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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연가 15

 

[방송대본겨울연가 15

1. 병실 (전회연결 오전)

 

민형(소리) .....유진아.

유진 (멈칫하는!!)

 

멍하게 선 유진눈물 가득고여 돌아본다.

 

민형 유진아.... 나야....

유진 (떨리는 목소리) .....준상이니.....?

민형 (눈물고여 끄덕하는)

 

유진믿기지 않는다는 눈.... 유진떨리는 발걸음으로 다가간다.

유진민형 앞에 선다민형도 눈물이 그렁 고였다순간 와락 안는 두 사람.

(두 사람의 과거 시절 인서트들이 들어간다자전거..... 버스안.... 눈싸움....이어진다)

꼭 안은채 눈물을 흘리는 두 사람. white out되면서 준상의 소리가 들린다.

 

준상(소리) (조용하고 천천히) .... 널 처음 만났던 날이 생각나.... 버스 안이었는데.... 내 어깨에 머릴 기대고 자고 있었어....

 

 

2. 병원 일각 (오후)

 

준상과 유진이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유진 (안도하듯그래.... 그랬어.... 우리버스 안에서 처음 만났었어기억하는구나....

준상 (유진얼굴을 보며유진이 너그땐 머리가 길었어.... 그리고 날 계속 빤히 쳐다봤었어....

유진 (준상을 보다가그리고 또....? 다른 건 생각 나는 거 없니?

준상 (앞을 보며 기억을 더듬듯) .... 피아노 치던 것도 기억나... 강당에서 너랑 나란히 앉아서 피아노를 쳤었어그리고 버스타고 돌아다닌 것도 생각난다. (떠올리듯바람결에 니 머리칼이 내 얼굴에 닿았었어.... 기억 맞는 거지....?

유진 (눈물 고여서 끄덕끄덕다른 친구들도 생각나니?

준상 상혁이는 생각나.... 아주 조금.... 근데 다른 친구들은 (하고 고개 젓는다기억이 안나.... 잘 모르겠어.

유진 (손잡아주며괜찮아넌 준상이를 찾았잖아그것만으로도 충분해그러니까.... 불안해하지마준상아....

준상 나정말 준상이인 거 맞는 거지너랑 함께 한 기억들.... 다 맞는 거지?

유진 (눈물 그렁그렁)

 

준상유진을 끌어서 안는다유진준상을 안고 눈물을 흘린다.

 

준상 (눈물 고여서널 기억해서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유진아...

유진 (안긴채로) ... 고마워준상아.... 고마워....

 

두 사람서로 보고 웃는다준상유진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다.

 

 

3. 병원 앞 ()

 

준상은 배웅나와 있고 유진은 앞에 서있다.

 

유진 금방 갔다 올테니까.... 어서 들어 가추워.

준상 ... 그래.

유진 얼른 갔다 올게. (하면서 돌아서다가 다시 준상보며꼼짝말고 병실에 있어야해괜히 일어나서 다른 데 가면 안돼.

준상 (웃으며알았어어서 갔다 와.

유진 그래.

 

유진멀어지고 준상은 유진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준상돌아서서 병원으로 들어간다.

 

유진의 시점.

유진걷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춘다황급히 다시 병원으로 뛰어가는 유진.

 

 

4. 병실 밖 복도 ()

 

유진후닥닥 병실 쪽으로 가는데 준상이 의사와 얘기하고 있다가 유진을 본다.

 

준상 (다가오며벌써 갔다 왔어?

유진 (부끄럽다아니....

준상 왜?

유진 그그냥..... (하면서 준상의 상태를 살피듯 바라본다)

준상 바보야.... 나 괜찮아아무데도 안가고 있을 테니까 어서 갔다 와.

유진 그래진짜 갔다 올게.

 

유진돌아서서 걷는다유진걷다가 다시 돌아보면 준상이 바라보고 웃어준다.

걸으면서도 힐끔힐끔 자꾸 준상을 돌아보며 확인하는 유진준상웃어준다.

 

 

5. 유진의 집 ()

 

유진이 가방에 뭔가를 집어넣으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이때 진숙이 들어온다.

 

진숙 유진아언제 왔어?

 

유진대꾸도 제대로 못하고 정신없이 물건들을 챙긴다.. 서랍 아무렇게나 열어놓고 정신없이 물건들을 쓸어담는데

 

진숙 (유진이 이상하다유진아 왜 그래? (못 듣고 여전히 부산한 유진 붙잡고유진아!

유진 (눈물 범벅이 되어 정신드는?

진숙 왜 그래..... 왜 그래 유진아...

유진 (울면서진숙아...... 준상이... 준상이....

진숙 (불안해서... 준상이가 왜..?

유진 기억이 돌아왔다?

진숙 (눈물이 난다정말....? 그게 정말이야?

유진 (울며 끄덕끄덕)

 

진숙과 유진 부둥켜 안고 운다.

 

 

6. 용국의 동물병원 ()

 

용국이 놀란 얼굴로 전화를 받고 있다.

 

용국 (놀라서준상이가 기억을 찾았다구......?

 

하면서 앞에 있는 상혁의 얼굴을 본다상혁얼굴색이 확 변한다.

상혁황급히 병원을 나간다용국, “상혁아상혁아!!!”하는데 상혁은 이미 나간 상태.

 

 

7. 채린의 부띠끄 ()

 

채린전화를 들고 있다가 멍해지더니 수화기를 툭 떨어트리고 자리에 철퍽 주저앉는다.

 

 

8. 준상의 병실 ()

 

상혁달려와서 병실문을 연다아무도 없다상혁문을 닫고 다른 것으로 달려간다.

 

 

9. 병원간호사 데스크 ()

 

뛰어오는 상혁데스크의 간호사에게 묻는다.

 

상혁 중환자실에 이민형씨... 어떻게 된거죠?

간호사 아이민형씨요지금 검사실에 있을거에요끝날 시간 된 것 같은데?

상혁 (표정) ........ 이민형씨... 기억이 돌아온게... 맞나요?

간호사 (웃으며소식 들으셨구나... 축하드려요.

상혁 (표정)

 

 

10. 병원 일각 창가 ()

 

민형눈을 감고있는데.... 흑백필름처럼 끊기는 기억의 단발마들.

흐릿하게 포커스가 나간 모습들눈싸움대학교 강의실 모습상혁의 모습포커스 나간 사

그리고 유진의 집을 뛰쳐나오던 자신의 모습 그리고 선명하게 보이는 유진의 모습.

민형눈을 뜬다더 이상 기억의 흔적은 없다민형괴로운 듯 한숨 쉰다.

 

유진(소리준상아...!

