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2
파스타 2회 ∥ 2010-01-05
씬1. 대로변, 횡단보도 (밤)
서유경 (식 식 속상하다) 처음부터 여자들은 몽땅 짜를 생각이
었지?!
여자들은 무조건 짜를 작정이었지 당신?!!!
최현욱 (다가선다)
서유경 왜 당신 주방에서 여자요리사는 안 되는 건데?!!
(고개 드밀고)왜 여자는 안 되는 건데?!!!
최현욱 (빤히 본다.) 남자 만나러 나온 여자 얼굴이,. 참, (쩝)
서유경 ?!
최현욱 (싱긋 웃어 보인다)
서유경 (점점)
최현욱 너 연애 한 번도 안 해봤지?
서유경 (갈수록) ?!!
최현욱 (얼굴 들이민다.)
서유경 (표정)
최현욱 하자 나랑.
서유경 !!!!!!!!!!!!!!!!! (빠앙-- 귓가에 차 경적 소리 울린다)
어느새 바뀐 빨간불. 차가 양측으로 속도 내 달리는 속에도
둘, 팽팽하게 서 마주본다.
유경 (마른 침 삼킨다) 해고시키고 바로, 뭘, 하자고요?
최현욱 (본다)
유경 해고시키고 미안해서 이럽니까?!
최현욱 미안하지 않은데. 전혀.
유경 쉐프!!
최현욱 쉐프라고 부르지마. 더 이상 니 쉐프 아냐.
(다정하다) 다른 걸로 불러. 쉐프만 빼고 뭐든.
유경 (정말) 건 실수였다고요-!!
최현욱 누가 그래 실수는 잘못 아니라고?
유경 (버럭)누가 잘했대요?!!!
최현욱 됐네 그럼.
유경 (식 식 노려보고)
최현욱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
내 주방에서 일 못 해 너는.
유경 (표정)
최현욱 (신호 본다) 같이 건너갈래? 다시 안 볼래?
결정해.
유경 (반대편 신호 본다. 식 식 숨 거칠어지고)
초록불로 바뀐다.
최현욱 춥다. (손잡는다) 가자.
유경 (손 뿌리친다)
최현욱 (뿌리친 유경 본다) 맘대로 해.
유경 (표정)
최현욱 싫다는 여자 안 잡는다. (건너가고)
유경 (어, 어, 정말 간다) !!! (흥분해 퍼붓는다) 야!!
멀어져 가는 최현욱이 보인다.
유경, 자리에 서서 삿대질 손짓발짓 해댄다.
유경 방금! 보란 듯이 직장에서 짤린 나한테!! (차 소리에 점
점 묻혀간다)
방금! 보란 듯이 직장에서 날 짜른 (손가락질, 바로 당신)
상사가,
씬2. 길 건너편 (밤)
유경E 해고 당일 12시도 안 넘어 한다는 소리가!!
뭐요?!! 하자 나랑?!! ...(씨) 뭘 하자 나랑? 누구 놀려?!! 미
친 거 아냐?!!
이 판국에,.
최현욱의 뒤통수가 따갑다.
최현욱의 뒤로 유경, 도로에 갇혀 손짓 발짓 해댄다.
차 소리에 들렸다 안 들렸다..
성큼 집으로 향하는 최현욱의 변화 없는 표정 위로.
씬3. 횡단보도 (밤)
완전히 사라진 최현욱.
유경 (입 꾹 다문다) ... (넋놓고 혼자 중얼) 3일째잖아요 쉐프
는.
저는 세레나타 주방에서 3년입니다. 그게 왜, 쉐프의 주방
입니까? ,.
(한동안 말이 없이 서있다)
호주머니 핸드폰 벨이 울린다.
씬4. 포장마차 야외 (밤)
벼락같이 짤린 여자 요리사들의 소주 자리.
유경, 터벅터벅 걸어와 앉고, 주인아줌마 소주 몇 병 더 놓고 간다.
미희 언니. 우리 호남씨는 괜찮겠지? 내가 그렇게까지 사정사
정 했는데
호남씨까지 짜르는 건 아니겠지?!
희주 지금 정호남이 걱정까지 해줘야 하냐 우리가?!
정신차려 이년아. 나, 너, 니 동생, 보조만 3년하다 프라이
팬 처음
잡는 날 유경이까지 짤렸어. 우리 죄다 한 날 한 시에 벼
락 맞았다고 그 이태리 올리브유 같이 매끈하게 생긴 놈
한테!!
찬희 어뜨케 여자들만 싹 짜르냐 언니!?!
유경 (알아서 부지런히 소주잔 털어 넣는다)
찬희 말리는 놈 하나 없고. (괘씸하다)
부주도 그렇고 다들 입에 자꾸 채웠어! 기다렸다는 듯이!
미희 내일이면 다시 나오라고 하지 않을까?
유경 아니요.
미희 그냥 처음에 화악 주방 군기 잡을라고 그런 거 아닐까?
유경 아닙니다.
셋 (시선)
희주 어떻게 알어? 확실해?
유경 처음부터 작정했습니다.
희주 뭘?
유경 여자들하곤 일 안 한답니다.
셋 (서로들 보다, 차례로 속사포 마냥 터져나오는)
희주 뭐 체력, 속도, 효율 그딴 거 떨어진다고?
미희 (0L)남자요리사랑 연애하면 골 아프다고?
찬희 (0L) 여자는 끝까지는 안 키워준다? 어중간 할 때 싹을
짜른다?
여자 밑에서 일하는 건 수치다 뭐 그딴 거?
유경 (표정)
셋 (침묵, 그러다 일제히) 아 왜-?
유경 (자조적) 밖에서 연애나 하고 싶은가 보죠 여자하곤.
(앞에 맥주잔에 담긴 소주 한잔 꾸역 꾸역 원샷한다)
셋 (지켜보고)
유경 (잔 내려놓는다) 술은 물같이 싱거운데, 제 인생은 왜 이
렇게 독한지
모르겠습니다.
미희 (조심스럽게) 그거 물이거든?
유경 에?! (멋쩍다) 죄송합니다 (꾸벅)
(소주 들어 제대로 빈 맥주잔에 가득 따른다)
미희 우리 이제 어뜩해 언니?
찬희 엄동설한에 갑자기 어딜 가서 새 일자릴 구하냐고?!?
희주 (표정)
유경 (맥주잔에 진짜 소주 꿀럭 꿀럭 원샷 해간다)
희주 우리도 우리지만, 쟤(유경)는 어쩌냐?
프라이팬 하루 잡은 경력에, 갈 데 없어. 다른데 가도 다
시 주방보조 해
야되. 평생 주방보조만 한다 그러다, 남자들 밑에서.
(생각할수록) 똥물에 튀겨 죽일 놈.
유경 ......
씬5. M오피스텔 헬스클럽(밤)
누군가 혼자 러닝머쉰 위를 달리고 있다.
오세영이다.
인서트1. 이태리식당 주방 (이태리)
열기가 피어오르고, 나란히 서 파스타를 경쟁적으로 흔드
는 남녀,
최현욱과 오세영이다.
흐르는 땀을 닦을 생각도 없이 몰입해 있다.
인서트2. 동거집.(이태리)
침대위 아침잠에 빠진 최현욱. 오세영, 커피향으로 최현욱
을 깨운다.
행복한 아침.
인서트3. 이태리식당 주방.(이태리)
오세영과 최현욱, 주방에서 프란델(프라이팬)을 흔들다
열정적으로 키쓰 나눈다.
‘주방’에서 사랑을 나눈다.
운동을 마치고 숨 몰아쉰다.
아무도 없다.
씬6. M오피스텔 전경 (밤)
취해 소란스럽게 입구로 들어가는 여자 요리사들 넷.
씬7. 동-로비 (밤)
찬희 언니는 고새를 못 참고, 고시간에 그러고 싶냐고-
남들한테 뭐 때매 짤렸다 그럴꺼야 안 쪽팔리냐?!
미희 야 이 기집애야 입 안 다물어!?
왁자지껄 엘리베이터 쪽으로 몰려가는데,
김 산, 일각에서 나오다 유경무리 발견하고, 숨는다. 다 듣는다.
희주 야 야 죽을죄 진 것도 아닌데, 짤렸다고 우리끼리 반성하
진 말자고오.
막내야 야 너, 아주 오늘 제대로 사고쳤다. 입뻐- 장-하
다!!
유경 (속 울렁거려 미치겠다)
유경, 간신히 중심잡고 서있는데,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 더 역하게 올라온다.
유경 (참고) 먼저 올라가십시오. (하고는 쏜살같이 밖으로)
희주 (엘리베이터 타고) ?
미희 괜찮니?
씬8. M오피스텔 건물 일각 (밤)
우웨엑-- 토하고 있는 유경.
톡 톡 등 쳐주는 누군가.
