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의 신부 4
(성희) 그럼 다음은
지혜의 여신 아테나 님
[긴장한 숨소리]
[충격적인 효과음]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혜승아
안녕하세요
(혜승)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파티에 온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겪었던 어떤 진실에 관한 얘기를
들려 드리고 싶어서요
[배경음악이 고조된다]
그리고
저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한 여자에 대해서도요
그 여자는…
[셀레나의 놀란 비명]
(셀레나) [성난 목소리로] 너 미쳤어?
(포세이돈) 왜 왔냐?
오면 어때서? 내가 못 올 데 왔어?
뭘 잘했다고 이런 델 기어나와
[흥미로운 배경음악] (포세이돈) 꼬리 치러 왔어?
(셀레나) 남이야 꼬리를 치든 말든 네가 뭔 상관인데?
[코웃음 치며] 네가 내 남편이라도 되세요? [혜승의 한숨]
(포세이돈) 네가 바람만 안 피웠어도 이혼 안 했잖아
(포세이돈) 아니야?
(셀레나) 먼저 바람피운 게 누군데 이 개새끼야! [셀레나가 퍽 때린다]
- (포세이돈) 뭐, 개새끼? - [큰 소리로] 야! [셀레나가 놀란다]
[사람들의 비명]
[진수의 신음] (포세이돈) 야, 너 이리 와
- 김빈! - (남자1) 그만하시죠
- (포세이돈) 놔 - (호찬) 뭐야, 당신, 깡패야?
(포세이돈) 뭐야! [호찬의 비명]
(포세이돈) 여긴 회원 관리를 이렇게 해? 대표 나오라 그래
- (남자1) 그만하시죠, 가시죠 - 야, 김빈 [진수의 신음]
- (포세이돈) 놔, 이 새끼야 - (지선) 고객님
-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세요 - 뭘 봐?
뭘 봐! 대표 나오라 그래!
(혜승) 가면은 모두를 자유롭게 한다 [오프닝 음악]
거짓도 욕망도 [포세이돈이 소리친다]
[거친 숨소리]
한 꺼풀의 가면 뒤에서는
[거친 숨소리]
모두 진실이 되니까
"넷플릭스 시리즈"
[허탈한 숨소리] [계단을 터덜터덜 내려온다]
드레스…
잘 어울리셨어요, 오늘
내일 제 사무실에서 차 한잔
괜찮으실까요?
[또각또각 발소리]
(유희) 잠깐만요
[불안한 배경음악]
(호찬) 야, 형주야, 진수네로 가자
아이, 진짜
괜찮아
[차 시동음]
[당황한 숨소리]
[뒤로 지나가는 차 엔진음]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성희) 무슨 일을 이런 식으로 해?
신상 조사도 제대로 안 했어?
(지선) 조사했는데 부부였던 것까지는 미처…
아, 다들 그런 말씀 안 하시거든요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거야?
(유선) 이사님
담당 매니저가 누구시죠?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달칵 스위치 켜는 소리]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떨리는 숨소리]
[쿵 하는 효과음]
[분한 숨소리] [배경음악이 고조된다]
[통화 연결음]
서혜승 씨가 어떻게 알고 온 거예요?
안 온다고 하시지 않았어요?
(지선) 그러니까요
대표님이 아니면 부를 사람이 없는데…
[헛웃음]
최유선?
(영서) [흥분한 말투로] 아니, 무슨 그런 일이 다 있냐?
어유, 내가 따라갔었어야 돼
내가 따라가서 그년 머리채를 그냥 확 잡았어야 돼, 그냥
[옅은 한숨]
내일 최유선 대표 만나러 가려고
진유희가 어떤 인간인지 우리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다 말할 거야
그래, 내일 가서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어?
[영서의 답답한 한숨]
[느긋한 음악이 흐른다]
[웃음]
아이고, 그림이다, 그림이야
그 난리만 아니었어도
나 지금쯤 셀레나랑 호텔방에서
한 다섯 번 정도 사랑 나누고 있었겠지
(형주) 으이그, 인간아, 이, 씨 [진수의 신음]
(호찬) 야, 그
아프로디테 걔 있잖아
이번에 내가 맡은 재판 상대 팀 변호사다
변호사회 후배
와, 나 진짜 깜놀했네
(진수) 변호사가 그렇게 섹하냐 어? 장난 아니던데?
법정에서 얼마나 악바리인지 알아?
판사한테 미인계 써가면서…
야, 저…
나 그런 미인계 너무 좋아 [진수의 감탄]
- (호찬) 아유, 진짜 - 너 누구 뽑을 거야?
