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7 . 16회
(덕수) 어?
엑스다!
야, 2층에 엑스 있다!
저...
[보라의 한숨]
[웅성거리는 소리]
[학생들이 놀란다]
[쿵 소리] [음악이 커진다]
[학생들이 놀란다]
[놀란 소리]
[걸어간다]
[웅성거린다]
뭐, 뭐 하는 기야, 지금?
엑스는 저였습니다
학교는 무고한 라은호를 범인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학생들이 놀란다]
저도 함께 했습니다
[학생들이 떠든다]
- 원위치잖아 - 왜?
가만있어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정리하지 않고요!
(교감) 일단 오늘은 여기서 해산입니다
다들 해산하세요
저, 얼른 저 교실로 돌아가세요
이 문제는 추후 일정을 잡도록 하겠습니다
- 빨리 가! - 얼른 해산시키세요
(학생들) 어어, 어어어?
[놀란 소리]
멋있다, 엑스
[조용한 음악]
엑스 대박
엑스 화이팅!
[박수 소리]
(남학생 1) 엑스다, 엑스!
- (남학생 2) 멋있다! - (남학생 3) 멋있다!
[학생들의 박수와 환호]
(남학생 4) 멋있다!
(남학생 5) 멋있다!
[박수 소리가 작아진다]
[효과음]
야, 라은호 네가 거길 왜 나와?
너는? 너야말로 자백을 왜 해?
야, 난 엑스 맞잖아
나도 같이 한 거 맞잖아
야, 가자, 가서
장난삼아 뭔지도 모르고 딱 한 번 같이 했다 말하자
- 어? - 싫어
딱 한 번도 아니었고 장난삼아 한 짓도 아니었고
야, 라은호, 너 퇴학당하고 싶어? 너 학교 다니고 싶잖아
그러니까 나 지켜주고 너는!
아, 진짜 바보 같은 게...
(이사장) 현태운!
따라와
[걸어간다] [무거운 음악]
[한숨]
[한숨 쉬며 발을 찬다]
[짤그락 소리]
내가 경고했지? 허튼짓하지 말라고
경고하신 대로 처리하세요
학생들, 학부형들 가만 안 있을 거고
언론에라도 알려지면 더 곤란하실 텐데
어떻게든 처리하셔야죠
내 얼굴 이따위로 만드니까 좋냐?
이게 네가 바랐던 거야?
이런다고 나 안 변해
그러니까 쓸데없는 기댄 안 하는 게 좋을 거다
[떠드는 소리]
대박이지?
뭐야...
완전 멘붕
태운이가 엑스였어
그럼 그때 교장을 고발한 게 자기가 자길 고발한 거네
[놀란 소리]
- 그러네, 대박 - 그치?
헐, 아니 학교가 얼마나 썩었으면 지네 아빠 학교를 고발해?
야, 우리 학교 문제가 어디 한두 개였냐?
집에다가 얘기해야 되는 거 아냐?
근데 우린 가만있어도 돼?
뭐라도 좀 해야 되나?
나는 도저히 못 참겠어
지금까지 있었던 일 확 고발해버리자, 우리
그래, 대자보라도 붙이자 애들도 시위하겠다고 난리야
좋아
언론이나 교육청에 알려지면 교장이랑 다 난리 나긴 할 텐데
해버리자, 그냥
은호랑 태운이도 엑스라는 거 자백해서 학교가 확 뒤집어졌는데
이참에 교장이랑 교감 가만두지 말자
[의미심장한 음악] [분한 숨소리]
[크게 한숨 쉰다]
진짜 이거 난리 날 긴데, 이거
이러다 누가 언론에 꼰질러 버리기라도 하면 어떡합니까?
교육청에 고발당하고 경찰에서 조사라도 들어오는 날이면...
아 거, 재, 재수 없는 소리 좀 작작 해요! 쯧
그렇게 되면 나나 당신이나 완전 끝나요
무조건 막아야 한다니까! 쯧
작정하고 터트리는데 그걸 어떻게 막습니까?
차라리 경찰한테 모든 걸 이실직고해버리는 게...
아, 진짜! 쯧
살길을 찾아야 한다니까 살길을, 쯧
그새 언론에 떴을지도 몰라요
습, 아 진짜 그만하라니까, 쯧
그렇게 불안 불안해서 어떻게 그렇게 많이 해 먹었어요?
솔직히 저보다 훨씬 더 해 드신 게 교장 선생님 아닙니까?
-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말을... - 아니, 씨
[덜컹 소리]
[문이 열린다]
[다급한 숨소리]
막아야 합니다 무조건 막아야 합니다
일이 커지면은 여기저기서 조사 들어오고
있는 힘 없는 힘 다 이용해서
바깥으로 말 새나가는 거 이거 철저하게 막아야 합니다
누가 그걸 모릅니까?
아, 막기도 전에 많이 샜으니까 이러는 거 아닙니까!
도대체 어디에서 샜을까요?
[긴장되는 음악]
아드님 덕분에 학교가 아주 스펙터클해요
죄송합니다
지금 학부형들 비상 연락망 돌리고 난리 났어요
사건 진행 지켜보고 멈추게 할지 말지 결정할 건데
아유, 저...
