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13
좋은 아침입니다
굿모닝요
출퇴근 거리가 너무 먼 거 같아요
숙소 나오면 바로 메디큐브일 때가 좋았는데
아침마다 비둘기들도 감상하고요
같이 가요!
- 안녕하세요! - 어!
근데 우리 오늘 꼭 첫 출근하는 거 같지 않아요 기분이?
그렇죠? 저도요
나도 딱 그래 아우, 춥다
- 굿모닝입니다 - 굿모닝입니다
아, 우리 진짜, 돌아왔네요
근데 너네는 잠 잘 잤냐?
난 밤새 우르크에 있었다
지진 나고 전염병 돌고
[징소리 효과음]
아...
아유, 이사장님
이사장님께서 친히 이렇게 낮은 아래층까지 내려와 환영을...
다들 아픈 데는 없죠?
예, 괜찮습니다
넌 좀 이리 와
[징소리 효과음] 의전은 내가 했는데
이치훈부터 챙기는 모습 참 보기 좋네, 음...
넌 왜 오라고 할 때 안 들어오고 사람 속을 그렇게 썩이세요
이 선생 어머니께서 매일 같이 병원 출근하셔서 날 얼마나...
들들 볶았는지 알기나 하세요?
- 저야 모르죠 - 아유!
아오...
자, 다들 고생 많았고
그간의 노고에 대해서는 100% 보너스에
특별 수당 나가니까 그렇게 아시고
다들 종합 검진받으세요
- 얘네 엄마 제출용이에요 - 예
자, 그럼 일들 합시다
해산!
해산, 해산 이쪽도 해산
어머
[징소리 효과음] 의전은 내가 했는데
꽃다발은 강모연이 받는 모습 참 훈훈하네
당신 진짜...
내가 당신 오라고 보낸 비행기에 당신이 없으면 난 어떡하나
당신 그렇게 보내고 내 마음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짐작이 가나 혹시?
- 하... - 이건 뭔가요?
강모연! [지수가 크게 웃는다]
[부드러운 음악]
(지수) 완전 보고 싶었어
[함께 웃는다]
그 순간 내 눈에 보인 건 펑 하고 터지는 거
갑자기 다 무너져 내리는 거
그래서 엉망이 되어버리는 거
심장 박동은 빨라지고 머릿속은 아득해지는 거
얘 뭐라니?
지진 겪은 얘기잖아요
지진? 사랑에 빠지는 순간 아니고?
아, 맞다! 야, 병원에 네가 소문냈지, 나 연애한다고
어, 제가 한국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 나 있던데요?
그럼 누구야?
(지수) 누군지 뭐 중요해 어차피 사실인데
그 남자 얘기나 좀 해봐
특전사 군인 아저씨랑 연애하니까 어때?
음... 차가 절벽에 매달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뢰밭은 어떻게 빠져나오는지
폭탄 조끼를 입은 인질의 올바른 자세 뭐...
그런 걸 알게 된다고 할까?
얘 자꾸 뭐라니?
아, 이건 저도...
나도 내 인생에 이런 장르가 낄 줄 몰랐다
[크게 웃는다]
[귀뚜라미 울음 소리]
한국 가니 좋습니까?
(모연) 아직은 좀 정신없어요
우르크가 그립기도 하고
여기는 아침에 군가 부르는 비둘기들도 없고
대위님도 없고요
그리운 게 비둘기들입니까 대위님입니까?
우르크의 평화요 지금 그 얘기 하는 건데?
[부드러운 음악]
이제 강 선생은 다시 바쁩니까?
원래 있던 자리로 올라가야 해서?
아니요, 사표 내려고요 개업해야죠
계약금 걸어놓은 건물도 있는데
대위 월급은 얼마나 돼요?
나 망하면 먹여 살릴 수 있어요?
여보세요?
(시진) 여보세요?
아, 이상하네 왜 이렇게 감이 멀지?
우리 사이도 감만큼 멀어진 거 같네요
끊어요
망하면 알파팀에 자리 하나 빼놓을 테니까
강 선생은 걱정 붙잡아 맵니다
웬만한 현역보다 실전 경험이 많아요 강 선생이
수신 양호 안 망할 테니까 걱정 마요
나 지뢰밭도 건너본 여자라고요
- 드릴 말씀이... - 내가 먼저
- 죄송하지만... - (이사장) 그날은...
정확히 그날 호텔에서는
내가 경솔했어요
난 내가 그래도 되는 사람인 줄 알았거든
근데 우리 모연이한테는 안 통하더라
사실 되게 당황했다 그래서
하...
그러니까...
널 때린 여자가 제가 처음이세요?
이야, 진짜 어마어마하시네요
이봐요, 한석원 씨
한석원... 씨?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한국 돌아오자마자 사표 낸다고
이러면 이제 이사장님 아니니까
아, 글쎄, 난 강 선생을
놓아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어쩌지?
이사장님이 그만두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사장)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뭐 이렇게 모질어 사람이, 쯧
모질어서 모연인가?
이사장님은 한가해서 한석원이세요?
주 내로 사표 수리 부탁드립니다
아, 건방져
너무 좋아, 아...
대체 왜요? 갑자기 왜요?
[띵동 소리]
(모연) 와서 사인만 하면 된다던 대출이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건데요?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지난번 대출 상담받으셨을 때는 해성병원 VIP 병동 교수셨는데
지금은 그냥 의사 면허 있는 창업 꿈나무시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상 무직이신 거죠
그러니까
제가 병원을 그만 두면
대출이 안 된단 말씀이세요?
예, 그렇습니다, 고객님
아, 그럼 저 이제 어떡해요?
그걸 저한테 그러시면 어떡해요...
다음 고객님! [띵동 소리]
아...
