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19
파스타 19부.
씬1. 라스페라 건물 외경 (아침)
들어와 멈춰서는 현욱의 차.
차 문 열고 내리는 사람, 최현욱 뿐이다.
혼자 내려, 입구 현관으로 여유있게 들어가는.
씬2. 버스 정류장 (아침)
입 나온 유경, 험한 인상으로 버스에서 내린다.
최현욱이 버리고 간 것.
서둘러 레스토랑 쪽으로.
씬3. 홀 (아침)
설대표, 혼자 등 보이고 커피 내리고 있다.
그런 설대표부터 눈에 들어온다. 여유있게 바에 앉는 최현욱.
최현욱 여기 모자란 아침잠을 확 깰 수 있는 에스프레소 한잔.
설대표 (칫. 입나와 에스프레소 내린다)
최현욱 (앞으로 내밀어지는 에스프레소)
우리 무승분가 이제? (쓴 커피 홀짝)
설대표 무승부는 이게 무슨 무승부야?! (억울)
최현욱 한번씩 서로 해고하고 들왔다 나갔다 무승부 아냐?!
설대표 한번씩 들왔다 나갔다 했어도 쉐프는 똑같이 쉐프고, 월
급도 똑같고.
근데 나는 한번 들왔다 나갔다 한거로 사장에서 홀 막내
로, 월급은
80퍼센트 삭감인데, 이게 무슨 무승부야?!
최현욱 (듣고 보니) 한번씩 이기고 한번씩 해고되서 난 이쯤에
서 사이좋게
지낼까 했더니 안되겠네 그럼. 여전히 원수지간 유지?
설대표 당연하지-
최현욱 그냥 무승부로 끝내면 안될까? 사이좋게.
설대표 (버럭) 아 무승부 아니라니까?! 내가 진거라니까!!! (벼
르고 있다)
최현욱 (커피 홀짝)
씬4. 복도 (아침)
주방 가는 길. 최현욱, 쉐프복도 채 갈아입기 전인데,
주방에서 들려오는 사람들 소리. 도마질 소리에
주방부터 들어가 보는데
씬5. 주방 (아침)
국내파3, 금석호, 은수, 뭔가 하느라 바쁘다.
최현욱의 눈에 들어오는 작업 광경.
그렇게 시켜도 안하던 안심 기본 작업을 하고있는 국내파들. 의외
다.
얼결에 돕고있는 정은수.
최현욱, 등장하자 멋쩍은 듯 고개 숙여 보이는 국내파들.
한명씩 다가가 옆에 서면서, 최현욱
사탕처럼 양쪽으로 묶인 안심 들어 살핀다.
최현욱 (정호남) 실 꽁지 바짝바짝 안 자를래?
구울때 걸리적거린다.
정호남 예 쉡!
최현욱 (린넨으로 힘주어 안심싸고 있는 민승재에게) 디립다 힘
만 쓸게 아니라
균일한 힘이 중요하다! 너무 울퉁불퉁하잖아!
민승재 예 쉡!
최현욱 (랩싸는 한상식) 랩이랑 웬수졋니? 너무 많이 감았잖아!
이러면 나오려던 핏물도 도로 들어가겠다.
한상식 예 쉡!
최현욱 (안심 슬라이스 중인 금석호와는 서로 눈 인사만) 끔.
이때 유경, 험한 인상으로 들어온다.
최현욱, 시선 주지만, 유경 시선도 안주고, 냉장실로.
-최현욱, 다시 시키고 나서 냉장실 유리 앞으로 온다.
유경 살피려는데, 유경 안 보인다.
씬6. 냉장실, 냉동실
텅 빈 냉장실 지나, 최현욱, 냉동실로 들어온다.
유경, 열 식히고 있다.
최현욱 (들어선다) 붕어 뭐하니?
유경 (시선 마주치고는, 돌아선다) 하도 열 받아서 제 자신 좀
얼리고 있습니
다 쉡.
최현욱 (빤히 본다) 다리 걸어왔냐?
유경 (식) 뛰어 왔습니다 늦으까봐.
최현욱 (끔) 잘했다.
유경 다리위에 버리고 가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쉡?
최현욱 자신감?
유경 예 쉡.
최현욱 자신감 없는데?
유경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연애합니까 쉡?
최현욱 (표정)
유경 다리 위에 버리고 가는 거는 아무리 쉡이 쉡이고 제가 쉡
의 막내요리사
라도 복종이 안됩니다.
최현욱 먼저 내린거 너다.
유경 (표정) 저는 내리면서도 거기가 다리 위인 줄 몰랐습니
다.
최현욱 (본다)
유경 쉡.
최현욱 먼저 내리지만 않으면 나는 절대로 너 버리지 않는다.
유경 행여 제가 먼저 내린다고 해도 좀 잡아주면 안되는 건가
요?
여자는 그런것도 좀 바랍니다 쉡.
최현욱 그럼 바란다고 말을 해라 그때 그때.
유경 말 안해도 알아주면 안됩니까 쉡?
최현욱 말을 안 하는데, 걸 어떻게 아냐?
남자는 잘 모른다 여자 진짜 속맘이 어떤지.
유경 안심 스테이크 핏물 빼는 것 만큼만 신경쓰면 알수 있습
니다.
최현욱 (본다)
유경 (본다)
최현욱 알았다. ok.
유경 (풀리는 표정)
최현욱 이제 좀 녹았냐 니마음이?
유경 (금방 히) 예 쉡.
최현욱 냉동실 들와서 녹았냐 니 마음이?
유경 쉡이랑 같이 있지 않습니까?
쉡이랑 같이 있는데 얼수가 있습니까?
최현욱 (본다)
유경 (웃는다)
최현욱 참 나. (나가고)
씬7. 휴게실
정호남, 자기 락커 안에서 뭔가 찾는다.
얼른 손목에 뿌리는 파스 칙 칙 뿌려주고는, 락커문 닫고 서둘러
나간다.
씬8. 쉐프룸
정호남, 조심스레 문 열고 들어오면.
이미 정렬해 서있는 국내파. 이태리파. 은수. 유경.
정호남, 서둘러 자기위치에 선다.
최현욱 이번 뉴쉐프 대회에 라스페라도 정식으로 출전하게 됬
다.
1등하면 최고의 이태리 레스토랑이라는 명예와 함께
요리사 각자에게는 이태리 연수의 기회가 부상으로 주어
진다.
부주와 정호남, 민승재, 한상식이 정식으로 우리 라스페라
를 대표해
참가할 거다.
이태리3 (끔 마뜩찮은 표정)
최현욱 아울러 그 네사람의 매니저 쉐프는, 나다!
이태리3 예에?!
유경 (표정)
은수 (표정)
최현욱 대회는 국내파가 나가지만 준비는 다 같이 한다.
이태리3 (동시에) 쉡--?!!!
선우덕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쉡?
최현욱 이태리파 셋도 매일 남아 국내파와 함께 준비하고 연습
한다.
유경,은수 ?
이태리3 (살짝 비웃고, 필립) 왜요 우리까지?
최현욱 (대꾸 않고) 해서 말인데.
일동, 최현욱을 보는 시선.
최현욱 짝짓기 좀 해야겠다.
일동 (뭔 소린가) ?!
은수 짝짓기라 하시면 (시선 유경-최쉡 왔다갔다 한다)
이미 끝난,거 아닌가요 쉡?
최현욱 슷. (눈총)
유경 (눈총)
은수 아니,짝짓기 라(니까. 입 다문다)
최현욱 니들 셋(이태리3)은 이미 이태리에서 3년이상 경험을 쌓
은 바
코스 각 단계별 노하우를 아끼지 말고 각자 짝지워진 요리
사에게 100
프로 전수해줘라.
이지훈 (말도 안된다) 그럼 우리한테 돌아오는게 뭡니까 쉡?
필립 왜 우리가 그거까지 해야합니까?
선우덕 건 부주쪽도 싫어할 거 같은데요 쉡?
국내파들 (시키지도 않았는데, 동시에) 예 쉡!!
최현욱 (빤히 갈라져 서있는 양쪽 둘을 본다)
이태리3 (양보없고)
국내파 (나름 팽팽하다)
은수,유경 (양쪽 번갈아봐가며)
금석호 시간도 얼마 안 남았고, 안그래도 사이 안 좋은데,
일부러 이러시는 겁니까?
최현욱 어.
일동 예?!!
최현욱 가장 사이 ‘안’ 좋은 사람들끼리 짝지워 줄거다.
일동 (동시에) 쉐-엡?!!!
씬9. 홀
김 산, 홀 바에 앉아있다.
설대표, 바 안쪽.
