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12
원희 마당 (밤)
(전경)
원희-(소리-답답하고 화가 나서 소리친다) 빨리 제대로 얘기 못 해? 느이 애미 숨 넘어가는 거 보고 싶어서 이래...?
(아랫방에서 지선이 엄마 소리 지르는 소리 듣고 빠르게 안채로 가는 위에)
원희-(소리-앞 대사 연결) 딴소리하지 말고 제대로 얘기 해, 니가 최서방하고 부부싸움 했다구 이럴 애 아닌 거 우리 다 알아... 니 뱃속까지 다 안다구
s#2 원희 방 (밤)
원희-(앞 대사 연결해서 톤 낮추지 말고) 니 말에 넘어갈 등신 우리 집에 한사람도 없어. 뭐야 빨리 얘기 해,..
(지선 들어오는 것 상관없이)
원희-말 못 해..? 말 안할 꺼야..? 무슨 일이 있었길래 얼굴은 퉁퉁 붓고 손은 엉망인지 어서 말 해,.. 니가 안 하면 내가 최서방한테 직접 물어 볼 거야 (급하게 수화기 잡으려는)
지연-(울고 있다가) 안돼.. 엄마.... 정말 그냥 좀 싸웠어
원희-(오, 엘) 또 딴소리 해..? (급하게 수화기 잡으려는데)
지연-(오, 엘) 제발 엄마-
할머니-지연아...너 느이 엄마 못 이겨, 어서 불어...이러고 넘어갈 일 아닌 거 왜 몰라
지숙-(소리친다) 야 답답해 미치겠어 빨리 얘기 해
지선-(어리둥절) 왜 그래...?
원희-(오, 엘-방바닥을 손으로 치며) 어서 얘기 해, 어서
지선-나... 최서방이랑 안 살고 싶어...엄마....(눈물 떨어진다)
원희-(순간 스톱 모션)
할머니-이게 무슨 소리야...?
(지숙과 지선)
원희-(너무 황당한 마음을 가다듬으며) 안 살고 싶어...?
지연-(울음)
원희-자초지종을 얘기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왜 안 살고 싶은지...
할머니-우리 지연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 보니까 무슨 큰일이 있었나보다... 어서 얘기 해
지연-...
원희-(지연을 잡아 뜯으며) 너 애미 성질 테스트 해...?
s#3 까페
(양주 마시고 있는 준호)
(효) 핸펀 울린다
(준호 본다)
(하영)
(준호 꺼버리고 테이블에 놓는다. 양주 마시는 준호)
(효) 문자 오는 소리
(준호 손대지 않고 옆에 있는 핸펀 본다)
하영-(소리) 니가 지금 어떤 입장일지 알아.... 그렇지만 내 전화는 받아 줘.... 그래야 나도 변명을 하지....
준호-(무시한다. 술 마신다)
s#4 원희 방 (밤)
지연-(울고 있고)
할머니-(흥분, 목소리까지 떨리며) 이런 망할 녀석....이런 호랑이가 물어 갈 녀석...이런 똥물에 튀길 녀석, 이런 능지처참을 해도 모자랄 녀석, 다른 짓은 다 해도 그 짓만은 안 해야지이...
원희-(너무 억장이 무너져 말을 못한 채)
할머니-(오, 엘) 세상에 하두 이쁘게 잘 살아서 보기도 아까웠던 놈이 바람을 피는 놈이였어...?
원희-기집애가 찾아 와서 알았다구...?
지연-...
지숙-어이없다,.. 정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네
원희-준호는 뭐래,... 무슨 맘을 먹고 그런 짓을 했대
지숙-(오, 엘기분)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한다잖아... 용서해 달라구
지선-(오, 엘) 얘 용서해 주지 마,... 한 번 바람 피면 또 핀대,.. 정말 사람 못 믿겠다
할머니-얼마나 된 거야,... 얼마동안 널 그렇게 속인 거야
지연-...스키장 갈 때 가까워 졌나 봐요...
지선-(오, 엘) 그럼 얼마 안됐잖아...
지숙-(오, 엘 기분) 그런데 그 새 깊은 사이가 됐어...? 미친 것들,.. 정말 결혼할 마음 안 든다
할머니-이 녀석을 어떡하면 좋겠니,... 애미야 어떻게 해야 돼...
원희-(갑자기 성질 부르르 일어나는데) 이 새끼를 내가 살려 둘 줄 알어...?
내가 다른 건 다 봐도 그 꼴은 못 봐, 바람 펴서 내 새끼 눈에 눈물 나는 꼴은 내가 죽어도 못 봐... (일어나며) 내 이 놈을 당장...
지연-(원희 일어설 때 얼른 붙잡는) 엄마..
지선-(지연과 동시에 엄마 붙들려는 움직임) 엄마 흥분한다구 일이 해결 돼?
지숙-앉아 엄마...
원희-(털썩 주저앉으며) 최서방이 바람을 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준호가 바람을 펴...? (지연의 등을 치며-울먹) 이 등신아.... 스키장 가서 딴 년이랑 히히덕 거리는데 거기다 대고 사랑한다고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핸드폰에 뽀뽀하고... (울음으로 변하고)
지연-(운다)
원희-됐어... 살지 마,... 내 새끼 그런 놈하고 살리기 아까워... 금쪽보다 더 귀한 내 새끼 그런 놈하고 안 살려....
(할머니, 지숙, 지선 속상해서 눈물 찍는다)
할머니-급할 거 없다... 후회 없도록 생각을 해 보자...대체 무슨 맘으로 그랬을꾸, ..그 녀석이...
지연-엄마... 나 어떡해.....
원희-(소리친다) 뭘 어떡해...그런 놈하고 안 살린다는데...속 끓일 것도 없어..
s#5 아랫방 (밤)
(잠옷 입은 지선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눕는다)
황서방-(잠옷입고 앉아서 누워있는 지선 쳐다보며) 어떡하냐, 처제....? 정말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옛말은 왜 이렇게 잘 맞냐...? 나 참.... 이럴 때는 안 맞았으면 좋겠구만...
지선-자기만 빼고 남자들은 다 그런가...? 우리 제부는 정말 그럴 사람이 아닌 줄 알았는데...
황서방-나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처제 심정이 어떨까...
지선-(생각만 해도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감아버린다) 아유 몰라
속상해...