당신은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난 윤명주가 편하게 살면 좋겠어
개업한다고 다 편하게 먹고 사는 거 아니야
요즘 망하는 병원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계속 군의관 하겠다고?
군인에게 필요한 건 사실 대단한 수술이 아니거든
폐쇄적인 환경에서 병을 더 키우지 않도록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데
의사로서 빠른 진단
군인으로서 최선의 배려
그 두 가지를 내가 참 잘해
전 그런 의사이자 군인인 제 일이 좋습니다
저 같은 군의관이 군대를 나가면 국가적 손실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문 두드리는 소리]
연애하시는 와중에 죄송합니다만 전달 사항이 있습니다
꼭 이런 순간에만 전달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즘 제일 보람된 일이죠
음
받아
(시진) 전출 명령서
- 윤 중위 말씀이십니까? - 예
이번에 본국으로 같이 돌아가게 됐습니다
(명주) 진짜입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혹시 아버지 백입니까?
사령관님 얘기가 여기서 왜 나와?
대대장님 명령이고 내 백이거든?
선배가 백이 어딨습니까?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데?
어, 그래?
그럼 내가 백이 있는지 없는지
전출 명령서 취소로 한번 증명해볼까?
제 여자 친구가 역병을 앓은 지 얼마 안 돼서
(대영) 사리분별이 좀 서투릅니다
근데 진짜 어떻게 하신 겁니까?
회복은 됐지만
당분간은 안정과 휴식이 절대적인데
타지에서 괜찮을지 걱정입니다
그래서
윤 중위를 한국으로 보내는 게 좋겠다?
그, 윤 중위가 아파가지고 사경을 헤맬 때
대대장님께서
미군 부대에 보내자고 하셔가지고
(시진) 그걸 또 윤 중위가 알게 되면
[발랄한 음악]
아, 되게 섭섭하지 않겠나 싶어가지고
하!
야, 유시진! 너 똑바로 말해!
너 지금 나 협박하냐?
만에 하나 지금 너 그거 협박이면
먹혔다
아, 어떡하냐, 나 이제?
- 부모의 마음을 잘 헤아려 보시면 - 그렇지?
사령관님은
윤 중위 불러들이고 싶어도 눈치 보여서 직접 못 하실 거야 아마?
전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사려 깊으십니다, 대대장님
[전화가 울린다]
- 아이, 내가 그렇게 보고 싶습니까? - (모연) 살려주세요!
[심각한 효과음]
어딥니까, 무슨 일이에요!
(모연) 대출이 안 된대요
제가 이사장 면전에 더할 나위 없이
멋지게 사표를 집어던지고 은행에 갔는데요
대출이 안 된대요 저 어떡해요?
아, 그러니까
은행부터 갔다가 사표 낼 생각은 못 한 겁니까?
뭐라고요?
멋지게 사표 집어던지고 은행에 갔는데 대출이 안 되면 어떡하지?
까지 가기가
그렇게 어려운 순서인가?
파병은 연장 안 돼요?
한국에 뭘 와? 생각 짧은 여자 뭐 보고 싶다고?
오지 말고 그냥 거기 살아요 내내 행복하시고요
끊어요!
(송 선생) 왜, 유 대위 안 온대?
아깝다!
유 대위님이나 서 상사님이면 막
휙휙 해서 이사장실에 있는 사표 없앨 수 있을 텐데
그냥 가서 비세요
어떻게 빌어요 그 깽판을 치고 나왔는데
아!
그럼 교수 자리 티오는 아직 유효한 거네?
아싸
- 너 방송은 계속 할 거야? - 아, 이 선배님이 진짜...
[책상 흔들리는 소리]
[발랄한 음악]
뭐 있어요?
그랬으면 싶네?
으흥...
일단 웃어볼까요? 장난인 것처럼?
- 아니 - 아니요
그래요
(송 선생) 우리 우르크 팀들 전부
PSY 진료받아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원래 이상했던 정신 재난 핑계 대보는 거야?
이게 웃을 일이 아니에요
아, 넌 사표 냈지? 넌 못 받겠다
봉사해, 그냥 봉사하고 살면 되지
너 봉사할 때 진짜 아름답고 찬란하더라
선배님의 충고를 듣고 나니 결심이 서네요
갑니다
너무 영향력이 있으니까, 내가
근데 어디 가는데?
해성병원에서 보낸 지난 8년을 생각해봤습니다
인턴부터 교수가 되기까지 저에게 해성병원은
제 인생이었고, 삶이었고 제 자신이었으며
아휴, 왜 이러세요 강 원장님
아, 재치 있으신 거 봐 [발랄한 음악]
정규직 그만두니 대출이 안 된 모양이죠?
심려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이사장님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다면
이 한 몸 해성병원 특진 병동을 위해서
(이사장) 특진 병동은 됐고
그 한 몸 오늘부터 응급실로 가세요
아...
응급실 말씀이십니까?
뭐, 나도 자존심이란 게 있으니까 강 교수 편한 꼴이 보기가 싫으네?
(이사장) 당직은 나이트 위주로
수술실 스페어는 항상 강 교수라고 보면 되고
힘들겠죠, 아주?
(이사장) 왜?
이것도 권위를 이용한 사적인 복수인가?
아우, 에이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이사장님
응급실은 종합 병원의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꽃 같은 제가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행이네
이 모든 게 싫으면 나한테 와요
VIP 병동 의사 말고 그냥 VIP 시켜 줄 테니까
언제나 애정으로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사장님
교통사고 환자인데 근처 병원에서는 수술 못 한다고
우리 병원으로 트랜스퍼 왔어요!
라인 조심하세요!
닥터 누구 콜 했어? 오더를 줘야 수술방을 잡지!
