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열대야 13
#1. 훈이 입원실
누에
Rock & Roll Summer
훈이, 머리며 다리 기브스한 채 잠들어 있고..
지환, 아내 향한 분노로 치를 떨고 있다.
그리고 정신없이 뛰어들어오는 영심.
그런 영심을 노려보는 지환.
영심 (남편의 시선보단 훈이를 먼저 살피는)... (훈이의 몰골에 풀썩 몸이 꺾이고) 후, 훈아? (하는데)
지환 (천천히 다가와 무서운 기세로 아내의 뺨을 날린다)... (한대 두대 석대, 무섭게 연속적으로)
영심 (그저 맞는)... (망연한 채)... ...
지환 (무서운 분노로 노려보는)
#2. 인테리어 사무실
영심과 정우의 키스사진 들어있는 핸드폰 응시하고 있는 지혜.
지혜 니가 멈추지 않으면 내가 멈추게 만들거야 박정우! 미안해요 형님. 나로선 이 방법 밖엔 없네요. 형님두 이걸루 정우 본심이 뭔지 제대루 아시길 바래요. (핸드폰의 사진을 삭제시킨다)
그때 제방에서 정신없이 뛰어나오는 수현.
수현 어떡해 어떡해 우리훈이 어떡해! (정신없이 달려나가는)
지혜 (?) 소장님? (뒤쫓아가며) 소장님 무슨 일이세요?
수현 (울먹) 지혜야아..! 나 좀 나 좀 잡아줘.
지혜 (다가가 부축해주고) 도대체 무슨 일인데 이러세요?
수현 후,훈이 우리훈이...!
지혜 훈이가 왜요?
수현 이,이층 계,계단에서 구,굴러떨어졌대.
지혜 네?
수현 우,운전 좀 해줘. 나,난 못하겠어. 아,아무것두 모,못하겠어 나,난.
지혜 (놀란 채)...
#3. 훈이 입원실
영심, 시체처럼 앉아있고.. 지환, 영심에게 등을 보이며 서 있다.
지환 어디 갔었어 너?
영심 ... ...
지환 대답해.
영심 ... ...
지환 어디 갔었냐구 묻잖아? 대답해 얼른.
영심 ... ...
지환 (증오에 찬 낮은 목소리) 대답해 오영심! 대답해. 대답해. 대답해에에-!
영심 ... ... 그,그사람.. 마,만났어. (텅빈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지환 (휘청하고 침대를 잡는다)... ...
영심 ... ...
지환 나가.
영심 ... ...
지환 나가. 넌 여기 있을 자격 없어. 나가.
영심 ... ...
지환 (내지르는) 나가! 나가! 나가라잖아 나가아-!
영심 (스르르 일어나서 망연히 나간다)
지환 (풀썩 바닥에 무릎을 끓고 주저앉고 만다)... ...
지환, 상처입은 짐승처럼 그렇게 처연하게.. 위험하게..
지환인생에 처음으로 받아본 상처다. 지환, 그렇게 속수무책인 채로..
#4. 훈이 입원실 밖 - 병원 복도
병실 문밖에 서서 입을 틀어막고 흐느껴 울고있는 영심.
어떻게 하다 일이 이지경까지 돼버렸는지 모르겠다.
다급하게 달려와 영심을 발견하고 멈춰서는 수현과 지혜.
수현 후,훈인? 괘,괜찮지? 괘,괜찮은 거지? 어?
영심 ... ...
수현 어,얼마나 얼마나 다,다친 거야 언니?
영심 ... ....
수현 어,언니?
영심 ... ...
수현 (영심의 반응에 더욱 불안해져서 급하게 안으로 들어간다)
지혜 (영심 일별하고 급하게 안으로 들어간다)
영심 (스르르 주저앉고 하염없는 눈물을 주르르 흘린다)
#5. 훈이 입원실
훈이 다친 몸 떨리는 손으로 쓰다듬고 살피며 애끓는 모정으로 울고있는 수현.
지혜, 기브스한 훈이 몰골에 놀라고 안쓰러운 채..
지환 왼쪽무릎 아래부분에 골절이 있는 거 빼면 다행히 다른 데 잘못된 데는 없어. 머리 찰과상은 걱정 안해두 돼. 흉질 염려 없어. 다만 많이 놀랬을테니까 빨리 안정 찾 을 수 있도록 니가 특별히 신경써야 될거야.
수현 말두 안돼. 어떻게 한살박이 애를 이꼴루.. 언닌 뭐했대? 우리훈이 이렇게 되도록 언닌 도대체 뭐하구 있었대? 어?
지환 (얼굴 근육이 파르르 떨리는)... ...
수현 제자식 아니라구 이래두 되는 거야? 언니자식 아니라구 이렇게 함부루 이렇게 아무 렇게 해두 되는 거냐구우? 용서 못해! 용서 안해! 나, 이번일 그냥은 절대 안넘어 가 오빠?
지환 ... ...
지혜 (지환의 기척을 살피고 문밖의 영심을 응시하는)
#6. 훈이 입원실 밖 - 병원복도
영심, 웅크리고 앉아 하염없이 울고있는데..
안에서 지환과 지혜가 나온다.
지환 (싸늘하게 일별하고 걸어나간다)
지혜 (그런 지환과 영심 차례로 보며 심정 복잡해지고)... ... 집으루.. 가요.. 형님.
영심 ... ...
지혜 훈이.. 만에 하나인 경울 대비해서 일주일정도 입원해 있을 거래요. 가서 옷이랑 기저귀도 챙겨와야 하고 분유두 챙겨와야 하구.. 저 지금 집에 다녀와야 하는데 형 님 모셔다 드릴게요. 여기 계셔봐야..
영심 ... ...
지혜 (일으켜 세우고) 가세요 저랑. (부축해서 걸어나간다)
영심 (그저 따라간다)
지혜 (영심 바라보며 마음 무거워진다)
#7. 도로, 달리는 택시 안 (밤)
나란히 앉아있는 영심과 지혜.
영심 ... ...
지혜 ... ... 훈인.. 어쩌..다가? 집에.. 안 계셨..다면서요?
영심 ... ...
지혜 훈이.. 다친 것두 아주..버님이 먼저 발견..하셨다구 하던데..
형님은.. 어디.. 계셨..더랬어요?
영심 ... ...
지혜 (어떤 예감으로 영심을 쏘듯 응시한다)
#8. 고시원
정우, 영심이 걱정돼서 안절부절이다.
정우,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핸드폰 집어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9. 도로, 달리는 택시 안 (밤)
두 동서 각자의 감정으로 그렇게 나란히 앉아 달려가는데..
울리는 영심의 핸드폰 메시지 도착벨.
영심 (못듣고 그저 멍한 채)... ...
지혜 (듣고 영심의 핸드백으로 시선을 주는)... 메시지.. 왔나분데요 형님?
영심 (못듣고 미동없이 그대로)... ...
지혜 제가..꺼내..드려요? 아주버님일지두 모르구 애들한테서 온건지두 모르잖아요.
영심 ... ...
지혜 (잠시 고민하다가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 건내려다가 힐끗 보면)
핸드폰 문자메시지 정우다!