설대표 (빈정) 쉐프가 부주요리사들 뉴쉐프 대회 나가는 거 매
니저쉐프 해준단
다.
김 산 그래? (뜻밖이다)
설대표 뭔눔의 심뽄지 알게 뭐야?!
김 산 잘 됐네.
설대표 가뜩이나 하루종일 오래 서서 일하는데,
연습한답시고 힘 다 빼버리면, 주방일에 지장 없겠냐?
김 산 그만한 각오들이야 돼 있겠지.
설대표 (마뜩챦은 표정)
씬10. 쉐프룸
유경 저하고 은수는 어쩝니까?
최현욱 은수는 영업시간 차질없게 보조일 계속 하면 되고.
뉴쉐프대횐 신경쓰지 마라.
은수 예 쉡.
유경 그럼 저는요?
최현욱 너는, 후보 선수다.
유경 (뭔 소린가?) 에?
최현욱 후보 선수 몰라?
유경 (꿈벅 꿈뻑 다 이해 못하고)
최현욱 이상.
모두 나가.
일동 (유경 포함 모두가 궁시렁,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간다)
최현욱 (남아서)
씬11. 해직녀 파스타 가게
3인방. 홀에 앉아 손님 기다린다. 가게 텅 비었다.
문 열리는 소리. 반색해서 쳐다보는 3인방.
잡상인 (들어와) 청소걸레 주방행주 바꾸세요-
찬희 (김빠져) 안사요.
잡상인 (나간다)
미희 행주 구멍날 만큼 장사 좀 잘됐음 좋겠네.
손님 좀 느는가 싶더니.
희주 첨 개업한 집 구경삼아 왔던 손님들일꺼다.
찬희 장사는 운이 70이라던데...
희주 (스읏-) 맘약한 소리 하지 말고, 걸레 구멍나게 청소라
도 해!
둘 (엉기적 일어나며) 예 쉐프.
희주 (말은 그렇게 했지만, 가장 걱정 많다)
씬12. 주방 (밤. 영업후)
각자 짝지워진 대로 엉거주춤 서있는 요리사들.
* 메인라인 : 금석호, 선우덕과 한상식
파스타라인 : 필립과 민승재, 정호남과 이지훈
정은수, 유경 써포트 해가며 서있다.
최현욱 (쉐프의 테이블에 서서) 확실하게 예상할 수 있는 재료
는 한우밖에
없다. 한우도, 안심이나 등심같이 일반적인 부위가 될지
아니면 듣도보도못한 특수부위가 될지, 모른다. 하지만 어
떤 고기가
나오든, 메인은 고기다. 전채, 슾, 파스타- 모두 메인을 살
려야
한다는거 잊지 말아라.
일동 예 쉐프.
최현욱 니들이 꽁꽁 잘 싸매둔 안심으로 스테이크 할꺼니까
거기에 맞춰서 각자 코스 만들어봐.
일동 예 쉐프.
- 금석호 스토브. 유경, 안심덩이 수북 들고 실로 마저 묵어가며.
금석호 (프라이팬 내려놓고 달군다)
최현욱 ‘레어’, ‘미디엄레어’, ‘미디엄’, ‘미디엄웰던’, ‘웰던’ 다섯
개 다 구워보지.
금석호 예 쉐프. (달궈진 프라이팬에 양쪽 실로 묶인 안심 올려
놓는다)
최현욱 (조용히 지켜본다)
(처음으로 금석호의 머리부터 손끝, 발끝까지 지켜본다)
금석호 (시선 느끼고. 끔)
최현욱 (안심이 아닌 금석호를 본다)
금석호 (어색)
최현욱 부주는 태어날때부터 그렇게 무뚝뚝 했어?
금석호 (보고) !
- 선우덕과 한상식 작업대. 유경, 삶은 문어다리를 도마위에 올려
놓는다.
선우덕 레몬소스 샐러드 어때요?
한상식 (눈치본다) 조,좋은데요.
선우덕 너무 무난한가? 까르파치오 할까요?
한상식 조,좋은데요.
최현욱 (어느새 옆에와서 한상식 뒤통수 빡-)
한상식 악 (!! 뒤통수 잡는다)
최현욱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좋긴 뭐가 다좋아?! 생각 좀 하구
대답해!!
한상식 예 쉐프.
최현욱 (선우덕에게) 객관식 하지 말고, 얘가 직접 대답하는 주
관식으로해!
니가 이거할까 저거할까 하면 어떡하냐?
선우덕 (끙) 예 쉐프.
- 필립과 민승재 스토브. 4
필립, 냄비에 각종 해물, 야채 이것저것 집어넣는다.
유경, 야채들 계속 공수해 가져다 준다.
민승재 (마음에 안든다) 또 잡탕슾 만들려구요?
필립 (대꾸 안한다)
민승재 그거 나한테 진거쟎아요. 신메뉴콘테스트 때.
(궁시렁) 생긴건 빤지름하면서 요리는 구질구질하게 하는
경향이 있어..
최현욱 (민승재 뒤통수 빡-)
민승재 아 (!! 뒤통수 잡는다)
최현욱 잘 좀 배워라! 잡탕이 아니라, 재료 남은거 활용하는 비
법이다 비법!
서로 다른 재료 밸런스 맞추고 깊은 맛 내는게 쉬운줄 알
어?
대회에 무슨 재료 나올지도 모르는데, 이 비법 하나 알면
만능이쟎어!
민승재 (그렇구나..) 예, 쉐프.
최현욱 (필립에게) 해물 너무 많이 넣지말고 야채로만 연구해
봐.
필립 예 쉐프.
- 정호남과 이지훈의 스토브. 유경, 올리브유 채워주고 마늘, 밑재
료들 계속 공수.
정호남 (혼자서 프라이팬 흔들고 있다)
이지훈 (냉장고에서 생크림 꺼내오다, 프라이팬 보고) 뭐야?!
왜 스파게티면을
넣었대?! 딸리아뗄레를 넣어야지-
정호남 뭔소리래-
이지훈 크림소스파스타쟎아요! 스파게티면은 올리브오일소스
에 좋고
크림소스나 볼로네제소스는 면적이 넓은 딸리아뗄레가 좋
고!!
아니, 아직 것두 몰라요?!
정호남 차, 갈켜준다고 유세는. 그럼 진즉에 알려주던지.
암말 안하고 있으면 내가 무슨 수로 안대?
이지훈 (답답) 아 그르니까, 여태 것두 몰랐냐구요!
정호남 (빈정상했다) 아- 나-
유경 선배님들 이러다 소스 다 쫄아들겠어요?!!
이지훈 그럼 프라이팬이라도 팍팍 흔들어요. 면이랑 소스 궁합
을 못맞추면
프라이팬 흔들어서 억지로라도 맞춰봐요 쫌!
정호남 (잘 흔들지 못한다. 파스타면 프라이팬 중간이 아닌, 한
쪽으로 쏠린다.
착 착 착 의 느낌이 아닌, 철커덕 철커덕 걸리는 느낌)
최현욱 (정호남 뒤통수 치려다, 손목 유심히 본다)
유경 (최현욱 시선따라 정호남 손목본다)
이지훈 (환장할 노릇) 와 진짜 유치하게 왜이러실까. 반항하세
요?
최현욱 (정호남 손목 탁 잡는다)
정호남 (놀란다)
최현욱 (정호남 프라이팬 놓게하고, 손목 잡아서 냄새 맡는다.
표정)
정호남 (켕기는거 있다)
최현욱 괜찮냐?
정호남 그,럼요. 예 쉐프.
최현욱 파스때매 냄새 심하면 만드는데 방해된다.
코로도 하는 게 요리야. 먹어보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냄
새만 맡아도
잘 됐는지 안됐는지 알 수 있어야 선수다. 알았냐?
정호남 아 예 쉡.
최현욱 찜질 많이 해주고.
정호남 별거 아니라니까요. (웃어보이고 열씸히 흔든다)
최현욱 별 거 아니라고 그냥 넘기지 말고. 손목 나가면 파스타
고 뭐고
영영 요리 못하게 되는 거 모르냐? 신경 좀 써. (지나가면)
정호남 예 쉡....
씬13. 냉장실 (밤)
아주 커다란 드럼통(소스 식힌것)들 각자 낑낑 들고 들어오면서,
이태리3,
각기 작은 소스통들에 분리해 따라 넣고, 무거운 야채들도 낑낑 다
시 여기저기
배열해 집어넣는 와중. 바뿌다. 이태리3.
이지훈 우리가 대회 나가는 것도 아니면서 왜 우리가 이런거까
지 해줘야 해?!