(모연) 닥터 여기요
- 의국장 수술실 빨리 잡아! - 네
- 피 좀 더 짜주세요 - 네
- 라인 하나 더 잡고요 - (최 간호사) 네
너 여기서 뭐 해? 가운도 안 입고?
그러니까요
오늘부터 응급실 당직을 도맡아 맡을 강모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5번 방 잡았습니다! 마취과랑 CS, NS 콜 했고요
- 그럼 지금 바로 올려! - CT 먼저 안 찍고요?
1차 병원에서 찍은 거 있잖아
- 지금 이 환자는 CT보다 수술이 급해 - (남자) 네
- (남자) 최 선생님 - (최 간호사) 네
그럼 특진 병동은요?
잘렸죠 시원하게
그럼 방송은?
(모연) 그건 아직
아무쪼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뭘, 응급실을?
아니요 방송을요
(남자) 3중 추돌 교통사고 환자요
5분 내에 응급실로 도착한대요
아, 환영 인사 빡세네요 가요
(여의사) 위치도 좋고 건강하네
예정일이 다다음 주지?
네, 열흘 남았어요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고 좋겠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안 하는 게 좋겠지?
(여의사) 왜 대답이 없어?
- 아, 네 - 네
[쑥스러워 한다]
- 선배! 여기요 - 어
애쓰네? 일하는 티 내느라?
반갑다, 잘 있었냐?
(은지) 넌 봉사 보냈더니 가서 연애질했더라?
너 군인이랑 사귄다며?
넌 나 없는 사이에 수술 방 잘못 찾아서
엉뚱한 환자 수술한 적은 없고?
너 진짜 웃긴다
이사장이랑 열애설 난 지 얼마나 됐다고
봉사 가서 그새 남자를 만나?
너, 진짜 그래서 특진 병동 잘린 거야?
하, 김 선생
내가 지난 한 달간
봉사라는 걸 하면서 깨달은 바가 많거든?
우리는 다 행복한 거야
너도 행복해라
행복한 와중에 실력도 좀 쌓고
유세 떨지 마
예방 주사 몇 대 놔주고 사진이나 찍다 온 주제에
어디서 슈바이처 코스프레야?
[경쾌한 음악]
웁스, 왜들 이래?
나 지금 너희들이 뭐 생각하는지 안다
살면서 방금이 제일 서러웠어
[식판 내려놓으며] 아, 나 손 뒀다 뭐 했지?
저거 머리끄덩이 안 잡고?
그러게요, 나도 손이 두 개나 놀고 있었는데
확 식판이라도 엎을 걸!
이런 순간은 좀 야성적이어도 되는 거 아니에요?
- 올... - 올...
- 식판으로? - 식판으로?
(송 선생) 김은지 걔는 애가 왜 그럴까?
- 참 철 안 들어 - 그게 다 김 선생 복이야
나도 다시 태어나면
그렇게 철딱서니 없는 여자로 태어나서
평생 살다 죽어야지
그럼 난? 난 뭘로 태어나?
송 선생은 나 모르는 남자로 태어나서
나 모르고 평생 살아
늘 보내던 계좌로 돈 넣었다
보너스 나온 김에 더 넣었으니까 원금에서 까놔
아직 남았어, 그게?
대충 다 갚은 거 아니었나?
다음 달까지 받으시면 됩니다
덕분에 막내 등록금은 수습이 됐다
그놈에 계집애는 언제 졸업하냐?
평생 언니 등골만 빼먹고 취직 안 한대?
내가 걔 등록금에 발 담근 사람으로서 하는 말인데
걱정 마 네 돈 안 떼먹어
들어가자
[한숨 쉰다]
(군인) 단결
야, 뭐 하냐?
귀국 기념 얼굴에 포샵 중이랍니다
아, 나 이것들이 빠져가지고 씨...
나한테 하는 소리야?
아닙니다!
아직 10분 안 됐지 말입니다
응
너도 와서 누워
반년 넘어 제수씨 보는데 그렇게 갈 거야?
유부남은 밝은 데서 보는 얼굴 안 중요합니다
불 끄면 다 되지 말입니다
- 오! - 오!
꼭 엄마 닮은 딸
(남자) 가족 계획 파이팅입니다
꼭 아빠 닮은 딸일 수도 있지 말입니다
[모두 크게 웃는다]
이리로 오시지 말입니다
아, 그럼 저희는 마지막 기동 순찰 다녀오겠습니다
- 단결 - (대영) 됐어, 있어
내가 대신 나갈 테니까 쉬라고 바람 좀 쐬게
- 아직 10분 안 됐지 말입니다 - 나머지 5분은
내가 쏜다
두드려서 흡수시키십시오
- (남자 1) 안 돼... - (남자 2) 아...
얘 좀 가르쳐라
(남자) 수고하십시오
- 수고하십시오 - 수고하십시오
[잔잔한 음악]
(특전사령관) 군복 벗고
명주 외가 쪽 회사로 들어가 일 배워
파병 마치는 날까지 고민해 보고
(특전사령관) 본국 들어올 때는 결정해서 들어와
잡은 손을 놓을지
그 손에 어울리는 사내가 될지
(명주) 딱 내 생각하는 얼굴이지 말입니다
그냥 평소 얼굴입니다
평소에 늘 생각합니다
어라? 좀 달콤한데?
더 누워 있지 여기는 뭐 하러 옵니까?
병실 심심합니다
(대영) 서 있지 말고 앉으십시오
[대영의 한숨 소리]
(명주) 저 완전 가볍지 않습니까?
며칠 앓았더니 살이 빠져서
(명주) 허리가 막 한 줌입니다 한 줌, 보십시오
혼납니다 손은 딱 여기
(명주) 치...
뭐, 선물을 풀어 보기는 개뿔 입만 살아가지고
좀 비키시죠? 뭐 예쁜 얼굴이라고
비키면 눈부십니다
누가 보면 나 엄청 사랑하는 줄 알겠네
사랑한다 윤명주
혹시 우리...
