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3
파스타 3회 ∥ 2010-01-11
씬1. 복도. 엘리베이터.
최현욱 넌, 해고다.
유경 ,.쉐프!!
뒤로 김 산, 오세영, 문가에 나와 선다.
문 열리는 엘리베이터.
최현욱 (눈가 바르르 떨리면서, 결연하다) 내 주방에 여자는 없
다.
(올라타고)
문 닫히면서, 서서히 사라지는 최현욱 모습.
유경 쉐, 프 .. !!!
덩그마니 남는 유경. 꾹 닫힌 문을 보고 멍해진다.
이제 끝이구나 싶다.
저만치 김 산과 오세영, 이 광경을 각기 다른 심경으로 보고 서있
다.
씬2. 엘리베이터 안
최현욱, 단호한 표정으로 서있다.
1층 버튼 누르는 손끝에, ..동요가 인다.
씬3. 김 산 사무실 앞
김 산 어디서 저런 괴짜가 온 거야?!!
오세영 (표정, 의미심장하다)..
김 산 (무릎 꿇은 채 돌처럼 있는 서유경 보면서)
(유경 쪽으로 가려고 들면)
오세영 (잡는다)
김 산 ? (보면)
오세영 당신이 복직시켜줄 꺼 아니면, 놔둬 그냥.
김 산 (표정)
오세영 (표정에서)
씬4. 동-엘리베이터 앞
유경, 해고 충격에 굳어있다.
접시들과 중국집배달통, 은뚜껑, 양손에 바리바리 챙긴 네모, 식
식 거리고 나와
유경 옆에 선다.
네모 (버튼 누르고 기다린다)
유경 (꿈쩍 않는다. 넋이 조금 나갔다) ..
네모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 속상해 버럭) 아 안가 누나?!
유경 (꿈쩍 않는다)
네모 (속 터진다. 요란하게 타면서) 타든지 말든지, 그러게 왜
시키지 않은 짓은 해가꼬!! 몸 사리고 나 죽었다 해야
할 시국에!! 꼴좋다 좋아!!
배달이 다 뭐야?!! 배달이!! 막상 시켜먹은 것들은 미안하
다 말 한마디
없는데, 이게 누나 모가지 걸고까지 음식 해다 날라야 할
주문이냐고?
(문 닫히려고 하니까, 발로 문을 막고)아 안타!?!
유경 (꿈쩍 않는다)
네모 씨. 맘대로 해!!맘대로!! 주방에 남자들만 득시글득시글
그게 군대지 주
방이냐고?! 그게 남탕이지 주방이냐고?!!! (문 닫히고)
갑자기 조용해진다.
텅 빈 복도. 창으로 석양이 진다.
코 빠져 앉아있던 유경, 천천히 일어서려는데,
절뚝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고, 바닥으로 주저앉아 뒹군다.
신음소리 이어진다.
씬5. 세레나타 홀
거친 문소리.
일제히 앉아있던 홀 직원, 주방 요리사들, 시선 한 곳으로 모인다.
최현욱, 꿋꿋하게 들어와 눈길 한 번 안 주고, 성큼성큼 쉐프룸으
로 사라진다.
긴장이 흐른다.
일동 (침만 삼킨다) ..
다시 거친 문소리.
네모, 바리바리 싸들고 들어와 역시 홀에 시선 한번 안주고, 주방
으로 식식.
일동 야- (우르르 일어나 네모 쪽으로 가는데)
다시 문소리.
일동 (멈추고, 출입문에 시선)
유경 (들어온다)
일동 (본다)
유경 (꾸벅) 다녀왔습니다.
일동 (침만 꿀떡)
유경 (시선 느끼지만, 복도 쪽으로 절뚝대며 걸어간다)
일동 ? (수군수군)
금석호라인 (시선 주고받는다)
씬6. 세레나타 복도. 쉐프룸.
터벅터벅 걸어가는 유경의 뒷모습.
꾹 닫힌 쉐프룸 앞에 선다. 문 열고
유경 오늘 저녁까지만 일하고 나가겠습니다.
최현욱 (불같이 화나있다) 당장 나가!
씬7. 휴게실
문 열고 들어와 자신의 라커룸 앞에 서는 유경.
락커문 연다.
그간의 주방생활을 엿보게 해주는 물품들이 차있다.
가득 붙은 선인장 사진들, 잡다한 것들을 가방에 챙겨 넣는다.
휘 한번 둘러본다. 눈가가 반짝인다.
네모가 다가와 유경 옆에 선다.
네모 이러고 나가면 증말 억울한 거 아냐 누나..
유경 (짐 싸가며) 내 파스타가 형편없었던 건 사실이잖아.
네모 얼마나 어렵게, 기가 막히게 들온 자린데, (화가 삭지 않
는 듯) 처음 들
올 때 생각해봐?! 그렇게 힘들게 들와 놓고 이러고 그냥 물
러난다고?!!
유경 (표정위로)
E) 연말의 거리소음 들려온다.
씬8. 세레나타 건물 앞 (3년 전 겨울. 밤)
세레나타 현관 앞.
양껏 차려입은 유경(23)이 화면 안으로 들어선다.
메뉴칠판에 ‘주방보조 구함’이 적혀 있다.
차려 입는다고 입었는데, 현관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강남 세
련된 차림의 연인
들과는 비교된다. 기죽지 않으려 애쓰며 유경도 문 열고 들어간
다.
씬9. 동-홀 (3년 전. 밤)
네모, 다가와 고개 숙인다.
네모 예약 하셨습니까 손님?
유경 예. 서 유 경이요.
네모 (확인하고는) 예. 이쪽으로 (안내하고)
네모 따라서 이동하는 카메라. 따뜻하고 환한 홀 전경 드러난다.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손님들.
넓고 좋은 좌석에 10여명의 여자 친구들 먼저 와 앉아있다.
김 산이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 중이지만, 스치듯 화면에 잡힌
다.
유경 일찍 왔네 다들? (웃어 보인다)
-점프.
세레나타 최고급의 코스요리 로마세트가 화려하게 접시별로 담겨
져 써빙된다.
끊이지 않고 나오는 요리들, 맛있게 디저트까지 싹, 접시며 잔들
을 비운 후
하나 둘씩 먼저 자리 뜨는 친구들.
유경만 남는다.
유경, 눈이 부시도록 하얀 테이블냅킨으로 입가를 초조한 듯 눌러
준다.
네모, 그런 유경에게 슬쩍 시선 주지만, 이내 거둔다.
일어서는 유경, 계산대 앞에 선다.
유경 계산이요.
네모 (어느새 따라와, 유경 테이블의 계산서 계산원에게 내민
다)
식사는 괜찮으셨습니까 손님?
유경 그럼요.
계산원 (미소, 기다린다)
유경 (모니터에 찍힌 금액, 이백만원이 다 되간다)
... (히익!!)
남자손님(김 산) 한명 유경 뒤에 와 선다. 계산을 기다린다.
유경 (침을 꿀떡 삼키고는, 계산원 눈치 살핀다)
계산원 (카드 달라는, 재촉의 미소 한 번 더) 손님.
유경 ,. 저, 돈, 없는데요.
계산원 ?
네모 ? (뭔 소린가)
유경 (지갑, 활짝 벌려 보여준다) 돈, 없다구요 저.
씬10. 세레나타 건물 건너편 도로 (3년 전. 밤)
먼저 나간 여자 친구들 십여 명이 그대로 모여 서서 수군댄다.
몇 명은 껌 씹어댄다. (차림새와 맞지 않는 강북 촌년들 행동)
친구1 저기는 주방보조도 이태리 유학파 쓴대.
재수 없지 않냐.
친구2 맛있긴 하드라 근데. 씨.
친구1 우리학원 출신은 한명도 못 들어갔어 저기. 3류라 이거
지.
친구3 살살 녹아 다 요리들이. 씨.
친구1 (비아냥) 주방장 뽑냐? 보조면접에서 요리대회 상탄 것
도 묻는대.
친구4 차원이 달라 파스타가. 지랄. 금가룰 쓰는지,
친구1 (그러다 벌컥) 아니 근데, 유경이 얘는 왜 꼭 저기 세레
나타여야만 한다
는 거야?!
