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살 16
(여자1) 동생 데리고 도망쳐 너희라도 살아 [남자1이 훌쩍인다]
[가족들이 흐느낀다]
가
[아이가 훌쩍인다]
[여자1이 울먹인다]
(남자1) 엄마 아빠 보지 말고 어여 가라고 [여자1이 흐느낀다]
[아이가 울먹인다]
[칼 소리가 울린다]
(무사) 멈추거라!
[긴장되는 효과음] [남자1의 놀란 숨소리]
[차분한 음악]
[울먹인다]
[다가오는 발걸음] [긴장되는 음악]
[칼 소리가 울린다]
[으르렁거리는 소리]
[어두운 음악]
(무사) 귀물이다!
[겁먹은 숨소리]
[아이가 울먹인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아기 울음]
[잔잔한 음악]
[울음]
[신비로운 효과음]
[웃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음산한 음악]
[아기 울음이 들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무녀) 어머, 얘, 어머나, 어머나 [아기 울음]
아이고, 뉘 집 애들인데
이 야심한 시간에 이 숲속에 있어?
들어가자, 어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타닥거리는 소리]
[차분한 음악]
[새들이 지저귄다]
[새들이 지저귄다]
[잔잔한 음악]
[바람이 솨 분다]
[웃음] (소년) 누나!
(소녀) 아, 누나는 그거 싫어!
(소년) 아, 누나!
(소녀) 누나는 그거 싫다고 하지 마
- (소년) 누나 - (소녀) 하지 마!
(소년) 누나
[아이들이 소란스럽다]
[무녀의 가쁜 숨소리] - (소년) 누나! - (소녀) 아, 하지 말라고!
- (소년) 아, 누나! - (소녀) 어머니
(소녀) 동생이 약초 캐는데 방해만 합니다
(무녀) 산에서 장난치면 귀물이 잡아간다
(소녀) 들었지?
(소년) 아, 누나 이것 좀 봐 보라니까!
- (소녀) 오지 마 - 아유, 아유, 넘어진다, 넘어진다
- (소녀) 싫다고 - 응
(소년) 누나! [웃음]
[차분한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어두운 음악] [새가 깍깍 운다]
[그르렁거린다]
[새가 깍깍 운다]
[긴장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조마구의 괴성]
(소년) 누나! 아, 누나! [놀란 숨소리]
[조마구가 그르렁거린다] 아, 누나! 악!
[으르렁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조마구가 그르렁거린다]
[그르렁거린다]
[무거운 효과음]
[소녀의 놀란 숨소리]
(소녀) 아, 구해 줘서 고맙습니다
너도 '고맙습니다' 해야지
[잔잔한 음악]
[소년이 콜록거린다]
어릴 때부터 기침병이 있어요
이 마을엔 기침병 환자가 많아요
(무녀) 얘들아, 어디 있니?
(소녀) 고맙습니다, 가자
(무녀) 얘들아!
[멀어지는 발걸음]
[바람이 솨 분다]
[몽환적인 음악] (불가살1) 넌 그 작은 인간들에게 마음을 뺏겼다
네 아이라도 되는 양
혹시 네가
날 떠날까 봐 두렵다
(불가살2) 떠나지 않아
우린 이 땅에 단둘뿐인 불가살
(불가살1) '단둘뿐인 불가살'
[밤새 울음]
[차분한 음악]
(소녀) 잠깐만요!
누군지 기억났어요
동생을 구해 줬을 때 낯이 익었어요
그때 동굴에서도 구해 줬던 분이죠?
이제 다 기억났어요
말을 못 하세요?
알아는 들어요?
어? 이거 혹시
동생 기침병 약초예요?
[문이 달그락 열린다]
[무녀의 한숨]
[무녀의 놀라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무녀) 저 여자 내보내, 당장!
(소녀) 어머니
(무녀) 어쩌자고 산에 사는 걸 데려왔어?
저게 뭔 줄 알고?