피곤해 죽겠는데?!
필립 배우는 자세들이 전혀 아니야.
선우덕 (표정)
이지훈 어차피 우리 말 잘 듣지도 않는다고!!
선우덕 (간신히 허리펴고 선다) 그래도 최쉡한테 코스구성 배
울 수 있는 기회
잖아. 쉡이 다 생각이 있으니까 시키는 걸꺼고.
일단 한번 시키는 대로 해보자.
이지훈 아 진짜!!! (시계 보며) 아 씨 우리 몇 시간이나 잘 수 있
는거야?
이러고 매일 해야한다고?!!
불만 가득 셋.
씬14. 주방 (밤)
남아서 설거지며 청소하고 치우는 은수, 유경.
최현욱. 쉐프의 테이블에 기대 서있다.
김 산, 들어온다.
김 산 (셋에게 고루 시선 주다. 최현욱 앞으로 얇상한 카드 한
장 내려놓는다)
최현욱 ?
김 산 뉴쉐프 대회 진행비로 쓰세요.
사장이 뭐 도와 줄 건 없고, 나두 우리 주방이 대회를 통
해,
요리사들의 자질과 사기가 올라갈 수 있다면, 적극 도울
겁니다.
최현욱 !
유경 (고맙다)
은수 (마찬가지)
최현욱 (끔) 반드시 1등하라는 압력은 아니고?
김 산 (꿈쩍않고) 1등 할 거 아니었습니까?
최현욱 (보다) 칫.
고무장갑 낀 채, 쪼로로 다가와서 테이블로 모이는 유경, 은수.
둘 벌써 파김치 수준인데도, 카드에 눈 반짝이는 둘.
은수 우 와. 카드째 그냥 막.
유경 (저도 모르게) 역시 우리 사장님.
최현욱 이런걸 나 혼자 있는데서 줘야지 꼭 누구 있는데서 줘
서 생색내냐?
은수 생색 좀 내면 어때요?
유경 생색 낼만 하잖아요.
김 산 생색 좀 내는 김에, (유경 본다)
대회 안 나가고, 대회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무리시키진 말
죠?
영업에 차질도 없어야 하고.
최현욱 (그 시선 보고) 그렇잖아도,
유경,은수 (시선)
최현욱 은수!
들어가. 넌 앞으로 영업에만 집중해라.
은수 (좋아서, 장갑 벗는다)
김 산 (표정)
최현욱 대회 상관없는 사장님도 퇴근.
김 산 (표정)
유경 (몰래 슬몃 웃고)
김 산 (못말린다. 핏 웃고는 나가고)
은수 (따라 퇴근한다)
남은 둘.
최현욱 1등 못하면 (카드) 쓴거 다 토해내라고 할지도 몰라.
유경 1등 할 거에요 우린.
최현욱 어떻게 알어?
유경 쉐프가 하는 일이잖아요. (웃고)
최현욱 하긴. (웃고)
씬15. 호프집 (밤)
정호남 말이 좋아 짝짓기지, 이건 한마디로 이태리것들한테 과
외 받아라 아닙
니까 부주?!
금석호 (표정)
한상식 나는 선우덕이 말끝마다 너무 진지해가지고 (가슴 팡
팡) 속이, 여기가
아주 터질거 같어!! 은근 복장 터지게 하는 스타일이라니
까?!!
민승재 야 필립인지 풀립인지는 어떤주 아냐?!
정호남 그나저나 부주야 말로 할 만해요?
한상식 (어깨 툭. 입 다물라는)
민승재 죄송합니다 부주. 쉐프하고 짝 안된 것만도 감사합니다
저희는.
금석호 알면 됬다.
쉐프 말대로 원없이 싸우다 보면 무슨 수가 나도 나겠지.
나머지 하 (한숨 섞인 단내 나온다)
정호남 부주, 근데 서유경이 보다는 은수가 낫지 않을까요?
금석호 (본다)
정호남 좀 그런게, 런치나 디너때 유경이를 부려먹는 거랑, 연
습하느라 부려먹
는 거랑은 느낌이 다르네.
민승재 쉐프 눈치도 좀 보이고.
한상식 눈치가 문제냐? 부려먹을만 해야 부려먹지?! 후보선수
라는게 결국 우리
쫄다구 하라는 건데, 힘도 딸리고. 저러다 쓰러질까 무서
워 어디 일 시 키겠냐?! 안그래도 비리비리한 애를?!!
정호남 부주 말나온김에 진짜 우리 은수로 바꾸자고 하죠?
한상식 유경이 덜 고생시키니까 쉐프도 싫어할 거 같지 않잖아
요?
부주 (표정에서)
씬16. 김산 펜트하우스
김강, 세영, 김산 와인 마시고 있다.
한결 편안해진 모습의 세영.
김강 그래, 너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니?
세영 그냥, 이것저것 생각 중이에요. 다시 처음부터, 바
닥부터 다시
시작해 보려구요.
김강 라스페라는, 복귀 안하는거야? 사장님이 사직서 수
리 안 해
준다는데, 안 그러니 산아?
김산 충분히 니 시간 가져. 그리구, 준비 되면 다시 돌아
와. 언제까지든,
니 자리 비워둘테니까.
세영 (마음 써 주는 산을 고맙게 바라본다.)
김강 그나저나, 니들 배 안고프니? 뭐 좀 안먹을래?
김산 먹을만한 게 없는데, 뭐 시킬까? 아님 나갈까?
김강 얘는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지금 나가면, 문 연 데
가 있니?
산아, 집에 파스타 재료 있지? (세영 슬쩍 보며) 얘 세영
아, 오랜만에
니 파스타 함 먹자!
세영 (보면)
김강 진짜 배고파서 그래, 응? 좀 해 주라!
세영 언니, 나......
김강 얘, 좀 먹자 오솁! (세영을 일으켜 세워 주방쪽으로
끌고 가며) 쪼옴~
김산 (못 말린다는 듯 두 사람을 바라보는)
씬17. 주방 (밤)
유경, 최현욱, 둘 남아서 뒷정리하면서.
유경 (최현욱 쪽 돌아본다) 쉡.
최현욱 (본다)
유경 후보 선수가 뭐에요?
최현욱 (다가선다) 왜?
유경 (궁금하다)
최현욱 대회 규정에 참가하는 세명의 요리사 말고, 만일의 사태
에 대비해서
반드시 한명은 대기자 명단으로 등록하게끔 되있다.
유경 후보 선수라는게 타석에 들어갈 확률이 있는거에요?
최현욱 왜? 너도 나가고 싶어?
유경 (대답 못하고)
후보가 보조에요?
최현욱 보조가 아니라, 후보 선수라고.
후보선수는 타석에 들어갈 기회가 있긴 있는거지.
유경 (표정) 후보가 들어가서 홈런 친 적 있어요?
최현욱 홈런 좋아한다. 타석에 들어선 적도 한 번도 없지.
유경 (표정)
최현욱 (표정) 다행인거지.
유경 (표정)
최현욱 후보가 들어갈 일이 없어야지.
유경 예 쉡.
최현욱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되는 거지.
유경 예 쉡.
최현욱 (유경 보는데)
씬18.오피스텔 전경(아침)
우체부(E) 최현욱씨, 등기 왔습니다.
씬19. 1002호
우편물 받아 들어온다.
의아해하며 뜯어보는 현욱. 전에 스승이 이야기했던 이태리 관련
서류다.
우편물을 들고 생각에 잠기는 현욱.
씬20. 수산물 시장 (이른 아침)
유경부, 각종 수산물들 살펴보고 있다. 옆에 짐 들고 서서 구경하
는 유식.
유경부 (다른 수산물들 둘러보다가) 큼.. 전복은.. 얼마나 해?
상인 (의외다) 전복을, 사간다고? 유경반점이?!
유식 전복짬뽕, 찾는 손님도 없잖아?
유경부 큼.. 니 누나가, 쉐픈가 남자친군가 데려온대잖어.
온대면 해볼까하고. (전복 살핀다)
상인 자연산은 일 킬로 14만원. 양식은 4만원.
유식 (옆의 매끈하고 깨끗한 전복들 가리키며) 이게 더 좋은
것 같은데?
유경부 껍데기만 뺀질하다고 다 좋은 게 아냐. 그건 양식이고,
여기.. 겉은 까칠하고 못되게 생긴 게 진짜 몸에 좋은 자연
산이야.
입이 보통이어야 말이지.
유식 (표정)
-유경부, 수산물 가게에서 나와 유식과 걸어간다.
유식 그래서 저 비싼, 나두 안해주는 전복짬뽕을 해 줄라고?
