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12월의열대야 11


#1. 지환서재 




지환, 들어와서 보면.. 영심, 책상에 엎드린 채 잠들어있다. 




지환 (못마땅한 한숨)... (다가가서 깨우려는데 지환의 시선에 발견되는) 




다이어리 들어있는 열려져 있는 선물 포장상자와 아내가 쓰다가 잠이 든 생일카드! 




지환 (아내의 생일선물과 생일카드인가 보다!)... (이걸 쓰려고 여기서 잤구나 싶어서 기분이 풀리고) 




지환, 다이어리 유심히 보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생일카드 아내의 손에서 빼내어 들여다 보는데.. 표정이 확 변하는 지환! 

생일카드엔 <‘정우씨! 생일 축하해요! 정우씨 스물일곱살이니까 올해는 그럼 스물여섯 번째 생일인가요? 생일 함께 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고 미안하고 그래요. 정우씬 모르 죠? 요즘 내가 얼마나,’>에서 쓰다가 잠이 든듯..메시지 끊겨있다. 




지환 (무섭게 일그러지고)... ...(영심을 노려본다) 




*시간경과 되어 아침이다. 



책상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던 영심, 부스스 잠을 깨고 하품 늘어져라 하면서 기지개를 쫘악 펴는데.. 어? 바닥에 떨어져있는 생일카드가 들어온다. 




영심 (? 가서 주워들고 갸웃한다)... (왜 떨어져 있지? 몸부림을 쳤나?) 




영심, 생일카드 들고 다시 책상에 가 앉고 이어서 완성하려다 시간을 확인하고는 한쪽 에 잘 제쳐두고 일어난다. 그리고.. 그 책상 위 어딘가에서 다른 생일카드를 찾아서 집 어들고 들여다본다. 




생일카드엔 <‘여보! 생일 축하해. 너무 너무 축하해. 울엄마 말이 세상에 태어나서 내 가 딱 한가지 남들보다 잘한 일이 있다면 그건 당신을 만나서 결혼한 거래. 나두 그렇 게 생각해. 지난 10년 당신으로 인해서 나 과분하게 행복했어. 당신두 행복하길 바랬는 데.. 그건 좀 속이 상해. 늘 당신한테 미안하고 고맙고 그리고 감사해. 항상 건강해야 돼. 백살까지 살자 우리. 응?’> 적혀있다. 




영심, 생일카드 봉투에 넣고.. 어딘가에서 와이셔츠와 넥타이 들어있는 선물상자 뚜껑 을 열고 생일카드를 그 안에 잘 넣는다. 

미소짓는 영심. 




#2. 영심 부부방 

출근준비 하고 있는 지환, 파르르 폭발하기 직전의 표정인데.. 

문이 벌컥 열리면서, 고깔모자를 쓰고 폭죽을 터뜨리며 영심과 아이들이 들어오고, 생 일축하 노래를 합창한다. 



지환 (바라보며 심경 복잡하다) 

건호 (선물 내밀며) 생신 축하드려요 아빠! 

지환 (미소 만들어 받는다) 그래 고마워 아들! 

지원 (선물 내밀며) 생일 축하해 아빠! 너무 너무 축하해! 

영심 (‘사랑해’라고 말하라고 코치하는) 

지원 사랑해 아빠! 하늘만큼 땅만큼 바다만큼 사랑해! 

영심 (옆에서 입으로 따라하며 코치하고, 뽀뽀하라고 또 시키는) 

지원 아빠 뽀뽀! 

지환 (몸을 낮춰서 대어준다) 

지원 (목을 껴안고 쪼옥 귀엽게 뽀뽀한다) 

지환 고마워. 너무 너무 고마워. 아빠두 우리 지원이 하늘만큼 땅만큼 바다만큼 사랑해. 

지원 (끄덕) 

영심 (흐뭇하고) 

지환 (일어서면) 

영심 생일 축하해 여보. 내가 준비한 선물은.. 음.. 오늘 하루종일 천천히 하나씩 줄거 야. 그러니까 기대하구 있어? 

지환 (가증스럽고, 파르르 쏘아본다) 




#3. 민원장 저택 거실 




영심, 앞치마차림으로 넓은 거실 바닥을 구석구석 열심히 걸레질 하고 있다. 

수현, 출근차림으로 나온다. 




수현 자. 부탁한 레스토랑 약도랑 인테리어 사진. 갈만한 데 세군데 정도 골라놨으니까 언니맘에 드는 데루 골라가. 오빤, 전에 보니까 OOOO 거기 음식 좋하하는 거 같던 데. 뭐 세군 데 다 우리나라에선 최고니까 아무데나 가두 될거야. 그리구 이건 마 술쇼 하는 바 약도. 

영심 고마워요 아가씨. 

수현 뭐 별루. 근데 꼭 그렇게 유난을 떨어야 돼? 오빤, 언니랑 밖에서 식사하는 거 별 루 안좋아할텐데. 게다가 거기 워낙 고급 레스토랑이라 드나드는 사람들두 다 격식 있구 교양있구 그런 덴데. 

영심 (부아가 치밀고) 그래서 지금 격식없고 교양없는 나같은 여잔 그런 고급 레스토랑 에 가면 안된다 그말이예요? 

수현 아니, 안되긴 왜 안돼. 돈주구 가는 덴데 돈만 있으면 못갈 건 없지. 난 그저 오빠 가 싫어할 거 같아서. 오빤, 언니 창피해서 동부인 모임두 안나가잖아 왜. 

영심 아가씨? 

수현 뭐 내가 없는 말 했어? 내말은 괜히 언니 기분에 취해서 레스토랑이다 마술쇼다 오 빠 끌구다니면서 부담스럽게 하지말라구. 그렇게 유난 뜬다구 뭐 없던 애정이 생기 는 것두 아니구. 모르긴 몰라두 오늘 같은 날은 오빠, 내심 가흔언니랑 보내구 싶 어하지 않겠어? 

영심 ... ... 




#4. 영심의 몽따쥬 




-지환의 케잌을 손수 만드는 영심. 문득 수현의 말 떠올라서 울상이 되고.. 

그럴수록 더 열심히 반죽하고, 굽고, 생크림을 묻히고, 장식을 하고, 생일 축하해요! 글씨도 정성스레 써넣고 그렇게.. 

-영심, 옷장에서 이옷 저옷 꺼내서 대어보고 세련되고 조신한 옷을 골라입는다.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는 영심. 문득 정우생일이란 사실에 생각이 미치고 서랍을 열어 서 정우선물을 꺼내들고 우울한 얼굴이 된다. 




#5. 대학병원 지환의 방 




지환, 날이 선 표정으로 책상에 앉아 있는데.. 노크소리 들리고 간호사의 안내를 받으 며 퀵서비스맨이 꽃바구니와 영심의 생일선물을 들고 들어온다. 




지환 뭡니까? 

퀵맨 민지환씨 되시죠? 오영심씨가 보내신 겁니다. 여기 싸인 좀.. 

지환 (꽃바구니와 선물 일견하고 싸인해준다) 




퀵맨 나가고 나면.. 

지환, 꽃바구니와 생일선물을 들여다본다. 선물을 뜯어보는 지환. 상자 열어보면 와이 셔츠와 넥타이 들어있고 그위에 생일카드가 놓여져 있다. 

지환, 생일카드 들고 읽는다. 




영심 (E) 여보! 생일 축하해. 너무너무 축하해. 울엄마 말이 세상에 태어나서 내가 딱 한가지 남들보다 잘한 일이 있다면 그건 당신을 만나서 결혼한 거래. 나두 그렇게 

생각해. 지난 10년 당신으로 인해서 나 과분하게 행복했어. 당신두 행복하길 바랬 는데.. 그건 좀 속이 상해. 늘 당신한테 미안하고 고맙고 그리고 감사해. 항상 건 강해야 돼. 백살까지 살자 우리. 응? 

