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27
준호 방 (밤)
준호-(충격) 형수님, 다시 말씀해 보세요...뭐라구요...?
선영-서방님 아이 틀림없다구요.
준호-(오, 엘 기분) 그 의사 만나보셨어요...? 자세히 알아보신 겁니까...?
선영-다시 확인했어요....그 친구가 확실하지 않은 얘길 왜 하겠어요. 시월에 출산을 했대요...시월이면 서방님 출국하고 7개월 후에요
준호-(땅밑으로 꺼지는 것 같은 심정)
선영-사실은 아까 그 친구 만나고 저 동서한테 갔었어요,...그런데 끝까지 서방님 아이 아니라고 하드라구요,...
준호-(시선 떨군 채) 이해가 안돼요.... 그러면 이혼 수속하러 잠깐 귀국했을 때 아이가 있었다는 얘긴데 .... 왜 말을 안 했을까요
선영-... 동서 말처럼 ...다른 사람이 있었든 거 아닐까요...? ... 다른 사람이 있는데 서방님 애기라고 하면 혹시라도 애기 두고 재혼하라고 할까봐서요...
준호-....
선영-그렇게 밖에는 추리가 안돼요...
준호-... 형수님.. 어머니한테 아직 말씀 안 드렸죠....?
선영-어떻게 말씀을 드려요... 무슨 난리가 나라구요
준호-아무 말씀 말아주세요..... 부탁합니다.... 꼭 부탁합니다
선영-알았어요...
s#2 준호방 (밤-디졸브)
(불꺼진 방-침대 위에 잠못이루는 준호)
은지-(소리) 엄마... 엄마...
s#3 준호방 (밤-디졸브)
(불꺼진 방 여전히 잠 못 이루는 준호)
*(20회 s#52-은지가 준호를 돌아보며 걸어가든 모습)
(잠 못 이루는 준호)
s#4 병원 복도 (다음 날)
(걸어오는 준호)
s#5 진찰실
의사-선영이 전화 받았어요... 출산 기록을 보고 싶다고 하셨다면서요....?
(웃음 띄고) 미국에 계셔서 애기가 태어나는 걸 못 보셔서 궁금하신가보죠...?
준호-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의사-친구 가족이고... 저도 아는 분들인데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죠....
(웃으며) 이거 사실은 안 보여드리는 건데.... 보세요
준호-감사합니다 (챠트 본다)
준호-(마음의 소리) 추후 보충
s#6 식당
(점심 먹는 지연과 종미)
종미- 동서라는 아줌마는 왜 또 나타난 거야..?.... 그 집 식구들은 인제 심심하면 한번씩 나타나기로 했대....?
지연-... 어머니 말리지 못해서 미안하다구....
종미-(본다) 그래서 온 거야...? 그 아줌마 생각은 있는 사람이네..?
지연-그리고 또 물어 보는 거 있지.... 은지 아빠가 준호 아닌지....
종미-뭔가 이상하긴 하지... 적어도 이지연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너랑 준호씨를 아는 사람이라면....당근 이상한 일이지...
지연-은지랑 어디로 멀리 가버릴까...?
종미-니가...? 니 자신을 왜 그렇게 몰라....? 너 그런 머리가 도는 애가 아냐... 넌 벽창호처럼 답답한 애지.... 넌 머리를 끄들려도 그 자리에 서 있을 애야...
지연-...그냥 날 내버려두면 될텐데...
종미-그러게....
s#7 오피스텔 앞
(점심 먹고 돌아오는 지연과 종미)
지연-오후에 시장가야지....?
종미-가야지... 재료들 오늘 다 사와야 되니까..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준호 내린다, 지연을 본다. 성큼성큼 지연에게 다가간다)
지연-(뜻밖인 준호 본다)
준호-(사이없이 거칠게 지연의 손을 잡아 차로 끌고 간다)
(지연은 그냥 끌려가는데 종미 쫓아오며)
종미-준호씨 왜 그래요오,... 무슨 일이에요?
준호-(가차없이 지연을 옆자리에 처넣듯 태우며 약간 거칠고 냉정하게) 종미씨는 상관하지 말아주세요 (운전석으로 가서 탄다)
종미-(난감한 채 그냥 보고있을 수밖에 없는)
(준호의 차 급하게 출발한다)
종미-(보다가 얼른 핸드폰 한다)
s#8 달리는 준호 차 안
(효) 지연 핸드폰 울린다
지연-(받는다) 응 종미야....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알았어.. (핸드폰 끈다)
준호-(얼굴 굳은 채 운전만)
지연-(잠자코 있다)
s#9 고수부지
(강물을 향한 채 서있는 지연과 준호)
준호-(아픔이 묻어있는 침착함) 정말 내 애 아니니....?
지연-(얼른 나오지 않고 한 호홉 쉬며) 아니야
준호-(앞을 본 채 잠시 있다가) 정말 ... 내 애 아니니...?
지연-(속상하며) 왜 이러는데.... 아니라고 하는데 왜
준호-(서서히 감정이 드러나며 지연을 향해 마주선다. 똑바로 보며) 다시 물을게... 내 애 아니니...?
지연-아니야
준호-(순간 지연의 뺨을 분노가 폭발하듯 갈긴다)
지연-...(고개가 휙 돌아가며 머리카락이 날리게 맞는다)
준호-(분노 폭발) 너 나한테 어떻게 이렇게까지 하니,...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가 있어,... 어째서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가 있냐구....이유가 뭐니....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구.....(조금 낮추며 더 안타깝게) 내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니....?
지연-.....
준호-내가 알아듣게 얘길 해 줘....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으니까 알아듣게 얘길 해 달라구,.. 어서
지연-... 은지를 가졌을 때는 내가 준호씨를 용서할 수가 없을 때였어,... 용서를 할 수가 없어서 미국도 함께 안 갔는데 어떻게 임신했단 말을 해....
그리고 내가 아이를 낳아야 할지도 자신이 없었는데...
준호-...(본 채)
지연-...그리고 은지를 낳기로 결심했을 땐... 이미 사랑이 식었는데 아이 때문에 할 수없이 합치는 건 싫었어 ..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어
준호-(오, 엘) 니 아이만이 아니구 내 아이기도 해,...내 입장은 생각 안 하니....?난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야...?나한테 사실대로 의논했어야 된다구...