그, 헤라, 헤라, 헤라?
씁, 뭐, 괜찮던데?
[휴대전화 진동음] 오 마이 갓
(진수) 야, 렉스에서 문자 왔다
(진수) 너희 누구 뽑을 거야?
글쎄, 너는?
나는
[휴대전화 조작음]
다 뽑을 거야
[호찬이 피식 웃는다] (진수) 그래야지 확률을 높이지, 응?
(호찬) 야, 형주 너 누구 뽑을 거냐?
씁, 글쎄
[무거운 한숨]
[잔잔하면서 우울한 배경음악]
(혜승) 그러고 보니까 저도 옛날 남친이 생각나네요
어느 날 갑자기 유학을 가버렸어요
얼마나 배신감이 들던지
이별에도 예의가 있는데 말이에요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한숨]
[신나는 클럽 음악이 흐른다] [점점 커지는 엔진 소리]
(태원) 아, 차 죽인다 엔진 소리 봐
생큐, 누나 [태원의 웃음]
이제 투정 안 할 거지?
내가 언제 차 때문에 그래?
누나가 딴 놈이랑 호텔 가니까
[웃으며] 치
질투하냐? 어?
잔 거 아니지?
[정인의 새초롬한 숨소리]
(태원) 아이, 잔 거야?
아이 [정인의 웃음]
저기 세워
저기? [피식 웃는다]
차들 다니는 데서?
그러니까 더 좋지
[함께 웃는다]
[아련한 배경음악]
[노크 소리] [문 열리는 소리]
(노 여사) 준호 자니?
아이고, 답답하게
[노 여사의 한숨]
언제나 이 불쌍한 거 거둬줄 어미가 생기나
돈이 많으면 뭐 하고 집이 운동장만 하면 뭘 해
집안에 온기가 하나도 없는데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아련한 배경음악이 이어진다]
[문이 덜컥 열린다] [다급한 발소리]
자기야, 형주 씨!
[형주의 한숨] [정인의 떨리는 숨소리]
[형주의 한숨]
(형주) 밑의 거도 봐
나로선 최선 다했어 더 욕심내지 마
아니, 어떻게 갑자기 이럴 수가 있어?
나한테 한마디 얘기도 없이
(형주) 무슨 얘기?
뭐, '그 새끼랑 좋았냐' 뭐, 그런 얘기?
자기가 나 외롭게 했잖아
[정인의 한숨] (정인) 1년의 반은 외국으로 나돌았잖아
여기 있을 때도 일만 했고!
당신이 나 이렇게 만들었단 생각은 안 해봤어?
그래서?
[착잡한 숨소리] [서류를 부스럭거린다]
용서해 줘
난 시간 충분히 줬어 적당히 했었어야지!
진짜 잘못했어, 한 번만 용서해 줘
내가 널 용서하고 말고 할 게 뭐가 있어?
내가 그냥 너 놔주는 거야
(형주) 어떤 새끼랑 뭐를 하든 네 멋대로 살라고
너 그렇게 살고 싶어 했잖아
[헛웃음]
(정인) [떨리는 목소리로] 그래
나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여자야
밤마다 몸이 뜨거워져서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어
아주 그냥 주체할 수가 없네?
더 할 얘기 있으면
호찬이하고 해
[빠르게 다가오는 발소리]
- (성희) 어머 - 이사님
- (성희) [작게] 왜 이래, 정말로 - 아니
제우스가 아니라 헤르메스가 슈퍼 블랙이라면서요
[웃음 섞인 한숨] 누가 그래?
아, 네, 그냥 뭐…
다들 그렇게 알고 있는 거야?
저밖에 몰라요
헤르메스, 누구 찍었어요?
나도 몰라
저만 알고 있을게요
[손을 찰싹 겹친다] 모른다고
(지선) 저…
[멀어지는 발소리]
(유희) 확인했어요?
(지선) 네, 확인해 보니까
헤르메스 님이 확실히 슈퍼 블랙이었어요
그래서요? 누구 찍었대요?
이름은 못 알아냈고
딱 한 명 지목했대요
[흥미로운 배경음악]
어떤 여자예요?
(재희) 네
네?
제우스 님이 저 안 찍었다고요?
어, 왜요? 내가 뭐가 부족한데요?
[노크 소리]
대표님
[문이 닫힌다]
어제 회원들이 선택한 매칭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도 좀 의외의 결과라서
(성희) 하고많은 미혼들 놔두고
왜 하필 서혜승을 선택했을까요?
어떤 조건인지 알면 안 만나겠죠?