저 산에는
불가살이 살고 있다는 말이 있어
불가살은 사람의 모습으로 사람을 꾀어서
그 피를 먹고 죽지도 않아
(소녀) 사람을 잡아먹는 귀물 같은 게 아니에요
우릴 구해 줬어요
어릴 때 여기 데려다준 것도 저분이에요
(무녀) 왜 산에 사는 거유?
난리에 집을 잃었소?
아니면 도적 떼에 가족이라도 잃었소?
산은 무서운데…
나도 여기서 아이들을 키우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라오
우리와 같이 살아요
(소녀) 서로 지켜 주고, 네?
[따뜻한 음악]
(불가살1) 결국 날 버리고 인간에게 갔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거짓말을 했어
저 붉은 달도
피를 흘린다
[짐승 울음]
[소년이 연신 콜록거린다]
[소년의 기침]
(불가살2) 널 버리지 않았어
아이들이 클 때까지
그때까지만
떠나 있을게
(불가살1) 달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기다리고 기다려도
넌 돌아오지 않는다
[새가 지저귄다]
[문이 달그락 열린다] [무녀의 기침]
[문이 탁 닫힌다] [무녀가 콜록거린다]
아유
(무녀) 오늘은 좀 쉬지
어젯밤 꿈자리가 뒤숭숭한 게 영 찜찜하네
(소녀) 걱정 말고 쉬고 계세요
금방 다녀올게요
- (소녀) 가자 - (소년) 응
(무녀) 저기…
잠깐 이리 와 봐요
세월이 흘러도 늙질 않네
마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니까
꼭 하고 다녀요
[무녀의 한숨]
[따뜻한 음악]
- (소녀) 가자, 가자 - (무녀) 그래
(무녀) 조심해
(소녀) 네
(소녀) 왜? 마을에 있는 덕님이인지
그 처자한테 따 주게?
(소년) 무슨
그냥 예뻐서 보는데, 왜?
(소녀) 음
이거 따 줄까?
(소년) 아니야
[비명 소리가 들린다] [불길한 음악]
[퍽퍽 내리치는 소리]
(을서) 형님! [을태의 힘주는 신음]
[을태의 악에 받친 신음]
[퍽퍽 내리치는 소리] [함께 놀란다]
[무거운 음악] [을태의 악에 받친 신음]
[우지끈거리는 소리] [을태의 떨리는 숨소리]
[을태의 가쁜 숨소리]
[소년의 비명] [소녀의 놀란 숨소리]
[소녀의 비명]
[을태의 거친 숨소리] [소녀의 놀란 숨소리]
[을태의 힘주는 신음] [소녀의 비명]
[그르렁거리는 소리]
[무거운 효과음] [을태의 아파하는 신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을태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효과음]
[을태의 겁먹은 숨소리]
[을태의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소년의 힘겨운 숨소리]
[소녀의 놀란 숨소리]
(소녀) 언니가 아니었으면 죽을 뻔했어요
(무녀) 다행이지
근데
사람이 아닌 건 맞아
너도 알고 있었지?
(소녀) 어머니 이젠 가족 같은 사람이에요
오히려 우리 가족을 돌봐 주잖아요
(무녀) 그래, 가족이지
그래도 언젠가는
서로를 위해서 산으로 돌려보내야 해
아이고, 정이 들 대로 들었으니
근데 그 괴한은 대체 누구지?
[의미심장한 음악]
(부하1) 개경으로 가신다고요?
(을태 부) 식솔은 남기고 둘째만 데리고 갈 것이다
(부하1) 아니, 그럼 첫째 도련님은 어쩌시려고요?
(을태 부) 그 아이는 몸이 약하지 않느냐
피를 토하는 기침병에
제 어미가 죽은 뒤로는 광증도 있어
내 뒤를 잇긴 글렀다
[무거운 효과음]
(을태 부) 그래도 둘째 부인에게서 얻은 아들이 있어 다행이지 [힘겨운 숨소리]
둘째는 모든 게 날 닮았어
강건하고 늠름해 [떨리는 숨소리]
[을태 부의 웃음]
[콜록거린다]
밖에 누구냐?
