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살 6
(을태) 거봐
네가 그 여자 혼을 안 깨니까 애먼 사람이 다치잖아
(활) 네가 한 짓이냐?
(을태) 아니야 성미가 급한 애들이 있어
전생에 귀물이었던 자 중에서
(활) 터럭손의 환생이겠지
네가 정보를 주고 지시를 했고
(을태) 나를 탓하는 거야?
아니지, 나보다는 너 때문이지
네가 죽인 귀물들이 너한테 복수를 하려는 거잖아
네 혼을 가진 민상운을 쫓는 거고
(을태) 네 혼이 없어지면
걔들도 복수를 그만둘 거야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도 다치기 전에 민상운을 데려와
딱 하루의 시간을 줄게
(을태)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와 너는 적이 아니야
진짜 적은
(을태) 그 여자다
(상운) 그 남자예요? [무거운 음악]
그자한테 날 데려가라고 해요
내가 간다고 해요
혼이든 뭐든 다 줄 테니까
대신
내 동생 보내 달라고 해 줘요
난 죽어도 상관없으니까
전화하라고요, 빨리
[상운의 거친 숨소리]
(활) 아니
네 동생은 내가 구할 거야
[비장한 음악]
불가살 그놈을 죽여 달라고 했지?
가족의 원수를 갚아 달라고
내가 불가살을 죽일 칼이라고
너를 도와줄게
너도 날 도와
그놈을 죽일 방법을 찾아
그놈을 죽이기 전까지
너를
인간으로 살려 둘 테니까
(상운) 알겠어요
시호 구할 수 있으면
뭐든 할게요
대신 방금 한 말
반드시 지켜요
[찰랑거리는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긴박한 음악]
[가쁜 숨소리]
[무거운 음악]
[활의 가쁜 숨소리] [풀벌레 울음]
[상운의 가쁜 숨소리]
(상운) 도망갔어요?
차를 타고 간 거 같아
그럼 시호는요?
(활) 데리고 갔겠지
[상운이 울먹인다]
시호야…
[상운이 울먹인다]
[쓸쓸한 음악]
[시호의 겁먹은 숨소리]
(상운) 시호야…
[괴로운 숨소리]
[상운이 흐느낀다]
[흐느낀다]
[휴대전화 진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철용) 여자 혼자 오는 거 아니었어요?
같이 온 남자는 뭐예요?
이상했어
사람 같지가 않았어요
너는 알 거 없어
그 여자 동생이나 잘 데리고 있어
(을태) 허락하기 전에는 절대 건드리지 말고 [시호의 겁먹은 숨소리]
중요한 미끼니까
[버럭 하며] 알았어?
대답 안 해?
네
(철용) 근데… [통화 종료음]
아이씨! 야! 야, 이씨! [시호가 울먹인다]
자기가 뭔데!
내가 잡았어, 내가 잡았어!
내 거야, 내 거야!
[철용의 기괴한 웃음]
내가 잡았어
(호열) 신고해야죠
(상운) 경찰에 알리면 동생을 죽인다고 했어요
(호열) 그건 납치범들이 늘 쓰는 수법이고요
시간이 없다고요
(상운) 경찰이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15년 전 그때처럼
(호열) 그럼 이것도
불가살이랑 관계가 있는 건가요?
동생분 데려간 놈이 불가살과 한패고요?
그런 거 같아요
[답답한 숨소리]
그럼 그 남자는요?
[다가오는 발걸음]
흔적 같은 건 더는 없어
(호열) 이 남자는 불가살과 한패가 아니에요?
산에서 상운 씨를 죽이려 했다면서요?
그건…
제가 오해한 거예요
[호열의 못마땅한 숨소리]
(호열) 일단 알겠고
동생분 구하는 게 우선이니까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 전직 형사였다면서요? - (호열) 그런데, 왜?
(활) 그럼 경찰서 내부 정보 좀 알아봐 주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이 근방 저수지 중에 유난히 사건 사고가 잦은 곳이 어디인지
(호열) 뭐? 이 일대 저수지가 열 개는 넘어
최근 몇 년 사이에
익사 사건이 많은 저수지가 있을 거예요
(활) 그리고 죽은 사람들 몸에
이상한 공통점이 있을 거예요
(호열) [힘주며] 어
아이, 아이, 지금 왔어, 어
아, 야식거리 좀 사 왔지, 응
[의미심장한 음악]
[활이 차 손잡이를 달그락거린다]
(활) 내려, 죽고 싶어?
(호열) 아이, 그 자식은 자기가 뭔데 알아보라 마라야?
(함 형사) 뭐 해요?
(호열) 아이! 깜짝이야
아이, 우리 함 형사, 왜 나왔어?
아이, 지문은 왜 따고 있어요?
(호열) 아이, 어떤 놈이 차를 털었어
잡아야 될 거 아니야
[함 형사의 어이없는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아, 이런 똥차도 털어 가는 놈이 있어요?
[어색한 웃음]
그러게
지문 감식 되지?
(호열) 해 줄 거지? [한숨]
(함 형사) 그런 건 정식으로 신고해요
근데 이거 때문에 왔어요?
[어색한 웃음]
- (호열) 자 - (함 형사) 어?
(함 형사) 기껏 야식으로 사 온다는 게
컵라면이에요? 예?
요즘엔 어플로 24시간 맛집 배달하는데?
[달그락거리는 소리] (호열) 에이
야근할 땐 컵라면이 최고지
자
따끈한 국물
(함 형사) 뭐 부탁할 거 있는 모양인데
설마 이거 뇌물이에요?
아이, 뇌물은 무슨
(호열) 그냥 좀 물어볼 게 있어서 그렇지
(함 형사) 맞네
[컵라면을 쓱 밀며] 치워요
(호열) 아니
사람 찾아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는데
그, 젊은 아가씨가 사라졌는데
그 집 부모가 용한 만신한테 물어봤거든?