친구2 학원 졸업하면서 저기 들어갈 생각한 게 아니고.
유경이 저년, 저기 들어갈라고 우리 학원 들온 년이야.
이보다 더한 짓도 시킬 거다 우리한테.
친구3 오 쟤,? 쟤 쟤 유경이 아냐?
일동 시선.
씬11. 동-출입문 밖 (3년 전. 밤)
입구에서 조금 떨어져서 핸드폰 통화중인 남자 서있지만, (김 산이
다)
안에서 쏙 고개만 내민 유경, 주변 살핀다. 김 산 신경 쓰지 않고
메뉴 칠판에서‘주방보조 구함’ 안내문구 손으로 쓱쓱 지워버린다.
잠시 후. 다시 생각난 듯 현관문 열리고 팔뚝만 내미는 유경, 건너
편 친구들 향해 엄지손가락 들어 보인다.
일동E 꺅--- 돼, 됐나봐?! 미친년, 미친 짓이 통한거야 통했
어?!!
(박수치고 내일처럼 요란하다)
꺅--- (웃음소리)
네모E 누나가, 주방에서 요리값 대신 볼모로, 몇 달 부려 먹으
랬더니
씬12. 휴게실
로커에 나란히 기대앉은 유경과 네모.
그때 생각나는 듯, 둘 피싯 웃는다.
네모 세 번째 달부턴가 월급 줬잖아, 누나한테.
유경 그때 얘긴 뭐 하러 해.
네모 다음날에 거 뭐냐, 밀라논지 시칠린지서 공부하고 왔다
는 느끼한 놈,
보조로 뽑았는데, 한 달도 못 버티고 나가구. 칫. 제대로
보조로 살아남
은 건 누난데.
유경 (표정)
네모 (표정)
다시 침울해진다.
네모 첨부터 여기 들으려고 요리학교 갔다는 거,. 진짜에요?
유경 (대답 없고)
네모 (에이 설마) 아니지?
유경 (일어선다) 응.
네모 (올려다보는데서)
유경 아니라고. (나가고)
씬13. 김 산 사무실 (저녁)
김 산, 창을 보고 앉은 뒷모습.
천천히 회전의자 돌려, 책상위에 다리 올려놓는다.
플래시백> # 세레나타 계산대 앞 (3년 전. 밤)
유경 뒤에 서 지갑 벌리는 것 까지 본 김 산, 피싯 웃어가
며
밖으로 나온다.
# 세레나타 앞 (밤)
김 산, 안내문구 지워 버리는 유경 본다.
잠시 후, 문 다시 열리고, 팔뚝만 내밀어 건너편을 항해 엄
지손가락 들 어 보이는 것도 본의 아니게 본다. 얼씨구?
건너편 도로엔 또래 여자들이 우르르 몰려 괴성을 지르고
있다.
방금 전의 상황이 대충 짐작이간다 표정. 밉지 않다.
김 산E 내- 고생만 하다가
김 산 나때매 짤렸네. (하 참) 나 같으면 남자요리사들을 다 짜
르고,
여자들로 꽉 채우겠구만. (이해 안 된다)
씬14. 세레나타 설대표 룸 (저녁)
설대표, 책상으로 다가와 전화기 집어 든다.
잠시 생각하다, 번호 누른다.
씬15. 도로. 오세영 차 안 (저녁)
핸드폰 울린다. 전화 받는다.
설대표F 추천해주신 대로 이태리 현지에서도 어렵게 수소문 해
신임 쉐프를
데려 오긴 했습니다만, 저,. (머뭇댄다)
오세영 쉐프한텐 절대 제 얘긴 하시면 안 됩니다.
씬16. 세레나타 설대표 룸 (저녁)
설대표 알고 있습니다. 김 대표님은 알고 계신 거죠?
오세영F 아뇨. 당분간은 그쪽도 비밀로 해주세요.
설대표 예? (개운찮다) 대표님에게까지 비밀로 해야 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건 좀,
씬17. 도로. 오세영 차 안 (저녁)
오세영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설대표F 매일 주방이 전쟁터라서요. 정신이 없습니다.
오세영 (되레 천천히 자신감이 묻어난다)
시간이 좀 필요할 거예요. 머지않아 진가를 발휘할 겁니
다.
.. 예 그럼. (핸드폰 끊고)
신호에 멈춰서는 세영의 차.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본다.
기대감..
씬18. 세레나타 전경 (저녁)
저녁 오픈 직전의 세레나타 전경.
환하게 불이 모두 들어와 있다.
씬19. 동-복도 (저녁)
요리사 복장으로 성큼 성큼 주방으로 가고 있는 최현욱.
뒤 따르는 선우덕, 필립, 이지훈.
최현욱 오늘 디너 단체 예약 밑작업은 다 돼있지?
필립 예 쉐프.
최현욱 슾부터 보자.
선우덕 예 쉐프. 호박은 먼저 쪄서 냉장실에 준비해 놨습니다.
최현욱 오케이.
이지훈 (눈치 본다) 저기 쉐,프. 서 유(경..)
최현욱 (표정 험하다)
이지훈 (갑자기 하이톤) 아~닙니다.
최현욱 (입 꾹 걷기만)
이지훈 (분위기 띄운다) 끝나고 맥주 한잔씩 다-같이? (선우덕
에게)형 어때?
불 앞에서 땀 꽤나 흘릴 텐데 (필립에게) 좋지? 좋지? (혼
자만 설레발)
최현욱 (대꾸 없다. 걷기만)
씬20. 동-주방 (저녁)
최현욱 일행 주방으로 들어서고.
각자 제자리서 대기하고 있던 요리사들 일제히 긴장한다.
선우덕, 필립, 이지훈 자리로 가고.
최현욱, 쉐프석으로.
주욱 둘러보는데. 서유경도 주방 보조석에.. 아! 없다.
최현욱 (다시 둘러본다. 어디에도 서유경 없다) ..
(씨익 미소 짓는다. 그럼 그렇지 표정.)
이때 냉장실에서 엉덩이부터 들이밀고 꽉 들어찬 조개 양동이를
낑 낑 안고 나오는
유경.
유경 비키세요. 오 오 비켜주세요. 비키 비키.
일동 (시선)
유경 (양동이 내려놓고, 허리 편다) 하마터면 해감도 못할 뻔
했습니다. 하.
하.
최현욱 (본다)
유경 (꿋꿋하게 본다)
최현욱 (기도 안 찬다. 시선 돌리고)
민승재 (속닥) 서유경이도 차암 찔겨요잉..
정호남,금석호 (표정)
최현욱 (일동 환기시키듯) 자, 오늘 디너 첫 주문이다.
(찌이익 찌이익 첫 주문지가 요란하게 뱉어져 나온다. 짝
뽑아든다)
오늘 첫 주문은,
일동 (주목)
최현욱 당장 내일부터 주방 보조 자리가 비니까, 좀 쓸 만 한 놈
으로 추천토록!!
일동 (띵!!)
유경 (씨..얼굴 일그러지고)
일동 (결국.. 유경에 시선)
최현욱 첫 주문 안 받을 거야?! 왜 대답들이 없어?
일동 (눈치)
최현욱 추천한다!
일동 (기어들어간다) 예 쉐프.
최현욱 .. (더 ‘작’은 목소리) 반항하는 거야?
일동 (큰 소리) 예!! 쉐프!!
유경 (만 입 꾹. 최현욱 본다)
그 위로 일사분란 요란한 주문구호, 주방 소음 이어진다.
씬21. 동-홀 (밤)
꽉 들어찬 손님들.
모두 행복한 분위기에서 식사중이고.
씬22. 세레나타 전경 (밤)
손님들 돌아가는 분위기.
이지훈E 자, 자,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씬23. 동-주방 (밤)
이지훈, 주방 입구에 서, 시원한 맥주캔 집어 든다.
이지훈 시원하게 맥주 한 캔씩들 드십시다.
자, (선우덕에게 먼저 멀리 높이 던진다) 덕이 형. 우와 싸
우나 했어 싸
우나.