황서방-....(입맛이 쓴 채)
s#6 원희 마당 (밤)
(온 집안에 불 꺼져있고 주방에만 켜져 있다)
s#7 원희 주방 (밤)
(원희 혼자 소주 마시고 있다- 슬프고 아프다. 한숨을 쉬기도 하고
슬쩍 눈물을 닦기도 한다)
할머니-(자다 깨어 나온다) 자는 줄 알았드니 사람이 없잖어...
원희-.....
할머니-지연이가 정말 갈라설 생각인 거 같니...?
원희-내가 못 살게 한다구요 내가.... 애비 그런 꼴보고 자란 걸로도 모자라 서방까지 그 꼴을 봐요,...? 내가 못 봐요...
할머니-준호 얘기도 들어보자....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란다니까..
원희-어떻게 만났는데... 어떻게 한 결혼인데 한 눈을 팔어....갖은 수모 다 받으면서 눈물바람 콧물바람 하면서 한 결혼인데 어떻게....
할머니-어지간했으면 지연이가 집을 나왔는데 찾고 난리가 났을텐데 아무
소리 없는 거 보니 큰일이 나긴 난 모양이다...
s#8 지연 거실 (밤)
(술이 만취가 되어 들어오는 준호)
준호-...지연아... (혀가 꼬부라져서 누구를 부르는지) 지연아 (침실로)
s#9 지연 침실 (밤)
준호-(들어온다)... 지연아(침대에 나무토막처럼 엎어진다. 엎어진 채 거의 혼수상태처럼) 지연아...지연아..(무슨 말인지 모를 정도로 중얼거리며 지연을 찾는)
s#10 최회장 집 (아침)
(전경)
s#11 최회장 거실
변여사-(수화기 들고 있고)
(효) 신호 계속 가고 있다
최회장-(옆에 앉아서) 출근 했나봐...
변여사-아까는 집전화였구 지금 이건 핸드폰으로 하는 거야... 잔소리는..
최회장-안 받으면 이따 다시 걸면 되잖어.... 아침 내내 전화통만 붙들고 앉아 있어,.. 사람이...
변여사-나 전화통 안 붙들고 앉아 있으면 뭐 할 건데...?
최회장-뭘 해야 맛이야... ? 정신이 없으니까 그러지
변여사-잠간만 있어 봐....(다시 건다)
최회장-또 걸어....? 아무튼 집요해요...
변여사-답답하니까 그렇지...
s#12 지연 침실
(준호 자고 있고)
(효) 핸펀 울리고 있다
준호-(고개도 못 들만큼 힘들게 조금 기어가서 핸펀 받는다.-목소리가 나오지도 않는) 여보세요...
변여사-(휠) 여보세요... 준호니...?
준호-.... (힘들게 대답) 에...
변여사-(휠) 너 왜 그래... 목소리가 왜 그래
s#13 최회장 거실
변여사-(통화) (대꾸 없자 얼른 수화기를 한 번 보고) 준호야....
최회장-왜애-
변여사-준호야., 너 왜 그러냐구... 회사야 집이야,.... 얘 지연이 좀 바꿔 봐...얘가 왜 말을 못 해...? 목소리가 말이 아니네...?
s#14 지연 침실
준호-(통화) 지연이 없어요.... (핸펀 놓아버린다)
s#15 최회장 거실
변여사-여보세요...? 준호야.... 준호야....
최회장-끊어버려....?
변여사-얘가 왜 이래...?
최회장-감기 걸렸나... ? 요새 독감 많이 걸리든데.... 지연이는 왜 안 바꿔
변여사-없대요.... 아니 저런 앨 혼자 두고 출근을 했단 말이야....?
(다시 전화한다)
최회장-여보 아침이나 먹고 해,.... 배고프다.... (일어나 주방으로 가며 이층에 대고) 준식아 밥 먹자....
가정부-(얼른 나오며) 제가 올라가서 말씀드리면 되는데....
최회장-층계 올라갔다 내려왔다 할 거 없어요....우람한 목소리가 여기 있으니까.. 야 빨리 내려와라... 영자씨 영자씨도 빨리 와
가정부-(무안해 웃는다)
최회장-야 빨리 내려와라... 영자씨 영자씨도 빨리 와
(준식 층계 내려온다)
변여사-(수화기 귀에 대고 있고)
선영-(주방에서 나오며) 어머니 아침 드세요
변여사-얘....준호가 전화도 못 받는다, 아니 얜 병난 준호를 집에 팽개쳐 두고 출근은 무슨 출근이야... 어차피 미국 가려면 사표 내야 할거면서,..
선영-서방님이 왜요...?
변여사-잘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아픈 거 같해... (속이 상하며) 아니 무슨 애가 이런 애가 다 있어....? 어떻게 출근을 해
선영-설마 큰병 난 건 아니겠죠
변여사-얘 너 나랑 같이 좀 가자,... 자동차 키 가지고 나와라...
선영-어머니 아침 드시고 가셔야죠
변여사-준호는 지금 아파서 말도 못하는데 밥이 문제니...? (일어나 주방으로
s#16 최회장 주방
(최회장과 준식 밥먹고 있고)
변여사-(입구에 서서) 여보 나 준호한테 좀 가봐야겠어요...궁금해서 안되겠어요
최회장-아니 준호가 어린애야....? 뭘 가 봐.... 아프면 약 먹을테고 알아서 할텐데 . 어서 아침 먹자구...
준식-제가 나중에 전화해 볼께요,..
변여사- 나 준호 그런 목소리 첨 들어본다.... 예팬네도 없다잖아
최회장-효모 났네... 효모 났어....
준식-차는요...
변여사-큰애랑 가면 돼...(간다)
s#17 지연 아파트 앞
(선영의 차 와서 멈춘다. 변여사와 선영 내려서 아파트 들어간다)
s#18 지연 거실
(효) 초인종 소리
(조용하고)
(효) 좀 심하게 누르는 초인종 소리
준호-(침실에서 푸시시한 모습으로 나온다) 누구세요
변여사-(소리) 나다... 어서 문 열어...
준호-(현관문 연다)
(변여사와 선영 들어온다)
변여사-(현관에 선 채) 아유 술 냄새 ..아니 얼마나 마셨길레 이렇게 술 냄새가 나...?
선영-술병 나셨나 봐요
준호-(아픈 게 아니고) 웬일이세요...
변여사-너 아픈 게 아니고 술이 덜 깬 거였어....?
선영-어머님이 서방님 아프신 거 같다고 아침도 안 드시고 오신 거예요
변여사-깜짝 놀랬잖아...(올라가며) 아유 온 집에 술 냄새... 이게 웬일이야 그래...
준호-뭐하러 오셨어요...