[을서 모의 한숨]
(을태 부) 무슨 일이오?
(을서 모) 우리 아들 을서가 보이지 않습니다
낮에 사냥을 갔는데 아직 안 돌아왔답니다
귀물이 있는 숲인데…
사람들을 산으로 보내라
느낌이 안 좋다
[소녀의 한숨] [말소리가 들린다]
[몽환적인 음악]
(소녀) 역시
불가살이었군요
어릴 때부터 사람들 손을 잡으면
뭔가 보였어요
어머니께선 그게
혼의 기억을 보는 거라고 했어요
근데 언니는 아무것도 안 보여요
혼이 없는 건
불가살이 유일하다고 들었는데…
근데
불가살이든 귀물이든 상관없어요
은인이고 가족이잖아요
대신 지금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은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요
그럼 됐어요
근데 아까부터 산을 보고 있던데
언니는 늘 산을 보면 짓는 표정이 있어요
산에 그리운 거라도 두고 왔어요?
[다가오는 발걸음]
[어두운 음악]
(병사) 빨리들 서둘러라 서둘러라!
마을에 큰 사달이 났나 봐요
[을태 부의 한숨] [을서 모의 놀란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을서 모의 놀란 숨소리]
[을서 모의 힘겨운 신음]
(을태 부) 사람이냐, 귀물이냐?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든 게!
(을태) 불가살 짓입니다
아버님
동생이 사냥을 가던 그곳은
불가살이 사는 산입니다
(을태 부) 불가살?
그런 건 없다
만들어 낸 헛것이야!
아니요
제가 봤습니다
[을태의 떨리는 숨소리]
어디 있는지도 압니다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문이 달그락 열린다]
[무녀의 놀란 숨소리]
[소녀와 무녀의 비명]
[소란스럽다] (소녀) 언니, 아, 언니!
[사람들이 술렁인다]
(마을 사람1) 아이고 여자를 저렇게 막…
[무거운 음악] 아이고, 저…
[무녀와 소녀의 힘겨운 신음]
[사람들이 놀란다]
아니, 저, 아녀자를 저렇게 막 해도 되는 것이여, 저거? [소란스럽다]
(마을 사람2) 아이, 왜 그랴?
[소녀의 놀란 숨소리]
[무녀가 콜록거린다]
[불가살2의 떨리는 숨소리] (무녀)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무녀의 가쁜 숨소리]
(을태 부) 이 집에 내 아들을 죽인 자가 있다고 들었다 [몽환적인 음악]
너로구나
타지에서 온 자
[을서 모의 떨리는 숨소리]
[칼 소리가 울린다]
[사람들이 놀란다]
[불가살2의 힘겨운 숨소리]
[사람들이 놀란다]
불가살
(마을 사람3) 진짜 불가살이 맞는 겨?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칼 소리가 울린다]
안 돼!
(소녀) 안 돼 [을태 부가 칼로 푹 찌른다]
[사람들이 놀란다]
[소녀의 힘겨운 신음] [퍽퍽 때리는 소리]
불가살이다
(을태 부) 이 불가살이 내 아들을 죽였다
그동안 사람 속에 숨어서 사람의 피를 먹었고
[어두운 음악] 혼이 없어 절대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봐라
[을태 부가 칼을 쓱 뽑는다]
(마을 사람4) 죽지 않았잖아?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마을 사람5) 어, 어, 아, 그러네
(마을 사람4) 죽질 않아!
[음산한 효과음]
(마을 사람1) 진짜, 진짜 불가살인 것이여, 저것이, 응? [사람들이 술렁인다]
[떨리는 숨소리]
(소녀)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은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요
[떨리는 숨소리]
이것을 포박하라!
(병사들) 예!
(소녀) [울먹이며] 아, 제발 그만하세요
우리 언니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소년) 맞습니다!
(을태 부) 네놈들도 그동안 이 불가살과 놀아난 것이냐?
(무녀) 아닙니다, 아닙니다!
