝!]
아니다, 그 성과급! 대표인 나한테 주면 되겄네, 에?
왜 사장님한테 돌려?
그냥 직원들 줘요 그 얼마나 버는 사람들이라고
아, 그럼 방법이 없잖여
내가 창의력 풀가동 해볼게
사장님 개인지출내역서 뽑아가지고 사무실로 보내세요
[흡족한 웃음]
김 과장, 고맙소, 어!
꼭 좀 부탁허요, 응!
[후루룩, 냠냠]
사장님, 근데 오늘 국물이 너무 쫄았다?
아, 워메, 김 과장! 어딜 가? 우리 것도 좀 봐 줘야재
- 뭐 번개야? 나 회사 나가봐야 돼 - 아, 그러지 마
시방 내일 상황도 완전 아사리 판이랑께
어어어!
아아, 어어... [성룡이 웃는다]
내가 무슨 동네 김 과장도 아니고 내가 진짜...
아이고, 사이다 하나 시켜주고
사장님! 여기 사이다!
[쩝쩝 게걸스럽게 먹는다]
[흐음 코웃음] [쩝]
(율) 흐응...
[쩝, 아구아구]
(율) 에...
먹어요
[쩝] 아휴, 진짜...
야! 먹으라니까, 자!
[훅]
[짭, 짭, 짭, 짭] [후룩]
아, 무도 드릴까?
[피식]
[아삭]
[탁!]
밤새 묻는 말에는 대답 안 하고
무 준다는 말에 고개 끄덕거리네
[아삭] [쩝]
[탁!]
[큰 소리로] 처먹여야 사람 말을 듣는 척해요
응? 무슨...
개... [찰싹!] 돼지도 아니고 말야
[불길한 음악이 흐른다]
하아아...
[쩝쩝]
[탁탁]
선택해
분식회계파일 내 앞에 내놓든지
아님 자백할 때까지 이틀에 닭다리 하나씩 먹으면서 나랑 여기 살든지
인권위에 탄원하려면 하세요
난 당신이 자백해야 그때부터 인간 대접 할 거야
그 전엔 꿈도 꾸지 마 알았어?
[똑똑 노크 소리] [큰 소리로] 누구야!
[놀라서] 으잇! [흐느껴 운다]
[서럽게 운다]
[작게 웃는다]
[한숨을 내쉰다]
어쩐 일이셔? 날 다 찾아오고
아, 뭐 후배가 선배님 찾아뵙지도 못합니까
드세요, 하하...
맨날 어린 놈의 새끼 또라이 새끼
욕들하면서, 뭔...
쯧...
빼먹을 거 있으면 빨리 빼먹고 가
아유, 없어요, 없어... 그런 거 아니에요
- 없어? - 저! T... TQ
아, TQ그룹
압수 수색 들어가야겠죠?
그걸 나한테 왜 물어?
대한민국 최고, 어?
회계 범죄 검사님한테 제가 여쭙는 겁니다
비행기 고도를 너무 높게 잡으셨다
좀 저공으로 태워야 진정성이 있지
- 하아... - TQ그룹?
[꿀꺽]
캬아아아아...
- 빨리 접어 - 예?
휘슬 블로어 놓쳤을 때부터 이미 쫑난 게임이야
이젠 뭐 식물인간까지 됐다고?
만약에 선배가 내 입장이어도 접을 거예요, 이거?
나라면 접을 상황 자체를 안 만들지
서부 영화 많이 봤잖아
[척!]
이 바닥에선 총 먼저 빼는 놈이 이기는 거야
늦게 총 빼놓고 징징대면 안 되지, 딱!
안 먹으면 나 줘
[어두운 음악이 흐른다]
하아...
[팔랑]
[탁]
- 부장님 - 응?
이건 뭐 신춘문예 나가시려고?
뭔 장부도 소수로 이렇게, 응?
요, 요, 요...
요 부분에선 요거 심리적인 동요까지 오셨네
막, 요, 숫자가 막 떨려
- 티... 나? - 티 많이 나
에이, 장부를 조작하려면 혼신의 힘을 다해서 깔끔하게 하셨어야지
[후다닥] [슥] [타닥]
죽을죄를 졌네, 김 과장 미안하네
[애처롭게] 내가...
[전라도 사투리로] 뭔 귀신한테 홀렸는가
아, 이런 천벌 받을 짓을...
싹 다 돌려놓을 테니까 제발 사장님께는...
- 부장님 - 어?
인간관계의 가장 아름다운 속성이 뭘까요?
믿음! 소망? 사랑?
노, 노, 노, 아냐
노나 먹는 관계
그럼 반대로 아름답지 않은 속성은?
안 노나 먹는 관계?
그렇지! 그럼 부장님은 나하고
아름다운 관계가 좋아요? 아니면...
아름답지 않은 관계가 좋아요?
[아리송한 음악이 흐른다]
그거이사 물론...
아름다운 것이 좋제
아, 겁나 눈치 없어 겁나 못 알아들어
아, 진짜...
부장님, 절에 가서도 눈치가 빠르면 꽃등심을 얻어먹는 법이야
[띠용] 아!
아름다운 관계
- 이제 벨을 울리셨네 - 아... 하하하하하!
아, 그럼 오늘부로 나랑 같이 꽃길 걷는 겁니다
아이, 참, 근디...
계속 요라고 해먹어도 되나 싶어
흐흐, 양심상 쪼까...
대한민국의 변치 않는 트렌드가 뭘까요?
바로!
[느긋한 사투리로] 삥땅이유, 삥땅!
대한민국 어디 한 군데 안 썩은 데가 없고
안 허술한 데가 없잖아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이야
- 해먹기 좋은 곳 - 천국
(부장) 아하하... [짝짝짝] 역시 김 과장!
어흐, 김 과장!
