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 20
(백희) 으! 억!
[신음]
이제 정말
괴... 괴물이 됐구나
장터 거지 딸로 살게 하지 그랬어
[헐떡인다]
그래
차라리 날 죽여 날 죽여...
네 원을 풀어!
[백희 헐떡인다]
[쇳소리]
[신음] [날아가서 떨어지는 소리]
[쿵]
아...
[털썩]
[주제곡]
[헉헉거리다 멈춘다]
어? 선생님?
[칼을 빼는 소리]
[힘쓰는 호흡]
[힘쓰는 호흡]
[해라 신음]
널 죽여버리겠어
[신음]
[문이 열린다] 당신 미쳤어?
[신음]
[헐떡이는 호흡]
[괴로운 듯] 아!
아!
[힘든 듯 신음]
[날카로운 쇳소리와 바람 소리]
[날카로운 쇳소리]
[힘을 빼며 숨을 내쉰다] [샤론 신음]
[작은 쇳소리와 울리는 음향]
[미스터리한 음악] [작게 헐떡인다]
[불길한 속삭임]
[놀라 숨을 내쉰다]
[힘들게 호흡]
[숨을 몰아쉬며] 괜찮아?
선생님
선생님
모든 게...
다 끝났다
수호
네, 선생님
두 사람이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새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선생님...
(백희) 난
두 사람이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
영원히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럴게요
[음산한 음악]
[슬픈 음악]
(백희) 이 노트를 수호와 해라 씨가
읽어주길 바라면서...
수호 오빠
어
[잔잔한 음악]
(백희) 언제부턴가
겨울이 가기 전에
나도 떠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해 겨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두 사람께 남기고 싶은 말을
오늘부터 일기처럼 쓰려고 해요
참
두 사람에게 나의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네요
꼭 받아줬으면 좋겠어
나의 집과 북촌의 작은 한옥은
정해라에게
금성 2동의 땅과 건물 그리고
대전과 여수의 땅은
문수호에게 증여합니다
그리고 내 옷과 보석도
다 해라 씨가 가져요
자기 취향은 아니지만
건질 만한 게 있을 거예요
[발소리]
여긴
미래 유산으로 지정될 만한 그런 곳이니까
한 실장님께서 시청하고 상의해봐 주세요
(한 실장) 정말 기증하시게요?
네
알겠습니다 서울시에 연락해 보겠습니다
작은 서점을 열었으면 좋겠어요
[풍경이 울린다] [콧노래를 한다]
[풍경이 울린다] [콧노래를 한다]
[음산한 음악]
누구... 세요?
샤... 샤론?
어떻게 된 거야?
승구
여기서 떠나
무슨 소리야?
싫어
떠나라면 떠나!
[발신음]
(여자 목소리)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되...
[휴대폰 끊는 소리]
전화도 안 받고
등 돌린 투자자들도 그대로고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있는 모양인데
아직도 날 가난뱅이 신문 배달 소년으로 알고 있으면 곤란하지
[한숨]
- 김 비서 - 예, 회장님
카메라 찍는 놈 하나 데리고 이따 쳐들어가자
협박용으로 찍어놓자고
준비시키겠습니다
오늘은 또 누구를 협박하시게요?
넌 왜 이렇게 무사태평이냐? 이 멍청한 놈아
천하의 바보도 너보단 나을 거다
투자자들 찾아가서 빨가벗고 무릎이라도 꿇든가!
이 소심한 놈아!
넌 뭐 하는 놈이야, 도대체! 어?
에유
김 비서, 가자
[철민 한숨]
제가 지켜드릴게요
더 악해지지 않도록
[숨을 들이쉬며] 여기까지만 읽자
내 서랍 깊숙이 보관해 놓을게
(수호) 흠...
다시 꺼내 보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그럴 거야, 걱정하지 마
집 기증하기로 했다면서
응, 작은 책방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했어
그랬더니 기증자 뜻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대
후회 안 해?
- 응, 안 해 - 정말?
응, 정말
[웃음]
[잔잔한 음악]
해라야, 이 옷 네가 산 거야?
아니, 나 오빠 셔츠는 산 적 없는데?