운영위원회까지 안 도와주면 진짜 큰일 납니다
학교 이미지가 실추되면 학생들한테 제일 타격 클 겁니다
저희야 여차하면 애들 다 전학시켜버리면 되죠
소문나고 언론에 알려지면 학교가 온전하겠어요?
(빛나모) 이사장님이 좋은 방법 찾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저희도 오래 기다리진 못할 것 같네요
[차 문이 열린다]
[차 문이 닫힌다]
[차 문이 닫힌다]
학교가 난리네요
얼른 정리해야죠
글쎄요 빨리 정리 안 될 거 같은데요?
[걸어간다]
[한숨]
당장 퇴학시키세요
라은호, 현태운 학생 둘 다
그래도 그렇게까지 하시는 것은 너무...
두 말하지 않겠습니다 원칙대로 하세요
괜히 애 하나 살리자고 어설프게 처리했다가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좀 잘 좀 하시지
이사장님은 퇴학 처리하라고 우기시는데
아마 자퇴로 결정 날 거 같다
쯧, 일주일 동안 자퇴 숙려기간이 있으니까
이틀만 등교해서 자퇴 클래스 프로그램 들으면 되고
수업은 들을 필요 없다
질문 있나?
없습니다
(구 선생) 쯧
[한숨]
뭔 잘못을 했는가 모르겠다
어이구...
[웃음]
[걸어간다]
[문을 열고 나간다]
[문이 열린다]
교장 선생님!
또 주무시는 거예요?
[다가간다]
씨...
아니, 멀쩡한 애들 그렇게 만들어놓고
어디 간 거야?
이게 교장이야?
고장이다, 이, 이!
으유...
[딱딱 친다]
(교장) 뭐 하시는 겁니까, 지금?
[익살맞은 음악]
[딱 소리] 남의 신성한 얼굴에?
아니, 애들을 그따위로 만들어놓고
소시지가 입에 들어가십니까?
그 자식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십니까?
학교가 워낙 그지 같아야죠, 예?
애들이 왜 그랬겠습니까?
이것들이 학교에 폭탄이라도 안 터트린 게 다행이지
미쳤어요? 당장 나가요!
요즘 물색없이 난리 치는데, 확!
잘리고 싶지 않음 입 다물고
애들 문제 조용히 잘 처리해요
누가 먼저 잘릴지는 두고 봐야 알 거 같은데요?
저희 선생들도 가만은 안 있을 겁니다
교육청은 무슨 뭐 폼으로 있습니까?
[기막힌 소리] 지금 협박하는 겁니까?
아유, 쓰레기가 이렇게...
학교에 쓰레기가 이렇게 많아? [부스럭 소리]
여기저기 쓰레기들 천지네, 그냥!
[한숨]
[걸어간다]
[문을 열고 나간다]
쓰레기 같은 것이, 씨
하여튼 깡 하나는 끝내줘요 누가 엑스 여친 아니랄까 봐
그러게
엑스 여친 자리 영 험난하네
후회되냐?
후회되면, 물러줄래?
어어?
미쳤냐?
내가 얼마나 힘들게 만든 여친인데
손 꽉 잡고 절대 안 놔줄 거야
[탁 치며] 우린 어쩜 이렇게 닮았냐?
대책 없이 욱해가지고 [웃음]
좋댄다 학교 잘리게 생겨놓고
[매미 소리]
일단
내일 뭐 할까?
습, 학교도 안 나오겠다 답답한데
달려?
- 그럴까? - [툭 치며] 콜
- 아, 달리자고? - 어
야, 이건 좀 내가 별로 안 좋은데
[잔잔한 음악] [풀벌레 소리]
근데 너 진짜 괜찮겠어?
영영 학교에 못 돌아가도?
그럼 어떡해?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갈 수 있는 거야?
[웃음]
[웃으며 기댄다]
아...
바람 진짜 좋다
습, 아, 학교 다닐 땐 왜 이런 걸 몰랐나 몰라
이제부터 알면 되지
[일어나 걸어간다]
[사랑의 한숨]
[톡톡 친다]
[터덜터덜 걷는다]
[어두운 음악] 근데
현태운이랑 라은호 어떻게 되는 거야?
잘리겠지
그딴 짓 했는데 무사하겠냐?
[어이없는 웃음]
[얘기한다]
아...
어디서 쓰레기 냄새가 나네
[훌쩍인다]
[벌떡 일어난다]
[툭 친다] 너 지금 뭐라 그랬냐?
[어이없는 웃음]
아, 미안 내가 요즘 감정 절제가 잘 안 되네
야, 교장실에 가서 또 일러바쳐라
그래, 난 교장실에 가면 되고
현태운 없는 넌 어떡하냐?
[코웃음] 별걸 다 걱정하네
너야말로 어떡하냐?
이제 몰래 시험 문제 집어줄 사람도 없고
습, 흠...
쯧, 5등 유지도 힘들 거 같은데?
[긴장되는 음악]
[화난 숨소리]
이 쥐뿔도 없는 새끼가
[툭 치고 걸어간다]
저런 것들이나 퇴학시키지
[사랑과 대휘의 한숨]
신경 쓰지 마
괜찮아
야, 학교 안 가니까 좋네
라은호랑 맨날 붙어있고?
[신음] 하여튼 철딱서니 없어서는
에휴, 빨리 주문이나 해
응
저 레모네이드 하나랑요
너 허브티 마셔 허브티 주세요
(사랑) 핫초코도 추가염
(태운) 어?