유경부 (목소리 차분해져) .. 니 엄마가 있었어봐.
저보다 더한것도 해먹였을거다,.
유식 하긴, (표정)
유경부 (가는 표정에서)
씬21. 주방 (아이들 타임)
아이들타임인데도 못 쉬는 유경, 은수.
대여섯개 믹서기에서 동시에 색을 내는 재료들이 돌아간다(파슬
리,당근,..).
밤에 연습할 생면을 갖가지 색으로 물들여가며 기계서 쉴새없이
뽑아내고 있다.
국내파 선배들 식사하고 들어온다.
한상식 아이들 타임에도 못 쉬어서 어떡허냐?
민승재 다리 안 아퍼? 이시간에 좀 셔야 이따 버틸텐데 서유경?
유경 (기계서 스파게티 뽑아 길이 맞춰 칼로 툭 툭 잘라가며)
예-
지금 뽑아놔야 이따 적당할 거 같아서요. (괜찮다는)
정호남 밧데리 충전시간인데,.
최현욱 (들어와 듣는다)
유경 (서둘러 1인분씩 스파게티 집어 꽈배기처럼 꼬아 분리해
놓는다)
그런 꽈배기가 색깔별로 서너 쟁반 한가득이다.
최현욱 요령껏 쉬는 것도 요리사 능력이다.
일동 (돌아보고)
최현욱 막내가 다 그렇지.
유경 (다시 돌아 스파게티 1인분씩. 살짝 입 삐죽)
최현욱 (뒷모습 보는데)
금석호 (생각난 듯) 쉡, 명단에서 후보 요리사를 좀 바꾸면 어
떻겠습니까?
최현욱 (시선)?!
금석호 (나름 배려와 편의 차원) 서유경이 대신 은수로 바꿔주
십시오.
알고보면 체력전인데, 아무래도 은수가 낫지 않겠습니까?
후보선수 한다고 경력에 도움이 되는것도 아니고.
최현욱 후보 선수가 보조냐?
금석호 (표정)
최현욱 후보도 요리사다.
후보선수라고 했지 볼보이라고 안 했다.
부주는 볼보이하고 후보선수하고 구분이 안돼냐?
프라이팬 안 잡아본 은수가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지금?!
금석호 날짜도 얼마 안 남았는데, 현실적으로 이렇게 해서는
유경이 나가 떨어집니다. 남자도 버티기 힘든 걸,
유경 (0L) 그럼,
일동 (시선)
유경 (침 꼴딱) 안 나가 떨어지면 되잖아요.
잘 하겠습니다. 저 쫓겨나고 다시 들어올때 여자로 다시
들어온거
아닙니다. 요리사로 다시 들온거에요. 은수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저도 할수 있습니다. 선배님들이 버티면 저도 버팁니다.
최현욱 ,.. 들었지?
유경 (표정)
최현욱 (나름 뿌듯. 돌아나가려다) 니 말에 책임져라 서유경.
유경 예 쉡.
일동 (표정에서)
씬22. 홀 (늦은 밤)
마지막 손님들 나가고. 끝난 시각.
네모 등 홀직원, 테이블보 뒤집고 전체적인 정리에 들어간다.
씬23. 주방 (밤)
짝짓기 대로 서있는 주방.
뉴쉐프대회 들어갈 순간.
최현욱 은수는 들어가라.
은수 예?
유경 (표정)
일동 (표정)
최현욱 앞으로 은수는 영업시간에 집중해.
서유경이보다 영업시간에 더 일을 해라.
최대한 영업때는 보조일이 서유경한테 가지 않게 해.
은수 (알아 들었다) 예 쉡.
최현욱 보조는 일단 영업시간이 우선이다.
그러니까 너는 가서 쉬어.
은수 (눈치 봐가며) 그럼 유경 누나는,.
최현욱 서유경은 자기 요리만 책임지면 되지만, 너는 전체의 흐
름을 책임져
야 하니까. 그게 보조와 요리사의 차이다.
은수 (유경에게 미안한듯 시선 보내고 서있으면)
최현욱 뭐해 빨리 안 가고?
은수 예. 예 쉡! (나간다)
일동 (끔. 시선 유경에게로)
유경 (꿋꿋한 미소)
최현욱 (표정에서)
-다들 진지하게 연습에 열중인 가운데,
몸이 열 개인 양 움직이고 움직이는 유경.
무거운 거 허리 부러져라 들고, 나르고,
스프용 서양 호박들, 짜르고 딱딱한 속 파느라 목에 힘줄, 팔에 힘
줄.. 진땀난다.
씬24. 쉐프룸 (밤)
텅 빈 쉐프룸.
씬25. 휴게실 (밤)
모두 가고 텅 빈 휴게실.
씬26. 홀 (밤)
텅 빈.
씬27. 주방 (밤)
모두 가고 혼자 남아 유경, 리코타 치즈 만들어 거즈 위에 올려 물
뺀다.
최현욱, 남들 몰래 들어와서는, 입구에 선채로
유경 (냉장실에 리코타치즈 옮겨놓고 나온다. 시계본다) 앞으
로 다섯시간..
최현욱 도와줘?
유경 (허리 핀다)
최현욱 (입구에서, 본다)
유경 (진심이다) 안 도와주는게 날 도와주는 겁니다 쉡.
최현욱 (표정)
유경 가요. (웃어보인다) 다른 요리사들처럼.
최현욱 (기특하다)
둘, 그러고 거리두고 서있는 모습에서.
씬28. M오피스텔 (이른 아침)
씬29. 동-10층 복도 (이른 아침)
1001호 현관문 열리고 유경 나온다.
유경, 1002호 문 쳐다보며 혼자, 파이팅 속으로 외치고.
씩씩하게 출근.
씬30. 동-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김산 타 있다. 출근길.
유경 어 사장님! (엘리베이터 타고)
김산 요리사님, 일찍 출근하네. 매일 늦게까지 작업하던
데, 피곤하지 않아?
유경 뭐, 저만 힘든 것도 아닌데요 뭐....선배들도 셰프님
도 다들 열심인데
제가 조금이래도 도움이 되야죠....
참, 근데요, 지난번에 셰프님 집에서 둘이 무슨 얘기 하신
거에요?
셰프님은 두 분이서 내 얘기 했다는데, 진짜에요?(툭 치
며) 아니죠?
김산 (아무렇지 않은 듯 앞만 보며) 맞어. 내가 요리사님
사랑한다 그랬어.
유경 에? 장난치지 말구요~
김산 (또 아무렇지 않은 듯) 진짠데.....(유경 쳐다보곤
씩 웃고 내린다)
유경 (멍하니 서있다가) 에? (따라 내리며) 아 진짜 뭐라
그랬는데요~?
씬31. 라스페라 앞
재료 배달트럭 와있다. 무거운 건면박스며, 각종 요리 재료들 잔
뜩 내려진다.
선우덕, 필립, 이지훈, 박스 두개씩 들고 걸어간다.
그 와중에 박스 한 개만 들고 가려다 현욱에게 걸려 혼나는 은수.
유경, 남들 한번 왔다갔다 할 때 두 번 왔다갔다 한다. 거의 뛴다.
그런 유경을 슬쩍 보는 현욱. 안쓰럽지만 모르는 척.
씬32. 꽃집
선인장 코너에 서는 산.
오밀조밀 여러 종류의 선인장이 놓여 있다.
그중 똑같은 선인장 두 개를 골라 든다.
편안하고 흐뭇한 미소짓는,
씬33. 주방 (밤)
석호, 묵묵히 안심 살피고 있고, 우덕과 상식, 필립과 승재 티격태
격 하며 다시 짝지어 연습하고 있다. 힘들고 피곤한 분위기다.
유난히 티격태격 심한 호남과 지훈.
정호남 (면 반죽한다. 손목으로 꾹꾹 누르는 동작이 힘들어보인
다)
이지훈 (옆에서 박자맞추듯) 더 더 더-
(답답하다) 아 좀 빨리요! 더 더 더 !!!
유경 (면탕기에 여러 종류의 파스타 동시에 삶으며)
이지훈 아니 뭔 남자팔뚝힘이 거 밖에 안되요?
야! 서유경, 너 한번 해봐라! 니가 해도 이거보단 잘하겠
다.
정호남 (에이- 하며 프라이팬 스토브에 올려놓는데, 팔목에 힘
풀려서
힘조절 못하고 바닥에 ‘쿵’ 떨어뜨린다. 표정..) !!
이지훈 (일부러 그런줄 알고) 완전 적반하장. 차!