이모가 산 것도 아닌 거 같은데
어, 이모는 남자 옷 못 사
낯선 옷들 버리려고
(해라) 음... 이거 면이 되게 좋은 면인데
어, 이거
촉감이 샤론 양장점 거 같아
오빠, 그거 나 줘 내가 다 버릴게
- 해라야, 우리... - (해라) 응?
결혼했는데 호칭 좀 바꾸면 안 돼?
남편한테 오빠가 뭐야
뭐 어때? 남들 다 그렇게 부르는데
난 다른 말도 듣고 싶어서 그러지
뭐, 어떤 호칭을 듣고 싶은데?
자기야
[웃음] 에헤헤헤헤
[휴대폰이 울린다] 전화 받아, 자기야
[웃음]
네
밤늦게 뵙자고 해서 죄송합니다
앉으세요
말씀해 보세요
저희 아버지에 대해서
알고 계신 걸
좀 더 말씀해 주십시오
박곤 씨가 더 잘 알고 있을 거 같은데
저희 아버지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제가 막을 생각입니다
막는다... [숨을 들이쉰다]
뭐, 자백이라도 하게 만들겠다는 겁니까?
자백하실 만한 분은 아니니까
[무거운 분위기의 음악]
[풍경 소리]
누나! 전화도 안 받고 뭐 하십니까?
네? 사람 무시하는 거 어디서 배웠어요?
누나!
최서린이 어디 있어!
누나! 서린 누나!
최서린 어디 있어?
[심호흡한다]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거야?
(수호) 한 실장님
박곤 대표는 괜찮은 사람 같아요
(곤) 1층에
정준호 검사 쪽 수사관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가서 네가 본 걸 얘기해
우리 아버지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다 말하고 와
아, 나 못 해 내가 왜
그럼 넌 어떻게 되는 건데?
[목이 메는 목소리로] 이제는 그만 막아야 돼, 영미야
나를 위해서 좀 해줘
[떨리는 호흡]
[작게 흐느끼며]
[울음을 참는 호흡]
[한숨]
[터져버린 울음]
[흐느끼기 시작한다]
[길게 계속 심호흡한다]
[숨을 내쉰다]
[크게 한숨]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
[사이렌 소리]
[끽 하고 선다]
박철민 씨, 서부지검에서 왔습니다 같이 가시죠
아, 그러니까 유럽 여행 15박 16일 루트를 짜달라는 말씀이신 거죠?
파리로 인해서 밀라노로 아웃하는 게 제일 좋을 거 같거든요?
네
제가 지금 나머지 정리해서 3시까지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예, 감사합니다
아이고
[헤드셋을 탁] 15박 유럽여행, 좋겠다
언니도 로마에서 살 수 있었잖아
(팀장) 그러니까 사랑의 힘은 위대한 거야
그러니까 넌 잘 헤어졌어
- 앞으로 일에 집중해, 쯧 - 팀장님
[해라 웃음] (주희) 정말, 팀장님...
[크게 소리 내 웃는다] 참...
박철민 회장 집과 사무실에 압수수색 들어갔고
곧 세무조사도 실시한답니다
금성 1, 2동도 요즘 분위기가 공청회 때랑 달라요
대표님이 테러당하시고 고소 고발도 안 하셨잖아요
그 얘기 주민들이 최근에 알았어요
그게 또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거 같고요
야, 대표님은 뭘 해도 좋게 풀리시네요
비결이 뭐예요, 진짜?
흠
[잔잔한 음악]
이모 한옥 살고 싶어 했잖아
그래도 어떻게
어유, 내가 염치도 없이
이거 내 명의로 돼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공짜로는 안 줘
해라야
나 고백할 거 있는데
사실은 나 네 친이모 아니야
응, 알아 우리 엄마 이복동생이잖아
사실은 그것도 아니야
[퍽 소리] 으아! 어!
[아파서 소리 지른다] 한강에 뛰어든 날 건져내서
병원에 데려다주고 빚도 다 갚아주면서
아이를 하나 부탁한다고 그러더라고
장백희 선생이
결혼할 때까진 비밀로 해달라고
왜 그러셨을까
왜 이모랑 나를...
연결하셨지?
