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열대야 12
#1. 시내 도로, 달리는 주행용 강습차
영심, 익숙해진 듯 많이 편안해진 모습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영심, 이젠 정우가 미리 일러주지 않아도 알아서 판단해서 운전을 한다.
영심 좌측 깜박이 넣고.. 속도를 줄여서.. 정지선 침범하지 말고.. (말한 그대로 신호대 앞에서 차를 멈춰세우고) 잘 했죠 나? 진짜 잘 했죠? 그죠?
정우 (끄덕끄덕)... (깊은 시선으로 가만히 보는)
영심 (두눈 출렁이고 피하듯 정면으로)
두사람 신호를 기다리며..
영심 ... ...
정우 ... ... 미안..해요 영심씨.
영심 뭐가..요?
정우 그냥.. 전부 다..
영심 그말.. 어쩐지 좀 서운..하다. 하지말지.. 안했으면 좋았을 텐데..
정우 ... ...
영심 전부 다 미안한 일 되버리면.. 전부 다 그냥 미안한 일루 만들어버리면.. 나중에.. 나중나중에.. 내가 정우씨 떠올리구 싶어도..추억으루라두 떠올리구 싶어두.. 떠 올..릴 수가 없잖아요.
정우 ... ...
영심 하지말지.. 미안하단 말은.. 안했으면 좋았을 텐데..
신호 황색등으로 바뀌고 영심, 그저 차를 움직일 태세를 취하고서 정면의 신호 바뀌기 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정우 좋아..하나..봐요. 좋아..하게..됐나 봐요.
영심 (놀란 채 출렁이는)... (정면의 신호 푸른등으로 바뀌는 거 보고 느릿느릿 차를 출 발시키는데)
정우 나, 영심씨.. 사랑..하게..돼..버렸나.. 봐요.
영심 (얼어붙고 갑자기 끽 급정거한다)
속도를 막 내며 달리기 시작하던 뒷차, 영심의 차를 강하게 들이받고, 그 뒷차들도 연 쇄추돌한다.
영심, 휘청하며 큰 진동으로 핸들에 홱 머리를 박고.. 핸들을 감싸고 엎드린 채 일어날 줄 모른다.
정우 (충격인 채로 잠시)... ...(얼얼한 시선으로 다급하게 영심을 확인하고 얼어붙은 채) 여,영심씨? 영심씨?
영심 (핸들을 감싸고 엎드린 채)... ...
정우 (다가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영심을 두드리며) 영심씨?
영심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이마에선 피가 흐르고 있고 두눈은 마구 출렁이 고 있고)
정우 ... ...
영심 ... ...
차밖의 도로에선 화가 난 운전자들이 욕설을 내뱉으며 밖으로 나오라고 난리들인데..
내릴 생각 못하고 그저 망연하게 앉아있는 정우와 영심.
정우와 영심, 그렇게 도심의 도로 위에서 갇혀버렸다.
#2. 다른 도로, 달리는 주행용 차
뒷범퍼 흉물스럽게 찌그러진 정우와 영심의 주행용 연수차, 달려가고 있다.
정우가 운전하고 있고, 조수석엔 영심이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멍하게 앉아있다.
손수건으로 막고있는데도 피가 계속 흐른다.
정우 (바라보며 애처롭고 안쓰럽고 미안하다) 병원.. 조금만 더 가면 있어요. 곧 도착하 니까 힘들어두 조금만 더 참아요.
영심 서울대 병원으루 가주세요. 그이한테 갈래요.
정우 (그맘 알지만 어쩐지 상처받고)... 거긴.. 여기서 너무 멀어요. 영심씨 힘들어서 안돼요. 그냥 근처 병원으루 가요.
영심 남편한테 갈래요. 우리남편이 의산데 왜 다른 데 가서 치룔 받아요. 참을만 해요. 남편 병원으루 가주세요.
정우 ... ...
영심 ... ...
#3. 대학병원 건물 앞, 주행용 차
찌그러진 연수용차, 휑하니 달려와 멈춘다.
정우 ... ... (시선을 줬다가 거둔다)
영심 ... ...
정우 (내리려는데)
영심 정우씬 내리지마세요. 혼자 갈게요.
정우 (다시 앉고)
영심 (손잡이 열려다 말고) 동서..때문이예요? 동서한테 상처주려구..
정우 (O.L) 그런 거..아니예요! 이젠 아니예요 그딴 거!
영심 정우씨.. 아무나 쉽게 좋아하는 사람 아니잖아요. 아무한테나 불쑥불쑥 함부루 정 우씨 마음 못주는 사람이잖아요. 그런 사람이 어떻게 나같은 여잘.. 말 안돼잖아 요.
정우 (O.L) 나한테 영심씨 아무나 아니예요! ... 그런 거.. 같아요.
영심 (정우 바라보는 눈이 마구 흔들리고)... ... 나 아줌마예요. 아들도 있구 딸도 있 구 남편도 있는 아줌마. 아무나..맞아요 나. 속상하지만.. 너무 속이 상하지만.. 난 정우씨한테 아무나밖에 될 수 없는 사람이예요.
정우 ... ...
영심 좋아..해요. 염치 없지만 나,나두 정우씨.. 좋아..해요. 죄짓는 일인줄 알면서두.. 죄되는 일인줄 알면서두..나두 모르게 그렇게 돼 버렸어요.
정우 ... ...
영심 그런 내가 너무 무섭구.. 이런 내가 너무 두렵구.. 멈추자 그래 여기서 멈추자..맬 맬 다짐하구 또 다짐하구.. 그래놓군 정우씨 만나면 다시 또 머릿속이 텅 비어서 바보가 돼버리구.. 그래서 나하구 약속을 했어요. 운전면허 딸 때까지만 정우씨 얼 굴 실컷 보자. 정우씨 유학 가면 보구싶어두 다신 못볼 테니까, 그정돈 나한테 허 락하자. 어차피 나 혼자 좋아하는 거니까, 어차피 나 혼자 가슴앓이 하는 거니까.. 아무일두 생기지 않을 거니까..
정우 ... ...
영심 근데 이젠 것두 못하게 돼버렸네요.
정우 그럼.. 나, 앞으룬.. 영심씨 얼굴 못..보는..거예요?
영심 (끄덕끄덕) 그래야..겠죠? 그래..요 우리.
정우 영심씨.
영심 (O.L) 저 안에 남편이 있어요! 돌아가야죠. 더 늦기 전에. 가..볼게요.
잘 가요 정우..씨. (내린다)
정우 ... ...
영심, 병원건물 향해 또박또박 걸어나가는..
영심 (마음의 소리) 고마워요 정우씨.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나..첨 들어봐요. 좋아한단 말두.. 사랑한단 말두.. 난 그런 말 평생 못들을 줄 알 았는데.. 소원 풀었다! 이걸루 됐어요. 난 이걸루 충분해요. 잘..가요 정우..씨.
정우, 그저 망연하게 바라보고 있다.
#4. 대학병원 복도 - 지환의 방 앞
영심, 또박또박 남편을 향해 걸어온다.
지환의 방앞에 멈춰서는 영심.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그저 남편의 방문을 빤히 응시하 고 서 있다.
영심 (응시한 채)... ...
지환, 무심코 걸어오다 자신의 방 앞에 서 있는 아내를 발견한다. 이마의 피 발견하고
깜짝 놀라서 성큼 아내 향해 다가가려다 문득 멈춰서고 영심을 바라본다.
지환의 시선에.. 이마에 피를 흘리며 들어가지 않은 채 자신의 방문을 빤히 응시하고 서 있는 아내!
지환 ... ... (다가간다) 여..보.
영심 (뒤돌아본다, 남편이다!)... ...
지환 ... ... (그저 손수건 떼서 상처를 확인하는) 어쩌다 이랬어?
영심 도로..주행 하다가 그만 사골..냈어요.
지환 (깊은 한숨)... 가자. 꿰매야겠다. (그저 데리고 간다)
영심 (그저 따라간다)
#5. 응급실 (혹은 수술실)
영심,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있고..
지환, 영심의 찢어진 상처를 꿰매주고 있다.
영심 ... ...
지환 많이 놀랬겠다.
영심 음.
지환 조심 좀 안하구.
영심 그러게.
지환 (거즈 대고 반창고를 붙이는데)
영심 나.. 40킬로루밖에 안달렸는데.. 한순간두 방심하지 않으려구 핸들 꽉 붙잡구 조심 하구 또 조심했는데.. 신호 어기지 않으려구 노란신호 켜지기 무섭게 꼭 꼭 정지선 에 멈춰섰는데.. 그랬는데.. 그렇게 했는데.. 그런데두 나.. 결국 이렇게 돼버렸 어.. (한줄기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린다)
지환 (!)... ...
영심 ... ...
지환 ... ...
#6. 동 병원 복도
영심과 지환, 수술실(응급실)에서 나오고..
지환 내방에 가서 차 한잔 마시구 가.
영심 아녜요. 당신 바쁘잖아. 그냥 갈래요.
지환 (끄덕이는) 버스 타지말구 택시 타구 가.
영심 (끄덕이고) 들어가요. 나두 갈게.
지환 음. 가.
영심 (뒤돌아서고 발걸음 떼려다) 미안..해요. 증말 미안..해요 여보.
지환 (!)... ...