준상 (돌아본다)

유진 (짐짓 웃으며) .....준상이라고 불렀는데... 돌아보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준상 (웃어준다다녀왔구나..

유진 (옆에 앉으며무슨 생각하고 있었어?

준상 그냥.... 옛날 생각....

유진 (주저하다가그 생각중에.... 나도... 있니..?

준상 (보면)

유진 나..... 옛날이랑 많이... 다르니...?

준상 .....!

유진 그냥.... 준상이 넌 날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조금 떨리는)....많이... 다른거야?

준상 (마음 아픈) ......달라...... 내 기억 속의 유진인....굉장히 밝고 명랑했는데....지금은.... 슬퍼.....

유진 (표정)

준상 (중얼거리듯) .... 나도 너처럼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너처럼 따뜻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땐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

유진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준상 ......그때 나.... 니 웃는 얼굴을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눈물 같은거 흘리지 않게.... 상처같은거 절대 받지 않게.......내가 꼭 지켜줘야지.... (허탈하게결국 못지켜줬지..? (유진 보며지금의 니가 어렸을 때와 가장 많이 다른건..... 슬픔 이야.... 내가....만들어 주고 만....슬픔.... 미안하다 유진아....

유진 (고개 가로젓는다아니야...

 

꼭 안아주는 준상.

 

 

11. 병원일각 ()

 

상혁민형을 찾는 느낌으로 걷다가 걸음을 멈추는 상혁.

민형의 어깨에 기대 안긴 유진상혁그 모습 보다가... 씁쓸하게 돌아선다.

 

 

12. 유진의 집 앞 (오전)

 

유진계단을 내려오면서 민형과 통화하고 있다.

 

유진 응. ... 지금 집에서 나왔으니까 바로 갈거야내가 맛있는 거 했으니까 기대해그래준상아....

 

유진전화를 끊고 싱긋 웃으며 걷는데 걸음이 탁 멈춘다상혁이 차에서 내린다.

 

 

13. 찻집 (오전)

 

창가에 앉아 있는 상혁과 유진유진은 핼쓱한 상혁이 안쓰럽고 상혁은 뭔가 초연한 눈빛.

 

상혁 ... 준상이... 기억 돌아왔다면서?

유진 응완전하진 않지만상혁이 너도 기억하고 있어....

상혁 그래? (씁쓸하게별로 안좋은 기억만 있을텐데....

유진 (조심스럽게) ....만나볼래?

상혁 ... 글쎄.... 나중에.

유진 ....그래....

상혁 유진아.... 너한테 이민형씨가 준상이였다는 말 안한거.... 후회 안한다아마 같은 상황이 다시 온대도 난 말하지 않을거야.

유진 (표정)

상혁 말해주기 싫었어그냥 모르고 살길 바랬어보내기 정말 싫었다왜냐면... 나한테도 니가 첫사랑이니까....

유진 (눈빛 흔들리며 상혁 본다) .... 상혁아....

상혁 너보내줄께너한테 준상일 두 번 잃게 할 순 없어.

 

상혁진실하게 유진을 보고 유진은 아무 말도 못한다유진울음이 울컥-

 

유진 (울며... 벌받을거야.... 너한테너한테 이렇게 상처줘서.... 벌받을 거야.... 상혁아....

상혁 (허무하게바보야.... 니가 벌 받으면 내가 행복하겠니......?

유진 (운다)

상혁 (허탈하게 웃으며참 재밌다.... 준상이는 너에 대한 기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난 너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해야 하니....

유진 (표정)

상혁 (시선 피하며... 잘 견딜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볼께그러니까 너도 내가 밤늦게 전화하고찾아가고.... 손내밀어도 절대 받아주지마다정하게 웃지도 말고 눈물도 보이지마그럴 수 있지도와달란 말 하고 싶어서 온 거야. (감정 숨기려고먼저 간다.

 

상혁서둘러 나가버린다유진고개 숙이고 눈물을 흘린다.

 

 

14. 길가 ()

 

상혁걷다가 멈춘다겨울 햇살이 너무 강하다상혁햇살을 눈도 찌푸리지 않고 똑바로 응

시한다흐르는 눈물하나도 따갑지 않고 안아프다.

 

 

15. 상혁의 집 외경 ()

 

지영(소리그게 무슨 말이니....?

 

 

16. 상혁의 집 거실 ()

 

놀란 진우와 지영 앞에 앉아 있는 상혁모든 것을 체념한 담담한 얼굴이다.

 

상혁 죄송합니다어머님.... 결혼 못합니다그렇게 됐어요....

지영 (진우에게여보....?

진우 상혁아자초지종을 말해야지결혼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안그러냐?

상혁 (단호하게죄송합니다.

지영 유진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지유진이가 또 못한다고 하디그런 거니?

상혁 아뇨제가 못하겠습니다.

진우 (좀 노해서지금 그게 무슨 말이냐....

상혁 아버지.... 유진이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집착이었어요유진이 다른 사람한테 보내기 싫어서.... 집착부린 거에요자꾸 의심하고.... 상처주고....

지영 상혁아...

상혁 이젠 더 이상 그런 짓 안할래요유진이한테도 나한테도 못할짓이에요.

지영 너이제 와서 어떻게...? 청첩장까지 찍어놓고 이게 무슨 짓이야....?

상혁 죄송합니다. (진우를 보며유진이 어머님껜 제가 말씀드릴 테니까.... 두 분은 모른척 하고 계세요. (일어나며그만 올라가볼께요.

지영 (일어나며상혁아!!!

진우 (지영 잡는다)

지영 여보당신은 지금, (하다가 이마에 손을 댄다)

진우 (부축하며당신괜찮아....? (부축하며들어가서 좀 누워요.... 어서...

 

지영을 부축한 진우는 방으로 향하면서 상혁이 올라간 2층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17. 상혁의 방 ()

 

괴로워 하는 상혁.

 

 

18. 술집 ()

 

채린혼자서 술마시고 있다이상할 정도로 허리 꼿꼿하게 세우고 단숨에 들이킨다흐트러

지지 않은 채린용국과 진숙이 이때 막 들어온다진숙눈물 그렁-

 

진숙 ...채린아.... 바보같이 혼자서 왜 이러고 있어우리 부르지.... (하면서 팔 잡으면)

채린 (뿌리친다)

용국 (걱정스럽게너 왜 이러냐...? 오채린이럴수록 너만 힘든거야임마.

채린 (차갑게 미소너희들병원에 가봤겠지유진이 어땠어준상이 기억 돌아왔다고 무지 좋아하지?

진숙 우리도 아직 안가봤어그리고유진이 너희한테 미안해서 준상이 기억 돌아왔단 말도 못하고 있었어.... 유진이오해하지마채린아....