[칼 소리가 울린다]
철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떨리는 숨소리]
[부하2의 기합] [칼 소리가 울린다]
[푹] [사람들이 놀란다]
[부하2의 힘주는 신음]
(부하2) 심장을 찔러도 죽지 않습니다
어찌할까요?
목을 벨 것이다
(을태 부) 또한 사지를 자르고 땅에 깊이 묻을 것이다
불가살이 있었던 이 집도 태워 버려라!
(병사들) 예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마을 사람1) 아니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기합] [소녀의 비명]
[으르렁거리는 소리]
[음산한 음악]
[사람들이 놀란다]
[을서 모의 힘겨운 신음]
[하인의 놀란 숨소리] [을서 모의 신음]
[사람들이 놀란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사람들이 콜록거린다]
[무거운 효과음]
[차분한 음악]
[바람이 휭 분다]
[사람들의 비명]
[으르렁거리는 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애잔한 음악]
[소녀가 흐느낀다]
[소년의 힘겨운 숨소리]
(소년) 어머니! 어머니
- (소년) 어머니 - (소녀) [흐느끼며] 안 돼
(소년) 어머니!
어머니 [소녀의 떨리는 숨소리]
안 돼…
- (소년) 어머니, 어머니 - (소녀) 어, 어, 안 돼
(소년) 어머니!
[소녀가 흐느낀다] 누나
[소녀의 힘겨운 신음]
[음산한 효과음]
괜찮아…
[함께 흐느낀다]
[불가살2가 흐느낀다]
[오열한다]
[울음소리가 울린다]
[으르렁거리는 소리]
[무거운 효과음] [불가살1이 칼로 푹 찌른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칼을 쓱 뽑는다]
[칼을 툭 놓는다]
[으르렁거리는 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불가살1) 왜 내게 화를 내는 것이냐?
(불가살2) 왜 그랬어? 왜!
왜 인간들을 다 죽였어?
[그르렁거리는 소리]
(불가살1) 하찮은 인간 따위가 널 해하려고 했으니까
그러니까 인간에게 마음을 주지 말랬잖아
다 끝났어, 돌아가자
왜?
[날카로운 효과음]
[을태 부의 힘주는 신음] [푹]
[소년의 기합] [푹]
[소녀의 힘주는 신음] [푹]
[소녀의 힘겨운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불가살1) 미천한 인간 놈들이 감히! [으르렁거리는 소리]
[짐승 울음]
이렇게 해 봤자 소용없다
불가살은 죽지 않는다
대신 내 피를 묻힌 자들은 모두
불가살의 저주를 받을 것이다
내 피를 묻힌 그 팔은 잘려 나가고
[그르렁거리는 소리] 그 눈은 앞을 볼 수 없을 것이며
내 피가 묻은 그 몸은
결코 산 자식을 안아 볼 수 없을 것이다
이곳에서 너희 모두를 죽이고
훗날 너희들이 환생하면 찾아가서 또 죽일 것이다
[힘겨운 숨소리]
내가 살아 있는 한
저주는 끝나지 않는다
불가살은 원한을 가진 이를 절대 잊지 않는다
[으르렁거리는 소리]
[고통스러운 신음]
[을태 부가 털썩 쓰러진다]
[콜록거린다]
[푹]
[무거운 음악]
무슨 짓을 한 거야?
(불가살2) 넌 이미 심장을 다쳤고
내가 심장을 찔렀다
우린 이제 같이 죽는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저 아이들만은 죽게 할 수 없어
누나…
(소년) [힘겨운 목소리로] 괜찮아
살 수 있어
[소년의 힘겨운 숨소리]
(불가살1) 네가 밉다
진정 네가 밉다
나는 돌아올 것이다
다시 돌아와
날 이렇게 만든 이놈들의 살을 찢고
그 피를 마실 것이다
그리고
널 찾을 것이다
너는
내 것이다
[무거운 효과음]
[어두운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을태 부) [콜록거리며] 무슨 일이야?
네가 여긴 왜 왔어!
이 모든 게
당신 힘입니까?