선우덕 (진짜 땀 범벅. 받아들고)
이지훈 아 우리 부주방장님부터 드리는 건데, (휙 높이 던진다)
금석호 됐습니, (하는데, 자기 앞에 막상 떨어지니 받는다)
이지훈 아이 드셔요~. 부주방장님 오늘 너끈히 소 한 마리는 잡
으셨을 겁니
다. 불 앞에서 떠나질 못 하시던데 모.
자 호남씨도 (휙 던지고), 전채파트도 (휙 휙 두 개 날아간
다)
정호남 (받고)
민승재, 한상식 (떨어질 뻔 간신히 받아낸다)
최현욱 (별 시답잖다는 듯 서있다)
이지훈 그래도 오늘 만큼은 우리가 한잔씩 나누고, (휙 필립에
게 날리고),
좋은 일도, (청년에게 날리고), 힘든 일도, (유경에겐 시선
만),
그리고 (맥주캔 상표 확인하고는)오.. 우리 쉐프가 좋아하
는 젤 비싼거,
이거는 (휙 천장으로 높이 날린다)
최현욱 (자긴 줄 알고 잡을 시늉)
이지훈 (자기 머리 위로 떨어진다. 잡는다) 요거 요거는 제 겁니
다.
최현욱 (쩝. 뭐 저딴 자식이..)
이지훈 헤헤헤. 자 마지막 남은 하나,(작정했다. 유경 본다. 최
현욱 본다) 갑니
다요-!! (하고 휙)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맥주캔.
최현욱, 잡을 기세로 시선 캔에 떼지 않고 움직인다.
막상 날아가는 맥주캔의 방향은 유경쪽.
맥주 마실 기분도, 맥주캔을 받을 기분도 아닌 유경은 멍해있고.
유경의 머리 위께로 떨어지는 캔을 멋지게 받아낸 건 최현욱의 두
손.
유경을 안고 맥주캔 잡은 최현욱.
얼떨결에 안긴 유경.
일동, 놀래 두 사람을 보는데
유경 (코 닿을 듯) !!!
최현욱 (코 닿을 듯) !!!
이지훈 거 유경씨한테 던진 건데?!
유경 (침을 꿀떡 삼킨다)
최현욱 (당황했다)
유경 (마찬가지) !!
이지훈 E) 유경씨꺼라니까 그 맥주?
둘, 화들짝 떨어지고.
최현욱 (어렵게 잡은 맥주캔 건넨다) 자,
유경 (퉁) 됐습니다.
최현욱 (빤히 본다. 다시 건넨다) 받어.
유경 .. 됐,다니까요!
최현욱 (본다) .. (퍽. 따기까지 한다)
유경 (퍽 따기까지 해서 또 권하는 줄 알고) 아 됐다니까요!
최현욱 (자기 입으로 가져가다, 멈춘다) ..(본다)
유경 (과 시선 마주친다. 식 식)
최현욱 마지막으로, 남길 유언 같은 거 없나?
유경 (숨소리 거칠어진다)
최현욱 (본다)
유경 일자리도 모자라서, 맥주까지 뺏으니까 좋으십니까?
최현욱 (빙긋. 한 모금 들이킨다)
유경 속이 시원합니까?
최현욱 (꿀 꺽, 맥주가) 시원-하다.
유경 (잡아먹을 듯)!!
최현욱 (표정에서)
씬24. 세레나타 전경 (밤)
직원 출입구로 낑 낑 나오는 사람만한 쓰레기 보따리.
유경이 마지막까지 저 할 일이다 생각하고 쓰레기 두 팔로 안고 나
온다.
휙 내려놓으려다가 퍼뜩, 쓰레기 대신 최현욱 안고 있는 <인써트
>.
에,.이.. 풀썩 던져놓고,
쓰레기 냄새를 터는지, 최현욱을 터는지 가슴팍 위아래를 양손으
로 마구 털어낸다.
유경 (털어가며) 그러고도 미안하다 말 한마디 없고.
쓰레기 봉다리 쿠션 삼아 주저앉는다.
가로등 불빛이 노오랗다.
유경 (저 가로등도 마지막인가 싶다)
.. (눈가가 버얼개지려는데) ,. 어?!
가로등 아래 불빛으로 솜처럼 하나 둘씩 날리기 시작하는 눈.
유경 (일어나 가로등 아래께로 다가선다. 고개 빼고 눈을 본
다)
이런 날 첫눈이 오냐,, (쩝)
(손 우물 만들어 눈송이 받다가)
플래시백> # 횡단보도
최현욱 : (급하다. 두 손 잡아 동그랗게 손우물 만들어 시
범)
유경 : ! (얼결에 손우물 만들면)
최현욱 : (서둘러 두 마리의 금붕어 주워 유경의 손우물에
넣는다. 신호
본다) 할 수 있어요. 자 자 (생수병 돌려 물도 채워준
다) 준비
됐죠? 뛰어.
서유경 : (두 손 모으고 조심해 뛴다)
최현욱 : (마트 봉투 챙겨 함께 뛴다)
# 건너편
서유경 : 고맙습니다.
최현욱 : (유경의 손우물 들여다본다) 죽다 살았네 얘들.
서유경 : (웃는다) 히.
최현욱 : (따라 소리 없이 웃는다)
멍한 유경의 표정.
유경 에-이.. (또 생각난다. 머리 마구 헝큰다)
씬25. 포장마차 (밤)
술잔에도 눈송이 하나가 툭 떨어진다.
손님들이 바글바글하다.
눈발이 날리자 더 들뜨는 ‘야외’ 포장마차 분위기.
그 한구석에 최현욱, 혼자 앉아 있다.
최현욱 (눈송이 떨어진 소주잔을 쭈욱 들이킨다)
씬26. 세레나타 주방 (밤)
마지막으로, 불 탁 끄고 나오는 유경.
씬27. 집으로 가는길, 1001호 (밤)
유경, 짐가방 들고 터벅터벅 걸어온다.
포장마차가 눈에 들어온다.
다시 하늘을 본다.
눈도 오고, 이런 날 그냥 집에는 못 들어간다.
소주 한 잔 하려고, 포장마차 가까이로 가다가
혼자 소주 들이키는 최현욱 발견.
죄진 사람 인양 황급히 몸을 숨긴다.
씨.. 숨어 최현욱 봐가며 핸드폰 누른다. 신호 가는 소리.
유경 (혼자 중얼) 집에 아무도 없으면 집에 가서 마시자. (말
끝나기 무섭게)
희주 여보세요.
유경 (최현욱에게 시선 둔 채)
희주 여보세요?
유경 (뚝 끊는다. 여전히 시선 둔 채) 혼자 있고 싶다고요, 오
늘은.
씬28. 포장마차. 앞 (밤)
누군가 엿보는 시선.
최현욱의 테이블 본다. 앞자리, 여전히 비어있다.
유경이다. 최현욱의 뒤쪽으로 저벅저벅 다가간다.
혼자 마시던 현욱, 핸드폰 꺼내 번호 누른다.
잠시후.
현욱 어디냐? (약간 취했다)
이지훈F 아 뭐에요 같이 한 잔 하자니까 혼자 가고-
현욱 그니까 어디냐고. 나 지금 간다고.
현욱 뭐,. 어디?
하는데, 유경, 차마 현욱의 앞자리엔 못 앉겠고.
현욱의 등 뒤에 등지고 앉는다.
주인 아줌마 다가와 묻는다.
아줌마 뭐하시까 처녀?
유경 (저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쉬잇-)
아줌마 ?
유경 (메뉴판 빼앗아 손가락으로 대충 집어 보인다. 말 않는
다)
아줌마 ?
유경 (빨리 달라는 시늉. 말은 않는다)
아줌마 ? (가고)
등 돌리고 거의 닿을 듯 앉은 유경, 최현욱.
최현욱 (통화중) 어디서 감히, 주방 보조 주제에, 쉐프 몰래, 시
키지도 않은 짓
을 하고.
유경 (표정)
최현욱 하여튼 여자들은,. (괘씸하다)
유경 (표정 꾸욱. 아줌마 소주랑 오뎅 국물 놓고 간다)
최현욱 (술 한 잔 쭈욱 들이킨다. 비짓) 것 두 파스타라고.
