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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랑꼴리아 10

 

(윤수어떻게 된 거야?

 

노정아 교장이랑 식사하러 왔어요

 

성민준 의원도 와 있고

 

어떻게 알았는지

 

그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길래

 

(민준아이고 어서 오십시오장관님

 

(승재아이고오래 기다리셨죠? [승재의 웃음]

 

(교수오랜만에 뵙습니다

 

(승재반가워요차 교수

 

발족식에 참석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생겨서

 

(교수아유 [승재의 웃음]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앉으시죠

 

(승재

 

(교수아유장관님이 힘 많이 써 주셔서

 

오늘 발족식까지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승재의 웃음] (매니저식사 준비할까요?

 

 

(민준근데 이거 우리 교장 선생님은

 

길을 못 찾아서 어디 다른 방으로 잘못 들어가셨나

 

[사람들의 웃음]

 

[놀란 숨소리]

 

[당황한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잠깐만 이대로 있어요

 

[윤수의 떨리는 숨소리]

 

[윤수의 긴장한 숨소리]

 

[윤수의 긴장한 숨소리]

 

(매니저여기 계셨어요?

 

? [무거운 음악]

 

의원님이 찾으세요 - (정아

 

[휴대전화 진동음]

 

- (정아 - (민준어디예요?

 

(민준장관님 오셨어요

 

알았어요내려갈게요

 

[통화 종료음]

 

[윤수의 거친 숨소리]

 

괜찮아요?

 

(윤수됐어

 

가요

 

먼저 가

 

자리로 돌아가 - (승유안 가도 돼요

 

같이 나갈 수 없잖아

 

[휴대전화 진동음]

 

(민준

 

- (민준장관님 오셨어요 - (승유

 

백승유 아성영재학교 수학 교사입니다

 

잘 알죠

 

수학자 올림픽 때부터 인연 아닙니까

 

- (승재반가워요 - (승유

 

앉아요 - (승유

 

- (승재다들 드시죠 - (민준드시죠 [승재의 웃음]

 

(승재들어요

 

[힘겨운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윤수원장님죄송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타이어 마찰음]

 

[윤수의 놀란 숨소리] [자동차 경적]

 

(민준진작 마테마티콘 같은 수학 박물관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어야 되는 거죠

 

그랬으면은

 

우리 백승유 선생님 같은

 

저명한 수학자가 더 많이 나왔을 거 아닙니까

 

(승재그런 의미에서 우리 백 선생님이 정말 대단해요

 

국가적인 지원이나 특별한 서포트 없이

 

혼자 이뤄 낸 성취잖아요

 

(교수그러니까요이거 엄청나죠

 

비결이 뭡니까?

 

고등학교 때 만난

 

수학 선생님이요

 

[무거운 음악]

 

(교수역시!

 

이 출중한 인물 뒤에는

 

훌륭한 선생이 있기 마련이죠

 

이런 제자를 두신 은사님은 그래

 

얼마나 자랑스러우실까요? [교수의 웃음]

 

(승유글쎄요

 

그분 학교에서 쫓겨났습니다

 

(교수아니?

 

학교학부모학생

 

다들 마음에 안 들어 했거든요

 

[멋쩍은 웃음]

 

얘기가 잠깐 딴 쪽으로 샌 거 같은데

 

(민준우리 다 같이 다시 한번

 

왜 그렇게 싫어했을까요?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 선생님 같은 분 난 본 적이 없는데

 

[헛기침하며듣고 보니까

 

얼핏 기억이 나는데

 

(민준그 교사가 아마 조금

 

좀 튀었었죠?

 

[민준의 웃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좀 튀는 선생님들이 오래 버티기가 좀 힘이 들어요

 

그건

 

그만하시죠

 

(성재불명예스럽게 학교를 관둔 선생님이

 

이렇게 본인 얘기 오르내리는 거

 

원할까요?

 

[민준의 옅은 한숨]

 

[안전벨트 조작음]

 

[힘겨운 숨소리]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윤수의 긴장한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화분이 쨍그랑 깨진다]

 

[윤수의 힘겨운 숨소리]

 

[가쁜 숨소리]

 

[삐 소리가 울린다] [힘겨운 신음]

 

(승유수학의 발전을 얘기하셨죠?

 

저도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왜 목욕을 하다 말고 뛰쳐나갔을까요?

 

(교수그거야

 

질량과 부피의 관계를 깨닫고

 

 

우리나라 학생들 보통 다 그렇게 답하죠 [의미심장한 음악]

 

(승유아르키메데스가 그걸 깨닫기까지 느꼈을

 

몰두의 즐거움

 

탐구의 고통

 

발견의 희열에 대해선 아무도 얘기 안 해요

 

'유레카'를 외칠 수밖에 없는

 

수학적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하게 해 주면

 

억지로 공부 안 시켜도 됩니다

 

박물관국가적 지원

 

다 필요 없어요

 

고등학교 때 그걸 배운 게

 

제 비결입니다

 

전 그럼 이만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루첸빌 오피스텔로 가 주세요

 

[통화 연결음]

 

[힘겨운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안내 음성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 사서함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힘겨운 숨소리]

 

왜 그래요괜찮아요?

