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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의 신부 1


 [안내 음성]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이후…


 [다급한 숨소리]  [안전띠를 달칵 푼다]


 [불안한 숨소리]


 [휴대전화 발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떨리는 숨소리]


 [기묘한 배경음악]  [무거운 한숨]


 [놀란 숨소리]


 [거친 숨소리]


 [안정되는 숨소리]


 [한숨]


 [불안한 배경음악]


 아, 예, 안녕하십니까


 (혜승) 아, 네,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시죠?


 예, 저희는  남부지법에서 나왔습니다


 지금부터 압류 시작하겠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혜승) '압류'요?


 [당황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카메라 셔터음]


 차는 그냥 두시면 안 돼요?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이아몬드  골프 클럽"


 [쿵 하는 효과음]


 (남식) 어떡하지?


 오늘 멤버가 전부 임원들인데


 내가 제일 따까리라  못 빠질 것 같은데


 그래서?


 하필 당신 생일날  라운딩을 잡았다고?


 아이, 사장님이 치자는데  생일이 어디 있어?


 아무튼, 최대한 빨리 들어올게  [골프 가방을 집어 든다]


 (혜승) 알았어


 미안해


 [오프닝 음악]


 [한숨]


 (혜승) 힘들었지만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쾌한 팝송 배경음악]


 - (디미트리) [영어] 여기 있었네  - (형주) 안녕, 디미


 미국엔 언제 갈 거야?


 스케줄 보고 연락할게


 [한국어] 왜, 너 시합 있어?


 (성재) 음, 요트 한 대 사려고


 얘가 예쁜 거 봐둔 게 있다고  그러네


 [호찬이 감탄한다]  [영어] 너희는? 같이 갈래?


 한 대면 됐지


 (호찬) 디미트리


 얜 요트보다  말 그림 그려진 차를 더 좋아해


 - 페라리?  - (호찬) 응


 (디미트리) 페라리면 그럴 만하지  [함께 웃는다]


 - (여자1) 자기야, 가자, 얼른  - (디미트리) 알았어


 (성재) 디미!  [진수의 환호]


 (진수) 요, 디미!


 [한국어] 야, 너 미쳤어?  운동 너무 많이 하지 마!


 [탄성]


 (진수) 아…  [성재의 웃음]


 야, 너희들 내일 어떻게 할 거야?  갈 거니?


 나 호찬이랑 무조건 갈 건데, 응?


 어딜?


 - 렉스  - 렉스


 렉스가 어디니?


 (혜승) A라는 대상을 설명하는 데


 B라는 대상의 비슷한 성질을  끌어다 설명하는 방법이다


 어, 오늘은 여기까지


 자, 우리 스카이반  구호 한 번 외칠까?


 (학생들) 우리는 스카이!


 나가자, 이기자, 부수자, 스카이!


 그렇지, 정리해


 - (학생1) 우리 뭐 먹을래?  - (학생2) 음, 떡볶이 먹자


 [혜승의 한숨]


 너, 핸드폰!


 - (학생3) 안녕히 가세요  - [웃으며] 어


 [문이 드르륵 닫힌다]


 (교수 부장) 애들 소리가  쩌렁쩌렁하네요


 [혜승의 옅은 웃음]  참 1년밖에 안 되셨는데  서 선생님 인기가 아주 대단하세요


 아휴, 뭘요


 [문이 드르륵 열린다]


 [한숨]  [문이 드르륵 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렉스'?


 [경쾌한 배경음악]


 [부릉거리는 자동차 엔진 소리]


 왜 이렇게 빨리 달려, 인마


 (성재) 얼마 안 달렸어


 - (진수) 갖고 왔어?  - (성재) 어? 어, 그럼


 (진수) 안녕하세요!


 여기 있습니다


 [세련된 현악기 연주곡이 흐른다]


 [현대적 비트와 성악이 흐른다]


 [박수 소리]


 [음악이 잠잠해진다]


 (진수) [작게] 백재희 아니야?


 - (호찬) 오, 야  - (진수) 백재희 아나운서 맞지?