무당 말이 뭐…
딸이 물에 젖어 있다나 뭐라나
무슨 쌍팔년도도 아니고
화남 지역에 저수지가 많잖아
(호열) 그, 뭐, 좀 이상한 거 없었어? 그…
사람이 많이 죽었다거나
저수지야 맨날 낚시하다 실족 사고도 나고 그렇죠, 뭐
(호열) 그래그래, 그런 거
예, 근데 신원 불명은 없었어요
(함 형사) 선배가 찾는 사람은 없다고요
다 사고나 뭐, 자살 같은 거였지…
[의미심장한 음악]
뒤 덜 닦은 것처럼 뭐 찝찝한 게 있구나?
(함 형사) [한숨 쉬며] 그게
[입소리를 쩝 낸다]
희한하단 말이죠?
익사체들 특징이 있는데
한쪽 다리가 탈골돼 있었거든요
무슨 물귀신이 밑에서 잡아당긴 것도 아니고
(호열) 아, 진짜 그래? 거기가 어디야?
왜요?
(호열) 아니, 뭐…
궁금해서 그러지
아니, 요즘 낚시하잖아 거기는 피하게
그 물귀신 나온 저수지가 어디야?
응?
[쓸쓸한 음악]
(활) 이제 나도
쉴 수 있어
[날카로운 효과음]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새가 지저귄다]
(상운) 그 남자 다시 여기 올까요?
(활) 모르지
여기가 그놈 사냥터일 수도 있으니까
시호는요?
무사하겠죠?
[어두운 음악]
적어도 오늘 밤까지는
근데
내 동생을 왜 구하려고 해요?
(상운) 아까 산에서도 그렇고
꼭 내 동생을 진짜 걱정하는 사람처럼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의미심장한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저 사람은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상운) 전생에 귀물이었던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알 수 있어요
근데 저 사람은 아니에요
귀물이었던 자들을 알아본다고?
(활) 어떻게?
그냥
그런 사람들이 가까이 있으면
손이랑 몸이 떨려요
(상운)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 들면서요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권 형사님이에요
(호열) 나만 앉으라고?
자기들은?
여긴 뭐, 다른 가구들 없어?
(활) 혼자 살아서 그런 거 없어요
경찰서에서 뭐래요? 수상한 익사 사건 있대요?
(호열) 아, 그보다 저거 좀
흉한 얘기 할 거니까 미성년자는 방에 들어가
(도윤) 아, 왜요?
누가 납치된 거예요?
'수상한 익사 사건'?
진짜 수상하다, 수상해
- 아, 그게 뭔데요? - (활) 씁!
(활) 형사님 말씀 들어!
들어가!
아이, 형까지…
아, 나 안 들어!
[문이 달칵 여닫힌다] (활) 계속 말씀하세요
(호열) 응?
어 [호열이 숨을 들이켠다]
익사한 사람들 [의미심장한 음악]
진짜 한쪽 다리가 탈골되었다 하더라고
[긴장되는 효과음]
어떻게 알았어?
(활) 옛날에 마주친 적 있으니까요
- '옛날'? - (활) 원래 그놈 방식이에요
물속에서 사람 끌어당겨 해치는
(호열) 아니 다리가 빠질 정도로 잡아당겨?
사람이 그게 가능해?
(상운) 저, 형사님한테 드릴 말씀이 있어요
제 동생 납치한 남자
평범한 사람이 아니에요
아니, 그게 무슨…
(상운) 그러니까 원래 귀물이었던 것이
사람으로 환생한 거예요
(호열) 예? '귀물'? '환생'?
아니,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상운) 지금은 그냥 믿어 주세요
아휴, 나 참
(상운) 저, 그보다 알아낸 것 좀 말씀해 주세요
그 저수지가 어디인지
아, 그걸 안다고 납치범을 찾을 수 있어요?
원래 그놈은 물가에 은신처가 있었어요
(활) 과거와 똑같다면 그 저수지에 그놈이 있겠죠
[한숨]
달명 저수지
[음산한 효과음] (호열) 어제 우리가 갔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
[긴장되는 음악] [음산한 효과음]
(상운) 그 남자가 여기에 있다면
우리 시호도 여기 있을까요?
(활) 과거에도 저수지 옆에 은신처를 뒀어
물가에 둥지를 틀듯이
그리고 그 안에 사람들을 잡아서 숨겼어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
[짐승 울음]
[칼 소리가 울린다]
[괴성이 울린다]
[활이 칼을 탁 넣는다]
(활) 혹시 모르니까 가지고 있어
위험하다 싶으면 주저하지 말고 찔러
왜?
저, 그게…
실제로는 써 본 적이 없어서요
[활의 헛웃음]
(활) 잘할 거야
전생에도 칼로 사람들을 많이 죽였으니까
[상운의 한숨]
줘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경비원) 아, 그, 누구세요?
(활) 아…
여기 혼자 계세요? 다른 사람은 없습니까?
아, 여기 내부 공사로 진작에 문 닫았어요
(경비원) 여기 아무도 없어요
아, 이거…
(활) 여기는 아닌 거 같아
[상운의 불안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상운) 이 문 너머에 있어요
지금 날 보고 있어요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경비원) 아니, 이게 뭐 하는 거야 이게 지금?
[떨리는 숨소리] 아니, 지금 이…
뭐야, 이게 지금?
(경비원) 아이… [호열의 가쁜 숨소리]
(호열) 찾았어요?
(경비원) 아니 당신들 뭐야, 이거?
경찰 부를 거야, 나 진짜…
- (호열) 아… - (경비원) [버럭 하며] 응? [호열의 힘주는 신음]
(호열) 나 경찰이에요 그, 신, 신고 안 해도 됩니다
[불안한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철용의 가쁜 숨소리]
[긴박한 음악] (철용) 아이씨
[철용의 힘주는 신음] [철컥]
[철용이 깔깔 웃는다]
[쿵]
(철용)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뭔데 방해하는 거야?
(활) 네가 데려간 여자 찾으러 왔어
어디 있어?