 

숨이

 

숨이 안 쉬어져

 

[차분한 음악몇 호예요?

 

[힘겨운 숨소리]

 

[승유의 다급한 숨소리]

 

[초인종 소리]

 

저예요

 

[초인종 소리]

 

[놀란 숨소리]

 

(승유괜찮아요?

 

[힘겨운 숨소리]

 

좀 참아요

 

제발

 

가까운 응급실이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애잔한 음악] (승유조금만 참아요

 

조금만

 

[승유의 다급한 숨소리]

 

(의사환자분 숨 좀 크게 쉬어 볼게요

 

[윤수의 힘겨운 숨소리]

 

(승유숨을 잘 못 쉬고요

 

식은땀 나고 몸에 열이 좀 있습니다

 

(의사평소 기저 질환이나 지병은 없고요?

 

없을 거예요

 

근데 좀 전에 크게 놀란 일이 있어서요

 

일단 진정제 넣고 살펴볼게요

 

(간호사1) 보호자분 이거 한번 작성 부탁드릴게요

 

(의사환자분

 

숨 한번 편하게 쉬어 볼게요 어디가 가장 많이 불편하세요?

 

천천히

 

[한숨]

 

[교수가 말한다] (승재교육청 감사 건은 별문제 없겠죠?

 

(정아그럼요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승재그럼 다음에 또 뵙죠

 

(민준들어가십시오장관님

 

(승재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의원님

 

[차 문이 탁 닫힌다]

 

(성재가 보겠습니다

 

(교수저희도 가시죠

 

(민준먼저 [민준의 웃음]

 

아까 그 자식 왜 그런 거 같아요?

 

낮에 발족식에서 무슨 옷 입었어요?

 

백승유그건 왜?

 

아니에요들어가세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어두운 음악]

 

[사람들의 말소리]

 

(연우백승유 간 크네

 

다 있는 자리에서 지윤수 얘기를 해요?

 

[한숨]

 

[무거운 음악] (승유왜 그렇게 싫어했을까요?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 선생님 같은 분 난 그 후로 본 적이 없는데

 

옛날에 윤수도 그랬어

 

옳다고 생각하면 장소사람 가리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지

 

(연우잘 알죠

 

난 그래서 윤수가 불편했어요

 

[살짝 웃는다]

 

나만 잘못된 일에 눈감는 사람 되는 거 같아서?

 

맞아

 

[웃음]

 

딱 그거야

 

(성재주변 사람들 마음 불편한 건

 

하나도 신경 안 쓰고

 

옛날 일 뭐 하러 곱씹어요

 

윤수가 그런 사람이니까

 

처음부터 성재 씨랑 갈 길이 달랐던 거예요

 

그래

 

우린 달랐던 거야

 

내가 틀린 게 아니고

 

달랐던 거야

 

[살짝 웃는다]

 

난 그런 표정 싫은데

 

[성재의 한숨]

 

[어두운 음악]

 

[무거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교사1) 세상에수업 거부요?

 

(명진교과실에 애들이 붙여 놓은 거 봤어?

 

장난 아니야

 

(교사1) 안 봐도 알 거 같아요

 

엄마들도 난리 났잖아요

 

(명진이 사달을 내 놓고 언제까지 버틸 건지

 

[명진의 못마땅한 탄성] (교사2) 그러게요

 

(학부모나왔다지윤수

 

[학부모들이 항의한다]

 

[무거운 효과음]

 

[떨리는 숨소리]

 

(승유눈 떠 봐요

 

눈 좀 떠 봐요

 

괜찮아요일어나 봐요 [놀란 숨소리]

 

[안도하는 한숨]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병원이에요좀 어때요?

 

머리 아프거나 어지럽진 않아요?

 

괜찮아

 

(승유잠깐만요

 

[한숨]

 

다행히 열은 내렸네

 

이거 다 맞고 가야 돼요

 

답답해

 

바람 좀 쐬고 싶어

 

(윤수별일 없었어?

 

없었어요

 

벌써 이러면 어떡해요

 

이제 시작인데

 

그 여자하고 마주치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었어

 

[처연한 음악] (윤수근데 막상 보니까

 

[한숨]

 

두렵더라

 

(승유그럴 수 있어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피해자는 가해자를 만나면 바로 어제 일처럼 느껴지니까

 

정작 가해자는 다 잊고 잘 사는데

 

다시 만나면 무슨 말 하고 싶어요?