 (성재) 실물이 낫다, 야


 (재희) 안녕하십니까


 슈퍼 카 오너스 클럽 페스타


 사회를 맡은  아나운서 백재희입니다


 [진수의 탄성]


 올해는 좀 더 특별하게  꾸며 보았는데요


 2부에서는


 여러분이 너무도  좋아하시는 신의 물방울이죠


 로마네 콩티


 2013년 빈티지 시음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진수의 옅은 탄성]


 그럼 오늘의 주인공이시죠


 렉스의 얼굴


 최유선 대표님이십니다


 (유선) 안녕하십니까


 최유선입니다


 우리 사회 각계에서  문화와 경제를 선도하시고


 하이엔드의 삶을 누리시는  대한민국 0.1%를 모시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마음껏 누리시고 부디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현대적인 비트와 음악이 흐른다]


 [진수의 탄성]


 (유선) 하버드 졸업에  골드만삭스까지


 제가 예쁜 신붓감  찾아드려야겠는데요


 [함께 웃는다]


 (남자1) 이 친구는 이번에  성형외과 4호점 개원했어요


 아, 참고로 돌싱이에요


 [여자2의 옅은 웃음]


 축하드려요, 원장님


 (남자2) 감사합니다


 [함께 웃는다]  (여자2) 대표님


 저 이번에 피부과 개원했습니다


 관리받으러 한번 오세요


 (호찬) 이야, 최 대표 대단해


 (진수) 왜, 왜?


 이번에 청보 그룹이랑  NK 백화점 있지?


 - (진수) 응  - 드디어 결실을 맺으셨네요


 (호찬) 그거 결혼시킨 것도  저 양반이라던데?


 - (성재) 오호  - (진수) 그래?  [계속 통화한다]


 (진수) 듣던 대로  대한민국 혼맥의 중심


 - (호찬) 온다  - (진수) 아, 그래  [진수의 헛기침]


 변호사님은 친구분 데려오신다더니  왜 아직 소식이 없으세요?


 형주요? 재혼 생각 없대요


 없다 그러셔도  오시면 다들 좋아하시던데


 [남자들의 웃음]


 - (유선) 어, 혹시…  - (호찬) 어유, 맞습니다


 라이언소프트 최성재 대표  우리 다 대학 동기예요


 - 안녕하세요  - 처음 뵙겠습니다


 (진수) 얘 안 돌싱이에요


 대표님한테  아무런 영양가가 없습니다, 예


 유부남이라 죄송합니다  [함께 웃는다]


 마누라랑 깨지면 꼭 연락드릴게요


 [웃음]  아니요, 오래오래 행복하셔야죠


 (진수) 아, 저…


 백재희 아나운서  만날 수 있을까요?


 (유선) 저한테  따로 연락 주시겠어요?


 (진수)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호찬의 웃음]


 [진수의 탄성]  (성재) 아이고


 [함께 웃는다]


 [잔잔한 배경음악]


 행사가 작년보다  성공적으로 끝난 거 같습니다


 올해도 보도 자료는  돌리지 않으실 예정이십니까?


 쓸데없이 뭐 하러요


 노출 싫어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새로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대단한 VIP분들도 많으시고요


 좋은 상품일수록  조심스럽게 조용히


 - (유선) 아셨죠?  - 네, 대표님


 (유희) 안녕하세요, 대표님


 [부스럭거린다]


 진유희라고 합니다


 아, 저 렉스 회원이에요


 변호사시네요?


 네, 혹시 도움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대표님


 그럼…


 [삑 소리]


 (혜승) 민지야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미옥) 어


 - (혜승) 어  - (미옥) 어, 밥은?


 먹었지, 민지는 뭐 해?


 으응, 누웠어, 피곤하대


 (혜승) 어


 [가방을 탁 놓는다]


 (혜승) 뭐야?


 "렉스"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


 뭔가 했네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야?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새 출발 해


 엄마, 내가 지금 결혼하게 생겼어?


 거기 비싼 데야


 잔말하지 말고 가서 상담받아


 [한숨]  얼마 줬는데?


 [짜증 섞인 한숨]


 미쳤어? 돈 천이  뉘 집 애 이름이야?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부자 만나려면  그 정도는 투자해야지


 [한숨]  (미옥) 그리고 그게 제일 싼 거야


 너, 거기 가입비가  2억짜리도 있더라


 [미옥이 부스럭댄다]  근데 무슨 돈으로?