채린 (코웃음그럴테지.... 그래야 천사표 정유진이지....

용국 채린아.... 우리너 보러 온 거야너 걱정되서 온 거라구.

채린 너희들이 왠 일이니.... 내 걱정을 다해주고.... (진숙과 용국 보며...? 내가 이러다가 망가질까봐걱정하지마정유진이랑 강준상....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는지 내 두 눈으로 지켜 볼거야.

 

용국과 진숙서로 걱정스럽다는 듯 시선교환갑자기 채린이 흑 하고 운다놀라는 두 사람.

 

채린 (울며준상이 싫어.... 왜 아무도 민형씨는 기억해주지 않고 다들 준상이준상이라고 하는 거야민형씨 돌려줘민형씨 돌려달란 말야....

진숙 (같이 울먹이며채린아.... 채린아.... 울지 마....

 

채린엎드려서 끄윽끄윽 운다용국그런 채린을 보며 어쩔 줄 모른다난감한 표정.

 

 

19. 병원 일각 ()

 

준상 ........ 여기만 있어도 되는거야?

유진 (무슨 뜻인지 알아챈다) .....상혁이가.... ... 놔주겠데....

준상 (그냥 유진의 손을 꽉 잡는다)

유진 (표정)

준상 (착잡하게) .....어떻게하지... 나 때문에 이렇게 돼서 어떡하지...

 

하는데 이때 멀리서 미희가 다가오다가 창가에 서있는 두 사람을 본다.

 

미희 .....민형아...!

준상 어머니...

유진 (인사한다)

 

덥썩 준상을 껴안는 미희운다.

 

미희 준상아....

준상 (눈물이 난다) .........머니....!!!

 

유진도 괜히 눈물이 글썽해진다.

 

 

20. 유진의 춘천집 외경 ()

 

21. 유진모의 방 ()

 

유진모, “그래그래.... 상혁아.... 내가 너한테 면목이 없구나....미안하다.... ”하고 전화 끊는다.

유진모눈물을 닦으며 몸을 돌리다가 문득 현수의 사진을 본다유진모사진 앞으로 다가

앉는다.

 

유진모 여보.... 상혁이가 우리 유진이 떠난다데요유진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보내주겠다네요.... 유진이를 생각하면 잘 된 건지도 모르겠는데.... 상혁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네요.... 당신이 이뻐하던 아이였는데..... 당신이 봐온 아이라 유진이 배필이라고 생각했는데.... (눈물 고인다유진이가 사랑한다는 그 사람도 좋은 사람이에요좋은 사람처럼 보였어요근데....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요....?

 

현수의 사진이 보인다그 위로-

 

민형(소리) (조심스러운) ......제 아버지..... 누군가요?

 

 

22. 병원 일각 ()

 

미희 (표정)

 

민형과 미희가 마주보고 얘기하고 있다.

 

민형 저한테 아버지를 주고 싶었다고.... 그러셨잖아요.

미희 .........

민형 예전에 준상이었을 때도.... 난 아버지가 누군지 몰랐나요?

미희 .....가르쳐준적은 없어.

민형 .....어떤.... 사람이었죠?

미희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게 궁금하니? ......아버지를 묻는걸 보니까.... 준상이 맞구나... 민형이가 아니구나...

민형 (표정 흐려지는) ....이렇게 묻는게..... 어머니께 상처가 되는거였군요죄송해요 어머니대답안해주셔도 되요.....

미희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민형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든... 어머니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었겠죠.... 별로 궁금하지 않아요. (웃는데)

 

민형을 내려다보는 미희의 슬픈 표정.

 

미희 (고백하는...) 어렸을 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어지금까지 한 순간도 잊은적이 없다면.... 니가 믿을까..?

민형 (표정)

미희 그런데.... 그 사람은 나한테 상처를 줬어날 버렸고날 잊었어그리고... 죽었어그 사람이 날 잊고 행복할 수 있다는게 원망스럽고 슬펐다잊어버리자고... 다 잊자고 하며 살았는데.... 그래도... 이렇게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가슴이..... 아파. (눈물참으며니가 있어서 견딘 세월이야너만 보면서 너만 생각하면서 참고 살았어너한테 아버지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넌 내 아들이야.

민형 (미희의 손을 잡는다) ....제가 준상이었을 때... 어머니를 많이 괴롭혔던 것 같아요그런데 어쩌죠이제 어머니가 사랑하는 아들의 반은 강준상인데.....

미희 (눈젖어 민형의 얼굴 만지는)

 

민형정말 미안한 눈빛미희는 그런 민형을 보며 애써 웃으려고 노력한다.

 

 

23. 시간경과 몽타쥬

 

준상이 병원에서 퇴원해서 유진과 함께 나오는 장면.

유진과 걸어가는 준상.

채린이는 옷들을 바닥에 집어던지면서 똑바로 걸어놔!”하면서 일에 매진하는 모습.

용국이와 진숙이는 먹을 걸 가지고 서로 싸우는 모습.

- “음악앨범 (김상혁)”에서 고전음악 감상실 (김상혁)”으로 팻말이 바뀌고 유열이 상혁의

손을 악수하는 장면.

유진이 컴으로 상혁의 프로가 바뀐 것을 보면서 슬퍼하는 표정.

-준상과 걸어가는 유진의 모습.

 

 

23. 준상의 집 외경 (오후)

 

24. 준상의 집 (오후)

 

하얀 커텐정도만 바람에 날리고 아무것도 없는 텅빈 집전화통화를 하는 준상의 목소리.

 

준상(소리... 어머니... 잘 찾아왔어요..... 너무 좋은데요? ....괜찮아요필요한 건 간단하게 사죠 뭐.. .... 고마워요 어머니....

 

집을 둘러보고 있는 유진과 준상준상전화를 끊고 돌아본다마주보고 웃는 두 사람.

 

준상 이민형일 땐 집 같은 거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 준상이는 안그런가봐집이 생기니까 기분 좋은데?

유진 근데 아무것도 없으니까 너무 휑하다. (둘러보며 자신만만좀만 기다려내가 여기 다 채워줄게.

준상 (웃으며이대로도 좋은데......

유진 (보면)

준상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서로의 마음이 제일 좋은 집이라며? (씩 웃는아무것도 없어도.... 좋다.

 

마주보고 웃는 두 사람.

 

 

25. 몽타주 (오후)

 

-인부들이 간단한 가구들을 들여온다자리 잡아주며 이리저리 바쁜 준상과 유진.

-유진욕심내서 덩치 큰 물건을 옮기는데 낑낑대기만 한다번쩍 같이 들어주는 준상.