지연-이렇게 엉망이 될까봐.. 그게 두려워서 다른 사람 아이라고 했던거야...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준호씨 결혼할 거잖아,..
준호-내가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난 그 애 아빠야
지연-끝까지 아빠를 숨길 생각은 아니었어.... 그 생각은 지금도 같애, 은지가 자라면 만나게 해 주려고 했어...
준호-(오, 엘) 그 때가 언제니,... 그 때가 언제라고 생각했니.... 넌 사랑이 식었다고 했는데 난 아니었어..... 혼자 미국에서 날마다 널 기다렸어.... 어느날 니가 출발한다는 전화를 할까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기가 고장이 아닌가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기다렸어....
지연-(그 순간 눈물이 흐른다)
준호- 그런데 너한테서 온 소식은 서류정리 하고 싶다는 연락이었어... 그 때 내 심정을.....니가 어떻게 상상이나 하겠니,... 너처럼 냉정하고 잔인한 사람은 절대로 알 수가 없겠지... 니가 안다면 이런 짓은 못했겠지.....
지연-(드디어 폭발하며 울부짖으며) 맘대로 말하지마,...나한테도 너무 힘든 결정이었어,.. 나 혼자서 내가 감당하는 게 옳다고 결정하는 건 쉬웠는 줄 알아.?. ...나도 준호씨 입장 생각했어... 열심히 생각했다구... 그리고 결정한 거야.... 준호씨 복잡하고 난처하게 하지 않으려고....
준호-(오, 엘) 중요한 건 복잡하고 난처한 게 아니야, 내 아이라는 게 더 중요해... 모든 건 그 다음이야.... 날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말하지 마,..
지연-나는 지금도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 우리가 다시 합치지 않는 이상은 준호씨가 모르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 내 결정이 준호씨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해도 준호씨 입장 많이 생각했어.... 믿든 말든 사실이야
준호-(오, 엘) 니가 나한테 얼마나 잔인한 짓을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지연-(울며) 결혼하잖아... 결혼할 거잖아
준호-(오, 엘) 핑계 대지 마,... 그리고 내 아이가 있다는 거 알았으면 이런 선택 안 했어....절대로 안 했어,..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모습으로 그 아이를 만나진 않았다구.... (울컥 울음이 나온다. 여운)
지연-(운다)
준호-이게 너였어,... 잔인하고 냉정하고 이기적이고 이게 너였다구.... 내가 교통사고 났을 때 너 얼마나 잔인했니.... 가슴에 붕대를 감고 겨우 퇴원한 날 남겨두고 떠났든 애야,.... 내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애원했을 때 ....그리고 이혼 서류 정리하러 나왔을 때... 넌 잔인할 정도로 냉정했어
이게 너였어...
지연-(철철 운다)
s#10 책 대여점
(태섭 들어온다)
미라-오빠가 웬일이냐....?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
태섭-어제 왜 문을 닫았니... 노는 날 아닌데...
미라-(의외라는) 어..? 어제 왔었어...?
태섭-세종이랑 왔었어
미라-병원에 검사 받으러 갔었어,... 예약했었거든...
태섭-그렇잖아도 세종이가 아줌마 맨날 약을 먹는다고 그러든데 어디가 안 좋은 거니
미라-별 거 아니야,... 소화제 먹는 거야...
요한-(들어온다-평상복 입고 약 가지고 온다-양이 많은) 약 가지고 왔어
미라-어머 약 지으러 갔었어....?
요한-이따 죽 써 올테니까 기다려... (나가는데)
미라-(큰소리로) 요한아.... 신경 쓰지 마....
(요한 이미 가버리고)
태섭-누구니....?
미라-요한이.... 여기 피자집에서 일하는 내 친구,....지가 내 보호자래...
태섭-저 친구가 같이 여행 간 그 친구니...?
미라-(미소) 음....
태섭-너는 검사를 해야할 정도로 소화가 안되는 거야...?
미라-(대수롭지않게) 검사했으니까 결과 보면 알겠지...
태섭-검사 결과는 언제 나오니...
미라- 일주일 후에...오빠 커피 줘....?
s#11 최회장 거실
(차 마시는 변여사, 선영, 하영)
하영-내일부터 가구 들어가요 어머니....
변여사-지난번에 봤던 이태리 가구 그걸로 드리기로 했니...?
하영-네...어머니 보실 땐 옷장하고 화장대만 셋트였고 침대가 좀 달랐잖아요...그런데 이번에 침대 셋트까지 들어 왔대요..그래서 제대로 맞췄어요.
변여사-그 전 것두 비슷하던데 뭘
선영-너무 그렇게 짝을 맞추면 더 촌스럽지 않어....? 요샌 전체적인 톤을 맞추면서 각각 다르게 하든데....
하영-실증 나면 나중에 그렇게 바꾸죠 뭐...
변여사-요샌 주방도 다르드라... ?
하영-그럼요... 디자인들이 얼마나 세련됐는데요....
(효) 선영 핸드폰
선영-(얼른 들고 일어나며) 여보세요....?
의사-(F) 선영아 나 희주야... 느이 시동생 왔었어...
선영-(얼른 변여사 살피며) 그랬니....?
s#12 진찰실
의사-(핸드폰) 응.... 기록 확인하고 갔어....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무슨 일 있는 거야...?
s#13 최회장 주방
선영-(통화) 일은 무스은, 아니야아... 희주야 나중에 봐....고맙다..? (핸드폰 끄며 거실로 간다)
s#14 최회장 거실
선영-(소파로 간다)
변여사-비밀 전화냐...?
선영-어머니 말씀하시는데 제가 전화 받고 있으면 보기 좋으시겠어요...?
변여사-그런데 뭘 부엌까지 가서 통화를 해...
선영-어머니 제가 누구랑 통화했는지 보여드려요....? 어제 저 검사 갔었잖아요... 그 병원에 제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로 있드라요..그 친구가 전화한 거예요...
변여사-참 병원 얘기하니까 생각난다... (일어나며) 약 먹는 거 깜빡했다...
선영-제가 가지고 올께요...
변여사-(가며) 아니다 방에 있어...
선영-하영씨 행복해....?
하영-네.... 힘들고 어려운 일들 다 지나갔잖아요...