 간다


 [당황한 숨소리]


 (혜승) 반지 팔았어?


 아유, 그거 그냥  귀찮고 걸리적거려


 팔면 어떡해? 아빠가 해주신 건데


 당장 가서 환불해


 (미옥) 나, 그깟 거 다 팔아도


 [울먹이며] 너만 잘되면  엄마는 여한이 없어


 [혜승의 한숨]


 엄마!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한숨]


 [한숨]


 (혜승) 어, 영서야


 (영서) 어, 혜승아, 괜찮아?


 민지 때문에 많이 속상하지?


 (혜승) 어?  [가방을 탁 놓는다]


 - 뭐?  - (영서) 몰라?


 소은이가 와서 그러는데


 애들이 또, 아휴


 민지 지나가는데  뒤에서 쑥덕쑥덕했대


 민지 아빠 얘기?


 (영서) 어, 민지가 화가 나서  한바탕했나 봐


 (영서) 아유, 한두 번도 아니고  진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미안, 나중에 전화할게


 [통화 종료음]  [속상한 숨소리]


 [쓸쓸한 배경음악]


 애들이랑 싸웠다면서


 차라리 전학 갈까?


 가자, 아무도 모르는 데로


 싫어


 언제까지 그렇게  괴롭힘당하고 있을 거야?


 그러라지 뭐, 난 안 가


 걔들 누구야? 엄마가 만나볼게


 됐어, 그럴 가치도 없는 것들이야


 (민지) 날 이길 자신도 없으면서


 찌질하게 뒤에서 갈구는 루저들


 엄마까지 끼어들면 나만 모양 빠져


 오늘은 좀 쉬지?


 한국대 가라며  그래야 다시 예전처럼 산다며


 [한숨]


 한국대 갈 거야


 내가 자기들이랑 다르다는 거  보여줄 거야


 [펜이 달각거린다]  [종이가 사락거린다]


 [한숨]


 (남식) 우리 이혼하자


 [흥미로운 음악]


 [술을 쪼르륵 따른다]


 [술병을 달그락 놓는다]


 [유희의 거친 숨소리]


 [유희의 거친 숨소리]


 뭐? 방금 뭐라 그랬어?


 이혼하자고


 술 마셨어?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혜승) 농담이라도  그런 말 하지 마


 (남식) 미안하다


 [착잡한 숨소리]


 [한숨]


 음, 그게…


 여자 생겼니?


 [불안한 배경음악]


 [혜승의 기가 찬 숨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미안해, 내가 나쁜 놈이야


 [떨리는 숨소리]


 이혼 못 해줘


 여보


 [성난 숨소리]


 (남식) 나도 이런 얘기  쉽게 하는 거 아니야


 그동안 많이 생각했다고!


 소리 죽여, 민지 들어


 [답답한 숨소리]


 [문이 열린다]


 [혜승의 흐느끼는 숨소리]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민지 전교 1등 해내고  당신 상무이사 만들었어


 하루 종일 살림하고


 시어머니 받들면서 잘 살았잖아


 (혜승) 지난 15년 동안


 날 위해서 한 거라고는  대학원 공부밖에 없어


 당신은 당신 일만 하면서  살았잖아!


 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한숨]


 그래, 알아


 맞아, 당신 좋은 여자야  그동안 잘했어


 (남식) 그렇지만


 나도 내 맘이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어


 [혜승이 흐느낀다]


 민지는 어쩔 건데?  자식까지 버릴 거야?


 민지는 내가 끝까지 책임질 거야


 [흐느끼며] 여보, 여보!


 [혜승이 흐느낀다]


 [혜승이 계속 흐느낀다]


 (혜승) [흐느끼며] 여보…


 [남식의 피곤한 숨소리]


 [어이없는 숨소리]  뭐 해?


 증거 인멸?


 [불안한 배경음악]  [헛웃음]


 [어이없는 듯 웃으며] 아이고


 (남식) 아이고, 참 나  [남식의 헛기침]


 "형강 그룹"


 잘 지냈어?