<무슨 일이예요? 지금 병원이예요? 연락줘요. 걱정돼 미치겠어요 나.>
지혜 (핸드폰 움켜쥔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홱 영심을 노려본다)
#10. 대학병원 지환의 방
양손으로 이마를 싸안은 채 혼란과 절망감으로 앉아있는 지환.
#11. 민원장 저택 전경 (밤)
#12. 민원장 저택 거실
나여사, 파르르해서 급하게 들어온다.
지혜 오셨..어요 어머니?
나여사 어딨어? 이 물건 어딨어? 이 썩을 물건 지금 어딨어?
지혜 방에..있어요.
나여사 (무서운 기세로 2층으로 올라간다)
지혜 (정우 메시지로 인해 당해도 싸다는 시선으로 올려본다)
#13. 영심 부부방
영심, 침대에 멍하니 걸터앉아 있는데.. 와락 사납게 들어오는 나여사.
영심 (스르르 일어나고)
나여사 (노기로) 나가! 너 나가! 이집에서 내집에서 당장 나가! 어서 어서 나가 어서!
영심 ... ...
나여사 나두 더는 이제 더이상은 너란 물건 못 참겠어! 참아줄 수가 없어 내가! 긴말 하지 말자 우리. 언성 높이구 핏대 세울 필요두 없어. 그냥 나가. 그냥 조용히 나가. 그 럼 돼.
영심 어머니!
나여사 어머니라구 부르지두 말어! 오늘부러 나 지긋지긋한 니 어머니노릇 사절이야! 짐 싸! 어서!
영심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어머니! 용서해주세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어머니!
나여사 뭐어 용서? 애를 저지경으루 만들어놓구 용서? 너 증말 뻔뻔스럽다? 엉? 이게 어디 용서하구 말구 해서 될 일이야? 어? 내가 너 용서한다구 그 어린 게 오늘 겪은 충 격이 없어져? 내가 너 용서한다구 우리훈이 오늘 느낀 공포가 없어지냐구? 평생 가 는 거야. 평생 따라다니는 거야. 알아? 너 이번일루 우리훈이 성격에 장애 오면 어 쩔 거야? 고소공포증 생기구 불안장애 오면 어쩔 거야 너?
영심 ... ...
나여사 뭐 이런 말 하구 자시구 할 필요두 없어! 난, 너 절대 용서 못하니까 짐싸서 나가! 너란 물건 이젠 지긋지긋 신물나구 단 1초도 니꼴 보기 싫으니까 내집에서 나가줘! 알았지?
영심 ... ...
나여사 뭐해? 짐 안싸구? 알았어. 내가 싸줄게. 그래 내가 내가 싸줄게.
나여사, 사나운 기세로 옷장문을 열고 여행용가방을 꺼내 영심의 옷을 쑤셔넣고 화장대 로 가서 영심의 화장품을 쑤셔넣는다.
영심 ... ...
#14. 2층 거실
건호와 지원, 문밖에 나란히 서서 열린 문 사이로 그 광경 바라보며 훌쩍이고 있다.
#15. 영심 부부방
나여사, 여행용 가방 성마르게 지퍼를 잠그고.. 그 가방 영심의 손에 쥐어준다.
나여사 나가!
영심 어머니 제발..!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이렇게 빌게요! 어머니 제가 이렇게 이렇 게 빌게요! 용서해주세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어머니!
나여사 (잡아 끌고서 나가며) 나가! 어서 안나가? 나가! 나가아-!
영심 (끌려나가며)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제발!
#16. 2층 거실
나여사, 영심을 끌고 나오다.. 훌쩍이고 있는 건호와 지원 발견하고 움찔 멈춰선다.
영심 (건호와 지원 발견하고 가슴이 내려앉고)... ...
건호 (엄마를 눈물로 쏘아본다)
지원 (할머니를 눈물로 쏘아본다)
나여사 (난감한 채)... ... 애들한테 더 험한 꼴 보이기 싫음 더 이상 소란 피우지말구 조 용히 니 발루 나가. 내려와. 아래층에서 기다리구 있으마. (파르르 내려간다)
영심 ... ... 미안해 건호야. 미안해 지원아. 엄마, 잠시 나갔다가, 잠시만 나가있다가, 할머니 화 풀리시면, 할머니 화 다 풀리시면, 그때 들어올게. 오래 안걸릴거야. 할 머니 잠드시면 그때 그때 들어올거야. 그러니까 숙제하구 공부두 하구 그러구 있 어. 알았지? 알았지 아들? (하는데)
건호 (홱 뒤돌아 눈물을 훔치며 제방으로 뛰어들어간다)
영심 (미어지고)... ... 오빠 엄마한테 화 많이 났나부다. 지원이 니가 엄마대신 오빠 화 좀 풀어줘. 음?
지원 가지마! 나가지마 엄마! 엉? 할머니가 야단쳐두 자꾸자꾸 야단쳐두 나가지말고 방 에 꼭꼭 숨어 있어! 문 잠그면 되잖아? 할머니 못들어오게 문 잠궈버리면 되잖아?
영심 (가만히 껴안고) 엄마 아무데두 안가. 집앞에 대문앞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지원 이가 할머니 주무시나 안주무시나 망 보구 있다가, 할머니 주무시면 엄마한테 전화 해줘. 그럼 엄마가 열쇠로 문 따서 할머니 몰래 살금살금 들어올 거야. 그래서 그 땐 지원이 말대루 방에 꼭꼭 숨을 거야. 할머니 못들어오시게. 어때? 엄마 계획? 지금 숨으면 할머니가 다 아시잖아. 그지?
지원 (끄덕끄덕) 그럼 조금 있다가 내가 전화하면 엄마 꼭 들어와야 돼? 알았지?
영심 그럼 당연하지. (딸의 눈물을 닦아준다) 울지마. 왜 울어?
지원 (엄마의 눈물을 닦아준다) 엄마두 울지마. 엄마가 우니까 지원이두 눈물 나잖아.
영심 안울게 엄마. 봐? 푸헤헤. 푸헤헤. 엄마 웃잖아. 지원이두 웃어봐.
지원 (눈물 가득한 눈으로 웃는다)
영심 (가슴이 미어진다)
#17. 1층 거실
영심, 여행용 가방 들고 계단에서 내려오고..
나여사, 소파에 앉아서 얼른 나가라고 손짓으로만..
영심, 그저 나간다.
지혜, 주방에서 그 광경 보고 있다.
#18. 저택 대문 앞 - 지환의 차 (밤)
안에서 나온 영심, 여행가방 들고 대문 한 옆으로 가서 선다.
영심, 참담하고..
영심 훈아 미안해.. 숙모가 너무 너무 미안해.. 잘못했어.. 숙모가 잘못했어 훈아..
*시간경과 되고..
미처 외투를 챙겨입고 나오지 못한 영심, 매운 추위 속에 오돌오돌 떨며 서있다.
헤드라이트 불빛과 함께 지환의 차, 다가와 멈춰선다.
지환과 영심, 동시에 서로를 발견하고.. 복잡한 시선으로 공중에서 만난다.
지환, 차에서 내리고 쏘아보며 다가간다.