영심 (천천히 걸어나간다)
지환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영심, 사라지고 나면.. 지환,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7. 동 병원 지환 방
지환, 들어오고 책상에 가 앉으려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문밖 너머를 응시한다.
지환 (아내의 변화가 당혹스럽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어느 순간 가운을 벗고 겉옷을 들고 빠르게 나가는 지환.
#8. 동 병원 로비
영심, 한없이 슬픈 표정으로 기운없이 걸어나오고.. 밖으로 걸어나간다.
#9. 다른 복도
양복 상의를 입으며 아내를 뒤쫓아 빠르게 성큼성큼 걸어나가는 지환.
걸어나가면서 1층을 내려다보면 영심, 막 출입구를 빠져나가고 있는 게 보인다.
지환, 뛰어간다.
#10. 동 병원건물 밖
영심, 안에서 나오고.. 멈춰서서 택시 승강장이 어디 있나 힘없이 둘러보는데..
영심의 시선에.. 못박힌 채 떠나지 못하고 아직 그 자리에 있는 찌그러진 주행용 차!
그리고 핸들에 얼굴을 묻은 채 고개를 박고있는 정우!
영심 (그저 못박힌 채 바라보고만 있다)... ...(눈물이 핑 돌고)... ...
정우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한없이 슬픈 시선으로 병원건물을 바라보는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영심이다!)... ...(그저 시선 못박힌 채)... ...
그리고 어느 순간 달려나오는 지환.. 아내를 발견하고 멈춰서는데..
지환의 시선에.. 어딘가를 망연히 응시한 채 울고있는 아내!
지환, 영심의 시선 따라 좇아가보면.. 찌그러진 주행용 차안에서 자신의 아내를 아내와 똑같은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는 정우!
지환 (놀라고)... ...(찌그러진 차와 정우와 그리고 이마에 상처를 입은 아내!)... (얼 어붙은 채 그저 지켜보고 서있다)... ...
영심 (슬픔과 애틋함으로)... ...
정우 (슬픔과 애틋함으로)... ...
영심 (애써 정우시선 외면하며 정우를 스쳐지나 천천히 걸어나간다)
정우 (안타깝고 아프고)... ...
지환 (분노)... ... (지환의 시선에)
걸어가고 있는 아내를 쫓아 천천히 움직여나가는 정우의 차.
정우, 그저 영심과 조금 뒤쳐져서 영심을 따라가며 속력없이 차를 몰고 있다.
영심 (안 쳐다보고 그저 걸어나가기만)
정우 (그저 따라가기만)
지환 (무섭게 치밀어 오르고 사나운 표정으로 바뀐다)
영심 (멈춰선다, 그러나 뒤돌아보지는 않은 채)... ...
정우 (멈춰선다)... ...
지환 (그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나간다)
지환, 가파르게 걸어나가고, 정우의 차 바로 뒤에 와서 멈춰서고, 정우를 잠시 노려본 다.
그러나 지환, 정우를 무시한 채 지나서 영심에게로 간다.
지환 (파르르 아내를 노려봤다가 표정을 바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인 양) 여보!
영심 (화들짝, 홱 쳐다본다)... (바로 뒤의 정우와 옆의 남편 사이에서 당황한 채)...
정우 (놀라고 당황한 채)...
지환 (정우와 영심 의식한 채 일부러 더 부드럽게) 내차 타구 가. 데려다줄게.
영심 (후들거리는) 괘,괜찮아요. 태,택시 타,타구 나,나 호,혼자 가,갈래요 그,그냥.
지환 태워줄테니 타구가. 몸두 안좋은데 그냥 보내려니까 내가 신경이 쓰여서 안되겠어. (정우 보란 듯이 아내를 감싸 안으며) 가자.
영심 (그저 이끌려가는)... (정우 신경 쓰이지만 돌아보지 못한 채 그저 따라가고만)...
정우 (참담해지고)... ...
지환 (싸늘한 표정)
#11. 도로, 달리는 지환의 차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운전하고 있는 지환. 그 시선으로 아내를 쳐다보면..
영심,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영심 (몹시 힘들고)...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연신 물어뜯고 있다)
지환 (폭발하기 직전인 감정으로)... ...
#12. 민원장 저택 거실
들어오는 지환과 영심을 나여사가 맞는다.
영심은 이마의 상처 때문에 고개를 푹 숙인 채다.
나여사 이 시간에 니가 웬일이야? 것두 에미랑 같이?
지환 집사람이 조금 다쳤어요.
나여사 어엉? (쳐다보고) 아니 어딜 다쳐? 고개 좀 들어봐 에미?
영심 (난감해하며 고개를 들고)
나여사 어~엉? 거즈까지 붙이구, 뭐야 이마 그거 꿰맨 거야?
지환 네.
나여사 아니 왜? 어쩌다가?
지환 도로주행 하다가 접촉사고가 났나봐요. 뭐 큰 사곤 아니구요.
나여사 뭐어? 접촉사고? 세상에! 니가 낸거야 당한 거야?
영심 ... 제.제가.. 내,낸..거..예요 어,어머니.
나여사 아이구 못살아! 내가 못살아! 너땜에 못살아아! 이건 하루라두 그냥 조용히 넘어가 는 법이 없어. 하루라두 조용히이? 너어 시에미 혈압 올리는 재미루 살지? 엉? 느 이 시에미 어떡하면 수명단축 시킬까 고것만 연구하면서 살지? 엉?
지환 (짜증스럽고)... ...
나여사 그러게 내가 뭐랬어? 니 머리룬 너 그 돌머리룬 운전면허 안됐다 그랬잖아아? 그만 두라구 내가 너한테 몇번을 말했어 몇번을? 그렇게 일러두 시에미 얘긴 콧등으루 흘리더니 뭐어 사고? 급기야는 접촉사고까지 내셨어? 기함한다 내가? 내가 아주 기 함하겠어어! 담번엔 뭐야? 내일은 또 뭔짓을 저지를 거야 너? 엉?
영심 ... ...
지환 (짜증이 묻은) 그만하세요. 이사람두 많이 놀란 모양이예요.
나여사 아 그래. 나두 얘랑 입섞기 싫어. 쳐다보기두 싫어 아주! 애비, 니 맘 내가 모르는 거 아닌데 그래두 어떡해? 미우나 고우나 이 물건 느이집 식군데. 제발 두손 놓구 방관만 하지말구 이 물건 니가 단속 좀 해. 이러다 얘 더 큰 사고낸다?
지환 (영심 쏘듯 응시하며 싸늘한 표정이 되고)... ...
나여사 오늘만 해두 그래 접촉사고였으니 망정이지 사람이라두 치었으면 대체 어쩔 뻔 했 어? 무슨 망신이냐구우 그게? 느이아부지 체면은 뭐가 되구 니 체면은 또 뭐가 돼?
아 그렇잖아아?
영심 ... ...
지환 ... ... 올라갈게요.
나여사 아우 그래. 꼴보기 싫으니까 얼른 델구 올라가.
지환, 앞서 2층으로 가고.. 영심, 죄인처럼 뒤따라 간다.
영심 ... ...
나여사 (영심의 그 얼굴 위로 E) 암튼 사고뭉치야 사고뭉치이! 지깐 게 무슨 면헐 따겠다 구, 나 참 지까짓 것한테 면허가 가당키나 한 소리냐고오? 참 꼴값을 떤다 꼴값을 떨어!
지환 ... ...
나여사 (지환의 그 얼굴 위로 E) 아니 도대체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길래 그래 여태 꾹 소리 않구 집에만 있던 물건이 난데없이 운전을 배우겠다구 이 난리야 이 난리가?
#13. 영심 부부방
영심,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눕고.. 지환, 그런 아내를 예민하게 보고 서 있다.
영심 (이불을 끌어당겨서 폭 덮으며) 그만.. 병원에 가봐요. 난 한숨 잘래요.
지환 음.
영심 (남편 향해 등을 보이며 돌아눕는다)
지환 (파르르 노려본다)
영심 (힘들어서 눈을 질끈 감는데)
지환 (침대 끝에 걸터앉고) ... ... 박..정우..
영심 (화들짝 눈을 뜨고 철렁해서 기다리는)
지환 (안 쳐다보고 외면한 채) 걔..랑 어떤..사이야?
영심 ... ...
지환 (외면한 채) 봤어. 아까. 그리구 지난번, 건호 낙엽 주으러 간 날 버스정류장에 있 던 두사람,두 봤어.
영심 (바들바들 떨며 얼어붙는)... ...
*짧은 시간경과..
나란히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두 부부의 힘든 뒷모습..
지환 (긴장한 낯빛으로 기다리는)
영심 좋아..해.
지환 (예감했지만 파르르 일그러지고)
영심 우,운전..하,학원두 그사람..때문에.. 그 사람.. 보려구.. 다닌..거야.
지환 (침대를 잡고 있는 손에 부들부들 힘이 들어가고 침대를 힘껏 꽉 잡는)
영심 좋아..하는 거..같아. 그렇게..돼..버린..거 같아. 나 요즘.. 그사람..땜에 설레구 기쁘구 슬프구 그리구 맘이 너무 아파.
지환 (허탈한 웃음, 멍해지는)... ...