[힘찬 운동 음악]
[여럿이 슉슉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힘찬 운동 음악 이어진다]
(덕포) [전라도 사투리로] 아따, 징하게 해 버리네잉
[힘찬 운동 음악 이어진다]
왜 그래? 그, 얼굴이... 찡하냐?
뭐야, 할 말 있냐?
아니, 그...
[전라도 사투리로] 김 과장 말입니다
앞으로는 좀...
단도리 좀 쳐야 될 것 같습니다
뭔 단도리?
아, 요번에야 요 정도로 끝났지만서도
검찰이 마음먹고 그냥 김 과장을 조져 버리면은
지 살겠다고 다 뿔어불 거 아닙니까?
- 그렇게 되면 사장님하고 - 야, 이 자식아
성룡이하고 나하고는 피를 나눈 형제다
배신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어
사장님, 김 과장이...
업소마다 장부 점검한다고 하면서
그거 다 삥땅이 치고 있는 거 알고 계시쥬?
아, 징허게 알고 있지
근데 김 과장이 우리 회사 세금 절약해주는 게
삥땅 몇십 배라는 건 알고 말하냐?
아니, 고것이 사장님이 알고 계시는 수준이 아니고요
영업 부장들이 사장님보다 김 과장 눈치를 더 보고 있습니다
김 과장한테 약점을 잡힌 애들이 한둘이 아니란 말입니다
군산 바닥에서는
사장님은 허수아비고
시방 김 과장이 비선실세다 요런 소문이 막 파다합니다
[퍽!]
비선실세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이씨!
어디서 감히 주둥빼기를, 쯧...
한 번만 더 짜갈대봐 주댕이를 확 그냥, 이씨...
죄송합니다
줏어들은 풍월은 있어 가지고 이씨, 쯧!
아,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자빠졌어
[딸그락, 탁]
[힘찬 운동 음악 들려온다]
[탁]
[불길한 음악으로 전환된다]
흐음...
김 과장...
[드르륵, 뿅] [퐁] [떼구르르] [뾱]
아이, 짜증 나, 짜증 나 짜증 나, 짜증! 짜증, 아잇!
이씨, 이씨, 짜증, 짜증!
짜증 나, 진짜, 씨!
언제 10억을 모으냐?
그냥 단시간에 확 해먹을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뭐 없을까?
흐음... 쩝...
없어
없어! 없어, 어허허허어어어어, 이씨!
스읍, 에헤... 아이, 씨...
[빠르게 질주하는 바퀴 소리]
[긴박한 음악이 흐른다]
[위압적인 구두 소리 이어진다]
[탁, 탁, 탁]
[탁탁 쓸어 담는 소리 계속된다]
(남자 앵커) 중앙지검 특수수사부 회계범죄팀은
분식회계 및 탈세 혐의로 TQ그룹을 긴급 압수 수색 했습니다
이번 수사는 그룹 내 내부 고발자에 의해 제보됐으며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수사로 TQ그룹은
그간 우량 유통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주가 또한 폭락하고 있습니다
하아아아아....
[슈욱!]
[긴박한 음악 계속 이어진다]
[슈욱!]
제출하신 개업 업무 내역은 수사에 유용하게 사용하겠습니다
[탁!] 수고 많으셨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 고조되다가 멈춘다]
하아아...
이 과장 하나 때문에 이게 뭔 난리냐?
이게 뭔 이 과장 때문이에요?
분식회계, 탈세! 뭐 이런 것 때문이구먼
부도덕한 사람이 경리 과장이니까
당연히 회사에서도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건 좀 비약이신 것 같은데요
뭐?
상식적으로 경리 과장 한 명 문제 있다고
분식회계, 탈세 수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서 분식회계 혐의면
- 회계부 문제 아닌가요? - 아, 내 말이!
야, 윤하경!
너 지금 어디서 버릇없이...
(강식) 뭐? 어디 문제?
이 부장님! 이거, 뭐...
뭐 설날 가족 모임이에요?
버릇을 왜 따져?
버릇 따져야죠
- 경리부는 우리 하위 부서니까 - 아이, 씨...
매번 하위 부서 말씀하시는데
회사 내규상 그런 근거는 없습니다!
입 안 다물어?
어휴... 부장님, 참으세요
야, 박 과장! 목소리 기름기 안 빼?
- 죄송합니다 - 어디 씨...
이런 식으로 매번 없는 자존감 티 내지 말고
(강식) 능력들이나 좀 키워 보라고 능력!
시키는 일도 제대로 못 하면서... [탁!]
들어가십시오
- 하... - 하아...
[탁!] 저 새끼, 저거, 씨... 내가 몇 대 까고...
내가 깽값 물어내...
- 아, 참으세요 - 말리지 마
와, 나, 저게... 특전사 곤조 나오게 만드네, 저게
후우...
(상태) 부장님 특전사 출신이에요?
방위야, 방위... [남호 씩씩거리는 숨소리]
[뱃고동 울린다]
[TV 뉴스 소리 들린다] 아이고, 저거...
애먼 놈 하나가 그냥 회사를 다 말아먹게 생겼네, 저거...
아유, 찌질한 새끼들
[TV 뉴스 소리 계속 들린다]
내부 고발자가 왜 찌질해요?
- 용기 있는 거 아니에요? - 용기는 개뿔
대한민국 기업은 꼼수 안 부리면 돈을 못 벌어요
(성룡) 어?
아, 자기도 월급 받으면서 저 정도면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 융통성 없게 - 하기사...
- 김 과장님, 커피 한잔 타드려요? - 어, 땡큐
[짭]
아니,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말이야
이, 뭐, 불합리한 사회구조가 어쩌니 저쩌니 막 욕하면서도
이 내부 고발자들한테는
막 배신자 딱지 붙이고 막 욕하려고 그런다
(성룡) 암튼 뭐 고발한 사람만 손해지 뭐, 응
- 저도 한잔 마셔도 되죠? - 또! 또!