헤어집니까?
우리 진짜 헤어집니까?
사랑한다
[부드러운 음악]
아주 많이
아주 오래
사랑해서 자꾸 헤어졌잖아
우리 안 헤어져
이제부터 내가 그렇게 할게
♪ 들리나요 ♪
비켜
눈부셔
♪ 사랑인 거겠죠 이건 ♪
♪ I think of you ♪
♪ Always love you in my heart ♪
♪ 그대는 아나요 ♪
♪ 스쳐 가는 모든 게 사랑이죠 ♪
♪ 한걸음 물러선 나를 안아준 한 사람 ♪
♪ I‘m dreaming to be with you ♪
♪ 단 하나인 거죠 ♪
♪ 날 담아 줄 그대를 믿어요 ♪
♪ 이 마음이 다치지 않게 난 언제나 ♪
♪ To be with you ♪
[군인들이 노래를 부른다]
(시진) 대위 유시진 외 4명은
우르크 태백부대 파병 임무를 마치고
특전사령부 알파팀으로의 복귀를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부사령관님께 대하여 경례
- 단결! - 단결!
바로
수고 많았다
(부사령관) 사령관님께서는 현재 백호 훈련 상황 지휘 중이시다
사령관님께서 전하신 말씀 전한다
3박 4일 휴가 기간 동안
알파팀은 비상 작전 열외 조치한다
현 시간부로!
최대한 신속히 부대를 벗어난다 알았나!
- 예, 알겠습니다! - 예, 알겠습니다!
[부드러운 음악]
(대영) 16시 43분
현 시간부터 정확하게 72시간
열외 없습니다
중간에 도망가지나 마십시오
- 무박 - 3일
[경쾌한 음악]
- 괜찮으십니까? - 거뜬합니다
그럼 술 좀 더 가져오겠습니다
예, 예
[술 따르는 소리]
[울먹이며] 이 핸드폰 이상합니다
애들이 전화를 한 명도 안 받습니다
제일 안 받아야 할 놈만 받았습니다
부부 싸움?
예
불 껐다가 맞아 죽을 뻔했지 말입니다
하...
[울먹이며] 어떻게 이렇게 한 놈도 안 받습니까?
한 놈 받아서 여기 왔습니다
[울먹이며] 아, 핸드폰 이 새끼 취한 거 같습니다
다른 새끼 취한 거 같습니다 [새소리 효과음]
[경쾌한 음악]
(모연) 허...
이게 무슨 난리야?
이 남자들 언제 왔어?
선배는 왜 이제 옵니까?
야간 당직 이제 끝나서
근데 원래 이래, 이 남자들?
(모연) 하...
무슨 재회가 이러냐고
내가 축 귀국, 하트 막 그려가지고 공항 나가려고
옷도 사고 팩도 하고...
- (모연) 어휴... - 여기 김치찌개 맛있습니다
한 그릇 하십시오
- 어디 가? - 부대 들어갑니다
전 휴가 아니지 말입니다
혼자 가면 어떡해 서 상사님 데려가
- 단결 - (시진) 응
(시진) 아...
무박 3일입니다
못 데려갑니다
뭔박 며칠?
미쳤나 봐!
방금 들어온 여자 되게 예쁩니다
방금 나간 여자가 더 예뻤습니다
에이!
이 여자가 훨씬 예쁘지 말입니다 응?
(시진) 아...
근데 자꾸 저 쳐다봅니다
보지 마십시오
민간인이랑 시비 걸리면 우리만 불리합니다
- 하! - (시진) 아...
[경쾌한 음악]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든다]
[환호성을 지른다]
[함께 소리를 지른다]
- 축하주! 축하주! - 축하주! 축하주!
♪ 넌 왜 내게서 맴돌아 ♪
일어나
무박 3일 약속 지킵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누가 잡니까?
♪ 자꾸만 생각이 나 ♪
지금 잡니까?
안 잡니다
이모 여기 소주 2병 추가요!
소주...
주세요...
주문하신 소주 나왔습니다
(시진) 고맙습니다
근데 선배는 여기 왜 있어요?
[염소 울음 소리 효과음]
그러니까 나 여기 왜 있니?
술 안 드시고 뭐 드시는 거예요, 지금?
아몬드 체력 충전 중이야
이 인간들 따라가기 너무 힘들어
- 너도 이거 해 - 주세요
늙네요, 늙어 아주
어? 어제 본 그 여자 또 왔습니다
아주 술집에서 사는 모양이네!
내가 오늘은 꼭 말 걸어 볼 겁니다
저기요
살아 있네 그래도
음? 저 아세요?
알죠 그럼 이 여자분이 당신 여자 친구세요
진짜요? 어우, 대박!
제 여자 친구세요?
우와
제 여자 친구랍니다
되게 예쁘지 않습니까?
[모연의 한숨 소리] (시진)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부중대장?
안 드실 거죠?
[소리 내어 웃는다]
- (시진) 아... - (모연) 아이고...
아, 어? 나 여기 기억 나 기억 나, 여기 [발랄한 음악]
기억 나, 여기 [시진이 힘들어 하는 소리]
알겠어, 알겠어 알겠으니까
- 신발 벗어요 - 허! 오!
아닙니다, 저 막 남의 집에서 신발 벗고 그러지 않습니다
알겠어요, 신발 벗고 잠깐만 쉬었다 갑시다
어머, 어머 저 꼬시는 거예요, 지금?
저 막 남의 집에서 라면 먹고 가고 그런 여자 아니에요!
아, 알겠어요 신발만 벗어요
- 아... - 신발만, 잠깐만, 아오!
(시진) 하아...
(시진) 아, 이 정도면 취한 게 아니라 치매인데
[놀라며] 치맥?