그렇겠죠
사람 마음 다 똑같은 거니까
다들 조건보단 사랑이라고들 하지만
보세요
이게 인간입니다
(성희) 대표님
저는 제우스하고 헤르메스 아이디를 바꾸라고 하셔서
정미진을 밀어주시려고 그런 줄 알았거든요
근데 왜 정미진은
헤르메스를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미스터리한 배경음악]
그분을 찍지 말라고요?
왜죠?
남자와의 관계는 길고 긴 비즈니스니까요
그럼 친절을 베풀란 말씀은?
타인보다 깊이 있는 친절은 상대방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그 안정감은 곧 자연스레 마음의 경계를 풀어주고요
(유선) 갖고 싶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세요 [날카로운 효과음]
[한숨] [컵을 달칵 집어 든다]
[멋쩍은 숨소리] 아, 정 교수님
와
여신의 왕 헤라
(유선) 대표님, 최유선입니다
어제 매칭한 결과가 나와서요
잠깐 찾아뵙고 말씀을 좀 나눌까 하는데
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성희) 누굴 추천하실 건가요?
[노크 소리]
[문 열리는 소리]
대표님, 서혜승 회원님께서 찾아오셨는데요
들어오시라고 해요
어서 오세요
(유선) 앉으시죠
어젯밤 서혜승 씨
단순히 파티를 즐기러 온 분 같지는 않더군요
그런 자리에 절 부르신 건
뭔가를 알고 싶으셨던 거 아닌가요?
들어 보죠, 그 얘기
그 여자와 제 남편은 불륜 관계였어요
같은 회사 법무팀 변호사였죠
(혜승) 그 여자는
자기가 배임 횡령을 해놓고 그걸 덮으려고
일부러 제 남편을 유혹했어요
어찌나 감쪽같이 속였는지
제 남편은 그 여자랑 살겠다고 저한테 이혼하자고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그 여자는 자기 비리가 탄로 나려고 하니까
제 남편한테 모든 죄를 덮어씌우고
성폭행이라고 주장했어요
남편은 결국 자살했고요
근데 얼마 전에
우연히 그 여자를 만났죠
(혜승) 여기서요
대표님 바로 옆에 있던
진유희요
[의미심장한 배경음악] (유선) 그래서요?
그래서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요?
그런 여자가 여기 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떻게 그런 여자를 신붓감으로 추천할 수가 있죠?
저희 렉스는 법무팀을 통해 철저하게 신원 조회를 합니다
법적으로 결격 사유가 없는데 탈퇴시킬 이유가 없죠
그 여자는 살인자예요
남편을 뺏겼다고 생각하세요?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그런 사람은 제명시키는 게 직업윤리 아닌가요?
좋아요, 제명시켰다고 치죠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결혼정보회사만 800개가 넘습니다
계속 진유희만 쫓아다닐 건가요?
[잠시 배경음악이 멈춘다] 서혜승 씨
강해지세요
[고조된 배경음악이 이어진다]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모두를 발아래 두고 짓밟을 수 있을 만큼
그게 복수 아닌가요?
[한숨]
그 말씀
언젠가 대표님한테도 해당될 거예요
기꺼이 기다려 드리죠
[배경음악이 고조되며 끝난다]
또 오셨네
가면 파티 속편 찍으러 오셨나?
(유희) 보아하니 고소 고발이라도 하고 나온 표정인데
어떻게, 후련해요?
내가 말했잖아요
당신이 아무리 날 협박하고 쫓아다녀 봤자
세상은 내 편이라고
아무리 그래도 당신이 부정할 수 없는 게 있어
(혜승) 당신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날 영원히 지울 수 없다는 거
우린 앞으로 쭉 같이 가는 거야 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그런다고 죽은 남편이 돌아오나?
[기묘한 배경음악]
[또각또각 발소리] [기가 찬 숨소리]
[코웃음]
마음대로 하세요
이러다가 정들겠네
[유희의 코웃음]
[유희가 어깨로 툭 친다] [숨을 하 내뱉는다]
[한숨]
(유희) 안녕하세요, 대표님
어제 너무 힘드셨죠?
어서 와요
무슨 볼일이라도…
(유희) 너무 감사해서 그러죠
저 때문에 일부러 파티까지 열어주시고
(유희) 아
서혜승 씨 왔다 가시더라고요
(유희) 이게 무슨 악연인지
저도 빨리 서혜승 씨가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는데
헤르메스 님을 선택하셨더군요
그러니까요
(유희) 계속 헤르메스 님만 따라다녔는데
제가 어필을 제대로 못 했나 봐요
대표님
제가 칼자루 드렸잖아요
앞으로 제가 얻는 건 모두 대표님과 함께 나누게 될 텐데
포기하시는 건 너무 아깝지 않아요?