-준상과 유진둘이서 소파같은 걸 영차 밀어넣는다.

-즐겁게 집정리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들

 

다 풀리지 않은 상자들 속에 앉아서 정리하고 있는 유진과 민형.

정리하면서 기억을 맞춰보고 있다.

 

유진 .... 우리 담임 선생님 별명!

준상 (잠시 생각) ......... 모르겠어.

유진 가가멜이야 가가멜그럼.... 가가멜이 우리한테 벌 준 적 있었는데..... 무슨 벌 받았는지는 기억나? ......한달간 이거 하라고 했는데......

준상 (뭘까 열심히 생각하는데)

유진 (기억났으면...! 안타깝다힌트음음음 청소!!

준상 (자신없다) ....화장실 청소?

유진 (실망아니야.... 소각장 청소했어...

준상 (풋 웃는다) .....우리불량학생이었구나....?

유진 불량학생?! 난 아냐넌 좀 불량했지만 난 굉장히 착실한 모범생이었어. (새침하게다 너 때문에 그런거야.

준상 (눈 가늘게 뜨고 웃으며그런 것 같지 않은데...? 내가 기억못한다고 다 거짓말하는구나안믿어.

유진 약오르면 니가 생각해내하나 더..... 첫눈 온 날 너 만났을 때.... 내가 너한테 빌려준거.

준상 (너무 쉽게벙어리 장갑.

유진 (눈 동그래지는그건 기억나는거야?

준상 (미안해진다아니...... 니가..... 전에 얘기해줬잖아벙어리 장갑 빌려줬는데 못 받았다고.... 받기로 한 날.... 내가 안나왔다고.....

유진 (실망..... 그랬지..... 내가 얘기 해준 거구나....맞네.....

(추억에 잠기는) ...그날..... 장갑도 돌려주고..... 나한테 얘기해줄 것도 있다고 했었는데....

 

-플래시백 : 2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군데? 12월 31일에 여기서 만나자그럼 얘기해줄게... 나도....

 

유진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준상.

 

준상 (서글픈내가... 너한테..... 무슨 얘기를 해주려고 했던걸까....

유진 (마음이 아프다)

준상 (유진보며기억 못해서... 미안해.....

유진 (눈 젖어괜찮아.... 내가 다 기억하고 있는데뭐...... 나중에 다 생각날거야.

 

마음 아픈 것 감추고 서로 보며 웃는 두 사람.

 

 

26. 유진의 집 앞 ()

 

유진의 집 앞에서 멈추는 준상의 차차에서 내린 유진과 준상마주 보는 두 사람.

 

준상 고마워.

유진 고맙긴 뭘나 원래 힘세서 이런 일 잘 해.

준상 그것도 그렇고.... 니가 나 기억해준거.

유진 (표정)

준상 너한테.... 빚을 진 기분이야.

유진 빚진 거 아니야약속 지키는거야.

준상 (보면)

유진 옛날에 내가 너한테 약속했었어너 기억해주겠다고.

준상 (찡하다)

유진 (밝게 웃는약속지켰다?

준상 (끄덕끄덕 웃어준다)

유진 (웃으며늦었네들어가봐야겠다.

준상 (아쉽다) .....그래.....

유진 큼큼.... 그럼... 작별인사를 해야지? (준상보며준상아...... 안녕.

준상 안녕.... 유진아.

 

두 사람의 짧은 이별준상유진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유진계단 열심히 바쁘게 올라가다 말고 돌아보며

 

유진 참준상아!

준상 (보면)

유진 나..... 너랑 작별인사할 수 있는거 너무너무 기쁘다우리 내일 또 작별인사할 수 있는거지? (눈부시게 웃는데)

준상 (보는 표정)

 

 

27. 채린의 부띠끄 (오후)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채린의 모습이것저것 간섭하고 다니는 모습.

 

채린 저게 시즌 지난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걸려있는거야신상품 들어온거 어쨌니? (둘러보며다시 깨끗이 정리해놔.

 

2층으로 올라가는 채린.

 

 

28. 부띠끄 2층 (오후)

 

의자에 앉아서 후한숨을 쉬는 채린의 표정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채린 여보세요..... (얼굴 밝아지며선생님!!!

 

 

29. 까페 ()

 

팔짱 낀 채 근엄하게 앉아있는 가가멜까페에 들어서는 진숙과 채린가가멜에게 달려온다.

 

채린/진숙 선생님!!

가가멜 (시계보며정각 일곱시느그만 간신히 지각 면했다이제부터 오는 놈들은 다 지각이다!

 

진숙과 채린깔깔 웃으며 좋아한다.

들어오는 상혁과 용국선생님인사하고.

 

가가멜 (호통치듯이노무자슥들선생님이 불렀으면 빨리빨리 와야지지금이 몇시야!!

용국 아선생님 너무 하십니다. 1분 밖에 안늦었는데....

채린 어머선생님 저한테만 연락하신 거 아니었어요선생니임너무 해요전 선생님께서 저한테만 연락 주신 줄 알고 좋아했었는데....

가가멜 (뿌듯하게느그들이 내 목소리를 그리워할 것 같아서 전화한통화씩 걸어줬다잘들 지냈냐?

채린 그럼요. (상혁 보며) ....오랜만이다잘 지냈니?

상혁 ...그래.... 오랜만이다.

가가멜 느그들끼리도 오랜만이냐이놈들아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면서 말이야 동창들끼리 자주자주 만나야지으쨌든 니들내 덕에 동창회 하는구나.

상혁 그런데 갑자기 서울엔 어쩐 일이세요?

가가멜 (얼버무리듯그럴 일이 좀 있어서. (웃는데)

진숙 (가가멜 옆에 놓인 상자를 발견한다이게 뭐야?

 

진숙뚜껑을 열어보면 상패가 들어있다.

 

진숙 오늘의.... 교사상선생님 상받으신거에요?

일동 우와!!! (환호하고...야 좀 보자... 멋져멋져... 선생님 대단해요... 한마디씩 거드는 아이들)

상혁 상받으시는 거였으면 미리 말씀하시지 그랬어요시상식에도 참석했을텐데....

가가멜 아상이 뭐 대수냐.... 이거 니들 개근상만도 못한거야... (어울리지 않게 쑥스러워한다그래도 이 핑계대고 한양에 와서 니들 얼굴 보니까 좋구나...

 

선생님 축하드려요!!! 하하 웃는 사람들.

 

 

30. 준상의 차 안 ()

 

차를 타고 가는 유진과 준상.

 

유진 (명랑하게갑자기 선생님한테 전화와서 되게 놀랐다내가 먼저 연락드렸어야했는데... 선생님께서 보자고 하시니까 너무 죄송한 거 있지?

