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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의 신부 3


 (재희) [작게] 저분은  뭐 하시는 분이에요?


 (정옥) [작게] 의사예요  그 옆엔 건축가


 [작게] 슈퍼 블랙은 오셨나요?


 [작게] 아직 안 온 것 같은데요


 [재희의 한숨]


 (매니저) 오셨어요?


 [셀레나의 웃음]


 (셀레나) 매니저님  저 좀 잘 어필해 주세요


 (매니저) 걱정 마세요  이따가 뵐게요  [웃음]


 (셀레나) 네


 (진수) 여신님


 [진수의 감탄]


 이 가면을 쓰셨는데도  미모가 빛이 나네요


 [진수의 웃음]


 감사합니다


 [의아한 신음]


 [킥킥 웃는다]


 [오프닝 음악]


 (혜승) 가면은  모두를 자유롭게 한다


 거짓도 욕망도


 한 꺼풀의 가면 뒤에서는


 모두 진실이 되니까


 그러나 내가  너의 비밀을 알고 있다면


 게임은 시작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학과장) 서 교수


 이번 프로젝트 잘 좀 부탁해


 이 정도면 대학원생 3명이  장학금을 받아요


 아, 후배들 고생하면서  공부하는 거 잘 알잖아


 나도 연구 실적 좀 올려 보자, 응?


 서 교수


 흔쾌히 맡겠다고 하던가요?


 (학과장) 아이, 그럼요


 말 꺼내기가 무섭게  기회 주셔서 감사하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웃음]  [학과장의 웃음]


 알겠습니다


 [안도하는 숨소리]


 오늘 변론 전략이  미인계는 아니겠지?


 '적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 후에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려라'


 전술의 기본이죠


 (호찬) 살살 좀 합시다, 후배님  나도 좀 먹고살자


 (유희) 제가 살살 해도


 돈 떼먹고 빼돌린 피고 측이  지는 건 사필귀정이죠


 (호찬) '사필귀정'을 막는 게  또 우리의 역할 아닌가, 응?


 [성악이 흐른다]


 (성재) 한잔해  야, 근데 너희 무슨 파티 간다며?


 (형주) 야, 너희들도 가?


 그럼 내가 안 가면  누가 가겠니, 거기?


 나, 그리고 쟤


 - 나 아직 결정 안 했는데  - (호찬) 씁, 같이 놀자, 하루


 싱글의 특권 아니냐  예쁜 애들 많이 온대  [달그락거리는 소리]


 얘는 오고 싶어도 못 와  [성재의 웃음]


 - (성재) 부럽다  - (진수) 야


 너 최유선 대표가 꼭 데리고 오래


 그래서 내가 너 꼭 데리고 간다고  약속했어, 왜 그랬게?


 왜?


 사실 우리


 네 옵션이야


 [애교스럽게] 끼워 팔기!


 [웃음]  [진수가 깔깔 웃는다]


 (호찬) 야, 야, 야, 그래그래, 어?


 등급도 안 되는데 친구 덕 좀 보자


 (호찬) 오는 거다?


 [깊은 한숨]  아이, 몰라, 마셔


 (성재) 콜


 [호찬의 탄성]  (진수) 건배


 (영서) 그럼 진유희 덕에  겸임 따낸 거야?


 그 프로젝트도 맡기로 했고?


 하, 진짜 교활하다


 아니, 아이, 그런 식으로  입에 재갈을 물리네


 정말 더럽고 치사한데


 안 할 수도 없고


 [탁]  그러니까!


 일부러 그런 거라고


 (영서) 그 비열한 게, 어?  네 목줄 죄는 거지


 (민지) 엄마


 어, 왔어?


 무슨 얘기야?


 넌 몰라도 돼


 민지 왔다, 나중에 통화하자


 - (영서) 저, 혜승아  - 어


 그, 민지 요즘 힘들어한대


 (영서) 학교에서 말수도 거의 없고


 수업에 집중도 못하고 그러나 봐


 애랑 얘기 좀 잘해 봐


 (혜승) 응


 [통화 종료음]


 [부드러운 배경음악]


 모처럼 교외로 나가려 그랬는데  왜 하필 여기?


 (민지) 그냥


 여긴 엄마가 꽉 잡고 있으니까  일일 가이드 할게


 - (학생) 안녕하세요, 교수님  - (혜승) [작게] 어, 안녕


 (혜승) 현대 소설…


 어, 여기, 이쪽에…


 [새가 지저귄다]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혜승) 저기 하얀색 입은…


 네 스타일이다?


 [함께 웃는다]


 맞지?


 (민지) 엄마가 여기서 가르친다고?


 그럼, 다음 학기에도 또 하지


 이번 학기는 교수님 프로젝트  도우러 왔다 갔다만 하고


 엄마, 여기 서 봐


 여기


 음, 이렇게?


 (민지) 어


 (혜승) 뭐야, 학교놀이하자고?