지환 (아내의 가증에 부르르 떨리고) 




지환, 그 카드 확 구겨버리고 선물과 꽃바구니도 홱 밀쳐서 떨어뜨린다. 




#6. 면허시험장 




문제지 기다리며 두손을 모아 간절하게 기도하는 영심. 

영심, 기도를 끝내고 돌아보면 문제의 남자도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다. 

영심, 마구 삐죽이다가 남자와 시선이 마주치면 같이 파이팅하자는 제스추어. 

두사람 그렇게 화이팅하고.. 

시험 시작되고.. 집중해서 문제를 푸는 영심. 컨닝의 유혹을 애써 물리치며 열심히 제 힘으로 푼다. 그러다가 막히면 볼펜을 또르르 굴려서 찍는다. 




#7. 면허시험장 복도 




시험결과 벽에 걸리고 사람들 웅성웅성 모여든다. 

영심, 떨리는 마음으로 사람들 속을 뚫고 들어가고, 두손을 꼭 모으고 자신의 결과를 확인한다. 영심, 60점으로 합격이다! 

기뻐서 펄쩍펄쩍 뛰며 비명을 지르는 영심! 

사람들 붙잡고 ‘나 합격했어요 아줌마! 아저씨 나 합격했어요! 여기요! 여기!’ 

사람들, 영심의 점수 보고, 저 점수 받고 저렇게 좋을까 하는 표정들. 

그래도 영심은 하늘을 날아갈 듯 기쁘다. 그 속에 문제의 남자, 또 떨어져서 휘청 바닥 에 주저앉는다. 

영심, 안됐다는 표정. 




#8. 면허시험장 앞 - 대학병원 지환의 방 




학원차에 혼자 실려가는 문제의 남자 향해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영심. 

영심, 차 떠나고 나면 흥분한 채 기쁜 소식을 한시라도 빨리 전하기 위해 핸드폰 꺼내 전화를 건다. 




영심 여보! 여보 나! 

지환 (싸늘한 표정으로) 바뻐. 용건만 말해. 

영심 으응. 있잖아 있잖아 여보, 나 붙었어! 나 합격했어 여보! 

지환 ... ... 

영심 나두 나두 시험에 붙었다구 여보! 나 지금 너무 좋아서 막 춤이라두 추구싶은 심정 이야! 

지환 ... ... 

영심 (?) 여보? 여보? 내말 듣구있어? 

지환 수술 들어가야 돼. 끊자. 

영심 잠깐만 잠깐만 여보? 나 당신한테 할말 있어. 

지환 말해. 

영심 어. 근데 당신은 별루 안 기쁜가봐. 

지환 할말이 뭐야. 빨리 말하라니까? 

영심 어어. 저기 내선물 받았어? 

지환 음. 

영심 맘에 들어? 

지환 음. 

영심 휴우 다행이다. 난 또 당신 맘에 안들까봐 걱정 많이 했거든. 워낙 우린 취향이 다 르잖아 왜. 

지환 용건이 그거야? 선물 잘 받았어. 고마워. 바쁘다. 끊자. 

영심 아우 잠깐만? 용건이 뭐냐면 저녁에 OOOO에 예약해 놨으니까 7시까지 당신 걸루 오 라구. 내가 준비한 당신 두번째 생일선물이야. 세번째 네번째두 준비돼 있으니까 기대만빵으루 하구 와? 

지환 ... ... 




#9. 면허시험장 




영심, 전화 끊으며 섭섭해서 삐죽한다. 




영심 빈말이라두 너 잘했다 축하한다 애썼다, 그런 말 좀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씨이 기분 좋았는데 사람 맥빠지게. (투덜대며 걸어나간다) 




#10. 명숙의 집 전경 




#11. 명숙의 집 안방 




정우, 앉아있고.. 명숙, 미역국과 돼지두르치기와 상추쌈 마련된 소박한 정우의 생일상 마련해서 들고 들어온다. 

정우, 일어나 받아주고.. 두사람, 앉는다. 




정우 (동생이 차려준 생일상 물끄러미 바라본다) 

명숙 생일 축하해 오빠. 오빠 유학준비루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거 아는데 그냥 넘어가기 가 그래서 점심이라두 먹구 가라구 불렀어. 

정우 그래. 고맙다. 

명숙 씨이 열나 초라하네. 쇠고기 사구싶었는데 딥따 비싸서 못샀어. 대신 내년엔 내가 진짜 근사하게 한상 차려줄게 오빠. 진짜야. 내년엔 꼬옥 제대루 된 생일상 내가 차려줄게. 엄마 아프구난 뒤루 오빠 한번두 생일상 받아본 적 없잖아. 

정우 (먹먹해지고)... ... 

명숙 먹어. 식는다. 

정우 음. (묵묵히 먹는다) 

명숙 아부지, 일 나갔다 오빠? 

정우 (놀라서 쳐다본다) 

명숙 말렸지 나두. 열나 말렸지. 근데두 소용없어. 사람 환장하게 하는 똥고집 있잖아 울아버지. 오빠 비행기 값이라두 쥐어주겠다구, 아부지 몸이 그러니까 오빨 다시 못볼지두 모른다구 생각하나봐. 평생 오빠한테 해준 게 아무것두 없어서 이대루 눈 감으면 저승서두 한이 될 것 같다구 그러는데 어떻게 말리냐? 

정우 (미어지고) 

명숙 아부지, 오빠 유학 갔다 돌아올 땐까진 괜찮겠지 오빠? 걱정이야. 앞으룬 오빠두 없이 나 혼자.. 

정우 ... ... 




#12. 거리 




사람들 속에 끼여서 공공근로(휴지를 줍든지, 가로수 겨울채비를 하든지, 땅바닥의 껌 을 긁어내든지) 일 하고 있는 태복과 수창. 




수창 아흐 추워. 아흐흐 추워. 추워 뒈지겠네 아주. 장인어른 안추우세요? 슬쩍 가서 오 뎅국물이라두 한사발 먹구 올까요? 

태복 (흘끗 못마땅하게 일견하고는 묵묵히 일한다) 

수창 (쩝) 




그 거리 한구석에서 그 모습 처연하게 지켜보고 서 있는 정우. 

정우의 시선에.. 매운 추위 속에 쭈그리고 앉아 땅바닥의 껌을 열심히 긁어내고 있는 아버지. 




정우 (가슴은 미어지고 눈시울은 붉어지고, 아버지를 어떡해야 하나? 막막해진다) 




#13. 레스토랑 안 




케잌상자 든 영심, 들어오고.. 종업원이 맞는다. 




영심 예약, 했는데요. 

종업 예약하신 분 성함이.. 

영심 오영심이요. 

종업 (확인하고) 저 따라오세요. 

영심 (고급스런 실내에 기가 죽고 질려하며 따라 들어간다) 




종업원의 안내로 테이블에 앉는 영심. 




영심 한명 더 올 거예요. 주문은 그때 할게요. 

종업 네.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떠나고) 

영심 (휘 둘러보며 사람들 면면 쳐다보곤 자신의 옷매무새며 자세를 바로한다) 




#14. 레스토랑 밖 (밤) 




지환의 차, 와서 멈추고 발레파킹 한다. 

레스토랑을 굳은 얼굴로 쏘아보는 지환. 