 

한번 해 봐요

 

내가 그 여자다 생각하고

 

[한숨]

 

사과해

 

아이들이 내 수업을 거부하고

 

동료 교사들이 등을 돌리고

 

학부모들이 돌을 던졌던

 

그 모든 일에 대해서

 

또요

 

(윤수자기 잘못 남한테 뒤집어씌우고

 

남의 인생

 

짓밟은 거

 

[떨리는 숨소리]

 

잘한다

 

[한숨]

 

잘 웃던 사람 얼굴에 그늘지게 하고

 

아무 잘못 없는 사람 눈에 눈물 나게 한 거

 

(승유사정이 있었겠지 [잔잔한 음악]

 

아무 이유도 없이 네가 그런 짓 했을 거라곤 생각 안 해

 

(승유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오랜만에

 

다시 보니까 더 좋은 사람

 

[윤수가 훌쩍인다]

 

(승유괜찮아요?

 

(윤수

 

[휴대전화 진동음]

 

(예린)

 

성예린은요?

 

사과받아야죠

 

예린이한테도

 

[휴대전화 진동음]

 

(승유)

 

(예린)

 

푹 자요

 

아무 생각 하지 말고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 (윤아선생님

 

(윤아됐어요

 

오늘 검찰에서 나갈 거예요

 

알겠습니다연락드릴게요

 

[통화 종료음]

 

[전화벨이 울린다]

 

- (승유가게요? - (윤수가야지

 

(승유이거 가져가서 먹어요

 

꼭 먹어야 돼요

 

난 출근할 테니까 이따가 통화해요

 

좋은 소식 있어요

 

(제니백승유 쌤 숙제 다 한 사람?

 

(유찬겁나 어렵던데?

 

(수영이거 푼 사람 있을까? [유찬의 한숨]

 

(제니아니이거 애초에 풀라고 낸 문젠 맞아?

 

[의미심장한 음악아니무슨 이런 문제를 내?

 

아이씨진짜 짜증 나

 

너무 어렵잖아

 

- (지나풀었냐? - (시안내놔

 

[코웃음]

 

너도 못 푸는 문제가 있기는 있네?

 

아참

 

(지나너 이런 사진 있더라?

 

(유찬뭐야?

 

- (수영뭔데? - (유찬언제 찍었냐?

 

- (제니뭔데? - (수영? [수영의 놀란 숨소리]

 

선생님 강연 가서 찍은 건데

 

- (수영둘이 뭐야? - (지나너 백승유 좋아하냐?

 

(시안

 

좋아해?

 

- (유찬? - (수영뭐야진심?

 

진짜 좋아해?

 

너 진짜 어이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고 존경하는 수학자야

 

백승유 선생님은

 

그게 뭐 잘못됐어?

 

[시안이 노트를 사락 집는다]

 

[코웃음]

 

(제니좋아하나 봐진짜

 

(수사관한명진 선생님 가시죠

 

(명진아니 내가 검찰에 왜 갑니까? [교사들이 웅성거린다]

 

할 말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수사관그러니까 확인을 위해서 같이 가시자고요

 

지금 안 가시면 나중에는 체포 영장 가지고 옵니다

 

(명진내가!

 

가긴 가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무거운 음악]

 

억울해요

 

분명히 뭔가 착오가 있을 겁니다

 

(성한합격을 조건으로 금품을 받았답니다

 

이것만 없었으면

 

감사 무사히 끝날 수 있었는데

 

시끄럽게 하지 말고 조용히 가서 조사받으라고 하세요

 

그리고

 

한명진 선생 징계 위원회 소집하세요

 

(명진아이진짜 미치겠네

 

아니이제 한명진 선생님 어떻게 되는 거예요?

 

(교사3) 글쎄요?

 

아니그러게 왜 뒷돈을 받아 가지고 진짜어휴

 

(윤아성민준 의원 딸 특혜 보도가 나가고 얼마 후에

 

아성고에서 실무사로 일했었다는 사람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실무사요?

 

자기가 억울하게 쫓겨났다면서

 

이런 얘기를 했어요

 

'난 한명진 교사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래서요?

 

(윤아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만나기로 했는데

 

안 나타났어요

 

연락도 두절됐고요

 

근데 이번에 입학 비리 관련해서

 

한명진이라는 이름을 다시 들었어요

 

어디서요?

 

한명진 교사한테

 

합격 보장을 조건으로 뒷돈을 줬다는 학부모요

 

(윤아근데 신분이 노출되는 게 부담스러워서

 

고발은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학부모 연락돼요?

 

- (윤아 - (승유방법이 있어요

 

신분 노출되지 않고 고발할 방법

 

[전화벨이 울린다]

 

(승유네 아성수학예술영재학교입니다

 

(민식

 

아빠다

 

논문 잘 받았다

 

고생 많았다

 

[희승이 속삭인다]

 

만나자

 

얼굴 좀 보자

 

저 수업 가 봐야 돼서요

 

연락드릴게요

 

[한숨]

 

[통화 종료음뭐래요?