변여사-(오, 엘 기분) 이녀석아 너 병나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줄 알고
놀래서 달려 왔어, 어이구 쯧쯧쯧.... 뭐 좀 먹었어...?
선영-인제 일어나셨나본데요 뭐....
변여사-(주방으로 가며) 뭐 좀 먹게 해 놓고 간 거야...?
준호-(다급하게) 엄마.... 저 샤워하고 나갈 꺼예요,...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가세요...(변여사 막을 수 없고)
s#19 지연 주방
변여사-얘가 뭘 어떻게 해놓고 갔는지 좀 봐라 (아무것도 올려지지 않은 가스렌지 본다) 아니 왜 이렇게 아무것도 없어....? 아침에 느이 뭐 먹니....
선영-빵 먹을 껄요...? 그렇죠 서방님
변여사-남편이 술이 떡이 되게 마셨으면 아침에 해장을 하게 해 줘야지 대채 뭘 먹으라는 거야.... 얘 넌 남편 대접을 이따위로 받으면서 그래도 지연이 지연이야....? 큰애야 냉장고에 국 좀 끓일 거 없나 봐라...
준호- 됐다구요.... 나가서 먹을테니까 걱정 마세요, 형수님 됐다구요,... 엄마 저 샤워하고 출근해야 되니까 빨리 가세요...
변여사-어서 샤워 해,... 큰애야... 국거리가 있나 좀 봐라...
선영-(냉장고 연다)
s#20 지연 침실
변여사-(들어오며 둘러본다) 아이구우- 술 냄새....얘 송별회 때문에 이렇게 술을 마신거야...? (하면서 한쪽에 아무렇게나 하나는 던져지고 하는 세워진 트렁크 본다) 저건 무슨 가방이냐...? 짐을 싸긴 싼 거야....?
(트렁크 세워두려고 만지자 쏟아지는 지연 옷들)
준호-(문간에 서서 보다가 입술 깨물며 눈을 꽉 감는다)
변여사-아이구 제대로 잠그지도 않고 칠칠맞게....
준호-(얼른) 됐어요, 그냥 두세요
변여사-근데 왜 지 옷만 다 쌌어....?
s#21 원희 방
(원희 입고 나갈 외출복을 하나씩 꺼내놓고 있다)
지연-(엄마가 꺼내놓는 옷을 다시 집어 옷걸이에 건다)
원희-(짜증에 냉정한 분위기로 지연을 밀치며) 저리 비켜...(다시 더 급하게 꺼내는데)
지연-(다시 옷 잡아 옷걸이에 건다)
원희-왜 이래....
지연-엄마...내가 알아서 할게,... 엄마 준호씨 만나지 마,...엄마 부탁이야
원희-(오, 엘) 어떻게 애미더러 눈 시퍼렇게 뜨고 두 손놓고 앉아 있으라는 거야...
지연-엄마
할머니-(지연 말 끝나기 전에 들어오고) 그래... 지연이 말대로 해라... 마음 좀 가라앉히고 만나도 안 늦다...
지연-그래요, 엄마...
원희-(맥이 빠지는데)
(효) 지연의 핸펀 울리고
지연-(본다)
원희-준호야...?
지연-아니... 연희동...
원희-연희동에서도 알아...?
지연-아닐 거야,..(받는다) 여보세요...?
선영-(휠) 동서 나야...
지연-네 형님....
(할머니와 원희 본다)
선영-(휠) 어머님이 오늘 동서 좀 오라시는데...? 올 수 있어...?
s#22 최회장 거실
선영-(통화) 왜 잠자코 있어...? ..알았어...
s#23 원희 방
원희-어디다 대고 오라가라야,...자식 끌고 와서 빌어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할머니-(오, 엘 기분) 아직 모른다잖아....
원희-왜 오래
지연-모르겠어
할머니-곧 떠나야 할 애들인데 오라고 할 일이야 왜 없겠어
원희-어떻게 할거야.... 얘기 할 거야...?
s#24 버스 안
지연-(핸펀으로 문자 보내고 있는)
s#25 준호 사무실
준호-(핸펀 보고 있다)
지연-(소리) 지금 연희동으로 가는 중이야,... 어머님이 전화하셨어,... 오라구... 준호씨랑 헤어지겠다고 말씀드릴래...
준호-(암담한 심정)
s#26 버스 안
(생각에 잠겨있는 지연)
지연-(소리) 자기 핸드폰 왜 꺼 놨어...?
s#27 회상 (7회 s#47)
준호-핸펀은 회의할 때 껐다가 다시 켜는 걸 잊어버렸고 (잠간 머뭇) 그리고 무슨 행방불명이냐...자료 찾을 게 있어서 내내 자료실에 있었다
지연-뭐라구...?
준호-왜
지연-(맥빠지며) 뭐가 그렇게 싱거워...?
준호-뭘 상상했길레 싱거워...? 어..?
지연-몰라,.. 뭘 상상했길레 싱겁지....? 정말 그거야...?
준호-어
지연-싱거워도 한마디 할 거야... 핸드폰 오래 꺼져 있는 거 디게 김샌다는 거 알아 둬....? 알았어...?
준호-그게 그렇게 김새나...?
지연-그래 김새... 정말 김새... 갑자기 자기가 하늘로 솟앗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호랑이가 물어갔는지.... 얼마나 망망한데
준호-그런 일이 있으면 내가 전보 칠테니가 신경 꺼라
지연-그게 내 마음대로 돼니....? 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걸
(효) 준호 핸편 울린다
준호-(핸펀 꺼내려는데)
지연-내가 받을게 (준호가 막 꺼낸 핸펀을 늘 하던대로 뺏으려는데)
준호-(다른 때와 달리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며 낚아채는) 왜 이래에-
지연-(순간 뻥해지는)
s#28 연희동 길 (현재)
(생각에 잠긴 채 걸어오는 지연)
s#29 어린이집
(5세방에서 아이들과 노는 세종)
s#30 어린이 집 일각
(걸어 나오는 태섭과 원장)
원장-여덟시에 어린이 집 차량이 운행을 시작합니다... 직장 다니시는 엄마들이 주로 이 시간에 아이들을 태워 주고 출근하시지요
태섭-끝나는 시간은요
원장-종일반은 7시까지 데릴러 오시면 됩니다... 한가지 걱정되는 건 전에 아버지가 형사이신 애가 있었는데 늦을 때가 너무 많으시드라구요...
그러면 선생님들이 퇴근을 못하고 기다려야 하니까 힘들더라구요
태섭-명심하겠습니다....