#15. 동 레스토랑 안 




영심, 테이블 위에 케잌을 올려놓고 초를 지환의 나이만큼 하나씩 꽂고 있다. (*36살) 




영심 열살, 스무살 서른살, 서른한살, 서른두살, 서른세살, 서른네살, 서른다섯살, 서른 여섯살! (케잌을 테이블 한가운데 잘 놓고 남편을 기다린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는 지환, 아내를 찾아내고는 잠시 응시하고 서있다. 

지환의 시선에.. 한숨을 포옥 내쉬고 우울한 얼굴로 앉아있는 아내. 그리고 그런 아내 의 모습 위로 들리는.. 




영심 (E) 정우씨! 생일 축하해요! 정우씨 스물일곱살이니까 올해는 그럼 스물여섯번째 생일인가요? 생일 함께 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고 미안하고 그래요. 정우씬 모르죠? 요즘 내가 얼마나.. 

지환 (참을 수 없는 기분인 채로)... ... 

종업 (E) 테이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손님. 혹시 먼저 와 계신 일행분이 계십니까? 

지환 (영심을 응시하며) 아뇨. 약속장소를 착각한 거 같아요. 다음에 들리죠. (싸늘하게 돌아서 나가버린다) 




지환 떠나가고 나면.. 테이블의 영심이 왜 안오지? 하는 표정으로 입구쪽 바라본다. 

영심, 시계를 보면 7시 15분이다. 




영심 후우.. 




#16. 레스토랑 밖, 달리는 지환의 차 (밤) 




지환, 파킹맨으로부터 차를 인수받고 레스토랑 차갑게 일별한 뒤 차에 오르고 휑하니 달려나간다. 




#17. 동 레스토랑 안 




영심의 손목시계 7시 40분이다! 

영심, 걱정되고 지친 기색으로 핸드폰 누르고 기다리는데.. 전화를 받지않는 남편. 




영심 (갸웃하며 나쁜 상상으로 걱정된다) 




#18. 다른 레스토랑 (스카이라운지) 




막 테이블에 앉는 지환과 가흔. 




가흔 누구 전환데 그렇게 안받아? 병원? 

지환 음. 

가흔 별일이네. 민지환박사가 병원 전활 다 거부하구? 

지환 ... ... 

가흔 저녁약속 있다구 나 바람 놀 땐 은제구 왜 약속 취소됐어? 

지환 음. 

가흔 거 참 샘통이네. 아깐 자존심 좀 상했는데 좀 풀린다 이젠. 아냐. 가만. 뭐야? 그 럼 내가 꿩 대신 닭 되는 거잖아? 으응? 

지환 (혼자만의 생각과 기분으로)... ... 

가흔 (?) 




#19. 영심이 있는 레스토랑 




영심, 초조하게 앉아 물을 들이킨다. 

종업원 와서 물잔에 물을 채우고 떠나는데.. 영심, 괜히 눈치가 보인다. 

영심, 걱정이 돼서 안절부절하고 목이 빠져라 입구쪽을 쳐다본다. 




영심 아후우 무슨 일 생겼나? 씨이 늦으면 늦는다구 전화라두 좀 안주구. 사람 걱정돼 죽겠구만. 




짧은 시간경과.. 

영심, 무료하게 테이블에 턱을 받치고 앉아 초를 뺐다 꽂았다 지쳐가고 있다. 

그러다가 영심, 다시 한번 더 핸드폰 집어들고 전화를 해본다. 신호음 길게 가고.. 




영심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20. 지환이 있는 레스토랑 




지환은 자리를 비우고 없고.. 

가흔, 진동하는 지환의 핸드폰 응시하고 있다. 집어서 확인하면 영심이다! 

가흔, 망설이다가 의도적으로 받는다. 




#21. 영심의 레스토랑 - 지환의 레스토랑 




영심 (어! 남편이 받았다!) 여,여보? 당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여태 안와? 당신 무슨 일 생겼어? 응? 

가흔 (영심과의 약속이었구나!)...(근데 왜 안가고 여기로 온거지? 등등을 생각하며) 안 녕하세요 영심씨! 

영심 (어?)... ... 

가흔 여보세요? 여보세요 영심씨? 

영심 안녕..하세요 가흔..씨? 

가흔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시죠? 

영심 네. 애들..아빠..는요? 

가흔 화장실이요. 

영심 지금..어디..예요? 

가흔 레스토랑이요. 지환이랑 지금 저녁 먹구 있어요. 오늘 지환이 생일이잖아요. (다 알면서 얄밉게) 영심씬 어디예요? 집이예요? 

영심 ... ... (그저 끊어버린다) 




#22. 영심의 레스토랑 




영심, 무참해서 그저 멍하게 앉아있다. 

비참하고.. 차츰 치밀어 오르고.. 어느 순간 스르르 일어나 스르르 걸어나가는 영심. 

영심, 나가고나면.. 테이블 위엔 영심이 만든 생일케잌만 영심처럼 버려진 채 휑덩그러 니 놓여있다. 




#23. 거리, 버스정류장 (밤) 




의자에 비참해진 기분으로 앉아서 정차했다가 떠나는 버스들 그저 바라보고 있는 영심. 

영심, 어느순간 정우 생각이 나고 잠시 망설이다가 핸드폰 꺼내 전화를 걸어본다. 




#24. 고시원 




정우의 핸드폰 울려대는데.. 

정우, 머리를 싸안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정우, 엎드린 채 머리를 방바닥에 박고서 울리는 핸드폰 고통에 찬 시선으로 바라본다. 




#25. 동 버스정류장 (밤) 




영심, 실망하며 끊으려는데.. 




정우 (F, 안간힘으로) 여보세요? 

영심 (반색) 정우씨! 왜 이렇게 전활 안받아요? 통화..못하는 줄 알았잖아요. 바빠요? 




#26. 고시원 - 버스정류장 




정우 (벽에 기댄 채 힘들어하며) 아뇨. 깜빡 잠이 들었나봐요. 

영심 네에. 어쩐지 목소리가.. 난 또 아픈가 했어요. 

정우 ... ... 

영심 미역국 먹었어요? 

정우 네. 

영심 생일..축하해요. 선물은 토요일에 만나면 줄게요. 

정우 선물두 있어요? 

영심 별거 아니예요. 기대하지 마세요. 진짜 별거 아닌데.. 괜히 말했다. 

정우 남편하군 벌써 저녁 다 먹은 거예요? 한참 먹구 있을 시간 같은데.. 

영심 예에. 그게요.. 나,남편이 가,갑자기 급한 수술이 잡히는 바람에 저녁약속이 취소 됐어요. 사,사람 목숨이 달려있는 수술이라 안갈 수가 없어서.. 그래서.. 

정우 지금 어디예요? 집이예요? 

영심 아뇨. 밖이예요. 

정우 그럼 나랑 저녁 먹어요. 나 지금 배가 무지 고프거든요. 배가 너무 고파서 머리까 지 쑤시고.. 가만히 있음 미쳐버릴 것 같이 쑤시구 아프거든요. 뭐라두 좀 먹어야 겠어요. 

영심 (흔들리는 눈빛으로 듣고있는)... ... 

정우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 




#27. 지환 있는 레스토랑 건물 로비 (고층빌딩) 




영심과 정우, 어색해하며 걸어오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간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다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두사람. 




#28. 엘리베이터 안 




영심 (스카이라운지 버튼 누르고 어색해하며) 나두 이런 덴 첨이예요. 애들고모가 괜찮 다구 추천해주더라구요. 

정우 (묵묵히 듣고 있다) 

영심 흠.. 흠.. 

정우 (무표정으로 응시하고 있다) 




#29. 지환 있는 레스토랑 안 




들어오는 영심과 정우를 종업원이 맞는다. 




종업 어서오십시오. 

영심 (어정쩡 목례) 

종업 (정우 향해) 혹시 예약하셨나요? 

