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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 투 헤븐 10

 

 

 빨리 타

 

 나무운전할 수 있습니까?

 

 (나무)  내가 이런 날 올 줄 알고  지난주에 면허 땄다는 거 아니야

 

 빨리 타

 

 [타이어 마찰음]

 

 (그루)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삼촌이 무슨 일 있으면  신고하라고 하셨습니다

 

 잠깐만  그러다 삼촌도 같이 잡혀가면?

 

 (그루)  삼촌 잡히면 안 됩니다  삼촌 잡히는 거 싫습니다

 

 [한숨 쉬며]  그럼 어떡하지?

 

 거기 나쁜 사람들 많은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다급한 숨소리]

 

 (나무)  너 어너 어디다 전화하는 거야?

 

 여보세요한그루입니다

 

 (그루)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어렵고 힘든 일이 생겼습니다

 

 [타이어 마찰음]

 

 [나무의 다급한 숨소리]

 

 (나무)  여기

 

 [나무의 당황한 신음]

 

 맞는다비번 있어야 들어가지

 

 어떡하지?

 

 아이씨

 

 뭐야?

 

 [버튼 조작음]  뭐 하는 거야?

 

 [무거운 음악]

 

 

 

 네가 비번을 어떻게 알아?

 

 지난번에  삼촌 찾으러 왔을 때 봤습니다

 

 (나무)  삼촌삼촌 찾으러 왔을 때?

 

 누구랑누구랑 왔냐니까?

 

 [시끌벅적하다]  [상구의 힘주는 신음]

 

 [선수의 성난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선수의 힘겨운 신음]

 

 [관중들이 야유한다]

 

 [상구의 힘주는 신음]

 

 [선수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겨운 신음]

 

 (나무)  삼촌 저기 있다

 

 [한숨 쉬며]  어떡해벌써 싸우고 있나 봐

 

 [선수의 힘주는 신음]

 

 [선수의 힘겨운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관중들의 환호성]  (그루)  삼촌!

 

 아이씨

 

 [러시아어]  씨발 새끼

 

 [한국어]  아유

 

 [선수의 성난 신음]

 

 [선수의 기합]  [날카로운 효과음]

 

 [상구의 놀란 숨소리]

 

 [힘겨운 신음]

 

 [놀란 신음]

 

 [비열한 웃음]

 

 [선수의 기합]  [상구의 힘겨운 신음]

 

 [상구의 힘겨운 신음]

 

 [포효]

 

 (마담)  불 좀 켜라불 좀

 

 "전원"

 

 ""

 

 [조명이 탁 켜진다]

 

 저기입니다

 

 [관중들이 불평한다]  (나무)  ?

 

 그루야어디 가?

 

 [힘겨운 신음]

 

 [위협하는 신음]

 

 [선수의 힘주는 신음]  [조명이 탁 꺼진다]

 

 (관중1)  뭐야?

 

 [사람들이 당황한다]  불 켜!

 

 (마담)  뭐야?

 

 [관중들이 연신 불평한다]

 

 (그루)  삼촌  [상구의 놀란 숨소리]

 

 (상구)  뭐야너 여기 왜 왔어?

 

 (나무)  여기서 빨리 나가요

 

 (남자1)  너희 뭐야?  [그루의 당황한 신음]

 

 [상구의 힘겨운 숨소리]  너희 뭐냐고

 

 [셔터 문이 드르륵 열린다]

 

 [관중들이 놀란다]

 

 [상구와 나무의 의아한 신음]

 

 [사이렌이 울린다]  [상구의 놀란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관중2)  경찰이다!  [사람들이 다급하다]

 

 [소란스럽다]

 

 [상구의 놀란 신음]

 

 (경찰1)  현 시각으로

 

 불법 경기 및 사행성 도박  혐의로 체포합니다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 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마담의 다급한 숨소리]

 

 [사이렌이 연신 울린다]

 

 [경찰1이 계속 말한다]

 

 [사이렌이 울린다]

 

 [나무의 어색한 웃음]

 

 [상구의 힘겨운 숨소리]

 

 [상구의 힘겨운 숨소리]

 

 [상구의 힘겨운 신음]

 

 (상구)  근데 어떻게 된 거야?

 

 여긴 또 어떻게들 알고 왔어?

 

 (나무)  펀치 드렁크 증후군  삼촌 그거 걸린 거 다 알아요

 

 (상구)  펀치 드렁크?