원장-꼭 시간을 지켜주세요...
태섭-알겠습니다...
s#31 형사실
태섭-(전화) 종일반이예요.... 7시요,...오늘은 제가 좀 늦을 것 같으니까 어머니가 가셔서 세종이 좀 데려가 주세요... 네...(전화 끊는다)
과장-김형사
태섭-네... (일어나 간다)
과장-(안된 둣 본다)
태섭-(기다린다)
과장-(훅 한숨) 자네 볼 낯이 없어.... 저 세상에 있는 조형사한테도 볼 낯이 없고.....미안하네..
태섭-아닙니다...
과장-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살면서 정말 키울 수 있겠어?
.....부부가 같이 키워도 힘든 일인데... 그래서 요즘은 자식을 안 낳는 부부가 늘어난다잖아...
태섭-부모님이 가깝게 사시니까 도움을 받아야죠....
과장-... 자네 천당 갈 거야....
태섭-(피식 웃는다)
s#32 아동복 코너
(태섭 세종이 입을 바지 모자 등등 이것저것 고른다)
s#33 옥탑방 마루
(태섭 배달된 세탁기 받고 있다-용량이 좀 작은 것)
태섭-이쪽에다 놔 주세요... 이쪽이요... 잠깐만요....(제대로 놓는)
(직원들과 의논해서 놓는)
s#34 최회장 대문 앞
(지연 착잡한 심정으로 서 있다. 초인종 누르기가 힘겹다)
지연-(초인종 누른다)
가정부-(인터폰) 어서 오세요
(대문 열린다)
s#35 최회장 주방
(식탁에서 선영과 지연 같이 차 준비하며)
선영-어머님이랑 동서네 집에 갔다 왔는데 서방님이 얘기 안해...?
지연-(너무 뜻밖인 시선으로 선영 잠깐 본다) 저희.... 집에요...? 어머님이 저희 집에 가셨어요...?
선영-아침에 전화하시니까 서방님이 받으시는데
변여사-(소리) 차 한잔 가져오는데 둘 씩 나가서 뭐 하는 거야
선영-나가 (앞서 나간다)
지연-(마음 무겁게 서 있다)
s#36 최회장 거실
(이미 지연과 선영 앉아서 선영이 변여사에게 찻잔 놓아준다)
변여사-너 야단 좀 치려고 오라고 했다...
지연-(본다)
변여사-어떻게 고주망태가 된 남편을 그냥 두고 출근을 할 수가 있니... 국이라도 끓여놓고 나가야 할 거 아냐,... 얼마나 속이 쓰리겠어... 너 남편한테 그렇게 하고 사니...? 내가 전화를 했다가 하도 놀래서 쫓아가 봤다.... 애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도 제대로 못해서..
지연-....
변여사-(이상한 듯 지연 들여다보며) 느이 싸웠니...? 싸웠냐구,... 야단을 쳐도 웃던 애가 왜 그래.... 그러고 보니까 준호도 좀 이상했어... 느이 싸웠어...?
선영-동서 왜 가만있어...?
지연-어머니...
변여사-나 부르지 말고 빨리 대답을 해
지연-저.... 준호씨하고 헤어질려구요....
변여사-뭐라구...?
선영-(오, 엘로) 동서..
변여사-뭐라구...? 너 지금... 뭐? 헤어져...?
선영-그게 무슨 소리야, 동서...
변여사-(오, 엘 소리 꽥) 무슨 소리야,... 지금 이혼하겠다구 그랬어...?
지연-네 어머니
선영-(놀란 채 보는)
변여사-(흥분) 니가 감히 어디서 이혼이란 소릴 해, 어디서...? 어디다 대고 이혼이란 소릴 하는 거야,... 감지덕지 하면서 살아도 부족할 판에 건방지게 어디다 이혼이란 말을 입에 올려
지연-...
선영-(혹시?) 왜 그래, 무슨 일이 있었어...?
변여사-(소리친다) 무슨 일이 있다고 어떻게 이혼 소릴 해,.. 그것도 시애미한테...
지연-준호씨한테 다른 여자가 생겨서요, 어머니
변여사-(순간 아연한 채 말을 못하는) 여자...?
선영-(짚어지는 것 있는) 동서
변여사-너 준호 등신 만들지 말어,... 아무리 너 밖에 모르는 팔불출이지만 직원들도 있고 친구도 있는데 여자랑 차 마시는 꼴도 못 보면 되겠니...? 뭐야,.. 준호가 여자랑 차를 마시든...?
선영-어머니 설마 동서가 다른 여자랑 차 마시는 거 가지고 그러겠어요...?
변여사-(오, 엘) 그럼 뭐,... 그 주제에 뭘 어떻게 했겠어...
지연-....
선영-저도 봤어요, 어머니...
지연-(얼른 선영을 본다)
변여사- 뭐라구....? 뭘 봤어...?
지연-(선영 본다)
선영-모텔에서 나오는 거요
지연-(시선 돌린다)
변여사-뭐야....? 뭐라구....?
s#37 최회장 대문 앞
(준호의 차 급하게 와서 선다. 준호 내려 초인종 누르려다 바로 밀치고 들어간다)
s#38 최회장 거실
준호-(급하게 들어온다. 소파까지)
(다들 말없이 앉아 있는 여자들)
준호-(분위기 본다)
변여사-사실이야...? 너 바람 핀 거 사실이야....?
준호-난 부모님은 모르시길 바랬는데 다 말씀드렸니...?
지연-....
변여사-그러니까 사실이라는 얘기야....?
준호- 지연아.. 인제 그만 용서해 주라... 실수했다고 하잖아,... 정말 실수였다구...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맹세해, 엄마... 내가 실수를 했어요,... 미쳤었다고 밖엔 할 말이 없는데요...제가 잘못한 거예요
변여사-(준호 대사 끝나기 전에 일어나 방으로)
준호-(고개 떨구고)
선영-차 한잔 드려요...?
(준호도 지연도 대답 없다)
선영-(일어나 주방으로)
준호-(시선 떨군 채) 엄마한테 뭐라고 했니...
지연-이혼하겠다고 말씀드렸어
준호-(순간 고개 번쩍 든다)
지연-어머님은 내가 너무 방자하다고 생각되시나 봐... (일어나가려는데)
준호-(팔 잡으며) 지연아...
지연-(확 뿌리치며 현관으로)
선영-(찻잔 쟁반 들고 나오다가) 동서..