영심 아,아뇨. 예약 안했는데. 예약 안하면 안되나요? 

종업 아뇨. 좌석 있습니다. 저 따라 오시죠. 




두사람, 고급 레스토랑 다소 불편해하며 종업원을 따라 들어가는데.. 

호기심으로 휘-둘러보며 들어가던 영심, 갑자기 얼어붙은 채 홱 멈춰선다. 

정우도 따라 멈춰선다. ?해서 영심의 시선 따라 좇아가보면..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는 지환과 가흔! 

지환, 막 케잌의 촛불을 입김으로 끄는 중이다. 



영심 (눈앞의 광경에 할말을 잃은 채)... ... 

정우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영심의 남편!)... (영심과 지환을 차례로 쳐다본다) 

영심의 시선에.. 남편에게 선물을 건네는 가흔. 기쁘게 받는 지환. 함께 와인잔을 부딪 히며 축배를 드는 두사람! 




영심 (못박힌 두눈에 어느 샌가 눈물이 핑 돈다) 

정우 (그런 영심을 의미있는 눈빛으로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다) 

종업 (앞서 가다가 ?해서 돌아와서) 왜..그러세요? (심상치 않은 영심의 기척에) 어디.. 불편..하세요? (하는데) 

정우 (영심의 손을 홱 잡고 영심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영심, 그렇게 정우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가고.. 

‘손님!’ 부르는 종업원의 소리에 이끌려 무심코 고개를 돌리는 지환. 

그런 지환의 시선에.. 입구를 빠져나가고 있는 영심의 옷자락 끝이 보인다. 




지환 (어떤 낯익음으로 순간 움찔하나 이내 시선을 거둔다) 




#30. 엘리베이터 앞 




영심, 정우에게 손을 잡힌 채 망연히 서 있다. 

그런 영심을 빤히 응시하고 있는 정우. 얼핏 위악의 표정이 지나가고..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 정우, 영심을 이끌고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31. 엘리베이터 안 




영심, 여전히 정우에게 손 잡힌 채 멍하니 서 있다. 

1층 버튼을 누르고 정우, 영심을 쳐다보면.. 영심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리고 있다. 

정우, 잠시 빤히 응시하고 있다가.. 영심의 고개를 천천히 올리고 가만히 눈물을 닦아 준다. 




영심 (어! 떨리는 눈으로 정우를 바라보는데) 

정우 (천천히 얼굴을 영심의 얼굴 가까이로 다가가는) 

영심 (놀라고 떨려하지만 피하지 않고 두려움 속에 기다리고 있다) 

정우 (가만히 입을 맞춘다) 

영심 (스르르 눈을 감아버리고) 

정우 (점점 깊은 키스를 하고) 

영심 (천천히 조금씩 반응을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영심, 정우의 목을 끌어안고 정우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 로 정우의 키스에 반응을 하고.. 점차 욕망에 이끌려 격정적으로 키스를 한다. 

두 사람 그렇게 격정적으로 위험하게 키스를 하고 있고.. 

그 장면을 카메라폰으로 찍고있는 정우! 

#32. 레스토랑 건물 밖 - 거리 혹은 도로 (밤) 




정신없이 뛰쳐나와 무작정 마구 달려가는 영심. 

뒤쫓아 뛰어나오는 정우, 멈춰선 채 달려가고 있는 영심을 무거운 시선으로 응시한다. 

넋빠진 표정으로 정신없이 달려가던 영심, 한순간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승용차에 치일 뻔한다. 끽, 가파른 파열음으로 영심의 바로 앞에서 급정거하는 승용차. 

그 승용차 범퍼 바로 앞에 아찔하게 서있는 영심. 

운전자 마구 욕을 퍼부어대는데.. 영심, 온몸 홱 꺾이면서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는다. 

뒤늦게 도착한 정우, 그 모습 지켜보고 있다. 영심의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정우. 

정우, 내가 도대체 저 여자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한순간 회의가 든다. 

정우, 다가가 운전자에게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운전자와 승용차 떠나고나면.. 

정우, 영심을 일으켜 세운다. 

영심, 정우의 손길 차분히 뿌리치고 휘청휘청 걸어나간다. 

정우, 잠시 뒤따라가다가 휘청하는 영심을 보고 성큼 걸어가 영심의 손을 잡고 나란히 걸어간다. 

영심이 손을 빼려고 하면 정우가 놓아주지 않고.. 그렇게 두사람 걸어간다. 




#33. 버스정류장 (밤) 




침묵 속에 나란히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영심과 정우. 

버스 한대 멈춰서면 영심, 버스로 향하고.. 정우, 뒤따라가는데.. 




영심 (단호) 혼자 갈래요. 

정우 ... ... 

영심 (인사없이 그저 뚜벅뚜벅 걸어가 버스에 오른다) 




영심을 태운 버스 휑하니 떠나고.. 

남겨진 정우, 고개를 풀썩 떨구고 오래 미동없이 서 있다. 




#34. 도로, 달리는 버스 안 (밤) 




영심, 충격인 채로.. 




#35. 민원장 저택 대문 앞, 지환의 차 (밤) 




망연한 눈길로 저택을 바라보고 있는 영심. 

영심, 대문 앞으로 가지 못하고 담벼락게 기대어 선다. 

영심, 두려움이 밀려오고.. 공황상태에 빠지는.. 

지환의 차 달려오고.. 어느 순간 담벼락에 기대서 있는 아내를 발견하는 지환. 




지환 (?)... (대문 앞으로 가서 차를 정차시키는) 

헤드라이트 불빛에 고개를 돌리는 영심의 시선에... 남편이다! 




영심 (두눈 극도로 출렁이고) 

지환 (차에서 내리고 바라본다) 




두사람의 시선 각자의 감정으로 공중에서 복잡하게 그리고 예민하게 얽히고.. 



영심 (두려움인 채로)... ... 

지환 (의아함과 본능적인 불길함이 한데 섞인) 지금.. 들오는..길이니? 

영심 (그저 망연한 눈으로 응시하고만)... ... 

지환 레스토랑에서 여태 나..기다리구..있은 거야? 

영심 ... ... 

지환 (?!) 




#36. 동 저택 현관 - 거실 




들어오는 지환과 영심을 수현이 맞는다. 

거실에선 민원장과 나여사, 재환이 소파에 앉아 이런저런 대화중이다. 



수현 생각보다 일찍 들오네? 마술쇼는 안갔나봐 언니? 10시 공연 예약했잖아? 

지환 (마술쇼? 뒤돌아 아내를 보고 조금 미안해지는) 

영심 (그저 멍한 채다)... ... 

수현 언니 표정이 왜그래? 싸웠어들? 

영심 ... ... 

지환 싸우긴 누가 싸워. 함부루 넘겨짚지마. (먼저 들어가고 민원장과 나여사 향해) 저 희들 왔어요. 




거실에서 인사를 주고받는 민원장과 나여사, 지환, 재환의 소리 들리는 가운데.. 




수현 (영심 표정 보며) 싸웠네 뭐. 그러게 내가 뭐랬어 언니? 오빠 싫어할 거랬잖아. 언 니 또 사람들 있는 데서 오빠 창피하게 했구나. 그치? 

영심 ... ... (그저 들어간다) 

수현 (뭐야? 삐죽이며 제방으로 간다) 




영심, 식구들 바라보며 차마 인사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망연히 서있다. 




재환 저녁 어서 먹었어 형? 형수가 예약까지 했다며 오늘? 

지환 (난감) OOOO. 

재환 으음. 거기 음식 좋지. 인테리어두 괜찮구. 간만에 분위기 냈네 두사람? 간만이 뭐 야. 몇 년만이지. 자주 좀 그러구 살아. 애들두 다 컸겠다. 좋잖아. 