영심 이러면 안돼는데.. 내가 이러면 안돼는데 하면서두.. 자꾸 그사람 생각나구 보구싶 구.. 만나면 만나서 아프구 못만나면 못만나서 또 아프구.. 그사람이 너무 슬프구 그사람이 너무 안쓰럽구.. 그사람한테 아무것두 해줄 수 없는 내가 그사람한테 아 무것두 될 수 없는 내가 또 슬프구..
지환 (온몸에서 기운이 쑥 빠져나가며 풀썩 고개를 떨군다)
영심 그사람이 다정하게 내이름 부르는 것두 슬프구.. 그사람이 나 보면서 웃는 것두 슬 프구.. 그사람 화내는 것두 슬프구.. 그사람 눈물 흘리는 것두 슬프구.. 어떻게 된 게 하루 웬종일 그사람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지가 않아. 맘이 너무 아려. 나, 맘이 너무 시려 여보.
지환 ... ...
영심 미안해. 증말 미안해. 당신한테 너무.. 내가 너무 미안해 여보. 나두 내가 왜 이렇 게 돼버렸는지 모르겠어. 어떻게 당신을 두구.. 어떻게 당신이 있는데 내가.. 모든 게 다 엉망진창이 돼 버렸어. 갑자기 모든 게 다 엉망진창이 돼버렸어 나..
지환 (고개 떨군 채) 기,깊은.. 사이..니?
영심 아,아냐! 그런 건 아냐 여보! 증말 아냐! 그런 거 그런 거 아냐! 믿어줘!
지환 (천천히 고개를 들고 참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걔..두 그..래? 걔..두 다,당신.. 좋아..하니?
영심 (차마 대답 못하겠어서)... ... (단호하게) 아니. 그사람은 아냐. 나 혼자..어 나 혼자 좋아하는 거야. 그사람은 아냐 여보.
지환 정말..이야? 내가..보기엔..걔,걔..두,
영심 (O.L) 친절한 사람이라 그래. 따뜻한 사람이라 그래 여보. 내맘 아니까 내맘 짐작 하니까 나한테 상처 안주려구 그래서 그래서..나한테 다정하게 대해주는 거 같아. 그거..뿐이야 그사람은.
지환 ... ...
영심 나,나두 마음 접을거야 여보. 다,당연히 접어야 되구. 마,말했어 오늘, 그 사람한 테. 낼부턴 학원 안나가겠다구. 그동안 고마웠다구. 낼부터 나, 학원 안갈거야. 그 리구 그사람두 3개월 후엔 유학 가. 당신 걱정..하는 일 어,없었구 앞으루두 없을 거야. 잊을..게. 잊을..수 있어 나.
지환 ... ...
영심 염치..없지만 여보, 이렇게 생각해주면 안될까? 그사람이랑 나.. 당신이랑 가흔씨 처럼 솔메이트.. 그런..사이였다구. 잠시 동안이었지만.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지환 ... ...
#14. 강변도로, 달리는 지환의 차
미친 듯이 질주하는 지환의 차.
제한속도 80 경고판과 함께 전방 100m에 무인카메라 단속을 알리는 경고판 보이는데도
지환의 자동차 시속 90을 넘어서고 100을 넘어서고 110을 넘어서며 달려나간다.
무인카메라에 찰칵 찍히는 지환.
지환, 더 속력을 내어 120을 넘기며 미친 듯이 달려나간다.
어느순간 순찰중인 경찰차에 잡히는 지환.
경찰의 지시에 따라 차를 갓길에 세우는 지환.
경찰 128! 이보세요 선생님, 여기가 무슨 아우토반인줄 아십니까? 무슨 운전을 그따위로 합니까 예? 면허증 내놓으세요. 아 어서요?
지환 (면허증 넘겨주며 참혹하다)
#15. 운전학원 내 정비소
사고차량을 넘기는 정우.
정우, 찌그러진 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가슴이 아프다.
기태 아후 뭐냐 이건 또? 영심이 아줌마가 이랬냐?
정우 ... ...
기태 야 박정우 너 혹시, 하라는 주행교육은 안하구 영심이 아줌마한테 또 딴짓 한거 아 냐 마? 맞지? 엉? 그래서 사고난 거지? 그래 안그래 임마?
정우 ... ...
기태 이 자식 이거 대답 없는 거 보니까 맞는가부네. 야, 너 진짜 어떡할라구 그래 마? 야, 내기 그거 하지마! 나 안해. 안할 거야. 그러니까 너두 그만해. 어? 스톱! 스 톱이다 너? 난 땡, 오늘부러 쫑했다 임마?
정우 진심..이야. 나.. 진심이다 기태야.
기태 뭐? 뭐,뭐 임마?
정우 나..그 여자 사랑..해. 진심으루 사랑..한다. 그런..거 같아. 그렇게..된 거 같아. 나두..모르게 나두..몰랐는데 내맘은 벌써부터 그여잘 사랑..하구 있었던 거 같아.
기태 야,야? 바,박정우? 야 임마?
정우 (뒤늦은 깨달음으로 아프고 안타깝고)... ...
#16. 민원장 저택 전경 (해질무렵)
#17. 영심 부부방
영심, 이불 속에 얼굴만 내놓고 누워있다. 사랑의 열병으로 사랑의 아픔으로 그렇게..
노크소리 들리고 나여사, 들어온다.
영심 (빠르게 일어나고) 어,어머니.
나여사 저녁 안 지을 거야? 아줌마 집에 일 있다구 갔어. 내려와 얼른 저녁 지어. 무슨 벼 슬하구 들왔다구 여태 눠있어 눠있길? 그리구 저, 훈이두 울구불구 난리났어. 내가 아무리 달래두 안돼. 너 찾는 모양이야.
영심 네 어머니. 아줌마 간 줄 몰랐어요. 옷만 갈아입구 얼른 내려갈게요.
나여사 여태 옷두 안 갈아입구 뭐했대? 무슨 얘가, 너는 그래 밖에서 입던 옷 고대루 입구 이불 속에 들어가구 싶니? 암튼 단 한가지두 맘에 드는 게 없어! 단 한가지두! 아 후 아후우! 전생에 무슨 원수를 졌는지 열불나서 증말. (나간다)
영심 ... ...
핸드폰 메시지 도착을 알리는 벨소리.
영심 (어떤 예감으로 핸드폰 물끄러미 보기만)... ...(다가가 확인하면)
정우의 음성 메시지다.
정우 (E) 나..예요. 몸은 괜찮아요? 다치게 해서 미안해요.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영심 씨. 걱정..돼요. 많이.. 아주 많이.. 걱정이 돼요. 내가 영심씨 다치게 해놓구.. 내가 영심씨 아프게 해놓고.. 난 영심씨한테 아무것두 해줄 수가 없네요. (깊은 한 숨 토해내고) 그래두 너무 많이 아프진.. 말아요 영심씨. (끊어진다)
영심 (가슴이 미어지듯 아프고)... (눈물을 꾹 참으며 애써 음성메시지 삭제해버리고 묵 묵히 옷을 갈아입는다)
#18. 동 저택 주방 - 거실
저녁을 준비하는 영심.
야채를 썰고 국을 끓이고 생선을 굽고 나물을 무치며 입 앙다문 채 바쁘게 손을 놀리고 몸을 움직이며 그렇게..
초인종 울린다. 영심, 고개를 돌리고 보며 나가려는데..
거실의 나여사가 확인하고 열어준다.
나여사 누구세요?
택배 (모니터) 택배(소포) 왔습니다.
나여사 엉? 택배? (열어준다)
영심 (나가고) 누구예요 어머니?
나여사 택배라는데?
택배맨, 커다란 택배상자를 들고 들어온다.
택배 오영심씨댁 맞죠? 택배 왔습니다.
나여사 엉? 너한테 무슨 택배가 와? 무슨 상자가 이렇게나 커? 뭐야? 누가 보낸 거, (보고 는 인상이 확 일그러지는) 아후 그럼 그렇지. 난 또 무슨. 얘, 또 느이모친이 뭘 보냈나부나. 아후 지겨워 증말!
영심, 내려다보면 너무도 익숙한, 삐뚤삐뚤 악필인 엄마의 글씨! 남해에서 엄마가 보낸 택배상자다.
택배 여기 싸인 좀..
영심 (해주고)
택배 그럼 안녕히 계세요. (나가고)
영심 고마워요. 수고하세요. (보내고)
나여사 (킁킁거리다 코를 막고) 아후우 냄새! 아후우 아후우. 도대체 뭐가 들었길래 냄새 가 이렇게 고약해 엉? 지린내가 아주 진동을 하네 지린내가. 풀러봐 얼른.
영심, 칼을 가져와 상자 개봉하면.. 상자 안엔 비닐에 한가득 담긴 배추와 젓갈통과 된 장통이 들어있다. 젓갈과 된장은 흘러나와서 엉망이다.
영심 (바라보며 먹먹해지고)
나여사 허! 나 참 이 큰 상자에 고작 배추야 배추? 난 또 텔레비전이라두 들었는줄 알았 네.
수현, 퇴근차림으로 들어온다.
수현 다녀왔어요. 누가 나가던데. 누구야?
나여사 (비꼬는) 어엉 택배 왔어! 느이 올케한테!
수현 (턱짓하며) 이만 또 왜 이래?