유경 (희주나 누구 언닌줄 안고) 고,고마워요. 언니.
(퍽 퍽 쎄게 쳐준다) 돼, 됐어요 고만 고만.
(흐르는 침 닦고, 고개 드는데) ,. (김 산이다)
김 산 (끔) 짤렸구나?
유경 짤리긴 누가 짤려?!
침 닦고, 벽에 쪼그리고 기대앉는 유경.
김 산 (옆에 나란히 쪼그리고, 호주머니 손) 잘렸어. 꼬라지가.
유경 (버럭)안 짤렸다니깐요 손님!!!?
김 산 무더기로 잘린거야, 다같이?
유경 ....
김 산 (표정)
유경 ..
김 산 ,. 너 사회에 불만 있냐?
유경 (본다)
김 산 (고개 돌린다)
유경 있다 왜?
김 산 (피싯) 짤린 거 맞네.
유경 (고개 드밀고) 글쎄 짤린 거 아니라니깐요 손님!!
김 산 (아무렇지 않게) 짤릴 거 같더라.
유경 (보기 싫다) 근데, 너 여기서 뭐 하세요 손님?
김 산 어? 뭐, 그냥.
유경 (계속 본다)
김 산 (손 올린다) 놀,러. 친구가 부자야.
유경 자-랑이다. (칫. 휘청 일어나고) 친구는 부자고. 본인은
백순데.
김 산 이거 안 치워?
유경 (게워낸 거 본다. 표정) 끙
김 산 치우고 가-
유경 (이씨) 아 술 취한 사람이 길바닥에 토하고 자기가 토한
거 자기가
치우고 가는 거 봤어요?!! 봤어?!!
김 산 그러니까 함 보자고.
유경 (이--씨!!)
김 산 짤린 거 맞지?
씬9. M오피스텔 헬스클럽입구 (밤)
들어서는 최현욱.
몸을 풀며 들어가고.
씬10. 헬스클럽 (밤)
최현욱 들어선다. 러닝 머쉰위를 달리기 시작한다.
씬11. 지하주차장 (밤)
김 산, 두리번 차를 찾는다.
오세영, 자기 차에서 손 내밀고 흔든다.
오세영 (탄 채) 여기-
김 산 (다가온다) (머리 보고) 운동 했어?
오세영 응.
김 산 감기 들겠다. 말리고 가.
오세영 꼬시는 거야?
김 산 꼬시면 넘어 오냐?
오세영 응.
김 산 칫.
오세영 (따라 웃고) 나 여기 이사 올까?
김 산 왜?
오세영 헬스클럽이 맘에 들어. 다른 데는 이렇게 이 시간에 열
지도 않고,
김 산 (빤히 본다.)
오세영 좋잖아 혼자 운동하는 거.
김 산 방 한 칸 줄게 같이 살아, 그럼.
오세영 방 한 칸 가지고 안 되는데?
김 산 으이그. 히터 틀고 있어. (자기가 창으로 고개 쭉 들어와
시동 켠다)
감기 든다니까?
오세영 (가까이서) 이렇게 자상한 남자를 누가 데리고 갈라나?
부럽다!
김 산 데리고 가래도 안 데리고 갈 때는 언제고?
(창에서 나온다)
오세영 좋아하는 여자 생기면 즉시 말하기다.
김 산 내가 왜 보고까지 해야 하는데?
오세영 나두 할 거니까.
김 산 (빤히 본다)
오세영 (본다)
김 산 ok.
오세영 (웃어 보이고) 간다.
김 산 응. (창에서 떨어진다)
운전해 나가는 오세영의 차.
김 산, 배웅하고 서있는 모습에서.
씬12. 동-펜트하우스 (밤)
컴컴한 실내.
비밀번호 버튼 눌러지는 소리.
현관 문 열리고 들어오는 소리.
불 켜지고, 드러나는 집 안 전경.
어마어마하다.
김 산이 들어온다.
편안하게 소파 아래 기대어 앉는 모습에서.
씬13. 세레나타 복도 (밤)
불 다 꺼지고, 사장실만 켜져 있는 상태.
벌어진 문 틈 사이로 통화중인 설대표 보인다.
설대표 ,. 저도 당장 내일부터가 걱정입니다.
,. 예? 아 예, 여자들은 몽땅 해고됐습니다.
저쪽에서 뭐라는지 신중하게 듣기만 하는 설대표.
설대표 E) 예. 쉐프가 아주 물건입니다. ..그러죠..
씬14. 도시의 아침 전경
밝은 햇살 아래 세레나타 전경까지.
씬15. 동-주방 (아침)
아직 텅 비어있고.
입구 와인 잔 속 금붕어들 조용히 있다.
최현욱,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 복도로 가려다, 주방입구에 멈춰 선
다.
양손으로 두 와인 잔을 집어 든다.
혹시 몰라 홀, 주방 살피는데, 인기척 없다.
아직 아무도 안 나온 세레나타.
최현욱 이제, 니 주인은, 안 나온다 주방에.
(새 물로 갈아준다) 오늘부터 이 주방도, 너도, 내꺼다.
새물로 바뀐 와인 잔, 다시 제자리에 놓인다.
금붕어, 활기차게 돌아다닌다.
씬16. 동-복도 (아침)
복도로 들어서는 최현욱.
아침 햇살이 따듯하게 들어오고 있다.
쉐프 룸 문을 열고 들어간다.
씬17. 쉐프 룸 (아침)
책상위에 가방 내려놓고, 버버리 벗어 걸어놓는다.
커피 내려 느긋하게 한 잔 마시다가, 소파에서 일어선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아침.
향긋한 커피 향과 함께 슬쩍 콧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나간다.
씬18. 휴게실 (아침)
콧노래 이어진다.
텅 빈 휴게실, 최현욱 들어오고.
요리사 수만큼, 서열대로 넘버와 이름 써져있는 락커들 앞에 선
다.
맨 나중에 쉐프 것만 위아래 통짜로 제일 큰 것이고,
나머지는 위, 아래 두 개로 분리되어 제법 큰 편이다.
(-->요리사는 땀을 많이 흘려 속옷이나 여벌옷, 자신의 개인 칼 세
트 등
짐이 많은 편이다. )
자기 로커로 가다, 내친김이다,
서열마다 괄호 속에 적힌 이름들 중 해고된 요리사들 이름표는 하
나씩 빼간다.
서유경의 이름표가 가장 먼저 빠지고, (이 시덥지 않은 사진은 또
뭐야?) 싶다.
이희주, 박미희, 박찬희 다 빠진다.
휴지통에 가볍게 던져 넣고, 사람 키만 한 자신의 로커 앞에 서는
최현욱.
아직 잠금도 해놓지 않았다.
쉐프 복 꺼내려 문 여는데, 걸려 진 자신의 쉐프 복 아래 시커먼 무
언가.
최현욱 (뭔지 몰라 순간,) !! (헉, 뒤로 주춤)
고치처럼 이불 두르고, 최대한 구겨 자고 있는 유경.
가까이 앉아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틀림없는 서유경이다.
유경 (곤히 잔다)
최현욱 (본다)
유경 (잔다)
최현욱 (확인하고는, 술 냄새에 기도 안찬다)
유경 z.. Z..
최현욱 (더 가까이 들여다본다)
유경 (숨소리까지 들릴 만큼 가까운)
최현욱 (좀.. 안됐기도 하다)
유경 (신음소리,..)
최현욱 어지간히 불편도 하시겠지!
(깨울까 어쩔까 빤히 보고 있는데)
순간,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하는 핸드폰 모닝벨소리.
당황한 건 최현욱이다.
어디서 나는 소린가, 둘러보다가, 찾다가,
서유경의 품에서 나는 소리 같다.
고치같이 웅크린 서유경의 몸 쪽으로, 가슴 쪽으로 귀를 기울이다
가
움찔 놀래 눈을 뜨는 유경.
자신의 품 쪽으로 고개 드밀고 있는 최현욱 발견한다.
최현욱 (도 서유경과 눈 마주친다) !
유경 (눈 마주친다. 잠이 묻은) ! 일찍 나오셨네요?
최현욱 더 일찍 나온 건 너 아냐?
유경 일찍 나온 게 아니라, 안 들어간 건데요.
최현욱 뭐-?
유경 (꿈뻑 꿈뻑) 집에 가면 다시 여기 나올 용기가 없을 거 같
아서요.
최현욱 (표정)건 니 사정이고,
여기가 니 집이야? 내 락커야.
유경 여기가 제일 크고, 따듯하고, 포근 하드라고요.
최현욱 (표정)
유경 쉐프하고 정 반대로.
최현욱 나와.
유경 나 안 관둘꺼에요.
여기 주방에서 일할 꺼에요.
최현욱 (표정) !!
유경 3년 만에 요리사 딱지 붙였는데, 3일도 안돼서 나가랜다
고
네, 알겠습니다, 말 잘 듣고 고분고분 나가면
(떨리는 목소리) 바보거든요.