치맥, 콜!
좋아요! 우리 한 잔 더 해요
[모연이 신나서 소리 지른다] 빨리!
뭐 해요, 뭐 해요 빨리!
한 잔 더 해요! [애교 부린다]
[의자 옮기는 소리가 난다]
한 잔 더 해요 빨리! 응?
- 쉿! - 왜요? 왜요?
[긴장감이 도는 음악]
쉿!
쉿!
- (모연) 엄마? - 엄마?
우리 엄마 옷
(모연) 우리 엄마 가방
우리 엄마
- 이 총각은 누구시지? - 아, 저...
처음 뵙겠습니다
강 선생 남자 친구입니다 유시진입니다
내 남자 친구?
진짜? [놀란다]
내 남자 친구래 잘생겼다 그렇지, 엄마?
아... 아!
넌 어떻게 술 한 번 마시면 매번 끝장을
아...
(모연 엄마) 얘가 다 좋은데
보다시피 주사가 좀...
전 괜찮습니다 귀엽습니다
(모연 엄마) 아, 그렇게 이해해주면 고맙고
그래, 뭐 하는 분이신가?
(모연) 군인이야! 계급은 대위
근데 자세한 건 기밀
맨날 규정상 비밀
어! 소름!
이건 무슨 기억이지?
[놀라는 소리]
월급 또박또박 들어오고 집에 잘 안 들어오고 좋겠네
엄마, 무슨 말을 그렇게 솔직하게 해 초면에
(모연 엄마) 네 얘기야
얘가 거의 병원에만 살아요 월급은 또박 들어오고 [모연 엄마가 웃는다]
근데 왜 그렇게 서 있어?
벌받을 짓을 했나?
- 아니요, 안 했습니다 - 안 했어? 왜?
죄송합니다 원하시면 언제든...
[종소리 효과음]
이게, 이게 아니지 말입니다
순수하네 우리 대위님 [부드러운 음악]
우리 모연이도 공부만 했지
남자한테 손목 한 번을 못 잡혀보고
엄마 그만해 계속 불리해져
윤기 오빠 얘기도 알고 이사장 얘기도 다 안다...
어? 소름! 이건 또 뭐지?
왜 자꾸 기억이 나지?
재워야 될 거 같습니다 그럼 전 이만
아유, 괜찮아요 내가 가야지
나 그렇게 구식 아니야
아니요, 제가 구식이라...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정식으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모연 엄마) 어?
[경쾌한 음악 소리]
[문자 수신음]
(모연) 저 10분 늦어요 먼저 주문 좀 부탁해요
난 클럽샌드위치
양파 빼고 할라피뇨 잔뜩
핫칠리소스 팍팍, 빵은 화이트로 빵은 데워줘요
딱 이렇게요
[종업원이 웃는다]
클럽샌드위치 2개 맞으시죠?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 이걸로 해주세요 - 아, 네
[경쾌한 음악 소리]
- 술은 깼어요? - 어휴, 그럼요
나 많이 안 마셨어요
많이 마시던데
취하니까 영 딴 사람이고
아휴, 무슨...
그거 저 맞아요 나 다 기억나는데?
못 믿겠는데
(시진) 흠, 아...
강 선생 어머님은 뭐라십니까?
저 마음에 드신답니까?
우리 엄마 만났어요? 언제요?
다 기억나긴!
딴 놈이랑 술 마시기만 합니다, 아주!
오, 질투
- 술이 아직 안 깼는데? - 오, 똑똑한 거 봐
[진동 소리]
전화, 전화
아...
단결 대위 유시진
예, 알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예, 단결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그...
백화점...
가야합니다
아...
미안합니다
아니요
다녀와서 영화 봅시다 나랑
좋아요, 싫어요?
[부드러운 음악]
좋습니다
잘 다녀와요
고마워요
깜깜한 쪽 출신이라 그런지
검정색이 잘 받습니다?
피부가 하얀 편이기는 합니다
피부가 하얀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함께 웃는다]
(대대장) 브리핑 1분 전이다
잡담이 나오지?
단결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 국정원 파견 나오신 겁니까? - 너희들 마중 나오신 건 아니지
[시진이 웃는다] (대대장) 내가 이번 1029 작전
감독관이다
빠져가지고 빨리 안 튀어 들어가?
[긴장감이 도는 음악]
이상의 이동 경로 숙지하도록
각자 총기 점검하고
(대대장) 위성 보안 채널은 3번에 맞춘다 [무전기 기계음]
(남자) 볼펜의 사용법은 전과 동일합니다
유사시 경동맥 부위를 찌르면
고통 없이 10초 내에 사망합니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대통령님을 대신해 인사드립니다
위원장님을 대신해 환영합니다
가시지요
나한테 칼 맞은 상처는 괜찮습니까?
그 미안하게 됐습니다
[긴장감이 도는 음악]
(북한 군인) 그냥은 못 가지
남조선 특전사 정도는 때려잡고 돌아가야
공화국 전사다
[칼 휘두르는 소리]
윽...
[피가 새어 나오는 소리]
나한테 지고 올라와서 호위부로 발령난 겁니까?
미안하게 됐습니다
말솜씨는 여전하구먼
그럼 이번에는 공화국에서
볼펜 뽑고 다시 한 번 붙어 보겠습니까?
같이 보고서 쓰자는 얘기는 아닌 거 같고
[무거운 음악]
내가 또 남의 집이라고 봐주는 성격은 아니라서
배짱도 여전하고
손님으로 와 한 방향 보고 선 걸 다행으로 아십시오
우리 같은 전사들은 이렇게 한 방향을 보고 있을 때가
휴전이고 평화 아니겠습니까
그럼 손님으로 뭐 하나 부탁 좀 합시다
점심으로 냉면 됩니까?