나여사 도로주행 하시다가 접촉사고 내셨단다. 느이 잘난 올케님께서.
수현 뭐어? 접촉사고? 세상에! 이럴줄 알았어 내가! 운전은 뭐 아무나 해? 암튼 차암 가 지가지두 해. (보고) 근데 이게 다 뭐야? 아후 냄새! 아흐 지독해! 무슨 냄새야 이 거?
영심 젓갈하구 된장 냄새가 섞여서 그래요. 음식..냄샌데요 뭐.
수현 (소포 겉봉투 확인하고) 언니 친정서 보낸 거네. 뭐야? 국물이 줄줄 다 새나오구. 아후 지린내. 언니, 얼른 좀 치워. 어? 머리 아퍼 나. 이깐 걸 뭐라구 소포씩이나 보내 보내길! 나 참 배추가 다 뭐래 배추가? 배추 이거 얼마나 한다구. 아후 지질 이 궁상이야 증말!
영심 (상처받고)... (꾹 누르는)
수현 그리구 사돈댁에 보낼려면 포장이라두 좀 제대루 해서 보내든가, 이게 뭐냐? 암튼 보면 격식두 없구 예의두 없구. 아우 배추 생긴꼴 하군. 시들시들 이 크기 좀 봐 엄마? 이거 완전히 불량품 아냐? 언니, 사돈어른 이거 시장에 내다 못파는 거 버리 기 아까워서 우리한테 보낸 거 아냐? 맞지? 그지?
영심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함부루 말하지 말아요 아가씨! 나한텐 몰라두 우리엄마한테 까지 함부루 말하는 거, 나두 그건 못참아요!
수현 뭐어? 그래서? 못참으면 어쩔건데?
영심 나아 아가씨 손위 올케예요! 그렇게 격식 따지구 예의 따지는 사람이 왜 나한텐 격 식두 예의두 차라지 않는 거예요? 아가씨 격식은 사람 가려가면서 사람에 따라 생 겼다 사라졌다 하나요?
수현 뭐,뭐야?
영심 모르긴 몰라두 우리엄마, 이 배추, 첫수확 한 거라서, 당신 입에 넣기 전에 돈으루 팔기 전에, 사돈댁에 올려보내구 싶어서, 급하게, 김장 때 놓칠까봐 맘 졸여가며 급하게 올려보낸 걸 거예요. 아버님 된장 땜에 고생하신다구 했더니 집에 있는 된 장 몽땅 퍼서 급하게 담아올린 걸거구, 배추꼴이 이런 건 농약을 안치니까, 손수 비룔 만들어서 뿌리니까, 그래서 벌레두 먹구 그래서 크기두 작구.. (글썽글썽) 우 리엄마.. 시장에 내다 못파는 거 버리기 아까워서 보낸 거 아니예요 아가씨.
수현 (쩝)... ...
나여사 (쩝)... ...아후 시끄러. 기구 아니구 간에 난 느이친정서 멸치 한 마리두 받아먹 기 싫은 사람이야. 동네사람들 대동해서 지환이 망신시키구 우리집안 망신시킬 때 는 은제구 이제 와서 사돈이야 사돈이? 치워. 들구나가 버려. 집안에 냄새 배.
영심 ... ...
나여사 아 뭐해? 들구나가 버리라는 소리 안들려?
영심 싫어요! 안버릴래요! 저 안버려요 어머니! 오늘 저녁에 김치 담아서 두구두구 저 혼자 다 먹을래요! 그건 괜찮으시죠? 그렇게 싫으시면 어머니 상에는 안올릴게요. 저 혼자 먹을거예요! 이집 식구들 빼구 저 혼자!
나여사 뭐,뭐야? 얘가 근데..
영심, 무거운 소포상자 힘들게 끌고 밖으로 나간다.
수현 뭐 잘못 먹은 거 아냐? 전에 없이 웬 반항?
나여사 그러게 너는 왜 그딴 소릴 해갖구 사람 할말 없게 만들어? 아무렴 못먹는 거 올려 보냈겠어?
수현 나는 배추가 영 시원찮길래.
나여사 아이구우 유기농두 몰라 넌? 하긴 뭐 살림을 해본 적이 있어야 알지.
#19. 기태 원룸
정우, 기태에게 김치를 담궈주고 있다.
기태 진짜 담글 줄 아는 거야 너?
정우 그래 임마. 잘 보구 배우기나 해. (정우 배추를 4등분으로 가르며) 이 배춘 칼을 많이 댈수록 물러지구 맛이 떨어지거든. 큰건 4등분 하구 만약에 배추가 작으면 2 등분 하구, 오케이?
기태 오케이. (따라하는)
정우 아니지 임마. 먼저 배추밑등에 요정도 (가까이서 보여주고) 요정도 칼집을 넣은 담 에 이렇게 손으루 갈라주면 돼. 알겠어?
기태 응.
정우 해봐.
기태 (열심히 서툴게 하고)
정우 (바라보며, 그리움으로 떠올리는)
#20. 정우의 회상 (2부 씬75)
영심 먼저 배추밑등에 요정도, (가까이 보여주고) 요정도 칼집을 넣은 담에 이렇게 손으 루 갈라주면 돼요. 아시겠어요?
정우 (끄덕)
영심 자요. 한번 해봐요.
정우 (서툴게 배운 대로 하는데 잘 안되는)
영심 에이 칼집을 좀 더 내셔야죠.
정우 (시키는대로)
영심 예 됐어요. 그렇게 하시면 돼요. 잘 하시네요?
정우 (웬지 뿌듯하다)
#21. 동 기태 원룸
정우 (그리움이 아픔으로 밀려와서 먹먹해진다)
기태 야, 여섯포기 다 갈랐다 담은?
정우 음.. 난 배출 절일 테니까 넌 마늘하구 생강 좀 찧어.
기태 오케이. 마늘하구 생강이라.. (가져다 찧고)
정우 (배추를 대야에 절인다)... (영심과의 추억으로 애틋한 표정, 그위로 기태 E) 야 왜 이렇게 안찧어져 이거? 믹서기 있음 그냥 한방인데. (돌아보면)
기태 (절구에 마늘 넣고 찧는데 힘조절이 안돼 마늘이 통통 튀어올라 애를 먹고 있다)
정우 (피식 웃고) 그게 그렇게 안돼냐 임마? 줘봐. 이건 힘으루만 하면 안돼. 어? 일단 얘들 기를 이러케 누른 다음, 얘들을 절반쯤 죽여놓구, 그때부터 팍 팍 팍 있는 힘 을 다해 맹공을 퍼부면서, 얘들을 요렇게 한순간에 몰살을 시키는 거지! 해봐.
기태 (따라서 하고)
정우 (애틋하게 떠올리는)
#22. 정우의 회상 (2부 씬75)
마늘을 찧고 있는 정우, 힘조절이 안돼 자꾸 마늘이 통통 튀어올라 마루로 마당으로 떨 어지고..
영심 (보고 웃는다)
정우 (무안해서 재빠르게 주워담아 다시 애를 먹으며 찧는데)
이번엔 튀어오른 마늘이 영심의 얼굴과 몸을 맞힌다.
정우 어우 미안해요!
영심 (우습고) 큭큭큭 괜찮아요. 큭큭. 그게 그렇게 잘 안돼요?
정우 (풀죽은) 예.
영심 줘봐요. 힘으루만 하면 안돼요. 일단 얘들 기를 이러어케 누른 다음, 얘들을 절반 쯤 죽여놓구, 그때부터 팍 팍 팍 있는 힘을 다해 맹공을 퍼부면서, 얘들을 요렇게 한순간에 몰살시키는 거죠!
정우 (귀엽다! 바라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23. 민원장 저택 창고
영심, 엄마의 배추로 김치를 담고 있다. 김치를 치대고 있는 중이다.
김치를 함께 담궜던 정우와의 시간을 떠올리며 그립고 애틋하고 아파온다. 떠오르는..
#24. 영심의 회상 (2부 씬79)
영심, 치댄 배추를 뜯어서 맛보는데.. 침을 꿀꺽 삼키는 정우.
영심, 웃으며 배추 한잎을 뚝 찢어서 정우에게 건넨다.
정우 (받아서 먹는다)
영심 (긴장해서 기다리는)
정우 (엄지손가락을 올려보이며 최고라고)
영심 (뿌듯, 으쓱)... (다시 치대기 시작하고)
정우 이름이 뭐예요? 아직 이름두 안물어봤네.
영심 (?)
정우 이효리말구 진짜 이름이요.
영심 오영심.
정우 네? 오..뭐요?
영심 오영심이요 오영심! 만화영화의 그 영심이! 영심이 몰라요?
정우 아 예에...
영심 (열심히 치대며 낮게 흥얼거리기 시작하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속만 태 우고 있지~ 늘 속삭이면서도 사랑한다는 그말을 못해~ 그저 속만 태우고 있지~ 그저 눈치만 보구 있지~ 늘 가깝지두 않고 멀지도 않은 우리 두사람~
정우 (뭐야?)... (하다가 갑자기 번뜩하는, 입엣 소리로) 오영심..
영심 (점점 감정 넣고 목청 높여 부르는데) 그리워지는 길목에 서서~ 마음만 흠뻑 젖어 가네~ 어떻게 하나~ 우리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여울져가는 저 세월 속에 좋아하는 우리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어떻게 하나~ 우리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영심 바라보며 소리내어 웃기 시작하는 정우.
