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 4
[사이렌이 울린다] [무거운 음악]
(설문 조사 요원) 등급제 폐지에 동참해 주십시오
서명 부탁드립니다
[윤재의 한숨]
저, 서명 좀 부탁드립니다
저, 서명 좀 부탁드립니다
아, 예, 감사합니다
[배급기 작동음]
[물이 조르르 흘러나온다]
[에어 샤워기 작동음]
[스피커 속 안내 음성] 병원을 내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국립 제3 중앙 병원은 [윤재의 한숨]
환자분들의 회복과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안내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의사) 증상 악화를 막으려면
지금보다 높은 등급의 물이 필요해요
심해지면
다리를 아예 못 쓸 수도 있고
지금 가지고 계신 배급권으로는
해 드릴 수 있는 게 별거 없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주제곡]
[프로그램 작동음] (지안) 물이네요?
(홍 닥) 물이네
평범한데 뭔가 특이한 물인 거네
[다가오는 발걸음]
(이원) 아니, 뭐가 평범하고 뭐가 특이하다는 겁니까?
(지안) 용해도나 표면 장력 특성은 그냥 보통 물과 같은데 [홍 닥의 한숨]
질량이나 밀도가 미세하게 달라요
미생물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걸 보면
증류수에 가깝고
중수처럼 원자량이 더 높고
(홍 닥) 근데 중수는 아니야
냉각시켰을 때 어는점이 물보다 훨씬 더 낮았고
대략 마이너스 80도 정도?
[프로그램 작동음] 온도가 내려가면 활동성도 느려졌고
분명 물은 물인데… [홍 닥의 한숨]
[어두운 음악]
"엘리베이터 게이트 A"
[한숨]
[로프를 탁탁 당긴다]
[윤재의 가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태석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김썬의 긴장한 숨소리]
(김썬) 이거 진짜 살 떨려서 못 보겠다, 씨
[교신기 조작음] [한숨]
고정 장치 단단히 확인하십시오
[프로그램 작동음] 미끄러지면 끝장입니다
(태석) 대장, 도착하시면 기계 장치 전원이 보일 겁니다
일단 그걸 끄시면
제가 여기서 프로토콜 수정을 시작할 거예요
그사이 패널 교체하고
제가 수정 완료 사인을 드리면 그때…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경고음이 울린다] [김썬의 의아한 신음]
(김썬) 어어, 이거… [키보드 조작음]
갑자기 왜 이래?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가쁜 숨소리]
[경고음이 울린다] (김썬) 아이, 이, 멈춰 봐 봐
- (태석) 잠시만요, 이게 지금… - (김썬) 어떻게든 멈춰 보라고!
[가쁜 숨소리]
(윤재) 뭐야? 엘리베이터가 왜 움직여?
[경고음이 연신 울린다] (태석) 지금 전혀 컨트롤이 안 됩니다
[교신기 조작음] 대장님, 지금 피하셔야 돼요 대장님
[키보드 조작음]
(김썬) 어어? 아…
비상 브레이크 작동시켜
(이투) 예, 알겠습니다
[윤재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윤재의 힘주는 신음]
(이투) 비상 브레이크도 먹통입니다
대장, 빨리 피하십시오!
[경고음이 울린다] 어! 아…
[윤재의 거친 숨소리]
빨리 피하십시오!
(이투) 대장!
[윤재의 힘주는 신음]
[윤재의 힘겨운 신음]
[윤재의 거친 숨소리]
(태석) 대장, 괜찮으십니까?
[윤재의 힘겨운 신음]
[지직거린다]
[수혁의 놀란 숨소리]
[시스템 알림음]
[김썬의 한숨]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이원) 뭐야?
[비상 전력 장치 작동음] 왜 이래, 이거?
[시스템 작동음]
[키보드 조작음] (김썬) 되는 거지?
예, 그런 것 같습니다
[수혁의 불안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수혁) 대장님 [윤재의 가쁜 숨소리]
(윤재) 난 괜찮아
[안도하는 숨소리]
어떻게 된 거야?