어머! 죄송해요
제가 아직 전직의 그늘에서 완전히 못 벗어나서, 음...
[딸칵] [구두 소리] [챙]
[망설이며] 저어...
여쭤보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요
뭘까?
어떡해야 돼요? 뒤탈 없이 잘 해먹으려면요?
간만에 아주 좋은 질문이야
흐응...
일단 원칙과 자세가 바로 서야 돼
원칙과 자세!
누군가가 해먹은 돈만 해먹는다
구린 돈만 해먹는다
그래야 지들도 신고를 못 해
- 아... - 그리고 자세!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해야 돼 성실해야 돼
- 네? - 너처럼 맨날 지각하고
친구들이랑 하루 종일 SNS하고 놀 궁리만 해서는
그 누구의 것도 해먹을 수가 없어
[작게] 일루 와 봐
일찍 일어난 똥개가
따뜻한 똥을 먹는 거야
일찍 일어난 똥개! 일찍 일어난 똥개...
[거리의 소음]
(남호) 제수씨...
부장님... [흐느낀다]
- 하아... - 죄송합니다
아무 도움이 못 되어 드려서...
저희도 죄송해요
과장님께 무슨 일이 있는 줄도 모르고...
[울음 섞인] 그럴 리가 없어요
그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도박하고 게임이에요
(수진) [흐느끼며] 그리고 횡령이라뇨?
그인 단돈 10원도 회삿돈 허투루 생각 안 해요
그건 저희도 잘 알죠
하아아...
제수씨한텐 별말 없었습니까?
흑... 그냥... 회사에서 연락 오면
어딨는지 모른다고... 흑...
그 말만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엉엉 운다]
또... 다른 말씀은 없으셨고요?
[흐느끼며] 흐으윽... 전혀...
- 오늘 처음 보는 건가? - 네
곧 한 식구가 될 거라
미리 인사 나누라고 자리 만들었어
[똑똑] (현도) 어...
[반갑게] 어! 왔어? 들어와
[또각 구두 소리] [턱] 흐으음...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지금까지...
서 검사 코치 대로 해서 잘돼 갔으니...
이번에도 잘 넘어가겠지?
[우물거리는 소리]
경리 과장 주변은 다 정리됐나요?
네
집, 사무실 자리 모두 깨끗이 정리했습니다
[스읍 입맛 다신다] 분명히...
뭔가 남겨 놨을 텐데...
걱정 마십시오
자살 직전에 증거 자료들 다 지우게 만들었습니다
흐음, 아휴...
왜 이렇게 순진하세요?
관상은 엄청 세 보이시면서...
그럼 뭔가를 남겼단 말야?
당연하죠
이런 분들 100% 다 남겨요
상무님은 거짓말에 속으셨네
[달그락]
[쩝] [달그락]
아, 뭐 그래도 다행인 건 아무도 못 찾았다는 거죠
보통 본인이 꺼내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들도 찾기 힘든 곳에 있어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찾는 것보다
숨긴 놈 자백 받아내는 게 더 빨라요
식물인간이 됐으니
입은 열지 못하겠지
[의심스러운] 스읍... 혹시...
이 과장 부인이...
있었으면 벌써 깠겠죠
조 상무
긴장 늦추지 말고
계속 체크해 나가
어휴...
승원이도 아직 어린데 어쩌냐...
저어... 부장님
저, 혹시...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거 아닐까요?
뭐가?
제 생각에는 그... 휴가를 가신 게 아니라
도망치려 하셨던 것 같아요
도망?
에이... 도망을 왜...
아무리 생각해도
도박이랑 횡령은 정말 말이 안 되잖아요
아니, 그럼 뭐, 누가 조작이라도 했단 말이야?
하아... 있는 대로 받아들이자, 그냥
그게 우리 모두를 위한 거야
[남호의 구두 소리 멀어진다] [하경의 긴 한숨]
아, 참...
이 과장이 하던 일을 누가 이어서 해야 하나?
일단 회계부에서 마무리하고
앞으로도 회계부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우물거리며] 지금 장난하세요?
에이... 생각을 좀 해보시라고
회계부에 다 뒀다간 하나 터지면 다 터지죠
경리 과장처럼
회계부 밖에서 서포트 하고 관리할 사람이 필요해요
[음흉한 웃음]
누군지 몰라도, 허...
이번엔 줄 끊고 주인 좀 안 물었으면 좋겠네
그럼 타부서 간부를 물색해 보겠습니다
아, 회사 사람들 말고...
[쩝]
적임자 하나 새로 뽑죠? 경력 사원으로
죄송합니다만
인사권은 제가 알아서...
(현도) 어떤 사람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나?
무조건 복종하고 깡 있는 인간
자존심 같은 건 애초부터 없는 인간
그리고...
[스윽] [탁]
쓰고 버려도 전혀 뒤탈이 없을 만한 인간
[빠라바라밤]
아, 오늘따라 뭐가 이렇게 많아?
삼식이탕 먹으러 가려고 그랬는데, 진짜...
아, 짜증 나, 진짜...
[덴마크어로 말한다]
므... 스...
이 발음이 이게...
믜예, 믜...
아, 근데 꽈장님, 그 덴마크어는 왜 배우시는 거예요?
- 왜 배우긴, 이민 가려고 배우지 - 이민요?
아휴, 그 쪽 동네는 이민 가기 빡세다고 그러던데
어, 뭐 이것저것 법이 바뀌어서 이... 돈 없으면 못 가
최소 3, 4억 정도는 있어야 되는데
그래도 가서 안정적으로 일하면서 영주권 따려면은
[딱!] 10억 정도는 있어야 돼
[툭] 10억?
[차르륵] 아아...
그래서 꽈장님이 그렇게 열심히 챙기시는 거구나
열심히 챙겨도 부족하다, 야
지금까지 얼마나 드셨어요?
- 안 가르쳐 주지 - 가르쳐 주지
치잇...