지환 (여행가방 발견하고 그 가방 예민하게 응시한다)
영심 어머..니가..
지환 타. (뒤돌아 성큼성큼 걸어가 차에 올라탄다)
영심 ... (뒤따라가 오른다)
지환, 차를 출발시킨다. 가파르게 출발하는 지환의 차.
지환 ... ...
영심 ... ...
#19. 음식점의 방
마주앉아 있는 지환과 영심.
종업원 들어와 찻잔을 각각 놓는다.
지환 오늘은 그냥 집사랑이랑 얘기만 좀 하다 갈겁니다. 사장님께 말씀드렸는데..
종업 네. 전해들었습니다. 사장님께서 차 좀 내드리라구 하셔서..
지환 네. 고마워요.
종업 그럼.. (목례하고 나간다)
영심 (고개 숙인 채)... ...
지환 (노려본다)... ...
영심 훈인..좀..어,어때요?
지환 (노려보며 서류봉투 상에 올려놓는다)
영심 (?) 뭐..예요 이게?
지환 그건 내가 너한테 묻구 싶은 말이야.
영심 (?해서 봉투 안을 보면 사진 한장이 있다. 꺼내서 보고는 경악한다!)
지환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니? 니가 나한테 어떻게?
영심 (충격인 채로)... ...
영심, 툭 하고 사진을 떨어뜨리고 영심과 정우의 키스장면이 담긴 사진 적나라하게 상 위에 펼쳐진다.
영심 ... ...
지환 (분노와 독기로 그 사진 노려보며) 잤..니?
영심 ... ...
지환 걔랑.. 잤니.. 너?
영심 ... ...
지환 그래? 그런 거야?
영심 ... ...
지환 왜 대답을 못해? 잤냐구? 잤냐구우? 그자식이랑 잤냐구우?
영심 (멍한 채 그저 가로젓는다)... ...
지환 ... ... 어떻게 해줄까 내가? 헤어져주면 되겠니?
영심 여,여보 여,여보 나,난, (하는데)
지환 (O.L) 그 더런 입으루 함부루 나 부르지 말랬지. 불결해. 더럽고 추해. 오물을 뒤 집어쓰구 앉아있는 기분이야. 역해. 역겨워. 참을수 없을 만큼 난 니가 역겨워.
영심 ... ...
지환 어떻게 니가 나한테.. 어떻게 니가 감히 나한테.. 허어.. 허어.. (허탈한 웃음)
영심 ... ...
지환 생각..해보자. 넌 너대루 난 나대루. 너하구 나, 앞으루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 정리되면.. 그때.. 연락하자. (일어나 싸늘하게 나간다)
영심 ... ... (넋이 나간 얼굴로 미동도 없이 바위처럼 그렇게 앉아있다)
#20. 음식점 앞 (밤)
영심, 넋나간 얼굴로 휘청휘청 나온다.
영심의 시선에.. 음식점 앞에 휑덩그러니 놓여져있는 남편이 두고간 자신의 짐가방.
영심, 잠시 막막하게 보고.. 다가가 그 짐가방을 집어서 들고.. 휘청휘청 걸어나간다.
#21. 거리 (밤)
영심, 외투도 없는 얇은 옷차림으로 매운 12월의 밤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짐가방 든 채 그렇게 목적도 없이 휘청휘청 걷고 또 걷고 있다.
#22. 민원장 저택 거실 - 민원장 부부방
살금살금 까치발로 계단을 내려온 지원, 살금살금 까치발로 할머니방으로 간다.
지원, 할머니 방문에 바싹 귀를 갖다대고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려고 애를 쓴다.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지원, 조심조심 손잡이를 돌려서 문을 연다.
지원, 살금살금 들어와서 보면..
할머니 잠들어 있고 코까지 골고 있다. (*민원장은 현재 출장간 상황으로!)
지원 (잠자는 할머니 확인하고 생긋 웃고는 살금살금 나간다)
거실로 나온 지원, 2층으로 살금살금 올라간다.
#23. 2층 거실
지원, 소파에 앉아 연신 아래층 눈치 살피고 주위 한번 쓰윽 둘러보고는 살금살금 전화 수화기를 든다. 엄마의 핸드폰 번호를 한자리 한자리 또박또박 누르는 지원.
#24. 수미 치킨집 앞 (밤)
영심, <사정이 있어서 3일간 영업을 못하게 됐습니다. 죄송하구요, 3일간 제가 가게를 비우니까니 급한용무가 있는 분은 핸드폰으로 연락주세요.> 수미의 안내문 처연하게 바 라보고 있다.
그저 쭈그리고 앉는데.. 핸드폰 울린다.
영심 (꺼내서 받으면 집이다) 여,여보..세요?
지원 (F, 소근) 엄마 나야 지원이.
영심 어어 지원아!
지원 (F, 소근) 지금 할머니 주무시니까 빨랑 들어와 엄마.
영심 (할말 잃은 채)... ...
지원 (F, 소근) 엄마? 엄마? (불안) 어,엄..마?
영심 어어 그,그래 지원아 듣구있어. 엄마 듣구있어 지원아.
지원 (F, 소근) 난 또 깜짝 놀랬잖아. 있잖아 엄마, 내가 방금 할머니방에 몰래몰래 가 서 할머니 주무시는 거 보구 왔거든, 그러니까 엄마 지금 들어와두 돼. 빨랑 들어 와 엄마. 혹시라두 할머니 깨시면 큰일나잖아.
영심 (미어지고)... ...
지원 (F, 소근) 왜 아무말 안해 엄마? 얼른 들오라니까? 얼른?
영심 지원아 있잖아.. 지원아 엄마가 있잖아.. 엄마가.. 엄마가.. 엄마가..(마침내 울음 이 터지고)... (흐느껴 운다)
지원 (F, 놀라서) 엄마? 엄마 울어? 엄마 지금 우는 거야? 왜 울어? 어? 왜 울어 엄마? 울지마! 울지마 엄마!
영심 (수화기 막고 운다)... (엉엉 운다)... (서럽게 운다)
#25. 민원장 저택 대문 앞 - 지환의 차 (밤)
대문을 열고 살금살금 나오는 지원.
지원, 대문 밖으로 나와서 엄마를 찾는데..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불안해진 지원, 이쪽으로 가서 찾아보고 또 저쪽으로 가서 찾아보고.. 그러나 엄마의 모습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금새 울상이 되는 지원. 지원, 차츰 불안해지고 한순간 앙-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엄마! 엄마! 엄마아아-! 어두운 골목을 헤매다니며 지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엉 엉 울면서 엄마를 찾아다닌다.
달려오던 지환의 차, 지원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서 멈춰선다.
부리나케 차에서 내리는 지환.
지환 지원아! (달려가며) 지원아!
지원 (돌아보고) 아빠! (달려가 안긴다)
지환 왜 나와있어? 깜깜한데.
지원 (엉엉 울며) 엄마가 없어! 엄마가 없어 아빠! 대문 앞에 있겠다고 지원이랑 약속했 는데 나와보니까 엄마가 없어 아빠! 내가 아무리 찾아봐두 엄마가 없어 아빠!