(을태) 나도 당신처럼 될 수 있습니까?
마을 사람 전부를 죽인 악귀다
(을태 부) 물러서거라!
아니요
제가 이분을 가져가야겠습니다
(을태) 내게 필요합니다
[소년의 떨리는 숨소리]
[소년의 힘겨운 숨소리]
[거친 숨소리] (소년) 안 돼, 안 돼
못 데려가… [힘겨운 신음]
[을태 부의 힘주는 신음] [푹]
[힘겨운 숨소리]
[소녀가 흐느낀다] [을태 부의 힘겨운 숨소리]
[소년의 힘겨운 숨소리]
[을태 부의 힘겨운 숨소리] [칼이 쟁그랑 떨어진다]
[콜록거린다]
[애잔한 음악] [소녀가 흐느낀다]
[지친 숨소리]
[소녀의 힘겨운 신음]
(을태 부) 아들을 해하게 둘 순 없었다
그래도 내 아들이다
훗날 이 업보로 다시 만난다면
그때 사죄하마
[옅은 신음]
[무거운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음산한 효과음]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을태의 비명]
[고통스러운 신음]
[무거운 효과음]
[으르렁거리는 소리]
[을태가 꺽꺽거린다]
[을태의 고통스러운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거친 숨소리]
설마…
[상운의 힘주는 신음]
[을태가 꺽꺽거린다]
[거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상운의 비명]
[상운의 거친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힘겨운 숨소리]
(혜석) 혼은 [혜석의 말소리가 울린다]
반드시 주인에게 돌아간다
[울먹이며] 안 돼, 안 돼, 안 돼
[힘겨운 숨소리]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어
[힘겨운 숨소리]
[애잔한 음악]
형사님…
[힘겨운 숨소리]
[흐느낀다]
혼자 도망가서
못 구해 드려서
죄송해요
[흐느낀다]
[훌쩍인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상운) 꼭 돌아올게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상운이 흐느낀다] [비장한 음악]
[멀어지는 발걸음]
[물소리가 똑똑 들린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한참 찾았잖아
여기서 뭐 해?
(을태) 당신이 올 줄 알았어요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요?
천 년 전
[쓸쓸한 음악]
당신이 불가살일 때 살았던 곳입니다
내가 불가살이 된 후에
여길 와 본 적이 있거든요
당신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궁금해서
근데 결국
동굴엔 들어와 보지 못했어요
민상운
그 여자가 있어서요
[몽환적인 음악]
(을태) 당신을 기다리는 거 같았어요
당신이
인간이 돼서 죽은 줄도 모르고
(을태) 그렇다고 너무 감동하진 마세요
그 여자는 당신을 죽이려고 기다린 거니까
[무거운 음악]
또다시
당신이 민시호와 도윤이를 죽일까 봐
그런 여자한테서 당신을 보호한 게
[을태의 떨리는 숨소리]
나라고요
이제 죽일 준비가 됐어요?
당신이 한 저주를 지킬 준비가 됐냐고요
[어두운 음악]
천 년 전 당신으로 돌아올 준비가 됐습니까?
너…
그 피는 뭐야?
불가살한테
인간의 피라는 게
(을태) 한 번 먹으면
참기가 힘들어요
나도 처음엔 거북스러웠는데 [쿵 소리가 난다]
나도 인간이었으니까, 근데
먹을수록 거부감이 없어지더라고요
인간이었을 때의 감정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타이어 마찰음]
점점 진짜 귀물이 되죠
[똑똑똑]
괜찮아요?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불길한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거친 숨소리]
(을태) 당신도 조만간 그렇게 될 겁니다
한 번 피 맛을 본 이상
[음산한 효과음]
[어두운 음악]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음산한 효과음]
[음산한 효과음]
여기 오는 길에 닥치는 대로 피를 먹었어요
당신에게 주려고
(을태) 내 피를 먹어요
남김없이 줄게요
그러면 당신도 [의미심장한 효과음]
다시 귀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을태의 거친 숨소리]
그러면
그동안 내가 노력한 걸 알아봐 주겠지
천 년 전 당신으로 돌아와서
[거친 숨소리]
검은 구멍도 없애 주겠지
예전의 불가살로 돌아가
온 마을 사람들을 죽이던 그때로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피를 쏟고 죽어 가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까?