최현욱 ..
유경 식당이 여기 하나냐,. 또 있다 합리화하면서, (코 훌쩍인
다)
두렵고 서러운데 이제 고만하자, 자꾸 내가 나를 꼬셔대
서
집에서 못 나올 거 같아서,. 저를 여기다 가둬놨습니다.
최현욱 !! (시선 돌리고 일어선다) 금붕어 맞네.
유경 (표정)
최현욱 머리 나쁜 게. (돌아서 가고)
유경 쉐프.
최현욱 (대꾸 않는다)
유경 (뒤에 대고, 고통스러운 표정) 쉐프.
최현욱 (버럭) 아 나와 빨랑! 여기 이름 안보여? 이건 내 꺼라
고. 내 사물함.
내꺼만 넣는 내 보관함!! 내 락커!!
내꺼 아닌 거는 좀 빨리 나가달라고-!!
유경 어 쥐..쥐..쥐쥐쥐에요 쥐..
최현욱 어디? (돌아본다) 어디어디?!! (휴게실 곳곳으로 급히
시선!!)
유경 ,. 나 좀, 나, 나..나 좀!!!
최현욱 (다시 돌아본다)
유경 (마비 상태)
최현욱 !! 그러게 미쳤어?! 돌았어?!!!
(꺼내려 해도 어떻게 들어갔는지 잘 빠지지도 않고,.정신
없이 유경 주
물러 댄다) 니가 십대냐? 여자 나이 스물하고 다섯 넘으
면, 꺽은 오십에
도, 풍 오는 거 몰라?!! 술 먹고 한 데서, 입 돌아가! 입 돌
아간 요리사
봤어?! 입 돌아가 무슨 간을 볼래?! 엉?!!
유경 (본다)
최현욱 (열심히, 숨 가쁘게 주물러준다)
유경 요리사가 되,긴 될,까요 나 쉐프?
최현욱 뭐야?!!
유경 나도 요,리사 되는 날이 오,오까요?
최현욱 아 몰라. 입 닥쳐. 입만 열면 밉상이니까 입 닥치고, 어
디? 괜찮아?
쥐 아직도 나?!!
유경 (빤히 본다)
최현욱 (멈추고 본다) 나?
유경 (다 죽어가는 목소리) 파스타 만들고 싶어.
최현욱 (버럭) 아 그눔의 파스타파스타파스타파스타-입 안 닥
쳐!!!!!
유경 (꾹 입 다문다. 표정에서)
씬19. 홀 (아침)
아침 조례시간.
최현욱 중앙에 서있다.
왼쪽엔 부주방장인 금석호 뒤로 정호남, 민승재, 한상식 서있고.
오른쪽엔 달랑 서유경, 은수 서있다.
모두의 시선, 어제 짤린 유경을 힐끔 거린다.
최현욱 (무시하고) 오늘 런치 예약상황이 어떻게 되지?
금석호 12시, 1시, 2시, 세타임으로 각 시간마다 만석입니다.
총 50테이블, 300인분입니다. (미소)
호남,승재,상식 (도 비죽 미소 흐른다)
최현욱 (아랑곳 않고) ‘오늘의 추천 메뉴’ 는?
금석호 그릴에 구운 닭 가슴살을 얹은 영양 다이어트 샐러드와
베이컨과 양송이버섯이 곁들여진 계란 노른자 크림소스
스파게티입니
다.
최현욱 (두 라인 사이를 왔다갔다한다) 계란 노른자?
유경 (괜히 지레 혼자 놀래, 움찔댄다)
최현욱 (힐끗 유경 보다가) 계란 노른자라고?
금석호 예 쉐프.
최현욱 샐러드는 다이어트용 이면서, 면은 고칼로리 계란노른
자 크림소스라?
(금석호 앞에 멈춰 선다) 자네는 마누라가 둘인가?
금석호 ,.예?
최현욱 늘씬하고 군살 없는 마누라 하나, 애 쑥 쑥 잘 낫는 엉덩
이 펑퍼짐한
마누라 하나, 둘 다 끼고 자고 싶냐고?
금석호 (울그락 불그락) 무슨?!
최현욱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노른자크
림소스도 먹고
싶고 말야.
유경,은수 (긴장한다) !!
금석호 (팽팽히 최현욱을 본다)
최현욱 자넨 마누라 둘 데리고 살아. 난 일부일처 할 테니까.
방금 들어온 해산물이 뭐였지?
은수 (바짝 긴장) 예 쉐프! 호, 홍다리 얼룩새웁니다!!
최현욱 샐러드는 그대로 하고, 그럼 면은 막 들와 싱싱해 미치
겠는, 얼른 나 잡
아 잡숴 하고 있는 새우스파게티로 바꾼다.
금석호 (빤히 본다)
일동 (굳어 버린다)
최현욱 (금석호에게) 대답을 생략하는군?
(일동에게) 같이 생략하기로 했군?
금석호 지금 그러실 때가 아닌 줄 압니다만,
최현욱 (본다)
금석호 요리사는 오늘 넷뿐입니다.
유경 ! (왜 넷인가? 나도 있는데?!)
최현욱 (빤히 본다) 그래서?
금석호 재료 밑 작업이 끝난 추천메뉴를 바꾸고, 재료 밑 작업
도 전혀 안 돼
있는 새 메뉴가 런치에 가능할까요?
최현욱 건 새우한테 물어봐 그럼.
둘, 양보 없이 팽팽하게 서로를 보고.
나머지, 살벌한 분위기에 꿈적 않고 서있는데,
복도서 나오던 설대표, 짤리고도 나온 유경을 주시한다.
팽팽하게 마주선 금-최도 눈에 담는다.
씬20. 냉장실
벌컥 냉장실 문 여는데, 산처럼 쌓여있는 새우, 새우, 새우들.
입 떡 벌어져 보다가 유경, 주저 없이 이고 지고 냉장실 밖으로 나
온다.
씬21. 주방 개수대
산처럼 쌓인 새우를 부리나케 씻고 다듬는 유경 모습.
속도가 빠르다. 자꾸 새우 가시에 찔린다.
아픈 거 참고 하다가, 큰 놈한테 제대로 찔려 피가 난다.
유경 아,.(입으로 피를 빨아가며, 다시 새우 다듬느라 정신없
는데)
뒤로 최현욱 들어선다.
최현욱 아무도 없네.
유경 (벌떡 새우 들고 일어선다) 서두르고 있습니다. 쉐프!
최현욱 다들 어디 간 거야?!
유경 !! 저,.저 있(잖아요)
최현욱 (안 보이는 사람 취급) 왜 텅 비었어 아직까지?!
유경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이다) ..
최현욱 (식 식 나가고)
유경 (씨. 그럴수록 팔 걷어 부친다) 근데 얘는 어디 갔어 빨
리 이거 안하
고?!!! (찾을 사이 없다. 다시 새우 다듬느라 정신없는데)
씬22. 홀.
테이블보 깔고, 나이프, 스푼, 접시 등 놓고 있는 홀 직원들에게
은수 저기요 (속닥) 오늘 되도록, 오늘의 추천 메뉴 손님들한
테 추천하지 말
아주세요.
네모 추천메뉴를 추천하지 말라니?!
대답도 않고, 서둘러 총총 거리며 홀을 다니는 은수.
은수 (다른 홀서빙에게도 가 속닥 속닥) 추천메뉴,. 추천,. 말
아 주,.
네모 (걱정스런 표정으로 주방 쪽 보고) ?!!!!?
입 꾹 다문 채 한쪽에서 지켜보던 설대표, 표정이 편치 않다.
씬23. 쉐프 룸
시계 보는 최현욱. 12시가 다 되간다.
창밖으로 게슴츠레 시선을 돌린다.
씬24. 세레나타 전경
마침내 시작되는 세레나타 런치타임.
‘오늘의 추천메뉴’ 새우로 척 바뀌어서 걸리고.
몰래 나와 보고, 두 손으로 제 눈을 가리는 은수. 끔찍하다.
엄청 길게 늘어선 줄. 줄. 줄 이어진다.
-맨 앞줄로 다가서는 세 명의 잘생긴 남자들. (선우덕, 필립, 이지
훈)
마치 새치기하듯 들어가려고 한다. 제지하는 네모.
네모 (정중하다) 죄송합니다. 순서를 지켜주십시오.
지훈 아 저기, 우리는
네모 예약 하셨습니까?
지훈 ! 아니요.
네모 (역시 친절한) 예약이 취소된 테이블이 있으면 안내해 드
리겠습니다.
(한쪽에 놓여있던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 한잔씩 세 명에
게 건넨다)
저쪽에서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선우덕,필립,이지훈 (저쪽? 셋의 시선, 일제히 대기석 쪽으로)
뒤로 밀려나는 셋.
쩝. 할 수 없다.