 (혜승) 집으로 들어와


 원하는 대로 해줄게


 [잔잔한 배경음악]


 당신 말이 맞아


 길고 긴 인생인데


 남은 평생  마음은 딴 데 가 있고


 몸은 여기 있는 거


 나도 싫어


 가


 이혼해 줄게


 [휴대전화 진동음]


 [옅은 한숨]


 [진동음이 계속 울린다]


 [서랍을 드르륵 연다]


 [진동음이 끊긴다]


 [약통을 달그락 놓는다]  [서랍을 드르륵 닫는다]


 [휴대전화 알림음]


 (남식) 잠깐 좀 보지


 (남식) 왜 자꾸 피하는 거야?


 일 때문에 너무 바빴어요


 왜요, 무슨 일인데요?


 그 돈 말인데


 나 그냥 손절할 테니까  빨리 좀 빼 줬으면 좋겠어


 (남식) 한 30% 빠졌다고 했지?


 그럼 뭐, 한 5억쯤 되겠네


 [남식의 한숨]  그거 지금 없는데…


 그게 무슨 말이야?


 제가 급한 일 생겨서 좀 썼어요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거 위자료라니까


 아니, 그걸 빨리 줘야  어떻게든 마무리할 거 아니야


 이혼하지 마세요


 [충격에 빠진 효과음]


 - 뭐?  - 이혼하지 마시라고요  [불안한 배경음악]


 너 갑자기 왜 이러니?


 그리고 차명은 불법인 거  모르셨어요?


 그렇게 하라고 한 건 너야  그래야 더 안전하다며


 [어이없는 웃음]  그런다고 진짜 해요?


 그건 상무님 욕심이죠


 너 자꾸 왜 이러는 거니?


 너 이럴 거면서


 왜 나한테 이혼하라고 했니, 응?


 제가요?


 저 이혼하라고 한 적 없어요


 (유희) 그리고 그 돈


 내 명의로 돼 있으니까  내 돈이에요


 [충격에 빠진 효과음]


 [문이 철컹 닫힌다]


 [떨리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달그락 집는다]


 (여자3) 선배, 선배


 (여자3) 저…  [휴대전화를 달그락 놓는다]


 감사팀에서 우리 털고 있대요


 감사팀이? 왜?  [긴장되는 배경음악]


 '배임 횡령'이라니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감사 팀장) 상무님이  TX 엔지니어링 인수 합병


 총괄하실 때


 그쪽 대표가  좋은 조건으로 인수해 달라고


 10억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 적 없습니다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합니까?


 진유희 팀장이 증언했는데요


 진 팀장이요?


 (남식) 그 10억


 진유희 팀장이 받은 겁니다


 권리 분석 유리하게 해준 대가로요


 왜 그 여자 말만 듣고 와서  이러세요?


 쯧, 뭐, 그렇다면  왜 알고도 가만히 계셨습니까?


 TX 엔지니어링 최명우 사장이  다 자백했습니다


 상무님한테  10억 현금으로 줬다고요


 어, 최 사장님


 [남식의 웃음]  (남식) 최명우 사장님…


 [흥미진진한 배경음악]


 [작게] 말도 안 돼


 다, 다 거짓말이에요


 그 통장 보여드릴 테니까  확인해 보세요


 씁, 그 진유희 팀장 이름으로 산  주식 7억


 그거 상무님 거라면서요?  그 돈 어디서 났습니까?


 제 돈하고 저희 어머니 돈입니다


 어머니께서 저한테  뭐 맡기신 게 좀 있어요


 근데 왜 진유희 팀장 이름으로  사신 거예요?


 [답답한 한숨]


 [남식의 한숨]


 (남식)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수 합병이 끝나고 나서야


 진유희 팀장이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불러서 추궁을 해보니까


 사정이 있었다고  좀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진유희 팀장 얘기는 다르던데요


 (녹음 속 유희) 상무님이랑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녹음 속 유희의 한숨]


 깨어나 보니까 호텔 방이었어요


 옷은 다 벗겨져 있었고  [녹음 속 유희의 떨리는 숨소리]


 성폭행이었죠


 그 일을 빌미 삼아서  협박이 계속 이어졌고


 [한숨 쉬며] 억울했지만


 회사 생활을 계속하려면  어쩔 수가 없었어요


 회사에서는  비위 사실이 확인된 이상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 팀장) 상무님 거취 문제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할 겁니다


 [큰 소리로] 진유희!