지환 (무거운) ... ... 

나여사 좋긴 뭐가 또 좋아? 부부두 부부 나름이어야 뭐 좋든가 하지. 느이 형한테는 밥 먹 는 것두 고역이구 수행이야. 

민원장 (지환과 영심을 차례로 슬쩍 본다) 

나여사 이젠 인사두 안하니 넌? 꼭 이렇게 시에미가 먼저 인살 해야겠니? 

영심 다,다녀..와,왔어요 어머니. 아버님. 

나여사 완전히 옆구리 찔러 절받기가 따루 없네. 

민원장 그러게 쓸데없이 옆구린 왜 찔러? 

나여사 그럼 인사두 안받어? 

민원장 받어. 많이 받어. 

지환 올라가 볼게요. 

민원장 생일밥 먹구 들온 사람들 얼굴이 왜 그모양이야? 

나여사 (그제야 유심히 보며) 어머 증말. (영심 향해) 어쩐지 조용하다 했다. 다른 날 같 았음 수도꼭지 열려서 요란법썩을 피구두 남았을 건데. 엉? 왜들 그래? 뭐 다퉜어? 

지환 다투긴요. 그냥 좀 피곤해서 그렇게 보이나봐요. 

나여사 그럼 저 물건 표정은 왜 저래? 완전히 넋나간 얼굴 아냐? 니가 야단쳤니? 

지환 아뇨. 그런 일 없어요. 

민원장 없음 됐어. 올라들 가봐. 

지환 (목례하고 계단을 올라간다) 

영심 (목례하고 따라 올라간다) 

민원장 (차례로 보며 염려하는) 




#37. 2층 거실 






지혜, 방에서 나와 막 계단을 내려가려다 올라오는 지환, 영심과 만나고.. 




지혜 어머 다녀오셨어요 아주버님 

지환 네. (짧게 대답하고 방으로) 

지혜 (?)... 잘 다녀오셨어요 형님? 

영심 (멍하게 그저 끄덕이고 방으로)... ... 

지혜 (?!)... (쳐다보는데) 




방앞에서 방문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들어가지 못한 채 망연하게 서있는 영심. 




지혜 (뭔가 심상치가 않다) 




#38. 포장마차 (밤) 




복잡한 표정으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정우. 

마시고 또 마시고.. 참을 수 없는 화가 솟구친다. 

정우, 지혜에게 화를 내고 있는 건지, 자신의 암에게 화를 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스 스로에게 화를 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자꾸만 화가 솟구쳐오른다. 




#39. 영심 부부방 




잠옷으로 갈아입은 영심, 멍하게.. 후들후들..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샤워하고 들어오는 지환, 그런 영심을 쏘듯 응시한다. 




영심 (느끼고 이불을 목까지 위로 덮으며 그저 눈을 감는다) 

지환 (화장대로 가고 스킨을 바르며 거울 속으로 영심을 탐색하듯 쳐다본다) 

영심 (눈감은 채 미동없다) 

지환 (탐색하는 시선으로 응시하며) 미안하다. 급한 수술이 생겨서 못갔어. 전화, 그래 서 못받은 거야. 

영심 ... ... 

지환 (탐색) 그래두 그렇지 미련하게 이 시간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어딨어? 조금 기다려 보다가 안오면 집에 들어왔어야지. 

영심 ... ... 

지환 지금..까지 OOOO에 있었..니? 

영심 ... ... 

지환 (파르르 두눈이 떨리고 어떤 알수 없는 예감으로 사나워지는 눈빛) 




#40. 기태 원룸 




술에 취해 들어오는 정우를 기태가 부축해서 소파에 앉힌다. 




기태 아흐으 무슨 홍두깨두 아니구 너 요즘 왜 이래 임마? 오춘기 하냐? 어? 

정우 미안.. 미안.. 

기태 아니 술이 떡이 됐음 느이집으루 가야지 왜 일루 와 임마? 사람 귀찮게. 내가 니 애인이냐? 술만 먹으면 찾아오게. 

정우 미안.. 미안.. 

기태 (물을 가져다 주며) 야. 

정우 (받아서 그저 마시고) 

기태 야 박정우, 너 진짜 요즘 왜 그래? 뭔데? 어? 뭔데 이래 임마? 무슨 얘길 해줘야 나두 도움을 줄 거 아냐? 

정우 미안.. 미안.. 

기태 아우 됐어 마. 누가 미안하단 소리 듣재? 고민이 뭐냐구우 고민이? 천하의 성실맨 하루아침에 불량맨 됐을 땐 뭔가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어? 어어? 

정우 사는 게 시시해졌다. 

기태 뭐? 

정우 사는 게 우스워졌어. 참을 수 없을 만큼 견딜 수 없을 만큼 세상이 시시하고 재미 없다 나. 

기태 헝..그래서. 

정우 그래서? (깊은 한숨)... (한숨처럼 토해내는)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기태 (?)... ... 

정우 재미..있게 살려구.. 니 말대루 한번뿐인 청춘 무지 재미있게 살아보려구..그럴려 구. 

기태 임마? 지금 이게 재미있게냐? 재미가 다 얼어죽었대냐? 내가 보기에 요즘 넌 재미 있게 살라구 맘먹은 놈이 아니라 막 살라고 어? 인생 막 갈라고 작정한 놈 같아 임 마? 

정우 그러냐? 난 재밌는데.. 난 요즘 무지무지 재밌는데.. 눈물나게 재밌는데.. 

어! 진짜 재밌는 거 보여줄까 내가? 

기태 (?) 

정우 (카메라폰 들고 영심과의 키스사진 찾아서 건네는) 

기태 (받아서 보고는 헉! 깜짝 놀란다) 

정우 일주일 안에 키스, 일차 관문 가뿐히 패스! 

기태 야,야 바,박정우? 

정우 나, 3주 안에 이 여자랑 자면 되냐? 기다려. 그것두 가뿐하게 패스해 줄테니까! (취한 눈이 울분과 오기로 차 오른다) 




#41. 영심 부부방 




컴컴하고.. 영심, 혼자 웅크린 자세로 누워있다. 

두려움으로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영심.. 

두려움에 질려있는 그 눈에서 어느 순간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42. 지환서재 




소파에 이불을 덮고 생각이 많은 얼굴로 누워있는 지환. 

한순간 참을 수 없는 듯 벌떡 일어나 앉고 문밖을 무섭게 노려본다. 




#43. 기태원룸 




기태는 잠들어 있고.. 

정우, 영심과의 키스사진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지혜의 핸드폰으로 그 사진을 전송하는 정우! 

(*불가능하면 이메일로) 




#44. 지헤 부부방 




재환은 잠들어 있고.. 오두마니 앉아있는 지혜. 

핸드폰에서 메시지 도착벨이 울리고.. 

지혜, ?해서 무심코 들어서보면.. 사진이 전송됐음을 알리는 메시지 떠 있고.. 

지혜, 의아해하며 확인해보면.. 정우와 영심의 키스장면을 담은 사진! 

지혜 (경악한다!) (F.O) 




#45. 운전학원 연습장 전경 (다른 날) 




#46. 동 학원 연습장 




강사와 수강생들 만나서 각각 차에 타고 떠나는데.. 

정우, 오지않는 영심을 무거운 얼굴로 기다리고 있다. 




기태 (좀 은밀하게) 안왔냐? 

정우 음. 