정통 평양냉면 되게 먹어보고 싶은데
[경쾌한 음악]
식초는 면에 골고루 뿌려주시고
겨자는 육수에 풀어드시면 맛이 더욱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잘 먹겠습니다
- (남자) 맛있게 드십시오 - (시진) 응
그런데 그 쪽이 꼭 알아야 될 정보가 있습니다
봉사원 동무 말 믿지 마십시오
겨자를 면에 발라 먹는 게 정통 평양식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음 회담 때는 남에서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남에는 다른 팀이 내려갑니다
나는 내일부터 휴가입니다
그럼 냉면 값은 외상 달아놓겠습니다
일없습니다 배불리나 먹고 가십시오
(안내음) 문이 열립니다
[기계음]
강 교수는 어떻게 지내?
(이사장) 응급실 힘들어하지 않아?
아니요 전에 없이 활기찹니다
꽃은? 매일 보내고 있는 거야?
보내는 족족 수령 거부를 해서요
덕분에 비서실이 아주 향긋합니다
(시진) 흠...
강 선생 남자 친구 정보는 입수했어?
그게 좀 이상한데
군에 있는 친구도 정보를 모르더라고요?
특전사다 뭐 그 정도?
대신에 사진은 입수했습니다 자...
이걸 지금!
이 중에 누군데
- (비서) 그건 아직... - 뭐?
아유...
흠...
이 사람입니다 강모연 선생 남자 친구
1983년생, 이름은 유시진 [발랄한 음악]
대한민국 육군 대위
물고기자리, A형
아하, 아, 이 사람이...
근데, 이, 이 사람인데? 이 사람이?
예, 그럼
[기계음]
(이사장) 어이, 잠깐!
아!
(이사장) 잠깐 나 좀 봅시다
그럼 두 분 좋은 시간 되십시오
그러니까, 그쪽이 강 교수 남자 친... 아!
(이사장) 아...
끼인 데는 괜찮습니까?
여유가 있는 건지 그런 척하는 건지
강 선생이 나를 거절한 이유가 그쪽 때문이라면
내가 자존심이 너무 상하는데?
(이사장) 어쨌든 특전사 대위시다?
[코웃음]
싸움 잘해?
첫 데이트를 호텔로 데려가셨다던데
내 여자 친구를
[코웃음]
아무쪼록 조심하십시오
낮길이든 밤길이든 뒤통수든
싸움 잘하거든요
[코웃음]
하, 차...
강모연, 오늘 내 당직 좀
싫어
당직 땜빵 좀 해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싫어?
어, 싫어
나 너 땜빵 뛰던 강모연 아닌 지 한참 됐으니까 가라 그만
야, 이 병원 당직 다 너한테 몰빵이라던데 뭔 소리야
이 병원 당직 나한테 다 몰빵 맞는데, 넌 싫다고
어?
(모연) 백화점 벌써 끝났어요?
강 선생 퇴근 시간 맞추려고 빨리 끝냈죠
아직 백화점 끝날 시간 아닌데
네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백화점이야, 껴들지 마
백화점은 너보다야 내가 더 잘 알지
근데 누구신데? 소개 안 시켜줘?
어! 너 호출 왔다 되게 응급인 거 같은데?
나 핸드폰 안 들고 왔는데
[샤랄라 효과음]
김은지예요
강 선생 친구고요 반갑습니다
유시진입니다
(시진) 강 선생 남자친구입니다 반갑습니다
- 반가워하지는 말고요 - (은지) 아...
그 소문으로만 듣던 군인 남자 친구시구나?
저 퇴근요!
(시진) 그럼
좀 가...
짜증 나, 군인이 굳이 저렇게 잘생겼어
흥...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경쾌한 음악]
왜 반가워? 뭐가 반가워? 미친 거 아니야?
저 말입니까?
아니요 아까 그 여우 같은 계집애요
타이밍이 이상한데?
(모연) 딱 보면 모르냐고 엄청 안 친한 거
내가 그렇게 싫은 티를 팍팍 냈는데
굳이 인사를 한다 거기다?
아니 지뢰 다룰 때는 그렇게 섬세한 사람이
그건 왜 모르냐고!
혹시 지금 질투합니까?
내가 방금 누구를 만났는지 알면 이러면 안 될 텐데 나한테?
뭐, 누구요?
- 이사장이라도 만났어요? - 네
어디 안 다쳤어요?
걱정 많이 했는데
(모연) 밥 안 먹었죠?
아, 왜 밥도 안 먹고...
가요, 밥 살게
타이밍이 계속 이상한데
어머, 분수대 예쁜 것 좀 봐
로코코 양식인가?
서보라고요
섬세하게 이사장 얘기 좀 하자니까?
우와, 불빛 좀 봐!
[웃는다] 딴소리 말고 서보라고요
왜요, 뭐! 섬세하게 뭐요!
어머,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대충 한 손에 잡힐 거 같아서
딱 이 사이즈로 샀는데 맞는 것 같습니다
선물 샀거든요
방금 내 목 사이즈 잰 거예요? 목 졸라서?
으음
내 손이 강 선생 목에 많이 가까이 갔다 온 거죠
(시진) 서 상사랑 윤 중위 기다립니다
있을 때 주기는 그러니까
[경쾌한 음악]
오, 예쁘네요
보통은 '마음에 들어요?'가 먼저거든요?
아, 마음에 들어요?
네! 많이 예쁘죠!
[소리 내어 웃는다]
엄청나죠
가요, 그럼
♪ 세상 끝이라도 ♪
- (시진) 아... - (모연) 근데 나...