[을태의 거친 숨소리]
나는
늘 당신처럼 되고 싶었는데
아니
(활) 나는 네가 원하는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돌아가지 않을 거고
왜…
인간이었던 활로
살아가고 싶으니까
[을태의 한숨]
(을태) 그럼
나도 당신이 필요 없어
[그르렁거리는 소리] [고조되는 음악]
[을태의 힘겨운 신음] [어두운 음악]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상운의 힘겨운 신음]
[상운의 괴로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을태) 이 모든 게 다 너 때문이야
너도 활을 죽이고 싶어 했잖아
왜…
왜 이제 와서 활을 위하는 척하는 거야?
내가 그랬지?
활도 나와 같다고
[힘겨운 신음]
[떨리는 목소리로] 아니
너와 같지 않아
네가 이러지만 않았어도
활은 내 거였어
[긴장되는 음악]
애초에
(을태) 너랑 만나게 두지 말았어야 됐어
[푹] [상운의 비명]
[짐승 울음]
[상운의 고통스러운 신음]
[을태가 손을 쓱 뺀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상운의 비명]
[음산한 효과음] [을태의 괴로운 숨소리]
[을태가 꺽꺽거린다]
[을태의 거친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을태가 컥컥거린다]
[음산한 효과음]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으르렁거리는 소리]
[놀란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힘겨운 신음]
[을태의 괴로운 숨소리]
[음산한 효과음]
[으르렁거리는 소리]
(상운) 안 돼! [꺽꺽거린다]
[을태의 괴로운 신음]
[을태의 거친 숨소리]
제발…
[거친 숨소리]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상운의 가쁜 숨소리]
[을태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음악]
(상운) 단활 씨
제발요
[그르렁거리는 소리] [활의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울먹인다]
[힘겨운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거친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몽환적인 음악]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을태) [쉰 목소리로] 가지 마
[그르렁거리는 소리]
날 봐 줘요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가지 마…
[상운의 다급한 숨소리]
[을태의 힘겨운 신음]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짐승 울음]
[쓸쓸한 음악]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상운) 단활 씨
이제 됐어요
옥을태를 우물로…
(을태) [쉰 목소리로] 이제 온다
뭐라고?
그분이 온다
(을태) 피를 먹은 이상
돌아갈 수 없어
[떨리는 숨소리]
[가쁜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가쁜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몽환적인 음악]
[놀란 숨소리]
(상운) 단활 씨…
[상운의 놀란 숨소리]
안 돼!
[활이 칼로 푹 찌른다]
[상운의 놀란 숨소리]
[흐느끼며] 안 돼
안 돼요
안 돼요! [상운의 말소리가 울린다]
[상운이 오열한다]
[쓸쓸한 음악]
[흐느낀다]
[상운이 흐느낀다]
왜요…
도대체 왜 그랬어요
내가 당신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지금 당장 나랑 혼을 바꿔요
네?
[상운이 울먹인다]
이미 늦었어
왜요?
(상운) 같이 살기로 했잖아요
이러는 게 어디 있어요!
이래야만 해
(활) 모든 걸 마무리 지으려면
천 년 전 따위
괜찮다고 했잖아요
내가 괜찮지가 않아
[떨리는 숨소리]
(활) 내가 견딜 수가 없어
이제 인간으로 돌아갈 수도 없어
내가 살아 있는 한
저주는 계속돼
그게 무슨 소리예요?