(태석) 대장, 모르겠습니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서 오작동을 하는 건지
(김썬) 아니, 작동 안 된다던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와…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수혁) 대장, 제가 내려가겠습니다
(윤재) 로프 내려
[윤재의 가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엘리베이터가 덜커덩거린다]
- (윤재) 로프 다 던져 - (김썬) 예? 대장님
로프 다 던지라고!
(김썬) 대장님, 왜 그러십니까? 대장님
어?
[긴박한 음악]
어어, 대장님, 대장님!
- (태석) 대장! - (김썬) 대장님!
(김썬) 안 돼! [윤재의 힘주는 신음]
[윤재의 가쁜 숨소리]
[윤재의 힘주는 신음]
[윤재의 힘겨운 숨소리]
[윤재의 아파하는 신음]
[윤재의 거친 숨소리]
[윤재의 힘겨운 신음]
[어두운 음악]
[쉭 소리가 난다]
[힘겨운 숨소리]
[생명유지장치 안내 음성] 산소 장치 이상 감지 [대원들이 윤재를 부른다]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수혁) 대장님, 제 말 들리십니까?
[힘겨운 숨소리]
(이투) 대장님!
(수혁) 대장님!
(이투)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가쁜 숨소리]
정신 차리셔야 됩니다, 대장님!
(수혁) 대장님, 대답하십시오!
[숨소리가 울린다]
[심전도계 비프음]
[힘겨운 신음]
(김썬) 대장님!
[가쁜 숨소리]
[생명유지장치 알림음]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대장님
괜찮다
(김썬) [안도하며] 다, 다행입니다, 대장님
아니, 이거 진짜 큰일 나는 줄 알고, 나…
마무리하고 갈게
[가쁜 숨소리]
[윤재의 힘주는 신음]
[생명유지장치 알림음이 계속된다]
[생명유지장치 안내 음성] 산소 9%
체온 조절 기능 저하
(수혁) 대장님 더 이상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그만 올라오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윤재의 힘겨운 숨소리]
[윤재의 힘주는 신음]
(윤재) 괜찮아
[윤재의 힘주는 신음]
[윤재의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생명유지장치 알림음] [윤재의 거친 숨소리]
[생명유지장치 안내 음성] 산소 장치 이상 감지
[윤재가 달그락거린다] 산소 장치 이상 감지
(윤재) 찾았어
다음엔 뭐야?
(태석) 맨 아래에 있는 장치 교체 레버를 내리고
오른쪽 위에 있는 파워 스위치를 다 끄시면 됩니다
[윙 소리가 난다]
[전원 종료음]
신호 발생 프로토콜 수정 시작하겠습니다
재부팅합니다
[태석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숨]
[힘겨운 숨소리] (태석) 재부팅까지 남은 시간 1분 패널을 교체해 주십시오
[프로그램 작동음] (태석) 대장 왼쪽 두 번째 패널입니다
[윤재의 가쁜 숨소리]
[생명유지장치 안내 음성] 산소 장치 이상 감지
[패널을 탁 내려놓는다]
산소 장치 이상 감지
산소 장치 이상 감지
[어두운 음악]
[힘겨운 숨소리]
[거친 숨소리]
(윤재) 패널 교체 완료
재부팅까지 30초 남았습니다
(김썬) 아니, 근데
왜 하필 아까 그 라인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움직인 거야?
그러니까요, 지금
전혀 제어도 안 되고 오류 파악도 안 되고
여기가 터가 안 좋아, 터가 [태석의 한숨]
시작부터 아주 제대로 꼬여 가지고, 이씨
[윤재의 거친 숨소리] [생명유지장치 안내 음성] 즉시 생명유지장치 충전 요망
즉시 생명유지장치 충전 요망
(김썬) 이제 지금 올라오셔야 되는데
(태석) 재부팅 완료
역순으로 전원을 다시 켜면 됩니다, 대장
[생명유지장치 안내 음성] 즉시 생명유지장치 충전 요망
(김썬) 대장님 [윤재의 거친 숨소리]
올라오셔야 됩니다, 지금 올라오실 수 있겠어요?