(미진) 그럼 헤르메스 님은 누구와 매칭을 하게 되는 건가요?
(성희) 아마 회원님을 추천하시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는 아프로디테 님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분은 대표님이 추천하지 않으실 거예요
왜죠?
그건
회원님이 가장 완벽한 신붓감이시니까요
헤르메스 님이 그분을 계속 고집하신다면요?
(성희) 걱정하지 마세요 [성희의 웃음]
이 일을 20년 넘게 한 경험상
최상위 밸류분들은
아이가 있다고 하면 절대로 안 만나요
[우아한 오페라 음악이 흐른다]
[통화 종료음]
(유선) 그날 어려운 걸음 해주셨는데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형주) 아, 뭘요 전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세계에 들어간 기분이었어요
오랜만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은 아테나 님을 선택하셨더군요
특별히 그분이 마음에 드셨나요?
아, 제가 원래부터 지혜의 여신을 좋아했어요, 옛날부터
(형주) 아, 그리고
끊긴 그분의 인생 스토리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쩌죠?
아테나 님께서는 대표님을 선택하지 않으셨어요
아, 그래요?
그리고 41살에 아이도 있으시죠
아이가 있어요?
(유선) 대신 대표님을 선택하신 분이
한 분 계십니다
아!
헤라 님
[웃음]
오늘 자꾸 실망스러운 답만 드리게 되네요
헤라 님은 기권하셨어요
아, 그러셨구나 [민망한 웃음]
씁, 아, 이거 섭섭하네 나한테 잘해 주셨는데
그럼 누굽니까?
아프로디테 님입니다
네?
아니, 그분 되게 까칠하시던데 정말 날 선택했어요?
와, 이런 반전이 있었네
(형주) 그분 변호사시죠?
나이는 35, 미혼이시고
대기업 법무팀 변호사세요
서울 중상위권 대학 로스쿨 졸업
(유선)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어머님은 지방에서 베이커리를 운영 중이십니다
물론 조건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날 보셨다시피
남자분들에게 인기투표 1위를 하실 만큼
아주 매력적인 분이시죠
[생각하는 숨소리]
아, 근데 참 묘하네요
한 분은 나한테 친절하시더니 찍지도 않고
(형주) 한 분은 그렇게 까칠하시더니 나를 찍고
이 여자들의 마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네
하지만 중요한 건 대표님의 선택이세요
대표님이 원하신다면 어떤 분이든
제가 적극적으로 가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누굴 원하시나요?
아프로디테 님 한번 만나 뵈고 싶네요
좋습니다, 바로 매칭 날짜 잡아서 연락드리죠
(유선) 그럼
근데
제가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번 파티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분인데
편하게 말씀 주세요, 대표님
제우스 님이요
[기묘한 배경음악]
진유희, 매칭 날짜 잡으세요
(성희) [당황해서 웃으며] 아, 뜻밖이네요
서혜승은 빨리 마무리하시고요
[무거운 한숨]
[피식 웃는다]
(혜승) 갑자기 무슨 일이야?
렉스 시크릿 파티
거기 나도 있었어
[커피포트 내려놓는 소리]
(석진) '실망을 드렸나요?'
[피식 웃는다]
네가 거기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이혼… 한 거야?
사별했어
미안
과에 물어보니까 겸임교수라고 하던데
뭐 다른 일 하는 건 있어?
학원에서 애들 가르쳐
혹시라도 내가 도울 거라도…
아니야, 없어 먹고사는 덴 문제 없어
(석진) 그날
네가 사람들 앞에서 하려고 했던 얘기
그게 계속 걸리더라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그래
얘기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
그날
아프로디테가 네 주위를 맴돌던데
그 여자한테 관심 있니?
'관심'?
물론 내 일은 아니지만
그 여잔 안 만났으면 좋겠다
그 여자가
내 남편 죽게 한 여자거든
[한숨]
[새가 지저귄다]
(노 여사) '수학 100'
'과학 100'
'역사 100'
'영어 91'
'국어'
'72'?
말했잖아 나 국어 완전 못한다고
난 뼛속까지 이과라니까
아빠 닮은 거지
[노 여사가 등을 툭툭 친다]
(노 여사) 그래도 참 잘했어
[웃음]
[우아한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용환의 개운한 숨소리]
그, 짝짓기 결과는 어떻게 됐어?
너 좋다는 애들 되게 많았지?
(유선) 차 교수를 선택한 회원이 한 사람 있긴 해요, 근데…
겨우 한 명?