유경 (술 한 잔 쭈욱 들이킨다)!! (머리가 닿을 듯)
최현욱 서유경이 같은 보조는 천지에 널렸다. (히죽) 당연하지.
(전화 끊고)
유경 (한잔 더 쭈욱 들이킨다)
최현욱 (한 잔 쭈욱)
유경 (술잔 탁 내려놓는다. 버럭) 아줌마-
여기 오뎅국물에 고춧가루 더 팍 팍 뿌려주세요.
아줌마 ? (말 한마디 않드니?)
최현욱 ?
유경 고춧가루 팍! 팍! 뿌려달라니까요!!!
최현욱 ! (누군지 알 것 같다. 돌아보지 않는다)
아줌마 고춧가루 통 든 채 다가오고
유경의 오뎅국물에 팍 팍 고춧가루 뿌려준다.
혹시나 해서 최현욱에게도 묻는다.
아줌마 (미소) 여기도 뿌려드리까?
최현욱 (미소) 됐습니다.
아줌마 (가고)
최현욱 등 뒤에서 칼도 꽂겠다?
유경 (못 할 것도 없다)
최현욱 앞으로 와.
유경 (대답 않고)
최현욱 (신경 안 쓴다)
유경 그래요! 다 인정 한다 이겁니다!
쉐프 몰래, 룰을 어기고, 되도 않은 파스타 들고, 배달 나
갔습니다!
주방 보조랑 쉐프랑 대결해서 쉐프가 이기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내가 이기면 내가 쉐프지 내가 주방보조겠
어요?!! 승부 같은 거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고요! 이기려
고 만든 파스타 아니라고요!
당연한 이유로 왜 제가 짤려야 합니까?
최현욱 (듣고 있다)
유경 (한 술 더 떠) 내가 남자였어도!! 오늘같이 해고되는 거였
습니까?
최현욱 (표정)
유경 왜 남자요리사들은 다 멀쩡히 남았는데!!
저까지 해서 여자요리사들만 짤려야 하는 겁니까?!!
왜 여자들의 실수만 단번에 해고로 이어지는 겁니까?
왜 여자한테만 덫을 놓고 걸려 넘어지게 만든 거냐고
요!!!
최현욱 고만해라.
유경 (더 버럭) 여자한테 콤플렉스 있습니까?
최현욱 (표정 살벌해진다)
유경 (벌떡 일어나, 지지 않고) 여자한테 디었어요?
최현욱 (노려본다)
유경 (폭발) 내가!! 오늘처럼 짤리려고 3년을 주방 보조 한줄
알아요?!!!
식 식. 코 닿을 듯 마주선 유경, 최현욱.
유경 (최현욱의 소주 한잔 따라, 들이킨다)
좋아하는 여자 있어요?
최현욱 (표정)
유경 (표정)
씬29. 영업 끝난 세레나타 앞 (밤)
요란한 엔진음 내고 멈춰서는 차량들.
금석호다. 표정 굳어있다.
나머지들(호남,승재,상식)도 차 한 대에서 우르르 차 문 열고 나온
다.
다 같이 들어갈 기세.
금석호 니들은 여기서 기다려.
호남,승재,상식 (남아서) ,. 예.
씬30. 세레나타 복도 (밤)
텅 빈 것 같던 복도에 금석호 들어선다.
사장실 앞에 멈춰서고. 노크소리 복도를 메운다.
씬31. 세레나타 사장실 (밤)
긴장감 흐른다.
금석호 그동안 실제로 주방을 이끈 것은 부주방장인 접니다.
설대표 (본다) 인정하네.
금석호 또띠를 이태리로 돌려보내신다고 했을 때 솔직히 기대
했습니다.
제게 기회를 주시는가 하고요. 며칠 상간이지만,
여우 내쫓자고 호랑이 불러들인 거 아닙니까?
설대표 ! 계속해 봐.
금석호 신임 쉐프는 우리가 주방을 망쳐놓고 있다는 태도에요.
하루아침에 여자들이 짤려 나갔고, 대표님과 상의 한마디
없이 새 요리
사들을 우르르 몰고 들어와 점령했습니다. 남은 요리사들
은 쓰레기취급
하면서요. 이전 또띠보다 더한 독재가 아니고 뭡니까?
설대표 주방의 독립성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최고의 쉐프들은
웬만한 주방엔
아예 들어올 생각을 안 해서 말야. 뭐 오너로선 달가운 일
은 아니지.
금석호 세레나타는 쉐프의 것이 아닙니다.
(힘주어) 대표님의 것이죠.
설대표 ! (에스프레소 들고 일어선다)
금석호 제가 대표님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설대표 (본다)
금석호 (본다)
설대표 진작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난 주방은 끼리끼리 다 한 통속인줄 만 알았지?
금석호 (표정)
설대표 (표정에서)
씬32. 포장마차 (밤)
유경 좋아했던 여자 있냐구요-?!
최현욱 (자기도 한 잔 따라 들이킨다) 있다! (툭) 왜?!
유경 ! 하긴 나이가 몇인데, (쩝)
최현욱 오늘 만났다.
유경 (뜻밖이다) 에?! 오,오늘 언제요?
최현욱 (대꾸 않고)
유경 어디서요?
최현욱 (대꾸 않고)
유경 사랑도 해본 사람이! 그럼 왜 그래요 우리한텐?!!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면서요?!!
최현욱 여자 요리사가 싫댔지, 누가 (입 다문다)
유경 여자는 싫지 않다? 여자는 좋다!!?
최현욱 (대꾸 할 필요도 못 느낀다.)
유경 하. .... (쳇..)
최현욱 (일어난다)
유경 가려고요? (부리나케 앉힌다)
최현욱 (그래도 가려면)
유경 (그래도 앉힌다)
최현욱 (왜 이래?!)
유경 저 고3때요,
최현욱 걸 지금 내가 왜 들어야 하는데?
유경 엄마가 가출하셨어요. (표정 진지해진다)
최현욱 (그러다) ..니가 아니고?
씬33. 세레나타 앞 (고3때. 밤)
유경E 엄마가 가출했다고요.
유경모, 들고 있던 담뱃갑 보고 있다.
핸드폰 들고 있다.
헉 헉 한달음에 교복 입고 달려온 유경.
유경 (버럭) 미쳤어?!! 돌았어?!! 엄마! 엄마는 엄마라고-!!
가출을 해도 내가 해야지 왜 엄마가 하냐?!! 선수 치냐 지
금?!!
아버지 지겨운 거 가난해서 미치겠는 거 더 해 나는!!
3일씩 집 나가서 전화도 없이 나 도는 거 보고 싶어 이
래?!!!
왜 안하던 짓을 하고, 뭐 했어 3일씩이나-?!!
유경모 (빤히 보다) 너나 속 쌕이지 마 이년아. 공부 좀 하고.
(하고는 세레나타 입구로)
유경 (그제야 시야에 들어오는 간판, 세레나타다) 집에 안가?!
유경모 (대꾸 없이 가기만)
유경 돈 있어-?
유경모 (들어갈 기세)
유경 (쫓아가 잡는다) 가자니까 집에?!
유경모 제일 싼 걸로 먹어보면 되잖아.
유경 지겹지도 않냐? 짬뽕이나 이거나?
유경모 (창가로 행복하게 식사중인 사람들) 언제 이런데서 먹어
보냐?
너랑. 유경 !
유경모 제일 싼 거라도 사주께 엄마가. 응?
유경 (우습다) 쪽팔리게 제일 싼 거는 무슨! 나는 면이라면 아
주 다 징글징
글하니까, 고만 가자고-(끌고 마당을 나선다)
유경모 (자꾸 돌아본다) 먹,..자,.
유경 가자고--(억지로 잡아끌고 간다)
두 사람 사라지는 텅 빈 세레나타 마당.
유경E 말기라고, 석 달 밖에 못 산다는 소릴 혼자 병원서 듣고
는,
엄마가 고작 한다는 짓이,.자기 병원비 들까봐, 자기 병원
비 때매 내가
대학에라도 못 갈까봐 가출한 거였어요. 씨. 잘 나신 울엄
마가...
것두 모르고.. 나는,.