씬25. 복도
금석호, 정호남, 앞치마를 둘러가며 서둘러 주방으로 향한다.
민승재, 한상식 뒤를 따른다.
정호남 어차피 런치 3백인 분 감당도 못 할 테고, 거기다 새우로
까지 바꾸면
불에 기름 붓는 격, 기름에 얼음 붓는 격 아닙니까?
민승재 (고개 드밀고 끼어든다)그냥 놔두지 그러셨습니까? 최
현욱이 골탕 좀
먹게요오호.
금석호 지가 지 무덤을 더 깊게 파겠다는데, 말리는 시늉 정도
는 해줘야지.
추천메뉴까지 바꾸지 않아도 오늘 홀은 무섭게 일어 날 꺼
다. 성난 군중 같을 거라고. 최현욱이는 그 무덤에서 절대로 혼자
빠져나오지 못한다.
정호남 (흐 흐) 예 부주방장님.
씬26. 주방
주방 스탭들 각자의 서열대로 위치해 있다.
왼쪽 스토브엔 민승재, 서유경 서있고.
오른쪽 스토브엔 금석호, 정호남, 한상식(-비상이라) 서있다.
최현욱, 메인테이블 앞으로 와 선다.
모두 긴장해 섰는데, 최현욱의 표정만 읽기 어렵다.
민승재 (살짝) 넌 짤린 거 아니었어?
유경 (대꾸 않고)
최현욱 (혀 내밀듯 밀려나오는 첫 주문지. 빼든다)
오늘의 첫 메뉴다!
일동 (짝 주문지로 시선 모아지는데서)
--> 인서트/ 세레나타 홀.
인산인해 발 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찬 손님들.
모두 기다린다.
- 순식간에 전쟁터가 된 주방.
주문지가 계속 밀려나오고 있다.
동분서주 최현욱의 언성이 점점 높아진다.
은수, 손질한 새우 통째로 기름 솥에 넣다 파팍 기름이 튄다.
최현욱 야 이, 잇 돌대가리야!! (은수 들고 있는 새우의 꼬리 끝
만 톡 쳐준다)
꼬리 끝엔 물이 맺혀 있기 때문에 기름에 넣으면 위험하다
고 몇 번을
말해야 아냐?!! 엉?
유경 (바로 옆에서, 달궈진 프라이팬에 역시 똑같이 꼬리 끝
에 물 맺힌 새우
집어넣어 기름방울 무지하게 사방으로.)
최현욱 (유경이 그러거나 말거나, 한상식에게도) 남 혼날 땐 좀
들어! 똑같은
실수 두세 번씩 반복하게 하지 말고 제발--!!!
한상식 (겁먹어) 예 쉐프.
유경 (투명인간 취급이다)
최현욱 (잽싸게 돌아 한상식 쪽으로. 프라이팬에서 달궈지고 있
는 새우 한 마리
집어 반 뚝 자른다)
한상식 왜, 왜 이러세요?
최현욱 (뚝 자른 새우의 단면 들이밀며) 봐- 눈 있으면 좀 보라
고!!
한상식 (다 익었다) 잘 익었는데요.
유경 (배우려고 고개 드민다)
최현욱 너 새우 익히는 것 쯤이야 무슨 컴퓨터 만드는 것도 아
니고 쉽다고 생
각하지?!! 새우 속이 어떻게 되야 탱탱하고 맛있는 상탠
지, 겉은 익고
가운데는 그대로인 상태! 알덴테! 파스타 면하고 똑같다
고 2분전에
말하는 것 들었어 못 들었어?!!
한상식 (기집애처럼) 저한테요?
최현욱 (미친다, 모두에게) 이렇게 푹 퍼지도록 다 익힐 거면
뭐 하러 무리해서
추천메뉴까지 바꿔가며 고생을 하냐고! 앙!! 이건 싱싱한
새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이 무례한 시키들아!!!!
정호남 (메인 테이블 위에 자신이 한 봉골레 3인분, 접시에 차
례로, 돌리듯
담고 있으면)
최현욱 (주문서 확인하며) 야!! (흥분해) 여자만 희생양으로 해
나온 놈이!!
(주문서 한 장 마구 흔든다) 봉골레 4인인데, 하나는??
정호남 예? (저도 주문서 들여다본다)
최현욱 간 보느라 1인분을 통째로 쳐먹었냐? 하나는-??
정호남 분명 봉골레 셋이라고 들었는데?!
최현욱 (잽싸게 금석호의 프라이팬 본다) 스톱- 스톱! 거기 지
금 뭐하고 있는
거야?
금석호 보시다시피
최현욱 반드시 테이블 오더 순서대로 음식은 만들어얀다는 거
몰라?!
니가 부주(방장)야?! 엉? 이 밀린 주문지 안보여? 너는
빚 독촉을 받았으면 제일 오래된 빚부터 갚아야지, 방금
꾼 돈부터
갚냐?! 일부러 그래? 엉?!!
(봉골레 접시 하나, 둘, 셋 차례로 겹쳐 정호남에게 휙 던
진다)
정호남 (헉. 안듯이 받는다)
최현욱 숫자 제대로 못 맞추면 전부 다시 만든다! 먼저 만든 봉
골레 셋이
뭐가 되냐고- 패스트푸드야?! 먼저 만든 세 개는 렌지 데
워 내보낼
래?? (불똥 갑자기 유경쪽으로) 거기 너!
유경 예? 저요? (자긴 줄 알고)
최현욱 내가 2초전에 뭐라 그랬어?
유경 2,.2초..? (하는데)
은수 (이렇게 정신없는데 대체?!) 모르겠습니다.
최현욱 그럴 줄 알았다.
유경 (자기가 아니다)
최현욱 숫자 제대로 못 맞추면 전부 다시 만든다고 했어 안했
어?!!!
은수 (맞다) 아! (정신없이 프라이팬 대령해가며) 예! 쉐프!!
허겁지겁 홀직원1, 2, 네모까지 들어오고
홀직원1 19번 언제 돼요? 나중에 온 18번 테이블에, 파스타 먼
저 나왔다고 난리에요 지금? 멀었어요 19번?
최현욱 (점점 숨소리 거칠어지더니, 시선, 주문기계로 향한다.
효과음과 함께
내밀어지는 주문지가 주방바닥까지 닿고도 연신 길어지
고 있다.
네모 (먹던 접시 들고 와서는) 한 테이블에 똑같은 새우가 왜
누구껀 다섯
마리고 누구껀 한 마리냐고, 왜 차별하냐고, 기준이 뭐냐
고 항의 들어왔
습니다!! 다시 해주십쇼-
최현욱 (안되겠다) 비켜!!
네모, 홀직원1,2 밀치고, 급하게 나가는 최현욱.
일동 ?!!! (왜 저래 또!! 수군수군)
홀직원2 (급하다) 오늘의 추천메뉴 7번 테이블 왜 안 나와요??!
은수 (저도 모르게 다듬던 새우 탁 내려치고 버럭) 아 오늘의
추천메뉴 좀
추천하지 말라니까요!!!
최현욱이 비운 주방,
금석호 라인의 요리사들, 의미심장한 미소 나눈다.
유경, 신경 안 쓰고,
열심히 만든 파스타, 세 접시에 정성껏 나눠 담고 있다.
씬27. 홀
성큼성큼 홀을 가로질러 나오는 최현욱.
매서운 눈빛으로 홀의 모든 테이블을 쭉 훑는다.
음식이 나간 건 몇 테이블 안 되고, 반 이상이 못 먹고 기다리는
중.
설대표 (어느새 최현욱 가까이로 다가와) 1시 예약 손님들이 대
기 중이네.
12시 반이 넘었어. 언제까지 빵과 샐러드만으로 손님들을
기다리게 할
참인가? (웃고 있지만, 속이 속이 아니다) 길어야 15분. 양
같은 손님들
이 폭군으로 변하는 건 순간이야.
최현욱 (멈춰서 들으면서, 시선은 여전히 테이블 사이를 헤매다
가) 찾았다.
설대표 ?
최현욱 (주저 없이 걸어가고)
설대표 쉐프!
최현욱 (대답 없고)
설대표 쉐프!!
최현욱 (마침내 멈춰선 곳) !!
잘생긴 세 남자 빵 먹고 있는 32번 테이블.
최현욱 (셋을 본다)
셋 (역시 본다. 동작 그만. 먹던 빵들 내려놓는다)
최현욱 손님들, 죄송하지만 식사는 다음에 하셔도 괜찮겠습니
까?
셋 !!!!
설대표 ?!!
씬28. 주방
다시 주방으로 들어오는 최현욱.
메인 테이블 앞에 선다.
이 와중에도 효과음과 함께 계속 밀려나오는 주문지.
유경과 주방 스텝 모두, 일하면서도 최현욱을 주시하는데
주문지 나오는 소리가 천둥 번개 소리같이 크게 들린다.