선영-하영씬 우리 서방님, (어감 바꾸며) 어디까지라고 해야 되나... 얼만큼이라고 해야 되나... 암튼 재혼이라는 것도 봐 주고.... 긴 시간 기다려도 주고 했는데 ...어디까지 봐 줄 수 있을 것 같애....?
하영-(웃음 띠며)글쎄요...?또 봐 줘야 할 게 있다면 더는 못할 것 같기도 하고 여기까지 봐 줬으니까 더 봐 줄 수 있을 것도 같고 잘 모르겠어요....
선영-나 같음 하영씨처럼 안 했을 것 같애.... 하영씨가 뭐가 부족해서 우리 서방님만 바라보고 지금까지 있었는지 이해가 안돼...
하영-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아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준호한테 집착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서영-...그럴 수도 있겠다....
s#15 고수부지
(준호 미칠 것 같은 심정으로 서 있다)
s#16 거리
(걸어오는 지연-울며)
(효) 핸드폰 울린다
(안 받는 지연)
s#17 지연 사무실
종미-(핸드폰 들고) 야 좀 받아라.... 미치겠다... 아으 속 터져
혜정- 메세지를 남기지 그러세요
종미-야 일부러 안 받는 건데 메세지 남긴다고 받냐...?
혜정-왜 안 받으시는데요...?
종미-내가 아니.?..(끊는다)
혜정-은지 어린이 집에 가서 데려와야 되잖아요
종미-은지 어제 할머니네 갔어
s#18 거리
(거의 정신이 나간 여자처럼 걷는 지연)
s#19 건너는 길
(사람들 틈에 자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처럼 서 있는 지연)
(신호등 파란불로 바뀌고 사람들 건너간다)
(지연 그냥 서있다)
**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서 지연 혼자 맞고 서 있고)
(길 건너든 사람들 뛰어서 갈 길을 간다)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지연 그제서야 건너기 시작한다. 신호가 바뀌는데 넋이 나간 사람처럼 건너간다.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감각이 없는 사람처럼 걸어가고 차들이 비켜가다가 차량이 몰리며 지연은 중간 차선에 선 채 흐느껴 운다- 지연의 앞뒤로 차들 밀려간다)
s#20 태섭 거실 (밤)
(효) 초인종 소리
태섭-(현관으로 가며) 누구세요....누구세요....(아무소리가 없자 현관문 연다)
(비를 흠뻑 맞은 지연 서있다-물이 떨어질 정도)
태섭-(놀라면서 지연의 모습이 믿을 수가 없는) 지연씨...
지연-(조용히 본 채)
태섭-(다급하게) 무슨 일이에요,.. 왜 그래요,..(하다가 그제서야) 올라와요...(지연을 거실로 붙잡아 올라오게 한다. 머리 옷을 잠깐 보고) 잠깐만 있어요 (재빨리 목욕탕으로)
지연-(정물처럼 선 채)
태섭-(급하게 대형 타올 들고 나와서 지연과 정면으로 마주서서 타올을 펴서 애기한테 하듯 싸주는데 자연히 뒤로 손이 돌아가서 안는 것처럼 된다)
(두 사람 순간 그러고 있다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태섭은 지연을 안고 지연은 태섭의 가슴에 이마를 대고 흐느껴 운다)
(두 사람 그렇게 안은 채 서있다-길게 서 있는데 수많은 말보다 더 많은 교감)
s#21 아파트 앞 (밤)
(비 내리고 있고)
s#22 태섭 거실 (밤)
(지연 어깨에 담요 덮고 앉아 뜨거운 찻잔 양손으로 싸안고 찻잔 들여다보고 있다)
태섭-(그런 지연을 본다)... 지연씨
(지연 찻잔만 들여다보고 있고)
태섭-(조용히 본 채 기다려 준다)
지연-... 그 사람..... 원망.. 분노...증오...절망 ...미친사람 같았어요,.. 그 사람 말대로라면 난 너무 이기적이고 나쁜 여자드라구요... 이기적이고 배려도 없고 냉정하고 잔인하고....(눈물이 흐른다)
태섭-(본 채)
지연-..그런 거 아니었는데.... 감정적으로 결정을 하지 않았을 뿐 이기적으로 결정한 거 아니었는데....
태섭-우리는 다 ...다른 사람의 마음 제대로 알 수 없어요...
지연-... 정말 이기적인 거 아니었는데..... 정말 그런 것만은 아니었어요,.. 서로 합치지 않을 거면 나중에.... 은지가 좀 큰 다음에 얘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태섭-.그 사람은 아마... 지연씨가 은지 가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너무 많이... 자신을 속였다는 것 때문에 더 화가 났을지도 몰라요...
지연-....
태섭-....이대로 받아드려요,... 지연씨가 바랐던 것처럼은 안됐지만.. 그리고 이겨내요...
지연-....
s#23 최회장 거실 (밤)
(조명등만 켜진 채 가정부 현관 앞에 서 있다)
준호-(많이 취해서 들어온다)
가정부-많이 늦었네요....
준호-주무세요... (방으로)
가정부-(가는 준호 보며) 필요한 거 없으세요...?
준호-(들어가며) 네...
선영-(내려오는-잠옷에 커다란 쉐타 걸치고) 아주머니 서방님이세요..?
가정부-네
s#24 준호방 (밤)
(옷 입은 채 의자에 앉아 눈감고 있다)
(효) 노크
준호-(눈 뜬다)
선영-(밖에서) 서방님 잠깐 들어가도 돼요...?
준호-네
선영-(들어온다)
준호-(일어난다)
선영-..꿀물 좀 타다 드릴까요...?
준호-아뇨...
선영-...친구가 전화 했드라구요... 서방님 병원에 다녀가셨다구....
준호-확인했습니다....... 지연이도 만나구요...
선영- 인정해요...?
준호-...네
선영-동서 뭐라구 그래요...?
준호-....이미 사랑이 식었는데 아이 때문에 합치고 싶지 않았대요.... 그리고...
선영-...(본다)
준호-.... 아이 때문에 절 복잡하게 해 주고 싶지 않았대요
선영-... 처음부터 이해가 안됐어요..... 동서가 서방님 떠나자마나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게 말이 안되잖아요...
선영-..어떻게 하실래요.... 하영씨한테는요
준호-.....
s#25 지연 아파트 앞 (밤)
(태섭과 지연 천천히 다가와서 지연이 멈추자 태섭 멈춘다)
지연-... 오늘 고마웠어요....따뜻한 차랑... 담요랑....