영심 (홱 쳐다보면)
정우, 영심의 그 얼굴 보고 더 웃겨서 완전히 넘어가서는 웃어젖힌다. 웃고 또 웃고..
#26. 동 창고 안
영심, 정우 웃음 따라 헤죽헤죽 웃다가 어느 순간 또르르 눈물이 흐른다.
눈물 흘리는 스스로가 못마땅해서 옷깃으로 눈물을 홱 훔쳐내고는 김치를 팍팍 열심히 치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내 김치대야 속으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27. 민원장 저택 전경 (밤)
#28. 동 저택 주방
식사중인 식구들.. 지환과 수현은 없고..
재환 어우 올해두 벌써 다 갔어요. 무슨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대는지 정신이 하나두 없 어요 정신이.
민원장 아직 소식 없어?
재환 네? 소식이라뇨? 무슨 소식이요 아버지?
나여사 얘는 척하면 척이지, 니들 부부 2세 소식말야? 2세 소식?
재환 아 예에..뭐 아직은.. (지혜 보며) 자기야, 아직 소식 없지?
지혜 (수줍어하며 끄덕끄덕)
민원장 (실망) 속도 좀 내들. 기다리다 목 빠져.
재환 아우 아버지도. 생길 때 되면 생기겠죠. 그리구 지혜, 한창 실력 발휘하면서 일하 구 있는데 이사람 입장에선 지금 애 생기는 것두 실은 좀 곤란..하구요. 애 생기면 얼마간이라두 일 관둬야 할텐데 그러구 싶겠어요?
나여사 어머머, 그럼 것때문에 니들 일부러 2세 계획을 늦추구 있는 거야들? 그래?
재환 뭐 꼭 그렇단 건 아니구 엄마.
나여사 (O.L) 아니 뭐가 걱정이야? 느이형수 있는데 키워달래면 되지?
영심 (마음 상하고)... ...
나여사 새 애기, 걱정하지 말구 맘 푹 놓구 낳아. 엉? 느이형님이 제자식처럼 키워줄 텐데 무슨 걱정이야? 훈이 봐. 지엄마보다 외숙몰 더 따르잖아. 안심해두 돼. 엉? 남의 손에 맡길 필요두 없구. 좀 좋아? 아기 넌 몸만 풀구 일하구 싶음 해 계속. 얼마든 지 해. 얼마든지.
지혜 (엷은 미소 보이고 영심을 힐끗 쳐다보는)
영심 (그저 건호와 지원 반찬 놓아주고 있다)
초인종 울리고..
영심 (일어나는데)
지혜 아우 제가 나갈게요 형님. 아랫사람 놔두구 형님이 왜 일어나세요. 드세요 편히.
영심 (앉고)
지혜 (나간다)
나여사 아휴 싹싹하기두 하지. 윗사람 공경할 줄두 알구. 가만보면 지복을 지가 타구 났 어. 그러니까 다들 이뻐하지. 시에미한테 빠득빠득 달라드는 물건하군 차원이 다르 지 차원이. 그래 어떻게 김치는 맛있게 담궜니? 왜 안먹니? 식구들 다 빼놓구 너 혼자 먹겠다면서? 먹어. 왜 안먹어?
영심 ... ...
민원장 그게 무슨 소리야?
나여사 그런 게 좀 있어.
지혜 (E) 아주버님 오셨어요 형님.
영심 (일어나 나간다)
#29. 동 저택 거실 - 주방
영심, 주방에서 나오고... 지환, 거실로 들어오고..
영심 와,왔..어요? (하는데)
지환 (홱 외면하고 주방으로 가는)
영심 ... ...
지혜 (?)
지환 다녀왔어요.
민원장 오냐. 옷 갈아입구 내려와.
지환 (목례하고 올라간다)
영심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무거운 표정으로 따라 올라간다)
지혜 (?, 탐색하듯 응시하고 있다)
#30. 영심 부부방
지환, 양복을 벗고.. 그 양복 영심이 받으려는데 싸늘하게 홱 뿌리친다.
영심 (움찔)...
지환 (싸늘하게 양복을 제손으로 걸고 넥타이 풀어 또 거는)
영심 저,저녁 차려놀게요. 와,와서 먹어요.
지환 생각없어.
영심 그,그럼 무,물 바,받을..까요? 바,반신욕 하,하게.
지환 됐어. 내가 할테니까 신경쓰지마.
영심 (팔을 잡고) 여,여보 지,지원아빠? (하는데)
지환 (그팔 야멸차게 거칠게 홱 뿌리치고) 당분간 나 부르지마. 그리구 애들 이름두 내 앞에선 니 입에 올리지마. 듣기 거북해.
영심 ... ...
지환 (갈아입을 옷 들고 싸늘하게 나가며 문을 쾅 소리 나게 닫는다)
영심 ... ...
#31. 아이들 방
지환, 아이들과 함께 영어회화 공부하고 있다. (*테잎 틀어놓고 따라하기 시키든지요.)
영심, 들어오고 건호의 책상으로 가서 시간표를 확인하고 준비물을 챙겨주려는데..
지환 애들 지금 회화공부 하구 있는 거 안보이니? 방해되니까 나가있어.
영심 거,건호 주,준비물 채,챙겨야 돼 여보.
지환 놔둬. 내가 할거니까. 나가줘. 공부해야 돼.
영심 ... ... (나간다)
지원 아빠, 엄마한테 왜 그래?
지환 (뜨끔) 아빠가 뭘?
지원 아빠가 엄마한테 너무 쌀쌀맞게 대하잖아.
지환 아냐. 니들 공부하니까 집중하라구 그런 거야. 흐름이 깨지면 안되니까.
지원 으응. 그거 때문에? 난 또. 아빠랑 엄마랑 싸웠는지 알구 가슴이 철렁, 했잖아?
지환 (무거워지고)
건호 (아빠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가 않다, 문밖의 엄마를 물끄러미 응시한다)
#32. 동 저택 주방
영심, 힘들고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영심, 시계를 보면 9시가 훨씬 넘었다.
영심, 긴 쟁반에다가 지환의 저녁상 간단하게 차린다.
#33. 지환 서재
책상에 앉아있는 지환도 몹시 힘들다. 아내를 어떻게 대야해 할지 모르겠다.
지환, 파르르 떠올리는..
*플래시 백.. 병원건물 앞에서 애틋한 시선으로 그저 마주 바라보고 있던 차안의 정우 와 차밖의 영심!
지환 (배신감과 질투심이 한데 섞인 감정으로 어쩔줄 몰라한다)
노크소리 나고..
지환 (파르르 쏘아보며 기다리는)
영심, 지환의 저녁쟁반을 들고 들어온다.
영심 ... ... 저녁..먹어..야지. 당신.. 내려..오기 귀찮아..하는 거 같아서 간단..하게 차려왔어. (들고 책상에 놓는다) 먹어요. 시장할 텐데.
지환 (홱 노려보는)
영심 여,여보 나,난..(하는데)
지환 (홱 그 쟁반 날려버린다) 나 부르지말랬잖아?
국과 반찬들 영심의 옷으로 얼굴로 마구 튀어서 바닥에 어지럽게 나뒹군다.
영심 (놀란 채)... ...
지환 (스스로도 놀라서 당황한 채)... ...
영심 (국물과 반찬이 영심의 뺨에서 옷에서 조용히 흘러내린다)... ...
지환 (당혹해하며 그저 휑하니 나가버린다)
영심 (비참하고)... ...(고요히 닦아내고 바닥을 치우기 시작한다)
#34. 바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지환.
지환, 도저히 믿을 수가 없고.. 몹시 힘이 들어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일그러진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상실감이 밀려온다.
#35. 지혜 부부방
지혜, 오두마니 무릎 괴고 앉아 골똘하다. 파르르 떠올리는..
정우 (E) 니 맘대루 해! 난 상관 안해! 대신 나두 내 맘대루 할거야! 그러니까 너두 상 관하지마! 막아봐! 도대체 뭘 막든다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뭐든 잘 막아야 될 거 야!
#36. 지혜의 회상 (10부 씬46)
지혜 멈춰! 여기서 멈춰! 니가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 그만두게 만들거야! 단번에! 확실 하게! 끝장내 버릴거야!
정우 맘대루 해. 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으니까. 기대하구 있을게. 니가 어떻게 끝장을 내는지. (휑하니 걸어나간다)
#37. 동 지혜 부부방
핸드폰 들고 정우와 영심의 키스사진을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는 지혜.
사진을 노려보며 뭔가 곰곰이 궁리를 하는 듯한 지혜의 모습이 몹시 위험해보인다.
#38. 영심 부부방
영심, 우두커니 앉아있다.
문 열리고 지환이 들어온다.
영심 (반색하며 벌떡 일어나 바라보며 기다리는데)
지환 (차갑게 일별하고 장롱으로 가서 이불을 꺼내 들고 싸늘하게 나가버린다)
영심 ... ... (온몸에서 기운이 쑥 빠지고 어떻게 해야될지 정말 모르겠다)
#39. 지환의 서재
소파에 눕고 이불을 덮는 지환.