-머리에 흰 핀을 꽂은 유경. 세레나타 마당으로 들어선
다.
기운 하나도 없다.
씬34. 동-홀 (고3때. 밤)
구석 테이블에 앉은 유경.
유경 젤 싼 걸로 주세요.
-유경의 앞으로 파스타 놓인다.
홀직원 주문하신 ‘알리오 올리오’ 나왔습니다. (가고)
소박한 모양새에 막 만들어 김이 모락 난다.
유경, 포크와 수저를 들어 돌돌 말아 먹기 시작한다.
고개가 점점 수그러든다.
유경 (입안 한가득 문 채) 맛 있 다. (하는데, 눈물이 툭 떨어
진다)
... (한가득 문 채) 맛있다 엄,마..
(열심히 먹는다)
씬35. 포장마차 (밤)
최현욱 (표정)
유경 이렇게 맛있는 걸 엄마도 먹어 봤으면, 더 살고 싶지 않
았을까..
(술 한 잔 쭈욱) 더 살지 않았을까?..싶더라고요.
최현욱 ,. 그 파스타가 뭔데?
유경 (술 한 잔 따른다. 따라준다)
최현욱 뭐냐니까?
유경 오늘, 배달한 거.
최현욱 (표정)
유경 오늘도 나를, 부끄럽게 만든 거.
최현욱 (표정)
유경 (눈가 훔친다. 잔 든다) 후회하게 만들 겁니다.
최현욱 (잔 든다) 오케이.
내 주방만 아니라면.
유경 (원 샷하고)
최현욱 (본다)
유경 (최현욱이 들고 있는 잔도 빼앗아 원 샷)
최현욱 (본다)
유경 빼앗긴 제 맥주 몫입니다. (벌떡 일어난다)
빼앗긴 제 일자라도 꼭 돌려받을 겁니다.
제 파스타를 인정하실 그날이 꼭 오게 할 겁니다. 이게 제
진짜 마지막
유언입니다. (식 식 씩씩하게 눈 속으로 걸어간다)
최현욱 (눈 속으로 사라지는 유경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함박눈이 내린다.
씬36. 동-헬스클럽 (이른 아침)
최현욱 혼자 운동중이다.
땀을 닦으며 돌아 서는데 오세영 서 있다.
최현욱 (숨 고른다. 씨익 웃어 보인다)
오세영 (본다)
최현욱 우연은 아닐 테고.
오세영 오랜만이야.
최현욱 (본다)
오세영 반가워.
최현욱 반가워?
오세영 (표정)
최현욱 (눈 하나 꿈쩍 않고) 어제 봤잖아?
오세영 ..
최현욱 참 쉽다 뭐든. (비릿한 웃음 짓고는, 간다)
오세영 (예상한 반응이다. 미소)
씬37. 복도,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는 현욱, 뒤에 세영.
오세영 맛있드라. 잘 먹었어 파스타. 최고야 역시.
최현욱 (멈춰 선다) 너보다?
오세영 (표정)
최현욱 너만큼이야 하겠어 내가?
오세영 나하고도 그럼 경합 한번 해 볼까?
최현욱 (본다)
오세영 내 파스타도 먹어 보고 싶지 않아?
최현욱 (본다)
오세영 답례를 해야지 나도.
최현욱 (시선 안 주고) 됐다. 니 파스타 구역질나거든.
오세영 (표정)
띵. 엘리베이터 소리. 최현욱 타고.
먼저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오세영, 남아있다.
오세영 (밉지 않게, 혼잣말) 곧 먹게 될 거야. 당신 주방에서.
씬38. 부동산 앞
창에 M오피스텔 ‘1001호’ 나왔다는 공고 척 붙이고 들어가는 주
인.
세여자 쩝,. (착잡하다)
씬39. 커피번 빵집
나란히 통 유리창 보고 앉은 세 여자.
빵 하나씩 입에 물고 있다.
희주 이사 가기 전에 최현욱이한테 한바탕 해주고 가자.
찬희 (눈 반짝) 어떻게?
미희 (도)? 어떻게 한바탕?!
희주 네 명의 여자가 이 엄동설한에, 하루아침에 백수가 됐는
데,
고분고분 앞집에서 눈 녹듯 사라져 준다? 말이 되냐?
찬희 안되지. (천만에)
희주 생각해 둬. 한바탕 어떻게 해줄지.
찬희,미희 (동시에) 응. (다부진 눈빛)
씬40. 세레나타
입구에도 칠판 척 세워진다.
네모다. 갑갑한 표정. 들어간다.
‘주방 보조 구함’. ‘남자’ 만 지원가능. 강조 돼있다.
씬41. 1001호
벽에 붙은 시계 9시.
유경 E) 생면 뽑을 시간이네.
텅 빈 듯 보이는 거실.
유경 E) ,.새우 등도 따야하고.
구석. 새우처럼 불쌍하게 쪼그리고 누워있는,
유경 새우등 따기 대회 나가면 내가 1등일 텐데..
수 억 마리는 될 거다. 그간 내가 딴 새우등이,.. (쩝)
고요하다.
일어나 앉는다.
무릎 모으고, 둘러본다.
일어난다. 씽크대쪽으로 가 선다.
빈 프라이팬 파스타 만들듯 스냅 줘가며 흔들어 본다.
고요하다.
유경 (빈 프라이팬 빤히 들여다보고 한동안 서있는 모습)
-잠시 후.
유경, 프라이팬 가득 알리오 올리오 넣고 흔들고 있다.
한 줄 들어 맛본다. 인상.
다시 새 알리오 올리오 흔든다.
뜨거운 한 줄 맛본다. 아니다.
다시,
다시,
뜨거운 한 줄 맛본다. 개수대에 웩 할 기세.
개수대에 프라이팬째 내동댕이.
유경, 속상하고 답답해 섰는데 핸드폰 울린다.
발신창 보고, 미간 찌푸린다.
유경 바뻐. 짧게 해. (그러다, 눈 휘둥그레진다)
뭐어?!! 아버지가, 세..세레..?!!
(그대로 전화 끊고 헐레벌떡 달려 나간다)
씬42. 세레나타 앞
길목에 숨어서 유경부 기다리는 유경. 세레나타 사람들한테 들킬
세라
불안초조하다. 드디어 나타나는 유식, 큰 짐 든 유경부.
유경, 잽싸게 팔 잡아끌고 골목으로 들어간다.
유경 (격한) 초, 중, 고 입학식! 졸업식! 합이 여섯 번!
그 여섯 번 중 한 번도 안 왔으면서 갑자기 왜 이래~!?
유경부 (태연) 쭝국집 대목이잖아 그 때가.
유경 잘난 아들 입학 졸업할 때는 대목 아니고?
유식 (태연)내가 뭐어-!
유경부 (유경 아래위로 훑고) 니 꼴이 왜 그 모냥이냐?
유경 (헉) 휴... 휴가다! 오늘.
유경부 너 후라이팬 잡는달 때 딱 감이 왔다. 짤렸지?
유경 휴가라고-!!
유경부 식당문 버젓이 열렸는데 따까리가 뭔 놈의 휴가!!??
유경 (버럭) 생 리 휴 가 다!!!
유경부 (표정)
유식 (표정)
유경 가라고 그니까(아버지 등 떠밀다 유식이 뒤통수 치며), 아
버지한테
짐 들게 하고? 넌 손 없냐?!
유식 (슬쩍 아부지 보며) 아씨..낼 모레 시험인데,
유경부 이 지지배가 미쳤나? 어디 공부하는 애 머리통을 쳐, 치
길?
너랑 똑같이 칼 잡는다고 같은 손 인줄 알어?
의사 선생님 돼서 수술할 손이야 얘 손은.
유경 (표정)
유경부 딴 말 말고, 우리 유식이 몸보신 될 거 하나 챙겨 먹일란
다.
스떼끼,.뭐 그런 것도 있지?
아버지, 유경 밀치고 다짜고짜 세레나타로 향하는데
세레나타 후문 쪽에서 나오는 현욱의 모습 보인다.
유경, 자기도 모르게 아버지를 밀어붙여 숨겨가며
유경 진짜, 나 쪽팔려서 죽는 꼴 보고 싶어?