아, 그런데 그 하고많은 나라 중에서
왜 덴마크에 가시려고 그러시는데요?
[스읍 입맛 다신다] 덴마크...
부정부패 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 가장 청렴한 나라
눈탱이 안 치고 눈탱이 안 맞는 나라
덴마크 좋잖아! [쪽]
[쪽] 멋있네요
[훗 가벼운 웃음]
[딸랑] 얼랄라?
[전라도 사투리로] 어이, 퇴근들 안 혔네
아이, 사장님 어쩐 일이세요?
- 안녕하셨어요? - 어, 어
- 일은 할만 하냐? - 네
꽈장님이...
이것저것 잘 챙겨주세요 [가벼운 웃음]
거봐...
여상이라도 나온께 커피 안 따르고
사람 대접 받고 살잖냐
[흐으응 웃음] 네...
- 하실 말씀 있으시면 부르시죠 - 아녀...
아!
그 저번 달 저, 우리 저... 용역 장부 좀 줘봐
네! 뭐 체크할 거 있으세요?
아녀어...
내가 장부를 하도 안 봉께 까막눈 될 것 같아서...
명색이 사업가인데...
[둘이 함께 하하하 웃는다]
[탁!] (성룡) 하...
[팔락, 팔락]
[불길한 음악이 흐른다]
[종이 넘기는 소리 이어진다]
다들 바쁘겠지만 짬날 때 과장님 병원 들르세요
(모두 함께) 아, 네, 네
(강식) 얘들아!
인사들 좀 하고 다니자, 어?
안녕하세요, 부장님?
못 봤습니다, 오시는 거
여기 일들을 잘 못하면
시야 확보라도 잘해야 되는 거야
그것도 능력이다?
그럼 몽골 사람들 뽑으시면 되겠네요
매의 눈을 가진 사람들로요
[풋 웃음을 참는다]
허! [실없이 웃는다]
너 어떻게 맨날 나한테 그렇게 혼나면서 개김에 끝이 없냐?
부장님이 괜한 걸로 트집만 안 잡으시면
저도 개길 일 없는데요
- 야! 윤하경 - 예, 부장님
하아... 스마일...
넌 이번에 선도 가지곤 안 되겠다
지금 당장 부장님께 사과하시죠
아니, 어른들 얘기하는데 왜 껴요? 강 대리...
야, 빙희진!
됐어, 놔둬
타고난 싸가지들이 이런데 어쩌겠냐
가자
[구두 소리]
아!
그, 과장 새로 뽑는다며?
[빈정대는] 잘 감시해라
회사 망신 안 시키게, 어?
눈빛 좋네, 쳐다봐
허허허허...
[구두 소리 멀어진다]
어우, 회계부 진짜...
진심 명치 한 대 확 까고 싶다 진짜, 이거, 아오...
나 입맛 떨어졌어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구두 소리 이어진다]
[분해서] 어흑...
(기옥) [쩝] 허...
(재준) 아, 그러게! 왜 경력 사원을 뽑아?
우리 대리님 승진시켜주면 되는 거지
(희진) 그것보다 뭐...
주임님 대리 달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아, 근데...
아까 강 대리 포스 장난 아니던데
그, 희진 씨랑 입사 동기지?
입사 동기가 그렇게 잘 치고 나가면
[약 올리는] 자극 좀 되겠다, 희진 씨
[탁] 쓸데없이 그런 얘길 왜 해요?
아이, 밥들 먹읍시다
서로 신경 건드리지 말고 좀!
예
음! 아, 근데
회사가 너무한 거 아니에요?
아, 우리 부 완전 무시하는 거잖아요
학력, 스펙 안보는 거며, 뭐! 개! 소! 양! 말! 닭!
(기옥) 어이구... 아, 죄송합니다
뭐 다 들어오게요?
(상태) 그니까 제 말이요
우린 뭐 학점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다 봤으면서
능력 있는 사람 오겠지
우리가 가지지 못한 능력이 있을 수도 있고
[코믹한 음악이 끝난다]
[뱃고동이 길게 울린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갈매기 우는 소리]
흐읍...
아,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갈매기 우는 소리] [따르르릉]
(성룡) [큰 소리로] 아니! 부장님!
전화도 안 받고 입금도 안 돼 있고
우리 같이 꽃길 걷기로 했잖아 아냐?
[전라도 사투리로] 아니, 거시기, 긍께
고것이, 김 과장!
저, 잠시 우리가 저... 침착하게 좀, 어?
(상혁) [전라도 사투리로] 에헤이!
그 백주 대낮부터 뭔 삥을 그렇게 뜯고 그라요?
스읍...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여기서 사장님 뒤통수를 후려 불고 있는데
가만있으면 안 되제
이렇게 자잘한 건 사장님도 다 아셔
- 가 - 사장님은 사장님이고 나는!
더 이상은 요런 꼴은 못 보제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너 분노조절장애야?
앞으론 자제 좀 하쇼잉?
단돈 10원이라도 해먹었다가는 확! 담가불라니까
[뿅 효과음] 어이구, 그러셔?
일루 와, 이 새끼야! 일루 와!
(성룡) 일루 와
[뿅 효과음] 으억... 껍!
(성룡) [혀 짧은 소리로] 놔! 이 거인 새끼야, 너!
뜨어! 아! 야! 너!
사장님이 이런 거 아시면 너 완전 아작난다, 너!
아작은 무슨 아작이여?
사장님이 지시하신 거인디?
뭐?
(덕포) [전라도 사투리로] 맞으, 내가 지시한 거시여
아그들이 불만이 좀 많어
너만 봐준다고
야, 그러고...
나도 봐줄 만큼 봐주지 않았냐?
(덕포) 인정허제?
예, 인정해요, 인정하는데 근데 왜 갑자기 저한테...