그 여자 동생을 데리고 있으면
(철용) 그 여자를 나한테 주겠다고 했는데
검은 구멍이
검은 구멍이 날 속였어
[풍덩]
[긴장되는 음악]
(호열) 어디 있어?
[음산한 효과음]
그 자식 어디 있냐니까!
[괴성이 울린다]
[괴성이 울린다]
[철용의 괴성] [호열의 힘겨운 신음]
[호열의 힘겨운 신음]
[호열의 비명] [풍덩]
[호열의 비명]
[철용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쿵] [철용의 힘겨운 신음]
그 여자 어디 있어? [호열의 비명]
[고통스러운 신음]
[비명]
[극의 비명]
[무거운 음악]
[비명]
[고통스러운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호열의 괴로운 숨소리]
(활) 정신 차려요
착각이에요, 전생의 기억이라고요
[호열의 고통스러운 신음] 봐요
봐요! 괜찮아요
팔은 멀쩡하다고요
(호열) 방금 전까지는 엄청 아팠는데
어떻게 된 거야?
그놈은?
[어두운 음악]
[애잔한 음악]
[가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기계 작동음]
[달그락거리는 소리]
(상운) 시호야
[긴장되는 음악]
시호야!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쿵쿵 내려친다]
[상운의 가쁜 숨소리]
시호…
[상운의 다급한 숨소리]
(상운) 시호야
[울먹인다] 괜찮아?
다친 덴?
금방 구해 줄게
[그르렁거리는 소리]
[음산한 효과음]
왜?
[긴장되는 음악]
(시호) 언니…
(철용) 드디어 만났네?
널 죽이려고 계속 찾았는데 [시호가 울먹인다]
[철용의 기괴한 웃음] [시호의 비명]
[긴박한 음악] (시호) 아, 아, 안 돼!
안 돼! [철용의 힘주는 신음]
[시호의 비명]
[상운의 힘겨운 숨소리] (철용) 죽어
[상운이 철용을 칼로 푹 찌른다] [철용의 비명]
[시호의 힘겨운 숨소리] [철용의 분한 신음]
[상운의 놀란 숨소리]
[상운의 거친 숨소리] (상운) 도망쳐!
도망쳐!
[철용의 힘주는 신음] - (상운) 빨리 가! - (시호) 언니!
[시호의 비명] [상운의 힘겨운 신음]
(시호) 언니! [철용의 비명]
(상운) 도망가
[엘리베이터 버튼음]
(상운) 괜찮아?
빨리 타
[어두운 음악]
이거 타고 올라가서 밖으로 나가
언니는?
나랑 같이 있으면 위험해
언니, 언니! 언니…
[가쁜 숨소리]
[첨벙거리는 소리] [절뚝거린다]
[부글거리는 소리]
[놀란 숨소리]
[긴박한 음악] [상운이 놀란다]
[상운의 비명] [그르렁거리는 소리]
[짐승 울음]
[짐승 울음]
[상운의 힘겨운 신음] 괜찮아?
[상운이 콜록거린다]
[어두운 음악] [상운이 콜록거린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거친 숨소리]
괜찮아
[가쁜 숨소리]
너 왜 안 가고 왔어?
내가 언니 혼자 두고 어떻게 도망가!
(시호) 여기서 빨리 나가자, 어?
잠깐만
그 남자가 아직 싸우고 있어
도와줘야 돼
[상운의 거친 숨소리] 무슨 소리야?
방금 물에 뛰어든 남자 불가살이잖아
[긴장되는 음악]
네가 어떻게 알아?
집에서 그 남자 마주쳤었어
손이 닿았는데 사람이 아닌 거 같았어
언니를 죽이려고 하는 불가살이지?
그러니까 빨리 도망가야 돼, 가자
(시호) 어?
(상운) 저, 그렇지만…
(시호) 빨리 도망가자니까!
[짐승 울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시호) 빨리 가자고!
[가쁜 숨소리]
왜?
[그르렁거리는 소리]
[괴성]
[음산한 효과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긴박한 음악]
[컥컥거리는 소리]
[우두둑거리는 소리]
[짐승 울음]
[무거운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차분한 음악]
[쓸쓸한 음악]
(시호) 어떡하려고?
[상운의 가쁜 숨소리]
[시호가 놀란다]
언니
이 남자 죽은 거 같아
숨을 안 쉬어
[가쁜 숨소리]
(호열) 경찰이 오고 있어요!
[호열의 놀란 숨소리]
이 친구
괜찮은 거예요?
괜찮아요, 잠시 기절한 거예요
[호열의 한숨]
[차분한 음악]
(상운) 시호야
옛날 우리 사건 맡았던 형사님이셔
이상하게 낯이 익네요
(호열) 혹시 우리 전에 본 적 있나요?
아니요
[부글거리는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호열이 놀란다]
[호열의 놀란 숨소리]
(호열) 저, 저, 저 사람, 저… 저 납치범 아니에요?
어쩌다…
이, 이, 설마 이 친구가…
(상운) 형사님
저희 일단 그냥 보내 주시면 안 돼요?
(호열) 예? 아, 아니…
경찰이 오면 상황 설명을 좀 해야 되는…
(상운) 그러니까요 경찰이 오기 전에
이 남자랑 가게 해 주세요
[쓸쓸한 음악]
(시호) 진짜 저 남자 데려갈 거야?
저 남자도 불가살이잖아
[애잔한 음악]
상연 언니가 찾으라고 했던 거 기억나?
불가살을 죽이는 칼
(상운) 응
저 남자야
내가 15년간 찾아 헤맸던 칼이
힘들게 겨우 찾았는데
버리고 갈 순 없어
내 거니까
내 칼이야
(시호) 근데 지금 우리 어디 가는 거야?
그나마 가장 안전한 곳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도윤) 어떻게 됐어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어?
이 누나는 누구…
설마?
맞아, 내 동생
(도윤) 우아, 대박
형이랑 진짜 같이 구한 거예요? [차 문이 달칵 열린다]
괜찮아요? 어땠어요?