태섭-(지연의 팔을 잡으며) 현관까지 올라가요...
지연-(미소) 여기서 헤어져도 돼요...
태섭-올라가요... (지연의 팔 붙잡고 건물로 들어간다)
s#26 지연네 현관 앞
(승강기 문 열리고 내리는 지연과 태섭)
(마주보는 두 사람)
태섭-... 잘 자요...
지연-(본 채)
태섭-들어가요
지연-먼저 가세요
태섭-빨리 문 열어요... 현관문 닫아 주고 갈께요
지연-(그 말에 감동이 온다 본다)
태섭-어서요...
지연-고마워요,.... 내가 아플 때마다 옆에 있어 준 거....
태섭-들어가요...
지연-(태섭 보다가 현관문 키 연다 돌아본다)
태섭-..잘 자요...
지연-(조용히 들어간다)
태섭-(본다)
지연-(들어간다. 서서히 문안에서 닫히는 문으로 없어지는 얼굴)
태섭-(승강기 쪽으로 돌아서며 일층 누른다)
s#27 지연 거실 (밤)
(지연 소파에 쓰러져 누워있다-아픈 사람같다)
지연-(구부리고 누운 채 핸드폰으로 전화한다).... 은지 자 엄마....?
원희-(F) 그럼 자지... 왜 인제 전화했어....?
지연-음 일이 좀 있어서
원희-(F) 너 어디 아퍼...?
지연-아니야 엄마.... 괜찮아...
원희-(F) 지연아... 은지가 여기 있는 거 좋아하니까 걱정말고 놔 둬....
지연-안녕히 주무세요... 엄마...
원희-(F) 그래 어서 자..
(지연 수화기 놓는다. 쓰러진 사람처럼 맥이 빠지며 마음이 아프다)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핸드폰 보는데 아무 이름 없다) 여보세요....?
준호-(F-울며) 지연아... 왜 이랬니.... 도대체 왜 이랬니....왜...(흐느낌)
지연-(순간 놀라고 또 가슴이 찢어지며 듣고 있다)
준호-(F-울며) 나한테 왜 이런 거니...
s#28 준호방 (밤)
준호-(엉엉 울며)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텐데 왜 그랬니....
s#29 지연 거실
지연-(핸드폰 든 채 눈물 흐른다)
F.O
s#30 최회장 주방
(아침 먹는 식구들)
최회장-준호 넌 결혼 얼마 안 남았는데 왜 술만 마시고 다니냐..?. 신나서 마시고 다니는 거야.. 아니면 신이 안 나서 마시고 다니는 거야..
변여사-이 양반 아침부터 또 말씀 이상하게 하신다.... 여보..?냉이국 정말 시원하네 어서 드세요....
최회장-쟤 날마다 마시는 거 같애
선영-(준호 본다)
준호-(묵묵히 밥 먹는)
최회장-기분도 별로지 너
변여사-어제 술 잔뜩 마시고 속이 쓰린데 기분은 무슨 기분...
준식-너 왜 그래,... 결혼이 도살장 끌려가는 것도 아니구...
최회장-너 아파트도 한 번도 안 가 봤다면서....?
준호-..네
변여사-(얼른) 준호야 오늘부터 가구 들어가기 시작한댄다.... 내일이나 한번 가 봐라
준호-네....
(가정부 물 컵 각자 앞에 놓는데)
준식-느이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꺼니....
선영-하영씨가 어지간한 데는 마음에 안 들어할 걸요...?
최히장-어디로 갈 거야...
준호-하영이가 알아서 할겁니다...(일어난다) 저 먼저 나가겠습니다
변여사-그래...다녀와라...
선영-(따라나간다)
s#31 최회장 거실
(준호 현관으로 가고 선영 뒤따라 나온다)
선영-다녀오세요
준호-형수님... 부탁합니다. 아무 말씀 말아주십쇼
선영-걱정마세요...
(준호 나간다)
s#32 태섭 아파트 앞
(태섭 차에 탄다. 시동 건다. 시동 걸어놓고 핸드폰 한다)
(효) 신호 간다. 길게 안 받자
태섭-(다시 건다)
(효) 신호 간다
지연-(F-쓰러질 사람같은) 여보세요...
태섭-(??) 지연씨 왜 그래요....지연씨...
지연-(F-힘겹게) 죄송해요... 나중에... 전화 드릴께요...
태섭-지연씨... 지연씨 (이미 전화 끊어지고 이게 무슨 일이지...? 생각)
s#33 지연 아파트 앞
(태섭의 차가 와서 선다. 태섭 내려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간다)
s#34 지연네 현관 앞
(태섭 초인종 누른다)
(효) 초인종 소리
(대꾸가 없자)
(효) 다시 초인종 소리
(여전히 대꾸 없고)
태섭-(현관문을 손으로 두드린다) 지연씨... 지연씨.... 문 좀 열어 봐요...
지연씨.... 지연씨....
(효) 현관문이 조금 열린다
태섭-(열고 들어간다)
s#35 지연 거실
(태섭이 들어서는데 지연이 현관문 열어 주고 쓰러지려는 듯 휘청하는 모습이다)
태섭-(자기도 모르게 얼른 안 듯이 붙든다) 지연씨.... 정신 차려요....지연씨
(지연 축 늘어진다)
(태섭 얼른 안고 침실로 간다)
s#36 지연 방
(태섭 지연을 안고 들어와 침대에 눕힌다)
(침대 싸이드 테이블에 태섭이가 준 푸른 장미 꽂혀있고)
(태섭 지연 눕히고 급히 나간다)
s#37 목욕탕
(태섭 수건 걸이에 있는 수건 걷고 플라스틱 대야에 물을 퍼담는다)
s#38 지연 방
(태섭 대야 들고 들어와서 물수건 짜서 지연의 머리에 얹는다)
태섭-(그런 지연 보다가 핸드폰 꺼내서 번호를 찾아 통화 누른다) 종미씨 저 김태섭입니다.... 지금 빨리 지연씨 약 좀 사다 주십쇼
s#39 지연 사무실
종미-(?) 지연이 약이요...? 무슨 약을요...? (듣고-놀라며) 아니 그렇잖아도 어제 하루종일 연락이 안돼서 궁금했는데.... 알았어요,...그럴께요
혜정-아프시대요...?