 

 삼촌 병원에 가야 합니다

 

 삼촌 머리 터지면 안 됩니다

 

 (그루)  삼촌 죽으면 안 됩니다  삼촌 죽으면 안 됩니다

 

 - (그루삼촌 죽으면 안 됩니다  - (상구그루야아니야  [그루의 다급한 신음]

 

 삼촌 안 죽어

 

 (상구)  [웃으며]  삼촌 괜찮아진정해

 

 (나무)  됐고일단 병원부터 가요  [상구의 웃음]

 

 (상구)  펀치 드렁크 아니라니까?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경찰2)  빨리 가  [관중들의 짜증 섞인 신음]

 

 (관중3)  밀지 말라고요

 

 (경찰3)  하도 위장을 잘해 놔서  그동안 우리도 번번이 물먹었는데

 

 대체 어떻게 하신 겁니까?

 

 (주영)  제보자가 있었거든요

 

 (경찰3)  제보자요?

 

 그게 누구입니까?

 

 그건

 

 비밀이에요  [무거운 음악]

 

 [픽 웃는다]

 

 [사이렌이 울린다]  (관중4)  씨발뭐 하는 거야

 

 [관중4가 불평한다]

 

 [버튼 조작음]

 

 [어두운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쿵 소리가 울린다]

 

 [삐 소리가 울린다]

 

 싫습니다

 

 (그루)  안 됩니다안 됩니다!

 

 [그루의 다급한 숨소리]

 

 (그루)  안 됩니다

 

 싫습니다

 

 [그루의 놀란 숨소리]

 

 [가쁜 숨소리]

 

 [상구의 놀란 신음]

 

 뭐야여기서 뭐 해?

 

 삼촌

 

 살아 계신지 확인하러 왔습니다

 

 [한숨]

 

 인마말했잖아  삼촌 괜찮다니까?

 

 (상구)  어제 의사 쌤도 그랬잖아

 

 앞으로 조심하면 별일 없을 거라고

 

 입원도 너희들이 하도  성화를 해서 한 거지

 

 당장 퇴원해도 된댔어

 

 거짓말 아닙니까?

 

 거짓말 아니야

 

 아빠는 아픈데 안 아픈 척  그루한테 거짓말하셨습니다

 

 [잔잔한 음악]

 

 그건

 

 네 아빠가 너 사랑해서

 

 (상구)  걱정할까 봐 그런 거지

 

 난 그만큼 너 사랑 안 해

 

 그러니까 이건 거짓말 아니야

 

 그럼 됐습니다

 

 (그루)  잘됐습니다

 

 삼촌은 그루 사랑하지 마십시오

 

 거짓말만 하지 마십시오

 

 [하품]

 

 [픽 웃는다]

 

 졸리냐?

 

 그러게 집에서 잠이나 자지

 

 여길 왜 기어 오냐?

 

 여기서 자도 됩니까?

 

 [상구가 입소리를 푸 낸다]

 

 그래자라

 

 [웃음]

 

 [한숨]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한숨]

 

 [상구가 입소리를 쯧 낸다]

 

 [안도하는 한숨]

 

 [새가 짹짹 지저귄다]

 

 (뉴스 속 앵커)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9일 밤

 

 도심 한가운데  불법 도박 경기장에서

 

 무허가 격투 경기를 유치하고  [문이 탁 열린다]

 

 수십억 대의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 온 조직을  [문이 탁 닫힌다]

 

 일망타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한 검찰청 수사 발표를  잠시 보시겠습니다

 

 (뉴스 속 주영)  지난 9 0시경

 

 남부경찰청 소속  광역 수사대 조직범죄 팀과  [그루가 그릇을 툭 내려놓는다]

 

 남부지검 형사4부는

 

 도심 한가운데 지하 벙커에서  대규모 불법 도박 경기장을 만들어

 

 수십억 원 대의 판돈이 오가는

 

 불법 격투 경기가 열린다는  첩보를 받고 출동

 

 관련자 대부분을 체포

 

 [TV 전원음]

 

 삼촌아침 드십시오

 

 ?  [그루가 리모컨을 툭 내려놓는다]

 

 내 것도 있어?

 

 거기에 앉으라고?

 

 [잔잔한 음악]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루가 국물을 호로록 마신다]

 

 [초인종이 울린다]

 

 (상구)  변호사님  아침부터 웬일이세요?

 

 (현창)  그루한테  전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

 

 (현창)  그루야

 

 아빠 언제까지 저기 모셔 둘 거야?

 

 추모 공원에서 수목장 준비됐다고  [차분한 음악]

 

 너한테 여러 번 연락했다던데

 

 전화도 문자도 계속 안 받고  끊어 버렸다며?