전생에
자기가 내 아이를 훔쳐다가 바꿔놓는 죄를 지었대
응?
그래서 자기랑 나랑 애를 하나씩 돌봐주자고
뭐 그런 이상한 소리도 했었어
그분이 돌봐준 건
그럼 누구야?
(승구) 나 그냥
긴 휴가를 갔다 온다고 생각할게
샤론 양장점은 내가 평생 일한 곳이고
우리 샤론은 성질은 더럽지만
내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야
아, 베키한테도 오늘
꽃 바치고 왔어
햇볕 좋은 데로
두 사람이 잘 모셔놨더라
[웃으며] 휴가 잘 다녀올게
부탁이 있어
[초인종]
샤론이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전해달래요
해라 씨 옷이라고
[기막힌 듯한 호흡]
[슬픈 음악]
[타다다닥 타는 소리]
[쿵]
[지지는 소리]
[활활 타는 소리]
[활활 타는 소리]
[불타는 소리]
[쿵]
[불타는 소리와 바람 소리]
[슬픈 음악]
(철민) 그런 일 없습니다
[웃음]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사진 꺼내는 소리]
[미스터리한 음악]
이거
옛날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이죠?
구매부 직원이 물품 구입할 때 찍은 사진 중에 하나
찍힌 겁니다
여기 구석에 곤색 재킷
교복이 맞죠?
이게 왜 사무실에 있습니까?
당시 박곤 씨의 학교는
이 색깔의 교복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확인 결과
두 옷은 같은 옷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문수호 군의 교복을 가져다가 이름표를 떼서
정 사장을 묻은 곳
근처에 일부러 버렸죠?
그런 일 없습니다
[소리 내 웃는다]
박철민 씨
[미스터리한 음악]
이사할 때 아저씨가 와서 도와주셨어요
그땐 정신 없어서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수호 오빠 교복이랑 책가방이 없어졌고요
네
제가 지난번에 진술했던 내용 변함없이 사실입니다
그냥 뭐 '이사 중에 잃어버렸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박곤은, 아버지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고요
저는 박곤을 위해서 진실을 털어놓은 겁니다
일명 땅 투기 천재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박철민 회장이
오늘 밤 구속됐습니다
[기자들이 철민에게 질문하는 소리] 박 회장은 그동안 살인과 살인미수, 교사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최근 새롭게 등장한 증인으로 인해서 구속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이상 서부지검에서 CBN 뉴스 김미리입니다
고생 많았어, 오빠
아니, 자기
다 끝났다, 이제
우리 행복하게 살자
좋은 날인데 샴페인 한잔할까?
응
[쨍]
- 해라야 - 응?
음...
우리...
둘이서만 오붓하게 재미있게 살까?
지금도 재밌고 오붓하게 살고 있잖아
아이, 앞으로도 둘이서만 살자고
아, 아이 없이 둘이서만 살자는 얘기야?
뭐 요즘 그렇게 사는 부부 많잖아
자기가 걱정하는 그런 일 없을 거야
내 예감이 그래
[잔잔한 음악]
그러면,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계획도 세우지 말고 살까?
그래, 우리 그런 거 하지 말자
대신 약속 하나만 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나랑 같이 있기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이 있기
[해라 웃음]
그럼 결혼 10주년에 슬로베니아 고성 다시 갈까?
어... 아니야
아껴뒀다가 50주년에 가자
50년 후에?
응, 우리 성은 50년 뒤에도 고대로 있을걸?
뭐 내기할래?
뭐 얼마 걸래?
백억
[웃음] 너 백억 있어?
[웃음] 내일부터 벌어야지
[같이 웃는다]
[쪽]
[해라 웃음]
인천-스톡홀름 직항 전세기는 뭐 어떻게 됐지?
응, 일단 한시적으로 봄시즌에 띄워보고
반응 좋으면 계속 하신대
음...
그 직항 전세기는 진짜 우리 때문에 기획된 거니까
정말 잘되게 한번 만들어 봅시다
걱정 마세요
[문 열리는 소리]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문 닫히고 발소리] (전 팀장) 아, 피곤해
아, 피곤해, 피곤해
아, 피곤해!