그러고 그 회계 정리 말이여
그, 서울 회계사한테 맡기기로 했어
예?
서울에도 빠꾸미들 많더구먼
그중에 잘하는 놈으로 하나 골랐어
아, 사장님, 저한테 근데 갑자기 왜 그러시는 거예요?
제가 무슨 뭐 큰 잘못이라도 했어요?
너 인자 정직하게 살게 하려고
뭐, 뭐... 뭐라고요?
저... 정직이요?
[따지듯] 지금까지 이따위로 살았는데 무슨 정직이요?
정직한 사람들이 왜 정직한 줄 알어?
훔칠 기회가 없어서 그려
훔칠 기회가 없는 도둑은 말야
지가 정직한 줄 안당게
그렇게 해서 절 정직하게 만드시겠다고요?
인자 월급 아끼면서 착실하게 살어
[긴박한 음악 고조된다]
[달칵] 에이, 씨...
또 빠져 버렸네, 또 씨이... 쯧
하...
[긴박한 음악이 흐른다]
[부르릉 오토바이 엔진음]
[엔진 꺼진다] [탁]
- 광숙아 - 네?
우리 그 장부 있잖아
주류 업소들, 건설 용역 그거 죄다 카피해서 나 줘
- 짱부는 왜요? - 그냥 잔말 말...
흐응...
잔말 말고 빨리해
- 빨리! - 네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 [탁탁 치우는 소리]
[긴 한숨]
[고요하다]
왜...
업무 파일들이 전부 지워져 있지?
[의문스러운 음악이 흐른다]
[한숨]
[터벅터벅 발소리]
[탁, 탁, 탁, 탁]
[또각 구두 소리]
[안타까운 한숨]
[애잔한 음악이 흐른다]
[안타까운 한숨 소리]
[애잔한 음악이 계속된다]
[쩝]
- 회사 옮기려고? - 엄마야!
어우, 꽈장님!
어우, 인기척 좀 하시지!
어우, 놀래라
나 인기척 팍팍 내면서 들어왔어
(성룡) 너 일할 때 그렇게 집중 좀 해봐라, 야
- 아... - 귤은, 아이고, 뜨거워
이거 왜 이렇게 구워?
감기에 좋거든요? 그냥 드세요
아유, 제가 뭐 능력이 있다고 옮기겠어요?
그냥 재미 삼아 본 거지
너 그렇게 재미 삼아 보다가
그날 밤 이력서를 쓰고 있는 너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너
치이...
맞다, 꽈장님
이거 한번 보실래요?
요번에 TQ그룹에서 경력 사원으로 경리 과장 뽑던데
꽈장님도 한번 지원해보세요
뭐 TQ그룹이 동네 마트야?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유통 기업 중에 한 군데야
최고 스펙들만 뽑는 데라고
음, 아니에요
요번에 스펙, 출신 학교 안 보고
실무랑 면접, 이거 딱 두 가지만 본다 그러던데
- 말로만 그런 거야, 말로만 - 으음, 진짜예요
이거 한번 보세요, 여기
(광숙) 실무 능력 40%, 면접 60%, 음?
[큰 소리로] 사람이 말이야!
또 요행 바라고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돼, 어?
TQ가 무슨 개나 소나 다 오는 데야, 어?
[저벅저벅 구두 소리]
아, 깜짝이야 [드르륵 문소리]
[땡그랑] (광숙) 아니, 왜 화를 내?
[드르륵] [쾅] [땡그랑!]
헐, 대박, 진짜네?
["Must Be The Money" 음악이 울려 퍼진다]
[요란하게 웃는다]
TQ그룹, TQ그룹, TQ그룹, TQ그룹
♪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네 ♪
TQ그룹?
(성룡) [속으로 말하는] TQ그룹!
TQ리테일, TQ택배 TQ익스프레스, TQ쇼핑 등
11개 계열사를 가진 대형 유통 기업
시가 총액은 2016년 기준 6조 4천억
사원수 2만 3천 명
102%의 안정적인 유동 부채 비율
안정적인 주가
만약에 내가 입사하기만 한다면 경리부를 내 손 안에 넣는다면
해먹는 건 시간 문제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 내가 주인공인데 뭐라 해도 그건 나의 삶이기에 ♪
♪ 꿋꿋이 버텨 나가 주먹을 더 꽉 쥐어 ♪
♪ 오늘도 어제보다 좀 더 높이 뛰어 ♪
♪ 돌아가면 된다네 ♪
왜 저러지?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 아직 내게 남은 청춘 있다네 ♪ [뱃고동이 길게 울린다]
그래도 시험이니까 공부를 좀 해야지
오! 오후!
이야아아아아! 아뜨... [와르륵, 쿵, 쾅]
[철컥] [슥] [지이익] [척]
[부스럭]
(남자 진행자) 어린이 퀴즈 쇼! 신동을 찾아라!
오늘, 최종 게임의 승자!
올해 암산왕은!
[두구두구두 북소리]
김성룡 어린이!
[신난 환호성]
(아버지) 와아아아, 성룡아!
(진행자) 네, 아버님 올라와서 같이 기쁨을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 암산왕을 차지한 김성룡 어린이에게는
상금 백만 원과
설악산 리조트 3박4일 이용권을 상품으로 드리겠습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도시 소음]
[바쁜 구두 소리들]
팔... 육... 육... 이... [띵띠링 폰 알림]
[삐용] [뿅]
(희용) 상관에 대한 불손한 태도가 신고되었습니다
문자 확인 즉시 윤리경영실로 오시기 바랍니다
[큰 소리로] 아오! 아오! 아오! 진짜!
바빠 죽겠는데, 정말!
- 왜? - 후우!
나가식 호출이요
으휴! [탁]
또 개겼니? 깡식이한테...
[코믹한 음악 소리 잦아든다]
[쿠웅! 불길한 피아노 소리]
[코믹한 음악이 다시 이어진다]
이게 도대체 몇 번째죠?