도윤이는 계속 눈이 먼 채 태어날 거고
시호 배 속의 아기는 태어날 수도 없어
(상운) 말도 안 돼…
미안해
천 년 전의 그 모든 일을
(활) 네가 날 떠났다고 생각해서
화가 났었어
너를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오히려 네 미움을 샀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해쳤어
[콜록거린다]
[상운의 놀란 숨소리]
너를 찾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너를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그런데도 널 두고 가는 게
너무 힘들어
그래도
내가 죽으면
너랑 시호, 도윤이
권 형사님
혜석이
이젠 다 괜찮을 거야
[애잔한 음악]
(활) 내가 사라지고 나면
다음 생엔
다 괜찮을 거야
[상운이 울먹인다]
(활) 그 길고 긴 시간 동안
너를 힘들게 했어
미안하다
[상운이 훌쩍인다]
아니요
다시 한번 날 찾아와요
(상운) 아니
다음번엔 내가 찾을게요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불가살에게 다음 생은 없어
싫어요!
어떻게든 태어나요
(상운) 염라대왕 멱살을 잡아서라도 태어나요!
[상운이 흐느낀다]
이제까지 날 찾았으니까
다음번엔 내가
당신을 꼭 찾을게요
그러니까
나 꼭 기억해요
[울먹인다]
[무거운 효과음]
[울먹인다]
[상운이 흐느낀다]
[무거운 효과음]
[흐느낀다]
[울음소리가 울린다]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나 좀 살려 줘요…
아버지…
[바람이 휭 분다]
(시호) 하, 다들 괜찮을까?
(도윤) 만약에 이대로 아무도 안 돌아오면 어떻게 하지?
돌아올 거야
(시호) 걱정하지 마
[휴대전화 진동음]
어, 언니
(상운) 시호야
왜 그래, 누나?
[상운의 힘겨운 숨소리]
[아파하는 신음]
- (시호) 언니! - (도윤) 상운 누나!
[시호의 놀란 숨소리] [상운의 힘겨운 숨소리]
옥을태는?
죽었어
그럼 활 아저씨는?
[쓸쓸한 음악]
[흐느낀다]
(시호)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면
권, 권 형사님
권 형사님은?
[흐느낀다]
[상운과 시호가 흐느낀다]
(시호) 언니…
[상운과 시호가 흐느낀다]
[떨리는 숨소리]
[함께 흐느낀다]
[상운의 힘겨운 숨소리]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상운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음악]
(시호) 언니!
언니, 괜찮아?
왜? 왜 그… [상운의 힘겨운 숨소리]
아…
아, 이게 뭐야? 언니
어, 이거 이거 언제 그런 거야, 어?
왜 말을 안 했어, 어?
(상운) 괜찮아, 조금만 쉬면 돼
그보다
너한테 보여 줄 게 있어
(시호) 그게 무슨 소리야?
언니, 얼른, 얼른 업혀, 병원 가게
- (시호) 도윤아! 어? - (상운) 아니야
(상운) 이거 먼저 봐야 돼
권 형사님을 거기 혼자 두면 안 돼
권 형사님이 계신 곳을
너한테 알려 줘야 돼
언니…
옥을태한테 복수는 했는데
[한숨]
잃은 게 너무 많다
(상운) [훌쩍이며] 그래도
너랑 도윤이
둘 다 살아서 다행이야
왜, 왜 그런 얘기를 해
(시호) 어?
[흐느낀다]
시호야
나한테 효도하고 싶다고 했잖아
(상운) 이쁜 아기도 낳고
대가족도 꾸리고 살아
그리고
무조건 잘 살아야 돼
알았지?
[울먹인다]
[애잔한 음악]
[옅은 웃음]
(시호) [울먹이며] 응
[무거운 효과음]
(활) 죽지 말자 나도 죽지 않을 테니까
너도 절대 죽지 마
같이 돌아가자
[총성]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총성]
도망쳐요!
[상운이 흐느낀다] (호열) [힘겨운 목소리로] 빨리 빨리…
[호열의 힘겨운 신음]
[한숨]
(상운) [흐느끼며] 혼자 두고 가서
구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상운이 흐느낀다]
[흐느낀다]
(상운) 가족한테 돌아가기로 했잖아요!