준상 갑자기 무슨 일이시래?

유진 글쎄..... (장난스럽게그냥 서울 오신김에 애제자가 생각나신 거 겠지.

준상 (픽 웃는다애제자.....? (놀리듯땡땡이나 치고... 지각이나 하던 애제자....

유진 야아!!

준상 근데... 내가 가는 것도 아셔?

유진 아니놀래켜 드리려고 말 안했어아마 선생님너 보면 기절하실걸?

준상 선생님이 나 기억하실까?

유진 그러엄당연히 기억하지....

준상 (조금 씁쓸한 미소하긴.... 죽은 학생은 드물었을테니까.

유진 .....굉장히 기뻐하실거야. .....살아있으니까...

 

마주보고 웃는 유진과 준상.

 

31. 술집 ()

 

술잔 턱 내려놓는 가가멜얼굴이 붉어졌다.

취기가 도는 듯 아이들 하나씩 둘러보며 좋아하는 가가멜.

 

가가멜 (아이들 보며나한테 군밤이나 맞던 녀석들이 말이야... 벌써 이렇게 커가지고 말이야... 시집장가 갈 때가 다 되었구나아..!

용국 선생님 한 잔 더 받으시죠?

가가멜 (잔 받으며좋지... 아니 근데 정유진이 이노무 자슥은 왜 이렇게 안오는거야?

일동 (순간 얼굴 굳어지는)

용국 (상혁과 채린 얼굴 살피며선생님.... 유진이한테도.... 연락 하셨어요?

가가멜 그러엄! (상혁 보며상혁이 너 이놈너 유진이랑 결혼 안한다는 거 용국이한테 다 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일부러 불렀다뭔 이윤지 나야 모르지만,그래도 너희들은 애인이기 이전에 친구야나한테는 다 똑같은 제자고결혼 안한다고 뚱하게 얼굴 안보고 그럼 못써!

 

하는데 까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유진과 준상가가멜을 둘러싸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순간 멈칫한다.

 

가가멜 (유진 보고 반색하며정유진이어서 와라 (하다가 준상 발견하고 경악한다) ........ .... ....!!!! (눈꿈뻑 하고 다시보는) ...........?!!!

 

어색해 하는 유진과 준상의 표정.

 

(시간경과)

 

준상을 붙잡고 앉아서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 가가멜.

 

가가멜 (준상 손 잡고정말 강준상이 맞네.... 정말 기쁘다... 기뻐... 살다보니까 이런 일도 다 있구나... 그래 부분적으로밖에 기억이 안난다고?

준상 예.....

가가멜 기억 좀 안나는거 그게 대수냐어차피 살면서 옛날 일 얼마나 기억하고 산다고.... 괜찮을 것이다.

 

아무 말 못하고 가가멜에게 손목 잡혀서 앉아있는 준상.

그리고 아이들 각자의 표정들.

차마 상혁의 얼굴을 마주보지 못하는 유진.

준상과 유진을 노려보는 채린.

무표정하게 앉은 상혁.

 

가가멜 (아이들 보며근데 느그 녀석들아주 웃기는 놈들이다니들 강준상이 살아있었다는 거 다 알고 있으면서 여태 나한테 말 한마디를 안한거냐?

 

하는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채린

 

채린 선생님 죄송해요저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자리 박차고 나가버린다)

진숙 채린아!

준상 (순간 멈칫 일어나려고 하는데)

상혁 (일어나며 진숙에게내가 가볼게.

 

일어나 나가는 상혁분위기 썰렁하고... 가가멜도 심상치 않은 걸 느낀다.

얼굴 굳은 유진과 준상.

 

 

32. 까페 앞 ()

 

차를 향해 빠르게 걷는 채린상혁이 뒤쫓아 달려온다.

부들부들 떨며 차 키 꽂으려고 하는 채린... 잘 열리지 않는다.

신경질적으로 차키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채린.

 

상혁 채린아....

채린 (눈물 난다)

상혁 .....괜찮니?

채린 ....안괜찮아!!

상혁 (표정)

채린 전혀 안괜찮아얼굴 안 볼 때는 잊을 수 있을거라고포기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다정한 척 나타나는 꼴을 보니까... 화가 나... 화가 나서 미치겠어.!

상혁 ....채린아....

채린 (말 끊으며넌 아무렇지도 않아넌 쟤들 둘 저러고 있는거 보면서 화도 안나나만 이러는거니나만 이러는거야?

상혁 (허리 구부려 차키 주워서 문열며) ........가자데려다 줄게. (하는데)

채린 (차키 뺏으며됐어나 혼자 갈거야.

 

문 쾅 닫고 차에 타는 채린빠르게 차를 몰고 가버린다.

상혁그 자리에 한참 멍하게 서 있다가.... 까페를 돌아본다.

한숨 쉬고 아무데로나 걸음을 옮겨버린다.

 

 

33. 까페 ()

어색하게 앉아있는 유진 준상 진숙 용국 그리고 가가멜.

 

가가멜 (자리에서 일어난다오늘 내가 너희들 불러서 괜한 짓했나부다.

용국 선생님....!!

가가멜 뭔일인지 몰라도..... 느그들끼리 말로 풀어라말로 안되면... 주먹으로라도 풀어. ........간다.

용국 (일어서 따라가려고 하는데)

가가멜 (엄하게나오지마앉아서 풀어!

 

가버리는 가가멜... 용국 진숙 유진 준상만 남았다.

 

(시간경과)

 

용국 벌컥벌컥 술을 마신다진숙 걱정스럽게 본다.

 

유진 얘들아... 미안해.... 이런 자린 줄 알았으면 안나왔을텐데....

진숙 몰랐잖아니 잘못은 아니지...

 

대꾸하지 않고 그냥 술 벌컥벌컥 마시는 용국취했다.

 

준상 용국씨.... 진숙씨.... 정말 미안해요....

용국/진숙 (표정)

준상 (아차 싶다)

유진 (얼른 애써 변명하는너희들도 알지준상이가 아직 조금 밖에 기억못해나도 많이 기억 못해내고.... 그러니까 이해해줘...

용국 (픽 웃는다시니컬하게강준상인 줄 알았는데 아직 이민형이네....

준상/유진 (표정)

진숙 (용국 찌르며야아.... 왜 그래..?

용국 너기억나는게 뭐냐?

준상 (보면)

용국 니가 준상이라는 거하고... 유진이 얼굴하고.... 그게 다냐?

준상 ......

용국 진숙이하고 나야 기억 못해도 괜찮아근데... 너 학교다닐 때 상혁이한테 얼마나 상처줬는지는.... 기억나냐?