(모연) 이런 거 받는다고 쉽게 기분 풀리고 그런 여자 아니에요
(시진) 그래요 아까 입꼬리는 올라갔는데, 뭐
- (모연) 진짜거든요? - (시진) 알았다고
♪ oh oh oh oh baby oh oh oh oh ♪
(종업원) 오랜만에 오셨어요
근데 여자 친구분들이 바뀌셨네요?
[날카로운 효과음]
전에는 늑대랑 토끼랑 같이 오셨었거든요
(종업원) 인형이요
그럼 맛있게 드세요
♪ 설레어 와 내 운명이죠 ♪
진짜 제 여자 친구입니다
이쪽은 전우입니다
- 전우? - 응
우르크에서 함께 싸워 이겨냈죠
아...
여기 지금 둘만 있습니까?
근데 여기는 언제 온 겁니까?
인형 얘기는 또 뭐고?
네 남자 친구가 네 사진 들어 있는 핸드폰 찾겠다고
(시진) 17 대 2로 시비 붙어서 죽다 산 날 있어
내 생에 가장 힘든 전투였다
내 사진 뭐 말입니까?
내 사진 다 지웠을 텐데?
명주 사진이라고 한 적 없지 말입니다
명예롭지 못한데 좋은 거라면서요
(시진) 아...
해성병원 장례식장 앞이었는데?
아, 내가 본 그 싸움? CCTV?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처음 만난 날이네요?
[둘이 좋아하는 소리]
아, 진짜!
내 사진 없지 말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이렇게 싹 지워?
그리고 이건 뭡니까?
(명주) 혹시 나 몰래 알바합니까? 중고차?
아이, 뭡니까, 진짜?
겨우 이거 찾겠다고 그 시비를 붙은 겁니까?
저한테는 명주 사진입니다
내 얼굴이 노란색입니까?
데이트하는 법을 몰라서
명주 만나면 맨날 술만 마셨습니다
(대영) 그래서 데려다주지도 못하고
항상 택시 태워 보냈는데
그 택시 번호판 사진들입니다
(대영) 둘이 헤어졌을 때 같이 찍은 사진은 다 지웠는데
이 사진은 명주 사진 아니라고 우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갖고 있었습니다
와... 서 상사님 멋있다
아휴...
[경쾌한 음악]
나 방금 또 반한 거 같아
지금 여기 둘만 있냐?
근데 윤 중위는
서 상사님 잠금 패턴도 알고 그래?
제가 만들어 준겁니다
이 사람은 세상에 패턴이 이거 하나인 줄 압니다
(시진) 하!
그, 핸드폰을 사면
작은 책자를 하나 줍니다
핸드폰 사용법이 아주 상세히 적혀 있는
됐습니다
제 세상에 패턴은 저거 하나입니다
- 가죠 우리 - 아직 안 갔어요 우리?
(대영) 가십시오
(대영) 죄송합니다 [다 같이 웃는다]
- (시진) 여기 지금 둘만 있어? - (모연) 가?
(명주) 아이, 빨리 와서 앉아요 [대영이 크게 웃는다]
그 사진이 그렇게 중요했습니까?
아이, 예뻐라
근데 왜 이쪽으로 갑니까?
설마 지금 나 집에 들여보내는 겁니까?
성인 남녀가 데이트하면서
집에 일찍 들어가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남자가 외국물도 먹고 그럼 좀 변해야지
뭐 이렇게까지 일관돼, 사람이?
진짜 안 보낼까보다
[전화가 울린다] 바로 그거입니다
시끄럽습니다 전화나 받습니다
- 누구입니까? - 모르는 사람입니다
- 아는 사람인데? - [웃으며] 아닙니다
삼계탕 사주던 윤기 오빠입니까?
아, 윤기 오빠는 진짜 아닙니다
(명주) 그리고 오해하시나 본데 삼계탕은 제 돈으로 사 먹...
[발랄한 음악]
하...
아니, 이 기능을
고작 핸드폰 뺏는 데 쓰라고 내가 이 차 산 줄 아십니까?
(범래) 통신 보안 하사 김범래입니다
서 상사님은 오후 교육 훈련 시간 내에 특이사항 없으셨으며
왁스를 3번 고쳐 바르시더니 외출하셨습니다
3번 아니고 2번 고쳐 발랐다
(범래) 단결! 하사 김범래!
22시 부대 복귀한다
라면 끓여놓고 대기해 면발은 너로 낸다
그게 습관이 되어버려서...
사람이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할 거야
벌이야
[부드러운 음악]
라면 잘 끓였네?
근데 면이 밀가루다?
아, 그게...
- 김범래 - 하사 김범래!
지금부터 나랑 같은 편 먹을래
아님 지금부터 쫄깃한 면발이 되어볼래?
(범래) 서 상사님께서는
20시 복귀하시고
21시 현재 잘생기셨으며
22시 역시 잘생기실 예정이고
잘생기신 와중에 취침을 하실 예정입니다
이상 보고 완료
아 참, 내일 사령관님 복귀하신답니다
(범래) 예, 알겠습니다 단결!
[문 두드리는 소리]
힛, 계 탔다
단결!
- 사령관님께 용무 있어 왔습니다 - 보고받았다
차 한 잔 하자 앉아
말씀은 감사하지만
다른 날 다른 자리에서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헛기침 한다]
이게 자네 선택이라고 보면 되나?
- 그게 뭔데요? - 서대영이 전역 지원서
- 아빠! - 예, 그렇습니다
군복, 벗겠습니다
기어이 그러셨어요?
기어이 이 사람 군복을 벗게 했어요? 제가 그렇게 부탁했는데?
윤 중위가 자네하고 한 얘기를 다 들었다는군
(특전사령관) 전염병으로 사경을 헤맬 때
자기 목숨을 담보로 부탁을 해왔어
완쾌하면 자네를 허락해달라고
전역시키지 말라고
그건, 사령관님과 윤 중위와의 약속입니다
저와는 상관없습니다
- 서대영! - 제 선택은 윤 중위입니다
그 선택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기꺼이 치르겠습니다
군복 벗겠습니다
누구 마음대로
(명주) 얘기 좀 해
나와
제 용무는 여기까지입니다
음
단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어떻게 이렇게 알게 해, 어떻게!