지연-(그냥 간다)
선영-(준호 쪽 얼른 본다)
s#39 최회장 대문 앞
(대문 나오는 지연 걸어간다)
준호-(급하게 뛰어나와 지연에게 쫓아가서 붙든다) 얘기 좀 해
지연-할 얘기 없어
준호-내가 있어, 내가 있으니까 얘기 좀 해
지연-(거칠게 뿌리치고 간다)
준호-(그런 지연 보고 서 있다가 자동차로 뛰어간다)
(지연 걸어온다)
(뒤에서 준호 차에 타고 차가 지연을 뒤따라온다)
(지연 계속 걸어온다)
(준호 옆에 차 세우고 내린다. 강제로 지연을 태운다)
s#40 고수부지
(차안에 앉아 있는 지연과 준호-말이 없다)
준호-..(앞을 본 채)
지연-.... 미안해..(사이).. 미안해.... 나 준호씨 용서 못 해.... 아니다... 용서를 못하는 게 아니구.... 나한테는 우주가 사라져버렸어. 한 순간에,.. 우주가 사라졌는데... 용서란 말도 사라져서 없어.... 그래서 용서 못 해
준호- 잠깐 돌았다가 정신 차렸다고 생각해 주면 안되겠니....? 나.. 잠깐 마약에 손댔다가 정신 차린 거 같은 기분이야.... 정신 차렸는데 ...내가 잘못한 거 알았는데 ....끝나버리면 어떡하니.... 우리... 곧 미국으로 출국할 거고.... 우리.....우리 앞으로 얼마나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지연-(순간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준호-...지연아....
지연-.... 우주가 사라졌다구,.... 내 우주...
준호-... (가슴이 아프다)
(지연은 울고 준호는 멍하니 앉아 있다)
지연-...... 여기서... 나한테 프로포즈 했던 거... 생각 나....?
준호-(눈물 떨어진다)
지연-...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이별 얘기 하고 있네....? ..사람은 정말 앞 일을 모르는 건가 봐,... (울음이 약간씩 섞이는) 사랑이 이렇게 가는 거라는 것두....
준호-(울며) 난 가지 않았다구...
지연-... 그래... 나야.... 내가 간 거야....
(두 사람 울고 있다-말없이)
준호-(울며) 정말 우리.... 가망 없는 거니....?
지연-(하염없이 눈물)
준호-(눈물 흐르고 있다)
s#41 원희 마당
(황서방 저린 배추 건져놓은 채반에서 통으로 옮기고 있다)
병구모-(귤 담은 비닐 주머니 들고 들어온다) 병구네 왔어....
황- (본다)
병구모-누구신가...?
황- 누구세요...?
병구모-나...? 병구 모친,...아아- 보쌈김치 때문에 사람을 쓰나부네... (마루로)
나 왔어... (안쪽 들여다보며) 나 왔다구...
할머니-(소리) 이리 들어와...
황- ...
s#42 원희 주방
(할머니, 지숙, 지연 보쌈김치 싸고 있다-분위기 우울하다)
병구모-(비닐 주머니 주며) 지숙아 이거 귤이다, (주고) 엄마는..? 왜 엄마는 없어...
(지숙 귤 받아 다른 곳에)
할머니-몸이 좀 안 좋은가봐... 앉어...
병구모-이렇게 날마다 김치 담으려면 과로도 되겠다..(가보려고) 방에 있어요..?
원희-(나오며-떨떠름) 날마다 출근이네...?
병구모-(오, 엘) 아이구 내 마음 같아선 아예 여기서 살고싶다... 우리가 얼마만에 만났는데,... 많이 안 좋아...?
원희-아니야,.. 앉어...
병구모-아니 자기만 안 좋은 게 아니구 이 집 식구들 다 안 좋은가부다, 온 식구가 다 기운이 없네에- 할머니 내가 가서 약 좀 사올까..?
할머니-(오, 엘 기분) 아이구 우리 다 멀쩡해, 걱정 말어...
황서방- (들어온다)
병구모-할머니 나도 여기서 일 할까...? 병구도 없구 하루종일 할 일이 없는 사람인데....병구 군대 가고 날마다 주리를 틀며 산다구요
원희-일 손 많아 걸리적거려,.. 자기까지 거들 거 없어
병구모-(황서방) 사람 쓰면서 뭘 그래... 근데 왜 남자를 써....? 기술잔가...?
(식구들 일제히 황서방에게 시선)
할머니-이 사람...?
지선-(오, 엘 화가 나며) 기술자 아니예요,...제 남편이예요,..
병구모-(깔깔깔) 지선이 남편이야...? 호호호 큰 실수했네... 난 또....호호호 지선이 신랑이라구우- 지선아 내가 알았냐아...?
지선-....
황- 처음뵙겠습니다...
병구모-나 자네 장모랑 친구...(원희보며) 당신이랑 나랑 친구 맞지..?
할머니-옛날에 이 동네에서 같이 살았어...
황- 아 예....
병구모-미안해,..호호호 난 일 해주는 사람인 줄 알았지,.. 지선아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웬 젊은 남자가 주방장 모자까지 쓰고 있으니까
일 하는 사람인 줄 알았지...
지선-(무시치는)
병구모-근데 왜 이 일을 하는 거야...?
원희-참 궁금한 것도 많다,... 저 사람 사업 말아먹고 지금 이 일 하고 있어..
할머니-당분간이야...
병구모-아이구 그렇겠지, 지연 엄마 씨원씨원 한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네...호호호 사업이라는 게 다 그렇지 뭐... 흥했다가 망했다가,....쭈욱 흥하기만 하는 사람 별로 못 봤어,... 우리 병구 아버지도 그랬잖어...
지숙-(더는 못 듣고 있겠는 듯) 아줌마... 여기 앉으셔서 말씀하세요 (나간다)
병구모-(큰소리로) 너 일하기 싫구나...
지숙-아줌마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잠깐 쉬려구요....
병구모-호호호 니가 시집을 왜 못갔는지 인제 알겠다,... 성질이 그러면 힘들지이-
지숙-(너무 버릇없지 않게) 아줌마...
병구모-(아무렇지도 않게) 얘.... 남자들은 똑 부러진 여자보다 나사가 약간 느슨한 여자를 좋아하는 거야... 우리 병구도 그런 색시 얻으라고 내가 귀가 아프게 얘기한다..
지숙-(오, 엘 기분) 제 걱정 마시고 병구 걱정이나 하세요 (간다)
병구모-(웃으며) 하이구 지숙이는 닥 자기네 응..? 딱 자기야...호호호
원희-병구엄마,...