어?
레모네이드랑 자몽에이드도 주세요
- 에? - 뭐야, 미쳤어?
학원들 안 가?
니들 이러려고 어딨냐고 문자 한 거야?
니들 둘만 재밌는 꼴은
- 우리가 또 못 보지 - 그치
- 야, 전교 1등, 너 공부 안 하냐? - 그래
어, 뭐 안 해도 잘하니까
미친놈 아냐?
[화난 소리] 야
돈 많은 네가 다 안 사고 뭐 하냐? 빨리 사
[어이없는 소리] (사랑) 그러면
과자랑 케이크를 좀 더 먹어볼까?
돈 많은 네가 다 낸다니까
얘도 정상은 아니네 [웃음]
[부스럭 소리] 나 저거 케이크, 케이크
- 다 살까? - 쇼, 쇼핑 나왔어?
- 저 케이크 - 다 주세요
[먹는 소리]
[쩝쩝거리며] 야
나 어제 남소 받았다
야, 거짓말
- 거짓말하지 마 - 진짜
- 누구 소개받았는데? - 비밀
- (은호) 몇 살? - 비밀
아, 몇 살? 말할 수 있잖아
야아, 어떡하냐고 [웃음]
[여학생들이 얘기한다]
[풀벌레 소리]
(태운) 고맙다
니들 보니까 라은호 완전 신났더라
그렇게 좋아하는 친구들이고
그렇게 좋아하는 학굔데
(대휘) 돌아오면 되잖아
진짜 방법 없는 거야?
아버지한테 무릎이라도 꿇고 빌어
준기 땐 안 그랬냐?
결심이 굳으신 거 같아
항상 나보다 본인 명예가 더 중요하신 분이니까
뭐든지 다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쯧
난 걔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왜 이렇게 없냐?
[한숨]
[한숨]
제 방식은 싫어하시니까 아버지 방식대로 말씀드릴게요
라은호 학교 다니게 해주세요
그건 안 돼
그럼 저도 내일부터
교육청, 경찰서, 방송국 차례차례 찾아다니려고요
급식 비리, 경시대회 비리 모의고사 비리
이사장 아들이 자기 학교 직접 고발한다고 하면
꽤 흥미로운 기삿거리가 될 거니까요
[일어난다] [잔잔한 음악]
너, 이 자식 끝까지 이럴 거야?
그러니까 라은호 학교 다니게 해달라고요!
등가교환 분명하잖아요 아버지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이사장) 기어이 나한테...
얻다 대고 그딴 유치한 연애 감정으로 이딴 짓이야!
기어이 아버지가 은호 망가뜨리신다면
저도 절대 가만 안 있을 겁니다
유치한 연애 감정이 아닌
같은 반 친구
우리 학교 학생을 위해섭니다
그래?
그럼 넌 유학 준비하는 게 좋겠다
나도 동등하게 얻는 게 있어야지
그게 등가교환의 법칙이고
(은호모) 아, 정말 선생님, 정말이세요?
우리 은호 학교로 돌아갈 수 있어요?
아, 이럴 거면서 큰소리는 왜 쳤어?
그거야 열 받으니까 그렇...
쌤, 어떻게 갑자기...
당연한 거야
학교의 부당함에 대해 항의한 건데 너무 과한 징계였어
어쨌든 마음고생 많았어 은호야
- 마음고생이야 제가 제일로... - 쌤
태운이는요?
그럼 태운이도 돌아오는 거죠?
어...
저기, 은호야
태운이가
그러니까...
[어이없는 소리]
유학을 간다고?
갑자기?
야
내 재능 그냥 썩히기 아깝잖아
나 학교 돌아가는 대가로
너 유학 간다고 했어? 너네 아버지한테?
[웃으며] 하, 아니야, 그런 거!
네가 말한 것처럼 디자인 공부 제대로 해보려고
뭐, 여러 가지로 시기나 기회가 좋아서 그런 거야
야, 내가 죽이는 오토바이 디자인하면
너 제일 먼저 태워줄게
유학 가는 이유가
- 그거 때문이라고? - 어
새로운 인생이 열리는 거잖아 나 진짜 좋아
근데 난 왜 네가 자꾸
거짓말하는 거 같냐?
["너에게 닿기를"]
[태운의 웃음]
야, 거, 거짓말은 무슨
야, 누가 요새 거짓말로 유학을 가냐?
[웃음]
아, 너 학교 가고 싶다며? 그, 서로 좋은 거 아냐?
네 맘대로 해
너 어차피 내 말 안 들을 거잖아
네 인생이니까
유학을 가든
학교를 때려치우든
맘대로 해
♪ 나의 맘은 ♪
♪ 어느새 너만 원해 ♪
♪ 바람이 날 ♪
[탁, 덜컹 소리]
♪ 너에게 데려가네 ♪
[자전거가 굴러간다]
♪ 사랑 그 사랑이 아픈 줄도 모르고 ♪
♪ 지친 너에게 모자랐던 ♪
♪ 내게는 더 많이 아팠던 ♪
♪ 그때처럼 널 눈빛 속에 담는다 ♪
갈 때까지 얌전히 있어
허튼짓하지 말고
안 궁금하세요?