영심 (E) 좋아..해. 좋아..하는 거..같아. 그렇게..돼..버린 거 같아. 나 요즘.. 그사 람..땜에 설레구 기쁘구 그리구 맘이 너무 아파.
지환 (쓴웃음, 허한 웃음, 짓는다)... (지환의 두눈이 웬지 슬퍼보인다)
#40. 영심 부부방
어둠 속에 망연히 앉아있는 영심.
고개를 돌려 비어있는 남편의 빈자리 물끄러미 바라본다. 죄인이다. 할말없다.
영심 (힘들고)... (고개를 돌리고 어두운 공간으로 그저 시선을 주는데 떠오르는)
정우 (E) 좋아..하나..봐요. 좋아..하게 됐나 봐요. 나, 영심씨..사랑..하게 돼..버렸 나..봐요.
영심 (글썽거리는)... ... (명치가 아려와서 그저 손으로 꾹, 꾹, 누른다)
그때 화장대 위의 영심의 핸드폰 벨이 울린다.
영심 (홱 쳐다본다, 두눈 출렁이고)... (절실한 눈빛으로 허겁지겁 달려가 확인하는데 엄마다, 실망하고)... (받는다, 애써) 응 엄마?
#41. 남해 끝순의 안방 - 영심 부부방
끝순, 이부자리에 안에서 자다가 막 깬 차림인 채로..
끝순 아이고 내가 각중에 자는 사람들 깨운 거는 또 아인가 모르것다. 잤더나?
영심 으음 깨있었어. (차츰 물기에 젖은 목소리로) 전화, 잘했어 엄마. 증말 잘했어 엄 마. 너무 잘했어.
끝순 (다소 목소리를 낮춰) 민서방은? 옆에 있나? 백제 곤히 자는 사람 내가 깨운거 아 이가 또?
영심 아냐. 민서방 없어. 지금 서재에 있어.
끝순 어어. 그라문 마 됐꼬.
영심 엄마는 여태까지 안자구 뭐해? 왜 잠이 안와?
끝순 어데. 자다가 놀래서 안일어났나?
영심 왜? 어디 아파? 어디 아픈 거야 엄마?
끝순 그기 아이고 꿈자리가 하도 뒤숭숭해가. 꿈이 너무 안좋은 기라. 그래서 니한테 혹 시나 머슨 일 있능가 싶어서. 니 머슨 일 없나?
영심 어?... 어. 어,없어 아무일두.
끝순 그라문 민서방은? 민서방도 괘않꼬?
영심 어.
끝순 그래? 저기 안있나, 특별한 일 없으문 낼은 마 집밖에 나가지마라. 민서방한테도 조심하라카고. 엉? 나뿐 꿈은 마 여축없다 아이가. 알았재 영심아? 어이?
영심 알았어. 나두 조심하구 민서방한테두 조심하라구 그럴게.
끝순 그래. 그래. 고마 끊자.
영심 엄마!
끝순 와?
영심 엄마..
끝순 그래 와?
영심 (글썽글썽) 엄마, 나.. 엄마, 나 있잖아..
끝순 엉. 뭐?
영심 ... ... (울먹) 기,김치..담았어. 엄마가 보내준 배추루. 맛있더라 배추. 참 맛있 더라. 시장에서 파는 배추랑 비교도 안되게 너무 맛있더라 엄마. (눈물이 흐르고) 나 오늘 김치 담았어 엄마.
끝순 나는 또 머라꼬. 가스나야, 간 떨어질 뻔 했다 아이가. 니 참말로 머슨 일 있는 거 아이재?
영심 음.
끝순 민서방 요즘도 그 첫사랑인가 소꿉친군가 하는 여자 만나나?
영심 ... 아니. 안만나.
끝순 그래도 조심 또 조심. 미리미리 항시 조심, 알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오영심, 엉? 사람처럼 무서분 동물 없다꼬 은제 으떻게 뒤통수 칠지 모르는 게 이 인간이란 족속이다. 그카니까 니는 그저 민서방 마음 안변하게 옆길로 안새게 여우맨쿠로 단 디 해라 말이다. 엉?
영심 ...음.. 음..
#42. 동 영심 부부방
풀썩 핸드폰 내려놓으며 어둠 속에서 하염없이 흐느껴 우는 영심.
영심, 가슴이 너무 아파서 가슴을 움켜쥔 채 오래 운다. (F.O)
#43. 민원장 저택 전경 (다음날 아침)
#44. 영심 부부방
영심, 온몸을 덜덜 떨며 들어오고 기운없이 앞치마를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이불을 끌어당겨 덮고 눕는다. 고열로 이마엔 식은 땀이 송송 맺혀있다.
지원, 유치원 갈 차림으로 들어온다.
지원 엄마, 나 유치원 가야되는 시간인데?
영심 음 지원아, 엄마가 오늘은 몸이 안좋아서 우리지원이 배웅 못하겠다. 유치원차 오 는 데 알지?
지원 응.
영심 혼자 갈 수 있지?
지원 그럼. 내가 아긴가 뭐? 나, 다 컸어 엄마. 혼자 갈 수 있어. 걱정하지마 엄만.
영심 음. 그래 늦겠다. 얼른 가봐.
지원 근데 엄마 많이 아파?
영심 아니 조금. 아주 조금 아파.
지원 어디 봐봐. (손을 가져다 이마에 대어보곤) 앗 뜨거! 허! 엄마, 이마가 너무 뜨거 워. 엄마 조금 아픈 게 아니라 많이 아픈가봐?
영심 아냐. 한숨 자구 나면 금방 나을 거야. 걱정하지말구 얼른 유치원에 가.
지원 응. (발걸음이 안떨어져서 자꾸 뒤돌아보는데)
지환, 아침식사를 끝내고 들어온다.
지원 아빠! 엄마 아픈가봐? 열이 뜨거워. 너무너무 뜨거워 아파.
지환 (쏘아보는 시선으로 쳐다보는)
영심 (그저 일어나 앉는다) ... ...
지원 아빠가 엄마 좀 빨리 낫게 해줘. 어? 아빠가 엄마 안아프게 빨리 좀 해봐 아빠. 아 빠는 의사잖아? 유명한 의사잖아?
지환 (쏘아보는 시선 그대로인 채)... ...
영심 지원이 유치원 안가구 뭐해? 버스 놓쳐. 얼른 가.
지원 으응. 다녀오겠습니다. (나간다)
영심 몸살..인가봐요. 걱정하지마, (하는데)
지환 (홱 뒤돌아 장롱에서 겉옷을 꺼내 입는다)
영심 (무참하고)...(일어나 서랍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는데)
지환 (홱 뿌리치고 나간다)
영심 여보!
지환 (멈춰선다)
영심 (잠시 남편의 뒷모습 바라보다가 다가가 가만히 뒤에서 껴안는다)
지환 ... ...
영심 미안해.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내가. 그러니까 제발 마음 좀 풀어 여보. 힘들어. 나 지금 너무 힘들어 여보. 당신이 나 좀 잡아주면 안돼? 당신이 나 좀 따뜻하게 안아주면 안돼? (하는데)
지환 (거칠게 홱 밀쳐낸다)
영심 (무참하게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지고)...
지환 (싸늘하게 나가버린다)
영심 (참담하고)... ...
#45. 운전학원
도로주행용 차들 즐비하게 늘어서있고.. 강사와 수강생들 만나서 각각의 차에 올라타고 모두들 떠나는데..
정우, 오지않는, 결코 오지않을, 영심을 차에 기대서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정우도 얼굴이 핼쓱하다.
*시간경과 되고..
정우, 차안 조수석에 앉아서 운전석 영심의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영심을 기다리고 있다. 정우, 영심이 걱정되고 그립고 아프다.
*다시 시간경과 되고..
학원일각.. 고개를 푹 떨구고 고통으로 앉아있는 정우.
#46. 영심 부부방
영심, 아픈 몸으로 훈이 안고 우유 먹이고 있다.
영심, 힘든 듯 이마의 열을 짚어본다. 그리고 문득 화장대 위의 핸드폰에 시선이 머물 고.. 기다리는 전화가 있는 사람처럼 그 전화 애틋하게 응시한다.
#47. 약국
정우, 들어오고.. 약사에게 다가가 처방전 내놓으며..
정우 약..좀..주세요. 여기 의사 처방전이예요.
약사 (무심코 받아들고 처방전 보고는 놀라서 정우를 홱 쳐다본다)
정우 (엷은 미소) 참 익숙해지지가 않네요. 약 사러 올 때마다 약사님들 놀라시는 모습 이..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참 안익숙해지네요.
약사 힘..들죠?
정우 (정말 힘이 드는데 애써 가볍게) 예. 힘들어요. 힘들어 죽겠어요 아주. 잊구 지내 려고 해두 이렇게 알아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서.. 담번에 오면 그냥 모른 척 하 시구 약만 주세요. 네?
약사 ... ...
정우 (웃음으로) 네?
약사 그럴게요. 잠시만 기다려요. (들어가는데)
정우 선생님!
약사 (돌아보는)
정우 저 이제 대충.. 2개월..쯤 남았거든요. 그냥 한꺼번에 2개월치 몽땅 다 주시면.. 안될..까요? 귀찮..기도 하구요.. 또 번번이 선생님 같은 분 만나면 힘들..기두 하 구요.
