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살 15
(시호) 왜? 아직도 서운해?
겨우 집에 왔는데 다시 떠나는 거 같아서?
조금
(도윤) 근데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괜찮아
(상운) 예전에 나랑 시호가 숨어 살던 곳으로 갈게요
(활) 거기보다는 지난번 산속의 그 집으로 가
거긴 아직 안전해
너랑 가 봐야 할 곳도 있고
(시호) 도윤아
뭐 해?
(도윤) 응? 아…
혜석 이모 옷인데 두고 갔었나 봐
[쓸쓸한 음악]
우리한테 그렇게
빼먹고 가는 거 없는지 잘 챙기라 그러더니
나 참…
이리 줘, 내가 가지고 있을게
(도윤) 응
(시호) 도윤아, 우리 같이 힘내자
정신 바짝 차려야 돼
넋 놓고 슬퍼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무슨 소리야?
활 아저씨랑 언니가 솔직히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어
(시호) 혜석 이모 때문에
옥을태 죽이겠다고 당장이라도 쳐들어갈 거 같거든
(상운) 이쪽 눈은 아직도 안 보여요?
(활) 응
[상운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상운) 생각보다 빨리 안 낫네요
괜찮아
(활) 그보다 셋 다 같이 떠나라고 했는데
왜 돌아왔어?
그냥 두고 가면 됐잖아
(상운) 말했잖아요 그냥 두고 갈 수 없었다고요
혼자 둘 수 없다고요
(활) 내가 옥을태에게
불가살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도?
옥을태가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
아니요
(상운) 사실인 거 알아요
기억이 일부 돌아왔을 때
당신과 옥을태가
함께 있는 걸 봤거든요
[잔잔한 음악] 그 모습은 적이 아니라
동료 같았어요
(활) 그런데도 내 옆에 있겠다고?
아까도 말했지만
이제 그런 거 상관없어요
다른 기억은?
(상운) 그 이후엔 아무것도 안 떠올라요
그냥 일시적이었던 것 같아요
다 됐어요
근데 여기 오면
나랑 같이 갈 곳이 있다고 했잖아요
[새가 지저귄다] [차분한 음악]
(활) 저 산이야
(상운) 저기가 어딘데요?
(활) 600년 전 마을 사람들이
불가살이 살고 있다고 믿었던 산
저 산이 시작이었어
[무거운 효과음]
(활) 저곳에서 내가 태어났고
[바람이 솨 분다] [산새 울음]
너를 만났고
[그르렁거리는 소리] 내 가족이 죽었고
나는… [그르렁거리는 소리]
불가살이 되었어
(활) 네게도 알려 주고 싶었어
나도 마지막으로 한번 와 보고 싶었고
'마지막'이라니요?
(상운) 그런 말 하지 마요
마지막이야
더는 말리지 마
(활) 네 전생인 김화연도
네 쌍둥이 언니도 바랐던 거야
나랑 옥을태
두 불가살이 죽는 것
(상운) 잠깐만요 그럼 날 여기로 데려온 게
내가 저 산을 보고 기억을 되찾길 바라서예요?
당신과 옥을태가 함께 죽길 바라도록요?
전에 당신을 왜 좋아하냐고 물어봤었죠?
가족을 빼고 누군가를 이렇게 믿어 본 적도
걱정해 본 적도 없어요
그래서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
이건 단순히 좋아한다는 감정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뭔가 더 있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상운) 그냥…
당신이 옆에 없으면 안 될 거 같아요
당신이 사라지면 내 몸 절반이 사라지는 거 같아요
그게 너무 무섭고
두려워요
그러니까 알아야겠어요
600년 전보다 더 전에
우리 둘 사이엔 뭔가 있어요
[애잔한 음악]
(상운) 그걸 알아내기 전까지
당신을 죽게 놔둘 수 없어요
(상운) 그리고
또 잃으면 안 되잖아요
무슨 소리야?
(상운) 그때 시호를 '단솔'이라고 불렀어요
시호와 도윤이를 보면서
늘 '내 가족'이라고 했고요
그 두 사람
전생에 당신 가족이었죠?
맞아
(활) 600년 전 나 때문에 죽은 내 가족이야
그런데도 죽을 거예요?
(상운) 가족을 눈앞에 두고?
(활) 그래서 더더욱 나와 옥을태가 죽어야 돼
또 잃고 싶지 않으니까
더는 죄책감과 후회 속에서 살기 싫으니까
내가 죽으면
내 가족들을 부탁해
(시호) 말도 없이 어딜 갔다 와?
(상운) 아, 잠깐 얘기 좀 하느라
짐 정리는 다 했어?