 

 그루 섭섭한 거 알지만

 

 이제 정말로  보내 드려야 할 때가 됐어

 

 더 늦기 전에  엄마랑 같이 계시도록 해 드려야지

 

 아이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상구)  그루야

 

 [한숨]

 

 [입소리를 쯧 낸다]

 

 (나무)  [문을 쿵쿵 두드리며]  그루야

 

 대체 몇 시간째야?  이제 좀 나와

 

 (상구)  [문을 쿵쿵 두드리며]  한그루

 

 너 거기서 살 거야?

 

 (나무)  그루야배 안 고파?  화장실 안 가도 돼?

 

 (상구)  징한 놈

 

 열두 시간이 넘도록  물 한 모금을 안 마시고아유

 

 (나무)  탈수  [상구의 한숨]

 

 혹시 쓰러진 거 아니에요?

 

 ?

 

 그루야

 

 (상구)  [문을 쾅쾅 두드리며]  좀 대답 좀 해 봐!

 

 [문손잡이를 달칵거리며]  이씨

 

 안 되겠다좀 비켜 봐

 

 [힘주는 신음]

 

 (나무)  그루야?  [상구의 아파하는 신음]

 

 [조명이 탁 켜진다]

 

 [나무의 의아한 신음]

 

 (상구)  나만 안 보이는 거 아니지?

 

 (나무)  ?

 

 아이

 

 (상구)  이런 미친

 

 옆집이 자식 어디로 간 거냐?  [나무가 호응한다]

 

 저도 모르죠

 

 아이나 이 자식을 진

 

 [차분한 음악]  잠깐만

 

 일단 그우리는

 

 그루가 어디로 갔는지  빨리 찾아보자

 

 [한숨]

 

 그루야한그루!

 

 그루야!

 

 (나무)  한그루!

 

 (미란)  한그루!

 

 그루야!

 

 한그루!

 

 - (영수어떻게 됐어?  - 못 봤어

 

 (영수)  얘 어떻게 된 거야아유  [미란의 답답한 신음]

 

 한그루!

 

 한그루!

 

 아이씨

 

 [다급한 숨소리]

 

 [한숨]

 

 아나진짜

 

 한그루한그루!

 

 아이씨어딜 간 거야?

 

 [한숨]

 

 (상구)  한정우

 

 네 아들 어쩔 거야?

 

 찾고 싶어도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네 아들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뭘 어떻게 해야 될지  하나도 모르겠어

 

 [상구의 한숨]

 

 그렇게 웃지만 말고  뭐라고 말 좀 해 봐!

 

 아이씨

 

 지금 뭐라는 거냐진짜

 

 [한숨 쉬며]  

 

 [역사 안이 분주하다]

 

 [그루의 겁먹은 신음]

 

 [그루의 겁먹은 숨소리]

 

 [삐 소리가 흘러나온다]

 

 [삐 소리가 흘러나온다]

 

 [삐 소리가 흘러나온다]

 

 [삐 소리가 흘러나온다]

 

 [삐 소리가 흘러나온다]

 

 [삐 소리가 흘러나온다]

 

 (의사)  검사 결과  청각이나 발성 기관 모두

 

 이상 소견은 없습니다

 

 (정우)  그럼 왜 말을 안 할까요?

 

 (의사)  이런 경우

 

 아이의 심리적 특이 상태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이유에선가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거죠

 

 선택적 함묵증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의사)  일단 기다려 보는 수밖에요

 

 아이와 소통할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죠

 

 얼굴 표정과 몸자세가  아주 중요하다는 걸

 

 잘 기억하셔서요, '감사합니다'

 

 (TV 속 남자2)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TV 속 남자가 말한다]

 

 [한숨]  [책을 사락 넘긴다]

 

 정우 씨

 

 (지원)  '위험하니까  만지면 안 돼'가 뭐였지?

 

 뭐더라잠시만

 

 [지원의 한숨]

 

 정우 씨이리 좀 와 봐

 

 (정우)  ?

 

 (지원)  그루야

 

 아빠한테도 가르쳐 줄래?

 

 (지원)  '위험하니까 만지면 안 돼'

 

 [웃음]

 

 [지원과 정우의 웃음]  [따뜻한 음악]

 

 [웃음]

 

 [파도가 철썩인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지원)  그루야여기 처음 와 보지?