안 무서웠어요?
(시호) 이 정신없는 애는 또 누구야?
이 남자랑 아는 사이 너 나 좀 도와줘
네? 아, 네
(도윤) 와, 씨, 대박
[도윤의 힘주는 신음] [도윤과 상운의 힘겨운 숨소리]
(도윤) 아, 완전 무거워, 아, 잠깐
[도윤의 힘주는 신음]
2층엔 절대 못 가요
[도윤의 가쁜 숨소리]
1년 치 운동 다 했네
[한숨]
형은 왜 이런 거예요?
그게…
(상운) 물에 빠진 뒤에 숨을 안 쉬어
저기요, 저기요, 일어나 봐요, 네?
저기요
아이씨, 어떡하지?
(도윤) 익사한 거 아니에요?
인공호흡 해 봐요, 인공호흡
(상운) 너 할 줄 알아?
체육 시간에 배우긴 했는데
(도윤) 근데 전 하기 싫어서요 [흥미로운 음악]
왠지
느껴 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상운) 어?
(도윤) 네? 뭐라고요?
누나 동생이 부르는데요, 저
네! 네, 금방 가요! 네
[상운의 어이없는 웃음]
[놀라는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상운) 하나, 둘, 셋, 넷 [애잔한 음악]
다섯, 여섯
[울먹이며] 열여덟, 열아홉
스물
[상운이 울먹인다]
[상운이 입바람을 후후 분다]
[상운의 가쁜 숨소리]
[상운의 힘주는 숨소리]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상운의 지친 숨소리]
불가살이면 안 죽어야 되는 거 아니야?
장난치지 마요
일어나요
[괴로운 숨소리]
어떡해…
[상운이 울먹인다]
[상운의 놀란 숨소리]
(활) 뭐 해?
살았네요
[잔잔한 음악]
뭐 하긴요
(상운) 물에 빠진 그쪽 구하는 중이죠
[안도하는 숨소리]
여기는?
집이에요
(상운) 경찰이 와서 거기서 도망쳐 왔어요
[우두둑거리는 소리]
괜, 괜찮아요?
다쳤어요?
[거친 숨소리]
그 여자는? 시호
아…
(상운) 시호는 괜찮아요 여기 같이 왔어요
[안도하는 숨소리]
저기…
고마워요
내 동생 찾아 줘서 고맙다고요
너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
[옷을 북북 찢는다]
[상운의 놀란 숨소리]
(상운) 부러진 거예요? 내가 도와줄…
(활) 나가라니까!
알았어요, 나가요, 나가
참, 구해 줘도 성질이야
[문이 탁 닫힌다]
[힘주는 신음] [우두둑거리는 소리]
[활의 고통스러운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우두둑거리는 소리]
[활의 힘겨운 신음]
[활의 힘겨운 신음] [우두둑]
[가쁜 숨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도윤) 제가 있던 방인데 누나들이 쓰세요
좀 더럽죠?
너 여기 사는 거야?
(시호) 근데 그 남자
사람 아닌 건 알고 있어?
(도윤) 에이, 당연히 알죠
형이랑 저 사이에 비밀 같은 거 없어요
[도윤의 헛기침]
(시호) 안 무서워?
(도윤) 쫄보예요? 완전 멋있기만 한데
힘도 세고 불사라니
쩔죠? 완전 부러워
바보냐? 그게 위험하다는 거잖아
(도윤) 전혀요 그 형 성질이 더러워서 그렇지
말만 그러고 쫓아내지도 않아
은근 외로웠다니까
[피식 웃는다]
쉬세요
[상운이 똑똑 노크한다]
(상운) 살았어
그 남자도 그렇지만
쟤도 좀 이상해
(상운) 씁, 그래도 쟤 나쁜 애는 아닌 거 같아
봐 봐
(시호) 으음, 왜?
피딱지 앉았네
- 너 병원 가 봐야겠다 - (시호) 아이…
(상운) 아프거나 어지럽거나 너 그러진 않아?
(시호) 아, 괜찮아
[시호의 헛웃음]
아, 멀쩡해!
공부 못하는 돌머리라서 머리도 단단한가 봐
어? [애잔한 음악]
미안해
미안해, 시호야
(시호) [울먹이며] 언니…
많이 무서웠지?
[흐느끼며] 무섭기도 하고
(시호) '언니가 말한 게 다 사실이구나' 싶었어
언니…
내가 그동안 언니 말 안 믿어 준 거
진짜 미안해
아니야
내가 미안하지
나 때문에 그런 일 겪게 해서
다시는 그런 일 겪지 않게 해 줄게
[시호가 흐느낀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풀벌레 울음]
[한숨]
뭐 해, 여기서?
(상운) 아니, 뭐
그쪽이 밤사이에 마음 바꿔서 나랑 동생 죽일까 봐
감시하는 중이에요
[활의 어이없는 웃음]
(상운) 어디 가요, 그 몸으로?
(활) 주방, 피가 필요해
피요?
(활) 그렇게 인상 쓸 거 없어 사람 피 아니니까
(상운) 저, 그럼 기다려요
내가 가져다줄게요
(활) 됐어
어차피 잘 걷지도 못하잖아요
(상운) 기다려요
(활) 왜?
역겨워?
인간 피를 마시고 살던 네가?
[어이없는 숨소리]
(상운) 아, 그만 좀 합시다, 예?
나도 아픈 사람이랑 싸우기 싫거든요?
그보다
이름이 뭐예요?
알아서 뭐 하게?
우리가 서로 이름 부를 사이는 아니잖아
아…
그럼 제가 알아서 부르죠, 뭐
(상운) 불가살이니까 불 씨
음…
그, 불 씨 아저씨 어때요?
아니,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불러요
왜 그랬어?
(상운) 네?
(활) 그냥 물속에 버리고 갔으면 됐잖아
날 왜 구했어?