지환 (난감하고, 그저 지원을 껴안는다)...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26. 고시원
정우, 핸드폰 귀에 대고 기다리고 있는데 영심의 핸드폰 계속 통화중이다.
갸웃하는 정우. 영심 걱정으로 애가 탄다.
#27. 수미 치킨집 앞 (밤)
영심, 핸드폰 쥔 채 하염없이 울고 있다.
어느 순간 영심, 눈물 닦고, 마음 다잡고, 아 아 목소리도 가다듬고, 핸드폰 다시 귀에 댄다.
영심 지원아! 지원아? (연결상태인데 지원 아무 대답이 없다!) 지원이.. 없니? 지원아?
(없나보다 슬픈 표정으로 핸드폰을 닫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울리는 핸드폰!
영심 (급하게 바로 받고 여전히 울음기로) 어 지원아! 미안해. 놀랬지? 엄마 눈에 갑자 기 뭐가 날라들어와서.. 그게 너무 아파서..그게 엄마눈을 막 찌르구 아프게 해 서.. 그래서 쬐끔 아주 쬐끔 눈물이 난 거야.
#28. 고시원 - 수미 치킨집 앞 (밤)
정우 (핸드폰 귀에 댄 채 심상치 않은 영심의 목소리 듣고 있다)
영심 엄마 운거 아니야. 엄마 안울었어. 진짜야. 엄마가 왜 울어?
정우 ... ...
영심 지원아 있잖아.. 아,아무..래두 엄마가.. 어,엄마가.. 며,며칠..동안은..집에.. 못..들어갈 거 같아. 어,엄마 치,친구가 아,아파 지원아. 마,많이 아파. 그래서.. 그래서..(하는데)
정우 거기 지금 어디예요?
영심 (깜짝 놀라서)... ...
정우 말해요. 영심씨 지금 어디예요?
영심 ... ...
정우 ... ...
#29. 수미 치킨집 앞 (밤)
정우, 황급히 달려오고..
정우의 시선에.. 여행가방을 앞에 놓고 오돌오돌 떨며 웅크리고 앉아있는 영심!
정우 (화가 나고)... (다가간다)
영심 (올려다본다)... ...
정우 (속이 상한 시선으로)... ...
#30. 고시원
불편하게 앉아있는 영심의 몸(어깨)위로 이불을 덮어주는 정우.
영심 (불편)... ...
정우, 코코아 타서 머그잔을 건넨다.
영심 (그저 받고)... ...
정우 (앉고 바라보는)... 무슨.. 일이예요?
영심 훈이가 다쳤..어요. 계단에서 굴러..떨어져서. 낮에 정우씨.. 만나러 나올 때 2층 에 혼자.. 두구 나왔..거든요.
정우 (어!)... ...
영심 많이..다쳤어요. 한참 걸음마.. 배우던 중이었는데.. 그 다리에.. 그 조그만 다리 에.. 내가..내가.. 어른두 답답한 깁스를..
정우 그렇다구 사람을 쫓아내요?
영심 쫓아낸 거 아니예요!
정우 쫓아낸 게 아니면, 저 가방은 뭐구, 지금 이 시간에 외투두 없이, 영심씨 밖에서 왜 그러구 있은 건데요?
영심 그,그건 어,어머니가 화,화가 나셔서..너무 화가 나시니까.. 내 잘못 맞잖아요. 너 무 큰 잘못을 저질렀어요 내가.
정우 (깊은 한숨)... 영심씨 시어머닌 그렇다 치구, 그럼 영심씨 남편은, 남편이란 사람 은, 영심씨 쫓겨나가는 거 손놓구 그냥 보구만 있은 거예요? 예?
영심 그런 거.. 아니..예요. 그런 사람..아니..예요.
정우 그럼 뭐예요? 그런 사람 아니면 그럼 영심씨 이꼴이 지금 뭐냐구요?
영심 알아..버렸어요. 나랑..정우씨.. 사이..
정우 (놀라는)... ...
영심 누,누가.. 남편..한테.. 사,사진..을.. 보냈..나봐요. 새,생일날.. 그,그날.. 사진 을..
정우 (얼어붙는)... ...
#31. 영심 부부방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을 이루지 못하는 지환.
지환, 일어나 앉고.. 고통스런 상념으로 괴로워하다가.. 분을 이기지 못해 거칠게 베개 를 집어던진다. 지환, 상처가 깊다.
#32. 고시원
이부자리를 펴는 정우.. 당황하는 영심..
영심 이,이불을 왜,왜 펴,펴요 저,정우씨?
정우 (이부자리 잘 깔며) 왜긴 왜예요? 잠 안잘 거예요 영심씨?
영심 아,안자요 나,난. 나,난 아,안잘 건데.
정우 (베개를 놓으며) 그럼 영심씬 자지 마요. 나 혼자 자죠 뭐. 그럼 베갠 뭐 하나만 놔야겠다!
영심 (당황한 채 뒤로 쑥 멀찍이 물러나 앉는다)
정우 (이번엔 이불을 잘 펼쳐 놓으며) 씻구 와요. 나가서 왼쪽에 화장실 있어요.
영심 나,나중에 씨,씻죠 뭐. 나,나중에.
정우 그래요 그럼. 그럼 나는 이만 자볼까나! (이불 속으로 쏘옥 들어가고, 누운 채) 잘 자요 영심씨! 참! 영심씬 오늘밤에 안잔다구 했죠? 쓰으..밤이 길텐데..겨울밤은 정말 길텐데.. 안자구 버티긴 힘들 텐데.. 내일 봐요 영심씨. (눈을 감는다)
영심 (난감)... (불퉁)... (삐죽)... (그렇게 불편하게 웅크리고 앉아있는데)
정우 (벌떡 일어나서 홱 쳐다본다)...
영심 (움찔 놀라고 바짝 긴장한 채)...
정우 이리 와서 자요.
영심 (세차게 가로젓는)
정우 (피식 웃고는) 난 기태네 가서 잘 테니까 영심씨 여기 와서 자라구요. 편하게.
영심 (어!)... ...
정우 (일어나고) 낼 아침에 봐요. 잘 자요 영심씨. (나가는)
영심 (일어나고 배웅하는) 미안..해요. 괜히 나때문에 번거롭게..
정우 문 꼭 잠그고 자요? 여긴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서 좀 그래요.
영심 네. 걱정하지 말구 가요. 그리구 뭐 누가 나같은 아줌말 거들떠나 본다구.. 여기 고시원 사람들이 들으면 웃겠다.
정우 가다가 내가 돌아올까봐 그래요. 내가.
영심 (!)... ...
정우 (그저 나간다)
영심 ... ... (문 잠그려는데)
정우 (뒤돌아서고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심 (떨려오고)
정우 (다가와 이마에다가 가만히 입을 맞춘다)
영심 (떨림으로)... ..
정우 문 꼭 잠궈요. 나 못들어오게. (나간다)
영심 (떨리는 손으로 문 잠그고 심장이 떨려 양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심호흡 한다)
#33. 기태 방
기태 잠들어 있고.. 정우, 소파에 누운 채 골똘하다.
영심 (E) 누,누가..남편..한테.. 사,사진..을..보냈..나봐요. 새,생일날..그,그날..사진 을..