제가 왜 학교에서 그런 짓을 했는지?
그게 제일 먼저 궁금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아버지라면
네 쓸데없는 짓거리 따위엔 관심 없어
[돌아선다]
제가 제일 두려운 게 뭔 줄 아세요?
제가 어른이 돼서
혹시나 아버지처럼 될까 봐요
[걸어간다]
[문이 닫힌다]
[바스락 소리]
괜찮겠어?
[웃음]
어쨌든 아직 숙려기간이 남았으니까
자퇴서는 숙려기간이 끝나야 처리될 거야
네, 근데 쌤
은호는 꼭 학교 돌아오게 해주세요
부탁드려요
[일어선다]
["Going Home"]
[문을 열고 나간다]
♪ 집에 가자 ♪
♪ 날은 어둡고 ♪
♪ 지친 나의 발걸음이 ♪
♪ 쉴 수 있도록 ♪
♪ 바람에 ♪
♪ 나부끼듯 ♪
[여학생들이 떠든다]
♪ 흔들린 마음도 쉴 수 있게 ♪
(은호) 아자!
아싸, 아자
- 응? 아자, 아자 - 아자, 아자, 아자
[다 같이 웃는다]
[보라의 웃음]
[다 같이 웃는다]
♪ 오늘 하루도 ♪
♪ 지나간다 ♪
[차들이 지나다닌다]
[바스락 소리] (은호) 어?
하여튼 씩씩하네 우리 라은호
(은호) 그럼
내가 씩씩함 하나로 걸어온 18년 외길 인생
응?
진짜 괜찮아?
어
괜찮아
은호야
그냥 말하면 안 돼?
어?
너만의 서랍 속에 꽁꽁 숨겨두고
겉으로 괜찮다 웃지 말고
너무 힘들다, 너무 아프다
그렇게 말하면 안 돼?
그럼 안 되는 거 같아서
내가 아프다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럼 나 때문에 딴 사람들이 너무 힘들잖아
하, 너는?
너도 힘들잖아
[한숨] 네가 힘들다, 아프다 말해야
딴 사람들도 힘들다, 아프다 하면서
너한테 기댈 수 있잖아
태운이도
[대휘의 한숨]
[공이 튕긴다]
[골대에 맞는다]
[튕기며 뛰어다닌다]
[풀벌레 소리]
(대휘) 라은호
괜찮지가 않은 거 같아
여전히 밝고
명랑하고
씩씩하게 지내고는 있는데
너무 힘들어하는 거 같아
아직 학교도 안 나오고 있고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한숨]
[공을 튕기며 뛰어다닌다]
(대휘) 쯧, 너 유학 가는 거
[돌아선다]
정말 은호를 위해서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
이미 결정 끝났거든?
다시 학교 나오면 안 되냐?
[공이 튕긴다]
안 가, 그따위 학교
야, 네가
다시 돌아오겠다고 결심만 하면
내가 애들 모아서 뭐, 시위를 하든
교육청에 투서를 넣든 뭐든지 할게, 그러니까
야
이 문제 그냥 나 혼자 해결하게 해줄래?
넌 네 문제로도 머리 아프잖아, 어?
[잔잔한 음악] [발소리]
[골대에 맞고 떨어진다]
[풀벌레 소리]
[메시지 알림음]
(대휘) 내일은 꼭 학교에서 보자
기다릴게
[걷는 소리]
[한숨]
[탁 잡는다]
대휘야
쯧, 학교 가자, 홍남주
같이 있어줄게, 가자
아이, 가자
[걸어간다]
[얘기하는 소리]
(학중) 오, 홍남주
- 나왔네? - (정일) 그러게
습, 나 같음 쪽팔려서 막 죽고 싶었을 텐데
[학중의 코웃음] 멘탈이 좋아?
너야말로 죽고 싶냐?
내가 경고했지?
한 번만 더 홍남주 건드리면 가만 안 놔둔다고
뭐냐, 송대휘? 니들 헤어졌다면서?
누가 그래, 우리 헤어졌다고
홍남주 내 여친이니까
한 번만 더 건드리면 니들 다 죽는...
죽고 싶었어
확 죽어버릴까 생각도 했어
너무 창피해서
[어이없는 웃음] 당연하겠지
거짓말했던 거 미안해
무슨 이유가 있었든 간에
거짓말했던 게 없었던 일로 되지 않는다는 거
나도 알아
근데 이제부터 절대 안 그럴 거야, 지켜봐 줘
[밝은 음악] (학중) 뻔뻔한 거야?
- 고작 이거로 다 덮어? - (남주) 아니
제대로 부딪히려는 거야
내가 했던 거짓말들에 대해서
그러니까 욕하려면 욕하고
손가락질하고 싶으면 마음껏 해
[걸어간다]
멋있네, 내 여친
[작게] 뭐야, 쯧
손 좀 펴줄래?
[보라와 사랑의 신음]
[풀벌레 소리] [걸어간다]
[부스럭 소리]
[탕 소리] [잔잔한 음악]
(태운) 그동안 네가 그린 그림들 엄청나지?