기태 하긴 어떻게 오겠냐. 후우.. 일 났네. 일 났어. 순진한 우리 영심이아줌마 어떡하 냐? 어? 아후우 내긴 괜히 하자구 해갖구. 야 임마 난 그냥 장난으루, (말하려다 관두고) 아흐 진짜. (머리를 박박 긁으며 수강생에게 가고 차에 오르고 떠난다) 

정우 (걱정이 되고, 떠오르는) 




*플래시백... 정신없이 뛰쳐나가서 차에 치일 뻔 했던 영심! 

넋나간 얼굴로 휘청휘청 거리를 걸어가던 영심! 




정우 (힘들어서 두눈을 질끈 감는다) 




지혜, 어느 때부터 와 있었는지 그런 정우를 노려보고 있다. 

정우, 고개를 떨군 채 걸어나가는데.. 어느순간 누군가 앞을 막아선다. 




정우 (고개를 들고 보면 지혜다!)... (싸늘하게 굳고)... 

지혜 (부들부들 노려보며 정우의 뺨을 세차게 날린다) 

정우 (고개 홱 돌아갔다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오고, 피식 쓰게 웃는데) 

지혜 (분노 가득한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정우 우리 두사람 사일 니가 오해하구 있는 거 같아서. 제대루 알라구. 봐서 알겠지만 우리 두사람, 영심씨 혼자만의 감정두 나 혼자만의 감정두 아니야. 

지혜 (O.L) 사랑했어. 욕심 많고 이기심 가득한 나, 내욕심 버리구 내이기심 버리구 널 선택해버리구 싶을 만큼, 나 너 욕심 났구, 많이 아주 많이 사랑했어. 나한테 넌 첫사랑이구 첫정이구.. 나한테 넌 모든 게 첨이구 마지막이구.. 나한텐 넌.. (흐느 껴 울고) 

정우 ... ... 

지혜 (이 앙다물고 눈물을 훔치고) 실망이야. 아니 절망스러워. 비참하구 참담해. 내가 고작 이정도밖에 안되는 남자 때문에 웃구 울구 가슴 아파했나, 미치도록 억울하구 견디기 힘들 만큼 자존심이 상해. 할 수만 있다면 내인생에서 박정우란 남자에 대 한 기억, 지워버리구 싶어. 모조리 전부 다 지워버리구 싶어. 

정우 지워. 모조리 지워. 나도 그래주길 바래. 

지혜 멈춰! 여기서 멈춰! 니가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 그만두게 만들거야! 단번에! 확실 하게! 끝장내 버릴거야! 

정우 맘대루 해. 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으니까. 기대하구 있을게. 니가 어떻게 끝장을 내는지. (휑하니 걸어나간다) 

지혜 (눈물로 노려본다) 




#47. 민원장 저택 거실 




영심, 핼쑥한 얼굴로 훈이 기저귀 갈아주고 있다. 

지원, 2층에서 내려와, 영심 옆에 붙어앉고.. 




지원 (엄마 얼굴 보고 갸웃하는) 엄마, 어디 아파? 

영심 (가로젓는) 

지원 그럼 얼굴표정이 왜 그래? 

영심 엄마 얼굴이 왜? 

지원 아픈 거 같아. 많이. 

영심 (물끄러미 딸을 보며) 안아파. 엄마 안아파 지원아. 걱정하지마 우리딸. 

지원 그럼 그냥 기분이 막 안좋은 거야? 

영심 음. 그냥 기분이 조금 안좋아. 

지원 그럼 내가 엄마 기분 좋아지게 노래 불러줄까? 

영심 음. 

지원 (벌떡 일어나고) 잘 봐 엄마? 나 노래 한다? (귀엽게 노래 부르고 율동하는) 

영심 (바라보며 눈물이 핑 돈다) 




지원, 엄마를 위해서 열심히 춤추고 노래하고.. 그런 딸 바라보며 영심은 가슴이 미어 지고.. 두 모녀 그렇게.. 

어느 순간 초인종 울리고.. 

영심, 눈물을 훔치며 일어나 가서 모니터 확인하면 지혜다! 




영심 (바라보며 막막해진다)... (문을 열어주고) 




잠시후 지혜, 들어오고.. 

두 동서, 각자의 감정으로 마주한 채 잠시 서있다. 




영심 ... ... 

지혜 ... ... 

영심 일찍..왔네 동서. 

지혜 네. 

영심 올라가. (돌아서 들어가는데) 

지혜 저랑 얘기 좀 해요 형님! 

영심 (멈춰선다, 뒤돌아보지는 말고)... ... 

지혜 저, 형님한테 할말이 좀 있어요! 

영심 (어떤 예감으로 두눈 출렁이는)... ... 




#48. 2층 거실 




각각 소파에 앉아있는 지혜와 영심. 




영심 (그저 기다리고 있는) 

지혜 오늘 운전학원 가는 날인데 왜 안가셨어요? 

영심 ... 몸이.. 좀 안좋..아서. 

지혜 네에. 저 지금 정우 만나구 오는 길이예요 형님. 

영심 (움찔하고 두려움으로 기다리는)... ... 

지혜 빙빙 둘러 말 안할래요. 알구..있어요 저. 두사람.. 관계. 

영심 (얼어붙고)... ... 

지혜 형님이 저한테 이러실 줄은 증말 몰랐어요. 어떻게,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어요 형 님? 

영심 ... ... 

지혜 피차 거북하기니까 긴말 안할게요 저. 정리하세요. 맘 접으세요. 안돼는 일이잖아 요? 도대체 어쩌시려구 이러시는 거예요? 아주버님 아시기라두 하면 어쩌시려구요? 

영심 미안..해 동서. 할말이.. 없어. 미안해. 증말 미안해. 

지혜 형님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정운 아니예요! 걔 지금 돌았어요! 걔 지금 제정신 아 니예요 형님! 정우, 형님한테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저한테 상처주구 저한테 복수 하려구요! 걘 형님한테 아무 감정 없어요! 증말 몰라서 이러시는 거예요? 말이 안 대잖아요 말이? 

영심 (무참)... ... 

지혜 정우, 아무나 그렇게 쉽게 좋아하는 얘 아니예요! 아무한테나 불쑥불쑥 함부루 지 맘 주는 얘 아니예요! 사람 가리구 낯 가리구 생각 많아서 가리는 것두 많은 얘예 요! 이렇게 불쑥, 이렇게 함부루, 형님 좋아할 얘 아니라구요! 형님 착각이예요! 

형님 지금, 정우한테 이용 당하고 있는 거라구요! 

영심 내가..내가..좋아해 동서. 

지혜 (!) 

영심 내가..정우씨..좋아해. 그러니까 이용이니 그런 거 아냐. 정우씨가 아니라 내,내가 좋아서.. 내,내가 정우씨 좋아해서 찾아..가구 전화..하구 만나구.. 그랬어. 

지혜 ... ... 

영심 미안해 동서. 정리..할 거야. 그럼 정리..해야지. 유학간대. 유학갈거래. 그러..니 까 별루.. 애쓰지 않아두 정리..될 거야. 자연스럽게. 

지혜 ... ... 

영심 ... ... 




#49. 대학병원 전경 




#50. 동 병원복도 

정우와 태복, 나란히 걸어온다. 




태복 바쁜데 뭣하루 와. 이젠 혼자 와두 되는데. 

정우 경과 들어야죠. 앞으루 치료상황두 듣구요. 

태복 걱정하지마. 더 나빠지진 않은 거 같어. 내몸 내가 잘 알아. 

정우 ... ... 




지환의 방 앞에 멈춰서는 태복과 정우. 

태복, 노크하고 들어가려는데.. 

<신경외과 전문의 민지환> 명패 무거운 얼굴로 응시하고 있는 정우. 




태복 (돌아보고) 뭐해? 

정우 (그제야 마음 다잡고 들어간다) 




#51. 병원 지환의 방 




지환, 들어오는 태복과 정우를 쳐다본다. 