약사 ... ... 그럽..시다. 근데 이거 비밀입니다. 다른 사람 알면 나 큰일나요. 약국문 닫아야돼요 나. 비밀 지켜요 죽을 때까, (하다가)... ...
정우 (엷은 미소) 비밀 지킬게요 죽을 때까지! 평생 지켜야 되는 것두 아니구 까짓 2개 월쯤, 문제 없어요!
약사 (그저 머쓱해서 들어간다)
정우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고개를 돌리면 한없이 착찹한 표정된다)
#48. 약국 앞 - 거리
2개월치 약봉지를 손에 들고 안에서 나오는 정우.
정우, 두툼한 약봉지 뚫어지게 응시한다. 한없이 두려워진다.
정우, 그렇게 두려움에 떨며 천천히 망연한 채로 걸어나간다.
멍하게 걷고있던 정우, 누군가와 부딪히고 그바람에 약봉지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행인과 미안하다는 인사 나누고 바라보면.. 길바닥에 수북히 쏟아져있는 2개월분의 조 제약들.
정우 (암담해지고)... ... (그저 쭈그리고 앉아 하나하나 남은 2개월치의 시간을 주워담 는다)... ...(하나하나 주워담을 때마다 정우에게 남은 시간이 하루하루 줄어든다)
다 주워담고 약봉지 물끄러미 내려보던 정우, 어느 순간 어떤 그리움으로 어떤 절실함 으로 달려나간다.
정우, 영심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람들을 뚫고 장애물도 뚫고 생의 끝에서 절박하게..
#49. 민원장 저택 앞
정우, 숨가쁘게 달려와 멈춰서고 헉헉거리며 영심의 집을 응시한다.
영심의 집 바라보고 있는 정우의 눈에 그리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50. 영심 부부방
영심, 으스스 한기로 떨며 두터운 스웨터를 걸쳐입고.. 바닥에 기어다니고 있는 훈이와 놀아준다.
영심 훈아, 숙모랑 걸음마 할까 우리? 하자구? 알았어! 오케이! (훈이 일으켜 세우며) 자 우리훈이 일어나시고, 자 출발! (기운없는 몸으로 걸음마 시키며) 걸음마. 걸음 마. 걸음마. 와아 우리 훈이 진짜 잘한다! 최고야 최고! 자 다시 한번? 걸음마. 걸 음마. (하는데)
울리는 핸드폰 벨.
영심 (홱 쳐다본다, 기대감으로 두눈 마구 출렁이는)... ... 후,훈아 자,잠깐만. (앉히 고 떨리는 가슴으로 다가가서 눈으로 먼저 확인을 한다)... (정우다! 이름 확인하 는 순간 눈물이 핑돈다)... (받을까 말까 바들바들 떨리는 손이 망설인다)... (힘 들어서 그저 양손에 얼굴을 묻는다)
#51. 동 저택 대문 앞
정우, 영심이 전화 받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받지않는 영심.. 영심의 집 슬픈 눈으로 바라보며 안타까운 정우.
#52. 동 영심 부부방 - 대문 앞
계속 울고있는 핸드폰.
더는 참지 못하고 마침내 정우의 전화를 떨리는 손으로 받아드는 영심.
영심 여,여보..세요?
정우 (어! 영심이다!)... ...
영심 저,정우..씨?
정우 (영심의 목소리 듣는 그순간 눈시울이 붉어진다)... ...
영심 왜..아무말이 없어요? 나 괜찮아요. 걱정돼서 전화했죠? 이만 잘 꿰맸구요 아픈 데 두 없어요. 나 쌩쌩해요. 너무 쌩쌩해서 정우씨한테 미안할 정돈데.
정우 (먹먹한 채)... ...
영심 정우씨.. 정우씨?
정우 (목이 메이는) 선물..생일선물..왜 안줘요? 준다구 했잖아요?
영심 (뭐라 대꾸를 못한 채)... ...
정우 줘요 생일선물. 꼭 받구싶어요 나. 영심씨한테 받는 첨이자 마지막 내 생일선물이 될텐데..꼭 받아야겠어요 난. 내년에는 못받을 텐데.. 앞으룬 두번 다신 못받을 텐 데.. 꼭 받을래요 나.
영심 그럼..소포로..보내줄게요. 주소 좀..가르쳐 줘요.
정우 직접 줘요. 영심씨한테 직접 받구 싶어요.
영심 ... ... 그,그건 조,좀..
정우 (O.L) 나 지금 영심씨 집앞에 와 있어요. 그러니까 선물 가지구 얼른 나와요.
영심 (놀라고)... 저,정우씨?
정우 나와요. 무조건 나와요. 선물갖구 무조건 나와요. 아니 선물 같은 건 필요없으니까 얼른 나와서 얼굴이나 보게 해줘요. 나와요. 나와요 얼른.
영심 (두눈 마구 출렁이고)
#53. 대학병원 수술실 공간
방금 수술을 끝낸 지환, 피묻은 장갑 벗고 마스크도 벗고 모자도 벗고, 골똘한 얼굴로 비누를 묻혀 손을 씻는다.
수건에 손을 닦으며 같은 표정으로 걸어나가는 지환.
#54. 대학병원 지환의 방
지환, 흰가운으로 갈아입은 모습으로 들어와 책상에 앉는데..
노크소리 나고.. 간호사 서류봉투를 들고 들어온다.
간호사 선생님 이거..
지환 뭡니까?
간호사 모르겠어요. 수술 끝나구 와보니까 제 책상 위에 있더라구요. 선생님 앞으루 온건 데, 보낸 사람 이름두 없구 주소나 연락처두 없어요. 뭐 열어보시면 알겠죠. 누가 보낸 건지.
지환 (받고) 고마워요. 나가 일 봐요.
간호사 (목례하고 나간다)
지환, 자신의 이름만 적혀있는 봉투 갸웃하며 보고는 칼로 봉투를 절개한 후 내용물 무 심코 확인하는데..
봉투 안엔 사진 한 장이 들어있다. (아직은 사진 뒷면 흰부분으로 보여지는)
지환, 의아해하며 그 사진 꺼내서 뒤로 돌려서 보는데 믿을 수 없게도..
아내와 정우의 키스사진이다!
지환 (경악하고)... ... (엄청난 충격인 채로 얼어붙는)... ...(손에서 사진이 흘러나가 흩날리며 바닥에 떨어지고 지환의 양팔도 풀썩 떨어져 흘러내린다)
#55. 영심 부부방
훈이 바닥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고..
영심, 마구 흔들리는 마음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다.
대문 밖에 정우가 있다. 정우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극심하게 갈등하는 영심.
시계 오후 2시를 지나고 2시30분을 지나고 3시를 지나고 있다.
시간경과에 따른 영심과 훈이의 모습 다르게 보여지고..
#56. 민원장 저택 앞
하염없이 영심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정우.
시간경과에 따른 정우의 기다리는 모습 애처롭게 보여지고..
#57. 대학병원 지환의 방
멍하게 미동없이 앉아있던 지환, 어느순간 안간힘으로 일어서고, 천천히 걸어나가 바닥 에 떨어진 사진을 집어서 다시 서류봉투에 넣고, 가운을 벗고 겉옷을 입은 후, 그 서류 봉투 들고 밖으로 나간다.
싸늘하게 굳은 지환, 그러나 차가운 두눈엔 무서운 분노가 일렁이고 있다.
#58. 대학병원 주차장, 지환의 차
지환, 차에 오르고 서류봉투를 조수석에 휙 던지고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켜 가파르 게 질주해나간다. 지환의 분노가 무섭다.
#59. 영심 부부방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영심, 시선을 돌려 시계를 보면 벌써 4시다.
고통인 채로 그렇게 앉아서 오래 망설이고 있던 영심, 스르르 일어나고.. 화장대 서랍 어딘가에서 정우의 생일선물을 꺼내고.. 선물상자 열어서 다이어리 내려다보며 마지막 까지 망설이다가.. 어느 순간 다급해진 손길로 상자 뚜껑을 닫고는 정우의 생일선물을 손에 들고 정신없이 방을 뛰쳐나간다.
영심이 정신없이 뛰쳐나간 영심의 방안엔 훈이가 혼자 침대에 새근새근 잠들어 있다.
#60. 저택 계단 - 1층 거실
정신없이 계단을 뛰어내려와 거실을 달려나가 밖으로 나가는 영심.
#61. 민원장 저택 정원
영심, 미친 여자처럼 정신없이 그렇게 정우 향해 달려가고 있다.
허겁지겁 다급하게 달려나가다 신발 한짝이 벗겨지는 영심. 벗겨진 줄도 모르고 달려나 가다 뒤늦게 깨닫고.. 뒤돌아 달려가 그 신발 한짝을 손에 주워들고 다시 정신없이 달 려나간다.
영심, 그렇게 허겁지겁 뭐에 홀린 사람처럼 달려나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62. 저택 대문앞
대문을 열고 뛰쳐나오는 영심.
영심의 시선에.. 고개를 떨군 채 담벼락에 기대서 있는 정우.
영심 (정우다!)... ...
정우 (아직 모르고 고개를 떨군 채)... ...