 

연락 준대

 

[민식과 희승의 한숨]

 

(희승전화받았네그래도

 

나 좀 바꿔 주지?

 

그걸 또 봐요?

 

어휴대체 며칠째야

 

[마우스 조작음]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이게 뭐야?

 

(TV 속 앵커입시 비리 의혹으로 교육청 감사를 받고 있는

 

아성수학예술영재학교의 한 교사가

 

합격을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고발이 접수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뭐야?

 

뇌물 수수로 고발된 한 모 씨는

 

아성영재학교의 전신인 아성고에서부터

 

(TV 속 앵커근무한 수학 교사입니다

 

[TV 속 앵커가 계속 말한다설마

 

한명진어머엄마!

 

[혜미의 아파하는 신음]

 

(TV 속 앵커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아성영재학교는 고위층 자녀 입시 비리 의혹으로

 

교육청 감사 중이었습니다

 

(혜미여보!

 

(TV 속 앵커한 모 교사의 고발 사실과

 

현재 진행 중인 감사와의

 

[TV 속 앵커가 계속 말한다저거 한명진 맞지?

 

잡혀가면 어떻게 되는 거야?

 

(혜미저 인간 우리 옛날 일 다 불어 버리는 거 아니야?

 

조용히 좀 해 큰 소리로 떠들 일이야?

 

(혜미당신이 손 좀 써 봐!

 

조사받게 놔두면 안 되잖아

 

- (예린왜 그래? - (혜미아휴

 

(혜미?

 

… [리모컨 조작음]

 

우리 예린이

 

예쁘게 입었네어디 가니?

 

저녁 약속 있어다녀올게

 

그래맛있는 거 많이 먹고

 

(혜미생일 축하한다예린아 [혜미의 웃음]

 

- (민준잘 다녀와 - (예린

 

[리모컨 조작음]

 

[TV 속 앵커가 말한다어떻게 할 거야!

 

[무거운 음악] (TV 속 앵커그 결과에 따른 여파가

 

[옅은 한숨]

 

(승유생일 축하한다

 

어떻게 알았어?

 

 SNS

 

(승유뭐 먹을래?

 

[어두운 음악]

 

[마우스 조작음]

 

[노크 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원장님 오셨어요

 

[노크 소리] (형빈

 

- (윤수원장님 - (형빈어젠 잘 들어가셨어요?

 

(윤수죄송해요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괜찮습니다

 

그날 저한테 하실 말씀 있다고

 

 

제가 사업 규모를 키워 보려고 합니다

 

여러 변동 사항이 있을 거예요

 

변동이라면 어떤

 

국내 말고 해외 입시 전담 컨설팅이요

 

(형빈아무래도 제 전문 분야라

 

제안받고 솔깃하더라고요

 

방향 전환하게 되면 교재나 클리닉도

 

아이비리그 공략으로 맞춰야 할 겁니다

 

 

(형빈조만간 업무 협약 마무리하고

 

자세한 얘기 나누시죠

 

제 사업 파트너랑 인사도 하시고요

 

알겠습니다

 

"생일 축하해"

 

[카메라 셔터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예린나 사실

 

너한테 사과하고 싶어

 

그날은

 

네가 갑자기 제주도 사진 얘기를 해서

 

당황하는 바람에 미처 말을 못 했어

 

미안해

 

일이 그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

 

정말이야

 

더구나

 

그 사진을 지윤수 선생님 결혼식장에

 

[옅은 한숨]

 

그럼 누가 그랬을까?

 

[의미심장한 음악]

 

(승유네가 아니면

 

누가 사진을 뿌리고

 

일을 키웠을까

 

추궁하는 거 아니고

 

항상 궁금했거든

 

누가

 

 

노정아 선생님

 

그 사진

 

우리 부모님한테도 안 보여 드렸어

 

그 선생님 말고는

 

아무한테도

 

너도 많이 힘들었겠다

 

(승유이용당한 거잖아

 

네가 그 사진을 그런 의도로 쓸 생각 없었는데

 

자기 마음대로 해 버린 거잖아

 

그 뒤로 넌 많이 괴로웠을 거고

 

[떨리는 숨소리]

 

고마워

 

[예린이 훌쩍인다]

 

[통화 연결음]

 

(예린여보세요

 

(규영어디냐?

 

(예린나 집 가는 중

 

잠깐 멈춰 봐

 

?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예린너 여기서 뭐 해? [차 문이 탁 닫힌다]

 

지나다 들렀어

 

생일 축하한다

 

생큐

 

생파 했냐?

 

?

 

그냥 저녁 먹었어

 

누구랑?

 

승유

 

너 그 자식이랑 사귀어?

 

아니

 

근데 너 왜 말을 그런 식으로 해?

 

백승유 조심해라

 

?

 

나 지윤수 봤어

 

나랑 같은 오피스텔 살아

 

[의미심장한 음악]

 

(시안선생님

 

선생님

 

?