정호남 (무의식적으로 손목 한번 만진다)
유경 (잽싸게 달려와 줍는다)
최현욱 너 왜이래? (손목 보더니) 너 이거, 분명히 병원 가서 진
찰 받으랬지?!
요리 그만 두고 싶어서 그래? 이래가지고 대회는 어
떻게 나가며 나중에
개코딱지만한 파스타 가게는 또 어떻게 낼래? 아?! 오늘이
라도 당장
병원 가봐라. 알았나?
호남 아닙니다 솁. 그냥, 스냅이 엉켜서 그럽니다. 별거
아니라니까요..
(얼버무리며 현욱 눈치보는, 부러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프라이팬
잡는)
석호 (걱정스럽게 호남 보는)
현욱 (신경쓰이는 듯 호남 바라보며) 자자, 빨리들 마무리 하
자~
씬34. 휴게실 (밤)
연습 끝낸 남자 요리사들, 옷 갈아입는다. 끝나서 피곤하면서도 다
들 기분좋다.
호남, 아무렇지 않은 듯 옷 갈아 입고 있고, 석호 그런 호남 보며
석호 너, 손목, 진짜 괜찮은거야?
호남 아 그럼요 부주, 별일 아니에요. 걱정하실 거 없어
요.
어우 피곤하다. 얼른 들어 가시죠.
석호, 그런 호남 석연치 않지만, 더 이상 얘기 하지 않는다.
씬35. 셰프룸
이태리에서 온 서류 들여다보고 있는 현욱.
생각에 잠겨 있다.
노신사(E) 한국 들어간다니까 파올로가 연락했더라.
너 다시 왔으면 해. 연애노름이나 하려고 한국 들어온거
면,
다시 가자. 이태리로.
고민하는 현욱.
씬36. 락커룸
락커 뒤 쪽, 녹초가 되어 의자에 구부리고 앉아 불쌍하게 잠이 든
유경.
현욱 조용히 문 열고 들어와 그런 유경을 본다.
너무 곤하게 쌔근쌔근 자고 있는 유경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현욱.
유경을 깨우려다 말고, 자신의 외투를 벗어 잘 덮어준다.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 조용히 락커룸을 빠져나간다.
씬37. 라스페라 전경(아침)
씬38. 라커룸 (날 밝아올 무렵)
현욱의 외투 덮은 채 곤히 자고 있는 유경.
김산, 선인장들고 들어 온다.
유경의 잠든 모습 지켜보다, 유경의 락커 위에 선인장 놓는다.
‘물 주지 마시오.’ 써서 정성껏 붙이고는 락커에 붙어있는 사진 보
는데,
유경, 인기척에 부스스 일어난다.
유경 어? 사장님....아침부터 왠일이세요?
김산 잠은 집에 가서 자 왠만하면. 몸 축난다.
유경 헤....당분간만인데요 뭐.
김산 있잖아.
유경 ?
김 산 (락커문에 한 발짝 다가선다) 이 사진 말인데,
요리사님한테 어떤 거야?
유경 (생각하다)사실은 얼마전에 이 선인장이 만나재서 나가
기까지 했는데,
못 만났어요.
김 산 ......
유경 안 나왔더라고요. 꼭 보고 싶은데,.
만나재서 참 좋았는데...
김 산 만나면 뭐하고 싶었는데?
유경 (표정)..지켜봐줘서 고맙다고, 3년동안 응원해 준 덕에
포기하지 않고 프라이팬 잘 잡고있다. 그 프라이팬으로
당신한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서유경의 파스타를 만들
어, 주고 싶다.
김 산 (핏) 별 것도 아니네 뭐.
유경 그리고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요.
김 산 뭔데?
유경 당신의 응원 부끄럽지 않게,. 나 정말 괜찮은 요리사 되
어가고 있는지...
내가 만든 파스타,. 맛,있나요? 물어보고 싶었어요...
김 산 (말없이 웃고 나가려다가)
결심한 듯, 뒤돌아보고 유경에게 툭 뱉는다.
김 산 맛있어.
유경 ?
김 산 요리사님 파스타.
유경 (피싯) 아뇨, 선인장한테 물어보고 싶은거라니깐.
김 산 (보다가) 그러니까.. 맛있다고.
최고야 나한텐. 3년 전에도 지금도. (나간다.)
유경 !!!!!
멍하니 락커 앞에 선 유경.
락커 위에 놓인 선인장을 본다.
플래시백> # 엘리베이터 앞
앨리베이터 문 열린다.
김 산, 한가운데 가시만 잔뜩인 선인장 들고 서있다.
유경, 빤히 김 산 본다.
김 산, 갑작스런 상황에 선인장 어쩌지 못하고 굳어 서있
고.
플래시백> # 사장실
들어오도 않고 문가에 선 유경.
유경 선인장이에요 혹시?
김 산 (본다)
유경 내 락커에 선인장, 그쪽 아니죠?
김 산 (꿈쩍않고) 아닌데?
유경, 가까이 있었음에도 몰라주었던,
얼떨떨한 표정. 미안한 마음.. 서둘러 락커 나간다.
씬39. 2층 복도
모든 마음을 정리한 듯, 홀가분한 표정으로 사장실을 향하는 산.
급하게 뒤따라온 유경.
유경 사장님!
김산 (뒤돌아본다)
유경 (본다)
김산 (어색하지만 미소 지어주는)
유경 미안해요.
김산 ...
유경 고맙습니다.
김산 응원할게. 지금처럼, 앞으로도.
환하게 웃어주는 유경.
미소띈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
씬40. 오피스텔 (이른 아침)
초인종 소리.
씬41. M오피스텔 10층 복도 (이른 아침)
1001호 문 열리고, 오세영 고개 내밀면,
최현욱 서 있다.
오세영 (유경 방 쪽 보며) 유경씨, 어제 안 들어왔
는데...
최현욱 (다짜고짜 서류 내밀며 안 흘끔) 니가 가
라, 이태리.
오세영 !
최현욱 니가 어울려.
오세영 가고 싶어 했잖아, 현욱씨가.
최현욱 지금은 아니다.
오세영 (표정)
최현욱 ‘별’점 세 개, 네 개 달린 세계 최고들 보다
‘벌’점 세 개, 네 개 줘도 시원치 않을 라스
페라가 더 좋다.
오세영 서유경 때문에?
최현욱 서유경 때문에 훨씬 더!
오세영 (웃으며, 서류에 시선) 나도 가기 그런데,.
지금은.
최현욱 예전부터 가고 싶어 했던 자리 아니었나?
오세영 그래도 이렇게 갈 자리는 아니지.
최현욱 이렇게? 어떻게?
오세영 망가져서...
최현욱 뭐가? 손이? 혀가?
쉐프가 손 멀쩡하고 혀 정상이면 되지,
(서류 쥐어 주며) 뭐가 더 멀쩡해야 하는
데?
오세영 (도로 내밀며) 최소한 지금의 나보단 더 멀
쩡해야지.
최현욱 (양 손 주머니에 찔러 넣으며) 빨리 결정해
라.
너 기다린답시고 마냥 비워놓을 자리 아니
다.
누가 벌써 채갔을지도 모르고. (빙글 돌아
선다)
오세영 (피식 웃고)
최현욱 (표정에서)
씬42. 1층 홀
바에서 에스프레소 마시고 있는 김 산,
최현욱 들어와 옆에 앉는다.
김 산 왜 라커룸에서 새우잠 자게 하고 그래, 요리사님을.
최현욱 (돌아본다) 같이 있었나?
김 산 (표정) 나 아니래 서유경이.
최현욱 (표정)
김 산 (표정)
최현욱 (,. 씨익) 술 한 잔 살게.
김 산 싫어.
최현욱 하자구. (들어간다.)
김 산, 남아서.
씬43. 휴게실 (아침)
은수, 휴게실 평상 벅벅 걸레질 중이고.
막 세수 마친 유경, 벽에 붙어있는 ‘뉴쉐프 대회 포스터’ 들여다본
다.
은수 (같이 들여다보며) 누나 우린 이런 거 언제 나가보냐?
유경 (김 산 충격으로 보기만) .. (선망의 눈길)
최현욱 (로커에 가방 넣고 옷 갈아입으며 등지고 선다)
둘 (꾸벅 인사) 오셨어요.
최현욱 외박 안 하고도 막내 생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은수 외박했어? 하지 마, 그런 거. (눈치껏 나간다)
유경 (나가는 은수 눈치보며) 그게 무슨 외박이에요?
최현욱 (대꾸 않고)
최현욱 (돌아선다. 서유경 머리위로 보이는 실제 선인장)
그래서 앞으로도 주
욱 하시겠다, 외박?
유경 건 아니지만...