(시호) 응, 후딱 끝냈지
밥 먹자,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도윤) 라면밖에 없더라고요
형도 같이 앉아요
아니야, 난 괜찮아
(상운) 같이 앉아요
시호랑 도윤이랑 같이요
[따뜻한 음악]
(활) 얼른들 먹어, 면 다 붇겠네
네
(도윤) 응?
붇기는커녕 완전 덜 익었는데요?
(시호) 아유, 그래?
불을 너무 빨리 껐나?
미안, 뭐 좀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도윤) 뭐야?
아까는 나보고 정신 바짝 차리라더니
(상운) 정신을 차려?
무슨 말이야?
(시호)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근데 권 형사님은? 연락 왔어?
여기 온 거 알려 드려야 되잖아
아…
(상운) 아까 전화해 봤는데 안 받으셔서
다시 한번 해 볼게
(활) 아니야, 그냥 먹어 내가 해 볼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사이렌이 울린다]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진동음]
[무거운 음악]
(을태) 그날 당신 아버지
당신 여동생을 죽게 만든 불가살은 내가 아니야
(을태) 지금껏
형사님 옆에 붙어 있던 활이지
[그르렁거리는 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호열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한숨]
[함 형사의 떨리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함 형사) 여기는 왜 왔어요?
(호열) 이 새끼
너 진짜 옥을태 밑에서 일하는 거야, 어?
여기 경찰서예요, 예? 보는 눈도 많은데
[호열의 거친 숨소리]
(호열) 보는 눈은 무섭고 네 양심은 괜찮냐?
너 옥을태가 어떤 놈인지 알아?
(함 형사) 아니까! [어두운 음악]
아니까 이러는 거 아니에요, 예?
잘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으니까
차라리 밑으로 기어들어 가서 출세하는 게 낫지
너 이 자식…
옥을태 지금 어디 있어?
(함 형사) 알면 뭐 하게요? 찾아가게요?
진짜 죽고 싶어요?
그 활인지 뭔지 그놈부터 처리해요
선배 원수라면서요
(호열) 그건 내가 알아서 해
옥을태 어디 있는지나 말해!
말 못 합니다
내 가족도 위험해지니까
[호열의 떨리는 숨소리]
(도윤) 수고하세요!
형, 누나들이 사라는 거 다 산 거 맞죠?
(활) 어
아, 그리고 짐은 이리 줘 배도 덜 나았잖아
(도윤) 에헤, 에이
[코웃음 치며] 성장기 남자의 회복력을 뭘로 보시고
[도윤의 웃음]
어?
형, 잠깐 저기 좀 들렀다 가면 안 돼요?
- 어디? - (도윤) 저기
[문이 탁 닫힌다]
(도윤) 좀 기다려야 된대요
무슨 사진을 뽑는 건데?
아, 별거 아니고
(도윤) 이거요
[따뜻한 음악] [사람들의 웃음]
사진 찍자, 사진
- (시호) 사진? - (혜석) 사진? 어
(호열) 응, 그러자
(시호) 그래
우리 사진 한 번도 찍은 적 없잖아
- (상운) 맞아 - (호열) 응, 자
- (혜석) 같이 찍어 - (시호) 자, 다들 여기 보세요
(시호)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시호) 아, 활 아저씨, 좀 웃어요
- (혜석) 아휴, 참 - (상운) 아휴
(시호) 하나, 둘, 셋 [상운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사람들의 웃음]
한 번 더
(시호와 상운) 하나, 둘, 셋
(호열) 아, 좋아 [카메라 셔터음]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그냥 뽑아 두고 싶어서요
(도윤) 그리고 이것도 뽑으려다가 말았는데…
[활이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사진사)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그, 내 정신 좀 봐
그, 사진 크기를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네그려
어떻게 해 드릴까?
(도윤) 아…
- (도윤) 크기요? - (사진사) 예
[무거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
[금석이 중얼거린다]
[거친 숨소리]
어떻게 하지?
그냥 기본 크기로 해 주세요
그러면은, 고 4인치, 6인치로다가 해 드릴게
(사진사) [웃으며] 예? 예
(활) 근데 여기선 얼마나 사셨어요?
(사진사) 예? 아…
어릴 때부터 그냥 쭉 여기서 살았어요
이, 이 동네 사람들 여기 그냥 죄다 토박이인디
근디 왜요?
- 아니에요 - (사진사) 예
아이고, 잠시만요
(사진사) 아유, 어디 가?
어디 갔다 오는 거여, 응? 아이참
- (사진사) 어디 갔다 와? 어? - (주민) 어? 어
[사람들의 웃음] [아련한 음악]
(사진사) 삼촌이 요거 주려고 기다리고 있었지 [부스럭거리는 소리]
- (주민) 아유, 됐어 - (사진사) 아유, 왜?
- (아이) 감사합니다 - (사진사) 어
네가 그것을 불러들였지!
(연지) 너 때문이야!