병구모-왜 내가 또 주책 부렸어...? 호호호 그게 나 매력이잖아... 안그래요 할머니...?
할머니-기분 좋을 땐 그렇기도 하고 기분이 나쁠 땐 아니기도 하고 그렇지
병구모-호호호 맨날 밥맛없는 건 아니네....
원희-병구 엄마...몸이 안 좋아서 들어가야겠으니까 천천히 가...(일어난다)
병구모-그렇게 몸이 안 좋으면 병원엘 가야지이....내가 같이 가 줘...?
할머니-애들 있어,..
원희-(대꾸 안하고 나간다)
병구모-정말 몸이 안 좋은가부네... 지선아 느이 엄마 사골이나 꼬리 같은 것 좀 끓여 드려라... 우리 나이 돼 봐라,... 뼛속에서 찬바람이 난단다...
할머니-벌써 그러셔..? 아직 한참 나인데...
병구모-(깔깔깔) 아이고 할머니 죄송해요....호호호 내가 글쎄 이런다니까...
아이구 이 주책바가지...
s#43 원희 방
(원희 벼게 베고 꾸부리고 누워 눈물난다)
s#44 원희 주방
병구모-할머니 이 김치를 다 가져가는 데가 있어요...?
할머니-응...
병구모-시장 같은 데요...?
지선-유명한 한정식 집에만 가는 거예요
병구모-어머 그러니...?
s#45 원희 방
(원희 땅이 꺼지는 한숨)
원희-(전화기를 끌어다가 전화한다)
(효) 전화기가 꺼져 있어....
원희-(순간 마음이 급해지며 다시 다이알 누른다)
(효) 전화기가 꺼져 있어...
원희-(암담해지는 기분)
s#46 디자인실
종미-(사무실 전화 수화기 놓며 일어나 팀장에게 온다) 저 잠간 나갔다 와요
팀장-이지연이도 없는데 자기까지 자리 비우니...?
종미-잠깐이요
팀장-이지연이는 왜 이러는 거야...? 미국 안 간다고 해놓고 왜 이래..?
종미-그럴려고 했는데 좀 사정이 생겼나 봐요
팀장-무슨 사정...? 가야 될 것 같으대....?
종미-갈등 중인가 봐요
s#47 지연회사 로비
종미-(급하게 걸어온다) 어머니...
원희-어... 우리 지연이가 출근을 안 했다구...?
종미-네.... 전화도 안 왔어요..
원희-내가 하도 답답해서 와 봤어...전화도 안되구 그래서.,.. 얘가 어딜 갔나 모르겠네...
종미-준호씨한테 물어 볼까요....?
원희-아니야... 됐어,...
종미-어머니 차 한잔하고 가세요...
원희-내가 지금 어디다 엉덩이 부치고 앉아 있을 심정이 못 돼... 우리 지연이 전화 오거든 니가 좀 따둑여 줘...
종미-걱정마세요. 어머니
원희-간다...(돌아서는데)
종미-잠간만요, ....택씨 태워 드릴께요..
원희-(손사래 강하게 치며) 아니야... 어서 일 봐..(간다)
종미-미친 기집애 어디서 뭘 하는 거야,..
s#48 어린이 집
(태섭모와 지훈이가 안으로 들어간다)
s#49 어린이 방
(6세 미만 아이들 5명 정도 있고)
교사-(세종의 겉옷 들고) 세종아 할머니 오셨네...? 옷 입자
(세종 옷 입히고) 가자
s#50 방 앞
(기다리고 있는 태섭모와 지훈)
교사-(세종이 데리고 나온다)
지훈-세종아...(기다리지 말고 자연스럽게 세종이 손잡고)
태섭모-(기다리지 말고) 수고하셨어요
교사-안녕히 가세요... 세종아 안녕
지훈-(세종 교사에게로 돌려세우며) 인사
세종-(절하며) 안녕히 계세요
교사-그래 잘 가...
(세종이랑 가며 지훈 적당히 대사-재미있었어..?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등등)
s#51 편의점
(들어오는 세종이 지훈 태섭모)
태섭모-지훈아 (광주리) 이거 가져가야지...
지훈-예... (광주리 들고 세종이랑 간다)
미라-(물건 정리하고 있다)
지훈-(놀라며) 어..? 누나...
미라-(반색) 지훈아... 어머 세종이도 왔구나... (얼른 세종이에게 와서 주저앉은 자세로) 세종아... 잘 있었어...?
세종-네...
미라-뭐 사러 왔어...?
지훈-과자요... 누나 여기서 일해요...?
미라-응,... 집에서 가깝구 노니까 심심하구 그래서-
태섭모-(돌아오며) 지훈아...
미라-(깜짝 놀란다)
태섭모-그 아가씨네....?
미라-(고개 숙여 절한다)
태섭모-여기서 일해요...?
미라-네...
태섭모-가끔 여기 오는데 못 본 것 같은데...
미라-며칠 안됐습니다..
태섭모-그렇구나.... 세종아 뭐 살 거야,... 빨리 사야지...? 수고해요
미라-..네
지훈-누나 또 봐...
미라-어...
(태섭모와 지훈 세종 간다. 태섭모 가다가 미라를 다시 돌아본다-어디서 본 것 같은 생각이 들며 잠간 갸웃하다 간다)
s#52 미라 집 앞 (밤)
(미라 비닐 주머니 들고 걸어온다. 현관문 열쇠로 열고 들어간다)
s#53 미라집 안 (밤)
(미라 불켠다. 열쇠 놓고 싱크대로 가서 비닐 주머니에서 컵 라면 꺼낸다. 냉장고에서 물병 꺼내 주전자에 따르고 주전자 가스렌지에 올려 놓고 가스 켠다)
미라-(그제서야 겉옷 벗고 앉는다. 생각에 잠긴다)
s#54 종민 식탁 (밤)
(태섭 혼자 저녁 먹고 있고-밖에서 종민과 지훈과 세종 노는 소리)
태섭모-(마주앉아 아들 밥 먹는 것 보며 어쩔 수없이 가슴이 아픈) 세종이가 밝아진 걸 보면 다행이다 싶지만 난 속상해 태섭아... 어쩌자고 세종일 맡겠다고 하나 ... 어떻게 키울려고 그러나.... 가슴이 답답해..
태섭-이제 그 얘긴 더 할 필요 없어요...
태섭모-시시콜콜 얼마나 어려운 일이 많은데.... 자식을 키울 때 다 사랑스럽고 인자한 마음으로 키우는 줄 아니...? 밉고... 화나고 ... 치가 떨릴 때얼마나 많은데...