최현욱 (며칠 고생으로 핼쓱해진 유경얼굴, 애틋하게 보는데
서)
씬44. 해직녀 파스타 가게
영수증 늘어놓고 장부 쓰고 있는 희주.
찬희, 식빵위에 토마토소스 휙 둘러 치즈가루까지 골고루 뿌린후
전자레인지에 넣고 있다.
미희는 한 쪽에서 정호남에게 전화 걸고 있다. 전화 통화 안 된다.
미희 진짜루 뉴쉐프 대회에 올인 했나봐. 전화두 잘 안
돼.
희주 넌 호남이 챙기듯 재료 좀 챙겨 봐라! 어!
미희 내가 뭐어?
희주 재료 관릴 어떻게 했길래 팔아도 남는 게 없어?
찬희 (전자레인지 땡하면 피자 식빵 꺼내 들고 와 앉으
며)
그게 미희언니 탓이겠어? 솔직히 단골 잡겠다고 우
리가 대책없이
좋은 재료 양껏 쓰는 게 사실이잖어. 5천 원짜리 파
스타에.
미희 (건 그렇다, 한숨) 다른 식당 사장님들 참 용타.
(식빵 피자 한 입 베어 문다)
희주 그냥 주방에서 천상 요리나 만들어야지, 경영까지
신경 쓸라니까, 한계야 우리한텐.
셋 (장부 들춰가며, 머리 맞대고 그렇다) ..
씬45. 라스페라 외경 (밤)
클로즈 팻말 막 내다 거는 네모, 칠판도 거둬 가고.
씬46. 주방 (밤)
여전히 짝지워서 연습하는 요리사들. 이전과 달리 많이 친해진 분
위기다.
- 최현욱과 금석호. 구운 안심 테스트하며 가장 좋은 소스 고른다.
최현욱 (왼쪽 소스와 먹어본다) 여기엔 브랜디를 넣었다고?
근데 육즙이 풍부해서 너무 단맛도 좋지는 않은데? 어때?
금석호 저도 조금 거슬리는 것 같습니다.
최현욱 가니쉬까지 먹어보지. 서유경! 토마토 구운거 멀었어?
유경 (방울토마토 껍질 깐 것 오븐에 넣는다) 지금 오븐 들어
갑니다-
- 선우덕과 한상식. 발사미코 식초를 이용한 샐러드 만든다.
선우덕 향이 제대롭니다.
한상식 (시익 웃는다. 자신감 생긴다) 유경아, 프로슈토 6장 슬
라이스하는데
3장은 살짝 익혀오고, 모짜렐라랑 살라미도 가져와봐.
유경 (토마토 오븐에서 꺼내며) 예! (뛰어간다)
- 필립과 민승재. 맑은 양송이 슾 끓였다.
필립 이제야 신맛이 없어졌네. (끄덕이며) 괜찮게 했어요.
민승재 (그 말 듣고, 포기할 수 없다는 듯 바질잎으로 데코한
다)
필립 (졌다는 듯 웃는다)
민승재 유경아! 파슬리가루도 가져와-
필립 파슬리도 뿌리게? 건 쫌.. 야 가져오지 마
민승재 함 뿌려보지.. (가져오라는 듯 유경 쳐다본다)
유경 (한상식 가져오라는 햄 한아름 들고 왔다갔다..)
- 정호남과 이지훈. 프라이팬 여러개 망쳤다. 새 프라이팬 또 달구
기 시작한다.
이지훈 재료에 대한 욕심 버리고, 간장만으로 승부를 보는거 어
때요?
정호남 마늘이랑 양파만 넣고?
이지훈 글치. 간장 알리오올리오지-
정호남 괜찮은데- (간장 넣고 프라이팬 흔든다)
유경 (새로운 파스타에 관심 많다. 옆에서 유심히 본다)
이지훈 (맛본다) 올- 성공이야 성공! (얼결에 정호남과 하이파
이브 한다)
정호남 (자기도 신나 맞받아치고, 서로 머쓱-)
유경 (옆에서 먹어본다. 맛 좋다. 끄덕인다.)
정호남 유경아, 여기 프라이팬 좀 다 치우고, 새우 좀 꺼내와
봐.
유경 (어질러진 프라이팬 본다. 주방 전체가 엉망이긴 하다.
침꿀꺽) 네.
최현욱 (대견하게 주방 둘러보는 표정에서)
씬47. 지하 주차장
산더미같은 쓰레기 봉투 낑낑대며 나오는 유경.
가로등 밑에 쓰레기 내려놓는.
오랜만에 봉투 위에 앉아본다.
가쁜 숨 내쉬며, 녹초가 되어 봉투 위에 잠시 기대 앉아있다.
씬48. 라커룸
현욱, 옷 갈아입고 나가려다 유경의 락커 한 번 바라보곤, 나간다.
씬49. 지하 주차장 (밤)
쓰레기더미. 구석에서 쓰레기 봉투 위에 앉은 채로 깜빡 잠이 든
유경.
현욱, 걸어 들어와 멈춰선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몰골로 자고 있는 유경 앞에 쪼그려 앉는다.
최현욱 (유경 본다)
유경 (자는 얼굴)
최현욱 (눈가가 이상하게 촉촉해진다)
유경 (모르고 잔다)
최현욱 (유경을 살그머니 업는다)
유경 (업히는 와중에 반 잠이 깬다)
최현욱, 유경을 업고 주차장을 빠져 나와 현관 입구쪽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최현욱 붕어.
유경 (깨서는) 어,. 쉡?
최현욱 (엎고 가기만)
유경 (비몽사몽) 무,거워요 (내리려 든다)
최현욱 그냥 있어.
유경 (둘러본다) 누가 보면 어떡해요?
최현욱 지금이 몇신줄 알어? 볼 사람 없다.
유경 (그래도,. 눈치 보이고)
최현욱 붕어.
유경 예 쉡.
최현욱 여자가 쉐프 되기 힘든 이유가 뭔지 아냐?
유경 (표정)
최현욱 건 미련하지 않아서란다.
미련한 사람이 마른 땅에서 우물을 판다.
쉐프는 우물을 파는 것처럼 끝도 앞도 보이지 않을때가 많
으니까.
유경 (꼬옥 안는다)
최현욱 이쁘다. 미련해서.
유경 (표정)
최현욱 돈 많은 남자도 싫대고.
힘없는 애인 내손으로 사지에 밀어넣었는데도 자알 버텨
주고.
나 쉐프노릇 폼나게 할 수 있게도 해주고, 고맙다, 미련해
서.
유경 (최현욱 어깨에 기대 잠든다)
최현욱 (돌아본다)
유경 (...)
최현욱 (측은지심, 섰는데서)
달빛 아래 둘.
서서히 긴장감 고조되간다.
마침내 밝아오는 뉴쉐프 대회당일--
씬50. 뉴쉐프 대회 건물
흥분과 긴강감이 감도는 대회 빌딩 전경.
취재진 차량, 각 호텔, 레스토랑, 차량들 북적이는 모습.
라스페라 참가자들도 속속들이 차로 도착.
입구로 내려선다.
출전하는 국내파는 물론이고.
서유경,이태리3인방, 해직녀3인방, 김 산, 설대표, 네모 등 홀직원,
최현욱까지 모두 와 선다.
씬51. 대회장 복도
복도에서 혼자 맘 졸이고 있는 호남.
최현욱, 호남에게 다가가 선다.
최현욱 잘 할 수 있지. (호남의 손목에 안쓰러운 눈길 준다)
정호남 (찔리지만) 네, 쉐프!
최현욱 (보기좋게 어깨 툭 쳐준다) 개인의 컨디션은 팀의
컨디션이다.
자신 있나?
정호남 예, 쉐프.
최현욱 오케이. 정호남 손목 한 번 믿어보자.
정호남 (표정에서)
씬52. 대회장
5명씩 이루어진 10개의 팀이 각자의 테이블에 둘러서있다.
최현욱을 위시한 라스페라팀, 모두 모자를 쓰고, 긴장된 얼굴.
화려한 조명에 음악, 분위기 한껏 고조되더니,
무대에 10개의 옐로우박스(재료가 담긴)가 나오기 시작한다.
사회E. 뉴쉐프를 향한! 뉴쉐프가 되기위한!
이제 여러분의 운명을 결정지을 ‘재료’가 공개됩니다!
다함께, 큰 박수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뒤쪽 응원단들 열띤 박수 함성속에.
유경, (후보라 뒤로 살짝 밀려 서있다)을 비롯한 참가선수들, 긴장
해 박스에 시선
떼지 못하고. ‘예비 참가자’ 라는 커다란 이름표 가슴에 박고있다.