(속상해 죽는다)
씬43. 편의점
계산대 앞에서 계산중인 김 산, 편한 추리닝차림.
컵라면에 물 부어놓고 기다리고 있는 창가의 유경을 본다.
김 산이 유경 옆에 앉는다. 유경 힐끔 보고는, 뚜껑 잘 오므리고,
아예 김 산 반대방향으로 팔 한쪽 괴고 돌아눕는다. 라면 옆에 놓
인 지갑.)
김 산 아는 척 좀 해 요리사님.
유경 (고개 든다. 뚜껑 열어 보는데)
손님 때매 되는 일이 읎습니다.
김 산 때 되면 밥 해먹어야지. 요리사가 웬 컵라면?
유경 (발끈)요리사는 집에서 밥하는 거, 요리하는 거 무지 싫
어하거든요?
김 산 요리사도 아니면서?
유경 (꾸욱 참는다. 퍽퍽 젓가락으로 라면 섞어주고. 집어 후
룩)
김 산 (본다)
유경 (먹기만) 가던 길 가시죠 손님.
김 산 (유경지갑에서 삐죽 나와 있는 사진. 쭉 빼서 본다)
유경 !!! (눈에 불 킨다) 왜 남의 건 뒤지고 그래요?!!(확 뺏으
려 들면)
김 산 (꽃 핀 선인장이다) 별것도 아니구만.
유경 안 내놔요?!! (손 뻗고)
김 산 (높이 든 채로)
유경 (확 빼앗는다) 에이 진짜!! (품에 넣는다)
나한테는 별 거란 말이에요!
김 산 (보고)
유경 (눈 흘기곤, 후룩 후룩 라면 입에 구겨 넣는다. 꼴도 뵈
기 싫다)
김 산 김치 사줄까요?
유경 (뺏길세라 라면 안고 방향 돌려 먹기만, 대꾸도 않는다)
김 산 (표정)
-지나가다 그런 김산과 유경 보고 서있는 오세영, 김 강.
씬44. 편의점 밖
김 강 쟤 저기서 뭐하니 세영아?
오세영 (빙긋) 가요 언니. (잡아끈다)
김 강 (믿기지 않는 듯) 아니, 평소 때 저러고..
동네서 저, 저 딴 애들이랑 쟤 저러고 다녀?!! (끌려가고)
씬45. M오피스텔 펜트하우스
거실에서 더운지 재킷 벗고 손부채 해대는 김 강.
물 한잔 내오는 세영.
김 강 (답답하다) 니들 왜 결혼 안하니?
오세영 (물 내려놓는다) 언니는. 몇 번을 말해요.
우리 그냥 친구라고.
김 강 (찬 물 벌컥) 니들이 잠만 안 잤지 친구냐?!
오세영 언니나 빨리 좋은 남자 만나세요.
김 강 나 두 번씩 가는데, 동생 하나 있는 거 저러고 내비두
면?
오세영 (웃기만)
김 강 점점 이상해지는 거 같지 않니 우리 산이?
오세영 제 말도 안 들어요. (웃는다)
내비 두세요. 그냥.
김 강 (생각할수록) 모니 저게 그지 꼴이지.
씬46. M오피스텔 전경 (저녁)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는 건물 전경.
E: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 기름이 기분 좋게 파악 퍼지면서 지글지
글 대는 소리.
씬47. 동-1001호 (저녁)
프라이팬 흔들며 다시 씨름중인 유경 뒷모습.
막 삶아진 면을 넣어 스냅주고 흔든다.
맛본다. 표정 (으 짜.), 물 조금 넣어주고.
불 끄고 파마산 치즈 갈아서 프라이팬에 넣고 코팅(집게로 비벼준
다)한 뒤 바로
또, 맛본다. ? ! ? !안되겠다. 달라지는 유경의 눈빛 위로.
E: 촤악--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 기름 지글지글 대는
씬48. 세레나타 주방 (저녁)
정신없는 주방.
최현욱 테이블 넘버 7. 알리오 올리오 하나.
(다시 주문지 확인) 다야 이게?
네모 (눈치 봐가며) 예 쉐,프.
최현욱 한 분?
네모 (끄덕끄덕)
씬49. 홀. 유경 테이블 (저녁)
한쪽 테이블, 얌전히 앉은 유경.
흘깃대는 홀 직원들.
유경, 유심히, 살피듯, 탐구하듯 맛있게 먹는다. 옆에 네모 서있
다.
유경 (입가 냅킨으로 누른다) 정말 훌륭한 요리였어요.
쉐프님께 인사를 좀 드리고 싶은데,
네모 (뜨악)
씬50. 주방 (저녁)
네모 7번 손님께서 요리가 인상적이었다고
쉐프님께 인사를 좀 드리고 싶다는데요.
최현욱 (바쁘다) 필립이 나가.
필립 (바쁘다) 예 쉐프. (서둘러 앞치마 벗고 나가고)
정호남 (부러운 듯) 쳇. 얼굴 마담이구만. 요리사가 아니고.
민승재 조 컷 다.
금석호 (표정)
씬51. 유경 테이블 (저녁)
서있는 필립.
필립 (유경이다!)
유경 (모르는 양) 쉐프님 이셔요?
필립 (본다)
씬52. 주방 (저녁)
필립 손님이 ‘쉐프님’께 꼭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데요.
최현욱 (아 바뿐데,.) 하 참. (앞치마 벗고, 단정히 해가며 홀 쪽
으로)
나머지 (시선으로 좇는다)
정은수 얼마나 맛있으면 쉐프를 불러 인사를 다 합니까?
이지훈 이태리선 맨날 있던 일이었엄마. 홀서 손님이 요리살 찾
을 때 이태리선
말야, 아냐 볼래? 쉐프하는 거 볼래 볼래? (홀쪽으로 같이
구경가려면)
정호남 (행주 탁 내던지고, 큰소리 깐죽) 야 이태리이태리 니들
국내파인 우리
들으라고 일부러 이태리이태리타월 입에 달고 사냐?! 야
상식아 물파스
좀 가져와봐. 니들 이태리서 있느라 때 밀어 본적 오래됐
지? 물파스 바
르고 이태리타월로 빡빡 등 한번 밀어줘 볼까?!! 안 그래
도 더워 죽겠는
데 등에 불 한번 질러봐?! 어-!!?
이지훈 (빡 열받았다) 근데 이 시키가!!! ↔(정호남)
순식간에 필립 ↔ (민승재)
정은수 ↔ (한상식)
금석호 ↔ (선우덕)
금석호 (힘주어) 동작그만.
일동 (정지)
선우덕 (금석호 노려보고) 위치로.
금석호 (팽팽하다)
씬53. 홀 유경 테이블 (저녁)
최현욱 ↔ 유경 (역시 팽팽하게 마주 보는 둘)
네모의 안내로, 최현욱 유경 테이블에 서있다.
(쉐프가 나와 서자) 홀 테이블 손님들의 시선까지 몰린 상태.
유경 (진심이다) 쉐프의 알리오 올리오 진짜 훌륭해요.(엄지
손가락)
최현욱 (표정 풀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손님.
유경 손님의 입장으로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최현욱 (본다)
유경 (침 한번 꿀떡) 왜 저는 아무리 해봐도 이 맛이 안 날까
요?
최현욱 (본다)
유경 (본다. 빈 접시 들고 싹 싹 혀로 핥아 보인다. 간절) 예?
최현욱 맛은 보십니까?
유경 에? ,.다,당연하(지요)
최현욱 (0L) 언제요?
유경 (뭘 당연한 걸 묻나) 거야 만들면서 수시로
최현욱 (손가락 딱 부딪는다)
네모 (불안하게 옆에 있다가) 예 쉐프.
최현욱 정중히 안내해드려.
네모 (표정)
최현욱 손님 가신단다.
네모 (어쩔 수 없다) 예.
유경 아 아이 저기,.
씬54. 동 - 일각. 밖.
최현욱, 팔짱낀 채 차갑게 노려본다.
최현욱 음식 값 받아. (가려다)
유경 (식) 경합에서 이겼으면 승자로서 도량을 베풀어야지.