정호남 (금석호에게 속닥인다)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드나봅니다.
금석호 (비죽 흐르는 미소)
최현욱 아무래도 너희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할 것 같다.
유경 (본다)
최현욱 너희들 과대평가 한 거 미안하다.
너희 같은 쓰레기들 데리고도 한 끼 정도의 주문은 가능
할 줄 알았다.
금,정,민 ?!!
한.은 ?!!
유경 ?!!
최현욱 뒤로 들어오는 셋.
최현욱 셋 위치로.
유경 (어리둥절?! )
필립 옷만 갈아입고 합류 하겠습니다 쉐프.
일동 (뭔가?!)
최현욱 미친 거 아냐? 그냥 해. 당장 하라고 짜식들아?!!!
(주문지 한 번에 쫘왁 뜯어) 이 아우성대는 빚쟁이들이 무
섭지도 않냐고 --!!!
세남자 (크게) 씨 바 베네!!
은수 (놀래) 씨,씨,.씨바?!
최현욱 셋 다 파스타 라인으로 선다.
토마토는 덕이. 크림은 필립이. 지훈이는 나머지.
새얼굴들 (크게) 씨 바 베네!!
금석호 !!!!
유경 !!!!
은수 씨 발 베 네? (유경에게) 선배님 들었죠 들었죠? 씨바~r
베네래?!!!
최현욱 입닥쳐 돌대가리! 입 열 시간에 움직여라!! 지금! 당장!!
은수 예,예 쉐프!? (세 남자에게 시선 못 떼고)
세남자 (오른쪽 파스타 라인에 선다. 민승재 자기파트로 원위
치. 어물쩡 버티고
있는 유경.)
최현욱 (박수 친다) 자 자 거기 금붕어. 뭐라고?
유경 (못 알아듣는다)
최현욱 붕어!
유경 (프라이팬 만 흔들고)
최현욱 붕어! 금붕어-
유경 (그제야) !!
(최현욱 본다) 예 쉐프.
최현욱 니 대답 기다리다 몸 안에 사리 생기겠다.
프라이팬 내려놓고, (손가락 재수 없게 까닥까닥. 오라는
시늉)
유경 (세 남자 사이에 어물쩡 껴있는 상태였다) 하다말고요?
최현욱 질문 사절. (손가락만 까닥까닥)
유경 예 쉐프. (프라이팬 꼭 쥐고, 내려놓기 왠지 불안한데,
잘 손에서 안 떨
어 지는데)
최현욱 옆 사람 방해 되잖냐! 나와!!
유경 !! 여긴 파스타 어시스턴트 자리 아닙니까? 제 자리라구
요!!
최현욱 붕어! 2초전에 뭐랬지 내가?
유경 (모른다) 쉐프!!!
최현욱 질문 사절. (이라고 했다)
유경 (두려움에) 쉐프!!!
최현욱 파스타 보조는 아무나 해?
얘네들 속도를 니가 맞출 수 있을 거 같애?
파스타 보조는 메인보다도 메뉴를 앞서가면서 재료 준비
해 사수에게 총
알을 공급해야 하는 탄약순데, 니가? 붕어가? 기억력 2초
가 그 일을
해?!! 스토브 비워줘. 니 꺼 아냐!
유경 할 수 있습니다. 해 낼 수 있습니다.
잘 해보겠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최현욱 정말 붕어가 맞네. 넌 어제 해고됐어!!! (냉정하다)
정호남 (소름이 돋는다)
최현욱 정은수!
은수 ,.예 쉐프?!
최현욱 내일부터 너 파스타 어시스턴트다.
금석호 (굳은 표정) !!
유경 (굳게 주먹을 쥐고 부르르 입술을 떤다) 쉐프!
은수 (역시 당황스럽다) 아(니) 그(게),저,. (작은소리) 예 쉐
프.
최현욱 (주문지 집어 든다) 반항하냐?
은수 ,.(눈치보다 크게) 예 쉐프!!!
유경 (표정)
최현욱 (주문지 선창) 테이블 넘버29! 열 명 모두, 런치 추천세
트다.
필립이 들어가고!
필립 씨 바 베네!
유경 (최현욱 본다)
최현욱 (주문지 선창) 테이블 넘버19, 손님 3명, 뽀르노 스파게
티,
합이 일곱 (이전 주문까지 해서), 덕이 들어가!
선우덕 씨 바 베네!
유경 (최현욱 본다)
최현욱 (주문지 선창) 테이블 12, 테이블 14, 그란치오 둘, 판체
타 둘, 아바론
하나. 지훈이 들어가!
유경 (최현욱 본다)
이지훈 E) 씨 바 베네!!!
유경 (최현욱 본다)
기름칠 한 듯 다시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주방.
금석호 라인도 입 무겁게 다물고 속도를 낸다.
유경만 한 대 맞은 듯., 주방 일각에서 자신의 위치를 잃고 서있다.
씬29. 홀
모든 테이블이 맛있게 식사하고 있는 행복한 순간.
씬30. 주방
최현욱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 듯 보인다.
금석호라인 충격을 받은 채 선우덕라인을 힐긋대면서 일하고 있
다.
유경은 안 보인다.
벌어진 냉장실 문틈으로 유경의 뒷모습이 보인다.
피클 통속의 피클을 우두망찰 보고 있다. 표정 읽기 어렵다.
씬31. 세레나타 전경 (밤)
폐점 팻말(chiudere) 걸린다.
직원 출구로 집채만 한 쓰레기보따리 먼저 나오고,
등에 지고 엉덩이부터 나오는 유경 모습.
쓰레기보따리 내려놓고, 또 금방 들어가 집채만 한 쓰레기보따리
엉거주춤 두 팔로
껴안고 나온다. 털썩 주저앉는 유경.
혼자 오도카니 차가운 밤하늘 올려다본다.
세 남자들 E) (왁자지껄 웃음소리) 위하여!!!
씬32. 근처 맥주 집 (밤)
노랗고 따듯한 불빛 아래, 푸짐한 안주,
둥근 원탁 마주하고 둘러앉은 세 남자와 최현욱, 은수.
일제히 맥주잔 들이킨다.
은수, 잔뜩 긴장하고 앉았고, 맥주잔도 고개 돌리고 조심스레 마신
다.
이지훈 밥은 먹고 시작할 줄 알았더니 뭐에요?!!
최현욱 내 탓 아냐. 니들 없인 한 끼도 제대로 소화 못하는 그
떨거지들
탓이지.
선우덕 그나저나, 여자들은 다 정리했다드니, 어쩐 일로 한명
남아있대 아직?
필립 그 수모를 당했는데, 내일 나오겠어? 안 나온다 내일은.
최현욱 (표정)
이지훈 간신히 프라이팬 잡나 했을 텐데, 우리 때매,.
이틀 잡은 거야? 겨우?? ,.에..
선우덕 (빤히 본다) 선배.
최현욱 ,.왜?
선우덕 그 여자 때매 그래? ,.아직도?
최현욱 (딴 짓) 누구?
선우덕 아무리 이태리식당 주방이 고되고 막노동 중노동에 전
광석화 속도전이
어도, 요샌 버티는 여자애들 꽤 있어. 깡다구 있는 앤 잘한
다고.
최현욱 내 주방 그렇게 만만한 곳 아니야.
선우덕 니가 보긴 어떠냐?
은수 (술 먹다 놀래) 에?
최현욱 쟤도 들온 지 이틀 됐다. 사흘이냐?
은수 (대답 하려는데)
필립 사흘 된 애를 들이고 3년 된 애를 내쫓은 거야 지금? 형
이?!
최현욱 (표정) 낼부턴 안 나올거야. 걱정 마.
일동 (공기 가라앉는데)
은수 저,. 뭐하나 여쭤 봐도 될까요?
일동 (본다)
은수 ,.씨 바 베네!,.가 무슨?
이지훈 여기선 안 써?
최현욱 남은 사람들 낯설어 하니까 여기 식으로 통일해.
세남자 예 쉐프!
필립 씨 바 베네! 예 쉐프! 같은 말이야.
은수 (혼자) 아..(예 쉐프하고 같은..)
최현욱 주방 보조 알아봐라.
세남자 예 쉐프!!
최현욱 너 말야. 니가 알아보라고.
은수 (꿈뻑 꿈뻑) ,. (선뜻 대답 못한다)
최현욱 (표정에서)
씬33. 로바다야끼 (밤)
금석호(넘버2) 패거리. 모여 앉아있다.
정적. 누구도 말 않고, 소주만 들이킨다.
가라앉은 가운데 확 내질러 버리는 정호남.
정호남 (금석호에게) 이태리 식당에서 파스타를 못 잡으면 무
슨 소용에요?!!!
나중에 나가서 조그맣게 파스타집이라도 차려야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먹고 살고 할 텐데!! 프라이팬 뺏기면 다 뺏기
는 겁니다!!