이런, 계집애들 눈이 삐었나?
근데?
아이가 있어요
(용환) 어? 아이?
제기랄, 이…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넌 누구 썼어?
왜 아무도 안 썼어요? 맘에 드는 회원이 없었어요?
(용환) [큰 소리로] 아무도 안 썼어?
아, 장가 안 가?
[난처한 웃음] 아이, 가야죠
[용환이 쿨럭거린다]
가서 뭐 좀 걸칠 것 좀 가져와
네
[용환의 헛기침]
(용환) 너 좋다는 애들 되게 많았지?
네가 제일 인기였지?
[피식 웃는다] [용환의 웃음]
아, 인물이 이렇게 좋은데
[못마땅한 말투로] 이런…
[피식 웃는다] [용환의 웃음]
[무거운 한숨]
[잔잔한 배경음악]
(혜승) 그날 아프로디테가 네 주위를 맴돌던데
그 여자는 안 만났으면 좋겠다
그 여자가
내 남편 죽게 한 여자거든
[문 열리는 소리]
(유선) 헤르메스 님이 차 교수 연락처를 묻더군요
만나고 싶어 해요, 괜찮겠어요?
[옅은 웃음]
네, 그러시죠
헤르메스 님 하이블 이형주 대표예요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흥미로운 배경음악으로 바뀐다]
전 대표님이 하라는 대로 다 했는데
왜 다른 사람을 내보내시는 거죠?
이 시장은 더 좋은 상대를 찾기 위해
만나고 또 만나 보는 게 기본이에요
그리고 가장 빛나는 보석은 처음에 등장하지 않죠
회원님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저의 전략이라면
이해가 가시겠어요?
[헛웃음]
남자들은 한눈에 꽂히면 다른 여자는 보이지도 않아요
아닌가요?
(유선) 욕망이라는 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특히 결혼은 더 그렇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잖아요
(미진) 그럼
어떻게 하면 남자를 사로잡을 수 있죠?
그런 방법을 알고 있다면 좋겠지만
설령 아무 방법을 모른다 할지라도 상관없어요
(유선) 가장 중요한 건
진심은 다하되 진실을 드러내지 않는 것
이게 제일 중요해요
[노트북 타자 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네
(성희) 안녕하세요, 회원님
가면 파티 매칭 결과 알려드리려고요
회원님을 꼭 만나고 싶어 하는 분이 계셔서요
미팅 날짜 잡아도 될까요?
아직 별로 내키지가 않아서요
(성희) 회원님
무작정 피하지만 마시고 일단 한번 만나 보세요
꼭 결혼 아니어도 좋은 친구라도 될 수 있잖아요
그분, 어떤 분이신가요?
[째깍거리며 긴장되는 배경음악]
[배경음악이 웅장해지며 고조된다]
[철컹 소리가 울린다]
[천천히 울리는 또각또각 발소리]
[천천히 울리는 또각또각 발소리]
[고조되던 배경음악이 끝난다]
그날 인상이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흐른다]
제가 원래 지적인 타입을 좋아합니다
[웃음]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치과 하신다고…
예
그래서 아까부터 혜승 씨 이만 보고 있었어요
[옅은 웃음] 건치시네요
저도 철자법 좀 민감합니다 직업병이에요
[남자2의 웃음]
문자할 때 조심해야겠는데요
특히 '되'랑 '돼'?
[함께 웃는다]
[흥미로운 배경음악] (형주) 또 뵙네요, 아프로디테 님
이형주입니다
진유희예요
(성희) 두 분 다 잘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서혜승 회원도 오늘인가요?
알겠습니다, 체크 잘 부탁드려요
저, 대표님
저는 개인적으로
정미진이 이형주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진유희와 이형주, 맺어질까요?
오늘 밤을 함께 지내고 나면 한동안은
서로를 더 알고 싶어 하겠죠
'오늘 밤'요?
[당황한 웃음] 첫 미팅인데요?
진유희가 과연 그렇게 나올까요?
진유희니까요
[우아한 오페라 음악이 흐른다] (형주) 저는 그날 하도 까칠하셔 가지고
'아, 내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시나 보다' 했는데
안 들었어요
아니, 그럼 절 왜 찍으셨어요?
하도 안돼 보이셔서요 혼자 우두커니
동정표구나 아, 뭐, 그럴 수 있죠
[머쓱한 웃음] 뭐, 어떻게…
지금은 좀 나은가요?
글쎄요, 봐야 알겠는데요?