영심 (이끌리듯 천천히 다가가서 앞에 선다)
정우 (고개를 떨구고 있는 정우의 시선에 신발 한짝이 없는 영심의 발!)... ...(고개를 들고 쳐다보면 영심이다!)... ...(애틋한 눈으로 이마의 상처 아프게 바라보기만)
영심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며)... ... 저,정우..씨, 여,여기 정우씨 새,생일선물.. (양 손으로 내미는데)
정우 (선물보다 영심의 손에 쥐어져있는 영심의 신발 한짝에 시선이 못박힌다)... ... (가슴이 아리고)...
정우, 그저 신발과 선물 같이 받아들고 나서 묵묵히 쭈그리고 앉는다.
영심 (?)
정우 발 들어봐요.
영심 (그제야 내려보면 신발 한짝 신지 않은 채다!)... (난감하고 창피하고)...
정우 어서요.
영심 (그저 들고)
정우 (영심의 양말에 묻은 먼지 잘 털어내고 신발을 신겨준다)
영심 (글썽글썽인 채로)... ...
정우 (일어나 깊은 시선으로 찬찬히 보다가 느끼고) 어디 아파요?
영심 아뇨.
정우 이리 대봐요. (이마에 열을 짚고는 놀라고) 뭐가 아뇨예요? 몸이 불덩인데?
영심 그냥 몸살이예요. 약도 먹었고 괜찮아요.
정우 괜찮은 사람 몸이 이래요?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 무슨 사람이 툭하면 아파요? 쌩쌩 하다면서요? 나한테 미안할 정도로 쌩쌩하다면서요? 쌩쌩한 게 이거예요?
영심 ... ...
정우 ... ... (영심의 손목을 잡고) 가요.
영심 어딜요?
정우 몰라요. 가면서 생각해요.
영심 안돼요 난. 그냥.. 돌아가요.
정우 싫어요. 그냥은 안가요. 그냥은 못가요. 못가..겠어요.
영심 정우씨.
정우 (영심의 손목을 잡고 성큼성큼 걸어내려가는)
영심 정우, (만류하려다 그냥 이끌리듯 따라내려간다)
정우 ... ...
영심 ... ...
#63. 정우 고시원방 안 - 밖
정우, 들어오고..
정우 들어..와요.
영심 (못 들어오고 문밖에 서 있는)
정우 (잡아끌어서 들어오게 만들고)
영심 (난감해하며 서 있다)
정우 앉아요.
영심 (그저 끄덕이고 불편해하며 앉는다)
정우 디게 좁죠. 나 이렇게 살아요.
영심 (그저 또 끄덕끄덕)
정우 잠시만 있어봐요. (나간다)
영심 (그제서야 크게 숨을 내쉬며 긴장을 푼다)... (천천히 정우의 방을 둘러보는)... (정우가 이렇게 사는구나! 이렇게 좁은 데서 혼자 지내는구나!)... (정우의 책상, 책들, 건축설계 모형들, 등등을 애틋한 시선으로 둘러본다)
정우 들어오는 소리 나고.. 다시 확 경직되는 영심.
정우, 얼음이 둥둥 떠 있는 세수대야물 들고 들어온다.
영심 (?)...
정우 (대야를 방에 놓고 수건을 가져다 적셔서 잘 짠다)
영심 (어!)...
정우 (그 수건 건네는) 이마에 대고 있어요.
영심 (먹먹해지고)... ...
정우 뭐해요. 안받구. 내가 해줘요?
영심 (받는다)
정우 이불 펴구 누우라구 하면 영심씨 기겁할 테니까 불편해두 그냥 앉아서 대구 있어 요. 저쪽 벽으루 가 기대든지요.
영심 (시키는 대로 벽에 가서 기대고 수건을 이마에 댄다)
정우 열 내리면.. 열 내리는 것만 확인하면.. 집에 데려다 줄게요.
영심 (가슴 저밑에서 따뜻하고 벅찬 뭔가가 차 오르고)
정우 (영심의 옆으로 가 벽에 기대며 나란히 앉는다)
영심 (긴장되고 떨려오고)
정우 팔 아프면 내 어깨에 기대도 되는데.. 그럼 한결 편할 텐데..
영심 ... ...
정우 그러구 계속 있으면 팔에 쥐날 텐데..
영심 ... ...
정우 난 세번은 안 권하는데.. 이게 마지막 권하는 건데..
영심 (가만히 정우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정우 (영심이 편하게 자세를 맞춰준다)
영심 ... ...
정우 ... ... (생일선물 상자 가져다 내려보며) 내 생일선물, 뭐예요?
영심 다이어리예요. 2005년 다이어리. 유학가서 쓰세요.
정우 (가슴이 먹먹해지는)... (상자 열고 물끄러미 다이어리 내려다보고만)... ...
영심 거기다 정우씨 일기두 쓰구 계획두 짜구 메모두 하구.. 다이어리 꺼내서 쓸때마다 사준 사람 생각두 하구.. 그러라구요.. 적어두 내년 한해동안 만큼은 생각하기 싫 어두 나 기억하게 하려구.. 그럴려구..
정우 (다이어리 한쪽에 놓아둔다)... (영심 바라보며 힘들고)... (그저 머뭇머뭇 다가가 영심의 손을 잡는다)
영심 (그 손 꽉 맞잡는다)
정우 ... ...
영심 ... ...
#64. 영심 부부방
침대에서 혼자 자고 있던 훈이, 깨어나 기어가고.. 기어가다가 그만 바닥으로 쿵하고 떨어진다. 훈이 놀라서 울어젖히고.. 울면서 방 밖으로 기어나간다
#65. 1층 거실
훈이 가파르게 울어젖히는 소리 시끄럽게 들리는 가운데..
막 장을 봐서 현관으로 들어서는 파출부 아줌마, 의아해하며 바쁘게 거실로 들어간다.
파출부 (장바구니 놓으며) 아니 왜 저렇게 울어대? 저이 외숙모 있을텐데? (2층으로 가며) 지원엄마! 훈이 울잖아? 지원엄마 2층에 없어? 지원엄마?
#66. 2층 거실 - 계단
위험스레 점점 계단을 향해 기어가고 있는 훈이.
훈이, 계단 끝에 위험천만인 모습으로 도착하고..
2층으로 올라오던 파출부, 계단끝에 떨어지기 직전인 모습으로 위태롭게 멈춰서있는 훈 이 발견하고 비명을 지른다.
파출부 안돼! 안돼-! (하는데)
계단으로 떨어져 구르는 훈이!
비명을 지르며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파출부!
*짧은 시간경과 되고..
분노에 찬 지환, 가파르게 거실로 들어온다.
지환, 주방을 확인하고 2층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는데..
지환의 시선에.. 계단 한가운데 바들바들 떨며 멍하니 서 있는 파출부. 그리고 파출부 의 발치에 쓰러져 있는 훈이.
지환 (뛰어올라가고, 아이를 살피며) 무슨 일입니까?
파출부 계,계단에서 구,굴러 떠,떨어져,졌어요 바,방금.
지환 (의식을 깨우려는 듯) 훈아? 훈아? (빠르게 살피며 응급처지하며) 집사람은요? 집 사람 어디 있습니까?
파출부 모,모르겠어요. 장에 갔다 왔더니 없어요.
지환 (부들부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아 오르고, 무서운 표정으로 아이를 안고 계단 을 내려간다)
#67. 동 고시원
정우의 어깨에 기대어 앉아있는 영심.
영심 열..내린 것 같아요. 그만 가봐야 될 거 같은데..
정우 (수건을 떼내고 이마에 손을 대어보고는 끄덕인다)
영심 가서 저녁준비 해야 돼요. 그만 일어날게요.
정우 (그저 끄덕이고)
영심 (아쉬움으로 일어난다)
정우 (아쉬움으로 일어난다)
영심 (그저 걸어나가는데)
정우 (팔을 잡고 돌려세워 가만히 안는다)
영심 (움찔하지만 받아들이고)
정우 (안타까움과 애틋함으로)... ...
영심 (안타까움과 애틋함으로)... ...
그때 영심의 핸드폰 울리고..
영심 (움찔 놀라고)... (천천히 정우에게서 몸을 떼낸다)
정우 ... ... 받아요.
영심 ... ... (받고, 집이다) 여보..세요? (사이) 네 아줌마, 저예요. (사이, 얼어붙고) 네? ... ...
정우 (?)
영심 (수화기 귀에 대고 얼어붙은 채)... ...
#68. 대학병원 복도
영심, 정신없이 달려온다.
#69. 훈이 입원실
훈이, 머리며 다리 기브스한 채 잠들어 있고..
지환, 아내 향한 분노로 치를 떨고 있다.
그리고 정신없이 뛰어들어오는 영심.
그런 영심을 노려보는 지환.
영심 (남편의 시선보단 훈이를 먼저 살피는)... (훈이의 몰골에 풀썩 몸이 꺾이고) 후, 훈아? (하는데)
지환 (천천히 다가가 무서운 기세로 아내의 뺨을 날린다)... (한 대, 두 대, 석 대, 무 섭게 연속적으로)
영심 (그저 맞는)... (망연한 채)... ...
지환 (무서운 분노로 노려보는)
아내를 향한 살기 띈 지환의 무서운 분노에서.. -제12부 끝.-
13회 대본-- 어제 끝부분 몰랐는데 끝부분이 좀 다르지 않나요? 대본이랑 드라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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