막내였던 서유경이까지 파스타 하겠다고 저 난린 게 왜겠
어요?
일동 (분노 섞인 침울)
금석호 (표정에서)
씬34. 세레나타 주방 (밤)
터덜터덜 텅 빈 주방으로 들어오는 유경.
마지막으로, 냉장실 불 끄고, 가스 밸브 잠그고,
전체 주방불도 끄려는데,
뱃속에서 꼬로록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무시하고 그냥 불 끈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깜깜한 주방에 다시 울리는 “꼬로록 소리”
잠시 후,
열 개의 스토브 위로만 불이 들어온다.
스토브 하나에 파란 불꽃이 켜지고, 프라이팬 올려 진다.
-후룩 후루룩 게걸스럽게 먹는 소리.
그냥 프라이팬째 바닥에 앉아 파스타 먹는 유경.
유경 (우적우적 씹어가며) 이만하문 내 것도 손님상에 나가도
되겠구만.
왜 무조건 나는 안 된다는 거야?! (우적) 보도 않고. (혼자
중얼) 먹어보도 않고.. 이정도면 되는 거 아냐?!
점심 저녁 다 굶어서 그런가,. (다시 우적우적) 맛있는데,.
나는..
(처량하다가) ..
먹던 거 멈춘다.
유경 (눈가가 버얼겋다, 거칠게 손등으로 코를 훔친다)
맵지도 않은데, 씨,. 왜케 콧물이 나오냐?..!!
씬35. 세레나타 전경 (아침)
씬36. 동-복도.
출근한 최현욱, 쉐프룸도 가기 전에 휴게실 들어간다.
씬37. 동-휴게실 (아침)
자신의 락커룸 앞에 멈춰서고,
손가락 쥐었다 폈다 쥐었다 폈다 한다.
힘주어 탁 문 열면, 텅 빈 락커.
유경은 없다.
최현욱 (그럼 그렇지 표정) !!
씬38. 홀 (아침)
반듯한 쉐프 복 차림으로 나오는 최현욱.
요리사들 두 줄로 나뉘어 서열대로 나열해 서있다.
남자들만 우뚝 서있으니 진용을 갖춘 듯 꽉 찬 느낌 (이다가),
중앙에 서 있던 유경을 발견한 현욱, 미간이 찌푸려진다.
왼쪽은 금석호(넘버2)- 정호남(넘버5)- 민승재(넘버7)-한상식(넘
버8)
오른쪽은 선우덕(넘버3)- 필립(넘버4)- 이지훈(넘버6)- 정은수(넘
버9)
어느 쪽에 서야할 지 망설이고 있는 유경.
유경 (최현욱과 시선 부딪는다) ,.저는, 어디로 줄서면 될까
요?
최현욱 (거기서) 스톱!
유경 (바짝 긴장해서는) 예, 예쉐프.
일동 (일제히 최현욱 보는데)
유경 여, 여기요 쉐프?
최현욱 (대꾸 않고)
유경 (어설프게 뒷줄 뒤 가운데다) 여, 여기는 쫌 쉐프.. (최현
욱과 정면으로
마주보는 자리)
최현욱 내 말이 우습나?
유경 안, 우습습니다.
최현욱 (벼락같이) 근데?
유경 주방 보조 비었잖습니까?
민승재 (자기가 더 놀래) 주방보졸 더 한다고?!! 3년도 모자라
서?!
최현욱 (표정) 누구 맘대로?
유경 (표정)
플래시백> # 횡단보도
최현욱 너 연애 한번도 안 해봤지?
하자 나랑.
유경 하겠습니다.
최현욱 (본다)
유경 주방보조 하겠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제 파스타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맛보신 것도 아니잖습니
까.
최현욱 (무시하고) 사람도 바뀌고!
일동 (최현욱 본다)
최현욱 시즌도 바뀐 만큼, 주방도 바꾼다!
어젠 경황없던 터에 마구잡이로 파트가 뒤섞였는데,
정식으로 발표하겠다.
일동 (긴장)
최현욱 앞으로 부주방장 이하 정호남 민승재 한상식은 메인 디
쉬와 콜드 파트
를 책임지고. 새로 온 세 사람과 정은수는 파스타를 맡는
다.
금석호 (올 것이 왔다 표정) !! (뒤에 석호라인들, 수군수군 대
고)
선우덕라인 (놀랄 일도 아니다) !
최현욱 메인 디쉬도 지금처럼 마구잡이식이 아닌 세분화해 전
문화시킨다.
부주는 생선과 고기그릴, 정호남은 그릴, 전채, 양다리뛰
고
민승재는 슾과 전채요리, 한상식은 콜드, 샐러드다.
금석호 (한 쪽 입가만 각 잡아 올라간다)
최현욱 세부적인 파스타 분담은 각기 장기를 살려, 어제 했던
대로 한다.
덕이는 토마토, 필립이는 크림, 지훈이는 나머지종류 파스
타와 리조또 담당이다. 이상! 아 (생각난듯) 런치때
는,
메인이나 전채요리 주문은 거의 없고 모든 주문이 파스타
에 몰리니까,
그쪽(고갯짓, 금석호) 라인도 일제히 스토브에 달라붙어
파스타라인을
돕도록. 그럼. 해산! (가버리고)
남은 금석호 라인. 벙-- 해있는데
금석호 라인 쪽으로 돌아서는 선우덕 라인.
선우덕 (좋은 얼굴) 어젠 제대로 인사도 못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금석호 (험한 인상) .. (탁 손 치워버린다)
선우덕+라인 (긴장) !!!
금석호+라인 (폭발직전) !!!!
유경 (가운데서) 선,배님들,
금석호 (파스타 선우덕라인 들으라는 듯, 유경에게) 넌 관둘 거
면 빨리 관둬.
하루 이틀 더 미적댄다고 뭐가 달라지냐! 쉐프가 죽으라
면 죽을래? 쉐
프가 나가랜다고 정식 요리사 군번까지 달았던 놈이, 찍
소리 않고
예 다시 주방보조 하겠습니다 소리가 나오냐-?!!! 너 자존
심 없어?!
세 살짜리도 내꺼 뺏기면 울고불고 반항하고 난리치는 법
이야?!!
안 그래도 험한 주방 잘하면 칼질하다 피 볼지 모르니까
기집애는
집에, 가라 얼른!!
유경 (얼어붙었다) !!!!! 부,.주(방장,.님. 침도 제대로 안 넘어
간다. 꿀떡!!!!)
씬39. 1001호 거실
희주, 미희, 찬희, 식탁에 모여 앉아있다.
셋의 부스스 머리며 몰골, 말이 아니다.
희주 유경이 얘는 어디 간 거야?
미희 걔가 가봤자 집, 세레나타, 집, 세레나타이던 앤데,
집에 없으면 세레나타에 있겠죠. (국물 뜬다)
둘 (미희 보고)
미희 (밥 말다 시선 느낀다) 참,.짤렸지 우,리.. 다.
셋 (시무룩)
찬희 (걱정되어 갑자기)얘 어디 한강에라도 간 거 아냐??
희주 오늘 몇 년 만에 한강물도 얼었댄다.
뛰어내려도 그냥 얼음판이야. 안 죽어.
찬희 (먹던 숟갈 식탁위로 탁 내던진다) 우리 이대로 증말 물
러나야 돼!??
씬40. 세레나타 휴게실
터덜터덜 락커 룸 앞으로 오는 유경.
문 열자, 선인장 사진 가득 눈에 들온다.
금석호 E) 너 자존심 없어?! 세 살짜리도 내꺼 뺏기면 울고불
고 반항하고 난리
치는 법이야?!! 안 그래도 험한 주방 잘하면 칼질하다 피
볼지 모르니까
기집애는 집에, 가라 얼른!!
머리가 쭈볏 선다. 남은 남자요리사들까지.. 핸드폰 울린다.
유경 (싸울 힘도 없다) 여보세요?
유경부 별 일 없냐?
유경 별 일 없다.
유경부 괜찮나?
유경 괜찮다.
유경부 짤렸냐??
유경 짤렸다.
유경부 .. (거친 숨소리만)
유경 (정신 번쩍 든다) 아,안 짤렸다!
아버지 ......
유경 ......
아버지 돈 좀 보내라.
유경 !!!
씬41. 유경반점
핸드폰 귀에 댄 채, 배달통에 짬뽕 국물 따로 면 따로 넣고 있는 유
경부 모습 보인다.
아버지 유식이 보약 한번 지어줘얄 것 같다.
유경 의사 공부하는 놈이 지 몸 지가 알아서 챙기겠지 뭔 보약
이람.
아버지 (벌컥) 뭐?!!
유경 나 요리사 하는 거 그렇게 반대하면서, 왜 내 돈은 받아
먹는대 아부지?