[생명유지장치 안내 음성] 즉시 생명유지장치 충전 요망
[전원 작동음]
[덜그럭거린다] [윤재의 가쁜 숨소리]
(태석) 대장 이제 빨리 올라오십시오
[생명유지장치 안내 음성] 즉시 생명유지장치 충전 요망
[힘겨운 숨소리] 즉시 생명유지장치 충전 요망
[윤재의 힘겨운 신음] (대원들) 대장님!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김썬) 괜찮으십니까?
어, 이거…
- (김썬) 공 팀장님 - (태석) 대장님!
(김썬) 공 팀장님 대장님 보이십니까?
(이투) 대장님!
(김썬) 대장!
지구의 물이랑 분자 구조가 다르다고 해도
어쨌든 물이고
시신들에게 익사체의 흔적이 있는 것도 분명한데
도대체 어떻게
체내에 그렇게 많은 양의 물이 있었던 걸까요?
(홍 닥) 그러니까
처음엔 지연성 익사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수찬이 경우엔 그게 말이 안 돼
(이원) '지연성 익사'요?
뭐, 익사에도 무슨 종류가 있습니까?
폐로 들어간 물 때문에
폐부종, 뇌 손상, 호흡 곤란
그런 게 발생할 수 있거든
물이 폐로 들어갔는데 그걸 모르고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뒤늦게 사망하는 경우야
그러면은 자기 몸 안에 있는 물에
빠져 죽는다는 소리예요, 지금?
지연성 익사는
보통 얼마 후에 증상이 발현되죠?
그건 케이스마다 다르지
(홍 닥) 빠르면 한 시간 안에 나타날 수도 있고
[어두운 음악] 하루나 이틀 뒤에
호흡 곤란을 호소하면서 쓰러지기도 하고 그래
근데 수찬 씨가 죽기 전까지 쏟아 낸 물은
그렇지, 그건
폐로 들어간 물을 토해 냈다고 볼 수 없는 양이야
(홍 닥) 몸속에 있는 물이
폐와 기도를 그렇게 잠식할 정도로 [괴로운 신음]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거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
근데 그 물이
수찬 씨가 죽고 나자 더 이상 불어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감염 후에 폭발적으로 증식하다가
(지안) 숙주가 사망하면
활동을 멈춘다
[무거운 효과음]
그러니까 이 물이 지금 바이러스라는 거야?
(수혁) 대장님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윤재의 힘겨운 신음]
[윤재의 가쁜 숨소리]
어떻게 된 거야? [수혁의 한숨]
(수혁) 산소 부족으로 정신을 잃으셨습니다
일단 의무실부터 들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한숨 쉬며] 괜찮아
[한숨]
[잔잔한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윤재와 수혁의 힘주는 신음]
[윤재의 가쁜 숨소리]
- 통신은? - (수혁) 시도 중입니다
[윤재의 한숨]
[수혁의 한숨]
[현미경 조작음]
[프로그램 작동음]
"불일치"
(이원) 저게 다 바이러스…
병균 옮는 거 뭐, 뭐, 그런 겁니까?
(홍 닥) [한숨 쉬며] 하나도 일치하는 게 없어
(지안) 뭔가에 감염된 건 분명한데
데이터에 없다면
우리가 모르는 외계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외계 바이러스라고 해도
이게 과연 5년 전의 사고 원인일까?
(홍 닥) 수찬이 말고 다른 대원들은 멀쩡한 걸 보면은
공기 중 감염이 아니고
수찬이 개인의 접촉에 의한 감염일 가능성이 유력한데
근데 5년 전에는 어떻게 그렇게 순식간에…
[의미심장한 음악]
왜 그러세요?