라은호란 사람이 뭘 그렸는지
평생 뭘 하려고 했는지
어떤 꿈을 못 이뤘는지
사람들은 모를지도 몰라 근데 은호야
내가 알잖아
내가 옆에 있어줄게 그러니까
우리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자
[부스럭 소리]
[팔락 넘긴다]
[진동 소리]
(은호) 여기 닭집인데요
[천천히 걷는다]
[부스럭 소리]
우수 고객이시거든요 그쪽이
사은 대잔치 행사 중이라서
보고 싶단 말을 이렇게 하는 사람이 어딨냐?
아니거든, 보고 싶은 거?
미워 죽겠는데 보고 싶긴 개뿔
그래?
치킨 잘 먹을게, 가
나
학교 돌아갈게
[잔잔한 음악]
[부스럭거린다]
정말?
깨달았거든
내가 얼마나 학교를 좋아하는지
학교에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고
내 열여덟 일상이 있고
내가 꼭 이루고 싶은
내 꿈이 있다는 걸
그래서 돌아갈 거야
[웃음]
잘 생각했다, 라은호
(은호) 그리고
널 기다릴 거야
이젠 내가 너한테 해줘야 될 차롄 거 같아서
내가 옆에 있어줄게
그러니까
너도 네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주길 바라
은호야, 너...
나 구하려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유학 그런 거 말고
오로지 너를 위한 선택
네 인생에 정말 중요한 게 뭔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나 좀 오래 걸릴지도 몰라 그 해답
나 지구력 되게 좋은 거 알지?
[웃음]
[둘이 웃는다]
기다릴게
그게 어떤 결정이든 이해하고
응원할게
학교에 돌아올 이유 돌아올 방법
모두 네 스스로 찾았으면 좋겠어
그래 줄 수 있지?
하여튼 신경 쓰여 죽겠네
[웃음]
[오토바이 소리]
(태운) 준기야
나 진짜 어떡하냐?
하나도 모르겠다
너한테 덜 미안하려고 엑스 짓 시작한 건데
(태운) 준기 한 번만 학교 돌고 가게 해주세요
[울며] 아버지, 한 번만 한 번만 돌고 가게 해주세요
한 바퀴만 돌고 가게 해주세요 제가 준기한테...
[물소리] [학생들의 환호]
[나는 소리]
[학생들의 박수와 환호]
(교장) 이게... 이게 이게 말이 됩니까, 이게?
생기부 전체 공개가, 이게?
[학생들의 웃음]
(구 선생) 정숙!
(태운) 학교에 한 방 제대로 먹이고
그깟 학교 때려치우고 싶었는데
근데
그 거지 같은 학교가
다시 다니고 싶어졌다
어떡하냐?
그래서 어쩌겠단 겁니까?
기회 드리러 왔습니다
제가 고발하기 전에 자백하시고 증거 제출하시면
정상 참작해드리려고요
증거요? [안경을 벗는다]
한 짓이 없는데 어떻게 증거가 있겠습니까?
증거도 없이 날 찾으러 온 이유도 모르겠고
(수지) 네
솔직히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주제넘은 얘기겠지만
태운이를 위해서 그리고 금도고를 위해서
이 문제 해결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주제넘는 거 맞네
패기 있는 젊은 친구라 학교 들여놨더니 객기를 부리시네
[잔잔한 음악]
발령 준비 서둘러야겠습니다 [안경을 쓴다]
(이사장) 조만간 수학 경시대회가 있을 거다
답안지니까 무조건 외워 [탁 놓는다]
대신 라은호 걘 엑스가 아니라
얼마든지 다른 일로 엮어서 잘라버릴 테니까!
[일어난다]
[풀벌레 소리]
내가 엑스 짓을 왜 했을까
나는 왜 그렇게 학교를 싫어했을까 생각해봤는데
그게 다 아버지 때문이더라고
아버지랑 뭔가를 해결해야 하는데
맞서서 해결할 용기는 없고
그래서 엑스라는 가면 뒤에 숨어서
화를 냈던 것 같아
[툭 친다]
이제 엑스가 아닌 현태운으로
아버지와 해결할 수 있었음 좋겠다
너 옆에서 열심히 응원해라
[웃음]
당연하지
[차가 달린다]
[바스락 소리]
[메시지 알림음]
[긴장되는 음악]
[안경을 벗는다]
이놈이...
야, 현태운! [발소리]
현태운!
이게 다 뭐야? [툭 떨어진다]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다 보셨잖아요
이번엔 어떤 식으로든 책임지셔야 될 겁니다
이거보다 더 큰 문제 있을 때도 난 거뜬히 버텼어
겨우 이 정도로 내가 무너질 거 같아?
왜요? 또 덮으시게요?
아버지 죄까지 다른 사람들한테 다 덮어씌우고 빠지시게요?
[일어나서 간다] 야, 현태운
현태운!
[문이 쾅 닫힌다]
[한숨]
골치 아파질 뻔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아, 별말씀을요
나중에 식사나 한번 하시죠 [서장의 웃음]
[걸어간다]
[달그락 소리]
(태운) 여기에 그...
우리 아버지 증거될 만한 것들 다 들어있어요
수사하시는 데 도움 되실 거예요
너 정말 괜찮겠어?
그게...
예, 예
아, 아니...
아니요, 습...