준상 (표정)

용국 (술 취해서상혁이 녀석니가 살아있을 때는 이유없이 맨날 시비거는 너랑 싸웠고너 죽고 나서는 유진이 기억 속에 있는 너랑.... 십년을 싸우면서 살았어니가 살아돌아온거그리고 기억 찾아가는거 다 너무 기쁘고 좋은데..... 아무래도 나한테는 너보다 상혁이가 더 소중하다그리고 채린이가 더 소중해.

진숙 야그만해.

죄인처럼 듣는 유진과 준상.

 

용국 (개의치 않고그녀석들 너 땜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너 죽고 나서 제일 괴로운 사람 유진이었겠지만 상혁이... 채린이.... 우리 모두 다 괴로웠어우리 모두다 강준상 니 이름 석자 십년 넘게 잊지 못하고 살아왔어그거 알아달라는거 아니야그치만 너유진이만 기억할게 아니라 니가 상혁이한테 얼마나 상처줬는지.... 우리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도 기억해내...... 다 기억해내서십년전 우리 다같이 산장으로 엠티갔던 날 밤그때 그 친구들로 다시 다 돌려놔....... 이 상처들...... 다 너한테서 시작된거잖아니가 잘못한거 아니어도어쨌든 너 때문이잖아다 기억해내..... 다 기억해내서 다시 돌려놓으란 말야 자식아.... (운다)

 

진숙용국 따라 울고... 멍하게 앉아서 듣고 있는 유진과 준상.

 

 

34. 거리 ()

 

손잡고 걸어가는 두 사람유진과 준상.... 아무 말 없이....

 

 

35. 마르시안 외경 (오후)

 

36. 마르시안 (오후)

 

김차장과 이야기하는 준상.

 

김차장 (민형보며이이사라고 불러줄까... 강이사라고 불러줄까..?

준상 (픽 웃는다맘대로 해요...

김차장 (안쓰럽게 보며진짜 큰 일 겪었다.... 고생했어....

준상 (씁쓸한 웃음)

김차장 (걱정스럽게좀 더 쉬지 뭐하러 나왔어?

준상 ....몸은 괜찮아졌어요.

김차장 몸은 괜찮다는 말은... (머리 똑똑이건 아직이냐?

준상 부분적으로 밖에는.... 아직... (담담하게) ...그래서 치료를 받을까 생각중이에요.

김차장 치료? ....... 굳이 그럴필요 있냐특별히 불편한 거 아니면.... 생각나면 생각나는대로.... 자연스럽게 두는게 낫지 않을까솔직히 이민형으로서의 너괜찮았어근데 너도 잘 모르는 너를 굳이 애써서 찾을 필요 있겠냐?

준상 그럴까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김차장 (보면)

준상 .....빚을 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요... (시계보고 일어선다가봐야겠네?

김차장 어디가냐?

준상 (씩 웃으며) .....나도 잘 모르는 나를 찾으러요다녀올게요.

 

 

37. 안박사의 병원 몽타주 (오후)

 

준상안박사와 이야기한다상담을 받는 모습안박사가 사진이나 슬라이드 같은 걸 보여주며 설명해주는 모습끄덕거리며 듣는 준상.

 

 

38. 병원 앞 (오후)

 

준상이 병원에서 나온다.

준상의 눈을 찌를 듯 들어오는 직광현기증 날것처럼 지치고 피곤한 표정.

고개 흔들어버리고 걸어간다.

 

 

39. 거리 ()

 

거리를 걸어가는 준상횡단보도에서 걸음을 멈춘다.

신호를 기다리다가 옆에서 장난을 치는 두명의 연인들을 본다.

여자가 남자의 손에 어울리지 않는 벙어리 장갑을끼워준다.

어색하게 손을 까딱거리며 쑥스러워하는 남자. (어린 시절 준상처럼)

즐거워하는 연인을 웃으며 바라보던 준상다시 앞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데

퍼뜩 떠오르는 흐릿한 비전들.

 

-준상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는 유진의 모습 그리고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보이는 어린 준상.

 

다시 한번 연인이 끼고 있는 벙어리장갑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데

 

-어린 시절춘천을 떠날 때 장갑을 꺼내 보는 준상의 모습

 

사람들은 다 횡단보도를 건너가는데 놀래서 멍해진 표정의 준상.

 

 

40. 강미희의 연습실/거리 ()

 

피아노 앞에 앉은 강미희비서와 이야기하고 있다.

 

비서 김윤수 교수님과 점심 약속 있으시구요... 오후에는 저번에 말씀하셨던 라디오 방송 인터뷰가 있습니다.

미희 아그게 오늘인가요? .....알겠어요. (하는데 전화가 온다여보세요?

준상 어머니저에요!

미희 어 그래..... 갑자기 왠 일이니?

준상 (다급하게어머니춘천에 제 물건들 다 보관하고 있다고 하셨죠?

미희 그래.... 다 보관하고 있지....

준상 그럼 제가 사고 났을 때 입었던 옷그것도 거기 있나요?

미희 버리진 않았으니까... 아마 어딘가 있긴 있을거야... 그런데.... 그건 왜?

준상 있는거 확실하죠? ....알았어요어머니.

 

전화 끊고 정신없이 달려가는 준상.

 

의아하게 전화를 내려다보는 미희의 표정.

 

 

41. 폴라리스 ()

 

다시 출근한 유진.

 

정아 (다급하게 뒤지며어디갔지?

유진 뭐가?

정아 엊그제 뽑아놓은 결산서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어떡하냐... (찾는데)

 

유진이 책상에서 자료를 금방 찾아 정아에게 척 넘겨준다.

 

유진 여깄네!

정아 (휴우 안도하고 흘겨보는한달이나 놀다가 출근한 사람치고는 일 솜씨가 제법인데?

유진 (픽 웃는데)

 

우당탕 소리가 나며 문이 열리고 준상이 뛰어들어온다유진아정아와 유진놀라서 보는데

 

유진 준상아...!

준상 나기억이 났어기억이 났어

유진 (놀란?! 뭐가!

준상 (정아 향해 다짜고짜정아씨제가 지금 유진이 좀 데려가도 돼요?

정아 에?

준상 급하게 가야할데가 있어서요.

유진 (놀라서준상아...!

준상 (기뻐서 돌아보는춘천가자.... 돌려줄게 있어. (정아향해 재촉하는안돼요?

 

기막혀서 두 사람 보는 정아.

 

정아 야정유진갈려면 얼른가정신 사납게 그러고 섰지 말고.... (준상 향해이사님 빨리 데려가요!

 

마주보고 웃는 두 사람신나서 뛰쳐나간다.