이렇게 깨끗한 물을 언제 봤는지 기억이 안 나서
(김썬) 어, 대장님!
괜찮으신 거죠?
(윤재) 어떻게 됐어?
(김썬) 아이, 교신 장치 계속 먹통이에요
(이투) 안 된다고요?
[문이 탁 닫힌다]
디지털 유닛 문제가 아니었어?
(수혁) 통신 패널도 교체했고
재부팅도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된 거 아닙니까?
(태석) 예 이게 시스템상으로는 다 정상인데
아예 신호가 오가질 않습니다
어쩌면
[한숨 쉬며] 5년 전 사고 여파로
[키보드 조작음] 시스템 자체가 손상이 된 걸 수도 있고
시스템 모두 정상으로 뜬다며?
(태석) 이게 실제로는 이상이 있는데도
오류 파악 자체가 안 되기도 하니까요
어쨌든 현재로서는
발신, 수신, 다 불능 상태입니다
백업 통신 장비는?
(김썬) 여기 기지 내부에 있는 교신 장치는
전부 다 먹통인 거 같아요
혹시나 해서 내부 통신망 서치 중이긴 한데
그것도 뭐, 아직까지 신호 잡히는 것도 없고요
아, 그, 제가 먼저 체크했어야 되는 건데…
아이, 뭐를, 쯧, 뭐든지 해야지
(김썬) 계속 나만 멍때리고 있을 수도 없는 거고
[프로그램 작동음] [프로그램 알림음]
저건 뭐야?
[의미심장한 음악] (김썬) 어? 잠깐만, 이거 잡힌다
뭐 잡히는데요?
[마우스 조작음]
[프로그램 알림음]
이거 혹시 우리 쪽 교신 기기 신호가 잡히는 거 아니에요?
아니야
(김썬) 이거 기지 외부에서 들어오는 신호인데?
근데 우리 중에 지금 밖에 나가 있는 사람 아무도 없고
그렇지?
수신지가 어디야?
[마우스 조작음]
3번 저장고 [무거운 효과음]
'살인자는 반드시 현장에 다시 돌아온다'
(이투) 외부에서 신호를 보내는 사람이 누굴까요?
(김썬) 기지 안에 숨어 있는 쥐새끼랑 한패인 놈들이겠지, 뭐
만약 침입자가 별도의 통신 기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수혁) 우리 쪽 상황은 이미 대부분 노출이 됐을 겁니다
[김썬의 힘주는 신음]
(김썬) 어?
왜 아무도 없지?
[지퍼를 직 연다]
[무거운 음악]
"받은 메시지"
(김썬) 아이, 이, 이런 걸 왜 이기수가 가지고 있지?
[위성 통신기 조작음]
"계획 실행 여부 확인 중 도보로 접근 중"
"목표까지 소요 시간 알 수 없음 목표 도달"
[위성 통신기 조작음]
"진입 완료"
"샘플 확보 후 보고 바람"
[김썬의 한숨]
[김썬의 힘주는 신음]
(김썬) 첫인상부터 아주 개판이었어
(이투) 근데 침입자가 왜 부조종사를 죽인 걸까요?
(김썬) 그러게 아이, 둘이 같은 편인 거 아니야?
(이투) [한숨 쉬며] 진짜 모르겠습니다, 이젠
(윤재) 어디서 보낸 메시지인지 확인할 수 있겠어?
보안 때문에 일부러 구형 모델을 쓴 것 같은데
가능성은 낮지만 한번 해 보겠습니다
(수혁) RX 쪽 애들이 쓰는 걸 본 적 있습니다
이걸로 지구와 교신이 가능한 거지?
네,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최 국장하고 교신 시도해 보자
네, 알겠습니다
(김썬) 아휴, 씨
(윤재) 두 사람을 따돌리기 위해 생체 레이더를 조작했을 겁니다
(지안) 전 거기 넘어간 거고요
[한숨]
사인에 대해선 알아낸 게 있습니까?