정우 (지혜 짓이다!)... ...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F.O)
#34. 민원장 저택 전경 (다음날 아침)
나여사 (E) 뭐야? 아침 준비가 안돼?
#35. 동 저택 주방
지혜, 방금 내려온 듯 앞치마 손에 쥔 채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 채 서 있고.. 재환도 그 옆에 난감한 표정으로 서있다.
나여사, 어이없어 하고 있다.
지혜 죄송..해요 어머니. 형님 안계신단 생각을 못하구 늦잠..을 자버렸어요.
재환 늦잠은 아니지. 자긴 평소대로 일어난 거지.
나여사 (못마땅) 너두 그렇다. 어제 그 난리를 폈는데 잊어먹을 게 따루 있지, 자신 없으 면 알람이라두 맞추구 잤어야지.
지혜 맞추..고 잤는데 재환..씨가 바루 꺼버리는 바람에..계속..자구 말았네요. 죄송 해요 어머니.
재환 엄마는. 아침 엄마가 좀 하지? 꼭 바쁜 우리지혜 시켜야 돼?
나여사 뭐야? 니 와이프만 바쁘구 나는 뭐 그럼 한가한 사람이야? 나두 니 와이프만큼 바 쁜 사람이야.
재환 아우 봉사활동하구 직장생활 하는 거 하구 같을 수야 없지. 그리구 엄만 엄마가 결 정권자 아냐. 우리 지혜하군 다르지.
나여사 (서운섭섭) 뭐,뭐야? 그럼 니말은 새파란 며느리 놔두구 늙은 내가 새벽부터 일어 나 아들 며느리 아침밥을 지었어야 한단 그 얘기야?
재환 아휴 꼭 그렇단 얘긴 아니구 엄마 지혜 책임만은 아니다 뭐, 아 그러게 형수는 왜 쫓아냈어? 아버지 오늘 일본서 오시면 뭐라구 할거야?
나여사 그럼 그걸 그냥 놔둬? 아버지 계셨어두 나는 똑같이 했어. 썩을 물건 낯짝 두껍게 또 삐죽삐죽 들오기만 해봐 그냥!
재환 (한숨) 파출부 아줌만?
나여사 아줌마야 10시나 돼야 오지. 그리구 오늘 올지 안올지두 몰라. 어제 훈이일루 싫은 소리 좀 했더니 파르르 해서 갔어 어제.
지혜 시,시간 없으니까 아침은 그냥 빵..으루 준비..할게요 어머니.
나여사 아우 그러든지 뭐. 그래두 새애기 너 느이시아버지 안계시기 천만다행인 줄 알어. 계셨어봐. 어쩔 뻔 했어?
지혜 네.
나여사 (못마땅한 채 나간다)
재환 (지혜 향해 됐다고 윙크를 하고)
지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36. 아이들 방
지환, 아이들 옷 입는 거 도와주고 있다.
지환 (지원 옷 입히며 건호 향해) 준비물은 빠짐없이 다 챙겼어?
건호 (옷 입으며 시무룩) 네.
지환 (마음 무겁고)
지원 (시무룩) 아빠, 나 머리 묵어야 되는데? 아빠, 할 수 있어?
지환 ... 음. 여기 앉아봐. 빗 어딨어?
지원 (손으로 가리기며) 조오기.
지환 (가져다 지원의 머리를 풀고 빗질을 해서 묶는데 잘 안된다)
지원 잘 안돼?
지환 아냐. 잘 돼.
지원 엄만 한번에 예쁘게 묵어주는데.
지환 (머리 묵는 것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지원 아야. 아파 아빠. 너무 세게 잡아당기면 아프잖아. 살살해.
지환 어어 미안해. 이렇게 하면 돼? 됐어?
지원 응. (손거울 보며) 그래두 엄마가 한 것보담 안예뻐.
건호 (팩) 야 민지원, 엄마 얘기 좀 그만해! 너 한번만 더해?
지환 (착찹하고)
#37. 영심 부부방
지환, 까칠해진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옷장으로 가 문을 열고 와이셔츠 고르는데..
찾는 와이셔츠가 없다. 이곳저곳을 찾아보는 지환.
옷장 한쪽에 세탁한 후 아직 다림질하지 않은 와이셔츠 서너장이 놓여져 있다.
그 와이셔츠 집어서 물끄러미 복잡한 기분으로 내려보는 지환.
*짧은 시간경과..
지환, 다림판에다 와이셔츠 올려놓고 손수 다림질하고 있다.
다림질 생각만큼 잘 안된다. 기껏 펴놓으면 또 주름이 가고 다시 펴놓으면 또 주름이 가고.. 짜증이 치미는 지환. 다리미를 다림판에 쾅,하고 올려놓는 지환.
지환 (이러고 있는 스스로가 한심해서 참을 수가 없다)
#38. 동 저택 주방
아침식사중인 나여사, 지환, 재환, 지혜, 건호와 지원. (아침은 토스트와 우유,씨리얼)
모두들 무거운 분위기 속에 묵묵히 식사중이다.
재환 (눈치 보며 불편하고)... ...
지혜 (눈치 보며 불편하고)... ... 왜 안먹어? 지원이 빵 싫으니?
지원 엄마가 우리나라 사람은 아침엔 꼭 밥을 먹어야 튼튼해진다구 했는데. 빵 많이 먹 으면 외국 사람들처럼 디룩디룩 살찐다구 했는데.
건호 야, 그냥 먹어 민지원!
지혜 (쩝)... 미안해 지원아. 낼아침엔 작은엄마가 꼭 밥 해줄게. 그러니까 오늘만 그냥 먹어. 음?
지원 (시무룩 끄덕끄덕)
지환 (바라보며 마음이 무겁고)
재환 형수, 안찾아봐두 돼 형? 갈 데두 없잖아. 어젠 갑자기 어서 잤는지 모르겠네.
지환 ... ...
나여사 찾긴 뭘 찾아? 뭘? 아우 됐어. 그냥 놔둬. 이 넓은 서울천지에 뭐 잘 데 없을 까 봐. 새구 샌 게 호텔이구 여관이야. 애두 아니구 무슨 걱정이야.
재환 가만 보면 형두 참 무심해. 어떻게 와이프가 집을 나갔는데 이렇게 무사태평이야?
나여사 (애들 듣는다고 눈짓으로 재환을 나무라는)
재환 어 참. (아이들 눈치보며 난감해하는)
건호 (울상인 채)... ...
지원 엄마가 집을 나간 게 아니구요 작은아빠, 우리엄만 안나간다구 했는데요 할머니가 억지루 막 쫓아낸 거예요.
나여사 (끙)... ...
재환 어어..그,그래.
지혜 ... ...
지환 (힘들고)
#39. 고시원
영심, 정우의 책상에 앉아서 정우의 책들이며 물건들을 호기심으로, 애틋함으로, 훑어 보고 만져보고 있다.
그 어느순간 영심의 시선에.. 정우의 방 한구석에서 발견되는 수북한 2개월치의 정우 약봉지!