우리 아버지가 죽은 건 너 때문이야!
[흐느낀다]
(사진사) 너무 예뻐, 응? [주민과 아이의 웃음]
아, 어떻게 날이 가면 갈수록 예뻐져, 어?
아이, 몰라! [웃음]
(사진사) 아빠는 하나도 안 닮아서 다행이다
[어린 활의 놀란 숨소리] (구봉) 비켜, 비켜
저놈이, 저놈이 불가살을 불러들여
우덜도 싹 다 죽을 겨!
(금석) 저놈이 죽어야 우리가 사는 겨
죽여!
(도윤) 형, 왜요? 저 사람들 알아요?
(활) 응, 예전에
저 사람들 전생에
우아, 진짜요?
[사람들이 화기애애하다] (도윤) 대박
[도윤의 헛웃음]
(활) 지금도 이 마을에 살고 있었어
[사람들이 대화한다]
한 번 인연으로 엮인 사람들은 계속 이어지나 봐
(사진사) 너무 예뻐
[사진사의 웃음] - (주민) 그려 - (사진사) 그래그래
[사람들이 인사한다] 그럼
형네 가족들도 어딘가에 같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활) 응 [도윤이 살짝 웃는다]
근데
저 사람들이랑 친했어요?
아니
한때는 미워했던 사람들이었어
(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 저주에 엮여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었는데
내가 미안한 짓을 했어
(학생1) 야, 같이 가
[학생들이 시끌시끌하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학생1) 야, 오늘 내가 알아본 게 있거든?
야, 피시방 가자, 피시방
[학생들이 대화한다]
- (학생2) 지금 바로 가게, 그냥 - (학생1) 롤 하자고, 롤
- (학생2) 아, 오케이 - (학생1) 오케이?
[잔잔한 음악] [학생들이 화기애애하다]
(활) 학교에 다시 가고 싶어?
아, 뭐…
학교 체질이 아니긴 했는데…
체질은 무슨
(활) 다 끝나면 다시 가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도윤) 네, 네
[숨을 들이켠다]
그럼 그땐 형네 집에 살면서 학교 다녀도 돼요?
[훌쩍인다]
나 그냥 여기서 살면 안 돼요?
아…
아, 아니에요 그냥 한 말이에요, 예
아니야
같이 살자
(도윤) 네? 진짜요?
무르기 없어요!
그럼 시호 누나랑 상운 누나랑
아!
권 형사님도 같이 살아도 되죠?
식구가 많은 게 북적북적하니 좋잖아요
약속?
[피식 웃는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도윤이 살짝 웃는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도윤) 누나!
(시호)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 [따뜻한 음악]
이리 줘, 아…
(활) 괜찮아요
(도윤) 됐어 임산부를 어떻게 부려 먹냐
(시호) 아유
- (시호) 줘 - (도윤) 됐어
- (시호) 나 줘 - (도윤) 아, 됐다니… [봉투가 툭 떨어진다]
- (도윤) 아, 진짜, 어? - (시호) 아, 야!
(도윤) 내가 한다 그랬잖아
(시호) 그러니까 진작에 주면
- (도윤) 아유 - (시호) 아, 이거 어떡해
(도윤) 이거 어떻게 먹을 거야?
(시호) 내가, 잘
[시호의 웃음] (도윤) 잔소리 좀 그만해, 어?
[시호가 말한다]
(활) 내가 죽으면
내 가족들을 부탁해
(호열) 뭐야? 어떻게 알고 왔어?
(함 형사) 집에도 안 가고 뭐 해요?
노숙자도 아니고
[한숨 쉬며] 얘기 좀 해요 밤새 찾아다녔으니까
[달칵]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함 형사의 불안한 숨소리]
[함 형사의 한숨] (호열) 뭐 해?
술도 잘 안 마시는 독한 놈이
[한숨 쉬며] 시장이
며칠째 실종된 상태예요
(호열) 알아, 뉴스에서 봤어
그게 왜?
(함 형사) 그날 서 팀장 시켜서
활 집 찾아가게 한 게 시장이었어요
[어두운 음악]
그동안 옥을태 밑에서 일했던 모양이에요
옥을태한테 이용당하다가 잘못된 거 같아요
(호열) 그래서? 난 왜 찾아온 거야?
[함 형사의 떨리는 숨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함 형사가 지퍼를 직 연다]
(함 형사) 자요
뭔데, 이게?
[긴장되는 음악]
- (호열) 이거… - 옥을태 있는 곳 알려 주면
없앨 수 있는 거죠?
(함 형사) [한숨 쉬며] 난 시장처럼
이용당하다가 갑자기 실종당하고 싶지 않다고요
괜찮겠냐?