 

다 했어요

 

그래

 

오늘은 이만하자

 

(윤수요즘 학교는 어때?

 

어수선해요

 

오늘은 한명진 선생님 잡혀가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너는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공부에만 집중해

 

(윤수그 학교에서 얻어 낼 수 있는 거

 

다 얻어 내알았지?

 

 

근데요

 

지현욱 교수님이 선생님 아버지시라면서요?

 

어떻게 알았어?

 

두 분 성이 같아서

 

혹시나 하고 백승유 선생님한테 여쭤봤더니

 

(시안맞다 그러시더라고요

 

저 교수님이랑 체스 하러 또 가려고요

 

그래도 되죠?

 

그래

 

좋아요

 

(시안맞다선생님

 

이거요

 

백승유 선생님이 내 주신 문제인데요

 

진짜 대박 어려워요

 

이거 문제 한 번만 봐 주세요

 

저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문이 탁 닫힌다]

 

[부드러운 음악]

 

(현욱그런 때가

 

찾아오지

 

어떤 문제를 봐도

 

가슴이 뛰지 않고

 

즐겁지 않고

 

풀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

 

그런 때가

 

모든 수학자는

 

그런 시간을 겪는다

 

그런 시간을 겪지 않는 수학자는

 

다음 문제를 풀 수가 없어

 

[한숨]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몸은 좀 어때요?

 

괜찮아졌어요?

 

(윤수

 

잠깐 어디 가서 얘기 좀 할까요?

 

 

[어두운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규영나 지윤수 봤어

 

나랑 같은 오피스텔 살아

 

언제부터?

 

이사 오면서 봤어

 

근데

 

그걸 백승유가 알까모를까?

 

[떨리는 숨소리]

 

(윤수기사 봤어

 

어떻게 하려고?

 

(승유그 사람들 혼내 주려고요

 

[무거운 음악]

 

두 발 뻗고 잠 못 자게 할 거예요

 

(정아박정원 검사요?

 

(민준작년 국감 때 내가 좀 귀찮게 했던

 

[칙칙 물 뿌리는 소리담당이래요

 

상황 체크가 쉽지 않아요

 

[분무기를 탁 내려놓는다]

 

언젠가

 

한명진 그 친구가 큰 사고 칠 줄 알았지내가

 

[정아가 가지를 싹둑 자른다]

 

그러게 진작 내보냈어야죠

 

지금 내 탓 하는 거예요?

 

한명진이랑 답안 빼돌리고 거래했던 건

 

의원님 와이프였어요

 

기억 안 나요? - (민준아니그러니까

 

(민준이번 기회에 깔끔하게

 

잘라 낼 건 잘라 내자는 거죠

 

그렇지그렇게

 

[칙칙 물 뿌리는 소리한명진 그 친구 예전부터

 

(예린) [노크하며선생님

 

저 성예린이에요

 

[문이 달칵 열린다]

 

이 시간에 웬일이니?

 

늦게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앉아

 

뭔데?

 

너도 혹시 한명진 선생님 때문에?

 

한명진 선생님이요왜요?

 

기사 못 봤니?

 

온종일 떠들썩했는데

 

아이씨

 

그 일 아니면 왜?

 

지윤수 선생님이 돌아왔어요

 

한곡동에 [컵을 탁 내려놓는다]

 

[무거운 음악]

 

봤어?

 

본 사람이 있어요

 

어디 사는지도 알고요

 

(승유노정아

 

성예린

 

성민준

 

한명진최성한

 

(승유내가 아는 건 이 정도예요

 

그 사람들을 흔들어 놓을 거예요

 

흔들면 흔들수록

 

서로 버리고 배신하고 협박하겠죠

 

(정아그래서?

 

알고 계셔야 될 것 같아서요

 

[가지를 싹둑 자른다]

 

너 아직도 백승유 좋아하니?

 

(정아너 예전에도 질투심에 눈이 멀어서

 

나한테 그 사진 갖다 바쳤잖아

 

아직도 백승유 하나 어쩌지를 못하고

 

지윤수가 이 동네에 있다는 말 한마디에

 

날 찾아와?

 

지윤수 선생님 돌아온 게 저만 거슬리는 일이에요?

 

넌 항상 이런 식이지

 

(정아네 손 안 더럽히고

 

남 시켜서 네가 원하는 거 얻어 내고

 

제가 시켜요?

 

전 그 사진이 그렇게 이용될 줄 꿈에도 몰랐어요

 

'이용'?

 

너 방금

 

'이용'이라 그랬니?

 

(정아예린아

 

너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이구나

 

널 위해서였잖아

 

선생님이

 

예린이 널 위해서

 

[예린의 떨리는 숨소리]

 

너랑 네 엄마랑

 

한명진 선생님 통해서 답안 얻어 내고

 

그걸 지윤수가 알게 되고

 

그런데

 

그때 내가 그 사진 안 썼으면 어떻게 됐을까?