 엄마가 자랑스럽다


 쑥스럽게


 미안해, 엄마


 (혜승) 뭐가?


 (민지) 성적이 너무 떨어져서


 열심히 해야 되는데  공부가 잘 안됐어


 엄마를 위해서라도  힘내려고 했는데


 자꾸 아빠 생각만 나고


 그래서 여기 오자고 한 거야


 자극받아서 다시 열공하려고


 [웃음기 어린 숨소리]


 (혜승) 우리 딸  언제 이렇게 다 컸어?


 [혜승의 옅은 웃음]


 [웃음]  나 배고파


 그래? 그럼 우리 뭐 먹지?


 [생각하는 숨소리]


 우리 교수 식당 갈까?


 교수 식당?


 [속삭이며] 저분들 다  교수님들이야?


 (혜승) 교수님도 있고


 교직원도 있고 대학원생도 있고


 엄마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


 뭐가 대단해, 아직 시간 강사인데


 전임 달고 정식 교수가 돼야지


 그래도 대단해, 멋있어!


 뭐, 능력 되니까


 [함께 웃는다]


 - (학과장) 어, 서 교수  - (혜승) 네


 (학과장) 딸?


 [혜승의 옅은 웃음]


 엄마 교수님이셔


 예, 제 딸 민지예요


 안녕하세요, 강민지예요


 오, 그래  [웃음]


 - 아, 저, 먼저 가서 드시죠  - (교수) 예


 [학과장의 감탄]


 (학과장) [의자를 드르륵 끌며]  엄마 닮아서 아주 예쁘게 생겼네  [민지의 웃음]


 - 그래, 몇 학년이야?  - (민지) 중2요


 [놀란 숨소리]


 그 무섭다는 중2?


 [학과장과 민지의 웃음]


 그래, 중2병 너무 앓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서  엄마 후배 돼야지


 [웃음]  네


 (학과장) 아, 그래  [학과장의 웃음]


 아, 서 교수


 그쪽에서도 저, 서 교수가  프로젝트 맡겠다고 했더니


 아주 좋아하더라고


 아, 난 서 교수가 또 그 회사랑  또 인연이 있는 줄은 또 몰랐네


 교수님, 그 얘긴 나중에…


 부군이 같은 회사였다면서?


 [웃으며] 어유, 참  [긴장되는 배경음악]


 (학과장) 아, 그리고


 그 진유희 변호사  사람이 말이야, 의리가 있어


 아니, 이미 고인이 된 직장 상사  가족까지 챙기는 게


 쉽나, 어디?


 [다급한 발소리]  (혜승) 민지야


 [울먹이는 숨소리]


 민지야!


 엄마


 왜 교수님 입에서  그 여자 이름이 나오는 거야?


 엄마 교수 된 거  그 여자 때문이었어?


 (민지) 받을 게 없어서  그 여자한테 도움받은 거야?


 그런 거 아니야, 민지야


 (민지) 아니면 뭐야?  엄마는 자존심도 없어?


 엄마도 생각이 있어서 그래  민지야


 무슨 생각?


 [흐느끼며] 무슨 생각이면  아빠 죽인 여자 도움으로 사는데!


 [서럽게 운다]


 - (혜승) 민지야  - 다 필요 없어!


 (민지) 정말 거지 같아


 공부는 해서 뭐 하고  대학은 가서 뭐 해?


 나도 엄마처럼 비굴하게 살라고?


 진짜 최악이야!


 민지야!


 "렉스"


 (성희) 파티를 앞두고


 여러분들에게  꼭 주지시킬 사항이 있습니다


 이번 파티는 시크릿 파티인 만큼


 모두가 보안에 철저해야 합니다


 만약 이게 알려지면


 모든 여성 회원들이  슈퍼 블랙에게만 몰릴 거예요


 절대 유출돼선 안 됩니다


 아시겠죠?


 (매니저들) 네


 [비밀스러운 배경음악]


 (유희) 파티에 오는  블랙 수준은요?


 (지선) 대부분 천억대부터  몇천억대 자산가들이죠


 물론 그중 자산이면 자산  인물이면 인물


 최고는 단연 그분이시고요


 그분이라는 걸 어떻게 알아봐요?


 아이디를 이름표처럼  나눠 드릴 겁니다


 그분 아이디 좀 알려 주세요


 죄송해요, 그건 극비 사항이라  알려드릴 수 없어요


 큰일 나요, 저


 지난번에 드린 액수로는  부족하신 건가?


 대표님도 아시면  꽤 큰 돈이라고 생각하실 텐데


 (유희) 이거


 제가 잘되면 누구부터 챙기겠어요?


 이깟 명품 백으로 끝내겠어요?