(함 형사) [한숨 쉬며] 아이, 난 같이 못 가니까
그거라도 구해 온 거예요
[함 형사의 한숨]
나 원래 겁도 많고 비굴한 거 잘 아시잖아요
아직 어린 딸도 있고
그거밖에 못 도와드려요
옥을태 어디 있냐?
(활) 다 왔어
(상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네요
(활) 그렇겠지
김화연 집에 갔을 때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잖아
뭐, 그래도 상관없어요
(상운) 어차피 기억을 찾으려고 온 건 아니니까
기억을 찾으러 온 게 아니라고?
시작했던 곳에서
끝을 맺으려고 온 거예요
[무거운 음악]
(상운) 당신은 인간으로 돌아가고
나는 불가살이 되기 위해서
우리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요
돌아가면? 나 대신 옥을태랑 같이 죽으려고?
대신이 아니에요
원래부터 그랬어야 했어요
(상운) 원래 불가살이었던 내가 마무리 짓는 게 맞아요
그러니까 당신은
당신 가족들한테 돌아가요
당신 가족까지 나한테 떠넘길 생각 하지 말고
애초에 인간인 당신이
나와 옥을태 일에 끼어들면 안 됐어요
인간이었던 당신은
옥을태를 절대 이길 수 없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원래대로 돌아가요
됐어
네 뜻대로 안 할 거라고 했지? 내려가자
(상운) 아니요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날카로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지금 뭐 하는 거야?
여기서 내 목을 찌르면
그냥 죽겠죠?
(상운) 날 살리려면 내 혼을 가져가
불가살로 만들어야 할 거예요
단활 씨
그동안 고마웠어요
[상운의 놀란 숨소리]
누구 맘대로 죽으려고 해?
(활) 불가살이 되고 싶다고?
그게 어떤 건지 알아? [무거운 음악]
알아요
옆에서 누구보다 잘 지켜봤으니까
(상운) 내가 불가살이 돼서 옥을태랑 죽는 거에
더는 신경 쓰지 마요
내 목숨 구해 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못 놔
(활) 놓을 수가 없어
그럴 수가 없다고
[무거운 효과음]
평생을 너만 생각했으니까
[아련한 음악]
어린 나를 마을 사람들로부터 구해 줬을 때
나 대신 죽은 네가 미안해서 너만 생각했어
그 뒤에는
가족을 죽이고 내 혼을 빼앗아 간 너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600년 동안 너만 생각하고 찾아다녔어
진실을 알게 된 지금은
복수의 대상도 원망의 대상도
지켜야 할 이유도 죽여야 할 이유도 없게 되었어
각자 잘 살면 되는데
평생을 너만 생각하고 살았더니
널 놓을 수가 없어
옥을태랑 같이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어
네가 말했지?
내가 죽으면 안 될 거 같다고
몸의 절반이 사라지는 거 같다고
근데 난 아니야
절반이 아니라
내 전부가 사라지는 거 같은 기분이야
너를 찾는 게
내 삶의 전부였으니까
(시호) 언니, 이게 무슨 일이야?
둘이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아저씨!
(상운) 내가 낸 상처야
왜?
(상운) 단활 씨한테 혼을 돌려주고
내가 불가살이 되려고
[차분한 음악]
설마
(시호) 언니가 옥을태랑 싸우다가 죽으려고?
(활) 아니요, 그럴 일 없어요 내가 옥을태를 죽일 거니까
[어이없는 숨소리]
(도윤) 그럼 형도 죽잖아요
어제 같이 살기로 했잖아요
나랑 약속했으면서
(시호) 둘 중 누가 죽을지
우리 몰래 정하고 있었던 거야?
혜석 이모 그렇게 보내고도 공부가 안 됐어?
여기서 누군가 죽으면
남겨질 사람들 생각해 봤어?
죽으려고 하지 말고 같이 살 생각을 해야지…
[떨리는 목소리로] 하, 진짜… 말도 안 돼
도윤이 학교도 보내고
나 아이 낳는 것도 보고
우리를 위해서 죽겠다는 말 같은 거 하지 마
더는 가족이 죽는 거
보기 싫으니까
[시호의 떨리는 숨소리]
제발…
같이 살자
어?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도윤) 아저씨
(호열) 분위기가 왜 이래?
무슨 일 있어?
(활) 아무 일도 아니에요
옥을태 있는 곳을 알아냈어
(상운) 우물 창고가 있는 산에 옥을태가 있다고요?
(호열) 네, 함 형사한테 들었어요
(활) 함정이네요
(호열) 함정이라고?