태섭-알아요,...
태섭모-내가 너한테 그런 생각한 거 알고 있었다구...?
태섭-(무뚝뚝하게 딴 소리) 내일은 세종이 제가 데릴러 가요
태섭모-(그런 태섭 보다가) 내일은 일찍 끝나...?
태섭-네...
태섭모-오늘 편의점에서 그 아가씨 봤다 ..주인 집 처녀... 아르바이트를 하나봐...
태섭-(안들은 것처럼 밥만)
태섭모-그런데... 오늘 보니까.. 꼭 어디서 본 것처럼 낯설지가 않든데 어디서 봤나 모르겠어.....
태섭-(굳어지는)
태섭모-왜 낯이 익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랬어...
태섭-물 좀 주세요...
태섭모-어 그래.... (일어나는)
태섭-....
s#55 종민 거실 (밤)
종민- 아예 여기서 지내게 하면 어떻냐,.... 주말이나 니가 노는 날 데리고 가고,.. 너는 잠자는 것하고 아침에 어린이 집 데려다 주는 것밖엔 못하니까
태섭모-아직 태섭이를 안 떨어지려고 해서 안돼요... 그냥 내버려둬요, 천천히 하면 돼요..
종민-나중을 위해서도 우리가 데리고 있는 게 나아... 너보다 느이 엄마가 더 잘 키울테고....
태섭-건강도 안 좋으신데 어머니가 너무 힘드실 것 같아서요...
태섭모-내가 무슨 중병환자니....? 괜찮아...
종민-내가 생각 할 때는 되도록 우리 집에 정을 부치게 하는 게 나아,... 너하고 정이 들어서 그렇지 여기가 집도 넓고 식구들도 많고 느이 엄마가 잘 먹이고 잘 입힐테구... 저도 지내보면 여기가 좋은 거 알 거야... 그리고 지훈이도 있고..... 그러니까 애 챙겨 갈려고 애쓰지 말고 되도록 여기다 줘
s#56 동네길 (밤)
(태섭 세종을 업고 걸어오고 있다)
s#57 최회장 집 (밤)
(전경)
s#58 최회장 거실 (밤)
최회장-(고개 떨구고 앉아있는 준호의 머리를 때리며)야 임마 할 짓이 없어 한 눈을 팔어...? 그건 자식아 하면 안되는 거야아- 나 봐라.... 평생 깨-끗하잖냐.... 인생을 깨끗하게 살아야지 임마.. (하다보니까 너무 속상해서) 아아-참... (정말 속이 상해서 또 한 대 때리며) 야 임마... 어떡할 거야,... 엉...?
준호-....
최회장-야 느이 댁이 정말 안 살 생각인 거 같해... 화가 나서 너 혼 좀 낼려고 그러는 거 같어
준식-설마 정말 이혼을 하고 싶어서 그러겠어요...? 얘기 들어보니까 잠깐 만났던데.... 그래서 이혼하면 이혼 안 할 사람 몇이나 있겠어요
최회장-뭐야....? 그래서 너도 잠간 만난 애는 있다는 거야...?
변여사-(속상해서) 여보...
최회장-짜식 말이 이상하잖아,... 준호야 니가 보기엔 니 처가 어떤 거 같냐구....
준호-....정말인가 봐요
준식-뭐가 정말이가 봐..
준호-이혼하고 싶은가 봐요
변여사-(오, 엘) 안 살긴 뭘 안 살어,... 한 껀 잡았다구 버릇을 고칠려고 그러는 거겠지...
준호-그랬으면 저도 좋겠어요...
변여사-그러니까 발등 찍을 짓을 왜 해,.. 이 녀석아... 세상에,...지 예팬네 밖에 모르는 저 녀석이 이런 짓을 할 때 다른 인간들은 어떻겠어...
최회장- 참 말 이상하게 하네,.... 난 아니야,.. 알았어...? 야 너 손이 발이 되게 빌었어...?
준호-...예....
변여사-물어 보나마나지 뭐
최회장-그런데도 안 살겠대....?
선영-동서 충격이 너무 큰가 봐요...
준호-.....
최회장-에이 짜식....(어감 바꾸며) 어떻게 달래야 되냐.... 여보 무슨 굳 아이디어 없어....? 준식아... 큰애야 나쁜 머리래도 좀 짜 봐라...
준식-(별로 심각하지 않은) 정말 이혼할 맘은 아닐 거예요,...여자가 이혼해서 좋을 거 없다는 거 모르겠어요...? 준호가 위자료라도 허벅지게 내놓을 수 있는 애도 아닌데
선영-어쩜 그렇게 말을 해요....?
준식-사실이 그렇지 뭘..
변여사-난 그렇게 이혼이 하고 싶으면 하라고 그러고 싶어
준호-(미칠 듯이 소리 지른다) 엄마...
변여사-지가 안 살겠다잖아... 지가,... 평양감사도 저 하기 싫으면 못하는 거지...
최회장-...영자씨.... 사람이 어떻게 그러냐.... 준호가 지금 어떤 심정인지 보면서 말이야...
s#59 원희 마당 (밤)
(전경)
원희-(화면 끝에 물려) 하루종일 어디 있었어
s#60 원희 방 (밤)
지연-그냐앙-
원희-얼마나 애가 탔는지 알어....? 하루종일 다니면서 무슨 생각했어....
지연-엄마... 어머님께 말씀드렸어,
원희-(훅 한숨 내쉬며 지연 본다) 뭐래.... 안 노래...?
지연-첨엔 안 믿으시더니.... 나중엔 남자가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거지 어떻게 시어머니 앞에서 이혼이라는 말을 하냐구 화내셨어...
원희-(열 받으며) 그럼 어디 가서 하라구,... 재판장 앞에 가서 해...? (열 받았다가 자제하며) 지연아- 정말.... 그러고 싶어.....? 정말 안 살고 싶어?
지연-...음....
원희-후회 안 하겠어....?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지연-지금 내 마음으로는.... 같이 살 수 없을 것 같해... 준호씨를 쳐다볼 수가 없어, 엄마.... 가짜 준호씨 같해... (눈물)
원희-(훅 한숨)
할머니-(들어온다) 지연아 .. 안 사는 게 능사는 아니야....봐 줄 수 있으면 봐 주구.... 넘어가 줄 수 있으면 넘어가 주는 것도 나쁜 거 아니야... 사람은 다 크고 작게 잘못을 하니까....