종미-그렇댄다.... (일어나며) 알바 아줌마들 오면 재료 나눠 드리고 빨리 좀 하시라고 그래
혜정-네... 왜 갑자기 아프신 거예요
종미-나도 모르겠다...
s#40 지연 방
(태섭 물수건 대야물에 다시 짜서 지연 머리에 얹어 준다. 보다가 일어나 나간다)
s#41 지연 주방
(태섭 씽크대 여기 저기 열어보며 쌀을 찾는다-못 찾고 핸드폰 한다)
s#42 길
(종미 걸어가는데)
(효) 핸드폰 울린다
종미-여보세요...?
태섭-(F) 김태섭입니다
종미-(얼른) 지금 약 사러 가고 있어요
태섭-(F) 혹시 쌀을 어디다 두는지 아십니까...?
종미-예..? 쌀이요...? 쌀은 왜요...
태섭-(F) 죽을 좀 쑤려구요
종미-김형사님이요...?
s#43 지연 주방
(태섭 핸드폰 귀에 대고 종미가 일러주는 곳 찾아낸다. 쌀 5키로 봉투 나온다)
태섭-예 여기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핸드폰 끄고 쌀 봉투 꺼내서 바가지에 한 공기 정도 쏟는다)
s#44 헬스클럽
(지숙 운동하러 나온다. 병구가 어디 있는지 힐끗 둘러본다)
(저쪽에서 운동지도 해 주고 있는 병구)
(지숙 다른 때와 달리 가소로워 보이며 흥 하고 운동 시작한다)
병구-(다가온다) 런닝머신만 하려면 뭐 하러 헬스클럽엘 옵니까 웨이트 트레이닝을 같이 해야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숙-야 웃기지 마,.. 소주 세 잔에 그렇게 가냐...? 등치가 아깝드라...
병구-운동하면서 사적인 얘기는 삼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숙-너 아무리 폼 잡아야 소용없어... 너 웃우우니까
병구-(연설하듯) 소주 한 병에 571칼로리... 한잔에 약 80칼로리... 밥 두 공기나 같습니다.. 이 정도 칼로리를 소비하려면 시속 6키로로 두 시간을 걸어야 소모가 됩니다... 그런 소주를 그렇게 마셔대니 뱃살이 안 나옵니까...? 그 뱃살 말입니다
지숙-(열 받으며) 뭐야...? 뱃살...?
병구-자신의 뱃살이 어느 정도인지 보십쇼...
지숙-(소리지른다) 야
병구-그 속도로 뱃살을 빼는 건 불가능합니다 (속도 확 올려버린다)
지숙-(헉헉거리며 뛰는)
병구-(약 올리는 투) 그 정도는 뛰어야지...
지숙-(간신히 속도계 끄며 내려와) 나쁜 자식 (병구에게 달려들어 빰을 때리려는데)
병구-(다른 사람들 의식 지숙 팔을 잡아 스트레칭 시키는 것처럼 동작 바꾸며 지숙 귀에 대고) 누구 밥줄 끊어 놓고 싶어...? 그러기만 해 아줌마 방에 가서 드러누울 테니까...
지숙-머 뭐라구...?
s#45 원희 방
(할머니는 은지 머리 빗겨주고 있고)
병구모-아무튼 이 집 딸년들이 우리 병구를 잡는다니까 잡어.... 술을 못 마시는 애를 왜 억지로 먹여서 쓰러트려, 쓰러트리길....
원희-얘기 들으니까 병구가 워낙 술을 못하드구만 뭘.... 세잔 먹고 그랬다면서...
병구모- 술 못 마시는 게 흉이야...? 지숙이 그게 대작을 하자니까 차마 못 마신단 말은 못하고 그렇게 된 거지... 아니 지숙이는 누굴 닮아 술을 그렇게 잘 마셔...?
원희-왜 또 남에 딸은 잡어...? 지숙이가 술꾼이야...? 그냥 좀 마시는 거지
병구모-우리 병구가 그러는데 보통 술꾼이 아니드래...쏘주를 단숨에 드리키드래요...
원희-그것도 못 마셔 그럼....?
할머니-할머니들 우리 은지 얼마나 예쁜지 봐 주세요
원희-아이구 요정같네 우리 은지....애그 이뻐라....
병구모-지 엄마 안 찾고 잘 노네...? 다른 애들 같으면 엄마 찾을텐데...
할머니-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여기서 살았는데 그럼,....이사간지 얼마나 됐어...
병구모-우리 병구도 빨리 장가 가서 이런 손녀를 낳면 얼마나 예쁠까...
지선-(애기 안고 들어온다) 엄마 장우 좀 봐 줘
원희-너 어디 가...?
지선-황서방 가게 한 번 나가볼려구.... (투정처럼) 아직 살이 다 안 빠졌나봐... 옷이 작어... 허리가...(원희한테 애기 준다)
할머니-한꺼번에 빠져...? 차차 빠지지...
병구모-에유 아무리 그래도 애기 안 낳았을 때처럼 되나...? 하나 낳고 둘 낳고 점점 늘어나지... 지선아 포기해
지선-안돼요오,.. 그럼 나도 언니처럼 헬스 다녀야지...
원희-황서방 바쁜데 거긴 가서 뭐 할려구...
지선-하도 장사가 잘 된다니까 얼마나 잘 되나 보려구...
병구모-얘 정말 장사가 그렇게 잘 돼...?
지선-네...
병구모-그 때 천만원까지 있었으면 더 잘 됐을 걸 그랬다 그치...
지선-(순간 당황하며 원희 슬쩍 살피며) 아 네... 엄마 두 시간 있다가 장우 우유 주세요...?
원희-알았어...
지선-은지야 이모 안녕...
은지- 안녕...
지선-할머니 다녀올께요..
할머니-일찍 들어 와
지선-(나가며) 네...
병구모-인제 자기도 한시름 놨다..몇 년 먹여 살리드니 인제 사위 덕 보겠네..
원희-이제 시작인데 어떻게 알어...
병구모-(갑자기 웃으며) 그러고 보니까 탁아소 같네... 애 하나씩 맡아서 탁아소 차렸어...지숙이가 시집가서 하나 더 맡기면 손 모자라겠어
할머니-(웃으며) 괜찮어 등에 하나 더 업으면 돼...