옥을태가 그 형사를 통해서 일부러 알려 줬을 거예요
그렇진 않아
함 형사도 옥을태한테서 벗어나고 싶어 해
(활) 함 형사 의도가 어떻든
옥을태는 내가 우물로 오길 원하는 거예요
내가 옥을태를 가두려는 우물에
오히려 나를 가두려는 거겠죠
[노크 소리가 들린다]
(도윤) 시호 누나가 밥 먹으러 오래요
[멀어지는 발걸음]
(상운) 야, 맛있겠다
둘이 고생했겠네
(호열) 술을 마셔서 콩나물국이 먹고 싶었는데
[살짝 웃는다] [호열이 숨을 들이켠다]
(시호) 저 일곱 달 뒤면 출산해요
아이 낳고 나면 혜석 이모가 하던 정육점 일 배울 거예요
[차분한 음악]
아저씨 정기 배송 이제 내가 해요
옥을태 가둬 놓은 우물 지키는 건 나와 내 자식들이 할 거고요
원래 혜석 이모가 하던 일 내가 그대로 한다는 거예요
잠깐만, 시호야
(시호) 두 사람도 우리 몰래 계획을 짠 거 같으니까
나도 내 계획이 뭔지 알려 주는 거야
자, 이제 언니한테 말할게
아이는 혼자 키우기 힘드니까 언니가 도와줘
나한테는 친정 엄마가 없으니까
언니가 내 친정 엄마 대신이야
초등학교 운동회 할 땐 무조건 같이 가 줘
(도윤) 아, 그러면 나는 내년에 고등학교에 다시 갈 거예요
활 형네에서 통학하려고요
스무 살 되면 운전도 가르쳐 주세요
차 사 주기로 했었으니까
아, 또, 옥을태 가두고 나면 다 같이 여행 가요
그리고 또…
- (도윤) 음… - (활) 그래, 알았어
(활) 그만해도 돼
둘이서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거니까
그만해도 돼
함 형사가 줬어
(호열) 총은 경찰인 내가 제일 잘 쏘니까
내가 멀리서 옥을태 쏘면 돼
(도윤) 나도 도울게요 같이 갈게요
- (활) 안 돼 - (상운) 그래, 도윤아
(상운) 너는 시호 누나 옆에 있어 줘
걱정하지 마
3 대 1이면 해 볼만 해
그리고 싸움은 역시 머릿수지
[시호의 헛웃음]
맛이 어, 어때요?
맛은 잘 모르겠어
억지로 안 먹어도 돼요
아니에요
(활) 같이 식탁에 앉아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기 좀 그래서요
연습하려고요
앞으로
같이 밥 먹을 일 많을 테니까
[도윤이 살짝 웃는다]
[피식 웃는다]
(시호) [한숨 쉬며] 밥 먹자
[웃음]
[새가 지저귄다]
(상운) 금방 올 거야
(시호) 응
알아
당연하지
[애잔한 음악]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호열의 한숨]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시호) 형사님
저 두 사람 꼭 지켜 주세요
우릴 구하겠다고 서로 죽으려고 안달이 났거든요
[한숨]
형사님도 몸조심하시고요
아, 성질대로 옥을태한테 막 덤벼들지 마시고
알았어
(호열) 언니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려 보낼게
(시호) 아, 아니요! 셋 다 오라고요, 셋 다!
[시호의 속상한 숨소리]
그리고
또 왜?
올 때 염색약 좀 사 와요
나이 들어 보여요
[시호가 살짝 웃는다]
(시호) 돌아오시면 내가 염색 꼭 해 드릴게요
수염은 또 이게 뭐예요
알았어
(호열) 별 잔소리를, 참…
간다
[호열의 헛기침]
[차 문이 탁 닫힌다]
[호열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도윤) 이거요
그거 가져가세요
[자동차 시동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상운의 한숨]
(상운) 날씨 참 좋네요
곧 있으면 옥을태랑 싸울 건데
그러게
(상운) 우리 셋 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죠?
(활) 응
다 잘될 거야
잘되게 만들 거고, 그리고… [한숨]
옥을태를 우물에 가두고 나면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
[차분한 음악]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그래도 돼?
(상운) 당연하죠
인간으로 돌아가면 뭘 하고 싶은데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
(활) 하루하루 일상을 보내다가
나이 들어 죽고 싶어
아들보다 먼저
하면 되죠
(활) 괜찮겠어?
불가살이 되면 괴로운 게 많아
외로워질 거고
(상운) 음…
씁, 원래의 나로 다시 돌아가는 거잖아요
지금 인간으로 사는 삶도 만만찮게 괴로웠어요
가족을 잃고 늘 귀물 환생들과 옥을태한테 쫓겼어요
근데 더는 쫓길 필요도 없을 거잖아요
그리고 또 불가살이 되면 힘도 세지니까
시호와 도윤이도 내가 지킬 수 있어서 좋아요
귀물이었던 자들이 당신을 쫓으면
내가 지켜 줄게요
그러다 불가살로 사는 게 지겨워지면
그때 다시 바꾸면 되죠
[피식 웃는다]
(활) 그렇게 긴 시간을 지지고 볶았는데
그걸 계속하고 싶어?