 [난감한 숨소리]


 [오묘한 배경음악]


 (애란) 그린벨트 풀어드릴게요


 제 딸 밀어주세요


 손필영 의원님께서도


 우리 미진이 이뻐하세요


 친딸처럼


 (유희) 전 손필영 의원의  숨겨진 딸입니다


 대표님에게 칼을 드리는 거예요


 [노크 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성희) 이 두 사람으로  마음이 좁혀지셨나 보네요


 조건은 정미진이 훨씬 나은데


 (유선) 정미진은 고학력인 데 비해


 상대방을 핸들링하는 능력이  미숙합니다


 진유희와 대등하게 가려면  코칭이 필요하죠


 진유희는 물론 타고난 매력이 있죠


 (성희) 그 부분은 확실히


 블랙과 매칭하는 데 있어서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근데, 워낙 당돌해서


 좀 걱정이 되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진유희와 서혜승  두 사람 아는 사이죠?


 알고 계셨어요?


 (성희) 실은 두 사람  접점이 있어요


 서혜승 남편이


 진유희와 같은 회사에  근무했더라고요


 두 사람 프로필 가져다주세요


 [물소리가 쏴 들린다]  [긴장되는 배경음악]


 (용환) 아, 쟤는  왜 여태 선을 안 보는 거야?


 제가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있어요, 회장님


 (용환) 아, 뭘 그렇게 오래 골라?


 (유선) 다른 사람도 아니고  회장님 며느리인데


 제가 더 신경 써야 하지 않겠어요?


 그…  [초대장을 쓱 집는다]


 이게 방에 있던데


 (용환) 여기 가보라 그래


 가서 직접 보고


 자기가 마음에 드는 여자  고르라 그러지


 (유선) 여긴 재혼을 목표로 하는  분들이 오는 자리예요


 (용환) 아, 처녀들도  많이 오지 않겠어?


 돈 많은 놈들 다 불렀는데


 아, 애 엄마들만 오겠어?


 저도 고려 안 해 본 건 아닌데


 차 교수가 이런 데  워낙 관심이 없잖아요


 (용환) 너는 언제


 손주 새끼 안겨 줄 거냐?


 아, 다른 사람들은 다


 핸드폰에다가  그, 손주 사진 찍어 가지고


 저장해서  자랑하고 그러는데 말이야


 (유선) 뭐가 그리 급하세요  회장님


 차 교수가 알아서 하겠죠


 저도 그 파티 가 볼게요


 (용환) 응?


 언제죠?


 [차분한 배경음악]


 (용환) 너 하루 시간 내라


 아비랑 가 볼 데가 있어


 우리 땅이 어디 있는지


 건물이 어디어디 있는진  알아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말씀 마세요


 (용환) 아, 그러니까  빨리 장가가라고


 물려받을 손자 놈  얼굴이라도 좀 보고 가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부스럭거리며] 네


 (민지) 진유희 씨죠?


 그런데요, 누구시죠?


 (민지) 강남식 상무님 딸이에요


 (유희) 그래, 무슨 일이니?


 지금 좀 보실래요?


 할 얘기가 있는데  회사 앞으로 나오세요


 (민지) 안 나오시면  제가 들어가고요


 우리가 만날 이유가 있을까?


 아줌마는 없어도 난 있죠


 [헛웃음]


 뭐?


 (민지) 안 나오면  내일 또 올 거예요


 모레도 오고요


 매일매일 와서 1인 시위 할 거예요


 피켓에 무슨 내용  적혀 있을 것 같아요?


 그래, 좋아


 [자동차 경적]


 너니?


 내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그래,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우리 엄마 건드리지 마세요


 (유희) 응?


 프로젝트인지 뭔지 그딴 걸로


 우리 엄마 옆에서  얼씬거리지 말라고요


 너희 아빠가 당차다고  그렇게 칭찬을 하더니


 당찬 게 아니라 당돌했네


 그 더러운 입으로  우리 아빠 얘기하지 마요!


 [긴장되는 배경음악]


 잘 들어


 네 아빠는 자기 비리를 감추려고


 나를 협박하고 성폭행한


 범죄자야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아빠  모욕하지 마요


 우리 아빠 그런 사람 아니에요!


 더 자세히 얘기해 줄까?


 네 아빠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유희) 내 몸을


 어떻게 했는지  더 자세히 얘기해 줘?


 [놀란 숨소리]


 가서 네 엄마한테 전해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 진짜 가만히 안 있겠다고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택시 타고 가


 [차 문이 여닫힌다]  [슬픈 배경음악]


 [차 시동음]  [차 엔진음]


 [떨리는 숨소리]


 [코를 훌쩍인다]


 [엉엉 운다]


 아니야


 [슬프게 오열한다]


 엄마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무슨 일이지, 또?


 [성난 숨소리]


 - 너희 뭐 하니?  - (혜승) 뭐라고?  [불안한 배경음악]


 딸 교육 좀 제대로 시키세요


 무슨 말인지 알아듣게 얘기해


 당신 딸이 회사까지 찾아와서  나를 협박하지 뭐야


 [놀란 숨소리]


 우리 민지 어디 있어?