[모두 웃는다] (해라) 오셨어요?
본부장님!
나 이러니까 좀 본부장 같냐?
풋...
같아요 [웃는다]
나 근데 너무 외로워
내 방 너무 넓은데 너무 외로우니까 앞으로 모든 회의는
본부장실에서 합시다
[모두 손뼉 치며 환호성]
아, 정 팀장, 신방제약 출장 계약 건 얘기 들었지?
예, 그거 우리랑 계속 거래하신다고
거기 완전 잘 잡아야 돼 신약 개발 터져가지고 난리 났거든
- (해라) 오... - (주희) 걱정 마세요, 본부장님
우리 정 팀장 소리 없이 강하잖아요
[속삭이며] 그건 나도 잘 알고 있어요
[주희 웃음] (전 팀장) 자, 모두 업무 스톱!
갑시다, 점심 먹으러
[모두 환호성] 아우, 너무 배고파, 아, 너무 배고파
본부장 되니까 배고프고 피곤하고 아우, 막 이해가 돼
- 닮아가신대 - (전 팀장) 빨리 가자 [웃는다]
- 너네 가서 차 가지고 와, 고고! - (주희) 자! [주희 손뼉 후 웃음]
예, 맛있게 드세요
- (해라) 본부장님 - (모두) 본부장님
아, 야, 야, 야
나 사장 됐거든 대표님이라고 불러
- 어이구, 우리 이사장님 - (전 본부장) 그렇지, 응
야, 너네는 회사 그만둔 지가 언젠데 왜 왔냐?
저희는 오픈 파티를 하러 왔습니다
저는 알바 면접 보러 왔습니다
어, 불합격, 응, 좋아 [남자들 웃는다]
편한 데 앉아, 편한 데
- (남자) 오... - 아, 여기, 여기, 여기
응, 여기 앉아, 이리로 앉아 [모두 웃는다]
[포크, 접시 소리]
- (전 본부장) 먹어 - (전 팀장) 어요...
- 음 - (해라) 으음!
(본부장) 야, 정해라, 응? 대리 단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팀장이야
[해라 웃음] (주희) 어느새라니요, 솔직히
우리 회사 매출 좋은 상품은 우리 해라 언니...
아니, 우리 정 팀장 머릿속에서 많이 나왔죠
(전 본부장) 그게, 다 내가 본부장일 때 지도를 잘해서 그런 거야
- (주희) 어우 - 예, 맞습니다
예, 예, 암요 [웃는다]
- (전 본부장) 근데 정 팀장 - (해라) 예
- 신랑 뭐 먹여? - 네?
아, 어제 문 대표가 전화해서 내가 야식 배달 갔는데
- 닭 30마리 들고 - 헤에에!
아이고, 역시 우리 의리의 문 대표님, 어?
여기 매출까지 신경 써주고 있네 아이고, 참
아니, 근데, 문 대표 얼굴이 그대로더라니까, 어?
내가, 오히려 젊어져서 내가 신기했다니까
(주희) 그러니까 사장님도 이제 좀 관리 좀, 관리 좀 하세요
농담이 아니야 진짜 안 늙는 사람 같아
그거 제가 너무 잘 먹여서 그런 거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좀 굶길게요
아니야
- 닭만 먹여 - (전 팀장) 아오
앞으로 계속 닭만 먹으라고 하게 생겼네, 정말, 아으
- (전 본부장) 많이 먹어, 응 - (전 팀장) 근데 진짜 맛있다
오늘은 쏘시는 거죠? 무료? [전 본부장 웃는다]
(수호) 해라야, 과일 먹자
[잔잔한 음악]
아으, 그런 거 안 해도 이뻐
아이, 아니야
나 요즘 얼굴이 너무 건조해 잔주름도 느는 거 같고
나도 그런 지 한참 됐는데
나 붙여줘, 나도
그럴까? [수호 작게 웃는다]
(수호) 응
나 의사 고시 볼 생각이야
미국에서 의대 나와도 한국에서 시험 다시 봐야 된대, 의사 하려면
병원에서 일하게?
음...
그냥 시골의 작은 병원에서 일해보려고
음... 그럼 대장간 사무실은 어떡하고?