이건 기본적인 인격의 문제가 아닌가요?
이강식 부장님께 정중히 사과드리고
이번엔 반성문 제출하세요
[어이없게] 반성문이요?
아!
초중고 때도 안 써봤어요, 저
으흐흐... 그러니까 이제 커서 한 번 써 봐야지
만약에 제출 안 하면요?
1개월 30% 감봉
회사가 지정한 복지 단체에서 30시간 봉사 활동입니다
[차르르르릉 효과음] 하아...
[특유의 리듬으로] 그런 억울한 표정 짓기 없~ 기~
헐...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시작된다]
[탁, 탁, 탁] [뿅]
[사각사각 소리 이어진다]
[쩝]
[사각사각]
[탁] [부비적]
[개운한] 하아...
화장실은 복도 끝입니다
화장실 가는 거 아닌데?
[팔락] 다 했어요
이메일 주소로 제출도 다 했고
벌써요?
정말 다 하신 겁니까?
[츄릅]
아니, 그럼 내가 무슨, TQ그룹 와이파이가 얼마나 잘 터지나
그거 확인해 보려고 여기까지 왔겠어요?
수고하세요
이따 면접 시간 준수하시고요
비켜 봐
[터벅터벅] [씩씩대는 숨소리]
[쾅!]
[힘쓰며] 건강! 제일!
사장님, 요 며칠 계속해서 찝찝한 것이 있습니다
요실금이다, 젊은 놈이...
아이, 뭐 뭐, 고런 것이 아니고...
그 김 과장 말입니다
요새 얌전하던디? 삥땅도 안 치고
예, 그건 그런디...
우리 진짜 장부 말입니다요
장부가 왜?
그것을 김 과장이 서울 회계사한테 넘기긴 했는디
혹시라도 이거 복사본을 갖고 있으면
[철커덕]
언제 그걸로다가 약점 잡아서
사장님 모가지를 이렇게 조를지도 모를 일이고 말입니다
[다급하게] 김 과장 지금 어딨냐?
아유, 그것이 요즘엔 자리에도 잘 없습니다
오늘은 양복 깨끔하게 차려입고 서울 갔다는디
뭔 일을 꾸미고 있는지 잘 모르겄습니다
에잇!
[쏴아아]
후우...
[화나서] 와, 깡식이 정말!
[툭] [따닥]
뭐 반성문? 이 나이에?
아, 진짜 쪽 팔려 가지고, 이거...
[탁탁] [띠리링 폰 효과음]
[삐용] [뿅]
(희용) 반성문은 A4 용지로 5장 이상
폰트는 바탕체, 크기는 11
줄간격은 170입니다
기한 엄수 부탁드립니다
하... 하하하 나 진짜...
미쳐 버리겠네 어떡하지? 나 진짜...
후우...
뭐가 이렇게 쉽고 그러냐?
이제 면접만 잘 보면 돼
고것만 잘 해내면 된다고
흠, 흠흠흠...
[덜그럭]
[휙] [휘리릭] [탁!]
[휙] [휘릭, 휘릭, 휙]
[땡!] [휘릭] [뿅]
[침묵이 흐른다]
[빠라바라밤 효과음]
(성룡) [속으로] 끄윽...
아이, 저...
[뾰롱 효과음]
허...
어휴! 아... 미... 아, 헛웃음이 나오네
미안해요,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아니, 저... 지금 뭐... 뭐 하시는 거예요?
죄송합니다, 이게...
손 힘 조절이 잘 안 돼 가지고...
이게... 제 첫 끼예요
아, 그러셨구나 이게 딱 맞고...
꽂혀서...
아뇨, 저기... 아니... 참...
아니, 사람이 시야 확보가 그렇게 안 돼요?
이게, 옆에 사람이 이렇게 뻔히 있잖아요
근데 이걸 왜 이렇게 던지고 난리예요?
그냥 곱게 버리고 가면 되지!
죄송합니다
그... 사안에 비해서 이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닌 거 같은데 제가 새 걸로 하나 사 드릴게요
저 어디 가서 그렇게 민폐 끼치는 그런 캐릭터 아니에요
푸짐해서 왕, 왕사발...
아, 저기요!
[따따, 따단! 효과음]
됐고! 그냥 이것 좀 버려주세요, 그럼
[씩씩거린다]
(하경) 점심시간도 다 끝났는데, 진짜
저기, 죄... 죄송해요
저, 정말 죄송해요
[코믹한 음악]
대박!
꽂혔어
(남자) 김성룡!
성룡?
그, 혹시 재키 찬의 그 성룡?
아닙니다
조선 시대 청렴한 관리이셨던
서애 유성룡 선생님의 존함을 딴 겁니다
아이고, 어렵게 공부하셨네
상고 출신에 지방대 야간 회계과
이... 더 큰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었지만
몸져누우신 할머님을 간호하느라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알바로 돈도 벌어야 했습니다
덕포흥업은 뭐 하는 회사예요?
아, 예, 주류, 유통, 건설 용역 위락 단지를 운영하는
군산의 건실한 기업입니다
사실 이번 채용은 뭐 스펙이나 출신, 그런 거 안 보기는 하는데
이게 너무 떨어져도 이게 문제가 좀 있어요
[속으로 말하는] 어라? 그럼 나가린데?
실무 능력 평가 결과가 어떨진 모르겠지만...
쯧, 그거하고 상관없이...
[속으로 말하는] 에라, 모르겠다
[쿵, 우당탕]
왜, 왜, 왜, 이래요? 이거 무슨 야쿠자도 아니고
[애절하게] 압니다!
제가 부족한 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감히 이곳 TQ에 지원한 이유는
바로 이곳이... 제 삶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군대 시절...
내무반에 TQ백화점 모델 왕미라 씨 사진을 붙여 놓고 힘을 얻었고
사랑하던 사람에게 가장 처음 선물을 받은 것도
TQ택배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울먹이며] 가장 맛있게 드셨던 음식이...