저 안 괜찮아요, 쌤
하나도 안 괜찮아요
사실 이거 드리는 거
죽기보다 싫어요
[슥 민다]
그럼 다시 가져가 쌤 아무것도 못 들었어
근데 그럼
우리 아버지 안 변해요
[잔잔한 음악]
하나도 안 변할 거예요
저는 그게 더 무서워요, 쌤
제가 아는 우리 아버지 영영 잃어버리게 될까 봐
[슥 민다] 그게 더 겁나요
- 태운아 - 그니까 쌤
이거로 우리 아버지 좀 어떻게 해주세요
저 아버지 좋아해요
세상에 가족이라고는
아버지랑 저
단둘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로 우리 아버지 잃어버리지 않게
도와주세요, 쌤
[한숨]
아무래도 낌새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러다가 정말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떡합니까?
쯧, 아이, 거
쯧, 거 무슨, 거 부정 타는 소리를
아, 막말로 뭐, 우리가 뭐 사람이라도 죽였습니까?
맞습니다
훌륭하신 말씀이십니다
- 우리는 그냥 학교 발전을 위해서 - 응
[노크 소리]
[문이 열린다]
[걸어온다]
뭡니까?
아실 텐데요
금도고 비리 관련 참고인 조사 받으셔야죠
참고인이 될지 피고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그게 지금 이 신성한 학교에서 할 소립니까?
신성한 학교니까 하는 말입니다
어떻게, 지금 가시겠어요? 나중에 잡혀가시겠어요?
[무거운 음악]
압수 수색까지 가면 그땐 빼도 박도 못 하십니다
나 혼자 그런 것도 아니고
왜 저를 보십니까?
저는 교장 선생님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교감) 가시죠
가시죠
[풀벌레 소리]
[벨 소리]
아, 예 무슨 일입니까?
[슥 민다]
- 증거 불충분요? - 네
보긴 봤는데
사법 처리할 만한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해서요
어쩔 수가 없네요
다행이군요
그럼 저, 이만
[일어선다] 엄청 두려워했어요
아빠를 잃게 될까 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빠가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이 증거 파일을
태운이가 어떤 마음으로 들고 왔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주셨으면 해서요
태운이가 아빠를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잘난 척해봤자 열여덟 살 소년일 뿐이에요
아빠가 너무나 필요한
[잔잔한 음악]
[웃음]
[걸어오는 소리]
[멈춰 선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
난 한다고 했는데
[천천히 돌아선다]
그러게요
전 그냥
거짓말하는 건 나쁜 거다
친구 욕하지 마라
잘못했음 책임져라 뭐 그런 거로 혼내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부모들처럼
뭐, 맨날 다 막아줄게 없던 일로 해줄게
그런 거 말고요
[숨을 내쉰다]
알았어
네?
알았다고
그렇게 해준다고, 앞으로
[발소리] 뭐, 뭘, 뭘 또...
그렇게 갑, 갑자기...
[걸어간다]
[문이 닫힌다]
[잔잔한 음악]
언제 이렇게 컸냐?
자식
경찰 조사를 받으시겠다고요?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될 거 같습니다
아니, 구속은 면하시는 거로 들었습니다마는
어떻게, 선생님 생각해보셨습니까?
[숨을 내쉰다]
쯧, 만약 제가 교장이 된다면
이사장님께서도 많은 걸 포기하셔야 될 텐데요
괜찮으시겠습니까?
당장은 대학 진학률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운영위 이런 데서 들어오는 기부금도 많이 줄어들 기고요
사실은
조만간 금도고를 사회에 환원하려고 합니다
전 지방에 조그만 시골 학교를 하나 짓겠습니다
거기서 차근차근 제대로 된 교육자가 돼보려고요
그때까지 선생님께서 금도고를 제대로 된 학교로 만들어주십시오
[웃음]
[걸어간다] 아버진 좀 괜찮으셔?
열심히 조사받고 계셔
각오도 어느 정도 하신 거 같고
[매미 소리]
그럼
너 이제 엑스 안 해도 되는 거네
그러게
너 이제
검은 옷 입지 마
앞으로 [부스럭 소리]
이거 입어
엑스 현태운 말고
내 남친 현태운만 해?
[밝은 음악] 너...
[부스럭 소리]
아...
왜 이... 예, 예뻐서 산 거야?
에이, 안목이 영...
[홱 뺏는다] 어쭈?
입지 마, 그럼
[웃으며] 에이, 줬다 뺏는 게 어딨어?
- 입지 마! - 아, 왜?
[귀엽게] 누나 주떼염, 해봐
- 어, 내가 사서 입을게 - 싫음 말아
아이, 야!
씨...
[태운의 웃음]
[귀엽게] 누나 주떼염
싫어 [달려간다]
야
일로 와! [은호가 소리 지른다]
예, 맞습니다
추가 혐의도 인정하시는 거죠?
네, 모두 인정합니다
[집어든다]
[올려놓고 한숨 쉰다] [문이 열린다]
아니, 차 왔다는데 뭘 꼼지락꼼지락 거리고 계십니까?
예?
이딴 거 챙긴다고 난리를 치고 계십니까?
아이고, 이런 거 다 필요 없어요
버리세요 [탕 소리]
[익살맞은 음악] 뭐 하는 거야, 지금? 쯧
다시 담아요, 당장!
소리 지르지 마세요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조용조용 이야기하세요 양도진 씨
뭐?
양도진?