왔어? 오늘 매출 장난 아니다
아, 월세 걱정 없겠다 이번 달은
[박스를 타다닥 친다] 오늘 배송 준비 다 했어
스... 저...
잠깐 좀 같이 가지?
어딜?
(수호) 아버님은 잘 계십니까?
병원에 계세요
일상생활이 힘드세요
여기를 저희 한 실장님하고
박곤 대표가 맡아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잔잔한 음악]
[놀란 호흡]
실장님이 많이 도와드리세요
그럼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 저는...
이 동네를 개발하려는 쪽에
섰던 사람이고...
(수호) 그건 박곤 씨가 아니라 아버님이셨죠
동네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가장 잘 아는 분 중에 한 분이시고
(한 실장) 대표님께서 오래전부터 하신 생각이십니다
[숨을 들이쉬며] 생각해 보겠습니다
근데요
어쩌면 그렇게 똑같으세요?
음,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네요
[작게 웃음]
[숨을 길게 내쉰다]
자, 그럼 2부 행사 [모두 웃는다]
자, 건배 행사가 있겠습니다 제가 정해라를 외치면
저, 다 같이 '잘 가라'를 외쳐 주시면 되겠습니다
- (전 팀장) 좋아요 - (전 본부장) 자, 정해라!
(모두 환호하며) 잘 가라!
(전 팀장) 아이고, 우리 해라 잘 가라, 아이고
- 정해라, 원샷! - (전 본부장) 아!
근데 해라야 갑자기 이게 웬 날벼락이니
난 너 부사장부터 사장까지 쭉쭉 올라갈 줄 알았다
근데 왜 갑자기 그만두는데?
제가 나가서 작은 거 하나 차릴지도 몰라요, 긴장하세요
허...
아이고야 우리 긴장 타야겠다, 강 과장
아니면 저 좀 스카우트해주세요 정 팀장님
뭐, 봐서 [주희 웃는다]
아이고, 이 배신자들 말하는 것 봐
그렇다면 저도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팀장이 호탕하게 웃자 모두 따라 웃는다]
(전 팀장) 우리 주희는 팀장까지 쭉쭉 올라가자
네가 부사장, 내가 사장까지 쭉쭉
[새소리]
[발소리]
수고하셨어요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
아, 예 아유, 감사합니다, 하하
아이, 근데 집이 아주 이쁘네요
근데, 남매분 두 분이 사시기엔 집이 좀 큰데
아... 누나분이 좀 불편하지 않으시려나 모르겠습니다 [웃는다]
제 와이프예요
응, 여보, 내가 할게
- 다시 가지고 내려왔어? - 응
음...
마무리해 주세요
아, 예, 예, 예
[수호 웃음]
[수호 심호흡]
[한숨]
[종잇장 넘기는 소리]
(해라 방백) 혹시
그 여자가 방법을 알까?
[미스터리한 음악]
[풍경 소리]
[불길한 속삭임]
[재봉틀 소리가 점점 커진다]
[재봉틀 소리가 계속된다]
이봐요
당신은 뭔가 알지?
해라 씨?
그날 밤
와서 보니까 없었어요
사라졌어요
[찻잔 달그락]
10년 넘게 나타나지 않는 거 보면
정말 떠난 것 같아요
[계단 내려오는 발소리]
아요...
보자... 이거는...
여기 넣고...
어디... 볼까?
아, 이건 드라이 맡겨야겠네
이건 드라이 맡기고...
[종이 소리가 난다]
어?
[감동적인 음악]
(백희) 분이의 소원이 들어간 반지가 칼날이 돼서
수호를 살리고, 어쩜...
영원히 살게 할 테니
그 소원을 준 사람과 헤어지면
원래대로 돌아올지 모르죠
됐다
[종이봉투 소리] 요거론 하루 한 번 소독하고
요건 선생님이, 줄게, 그냥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응, 그래
(백희) 하지만 알 수 없고
선택은
두 사람의 몫입니다
[청진기 내려놓는 소리]
해라야
[작게 헐떡인다]
이 짐 뭐야?
왜 이거 숨겼어?