 너 내 딸 건드렸으면 가만 안 둬!


 오늘은 곱게 돌려보냈는데


 앞으로 애 간수 잘해야 될 거야


 (유희) 경고하는데


 나 진짜 화나면  무슨 짓 할지도 몰라


 너 그거 무슨 뜻이야?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불안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민지야


 [다급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떨리는 숨소리]


 민지야!


 [거친 숨소리]


 민지야?


 민지야!


 [다급한 숨소리]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 (영서) 없어?  - 어, 어!


 (영서) 소은이도 모른다던데


 [거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한숨]


 (영서) 할머니한테 간 거 아니야?


 [거친 숨소리]  어


 [통화 연결음]


 엄마, 민지 거기 갔어?


 [한숨]


 [마우스 조작음]


 [불안한 배경음악]


 (어린 유희) 아빠!


 저예요, 유희


 아빠 딸이요


 [난감한 숨소리]


 그게 무슨 말이냐?  난 너 같은 딸 없는데


 김은선


 (어린 유희) 아빠가 우리 엄마  재판 이기게 해주셨잖아요


 그래서 엄마도  아빠를 좋아하게 됐잖아요


 제 말 맞죠?


 난 네 아빠가 아니야


 아빠, 내 아빠잖아요


 아니니까 돌아가라니까


 [문 열리는 소리]


 여보


 얘 누구예요?


 어, 몰라  근처에서 헤매고 있길래


 (필영) 자  택시 타고 얼른 집 찾아가


 부모님 기다리시겠다


 자, 어서


 들어가


 [쿵 소리가 울린다]


 [어이없는 숨소리]


 [유희의 떨리는 숨소리]


 [우아한 음악이 흐른다]


 (필영) 최유선 대표 만났다더니  어떻게 됐어?


 최유선이 제법 배포가 있네요


 먹이를 덥석 물지 않아요


 기다려 봐


 욕망이 큰 인간일수록


 결국 이익 앞에서 약해지는 법이야


 맞아요


 아저씨도 그동안  대선 출마의 유혹을 견디시고


 끈기 있게 기다리시니까  유력한 잠룡까지 올라오신 거죠


 [흐뭇하게 웃는다]


 언니는 좀 어때요?


 그냥 그래


 안 좋아지면 자꾸 살려 놓고  또 살려 놓고


 힘들겠네요, 두 분


 대선 출마는  언제쯤 하는 게 좋을까?


 VIP 생각은 어때?


 VIP는 지금 당장이라도  하셨으면 하시죠


 적어도 다음 달엔  가시화돼야 될 것 같아요


 [혀를 똑 튕긴다]


 [한숨]


 고 비서관은


 VIP 관리나 잘하면 되겠네


 [웃음]


 [작게] 많이 먹어


 [작게] 네


 [달그락거리는 소리]


 [불안한 배경음악]


 [버스 문 닫히는 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혜승의 놀란 숨소리]


 (혜승) 민지 찾았어요?


 잠수교요?


 [안도의 숨소리]


 우리 민지 괜찮아요?


 [혜승의 다급한 숨소리]


 (혜승) 아, 저…  [혜승의 거친 숨소리]


 민지야!


 [혜승의 울먹이는 소리]


 [함께 흐느낀다]


 괜찮아?


 (경찰) 병원부터 가셔야겠어요  넘어졌대요


 [혜승의 다급한 숨소리]


 [혜승의 속상한 숨소리]


 감사합니다


 (경찰) 그럼


 아휴, 진짜


 [코를 훌쩍인다]


 (혜승) 어쩌다 이랬어?


 그 여자가 그랬어?


 [혜승이 울먹인다]


 그러게 그 여자한테 왜 가?


 [울먹이며] 엄마까지 잘못될까 봐


 [슬픈 배경음악]  [함께 울먹인다]


 무서웠어


 그 여자한테


 우리 아빠 그런 사람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


 당신이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우리 아빠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라고


 [혜승이 흐느낀다]


 근데 그 여자가 아빠를…


 [민지가 흐느낀다]  [혜승이 코를 훌쩍인다]


 [민지가 코를 훌쩍인다]


 난 아빠 믿는데


 [울먹이는 숨소리]


 우리 아빠 그런 사람 아니지?


 [민지의 울음 섞인 숨소리]


 그럼, 아니지


 아빠 그런 사람 아니야


 그 여자가 거짓말한 거야


 [흐느낀다]


 (미옥) 아휴, 불쌍한 내 새끼


 그러길래 그 여자는 뭣 하러 만나?


 그 독살스러운 인간을


 민지야


 이러면 너만 힘들어


 [한숨]


 [기가 찬 숨소리]


 (혜승) 봤니?


 당신 딸이 어떤 꼴을 당했는지


 어떻게 그런 여자를…


 [한숨]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진동음이 계속 울린다]


 [휴대전화 조작음]


 네, 여보세요?


 '파티'요?