(웃는)
s#46 지연 방
(지연 겨우 정신 차리며 잠 깬다. 일어나 앉는다.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싸이드 탁자에 메모지 본다. 집어 본다)
태섭-(TR) 이 메모지를 볼 때 쯤엔 한결 나아졌으리라 믿어요,...그래도 약시간 맞춰 먹는 거 잊지 말아요.. 그 전에 죽 먼저 먹구요...
(지연 따뜻함을 느낀다. 메모지 놓고 문자 보낸다)
s#47 형사실
(효) 태섭 핸드폰 문자 오는 소리
태섭-(핸드폰 본다)
지연-(TR) 감사해요....
태섭-(통화 누른다) 괜찮아요...?... 됐어요, 그럼.... 다음엔 절대로 비 맞고 걸어다니지 말아요... 그리고 종미씨가 사무실이 바쁘다고 하든데 오늘 하루는 꼭 쉬어요..... 약속해요....
s#48 지연 침실
지연-알았어요,.. 약속할께요... 네.. (핸드폰 끈다. 잠시 여운 있고 다시 핸드폰 한다)
(효) 신호 간다
종미-(F-댓바람에) 죽었어, 살았어
지연-살았어... 일 어떻게 됐니... 나 나가야 돼지...
종미-(F) 아이구 얘 그런 소리 하지도 말어,.. 너 끌어 냈다간 그 형사님이 나 수갑채워 끌고 가겠드라... 그냥 쉬어...
지연-미안해
종미-(F) 나 할 말 많은데 나중에 얘기 해...
지연-알았어...종미야 수고해... (핸드폰 끄고)
s#49 지연 주방
(지연 나와서 식탁 본다-죽 그릇 뚜껑 닫혀 놓여있고 수저도 놓여 있다. 지연 죽 뚜껑 열어 본다)
s#50 땡처리 가게
(황서방 바쁘고 지선까지 거들고 있다. 도둑 맞지 않기 위해 감시하는 종업원들도 있고)
s#51 땡처리 사무실
(사무실이라기 보다 창고 수준- 들어오는 황서방과 지선)
황-빨리 들어가 장우 울면 어떡해...
지선-울긴 왜 울어, 할머니랑 엄마가 계시는데.... 천만원 더 주고 일곱 박스 산 거 물건 왔어....?
황- 어, 다음 주에 오기로 했는데 선적이 좀 늦었다고 조금만 기다려달래.... 자기야 봤지, 장사 잘 돼지...
지선-(신나며) 어. 정말 잘 된다
황- 우리 장우가 복덩인 거 같애.... 자기야.. (주머니에서 돈 30만원 쯤 주며) 사고 싶은 거 사....
지선-(놀라서) 정말....?
황-그 동안 내가 당신 용돈도 못 주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다구.... 다른 거 아무것도 사지 말고 당신 것만 사....
지선-(좋아서 어쩔 줄 모르며) 고마워... (황서방 볼에 뽀뽀해 준다)
황- 야... 마누라한테 용돈 주는 게 이렇게 행복한 거구나....허허허
지선-나도 너무너무 행복해
s#52 은행
(태섭모 통장 세 개 들고 있고)
여직원-(통장 하나 주며) 입금됐습니다...
태섭모-(통장 하나 주며) 그리고 이거 천만원 만기 된 건데 그 동안 안 찾고 나뒀거든요..? 신상품으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직원-(통장 받아서 확인하고) 출금하셨는데요...? 삼월 이십칠일날...
태섭모-(놀라며)예...? 아니에요,.. 통장 보세요.. 안 찾았어요
여직원-잠깐만요 (컴퓨터 확인하는데)
태섭모-이자가 괜찮아서 그냥 둔 거예요...
여직원-이종민 고객님이 인출하셨어요... 이 통장 이종민 고객님 명의로 돼 있잖아요
태섭모-아니에요 통장이 여기 있는데 어떻게 찾아요
여직원-잠깐만 기다리세요
s#53 종민 거실
(태섭모 황당하고 믿을 수가 없는 그런 기분으로 앉아 있다)
여직원-(TR) 통장을 분실하셨다고 본인이 오셔서 찾아가셨습니다
(태섭모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고)
(지훈이가 세종이 데리고 들어온다)
세종-할머니 세종이 왔어요...
태섭모-(생각 떨치며) 으응.. 세종이 왔어...? 오늘 학교 안 갔어...?
세종-네
지훈-놀토래요
태섭모-놀토가 뭐야....?
지훈-노는 토요일이요,...
태섭모-노는 토요일이 놀토야....? 지훈이 형네 집에 갔었어...?
지훈-아뇨,.. 미라누나 책방에서 만났어요...
태섭모-세종이 맨날 만화책만 보니...?
세종-아니요, 숙제도 잘 해요...
태섭모-아유 착해라,...지훈아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일찍 들어오시나 물어 봐.
지훈-항상 일찍 들어오시잖아요
태섭모-그래도 좀 물어 봐
s#54 원희 마루
(지선이 신나서 물건 산 것들 탁자 위에 쏟아 놓는다. 식구들 놀래서 보고 있다-구슬 달린 샌들, 옷, 젊은 여자애들 끈같은 목도리 등등 )
지숙-어머 기가막혀 얘 좀 봐...?
할머니-아니 이게 다 뭐야...?
지선-(신바람나서 상밑에서 케?상자) 이건 우리 식구들 꺼..
원희-건 또 뭐야
지숙-케?이네..?
지선-이것도 있어 (멜론을 얹어 놓는다)
원희-이게 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할머니-(?) 황서방한테 간다고 하지 않았어...?
지선-(오, 엘) 할머니 엄마 황서방 정말 장사 잘 되는 거 있지... 황서방이 돈 주면서 내가 사고 싶은 거 맘대로 사래.. 이건 내꺼구 케?하고 멜론은 우리 식구들 꺼야... 우리가 언제 멜론 같은 거 먹어,... 이럴 때 먹어야지...
원희-(쥐어박으며) 아이구 이 속없는 것아,... 돈 좀 만진다고 이런 걸 사와..?
이게 다 뭐야, 이게... 돈 좀 쥐었다고 이렇게 써...? 철들려면 아직 멀었어
지선-왜애,... 나 삼년 동안 사고 싶은 거 한 번도 못 사 봤단 말이야. 황서방이 나 사고싶은 거 맘대로 사라고 그랬는데 왜 그래...