 (남식) 너 나랑 얘기 좀 해


 - 저 할 얘기 없어요  - (남식) [큰 소리로] 뭐?


 성폭행? 협박?


 내가 언제 그랬니?


 네가 먼저 나 좋다고  네가 먼저 시작한 거잖아!


 어디 가? 어디 가, 진유희!


 진유희, 너 나한테 왜 그래?


 너 지금 날 가지고 논 거야?  그런 거야?


 말해 봐, 진유희! 말해 봐!


 [거친 숨소리]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훌쩍인다]


 [휴대전화 조작음]


 [잔잔한 클래식이 흐른다]  (점원) 어서 오세요


 [한숨]


 (혜승) 무슨 일이시죠?


 남편 간수 좀 잘하실래요?


 - 뭐라고요?  - (유희) 강 상무님


 자기 직위를 이용해서  나를 협박한 거라고요


 그래 놓고 자꾸  나한테 결혼하자고 하시는데


 제발 나 좀 괴롭히지 말라고  해 주실래요?


 그거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르세요?


 두 사람, 사랑한 거 아니에요?


 [헛웃음 치며] 사랑…


 '사랑'이요?


 당신 남편은


 더러운 성폭행범이야


 [쓸쓸한 배경음악]


 (혜승) 당신  이렇게 최악인 줄 몰랐어


 [떨리는 목소리로] 어떻게  그런 짓을…


 당신이 인간이야?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


 왜 내 말을 못 믿는 거야?


 왜 당신까지…


 [남식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진동음이 계속 울린다]


 [분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떨리는 숨소리]


 [진동음이 멈춘다]


 네


 (남자3) 여보세요?  강남식 상무님 되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여기 강남 경찰서인데요


 진유희 씨가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셨습니다


 [무거운 배경음악]  내일 조사받으러  좀 나와 주셔야겠는데요


 여보세요?


 [통화 종료음]


 [헛웃음]


 (남식) 고소할 겁니다


 (임원) 강 상무  입증할 방법이 없잖아


 [탁자를 탁탁 치며] 본인이  당했다는데


 그동안 주고받았던 문자 통화 내역  그거 다시 복원하면 됩니다


 아, 강압 때문에 했다고 그러면  뭐라 할 건데?


 거, 일 크게 벌이지 말고


 갈 만한 데 알아볼 테니까  조용히 처리하지


 회사에서는  비위 사실이 확인된 이상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깊은 한숨을 내쉰다]


 [오묘한 배경음악]


 (대표) 너  강 상무도 만나고 있었어?


 강 상무가 일방적으로  나 괴롭힌 거라니까요


 그러니까


 징계 먹여서 내보내라고요


 에이 씨, 유능한 친구인데


 그러니까 왜 결혼을 하자고 해서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달그락 집는다]


 (남식) 전화받아, 할 얘기가 있어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남식) 응, 나야


 미안해


 당신한테


 정말 미안해


 [쓸쓸한 배경음악]


 진유희한테 속은 거야


 자기가 저지른 짓을 덮으려고  [남식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 쉬며] 날 이용했어


 이제 그건  내가 다 덮어쓴 꼴이 됐고


 [어이없는 숨소리]


 [코를 훌쩍인다]


 [헛웃음 치며] 나…  나 이제 다 잃었어


 회사도


 집도  [깊은 한숨을 내쉰다]


 [울먹이며] 당신도


 [남식의 떨리는 숨소리]


 [흐느끼며] 어휴, 병신같이  그런 여자한테 속아서


 [옅은 한숨]


 울긴 왜 울어?


 [남식이 흐느낀다]  그렇게 좋아서 갔으면서


 진짜


 당신 볼 낯이 없다


 [입소리를 쩝 낸다]


 당신하고 민지한테 정말…


 [한숨]  너무 미안해


 (남식) 잘 지내


 고마웠어, 혜승아


 그리고


 민지한테


 [옅은 웃음]


 아빠가 정말 사랑한다고 전해 줘


 끊을게


 [통화 종료음]


 여보


 민지 아빠


 [의미심장하고 불안한 배경음악]


 [통화 연결음]


 [통화 연결음이 이어진다]


 [휴대전화 진동음]


 [벨 소리]


 어, 영서야


 (영서) [가쁜 목소리로]  지금 들어왔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데?