영심 (어? 가져다 보면 약봉지에 정우이름 씌여져 있다!)... (?)... (봉지 안 약들 꺼내 보면 줄줄이 수도 없이 나오는 약!)... (걱정스런 시선으로 문밖을 응시한다)
정우, 밥과 김치찌개가 전부인, 그것도 그릇이 죄 등산용 코펠인, 단촐한 아침상 들고 들어온다. 상을 방 한가운데 놓으며..
정우 자아- 아침식사 준비 완료! 와서 먹어요 영심씨.
영심 (약봉지 들어보이며) 무슨..약이 이렇게나 많아요? 정우씨 어디 아파요?
정우 (얼어붙고)... ...
영심 정우..씨?
정우 ... ... 시,식어요. 얼른 와서 먹죠. 한다구.. 했는데 맛이.. 날려나 모르겠네. 뭐 다른 반찬은 일절 없으니까 맛 없어두 억지루 먹어야 돼요.
영심 이 약.. 뭐..냐구요? 이 약..무슨..약이냐구요?
정우 아아 그거요! 그거 아버지 약인데. 어제 한꺼번에 처방을 받았거든요. 약 떨어지셨 을 텐데, 어제 갖다드린다는 게 깜빡했네요 내가.
영심 근데 왜 약봉투에 정우씨 이름이 씌여있어요?
정우 그래요? 난 또 그냥 봤네. 약사가 착각을 했나봐요. 아닌가? 내가 아버지 이름 말 한다는 게 내이름을 말했나 어제?
영심 (뭔가 석연치 않지만 안믿을 수도 없고)... ...
정우 뭐해요? 찌개 식어요. 빨랑 와요.
영심 네에..(약봉지 책상에 올려놓고, 상앞으로 가 앉고, 아직도 의아한 시선으로 정우 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우 뭐요? 아우 아니예요. 아버지약 맞아요. 팔팔하게 젊은 놈이 저 많은 약을 내가 얻 다 써요? 아니예요. 네?
영심 (끄덕이는)
정우 (숟가락 쥐어주며) 자 먹어요. 음?
영심 (그제야 상위의 광경 눈에 들어오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정우씨..매일..이렇게..먹 어요? 반찬두 없이.. 코펠에다 이렇게 간단히.. 야영 나온 사람처럼 이렇게 단촐하 게 급하게.. 혼자서 매일 매일 이렇게..
정우 (웃음으로) 나만 그런 거 아니예요. 여기 고시생들 다 이렇게 먹어요. 귀찮잖아요. 남자들 다 그래요. 야아 기분 좋다! 나 먹는 거 걱정해주는 사람두 있구. 우와 아 침부터 기분 최고다 오늘!
영심 (흘기며 웃는)... (찌개 한술 떠 먹는다)
정우 어때요?
영심 맛있어요.
정우 진짜루?
영심 진짜루.
정우 (기분 좋고)... (맛있게 먹는다)
영심 (맛있게 먹는다)... (몰래 정우 바라보며 행복하다)
정우 (몰래 영심 바라보며 행복하다)
두사람 그렇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몰래 따로, 또 같 이, 주고받는다.
*시간경과 되고..
정우, 운전학원으로 출근하기 위해 방을 나선다.
정우 7시쯤 올게요. 같이 저녁 먹어요. 아니다. 저녁에 우리 밖에서 만나서 밥두 먹구 영화두 보구 그럴까요?
영심 (가로젓는) 나 정우씨한테 이틀만 더 신세 질게요. 친구 지방서 올라오면 친구네루 갈거예요.
정우 (그저 무겁게 끄덕)
영심 대신 저녁..해놀게요. 와서 먹구가요.
정우 정말요?
영심 (끄덕)
정우 알았어요. 마치는 대루 곧장 자전거 타구 날아올게요. 저녁 해놓구 기다리구 있어 요 영심씨?
영심 (그저 끄덕)
정우 (나가는)
영심 다녀오세요.
정우 (일순 멈춰서고 천천히 뒤돌아본다)
영심 (?) 왜..요?
정우 한번만 더 말해 봐요.
영심 (?) 뭘..요?
정우 방금 한 말. 다녀..오세요.
영심 (!)... ...
정우 어서요?
영심 ... ... 다녀..오세요.
정우 (애틋한 미소) 알았어요. 나..다녀..올게요 영심씨. (나간다)
영심 (행복하고 안타깝고 그리고 몹시 슬프다)
#40. 운전학원 일각
정우, 사나운 기세로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정우 나야. 좀 만나. (사이) 아니 지금 만나. 지금 당장. (사이) 알았어. 거기서 30분 뒤에 보자. (끊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41. 커피전문점
지혜 (쏘듯 응시하고 있는)
정우 (노려보고 있는)
지혜 (좀 슬프다, 많이 슬프다) 허.. 우리..이게 무슨 꼴이니? 어떻게 너랑 내가 이런 꼴루 이런 식으루 마주앉아 있는 거니?
정우 왜..그랬어?
지혜 막을..거라구..했잖아 내가. 너 막을 사람.. 우리 아주버님밖에 없을 거 같아서.
정우 그럼 영심씬? 그럼 영심씬? 영심씨 생각은 안중에도 없어 너?
지혜 그건 내가 너한테 묻구 싶은 말이야. 관두라구 했잖아 내가. 순진하구 불쌍한 사람 데리구 장난질 그만치라구 했잖아 내가. 우리형님 생각, 안중에도 없는 건 내가 아 니라 너 아냐? 그 사진, 내가 아니라 니가, 니손으루 니가 직접, 찍은 거야.
정우 (뒤늦은 후회와 고통으로 풀썩 고개를 떨구는)... ...
지혜 난, 우리형님 너한테 더 이용 당하기 전에, 더 험한 꼴 당하기 전에, 막은 거 뿐이 야. 우리 아주버님, 자존심이 상해서라두 이번일 식구들한테 입밖으루 낼 사람 아 니구, 사회적 체면 때문이라두 이혼 같은 거 절대루 안할 사람이야. 돌아올 수 있 을 때 형님만 제자리루 돌아오면 돼.
정우 ... ...
지혜 형님, 널 아주 많이 좋아해. 이대루 너 하는 대루 계속 놔뒀다간 우리형님, 너한테 만신창이가 돼서 돌아올 거 같아서. 더 늦기 전에 니 진심이 뭔지 확실하게 알려주 구 싶었어. 지금쯤이면 형님두 니 진심이 뭔지, 알았겠지. 너한테 철저하게 이용당 하구 농락당했다는 거, 깨달았겠지.
정우 ... ...
#42. 고시원
영심, 오두마니 앉아서 힘들어 하고 있다. 떠올리는..
#43. 영심의 회상 (씬19)
지환 ... ... 어떻게 해줄까 내가? 헤어져주면 되겠니?
영심 여,여보 여,여보 나,난, (하는데)
지환 (O.L) 그 더런 입으루 함부루 나 부르지 말랬지. 불결해. 더럽고 추해. 오물을 뒤 집어쓰구 앉아있는 기분이야. 역해. 역겨워. 참을수 없을 만큼 난 니가 역겨워.
영심 ... ...
지환 어떻게 니가 나한테.. 어떻게 니가 감히 나한테.. 허어..허어.. (허탈한 웃음)
영심 ... ...