 네, 상위 밸류 회원들만 모시고


 비밀리에 진행하는  가면 파티인데요


 특별히 제가 잘 말씀드려서  회원님도 초대하려고요


 전 자격도 안 되고, 괜찮아요


 물론 자격은 안 되시는데


 그래도 회원님이  원하신다고만 하시면


 제가 잘 말씀드려 볼게요


 전 별로…


 [의미심장한 배경음악]


 혹시


 진유희 씨도 오나요?


 진유희 씨요?


 네, 오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좋아요


 갈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초대장 보내 드릴게요


 [경쾌하고 모험적인 배경음악]


 (형주) 야, 이거 진짜 리얼하다


 어유, 디테일하다, 야  잘 만들었다


 뭐야?


 [챙 소리]


 칼이 나왔고


 야, 뭐야? 몬스터 나왔다


 [괴물 소리]  [형주의 힘주는 숨소리]


 [힘주는 숨소리]


 [괴물 소리]


 [비명]  [개발 팀장의 놀란 신음]


 [함께 아파한다]


 [개발 팀장의 웃음]


 (개발 팀장) 자, 끝났어, 끝났어


 - 죽었어요, 예  - (형주) 야  [형주가 아파한다]


 (형주) 야  야, 이거 완전 리얼하다


 [아파하는 숨소리]


 야, 근데 이거  칼이 더 길어야 되는 거 아니야?


 이거 몬스터가 저렇게 큰데


 이거 뭐, 운동신경 없는 사람은  이거 공격 못 하는 거 아니야?


 (개발 팀장) 형, 이거 개발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대신에 이제 안구의 동작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미국에 있거든요?


 그런 스타트업 업체를  인수하는 게 훨씬 빠를 거예요


 - 그래?  - (개발 팀장) 예


 돈 많으면 네가 좀 사라, 어?


 (개발 팀장) 예?


 - (형주) 나 간다  - (개발 팀장) 예? 어딜요?


 [형주의 한숨]


 (형주) 오늘  나 가면 두 번 쓰는 날이다


 - (개발 팀장) 가면을 두 번…  - 야, 너 이거 정리하고 더 개발해


 (개발 팀장) 예? 개발을 더…


 - (형주) 할 수 있어  - 형


 - 할 수 있다!  - (개발 팀장) 아이, 형


 - 간다  - (개발 팀장) 형, 형, 형


 [신비로운 배경음악]


 (직원) 안녕하십니까


 (영서) 그 여자는 어떻게 할 거야?


 (혜승) 다시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해야지


 [로맨틱한 재즈곡이 흐른다]  [가수가 영어로 노래한다]


 (지선) 제우스가 그분이에요


 (성희) 네?


 제우스와 헤르메스  아이디를 바꾸시라고요


 [의미심장한 배경음악]  (유선) 제우스가 슈퍼 블랙인 게  이미 다 알려졌을 겁니다


 그러니 바꾸세요


 차석진을 제우스로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차석진 회원은 누구시죠?


 제가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블랙입니다


 그렇게 되면 제우스에게  여자들이 다 몰릴 텐데요


 그 친구가  여자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고 싶네요


 [리드미컬한 배경음악]


 안녕하세요


 '제우스' 님?


 네


 혹시 와인 좋아하세요?


 그럼요


 어, 왔다


 (진수) 여기


 어? 시작하려나 봐요


 (유선) 가이아 최유선입니다


 태초에 신이 신들을 만들고  인간을 만들었듯


 오늘 이 가면은 여러분들에게  원초적인 자유를 선사할 것입니다


 고아하고도 비밀스러운 자신을  마음껏 발산하십시오


 서로의 매력을  마음껏 발견해 주십시오


 그리고 마음껏 사랑해 주십시오


 성스러운 신들의 낙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몽환적인 음악이 흐른다]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진수의 탄성]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사람들의 환호가 계속된다]


 (진수) 레드


 [진수의 옅은 탄성]


 (호찬) 안 돼, 안 돼


 (진수) 여신님


 죄송합니다


 [형주의 웃음]


 - (호찬) 야, 빨리 와  - (진수) 야, 쉽지 않아


 (형주) 야, 젠틀하게 해야지


 (진수) 네가 가 봐


 - (형주) 야, 잘 봐  - (호찬) 그래, 파이팅


 [여자들의 옅은 탄성]


 (형주) 춤 한번 추시겠습니까?


 (유희) 다음에요


 (형주) 춤 한번…


 [함께 깔깔 웃는다]


 [여자들의 탄성]


 [진수와 호찬의 웃음]


 (셀레나) 아!