왜 이겼는지
어떻게 이겼는지 정도는 승자로서 오픈해야 진정한 승자
의 자격이 있는
거 아닌가?!
최현욱 (빤히 본다) 쉐프를 홀로 불러내기까지 했으니, 팁도 받
아내. (가고)
유경 (가는 뒤에 대고) 뭐 하나 일러준 것도 없으면서 뭔 팁?!
엄마 제사상에
제대로 한번 올려볼라 그런다. 쪼옴-!!!
최현욱 (돌아보지 않고)
유경 (식식. 노려본다)
씬55. 동-복도
서둘러 자리로 돌아가는 둘,
네모 (퉁) 팁 값은 안 받겠습니다.
최현욱 받아라.
네모 (고개 외로 꼬고) 치. (꿍시렁)
최현욱 팁 값 했다 나는.
씬56. 씬 1001호-1002호 복도 (한밤중)
초인종 소리.
1002호 현관 열리고, 최현욱 나와본다.
유경 (접시 내민다) 앞집인데요. (꾸벅)
최현욱 (꾸욱)
유경 (막 만든, 김이 모락 나는 알리오 올리오 내민다) 이거
맛 좀 보시라고
요. 옆집도 돌렸습니다.
최현욱 (이 시간에? 삐딱하게 본다. 김이 모락 올라오는 갓 만
든 알리오올리오)
.. (툭) 바뻐. 나중에. (휙 접시 빼앗아 문 닫고)
유경 (꽝 닫힌 문) ?!
-20분후. 최현욱 현관 열고.
유경 (똑같이 서있다. 쫑긋)
현욱 (거칠게 접시 안긴다) 도저히 못 먹어주겠다. 너나 먹어
봐라.
유경 (그대로인 식은 파스타)
씬57. 1001호 (한밤중)
탁, 개수대에 파스타 몽땅 쏟아내는 유경.
약 오르고. 분노. 오기.
두 눈이 그렁해진다.
씬58. 세레나타 외경 (아침)
아침 햇살 들어온다.
‘남자만 지원가능’ 강조된 메뉴칠판 위로
설대표E 쉐프, 주방보조는
씬59. 홀 (아침)
설대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최현욱 한 주 동안 추천을 받고, 주말 영업이 끝나면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겠습니다.
홀직원, 주방 직원 모두 정렬한 상태. 아침 조례 중이다.
설대표 주방에 관한 인사권은 쉐프님께 있고, 저는 그것을 존중
합니다.
제가 뭘 알겠습니까만은,
최현욱,금석호 (표정위로)
설대표 그동안 홀 직원 중에도 주방에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
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왕이면
최현욱 (OL)누굽니까?
홀직원 (전체 모습 보이고)
설대표 (좋은 표정 유지하려 애쓴다) 직원의 적성(을)
최현욱 (OL) 홀은 대부분 여자 아닙니까?
사실 그렇다.
설대표 (한마디 더 하려면) 아,(니)
최현욱 더구나 사장님의 추천이라면 더욱 안 되지요.
사장님 빽이 어디 보통 빽이겠습니까?
설대표 홀 써빙을 하면서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습니
다.
금석호 (거든다) 생판 모르는 남한테도 주는 기회를 홀직원이라
고 예외라면 그
거야말로 공정하지 않은 거 아닐까요? 정호남 홀과 주
방이 무슨 건너지 못할 외나무다리도 아니고!
민승재 적응도 빠를 거 아닙니까!
최현욱 (곱지 않은 시선)
금석호 (꿋꿋하다)
최현욱 좋습니다. 그럼,
일동 (시선)
최현욱 모두에게 기회를 오픈하겠습니다.
블라인드 오디션 하겠습니다.
제가 눈을 가린 상태에서 응시자가 홀직원이든 누구든, 오
로지 실력으
로만 결정하겠습니다. 과제는, 당일 날, 현장에서, 공개합
니다.
설대표 (그제야 표정, 펴진다) 누구라도?
최현욱 누구라도.
(자리 먼저 뜨고)
설대표 (남아서, 입꼬리 올라간다)
일동 (웅성 웅성..)
씬60. 홀
꽉 들어찬 손님들. 바글바글.
씬61. 동-남자 화장실
김 산 볼일 보고 문 열고 나오는데,
설대표 밖에서 작은 일 보는 중이다.
설대표, 퍼뜩 김 산 발견하고는
설대표 (놀래)
김 산 쉿.
설대표 (주위 살피고, 칸마다 열어 아무도 없는 것 확인)
김 산 아는 척 말라니까? 나 간다. (나가려면)
설대표 (김 산 잡고) 대표님.
김 산 (표정) 왜?
설대표 요새 주방이 난리가! 난리가! 난립니다.
김 산 대표는 선배니까 선배가 알아서 해. (도망가고)
설대표 (소리죽여) 대표님-
씬62 . 동-복도
누가 들었을 세라 얼른 가는 김 산.
씬63. 1001호 주방
식탁위에 여기저기 구인지들, 벼룩신문,. 빨래처럼 널려져 있고.
유경, 다 만든 알리오 올리오 맛보고 있다.
역시 아니다. 지친다.
이때 초인종 소리.
프라이팬 뒤집어 알리오 올리오 개수대에 버리고는, 현관으로.
유경 누구세요?
부동산 E) 예 집 보러 왔는데요.
유경 ! (문 열어주고)
뒤이어 오세영 서있다.
유경 어?
오세영 안녕하세요.
유경 (표정)
-점프.
둘러보는 부동산. 오세영.
부동산 여자들끼리만 써서 도배도 다시 할 거 없고, 뭐 깨끗합
니다.
유경 (선망의 눈빛).. (어정쩡 서있다)
오세영 (주방까지 둘러보는데)
여기저기 둘러보다, 시야에 들어오는 버려진 파스타.
유경 (멋쩍은 미소 지어보이고)
오세영 지난번 우리 때문에,. 미안해요.
유경 아, 아닙니다. 근데,(궁금하다) 여기로 이사 오시려고요?
오세영 (표정)
유경 왜요? (표정 보며) 아, 제가 주제넘었나?
오세영 (웃어 보인다) 제가 미련이 많아서요.
지나간 사랑에도 미련이 많고, (버린 파스타 본다) 버린 음
식에도
미련이 많죠.
유경 ?!
오세영 유경씨는, (빤히 본다) 좋은 요리사는 아니군요.
유경 !!!
오세영 (웃으며) 집 잘 봤어요. 나중에 또 봐요 우리.
부동산, 오세영 나간다.
유경 (참담해진 얼굴로 얼어붙은 듯)....
씬64. 동. 복도
중개사와 걸어 나오는 세영. 문득 1002호 앞을 지나려다 멈춰 선
다.
1002호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세영,
중개사 다른 곳도 좀 더 둘러보시겠어요?
오세영 (여전히 1002호 바라보며 야릇한 미소 띤 얼굴로)
아니요.
안 그래도 될 것 같은데요.
씬65. 1001호 주방
개수대 앞에 서는 유경.
수채 구멍에 가득 든 자신의 파스타 본다.
천천히 한 가닥 집어 맛을 보기 시작한다.
유경 (그러다 이건 뭐지? 싶은 표정) ????? (좀 더 천천
히 오물오물 씹다)
개수대에 남은 알리오 올리오 한 가닥을 더 집어 맛을 본다.
유경 (한대 맞은 듯) !!!!!!!!!!!!!!
유경의 얼굴위로 섬광처럼 지나가는 장면.
인서트> # 세레나타 홀
최현욱 : 맛은 보십니까?
최현욱 : 언제요?
유경, 한 움큼 집어 먹는다.
# 1002호 현관 앞
최현욱 : 바뻐. 나중에 와.
최현욱 : 너나 먹어봐라.
유경, 입가가 벌어진다.
씬66. 세레나타 주방
네모가 내려놓는, 거의 손도 안대고 되돌아 온 접시.
최현욱 그 접시 들어본다.
최현욱 누구야?
이지훈 (쭈뼛 다가와 서면) 예 쉐프.
최현욱 (고갯짓)
이지훈 (자동으로 몇 줄 잡아 먹어본다)
최현욱 간은 음식이 ‘식은’ 후에 보는 것이 진짜다.