지환 생각..해보자. 넌 너대루 난 나대루. 너하구 나, 앞으루 어떻게..해야할지..
생각, 정리되면..그때..연락하자. (일어나 싸늘하게 나간다)
#44. 고시원
영심 누가.. 그런 사진을..! 도대체 왜.. 뭐 때문에.. (무릎에 턱을 괴고 앉아서 이마를 쿵쿵 찧는다)... ...(그러다가 한순간 어떤 생각에 이끌리는 듯 모든 동작이 일시 정지 되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된다)... ...(멍한 표정으로 떠올리는)
*플래시 백.. 정우의 손에 이끌려서 엘리베이터에 타고.. 정우, 엘리베이터 문을 닫고 서고.. 정우에 이끌려서 키스를 했던 그날의 장면!
영심 (터져나오려는 비명을 손으로 틀어막고 뒤늦은 깨달음으로 충격에 휩싸인다, 그 위 로 들리는)
지혜 (E) 형님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정운 아니예요! 걔 지금 돌았어요! 걔 지금 제정 신 아니예요 형님! 정우, 형님한테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저한테 상처주려구 저한 테 복수하려구요! 걘 형님한테 아무 감정 없어요! 증말 몰라서 이러시는 거예요? 말이 안돼잖아요 말이?
영심 (팔과 무릎이 풀썩 꺾이고)... ... 아,아냐! 그,그럴 리 없어! 아,아냐! 아,아닐.. 거야! 그래 아냐! 저,정우씬 아냐! 정우씬 아냐! 정우씬 아냐! 정우씬 아냐...
#45. 동 커피전문점
정우 (착 가라앉는) 그만..하자 우리. 나, 너한테 아무 짓두 안해. 걱정하지마. 진심이 야.
지혜 (!)... ...
정우 그러니까 너두 더 이상은 영심씨한테 아무 짓두 하지마. 영심씨.. 제자..리루.. 돌 려..보낼 거야 나. 그렇게.. 그렇게.. 할 거야.
지혜 (정우 표정 심상치가 않고)... ...
정우 어리..석었다 내가. 후회 돼. 다시 그날루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내 모든 걸 걸구서라두 되돌리구 싶어. 남아있는 내 목숨이라두 내놓으라 구 하면 나 그렇게 할거야. 남아있는 내 시간, 전부 다 내놓으라구 해두 나 그것두 할 거야.
지혜 ... ...
정우 조금만 기다려주지 그랬어. 내가.. 영심씨.. 정리..할 때까지.. 내가.. 영심씨랑.. 이별할 때까지..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 줬으면 좋았잖아..
지혜 정리..하구..말구가 뭐..있어? 니가..우리형님한테..이별..하구..말구가 뭐..있어?
정우 사랑..한다.
지혜 (깜짝 놀라는) 저,정우..야?
정우 나..영심씨..사랑한다 지혜야.
지혜 (얼어붙는)... ...
정우 너한테.. 고마워. (눈시울 붉어지고) 너 아니었음 모르구.. 떠났을 거야. 끝까지.. 등신처럼.. 내마음두 모른 채.. 그렇게 떠났을 거야.
지혜 마,말두 아,안돼. 거,걸 지금 나,나보구 믿으라구? 너,너 어쩜 끄,끝까지 이,이렇 게 위,위선이니?
정우 나.. 얼마 전까진 죽구..싶었다! 세상이 너무 엿같아서 세상이 너무 시시해서 그냥 죽어버리구 싶었다! 근데..나..다시 살구싶다 지혜야. 너무 살구싶다 나. 하루라두 더, 한시간이라두 더, 살구싶어. 영심씨 때문에.. 그 여자 때문에.. 나.. 미치도록 살구..싶다.
지혜 정우..야..? 아,아니지? 거,거짓..말이지? 어? 나 들으라구 나 상처받으라구 너 일 부러 나한테 이러는 거지? 어?
정우 ... ...
지혜 아냐! 그,그럴 리 없어! 말두 안돼! 이,이건 마,말두 안돼 정우야? 너 나 때문에 이러는 거잖아? 너 나 때문에 지금 이러는 거잖어? 솔직히 말해! 거짓말 그만하구 솔직히 말하란 말이야!
정우 ... ...
지혜 아니야! 그래 아니야! 니말 대루 너 우리형님 진심으루 사랑하는 거라면 이럴 순 없는 거잖아 너? 곧 유학 떠날 거면서 2개월 후면 한국 떠날 거면서 형님한테 이러 면 안되는 거잖아 너? 너 떠나구나면 우리형님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 얼마나 상처받을지 뻔히 알면서, 사랑한다면 진심으루 형님 사랑한다면 너 이렇게 무책임 일 수 없는 거잖아?
정우 (고요하게 눈물이 흐른다)... ...
지혜 (그 눈물 믿을 수가 없다!) 아냐! 아냐! 아냐! 아냐-!
#46. 고시원
충격과 절망감으로 앉아있는 영심. 고통으로 떠오르는..
*영심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었던 정우의 장면들이 영심의 깊은 슬픔으로 아픔으로 흘러 간다. (마지막 장면은 나..다녀..올게요 영심씨하고 나가던 정우의 모습으로!)
영심, 눈물이 흐르고.. 고통으로 가로젓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시간경과 되고..
젖은 눈으로 골똘하게 앉아있던 영심, 무슨 생각에서인지 천천히 일어나고 핸드백을 집 어들고 밖으로 나간다.
#47. 시장 (혹은 마트)
정우와 약속한 저녁을 짓기위해 장을 보고 있는 영심.
영심, 풀기 없고 생명감 잃은 얼굴이다.
야채를 고르고 불고기감을 사는 영심의 얼굴에 언뜻 오기와 분노의 감정이 지나간다.
#48. 병원 옥상
지환, 멍하니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런 지환을 가흔이 힘겨워하며 보고 있다.
지환 ... ...
가흔 ... ... 다친 데가 니 자존심이야 니 마음이야?
지환 ... ...
가흔 앞으루 어쩔 건데?
지환 ... ...
가흔 만일 너 지금 아픈 데가 니 자존심이라면 헤어져 영심씨랑.
지환 ... ...
가흔 애정없는 결혼생활, 10년이면 충분하잖아. 두사람 참을 만큼 참았고 견딜만큼 견뎠 어. 한계상황에 다다른 거야. 그래서 영심씨두..
지환 용서가 안돼. 어떻게 나한테.. 어떻게 지가 나한테..
가흔 사람 맘, 맘대루 안되는 거잖아. 사람 감정,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잖아. 너랑 나를 봐. 벌써 몇년이니? 노력해두 안되잖아. 아무리 애써두 안됐잖아? 영심씨두 마찬가 지였을 거야.
지환 가정있는 여자야. 자식있는 여자야. 며느리구 아내구 엄마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 어 지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냐구?
가흔 그럼 넌? 그럼 난? 너두 가정있는 남자야. 너두 자식있는 남자야. 난, 가정두 있구 자식두 있는 너, 사랑하구 있는 거구. 넌 되는데 영심씬 왜 안돼? 난, 너 사랑하게 놔두면서, 친구라는 이름으루 너 바라보게 니옆에 놔두면서, 왜 영심씬 안되는 건 데?