 알았어, 끊어 봐


 [기기 조작음]


 [쿵]  [혜승의 놀란 비명]


 [혜승의 떨리는 숨소리]


 [슬픈 배경음악]


 [떨리는 숨소리]


 [경쾌하고 모험적인 배경음악]


 [무기 휘두르는 소리]


 [무기 휘두르는 소리]


 [바람 소리]


 (개발 팀장) 어떠세요?


 (형주) 야, 이거 대박이다


 이거 오늘 바로  오픈 베타 시작하자


 (개발 팀장) 예?  아니, 클로즈 테스트가 아니고요?


 전 세계에다 오류 뽀록내자고요?


 아니, 대신 빨리 수정할 수 있잖아


 아니면


 뭐, 출시일 맞출 수 있어?


 (개발 팀장) [한숨 쉬며] 형


 잘못되면 이거  오픈 베타에서 끝나는 수가 있어요


 글로벌 개망신당하고  론칭 못 한다니까요, 이거


 아니, 그 정도도 자신이 없어?


 아, 개발 팀장이 뭐 이래, 이거?


 (개발 팀장) 아, 형!


 (형주) 또 개겨!  이사님, 얘 잘라요


 (개발 팀장) 하, 대표님, 진짜…


 (형주) 해! 난 자신 있으니까


 내가 언제 안 되는 거에 베팅해?


 그, 반대자들 다 사표 내요  내가 확 다 수리해 버릴 거야


 [새들이 지저귄다]


 (지선) 어떠세요?


 저희 블랙 회원님들 중엔  연령대가 낮으신 편인데


 [잔잔한 배경음악]  (여자3) 선배


 저 사람 이형주 대표 같은데요?


 하이블 대표요, 재계 30위


 혹시 그런 분 없어요?


 (유희) 어, 잘생기고 젊어 보이고


 40대 돌싱에


 재계 30위 안에 드는  IT 기업인 같은?


 저희 회원분들 중엔  그런 분 안 계십니다


 그래요?


 (지선) 근데 왜 굳이  재혼자를 고집하세요?


 회원님 정도면 얼마든지  근사한 미혼과 매칭 가능하신데요


 그 정도는 제가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는데


 굳이 렉스를 찾아왔겠어요?


 (유희) 저는 최상의 블랙을 원해요


 [옅은 웃음]


 (노 여사) 우리 집안이  조금 까다로운데


 올해 결혼한 100대 기업  반은 대표님이 하셨다면서요?


 그룹 회장님들도 손주들  혼인 맡기신다고 들었는데


 정말이에요?


 죄송하지만, 회사 기밀이라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흡족한 숨소리]


 [부드러운 배경음악]


 요즘은 강사 자리가 쉽지가 않아요


 아, 이런 거라도 있어야, 그


 겸임이라도 줘, 이놈의 대학이


 (학과장1) 서 선생 도울 사람  누가 있어?


 나니까 나선다, 진짜, 에이


 감사합니다, 교수님


 [옅은 웃음]


 [학과장1의 헛기침]


 어유, 됐어요, 됐어  자, 원샷!


 (학과장1) 카, 어유


 술 세네!


 [옅은 웃음]  [학과장1의 웃음]


 [힘주는 신음]


 [학과장1의 헛기침]


 [잔을 달그락 놓는다]


 [숨을 하 내뱉는다]


 [긴장되는 배경음악]


 역시 나이도 있고 그래야  뭔가가 통해


 (학과장1) 아, 요즘 애들은  눈만 쳐다봐도 뭐라 그래 가지고


 [웃음]


 내 마음 알지?


 나갈까?


 지금 말고요


 전임 만들어 주면요


 제가 말씀드렸죠, 매니저님


 전 재혼 상관없다고


 대신 누가 들어도 알 만한 가문


 (미진) 그런 데랑  해주시란 말이에요


 네, 블랙 등급으로


 [한숨]


 [코를 훌쩍이며 한숨을 내뱉는다]


 [깊은 한숨]


 (학과장2) 응, 서로 인사들 하지


 이쪽은 스탠퍼드가 낳은  세계적인 석학


 차석진 교수!