 

 

42. 거리 (오후)

 

폴라리스에서 뛰어나오는 두 사람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거리를 달려가는 두 사람의 모습... 버스를 잡아 탄다.

제일 뒷자리에 털썩 앉는 두 사람서로 마주보고 웃는데..

꼭 잡은 채 놓지 않는 손.

 

 

43. 준상의 춘천 집 (오후)

 

열심히 방을 뒤지고 있는 준상과 유진.

 

유진 뭐 찾는건데뭐가 기억난건데?

준상 어... 그런게 있어....

 

준상옷장을 열고 여기저기 들쑤시며 찾아본다서랍도 뒤져보다가....

 

준상 없네.... 다른델 찾아 봐야겠다.

 

준상 나가는데 유진갸우뚱하고 보다가 괜히 방안을 둘러본다.

 

 

44. 창고방 (오후)

 

옛날 물건 쌓인 방을 뒤지고 있는 준상.... 낡은 물건들이 가득 쌓여있는데...

박스들을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문득 구석에 쌓여있는 옷 뭉치들... 준상저거하는 표정.

준상조심스럽게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는데 밝아지는 표정.

 

 

45. 준상의 방 (오후)

 

준상이 물건을 뒤지면서 어질러 놓은 책상위의 물건들..... 준상의 학생증.... 사진..... 준상이 쓰던 노트.... 그리고..... 박스 안의 쪽지들유진쪽지 하나를 무심코 펴본다자신의 글씨... 준상아... 하는 글씨에 눈물이 핑도는데.... 들어오는 준상.

 

유진 (돌아보고) .....찾았어?

준상 (가만히 끄덕)

유진 (뭔가 궁금해서 보는데)

준상 (낡은 벙어리 장갑 한 짝을 내민다)

유진 준상아.....!

 

떨리는 손으로 장갑을 받는 유진글썽글썽해서 준상을 보다가 울어버린다.

준상의 눈에도 눈물이 핑돈다.

 

 

46. 학교 담 밑 (오후)

 

예전에 넘었던 담 밑에 선 유진과 준상의 표정준상여긴 왜 왔나 멀뚱히 쳐다보는데.

 

유진 옛날에 내가 여기서 니 등 밟고 담넘은 적 있었는데..... 그건 기억안나니?

준상 (생각해보지만 안난다글쎄....

유진 (씩씩하게엎드려봐!

준상 (멀뚱히 보는데)

유진 한 번 해보자해보면 더 생각이 잘 날지도 몰라.

준상 (어이없다유진아...!

유진 (으쓱벙어리 장갑도 기억해냈잖아생각해낼 수 있어해보자해보자!!

준상 (기가 막히지만 시키는대로 엎드리는)

 

47. 몽타주

 

 

버스 뒷좌석에서 흉내내는 두사람머리 퉁 밀고

남이섬그림자 밟기.

준상의 그림자를 잽싸게 밟는 유진준상은 뭐하나 멀뚱히 보는데 계속 준상의 그림자를 쫓아다니며 밟는 유진도망만 다니던 준상이 반격을 시작하고...

뭔가 열심히 설명하는 유진장소 지정해주며 자기 혼자서 열심히 배구하는 모습을 재현한다나름대로 진지한 유진의 모습을 보며 실눈을 뜬 채 웃으며 보는 준상유진해보라고 시키고

예전에 가짜로 공이 없는데 공이 있는척 배구하던 비젼

다시그때처럼 배구하는 두사람의 모습.

(만약 화면이 있다면... 현재의 유진이 공을 튕기면 과거의 준상이 받고... 준상에서 어린 유진으로 그리고 현재의 준상이 다시 현재의 유진에게...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교차로 넘나드는 느낌으로...)

 

 

48. 방송국 (오후)

 

상혁과 유열이 이야기하고 있다차분하고 담담한 상혁마음이 많이 정리된 듯.

 

유열 (심각하게김피디 어떡하지강미희씨가 온다니까 나 떨려.

상혁 (기막힌다옛날에 좋아했다는 말진짜였어요?

유열 (심각한 표정으로 끄덕그럼농담인 줄 알았어첫사랑은 영원하거야. (하는데)

상혁 (그말에 괜히 가슴이 철렁해지는 표정)

직원(소리김피디님

상혁 (돌아보면)

직원 손님 오셨어요.

 

 

49. 복도 (오후)

 

상혁문을 열고 나오는데.... 유진모를 발견한다.

 

50. 방송국 일각 (오후)

 

보자기에 싼 물건과 봉투를 내미는 유진모.

 

유진모 유진이가 돌려주는 것보다는 내가 돌려주는게 나을 것 같아서 가져왔어부모님이 보내주신 예물이랑 니가 결혼준비해달라고 줬던 돈이다.....

상혁 (애써 미소 짓는결혼준비하느라 애많이 쓰셨는데.... 이렇게 돼서 정말 죄송해요....

유진모 .....마음고생 심했지?

상혁 ......아니에요...

유진모 (눈물 글썽해지는)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상혁아.... 넌 내 자식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는데.....

상혁 아니에요 어머니... 제가 죄송하죠제가.... 유진이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어머니... 모시고.... 유진이랑 저 닮은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애써웃는죄송해요...

유진모 (가슴아픈데)

상혁 (짐짓 밝게어머니저 유진이랑 결혼 안해도 어머니 아들 맞죠?

유진모 (상혁의 손을 꽉 쥐어주는 표정)

 

 

51. 방송국 복도 (오후)

 

걸어나오는 유진모와 상혁.

 

유진모 바쁠텐데 그만 들어가.

상혁 아니에요가시는거 보고 들어갈 정도 시간은 있어요가요 어머니.

 

유진모안쓰럽게 상혁얼굴 보고 걸음을 옮기다가 갑자기 자리에 굳은 듯 멈춰선다.

상혁이상하게 보며 어머니...?!

유진모의 시선이 닿는곳에 보면우아한 차림의 걸어오고 있는 강미희.

천천히 오다가 유진모를 발견하고 역시 걸음을 멈춘다하얗게 질리는두 사람의 표정.

유진모와 미희얼굴 굳어서 서로를 보고...

 

유진모 .....정말 오랜만이네요...

미희 ......... 오랜만...이네요현수... 소식은 들었어요.

상혁 (표정)

유진모 그러셨군요.... 저도 가끔... 신문에서 소식 듣고 있었어요.

 

미희와 유진모가 마주보는 침묵.

 

유진모 (상혁 향해상혁아.. 나 가볼테니까 들어가라.

 

유진모미희에게 인사하고 스쳐간다상혁유진모 뒷모습 보다가 돌리는데

 

미희 (얼굴 굳어서 상혁 보며) ....저 분... 어떻게 아는 거죠?