지겹지도 않아?
하나도 안 지겨워요
(상운) 불가살도 목표가 있어야 살죠
다음 생엔
내가 당신을 찾아갈게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죽지 말자
(활) 나도 죽지 않을 테니까 너도 절대 죽지 마
같이 돌아가자
[기어 조작음] [무거운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상운과 호열의 힘겨운 숨소리]
[상운의 가쁜 숨소리]
(상운) 괜찮아요
아, 아, 맞다
형사님
혹시 몰라서 하는 말인데요
단활 씨가 심장을 다쳤을 경우
어떤 일이 있어도
옥을태 심장에 총을 쏘거나 하면 안 돼요
단활 씨도 같이 죽을 수도 있어요
[거친 숨소리]
(호열) 확인차 다시 물어볼게요
불가살을 죽이는 방법이란 게
두 불가살의 심장에
치명상을 입히면 된다는 거죠?
한쪽 불가살의 심장이 회복하기 전에
다른 불가살의 심장을 쏘면 되는 거죠?
네, 맞아요
(상운) 근데 형사님 오늘
평소랑 좀 달라 보여요
그냥 긴장해서 그래요
(호열) 오늘 큰일을 해야 하니까요
평생을 벼르던
[긴장되는 음악]
[고조되는 음악]
[쿵]
[무거운 음악] (호열) 어떡하지?
다 같이 우물 안으로 들어갈까?
안은 좁고 어두워요
(활) 셋이 같이 들어가면
옥을태한테 잡혀서 목을 물어뜯길 거예요
나 혼자 들어갈게요
(상운) 들어가서는요?
최대한 옥을태 힘을 빼 놔야지
(활) 지난번엔 방심한 옥을태에게 큰 상처를 줬지만
이번엔 힘들 거야
내가 쓰러지면 옥을태는 널 죽이러 나올 거고
그때 형사님이 총을 쏘세요
(호열) 옥을태가 다쳐서 움직임이 둔하다면
멀리서도 맞힐 수 있어
(활) 다친 상태에서 총까지 맞으면 옥을태도 움직이기 힘들 거야
그때가
네 차례야
두억시니가 가지고 있던 독극물이야
알겠어요
이건 제가 할게요
(활) 제일 중요한 건 권 형사님이에요
총으로 옥을태를 꼭 쓰러트려야 해요
단, 심장만 피해서요
알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
(활) 너하고 권 형사님한테까지 안 오도록
내가 어떻게든 저 안에서 옥을태를 쓰러트려 볼게
(상운) 그건 상관없으니까 조심하기나 해요
가족이
집에서 기다려요
[무거운 효과음]
[어두운 음악] [물소리가 똑똑 들린다]
기다리고 있었어, 어서 와
[문소리가 끼익 난다]
[쿵]
[긴장되는 음악]
지난번하고 처지가 바뀌었네, 우리
(을태) 그러게
전에는 네가 나를 이 우물에 묻으려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널 여기에 묻게 생겼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무거운 음악] 어디 보자
좀 변했나? 그사이에
가족들이 죽을 뻔해서 화가 많이 났을 텐데
멀쩡하네, 생각보다?
나는 네가 좀 더 불가살의 본능이 튀어나오길 바랐어
네 가족을 납치해 간 형사들도 싹 다 죽이고
[웃으며] 하긴…
좀 약했지
무녀 한 명 죽이는 걸로는
원래부터 악연이었었잖아 무녀하고는
뭐, 별 관계도 아니었었고
네 아들
네 아내, 그리고 네 아비를 죽였어야 했는데
아니
그걸로 충분했어
(활) 날 여기 오게 만들었잖아 [을태의 웃음]
(을태) 그렇지
여기가 네 무덤이 될 줄 알면서도 네 발로 찾아오기는 했지
나하고 그렇게 싸우고 싶었어?
(활) 아니 너랑 얘기를 좀 하고 싶었어
미안하다
[무거운 효과음] 뭐?
(활) 지금껏 네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어
민상운이 기억을 되찾고 있어
네가 전생의 나를 구하는 걸 봤다고 했어
[몽환적인 음악] 600년 전 네가 내 가족을 죽인 것도
사실은
나를 불가살로 만들기 위해서 한 거였는데
모든 게 날 위해서 한 일이었는데
널 원망해선 안 됐어
(을태) 갑자기 왜 그런 소리를…
너 정신 나갔어?
너 이제 와서 나랑 다시 잘해 보고 싶어?
내가 지금 그 말에 속을 거 같아?