 [학과장2의 웃음]  00학번이고 은둔형 천재야


 (석진) 선배님…


 [웃으며] 그리고 이쪽은  정미진 교수!


 [학과장2의 웃음]  처음 뵙겠습니다, 정미진입니다


 차석진입니다


 (학과장2) 너 아직 안 갔냐?  혹시 갔다 왔어?


 안 가고 싶었는데 못 갔습니다  [석진의 웃음]


 (학과장2) 그래?  [학과장2의 웃음]


 그럼 둘이 잘해 보면 되겠네


 [교수의 웃음]  갑자기요?


 (학과장2) 자, 한 잔씩 하자고


 - 자  - (교수) 자


 (학과장2) 정미진  차석진을 위하여!


 - (석진) 위하여!  - (교수) 위하여!  [학과장2의 웃음]


 반갑습…


 [학과장2와 교수의 시원한 숨소리]


 (석진) 혜승아


 [잔잔한 배경음악]


 오랜만이다


 (혜승) 어…


 잘 지냈어?


 (혜승) 응


 여긴 어떻게…


 학과장님 좀 뵙느라고


 (석진) 너…


 결혼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어


 나 가봐야겠다


 잠깐만


 이거


 (석진) 필요하면 연락해, 혹시라도


 (혜승) 응


 [학과장1의 힘주는 숨소리]


 (학과장1) 어, 서 선생  오늘 잘 먹었어


 그, 티오 나면 내가 연락할게


 - (작게) 네  - (학과장1) 아, 그리고


 그, 어차피 죽으면  다 썩어 없어지는 몸이야


 또 봐


 [쓸쓸한 배경음악]


 [불편한 숨소리]


 [못마땅한 한숨]


 (석진) 혜승아


 혜승아, 잠깐만…


 (형주) 어머니


 일방적으로 이러시면 어떡해요?


 난 준호 어미한테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


 그 애는 나한테도 치욕이야


 저 그 사람 때문에라도  서두르고 싶지 않아요


 아시잖아요  저 여자라면 지긋지긋해요


 그래서? 계속 혼자 살 거야?


 (노 여사) 준호 아직 어려


 엄마 손 많이 갈 나이인데  미안하지도 않아?


 [잔잔한 배경음악]


 최유선 대표가 너 찾아갈 거다


 만나서 상담해 봐, 어미 부탁이다


 [노크]  [문 열리는 소리]


 (형주) 아들, 공부 잘돼?


 (준호) 몰라


 아들


 아빠랑 게임 한 판 뜰까?


 뭐야?


 [게임 패드 조작음]  [게임 소리가 흐른다]


 나 동생 필요 없어


 - 뭐?  - 나 동생 필요 없다고


 누, 누가 뭐래, 인마?


 [준호의 한숨]


 [탁탁 두드리며] 아, 이거 왜  아이, 나만 이렇게 느려, 이거


 [오묘한 분위기의 배경음악]


 (도우미) 회장님이  내놓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요


 [바둑알을 달그락거린다]


 [조용히 문이 열린다]


 (용환) 응


 (유선) 갑자기 사진을 꺼내셨어요?


 (용환) 어


 자식새끼 보고 싶어지는 게


 죽을 때가 됐나 봐


 [용환의 껄껄 웃음]


 [배경음악이 비장하게 고조된다]


 [책을 탁 넣는다]


 [흥미로운 배경음악]


 [딩동 벨 소리]


 (노 여사) 미혼이면 좋겠어요


 너무 많이 배운 여자  전문직, 연예인


 나는 안 좋아요


 그냥 명문 여대 나온 정도?