[차분한 음악]
그냥
필요하니까요
(상운) 그쪽이 불가살을 죽일 수 있는 칼이니까
(활) 옥을태
네가 죽이고 싶어 하는 그놈 이름이야
(을태) 그 여자가 무슨 말을 하든 절대 믿지 마
너를 속이는 거니까
(호열) 누가 범인을 죽였냐고?
그걸 왜 나한테 물어?
(함 형사) 그럼 누구한테 물어봐요?
현장에 선배밖에 없었는데
[한숨]
누구예요?
강철용, 이놈 죽인 사람
(호열) 아, 이 집
맛이 변했네, 옛날 맛이 아니야
(함 형사) 거, 좀 거, 고만 좀 먹고, 좀
뭐, 먹방 찍어요?
야, 먹방이고 노래방이고
(호열) [숟가락을 탁 놓으며] 왜 취조실이야?
내가 용의자야?
참고인 조사요!
(함 형사) 연쇄 살인범이 죽었잖아요, 지금!
[함 형사의 한숨]
누가 죽인 거예요?
선배 알고 있죠?
[의미심장한 음악]
그게…
다이빙장 들어가다가 어떤 놈이랑 스쳤는데
[함 형사의 한숨] (호열) 제대로 못 봤어
기억이 잘 안 나
아이, 나이 먹으니까
그냥 눈도 침침하고 머리도 깜빡깜빡해
(함 형사) 아, 진짜 딱 봐도 구리네, 씨…
구린 건 네 입이고
아휴, 담배 냄새
(호열) 너 금연 안 하냐, 어?
[입바람을 후 분다]
아, 저, 것보다 신원 조회 부탁한 거 어떻게 됐어?
아참
그 지문 누구 거예요?
신원 조회가 아예 안 되던데?
(호열) 뭐? [휴대전화 진동음]
아, 잠깐만요
(함 형사) 네, 서장님
신원이 없다고?
(함 형사) 네?
뭐야, 그놈?
네, 알겠습니다
(함 형사) 저기, 선배 그, 밥 다 먹었으면 빨리 가세요
[함 형사가 의자를 드르륵 뺀다] 갑자기?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호열의 힘주는 신음]
(호열) 뭐 뭐 더 물어볼 거 없냐? 응?
[호열의 헛기침] (함 형사) 위에서 빨리 마무리 지으래요
범인이 자살했잖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호열) 너 방금
자살이랬냐?
(함 형사) 네 강철용이 부검 결과 떴대요
자살이래요
(시장) 어, 어, 박 서장 어떻게 됐어요?
[쿵] 에이씨
그, 자살이든 타살이든 상관없다니까!
살인범 새끼가 어떻게 죽든 말든
[한숨 쉬며] 그…
빨리 마무리나 지어요
괜히 그, 우리 시 이미지 안 좋아지니까 [문이 달칵 열린다]
알았어요?
(시장) [휴대전화를 툭 놓으며] 아, 이 싹수없는 새끼가, 씨
뒈지려고, 씨…
[시장이 놀란다]
[시장의 헛기침]
아, 그, 회장님은요?
그, 좀 늦으시네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면담이 있어서요
[문이 탁 닫힌다] 아이씨
[헛기침]
[긴장되는 음악]
(을태) 왜 그랬어?
민시호 데려오라는 게 그렇게 어려웠어?
아, 제가 도착할 땐 상황이 끝나 있었습니다
(부하) 강철용은 죽어 있고 경찰이 와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을태) 응, 그랬구나
하긴 단활이 거기를 그렇게 빨리 찾을지 몰랐으니까
맞아, 나도 방심하긴 했어
근데…
운전을, 운, 운전을 좀 빨리하지 그랬어?
죄송합니다 다시는 실수 안 하겠습니다
[웃음]
알았어
(을태) 그러든가
[음산한 음악]
[철컥]
[철컹]
[그르렁거리는 소리]
[철컹거리는 소리]
[우두둑거리는 소리]
[철컹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짐승 울음] [긴장되는 음악]
[우두둑거리는 소리]
[겁먹은 숨소리]
[울먹인다]
[부하의 비명]
[음침한 음악]
지하의 쓰레기 좀 치워
[차분한 음악] (을태) 시장님, 미안해요 기다리게 해서
[시장이 놀란다]
(시장) 아, 예
(을태) 어떻게, 잘 마무리했어요?
앉아요, 편하게
(시장) [웃으며] 아, 예
시키신 대로 잘 처리했습니다
그,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을태) 그렇게 자만하지 말고 끝까지 잘 지켜보세요
(시장) 예
아니다
하긴 15년 전에도 일 처리 하나는 정말 잘하셨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딱 시장도 되시고, 그렇죠?
(을태) 이제 다음에는 중앙으로 가셔야죠
(시장) 감사합니다
초임 때부터 많은 은혜 받고 있습니다
[을태의 웃음]
근데
[웃음]
아, 15년 전 처음 뵐 때와 변하신 게 없으십니다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요?
올해로 연세가…
[무거운 음악]
나한테 질문을 다 하시네요
(시장) 아, 네? 네
(을태) 수사 막으라고 할 때 이유는 물어보지도 않더니
내 나이는 알고 싶나 봐
(시장) 죄송합니다
개가 주인 나이는 알아서 뭐 하게?
[옅은 헛기침]
[긴장되는 효과음]
[어두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을태) 하여간 개를 오냐오냐해 주면
주인한테 버릇이 나빠져
[리모컨 조작음]
가끔씩은 목줄을 싹 틀어쥐어야
그제서야 주인 무서운 줄 알 텐데 그렇지?
(비서) 시장한테 시켜서
경찰 조사를 막을 필요가 있었을까요?
단활을 보호할 필요는 없었잖아요
(을태) 아니, 필요해
무슨 일이 있어도 단활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돼
이번 일로 민상운과 단활이 오히려 손을 잡은 것 같던데요
손을 잡아?