 

?

 

예린아대답해 봐

 

그런데 '이용'?

 

[떨리는 숨소리]

 

아니지 [긴장되는 음악]

 

넌 나한테 도움을 받은 거야

 

그러니까 이번엔 네가

 

방법을 한번 찾아 봐

 

백승유랑 연결돼 있는지도 한번 알아봐

 

그걸 제일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너잖아

 

[어두운 음악]

 

그러죠

 

대신

 

이번엔 제주 공항 사진 같은 거 바라지 마세요

 

아무것도 공유해 드리지 않을 거예요

 

[정아의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다 들었죠?

 

지윤수가 돌아왔다네요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어요?

 

(정아그럼 뭐라고 할까요

 

이번에도 선생님이 네 아빠랑 손잡고

 

뭐든지 다 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손 놓고 있을 것도 아니잖아요

 

교육청 감사

 

한명진 고발

 

그 뒤에 지윤수가 있는 거 아니에요?

 

그걸 지윤수가 혼자서 다?

 

그럼

 

백승유랑

 

그 사람들이 싸울 때

 

(승유우린 같이해요

 

[옅은 한숨]

 

승유야

 

(윤수난 네가 걱정돼

 

그러다가

 

지금까지 이룬 것들

 

다 잃을까 봐

 

[숨을 들이켠다]

 

그리 대단히 이룬 것도 없지만

 

그런 건 다시 하면 돼요

 

그런데

 

두 번 다신 잃고 싶지 않은 게 있어요

 

[잔잔한 음악]

 

나 믿어요?

 

다신 숨게 하지 않을 거고

 

두려워하는 일도

 

(승유악몽 꾸는 일도 없게 할 거예요

 

예전처럼 웃게 해 주고 싶어요

 

내가 바라는 건 그게 다예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들어가요

 

오토바이 안 위험해?

 

헬멧 잘 쓰고 안전 운전 하면 전혀

 

(승유타 봤어요?

 

한번 타 볼래요?

 

스트레스 확 풀리는데

 

[당황한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옅은 한숨]

 

(윤수승유야

 

난 네가 걱정돼

 

[부드러운 음악]

 

[숨을 후 내뱉는다]

 

[흥미로운 음악]

 

(정아특별히 너희들을 위해서

 

업계 최고의 컨설턴트와 제휴를 맺고 만든 교재야

 

안타깝게도 다른 아이들은

 

이 혜택을 누릴 수가 없어

 

그 아이들이 박탈감 느끼지 않도록

 

너희들이 배려를 해 줘야겠지?

 

- (학생들 - (정아

 

(정아그렇다고 죄책감 느낄 필요는 없어

 

대신에 너희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이 나라의 리더가 돼야 하니까

 

장관국회 의원

 

기업 대표

 

너희 부모들의 지위와 명예를

 

이어 가야 하니까

 

[코웃음]

 

나가들 봐열심히들 하고

 

(학생들

 

(정아김지나

 

넌 남아

 

(교사4) 한명진 쌤 해고됐대요 [의미심장한 음악]

 

해고요? - (교사4) 

 

하루아침에?

 

긴급 징계 위원회 열었다잖아요

 

거기서 결정된 모양인데

 

(진희아이

 

[자동차 경적]

 

- (진희뭐야? - (교사3) 뭐지?

 

어머저거

 

저거 한 선생님 차 아니에요?

 

(교사4) 맞는 거 같아요

 

[타이어 마찰음]

 

(명진이씨

 

[분한 숨소리]

 

(진희이게 어떻게 된 거야?

 

(교사3) 다시 오시는 거예요?

 

왜요?

 

말씀하세요

 

넌 도대체 뭐가 문제니?

 

(정아내가 너처럼 집안머리외모

 

뭐 하나 빠지지 않게 태어났으면 나 너처럼 안 살아

 

어리석게 반항하느니

 

지혜롭게 순종하면서 누리고 살지

 

꼰대

 

뭐야?

 

(지나엄마는 엄마가 되게 좋은 엄마인 줄 알죠?

 

왜 맨날 감사할 줄 모르냐 뭐가 문제냐 그러는데

 

그걸 모르는 게 좋은 엄마예요?

 

[당황한 신음]

 

할 말 다 하셨으면 가 볼게요

 

[멀어지는 발걸음] [기가 찬 숨소리]

 

[어두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어디 가십니까?

 

교장 선생님 뵈러요

 

"보안"

 

뭐 해밖으로 모셔

 

(명진이 사람들이 어딜 잡아?

 

안 놔?

 

놓으라고! [소란스럽다]

 

뭐 하는 거야?

 

(학생1) 뭐야뭐야대박 [명진이 소리친다]

 

(명진!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성한들어가서 수업 준비들 해!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학생2) 대박이다진짜

 

네가 어떻게 그 책을 가지고 있어?