그렇죠, 봐야 알죠
[피식 웃는다]
[피식 웃는다]
아, 게임 사업 하신다고 들었어요 회사 이름이 뭐예요?
아, 하이블이라고… [유희가 포크를 탁 내려놓는다]
왜 그러세요?
저 하이블 게임 현질하다가 월급 다 날렸거든요
네? [웃음]
(형주) 아이, 죄송합니다 저희 고객님이 여기 계셨네요
[함께 웃는다]
드세요
[피아노 음악이 흐른다] 높은 등급에 계신 분들일수록
젊고 아이가 없는 조건을 선호하신다고 하던데
좀 의외시네요
아이 있는 게 뭐 어때서요? 저도 애가 둘이나 있는데요
뭐, 조건보다는 사람이죠
파티 때 전 혜승 씨 보고 필이 빡 오던데요
[옅은 웃음]
우리 스카이라운지 가서 위스키 딱 한 잔만 더 안 할래요?
내가 킵해 둔 게 있는데
지금요?
갑시다
오늘은 많이 마셨는데 여기까지만 하죠
뭐 어때요? 가시죠
아…
[한숨]
[한숨]
네
[휴대전화 조작음] [노크 소리]
이형주 대표하고 진유희 지금 선보고 있다네?
[미진의 한숨]
최유선 대표, 믿을 수 있을까?
믿을 수 있게 만들어야지, 미진
내가 강하면 남도 믿을 수 있는 거야
[기묘한 배경음악]
배신했다는 말은 의미가 없어
내가 힘이 없어진 거지
(애란) 상원 그룹이 우릴 배신한 것도
결국 우리가 힘이 없었기 때문 아니겠니?
그들이 믿어주길 바라지 마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면
믿게 돼 있어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우리 통한 거 아니었어요?
뭐라고요?
(남자2) [픽 웃으며] 왜 그래요? 다 알면서
우리가 애들도 아니고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왜 이래요?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우리 연애하려고 만난 거 아니에요?
[황당한 숨소리]
어디 가요? 얘기 안 끝났는데
(남자2) 방도 잡아 놨어요
놔요
[부스럭거린다] [성난 숨소리]
직원 불러요?
[픽 웃는다]
알겠어요, 얼마면 되는데?
(남자2) 아니 알 거 다 알 만한 여자가
뭐 이렇게 순진한 척을 하지?
밥 사 줘, 술 사 줘, 잘만 먹더니
또 뭔데?
[엘리베이터 도착음] [놀란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혜승의 다급한 숨소리]
어, 석진아, 도착했어? [엘리베이터 버튼음]
스카이라운지로 올라와 여기 이상한 사람 있어
[다급한 발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문이 탁 여닫힌다]
(유희) 오, 자수성가셨구나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흐른다]
저는 또 부잣집 도련님이신가 했어요
[피식 웃는다]
제가 밑바닥 출신이라
프레피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씁, 아니, 밑바닥이라는 말은
유희 씨랑 솔직히 안 어울리는 말인데
- 진짜요? - (형주) 응
[웃으며] 저 완전 흙수저예요
(유희) 엄마는 무용수셨고
아빠가 변호사셨는데 저 어릴 때 돌아가셨거든요
저 라면으로 끼니 때운 적도 많고 그랬어요
그, 라면이 맛있긴 하지만 그래도 좀… 음
(유희) 그래도 그때는 괜찮았어요
엄마가 좀 힘드셔서 재혼을 하셨는데
제가 새아빠랑 별로 안 맞았거든요
덕분에 사춘기 때 껌 좀 씹었죠
[픽 웃는다]
아니, 근데 변호사는 어떻게 된 거예요?
어떤 부잣집 애가 있었는데
걔가 은근히 나를 무시하더라고요
자기가 공부 좀 잘한다 이거지
(유희) 그래서 오기 완전 발동했죠
'내가 다른 건 몰라도 공부는 너보다 잘한다'
[피식 웃는다]
근데 대학에 가고 보니까 욕심이 더 생기더라고요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이 뭘까?'
'세상을 위해 좋은 일도 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
답이 딱 나오더라고요
변호사?
아빠처럼 멋진 변호사가 되고 싶더라고요
[숨을 씁 들이킨다]
아버지가 굉장히 훌륭한 변호사이셨나 봐요?
그러셨대요
음, 씁, 뭐, 이렇게 약한 사람들을 위해서 싸워 주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유희) 아뇨
승소율 높은 변호사요
그렇죠, 변호사는 승소율 높아야 돼요
[피식 웃는다]
[다급한 발소리]
(석진) 혜승아
혜승아, 괜찮아? 어?
어디 있어, 그 새끼?