이곳...
[엉엉 울며] TQ편의점의
전주 비빔 삼각 김밥이었습니다
으허허허, 흐읍, 허어어...
제 인생에서 이렇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준 이곳 TQ그룹에서
제 전부를 희생하고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시켜만 주십시오
제 모든 걸 바쳐서 충성하겠습니다
일을 못하면 자르셔도 됩니다
[큰 소리로] 못 믿으시겠다면!
혈서라도 쓰겠습니다
어, 어, 아이! 괜찮아, 됐어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만근) 어이, 앉아요, 앉아
- (만근) 빼고, 어... - [고통스러운] 어어...
그 사람...
어후, 어흐윽...
아이고, 아부지...
TQ에 왔는데 내가...
[흐느끼며] 합격을 못 하면....
야이, 야...
[슬픈 음악 계속된다]
[철컥]
와우... 와... 연기가...
눈물이... 너무 세게 깨물었나?
흐으음...
흐으음...
어떻게, 최종 후보 중에 마음에 드시는 사람이 있습니까?
[스윽]
아, 그 김성룡이란 지원자는 그...
스펙은 가장 약하지만 실무능력 평가를 1위로 통과했습니다
뭐... 나름 열의도 있는 것 같고
[탁!]
[톡톡]
(민영) 이 사람으로 해
흐으음...
[불길한 음악이 흐른다]
흐으으으음... 후아...
[탁!]
[불길한 음악 계속된다]
[차라락]
[팔랑]
[팔락]
[코웃음] 칫...
[팔락]
이 새끼, 이거 뭐야...
[스륵] [탁!]
[팔랑, 팔랑, 팔랑]
[코웃음] 훗...
(성룡) 저...
저 정말 진지합니다, 진짜
아홉 살 이후에 이렇게 기도해 본 거 처음이에요
예, 제발...
제발 TQ그룹에 합격하게 해 주십시오
저 진짜 TQ그룹 마지막으로 한 번만 딱 해먹고
저 정말 정직하게 살겠습니다 진짜예요
[드륵] [딱]
[가벼운 펍 음악 흐른다]
[꿀꺽, 끅]
으어어...
[똑똑똑]
[드륵, 드륵]
어?
어어... 하! 왜...
스읍...
(율) 하아, 이...
지나가다 누군가 했네
뭐 이렇게 티 나게 혼술을 하고 있어?
대차게 압수 수색 들어갔다가 아무것도 못 건지고
부장님한테 까이고
하... 시말서 쓰고
어, 이 상황에서 마셔야죠, 술!
그러게 말을 듣지
하... 우리 선배는 오기와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데
왜 안 취해 보일까?
승산을 확실히 따지니까
(동훈) 에이!
우리 변호사 아니잖아요
어떻게 승산으로만 움직여요?
패배가 늘어나면 제일 엿 같은 게 뭔지 알아?
(율) 패배에 익숙해지는 거
익숙해지잖아?
그럼 이기는 방법을 다 까먹어 그게 진짜 쪽 팔리는 거거든
(율) 후배님아
서초동 밥 자실 만큼 자셨으면
이제 철 좀 듭시다
갈게 [저벅저벅 구두 소리]
하아...
[도시 소음]
[삐리삐리삑]
[삐리삐리삑 폰 벨소리]
[삐리삐리삑]
음... [탁]
[삐리삐리삑]
[탁] [삐리삐리]
응, 광숙아...
(광숙) [다급하게] 꽈장님! 출근하지 마요!
왜?
(상혁) [큰 소리로] 야! 그 뽀글이년 어디 간 거여!
- 뽀글이 찾아다 물어 봐 - 예!
지금... 우럭 담생이 그 자식이...
막 뒤지면서 장부 찾고 있어요
(광숙) 그러니까 빨리 도망치세요
아후, 여기 뒤지고
꽈장님 집으로 갈 것 같으니까 도망치시라고요
야, 광숙아 너도 일단 빨리...
엄마야! 어...
형님! 경리 찾았습니다
엄마야, 이거 놔아! 허억...
야! 이거 안 놔? 이놈의 새끼 어딜 만져, 야!
야! 너희들 만지지 마! [땡!]
여... 여보세요? 과... 광숙아!
[긴박한 음악이 고조된다]
[철커덩]
[삑삑]
장하다, 이 새끼 양아치 짓이나 골라서 하고
거 쓰잘데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장부 카피한 거 갖고 오쇼
- 그런 거 없어 - 복사기 옆에 쓰레기통 보니께
이거 복사하다 씹힌 거 떡 하니 있구먼
[턱]
아, 눈깔도 좋네 우리 상혁이, 응?
장부 가지고 언능 플라워 웨건으로 와
안 그러면 저거 뽀글이... 야! 너 이름 뭐냐?
광숙이!
어디서 소리를 지르고 저게, 쯧!
광숙이 저거 몸! 몇 군데 불편해질 테니께
허흐응...
야... [띠링] 여보세요?
하아...
[긴박한 음악이 고조되다 멈춘다]
[고요하다]
[스륵, 스륵]
[스륵, 스륵] [슥] [쓱, 슥]
[스르륵] [딸랑] [땡그랑]
[딸랑] [땡] [스륵]
[퍽] [또르륵]
[고요하다]
(성룡) 광숙이를...
구하러...
간다
[계속 쩝쩝거린다]
안 간다
[찌이익] [꿀꺽]
간다, 안 간다, 간다, 안,간다 간다...
안 간다인데... [쩝]
[오물오물거린다]
쩝...
[우걱거리며] 간다!
[장엄한 음악이 흐른다]
[장엄한 음악이 계속된다]
[터억!]
후우...
어이고오...
우리 김 과장 왔는가?
[텅]
어우, 민망해
- 어우, 너무 민망해 - 흐흐흐...