원희-(오, 엘) 장사 며칠이나 했어,.. 얼마나 했다고 이런 걸 맘대로 사...둘이 똑같이 철들려면 아직 멀었어...(일어난다)
지선-(얼른) 엄마아 케? 안 먹어...?
원희-(화가 나서) 안 먹어... (방으로)
할머니-야단 맞아도 싸다.... 이게 다 뭐야.... 인제 장우도 있는데 꼭 필요한 거나 사지 이게 뭐야
지선-할머니.. 이런 거 다 필요한 거예요...
할머니-내가 보기엔 다 없어도 되는 것들 뿐이야,...
지선-아니라구요
지숙-너도 웃긴다,... 애들처럼 이게 뭐냐.... 품위 없이...너 이런 거 하고 다닐꺼야...?
지선-나도 인제 처녀처럼 하고 다니고 싶단 말이야...
할머니-처녀처럼 하고 돌아다닐 생각을 왜 해, 장우 엄마처럼 살 생각을 해야지...쯧쯧..
지숙-할머니,.그래도 케?이랑 멜론 먹어야죠,...멜론을 언제 먹어봤나 기억도 안 난다... 우리집에서 돈주고 멜론 산 건 니가 첨일 걸...?
할머니-(야단치듯) 뭐해,.. 에미가 나갔다 오면 새끼부터 봐야지....
지선-아 맞다,.. 우리 장우...(깔깔 웃으며) 깜빡했네... (일어나 급하게 원희방으로)
지숙-주책
s#55 원희 방
지선-(들어오며) 장우야... 장우야...
원희-(면박 주며) 시끄러 자는 애 깨우지 말어,...
지선-아이구 착해라
원희-그리고 정신 차리고 살어, 제발 정신 차리고 살라구...
지선-(볼 멘 소리) 엄마아... 나 그 동안 참고 잘 살았잖아아
원희-아직 멀었어....아직도 멀었어
s#56 은지 방 (밤)
(아직 힘이 없는 지연 방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은지 장난감이랑 잡동사니 치우고 있다. 액자에 든 은지 귀여운 사진 집어서 본다.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핸드폰 본다. 보다가 엷은 한숨과 함께 받는다) 여보세요...?
준호-(F) 나야...
지연-(잠자코 있다)
준호-(F) 은지를 만나고 싶어...
지연-....(마음이 아파지는)
준호-(F) 만나게 해 줘...
s#57 준호 사무실 (밤)
(텅 빈 사무실)
준호-... 만나고 싶어...
지연-(F) 생각해 볼게..... 기다려 줘
s#58 은지 방 (밤)
지연-지금은... 너무 혼란스러워 아무 생각도 못하겠어.... 기다려 줘
준호-(F) 내일 다시 전화할게....
(효) 초인종 소리
지연-(초인종 소리 신경쓰지 않고 조용히)
s#59 지연 거실 (밤)
(지연 은지방에서 나온다)
지연-(현관으로 가며) 누구세요....?
태섭-(소리) 김태섭입니다
지연-(현관문 연다)
태섭-(죽 봉투 들고 들어온다)
지연-(미안한) 저 괜찮아요... 다 나았어요
태섭-하루종일 맛없는 죽 먹느라 애썼어요... 전복죽이에요.... 들어가도 돼죠..? (들어와 주방 쪽으로)
지연-(따라가며) 저 정말 괜찮아요...
태섭-입맛까진 아직 안 괜찮을 거예요 (죽그릇 꺼내 놓는다) 앉아요
지연-(자상함에 본다)
태섭-어서요...
지연-(앉는다)
태섭-(죽그릇 뚜껑 뜯는다) 아직 따끈해요... (수저하고 죽그릇 지연 앞으로 놓는다. 마주 앉는다) 들어요
지연-(본다)
태섭-...어서요...
지연-태섭씨가 보고 있는데 어떻게 혼자 먹어요...
태섭-그럼 전 마실 거 한잔 주세요...
지연-뜨거운 차 ..쥬스..
태섭-냉수요
지연-(일어나려는데)
태섭-그냥 앉아 있어요... 내가 할께요... 인제 이 주방이 좀 익숙하니까 제가 먹을께요...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통 꺼내며) 은지가 없어서 허전했죠
지연-...(미소) 보고 싶어요
태섭-내일 데려와요... 오늘은 푹 쉬구요 (컵에 물 따라서 앉는다) 드세요
지연-(수저 들고) 잘 먹을께요...
태섭-잘 아는 일식집 주방장한테 사정을 했어요.... 특별히 맛있게 해 줘야 된다구... 어서 먹어봐요....
지연-(웃음 띄며 먹는다)
태섭-어때요...?
지연-맛있어요...
태섭-주방장이 내 부탁을 들어 주었군요
지연-제가 어제 오늘... 태섭씨 너무 힘들게 해드린 거 같아요...
태섭-... 지연씨가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프면.... 나도 아플 거라는 거
기억해 둬요..
지연-(본다)
태섭-그러니까 어서 먹고 힘내요...
지연-.....
s#60 종민 거실 (밤)
(종민 다큐 프로 보고 있다)
태섭모-(한국차 뚜껑 덮인 찻잔 가지고 와서 뚜껑 연다)
종민-지훈이 세종이 데리려다 주러 갔어...?
태섭모-아까 갔어요...
종민-(차 마신다)
태섭모-(티비 리모컨으로 끈다)
종민-보는 걸 왜 꺼...
태섭모-얘기 좀 해요
종민-(?) 뭔 얘긴데 텔레비까지 꺼...?
태섭모-천만원짜리 적금 만기 된 거 당신이 찾았어요...?
종민-(잠깐 멈칫) 어 엉... 그랬어...내가 좀 쓸데가 있어서... 참 당신한테 얘기 안 했구나...
태섭모-왜 통장을 잃어버렸다고 그랬어요..? 집에 있는데...
종민-그 그건... 집에 와서 가져가는 게 귀찮아서 그런 거야...근데 ..당신 그거 찾으러 갔었어...?
태섭모-요새 새 은행상품이 많이 나왔다고 그래서 이자 조금이라도 더 붙는 데로 옮기려고 갔는데 당신이 찾아갔다고 그러드라구요... 그런데 나한테 말도 안하고 ..통장 분실했다고 하면서 그 돈 찾아서 뭐 한 거예요...?