[웃음]
[을태의 웃음] [긴장되는 음악]
[을태의 헛기침]
(을태) 깨질 거야, 조만간, 왜냐면
단활은 나보다 그 여자를 더 미워하니까
죽이고 싶던 원수를 옆에 두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무거운 효과음]
[끼익]
[몽환적인 음악]
[음산한 효과음]
(상운) 드디어 이 아이가
너를 내게 데려왔다
네 손의 흉터
그 낙인
넌 나를 벗어날 수 없다
내 저주는
[거친 숨소리]
끝나지 않았다
[거친 숨소리]
[음산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우두둑거리는 소리]
[우두둑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가쁜 숨소리]
[거친 숨소리]
[한숨]
[덜컹거리는 소리]
(도윤) 뭔 소리예요?
[흥미로운 음악]
[상운의 멋쩍은 웃음]
(상운) 이거 아주 살짝
진짜 아주 살짝 열었는데
살짝?
떨어졌어
(도윤) 아휴
아이고, 겨우 달아 놨는데, 쯧
왜 건드려 가지고
줘 봐요
이거는 말이죠
(시호) 아니, 사람 사는 집 맞아?
멀쩡한 게 하나도 없어
먹을 것도 없고
그러게
(도윤) 배고파요? 제가 나가서 뭐 좀 사 올까요?
슈퍼가 좀 멀긴 한데…
그래? [상운이 문짝을 탁 내려놓는다]
그럼 내가 다녀올게
(도윤) 그래요
어디 가는데?
아…
(상운) 저 슈퍼에 좀 다녀오려고요
다들 아무것도 못 먹어서요 [차분한 음악]
(활) 지금 밖에 나가면 위험해
기다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어, 난데, 어디야?
심부름 좀 해 줘야겠는데
(혜석) 아휴, 하다 하다 이제 [익살스러운 음악]
음식 배달까지 시키냐?
(활) 어쩔 수 없잖아
다리가 다쳐서 못 나가니까
- (혜석) 많이 다쳤어? 어디 좀 봐 - (활) 됐어
(혜석) 아휴, 그러게 조심하라고 내가 몇 번을 얘기해…
아, 네가 다치면 내가 귀찮아지잖아
아, 왜 들어와? 물건만 놓고 가!
(혜석) 아, 밥 먹고 갈 거야!
(활) 잔치 벌였어?
고기는 왜 사 와?
아니, 정육점 하는 사람한테
무슨, 먹을 거 갖고 오라 하면 당연히 고기지
와, 어, 정육점 하세요?
자주 오시면 좋겠다
- (혜석) 이 능글맞은 애는 뭐야? - (도윤) 예?
능글맞다는 말은 처음 들어 보는데
(도윤) 아! 쿨 가이라는 말은 들어 봤다
제가 좀 쿨해 보이긴 하죠?
쩝, 먹어도 돼요?
(혜석) 아가씨는 왜 잘 안 먹어?
자, 자, 자, 지금 딱 맞게 익었어 더 익으면 타, 응
감사합니다
(혜석) 다친 데는 없지?
아, 그러게 왜 도망을 쳐서 이 난리를 만들어!
왜 그랬어?
[의미심장한 음악]
저 아저씨 사진 보고요
(시호) 수상해서 도망친 거예요
- 무슨 사진? - (혜석) 어
(혜석) 아무것도 아니야
[웃음]
(상운) 안녕하세요 산에서 뵀었죠?
민상운이라고 합니다
고기 제가 구울게요
아유, 네, 예, 그럴래요?
[애잔한 음악]
(상운) 많이 먹어
(시호) 응
(혜석) 아, 후추를 좀 가져와야 되겠다
[혜석의 헛기침]
(활) 왜?
민상운 저 여자 그냥 저대로 둘 거야?
당분간은
옥을태가 계속 노리니까
뭐? 전생의 아내랑 그 아내 죽인 원수랑 같이?
(혜석) 야, 막장이 따로 없네
저 여자도 오케이 한 거야?
네가 무슨 짓을 꾸미는지 다 알면서?
나보다 옥을태가 더 싫은 거겠지
(혜석) 저 여자도 보통은 아니다
아니, 원수 잡겠다고 호랑이 굴에 들어앉아?
와…
[지글거리는 소리] (상운) 많이 먹어
(시호) 아, 언니도 먹어 그만 굽고
(상운) 나 먹고 있어
근데 이 시간에 고기는 잘 안 넘어가
(도윤) 왜요? 잘만 넘어가는데
[상운이 피식 웃는다]
(상운) 아, 맞다
근데 너 진짜 나이가 몇 살이야?
저번에 나한테 교복 입고 서른이라더니?
(도윤) 그건 상황상, 상황상…
(시호) 서른은 무슨 딱 봐도 애잖아
(도윤) 애라니요? 이래 봬도 저 산전수전
인생의 뭐, 단맛, 쓴맛 뭐, 별의별 맛은… [잔잔한 음악]
제가 다 느껴 본 사람이에요
(시호)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 학교도 안 가니?
- 방학인데요? - (시호) 거짓말
(도윤) 학교 가도 친구 없어서 재미없거든요?
(시호) 학교를 무슨 재미로 다니냐?
그래도 졸업은 해야지
(도윤) 검정고시 치면 되잖아요
야, 검정고시는 뭐 쉬운 줄 알아?
[도윤의 한숨]
(도윤) 인생에 쉬운 게 어디 있겠어요?
요즘 다 어렵게 살아요
누나,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시네, 진짜
- [헛웃음 치며] 뭐? - (상운) 야, 자, 자, 그만하고
(상운) 너희 고기나 먹어
너도 일로 와
(도윤) 저 더 주세요 [살짝 웃는다]
[쿵쿵거리는 소리]
누구지? [쿵쿵거리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올 사람이 없는데…
[도윤의 힘주는 신음] [쿵쿵거리는 소리]
나가요!
[도윤이 문을 달그락 연다]
[무거운 효과음]
(도윤) 또?
아, 왜 또 왔어요?