 

 [지원과 정우의 웃음]

 

 (정우)  [감탄하며]  물고기들 이리 온다

 

 저기 봐 봐

 

 (지원)  저것 좀 봐 봐  [지원의 웃음]

 

 진짜 많다  [지원과 정우의 웃음]

 

 - (정우여기 좋아하네  - (지원응  [정우와 지원의 웃음]

 

 그루야

 

 (정우)  여기 마음에 들어?

 

 물고기

 

 멋있어?

 

 [정우와 지원의 웃음]

 

 ?

 

 나비가오리

 

 (어린 나무)  나비가오리는  동물계 척삭동물문 연골어강

 

 홍어목 나비가오릿과이며

 

 몸길이가 약 1m이다

 

 몸통과 머리 부분이  가슴지느러미와 합쳐져서 형성된  [정우의 놀란 숨소리]

 

 넓고 평평한 체반은  전체적으로 마름모꼴인데  [정우와 지원의 놀란 숨소리]

 

 - 앞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 (지원우리우리 그루가

 

 (어린 그루)  부드러운 S자 형태를 띤다

 

 [어린 그루가 말한다]  (지원)  감사합니다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지원이 엉엉 운다]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준식)  한정우 때문에 오신 분 맞십니꺼?

 

 (준식)  아 이름이 그루한그루 맞지요?

 

 기억하시네요

 

 - 몇 살인교지금?  - (상구스무 살입니다

 

 [준식의 놀란 숨소리]

 

 벌써 20년이나 지난 기네

 

 (상구)  그루를 기억하십니까?

 

 혹시 그럼

 

 정우가 그루랑 우째 만났는가  그 말입니까?

 

 

 

 (준식)  그때 같이 있던 동료들은 그 일  평생 못 잊을 추억이라 안 합니까

 

 그날 여기 눈이 왔다 아입니까

 

 [부드러운 음악]  아시겠지만 한겨울에도 여기는 눈  엔간해서는 잘 안 오거든예

 

 근데 날이 억수로 화창했는데

 

 하늘에서 먼지 같은 게  폴폴 날리는가 싶더니

 

 (준식)  눈이 내리는 기라예

 

 다들 퍼뜩 나온나눈 온다!

 

 [준식의 웃음]

 

 (준식)  뭐 하노인마눈 온다고

 

 [정우의 놀란 신음]  [준식의 감탄]

 

 (소방대원1)  뭐야?  [준식이 라이터를 탁 켠다]

 

 [소방대원들의 웃음]

 

 [정우의 웃음]

 

 많이 온다  [정우의 감탄]

 

 (소방대원2)  그러니까요대박

 

 - 나 여기 와서 눈 처음이야  - (준식눈 처음 보나?

 

 처음이야여기 와서

 

 (준식)  진짜로완전 촌놈이네

 

 (정우)  부산에서 눈이 이렇게 온다  [준식이 말한다]

 

 [사이렌이 울린다]  ?

 

 (준식)  아이가자가자

 

 (소방대원3)  성문동 철거 지역 내 빌라  물탱크 안에

 

 고양이 갇힌 거 같답니다

 

 어제 밤새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준식의 한숨]

 

 잠 못 잔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한숨 쉬며]  또 고양이가?

 

 고양이가 추워서

 

 물탱크로 숨어들었다가  갇힌 모양이네

 

 이건 뭐, 119 구조대인지  동물 구조대인지

 

 알 수가 없다 아이가

 

 [소방대원들의 웃음]

 

 (준식)  우리는 고양이 구조대야

 

 준비

 

 [사이렌이 울린다]

 

 안녕하세요

 

 이쪽이요?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준식)  어뎁니까고양이?

 

 어데 가노어데고여가?  [차 문이 탁 닫힌다]

 

 - (준식케이지 여기 있다  - (정우

 

 (준식)  고양이 이기는 참말로

 

 얼라 우는 소리랑 똑같아서  징그럽다 아이가

 

 아유

 

 뭐 하노인마

 

 장비 갖고 온나  [소방대원들이 대답한다]

 

 눈 온다퍼뜩새끼야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 (준식밤새울래?  - 준식이 형

 

 - (정우쉿  - (준식?

 

 (정우)  [작은 목소리로]  소리소리

 

 소리 들어 봐

 

 (준식)  엄마이제 안 들리네?

 

 뒈졌나?

 

 (정우)  잡아

 

 (정우와 준식)  하나

 

 [정우와 준식의 힘주는 신음]

 

 [정우의 힘주는 신음]

 

 [물소리가 들린다]

 

 [정우의 힘주는 신음]

 

 (정우)  야옹

 

 나비야?

 

 나비야어디 있니?