속이려는 게 아니야
(활) 너를 탓하고 원망해선 안 된다는 얘기야
모든 건 내 잘못이었는데
너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나를 위해 애써 준 너한테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네 검은 구멍을
막아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숨을 들이켠다]
미안하다고?
(활) 응
그리고
오늘 너를 이 우물에 영영 가둘 작정이라 미안하다
[날카로운 효과음]
[활이 칼을 휙 휘두른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짐승 울음]
진짜 끝까지
그만하자, 이제
[푹] [짐승 울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쿵]
[을태가 칼을 쓱 뽑는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활의 힘주는 신음]
[잘그랑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으르렁거리는 소리]
[상운의 불안한 숨소리] [불길한 음악]
[무거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활의 힘주는 신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활의 고통스러운 신음]
[을태의 힘주는 숨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꿀꺽거리는 소리] [활의 고통스러운 신음]
[어두운 음악] [활의 힘겨운 숨소리]
[활이 콜록거린다]
[무거운 효과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차분한 음악] [거친 숨소리]
[을태의 가쁜 숨소리]
미안하다며?
(을태) [쉰 목소리로] 내 말
이제 믿는다며?
천 년 전
내가 너를 구해 준 사실도 알고 있다며
근데 왜 이런 거야?
어?
[고함치며] 내 말 듣고 있어?
[을태의 거친 숨소리]
나 지친다
이제 진짜 너랑 끝내야겠어
이 지옥 같은 우물에 갇혀서
평생 죽지도 못하고 살아 봐
나를 배신하고
민상운을 감싸고돈 걸 후회하면서
그리고 우물에 갇히기 전에
민상운을 눈앞에서 죽여 줄게
[발걸음이 울린다]
[문이 덜그럭 열린다]
[무거운 효과음]
[상운의 가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긴장한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상운의 가쁜 숨소리]
[상운의 가쁜 숨소리]
[총성] [그르렁거리는 소리]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을태와 상운의 거친 숨소리]
(을태) [힘겨운 목소리로] 뭐야?
네 복수는
내가 아니고 활
[총성] [을태의 놀란 숨소리]
[총성]
[을태의 거친 숨소리] [총성]
[상운의 놀란 숨소리]
안 돼요
뭐 하는 거예요!
[총성이 연신 울린다]
[어두운 음악]
[놀란 숨소리]
(상운) 뭐 하는 짓이에요, 형사님
심장은 쏘지 말랬잖아요!
(호열) 불가살은
불가살은 다 죽여야 해요!
[상운의 놀란 숨소리]
[호열의 거친 숨소리]
[호열의 힘주는 신음]
[호열의 다급한 숨소리]
[상운의 가쁜 숨소리]
(상운) 무슨 짓이에요! [차분한 음악]
(호열) 비켜요
거기서 물러서요
(상운)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호열) 불가살은 다 죽여야 돼요
이걸로 끝낼 겁니다
(상운) [흐느끼며] 왜요?
왜 단활 씨까지 죽이려는 거예요?
(호열) 비키라고요!
(상운) 못 비켜요!
그냥 불가살이 아니라
단활 씨잖아요
권 형사님과 우리를 몇 번이고 구해 줬던
단활 씨라고요
(어린 호열) 안 자면 아버지한테 또 맞는다
[콜록거린다]
[호열이 숨을 들이켠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애잔한 음악]
[상운이 흐느낀다]
[고조되는 음악]
(상운) 우리 옥을태부터 해결해요, 네?
옥을태한테 독극물을 주사해야 돼요
[힘겨운 숨소리]
[울먹인다]
[놀란 숨소리]
형사님, 그 피…
[그르렁거리는 소리]
[불길한 음악]
어떻게…
[놀란 숨소리] (호열) 벌써…
(상운) 단활 씨의 피를 마신 거예요
그래서 회복이 빨라요
당장 약을 주사해야 해요
[상운의 다급한 숨소리]
[상운이 가방을 직 연다]
[상운의 긴장한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상운의 겁먹은 숨소리]
[상운의 놀란 숨소리]
[상운이 아파한다] [주사기가 툭 떨어진다]
(을태) 드디어 잡았네?
이렇게 직접 잡은 게 얼마 만이지?
[떨리는 숨소리]
[총성]
[총성]
[힘겨운 신음]
(호열) 도망쳐요, 빨리 [무거운 음악]
활이 한 말 못 들었어요?
[날카로운 효과음] 상운 씨는 살아야죠
활과 같이 돌아갈 테니 먼저…
[짐승 울음] [총성]
(상운) 형사님!
[상운이 울먹인다]
[떨리는 숨소리]
그만 좀 해요
진짜 이렇게까지 하게 만드네
[힘겨운 목소리로] 가요
[울먹인다] (호열) 도망쳐요!