 [셀레나의 탄성]


 (미진) 고독한 사냥꾼이시네요


 (형주) 아, 제가  온라인에서만 사냥하다가


 오프라인 나오니까  현타가 무지 오네요


 (미진) 제가 도와드릴게요


 (유선) 어떤 자리에서든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사람이


 가면에 가리어진 채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는 곳에  있게 되면


 어색하고 외로운 법이에요


 그럴 때 부드럽게 다가가는 상대를  쉽게 잊기란


 어려운 법이죠


 [강렬한 배경음악이 흐른다]


 [휴대전화 진동음]


 (재희) 그러지 말고 우리도 춤춰요


 - (석진) '춤'이요?  - 네


 (석진) [멋쩍게 웃으며]  저도 그러고 싶네요


 (재희) 아유, 왜요, 해 봐요


 [도발적인 음악으로 바뀐다]  [사람들의 환호]


 (재희) 괜찮으세요?


 [플라멩코 기타 선율로 바뀐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긴장되는 배경음악]


 [가방을 탁 놓는다]


 [날카로운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춤을 정말 잘 추시네요


 아름다우세요


 감사합니다


 아프로디테는


 항상 가슴을 다 내놓고  벌거벗고 다니죠?


 남자를 홀리는 애욕의 여신답게요


 [코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진동음이 이어진다]


 [잔잔한 배경음악]


 [부스럭거린다]


 [정인의 한숨]


 [깊은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 (성재) 어, 정인아  - 어, 뭐 해?


 그냥 했어


 혼자 술 먹기 적적해서


 (성재) 어딘데?  [성재의 옅은 한숨]


 내가 지금 갈게  [피식 웃는다]


 아니, 아니야


 준호가 내 전화를 안 받네


 나 처음으로 전화한 건데


 준호가 왜 안 받지?


 (정인) 몰라, 뭐, 아빠랑  같이 있어서 안 받나?


 기다리는데 콜백이 없어


 형주랑 같이 안 있을 텐데


 형주, 렉스 파티 갔을걸?


 - '렉스'?  - (성재) 응


 얼마 전에 가입했거든


 진수, 호찬이하고  다 같이 간다던데


 재밌게 잘 사네, 이형주


 뭐, 재혼이라도 하려나 보지?


 (성재) 응


 노인네가  아주 적극적이신가 보더라고


 (정인) 그래?


 [성재를 탁탁 친다]


 내가 더 우울하게 했나?


 [웃으며] 아니


 뭐가 우울해? 나랑 뭔 상관이라고


 아, 나도 이제 피곤하다, 자야겠다


 그래, 푹 자


 [통화 종료음]


 [매혹적인 팝송이 흐른다]


 [라이터를 탁 닫는다]


 [포켓볼 공이 탁 부딪친다]  [호찬의 탄식]


 [함께 웃는다]


 [호찬의 탄식]


 (형주) 아니, 그걸 못 넣으면  어떡합니까, 진짜


 [진수의 감탄]


 (호찬) 아, 얘한테 뭐라고 그래  [재희의 웃음]


 (석진) 아프로디테 님


 저기 솔리드 하나 남은 거  파이팅!


 [진수의 감탄]


 [진수의 감탄]


 (진수) 오 마이 갓!


 [웃음]  (석진) 나이스!


 [진수의 탄성]  나이스 에임!


 [유희의 웃음]


 (석진) [웃으며]  아, 처음 친다면서요


 [웃으며] 진짜 처음이에요, 저


 (재희) 저, 제우스 님


 저도 큐대 잡는 법  좀 가르쳐주시면 안 돼요?


 - 잘 안 되는데  - (석진) 그래요, 이리 오세요


 와 봐요


 - 우선 왼손으로 이렇게  - (재희) 아, 왼손으로


 [진수가 구시렁댄다]  (형주) 야, 갔다 올게


 (진수) 아, 여기…


 아까 보니깐  춤을 굉장히 잘 추시던데


 혹시 연예계 쪽에 계셨나 봐요


 변호사예요


 (형주) 아, 변호사


 우리나라 법조계 앞날이  아주 화창하겠네요


 어느 로펌에 계세요?


 [술잔을 달그락 놓는다]


 궁금하시면  저희 매니저님한테 물어보세요


 (진수) [술잔을 달그락 놓으며]  씁, 아까 우리가 춤췄을 때


 너무 좋았어요  뭐가 좀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 필?


 파워, 'POWER', 파워  [셀레나의 웃음]


 지금 셀레나랑  대화를 하니까 벗고 싶어요


 아, 마스크, 마스크


 [살짝 웃으며] 아…  [진수의 웃음]


 - (셀레나) 운동하셨나 봐요  - 아유, 깜짝이야


 [셀레나의 웃음]  뭐, 이쪽도 보여드릴까?


 [부끄러운 숨소리]  [진수의 웃음]


 (석진) 완벽해요  다시 한번만 해볼게요


 (유희) [당황하며] 어?


 (석진) 여기요


 - (유희) 감사해요  - (석진) 아, 뭘요


 아프로디테 님은


 춤도 그렇고  못하시는 게 없으시네요


 뭐, 혹시 그런 쪽에 종사하시는…


 어  [멋쩍은 웃음]


 아니에요, 저 그런 쪽


 그럼 어떤 일을 하세요?