이 무슨 구태의연한 분위기예요
추석 때 하는 조폭 영화 마지막 장면도 아니고
인생이 다 삼류 영화 같은 거지
허이고... 그게 장부냐?
솔찬하게 많다
일단 광숙이부터 풀어 줘요
네가 먼저 까야지
뭐라고 이렇게 무게를 잡고 그러실까?
에헤이! 또 이빨 까고 자빠졌네
그냥 까라면 까!
너 이 새끼는 대놓고 반말이구나
음... 그래, 깔게
나 깐다? [슝] [찌이익!]
[팍, 팍] [팍]
흐음...
[달칵]
[쿠웅!]
우어어!
[다급한 구두 소리]
떼죽음하기 좋은 날이네, 그치
저 잡것이 미쳤나, 야, 인마
거칠게 왜 그려? 살살해, 살살!
살살은 무슨... 광숙이 풀어 줘!
야, 언능 풀어 줘
[다급한 구두 소리]
야야야, 광자야...
놔! [찰싹] 흑, 꽈장님...
[흐느끼며] 히이잉, 꽈장님...
- 어, 광숙아, 빨리 나가 - 아휴...
- 빨리 나가! - 과장님... [울먹인다]
짱 멋져요! [엉엉 운다]
[탁탁탁 구두 소리]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고조된다]
- 풀어줬응께 장부 내 놔 - 왜요?
[떨리는] 이거 주면 그냥 나 확 담가 버리려고?
네가 무슨 김치냐? 담그게...
그냥 소프트하게 끝내
(덕포) 쯧...
[끼릭끼릭] [쉬이이익] [깡패들 당황한다]
저것이 IS여? 머시여, 저것이? 이, 씨...
왜? 자폭헐라 그러냐?
[떨리는] 나도 자폭하기 싫어 그러니까 따라오지 마
따라오지 마 [달칵] [당황하는 웅성거림]
(성룡) 우씨...
따라오지 마!
따라오지... [띵!] [철컥]
[화르륵]
[휙]
[띠잉!]
[어이없는 웃음]
[스윽, 척]
아, 라이터에 꿀을 발랐나?
크하하... 얼른 덮쳐 버려
[큰 소리로] 덮쳐 부러!
["Must Be The Money" 음악이 시작된다]
♪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네 ♪
♪ 너무 멀리 와버렸다네 ♪
♪ 정신없이 걷다가 보니 ♪
♪ 이미 끝이 보이네 ♪
♪ 뭐 어때 돌아가면 된다네 ♪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 아직 내게 남은 청춘 있다네 ♪
[싸움 소리 계속된다]
♪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네 ♪
♪ 너무 멀리 와버렸다네 ♪
야! 뭐헌디! 저기까지 바짝 더 붙어!
♪ 이미 끝이 보이네 ♪
♪ 뭐 어때 돌아가면 된다네 ♪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 아직 내게 남은 청춘 있다네 ♪
[스르륵] [촤악]
[스륵]
[헬륨 가스 마신 목소리로] 야! 장부 어딨어?
옴마? 왜 뭔가 이상허다?
[헬륨 가스 마신 목소리로] 사장님 목소리가 거시기 해붑니다
[피시시시시식]
응? 이 가스가 그 가스가 아닌가 본디요?
[슈우우욱]
[땅!] [두둥]
헬륨?
허, 참... 야, 인마, 장부 어딨냐고?
[치고받고 싸우는 소리 계속된다]
[헬륨 가스 마신 목소리로 우스꽝스러운 외침들 이어진다]
(상혁) 야, 잡아, 잡아, 잡아!
[띠링띠링 폰 알림]
[성룡이 씩씩거린다]
(덕포) 어여 잡으라고, 이씨!
(상혁) 어휴... 여기다, 여기!
[고요한 정적이 흐른다]
[지이잉]
[슈욱!]
["Must Be The Money" 음악 계속된다]
♪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네 ♪
♪ 너무 멀리 와버렸다네 ♪
♪ 정신없이 걷다가 보니 ♪
♪ 이미 끝이 보이네 ♪
♪ 뭐 어때 돌아가면 된다네 ♪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 아직 내게 남은 청춘 있다네 ♪
♪ That's right ♪
♪ Yeah 돈 따위 처음부터 바란 적도 없어 ♪
♪ 꿈 하나 갖고 나는 이 거리를 걸어 ♪
♪ 누구는 거렁뱅이 또는 거저 얻어걸린 성공이라고 ♪
[슈욱!]
♪ I don't care 내가 주인공인데 ♪
♪ 뭐라 해도 그건 나의 삶이기에 ♪
♪ 꿋꿋이 버텨 나가 주먹을 더 꽉 쥐어 ♪
♪ 오늘도 어제보다 좀 더 높이 뛰어 ♪
♪ 한마디 말도 없이 나는 숨만 쉬다가 ♪
♪ 어떡하면 위로 날아갈까 하늘만 보네 ♪
♪ Keep on moving Keep moving ♪
[치이잉] [탕!]
(성룡) 아무도 날 막지 못할 것이다
아무도 날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하경) 여기까지는 어떻게 따라왔어요?
- (성룡) 어어? - (하경) 얼른 안 나가요?
(율) 너 배덕포 새끼라며?
뭐 해먹을 거 많을 것 같아서 지원한 거잖아
조만간 네가 해야 할 일이 있어 아무도 모르게 너만 해야 하는 거
[성룡의 비명]
(율) 앞으로 내가 지시하는 거는 단 한마디도 토 달지 마
내 말 안 들으면 감방 가는 거지, 뭐
(성룡) 네가 그런다고 내가 쫄 줄 아냐?
아무도 모르게 해먹고 덴마크로 피해야지
♪ 내 인생이 춤을 추기 위해서라면 ♪
["Must Be The Money" 음악 잦아든다]
.김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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