너 보러 온 거 아니야
이 집 주인 놈 어디 있어?
[문이 탁 닫힌다]
꼭 죽을 사람 같더니만 멀쩡하네
우리 둘만 얘기 좀 할까?
(호열) 그거
나도 끼워 줘
(활) 예?
뭐를요?
(호열) 불가살 잡는 거 말이야
민상운 씨 말로는 네가 불가살을 잡을 수 있다면서? [활의 한숨]
갑자기 왜요?
나쁜 놈 잡겠다는데 왜긴 뭘 왜야?
(호열) 그놈이 15년 전 민상운 모녀 사건 범인이잖아
게다가 불가살이랑 관련된 사건을
그놈이 모조리 덮고 있어
반드시 잡아야 돼
형사 그만두셨다면서요
(활) 이제 상관없잖아요
상관있어 [애잔한 음악]
그놈을 찾으면 묻고 싶은 게 있거든
(활) 왜요?
불가살이 형사님에게 뭔 짓이라도 했어요?
[어린 호열이 울먹인다] (호열 동생) [힘겨운 목소리로] 불가살이 왔어
불가살이…
[음산한 효과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겁먹은 숨소리]
그건 알 거 없고
(호열) 사람 죽이는 그런 괴물 새끼는
꼭 잡아야 돼
솔직히
처음엔 그쪽이 불가살인 줄 알았어
근데
민상운 씨가 같이 있는 거 보니까 그건 아니겠지
그래도 말이야
여전히 수상하단 말이지
뭐가 수상한데요?
당신 신원 조회가 안 되더라고
(호열) 마치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그리고 전생에 귀물인지 뭐시긴지 하는
그 연쇄 살인범들 찾았잖아
당신
진짜 뭐 하는 사람이야?
이름이 뭐야?
(극) 그럼 네 이름은
앞으로 '활'이다
'활'?
(극) 다시 살라는 의미다
활입니다
단활
'활'?
이름이 요상하네
(호열) 아, 요렇게
요렇게 쏘는 활?
아니야?
[한숨]
아무튼 신원 조회도 안 되는데
이 집이랑 차랑 다 누구 소유야?
이거 다 불법인 거 아니야, 응?
(혜석) 어이, 거기 아저씨!
듣자 듣자 하니 내가 참을 수가 없네
왜 남의 집에 쳐들어와서 사람을 못살게 굴어?
아저씨가 뭔데?
(도윤) 형사였대요, 전직 형사
(혜석) '전직'…
현직 형사도 아닌 양반이 왜 사람을 붙잡고 신문하고 그래?
아이, 그러는 아주머니는 누군데
(호열) 이렇게 마구 끼어드시나요?
(혜석) 이놈이 내 아들인데, 왜요? [흥미로운 음악]
아, 내가 남편 없이 애를 낳아서 호적에 못 올렸어요, 됐어요?
아이, 무슨 그런
(호열) 말도 안 되는 그런…
(도윤) [어색하게 웃으며] 아, 형사님
밥 드셨어요?
고기가 너무 좋아
- (도윤) 가요 - 아, 아니, 이거…
(도윤) 아이, 가요, 가요, 가요
(호열) 무슨 아들…
치…
(혜석) 씨…
아들?
그럼 어떡해
그래도 나 잘했지?
(활) 뭐? 고깃값?
(혜석) 아니, 집에 쌀도 없고 밥솥도 없어
사람들 굶길 거야? 이것저것 사 와야지
용돈도 좀 주면 좋고
[웃으며] 엄마 용돈
[깔깔 웃는다]
[한숨] [애교스럽게] 주세요
[혜석의 웃음]
(상운) 아… [상운이 살짝 웃는다]
형사님
아, 두 분 괜찮은가 싶어서 보러 왔어요
(상운) 아…
저, 어제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뭘요
15년 전엔 도움도 못 됐는데
(호열) 그보다
동생분 몸은 좀 어때요?
다친 데 없어요?
네
(상운) 저, 납치당할 때 머리를 좀 맞은 것 같은데
검사를 받아 봤으면 해요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호열) 예
(상운) 저희 병원에 좀 데려다주셨으면 해서요
(시호) [작은 목소리로] 왜? 괜찮다니까
(상운) 안 돼, 병원에 가야 돼
우리끼리는 아직 위험하고
저, 언니 말 들어요
말 나온 김에 바로 출발해요
(호열) 준비해서 나와요
- (상운) 응? - (시호) 괜찮은 거야?
(시호) 경찰도 믿지 말라고 한 거 아니었어?
아…
(상운) 근데 저 형사님은 믿어도 될 거 같아
시호야, 먼저 내려가 있어, 응?
(시호) 음, 진짜 괜찮다니까
[상운이 살짝 웃는다]
[상운의 놀란 숨소리]
[상운의 거친 숨소리] [철용의 힘주는 신음]
(상운) 도망쳐! 빨리!
[쓸쓸한 음악]
(활) 너를 도와줄게
너도 날 도와
그놈을 죽일 방법을 찾아
(활) 그놈을 죽이기 전까지
인간으로 살려 둘 테니까
[상운이 흐느낀다]
[풍덩]
[문이 탁 닫힌다]
[문이 탁 닫힌다]
(상운) 저기요
저 형사님이랑 동생 병원에 좀 다녀올게요
(활) 형사님?
그럼 넌 갈 필요 없어
형사님하고 둘이 다녀오라고 해
아, 아니요, 그, 저도 가야 돼요
집에 가서 챙겨 올 것도 좀 있고
(활) 버려, 다 쓸모없는 거니까
(상운) 쓸모없지 않아요
엄마랑 언니 유품이 있다고요
가족사진이랑
(활) 그게 쓸모없다는 거야 네 가족이 아니야
어쩌다 환생 중에 너한테 엮인 운이 없는 사람들일 뿐이지
[어이없는 숨소리]
와, 진짜…
(상운) 그 말 들으니까 저 더 갔다 와야겠네요
[탁]
[무거운 음악] (활) 내 말 이해 못 하겠어?