 나갈까요?


 [몽환적인 배경음악]


 여기 너무 더운데


 (재희) 제우스 님


 (석진) 아, 네, 잠시만요


 헤르메스 님?


 예


 한 잔 더 할까요?


 [한숨 쉬며] 예


 [긴장되는 효과음]


 [숨을 하 내뱉는다]


 (석진) 여긴  충분히 시원한 거 같은데요


 저 변호사예요


 변호사…


 멋지네요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드려야겠네요


 그러세요


 (유희) 음…


 사업하시면


 고소도 많이 당하시고  그러실 테니까


 (석진) '사업'이요?


 아, 왠지 사업가이실 거 같아서


 [당황한 웃음]


 아닌데요


 에이  [웃음]


 사업가 아니라고요


 아


 하긴, 뭐, 가면 파티니까  [피식 웃는다]


 너무 많이 알려고 하면  재미없겠죠?


 (유희) 서로 모르는 게


 더 매력적이니까


 [다가오는 발소리]


 먼저 가 봐야겠네요


 [잔잔한 배경음악]


 잠깐만요


 아까부터 이상하시네


 나한테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요?


 글쎄요


 전 그저  파티를 즐기고 있을 뿐인데


 댁도 제우스가 누군지 아나 보죠?


 [피식 웃는다]


 질투하시는 거예요?


 [어이없는 숨소리]


 [알겠다는 듯한 탄성]


 그래서 그렇게 난리였구나?


 저 사람이 오늘 온 남자 중에서


 제일 슈퍼 블랙인가 보네요?


 [헛웃음]  어쩐지


 불빛을 향해 돌진하는  불나방 같더라니


 그러는 당신은 뭐가 그렇게 잘나서  우릴 쫓아왔는데요?


 제우스 님 눈길도  한 번 못 받아 본 주제에


 [코웃음]


 핀트를 잘못 맞추셨네


 내 관심사는 제우스 님이 아닌데


 열심히 해 보세요


 당신 누구야?


 [문 열리는 소리]


 [키스하는 숨소리]


 [진수와 셀레나의 거친 숨소리]


 [셀레나의 놀란 숨소리]  (진수) 아이, 아이고, 지금, 아…


 (진수와 셀레나)  - 이런 거 좋아해  - 아유, 뭐 해요, 올려요, 빨리


 [진수가 난감해한다]  (셀레나) 어머머, 어떡해  나 보면 어떡해, 보면, 아유


 [진수와 셀레나의 다급한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이 흐른다]  (형주) 어유, 불편해


 (석진) 가면이 불편한 사람이  저 말고 또 있어서 다행이네요


 (형주) [한숨 쉬며] 아


 제가 이런 게 익숙하지 않아서  너무 어색하네요


 아, 근데 제우스 님은


 아까 보니까 여자분들한테  인기 굉장히 많으시던데


 그러니까요


 가면 뒤에 있어야  좀 메리트가 있나 봐요


 아니, 이렇게 가만 보니까


 왠지 저랑  결이 비슷하실 거 같은데


 (석진) 우리가  코드가 좀 맞나 보네요


 (형주) 그런가?


 아, 기회 되면 나중에  밖에서 정식으로 한번 뵙죠


 가면 벗고


 그러시죠


 (석진) 이것도 인연인데


 (형주) 네


 [휴대전화 진동음]  - 제우스 님은, 그…  - (석진) 아, 네, 잠시만요


 (형주) 예


 죄송합니다


 [아쉬운 숨소리]


 (형주) 고독한 여사제님?


 아테나 님은 뭐 하시는 분이세요?


 아이들 가르쳐요, 책도 읽고


 책 좋죠


 책 읽는 일, 아, 부럽네요


 [형주가 달그락거린다]


 헤르메스 님은  무슨 일 하시는데요?


 (형주) 아, 저는…


 음, 게임도 하고


 게임 만드는 거 구경도 하고  뭐, 예…


 저야말로 부럽네요


 제가 요즘 책을 읽어야 되는데  요새 무슨 책 보세요?


 뭐…


 '흥부 놀부', '콩쥐팥쥐'


 '춘향전', 뭐, 이런 거요?


 고전에는 배울 게 참 많거든요


 '욕심부리면 깡통 찬다'


 '의리 지키면 신데렐라 된다'  뭐, 이런 얘기들도 있잖아요


 (혜승) 고전은  스토리텔링이 원형이에요


 인간의 탐욕, 음모, 경쟁


 영웅담, 신데렐라 스토리


 그런 게 다 담겨 있어요


 맞아요


 특히나 게임은 영웅심, 탐욕, 경쟁


 그런 원초적인 본능들이


 잘 버무려져 있어서  더 재밌는 거 같아요


 아니, 굉장히 디테일하게 아시는데  혹시 스토리 관련된 일 하세요?