- 각 테이블로 옐로우박스 전달된다.
드디어 박스를 받는 라스페라팀. 다들 심호흡.
최현욱 열어.
일동 예 쉐프. (민승재, 한상식 연다)
민승재 (반색. 꺼내며) 안심이에요! 한우는 안심이 들었어요!
최현욱 좋아. 부주, 밑작업 시작해.
금석호 예 쉐프! (고기 핏물제거 시작한다)
한상식 (꺼내며) 어? 이거, 오징어쟎아. 오징어가 왜,,
유경 (표정)
민승재 뭐? 오징어가 들었어? 아니 이런 대회서 왜 문어 한치같
은걸 안넣고
오징어야.. 갑오징어도 아니고 젤 싸구려-
최현욱 (표정) 대회니까 그런거다. 고급식당에
서 무시하는 싸구려 취급받는 오징어. 하! 골탕한번 먹어
봐라 이거지.
이런데서 실력이 나온다 이거지!!
(오징어 뒤적거린다) 오징어 물은 좋네! 신선하다. 좋아!
(눈 반짝이며 생각한다)
민승재, 한상식 (각종 야채와 과일, 부자재 등 나머지 재료 꺼
내 놓는다)
유경 (역시 뒤로 한켠 밀려서서, 재료 하나하나 호기심있게 본
다)
최현욱 모여. (조직위에 제출할 ‘코스메뉴 확인서’ 펼쳐놓는다)
일동 (최현욱 중심으로 머리 맞댄다)
유경 (재료 정리해주며 믿음직스럽게 본다)
최현욱 지금부터 자, 한번 제출된 코스메뉴는 바뀔 수 없다.
일동 (꿀꺽)
최현욱 메인은?
금석호 안심스테이크입니다.
최현욱 (적는다) 전채는? 한상식?
한상식 (결정을 못한다. 고민스러운 얼굴) 오징어는.. 할 만한
게 마땅히..
최현욱 넌, (우물쭈물 보고는)
한상식 예?
최현욱 넌 어떤 요리든, 단점보다는 장점을 볼 줄아는 낙관적
인 녀석이다.
재료도 마찬가지야. 장점을 봐! 오징어의 장점은 뭐야?!
한상식 오징어... (생각한다) 맛이요. 오징어는 맛과 향이 강한
게 단점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게 장점입니다! 오징어만의 맛이 있어
요!
최현욱 그거다.
한상식 (씩씩하다) 오징어, 까르파치오 하겠습니다! 자신있습니
다.
최현욱 좋아. (적는다) 다음. 슾! 민승재?
민승재 (심각하다. 한숨) 필립씨한테 배운 슾은... 제 스타일이
아닌데..
최현욱 나는, 니 요리가 너 생긴거랑 정반대라서 좋다.
민승재 (표정) 예?
최현욱 하고싶은거 솔직하게 말해봐.
민승재 (우유색 컬리플라워 들며) 이거요. 여기에 생크림 넣고
슾 끓이면
색이 얼마나 순수하고 뽀얗고 사랑스럽고 이쁘겠어요.
최현욱 (적으며) 아주 좋아. 그렇게 계속 생긴거랑 정반대로 요
리해.
민승재 (꿈뻑꿈뻑. 칭찬인지 욕인지.. )
최현욱 다음 정호남. 파스타?
정호남 해산물이.. (표정 일그러진다)
최현욱 오징어밖에 없다. 니 다음 코스인 메인이 버섯과 고기니
까,
니가 선택할 수 있는건 오징어밖에 없어.
정호남 (표정. 손목, 신경쓰인다)
최현욱 오징어는 오래 익히면 질겨지고, 다른 재료의 향을 뭉개
버리고
거기에 자신의 색까지 시커멓게 죽어버리는 재료다.
그 어떤 재료보다 프라이팬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야
해.
프라이팬 돌리는 속도와 힘이 관건이다. 자신있나?
정호남 (다짐하듯) 지금까지 프라이팬 돌린게 아깝지 않게, 실
력 보이겠습니다!
최현욱 (격려의 의미) 좋아! (마저 적는다)
정호남 (꿀꺽)
유경 (빈 칸이 모두 채워진 ‘확인서’ 들여다본다. 든든하다)
안내방송E 각 팀의 매니저쉐프는 10분 후 코스메뉴확인서 제출
후 퇴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현욱 (코스메뉴확인서 완성됐다) 니들한테는 이제, “예 쉐
프”, 라고 대답할
쉐프가 없다. “다시!”를 소리치고 접시를 되돌릴 쉐프도 없
다.
속 시원하냐?
일동 (아무 대답 못한다)
최현욱 니들이 나한테 쳐듣는 마지막 욕이 되길 바란다.
(금석호보며) 이 곰같이 미련하고 (정호남보며) 망아지같
이 제멋대로고
(민승재보며) 빵같이 텁텁하고 (한상식보며) 치즈같이 물
러터진 녀석
들아! 반드시 1등해라. 알았나?!!
일동 (반듯이 서서, 못청껏) 예! 쉐프!!
최현욱 2등부터는 위로를 받는다.
1등만 축하 받는다. 니들, 맨날 듣는 위로 지겹지도 않냐?
일동 지겹습니다!!!!
최현욱 축하를 받느냐 위로를 받느냐 이제 온전히 니들 몫이다.
나는 여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아무것도 없
다.
일동 예 쉐프.
최현욱 (눈에 힘주고 끄덕)
일동 (대회 ‘조리실’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유경 (선배들에게 정중하게 인사한다)
최현욱 (그들에게 시선떼지 않는다. 주문외듯 혼자 중얼) 행운
을 빈다.
나의 요리사들.
양쪽으로 입 벌리고 있던 조리실의 문이 쿵하고 닫힌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최현욱, 유경 남는다.
씬53. 대회 조리실
정신없는 도마질, 여기저기 끓고 볶고 굽는 모습.
각 팀들, 본격적으로 요리 만들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데코하는 모습.
라스페라팀도 각자의 요리에 집중해있다.
한상식, 오징어 몸통을 종잇장처럼 얇게 포 뜬다. 섬세한 칼놀림
민승재, 컬리플라워 잘라서 볶는다. 동시에 육수도 같이 끓인다.
정호남, 생면반죽 마치고, 생면 뽑기 시작한다. 힘들어 보인다.
금석호, 프라이팬에 사탕처럼 양쪽 묶은 안심 올려놓는다.
안내방송E. 남은시간, 앞으로 30분입니다. 각 팀에서는 시간을 반
드시
지켜주십시오.
네 사람, 서로 OK 눈짓 교환한다.
씬54. 대회장 (연회장)
테이블 중앙에 ‘라스페라’ 라는 팀 참가명 보이고.
테이블에 김 산, 설대표, 네모, 해직녀3인방, 정은수 앉아있다.
김 산 (두리번거리며) 쉐프는 어디간거야? 다른 요리사들은?
정은수 쉐프랑 유경누나는 조리실 앞에 대기하고 있어야 하구
요,
이태리 선배들도 그 앞에서 응원하겠대요.
설대표 아 씨 나는 대체 왜케 떨리냐?!!..
3인방 (마찬가지)
김 산 (긴장한 듯 조리실 쪽 본다)
씬55. 대회 조리실
라스페라팀 조리대.
- 한상식, 접시위에 얇게 포뜬 오징어 보기좋게 놓는다. 소스 뿌리
고 데코해 완성.
- 민승재, 볶은 컬리플라워에 우유와 생크림 넣고 걸쭉하게 슾 만
든다. 크림색의 슾 위에 초록색(바질페스토같은) 소스로 멋진 데
코 완성한다.
- 금석호, 오븐에서 양쪽 사탕같이 묶여있는 스테이크 꺼낸다. 조
심스럽게 실 푸르고, 다시 눌러서 평평하게 만든다. 보기좋게 익었
다.
- 정호남, 프라이팬에 불 확 올린다. 올리브유가 지글지글 끓기 시
작한다.
드디어 오징어를 넣어야할 타이밍이다. 침 꿀꺽. 손목을 한 바퀴
돌려본다.
결심하고, 오징어 투하! 순식간에 투명했던 오징어가 하얗게 익기
시작한다.
재빨리 면 넣고 프라이팬 흔들기 시작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프라이팬 흔드는 정호남. 손목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는 듯, 얼굴 일그러진다. 이를 악물고 프라이팬 놓지 않는
다.
씬56. 대회 조리실 앞
최현욱, 유경, 이태리파, 서있다.
이지훈 내가 나간거 보다 더 떨리네.