종민-좀 급하게 쓸데가 있었어,...
태섭모-(오, 엘 화나며) 그 쓸데가 나한테 비밀로 해야 되는 데예요...?
종민- 누가 좀 급한 사람이 있어서 돌려줬으니까 당신이 좀 눈감아 줘
미안해...
태섭모-(화내며) 왜 말을 못하냐구요,... 내가 당신한테 돈 가지고 뭐라고 한 적 있어요..? 안 그러는데 왜 비밀로 하냐구요...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적 없는데
종민-... 그래.. 한 번도 이런 적 없는데..... 좀 사정이 급한 사람한테 돌려 줬으니까 당신이 참아 줘...
태섭모-정말 말씀 안 하실 거예요...? 당신이 말 안하는 거 보니까 친구나 친척은 아닌 거 같은데 누구예요
종민-그냥 넘어가 주면 안되겠어...?
태섭모-여자예요...?
종민-(소리친다) 여보...
태섭모-그런데 왜 말을 못하냐구요...
종민-(소리친다) 이 나이에 기껏 생각하는 게 여자야...? 내가 한 번만 참아 달라는데 그것도 못 해...?
태섭모-왜 당신이 소리를 질러요...? 말을 왜 못 해요
종민-(훌쩍 일어나 나간다)
태섭모-(기가막힌)
s#61 포장마차 (밤)
(술 마시는 종민 괴롭다)
s#62 지연 거실 (밤)
지연-(은지와 통화) 은지야.. 할머니랑 잘 놀았어...? ... 밥도 많이 먹구...? ..그랬어...?(웃고) 엄마 내일 은지 데리러 갈게....? (웃고) 할머니 바꿔 줘
s#63 원희 방 (밤)
은지-(수화기 원희 주며) 할머니...
원희-할머니 바꾸래... ?
은지-네...
원희-(통화) 왜...
할머니-은지 잠옷 입자아-...
(은지 할머니에게 가고)
원희-(할머니 상관없이 대사) 바뻣어...? ...내일도 바쁘면 데리러 오지 말고 그냥 둬... 여기 잘 있으니까... 어린이 집 가는 거보다야 여기 났지 뭘
s#64 지연 거실 (밤)
지연-엄마... 준호씨가 은지 아빠라는 거 알았어... 은지 만나겠대...
s#65 원희 방 (밤)
원희-(통화-무겁게) 어떻게 알았어....(무거운 한숨) 그래서 세상에 비밀은 없다잖어,... 놀랬겠다... 얼마나 놀랬겠어...(듣고) 만나겠다구..?...어떻게 말려,.. 어쩌겠어, 인제.... 지 새낀데
s#66 지연 거실 (밤)
지연-(통화)..나중에... 은지가... 좀 자란 담에... 은지가 이해할 수 있을 때 말해주려고 했는데 그렇게 안됐어... (여운)
s#67 지연 사무실 (다른 날)
(지연 바쁘게 귀걸이 상자들 수량 확인하고 종미 컴퓨터 작업하고 혜정이는 알바 아줌마들한테서 물건 수량 체크해서 받고 있고)
(효) 지연 핸드폰 울린다
지연-(받는다) 여보세요...?
준호-(F) 나야 지연아...
지연-...
준호-(F) 내일 은지 만나도 되겠니....?
지연-....
준호-(F) 내일이 곤란하면 모레도 괜찮아
지연- ....
s#68 준호 회사 일각
준호-(핸드폰) 알았어... 내일 아파트로 갈게...
s#69 카페
종미-날마다 폭탄이다,.. 날마다 어떻게 이렇게 충격적인 일이 연속으로 일어날 수가 있니...?
지연-....
종미-은지 만나서 자기가 아빠라고 그러는 거 아니야...?
지연-..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종미-야-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데... 준호씨 결혼한다면서... 그리고 준호씨 엄마 그 요란한 할머니랑 난리 날 거 아냐
지연-그래서... 말하지 않았던 건데 이렇게 됐어...
종미-(훅 땅이 꺼지는 한숨) 어떡하냐...?
지연-...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지만 ...로키산맥의 무릎 꿇은 나무처럼 견뎌야지...
종미-그게 무슨 소리야...?
s#70 지연 거실 (다음 날)
(지연-은지에게 옷 입혀주고 있다)
지연-은지야...
은지-응...?
지연-오늘 있잖아.. 엄마도 잘 알고... 은지도 잘 아는 아저씨가 은지랑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는 데두 데려가고 그런대.... 그러니까 그 아저씨랑
재미있게 놀다 와... 알았어...?
은지-응...
지연-(은지 세워놓고 본다) 어디 보자..우리 은지 얼마나 예쁜지 봐야지...
은지-예뻐...?
지연-(미소) 그러엄... 우리 은지는 천사 같고... 요정 같고....
은지-백설공주...
지연-그래... 백설공주 같고.... 뽀뽀
(은지 지연에게 뽀뽀한다)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핸드폰 본다. 길게 보다가 받는다) 여보세요...?
준호-(F) 아파트 앞이야
지연-내려갈게...
s#71 지연 아파트 앞
(준호 차 세워 두고 서 있다. 아파트 현관 바로 앞에)
(지연 은지 데리고 나온다)
준호-(은지 본다-다른 때와 다른 시선)
은지-(본다)
지연-은지야... 인사드려.... 엄마랑 잘 아는 (호칭이 안나오는데)
준호-(은지 보고 있다가 시선은 은지 본 채) 아저씨야... 엄마랑도 잘 알고 은지도 잘 아는 아저씨야
지연-(넘어가며) 인사해
은지-안녕하세요
준호-안녕.... (인사하고 은지를 안는다)
은지-(본다)
지연-(그런 준호와 은지를 보는 아픈 시선)
준호-은지야 아저씨랑 놀이 공원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자..
은지-네...
준호-엄마 안녕하구.... ...
은지-엄마 안녕...
지연-(손 흔든다)
(준호 뒷자리에 은지 태우고 안전벨트 매준다-꼭 어린이는 뒷자리에 앉아야 되는지..?)
준호-(운전석으로 가서 타려고 하며 지연을 본다)
지연-(본다)
준호-(지연을 보던 시선 걷우며 차에 탄다)
(출발하는 준호 차)
(지연 멀어가는 준호 차 보고 있다)
엔딩
.행복한여자↲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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