(지안) 모두
체내에 급격히 불어난 물 때문에 사망한 건 확실해요
(지안) 원인은 아직 파악 중이고요
(김썬) 이상한데?
연결이 제대로 돼 있거든
아, 이상하네
왜 연결이 이게 안 돼… [프로그램 작동음]
여기 됐다! 됐어, 됐어, 류 대위
[태석의 가쁜 숨소리]
대장님, 연결됐습니다
[교신기 조작음] (윤재) 다시 얘기하죠
[지안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무거운 음악] (최 국장) 사망자가 셋이고
그중 하나는 잠입 스파이라?
[최 국장의 한숨]
최악의 경과보고네
당일 부조종사 교체를 승인한 사람은
국장님이십니다
(최 국장) 이 사안이 감찰부에 전달되면
교체 경위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조사하겠지
물론 나도 포함해서
남아 있는 대원 중
부조종사와 협력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죠
[한숨]
(최 국장) 당장 급한 건
샘플을 탈취한 침입자를 잡는 거야
샘플 회수보다 외부 유출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십니까?
이 샘플의 가치는 누구보다 한 대장이 더 잘 알 텐데
(최 국장) 딴 놈들한테 뺏길 거였으면 시작도 안 했어
전면 수색을 위해
레벨 1 통제 구역 진입이 필요합니다
[최 국장의 한숨]
[손전등 조작음] [어두운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버튼 조작음]
[달칵거린다]
(홍 닥) 송 박사, 어디야?
[교신기 조작음]
아, 예
금방 갈게요
얘기가 길어지시네요
(김썬) '구조선 보냈으니 어서 귀환하세요'
이랬으면 좋겠다
씨발 거, 진짜, 아휴
[김썬의 찌뿌둥한 신음]
[김썬의 한숨]
[어두운 음악]
(최 국장) 생존자라니?
송 박사 가설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부조종사가 살해될 당시 정황에 의문점들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최 국장) 그게 무슨 소리예요 한 대장?
(윤재) 기지 내 유출된 방사능 흔적이 없다는 사실
혹시 미리 알고 계셨습니까?
뭐요?
(윤재) 스파이 얘기에 그렇게 놀라신 국장님이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별 반응이 없으신 거 같아서요
[웃음]
(최 국장) [웃으며] 유출 흔적이 없다는 말은
나도 오늘 한 대장한테 처음 듣는 얘기예요
그리고
폐쇄된 지 5년이나 된 기지에
[어이없는 웃음]
아이, 생존자가 있다는 말이
(최 국장) 지금 설마
송 박사의 그 말도 안 되는 가설을
진짜라고 믿고 있는 거 아니에요, 한 대장?
제 대원들의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감추고 있으신 거라면
이 임무의 성공은 더 이상 제 관심사가 아닙니다
난
이 임무의 책임자로서
누구보다 대원들의 무사 귀환을 바랍니다
(최 국장) 한 대장에게 뭔가를 숨길 이유는 더더욱이나 없고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한 대장 딸은 물론이고
(최 국장) 우리 모두를
구원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화상 통화 종료음]
[이원의 한숨]
(지안) [한숨 쉬며] 어디에도 바이러스 같은 건 없어요
(홍 닥) 이게 마지막이야
(이원) 뭐가 마지막인데요?
우리 이거 언제까지 해야 되는 겁니까?
[서랍을 드르륵 여닫는다] (홍 닥) 왜?
(지안) 잠시만요
(홍 닥) 왜 그러는 거야?
뭐 하게?
[지안이 서랍을 드르륵 닫는다]
[지안이 부스럭거린다]
해 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의미심장한 음악]
(홍 닥) 이게 뭐야? [지안의 놀라는 숨소리]
이거 왜 이래?
(지안) 분열하고 있어요
[긴장되는 음악] [홍 닥의 비명]
(이원) 뭐야, 이거? 왜, 뭐, 잘못됐어요?