 

 야옹

 

 [한숨]

 

 나비야?

 

 나비야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울음소리가 연신 들려온다]

 

 [놀란 숨소리]

 

 빨리 구급 불러여기 아기!

 

 고양이 아니고 진짜 사람!

 

 아기라고!

 

 [사이렌이 울린다]

 

 [타이어 마찰음]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 (준식퍼뜩퍼뜩  - (정우빨리빨리

 

 (준식)  뭔 일이고?

 

 [정우의 가쁜 숨소리]

 

 얼른 가

 

 [사이렌이 울린다]

 

 [한숨]

 

 [한숨]

 

 [정우의 살피는 신음]

 

 저기혹시

 

 오늘 성문동 물탱크에서  구조돼 온 아기는

 

 (간호사)  

 

 그 아기 구조하신 소방관님이세요?

 

 아기 상태는 좀 어떤가요?

 

 좋지 않아요

 

 이런 날씨에 그런 곳에서

 

 너무 어리죠?

 

 (간호사)  하지만 아직 실망하긴 일러요

 

 그 상태로  살아 있었다는 것만 해도

 

 이미 기적이니까요

 

 그럼

 

 들어가서 한번 보실래요?

 

 그래도 됩니까?

 

 [심전도계 비프음]  [차분한 음악]

 

 [정우의 놀란 숨소리]

 

 [정우의 조심스러운 숨소리]

 

 [정우의 옅은 숨소리]

 

 (정우)  살자

 

 살 수 있어

 

 지면 안 돼

 

 [놀란 숨소리]

 

 [정우의 감격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정 대원)  선배님

 

 지난번 그 아기요

 

 (정우)  ?

 

 잘 회복됐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 있어?

 

 (정 대원)  잘 회복돼서  이제 시설로 보낸다고요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발견 당시 유기 정황 확인 서류  처리해서 넘겨야 돼서요

 

 문서는 제가 다 했고  선배님은 사인만 하시면 됩니다

 

 [서류를 탁 내려놓으며]  시설이면 어디로 가는 거야?

 

 구청 담당 직원 말로는

 

 아기가 어려서 해외 입양  뭐그런 쪽으로 갈 거 같다고

 

 [정우의 한숨]

 

 [정우의 웃음]

 

 (지원)  무슨 생각 해?

 

 (정우)  예전에 얘기했던 아기 있잖아

 

 물탱크에서 구한

 

 (지원)  

 

 어디 안 좋대?

 

 아니이제 다 회복돼서

 

 시설로 옮겨진대

 

 어쩌면

 

 해외로 입양될 수도 있다고  그러더라고

 

 아직도 그렇게 보내는  아기들이 있구나정말  [정우의 쓴웃음]

 

 그런가 봐

 

 - 정우 씨  - (정우

 

 나 그 아기 한번 보고 싶어

 

 정말?

 

 [부드러운 음악]  [옅은 웃음]

 

 [옅은 웃음]

 

 [정우의 웃음]

 

 [정우의 긴장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지원의 웃음]

 

 [정우가 입소리를 딱딱 낸다]  (지원)  안녕?

 

 [아기 그루가 칭얼거린다]  - (지원어  - (정우아이고그래

 

 [정우가 입소리를 딱딱 낸다]

 

 아이고  이렇게 어떻게 얌전해?  [지원의 웃음]

 

 (정우)  힘 좋아진 거 봐

 

 [지원과 정우의 웃음]  신기하다

 

 [정우의 감탄]  [지원의 웃음]

 

 (정우)  아유잘 먹네힘 봐

 

 [정우가 말한다]  (지원)  맛있어?

 

 [정우가 입소리를 딱딱 낸다]

 

 [지원과 정우의 웃음]

 

 [아기 그루가 칭얼거린다]

 

 [아기 그루가 울음을 터트린다]  [지원의 달래는 신음]

 

 (지원)  괜찮아

 

 ?

 

 [지원이 입소리를 딱딱 낸다]

 

 [아기 그루가 칭얼거린다]  [지원의 달래는 신음]

 

 [지원의 웃음]

 

 [지원이 흥얼거린다]

 

 (지원)  ?  [아기 그루가 엉엉 운다]

 

 [지원의 달래는 신음]

 

 아이고아이고

 

 괜찮아괜찮아

 

 [지원이 입소리를 쯔쯔 낸다]

 

 정우 씨!

 

 [다급한 숨을 내뱉으며]  어떡해?

 

 왜 그래무슨 일이야?