이 양반이 얻다 대고 지금 감히, 쯧
양도진 씨
객지 친구 10년인데 얼굴 나이는 열 살 차이여도
실제 나이는 두 살밖에 차이도 안 나는데
그냥 확! [교장이 놀란다]
야, 양도진
너 밖에서 만나면 조심해라 뒤진다, 정말
그냥 확! [화난 소리]
조그만 자식이 까불고 있어
[어이없어한다] 완전 막 나가는구먼
내가 이대로 끝날 거 같아?
누명 벗고 다시 돌아와
알았어?
야, 양도진
너 절대로 못 돌아온다에
내 오른손 손모가지를 건다
돌아온다에 내 모가지 건다
이미 네 모가지 잘렸다
영혼이라도 돌아온다
[문이 닫힌다]
어 [부스럭 소리]
[걸어온다]
[바스락거린다]
진짜 괜찮으시겠어요?
[탁 덮는다]
너 이제 금도고 이사장 아들도 뭣도 아니니까
잘난 척하지 말고 다녀
잘났는데 잘난 척을 어떻게 안 해요?
자식
잘났다, 나 닮아서 [웃음]
[어색한 웃음] 저 엄마 닮았는데요
야이, 참 [웃음]
다 개놓은 걸...
[둘이 웃는다]
[매미 소리] (은호) 체인아
넌 어쩜 양심도 없니? 응?
어떻게 맨날 고장 나? [달그락 소리]
[종을 울린다]
[달달한 음악]
[달그락 소리]
뭐냐, 그건?
돈 많아서 하나 샀다
뭐, 이것도 쉬워? 또 접근 금지야?
[웃음]
[걸어간다] 하여튼 뒤끝은...
응?
[종을 울린다]
오오... [태운의 웃음]
[은호의 웃음]
[자전거 소리]
이리 와봐
체인 고장 났을 때
이거만 확실히 알면 혼자서도 고칠 수 있어
[달그락 소리] 갑자기 왜 이래?
네가 맨날 고쳐주면 되지
당분간
내가 이거 못 해줄 거 같아서 그래
[슬픈 음악]
[은호가 운다]
미안해
고민해봤는데
아빠한테는 가족이 나밖에 없잖아
우리 아빠 잘난 척만 했지
혼자 라면 하나도 못 끓이시거든
철들었네, 우리 남친
까짓거
보내주지 뭐, 내가
너 나 없다고 딴짓할 생각 꿈에도 꾸지 마?
내가 스파이 어, 엄청 심었거든?
너 딴 남자랑 눈이라도 마주치면은 기냥
그날로 금도고 피바다야 알지?
[울먹이며] 너야말로
딴 여자한테 웃어주고 막
그러면 죽는다?
내가 찾아갈 줄 알아, 씨
[웃음]
(태운) 주말에는 무조건 올게
응
빨간 날엔 나도 갈게
너, 넌 못 올 거 같은데
응?
거기
버스밖에 못 들어오거든
버스밖에 못 가?
[울음소리]
- 내가, 내가 올게 - 알았어
나도 노력할게
[훌쩍인다]
- 뚝 - 응
[돌아선다]
[조용한 음악]
[걸어온다]
(은호) 잠깐이면 돼, 잠깐만
[놀란 숨소리]
야...
떨려 죽겠지?
[발소리]
[학생들이 얘기한다]
(은호의 독백) 그렇게 우리들은 3학년이 되었다
[새가 지저귄다]
[활기찬 음악] [얘기하는 소리]
아이고, 사랑이 어머니
- 아유, 안녕하세요 - 아이고, 아이고
아유, 제가...
(구 선생) 아유, 제가 들고 갈게요
[사랑모의 말소리] [부스럭거린다]
(은호의 독백) 그 아이와 같이 서 있던 담쟁이 넝쿨은
더 푸르게 짙어졌고
학교는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하늘은
그때 우리처럼
눈부시게 시리고 맑다
[호루라기를 분다]
[달려간다]
[숨을 헐떡인다]
아, 씨 [앉아 신음한다]
(은호의 독백) 영건이는 경찰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웃음]
백 미터 기록이 영 안 나와 고전 중이다
(보라) 또 헐떡거리냐?
[웃음]
[뛰어온다]
[웃음]
수지쌤은 일과 사랑을 다 잡으셨고
준수쌤은 [훌쩍인다]
안구 건조증에 시달리고 계시다
[톡톡 친다]
(경우, 현일) ♪ 네가 생각나 ♪
(은호의 독백) 이슈, 아니
현일이랑 경우는 둘이서 버스킹을 다닌다
[노래한다]
아직 자신들이 진짜 하고 싶은 꿈은 모르겠지만
오늘이 즐겁단다
우리 랑캐는
공무원 시험 대신 평범한 대딩의 꿈이 생겼다
햇빛이 너무 강한데? 좀 가려줄게
이게 가린 거야?
- 안 돼? - 안 가려지는데?
(은호의 독백) 남주랑 대휘는
(남주) 왜 안 가려지지?
- [웃으며] 왜 도망을 가? - 야, 바보야
(은호의 독백) 어우, 걔들은 진짜
닭살이다
그리고 난
이제 나와 내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성적은 여전히 6등급이고
한국대는...