지환 (정우다!)... ...(극도로 예민해지고) 

정우 (영심의 남편이다!)... ...(극도로 불편해진다) 

태복 저이 왔습니다 선생님. 

정우 (목례하고) 

지환 (표정관리 하고) 네. 어서오세요. 앉으시죠. (정우 향해) 앉아요. 

정우 (앉고)... (시선 외면한 채 기다리는)... 

지환 (그런 정우를 쏘듯 응시한다) 

태복 (MRI 필름 보며) 내껍니까? 

지환 네. 

태복 어떻..습니까? 기분으룬 한결 나아진 거 같은데. 

지환 경과가 아주 좋습니다. 크기두 많이 줄었고 증가한 부분도 없구요. 앞으룬 한달에 한번만 오셔도 되겠어요. 

정우 재발..할 가능성은..없습..니까? 

지환 (잠시 날이 선 시선을 줬다가 피하듯 태복을 보며) 100프로 자신할 순 없지만 뇌수 막종은 양성이라 수술과 치료가 잘 되면 재발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제생각엔 뭐 걱정 안하셔도 될거 같습니다. 

정우 (안도하고) 

태복 (기뻐하고) 

지환 (처방전을 쓰며) 간혹 컨디션 나쁠 때 경길 할 수가 있어요. 항경련제 처방해 드릴 테니까 드시구요, 약 드시면서 불편한 점 있으면 바루 말씀하세요. 다른 약으로 바 꿔드리겠습니다. 

태복 고맙습니다. 

지환 그럼 나가들 보세요. 

정우와 태복, 인사하고 나가는데.. 




지환 (정우를 쏘아보다가 불쑥) 박정우씨! 

정우 (뒤돌아본다) 네. 

지환 나랑 얘기 좀 하죠. 

태복 (불안한 표정) 

지환 환자분 병세 때문에 보자구 하는 거 아니니까 안심들 하세요. 

정우 먼저 나가 계세요. 




태복, 나가고 나면.. 




지환 ... ... 

정우 ... ... 

지환 (부드럽게) 나 박정우씨한테 사적인 질문이 있는데.. 해두 되겠어요? 

정우 하시죠. 

지환 우리 집사람하군 어떤 사이예요? 

정우 (힘들고)... ...(애써 태연하게) 아시는 것처럼 고향 선후배 사입니다. 

지환 그거..뿐이예요? 

정우 ... 네. 

지환 (그저 지그시 바라본다)... ... 

정우 ... ... 

지환 알구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집사람.. 어린 나이에 나랑 결혼했어요. 그래서 사회 생활두 해본 적이 없구, 인간관계도 식구들이 전부라구 할 수 있을 만큼 다른 사람 과의 교류가 거의 없어요. 

정우 ... ... 

지환 나이답지 않게 순진하고 순수한 사람이예요. 남의 말 잘 믿고 세상 사람들이 다 자 기 맘 같은 줄 알아요. 의심 같은 거 전혀 할 줄 모르는 사람이예요. 

정우 ... ... 

지환 이건 남편된 사람으로서 기우에서 하는 부탁인데, 집사람이 오해할 만한 행동, 앞 으룬 삼가해 줬음 좋겠어요. 

정우 (움찔하고)... (아찔하고) 

지환 (쏘아본다)... ... 

정우 (외면한 채)... ... 




영심을 사이에 놓고 각자의 감정으로 대면하고 있는 두 남자의 팽팽한 긴장감 길게.. 




#52. 거리 풍경 인써트 (*시간경과 인써트)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음을 느낄 수 있게.. 



#53. 운전 면허학원 연습장 전경 

#54. 동 학원 일각 




기능시험중인 연습장을 무거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정우. 

정우, 핸드폰 꺼내 영심에게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는다. 



정우 (걱정되고)... (망설이다가 음성을 남긴다) 나예요. 벌써 2주째예요. 계속 안나올 거예요? 기능시험 봐야죠. 강습까지 다 받아놓고 아깝잖아요. 나와요 영심씨. 꼭 나와요. 알았죠? (끊고, 무거워지는데) 

기태 (어느새 다가와서) 시험 본 거 같던데 오영심씨. 붙었나 보더라구. 

정우 (놀라는) 뭐? 언제? 

기태 건 나도 모르지. 어제 오전타임에 주행 나가는 거 봤거든. 아무래도 너 피해서 평 일 오전 타임으루 바꾼 거 같아. 사무실 가서 한번 확인해봐. 동철이 차 타는 거 같던데. 

정우 (조금 화가난 표정으로 뛰어간다) 




#55. 민원장 저택 아이들 방 




영심, 시간표와 알림장 확인하며 건호의 책가방 챙겨준다. 




영심 (알림장 보며) 여러 가지 씨앗 관찰하기, 꽃씨 과일씨 곡물씨 준비, (뒤돌아 보며) 건호야, 이거 세종류 다 준비해 가야 되는 거야? 

건호 (게임기 열심히 작동하며) 아니. 선생님께서 꼭 그럴 필욘 없다구 하셨어. 각자 구 할 수 있는 거 구해오면 된다구 하셨어. 

영심 으응. 그럼 엄마가 과일씨하구 꽃씨 준비해 줄게. 

건호 응. 

영심 (책가방을 챙겨주는데) 

지원 (울리는 영심의 핸드폰 가지고 들어오고) 엄마 전화! 

영심 (받아서 보면 정우다!)... (아이들 눈치 보이고 꺼버린다) 

지원 전화 왜 안받아? 

영심 엄마 전화 아니야. 잘못 걸려온 전화야. 

지원 으응. 

영심 (한없이 무거워지는) 




#56. 동 저택 주방 




영심, 여러가지 과일 깎아서 씨를 빼내고 있다. 

메시지 도착을 알리는 핸드폰 벨소리. 




영심 (정우다!)... ... (받고싶고 확인하고 싶지만 애써 핸드폰 배터리를 빼내어버린다) 




영심, 빼낸 과일 씨를 모아서 싱크대에 가서 물을 틀어놓고 씻는다.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사과씨 감씨 포도씨들 때문에 애를 먹는 영심. 

조금의 부주의로 손가락 사이로 또 흐르는 물을 타고 야속하게 흘러나가 개수대 구멍으 로 빠져버리는 과일씨들. 

영심, 허둥지둥 다급하게 개수대로 흘러가는 과일씨들을 다급하게 주워보지만 줍는 거 보다 구멍으로 빠지는 게 더 많다. 

속이 상해 기껏 건져낸 씨앗까지 홱 던져버리는 영심. 

영심, 다시 식탁에 와서 앉고 사과를 깎아나가는데.. 어느 순간부터 영심의 눈에서 눈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벗겨지고 있는 사과에 뚝뚝 떨어지는 영심의 눈물.. 




#57. 고시원 (밤) 




정우, 핸드폰 물끄러미 내려보며 생각이 많은 얼굴로 책상에 앉아있다. 

정우, 핸드폰 속의 영심과 키스 사진을 찾아 뚫어지게 쳐다본다. 떠오르는.. 

*플래시 백.. 씬31, 영심에게 키스하는 정우.. 정우의 키스에 반응하며 정우의 목을 껴 안고 격정적으로 키스를 하던 영심! 




정우 (힘들다!)... (두눈 아픔으로 흔들리고) 

영심 (E) 나한테..왜..이래요 정우씨? 갑자기 왜..나한테.. 

정우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58. 영심과 정우의 몽따쥬 




- 정신없이 달려나가다 차에 치일 뻔하는 영심. 

- 정우에게 손을 잡힌 채 바들바들 떨며 죽어라 스크린만 향하고 있던 극장의 영심. 