유경 (침이 마른다)
최현욱 (조리실 문을 투시라도 할 듯 노려본다)
씬57. 대회 조리실
정호남, 힘겹게 프라이팬 흔들고 있다. 프라이팬을 잡은 왼쪽 손목
에 극심한
통증 느껴지는 정호남, 오른손으로 바꿔잡으려 하는 순간, 흔들던
관성에 의해
제대로 손잡이를 잡지 못하고 ‘어어-’ 순식간에 프라이팬은 허공
에!!
금석호, 민승재, 한상식, 놀라는 표정!!
정호남, ‘안돼-’ 소리치며 허공을 허우적거리지만 결국 프라이팬
은 바닥에 패대기쳐지고, 그 여파로 정호남은 양손과 팔뚝에 화상
까지 입는다!!
파스타는 모두 바닥에 쏟아져 버렸다.
웅성거리는 사람들.
정호남 (바닥에 쓰러져, 눈앞에 쏟아진 파스타가 보인다) !!!!!!!!
승재,상식 (달려와) 형! / 괜찮아?
정호남 (넋나갔다) 어뜩하냐.. 어뜩해.. 어뜩해..
3인 (바닥에 널부러진 파스타) !!!!!!!
진행요원 달려온다. 여전히 바닥에서 일어서지 못하는 정호남.
씬58. 조리실 앞
조리실 문 벌컥 열린다. 금석호, 정호남, 진행요원 나온다.
놀라는 최현욱, 유경, 이태리파.
진행요원 (최현욱에게) 라스페라 매니저 쉐프시죠?
최현욱 (부상입은 정호남 본다. 금석호 본다) 네.
정호남 (안 나오려고 버팅기며 나온다. 양손에 화상입어 엉망이
다)
유경, 이태리파 (표정) !!!
진행요원 팀내 결원이 생겼을 시, 후보요리사로 대체할 수 있습
니다.
그럴 경우 정호남씨는 자격이 없어지고 후보요리사가 정
식멤버로
인정됩니다. 지금이라도 교체 하시겠습니까?
정호남 (울먹) 할 수 잇습니다 쉡!!. 할겁니다 쉡!!
이지훈 (상처 보며) 미쳣어요 지금?! 이러다 프라이팬 평생 놓
고 싶어?!!
최현욱 (금석호 본다) 상황은?
금석호 (아무 말 못한다)
정호남 저 이태리 가야되요. 이태리 가야된다구요.
최현욱 (정호남 노려보다가) 너한텐 이태리가 중요할 지 몰라
도
나한테 니 손목이 훨씬 중요하다. (마침내) 서유경, 들어
가.
유경 (표정) !!!
정호남 (울듯) 쉐엡,. (고맙기도, 분하기도)
금석호 프라이팬을 엎어서, 파스타 면이, 없(습니)
진행요원 안에 상황을 상의하시면 실격입니다!!
일동 (엄습하는 공포. 긴장. 입 꾹)
최현욱 (멍하니 서잇는 유경을 바라보며) 서 유경!!
유경 (눈동자 흔들린다)
진행요원 (급하다) 얼른 결정하시죠.
정호남 (면목 없다) 서유경-
유경 (얼떨떨. 정호남 본다) 그,치만,.
최현욱 서 유경-
유경 (눈가 떨리면서) 예,. 쉡.
안내방송E. 남은시간 15분입니다.
씬59. 대회 조리실
민승재 (생면반죽 조금 남아있다) 파스타, 면이 없다 서유경.
(울상) 면이 없는데 어떻게 파스타를 만들어?!!
금석호 (역시 절망적이다)
유경 (간절한 표정으로, 조리대 남아있는 식재료 살핀다)
한상식 (거의 완성되어가던 접시 3개 바라보며 울컥) 어떻게 준
비한건데...
유경 (!!) 부주.
일동 (시선)
유경 이거요 (들어보인다) 상식선배가 포 떠논 오징어!
금석호 (본다) 오징어를 뭐?!
유경 (일단 막 시작한다)
금석호 (는 유경이 하려는 걸 눈치챈다)!!
금석호 (결정했다) 승재랑 유경이, 나머지 반죽으로 파르팔레
만들어.
상식이 오징어 포 떠논걸로 채썰고. 시간없어! 얼른!!
2인 (뭔소리야?! 서잇으면) 오징어가 면이고, 파르팔레가 고
명이다.
한상식, 나머지 오징어들 흰 국수가닥처럼 채썬다.
부주, 민승재, (정말 조금 남은) 반죽 밀고 삶기 시작한다.
마늘 양파 넣고 볶고 있는 유경의 프라이팬에 오징어 쏟아진다.
째깍째깍 마감 시간 다가온다. 종료시간 2분.
파르팔레 넣고 혼신의 힘을 다해 흔드는. 종료시간 1분.
접시에 오징어와 파르팔레 담는다. 마치 오징어가 스파게티면같
고, 파르팔레가 고명
같다. 금석호, 바로 붙어 허브로 마저 데코 끝낸다.
안내방송E. (종소리와 함께) 끝났습니다. 참가팀은 모두 조리대에
서 물러서
주십시오.
조리대 위에 놓여진, 4개의 완성된 접시. 김이 모락~
초주검이 돼 조리대에서 물러서는 금석호, 민승재, 한상식, 유경.
그위로 앰블런스 소리.
씬60. 대회장 건물 밖
이태리파의 부축을 받은 정호남 나온다.
그 뒤에 놀랜 표정의 희주3인방 따라나온다.
미희 (눈물바람) 호남씨, 우리 호남씨 어떡해- 어떡해-
정호남 (같이 눈물바람) 파스타 어떡해! 파스타 어떡해!!
이지훈 (앰블런스에 정호남 데리고 타고) 입 좀 다물어!!!
선우덕 최선을 다 했잖아요.
떠나가는 앰뷸런스.
씬61. 대회장
‘라스페라’ 명패가 놓여있는 사각 긴 테이블.
4개의 접시가 코스 순대로 나란히 놓여져 있다.
테이블 뒤에 금석호, 민승재, 한상식, 유경. 긴장하고 서있다.
심사위원들이 각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시식하고 질문한다.
-일각.
멀리서 최현욱, 김 산이 심사를 지켜보고 있다.
김 산 쉐프, 이렇게 1등하면 어떡게 되는거야?
설대표 재밌어 지는거지?
최현욱 (흘겨본다)
설대표 (서유경 포함 요리사들 본다) 만에 하나 1등하면 이태리
는 정호남이 가
는건가?! 서유경이 가는건가?!
둘 !!!!
- ‘라스페라’ 테이블. 심사위원단 온다.
심사위원장(=스승)을 위시하여, 코스별로 신중하게 먹어보는 심사
위원들.
스승 이게, 파스타야 뭐야. 왜 이래?
금석호 (긴장해서) 오징어는 면만큼 쫄깃하고 탱탱한 씹는맛이
있는 식재료라,
발상의 전환을 해봤습니다.
스승 파스타 면 반죽을 하다만건 아니고?
4인 (얼어붙는다)
심사1 재미있네요. 오징어의 익힘정도도 딱 맞아요.
심사2 근데, 이걸 파스타라고 할 수 있는겁니까? 밀가루면이
아닌건
파스타가 아니죠.
심사3 여기 파르팔레(리본)가 있으니까, 파스타가 아닌 것도
아니네요.
4인 (마른침 꼴깍 삼킨다)
- 심사위원들 자리에 돌아가 마지막 토론한다.
뒤쪽에 서있던 응원단들이 각 팀의 테이블로 우르르 몰려온다.
최현욱, 김 산도 ‘라스페라’ 테이블로 온다.
유경 (최현욱 본다.)
최현욱 (유경 본다. 파스타 본다. 맛본다)
김 산 (옆에서 같이 맛본다. 표정 !!) 특이하다!
오징어에서는 면 맛이 나고, (리본 든다) 면에서는 오징어
맛이 나!!
최현욱 어때 기분이?
유경 예?
최현욱 (상기된 표정 짓고)
안내방송E. 모두 주목해 주십시오! 우승팀 발표가 있겠습니다!
단상에 심사위원장 나와 선다.
순식간에 정적이 되는 대회장. 대회장 인파들.
발표를 주목하는 ‘라스페라팀’ 한명 한명의 얼굴 잡힌다.
김 산 (표정)
금석호 (표정)
국내파 (표정)
최현욱 (표정)
유경 (표정, 떨리는) 어,떡게요 쉡,. (상기된 표정)
두근두근 긴장감 고조되는 분위기에서
안내방송E 제 7회 뉴쉐프대회 영예의 우승팀은!!!
19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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