상혁 (복잡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하다가) .....친구..... 어머님이세요...

미희 (보면)

상혁 유진이.... 아시죠정유진.... 어머님이세요.

미희 ...정유진정유진씨가 현수 딸이라구요?

 

경악하는 표정.

 

 

52. 남이섬 (오후)

 

나란히 앉아있는 유진과 준상의 얼굴마주보고 웃는 표정.

옛날에 뽀뽀했던 장소에 앉아있다.

 

준상 (곰곰히 생각여기선 뭘 했을까...... (유진 휙 보며뭐했냐?

유진 (당황한다여기여기.... 뭐 그냥.... 있었지뭐.

준상 그냥? (어색해하는 유진 표정 힐끗 보고아닌 것 같은데?

유진 우리다른데 갈까? (일어서는데)

준상 어뭔가 수상해? (탁 잡으며 웃는말해봐여기서 도대체 뭐한거야?

유진 (말 못하고 그냥 앉는데)

준상 (집요하게 쳐다보는) ........얼른 말해봐뭐했어?

유진 (어색하게) ....뽀뽀....

준상 (눈 동글) ........뽀뽀...? (쿡쿡쿡 웃다가 장난스럽게 유진 보며니가 한거지?

유진 (당황해서아니다!!! 아냐내가 한거 아니야니가 한거야!

준상 (의심스러운 눈초리) ...정말?

유진 무,물론 내가 먼저 너한테 한 건 사실이지만 진짜 뽀뽀는 나중에 니가 했어. ....,틀림없어.

준상 (곰곰히 생각하는내가..... 했단 말이지....? (유진에게 다가가며어떻게 했는데...? 어떻게 했니?

유진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는데)

준상 (장난스럽게 유진을 잡아당겨 확 키스하려는) ....이렇게...? 이렇게 한거 맞지?

 

하며 키스하려고 하다가 멈칫하는 준상의 표정.

유진의 얼굴을 보면실망이 가득하다정말 기억못하는구나......

눈물 글썽해진 유진의 표정을 보는 준상의 표정.

유진을 꽉 잡았던 준상의 팔이 스르르 풀리고

준상 (중얼거리듯이런게.... 아니었구나....

유진 (어색하게 웃는 표정)

 

 

53. 호숫가 (오후)

 

해가 저무는 시간준상의 장례식을 했던 호숫가에 서서 노을을 보고 있는 유진과 준상.

 

유진 여기서.... 널 보냈어... 이렇게 살아있는 줄도 모르고....

준상 (가슴 아픈) .....많이 울었니?

유진 ......아니.... 이상하게 눈물이 안나오더라. (짐짓 웃는니가 이렇게 돌아올 줄 알았나봐...

준상 (가슴이 아프다)

 

유진괜히 눈물이 날 것 같은데.... 그표정을 본 준상이 문득호수 얼음으로 다가가 옛날처

럼 얼음지치기를 한다그리고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얼음으로 소리를 만들어낸다. (맞나

?) 유진을 위로하듯.

 

준상 (맑게 웃으며) ....... 이 소리 좋지?

 

하는데 지금의 준상 위에 겹쳐보이는 어린 시절의 준상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바라보는 유진의 눈에 눈물이 글썽해진다.

 

유진 너.... 하나도 안변했구나.

준상 (무슨 말?) ...?

유진 (눈물 글썽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구.....

준상 (하던 것 멈추고) ....유진아.....

유진 (짐짓 웃는바보.... 이런 것도 기억 못하고.....

준상 (표정)

유진 (눈물 닦는데)

준상 내가..... 가장 기억해줬으면 했던 게 뭐니....?

유진 (표정)

준상 ......그런거.... 없었어?

 

비전 --- 12월 31일날 만나자해줄 말이 있어 하던 모습.

 

유진 .....없어....

준상 ....정말....?

유진 .......다 기억나도 좋고 다 기억안나도 좋아.

준상 .....정말....?

유진 (웃으며 끄덕한다)

쓱쓱 눈물 닦은 유진씩씩하게 앞장서 걷는다.

 

유진 자다음 장소로 이동이다가자!

 

물끄러미 유진의 뒷모습을 보다가 뒤를 따라걷는 준상얼른 유진의 옆에 보조를 맞춰걷는다유진준상의 모습을 슬쩍 돌아보는 표정.... 슬프고 행복한...

유진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준상을 본다.

 

유진 (장난스럽게강준상!

준상 (보면)

유진 너우리가 뽀뽀 어떻게 했는지 알아?

준상 (웃는데)

유진 하나하면 니가 내 뺨에 뽀뽀하는거다알았지?

준상 (웃으며 끄덕)

 

유진하나하자준상이 유진의 뺨에 입술을 대려고 하는데

유진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입술을 댄다옛날에 그랬던 것처럼뽀뽀하는 두 사람의 표정.

 

 

54. 거리 ()

 

-

십년전에 만나기로 약속했던 그 장소에 서 있는 유진과 준상.

 

유진 여긴 어딘지... 알겠어?

준상 (둘러보다가) ....미안해...

유진 (위로하듯괜찮아... 곧 기억이 날거야하나씩 생각날 때마다 선물 받는 기분일거야.

준상 (조금 우울해지고)

유진 (짐짓 밝게오늘너무 여러군데 돌아다녀서 힘들었지커피나 한 잔 마실까?

준상 그래.....

유진 내가 사올게...

 

하고 달려가는 유진.

준상기억을 되살리려는 눈빛으로 주위를 돌아본다.

 

구세군 남비의 딸랑이는 소리.... 가로등 앞에 혼자 선 준상을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

마치 유진이 준상을 기다리던 그 느낌과 비슷한데......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준상반가운 미소로 하늘을 올려다 보는데 휙 지나가는 바람소리... 순간모든 소리들이 정지되고..... 준상을 둘러싼 움직임도 정지되고....

눈을 맞으며 선 준상의 표정만 점점 바뀌는데

 

 

55. 노점 ()

 

캔커피 두 개를 사가지고 돌아서는 유진호호불며 준상을 향해 달려간다.

등을 돌린 채 멍하게 선 준상의 모습.

 

유진 준상......

 

하는데.... 천천히 몸을 돌려 유진을 돌아보는 준상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유진 (놀라) ...........상아....!

준상 우리... 여기서 만나기로 했던 거지...?

유진 (놀라고)

준상 12월 31일날.... 내가... 죽었다고 생각한 날......

유진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준상 생각났어... 그날 내가 하고 싶었던 말.....

유진 (표정)

준상 (목이 메이는유진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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