(홍 닥과 이원) - 비켜, 물러서 - [당황하며] 왜 이래, 왜 이래요?
(지안) 잠깐
잠깐만…
증식이 멈췄어요
(이원) 뭐야, 이거?
이거…
이거 왜 이러는 거예요?
(홍 닥) 어
혈액은 몸 밖에서도 한동안은 살아 있거든
그래서 지금 반응을 보인 거 같아
이게 수찬이 사인인 거 같아
숙주가 죽으면서
증식도 멈춘 거고
증식하는 물
"레벨 1 보안 코드"
[프로그램 작동음]
[디스플레이 조작음]
(태석) 그러면 구조선 지원도 늦어지는 겁니까?
침입자와 샘플을 찾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니까
(수혁) 침입자 신병 처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대장님?
생포가 우선이지만
샘플을 확실히 회수했다면
사살해도 무방하다
(수혁) 침입자 수색 저희가 맡겠습니다
그럼 태석, 김썬은 나랑 같이…
대장님
(김썬) 이게 지금
우리한테 돌아갈 착륙선이 없으니까
구조선을 빌미로 협박하는 거지
이게 임무 연장 동의를 구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면 안 되죠
그럼 어떻게 할까?
아니, 뭐, 특별히 방법이 있는 건 아닌데
임무에 집중하자
예, 죄송합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지안의 가쁜 숨소리]
물이에요?
(지안) 우리가 회수해야 되는 샘플, 그게
물이에요?
[지안과 홍 닥의 떨리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알고 있었죠?
(김 과장) 한동안 경쟁적으로 추진되었던
우주 자원 개발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달은 모두의 관심 밖이었습니다
특별한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철수한 상태였죠
그렇지만
우리가 절대로 달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김 과장) 사실 거기서
엄청난 게 발견됐거든요
(윤재) 뭡니까, 그게?
[가쁜 숨소리]
물
(최 국장) 후발 주자였던 우리가
단번에 선진국 애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
송원경 박사는 그 물을
'월수'라고 불렀어
발해기지는 바로 그 월수를 연구하던 곳이었어
(이투) 달에 진짜 물이 있습니까?
내가 최 국장한테 전달받은 정보는 그게 다야
달에서 물이 발견됐고
만약 이 연구가 성공하게 된다면
모든 인류를 구할 수 있다고 했어
근데 그걸 왜 숨겼어요?
왜 우리한테까지 철저히 숨긴 거예요?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어떻게 될지 뻔하니까
이기수는 죽었지만 누군가는 계속 우릴 노리게 될 겁니다
(지안) 아니요
최 국장이 샘플에 대해 사실을 말하지 않은 진짜 이유는
그 물이
발해기지 대원들을 전부 죽였고
이제 수찬 씨까지 죽게 했기 때문이에요
[지안의 한숨]
(수혁) 그게 무슨 말입니까?
(홍 닥) 어, 수찬이 사인이 밝혀진 거 같아
아무래도
[무거운 음악]
수찬이가 월수에 노출된 거 같아
근데 확실한 건 아니지만
월수는 바이러스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숙주의 생명을 빼앗을 때까지 증식하는 거죠
증식?
물이 늘어난단 말입니까?
네
끝없이 늘어나는 물이에요
엄청난 자원이라고 생각했겠지
월수의 증식을 통제할 수만 있다면 상용화에 성공할 수만 있다면
(지안) 그 물이
인류를 구할 수 있다고 믿었겠지
그게 가능하다면
그렇게 돼야죠
언니도
그랬어요
송원경 박사
네, 송원경 박사
(지안) 우리 언니도
그걸 바랐다고요
(어린 지안) 어? 달이다
[잔잔한 음악]
너 저기 검은 부분 보여?
(어린 원경) 저기가 고요의 바다야
옛날에
갈릴레오는 저기를 바다라고 생각했대
그래서 이름을 고요의 바다라고 지은 거지
근데 막상 달에 가 보니까 바다가 없었던 거야
(어린 지안) 여기랑 똑같네
옛날엔
여기 앞까지가 다 바다였다면서?