특히 단맛과 짠맛이 강한 요리는 뜨거울 때 간을 보는 것
과
식었을 때 간을 본 것이 확연히 다르다. 대화중에 음식은
식어가고,
손님은 마지막 맛을 기억하고 테이블을 떠난다.
손님들의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맛있도록 계산할 것!
일동 예 쉐프!
최현욱 식었을 때, 즉, “마지막 맛이 있어야 손님은 또 온다.”
일동 예 쉐프!
최현욱 앞으로 접시에 남겨 돌아오는 음식은 쓰레기통이 아니
라 너희들 입
속으로 처박힐 줄 알아라.
씬67. 1001호 주방
유경 (선채로, 오기 있게) 예 쉐프. -F.O
씬68. M오피스텔. 1001호 (아침)
식탁위엔 벼룩신문, 각종 구인지, 빨래처럼 널려있고.
냉장고 문에 식음료 업계 동정란, 구인란들 매달려 있다.
면접 보러 가려는 희주, 유경, 찬희
미희 (핸드폰 들고 방에서 뛰어 나오며) 언니 언니!! 호남씨
가 그러는데
오늘 여자들도 주방보조 면접을 본대!
유경 !!!!
찬희 뭐?!! 우릴 쫓아낼 땐 언제고?
희주 뻔하지. 뭐 그래놓고 결국 남자 뽑을 거야. 여잔 들러리
지모.
유경 (분노와 슬픔이 엉킨 표정이다)
씬69. 동-복도. 엘리베이터 앞 (아침)
나름 정갈하게 차려입고 일자리 구하러 나가는 여자 넷.
여자들 모두 타고,
문 닫히려는 순간. 급히 버튼 누르는 남자.
최현욱이다.
양측 서로를 본다. ↔
탄다.
문 닫히고.
씬70. 동-안 (아침)
등 뒤로 여자 넷에 둘러싸인 최현욱.
팽팽한 긴장감.
레이저 쏘듯 최현욱의 뒤통수 노려보는 네 여자.
층수가 7,6,5.. 내려간다.
미희 (희주의 옆구리 툭, 뭐라 좀 해보라는)
희주 (뭐라 입 벌렸다 그냥 닫는다)
찬희 (종주먹이라도 쥐어 높이 들었다 내린다)
유경 (머리카락 한 올 움직임 없는 뒤통수에 시선 고정)
내내 꿈쩍 않고 숫자모니터만 응시하는 최현욱.
띵. ‘1’층이다.
숨도 참고 숫자 ‘1’을 안타까이 보는 여자들.
최현욱, 당당하게 내려 로비로.
여자들 (남아서. 그제야 파 숨 쉰다)
찬희 한바탕 해주자매??
미희 (0L)뭐야 언니-
희주 아,니 야 니들?!! 그러게 내가, 어떻게 한바탕 해줄지 생
각해 노랬잖아!!!
나 같으면 오금 저려 같이 타지도 못하겠구만. 독한 놈.
눈 하나 꿈적 않고 타고 내리네-
찬희 이사 가기 전에 해치워야는데!?!
유유히 걸어 나가는 최현욱.
유경 (이 앙다문다)
씬71. $%이태리 식당 / 다른 식당
고개 흔드는 홀 지배인 “이미 채용했어요.” 따위의 말을 하는...
실망한 표정의 유경./ 힘없이 걸어 나오는 유경. 아쉬운 듯 돌아보
는...
씬72. 세레나타 쉐프룸 (저녁)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 다듬는 최현욱.
결전을 앞둔 표정.
씬73. 또 다른 이태리 식당 (저녁)
홀 중앙에 마주 앉은 높은 모자의 쉐프와 유경. 이력서 다 살피고
는,
A쉐프 세레나타 3년? 오늘부터 파스타 맡으면 되겠네.
유경 예?
A쉐프 프라이팬 잡으라고.
유경 (믿기지 않는다) 아 저기,.
A쉐프 (본다)
유경 실기 오디션 그,런 거는 없어요?
A쉐프 다 비슷비슷하지 뭐 별 차이 나나? 여기는 손님이 한꺼
번에 몰려서,
짧은 시간에 한 접시라도 더 내야하는 판인데.
유경 (표정에서)
씬74. 동- 식당 (저녁)
주방일각, 유경 오도카니 주방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다.
파스타를 만들라는데,. 버릇처럼 앞뒤로 프라이팬 잡은 양 흔들어
본다.
기억과 욕망이 뒤섞인 표정이다.
씬75. 꽃가게 (밤)
오세영 (화분들 고른다) ..
김 산 (선인장 집어 든다) 블라인드 오디션이 뭐야?
오세영 이태리 내가 배우던 학교에선 선생들이 접시에 그림 그
리는 걸 유난히
싫어했어.
씬76. 세레나타 쉐프룸 (밤) /홀
최현욱 혼자 앉아 있다.
홀 직원들 놀라는 가운데 유경 뛰어 들어 온다.
오세영E 정작 요리의 본질을 잊고 요란하게 장식이나 외관에 치
중하는 걸
질색했거든.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소스로 범벅을 했는
지, 요리사의
이력서 따위? 모두 빼버린 담백한 상태에서,
오로지 맛으로만 평가하겠단 의도지.
씬77. 세레나타 주방 (밤)
한 걸음에 주방으로 들어온 유경. 요리사들, 네모 놀라고....
홀여직원 1, 2 보이고. 나머지는 모두 남자 지원자들 (십여 명).
쉐프의 테이블 위, 재료들은 ‘미스테리 바스켓’ 상태로 놓여있다.
선우덕 (당황하다 이내)재료를 공개합니다. 여러분은 막 공개
된 이 재료들만으 로 접시를 완성해야 합니다. 자!
가려진 테이블보 힘 있게 벗겨내면,
각종 면 종류, 마늘, 올리브, 올리브유, 소금, 페퍼론치노(고추), 양
파, 바질, 바질가
루, 치즈가루, 화이트와인 등,. 기본재료가 전부다.
남자2 이 것 만으로?!! (황당하다)
홀여1 (홀여2에게) 토마토하고 크림소스는 없어?!
홀여2 (당황) 것만 연습했는데?! (어쩌지?)
후끈 달아오른 열기. 탄식. 벌게진 유경 얼굴.
모든 스토브에서 경쟁하듯 프라이팬을 흔드는 지원자들.
유경도 지지 않고 흔든다.
선우덕, 감독하듯 왔다갔다 목소리 높인다.
누구보다 진지한 유경의 얼굴위로
선우덕E 크림이나 토마토의 어떤 옷도 걸치지 않은, 알몸의 파
스타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최소한의 재료와, 최소한의 시간
으로, 최고의
파스타를 완성하십시오.
씬78. 홀 (밤)
눈을 가린 채 테이블에 앉은 최현욱. 선우덕, 옆에 서 어시스트 한
다.
각기 다른, 자신의 파스타를 들고 도열해 서있는 지원자들.
남자1 (옆으로 속닥) 다 식는데, 뭐하는 거야 빨리 안하고?!
유경, 맨 마지막.
하나씩 먹어보는 최현욱.
눈을 가렸는데도 능숙하게 포크를 쓴다.
미세한 얼굴의 표정 변화만 있을 뿐, 가타부타 말 없다.
마지막 유경의 차례가 오고. 둘 마주본다.
최현욱 (유경 보고)
유경 (눈 가린 최현욱 본다)
선우덕 (표정관리 한다)
최현욱 (한 입. 오물오물)
유경 (표정)
최현욱 (오물오물)
유경 하 (긴장으로 절로 나오는 한숨)
선우덕 쉿 (손가락을 올리고)
최현욱 너,.누구냐?
유경 (긴장해 노려본다)
선우덕 (긴장해 침을 꿀떡)
최현욱 (표정) 내일부터 출근해.
유경 (표정)
최현욱 (표정)
유경 (호흡 가다듬는다)
최현욱 내일부터 프라이팬 잡는다.
유경 (프, 프라이팬?!!)
최현욱 (표정)
유경 (터질 것 같은 숨. 확 최현욱의 안대를 벗기는데서) !!!!!!
3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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