 

그러는 넌?

 

이 책은 뭔데?

 

알 거 없어

 

- (지나넌 그거 훔쳤냐? - (시안?

 

[코웃음 치며훔쳐?

 

그거 수학 클리닉 교재 맞지?

 

나도 겨우 들어갔는데 너 따위가 거길 다닐 리는 없고

 

그거 어디서 났냐고

 

(유찬너희 뭐 하냐?

 

클리닉 비밀 유지 조항 몰라?

 

그거 어기면 너 쫓겨나

 

그러니까 조용히 해

 

[어이없는 숨소리]

 

저게 진짜 다니는 모양이네

 

(명진이씨

 

갑자기 해임이라니요

 

아직 조사도 안 끝났는데

 

20년 세월을 바쳤습니다이씨

 

어떻게

 

어떻게

 

하루아침에 사람을 내쫓아요

 

이 새끼들아!

 

[명진의 거친 숨소리]

 

두고 봐

 

내가 이대로 물러나나

 

이 망할 놈의 학교이씨

 

[차 문이 탁 닫힌다]

 

(성한죄송합니다

 

미리 단속을 했어야 하는데

 

(정아부탁드린 일은 어떻게 됐죠?

 

(성한바로 조치했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잔잔한 음악]

 

퇴근하냐?

 

[새가 지저귄다]

 

(민식뉴스에 학교 기사 오르내리던데

 

너한텐 별일 없는 거냐?

 

괜찮아요

 

유찬이 엄마 말이 맞네

 

남자 다 됐네

 

(민식논문 읽어 봤다

 

그걸 다 읽으셨어요?

 

읽으라고 보낸 거잖아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내용인데

 

그래진짜 어렵더라

 

책도 뒤져 보고 검색도 해 보고

 

오랜만에 밤도 새우고 했는데

 

단 한 줄도 이해 못 했다

 

그 논문이 딱 너 같더라

 

[잔잔한 음악]

 

내 피 섞인 내 자식이지만

 

넌 나랑은 너무 달라서

 

타고나길 남달라서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늘 어려웠고 헤맸다

 

(민식네 논문을 단 한 줄이라도 이해하면

 

널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눈이 빠지도록 봤는데 안 되더라

 

엄마는

 

잘 계세요?

 

그럼잘 있지

 

집에 한번 와라엄마 밥 먹으러

 

트로피 방도 정리했다

 

그걸 다 어쩌셨어요?

 

네가 집에 없는데 그것들만 덩그러니 있으니까

 

헛껍데기 같더라고

 

그래서 다 버리셨다고요?

 

상자에 넣어서 베란다에 내놨다

 

[함께 웃는다]

 

(승유주말에 갈게요

 

그래꼭 와

 

[새가 지저귄다]

 

(간호사2) 점심 식사 안 하셨다면서요?

 

요즘 자꾸 끼니 거르시는데

 

그러다 큰일 나요

 

아니

 

방으로 식사 보내 드릴 테니까 꼭 드세요

 

제가 이따 가서 볼 거예요

 

(현욱에이

 

[기침한다]

 

(시안교수님!

 

안녕하셨어요?

 

저 숙제하러 왔어요

 

진짜 엄청 어려운 숙제가 있거든요?

 

저 한 번만 도와주시면 안 돼요?

 

요 문제예요교수님

 

[잔잔한 음악]

 

[한숨]

 

(예린선생님?

 

지윤수 선생님

 

[한숨]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예린예전이랑 달라 보이세요

 

[윤수가 컵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언제부터 이 동네 계셨어요?

 

그게 왜 궁금해?

 

돌아오실 줄 몰랐는데

 

의외였어요

 

왜 오셨어요?

 

대답해야 되니?

 

[코웃음]

 

별로 어려운 질문 아닌데

 

지금부터 드릴 질문에 비하면

 

승유랑 같이 계신 거 봤어요

 

승유랑

 

뭐 하시는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예린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뭘 그러면 안 돼?

 

물론

 

선생님 입장에서

 

승유가 필요할 수도 있죠

 

(예린지금 뭐 하고 사시는지 모르겠지만

 

승유 같은 세계적인 수학자를 키워 낸 경력

 

어딜 가나 써먹을 수 있을 거고

 

근데 그러지 마세요

 

선생님 인생 망했다고 잘나가는 승유 앞길까지 막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거 아세요?

 

그땐

 

승유가 정말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두 사람 잘 어울리기까지 했고요

 

[옅은 한숨]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승유가

 

그때랑 지금이랑 같은 마음일까요?