 

 (지원)  아기 곧 보낼 거래

 

 정우 씨

 

 나 못 헤어지겠어어떡하지?

 

 나 못 보낼 거 같아

 

 어떡하지?

 

 뭘 어떡해?

 

 못 보내면 안 보내면 되는 거지

 

 정말이야?

 

 [웃음]

 

 (정우)  당신이 말 안 하면  내가 얘기하려고 했어

 

 벌써 아기 이름도 지어 놨는데?

 

 한정우!  [웃음]

 

 [지원과 정우의 웃음]  [차분한 음악]

 

 근데 아기 이름을 지었다고?

 

 나랑 상의도 없이?

 

 뭐라고 지었는데?

 

 그루

 

 한그루

 

 맘에 안 들어?

 

 [울먹이며]  아니

 

 꼭 들어

 

 (지원)  한그루우리 아들 이름

 

 진짜 멋지다

 

 [지원과 정우의 웃음]

 

 (준식)  부부는 서로 닮은다더만

 

 그 부부는 둘이 닮은 게 아이라

 

 하나로 빚은 걸  둘로 나눠 놓은 거 맹키로

 

 똑같았다 아입니꺼

 

 [시끌벅적하다]

 

 (준식)  하나

 

 [카메라 셔터음]  (준식)  그루가 엄청 이뻐가

 

 우리 소방서 마스코트였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준식이 말한다]

 

 (상구)  소방관 일은 왜 그만두고  서울로 간 겁니까?

 

 [입소리를 쩝 낸다]

 

 그래 깨가 쏟아지더만  호사다마라고

 

 아 엄마가 덜컥

 

 원체 몸이 약해가 그랬는가

 

 말기 암 진단 듣더만  치료도 안 하고

 

 남은 시간 아하고만 있겠다고  작심을 한 기라

 

 [한숨]

 

 (준식)  그 길로 정우는 사표 내고

 

 와이프 보내는 날까지  세 식구 똘똘 뭉쳐만 있었지

 

 (어린 그루)  엄마 운다

 

 엄마 아프다

 

 아니

 

 엄마 행복해서 그래

 

 행복이 뭔데?

 

 엄청 기분 좋은 거

 

 막 웃음 나는 거

 

 행복하면 눈에서 물 나온다

 

 [웃음]

 

 엄마는

 

 그루만 보면 행복해

 

 (어린 그루)  그루 보면 눈에서 물 나온다

 

 [웃음]

 

 그루

 

 (지원)  고마워

 

 그루 엄마로 살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 행복 많이 나온다

 

 [웃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정우가 신발을 쓱쓱 벗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정우)  그루이제 그만해  엄마 여기 없어

 

 (어린 그루)  엄마 있다엄마 있다!

 

 엄마 있다!  [차분한 음악]

 

 엄마 있다엄마 있다!

 

 엄마 있다엄마 있다!

 

 엄마 있다엄마 있다!

 

 엄마 있다엄마 있다!

 

 [몽환적인 음악]

 

 (준식)  혹시 거기 갔나?

 

 (상구)  ?

 

 (준식)  아가 여기 왔으면

 

 갈 만한 데는 거기뿐이 없을 긴데

 

 거기가 어디죠?

 

 [갈매기 울음]

 

 [잔잔한 음악]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정우)  그루야엄마 보러 가자

 

 (어린 그루)  엄마 여기 없다

 

 엄마 여기 있어

 

 (어린 그루)  어디?

 

 (정우)  여기

 

 또 여기

 

 그리고

 

 여기에도

 

 (정우)  그루야

 

 눈을 꼭 감아 봐

 

 (정우)  엄마랑 여기 자주 왔던 거  기억나지?

 

 (어린 그루)  엄마 보인다

 

 엄마랑 그루랑 아빠랑 다 있다

 

 [차분한 음악]

 

 [당황한 신음]

 

 [당황한 신음]

 

 안 됩니다

 

 [당황한 신음]

 

 싫습니다

 

 다시 나오세요

 

 (그루)  얼른 나오세요빨리 나오세요

 

 빨리 나오세요

 

 안 됩니다안 됩니다싫습니다

 

 - (그루안 됩니다싫습니다  그루야

 

 - 그루야  - (그루안 됩니다

 

 (그루)  빨리 나오세요

 

 (상구)  그루야  [그루의 당황한 신음]

 

 그루야

 

 [그루의 혼란스러운 신음]

 

 아빠 사라졌습니다

 

 아빠 이제 볼 수 없습니다

 

 [놀란 숨소리]

 

 (상구)  그래

 

 [그루의 혼란스러운 신음]

 

 (그루)  아빠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제 볼 수 없습니다

 

 그루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빠가 이제  '참 잘했어요안 해 줍니다

 

 아빠 목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당황한 신음]

 

 정말?