- 네가 무슨 마음인지 아는데 - 아는 척하지 마
알면 나한테 이렇게 못 해
너랑 안 헤어지려고 내린 결정이야
(대영) 나한테 이 결정이 쉬웠을 거 같아?
안 쉬워! 알아
그럼 나는? 나는 쉬웠을 것 같아?
내 목숨 이용해서 아빠 협박해 얻어 낸 약속이야
그 염치 불고가 나는 쉬웠을 거 같냐고!
그러니까 그런 짓을 왜 해!
당신은 계속 도망만 치니까!
내가 아빠랑 싸울 때 당신 어디 있었는데?
당신 내가 우스워?
어떻게 말 한마디 없이
- 어떻게 나한테 의논 한마디 없이! - 의논 했어, 수도 없이 했어!
내 모든 도망은 다 백 마디의 말이었고!
네 전화 못 받는 그 엿 같은 시간들은
천 마디의 의논이었다고 나는!
근데 사령관님께 그런 부탁을 해?
우습긴 서로 매한가지였나 보네
(명주) 그게 어떻게 같아?
난 적어도 아빠를 이해시키려고...
그래서 우스워진 거야 내가!
난 이해가 아니라 인정을 받아야 하거든
(대영) 내 딸이 원해서가 아니라
나라서
나이기 때문에
사령관님이 날 선택했으면 했어
근데...
사령관님의 허락이
단지 죽어가는 딸의 소원이라면
나 너랑 시작 안 해
[슬픈 음악]
그래
그럼 하지 마
그만하자 우리
♪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다시 ♪
나 때문에 불행해질 거면
그냥 혼자 행복해져
진심이야
♪ 깨지 못할 꿈이었을까 우리 ♪
♪ 멀어지는 너에게 ♪
♪ 전하지 못했어 한 번도 ♪
♪ 널 사랑해 ♪
♪ 내 깊은 마음 속 ♪
♪ Don’t let me cry ♪
와, 드디어 이 영화를 보네요
(시진) 오래 걸렸어도
처음으로 돌아와 기쁩니다
오래 걸려도?
우리 거기 꼭 돌아가요
그 해변
돌멩이도 가지고 왔으니까
그래요, 꼭 다시 가요
둘이 같이
[함께 웃는다]
[문자 수신음]
아, 누구야
아, 나...
무슨 일 있어요?
가봐야 될 것 같은데
지금요?
네, 미안해요
와...
나 지금 바람맞는 거예요?
정말 미안해요 응급이에요
이 영화는 다음에 꼭 같이 봐요 지금은 같이 나가고요
아니요
난 그냥 보고 갈게요 가보세요
그건 첫 데이트에서나 약발이 먹히는 거고요
내가 결제했으니까 같이 봐야죠
얼른 일어나요
아이, 아까워
먹힐 줄 알았는데
이 영화는 또 못 보네
[긴장감이 도는 음악]
(대대장) 목요일 13시
서울호텔에서 열리는 2차 남북 특사 회담에서
VIP 근접 경호는 청와대 경호팀이 맡는다
우리 군은
707 알파, 브라보, 찰리
(대대장) 3개 팀이 백업으로 들어가
17층 회담장의 저격 포인트를 감시하고
주변을 경계하는 임무를 맡는다
오늘 경호 리허설 및 특사 회담 현장 지휘는
알파팀 팀장이 맡는다
(시진) 전 팀원에게 알린다
리허설 차량 위치할 때까지 5분간 휴식
이상 송신 끝
[차 문 닫히는 소리]
(시진) 아, 하...
혼자 먹습니까?
둘이 먹기에는 양이 작습니다
딸랑 한 개 산 겁니까?
두 개 샀는데 다 먹었습니다 단 게 땡깁니다
우울증 온 것 같습니다
에이...
무슨 우울증이 그렇게 갑자기 걸립니까?
윤 중위랑 헤어졌습니다
예?
왜 말입니까? 누가 찬 겁니까?
제가 차였습니다
이유는 말씀드릴 수 없습...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
[긴장감이 도는 음악]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 구급차 들어옵니다 - 가요
[구급차 사이렌 소리]
(구급 대원) 이동 중 2리터 식염수 들어갔고, 혈압 80에 50
다발성 총상입니다
총상요?
엑스레이만 찍고 수술 먼저 들어갈게요
[구급차 사이렌 소리]
(모연) CS 호출해주시고
(송 선생) 호출 이미 받았습니다 넌 저 환자 맡아
[구급차 사이렌 소리]
(모연) 환자 상태는요?
[깜짝 놀라는 소리]
[무거운 효과음]
[총소리]
[잔잔한 음악]
♪ 내가 작은 바람이 되어 ♪
♪ 가만히 그대 뒤에서 잠시 기대본다 ♪
♪ 스치듯 우연히 ♪
[총소리]
♪ 그대 내 손길을 느낄 수 있게 ♪
대위님 농담에도 기분이 안 나아져요
너무 걱정 돼요
♪ 말이 필요 있을까 ♪
♪ 이미 그대는 나의 전부가 됐는데 ♪
지금 하는 걱정 중에
내 걱정은 뺍니다
♪ 말할 수 없어서 ♪
(모연) 유 대위님 잘 부탁합니다
제가 진짜 많이 좋아하거든요
오면 말해주게요
♪ 그대는 알고 있나요 못 견디게 보고픈 ♪
♪ 그대 내 전부가 된 거죠 ♪
♪ 처음부터 시작된 ♪
♪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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