- 정우에게 운전강습을 받으며 두려움과 떨림으로 바들바들 떨던 영심. 

- 두부를 내밀던 영심. 그 두부를 사정없이 내팽개쳐버리는 정우. 

- 기차여행이 끝나고 어두운 역사에서 정우를 기다리며 울고있던 영심. 

-‘죽은 줄 알았잖아요! 난 정우씨 죽어버린 줄 알았잖아요!’ 비오는 기찻길에서 울부짖 던 영심. 




그렇게 정우와 영심의 지난 장면들이 정우의 아픔으로 흐르고.. 




#59. 동 고시원 




카메라폰 영심과 정우의 격렬한 키스사진 위로 뚝, 떨어지는 정우의 눈물. 

정우, 소리없이 고요하게 울고 있다. 

사진을 삭제하는 정우. 

한없이 슬픈 정우의 두 눈. (F.O) 




#60. 민원장 저택 전경 (다른 날 아침) 




#61. 영심 부부방 




영심, 외출준비 하고 있고.. 수현, 출근차림으로 들어온다. 




수현 아침부터 어디가 언니? 

영심 도로주행 교육 받으러 가요. 며칠 됐는데. 

수현 진짜 못말리겠다 증말! 아니 시간두 많은 사람이 꼭 이렇게 바쁜 아침시간에 걸 해 야겠어? 낮에 받으면 되잖아? 

영심 ... ... 5일만 더하면 끝나요. 그리구 아침상 다 봐놓구 나가는데요 뭐. 아가씨 뭐 나한테 시킬 일 있어요? 

수현 (속상한) 훈이. 

영심 훈이가 왜요? 

수현 아우 아토피 또 시작이야. 등이며 허벅지며 말두 못해. 안쓰러워 죽겠어. 병원에 좀 데리구 가. 걔 밤에 한숨두 못잤어. 낮에 푹 좀 쟤우구. 

영심 알았어요. 염려 말구 출근해요. 

수현 부탁해 언니. 응? 아줌마한테 맡기지마. 얼마나 함부룬지 훈이 아토피 아무래두 아 줌마 때문에 더 심해진 거 같어, 내생각엔. 

영심 네. 아줌마한테 안맡기구 내가 볼게요. 

수현 고마워. 부탁 좀 해. (나간다) 

영심 ... ...(한숨을 내쉬고 겉옷을 입는다) 




#62. 운전 면허학원 일각 




영심, 차분히 걸어오고.. 애써 사무실 건물 쪽으로 시선 안주고, 혹시라도 정우와 마주 칠까봐 조심하며 도로주행용 차가 세워져 있는 공간으로 바쁘게 걸어간다. 

영심, 주행용 차로 가는데.. 차 앞에 정우가 서있다. 




영심 (깜짝 놀라서 홱 멈춰서고)... ... 

정우 (영심이다!)...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심 ... ... 

정우 나 피해서 요일도 바꾸고 시간도 바꾸고 그런 거예요? 

영심 ... ... 

정우 전화, 왜 안받아요? 내전화 안받기루 맘 먹었어요? 

영심 ... ... 

정우 왜 아무말이 없어요? 나랑은 이제 얘기 안하기루, 나같은 놈하군 이젠 말 안하기루 맘 먹었어요? 

영심 ... ... 어디 아파요? 얼굴이 핼쓱해요. 

정우 두통이요. 영심씨 때문에 두통이 심해요 요즘. 지난 2주 동안 영심씨, 전화두 안받 구, 내 메시지두 보내는 족족 다 씹어대구, 학원에도 안오구, 나 피해 시간도 바꾸 고.. 그걸 꾹 참고 있으려니까 머리가 너무 아프잖아요. 

영심 ... ... 

정우 타요. 

영심 (?) 

정우 나도 내 스케쥴 바꿨어요. 영심씨 몰래. 가요. 오늘 시내주행 하기루 했다면서요. 

정신 바짝 차려야 될 거예요. (조수석으로 가서 오른다) 

영심 (!)... ... 




#63. 시내 도로, 달리는 주행용 강습차 




쌩쌩 달리는 차들 속에 시속 40킬로로 기어가는 영심의 차. 

영심, 바짝 긴장한 채 핸들을 잡고 신호를 보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집중하고 있고.. 

정우, 좌측 깜박이 넣어라, 우측 깜박이 넣어라, 미러를 보며 끼어들기 해라 등등의 주 문을 도로상황에 맞게 하고 있다. 

영심, 서툴고 늦지만 열심히 정우의 주문 대로 하고있고.. 

그런 영심을 문득문득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우. 미안하고 안쓰럽고 애틋하고.. 

(*영심이 아니라 이번엔 정우의 감정으로만!) 




#64. 다른 시내 도로, 달리는 주행용 강습차 




영심, 익숙해진 듯 많이 편안해진 모습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영심, 이젠 정우가 미리 일러주지 않아도 알아서 판단해서 운전을 한다. 




영심 좌측 깜박이 넣고.. 속도를 줄여서.. 정지선 침범하지 말고.. (말한 그대로 신호대 앞에서 차를 멈춰세우고) 잘 했죠 나? 진짜 잘 했죠? 그죠? 

정우 (끄덕끄덕)... (깊은 시선으로 가만히 보는) 

영심 (두눈 출렁이고 피하듯 정면으로) 




두사람 신호를 기다리며.. 




영심 ... ... 

정우 ... ... 미안..해요 영심씨. 

영심 뭐가..요? 

정우 그냥.. 전부 다.. 

영심 그말.. 어쩐지 좀 서운..하다. 하지말지.. 안했으면 좋았을 텐데.. 

정우 ... ... 

영심 전부 다 미안한 일 되버리면.. 전부 다 그냥 미안한 일루 만들어버리면.. 나중에.. 나중나중에.. 내가 정우씨 떠올리구 싶어도..추억으루라두 떠올리구 싶어두.. 떠 올..릴 수가 없잖아요. 

정우 ... ... 

영심 하지말지.. 미안하단 말은.. 안했으면 좋았을 텐데.. 




신호 황색등으로 바뀌고 영심, 그저 차를 움직일 태세를 취하고서 정면의 신호 바뀌기 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정우 좋아..하나..봐요. 좋아..하게..됐나 봐요. 

영심 (놀란 채 출렁이는)... (정면의 신호 푸른등으로 바뀌는 거 보고 느릿느릿 차를 출 발시키는데) 

정우 나, 영심씨.. 사랑..하게..돼..버렸나.. 봐요. 

영심 (얼어붙고 갑자기 끽 급정거한다) 




속도를 막 내며 달리기 시작하던 뒷차, 영심의 차를 강하게 들이받고, 그 뒷차들도 연 쇄추돌한다. 

영심, 휘청하며 큰 진동으로 핸들에 홱 머리를 박고.. 핸들을 감싸고 엎드린 채 일어날 줄 모른다. 




정우 (충격인 채로 잠시)... ...(얼얼한 시선으로 다급하게 영심을 확인하고 얼어붙은 채) 여,영심씨? 영심씨? 

영심 (핸들을 감싸고 엎드린 채)... ... 

정우 (다가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영심을 두드리며) 영심씨? 

영심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이마에선 피가 흐르고 있고 두눈은 마구 출렁이 고 있고) 

정우 ... ... 

영심 ... ... 




차밖의 도로에선 화가 난 운전자들이 욕설을 내뱉으며 밖으로 나오라고 난리들인데.. 

내릴 생각 못하고 그저 망연하게 앉아있는 정우와 영심. 

정우와 영심, 그렇게 도심의 도로 위에서 갇혀버렸다. -제11부 끝.- 
 


.12월의열대야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