 

 (상구)  그건 아닌 거 같은데?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그러던데

 

 [한숨]

 

 돌아가신 분들도

 

 말씀하실 수 있다고

 

 [잔잔한 음악]

 

 [픽 웃는다]

 

 [상자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한정우 님

 

 (그루)  2020 4 13

 

 사망하셨습니다

 

 저는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러 온

 

 무브 투 헤븐의 한그루입니다

 

 이제부터

 

 한정우 님의

 

 마지막 이사를 시작하겠습니다

 

 [가방을 툭 연다]

 

 "전주곡 다장조  바흐"

 

 [잔잔한 음악]  [MP3를 부스럭 넣는다]

 

 [그루가 냄새를 씁 맡는다]

 

 [냄새를 연신 씁 맡는다]

 

 [그루의 한숨]

 

 [옷을 사락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차분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헛기침]

 

 (영상 속 정우)  어색하네

 

 다시

 

 아들

 

 [영상 속 정우의 옅은 웃음]

 

 그루야

 

 사람들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면  거짓말을 잘 못하게 된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뭐였는 줄 아니?

 

 (지원)  고마워

 

 그루 엄마로 살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

 

 아빠도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뭐냐고 물으면

 

 그루 아빠로 살았던 거라고  대답할 거야

 

 우리 그루아빠 보고 싶은데  못 보니까 섭섭하지?

 

 [영상 속 정우의 웃음]

 

 (영상 속 정우)  하지만 우리 그루는 한번 본 건  절대로 안 잊어버리니까

 

 엄마 아빠 기억

 

 그루 눈 속에 다 저장돼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그렇지?

 

 [픽 웃는다]

 

 마지막으로 아빠랑 약속 하나

 

 아빠가 그루한테  매일 해 주던 말 있지?

 

 이제부터 그루가 아빠 대신

 

 거울 속 그루한테  매일 말해 주는 거야

 

 뭐라고?

 

 참 잘했어요

 

 그래참 잘했다우리 아들

 

 (정우)  세상에서 가장 멋진 건 누구?

 

 한정우 아들 한그루

 

 [웃음]

 

 [힘찬 신음]

 

 [뚜껑을 달그락 든다]

 

 [글씨를 쓱쓱 쓴다]

 

 [펜 뚜껑이 탁 닫힌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사람들이 대화한다]

 

 [사람들의 웃음]

 

 [차분한 음악]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는 거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 마음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 기분이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을 땐

 

 (정우)  그 사람이랑 똑같은 상황이라고  상상을 해 보는 거야

 

 그루는 그 사람이 아니라서  그럴 수 없습니다

 

 그냥 한번 생각해 보는 거야

 

 (정우)  '내가 저렇게 아프면  얼마나 슬플까?'

 

 '누가 나한테 거짓말을 하면  얼마나 화날까?'

 

 '누가 나한테 칭찬을 해 주면  얼마나 기쁠까?'

 

 그렇게  [개가 헥헥거린다]

 

 [겁먹은 신음]

 

 [겁먹은 숨소리]  긴장하지 마

 

 그루가 싫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만

 

 알려 주면 돼

 

 [연신 헥헥거린다]

 

 거봐아무렇지도 않지?

 

 [그루의 당황한 신음]

 

 [혼란스러운 신음]

 

 [다급한 숨소리]

 

 - 그루야!  - (상구나무야

 

 [그루의 가쁜 숨소리]

 

 (정우)  아빠가 항상 뭐라고 그랬지?

 

 '보이지 않는다고'

 

 '곁에 없는 건 아니다'

 

 (정우)  '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정우)  그렇지

 

 [간절한 숨소리]

 

 (현창)  조상구 씨

 

 (상구)  

 

 (현창)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현창)  오늘부로

 

 약속했던 기한 3개월이  만료됐습니다

 

 저는 한그루 군의  후견 감독인으로서

 

 지난 3개월 동안

 

 조상구 씨가 그루와 지내는 모습을  면밀히 관찰한 후

 

 후견 계약을 지속해도  문제가 없는지

 

 평가하기로 했고 결론이 났습니다

 

 저는 조상구 씨가

 

 한그루 군의 후견인으로서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결격 사유는

 

 불법 도박 경기 관련

 

 조상구 씨가 연관된  조직의 잘못에 휘말려

 

 그루가 위험에 빠졌었다는  사실입니다

 

 달리 해명할 부분 있습니까?