원희-준호한테서는 아무 얘기 없어...?
지연-.... 만났어...
할머니-뭐래...
지연-... 할머니..있잖아요. 잘못했다고 그래요.... 다신 그런 일 없다고 그러는데요... 용서할 수가 없어요.... 정말 용서가 안돼요, 할머니....
할머니- 쪼끔 더 기다려 봐... 니 마음이 또 어떻게 되는지....한 번 생각하는 거 하고 또 두 번 생각하면 다르고.... 한시간 지나고... 하루가 지나면 또 생각이 달라지는 게 사람이야....
원희- 어서 씻고 와....
s#61 지연 거실 (밤)
(들어오는 준호, 텅 빈 집 훅 심호홉하며 침실로 간다)
s#62 지연 침실 (밤)
(준호 들어온다, 불 켠다. 아침에 준호가 자고 나간 엉망인 침대-준호 침대 보며 서있다)
s#63 지연 거실 (아침)
(효) 초인종 소리, 요란스럽게
준호-(자다가 나온다) 누구세요
변여사-(소리) 어서 문 열어...
준호-(현관 연다)
변여사-(들어온다) 오늘은 술 냄새가 어디 (큼큼 맡아보고) 많이는 안 마셨구나... (올라오며) 얘 어디 있니....
준호-왜 또 오셨어요
변여사-얘 어디 있어,... 이 시간에 벌써 출근했을 리는 없구....(큰소리) 작은 애야
준호- 없어요
변여사-없어...?
준호-.....
변여사-내가 이럴 줄 알고 와 본 거야,... 아무래도 얘가 집에 없는 애 같아서,... 집을 나가...? 어디서 집부터 나가
준호-(속상하고 울화 치밀며) 엄마... 엄마가 이러시는 거 저 도와 주는 거 아니에요,... 엄마가 정말 절 생각 하신다면요 지연이 좀 달래 주세요..
한 번만 봐 주라고 그러시란 말이예요
변여사-내가 너 땜에 속상하고 분해 죽겠어... 어떻게 이렇게 못나게 굴어,... 니가 이러니까 걔가 멋대로 구는 거야, 이 녀석아..... 살기 싫으면 관두라구 그래.... 니가 그렇게 나가야 쟤두 함부로 굴질 않지....집으로 가자... 어서,.. 어서 가
준호-싫어요,...
변여사-너 정말 못나게 굴래....? 느이 엄마 혈압 올라 쓰러지게 할거야...?
s#64 원희 주방
(온 식구 다같이 아침 먹는)
할머니-지연이 회사 갈 거야...?
지연-...네...
황- 처제 며칠 여행을 다녀오면 어때..? 바다든가...산이든가....그러면 마음이 훨씬 가라앉을텐데...
지선-혼자 그런 데 가면 더 우울하지 뭐....
지숙-성격 나름이야,...
지선-난 더 눈물만 나고 못 견딜 거 같해...
지숙-지연아... 나랑 갈래...?
지연-아니야 언니.... 나 괜찮아...
황- 처제 그럼 우리 다 같이 갈래...? 내 차로...
지숙-제부 차루요....?
황- 예... 그래야 재미있어요 자유롭구요...
지숙-저 안 갈래요...
황- 왜요...
지선-(오, 엘 기분) 당신은 왜요는 무슨 왜요야, 똥차는 안 탄다는 거지
할머니-(웃음)
지연-(조금 웃는)
지숙-이 추운 날씨에 어떻게 그 차를 믿고 여행을 가요 ?...고속도로에서 얼어죽을 일 있어요...?
황- 아직 길에서 선적은 없는데요...?
할머니-그래도 생각이 갸륵하다...
지숙-그래요, 생각은 갸륵하네요...
황- 겉만 그렇지 괜찮으니까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처제 생각해 봐
지연-네 형부
원희-지연이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 해.... 그리고 전화 좀 꺼놓지 말고...
지연-알았어, 엄마
(식구들 엄마의 말 뜻 아는)
s#65 디자인 실
(지연 컴퓨터로 스케치하고 있는데)
(효) 핸펀 온다
지연-(본다)
(형님)
지연-(받는다) 네 형님.....
s#66 거리 (선영 차안)
선영-(핸펀) 동서 친정에 가 있다면서....? 오늘 아침에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아파트로 또 가신 거 있지.... 화가 얼마나 나셨나 몰라...
s#67 디자인 실
지연-그러셨어요....?....
선영-(휠) 어제는 서방님이 동서 출근한 것처럼 말씀하셨거든...동서 오늘 나랑 점심 먹을래....?
지연-나중에요.... 죄송해요..
s#68 레스토랑
닥터고-그러니까.... 제가 오늘 닭인가요...?
선영-네...?
닥터고-꿩 대신이니까요...
선영-(미소) 그런 셈이네요...?
닥터고-그렇지만 저에게는 선영씨가 닭입니다... 저도 점심 약속이 펑크가 나는 바람에 선영씨랑 먹게 됐으니까요...
선영-그럼 암탉과 장닭인 셈이네요...?
닥터고-그럼 우리 닭처럼 대화를 해 볼까요....?
선영-어떻게요...?
닥터고-저는 수탉이니까 (소리 크지않게 닭소리) 이렇게 선영씨는 암탉이니까 (암탉소리) 이렇게...
선영-(정말 재미있는 웃음-입을 손으로 막고) 원래 이렇게 재미있으세요..?
닥터고-재미있습니까....?
선영-...(웃음)
닥터고-그럼 앞으로 자주 웃겨드리겠습니다...이 정도는 평소 실력이니까..
선영-전 의사들은 재미없는 사람들인 줄 알았어요
닥터고-선영씨의 그 인식을 바꿔 드리겠습니다
선영-기대할께요..
s#69 지연 아파트 (밤)
(준호 차 와서 주차하고 내린다. 아파트로 간다)
s#70 지연 아파트 거실 (밤)
(준호 들어온다. 깜짝 놀란다)
(소파에 앉아 있는 지연)
준호-지연아.... (들어온다) 니가 와 있을 줄 몰랐어... 마음이 좀 풀렸니...?
지연-(핸드백에서 봉투 꺼내 탁자 위에 놓는) 이것 때문에 왔어..
준호-뭔데....?
지연-....
준호-(무심히 집어서 서류 꺼내 본다)
(이혼 서류)
준호-(순간 분노 치밀며 지연) 이지연
지연-도장만 찍어 줘... 다른 건 내가 알아서 할게
준호-(본다)
지연-....
엔딩
.행복한여자↲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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