[한숨을 내쉰다]
[종이를 접으며] 너 이럴까 봐
내가 누나로 보이고 이모로 보이고
나중엔 엄마처럼 보일 텐데
이렇게 사는 게 좋아?
내가 오빠 곁에서 사라져야 오빠가 그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 아냐
안 돼, 가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가지 마
나 이렇게 사는 거 싫어
너 없이 사는 거보다 나아
[슬픈 음악]
[미닫이문 열리면서 쾅]
네, 무슨 일입니까?
저, 어머님이 언덕길에서 엎어지셔 가지고요
치료하고 모셔다 드렸어요
[한숨]
[문 열리는 소리]
[잔잔한 음악]
(백희) 우리가 원하지 않던 일이 생겼을 경우...
- (수호) 준비되면 바로 출발할게요 - (남자1) 예
(백희) 수다스러운 이웃은 사귀지 말아요
남의 생활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멀리하세요
작은 마을보단 대도시가 살아가기 더 편할 거예요
갈까?
(백희) 짐을 늘리지 말아요 이사가 쉽도록
그 사랑... 끝까지 놓지 말아요
혹시
내가 먼저 떠나게 되면
자기 꼭 좋은 여자 만나
어, 나보다 예쁜 여자는 싫고
나보다 재밌고 똑똑한 여자도 싫어
그냥 착하고 좋은 여자 만나서
멋있는 할아버지로 늙어 알았지?
너보다 이쁘고 똑똑하고 재밌는 여자 만나면 안 돼?
절대 안 돼
[숨을 들이쉬며] 음...
생각해 볼게
그리고 만약에 내가 먼저 떠나게 되면
자기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도록 내가 부탁 좀 해볼게
누구한테
뭐, 누구든
그런 부탁엔 조건이 있을 텐데
조건은
그때까지 자기가 나만 그리워하고 있으면
돌아올 수 있는 걸로
[작게 웃음]
[웃음]
(백희) 두 사람은
반드시 또 만날 겁니다
그땐
답이 있을 거예요
[슬리퍼 소리]
해라야
[쟁반과 잔을 내려놓는다]
날씨 너무 좋다
산책 갈까?
정해라
(해라) 나...
그 성에 가는
꿈 꿨어
[잔잔한 음악]
그래
[자동차가 다가온다]
(백희) 내가 수호를 만나 시간 속으로 들어왔듯이
서로를 알아볼 수 있기를 기도할게요
(수호) 우리 옛날에 그 아이스크림 가게 갈까?
(해라) 좋아
여기 코너만 돌면 진짜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판대가 나오는데요
이제, 300년 전부터 남는 우유를 가지고
얼리기 시작했던 게 처음이었대요
(수호) 울면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사진 촬영음]
하지 마요 [웃음]
[삑삑 새끼오리 소리]
[삑삑 새끼오리 소리]
여기...
호수의 전설 기억나?
(해라) 한국에는 신이 내린 직장 그리고 신이 숨겨둔 직장
뭐 이런 회사들이 있는데 혹시 아세요?
거기에
다니는 친구들이 여럿 있죠 왜요?
아, 여기 보이는 이 보인 호수는
원래 신이 찜해 놓은 곳이래요
순수한 분이시네 강남을 찜하지 않고
신이 세상을 창조하고 나서
이제 사람들한테 정착할 땅을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질문!
평당 얼마에?
[살짝 웃으며] 근데 신도 실수를 한 거죠
정작 묵묵히 자기 할 일만
성실하게 하는 사람들 몫을 남겨놓질 않은 거예요
그래서 신은 자기가 원래 가지려고 했던 땅을
그 착한 사람들한테 나눠줬대요
그럼 그때 받았어요? [웃는다]
뭐요? [수호가 계속 웃는다]
[기막힌 듯 웃는다] 재밌어요?
[해라가 크게 웃는다]
난 다 기억나
너 표정까지 다
[음악이 조용히 잦아든다]
[물소리와 새소리가 작게 들린다]
해라야
[감동적인 음악]
(수호 방백) 해라야
기억해줘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나든
다시 볼 수 없다고 해도
널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던
흑기사가 있었다는 거
그 사람 인생은
네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사랑해
.흑기사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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