처음부터 그럴 목적이었어
어쩐지
아무것도 안 따지더라고
그러니까 왜 그런 놈을 만나…
[한숨]
미안해, 귀찮게 해서
경찰 부르기도 애매했어
많이 놀랐겠다
[한숨]
난 왜 이렇게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니? [조용하고 슬픈 배경음악]
[한숨 쉬며] 그 여자한테 복수하고 싶어서
선까지 봤는데
이기려면 강해지라 그래서
남자 힘이라도 빌려서
그 여자 무릎 꿇게 해주고 싶었는데
[한숨 쉬며] 됐다, 그만 가자
신세 한탄도 지겹다
(석진) 차 한잔하고 가
나도 하고 싶은 얘기 있어
(형주) 너무 오래 있었던 거 아니에요?
(유희) [잠긴 목소리로] 와인이 좋아서 괜찮았어요
[나른한 숨소리]
씁, 저…
위에 가서 한잔 더 할래요?
[느릿한 피아노 음악이 흐른다]
[석진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석진) 내가 우리 형 얘기한 적 있었나?
[얼음 부딪히는 소리]
쯧, 뭐, 이런 표현도 아깝지만
아버지는…
엄마를 학대하는 폭군이었어
(석진) 굉장히 오랫동안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그래서 어릴 적부터 형은
엄마를 지키려다가 아버지한테 맞기도 참 많이 맞았지
강하지 못했으니까
[담담하면서 슬픈 배경음악]
아버지는 어머니한테 왜 그러셨는데?
열등감
보잘것없는 남자가
공주님을 갖게 되니까 스스로 붕괴된 거지
(석진) 그날도 아버지는
엄마한테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어
그걸 본 형은
내가 말릴 새도 없이 아버지한테 덤벼들어서
정말 죽지 않을 만큼 아버지를 때렸고
그 길로 집을 나가선
술에 취한 채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았어
그게 형의 마지막이었지
그날 이후로 엄마는
[잔을 달그락 집어 들며] 형을 따라가려고 애쓰다가
평생을 병원에서 살아야 했어
뭐, 결국
그렇게 그리워하시던 큰아들 곁으로 갔지만 말이야
(혜승) 어떻게 이런 얘기를 나한테 한 번도 안 할 수가 있니?
이런 얘기도 못 할 만큼 우리가 그런 사이야?
그냥 다 버리고 도망가고 싶었어
거기에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석진의 씁쓸한 한숨]
내가 아버지를 죽였을지도 몰라
그렇게 괴로웠으면 내가 더 네 옆에 있었어야지!
아니
놔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
(석진) 네가 결혼했다는 얘기에
왜 되려 마음이 편해진 건지
그래서
네가 정말 행복하길 바랐는데
그게 참 마음대로 안 되더라
(석진) 혜승아
- 너 인문학 강의 한번 맡아 볼래? - 응?
학교에서 최고경영자 과정 개설하는데
강사 컨택 중이래
아, 물론 네가 원한다면
내가 추천해 볼게, 어때?
- (유희) [웃으며] 아니 - (형주) 안 믿으시네, 진짜예요
- (유희) 진짜요? - (형주) 진짜예요, 예
(유희) [웃으며] 에이 [서늘한 배경음악]
- (형주) 왜요? - 아니에요
(유희) 짠 할까요?
(형주) 네 아이고, 제가 불렀나요?
- (유희) 예 - (형주) [웃으며] 그렇죠? [잔 부딪치는 소리]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 뭐예요?
아프로디테가 이형주랑?
(혜승) '이형주'? 누군데?
헤르메스, 하이블 그룹 대표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형주) 아, 전 '부루마블'이요
- '부루마블'이요? - (형주) 네
하, 저돈데
(형주) 옛날부터 어려워 가지고 갖고 싶었던 게 있었…
- 하이블 대표? - (석진) 응
진유희는 그날 너만 따라다녔잖아
근데 어떻게 저 사람이랑…
나하고 이형주를 착각했나 보네
파티 직전에 아이디가 바뀌었거든
어쩐지…
날 사업가로 알고 있더라고
[배경음악이 고조되며 끝난다]
[쿵 하는 효과음]
[당황한 숨소리]
[흥미로운 배경음악]
(형주) 오늘 즐거웠어요 덕분에 진짜 많이 웃었네요
어떻게 오늘 이미지 쇄신이 됐나 모르겠네요
아
[엘리베이터 도착음]
왔네
[배경음악이 고조되며 끝난다]
[불길한 배경음악]
[배경음악이 웅장해지며 고조된다]
형주 씨
정말 매력적인 거 같아요
[버튼음] [발신음]
[통화 연결음]
(성희) 네, 회원님
어제 미팅은 잘하셨어요? 어떠셨어요?