 내조 잘하고


 우리 손자 잘 보살펴 줄  양갓집 참한 아가씨로


 [우아한 음악이 흐른다]


 처음 뵙겠습니다, 들어오시죠


 - (형주) 앉으시죠  - (유선) 네


 (유선) 전망이 참 좋네요


 그래서 혼자 조용히  일하고 싶을 때만 오고 있습니다


 뭐, 주로 게임만 하지만요


 저희 어머니가  원래 그러시는 분이 아닌데


 요즘 절 참 힘들게 하시네요


 아드님을 걱정하시는  어머님의 마음이시죠


 (형주) 그런데 전 어머니랑  생각이 좀 달라서요


 서두르고 싶지도 않고  일 때문에 워낙 정신이 없어서요


 저는 대표라는 자리가


 기업의 반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배경음악]


 결혼은 대표자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는 필수 요소고요


 (형주) 대표자의 독신 생활이


 기업에 타격을 준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재혼하지 않고 혼자 쭉  사시는 분들도 무척 많습니다


 기업은 시스템이니까요


 네, 맞습니다


 그래서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오너 리스크를 두려워하죠


 결혼은 모두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전략입니다


 글로벌 슈퍼리치들도 대부분  안정된 결혼 생활을 이루고 있죠


 별로 설득력이 없는데요


 그러신가요?


 그럼 이건 어떠세요?


 대표님의 이혼을  만회할 수 있는 결혼


 [배경음악이 한층 흥미로워진다]


 (유선)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표님 같은 분이 이혼하셨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할까요?


 유책 배우자가 사모님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한숨]


 그만하시죠


 이제 보여 주셔야죠


 예의 없이  함부로 떠드는 사람들에게


 (유선) 그리고 대표님이  남자로서도 얼마나 유능하신지


 죄송한데


 전 여자를 믿지 않습니다


 무너진 자존심


 회복하세요


 모두의 앞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눈부신 아내로


 대표님은  참 재밌는 사업을 하시네요?


 (형주) 남녀 사이의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순수한 사랑은 없다고 봅니다


 사랑이라는 것도  이익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속물적인 행위죠


 사람들은 결국 욕망을 선택하면서


 스스로 사랑이라고 믿는 겁니다


 [흥미진진한 배경음악]


 (유선) 특급 상품이 들어왔습니다


 블랙 중에서도 슈퍼 블랙입니다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  동 대학원 석사


 아들 하나, 자산 2조


 글로벌 게임 회사 하이블의  이형주 대표입니다


 [챙 번뜩이는 효과음]


 원하는 여성의 조건은요?


 모친과는 생각이 좀 다르더군요


 30대 초중반  아래 밸류도 가능하고


 초혼, 재혼, 다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원했어요


 그럼 밸류 상관없이


 매칭 가능한 회원으로  추려 보겠습니다


 (유선) 재혼에 대한 의사가  그다지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성혼까지 성공시킬 수 있도록


 매력적인 후보를 제시해야 하겠죠


 [부드러운 배경음악]


 (직원) 안녕하세요  상담하러 오셨나요?


 (혜승) 아니요


 환불을 좀 하려고요


 저희 어머니가 말도 없이  그냥 가입을 하셔서


 아, 저희 이사님 담당이셨네요


 잠깐 앉아 계시면 제가  상담 끝나는 대로 말씀드릴게요


 [옅은 웃음]


 좋아요, 마음에 들어요  매칭해 주세요


 (지선) 혹시  올 줄 알고 계셨던 거예요?


 [오묘한 배경음악]


 (호찬) 어, 형주야


 렉스?


 어머님이 물어보시는데  어떡하냐?


 왜, 가입하셨대?


 잘됐네


 혼자 있는 거보다 백배 낫지, 인마


 솔직히 외롭지, 안 외롭냐?


 [피식 웃는다]


 그럴 리가요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저 좀 잘 어필해 주세요  매니저님


 워낙 쟁쟁한 분들이 많아서요


 추천한다고 된다는 보장도 없고요


 그러니까


 부탁드리잖아요


 [웃음]


 [부드러운 배경음악]


 (지선)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유희) 꼭 부탁드려요  - (지선) 네


 네, 그럼…


 [다가오는 발소리]


 (유희) 대표님!


 안녕하셨어요?


 아


 진유희 변호사님


 [불안한 배경음악]


 [혜승의 당황한 숨소리]


 [배경음악이 고조된다]


 (혜승) 힘들었지만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여자와 난


 이제부터다


.블랙의 신부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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