아버지 관 둬. 더러워서 안 받는다.
간만에 효도할 기회 좀 줘볼까 했더니, 끊자. (뚝)
(배달통에 마저 조심스레 짬뽕국물 넣고, 서둘러 나선다)
뿔지 마라.
(주문 외듯) 뿔지 마라..
씬42. 휴게실
유경 (끊긴 신호음) 하.
최현욱 (뒤에 서 있다가, 끙..인기척)
유경 (부서져라 핸드폰 닫는다. 식 식 서있다)
최현욱 (그냥 가려다 로커 룸 안에 선인장 사진들 눈에 들온다)
유경 (보는 것도 아깝다. 문 콱 닫는다)
최현욱 !! (문 콱 연다)
유경 왜 이래요? 내 사물함인데?!
최현욱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유경 (최현욱의 로커에 시선. 끙)
최현욱 무시무시하네. 가시 돋친 것들 천지네 여기?
(이쑤시개갑도 꺼내본다) 유 경 반점?
유경 (씨.. 만지는 것도 정말 싫다)
최현욱 유경 반점. 어디 3류 짬뽕 집, 짜장면 집 이름 같네.
유경 (확 빼앗는다) 3류가 어때서? 짬뽕집이 어때서?!
최현욱 (비죽) 맞는가 보네?
유경 (탈 탈 때라도 묻은 듯 털어 다시 로커에 넣어주고)
최현욱 (자기 락커 문 연다. 요리사복 벗으려면)
유경 (식 식. 이 앙다물고 나간다)
씬43. 세레나타 입구
유경 밖으로 나와서 식식대고 있는데 서둘러 다가오는 손님 한명.
김 산이다.
김 산 어? (의외다) 있네?
유경 (꾸욱 누른다)
김 산 짤린 줄 알았는데?
유경 (무시) 지금 준비시간이라 영업 안 합니다 손님. (가려
면)
김 산 나 파스타 하나만 해 줘.
유경 (기가 막혀) 요기, (준비시간 팻말 가리킨다) 안 보이세
요 손님?
김 산 그러니까, 다른데도 다 준비시간이라고 안 해주니까.
유경 다른 데서도 안 해주는 걸 왜 여기 와서 찾으십니까?
김 산 될, 것도 같아서.
유경 (뭔 소린가?)
김 산 살짝 해줘.
유경 (점점)
김 산 유경씨가 직접 해 달라고.
유경 !
김 산 (웃어 보인다) 헤헤
유경 (하고 싶다, 그렇지만) 안 됩니다. (문 닫으려면)
김 산 아 왜-?
유경 (표정)
김 산 짤렸구나? 짤린 거 맞구나? 그래서?!
유경 제 파스타는 테이블에 나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규정 위반
입니다.
김 산 배고프다는 손님보다 더 중요한 규정도 있나?
글쎄 이 시간에 위반인거 아니까, 주방보조한테, 살짝 해
달라는 거
아냐?
유경 (침 삼킨다)
김 산 아 쫌, 밥, 쫌, 먹 자-
유경 (뒤돌아본다) ..(요리사들 모두 홀에서 식사중이다)
홀은 직원들 식사중인데,.
김 산 배달 해줘 그럼. 바로야. 가까워. 조기.
유경 (맘 약해진다)
김 산 그냥 제일 간단한 거, 알리오 올리오같은 거... 제발 (불
쌍하게)
유경, 불안한 듯 뒤(홀)를 돌아본다.
최현욱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식사에 열중인 상태.
씬44. 복도
네모, 식사 쟁반 들고 쉐프 룸으로 들어간다.
씬45. 쉐프 룸
식사를 내려놓고 나가는 네모.
최현욱, 이태리서 가져온 자료며 액자, 책들을 정리하다가
테이블로 와 식사한다.
씬46. 세레나타 입구
뒤에서 네모가 다가와 선다.
네모 식사 안 하세요 누나?
김 산 나 증말 배고(하는데,)
유경 쉿. (손가락 입에 대고)
김 산 ?
네모 (김 산 알아보고) 손님 지금은,
유경 쉿.
네모 ?!
씬47. 복도
살금살금 직원들 눈치 안채게 주방 쪽으로 들어오는 유경.
씬48. 주방.
서둘러 페페론치노 다듬기 시작하는 유경. /*알리오 올리오/
네모, 홀 눈치봐가며 겁먹어 들어온다.
네모 미쳤어?!
유경 손님이 원하잖아.
네모 배달은 안 하는 게 원칙인거 몰라?!
유경 그거는 우리들 편하자고 있는 원칙이잖아.
네모 더구나 쉐프 몰래?! (누가 들어올까 무섭다)영업시간도
아닌 이 시간에?
제정신이야 누나 지금?!
유경 (꿈쩍 않고 프라이팬 집어 든다) 내가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프라이팬
잡아보냐. (불 켠다)그래 나,
네모 (허겁지겁 스토브 불 끈다)아 제발 쫌
유경 (불 켠다) 말리지마. 손님 어쩌고는 핑계고, 나 이렇게라
도
파스타 만들고 싶어 환장했다 어쩔래?!
네모 E. 경직) ,. 누나.
유경,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프라이팬 올려놓고 올리브유 쫘악
뿌리는데
최현욱 E) 스토브에서 안 물러나.
유경 !!
최현욱 프라이팬 내려 노라고!
유경 (부르르, 프라이팬 손잡이 잡고 떤다)
최현욱 내 주방에선 한 접시도 내 허락 없이 못 나간다.
유경 (경직된다) 말끝마다 내 주방 내 주방 하시는데, 여기가
왜 쉐프님 주방
이에요?
최현욱 그럼 니 주방이야?
유경 (눈 부릅뜬다)
최현욱 땀 흘리고, 눈물 흘리고, 3년을 꼬박 몸담았다 이거지?
그래서 분신 같은 니 주방이다 뭐 그래? 그래서 안 나가고
버팅기고,
안 나가고 허튼짓이야?
유경 여긴 제 주방도 아니고 쉐프님 주방도 아닙니다.
사장님 주방도 아닙니다. 손님 꺼에요. 손님이 이 주방에
주인입니다.
최현욱 (표정) 그래서?
유경 그러니까
최현욱 그러니까?
유경 주방은 손님들을 위해 있는 곳이라고요.
손님이 원하면 예외도,
최현욱 (0L)여기가 3류 짬뽕집이야? 부탁한다고 배달까지 해주
게?
유경 손님을 위하는 게 3륩니까?
그러니까, 제가 하겠다고요!!
최현욱 그러다 망신이면? 두 얼굴을 가진 게 손님이야. 해달랄
때 다르고,
해주고 나서도 최고가 아니면 딴소리 하는 게 손님이라
고!!
유경 (지지 않는다) 그럼 쉐프가 하시든 지요.
최현욱 (본다)
유경 (본다)
최현욱 좋아. (작정했다) 그럼 이렇게 하지.
유경 !
최현욱 주방보조인 니가 만든 파스타와 내가 만든 파스타, 동시
에 배달한다.
유경 !!! !!!!!!!
씬49. 도로
김 산. 핸드폰 하면서 걸어간다.
김 산 준비시간인 걸 깜빡했어.
내 사무실로 올래? (신호 바뀌자 건너간다)
씬50. 오세영 차 안
오세영 사무실로? ..(듣는다) 알았어. (방향 깜빡이 키고)
파스타를?
(의외라는 표정) .. 해 준대?
씬51. 주방
최현욱 손님에겐, 더 맛있다고 하는 파스타를 정중하게 대접하
고.
유경 손님이 제 것도 맛있게 드시면, 원위치 시켜주십시오.
파스타 보조 하게 해 달라 그 말씀입니다. 프라이팬 잡게
해 달라고요.
최현욱 음식 걸고, 손님 걸고, 흥정하는 버릇은 어디서 배웠나?
유경 (씨..)
최현욱 내가 지면,
유경 (본다)
최현욱 이 주방에서 나가께. 니가 지면,
유경 (긴장)
최현욱 (씨익) 뭘 걸 텐가?
유경 (식,. 노려보는데서) !!!!
씬52. 주방입구
홀 직원들, 요리사들 일제히 입구에 서서
긴장 속에 두 사람을 보고 있다.
정호남 상대가 돼? 쉐프랑 주방보조랑?!
선우덕 (표정) 어차피 해고될 꺼, 쉐프가 기회를 한번 주는 것뿐
인데 뭐.
이지훈 파스타를 배달한다고? (걱정 묻어, 필립에게) 쉐프도 배
달은 한번도
안 해봤잖아?! 면이 뿔어서 배달 노하울 모르면 안 될 텐
데?!
금석호 (짐짓 미소)
씬53. 주방
네모, 불안한 듯 어정쩡하게 서있고.
최현욱, 스토브에 서있다.
유경, 맞은 편 스토브에 서있다.