(활) 놔줘
내가 끝내야 돼
천 년 전
혜석이를 내가 죽였어
도윤이와 시호
권 형사님에겐 저주를 줬어
그러니까 나한테 돌아갈 가족 같은 건 없어
내가 도와줄게요
(상운) 그 정도면 됐어요
살아도 괜찮아요
[상운의 비명]
[흐느낀다]
[상운의 비명]
(상운) [놀라며] 안 돼!
[상운이 흐느낀다]
(활) 내가 죽으면 [상운이 흐느낀다]
너랑 시호, 도윤이
권 형사님, 혜석이
이젠 다 괜찮을 거야
[울먹인다]
[차분한 음악]
[힘겨운 숨소리]
[슬픈 음악]
[시호의 당황한 숨소리]
(시호) 어, 어, 언니
언니
[울음소리가 울린다]
[시호가 흐느낀다]
[쓸쓸한 음악]
[흐느낀다]
[한숨]
(도윤) 와, 집을 오래 비웠더니
먼지가 너무 많네
(시호) 그러게
(도윤) 누나
우리 힘내자
다시 태어난다고 약속했으니까
여기서 기다리면 돼
무슨 소리야?
활 형이 그랬어
한 번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 다시 만난다고
(도윤) 그러니까 여기서 기다리자
여기서 다 같이 살기로 약속했었잖아
활 형이랑 상운 누나가 돌아오면
우리가 있어야지
[부드러운 음악]
(도윤) 삼촌 학교 다녀올게
- (시호) 어, 잘 갔다 와 - (도윤) 어
- 오늘 일찍 들어와! - (도윤) 알았어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 (시호) 아, 양치해야지 - (시호 딸) 아, 양치하기 싫어
- (시호) 에헤! 늦었어 - (시호 딸) 싫다고!
- (시호) 빨리하고 가야 돼 - (시호 딸) 아니야
- (시호 딸) 아니라고, 양치 안 해 - (시호) 에헤
(시호) 민서!
너! 야!
너 가만 안 둬! 씨…
빨리 와!
"메리 크리스마스"
(시호) [웃으며] 뭐야, 왜 그래?
왜 이렇게 뜸을 들여?
누나
(시호) 응?
나…
결혼하려고
[웃음]
(시호) 진짜로?
(도윤) 응
[시호의 웃음]
너무 잘됐다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도윤) 그거 먹으면 돼, 어
[사람들의 웃음] (도윤 처) 너희는 음료수?
[사람들이 화기애애하다]
- (시호) 많이 먹어 - (시호 딸) 너무 맛있어요, 삼촌
- (도윤) 짠 - (시호 딸) 짠 [함께 건배한다]
[사람들의 웃음]
(시호 딸) 엄마
언제까지 여기서 혼자 살 거야?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살자
(시호) [떨리는 목소리로] 찾았다고요?
[시호가 울먹인다]
[땅땅 두드리는 소리]
[잘그랑거리는 소리]
[해머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이게 뭐야?
(동료) 너한테 왔던데?
[아련한 음악]
너 왜 그래?
괜찮아?
내가 왜 이러지?
[새가 지저귄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똑똑 노크한다]
(여자2) 계세요?
뭐야? [여자2의 당황한 숨소리]
저…
저기…
[고조되는 음악]
[자동차 엔진음이 들린다]
[놀란 숨소리]
[차분한 음악]
(남자2) 네, 그때 말한 집이요 [새가 지저귄다]
마음에 들어서 계약하려고요
아, 일단 끊어요 다시 전화드릴게요
저기, 누구시죠?
저기요
(여자2) 아, 죄송합니다
먼저 가 볼게요
[여자2가 놀란다] [화분이 쟁그랑 깨진다]
[남자2의 놀란 숨소리]
괜찮아요?
네, 가, 감사합니다
괜찮으세요?
(남자2) 아, 별거 아니에요
별거 아니긴요
[감성적인 음악]
아…
저 차에 구급약 있어요 가져올게요
[글러브 박스를 탁 닫는다]
[물소리가 멈춘다]
(남자2) 우리
만난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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