[호열의 힘주는 숨소리]
빠, 빨리…
[흐느낀다]
[을태의 떨리는 숨소리]
[호열의 힘겨운 신음]
[어두운 음악]
(을태) 피를 먹지 않으면
몇 년간 회복도 못 할 거야
너는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거지
뭐, 이젠 상관없지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쿵]
[무거운 음악]
[애잔한 음악]
(호열) [힘겨운 목소리로] 못 가
민상운에게 못 가
못 보내 줘!
그만해요, 좀
당신 인생도 참 기구해
(을태) 매번
매번 휘말리잖아
600년 전에도
천 년 전에도, 지금도
이렇게 휘말리고 있잖아
이제 그만하고 쉬세요
그리고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활과 민상운을
여기까지 데리고 와 줘서 고맙습니다
[호열의 힘겨운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상운의 다급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상운) 이대로 도망칠 순 없어요
혼자서 도망 안 가요
옥을태를 여기서 끝내고 [쓸쓸한 음악]
권 형사님
단활 씨와 같이 돌아갈 거예요
[거친 숨소리]
[상운의 가쁜 숨소리]
(상운) 다 같이 가족에게
돌아가자고요
[호열의 힘주는 숨소리] [달그락거리는 소리]
[호열의 힘겨운 숨소리]
[호열의 가쁜 숨소리]
(호열) 활! [호열의 말소리가 메아리친다]
활! 거기 있냐?
[가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호열의 힘겨운 숨소리]
예전에 내가 어렸을 때
불가살이 내 아버지를 죽였어
(호열) 내 아버지는
귀물이 환생한 살인마였거든
[어린 호열이 동생을 깨운다] (호열) 그리고 그때
[무거운 음악] 내 어린 여동생도 불가살 때문에 죽었어
(호열) 동생을 잃은 그날이
늘 머릿속에 머물러 있어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었지만
그걸 떨쳐 버릴 수가 없었어
동생한테
미안하고 미안해서
[그르렁거리는 소리]
[놀란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어린 호열의 겁먹은 숨소리]
(활) 그때 그 아이가…
(호열) 왜 그랬어?
[그르렁거리는 소리]
[울먹이며] 왜 그랬어?
왜 그냥 갔어?
(호열) 천하의 나쁜 놈인 아버지는 그렇다 치고
동생은 구해 주지
걔는 좀 구해 주지
우리가 수레 뒤에 숨어 있는 거 알면서
왜 그냥 갔어?
그걸 안 이상 용서할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널 죽일 수도 없어
(호열) 평생을 벼르던 일인데
너한테 정이
많이 들어서
죽어서도 동생 볼 면목이 없게 됐어
[힘겨운 신음]
형사님…
활
(호열) 깨어 있었냐?
괜찮냐?
시간이 없어
옥을태가 상운 씨를 잡으러 갔다고
구해야 해
[애잔한 음악]
사람 피를 먹지 않는 건 알지만
(호열) 이번만 어겨 줘
(활) 안 돼…
(호열) 옥을태를 이길 방법은 이것밖에 없으니까
[떨리는 숨소리]
안 돼요, 그건…
(호열) 내
피를 줄게
그건 안 돼요
(호열) 어차피 난 곧
죽게 될 테니까
[힘겨운 숨소리]
[호열의 힘겨운 신음]
미안하다
(호열) 내가 다 망쳤어
그리고
시호한테는
염색은
나중에 하겠다고…
형사님…
[거친 숨소리]
[슬픈 음악]
형사님
형사님!
[울먹인다]
아버지…
가자
(극) 나와 함께
[극의 웃음]
(극) 다음 생엔
진짜 내 아들로 태어나거라
이 아비가 꼭 지켜 주마
아버지
[비장한 음악]
[무거운 효과음]
[활의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고통스러운 신음]
[무거운 음악]
[활의 힘겨운 숨소리]
[고통스러운 신음]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혜석) 아비의 피를 먹고 자란 악귀가 [혜석의 말소리가 울린다]
검은 구멍에서 솟아오른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몽환적인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푹]
[푹]
[푹]
[으르렁거리는 소리]
[푹]
(남자) 무슨 짓을 한 거야!
네가 밉다
진정 네가 밉다
이런다고 날 죽일 순 없다
나는 돌아올 것이다
다시 돌아와 날 이렇게 만든 이놈들의 살을 찢고
그 피를 마실 것이다
그리고
널 찾을 것이다
너는
내 것이다
[쓸쓸한 음악]
(을태) 애초에 너랑 만나게 두지 말았어야 됐어
[을태의 악에 받친 신음] [퍽]
(상운) [울먹이며]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을태 부) 목을 벨 것이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또한 사지를 자르고 땅에 깊이 묻을 것이다
(을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어
(활) 이래야만 해
[상운이 오열한다]
(을태) 예전의 불가살로 돌아가
검은 구멍도 없애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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