넌 나 없인 아무 데도 못 가
나한테 옥을태를 죽여 달라고 부탁한 순간부터
넌 내 거야
내 말대로 해
[무거운 효과음]
(상운) 아니요 뭔가 착각하나 본데요
여기 내가 있고 싶어서 있는 거예요
당신은 내가 찾은 칼이니까
옥을태를 죽일 수 있는 칼
[한숨]
그 집엔 갈 생각도 하지 마
(활) 옥을태가 칼을 갈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멀어지는 발걸음]
[불길한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어두운 음악]
[상자를 툭 놓는다]
잘도 도망치고 다녔네
우리 민상운 씨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이것 봐라
결국 그 방법까지 쓸 거야?
[수첩을 툭 놓는다]
[풀벌레 울음]
(시호) 왜 갑자기 안 간다는 거야?
(상운) 형사님이랑 같이 가면 되잖아, 응?
죄송해요, 부탁 좀 드릴게요
(호열) 아, 죄송할 게 뭐 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 갈까요? - (시호) 아, 네
[자동차 시동음]
(도윤) 누나!
맛있는 거 많이 사 올게요
그동안 형이랑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요
(혜석) 시끄러워
어, 조심히 다녀와
(상운) 운전 조심하세요
[무거운 음악] [헛기침]
[노크 소리가 난다]
다리는 다 나은 거예요?
보다시피
(상운) 그럼 사람들 없는 틈에 그 얘기 좀 해요
옥을태를 죽일 방법에 대해
[무거운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이거
이거 진짜 나예요?
[쓸쓸한 음악]
(활) 내가 말했잖아
너한테는 수많은 전생이 있었다고
그 흔적이야
[상운의 아파하는 신음]
[상운의 힘겨운 숨소리]
(상운) 왜 이래요
다쳤는데 왜 말 안 했어?
별거 아니에요
(활) 앉아 있어
(상운) 그냥 삔 거라니까요
(활) 터럭손한테 다친 거 아니야? 다리 못 쓰고 싶어?
옥을태가 쳐들어오면 들쳐 메고 달리게 할 거야?
민폐 끼치지 마
[애잔한 음악] 그럴 일 없어요
[부스럭거리는 소리]
[활이 서랍을 탁 닫는다]
저기, 내가 할게요
(활) 내가 하는 게 빨라 많이 해 봤으니까
(활) 네가 전생에 얼마나 잔인한 악귀였는지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이럴 필요 없어요
날 죽이려던 당신이
(상운) 자꾸 날 도와줄 때마다 헷갈린다고요
그러니까 이렇게 쓸데없이 잘해 줄 필요 없다고요, 나한테
[활이 서랍을 드르륵 연다]
나 당신 말대로 할게요
전생에 내가 불가살이었고 당신 가족을 죽였다면
옥을태가 죽으면 혼을 돌려줄게요
내가 불가살이 돼서 우물에 갇힐게요
[헛웃음]
난 또 무슨 대단한 얘기를 한다고
(활) 네가 결정한 듯이 얘기하지 마
너한테 선택권은 없으니까
아니요
[무거운 음악]
(상운) 선택권은 나한테 있어요
내가 당신을 배신할 수도 있으니까
- 배신? - (상운) 당신도 약점이 있잖아요
(상운) 다치면 사람처럼 고통을 느끼고
상처 회복 시간도 걸려요
내가 당신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다치게 하면
도망칠 수 있어요, 나
도망치면 또 찾아내면 그만이야
몇십 년이고 몇백 년이고
고통스럽잖아요
(상운) 시간이 걸리면 걸릴수록 고통스럽잖아요
가족을 잃은 기억 때문에
힘들잖아요
나도 겪어 봐서 알아요
대신
당신 말이 사실이라는 걸 좀 증명해 주세요
그럼 당신 뜻대로 할게요
내 혼이
원래 당신 혼이었다는 증거가 있어요?
너를 노리는 그자들
(활) 터럭손, 그슨새
다 내가 죽였던 귀물들이야
나에 대한 원한 때문에 내 혼을 가진 너를 쫓는 거고
그럼 내가 불가살이라는 증거는요?
불가살이었던 네가 내 혼을 빼앗을 때
(활) 내가 네 어깨에 칼을 찔렀어
[날카로운 효과음] [활이 칼로 푹 찌른다]
[힘겨운 신음]
(활) 네 스스로 그 상처에 저주를 걸었고
(여인) 나는 다시 태어난다
네가 준 이 상흔을 가지고 [바람이 휭 분다]
환생한다고 했어
[고조되는 음악]
어깨에 그 상처를 가지고
어깨의 상처요?
(어린 상운) 아니
이상한 남자가 따라와서
얼굴 봤어?
어떻게 생겼어?
(어린 상운) 차에서 내리더니 어깨를 볼 수 있냐고 하던데?
(활) 15년 전 네 언니의 시신을 확인했을 때
그 상처가 있었어
혼을 나누어 쌍둥이로 태어난 네 어깨에도
분명히 그 상처가 있을 거야
[무거운 음악]
당신 말대로
(상운) 우리 언니는 태어날 때부터 어깨에 흉터가 있었어요
근데요, 난
흉터 같은 거 없이 태어났어요
그럼 나는
불가살이 아니잖아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너…
진짜 뭐야?
[쓸쓸한 음악]
(활) 네가 일곱 번째로 죽었던 곳이야
[펑]
(활) 마을 사람들은
미친 큰딸이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친 거라고 했어
(상운)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요
(활) 전생의 기억을 찾아야 해
옥을태를 죽일 방법을 기억해 내야 한다고
(남자) 부르시면 달려와야죠
(혜석) 여섯 살 때 활이 날 구해 줬어
(시호) 제가 한번 확인해 봐 드릴까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을태) 이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을태의 비명]
하루라도 빨리 없애야 돼
.불가살↲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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