 

미안함죄책감그런 마음이겠죠 선생님에 대해서

 

"수학의 원리 확률과 통계적 추론"

 

[도어 록 작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시안)

 

(시안)

 

(승유)

 

[휴대전화 진동음]

 

(시안)

 

[통화 연결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예린제 말 잘 알아들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승유한테 피해 가지 않게 해 주세요

 

부탁드릴게요

 

[한숨]

 

맞아

 

내 인생 망했어

 

인정하기 어려웠는데

 

내 입으로 말하게 해 줘서 고마워

 

(윤수그런데 난

 

내 인생이 부끄럽지는 않아

 

지금의 내가 부끄럽지는 않아

 

난 아무 잘못이 없거든

 

예전에도 지금도

 

[못마땅한 숨소리]

 

제 탓이라고 말하고 싶으신 모양이네요?

 

[무거운 음악]

 

물론

 

유감이라고 생각해요

 

[코웃음]

 

왜 웃으세요?

 

[옅은 한숨]

 

넌 참

 

예견한 대로 자랐다

 

(윤수그래도 사과 한마디는 제대로 할 줄 아는

 

어른이 되길 바랐는데

 

예린아

 

유감이 아니야

 

사람이 사람에게 잘못을 하고

 

아프게 하고

 

그 사람 인생을 망쳤을 때는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거야

 

잘못했다고 해야 하는 거야

 

알아

 

그래도 바뀌는 건 없지

 

그런데

 

'유감'이라는 말은

 

많은 걸 바꿀 수 있어

 

네가 그 말을 내뱉기 전과 후는

 

아마 많은 게 달라질 거야

 

사실 넌 나한테

 

논외였거든

 

똑똑한 아이니까 잘 알아들었겠지

 

[고조되는 음악]

 

(정아그동안 지윤수 행방 살피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

 

(성한지방의

 

수학 학원 강사로 있던 것까지는 확인했습니다만

 

최근 1년은

 

파악을 못 했습니다죄송합니다

 

백승유 학교 들어오고 나서 수상한 점은요?

 

특별한 것은 없었는데요

 

혹시

 

이번 감사와 백 선생이

 

(성한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그러면 애초에

 

의도를 가지고 우리 학교에?

 

백승유

 

교내뿐 아니라 모든 동선 파악해서

 

면밀히 살피고 보고하세요

 

[옅은 한숨] [컵을 탁 내려놓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예린그거 아세요?

 

그땐

 

승유가 정말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예린두 사람

 

잘 어울리기까지 했고요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안전벨트 조작음]

 

[자동차 시동음]

 

[안전벨트 조작음]

 

[차 문이 탁 닫힌다]

 

[타이어 마찰음]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윤수의 다급한 숨소리]

 

"정보 & 검색 안내"

 

[떨리는 숨소리]

 

이걸 왜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윤수내놔

 

[윤수의 다급한 숨소리]

 

(승유못 풀었어요?

 

못 풀었냐고요

 

(윤수그래못 풀었어

 

그런데 뭐?

 

내가 이딴 문제 풀어야 돼?

 

풀어서 뭐 하게

 

왜 그렇게 화가 났어요?

 

[분한 숨소리]

 

[잔잔한 음악]

 

창피해요?

 

그런 문제도 못 풀어서?

 

(승유그런데 왜 답을 먼저 봐요?

 

풀릴 때까지 풀었어야지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요

 

답 같은 거 보지 않고 풀었을 때 느껴지는 기쁨

 

안 풀렸을 때의 고통

 

[떨리는 숨소리]

 

푸는 동안에 느껴지는 불안과 떨림까지 다 즐겼잖아요

 

나 이제 그런 거 없어

 

수학 문제 풀고 못 푸는 게

 

내 인생이랑 무슨 상관이야?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수학 따위가 뭐라고

 

(승유풀고 싶었잖아!

 

그래서 쓰고 또 쓰다가

 

답이 알고 싶어서 여기로 달려온 거잖아요!

 

생각 안 하려고 해도 생각나고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이고

 

내 머리가내 손이

 

제멋대로 쓰고 또 쓰고

 

[울먹인다]

 

결국 한밤중에 학교로 달려가서

 

밤새도록 풀고 즐겼잖아요 우리 둘이

 

[떨리는 숨소리]

 

(승유그래수학 따위가 [울먹인다]

 

수학 따위가 뭐라고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

 

[윤수가 연신 흐느낀다]

 

[숨을 하 내뱉는다]

 

[윤수가 훌쩍인다]

 

[감성적인 음악]

 

(승유제 마음은 참이에요

 

한 치의 오차도

 

모순도 없는

 

(정아재단 이사회에 공석이 생겼어요

 

최시안이요?

 

(진희근데 뭘 베꼈다는 거예요?

 

(여자무슨 논문을 보고 푼 거 같은데

 

(정아혼자서 고결한 척

 

나랑은 다른 척하더니

 

이제 우리가 다를 게 뭐야?

 

(승유그냥 나 좀 믿고 맡기면 안 돼요?

 

(윤수너 뭘 쥐고 있어?

 

(정아잘 참으시네요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텐데

 

(승유참는 거로 보이세요?

 


 

.멜랑꼴리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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