어떻게 그런 사람을 소개할 수가 있죠?
하룻밤 상대 헌팅하러 나왔던데요
[놀라서] 그분이요?
아니, 어떻게 그…
어머, 너무 죄송합니다, 회원님
(성희) 어유, 제가 그분이 그런 줄은 정말… [한숨]
[통화 종료음]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대표님?
최유선입니다
(유선) 어제는 좋은 시간 되셨나요?
네, 잘 만났습니다
진유희 씨, 대표님께는 꽤 매력적인 상대였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음, 매력적이시던데요
다행이네요
계속 만나보실 의향은 있으신가요?
어… 좀 더 만나 보려고요
네, 좋습니다
바로 매칭 날짜 잡아서 다시 연락드리죠
[통화 종료음]
[불안한 배경음악]
- 그래요? - (지선) 네
제가 확인해 봤는데요 회원님한테 반하신 거 같아요
[옅은 웃음] 정말 잘된 거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배경음악이 고조되며 끝난다]
(학생들) 안녕하세요, 교수님
[노트북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학생1) 교수님
오시는 대로 학과장님 방으로 좀 오시래요
어
(학생2) 교수님!
어, 왜?
(학생2) 저 이번 프로젝트 엎어지면
다음 학기 등록 못 해요
[문이 덜컥 여닫힌다]
- [한숨 쉬며] 교수님 - (학과장) 어, 서 교수
실은
프로젝트 성과가 부실하다고
연구 주임 교수를 바꿔 달래
네?
(학과장) 아, 내가 안 된다 그래도 워낙 강경하게 나오네
서 교수가 아니면 안 된다고 그럴 땐 언제고 말이야
무슨 성과가 어떻게 부족한데요?
그러니까 말이야 별로 나쁘지 않은데
(학과장) 씁, 저, 혹시 말이야
진유희 변호사랑 뭐 안 좋은 일 있었어?
[어이없는 숨소리]
(학과장) 아, 나…
이러다가 프로젝트 엎는다고 그럴까 봐 그냥 걱정이네
저, 서 교수
내가 저, 다음 학기 전공 수업 하나 내줄 테니까…
저만 그만두면 후배들은 괜찮은 거예요?
장학금도 나오고?
아, 그럼, 당연하지!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잠깐…
아, 예, 총장님
[하하 웃는다] 아유, 바쁘신데 어쩐 일로…
예?
'과외 선생'이요?
(형주) 씁, 저, 안건이 있습니다
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라이언소프트와 손을 잡고
미국 액블을 인수하는 거에 대해서 임원들의 생각이 궁금해서요
액블이면 액션 블리츠를 얘기하시는 거 맞죠?
(임원) 우리 회사보다도 훨씬 큰…
맞아요, 미국 최대 게임 회사
그…
(호찬) 그래서? 찬성해?
(형주) 아이, 100% 반대하지 망한다고
야, 난 우리 직원들 그런 표정인 거 처음 봤어
다행이다, 걔들이라도 제정신이라
(성재) 젊은 애들이 포부가 없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안 그래, 형주야?
그러니까
(호찬) 아휴, 근데 그래도 강행해?
야, 스티브 잡스 형님이랑 나랑 비슷한 게 뭔지 아냐?
뭐만 하려 그러면 꼭 이사회에서 반대해
근데 결국 잘돼
근데 결국 쫓겨났지, 그 형님
화려하게 복귀했지 [호찬의 한숨]
난 성재랑 나랑 합치면 승산 있다고 본다
명분도 있고
지분 협정 체결하자 이사회는 내가 잘 설득해 볼게
[손가락을 딱 튀기며] 콜
호찬이 넌 양쪽 법무팀 만나서 인수팀 만들어
내가 나중에 얘 고소하는 일 없게 잘해라, 너
아유, 네, 네, 대표님들, 아휴
브라보!
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이네
(성재) 예!
[호찬의 한숨]
[흡족한 숨소리]
[찻잔을 달그락 집어 든다] [흡족한 숨소리]
[위태로운 분위기의 배경음악]
(혜승) 인생은 여전히 알 수가 없다
- (형주) 고생했어, 조심히 들어가 - (기사) 네, 내일 뵙겠습니다
(혜승) 가장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
더 이상의 절망이란 없을 때쯤…
누구시죠?
- 준호 아버님? - 예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준호 국어 가르치게 된 서혜승입니다
(혜승) 운명은 내게 다시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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