[한숨] 꿈으로 끝나지 싶다
[걸어간다]
[남학생들이 떠든다]
[여학생들이 떠든다]
(은호의 독백) 학교엔 언제부턴가
후드 입은 아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I Pray 4 You"]
♪ 내가 어린 만큼 너도 어리단 걸 ♪
나는
그리운 사람이 떠오른다
♪ 널 힘들게 했어 ♪
[놀란 소리]
대박
(은호) 꿈이니까
(태운) 요즘도 그런 게 있네 촌스럽게
[은호가 놀란다]
(태운) 어떻게 너는 네 생각만 하냐?
[웃음]
나도 네 생각만 하는데
♪ I Pray 4 you, 네게 ♪
(태운) 설레고 즐거워, 널 보면
(경비) 야, 거기 서!
그럼 네가 내 꿈인 건가?
[박수 소리]
♪ 진심은 아닌 걸, oh ♪
♪ 날 모르고 ♪
♪ 많이 서운했을 텐데 ♪
♪ 사실은 늘 너의 뒤에서 ♪
[빗소리]
(태운) 그렇게 웃지 마
떨려
(은호의 독백) 요즘 따라
태운이가 너무 보고 싶다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되었을까?
[새가 지저귄다]
[부스럭 소리]
자 [신음하며 놓는다]
마땅히 밥도 없고
너 치킨 좋아하잖아
아...
그래도 아침으로 치킨은 좀...
아, 그래도 고3 수험생인데
[태운의 한숨]
[웃음]
자자, 먹자 [부스럭 소리]
[잔잔한 음악]
아...
[물건을 꺼낸다] 아, 치킨이 뭐
[짜증 낸다]
자식
은호랑 잘돼가냐?
예, 뜨거워요 [웃음]
어이구, 누구 닮아서 이렇게 잘생겼을까?
엄마요, 엄마
[웃음]
- 아 - 예?
- 아 - 이거 드세요
[얘기하며 걸어간다]
- 가 - 내일 보자
- 먼저 간다 - 잘 가, 어
[뛰어가며] (여학생 1) 저기, 오빠
내일 모의고사시라고...
뭐? 오, 오, 오빠?
시험 잘 보세요
아, 아
[당황한 소리]
고마워, 근...
근데
나 여자친...
(은호) 좋아 죽겠지, 아주?
[밝은 음악]
어? [은호의 한숨]
[걸어온다]
[냄새를 맡고 한숨 쉰다]
치워
- [웃으며] 야 - 응? 치우라고
어, 야야, 어
[어이없는 웃음] 아, 나...
[웃음]
[귀엽게] 오빵!
제가 오늘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오빠 불찌검문 왔는데
이러면 나 너무 똑땅해
흐으음?
(여학생 1) 저기, 누구?
[태운의 웃음] 오빵!
이 여자 사람이 나보고 누구냐는데?
응, 응?
[당황한 웃음] 여, 여자친구, 여자친구
[귀엽게] 으으응, 오빵
너무 작잖아 더 크게 말해줘
여자친구야, 이쁘지?
더 크게!
아, 여자친구야, 가!
가, 가, 어 [달려간다]
[웃으며] 어떻게 왔어?
보고 싶었쪄 [둘의 웃음]
근데 죽고 싶냐?
어?
좋았냐?
어? 뭐...
[툭툭 친다]
일단 따라와, 씨
[걸어간다]
아, 오해야
[달달한 음악] (태운) 이야
저번 주에 너 조회 수 확 늘었던데?
봤어?
남주가 여주한테 고백했거든 난리 났어, 아주
[둘이 웃는다]
너는?
오토바이 디자인하는 거 그거 다 했어?
아니, 그게...
스읍!
이번 주까지 다 해준다며?
끝장난다며?
아, 영감이 안 떠올라서 그래
스읍!
[차 소리] 어? 버스 온다
어, 온다, 온다
[문이 열린다]
[한숨, 숨을 들이마신다] [툭툭 친다]
[발소리]
[조용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불안한 숨소리]
[버스가 흔들린다]
- 어 - 괜찮아?
진짜? [은호의 웃음]
[버스가 덜컹거린다]
[개가 짖는 소리]
(은호의 독백) 나는 아직도
버스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다
[걸어간다]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껍질 속에 숨긴 속내는 [은호의 말소리]
여전히 연약하다
하지만
어딘가 도착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건
바로 지금
걷기를 멈추지 않는 것
(태운의 독백) 엑스라는 이름의 껍질
숨어있던 껍질을 벗고
좀 더 단단해진 진짜 내가 되어
너를, 세상을 만나는 것
(태운, 은호의 독백) 그것이 내가
학교에서 배운 진실이다
[주제곡 "이순간을 믿을게"]
♪ 지금 이 순간을 믿어볼게, 난 ♪
♪ 가끔 자신 없고 불안하지만 ♪
♪ 네가 내 맘에 들어온 것처럼 ♪
♪ oh, oh ♪
♪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 ♪
♪ 그래, 기대해 ♪
♪ 눈부신 햇살 속에서 ♪
♪ 네가 웃던 그 순간 ♪
♪ 너라는 중력에 끌려 ♪
♪ 빠져들었어, 나 ♪
♪ come, come 다가오는 ♪
♪ 굉장한 내일 안녕 ♪
♪ 미래의 나 ♪
♪ 꿈꿔왔던 모든 일들이 ♪
♪ 하나둘 이뤄질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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