 

 없습니다

 

 (현창)  그렇다면 제가 조상구 씨의

 

 후견인 해임을 청구해도  이의 없으시겠죠?

 

 없습니다

 

 그럼 이제

 

 그루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루가 걱정되시는 겁니까?

 

 아니요

 

 걱정은 무슨

 

 그 녀석 옆에는  뭐변호사님도 있고

 

 옆집도 있고  아걱정 안 해요

 

 [후련한 신음]

 

 이렇게 홀가분한 거를

 

 팔자에도 없는  뭐후견인인지 보호자인지

 

 그거 때문에 골치 아팠는데

 

 안 그래도 더 하자고 해도아유

 

 못 하겠다고  때려치울 판이었어요제가

 

 [웃으며]  잘됐네요

 

 [웃음]

 

 그럼 뭐이제

 

 저 가면 되는 거죠?

 

 수고하셨어요

 

 (현창)  어디 가십니까?

 

 아직 끝난 게 아닌데요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의견일 뿐이고

 

 그루 군은 조상구 씨와

 

 후견 계약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

 

 [잔잔한 음악]  (현창)  후견 계약은

 

 피후견인 한그루 군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러니까 조상구 씨는

 

 여전히 앞으로도 계속

 

 한그루 군의 후견인입니다

 

 이의 있으신가요?

 

 [울먹인다]

 

 [웃음]

 

 [상구의 웃음]

 

 (상구)  진짜

 

 [안도하는 숨소리]

 

 [웃음]

 

 (미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될 거 아니야

 

 - (나무그만 좀 던져!  - (미란이놈의 계집애야!

 

 (미란)  뭘 던져너 엄마가 그런 거

 

 다시 한번 말해 봐다시뭐라고?  [나무의 비명]

 

 뭐가 어쩌고 어째?  [나무가 씩씩거린다]

 

 몇 번을 물어도 내 답은 같아

 

 (나무)  이제 엄마 눈치 보면서 숨지 않고  당당하게 말할 거야

 

 [활기찬 음악]

 

 정식으로 무브 투 헤븐에서  그루랑 같이 일할 거라고!

 

 네가 지금 제정신이야지금?

 

 (미란)  너 거기너 거기 안 서?  거기 안 서!

 

 저 원수 같은 놈의 계집애 저거

 

 [문이 탁 열린다]  저거 내가 왜 낳았지저거?

 

 어유못 살겠다정말  [미란이 씩씩거린다]

 

 (영수)  난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했어

 

 ?

 

 그날

 

 그루가 자기 아버지랑 이사 왔다고  처음 인사 온 날

 

 (영수)  나무랑 동갑인 앞집 아들 이름이

 

 '한그루'라고 하던 순간

 

 그러니까 그게 뭐?

 

 '나무랑 그루'

 

 이름부터가 운명이잖아

 

 (영수)  우리가 져야지

 

 어떻게

 

 [통을 달그락 주우며]  부모가 자식 운명을 거스르겠어

 

 운명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내가 그놈의 이름  오늘 당장 개명한다

 

 (미란)  나무 한그루?

 

 이씨진짜어휴!

 

 [새가 짹짹 지저귄다]

 

 [아이들이 시끌시끌하다]

 

 (학생)  저기요

 

 여기가 사람 죽으면  유품 정리해 주는

 

 무브 투 헤븐 맞나요?

 

 (그루)  

 

 (학생)  안녕하세요반가워요

 

 무슨 일이십니까?

 

 (학생)  저 의뢰하려고 왔는데요

 

 유품 정리

 

 언제 돌아가셨습니까?

 

 (학생)  아직 안 돌아가셨는데요

 

 근데 조만간 돌아가실 예정이에요

 

 그럼

 

 저희가 정리해 드릴 분  성함이랑 주소

 

 그리고 의뢰하신 분  성함이랑 연락처를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학생)  조만간 돌아가실 분 성함은 차은별

 

 서울시 연화동 358-4예요

 

 의뢰하는 사람 이름도 차은별

 

 이상합니다

 

 (학생)  뭐가요?

 

 돌아가실 분 성함이랑  의뢰하신 분 성함이 같습니다

 

 (학생)  하나도 안 이상한데

 

 [부드러운 음악]

 

 제가 조만간 죽을 거라

 

 제 유품 정리  의뢰하러 온 거니까요

 

 [반짝이는 효과음]

 

 [무거운 음악]

 

 [차분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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