이러다 지구도 달처럼 되겠다
그렇지?
(어린 원경) 걱정하지 마
언젠간 내가 여기를 다시 바다로 다 채울 거거든
언니가?
(어린 원경) 응
두고 봐
(어린 원경) 언젠간 그렇게 될 거야
[이원의 한숨]
[이원의 탄성]
(이원) 여기저기에서 목숨 걸고 노릴 만하네, 응?
성공만 하면 떼돈 버는 거니까, 그렇잖아?
(이투) 어쨌든 그게 아직 통제가 안 되는 거잖습니까?
(김썬) 안 되지, 통제 안 되지
월수에 어떻게 감염되는지도 모르는데 그걸…
우리는? 우리는 괜찮은 거야?
아니
[이원이 혀를 쯧 찬다] (김썬) 아휴, 모르겠다
난 그냥 잘 버티고 있다가
구조선 오면 집에 가련다
월수를 통제하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배급권 같은 게 아예 없는 세상이 올 수도 있겠죠?
(김썬) 그런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임무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도 안 해 주고
뭣도 모르고 우리 수찬이만…
(윤재) 아직 연구 단계라 지극히 불안정한 물질이라고 했습니다
[어두운 음악] 외부 자극에 취약해서
반드시 초저온 캡슐에 봉인해야 한다고 했고요
(지안) 그 외부 자극이라는 게
바로 생명체와의 접촉을 말하는 거죠
[어이없는 숨소리]
이 기지 연구원들은 월수에 감염돼서 죽었는데
정부에서는 월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
모든 걸 은폐했어요
[지안의 깊은 한숨]
감염 양상도 경로도 지금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대장님한테 화가 난 것도 원망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뭐라도 알고 싶어요
난 반대했어요
송 박사가 송원경 박사 동생인 거 알고
이 팀에 합류하는 걸 반대했었다고요
대체 여기 왜 온 겁니까?
언니가 날 여기로 부른 거예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최 국장이
통제 구역 진입 코드를 줬다고 하셨죠?
메인 랩 안에
발해기지의 데이터 스토리지가 있어요
(지안) 거길 들어가려면
레벨 1 코드가 필요하고요
아니, 언니가 여기 연구 책임자였는데
(김썬) 그, 월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는 게
그게 말이 되나?
송 박사 의심하는 거야, 지금?
아니, 뭐, 의심하는 게 아니고
(김썬) 그냥, 쯧
송 박사가 이번 임무 맡은 게
왜 맡았는지 모르겠어서 그런 거지
(수혁) 궁금하고 억울하지 않을까요?
[차분한 음악]
가족이 죽었는데 그 이유조차 제대로 모르고
아무런 의미도 없이 뭐 하나 달라지는 것도 없다면
나 같으면 정말 허무할 거 같은데
그리고 수찬이도
[수혁의 떨리는 숨소리]
좀 억울해할 거 같은데
그렇다고 그게
임무보다 우선이 된다는 얘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윤재) 여기는 어떻게 알았습니까?
(지안) 그냥 운이 좋았어요
이 안에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답이요
데이터 스토리지는 허가 없이 절대 출입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알아요
저만 들어가게 해 주세요
[어이없는 신음]
[윤재가 카메라를 탁 뗀다]
[카메라를 탁 뗀다]
(윤재) 난 아직 송 박사 못 믿겠어요
[버튼 조작음]
[보안 코드 인식음]
[게이트 알림음]
[버튼 조작음] [게이트 작동음]
[윤재가 문을 철컥 연다]
[어두운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데이터양이 엄청나네요
어딘가 검색 데스크가 있을 거예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손전등 조작음]
이게 뭐죠?
[레버 조작음]
[음산한 음악]
[윤재의 놀란 숨소리]
[윤재의 떨리는 숨소리]
(지안) 식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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