지환 (할말 없는)... ...
가흔 영심씨두 영심씨 감정두 니꺼 아냐. 공유할 순 있어두 니가 소유할 순 없는 거야.
지난 세월 너 해바라기 하면서 나 힘들었던 거만큼, 니옆에서 영심씨두 나만큼 힘 들었을 거야. 누가 더 힘들었을까? 니 몸만 가진 영심씨가 더 힘들었을까? 니 마음 만 가진 내가 더 힘들었을까?
지환 ... ...
가흔 너두 힘들었잖아. 너두 나만큼 영심씨만큼 힘들구 외로웠잖아. 용선 못하겠지만 이 해..할 순 있잖아? 니맘 같았을 거야. 내맘 같았을 거야. 영심씨두..
지환 ... ...
가흔 그만 헤어져. 느이부부 더 이상은 가망없어. (하는데)
지환 (O.L) 자존..심이 아니라.. 내..마음..이라면.. 칼에 베인 것처럼 참을 수 없이 아 프구 쓰린 데가 자존심이 아니라 내마음 이라면..
가흔 (얼어붙고)... ...
지환 만일.. 그런.. 거라면..
가흔 ... ...
지환 ... ...
#49. 커피전문점
지혜, 기태를 만나고 있다.
기태 무슨..일이예요? 지혜씨가 날 다 찾아오구.
지혜 ... 그냥 좀.. 궁금..한 게 있어서..요.
기태 두사람 끝난 거 아니었어요? 끝났다 그러던데. 결혼두 하셨잖아요.
지혜 네 뭐..
기태 갑자기 정우 뭐가 궁금한데요?
지혜 그냥.. 요즘 어떤가 하구.. 걱정..이 돼서요.
기태 (마시며) 어떡긴요 엉망진창이지. 갑자기 뭘 잘못 먹었는지 자식이, 생전 안하던 짓만 딥따 해제끼는 통에 내가 아주 돌아가시겠어요. 물어두 대답두 안하구.
지혜 안하던.. 짓이라뇨?
기태 예에 뭐 무단결근에 알콜중독, 거기다 툭하면 내방에 가택침입까지, 어제두 한밤중 에 불쑥 찾아왔더라구요. 지 방엔 누가 와 있대나 어쨌대나. 그러더니 또 새벽같이 달려가더라구요. 가버릴까봐 불안하다면서.
지혜 (어떤 예감으로 파르르)... ...
기태 그 자식 지혜씨랑 깨지구 완전히 질풍노도 방황기예요. 난데없이 유부녀 아줌말 사 랑한다구 하질 않나.
지혜 네? 유부녀..아줌마요?
기태 있어요. 학원 수강생인데, 내기하자구 할 땐 언제구 정신 나간 자식이 갑자기 그 아줌말 사랑하게 됐다구 하는 거예요. 자식이 정색을 하고.
지혜 내기..라뇨? 그게 무슨..
기태 아이 뭐 그냥 우리들끼리 재미루 하는 거 있어요.
지혜 무슨..내긴..데요? 괜찮으니까 말해 보세요.
기태 (이거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난감한 표정)
#50. 고시원
묵묵히 상을 차리는 영심.
상 위에 차례로 영심이 만든 맛깔스런 반찬들이 하나 둘 올려지고.. 버너 위엔 불고기 감도 올려진다.
영심, 정우의 수저를 놓으며 날이 선 표정으로 그렇게 정우를 기다린다.
#51. 운전학원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자전거를 끌고나와서 자전거에 오르는 정우.
정우, 잠시 무거운 표정 되었다가 마음 다잡아먹고.. 페달을 밟아서 달려나간다.
(*평상복 차림이었으면 좋겠어요!)
#52. 거리
쌩쌩 영심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정우의 자전거.
달려나가던 정우, 문득 꽃집을 발견하고 이끌리듯 멈춰선다. 잠시 꽃집을 무거운 시선 으로 응시하는 정우.
정우, 그 꽃집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간다.
#53. 꽃집 - 거리
장미꽃 한다발을 사는 정우.
그러나 장미다발 손에 든 정우의 표정은 무겁고 우울하기만 하다.
장미다발 한손에 쥐고 자전거에 오르는 정우. (*옷안에 품든지, 가방에 꽂든지)
정우, 장미다발과 함께 다시 영심 향해 달려나간다.
#54. 고시원
시계 6시 40분임을 확인한 영심, 버너의 불을 켜고 불고기를 끓인다.
정우의 밥도 상에 올린다. 그리고 차분히 앉아서 정우를 기다린다. 그러나 힘이 들고..
#55. 도로
손목시계 확인하며 더 속력을 내어 영심 향해 달려가는 정우.
그 어느순간, 또 시작되는 정우의 두통.
정우, 극심한 통증으로 비틀비틀 하다가 자전거째 쓰러지고.. 실신한다.
쓰러진 정우 옆으로 무심한 차들이 쌩쌩 속력을 내며 달려가고..
저만치에 정우처럼 쓰러져 있는 장미다발을 어느 트럭바퀴가 무참히 짓밟고 지나간다.
#56. 고시원
영심, 골똘하게 앉아있고, 시선을 돌려 시계를 보면 7시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인기척이 들린다.
영심, 잠시 마음을 다잡느라 가만히 앉아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데..
문앞엔 정우가 아니라 지혜가 자신을 부들부들 노려보며 서 있다!
영심 (놀라고)... ...
지혜 (질투심과 분노로 무섭게 노려본다)... ...
#57. 병원 복도 - 응급실 안
다급하게 실려와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는 실신한 정우.
의료진들 재빠르게 응급처치 하고.. 정우는 의식을 잃은 채 죽은 듯 누워있다.
#58. 고시원
지혜 (정우의 방과 영심을 탐색하듯 재빠르게 살핀다)... (정우 방에 있는 영심의 존재 참을 수가 없다!)... ...
영심 ... ...
지혜 (표독스런) 형님이 왜 여기에 계세요?
영심 ... ...
지혜 형님 정말 어쩔 수 없는 사람이군요? 훈이 그지경으루 만들어놓구, 집안 분란 일으 키며 어머니한테 쫓겨나와 놓구, 어떻게 여기에 이러구 있을 수가 있어요?
허! 정우 저녁상까지 차리셨어요? 아주버님이랑 애들은 어떻게 되든 말든 좋아하는 사람 저녁상까지 손수 차리시구 참 행복하시겠어요?
영심 ... ...
지혜 정우랑 살림이라두 차리실 건가요? 정우랑 도망이라두 치실 건가요? 어떻게 이렇 게, 형님이 어떻게 이런식으루, 사람 뒷통수를 치실 수가 있어요? 정우, 형님 아랫 동서 옛날 애인예요! 잊으셨어요? 정우, 형님 아랫동서가 오랫동안 사랑했던 사람 이예요! 아니 지금두 사랑하구 있는 사람이예요! 그런데 어떻게..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어요? 어떻게? 어떻게-?
영심 ... ...
지혜 용서 못해요 저! 용서 안해요 저! 형님한테 당한 만큼 고대루, 저두 고대루, 돌려 드릴게요!
영심 ... ...
지혜
.12월의열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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