 아뇨, 전공이 신화라서요


 아, 신화


 [몽환적인 배경음악]


 (미진) 헤르메스 님  여기 계셨네요


 (형주) 아… 예


 (미진) 무슨 얘길  이렇게 재밌게 나누세요?


 신화와 스토리텔링과


 게임의 연관성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었어요


 아테나 님께서  신화를 전공하셨대요


 (미진) 중요한 얘기죠


 게임 콘텐츠 산업은  앞으로 더욱더 중요해질 거예요


 게임은 4차 산업 혁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까요


 (석진) 게임 쪽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아, 이거하고 같은 걸로요


 (미진) 하버드에서  관련 연구를 몇 학기 했어요


 저희 지도교수님이신  스콧 제럴드 지도교수님이


 이 분야의 권위자셨거든요


 아테나 님은  유럽에서 신화를 공부하셨나요?


 아니요, 저는 외국물이라곤  먹어 본 적이 없어요


 [옅은 웃음]  아…


 (미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전공하신 줄 알고…


 무슨 과이신데요?


 국문과요


 (형주) 저도 외국 대학 근처도  못 가 봤어요


 저랑 동지시네요


 [형주의 옅은 웃음]


 - 헤르메스 님?  - (형주) 예


 - [작게] 짠  - (형주) [맥없이] 아… 어, 짠


 [경쾌한 음악이 흐른다]


 (석진) 아테나 님


 아, 실은


 아테나 님 제가 아는 사람이랑  많이 닮으셨어요, 목소리도 그렇고


 너무 철 지난 작업 멘트 아닌가요?


 [멋쩍은 웃음]


 실망을 드렸나요?


 (석진) 근데 정말 처음 볼 때부터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거든요


 그러고 보니까  저도 옛날 남친이 생각나네요


 어느 날 갑자기 유학을 가버렸어요


 얼마나 배신감이 들던지


 이별에도 예의가 있는데 말이에요


 죄송하지만, 혹시…


 (유희) 제우스 님


 [긴장감 흐르는 웅장한 배경음악]


 (유희) 여기서 뭐 하세요?


 (석진) 아, 예


 얘기 좀 하고 있었어요


 아까 하던 얘기 마저 할까요?


 예, 그럴까요?


 - (유희) 아!  - (형주) 어, 괜찮으세요?  [석진의 놀란 신음]


 [유희의 아파하는 숨소리]


 (석진) 잡아요


 [유희의 힘주는 숨소리]


 (유희) 고마워요


 - (미진) 한잔하실까요?  - (형주) 네


 [잔 부딪치는 소리]


 [종소리가 뎅 울린다]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요?


 (남자들) 네!


 (성희) 고맙습니다


 혹시


 마음에 들어온 분도 계신가요?


 (남자들) 네!  [성희의 옅은 웃음]


 (성희) 그런데 아직까지  가면을 쓰고 계시니 답답하시죠?


 자, 그럼


 오늘 파티의 마지막 순서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한 분 한 분 호명할 때마다


 가면을 벗으시고


 얼굴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의 환호]  [신비로운 배경음악]


 파티가 끝난 뒤에는


 저희가 문자로 보내드린 앱에서


 마음에 드신 분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자, 그럼 호명되신 분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로 호명될 분은


 에로스 님


 나야


 (진수)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저는 청담동에서  피부과 의사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피부에  고민이 있으신 분들


 절 찾아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호찬의 환호]


 [남자들의 환호]


 (성희) 다음은 니케 님


 안녕하세요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 (재희) 반갑습니다  - (진수) [작게] 백재희


 [남자들의 환호와 박수]


 포세이돈 님


 [가면을 툭 놓는다]


 안녕하세요  회계법인 운영하고 있습니다


 [놀란 숨소리]


 (포세이돈) 감사합니다


 [사람들의 박수]


 디오니소스 님


 [진수의 짧은 환호]


 (호찬) 안녕하세요, 변호사입니다


 어려운 일 당하시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남자들의 환호]


 (성희) 여신의 왕이시네요


 헤라님


 [고조되는 배경음악]


 (미진) 안녕하세요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있습니다


 [남자들의 환호]


 (성희) 이분  정말 미의 여신일까요?


 아프로디테 님


 안녕하세요  법무팀 변호사로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자들의 환호와 박수]


 (성희) 다음은 셀레나 님


 셀레나 님?


 가면을 벗어 주세요


 저, 저는…  [난감한 숨소리]


 조금 있다가, 어, 나중에 벗을게요


 (승희) 아  [승희의 옅은 웃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신가요?


 그렇다고 안 벗을 수는 없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미뤄드릴게요


 그럼 다음은


 지혜의 여신 아테나 님


 [긴장한 숨소리]


 [충격적인 효과음]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혜승아


 (혜승) 안녕하세요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파티에 온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겪었던


 어떤 진실에 관한 얘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서요


 그리고


 저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한 여자에 대해서도요


.블랙의 신부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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