둘, 달궈진 팬에 올리브유 두르고, 중마늘 5~6알 넣는다. (똑같
다)
집게나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손목스냅으로만 돌려 익힌다. (똑
같다)
페페론치노 7개 정도 넣고 검은색으로 변해갈 때까지 볶는다 (똑
같다)
화면 반으로 나뉘어져, 둘의 준비 모습 보여 진다.
능숙하고 여유 있는 최현욱의 모습과
초조함 속에 긴장한 유경의 모습 대조된다.
재료 선택, 불 조절, 넣고 프라이팬 흔들기까지
나누어진 화면, 쌍둥이처럼 똑같이 보여 지다가
-면 선택에서부터 둘 달라진다.
서유경은 늘 하듯 스파게티 면을 선택했고.
최현욱은 스타게티를 집으려다 ‘링귀니’ 집는다.
-면가마에 넣고 익히는 시간도 차이난다.
최현욱이 먼저 꺼내고,
서유경은 좀 더 걸린다.
-이후 요리모습은 두 사람의 얼굴 표정, 상반신만 보여진다.
최현욱, 유경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고 요리에만 집중,
유경, 힐끔 눈치 안 볼 수 없다.
씬54. 세레나타 주변
유경 E) 부탁 좀 하께.
네모, 서둘러 어딘가로 달려간다.
중국집으로 쏙.
씬55. 홀
완성된 파스타, 은 뚜껑 덮어 들고 나오는 최현욱.
서유경, 네모가 빌려온 배달통 들고 나온다.
모두의 시선 배달통에 집중된다.
유경 (비장하다) 가시죠.
필립 제가 가겠습니다. 주십쇼.
최현욱 (놔두라는 손짓) 쉬라고 정해 논 시간에, 굳이 일해야
하는 반푼이는
나 하나로 족하다.
유경 (인상)
최현욱, 앞장서고. 서유경 뒤따른다. 네모도 따라온다.
씬56. 세레나타 밖
들고 나와 성큼 성큼 빠르게 이동하는 두 사람 모습.
말 한마디 안 나눈다.
나즉한 유경의 주문 소리.
뿔지 마라,. 뿔지 마라..
씬57. **빌딩 전경
전경 안으로 들어오는 오세영의 차.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씬58. 동-김 산 사무실(주식, 선물거래 등을 하는 개인 사무실)
자료들. 책들 쌓이고 널리고, 후줄근하다.
김 산, 책상에 앉아 주식 그래프 들여다보고 있다.
씬59. 동-복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는 서유경, 최현욱.
뒤 따라 온 네모.
네모 누나. 그 배달통은 좀,. 보기 그렇잖아요?
유경 뭐 어때. 손님한테 깔끔하게 배달하는 데는 이게 최고
다.
최현욱 (비죽) 자신 없으면 이쯤에서 포기하지?
유경 포기? (어림없다) 이래봬도 배달 경력 15년입니다.
최현욱 (멈춰 선다)
유경 ? (멈춰 선다)
최현욱 실수였댔지 지난번엔?
실력이다 이번엔.
유경 (표정) 면 안 뿔게 하는 데는 자신 있습니다.
최현욱 실력으로 안 되면 관둬야지 요리사는?
유경 (앙다문 입)
최현욱 니가 지면 해고다.
유경 (눈에 힘준다)
최현욱 들어가는 순간, 해고야 너는.
이때, 문 밖으로 나온 김 산.
김 산 (반갑다) 왔어요?
최현욱, 유경 !!! (돌아본다)
씬60. 김 산 사무실
최현욱, 서유경, 둘은 뒤로 서있고.
네모, 홀에서 하듯, 테이블 위에 최현욱의 파스타 내려놓는다.
배달통에서 유경의 것들도 꺼낸다.
면 따로, 볶은 마늘, 페페론치노 따로다.
면위에 마늘, 페페론치노 올려준다.
주방에서 넣어야 하는 양의 반 만 넣은 파마산 치즈를 반마저 넣
고
젓가락으로 조물조물 비벼준 뒤
드시라고 건네는 네모.
최현욱, 미간에 주름 잡힌다. (저건 뭔가? 싶다.)
네모 저희가 배달은 처음이라 두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드셔보시고, 입에 맞는 것만 드십시오.
김 산 (뜻밖이다) 준비시간에 부탁한 것도 미안했는데, 이렇게
까지,.
황송한데요 이거.
순간, 들어서는 오세영.
김 산 마침 왔네? 먹어봐 자기도.
오세영 응. (김 산 옆에 앉는다).. (파스타 먹으려다 시선, 최현
욱 쪽으로)
최현욱 (오세영 본다) !
오세영 (최현욱 본다) !
마주보는 둘 시선, 흔들린다.
유경, 긴장 속에 서있다.
김 산 (개인 접시에 덜어 오세영에게 나눠준다) 같은 알리오올
린데 다르네 두
개가?
유경 (표정)
오세영 (속내와 달리, 의연하다.) 면은 스파게티 면인데?
김 산 여기와서 비볐고, 특이하다.
(최현욱의 것도 먹어본다) 면이 납작하네 이건?
오세영 배달이라서 일부러 납작한 면을 선택한 거 같애.
스파게티면보다 면과 면 사이 빈 공간이 적어서 기름이
덜 흡수되고
붓는 것도 덜 하게 되지.
김 산 오.. 정말. (최현욱의 것 더 덜어 먹는다)
오세영 (서유경의 것) 이것도 전혀 뿔지 않았어.
면 삶은 정도는 평소 때랑 같은데, 대신 치즈가루를 따로
가지고와서
여기서 비벼주면서 면에 코팅해 주니까, 바로 식당에서 먹
는 거 같아.
김 산 음 (끄덕끄덕)
네모 어떻게, 둘 다 드시겠습니까?
맛있는 것만 드십시오. 둘 다 양은 충분하니까요.
유경 (표정)
최현욱 (표정)
김 산 (서유경 본다)
오세영 (최현욱 본다)
김 산 그럼, 난 이거.
오세영 저두 이거요.
그제야 두 사람이 가리킨 파스타 접시 보여 지는데,
최현욱의 것이다.
유경, 저도 모르게 휘청한다.
김 산 편하게 말해도 돼?
볶음면인지 파스탄지 이거 너무 이상해. 애들 장난도 아니
고 말야.
안 뿔었다 뿐이지, 영 따로 놀아. 면이랑 치즈랑, 기름이
랑. 뭐야 이게?!
유경 (고개를 못 든다)
오세영 (최현욱 본다) 또 먹고 싶다 이 파스타는.
최현욱 (시선 부딪친다)
김 산 그러게. 세레나타 앞으로 배달해도 되겠다.
최현욱 (굳은 표정) 배달은 두 번 다시 안 합니다 손님. 그럼.
나머지 !
최현욱, 문 열고 나가고.
풀 죽은 서유경, 김 산과 오세영에게 고개 숙인다.
서유경 맛있게 드십시오 손님. 그럼.
서유경도 나간다.
김 산 아니, 저(기)
오세영 (표정)
네모 신경쓰지 마시고, 식기 전에 드십시오. (짐짓 웃어 보이
지만, 걱정된다)
씬61. 동-복도
앞서 성큼 성큼 화난 듯 걸어가는 최현욱의 뒷모습.
서유경, 무거운 발걸음.
무겁게 따라 가다가, 돌아선다.
김 산의 사무실로 달려간다.
최현욱, 돌아보지 않는다.
한 대 맞은 듯, 가던 길 간다.
씬62. 김 산 사무실
헉 헉 숨이 가쁘게 뛰어 들어오는 서 유경.
무슨 일인가 보는 김 산, 오세영, 네모.
유경 저기,. 실례가 안 된다면,.
셋 (서유경 보는데서)
-잠시 후.
자신의 파스타 먹어보고, 최현욱의 파스타 먹어보는 서유경.
눈물이 맺힌다.
최현욱의 것을 허겁지겁 먹는다.
놀래 보는 세 사람.
씬63. 복도. 엘리베이터 앞. 안
최현욱, 엘리베이터 앞에 꼿꼿한 자세로 서있다.허겁지겁 달려와
멈춰서는 서유경.
유경 (거친 숨 몰아쉰다)
최현욱 (시선 안 준다)
유경 (제발)..
최현욱 (시선 안 준다) 끝 난거지?
유경 ! (안 된다)
최현욱 해고야.
유경 !!! (안 된다)
최현욱 넌, 해고다.
유경 ,.쉐프!!
뒤로 김 산, 오세영, 문가에 나와 선다.
문 열리는 엘리베이터.
최현욱 (눈가 바르르 떨리면서, 결연하다) 내 주방에 여자는 없
다.
최현욱, 올라타고.
유경 (무릎 꿇는다) 쉐프!!!!!
문 닫히면서, 서서히 사라지는 최현욱 모습.
유경 쉐,프 .. !!!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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